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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5%대로 뚝, 시진핑 운명 걸린 시계 제로 중국호

2020년 01월호

경제성장률 5%대로 뚝, 시진핑 운명 걸린 시계 제로 중국호

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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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시장 컨센서스 5.7~5.8%
미·중 무역전쟁 악화 땐 경착륙 우려도
재정확대 금융위기 예방에 역량 집중

|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중국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면 대량 실업이 발생해 사회가 극도로 불안해지고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010년 전후 9% 성장을 넘나들던 때 서방 쪽에서 나온 중국 위기론 중 하나인데 우려대로 중국 경제가 내년에 ‘포류(破 6%, 5%대 성장 시대)’로 접어들 게 확실시된다. 국제기구와 서방 투자기관은 물론 중국 기관들까지 일제히 5%대 진입을 예측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사회과학원 등 주요 기관 대부분은 2020년 중국 성장 예상치를 5.7~5.8%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와 UBS는 각 5.9%, 5.7%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4% 달성도 힘들지 않겠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미 올 3분기에는 성장률이 6%로 근 30년래 최저치를 기록, 경제 감속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2020년 중국 경제 예측’ 기획 취재차 12월 초 중국 현지 중국 전문가들을 만나본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가 예상보다도 훨씬 심각하게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하락으로 도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소비 경제도 갈수록 차갑게 식고 있다. 경기 침체는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민간기업 임금 상승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중국 당국은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 상실로 외자 유입이 줄고 공장 이탈이 가속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말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앞서 지난해 12월 6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주재로 정치국회의를 열어, 무역 위기와 경제 감속 상황을 진단하고 예전 미국과 같은 시스템적 전면 금융 위기를 예방하는 데 주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정치국회의는 2020년이 전면 샤오캉 사회(小康社會·풍족한 중산층 사회)와 13.5 계획(13차경제발전5개년계획)을 마무리하는 해임을 강조했으며, 재정 지출과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 부양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에 있어 2020년은 13.5 계획을 완성하는 해이고,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과 14.5 계획 진입을 준비하는 중요한 해다. 또한 2020년은 2010년에 비해 1인당 국민소득을 두 배로 끌어올려 완전한 샤오캉 사회로 진입해야 하는 ‘관건적인’ 해이기도 하다. 14억 인민에 대한 약속이라, 이에 실패하면 동요까지는 아니라도 공산당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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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요한 해에 중국 경제가 6%대 성장을 못 버티고 사회 불안을 걱정해야 하는 5%대 성장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부동산 투자와 사회융자, 공업 부가가치 증가속도가 속속 둔화하고 소비경제의 잣대인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심하게는 일각에서 ‘경제붕괴론’까지 다시 고개를 들 정도다. 앞서 중국 경제는 2012년 ‘바오바(保八, 8% 성장 유지)’ 시대를 뒤로했고, 2016년에는 목표치를 6.5~7%로 설정, 바오치(保七, 7% 성장 유지)까지 포기하며 빠른 성장 후퇴를 경험해 왔다.

