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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을 넘어서고 싶다"

2020년 04월호

"전도연을 넘어서고 싶다"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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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할 법도 한데 늘 놀라고 만다.
저 작은 체구로 어떻게 저런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뿜어낼 수 있는지, 그리하여 마침내 자신보다 한참 큰 스크린을 장악할 수 있는지.

|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또 한 번 스크린을 압도하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극장가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되며 장기 흥행 중인 작품이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지푸라기)이다. 주연 배우만 8명에 달하는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연희 역의 배우 전도연(47). 막이 오르고 한 시간 후에야 등장하는 전도연은 나른하게, 그러나 악랄하게 스크린을 집어삼킨다.

“제 연기에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줘서 감사하죠. 근데 처음엔 걱정도 됐어요. 영화제 수상작에 전도연까지 나온다고 강조하면 관객들이 무겁게 느끼지 않을까 했죠. 그래도 다행히 캐릭터들 사연을 퍼즐처럼 맞추는 재미가 크더라고요. 그걸 정리하는 게 연희 역할이었던 거죠. 사실 그래서 연희는 누가 해도 파격적이었을 거예요.”

물론 그의 말엔 동의할 수 없다. 전도연은 ‘지푸라기’ 직전 ‘백두산’으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리준평(이병헌)의 아내로 전도연이 등장할 때 객석은 술렁였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감독님들과 친분으로 한 아르바이트”에 불과했지만, 임팩트는 누구보다 강렬했다.

“사실 제가 ‘백두산’에 출연한 걸 주변 사람들도 몰랐고 저도 잊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제가 등장하는 걸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저야 뭐 관객 수를 보고 깜짝 놀랐죠(웃음). 눈만 뜨면 100만명씩 늘더라고요. 전 이런 영화를 찍어본 적이 없어서 매일 보면서 ‘이거 뭐야? 진짜야?’ 그랬죠(웃음).”

그러면서 그는 ‘전도연은 저런 영화에 나오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관객의 재미를 더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스로 언급했듯 전도연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평범한(?) 배우가 아니다. 하드코어로 채워진 그의 필모그래피 탓이다.

“제가 출연하면 다들 다가가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하죠. 제 탓이 가장 커요. 작품성 있는 영화만 해야겠단 사명감이나 책임감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다만 제 필모그래피를 제가 너무 사랑한 거죠. 그게 저의 장점이자 아주 큰 단점이 됐지만요. 어쨌든 예전엔 그런 부분을 놓고 스스로 타협이 안 됐어요.”

칸 넘어 흥행 여왕을 꿈꾸다

일종의 왕관의 무게 같은 거였냐는 말에 전도연은 “그렇다고 해두자”며 웃었다. 지금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가장 먼저 언급되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내 영화인은 전도연이었다. 전도연은 ‘밀양’으로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가 칸에서 상을 받은 건 그가 유일하다.

“ ‘기생충’은 정말 대단했어요. 지인들한테도 이제 ‘칸의 여왕’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죠(웃음). 사실 ‘기생충’이 아니라도 ‘칸의 여왕’ 타이틀을 올라서고 싶단 생각은 자주 해요. 더 높은 곳을 지향한다기보다 그걸 극복하고 싶죠. 제가 열심히 쌓아놓은 걸 부술 필요까진 없으나 그걸 내려놓고 넘어서고 싶어요.”

‘칸의 여왕’, 그 너머 있는 것 중 하나가 흥행이다. 여전히 작품성 있는 영화도 좋지만, 이제는 대중적인 영화에도 출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다. 전도연은 여기에 대한 갈증이 꽤 오랜 시간 있었다고 했다.

“믿으실진 모르겠지만, 예전 별명이 ‘영화나라 흥행공주’였어요(웃음). 이젠 ‘흥행여왕’ 타이틀도 달아봐야죠. 사실 스스로 평가하기에 전 굉장히 국한된 배우예요. 전혀 다양하지 못했죠. 한 거보다 안 한 게, 해야 할 게 많아요. 그래서 이젠 말이 아닌 작품으로 직접 증명하고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죠. 그게 올해 목표예요.”

혹 작품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어떠냐고 물었다. 과거와 달리 최근 예능은 아이돌, 배우,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문이 열려 있다. 특히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예능은 대중과의 소통에 있어 더없이 좋은 매개체다.

“예능은 개인의 행동이나 생각이 드러나서 두려움이 있어요. 어떤 캐릭터가 아닌 저 자신으로 얘기하는 거니까요. 어떻게 보면 자신감 부족이죠. 또 말이란 게 무섭잖아요. 근데 그게 영상으로 남아버리니까요. 생각은 계속 변하는데 말이죠. 저만 해도 그래요. 예전엔 배우 오래 안 하고 현모양처 되는 게 꿈이라고 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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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서 벗어난 삶을 말하다

우스갯소리로 흘린 얘기지만, 사실 전도연이 꿈을 이루는 데 아주 실패한 건 아니다. 지난 2007년 9세 연상의 사업가 강시규 씨와 결혼한 그는 슬하에 딸을 하나 둔 13년 차 주부다.

“사실 그냥 전도연은 힘들지 않아요. 그렇다 할 특별한 삶을 살고 있지도 않죠. 그저 여느 주부들처럼 평범하게 지내요. 아이 엄마로 제 할 일을 하면서요. 근데 배우 전도연은 좀 다르죠. 그 삶은 쉽지 않아요(웃음). 배우 전도연으로는 많은 게 만들어져 있잖아요. 그래서 그걸 유지하려면 계속 노력이 필요하죠.”

그렇다고 배우로 살아온 시간을 후회하진 않는다. 데뷔 30년을 맞은 지금은 무엇보다 이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누구나 그렇듯 혹여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로운 삶도 살아보곤 싶다. 이왕이면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어요. 요리하는 것도 좋고, 여행을 다니면서 책도 써보고 싶죠. 근데 이젠 연기가 아주 절대적인 일이 됐어요. 사실 예전엔 배우 안 해도 뭐라도 했겠지 싶었는데 요즘엔 이 일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싶을 때가 많아요(웃음). 그래서 지금 이 일이 더 절실하고 간절하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배우란 직업을 확장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지 궁금했다. 요즘엔 감독, 제작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우가 꽤 많다. 그와 함께 작업했던 정우성, 하정우도 그렇다.

“연출은 해보고 싶긴 해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이죠. 어릴 때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감독은 제게 어렵고 중요한 직업으로 인식돼 있어요. 첫 단추를 끼우는 역할이잖아요. 또 제 성향상 일만큼은 완벽하고 싶어 해서 결과적으로 잘해 낼 자신도 없고요. 지금은 연기나 열심히 해야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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