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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넘어 미국 대선을 본다

2020년 03월호

‘코로나19’ 넘어 미국 대선을 본다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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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중국과 긴밀해진 세계 확인시켜
미국 대선은 세계화의 색깔이 바뀔 수 있는 계기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파장은 항공업계부터 호텔, 소매, 명품, 카지노, 크루즈, 외식, 자동차, 하이테크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한풀 꺾였던 경기침체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드는 대목이다.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 격차를 나타내는 ‘일드커브’도 역전을 거듭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 행보를 점치고, 동남아 중앙은행들은 이미 완화 정책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태세다. 중앙은행 총재가 나서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등 태국과 필리핀, 싱가포르가 앞장서고 인도네시아 등이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 간 일촉즉발의 위기가 진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었지만, 그 바통을 신종 코로나가 바로 잡아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증가하는 형국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월 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를 생각해 보면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이전과 다른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올해 1분기 5.6%에서 4.0%로, 연간으로는 5.9%에서 5.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르스는 2개월이었지만 사스는 6개월간 지속됐고, 글로벌 총생산(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사스 때 5.9%에서 현재 19%대로 3배 이상 커졌다. 경제 구조에서 중국과의 연결이 강화됐고, 중국인의 이동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했다. 따라서 중국 경제 성장률 0.5%포인트 하락이 세계 경제 성장 0.1%포인트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기존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소비에서 무역, 궁극적으로는 투자까지 위축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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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메르스 때보다 커진 중국의 경제 영향력

이즈음 주목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미국의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 발언이다. 우선 신종 코로나 사태가 한창인 때 윌버 로스 장관은 “이번을 기회로 미국의 공장 가동이 늘고 일자리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기업들로 하여금 사업비용을 전격 재평가하게 해서 본국으로의 ‘유턴’을 촉발할 수도 있어 로스 장관 발언이 일리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더해졌다. USC 마셜경영대학원의 글로벌 공급망 전문가 닉 비야스는 “지푸라기 하나를 더 올리자 코끼리가 못 견디고 쓰러지는 상황처럼 되는 셈”이라며 “이번 사태가 사업비용을 전격 재평가하게 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로스 장관 발언 후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윌리엄 바 장관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에릭슨과 노키아의 지배지분을 취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바 장관은 “민간기업의 컨소시엄을 통해서든 아니면 직접적으로든 에릭슨과 노키아의 지배지분을 미국이 보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웨이 통신장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3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동맹국들에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지만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 유럽의 에릭슨과 노키아를 제외하면 미국에서는 통신 네트워크에서 화웨이에 필적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 화웨이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기꺼이 추진하는 강경책으로 평가된다.

앞서 우리는 올해 글로벌 시장의 결정변수는 정치라고 예상했다. 이 대목에서 미국에서 시작된 대선 레이스를 주목할 가장 큰 이유가 드러난다. 정치전문가들은 경기 호조에 힘입어 5%의 부동층을 잡으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재선될 것으로 본다. 이렇게 좁은 간극으로 승리를 점치는 이유는 미국이 정치적으로 양극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촌으로 확대해서 보면 세계화가 어떤 색깔의 옷을 입느냐와 밀접하게 관계된다. 세계화가 국수주의 옷을 입느냐, 아니면 자유·평등·박애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옷을 입느냐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확실하게 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칠레에서 대통령에 출마하고, 재무장관을 지내고, 지금은 런던정경대(LSE) 공공정책대학 학장인 안드레스 벨라스코는 세계화와 관련해 “코스모폴리탄은 세계화의 편익을 독식하는 멋쟁이가 아니라 자유·평등·박애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소탈한 ‘디오게네스’ 같은 사람을 일컫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 대왕에게 ‘햇볕이나 가리지 말라’고 했던 것처럼 미국과 브라질,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나타나는 국수주의에 대해 경종을 울리며 한 일침이다. 이는 백인우월주의를 외치는 사람을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한 것이나, 이슬람 생김새의 인도 출신에 대해 시민권 부여에 차별을 두겠다는 등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하게 지켜본 결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뚜렷하게 드러내 준 인적·물적 관계가 더욱 견고해지는 세계화의 양상. 이런 맥락에서 보면 급박한 신종 코로나 사태를 넘어 미국 대선 레이스가 묵직하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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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코로나19 악재 털고 반등 기대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 곳곳으로 급속하게 확산하며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세계 증시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투자자들은 반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1월 중순 전 세계 펀드매니저 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평균 비중은 49.7%로 작년 12월 47.0%보다 늘어나 2018년 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채권(42.1→40.3%)과 현금(4.6→4.3%) 비중은 줄었다.

설문조사 당시 이들은 글로벌 증시가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고전하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1분기 경제가 신종 코로나에 타격을 입더라도 2분기에는 회복해 그 여파가 수개월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2분기에는 대부분 회복한다고 예상했다. 오히려 미국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 고수와 기업실적 개선 전망에 더 초점을 두는 분위기다. 비바노바 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앨런 개일 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직면해 있지만 세계 경제의 지형은 2020년에 접어들면서 더 긍정적으로 됐다”며 “실적 전망은 개선되고 있고,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낮게 유지하려 하고 있다. 이는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론자, 틀렸다”...파운드 주목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Dollar Index)는 1월 중 1.04% 상승했다. 연초를 앞두고 지난해 말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에 비해 다른 경제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미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연중 약세가 예상됐던 미 달러가 의외의 재료로 강세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이 대치 국면을 벗어났지만 곧바로 신종 코로나라는 복병이 등장해 달러화를 지지했다. 이에 달러 약세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HSBC홀딩스는 미국의 이자율이 다른 나라의 이자율보다 높다는 점에 주목해 달러화 약세론이 틀렸다는 의견을 내놨다. 데이비드 블룸 수석외환전략가는 1월 중순 “모두가 자신에게 달러화가 약해질 것이라고 설득했다”면서 “올해는 그들이 3년 연속 실패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월 중 달러화의 강세로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1.05% 하락했다. 반면 브렉시트의 파운드화는 제한적 약세였다.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파운드화가 이제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일 시점이 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블룸 전략가는 “정치적 위험은 파운드에 매우 부정적이었고, 우리는 부정적인 요소를 던져버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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