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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최태원 SK 회장의 맛집

추억의 ‘수원식 육개장’ 파는 용산 전통한식당 ‘오늘’ 하얀 국물에 파+고기 ‘풍덩’...부친 최종현 회장 ‘회상’ |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 음식은 종종 추억이 된다. 무심코 들어간 식당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고, 어딘지 익숙한 맛에 잊고 살았던 추억의 순간이 떠오르기도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는 ‘수원식 육개장’이 대표적인 추억의 음식이다. 아버지인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도 즐겨 먹던 ‘수원식 육개장’은 일반 육개장과 달리 건더기가 일절 포함되지 않은 하얀 국물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따로 나오는 파와 양지살을 넣어 간을 맞춰 먹는 음식이다. 파와 양지살은 고추기름으로 양념이 돼 있어 섞어놓으면 우리에게 익숙한 빨간 국물의 육개장으로 변모한다. @img4 수원식 육개장은 각종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이는 일반 육개장에 비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파와 양지살을 빠뜨리기 전 뽀얀 국물은 갈비탕과 흡사한 맛이 난다. 최종현 선대 회장은 ‘육개장 회장님’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육개장을 즐겼다. 육개장에 밥을 말고 김치를 얹어먹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육개장 중에서도 수원식인 이유는 최 선대 회장의 출신과 관련이 있다. 수원은 최 선대 회장이 태어난 고향이자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세워진 곳이다. 최 선대 회장은 선경직물에 근무할 당시 점심 메뉴로 육개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최태원 회장이 아버지를 추억하며 수원식 육개장을 즐기는 곳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에 위치한 한식 레스토랑 ‘오늘’이다.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이곳은 제철 메뉴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시로 메뉴가 바뀌지만, 수원식 육개장만큼은 1년 내내 메뉴판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가격은 1인분에 2만4000원. ‘오늘’ 관계자는 “수원식 육개장은 쑥떡 와플과 함께 레스토랑 ‘오늘’의 시그니처 메뉴가 됐다”며 “손님들이 육개장을 시켰는데 하얀 국물이 나오는 것도, 건더기를 넣어 먹는 것도 신기해한다”고 설명했다. 독특한 비주얼 인기 수원식 육개장이 ‘오늘’의 대표 메뉴로 발탁된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이 있다. 최 회장은 2012년 레스토랑이 오픈할 당시 최기원 이사장에게 수원식 육개장을 메뉴로 넣을 것을 적극 추천했다.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는 음식인 데다 독특한 비주얼 덕에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오늘’의 메뉴는 대부분 전통 한식이다. 식사 후 마시는 차도 솔잎차, 연잎차, 녹차 등이 메인으로 준비돼 있다. 대표 메뉴인 와플 역시 밀가루를 넣지 않고 쑥떡으로 만든다. 주류에는 전통주와 함께 와인이 자리 잡고 있다. 식당 관계자는 “10여 종류의 전통주와 함께 150가지 와인이 준비돼 있다”고 소개했다. 최태원 회장은 와인마니아로 이탈리아 와인 사시카이아(Sassicaia)를 즐긴다. ‘오늘’은 사시카이아를 늘 준비해 두고 있다. 식사만 하는 식당?...회의는 기본에 파티ㆍ결혼식까지 6층 건물의 2·3층을 사용하는 ‘오늘’에서는 식사 외에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많다. 1층은 공연장과 전시관이 마련돼 있고, 4·5·6층은 행복나눔재단의 사무실로 이용 중이다.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평소에는 회의와 식사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많이 찾지만 주말에는 돌잔치나 상견례 장소로도 활용된다. 2층은 룸 형식으로 일반 고객들에게 오픈되는 공간이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소수로 방문하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3층은 회의가 필요한 단체손님 위주로 예약을 받는다. 빔 프로젝트를 쓸 수 있는 공간도 있어 회의실이 답답한 직장인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3층에는 하늘이 보이는 외부 공간도 있다. 이곳은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바비큐 파티 장소로 인기다. 최근에는 이색 결혼식을 원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주목을 끌고 있고, 피로연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돌잔치 스냅 촬영 등으로도 인기가 좋다. 전반적으로 레스토랑 ‘오늘’은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 정갈한 음식 등 흠잡을 곳이 별로 없어 보인다. 다만, 높은 가격대와 애매한 위치가 조금 아쉽다. ‘오늘’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된다. 일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다. 이용시간은 점심 12시부터 3시,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다.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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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환절기 호흡기 질환 예방법

가을 환절기 불청객 ‘비염’ 감기? 비염? 방치하면 더 큰 ‘화’ 부른다 | 김난희 아람한의원 원장 어느덧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 환절기에는 아침저녁으로 일교차 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기나 비염에 걸리기 쉽다. 환절기 대표적인 불청객인 감기와 비염은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감기는 증상이 약 2~3주 정도 나타나는 데 비해 비염은 장기간 지속된다는 점이 다르다. 비염은 왜 생기는가? 비염이 생기는 원인에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체질적 요인을 들 수 있다. 비염은 선천적으로 부모에게 유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황사, 미세먼지, 대기오염, 새집증후군, 스트레스, 잘못된 식생활습관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확률이 크다. 특히 폐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면 어릴 적부터 폐 기관지와 면역력이 약해 감기나 비염 등의 질환이 생기기 쉽다. 환절기 비염을 방치하면? 환절기 심한 일교차로 코 안 점막이 자극을 받으면 콧물과 같은 염증 부산물이 밖으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비강과 부비동 안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비염을 제때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기관지 천식이나 축농증,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기 쉽다. 또 콧물과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으로 인한 수면장애, 불면으로 인한 성장장애, 성격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집중력 저하에 따른 학습장애와 입호흡으로 인한 얼굴형 변화도 생길 수 있어 조기에 적절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비염 예방 및 생활 수칙은? 비염을 앓는 환자는 평소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환절기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얇은 카디건을 준비해 입고, 찬 음료보다는 신이차(목련꽃차)나 모과차, 생강차 등 따뜻한 차를 수시로 마시면 좋다. 극심한 체온 변화를 동반하는 수영이나 골프, 등산 등은 가급적 피하거나 장시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바깥 기온과 차이가 크지 않도록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거나 외출 시엔 마스크를 착용한다. 콧물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되, 비수술 비염치료법으로 화제를 모은 배농치료를 통해 환절기 비염에 미리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농치료는 동의보감의 ‘신이고’ 처방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약물을 코 안 점막에 흡수시켜 점막의 부기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법으로 콧물, 코막힘, 두통, 후비루 등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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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막걸리의 변신은 무죄

민족의 애환을 닮은 술 ‘막걸리’ 유독 굴곡 많았던 전통주...탁주의 재발견 |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술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라고 할 만큼 인류와 오랜 기간 함께해 왔다. 그 종류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 때문에 ‘주당(酒黨)’은 단순히 취한다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주목한다. 어떤 술을 어떻게 먹고 어떤 느낌을 받았느냐가 그날 술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오늘날 국내에서 대중적인 ‘술’을 말하자면, 수많은 종류가 떠오른다. 독주로는 소주와 위스키, 보드카가 꼽히고 발효주로는 와인과 맥주가 있다. 더불어 최근 유행하는 탄산주와 과일소주 등 주종은 두 손, 두 발을 동원해도 헤아리기 어렵다. 하지만 197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술’ 하면 대개 ‘막걸리’를 의미했다. 우리 술의 역사와 전통을 이야기할 때 막걸리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우리의 역사를 닮은 술 막걸리는 역사가 오래된 술로 빛깔이 쌀뜨물처럼 희고 탁하며, 알코올 도수 6~7도의 순한 술이다. 때문에 탁주(濁酒)·농주(農酒)·재주·회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막걸리는 누룩으로 쌀 등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다. 발효가 완료된 후 윗부분의 맑은 부분을 청주, 청주를 따라낸 뒤 탁한 아랫 부분에서 쌀을 걸러낸 것을 막걸리라고 한다. 청주를 거르지 않고 물을 첨가하지 않은 술은 동동주라 부른다. 밥알이 술 위에 동동 뜬다는 데서 유래했다. 좋은 막걸리는 단맛, 신맛, 쓴맛, 떫은맛이 잘 어울리고 감칠맛과 맑고 시원한 맛이 있다. 막걸리가 우리 역사에 등장한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삼국시대로 추정하지만 문헌에 공식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고려시대 이후다. 고급 탁주로 꼽히는 ‘이화주’에 대한 기록은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 ‘한림별곡’ ‘고려사’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막걸리가 마냥 ‘국민술’이었던 것은 아니다. 막걸리는 긴 역사만큼 고난도 적지 않게 겪었다. 조선시대 지역마다, 계층마다 다양한 형태로 발달해온 수백 종류의 막걸리는 일제강점기를 맞아 위기를 맞는다. 일제 민족문화 말살 정책의 하나로 사실상 금주령이나 다름없던 ‘주세법’이 시행되면서 거의 멸종되다시피 한 것. 집에서 빚던 가양주가 불법화되면서 밀주(密酒)의 형태로 근근이 명맥을 이어왔다. 공식적으론 끊긴 막걸리의 명맥은 6·25 전쟁 이후 부활하게 된다. 주조에 별다른 도구가 필요 없는 막걸리의 특성상 다시 빠르게 ‘국민술’의 자리를 차지한 것. 1960년대만 하더라도 막걸리는 전체 술 소비량의 80%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1965년 박정희 정부가 시행한 양곡법이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지했다. 이후 수입 밀가루 등으로 빚은 막걸리가 생겨나면서 막걸리 특유의 맛과 향을 잃어갔다. 결정적 계기는 1970년대의 카바이드 막걸리 파동이었다. 막걸리에 탄소화합물인 카바이드를 섞는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가뜩이나 밀을 비롯한 싸구려 원료로 생산되던 막걸리는 최악의 술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막걸리 특유의 숙취가 카바이드에서 비롯됐다는 편견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40여년 간 이어진 상식은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다. 무엇보다 막걸리 발효 과정에 카바이드를 넣으면 발효가 촉진되는 것이 아니라 유독성 가스가 발생해 먹을 수 없게 된다. 한 주류 전문가는 “막걸리의 숙성 속도를 올리기 위해 카바이드를 원료로 온도를 높였을 수는 있지만 카바이드를 막걸리에 직접 넣는 것은 발효에 어떤 도움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당시 정부가 소주를 띄우기 위해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 무역수지 적자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 수입 밀가루보다 저렴한 타피오카를 원료로 하는 소주를 많이 팔아야 했다는 이야기다. 진위야 어떻든 막걸리가 일제강점기, 그리고 유신정권에서 적지 않은 고충을 겪은 것만은 분명하다. 국세청에 따르면 1916년 2만8000개에 달했던 막걸리 양조장은 1980년 1400개로 줄었고 지난 2014년엔 600개로 감소했다. 막걸리의 부활 올까 하지만 막걸리가 늘 쇠락의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막걸리가 지닌 ‘서민 술’ ‘전통주’의 이미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2008년 전기를 맞았다. 저렴한 가격에다 별다른 안주가 필요 없는 막걸리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엔화 강세로 급격하게 늘어난 일본인 관광객이 막걸리를 찾기 시작하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도 폭발적 인기를 불러왔다. 당시 주요 정부기관, 기업에서는 각종 행사의 건배를 와인이 아닌 막걸리로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0년부터 막걸리는 와인에 밀려 다시 조용한 잠복기로 접어들었다. 막걸리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국순당의 ‘막걸리 쌀 바나나’가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오면서 이른바 ‘막걸리의 재발견’이 시작된 것. 이 회사는 ‘막걸리 쌀 복숭아’를 추가로 출시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복주의 자회사 경주법주는 청포도 맛을 가미한 ‘경주법주 쌀 청포도’를 출시했고, 배상면주가는 ‘느린마을 막걸리’를 통해 계절 따라 달라지는 맛을 취향에 맞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아재 술’이라는 오명을 받던 막걸리가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 이런 움직임이 2008년 막걸리 붐처럼 금방 사그라질지, ‘국민술’로 재도약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동안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우리의 전통주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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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경매투자, 2014년 이전 감정된 물건 찾아라

