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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 통일부 차관 “北 초청장만 있으면 고등학생이라도 언제든 방북 승인”

2020년 01월호

서호 통일부 차관 “北 초청장만 있으면 고등학생이라도 언제든 방북 승인”

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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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없이 금강산시설 철거 땐 남북관계 끝으로 갈 수도”
“북핵 제거, 북한에 체제 안전보장 해줘야 가능”
“北 ‘새로운 길’, 무력시위 아냐...협상 안 하겠다는 것”


|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 허고운 기자 heogo@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고등학생, 대학생들 500여 명이 북한 측의 초청장을 받고 (금강산을) 가겠다고 하면 (정부는 당연히 승인할 것이고) 갈 수 있도록 조치할 것입니다.”

2020년 새해를 앞두고 뉴스핌·월간ANDA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서호 통일부 차관은 금강산관광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개별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그건 논리싸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차관은 금강산관광이 지난 2008년 7월 이후 10년 이상 중단된 데다 최근 북한이 남측 시설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북한 초청장’만 있으면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개별관광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국면 속에서 사업자 차원의 관광만 허용되지 않을 뿐, 정부가 개별관광을 막은 적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 환영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외교가에 따르면 현재 금강산관광 재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의 ‘벌크캐시(Bulk Cash·대량현금)’ 이전 조항이다.

사업자 차원에서 진행되는 수익 목적의 관광은 벌크캐시가 북한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현 상황에서는 대북 제재가 완화 또는 해제돼야 사업자 차원의 금강산관광 재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유엔 안보리는 관광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근거해 개인 또는 인도적 차원의 개별 관광은 가능하다는 논리가 나온다.

서 차관은 “금강산관광은 지난 2008년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문을 닫고 있는 상태”라며 “이후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활동에 대응해) ‘벌크캐시’라는 대북 제재가 얹혀졌다”고 설명했다.

서 차관은 “관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며 “사업자가 하는 관광이 있고, 중국의 경우엔 북측으로부터 ‘관광비자’를 받아 관광을 가는데 그건 유엔 제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에 가려 할 경우, 남북은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비자가 아닌 초청장(신변안전보장각서)을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초청장만 있다면) 금강산관광이든 평양관광이든, 또는 NGO(비영리단체) 활동을 하러 가든 정부는 거기에 대해 ‘노(NO)’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대한민국 국민이 중국 여행사를 통해 금강산관광을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현재 베이징, 심양에 있는 중국관광소에서 한국 사람과 취재진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철거냐 아니냐, 양자택일의 문제로 봐선 안 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월 23일 금강산 남측 시설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함에 따라 우리 측 시설의 실제 철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전면 철거보다는 노후된 일부 시설의 재정비를 원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위해 만나자는 정부의 요청을 외면한 채 일방적 철거까지 고려하는 모양새다. 서 차관에게 금강산 남측 시설의 철거 혹은 재정비 시나리오를 묻자 “철거냐 아니냐, 두 가지가 있지만 양자택일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신중한 답이 돌아왔다.

서 차관은 “금강산관광의 역사성·상징성 모든 것을 감안할 때 북측이 합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남측 시설을 철거하면 남북관계는 거의 끝으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철거하면 민족적 감정은 상할 대로 상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 누가 가겠으며, 정부도 (관광 권고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우리 측과 대화의 문을 닫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금강산 남측 시설의 일방적 철거는 부담스러운 결정이라는 것이다. 서 차관은 “북측도 향후 남북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차관은 “장래에 (남북 간) 인접성 등을 따져볼 때 자신들의 땅이지만 함부로 철거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철거하더라도 노후화된 일부 시설을 철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서 차관은 남북 간 금강산관광 재개 협의가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 국민들이 답답할 수 있고 또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강산은 엄연히 북한 주권이 미치는 땅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을 되짚었다.

서 차관은 “(금강산 지역)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로서는 영향력이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지만 두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북한의 생각을 바꾸고 서로 협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견인해야 한다. 정부는 창의적 해법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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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하노이 회담서 ‘정권 교체’ 위기감 느껴”

서 차관은 인터뷰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북·미는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노 딜’ 이후 협상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스웨덴에서 열린 실무협상도 결렬됐으며, 최근에는 북한의 무력시위에 이어 양국 간 험한 ‘말폭탄’이 오가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셈법 전환’과 ‘체제 안전보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고, 미국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 자체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도 사실상 끝이 보인다.

서 차관은 북한이 최근 대미 협상에서 강경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쫓기는 듯 초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관련,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차관은 “김 위원장은 미국이 비핵화를 하려는 게 아니라 ‘나를 바꾸려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을 체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는데, 약소국의 가장 큰 유혹이 비용이 적게 드는 핵을 하나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북핵을 제거하려면 (체제 보장이라는) 안전 대책을 줘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게임이 안 풀린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서 차관은 미국이 그동안 대북 협상에 있어 주장해 온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의 틀이 현실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환할 수 있는 칩은 안 주면서 북측이 비핵화할 생각이 없다고만 얘기해선 안 된다”며 “냉정하게 거기에 대한 상응 조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차관은 북한의 ‘선행 조치’인 풍계리 핵시설 폭파, 미군 유해 55구 송환 등을 언급하며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내놓고 대북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는데, 그것을 (미국이) 수용하지 않은 것,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굉장한 위협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한테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고,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직접 얘기했다”며 “거기에 대해 체제 안전보장을 해 달라는 것인데, 그것을 해주지 않으면서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자신의 자리를 내놓으라고만 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북한의 ‘새로운 길’ 무력도발 의미 아냐”

서 차관은 아울러 북한이 연말까지 비핵화 협상에 실패할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것과 관련, 무력도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서 차관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에 대해서도 북한이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북한이 새로운 길을 얘기했는데, 물론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하지만 그것은 한국과 미국 정부에 보내는 하나의 시그널”이라며 “거기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력도발을 하기에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너무 많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6차 핵실험, ICBM까지 갖췄기 때문에 (미국이) 북·미 대화에 나서거나, 반대로 북한도 대북 제재를 풀기 위해 대화의 장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서로의 생각이 다를 뿐 북한이 다시 ICBM을 쏘거나 핵실험을 (끝없이) 강행할 이유는 없다”고 진단했다.

서 차관은 문재인 정부의 북·미 간 ‘중재자론’에 대해서는 “촉진도 중재도 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하는 데 있어 바로 우리가 당사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현재 남북관계가 소강 국면이라 촉진과 중재는 쉽지 않다”면서 “소강 국면을 탈피하기 위해 국면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때로는) 북측에서 굉장히 언짢게 나와도 (국면) 관리를 해야 한다”며 “단속(斷續, 끊어지고 이어짐)의 남북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건 인내심”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 차관은 올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북한에서 상당히 많은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그것을 우리도 보고 있고,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도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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