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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9억 미만을 노려라"

2020년 02월호

"서울 아파트, 9억 미만을 노려라"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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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인터뷰
“서울 내 9억 미만 아파트, 12.16대책 반사이익 전망”
“수원 등 서울 접근성 우수한 비규제지역도 수혜 예상”


|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지금 서울 부동산시장은 희한한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9억원 이상 아파트는 더 오르기 힘든 반면 9억원 미만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는 구조입니다. 9억원 미만 아파트에는 서민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정부도 이를 겨냥한 규제책을 내놓기 쉽지 않을 겁니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최근 월간 ANDA와 인터뷰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이 센터장은 ‘자산관리의 명가’로 불리는 KEB하나은행에서 자산가 고객들에게 부동산 투자 관련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역대급 고강도 규제책’으로 꼽히는 12.16부동산종합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후 서울지역 시가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시가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에서는 보유세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소유자들이 주택을 대거 처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번 정책에서 시가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출·세금 규제라는 ‘집중포화’를 가했다. 시가 9억원 초과 아파트 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 40%에서 20%로 축소했고, 시가 15억원 넘는 아파트 LTV를 0%로 떨어뜨렸다. 사실상 주택담보대출을 막은 셈이다. 또한 9억원 이상 아파트 소유자에게는 보유세(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렸다.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과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동시에 인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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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9억원 초과 아파트, 보유세 무섭게 뛸 것”

재산세와 종부세는 정부가 매년 6월 1일 기준 주택을 보유한 집주인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주택분 재산세는 두 차례로 나눠 낸다. 20만원 이상일 때 7월 16~31일까지 절반을 내고 나머지 절반은 9월 16~30일까지 내면 된다. 재산세 계산식은 ‘(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비율)×세율=과세금액’이다. 종부세는 매년 12월 1~15일까지 내야 한다. 종부세 계산식은 ‘{(공시가격-과세 기준금액)×공정시장가액비율}×세율=과세금액’이다.

시가 15억~30억원 미만 아파트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치가 75%다. 30억원 이상 아파트는 80%로 설정됐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지면 공시가격은 그만큼 따라 오른다. 또한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인 주택 보유자는 종부세율이 0.1~0.3%포인트(p) 상승한다.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의 보유세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매년 5%씩 높아지기 때문에 고가주택 소유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세금이 무거워진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나 재산세를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을 정할 때 주택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 즉 할인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80%면 공시가격이 1억원이어도 과표 계산은 8000만원만 적용한다. 작년 공정시장가액비율은 85%였다. 정부는 이 비율을 매년 5%씩 높여 100%를 맞출 계획이다.

공인중개사 매물·고객관리프로그램 ‘셀리매니저’의 세무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내 초고가 주택을 가진 사람의 보유세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면적 244㎡는 작년 공시가격이 55억6800만원으로 지난 2018년(54억6400만원)에 비해 1% 정도 올랐다. 하지만 작년 보유세 부담은 전년보다 40% 급등한 6617만원에 이른다. 공시가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최고 세율 인상만으로도 세 부담이 급증했다.

올해에도 공시가격이 1%씩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 부담은 7070만원으로 뛴다. 이어 내년 7590만원, 오는 2022년 8241만원으로 매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아파트 보유세만 대기업 부장·차장급의 연봉 수준이 되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보유세를 올린 이번 정책이 부동산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3기 신도시’와 같은 주택공급 정책은 단기에 실현되기 어려운 반면 이번 정책은 소유자들이 정책 효과를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20억원짜리 아파트 소유자가 1년에 내는 보유세는 몇천만원 정도였습니다. 집값이 몇억씩 오른 것에 비하면 세금은 미미한 수준이었죠. 하지만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라서 과표 자체가 시세와 비슷해지면 세금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날 겁니다.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은 버티기 어려워져 집을 팔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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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대책 피한 9억원 미만 아파트 수요 몰려”

이 센터장은 이번 정책에서 규제의 칼날을 무사히 비껴간 서울 내 ‘시가 9억원 미만 아파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16대책에 따르면 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 LTV는 기존 40%를 유지했다. 또한 ‘공시가격종합대책’에 따르면 시가 9억원 미만 공동주택은 시세변동분만 공시가격에 반영돼 고가주택보다 공시가격 상승폭이 작다. 대출이 막혀 9억원 이상 주택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9억원 미만 아파트에 쏠리게 될 것이라는 게 이 센터장의 시각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강남 재건축시장이 침체기였을 때 서울에서 반짝 올랐던 지역이 있습니다. ‘노도강’으로 꼽히는 노원·도봉·강북구죠. 노도강이라는 용어도 그때 처음 나왔습니다. 당시 1억~2억원짜리 집이 5억~6억원까지 올랐습니다. 상승폭으로 따지자면 강남을 훨씬 압도하는 수준이죠. 이번 정책으로 9억원 미만 주택이 밀집된 지역에 비슷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서울 주택시장이 강남권과 마포·용산·성동구(마용성) 위주로 움직였다면 앞으로는 9억원 미만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9억원 미만 아파트들은 무주택 서민들이 접근 가능한 주택인 만큼 향후에도 정부 규제를 받을 위험이 적다고 진단했다.

“서울 노원·도봉·강북구뿐 아니라 구로·금천·영등포·관악구에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습니다. 주로 서울지하철 2호선 주변에 6억원 초반대 아파트가 많죠. 9억원 이상 주택을 사기 어려운 사람들은 이런 아파트라도 대출받아 사려 할 것이고, 수요가 몰리면 가격은 점점 오를 겁니다. 6억5000만원짜리 아파트가 향후 2~3년 내 7억~8억원까지 뛸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아파트는 무주택자나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정부가 규제를 가하기 어렵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수원 등 서울 접근성 우수한 비규제지역도 수혜”

또한 경기도 수원처럼 강남 접근성이 좋은 비규제지역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수원에는 권선구, 영통구, 장안구, 팔달구의 4개 구가 있는데 이 중 팔달구만 조정대상지역이다. 12.16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이 대폭 올랐지만 수원은 팔달구를 제외하면 이 같은 규제에서 자유롭다.

수원은 서울 접근성, 교통 호재, 신축 아파트 공급 측면에서도 양호하다. 수원역에서 서울역까지는 한국고속철도(KTX)로 30분 정도 걸린다. 광교역에서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역까지 37분 정도 소요된다. 또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이 수원역에 정차할 예정이며, 오는 4월경 신분당선 연장선(광교~호매실)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도 나올 전망이다. 오는 8월에는 인천과 수원역을 잇는 수인선도 개통한다. 원도심인 팔달·권선구 일대에는 재개발 호재도 있다.

“수원은 투자하기에 장점이 많은 지역입니다. 비규제지역이라서 대출이 많이 나오는 데다 강남 접근성이 좋고 광교신도시도 가깝습니다. 교통망 호재, 아파트 신축 호재도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갭투자 하기에도 유리합니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수원에 대해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진단했다. 수원 집값이 오름세를 지속할 경우 정부가 수원시 전체를 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 지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2.16대책 발표 직전에는 수원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이번 정책에서 수원이 빠진 것은 정부 정책이 주로 서울을 겨냥했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수원 부동산시장이 과열된다면 정부가 수원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동현 센터장은 서강대 법학과와 성균관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단국대에서 도시계획학(부동산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금융연수원 강의교수, 부동산TV 뉴스해설위원, 한화생명 부동산전문위원, KEB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부동산컨설팅 및 세미나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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