경매 ‘사건번호’에 숨어 있는 팁...감정평가 바로 보기 주택 불황기에 감정평가된 물건...시세차익 ‘수억’ 거뜬 |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 #1 직장인 김씨(34)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경매로 마련할 계획이다. 김씨는 경매로 집을 사면 일반 거래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정작 경매 정보지를 살펴보니 일반 매맷값보다 싼 물건은 거의 없었다. 간혹 매매 시세보다 200만~300만원가량 싼 물건이 있긴 했지만 권리 관계를 생각하면 싼 것도 아니었다. 낙담한 김씨에게 ‘비법’을 알려준 사람은 회사 동료였다. 2014년 이전 물건을 찾으라는 것. 지금처럼 부동산시장이 활황이지 않았던 시기에 감정평가된 물건을 공략하라는 얘기다. 이런 물건은 지금보다 감정평가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아 저렴하게 낙찰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사고판 경험이 많은 강씨(56)는 경매 물건을 찾을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사건번호다. 사건번호를 통해 부동산시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던 시기에 감정평가된 물건만 추려내는 것이다. 강씨는 지난 2012년 투자할 때는 금융위기(2008년) 때 감정평가된 물건들만 골라 입찰에 참여했다. 지금은 2014년 이전에 감정평가된 물건들을 위주로 사건을 검색한다. 오랜 시간 경매 투자를 통해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를 쌓은 강씨는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평균 주변 매맷값 대비 20~30%, 많을 때는 60% 이상 저렴하게 상가를 낙찰받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 경매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거시설, 상가시설 할 것 없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낙찰가율이 100%를 넘으면 낙찰된 물건의 입찰 가격이 감정가보다 높다는 의미)이 점점 오르는 추세다. 잘만 하면 일반 매매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경매시장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매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비교적 권리 분석이 쉬운 아파트는 주변보다 매맷값이 조금이라도 저렴하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어 ‘먹을 것 없는 잔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경매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감정가가 낮은 오래된 물건을 노려볼 것을 권한다. 오래된 물건은 검색도 쉽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사건번호를 살펴 감정가가 낮은 오래된 물건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경매의 새로운 ‘팁’인 셈이다. 사건번호로 감정가 낮은 경매 물건 찾아라 사건번호는 경매물건의 고유번호다. 예를 들어 ‘2008타경111번’과 같은 형식의 사건번호라면 앞의 네 자리 2008은 접수된 연도를 나타낸다. 타경은 부동산 경매 사건에 붙이는 구분 기호로 동산의 경우 ‘본’이나 ‘징’의 구분 기호가 붙는다. 뒷 번호인 111은 해당 법원의 그해에 접수된 순서대로 붙이는 번호다. 매년 1번부터 시작되고 법원별로 부여된다. 따라서 뒷자리 번호로만 검색하면 자신이 목적한 물건 외 여러 곳의 물건이 검색되기도 한다. 가령 2016년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인데 사건번호가 2014~2015타경으로 시작되는 사건이라면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았을 때 감정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물건은 첫 경매에서 수천만원이나 많게는 억대 정도 싼 값에 낙찰받을 수 있다. 이 ‘타경’ 앞에 붙는 숫자는 경매가 법원에 접수된 연도다. 보통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나오려면 짧게는 경매 신청 시점에서 3개월, 길게는 몇 년씩 걸린다. 채무자와 같은 이해관계자들 간 조율과 복잡한 법적 문제들을 어느 정도 해소한 후 경매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이때 시세가 낮게 형성된 시점에 감정되거나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저평가돼 경매에 부쳐진 아파트는 감정가 자체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 이상 낮은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기다리지 말고 첫 입찰에 바로 응찰해야 저가 매입에 성공할 수 있다. 불황기 감정평가 물건 많게는 수억원 차이나 실제로 가격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상지리츠빌’의 사건번호는 ‘2012타경’으로 시작한다. 감정가는 16억5000만원인데 1번 유찰돼 최저 매각가는 13억2000만원이다. 일반 거래시장에서 같은 면적은 24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감정가로만 낙찰받는다고 가정하면 7억5000만원가량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더샵오데움’의 사건번호는 ‘2014타경’으로 시작한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평가된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17억8000만원. 시장 매매값은 19억5000만원이다. 하지만 더샵오데움의 경우 2번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11억3920만원으로 낮아졌다. 매물 대비 8억원가량 낮은 조건에서 입찰할 수 있는 물건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청광아트빌’의 사건번호도 ‘2014타경’으로 시작한다. 감정평가액 14억원인 이 아파트는 17억5000만원에 매물이 있다. 급매나 일반 매매보다 3억5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이 같은 사건번호 검색을 통한 경매 투자는 수많은 사건 중 입찰할 물건을 고르는 데 시간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경매의 가장 큰 매력은 위험이 있지만 전략적으로 공략하면 시세보다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부동산시장 흐름과 추이에 따라 낙찰 가격 변동은 심한 편이지만 투자 타이밍과 투자법을 적절히 이용한다면 저가 매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세보다 낮게 잡힌 감정가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노하우”라며 “이런 매물의 경우 유찰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입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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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메이저 골프대회의 겉과 속

|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 골프 대회는 1일 18홀씩 4일간 72홀 스트로크 플레이가 주류를 이룬다. 이따금 매치플레이가 열릴 뿐이다. 메이저 대회는 남녀 모두 4일간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러진다. 왜 하필 72홀인가. 그 답은 쉽게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뿌리는 세계 최고(最古)의 골프 대회인 디 오픈(브리티시오픈)이다. 이 대회는 초기 32년간 1일 36홀로 열렸다. 12홀 코스를 3라운드 또는 18홀 코스를 2라운드 36홀 경기로 우승자를 가렸다. 그러나 참가선수가 늘어나자 이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다. 1892년 뮤어필드CC에서 열린 대회부터 이틀간 매일 36홀 경기 방식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이틀간 36홀씩 돈다는 것이 무리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1914년 예선 1, 2라운드 2일과 결승 라운드 36홀로 바뀌었다. 사실 결승 라운드 36홀 경기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지금과 같이 변경된 것은 순전히 TV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TV에서 골프 경기를 방영했다. 하지만 하루 36홀 결승 라운드를 TV로 방영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1일 18홀씩 쪼개진 것이다. 이처럼 메이저 대회가 오늘의 경기 방식으로 된 것은 TV 방영 때문이었다. TV로부터 외면받는 프로스포츠는 살아남기 힘들다. 한국 골프는 오랫동안 TV로부터 외면받았다. 골프가 사치성 스포츠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 금기를 깬 것은 1995년 MBC다. 당시 춘천CC에서 열렸던 패스포트오픈을 국내 TV로는 처음으로 생중계했다. US오픈과 마스터스의 차이 미국에서 열리는 양대 골프 대회는 매년 4월에 열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6월에 개최되는 US오픈이다. 두 골프 대회의 가장 큰 차이는 코스다. 마스터스는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린다. 매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GC는 극도의 인공미를 풍긴다. 짙은 화장을 한 미녀와 같다고 할까. 하지만 US오픈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개최된다. 코스는 ‘마녀’와 같다. ‘개미허리’ 페어웨이에 러프는 발목을 덮는 것을 넘어 허리까지 차기도 한다. US오픈 코스 세팅의 기본은 언더파로 우승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스터스는 초청 경기다. 초청장을 받아야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US오픈은 세계 최고의 선수는 랭킹에 의해 출전할 수 있고, 세계 각지에서 예선을 거친 통과자에서 문호를 개방한다. 한마디로 마스터스가 귀족 골퍼들의 ‘향연’이라면, US오픈은 전사들의 ‘서바이벌 게임’이다. 마스터스 코스는 칩핑 코스다. 그린까지 공략 루트가 여러 개 있다. US오픈 코스는 단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하면 벙커나 러프에 빠진다. 1995년 US오픈이 시네콕힐스CC에서 열렸다. 경기 후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은 “나의 74타는 다른 코스의 62타와 같다. 톰 레이먼의 67타는 59타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랜드슬램의 탄생 메이저 대회는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 ‘살아 있는 골프의 전설’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등 슈퍼스타와 TV 등 언론이 공모해 메이저 대회를 신격화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원래 메이저 대회는 영국과 미국의 아마추어골프선수권과 오픈(디 오픈, US오픈) 등이었다. 이를 ‘아마의 그랜드슬램’이라 불렀다. 1930년 아마추어 보비 존스가 단일 시즌 이 4개 대회에서 우승해 전대미문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은퇴해 오거스타 내셔널GC를 만들고 창설한 대회가 바로 마스터스다. 아널드 파머의 전성기는 1950년대. 파머는 디 오픈과 US오픈, 마스터스 및 PGA챔피언십을 메이저 대회로 친다면서 단일 시즌 그랜드슬램을 목표로 삼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파머가 말한 이것이 바로 오늘날 메이저 대회 시초가 됐다. 잭 니클라우스 또한 메이저 대회 위주로 출전 스케줄을 짠다며 떠들었다. 신문과 TV 등도 이에 가세해 메이저 대회로 자리를 굳히기에 이르렀다. 사실 메이저 대회는 질에 있어서 별것 아니다. 하지만 매스컴이 우승자를 골프의 불사신으로 이미지를 조작했다. 대신 영국과 미국의 아마선수권은 소홀히 다뤄졌다. 이 틈새를 비집고 오거스타 내셔널GC 측의 로비로 마스터스를 메이저 대회로 편입시켰다. 파머와 니클라우스는 신문·TV 등과 함께 메이저 대회를 절대화시키고 기타 대회를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했다. 마스터스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다. 오랜 준비기간을 거친 빈틈없는 연출이 4일간 72홀에 농축돼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스터스를 ‘모든 토너먼트의 정상’이라고 한다. 명인만 초청돼 벌어지는 마스터스는 코스 구조상 실수나 운이 아니고 두뇌, 기술 및 정신력으로 승패가 결정된다. 여기서 전제조건은 유리처럼 빠른 그린을 제압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마스터스의 갤러리는 ‘패트론(Patron)’이라 불린다. 패트론은 오거스타 내셔널GC의 극장식 스탠드에 앉아 마음껏 즐기면 된다. 마스터스는 ‘사랑할 만하지만 미워해야 할 점도 많다’는 게 문제다. 미국의 저명 골프 칼럼니스트 토머스 보스웰은 ‘골프매거진’에서 “이론과 현실이 불쾌하리만큼 유리된 예가 바로 마스터스”라고 혹평했다. 그는 골프 대회의 여러 이상적인 조건 중 한 가지도 갖추지 않은, 그야말로 편협된 대회라고 성토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상적인 챔피언 대회의 조건에 본질적으로 들지 못하는 마스터스는 부패, 사기, 죄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했다. 보스웰이 마스터스를 비난한 이유를 찾아보면 첫째, 모든 타입의 선수가 평등하고 공정하게 겨룰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둘째, 톱 플레이어라면 그가 장타자, 단타자, 후커 슬라이서, 어프로치 의존자 등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찬스가 주어져야 하는데 오거스타 내셔널GC는 구조상 그게 불가능하다. 셋째, 한 코스에서 개최되는데 그게 세계 최고 경기로 상징되는 되는 것은 난센스다. 넷째, 나이 든 위대한 선수에게 우승 찬스가 없다. 다섯째, 대회 자체가 사회적 도의와 가치를 지녀야 하는데 마스터스는 흑백 인종 차별, 귀족주의·권위주의로 채색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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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한·중·일 현대미술 최고가 비교해보니

