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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갈라진 보수’ 3연패 끊고 통합 이룰까

2020년 01월호

3) ‘갈라진 보수’ 3연패 끊고 통합 이룰까

2020년 01월호

|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45.75%(4만2663표) vs 45.21%(4만2159표).

지난 2019년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지역의 성적표다. 전자는 여영국 정의당 후보의 득표율, 후자는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의 득표율이다. 500표 차, 간발의 차이였다. 주목할 점은 보수 야권 후보들의 득표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3.57%(3334표),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진순정 후보는 0.89%(838표)를 얻었다. 만약 이들이 하나로 뭉쳤다면 승리는 보수 진영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지난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에서 보수 진영은 분열된 채 선거를 치렀다. 그 결과는 ‘패배’였다. 지난 4.3 보궐선거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가 통합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정당을 막론하고 보수 정치권 곳곳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보수 정치권 행보는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에 가깝다. 통합은 고사하고 사분오열의 모양새다. 자유한국당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우리공화당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뉘어 있던 보수 진영이 더 쪼개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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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변화와 혁신(가칭)’ 신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필두로 하는 ‘변화와 혁신(가칭)’은 지난 12월 8일 중앙당발기인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신당 창당에 나섰다.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을 표방하는 이들은 “수도권의 젊은 층 마음부터 잡겠다”며 청년 중심 정당으로서의 새 출발을 선언했다.

이언주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가칭)’도 최근 창당발기인대회를 가졌다. 이언주 의원은 “낡은 수구주의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라는 체제를 굳건히 지키며 공감과 소통, 참여와 합의가 살아 있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 건설을 대변하는 정당을 지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대표를 역임했던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문 관료와 40대 이하 청년층을 중심으로 하는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이 의원은 2020년 2월 중순께 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창당 계획이 현실화되면 보수 야권에만 5개가 넘는 정당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왜 갑자기 보수 정치권에 창당 바람이 분 걸까.

첫 번째 이유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확보할 수 있어 군소 정당에 유리한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이 12월 중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이라는 거대 정당에 편입돼 공천을 받으려 애쓰기보다는 각자 군소 정당으로 남아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두 번째 이유는 보다 근본적이다. 탄핵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같은 보수 진영이지만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보수 통합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날 변혁과 우리공화당 측에서 나온 키워드 역시 ‘탄핵’이었다. 유승민 전 대표는 탄핵의 3가지 조건(△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을 내걸었다.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불법 사기 탄핵’이라고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한국당의 입장부터 명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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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9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심재철(왼쪽) 신임 원내대표와 김재원(오른쪽) 신임 정책위 의장이 선출됐다. [사진=이형석 기자]


결국 보수 분열의 원인이었던 ‘탄핵’에 대한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하면 통합은 요원한 셈이다. 문제는 통합 논의에 전혀 진척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변수도 생겼다.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다.

새롭게 선출된 심재철 원내대표는 수도권이 지역구여서 통합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심 원내대표가 언급해온 보수 통합의 방식은 줄곧 ‘흡수통합’의 형태였다. 최근 변혁이 독자 노선을 가면서 ‘야권 재편’을 강조한 것과 배치되는 셈이다. 러닝메이트로 함께 당선된 김재원 정책위 의장 역시 최근 당내 의원들에게 유승민 전 대표를 비판하며 보수 통합에 반대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된 바 있다.

게다가 단식 후 “이제는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내놔야 한다”던 황교안 대표도 아직 “탄핵 문제를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미래지향적 개혁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자”면서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보수 정치권 인사는 “통합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통합의 깃발을 꽂고 다 헤쳐 모이라는 식이면 안 된다”며 “그런 식의 통합은 국민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통합이 될 것이므로 방향 설정과 함께 갈 사람들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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