최근 몇 해 중국의 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진 것은 경제 체질 개선을 의한 구조 개혁 때문이다.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를 표방하며 부동산 개발과 높은 레버리지(고부채) 등에 의존해 온 양적 경제성장을 질적 성장 기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무역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나 동력이 약화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외수 경기가 급랭하고 실물 쪽에서 융자난이 가중되면서 기업 및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는 비록 전면적이지는 않더라도 금융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중신(中信)증권 주젠팡(渚建芳)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1월 26일 ‘KIEF 한중경제포럼’에 참석해 “중국이 목표대로 2020년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에 도달하려면 6% 정도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하는데 외부 요인이 악화해 정책 지탱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역시 글로벌 추세를 따라 긴축 완화 쪽으로 통화정책의 스탠스를 확연히 바꾸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융자난 개선을 위해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 조정으로 계속해서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LPR(대출우대금리) 개혁을 통한 금리 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년째 지속 중인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대미 수출을 현저히 감소시켰고, 투자와 중국 내 고용 상황 및 소비에도 광범위하게 주름살을 끼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2020년 중국 경제는 최근 몇 년 통틀어 가장 힘든 하드 타임을 맞을 것이라는 데 강도만 약간 다를 뿐 국내외 전문가들이 일제히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시장의 심리 불안을 걱정해 경제가 어렵다는 말을 아껴왔으나 무역전쟁의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는 경기 하강의 심각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경제 안정 운용을 강조하면서 2020년에 재정 및 통화를 신축성 있게 운용할 것이라는 암시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심상형 베이징 연구원장은 지난 12월 3일 기자와 만나 “2019년 3분기 성장률이 6.0%였지만 전력사용량 등 ‘리커창 지수’로 볼 때 실제로는 6%에 미달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심 원장은 재정 확대와 맞춤식 금리 인하 등을 통한 부양책으로 2020년 6% 달성을 위해 힘쓰겠지만 설령 6%를 달성한다 해도 경제 구조개혁이 후퇴한다는 점에서 다음 해인 2021년이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의 후퇴는 중국 경제의 구조전환과 장기 성장 발판을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 원장은 당초 중국은 경제 구조개혁과 함께 ‘중국제조2025’를 통해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선진 제조업 국가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질적 성장의 중진국형 경제로 자리 잡기 전에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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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2020년 경제성장률이 5%대로 떨어져도 경제의 절대 규모가 확대된 데다 효율 위주의 질적 성장이라는 점에서 볼 때 예전 6~7% 성장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 경제가 과잉 해소와 레버리지 축소 등으로 구조개혁에 성공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중국 거시경제 및 투자 분야 민간 싱크탱크인 루스(如是)금융연구소 주전신(朱振鑫) 집행원장은 지난 12월 6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비록 성장 둔화에 처해 있지만 경제 규모로 보나 다른 고성장 국가들의 과거 경험에 비춰 볼 때 증가속도가 느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 원장은 “미·중 간의 갈등은 앞으로 장기간 상시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며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잘 관리해 나간다면 서방의 우려처럼 경착륙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장은 “내년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의 가장 큰 화근인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이나 미국 모두 무역전쟁을 파국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며 “중국 일각에서는 상황이 올해보다 더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전망했다. 루스연구소 또한 내년 경제를 5.9%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원장은 현재 중국 경제는 상품무역 흑자가 줄고 서비스무역 적자가 확대하는 추세 속에 있다며, 이의 첫 번째 원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라 지구화의 보너스가 퇴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내부적으로 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과 함께 레버리지를 급격히 축소해온 데다 중국 경제가 저축 대국에서 소비 대국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2월 중순 경제 분야 최고 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어 2020년 경제 운용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는 20여 명의 공산당 정치국 위원을 포함해 국무원 경제 관련 주요 책임자 등 당정 최고위층이 모두 모여 그해 경제 형세를 진단하고 다음 해 전략을 짜는 자리다. 여기서 가이드라인을 정하면 지방 인대(인민대표대회)와 다음 해 양회(전인대와 정협, 우리의 국회)에서 정부 성장 목표치를 내놓게 된다.

중국 내에서는 중국 당국이 2020년 양회에서 경제성장 목표치를 6% 이상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경기 부양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연말 만난 정지현 KIEF 베이징사무소장은 “2020년은 중국이 국민소득을 10년 전보다 두 배로 높이기로 목표한 해”라며 “6% 성장이 유지돼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므로 도전이 큰 한 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개혁과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년 경제 상황은 객관적으로 올해보다 나아질 요인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앞둔 현 시점에서 중국 지도부는 재정 확대와 통화 완화를 통해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신호를 계속 내보내고 있어요. 투자 모멘텀을 유지하고 외자 이탈을 막는 데 공을 들이면서 경기 하강을 허용치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지현 소장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는 않겠지만 재정적자를 작년보다 큰 3%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시장 심리 안정을 위한 다양한 부양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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