중국 250억, 일본 158억, 한국 9억원 작품성은 뒤지지 않는데 국력 반영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미술품을 사려는 이들은 그림 값이 싸길 원한다. 기왕이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작품을 사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중국인들이다. 중국이 온 천하의 중심이요, 중국 문화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문화라는 ‘중화(中華)사상’을 지닌 중국인들은 중국 작품의 가격을 낮게 매기려 들지 않는다. 민족적 우월주의가 적용되곤 한다. 이를테면, 한국에선 대학 졸업하고 20년쯤 활동한 유명 화가의 중간 크기 그림이 1000만원 선인데, 중국에선 동그라미가 하나 더 붙어 1억원 선이다. 마흔 중반에 접어든 유명 화가인데 1억원은 해야 한다는 거다. 만약 한국서 40대 작가 그림에 1억원이란 가격표를 붙인다면 ‘터무니없다’며 등을 돌릴 것이다. 그렇다고 1000만원이란 가격표를 달아놓는다고 해서 그림이 잘 팔릴까? 답은 ‘아니다’이다. 국내에는 미술품 수집가층이 워낙 좁고 얕아 어지간한 인기 작가가 아니고선 작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 요즘처럼 미술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화랑들은 “수백만원짜리 명품 백은 척척 사는 부자들도 그림 매입은 꺼린다”고 호소한다. 반면에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인 홍콩은 활황이다. 홍콩의 미술 경매와 아트페어에선 중국 작가 그림이 동급의 한국 작가에 비해 현저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땅덩어리가 크고 고객도 많아 충분히 수용되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 외에도 홍콩,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지 화교들의 바잉 파워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중국 현대미술가 중 작품 값이 100억원대를 뛰어넘은 예는 수두룩하다. 작고 작가인 리커란, 자오우키, 우관중의 작품은 최고가가 300억~5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작금의 중국 화단을 대표하는 ‘50대 트리오’인 쩡판즈, 웨민쥔, 장샤오강도 최고가 100억원을 모두 넘어섰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가는 쩡판즈(52)다. 평범한 인물에 가면을 씌운 ‘마스크 시리즈’로 유명한 쩡판즈는 ‘최후의 만찬’(2001년 작)이 지난 2013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250억원에 낙찰되며 중국 생존 작가 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작품은 스위스의 아트컬렉터 가이 울렌스가 2002년 베이징 전시장에서 매입했다가 11년 만에 내놓은 건데, 최초매입가의 약 100배는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 엄청난 반등이 아닐 수 없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이 작품은 예수와 열두 제자를 붉은 스카프를 맨 소년 공산당원으로 표현했다. 인물들은 모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식탁에 어지럽게 놓인 수박을 먹고 있는데, 1990년대 중국의 혼란스런 사회 현실을 은유하고 있다. 쩡판즈의 ‘최후의 만찬’이 250억원에 낙찰되면서 종전 아시아 현대미술 최고낙찰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 2008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58억원에 낙찰된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54)의 조각 작품 ‘나의 외로운 카우보이’였다.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금발의 소년이 허공에 정액을 강렬하게 뿜어내는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한 이 조각은 일본 망가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조각이다. 만화 속 캐릭터를 포르노그래피 캐릭터로 희화화한 이 작품이 158억원이란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었던 데는 작가의 유명세도 한몫했다. ‘일본의 앤디 워홀’로 불리는 무라카미 다카시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의 컬래버레이션이 대히트를 치면서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작품은 삼성 리움(Leeum)을 비롯해 전 세계 유명 미술관에 두루 소장돼 있다. 또 팬층도 두터워 영화배우 리어너도 디캐프리오도 그의 회화를 수집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40~50대 작가 중 최고가 경매 기록을 보유한 이는 누구일까? 대형 화폭에 색색의 볼펜과 색연필을 켜켜이 그려넣은 ‘Pen’ 시리즈로 유명한 화가 홍경택(48)이 그 주인공이다. 홍경택의 대형 회화 ‘Pen1’은 지난 2013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9억7000만원에 낙찰되며 한국 현대미술 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낯익은 일상용품을 소재로 강렬한 시각적 충만감을 선사하는 것이 홍경택 ‘Pen’ 시리즈의 매력이다. 가로 5.8m, 세로 2.6m 크기의 이 극사실적 그림은 홍경택이 1995년부터 4년에 걸쳐 그렸는데, 당시 가격이 3000만원에 불과했음에도 아무도 매입하지 않았다. 폭발적인 색채와 거대한 사이즈 때문에 수집가들이 망설였던 것. 그러나 크리스티 관계자의 눈에 띄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나올 수 있었다. 우리 작가 그림을 외국 전문가가 더 높이 산 셈. 이후 홍경택은 글로벌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작가가 됐고, ‘Pen’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기작 ‘Pen’ 시리즈는 워낙 많은 공력이 투입되는 세밀화여서 작품 수가 많지 않아 아쉽다. 오늘날 글로벌 아트마켓에서 파워를 가지려면 작품 숫자도 뒷받침돼야 한다. 중국 현대미술의 최고가가 250억원, 일본 158억원, 한국 9억7000만원이라는 사실은 국력을 드러내는 결과다. 한국 작가 작품이 중국, 일본에 비해 작품성에선 결코 뒤지지 않지만 시장이 그만큼 뒷받침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 차가 큰 것이다. 이는 작가 혼자 힘만으론 해결될 일이 아니다. K아트가 좁은 안방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무대로 쭉쭉 뻗어나가기 위해선 미술계는 물론 정부와 사회 전반의 노력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제 예술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이니 말이다. 한국 작가 작품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100억원대에 진입할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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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호

[달라진 쇼핑공식] 놀이터로 변하는 복합몰

무엇을 살까? NO!...무엇을 할까? YES~ 쇼퍼테인먼트 요소가 소비자 방문 좌우 |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1“여보, 마트 큰 거 새로 생겼는데 같이 둘러보러 가자.” 40대 가장인 권민석 씨는 평화로운 주말 날아온 부인의 한마디에 동공이 흔들렸다. 뭐라도 핑계를 대볼까 했지만, 본인이 새벽까지 술을 마셨음에도 불호령이 떨어지지 않은 데다 주말이 하루 반이나 남았음을 깨닫고 아내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카트나 좀 끌다 오자는 생각으로 들어선 대형마트. 하지만 그의 눈은 갑자기 휘둥그레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화려하게 꾸며진 가전매장 때문이었다. 어릴 적 추억을 자극하는 피규어와 액션캠, 포터블 스피커 등을 만져보며 감탄을 하던 권씨. 어느새 그의 손에는 포터블 스피커와 영수증이 들려 있었다. 쇼핑이 마구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다음 쇼핑에도 함께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2결혼을 하면서 판교에 자리 잡은 30대 주부 박희영 씨. 그녀는 요즘 인근 백화점을 자주 찾는다. 단순히 쇼핑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체험형 매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이곳 베이커리 매장에서 재료를 사면 전문가로부터 제빵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가죽 공방에서 명함지갑을 직접 만들고, 반지 공방에서 은 세공을 활용한 액세서리도 제작해볼 수 있다. 매장을 자주 찾다 보니 직원들과 친해져 1주일에 한 번은 꼭 들르게 됐다. 더 좋은 점은 본인과 취미가 비슷해 이곳을 자주 찾는 인근 주부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게 됐다는 것이다. 취미생활을 함께 즐기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담소도 나누며 식당가에서 식사까지 함께 한다. 권씨와 박씨의 모습은 쇼핑몰이 이제 ‘무엇을 살까’가 아니라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는 곳이 됐음을 보여준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최근 쇼핑몰은 정보와 체험, 재미를 제공하는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로 진화하고 있다. 대규모 복합시설에 쇼핑 매장을 꽉꽉 채워넣기보다 고객을 유혹할 다양한 시설과 콘텐츠를 늘리는 것. 바로 ‘복합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쇼핑이란?...‘이젠 즐기러 오세요’ 쇼핑몰의 진화는 쇼핑에 익숙한 여성보다 남성들이 훨씬 더 강렬히 체감한다. 가기 싫은 마트에서 피곤한 눈을 비비며 억지로 끌려다니는 남성의 모습은 이제 옛말이 될지 모르겠다. ‘남성을 위한 매장’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에 가면 더욱 그렇다. 일렉트로마트는 남성이 열광하는 ‘히어로’ 일렉트로맨을 전면에 내세운 독특한 가전매장이다. 말이 가전매장이지 속된 말로 ‘수컷들의 매장’으로 통한다. 먼저 기존 가전매장에서는 거의 취급되지 않던 음향기기가 대규모로 전시돼 있다. 최신 유행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는 물론이고 중저음 하나로 다리를 후들거리게 할 만한 고가의 최신 스피커를 직접 청음해볼 수 있다. 요즘 찾아보기 힘든 LP턴테이블이나 여행가방을 개조해 스피커를 심은 핸드메이드 음향기기도 볼 수 있다. 남성들이 열광하는 피규어가 가전매장에 전시돼 있는 점도 특징. 일산 이마트타운 내 일랙트로마트에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터미네이터2의 기계인간, 스타워즈의 요다가 1:1 사이즈로 전시 판매되고 있다. 고가의 드론이나 최신 게임기, 리모트 컨트롤 로봇 등도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활동적인 제품 체험을 원한다면 롯데하이마트 월드타워점에 가보라. 이 매장은 기존 롯데하이마트 매장과 달리 두 바퀴로 이동이 가능한 세그웨이, 전동자전거 등을 대대적으로 꾸며놨다. 그뿐만이 아니다. 평소 푸른 잔디 위에서 공 차는 것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혹은 사람 모으기가 쉽지 않아서 축구를 하지 못했다면 쇼핑몰 옥상으로 올라가 보자. 용산 현대아이파크몰 옥상에는 24시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5개의 풋살구장이 마련돼 있다. 7층의 1구장 규격은 41m×22m로 국제 수준이다. 9층의 2구장은 39m×19m로 5:5 경기가 가능하며, 3구장은 25m×18m로 다소 적은 수의 인원이 풋살경기를 할 수 있다. 10층에도 40m×19m 규격의 4, 5구장이 꾸려져 있어 5인제 미니축구를 즐길 수 있다. 풋살장뿐만 아니라 야간에 경기를 할 수 있는 조명탑과 샤워실, 휴게실 등 부대시설도 갖춰져 있다.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평일 출근시간 전이나 야간 시간 언제든 축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팀을 꾸리지 않고 자기 혼자 혹은 친구 한두 명과 참여하고 싶다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여러 동호회를 찾아보라. 여러 사이트에서 용산 아이파크 풋살장에서 함께 경기할 일회성 팀원을 구하고 있다. 조금만 사이트를 서핑해보면 몇천원으로 풋살게임을 즐길 수 있다. 홈플러스 서수원점에서도 점포 옥상에 마련된 풋살파크를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는 총 면적 2910㎡ 규모에 42m×22m의 국제규격 실외구장 2개와 33m×12m의 실내구장 2개가 갖춰져 있다. 가족 단위 방문이 많은 대형마트답게 아이들 부상 방지를 위해 각 구장 전면에 1.5m 높이의 세이프 쿠션을 설치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자녀가 있다면 수족관이 있는 코엑스몰, 롯데월드점을 가볼 만하다. 전시생물이 650여 종 4만여 마리에 이르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환상적인 물의 여행’ 테마에 맞춰 고산지대부터 심해까지 물의 흐름에 따라 생물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개관 초기 단순히 생물들을 전시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문화 전시와 아쿠아리움을 접목시킨 ‘문화가 헤엄치는’ 공간도 조성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는 전 세계 5대양을 옮겨놓은 13개 테마존이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북극해에 사는 하얀 고래 벨루가와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세계 최대의 담수어인 피라루크 등을 만날 수 있다. 손으로 뭔가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컬쳐&커뮤니티존’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플레이울(뜨개질)과 토글(가죽 공방), 웰메이드포유(반지 공방) 등의 체험형 매장을 묶은 이곳에서는 수업을 들으면서 직접 수제품을 만들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하남은 아예 ‘쇼핑 테마파크’를 모토로 철저히 즐기는 시설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 시설에는 바이크 및 자동차 브랜드인 할리데이비슨, BMW와 MINI, 테슬라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워터파크를 비롯해 1600여 평의 ‘스포츠몬스터’, e스포츠 놀이관 등도 입점한다. 시장형 유통 대신 쇼퍼테인먼트 시대 왔다 고객들을 끌어모은 경제적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경우 체험형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평균 체류시간이 일반 고객의 3시간보다 약 2.5배 많은 7시간 30분에 달했다. 구매액도 일반 고객 객단가가 25만원인 데 비해 체험형 매장 고객은 78만원으로 3배 이상 많았다. 홈플러스 역시 향후 클럽 회원 및 가족들의 방문으로 서수원점에만 연간 누적 기준 5만여 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연히 매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 서비스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앞으로는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찾게 만드는 쇼퍼테인먼트 요소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미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복합몰’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개발업체인 터브먼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쇼핑몰에서 복합적 경험을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극장, 수족관 같은 엔터테인먼트부터 다이닝까지 모두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는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단지 제품을 늘어놓고 고객이 사가는 ‘시장형’ 유통의 시대는 끝났다고 이 관계자는 단언했다. 터브먼은 신세계그룹과 스타필드 하남을 공동 투자, 운영할 예정이다. ◆미국 쇼핑몰엔 힐링이 있다◆ @img4 마이애미 돌핀몰(Dolphin Mall) 직접 가보니 쇼핑과 함께 휴식, 문화생활 공간으로 자리매김 |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는 독특한 쇼핑몰이 있다. 광활한 미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대표적인 쇼핑몰 '돌핀몰(Dolphin Mall)‘이 그곳이다. 돌핀몰의 성공은 미국 내 쇼핑 트렌드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1년 지어진 이 쇼핑몰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보긴 힘들다. 붉은색으로 이뤄진 건물 디자인과 네온사인은 국내 쇼핑몰에 비해 촌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이곳은 연간 3600만명이 찾는 미국 대표 쇼핑몰 중 하나다. 이는 미국 디즈니랜드 연간 방문자보다 더 많은 숫자다. 돌핀몰은 영업 면적만 6만2346㎡(1만8860평) 돌핀몰은 전형적인 대규모 아울렛 형태지만 사실 쇼핑 외의 공간이 더 많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쇼핑몰 통로 중앙 곳곳에 놓인 안마의자다. 이곳에 앉아 안마를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 연인이나 가족이 쇼핑할 때 지친 남성들이 안마의자에 앉아 체력을 회복(?)하는 것 같았다. 이 밖에도 7개 구역으로 나뉜 돌핀몰 곳곳에는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간이 충전기와 벤치가 있다. 쇼핑 중에 언제든지 휴식을 취하고 충전도 하면서 여유를 갖도록 고려한 것이다. 돌핀몰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거리 이름을 따온 ‘람블라스 플라자’는 단연 백미로 꼽힌다.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다수 배치한 이곳에는 20여 개의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펍이 보인다. 돌핀몰 관계자는 “이곳은 유명 가수가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거나 마이애미의 슈퍼볼 팀 ‘돌핀스’가 사인회를 여는 등 다양한 이벤트 장소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슈퍼볼 경기가 열릴 때는 대형 스크린을 걸어두고 맥주를 마시며 관람할 수도 있다고 한다. @img5 극장과 볼링장 등 여가 시설도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쇼핑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휴식과 여가, 문화생활을 즐기며 ‘힐링’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화는 민족과 국가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쇼핑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구매 행태가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미국의 쇼핑몰 형태는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돌핀몰에서 만난 로버트 S. 터브먼(Robert S. Taubman) 터브먼 사(社) 회장의 말이다. 그는 미국의 가장 성공적인 부동산개발업자이자 쇼핑몰 사업자로 전 세계에 20여 개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이 쇼핑몰들은 단위면적당 매출이 미국 내 어떤 유통 사업자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그가 꼽는 미국의 유통 트렌드는 ‘복합적인 경험’. 쇼핑을 하면서 즐기고 맛보고 놀 수 있는 복합 쇼핑몰을 소비자가 원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트렌드는 그의 말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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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호

