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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미국 주식, 작년 같은 욕심은 버려라”

2020년 02월호

글로벌 IB “미국 주식, 작년 같은 욕심은 버려라”

2020년 02월호

글로벌 IB들, 올해 주가 4% 상승 전망...펀더멘탈 ‘튼튼’
시장 과열·실적 둔화 ‘경계’...안정적 수익 원하면 ‘금융주’


|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투자는 하되 욕심은 내지 마라.”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올해 미국 증시를 전망하면서 하나같이 내놓은 말이다.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 등 기초 여건을 놓고 볼 때 올해도 미국 주가의 방향은 위를 향하고 있지만, 지난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과 같은 ‘두 자릿수’ 수익률은 기대하지 말라는 얘기다. 월간 ANDA가 국내 은행·보험·증권사 투자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사뭇 다른 뉘앙스다.

작년 미국 증시는 20~30%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대형 우량주 지수인 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연간으로 각각 29%, 35% 올라 모두 2013년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30개 업종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2% 상승했다. 다우지수를 제외하고 전 세계 증시(MSCI 전세계지수 기준) 성과 24%를 모두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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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유력 IB 전망: 올해 4% 상승

그렇다면 올해 미국 증시 투자수익률은 어떨까? IB들의 대답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이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IB 24곳의 전망치(작년 11~12월 집계)에 따르면 올해 말 S&P500은 3362.50(중간값)이 예상됐다. 작년 말 종가 3230.78을 기준으로 4%라는 완만한 상승세를 점친 것이다. 씨티은행과 RBC캐피탈마켓츠의 전망치가 각각 3375, 3350로 가장 근접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낮은 수익률이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강세장이 ‘12년째’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국 경제의 무난한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 하반기 금리를 3차례나 인하한 연방준비제도(미국 중앙은행)가 상황의 큰 변화가 없다면 계속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든든한 버팀목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 57명을 상대로 실시한 월간(지난해 12월)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성장률 2.2%(예상치)보다 소폭 둔화가 예상된 셈이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후퇴한 가운데 증시와 발맞춰 12년 연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제시한 향후 12개월 내 침체 확률은 작년 11월 30.2%에서 25.9%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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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몸값·실적 하향 조짐은 경계

올해 IB들의 전망은 긍정적인 펀더멘탈 평가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비싸진 주식의 ‘몸값’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올해 한 자릿수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주된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비리니 어소시에이츠’ 따르면 S&P500의 주가수익배율(PER, 12개월 예상 순이익과 현재 주가를 비교한 비율)은 19.7배로, 과거 평균 15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작년 초에 이 배율은 13.9배 수준이었다. PER은 기업이 창출하는 순익 1달러당 투자자가 얼마나 높은 가격을 해당 업체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올해 기업 실적이 예상과 다르게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는 경계감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월가 주식분석가들은 올해 S&P500 기업의 순이익 증가폭이 9.6%로, 작년 1.1%(추정치)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IB들은 이 같은 실적 기대치가 하향 수정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증권전문뉴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2019년 3분기가 종료돼 작년 12월까지 실적 발표에 나선 기업 15곳 가운데 페덱스, 나이키, 마이크론 등 기업 10곳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가 대폭 하향 수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관리회사 ‘누빈’의 사이라 말릭 주식책임자는 “올해 실적 증가세가 앞선 예상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미·중 무역협상·美 대선, 최대 변수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주목할 재료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미국 대통령 선거’를 꼽았다.

미·중 무역협상의 경우 양측이 작년 12월 1단계 합의에 성공하면서 증시의 연말 막판 랠리를 이끌었지만 다음 단계인 2단계 협상에서 파열음을 낸다면 주가가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또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보적 색채가 강한 민주당 후보가 선전할 경우 이 역시 주가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독점 기술 대기업의 해체를 주장한다.

최근 갈등을 벌이는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하는 등 중동발 위험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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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안정적 수익 원하면 ‘금융주’ 사라

IB들은 올해 미국 증시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업종으로 금융을 제시했다. 금융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기준으로 모든 업종에서 주주환원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워렌 의원과 같은 진보적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이미 금융 업종에는 많은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우려가 덜하다는 조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수석 퀀트·주식전략가는 진보 성향이 뚜렷한 후보자들은 금융보다는 기술, 에너지, 헬스케어 기업들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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