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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다르크'가 왔다

2020년 01월호

'추다르크'가 왔다

2020년 01월호

추다르크, 검찰개혁 완수 구원등판
인사권·감찰권 통해 검찰 조직 장악
윤석열 총장과 강대강 대결 불가피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건 맞지만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검찰개혁)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10월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퇴임사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과제가 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열망을 함께 이끌어 가자는 입장으로 생각됩니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습니다.” 12월 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내정자 지명 소감

5선 ‘추다르크’ 추미애, 검찰개혁 구원등판

추(秋)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가 검찰개혁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2월 5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새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검찰개혁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한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한 지 52일 만이다. 그만큼 검찰개혁을 마무리할 적임자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추 내정자 인선 배경으로 “판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보여 온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 그간 추 의원이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요구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검찰을 누가 휘어잡겠나. 추 의원처럼 까칠한 사람이 해야 한다”는 한 여당 중진 의원의 평가는 청와대와 여당이 현재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과 함께 추 내정자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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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내정자는 대구 세탁소집 딸로 태어나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24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4기)에 합격해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사법시험 33회(사법연수원 23기)인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9기수 선배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해 여성 최초 지역구 5선 국회의원이다. 지난 2016년 8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며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대표적인 강골 정치인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선 ‘추다르크’로 통한다. 추다르크는 소신이 뚜렷한 여성 정치인으로 야당 의원 시절 김대중 대통령 후보 유세단장을 맡는 등 각종 선거에서 득표전 선봉에 서면서 강인한 여성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별명이다.

“많은 저항 있겠지만...” 개혁 강드라이브 시사

추다르크의 구원등판은 ‘윤석열 검찰’과의 강대강 대결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높다. 추 내정자는 지명 소감에서 “많은 저항에 부딪히고 그 길이 매우 험난하지만, 그대로 하겠다”며 검찰개혁에 강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피력했다. 검찰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흔들리거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 내정자가 장관 취임 직후 조기 인사권, 1차 감찰권 행사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공석인 고검장 및 검사장급 간부직 6자리 인사를 지렛대 삼아 2020년 2월로 예정된 정기 인사를 1월로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주요 검찰 수사 수뇌부가 ‘물갈이’될 수 있다.

검찰청법상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논의해 결정할 수 있다. 그동안 검찰 내부 인사는 사실상 검사들로 채워진 법무부 검찰국에서 좌우하면서 검찰총장의 입김이 영향력 있게 작용돼 왔다. 하지만 돌아오는 정기 인사는 추 내정자가 검찰총장과 협의 없이 독단으로 단행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일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청와대 하명수사 등 의혹사건을 책임지는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에 대한 인사나 감찰을 진행할 경우 윤 총장과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법조계에선 추 내정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검찰총장의 수사단계별 장관 보고 등 검찰이 반발했던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앞서 검찰은 법무부 개혁안을 놓고 ‘독립성 훼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내부에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 ‘검찰 장악’ 의도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윤 총장 역시 “검찰청법에 위배된다”며 범리 검토를 지시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해선 검찰총장만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기존 검찰청법의 의의와 배치된다. 법무부가 현행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추 내정자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관련 개혁안을 밀어붙일 경우 검찰 내부의 ‘검찰 장악 의도’라는 프레임 속에서 윤 총장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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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추 내정자에 대해 “한번 작정하면 절대 타협하지 않는 분이다. 인사권 행사는 할 것으로 본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화해서 축하한다고 말은 했지만, 상당히 마찰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 내정자 역시 지명 이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관계를 ‘헌법과 법률’에 의거해 강조하고 있다. 추 내정자는 윤 총장과의 호흡에 대해선 “그런 개인적 문제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했고, 윤 총장과는 “헌법과 법률에 의한 기관 간의 관계”라며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에 위임받은 권한을 상호 존중하고, 잘 행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총장과 호흡을 맞춰 가는 것보다 기관 대 기관으로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여론은 나쁘지 않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19년 12월 중순 CBS 의뢰로 추 의원 법무부 장관 내정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 응답이 53.0%로 반대 응답(37.7%)보다 높게 나타났다.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5.3%p다. 전임인 조 전 장관이 후보자 시절 높은 반대 여론에 부딪혔던 것을 고려하면 순조로운 출발이다.

다만 추 내정자가 강공 일변도로만 고집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조 전 장관처럼 검찰 내부의 조직적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검찰과 청와대의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까지 대립각을 세울 경우 오히려 화를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추 내정자가 강공으로 밀어붙이기보단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조언도 만만찮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추 내정자의 정치 행적을 비춰 보면 소신과 추진력이 강하지만 검찰개혁 과제를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성과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걸로 보인다”며 “객관적인 시각에서 검찰 문제점을 바라보고 검찰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해법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추 내정자는 큰 시험대에 들 것이다. 강온의 모습이 국민이 염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면 추 후보자는 성공하고 앞으로 미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감정적으로 대입을 해서 인사권도 휘두르고 감찰권도 조자룡 헌 칼 쓰듯 휘두르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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