[새로움 찾아 떠나는 여행] 천혜의 섬, 하와이

빌 게이츠가 프라이빗 결혼식 올린 그 섬에서 바다거북과 수영하고, 화산트레킹 해볼까 지구의 숨결 들을 수 있는 열대화산섬 탐방기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무릇 여행이란 길든 짧든, 화려하든 소박하든 우리의 심상에 오롯이 각인된다. 여행이 빚어낸 수많은 ‘결’들은 지금의 ‘나’를 만든 자양분이다. 오늘 다시 떠난다. 새로움을 찾아. 눈이 부시도록 짙푸른 바다, 야자수 잎을 흔드는 청명한 바람, 깎아지른 듯한 계곡과 폭포. 신이 빚은 최고의 섬 하와이. 그 하와이를 입에 올리면 누구나 ‘허니문’을 떠올린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도 하와이는 최고의 신혼여행지다. 최근엔 중국 신혼부부들도 하와이를 많이 찾는다. 하와이에선 결혼식도 자주 열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 게이츠는 1994년 1월 1일 하와이의 작은 섬 라나이(Lanai)를 통째로 빌려 결혼식을 올렸다.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하와이의 6개 섬 중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라나이는 세계의 명사들이 은밀히 머물다 가는 섬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관광객에게도 골퍼에게도 섬을 개방해 경비행기 또는 페리 스케줄만 맞으면 누구나 찾을 수 있다. 얼마 전부턴 몰로카이(Molokai)라는 섬이 라나이의 뒤를 잇고 있다. 번듯한 호텔, 교통신호등조차 없는 낙후된 섬이지만 문명의 때가 덜 입혀져 여행 고수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이처럼 하와이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모습 외에도 감춰진 면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환상적인 드라이브코스인 와이키키 해변을 품은 오하우를 필두로 카우아이, 하와이, 마우이 등 8개의 큰 섬과 130개의 미니 섬으로 이뤄진 곳이 하와이 제도다.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발을 딛는 곳은 오하우 섬이다. 국제선 항공기의 약 90%가 호놀룰루를 기착지로 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백사장이 3.2km나 이어지는 호놀룰루 해안에는 특급 호텔과 쇼핑몰, 근사한 별장들이 ‘다이아몬드 헤드’라 불리는 화산 절벽까지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손색이 없다. 다만 초고층빌딩과 교통 체증, 인파를 피해 하와이를 찾았는데 또다시 이를 맞닥뜨린다면 한숨이 나올 수 있다. 만약 하와이만의 대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다른 섬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하와이 제도에는 원시 비경과 꿈틀대는 화산의 숨결을 간직한 섬들이 많으니까. 감탄을 부르는 대자연의 위용, 시간을 잊게 하는 해양 액티비티, 흥미로운 신화와 전설, 그리고 맛있는 먹거리까지 ‘하와이 여행’은 충만함을 선사한다. 더구나 근래엔 저가항공사까지 하와이에 취항하고 자유여행 상품도 많이 나와 가뿐한 맘으로 다녀올 수 있다. 결혼식 올리고 싶은 곳 1위, 마우이 섬 마우이 섬은 고개를 살짝 떨어뜨린 인간 형상의 섬으로, 하와이 섬 중 두 번째로 크다. 해변의 빌라들과 석양이 특히 아름다워 뉴요커들 사이에선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곳’ 1위로 꼽히곤 한다. 해변가 근사한 빌라에 멋진 파티장을 차려놓고, 하얀 플루메리아를 꽂은 신랑 신부가 웨딩파티를 갖는 장면은 더없이 낭만적이다. 수백 년 된 보리수과의 큰 나무 반얀트리가 늘어선 유서 깊은 마우이의 라하이나 문화지구는 하와이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곳이다. 옛 하와이 왕국의 수도답게 18, 19세기 건축물이 잘 남아 있다. 기다란 수술을 국수가락처럼 늘어뜨린 반얀트리들을 중심으로 역사박물관, 석조감옥 등이 어우러져 있고, 색다른 카페도 많아 한나절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백사장이 예쁘고 사랑스런 카아나팔리 해변도 마우이 섬의 매력을 더해준다. 미국 PGA투어가 열렸던 명문 골프코스도 조성돼 있다. 매년 겨울에는 수천 마리의 혹등고래가 따뜻한 마우이 바다를 찾아와 장관을 연출한다. 고래와 함께 수영을 즐기려는 이들로 겨울에도 활기를 띤다. 이 섬에 위치한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할레아칼라는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란 뜻으로,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장대한 화산이다. 구불구불 완만하게 닦인 도로를 자동차로 달리면서 검붉은 화산섬의 위용을 살피는 묘미는 각별하다.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은 미국 국립공원 중 세 번째로 관람객이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곳 정상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이 대단히 특별하기 때문이다. 해발 3055m의 산꼭대기에서 구름을 발 아래 깔고 음미하는 일출과 일몰은 심장을 멎게 할 정도로 멋지다. 할레아칼라에서 경험한 해돋이와 해넘이는 ‘신이 인간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숭고하다. 이제는 활동을 멈추고 휴화산에 편입된 할레아칼라에는 달 표면의 분화구 같은 크고 작은 분화구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매우 낯선 풍광이어서 “정녕 이곳이 지구란 말인가?”하고 되뇌게 된다. 정상 부근에선 멸종 위기의 은검초(Silver Sword)를 만날 수 있다. 은검초는 이름 그대로 검처럼 날렵하게 생긴 은빛 잎이 빼곡히 돋는 식물. 건조한 사막에선 대단히 강인하나 사람 손을 많이 타면 죽는 희귀식물이다. 활화산이 있는 ‘불의 섬’ 하와이 섬 하와이 섬은 하와이 제도의 여러 섬 중 가장 커서 ‘빅 아일랜드’로도 불린다. 제주도를 8개 합친 크기이지만 인구는 18만명에 불과하다(제주도는 62만명). ‘불의 섬’이라는 별칭답게 활화산인 마우나로아(4171m), 킬라우에아(1222m) 산이 섬 중앙에 위치해 있다. 특히 젊은 활화산인 킬라우에아(Kilauea)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화산으로, 분당 용암분출량이 49만2104ℓ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구가 형성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지난 1983년 1월 폭발해 건물 180여 채와 전봇대 등을 집어삼켰다고 한다. 숲도 전소됐다. 이 화산은 측면분화를 일으킨 용암이 뜨거운 ‘불의 강’을 이루며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그렇게 굳은 용암 때문에 하와이 섬 남쪽 해안은 독도만 한 크기의 땅이 매년 추가된다고 한다. 지구 저 밑바닥에 무섭게 꿈틀대는 마그마가 있고, 지구가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에 고개가 숙연해진다. 킬라우에아 산 정상에는 길이 5㎞, 면적 10㎢의 너른 분화구와 작은 분화구들이 포진해 있다. 그중 가장 큰 할레마우마우 분화구는 하와이 전설 속 ‘불의 여신’ 펠레가 태어난 곳이다. 하와이 원주민들은 다혈질인 펠레 여신이 진노하면 화산이 폭발한다고 믿었다. 여신은 화가 솟구치면 발을 굴러 지진을 일으키고, 마법지팡이를 휘둘러 용암을 분출시킨다는 것이다. 이 신화를 토대로 소설과 그림이 다수 제작돼 전해진다. 흥미로운 스토리에 끌려, 또 독특한 화산지대를 보려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여행객이 ‘하와이 국립화산공원’을 찾고 있다. 이곳 화산은 활화산이지만 위험성이 적기 때문에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는 헬리콥터 유람, 분화구 가장자리를 차를 타고 도는 17㎞ 길이의 순환로 등 다양한 투어가 개발돼 있다. 화산 트레킹도 가능한데, 검은 용암이 산자락을 송두리째 뒤엎어 흉흉하게 황량해진 벌판과 용암이 검은 동굴을 이룬 ‘Lava tube’를 볼 수 있다. 섬 북부의 마우나케아(4206m) 산은 하와이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정상에는 산악빙하가 만들어놓은 빙식 지형이 남아 있다. 정상은 4륜구동 차량으로만 오를 수 있다. 마우나케아, 마우나로아 등 고산지대에는 겨울에 눈도 쌓인다. 열대 섬과 눈은 안 어울리는 조합 같지만 사실이다. @img4 하와이 섬은 건조한 서쪽 코나 지역이 휴양지로 잘 발달돼 있다. 반면에 동쪽 해안의 힐로 일대는 비가 많이 내리는 습지여서 열대우림이 울창하다. 이 섬에는 흑사, 즉 검은 모래 해변이 많다. 그중에서도 북동쪽 와이피오 계곡에는 하와이에서 가장 긴 흑사해변이 있다. 칠흑처럼 검은 모래에 하얀 파도가 부딪히며 이루는 흑백 대비는 아찔할 정도로 멋지다. 용암모래 해변에서 유유자적 즐기는 일광욕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im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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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호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酒] 전통 소주를 아시나요? 희석식 vs 증류식, 맛도 향도 ‘다르다’

|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술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라고 할 만큼 인류와 오랜 기간 함께해 왔다. 그 종류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 때문에 ‘주당(酒黨)’은 단순히 취한다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주목한다. 어떤 술을 어떻게 먹고 어떤 느낌을 받았느냐가 그날 술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음주문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술이 있다. 경기가 나빠질수록, 불황이 깊어질수록 더 많이 팔리는 이 술의 이름은 ‘소주’. 쓴맛이 강한 소주는 서민의 삶과 애환을 닮았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소주는 올해 1~5월에만 15억950만병이 팔렸다. 20세 이상 성인 한 사람당 월평균 7.3병을 마신 양이다. 이러니 소주에는 또 다른 별칭이 붙는다. 바로 ‘국민술’. 하지만 이런 소주가 전통적인 소주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전통 소주는 증류주 원래 소주(燒酒)는 불에 태우는 술이라는 의미로 술을 끓여 만드는 증류주를 의미한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녹색 병의 소주는 모두 희석주다. 희석주란 고농도 알코올을 물과 섞어 만들었다는 뜻으로 제조 과정과 맛, 향 모두 전통 소주와는 완전히 다르다. 증류식 소주가 국내에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로 추정되지만 본격적인 기록이 나타난 것은 조선시대부터다. 당시 소주는 양조주에 비해 곡식이 많이 들어가고 시간과 정성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사대부 사이에서 즐기는 고급 술이었다. ‘단종실록’에는 단종이 상을 치르느라 허약해지자 대신들이 소주를 마시게 해 기운을 차리게 했다는 대목이 있다. ‘조선교회사’에는 양반들이 여름에 소주를 많이 마셨다는 기록도 있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 더위에도 쉽게 변질되지 않고 오랫동안 두고 마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희석식 소주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순수 우리 자본의 희석식 소주가 나온 것은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에 설립된 진천양조상회가 ‘진로’를 생산하면서다. 오늘날 소주 1위 사업자의 브랜드이기도 한 ‘진로(眞露)’는 참이슬이라는 뜻으로 증류 과정에 한 방울 한 방울 맺히는 소주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이 희석식 소주가 전통 증류식 소주를 대체하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5년 양곡관리법을 통해 쌀로 술을 만들지 못하게 하면서부터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쌀을 필요로 했던 증류식 소주는 주조가 금지되면서 사실상 명맥이 끊기고, 저렴한 희석주가 소주의 대명사로 됐다. 여기에는 소주의 경제성이 있다. 희석식 소주는 주정과 물, 첨가물을 섞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 가운데 핵심 원료인 주정은 쉽게 말해 에탄올이다. 쌀·보리·옥수수 등 곡류와 고구마·감자 등을 발효시킨 뒤 수차례 증류하면 알코올 95%의 주정이 완성된다. 이에 반해 전통 소주는 주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증류주는 1차 발효해 양조된 술을 가열해 얻는 방식이다. 물과 알코올의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알코올과 소량의 수분을 증발시키고, 증발된 기체를 모아 냉각하면 보다 농후한 술을 얻게 된다. 이 증류식 소주는 양조주나 희석주에 비해 훨씬 더 농축된 향과 맛을 지니지만 경제적이지는 못하다. 쌀과 보리 등을 이용해 곡물주를 만들고 이를 증류하는 과정은 기간도 길뿐더러 과정도 복잡하다. 주정만 만들면 물을 섞어 제품을 늘릴 수 있는 희석주와 달리 증류주는 일정 양의 술을 얻기 위해 몇 배의 양조주를 써야 한다. 희석식 소주가 전통 소주의 자리를 대체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증류식 소주의 가격은 희석식 소주에 비해 몇 배나 비싸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증류식 소주 하지만 증류식 전통 소주의 명맥이 아예 끊긴 것은 아니다. 최근 맛과 향을 중요시하는 음주문화가 생겨나면서 증류식 소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는 희석식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점도 주효했다. 처음 30도에 달했던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현재 17도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이에 독주(毒酒)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맛과 향이 뛰어난 증류식 소주를 찾기 시작한 것. 최근 주류업계의 증류식 소주가 재평가받는 이유다. 하이트진로는 2006년 ‘일품진로’라는 증류식 소주를 출시했다. 순 쌀로 빚은 막걸리를 증류시킨 이 프리미엄 제품은 참나무통에서 10년 이상 숙성시켜 만들어진다. 당시 ‘일품진로’는 별다른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최근 몇 년간 입소문을 타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 제품은 지난해 44만병을 팔아치우며 연간 최대 판매량을 경신했다. 이런 인기에 롯데주류도 가세했다. 롯데주류는 지난 5월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출시하면서 도전장을 낸 상황. ‘대장부’는 국산 쌀의 외피를 3번 도정한 속살을 원료로 15도 이하의 저온에서 발효와 숙성을 거쳐 깊은 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증류식 소주업계의 강자로 꼽히는 광주요의 ‘화요’ 역시 지난해 사상 처음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화요’는 지하 150m 암반수와 여주산 쌀을 33~45도 저온에서 증류해 만든 소주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호텔, 고급 한정식, 일식집 등을 통해 증류식 소주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고급 소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일반가정에서도 증류식 소주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img4 실제 업계에서는 증류식 소주 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희석식 소주의 맛과 향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에게 증류식 소주가 더 신선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4년 ‘안동소주 대란’은 업계에서도 주목할 사건으로 기록된다. 당시 한 소비자가 ‘안동소주’가 맛있다는 글을 남기자, 이에 자극받은 소비자들이 앞다퉈 안동소주 구매에 나섰던 것. 당시 안동소주 사이트는 이용자 폭주로 접속이 마비되고 제품이 바닥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벌어진 해프닝이지만 증류식 소주 시장이 이맘때부터 성장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증류식 소주의 명맥이 더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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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호

