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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권 심판론 vs 야당 발목론 최후의 승자는

2020년 01월호

1) 정권 심판론 vs 야당 발목론 최후의 승자는

2020년 01월호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역대 최악의 국회.” 20대 국회에 붙은 꼬리표다.

여야는 지난 한 해 현안마다 거칠게 충돌했다.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여야 대치는 다시 극한까지 치달은 상황.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여야 갈등은 이제 ‘야당발목론 vs 정권심판론’으로 귀결되는 형국이다.

20대 국회 종료가 넉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당은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후 좌파독재론을 외치며 국회 밖을 전전했다. ‘조국 국면’에선 대규모 장외집회를 주도하는가 하면, 패스트트랙 일정 강행에 반대하며 당 대표가 단식투쟁까지 단행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른바 ‘친문 3대 농단’으로 규정한 각종 의혹들을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연말까지 이어간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지난여름 조국 사태 당시 반짝 올랐던 지지율은 다시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한국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선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한 정쟁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한국당 행보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당 쇄신과 보수대통합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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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해 4월 29일 밤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점거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한국당이 일찌감치 꺼내든 ‘심판론’은 약효를 다했다. 보수 진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정권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지난 지방선거와 4.3 보궐선거에서도 정권심판론을 내세웠지만 별반 힘을 쓰지 못했다. ‘좌파 독재’, ‘문재인 심판’을 줄기차게 외친 지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이미 빛을 다한 애드벌룬을 붙들고 4월 총선을 치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총선을 4개월 앞둔 지금 한국당이 구호를 바꾸기도 어렵다.

일각에선 한국당이 자기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묵은 색깔론과 철 지난 좌파척결론을 붙들고 맹목적인 대여 투쟁을 고집하면서 합리적 비판의 여지를 스스로 차단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마냥 야당발목론을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긴 어려운 실정이다. 조국 사태로 만만치 않은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청와대 하명수사’, ‘선거 개입’ 등 각종 의혹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문 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뚜렷한 성과물을 내지 못할 경우, 민심이 ‘무능한 집권여당’에 등 돌릴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국민들은 여야 모두에게 낙제점을 줬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지난 12월 4일 진행된 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은 “국회가 의정활동을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중 절반 가까이는 “매우 잘못했다”고 질책했다. 100점 평점 환산 시 20대 국회 평가점수는 불과 18.6점. 사실상 ‘F(Fail)’인 셈이다(보다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한 치 양보 없는 정쟁으로 민생입법 처리가 가로막힌 데 대해 여당에도 책임을 물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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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일대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민주당은 막판 성과지표를 만드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야권 공세에 상당 부분 물러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의원들은 여러 차례 가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일보 후퇴하더라도 여야 합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하자”며 꽉 막힌 정국을 빠르게 돌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정애 의원은 “끝에 가선 ‘집권여당이 뭐하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고, 박병석 의원은 여당이 책임감을 갖고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하려는 의지를 국민들이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단 민생법안 처리 등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임기 후반의 문 정부를 밀어줘야 한다’는 총선 동력이 부양된다”며 “야당 탓만 하다 20대 국회가 종료되면 진흙탕 싸움을 하는 투사로 비칠 뿐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 보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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