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미술시장

2020년 04월호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미술시장

2020년 04월호

상세기사 큰이미지

‘겁 없는’ 밀레니얼 컬렉터·온라인마켓 부상
미·영·중 경매시장 위축...투자자에겐 기회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는 미술계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각종 전시회와 아트페어, 경매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며 미술시장에 엄청난 위기가 닥쳐왔다. 3~5월은 미술계로선 천금 같은 성수기인데 전 세계를 뒤덮은 전염병으로 모든 게 얼어붙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폭락의 골이 매우 깊고 장기화될 것이란 점이다.

미술품은 경기 침체에 무척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이템이다. 가장 먼저 식고, 회복은 가장 늦는 게 아트마켓이다. 이는 필수불가결한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도 그만, 안 사도 생명(?)에 지장이 없으니 미루기 딱 좋다. 게다가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수년 전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는데 난데없는 코로나 사태까지 불어닥쳐 고사 직전이다. 한동안 잘나가던 서울옥션, K옥션 같은 유력 경매사까지도 지난해 25~30%의 매출 감소로 신음 중인데 2020년은 더욱 암담해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암흑기는 처음이다. 답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고 한숨만 쉬고 있을 순 없다. 대폭락 장세일수록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책 수립이 요구된다. 때마침 세계적인 아트페어 주최사인 아트바젤과 글로벌 금융기업인 UBS가 ‘미술시장 2020(The Art Market 2020)’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올 들어 3년째 발간되는 이 보고서는 지난 1년간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을 세대별, 대륙별, 유통채널별로 면밀히 분석해 참고할 대목이 많다. 아트마켓의 트렌드를 잘 헤아리며, 불황과 침체기를 슬기롭게 넘긴다면 수년 후 성적표는 확 달라질 것이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겁 없는’ 밀레니얼 컬렉터를 공략하라

당신이 만약 화랑주 또는 경매업 종사자라면 상반기 비즈니스를 공치다시피 했으니 하반기에는 밀레니얼 컬렉터를 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고소득의 젊은 컬렉터들은 불황에도 굴하지 않고 작품을 계속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밀레니얼스’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는 X세대의 뒤를 잇는 인구집단으로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그중에서도 1981~1996년생을 주로 일컫는다.

UBS가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고액자산가 컬렉터 중 밀레니얼(23~38세) 세대가 가장 비중이 큰 연령대로 밝혀졌다. 전체의 49%를 차지하는 이들은 가장 왕성하게 작품을 수집하고, 지난 2년간 예술품 구매에 평균 300만달러(약 35억8200만원)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18억원을 그림 사는 데 쓴 셈인데, 부모뻘인 베이비부머 세대(1950~60년대생)의 6배가 넘는 금액이다. 젊어서 겁이 없기 때문일까? 바야흐로 밀레니얼 컬렉터가 아트마켓의 주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니 이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예측해 한 템포 먼저 제시하는 게 답일 듯하다.

밀레니얼 컬렉터들은 작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경매사(73%), 갤러리 딜러(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개인적 경로와 다른 컬렉터로부터 구매(71%), 작가와 직거래(71%)가 뒤를 이었고, 온라인 플랫폼(61%)과 인스타그램(55%)을 통한 구매도 적극 활용했다. 이들의 바로 윗세대인 X세대가 온라인 마켓을 42%, 인스타그램을 35% 활용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세계 미술시장 규모는 641억달러(약 76조원)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보다 5%가량 줄어든 것으로, 2017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거래량은 4550만건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해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폴 도노반 UBS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에 미술시장 규모가 축소된 것은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홍콩의 정세불안 등이 요인이었다”며 “공급자 위주 시장이었고, 고가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도 역성장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세계적 은행인 UBS가 사들인 미국 작가 더그 앳킨의 Native Land. 런던 지점에 설치됐다. [사진=UBS]


급부상하던 중국 주춤...프랑스 괄목 성장

세계 미술품 거래 ‘주요 3국’은 미국(44%·283억달러), 영국(20%·127억달러), 중국(18%·117억달러)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거래액은 전년도보다 각각 5%, 9%, 10% 줄었다. 한때 세계 1위를 넘보던 중국 미술시장이 근래에 계속 축소되는 것이 우리로선 주목할 대목이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2020년 중국 아트마켓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미국, 영국, 중국이 주춤하는 사이 프랑스 미술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전년보다 7% 성장한 42억달러로 세계 미술시장에서 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유통시장 측면에서는 미술박람회에 해당되는 아트페어가 166억달러(약 19조8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갤러리와 아트딜러들은 368억달러(약 43조9390억원)로 약 2% 성장했다. 반면에 경매시장은 242억달러(약 28조8950억원)로 전년 대비 17%나 줄었다. 특히 주요 3국의 경매시장 축소가 두드러졌는데 미국 90억달러(10조7460억원·23%), 영국 46억달러(5조4900억원·20%), 중국은 71억달러(8조4770억원·16%)를 기록했다. 온라인을 통한 작품 거래는 전년 대비 2% 감소한 59억달러(약 7조원)로 집계됐으나 전체 시장점유율의 9%대를 유지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등 7개국 1300명의 ‘큰손(High-net-worth) 컬렉터’를 심층 조사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은 평균 76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자국 작가와 국제적 작가 작품을 53:47의 비율로 소장 중이었다. 이들의 61%는 작품을 재판매한 적이 있고, 밀레니얼 컬렉터의 경우 71%가 재판매 경험을 갖고 있었다. 젊은 층은 구입도 많이 하지만 리세일도 많이 하는 셈이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의 지난해 전시 모습.


온라인 마켓 날개 달고, 투자자에겐 호기

미술시장을 연구하는 클레어 맥 앤드루 박사는 “코로나19로 올해 글로벌 아트마켓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특히 전통적 방식에 의한 거래는 둔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온라인 마켓의 확산을 전망하고 있다. 국가 간 예술 교류와 프로젝트가 크게 축소되고 오프라인 거래가 위축되는 반면, 온라인을 통한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확산으로 3월에 열려던 오프라인 페어를 취소한 아트바젤 홍콩은 ‘온라인 뷰잉룸’을 열고 참여 화랑들의 작품 전시 및 판매를 독려했다. 다국적 갤러리들은 온라인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력 갤러리인 가고시안, 데이비드즈워너 등은 온라인 뷰잉룸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삼고 전 세계 고객 및 잠재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코로나 사태로 페어 개최가 무산되자 아트바젤 홍콩 측은 온라인 뷰잉룸을 개설했다.


한편 미술품을 사고자 하는 고객에게는 작금의 상황이 기회이기도 하다. 1997~98년 외환위기 때 영세 화랑은 물론 메이저 화랑까지도 보유해 온 작품을 파격가에 내놓아 일부 컬렉터들은 좋은 작품을 싼값에 수집할 수 있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를 불러오고 있어 미술품 가격은 적잖게 떨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따라서 여유자금이 있는 수집가라면 우수한 작품, 미래지향적인 작품을 선별해 소장해봄 직하다.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미술시장연구소 소장)는 “금값과 외환(달러)은 오를 만큼 올랐으니 여유자산이 있고 안목(또는 정보)을 갖췄다면 좋은 미술품을 수집할 때”라며 “평소 점찍어 뒀던 경쟁력 있는 작품은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조언했다. 단 옥석을 가려 수집하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민병복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