[건강한 생활] 내 피부 나이, 열 살 젊어지는 비법!

40~50대 탄력저하·안면홍조 주의해야 규칙적 생활 및 보습·고주파 시술 등 효과적 | 김방순 에스앤유김방순피부과 원장 한살 한살 나이가 드는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특히 피부는 나이를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부위 중 하나다. 나이를 먹을수록 늘어나는 주름과 잡티, 눈에 띄게 떨어진 피부 탄력 등은 대표적인 노화의 증거다. 노화로 인한 피부 변화는 단순히 미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노화된 피부에서는 표피세포의 분열 속도와 재생 속도가 거의 절반으로 감소한다. 이러한 변화는 50세를 기점으로 급격히 나타난다. 따라서 상처가 났을 때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2차 세균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피부의 면역기능이 떨어져 각종 바이러스나 진균에 의한 피부감염과 종양에 취약해지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안티에이징 화장품이나 피부과 시술 등 피부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다양해졌다. 이러한 방법들을 바탕으로 관리만 잘해도 피부 나이가 10년은 더 젊어 보일 수 있다. 특히 폐경, 갱년기 등에 따라 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40~50대 중년 여성들의 경우, 피부 나이가 젊어 보이면 노화로 인한 우울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가능한 한 피부 노화를 늦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나이대별 주의해야 할 노화증상 일단 40대는 대체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피부의 윤기도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각질이나 피부 갈라짐이 심해져 피부 결이 매끄럽지 않고, 투명감이나 활기가 없어 기미나 잡티가 눈에 띄게 보인다. 따라서 40대에는 세안을 할 때 클렌징에 각별히 신경 쓰고 미백효과가 뛰어난 제품을 꾸준히 바르는 것이 좋다. 잔주름이 생기기 쉬운 눈가나 입가에는 안티링클 효과가 있는 제품을 사용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 반면 50대는 주름이나 잡티, 실핏줄 확장, 기미 등이 확연해지는 시기다. 탄력이 현저히 떨어져 피부가 처지면서 혈액순환에도 장애가 생긴다. 특히 50대 전후로 폐경과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 변화를 겪으면서 얼굴이 쉽게, 자주 빨개지는 안면홍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로 안면홍조는 폐경기 여성의 2/3 정도가 겪을 만큼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중년 피부의 적 ‘안면홍조’ 예방법은 안면홍조는 피부 속 혈관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생긴다. 알코올 섭취, 약물, 내분비질환, 심리적 변화, 호르몬 변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자율신경이 자극을 받아 피부 속 혈관이 확장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혈관의 확장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다. 이를 방치하면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거나 실핏줄이 보일 수도 있고, 심한 경우 다른 부위의 혈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안면홍조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혈관을 자극하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알코올이나 매운 음식 섭취는 가급적 피하고,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사우나를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땀 분비가 많은 과도한 운동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 생활·보습이 피부 건강의 ‘기본’ 건강하고 젊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한 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한다. 평소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바른 뒤 30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외출 30분 전에 바르고,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두세 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보습 역시 챙겨야 한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피부의 수분 유지 능력이 떨어져 건조하고 거친 피부로 변하기 때문이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피부의 장벽도 얇아져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 피부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보습제는 피부에 직접 수분 자체를 공급하지는 않지만 피부의 갈라진 틈을 메우고 보호막을 제공하며 표피의 수분 함량을 높여 표피의 장벽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고주파·레이저 시술 등 효과적 만약 피부 노화가 이미 많이 진행됐고 기미, 잡티 등이 심하다면 피부과 시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피부 탄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 써마지 리프팅과 같은 고주파 시술이, 기미·잡티 등 색소침착이 심한 경우에는 IPL·어펌 등 레이저 시술이 효과적이다. 잦은 혈관확장으로 안면홍조가 심해진 경우 역시 레이저 시술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 통증 없이 주름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하이푸(HIFU)를 활용한 리프팅 시술이 도움된다. 하이푸는 상처, 딱지 등 표시가 나지 않고 색소침착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에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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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호

[이영란의 아트& 투자] 나라를 뒤흔든 이우환 위작사건

경찰이 위조범 잡았는데도 작가는 진품 주장, 그 배경은 무엇일까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올여름은 온 나라가 이우환 위작(僞作) 사건 때문에 들썩였다. 경찰이 가짜그림을 그린 위조범들을 붙잡아 전모를 밝혀냈는데도 작가는 ‘진작(眞作)’이라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반대의 경우는 많아도, 이런 경우는 매우 희귀해 당혹감을 떨치기 힘들다. 해외 언론들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을 정도다. 위작을 사들인 고객의 수표가 위조책 통장으로 들어간 게 경찰 조사로 확인됐고 민간 및 국립 감정기관이 일제히 ‘위작’으로 결론을 냈지만, 작가는 여전히 “모두 틀림없는 내 작품”이라고 일갈하고 있다. 작가는 왜 이런 주장을 펼치는 걸까. 이우환(80) 화백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다. 한국 미술계가 세계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작가를 꼽으라면 백남준 다음으로 이우환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의 세계를 화폭에 담으며 나와 타자(他者), 자연과 물질의 관계를 탐구한 이우환의 작업은 도쿄근대미술관, 에르미타주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중국의 유명 작가 장샤오강(張曉剛)도 “이우환 작업을 좋아한다”고 할 정도로 지구상엔 그의 팬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유명 작가들에겐 가짜가 늘 따라다닌다는 점이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가짜가 나돈다는 건 그만큼 유명하다는 증거다. 점, 선만으로 화폭에 긴장감 이우환은 국내 생존작가 중 작품값이 가장 비싼 작가다. 지난 1998년부터 시작된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늘 ‘낙찰액 1위’를 고수해왔다. 뉴욕, 홍콩 경매에서도 한국 작가로는 부동의 1위다. 특히 1970~80년대 그린 점(點), 선(線) 시리즈는 찾는 이가 많다. 대작의 경우 20억원을 호가한다. 점, 선만으로 화폭에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낸 매력적인 그림이어서 투자가치도 높다. 미술시장이 활황이던 2007~2008년에는 이 시리즈를 구하기 위해 수많은 중개상이 일본을 샅샅이 뒤졌다. 1970~80년대에 작가가 도쿄에서 활동했기에, 혹시나 남아 있는 작품이 있으면 가져다 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큰 수확은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귀했던 점, 선 시리즈가 2012~13년부터 국내 미술시장에 잇따라 나오기 시작했다. 한두 점 나오는 게 아니라 수십 점씩 돌아다니자 위작설이 불거졌다. 가짜그림이 100~200점에 달할 것이란 추측도 제기됐다. 경찰이 나선 것도 그대로 뒀다간 큰 폐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위작범을 잡아 일벌백계하면 끝날 이 일이 왜 큰 사회적 이슈가 됐을까. 우선은 처음 위작설이 나돌았을 때 작가가 “내 작품은 가짜가 없다”고 천명한 게 문제였다. “작가의 고유한 호흡에 의한 산물이라 위작이 힘들다”는 주장이었지만 가짜는 계속 나돌았다. 외려 더 늘었다. 그 후 이우환은 “내가 본 것 중엔 가짜가 없다”고 수정했지만 이미 시장엔 위작들이 빠르게 퍼져나간 상태였다. 이후 작가는 “경찰이 생존작가인 나를 배제하고 실력도 없는 사람들의 말만으로 결론을 내렸다. 외국선 이렇게 안 한다. 대한민국이 내게 왜 이러느냐”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하지만 외국에서도 생존작가의 검증은 참고사항일 뿐, 위작 문제는 전문가집단의 총체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최근 내한했던 장 미셸 르나드 프랑스전문감정가협회 부회장은 “작품을 판단하는 기준은 제작, 거래내용의 정확하고 상세한 기록이다. 작가의 의견도 참고하지만 최우선적인 권위는 경찰이나 법원에서 구성한 감정단”이라고 밝혔다. 작가도 인간이기에 실수할 수 있는 만큼 작품이 언제 어떻게 제작돼, 어디서 전시됐으며, 누가 소장해왔는지 객관적인 기록, 즉 ‘작품의 족보’와 전문가들의 감정이 중요한 판단기준인 셈이다. 진품확인서 써줬기 때문? 한편 위조범이 잡혔는데도 작가가 예상 밖의 태도를 보인 것은 감정기관을 대신해 진품확인서를 써줬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미술품감정기관인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지난 2012~13년 감정 의뢰가 들어온 이우환 작품들에 대해 위작으로 결론 냈었다. 하지만 작가 자신이 “진작이 맞다”고 주장해 진품감정서를 발부했었다(그후 협회는 이우환 그림은 문제 소지가 많다고 보고 감정서 발급을 중단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위작으로 판명된 13점 중 이들 작품이 포함돼 있어 법정으로 사건이 확대될 경우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 작가가 위작이 판명됐음에도 일관되게 진품 주장을 고수하는 것은 이 확인서 때문이란 것이다. 또 외국 주요 미술관과 소장처에 들어간 작품 중 위작이 포함됐을 거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근래에 해외 유력 미술관 등에 컬렉션된 작품에 대해 진위 문제가 부각될 경우 작가 명성에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우환 작품을 거래해온 국내 대형 갤러리들과 외국 화랑들로 여파가 번질 가능성이 크다. 처음 압수작을 살펴본 뒤 “좀 더 봐야겠다”고 했던 작가가 두 번째 출석 후엔 “단 한 점도 의심되지 않는다”고 태도를 바꾼 것도 메이저 화랑들의 압력 때문이란 추측이 무성하다. 불투명한 유통시스템 문제 결국 이번 논란은 이우환 작품을 제대로 평가하고 감정할 만한 전문가가 없는 점과 작품의 출처 및 이동 경로를 밝히는 기록의 부재, 불투명한 유통 시스템에서 비롯됐다. 작가가 제작한 모든 작품의 도판 이미지와 재질, 제작 시기, 소장 경로와 전시 이력을 꼼꼼히 담은 ‘전작도록(全作圖錄·카탈로그 레조네)’이 있었다면 위작이 이처럼 판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우환 위작 사건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작품의 출처(provenance)가 확실치 않은 작품은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대개 이런 작품은 “누군가 조용히 갖고 있다가 수십 년 만에 나왔다”며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유혹하기 십상이다. 이런 유혹에 넘어갈 경우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정확한 전시 이력과 소장 경로를 파악하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지갑을 여는 것보다 먼저임을 컬렉터들은 늘 명심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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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호

[인생을 바꾸는 골프] 최고의 미스샷, 홀인원 그 행운을 찾아서

|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 누구든 파3홀에 다다르면 홀인원을 꿈꾼다. 행운, 기적을 믿기 때문이다. 프로에게도 아마추어 초보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주어진다. 홀인원의 매력이다. 홀인원은 기적의 미스 히트요, 최고의 미스 샷이다. 어떤 골퍼는 미스로 나온 홀인원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 180야드 파3홀에서 직경 10.8cm 홀에 볼을 직접 넣을 수 있는 골퍼는 없다. 이는 신의 경지다. 이 같은 일이 쉽게 벌어진다면 골프는 맹물처럼 싱거운 놀이가 되고 만다. 홀인원은 남녀노소 실력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베풀어지기에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홀인원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홀인원은 ‘홀 메이드 인 원 스트로크(Hole made in one stroke)’의 준말이다. 역사상 첫 홀인원은 1868년 디 오픈(브리티시오픈)에서 나왔다. 프레스트 위크CC 8번홀(파3·145야드)에서 톰 모리스(잉글랜드)가 기록했다. 당시 나이는 17세에 불과했다. 모리스는 그해 디 오픈에서 우승한 뒤 내리 4연승을 거둔 천재 골퍼였다. 하지만 아내가 출산 중 사망하자 쇼크를 받아 24세에 요절했다. 홀인원을 할 확률은 남자 프로골퍼는 3700분의 1, 여자 프로골퍼는 4700분의 1, 일반 골퍼는 4만3000분의 1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 추측일 뿐이다. 같은 날 같은 홀에서 4명이 홀인원 역사상 가장 신기한 홀인원은 US오픈에서 나왔다. “1989년 6월 16일 오크힐CC에서 벌어진 US오픈 2라운드 6번홀(파3·167야드)에서 더그 위버, 마크 웨이브, 제리 페이트(이상 미국), 닉 프라이스(짐바브웨) 등 4명이 1시간 50분 사이에 차례로 홀인원을 기록했다. 4명 모두 7번 아이언을 잡았다. US오픈 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 앞으로도 결코 없을 것이다.” 이는 ‘뉴욕타임스’ 1면 톱으로 실린 기사 내용이다. 권위지 뉴욕타임스까지 흥분하게 만든 엄청난 ‘사건’이었다.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는 같은 날 같은 홀에서 4명이 홀인원을 할 수 있는 확률은 33만2000분의 1이라고 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통산 18번의 홀인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의 가장 환상적인 홀인원은 1997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피닉스오픈에서 나왔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뜨거웠던 지난 2월 피닉스오픈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TPC 스타디움코스 16번홀(파3)은 골프대회 가운데 가장 시끄러웠다. 홀을 둘러싼 스탠드에서 갤러리들이 맥주를 마시고 춤을 추며 선수들이 티샷을 할 때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1997년 우즈는 이런 상태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골프장을 환호의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 2월 피닉스오픈 프로암대회서 인공지능 골프로봇 ‘엘드릭(LDRIC)’이 1997년 우즈의 홀인원을 재현했다. 홀인원을 하면 3년은 재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불길한 홀인원도 있다. 1993년 월드컵에 참가한 박남신이 프로암에서 홀인원을 했다. 하지만 본 경기에서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을 당해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박남신은 귀국 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았다. 워런 버핏의 홀인원 내기골프 1990년대 워런 버핏은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골프를 했다. 그 CEO는 버핏에게 “이번 홀에서 당신이 2달러를 걸고 티샷을 해 홀인원을 하면 내가 1만달러를 주겠다”며 내기를 제안했다. 재미 삼아 해볼 수도 있었지만 버핏은 “그렇게 확률이 낮은 도박은 안 한다”며 거절했다. 무안해진 CEO가 “그렇게 부자이면서 2달러 갖고 뭘 그렇게 벌벌 떠느냐”고 묻자, 버핏은 이렇게 대답했다. “2달러로 투기를 하는 사람은 1만달러를 손에 쥐어줘도 마찬가지로 투기를 합니다. 이길 확률이 없는데 요행을 바라는 것은 투기꾼이나 할 짓이지 투자자가 할 일이 아니지요.” 버핏은 ‘대박을 노린 투기’를 끔찍이 싫어한다. 저평가된 좋은 기업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평범한 원칙만이 돈을 버는 올바른 길이라는 고집을 지켰다. 그가 늘 입버릇처럼 밝히는 투자 철학은 딱 두 가지다. 첫째, 돈을 잃지 않는다. 둘째, 첫째 항을 항상 지킨다. 이는 ‘워런 버핏은 누구인가’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특이한 국내외 홀인원 기록들 국내 최연소 홀인원 기록은 2006년 나왔다. 당시 경기도 오산시 운산초등학교 2학년 이정현 양이 솔모로CC 체리코스 9번홀(파3·125야드)에서 유틸리티(27도)로 홀인원을 기록했다. 7세 105일이다. 종전 최연소 홀인원 기록은 박정찬 군이 2005년 대영힐스CC에서 세운 8세 211일이었다. 대한골프협회(KGA)의 공식 인증 최연소 홀인원 기록은 1998년 3월 30일생인 임성재 군이 2007년 7월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캐슬렉스CC 남코스에서 세운 9세 113일이다.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세계 최연소 홀인원(100야드 이상) 기록은 5세212일이다. 매튜 드래퍼(잉글랜드)가 1997년 6월 17일 잉글랜드 옥스퍼드의 체웰 엣지CC 4번홀(파3·122야드)에서 기록했다. 여자 최연소 기록은 리안논 리나세(잉글랜드)가 세운 9세75일이다. 리나세는 잉글랜드 로팅엄셔 콕스무어CC 17번홀(파3·116야드)에서 기록했다. 기존의 가장 긴 홀 홀인원 기록은 1965년 10월 7일 로버트 미테라가 미국 네브래스카 오마하의 미라클 힐스CC 10번홀(파4)에서 세운 444야드였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닷컴은 “PGA 멤버 자격을 갖고 있는 103세의 거스 안드레온이 미국 플로리다 주 팜 에르CC 레이크코스 14번홀(113야드)에서 드라이버 샷으로 최고령 홀인원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장하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사상 첫 파4홀 홀인원을 기록했다. 장하나는 2016년 1월 31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 오션CC(파73)에서 열린 바하마 클래식 3라운드 8번홀(파4·218야드)에서 3번 우드로 홀인원에 성공했다. LPGA 측은 “장하나가 LPGA 역사상 처음으로 파4홀에서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며 장하나의 홀인원이 LPGA 투어 사상 첫 기록임을 전했다. 호주 교포 이민지도 2016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스배드의 아비애라CC에서 열린 KIA클래식 3라운드 16번홀(파4·275야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신용진은 2016년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1라운드 17번홀(파3·199야드)에서 KPGA 코리안투어 역대 최고령(52세 227일) 홀인원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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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호

[CEO가 찾는 맛집] 구본무 LG 회장

소탈한 회장님은 허름한 전통 맛집 단골 여의도 주변 싸리집ㆍ을밀대ㆍ진미식당 등 자주 찾아 구형 금성 에어컨을 신형으로 바꿔주기도 |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집보다 바깥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맛집은 생활의 중요한 활력소다. 맛집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이를 글로 옮긴 서적들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세상이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저녁시간은 물론 시간이 빠듯한 점심시간에도 오감을 자극하는 맛집을 찾아 헤매는 사람이 많다.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기업 CEO나 오너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오면서 외식이 많은 그들의 맛집 노하우를 탐구해본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자주 찾는 맛집으로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을밀대’가 있다. 을밀대는 42년 전통의 평양냉면 전문식당으로, 구 회장은 시원한 물냉면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주로 회사 임원들과 함께 찾는데, 구 회장과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다. 몇 년 전 여름, 냉면을 먹던 구 회장이 식당 구석에 옛 금성사(현 LG전자) 로고가 박힌 구형 에어컨이 설치된 것을 발견하고는 을밀대 주인에게 에어컨을 바꿔주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식당 주인은 “아직 쓸 만하다”며 제의를 거절했다. 그 뒤로도 여러 번 식당을 찾은 구 회장은 그때마다 에어컨 교체를 제안했고, 결국 식당 주인이 수락해 여러 대의 구형 에어컨을 신형 에어컨으로 교체했다는 후문이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지인들을 통해 맛집을 알게 돼 단골집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을밀대를 자주 찾다 에어컨을 교체해줬다는 얘기는 직원들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이 에어컨을 신형으로 바꿔준 단골 식당은 또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진미식당이다. 간장게장 정식 한 가지만 팔고 있어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맛집이다. 과거 식당 안이 너무 더워서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식당 주인의 말에 곧장 식당에 에어컨을 달아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진미식당은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된다. 하루 판매 물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재료가 떨어지면 그날 장사는 마감한다. 예약 손님만 받기 때문에 일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구 회장의 맛집 리스트에는 보신탕으로 유명한 ‘싸리집’도 있다. 20년 전통의 이 식당이 자리한 곳은 서울 동작구 대방동으로, LG그룹의 본거지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차로 20분 안쪽에 갈 수 있다. 구 회장은 지인의 소개로 이 식당이 문을 열 때 우연히 방문했고, 담백하면서 깔끔한 맛에 반해 자주 찾게 됐다는 것이 식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1년이면 10여 차례 이곳을 찾는 ‘싸리집 마니아’다. 올해도 초복 때를 포함해 대여섯 차례 이곳을 찾아 보신탕을 즐겼다고 한다. 구 회장은 싸리집 방문 1주일 전쯤 비서를 통해 예약을 한다. 조용히 대화할 수 있는 식탁 테이블과 의자가 비치된 룸을 주로 예약하고, 몇몇 임직원을 대동하는 경우가 많다. 손님이 붐비는 복날 등은 가급적 피한다. 겨울에도 자주는 아니지만 한두 차례 찾는다. 싸리집은 구관에서 수육과 탕, 전골 등을 주로 하고, 최근 문을 연 신관에서는 삼계탕과 막국수, 초계국수 등을 팔고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 위치한 ‘막내회집’은 4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좁은 계단을 통해 올라가 식당에 들어서면 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푸짐한 음식은 물론 여(女) 사장의 화통한 입담(?)으로 손님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이곳은 구 회장이 가끔 들르는 곳 중 하나다. 횟집치고 가격이 비싸지 않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회가 두껍고 고등어조림 등 밑반찬이 풍성해 손님들이 한여름에도 많다. 이 때문에 조용한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오래되고 협소한 이 식당에선 소규모 단위의 회식도 가능하다. 공간은 좁지만 마룻바닥으로 된 방도 있기 때문에 10여 명의 단체 손님도 수용할 수 있다. 한 단골손님은 “인심이 후해 풍성한 음식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팀 회식을 하곤 한다”며 “욕쟁이 사장님의 입담도 들을 수 있어 재밌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소탈하기로 유명한 구 회장의 단골 맛집들은 허름하면서도 오랜 전통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급스러운 음식은 아니지만 쉽게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소위 ‘안다는 사람만 간다’는 식당들이다. 구 회장은 식당을 찾기 전에 일찌감치 예약을 하는 ‘매너’와 두둑한 인심으로 단골집에서 사랑받는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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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자신을 가꾸는 남자, 그루밍족] 눈썹 문신한 도지사 다리털 포기 각선미 선택한 男子

남자다움의 경계 허물다...유통가 ‘뜨는 큰손’ 그루밍 |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그루밍족은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현재는 패션과 미용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그루밍족이라고 일컫는다. 남자의 요리하는 모습이 성적 매력을 높이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는 전형적인 남자의 직업인 군인이 달달한 말을 쏟아내며 여자들의 마음을 저격했다. TV에 나오는 남자 아이돌의 눈 화장은 더 이상 이슈거리가 아니다. 백화점에서 자신을 위한 쇼핑을 즐기는 남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남자다움’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상, 바로 ‘그루밍족’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직장인 남성 유모(34) 씨는 아침마다 출근 전쟁을 벌인다. 젖은 머리를 대충 말리고 화장품도 스킨, 로션만 적당히 바르고 집을 나갈 법도 하지만 유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꼼꼼히 거울을 본다. 비비크림을 바르고 아이라인을 그린다. 그가 화장을 시작한 것은 3년 전. 지금 다니는 회사 면접 때 인상을 바꾸기 위해 화장을 했다. 면접은 대성공! 그는 면접위원으로부터 인상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후 집 밖에 나갈 때는 화장하는 게 버릇이 됐다. 그는 눈가 주름과 목 주름 등을 가리기 위해 보톡스를 맞을 생각도 한다. 외모가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됐기 때문일까.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업무적 정체성을 높이기 위해 또는 오로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스스로를 가꿔나가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여성 못지않은 감각을 바탕으로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성형수술도 불사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랑스러워~♬...“어디까지 꾸며봤니?” #“미용실은 한 달 미만으로 가되, 옆머리와 뒷머리가 깔끔하면 비싼 코트를 입는 효과가 있습니다. 수분크림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선크림은 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남자가 수술을 꼭 해야 한다면 코수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보톡스 가격이 쌉니다. 사각턱이 고민이라면 술자리 한 번 덜 가고 맞아보세요. 많은 다리털이 고민이면 반바지를 입을 때 레그트리머를 사용해보세요.” 네이버 카페 ‘디젤매니아’에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글’이란 제목으로 게시된 내용의 일부다. 디젤매니아는 회원 수가 70만명을 웃도는 남성 패션 카페다. 머리 손질부터 발톱 다듬기까지 디젤매니아에 올라온 글은 몸 구석구석을 꾸미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루밍족 시선은 옷과 화장품 등 일부 패션 아이템에 머물렀다. 헤어용품은 스프레이나 왁스에 그쳤고, 화장품도 스킨과 로션 등 기초 화장품만 썼다. 하지만 최근 미백과 모공 관리 등 단계별로 미용 제품을 사용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은 바르는 것 못지않게 지우는 게 중요하다!’ 여성 전용 화장품 광고에서 등장하던 이 문구는 이제 남성 화장품 광고에도 등장한다. ‘남성의 변신은 무죄’. 이른바 ‘수컷미’가 흘러넘치는 다리털을 포기하고 매끈한 각선미를 탐내기 시작했다.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모기를 팔았는데, 구매자 4명 중 1명이 남성이었다. 판매 두 달간 매출은 5억원. 남성이 약 1억5000만원어치를 샀다. 이들에게 금기란 없다. 여성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네일숍의 문도 두드린다. 네일숍을 찾아 손톱, 발톱과 살이 만나는 부분에 생기는 각질인 큐티클을 제거한다. 손톱이 안 깨지게 보호제도 바른다. 여성처럼 네일아트를 받는 남성도 있다. 남자가 매니큐어 바르는 시대인 셈. 네일숍 가는 게 민망한 그루밍족은 셀프 관리를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대거 구입한다. 눈썹 관리를 받는 남성도 증가 추세다.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아이라인 화장품에 만족하지 않는다. 피부과를 찾아 눈썹 문신도 한다. 매일 눈썹 화장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서다. 몇 년 전 ‘앵그리 버드’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화제가 됐던 홍준표 경남도지사(당시 한나라당 대표)도 눈썹 문신을 했다. 호감형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보톡스를 맞거나 성형수술을 한다. 특히 눈과 코 성형은 그루밍족의 마지막 단계다. 서울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보톡스, 필러 등의 시술부터 눈과 코, 얼굴 윤곽 성형까지 남성들의 관심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며 “잘생긴 외모를 위해 빠질 수 없는 게 성형”이라고 했다. 유통가 ‘뜨는 큰손, 그루밍족 잡아라’ 과거 유통가에서는 남성을 ‘목적 구매’ 소비자로 분류했다. 시즌이 지난 후 할인행사 기간에 의류를 구매하고, 날씨의 변화에 따라 옷이 꼭 필요하거나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 경우에만 쇼핑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남성은 이제 패션, 뷰티, 백화점 등 유통가의 새로운 구매층이다.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며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백화점 업계의 남성 고객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화장품과 패션, 뷰티에 신경 쓰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그루밍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루밍족이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2012년, 관련 시장은 173억달러 규모.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그루밍 시장은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20년에는 26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트렌드를 보고 바쁜 걸음을 옮기는 것은 백화점 업계다.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백화점이 스스로 남성들의 놀이터에 투자하며 남심(男心)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남성들의 쇼핑 문화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소비로까지 바뀌고 있는 만큼 패션에 알파(α)를 더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문을 연 판교점 6층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성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것’을 다루는 ‘현대 맨즈관’을 오픈했다. 옷 중심의 매장을 벗어나 식음료와 각종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것을 모아둔 남자만을 위한 공간이다. 또 벨트, 지갑, 가방 등 남성 토털 프리미엄 잡화 편집매장 ‘로열마일’을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목동점, 대구점, 판교점 등 5개 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로열마일은 패션을 리드하는 남성 고객 대상의 잡화 프리미엄 편집숍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고풍스러운 왕가 전용 가도에서 유래한 매장 명칭으로 왕가의 기품이 느껴지는 상품을 제안하는 장소라는 뜻이다. 현대백화점은 이 로열마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희소성 있는 브랜드 발굴을 위해 백화점 바이어가 매 시즌 이탈리아, 영국 등을 직접 방문해 구매를 할 정도로 공을 들인다. 이탈리아 오르치아니·에스페란토, 일본 키프리스 등의 벨트와 오스트리아 히어쉬, 독일 리모와, 일본 히로안, 영국 화이트하우스콕스의 가방, 지갑, 시계끈 등을 판매한다. 이를 통해 월평균 매출 2억원을 기록 중이다. 롯데백화점도 ‘다비드컬렉션’으로 남성들의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가방, 넥타이, 이너웨어 등 남성 잡화부터 만년필, 봉투칼, 다이어리 등 사무용품과 셰이빙폼, 브러시 등 남성 스타일링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리뉴얼을 통해 남성전문관을 꾸렸다. ‘럭셔리의 완성’이라는 콘셉트로 루이비통, 벨루티, 펜디, 라르디니 등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를 신규 입점시켰다. 오는 8월 그랜드 오픈까지 단계적으로 남성 풀라인 브랜드를 완성할 예정이다. 남성만을 위한 공간 바버숍, ‘남심 저격중’ 남성만을 위한 공간인 바버숍(옛 이발소)의 진화는 그루밍족이 얼마나 시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드숍은 물론이고 백화점에도 속속 입점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바버숍은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마제스티. 이곳은 바버숍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를 제공한다. 바버존, 스파존, 쉐이빙용품존, 레스트존으로 구성된 마제스티는 남성들의 훌륭한 놀이터라고 백화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다. 영화 킹스맨의 세트를 옮겨놓은 듯한 실내는 머리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감을 전해준다. 남성 커트, 새치커버, 염색, 파마 등 다양한 스타일링은 물론 헤드스파, 스킨케어 등 남성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를 선사한다. 이곳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면도기, 볼, 브러시 등 다양한 셰이빙용품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30여 가지가 넘는 셰이빙 용품을 숍인숍 형태로 운영해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 남성 브랜드로 손꼽히는 클럽모나코도 바버숍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자리한 클럽모나코 맨즈숍은 남성복 매장과 바버숍이 결합된 형태의 매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클래식 스타일부터 모던 스타일까지 다양한 헤어 스타일링은 물론 영국식 정통 습식면도, 다양한 헤어용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또한 남성들만을 위한 스타일링 코치까지 해주며 남다른 관심을 끈다. 중요한 미팅 또는 이벤트를 앞두고 스타일링을 고민한다면 클럽모나코 맨즈숍을 방문하는 게 여러모로 훌륭한 선택일 거라고 매장 측은 설명했다. 이 바버숍은 클럽모나코와의 협업과 함께 포시즌스호텔과도 손을 잡았다. 포시즌스호텔에 입점한 바버숍은 이발과 영국식 면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얼굴과 체형을 고려한 맞춤형 헤어스타일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발과 면도 시간을 달래기 위해 제공되는 싱글 몰트 위스키는 지친 심신을 위로해주기까지 한다. 싱글 몰트 위스키가 과하다면 호텔에서 제공되는 칵테일 등 다양한 음료를 추가 주문할 수 있다. ◆MINI INTERVIEW◆ 현대백화점 판교점 ‘마제스티’ 바버숍, 노태석 대표 안다: 대한민국에도 바버숍 문화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버숍을 운영하는 분으로서 이런 현상이 반가울 것 같은데, 올바른 바버숍 문화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태석 대표: 제가 올바른 바버숍의 문화를 논하기는 좀 주제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바버숍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고객들의 니즈는 편안하면서도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남성들이 원하는 그루밍 서비스를 좀 더 전문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해주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바버숍의 문화가 너무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지 않고, 한때 유행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고객들의 니즈를 잘 소화해서 대중적인 남성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바버숍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노는’ 형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는 오해도 있는데, 오해와 편견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하하) 이 부분은 말 그대로 오해와 편견 같습니다. 저희 바버숍의 경우 아주 트렌디한 스타일을 원하는 고객들도 물론 있지만 주 고객은 40대 이상의 지극히 평범한 분들입니다. 최근 들어 고객층이 다양하고 광범위해지고 있긴 해요. 고객층이 다양한 데에는 저희 바버숍이 백화점 안에 자리한 입지적 조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바버숍도 고객층이 점점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스타일에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새로운 남자들만의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언제든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바버숍 하면 포마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기존의 왁스와 달라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포마드로 멋진 헤어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는 꿀팁 부탁드립니다. 포마드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모발의 질과 성분을 잘 파악한 후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가지 간편한 팁을 드리자면 핸드드라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먼저 드라이기로 어느 정도 머리의 뿌리와 모양을 잡아주고 제품을 바르면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요. 왁스와 포마드는 연출하는 스타일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사용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포마드 컷이나 바버숍만의 헤어스타일들이 있는데, 최근 가장 핫한 헤어스타일링에는 어떤 게 있나요? 헤어스타일의 글로벌 트렌드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십시오. 2016년 가장 핫한 스타일로는 역시 클래식 포마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전보다 옆 라인이 좀 더 짧아지고 클래식 감각이 더 깊어진 스타일이 강세일 것 같네요. 바버숍에서 헤어만큼 중요한 것이 수염이잖아요. 관리 안 한 덥수룩한 수염은 보기에 좋지 않은데, 수염 관리 팁도 간단히 짚어주십시오. 모류 방향 기준 대각선으로 셰이빙하되, 수염이 짧은 상태라면 역방향으로 부드럽게 하더라도 상처가 나지 않을 겁니다. 가장 중요한 건 셰이빙하기 전에 따뜻한 스팀 타월로 모발과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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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건강한 생활] 탈모 환자의 적 ‘여름’, 두피건강 이렇게 지키자!

인체 불균형한 체열이 문제...나쁜 생활습관 교정해야 기름진 음식과식 피하고 충분히 수면...느긋한 마음이 도움돼 |윤영준 발머스한의원 압구정점 원장 탈모 환자들에게는 곤란한 계절인 여름이 찾아왔다. 전문가들은 탈모의 주원인 중 하나로 ‘두피열’을 언급한다. 특히 기온이 높은 계절에는 두피열이 평균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탈모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 전문가가 제시하는 ‘나의 두피열 지수’를 자가진단해보고 건강한 두피 관리법과 탈모 예방법을 알아보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른 국내 탈모인구는 잠재적 인구를 포함해 약 1000만명에 이른다. 반면 치료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많은 사람이 이 같은 증상을 겪고 있으면서도 아직 병원을 찾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본인의 탈모 원인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원인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루에 정상적으로 빠지는 머리카락은 50~100개 정도다. 하지만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지고 스스로 탈모 증상이 의심된다면 대부분 탈모가 진행된 상태이며, 눈에 띄게 탈모가 진행된 정도라면 이미 탈모 중기를 넘어선 경우가 많다. 탈모, 의심된다면 ‘이미 진행 중’ 탈모는 한번 시작되면 꾸준히 진행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모공이 완전히 비어버리면 어떤 치료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탈모량이 늘어나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바로 그때가 탈모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골든타임이다. 발머스 탈모연구센터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체 환자 중 유전적 소인이 전혀 없는 환자가 42.7%이며, 중년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던 20~30대 젊은 환자가 83.6%를 차지한다. 현대인의 탈모 원인 ‘두피열’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탈모 환자의 97.4%가 두피의 열감(熱感)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남성 환자의 99.6%, 여성 환자의 95.5%가 두피열 증상을 겪고 있다. 요컨대 탈모는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는 유전 등 선천적인 원인보다는 후천적인 원인에 의해 더 많이 발생한다. 두피열 탈모란 정상적인 체열조절력의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열로 인해 발생하는 탈모 증상을 뜻한다. 두피열 탈모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서는 위 표와 같은 증상이 자주 동반된다. 두피열 탈모는 상체와 두피에 열이 쏠리는 경우 이런 열적 증상과 함께 탈모량 증가, 모발의 볼륨감 감소, 헤어라인 후퇴 등의 증상이 진행되는 것으로서 보다 포괄적인 개념의 탈모 유형이다. 나는 과연 탈모로부터 안전할까 그렇다면 탈모를 일으키는 과도한 열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두피열은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과로, 과식과 편식, 잦은 음주와 흡연, 불규칙한 생활 습관과 관련이 깊다. 이러한 생활 패턴은 뇌하수체→갑상선→췌장→부신(신장)으로 이어지는 호르몬 조절 시스템의 이상, 자율신경계 항진의 원인이 되며, 결과적으로 체열을 불균형하게 해 두피로 쏠리는 열을 만들어내고 탈모를 유발한다. 잦은 회식으로 인해 기름진 음식에 과도한 음주를 일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서 탈모가 쉽게 나타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한의학적으로 인체의 불균형한 체열 상태를 조절하고 저하된 신장 기능을 보강하면 탈모가 치료될 수 있다. 치료 후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실제 임상에서 탈모 환자들을 만나면 다들 얼마나 삶에 열정적인지 모른다. ‘열심히 살다 보니 탈모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탈모 환자들은 “탈모에 좋은 100가지 음식을 챙겨먹는 것보다 탈모에 나쁜 한두 가지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충분히 자고, 조금 느긋한 자세를 가지면 탈모 증상은 눈에 띄게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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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酒] 다 같은 맥주가 아니야~ 라거와 에일의 차이는 뭐?

에일 맥주, 기원전 4200년경 시작 라거 맥주, 오늘날 대중화시킨 발효방법 |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술의 역사는 우리 문명의 역사라고 할 만큼 인류와 오랜 기간 함께해 왔다. 그 종류만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풍부하다. 그 때문에 ‘주당’은 단순히 취한다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주목한다. 어떤 술을 어떻게 먹고 어떤 느낌을 받았느냐가 그날의 술 가치를 대변한다는 이야기다. 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저녁 무렵 떠오르는 시원한 맥주 한 잔. 이 한 잔은 성인들에게는 달콤한 휴식과도 같은 존재다. 독하지 않으면서 은은한 보리향에 진한 탄산이 경쾌한 청량감을 자아내는 맥주. 이제 국내 술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감초가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양대 맥주인 ‘카스’, ‘하이트’만 즐긴 사람들은 아쉽게도 맥주의 진면목을 봤다고 할 수 없다. 맥주는 크게 라거(Lager)와 에일(Ale)로 나뉜다. 라거는 페일(Pale), 듄켈(Dunkel), 미국식 라이트(Light) 등으로 다시 구분된다. 에일은 페일(Pale),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 스타우트(Stout), 발리 와인(Barley Wine) 등으로 구분된다. ‘카스’, ‘하이트’를 비롯해 ‘하이네켄’, ‘칼스버그’ 등 대중화된 대부분의 맥주는 페일 라거다. 맥주의 기원이 확인되는 가장 오래된 것은 1953년 메소포타미아에서 발견된 기록에 있다. 여기에는 기원전 42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이미 발효를 이용해 빵을 구웠고, 이를 당화시켜 물과 함께 섞어 맥주를 만들었다고 기록돼 있다.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물과 함께 보리를 당화시키고 이를 발효시켜 만드는 현대의 맥주와 맥락상 큰 차이가 없다. 이 맥주가 바로 에일 맥주의 원형이다. 태초의 맥주, 그리고 에일 에일 맥주는 쉽게 말해 상온에서 발효시킨 맥주다. 에일과 라거의 가장 큰 차이는 ‘상면발효’ 효모에 의해 실온에서 발효됐느냐, ‘하면발효’ 효모로 낮은 온도에서 발효시켰느냐이다. 200~30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에일은 맥주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에일이 상온에서 발효되기 때문에 라거보다 짙은 갈색을 보이면서 맛과 향이 진해 안주 없이 먹더라도 크게 부족한 느낌을 받지 않는다. 특히 라거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 다소 무거운 느낌을 받는다. 에일은 너무 차갑지 않게 먹는 것이 더 풍부한 ‘홉’에서 비롯된 꽃과 과일향을 느끼기에 좋다. 세계적으로는 영국과 아일랜드, 벨기에 등이 대부분 에일을 고집하고 있다. 만약 에일에 입문하고 싶다면 인디아 페일 에일(IPA)로 시작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쓴맛 때문에 다소 꺼려질 수도 있지만 기존 라거와 다른 특징을 한번에 알 수 있다. IPA는 19세기 인도에 거주하던 영국인들이 수출하기 위해 만든 에일이다. 장기간 운송에도 변질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높였고 홉을 많이 넣었다. 따라서 쓴맛이 강하지만 동시에 향긋한 홉의 향이 물씬 풍긴다. IPA의 큰 특징은 크래프트 맥주라는 점이다. 대량 생산에 유리한 라거와 달리 품종을 소량 생산하는 크래프트 에일 브랜드가 다양하고 많다 보니 맥주 브랜드별로 개성과 맛이 독특하다. 이 외에 보리를 검게 될 때까지 로스팅한 뒤 발효시킨 흑맥주 스타우트, 알코올 도수가 높고 장기간 숙성시켜 풍미가 뛰어난 발리 와인 등도 독특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맥주의 80% 차지하는 라거 에일이 깊고 오랜 역사를 가졌다면 라거는 오늘날 맥주를 대중화시킨 발효 방법이다. 하면발효로 약 열흘간 저온에서 발효시킨 뒤에 0도 안팎에서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라거는 저장, 운송 기술이 발달한 19세기에 나온 이후 독일, 체코, 미국 등지에서 대표적인 맥주 제조법으로 확산됐다. 라거의 가장 큰 장점은 깔끔하고 시원한 청량감이다. 밝은 황금색 역시 라거 맥주만의 특징 중 하나. 에일보다 알코올 도수가 낮고 가볍다 보니 다양한 안주와 잘 어울린다. 만약 다른 술을 첨가하는 이른바 폭탄주를 만든다면 에일보다는 라거가 적합하다. 특히 라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페일 라거는 체코 필스너를 빼고 생각할 수 없다. 필스너는 체코의 플제니(Plzen)에서 개발된 라거다. 밝은 황금색의 부드럽고 밝은 이 맥주는 오늘날 황금색 라거가 대중화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까지 라거는 어두운 색이 대부분이었지만 필스너의 성공으로 인해 이 밝은 황금색이 라거의 대명사가 됐다.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칼스버그’ 등도 필스너의 제조법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 독일에서 같은 양조법으로 만들어진 맥주를 필스(Pils)라고 부르기도 한다. 흑맥주로는 독일의 듄켈(Dunkel)과 슈바르츠비어(Schwarzbier)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각각은 독일의 바이에른, 뤼링엔 지방 등에서 생산되는 흑맥주다. 두 맥주 모두 볶은 보리나 밀로 만들어져 짙은 검은색을 띠지만, 듄켈은 쓴맛이 적고 보리맛이 풍부한 반면 슈바르츠비어는 쓴 다크초콜릿을 연상시키는 풍미가 특징이다. 이 외에 미국식 맥주로 탄수화물과 알코올 함량을 줄인 라이트(Light) 라거와 애드정트(Adjunct) 라거가 꼽힌다. 다이어트 수요를 타고 나온 것이 라이트 라거라면, 애드정트 라거는 보다 가벼운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100% 맥아가 아닌 쌀과 옥수수 등을 섞은 것을 말한다. 라이트 라거의 경우 대부분 제품명에 라이트가 표기돼 있고, 애드정트 라거 중에는 ‘버드와이저’, ‘쿠어스’ 등이 손꼽힌다. 한편 독일은 맥주에 첨가물을 섞음으로써 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독일맥주순수령(Reinheitsgebot)’이라는 법을 1516년에 제정했다. 이 법령에 따라 독일 맥주는 홉, 보리(맥아), 물, 효모 외에 다른 물질을 첨가해선 안 된다. 독일 맥주의 맛을 보다 높게 쳐주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주류부문 등이 독일맥주순수령에 따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프리미어OB’, ‘맥스’, ‘클라우드’가 바로 그것. 이들 제품에는 ‘올 몰트(All Malt)’라고 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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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인생 바꾸는 골프] 골퍼는 늙지 않는다

|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 누구나 기념할 만한 날이 있다. 누구는 생일일 수 있다. 또 누구는 결혼한 날을 꼽을 수 있다. 골퍼에게 기념할 날을 추가한다면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처음 100타를 깬 날이 아닐까 싶다. 미국의 골프 일러스트레이티드 편집장이었던 루이스 브라운은 “생애 처음으로 100타를 깬 날을 기념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말골퍼들은 100타를 우습게 아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진짜’ 100타를 깨는 주말골퍼는 몇 명이나 될까. 진짜 룰대로 쳐서 100타를 깨는 것 말이다. 슬쩍슬쩍 스코어를 속이는 골퍼에게 룰대로 치자고 하면 머리에 쥐가 날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스코어 속이기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골프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100타를 깬 골퍼가 있다. 월리엄 싱클레어로 1764년 골프의 메카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코스에서 기록했다. 그 당시 클럽이나 볼 등 장비를 고려하면 엄청난 ‘사건’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싱클레어의 나이가 66세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골퍼들은 100타 깨기를 하나의 꿈으로 여겼다. 어느 골퍼는 묘비에 100타를 깬 연월일을 새겨넣기도 했을 정도다. 미국의 34대 대통령 아이크(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골프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의 골퍼 가운데 100타를 깬 숫자는 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옛날이나 장비가 발달한 지금이나 100타를 깬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기념할 만한 일이다. 골프 전문가들은 18홀 챔피언코스 백티에서 노터치에 기브(OK) 없이 확실하게 홀아웃하고 90타대를 치는 골퍼는 전체 골퍼의 10%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국의 작가 존 업다이크는 ‘골퍼 나이(연령)’가 따로 있다고 처음으로 말했다. 그는 자신의 골프 에세이에서 실제 나이와는 다른 ‘골퍼 나이’가 있다고 했다. 골프 나이를 적용했을 때 골프채를 처음 쥔 날이 ‘생일’이고, 100타를 처음 깬 날이 ‘성인’, 90타를 깨야 ‘자립할 수 있는 나이’이고, 80타를 깨야 ‘세상을 아는 원숙한 나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나이가 많은 레이트 비기너는 실제 나이에 상관없이 ‘미성년’이라는 얘기다. 시니어 주말골퍼들이 흔히 “나이가 드니까 거리가 줄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나도 젊었을 때는 장타였지”다. 스코어가 나쁜 것을 나이 탓으로 돌린다. 이는 순전히 핑계다. 골프 사상 처음으로 100타를 깬 싱클레어는 세인트앤드루스 코스에서 3번이나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다 60대 때였다. 마지막은 69세에 클럽챔피언을 차지했다. 우리 나이로 고희(古稀)에 클럽챔피언이 됐다. 싱클레어는 정신만 젊으면 골퍼는 늙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나이가 들면 거리가 준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최경주도 거리가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그의 나이 46세다. ‘골프의 전설’ 잭 나클라우스는 1998년 46세 나이로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이다. 최경주도 이제 시작이다. 전성기를 되돌아볼 필요 없다. 그래 봐야 얻을 게 없다. 골프는 경험의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면 된다. 단언컨대, 골프는 장타 게임이 아니다. 골프에는 정년이 없다. 흡연과 섹스는 골프에 과연 불리한가 흡연과 섹스는 골프와 많이 닮았다. 백해무익한 게 흡연이다.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애연가들의 얘기는 다르다.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은 줄담배를 즐겼다. 중국의 한 학자는 흡연의 장점을 10가지로 정리했다. ①사고력을 기르고 ②인내를 키우며 ③사교에 큰 도움을 주고 ④오락적인 데다 ⑤어려운 일을 풀리게 하며 ⑥흥정에 도움을 주고 ⑦젊은이에게 낭만을, 늙은이에게 위엄을 주며 ⑧정서에 좋고 ⑨국가 재정에 도움을 주고 ⑩국방에도 큰 몫을 한다는 것. 금연이 대세인 요즘 이 같은 말을 했다면 돌팔매 맞기 십상이다. 문제는 골프와 담배는 인연이 깊다는 것이다. 플레이 중 생기는 긴장을 해소하고 진정시키는 수단으로 유명 선수들이 담배를 즐겨 피웠다. ‘망나니 골퍼’ 존 댈리(미국)는 지독한 애연가다. 담배를 물고 살다시피 한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뛰는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스페인)도 ‘골초’다. 골프코스 어디서나 시가를 물고 다닌다. 히메네즈는 2011년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CC에서 열린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히메네즈는 늘 하던 대로 프로암대회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시가를 물고 플레이했다. 구성(球聖)으로 알려진 미국의 보비 존스와 진 사라젠, 벤 호건, 아놀드 파머 등도 모두 골초였다. 파머는 금연했다가 성적이 부진하자 다시 담배를 피웠다. 메이저 통산 18승의 잭 니클라우스도 담배를 피웠으나 플레이 중에는 삼갔다. 존스는 보통 자신이 친 타수만큼 담배를 피웠다. 18홀에 71타를 쳤다면 71개비의 담배를 피웠다는 얘기다. 운동종목 중에서 플레이 중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경기는 골프뿐이다. 한 신문기자가 영국의 유명 선수였던 테드 레이에게 플레이 중 흡연에 대해 물었다. 레이는 “그것은 골프가 모든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사고(思考)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맞는 말 같다. 미국의 부치 하먼은 타이거 우즈, 그레그 노먼, 프레드 커플스, 데이비스 러브 3세 등을 가르친 유명 레슨프로다. 부치의 아버지 클로드 하먼도 역시 이름난 레슨프로였다. 샘 스니드와 더그 포드 등을 가르쳤다. 포드와 스니드가 주고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1957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포드는 전반 9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았다. 포드는 동반 라운드한 스니드에게 말했다. “클로드 하먼에게 배운 대로 했더니 잘되네.” “하먼이 뭘 가르쳐줬는데 그래?” 포드는 스니드의 귀에 대고 말했다. “아침에 섹스를 하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뒤 플레이하면 좋다고 해서 오늘 아침 그렇게 했지.” 포드는 이날 66타를 쳐 합계 28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스니드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스니드는 골프선수들 사이에서 내려오는 ‘골프에서 이기는 법’을 믿고 있었다. 그것은 라운드 전에 ①팔굽혀펴기를 하지 말 것(스윙에 지장을 주는 근육이 생긴다) ②수영을 하지 말 것 ③수요일부터 섹스를 하지 말 것(목요일부터 1라운드가 시작돼 파워스윙에 필요한 다리와 허리 힘이 약해진다) 등이었다. 지금 투어프로들이 세 번째 권고사항을 지키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다음날 플레이를 앞두고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와이프를 찾는 선수들은 있다고 한다. PGA 투어에서 데이브 힐, 더그 샌더스 같은 선수는 ‘아침 메뉴’에 섹스를 넣었다고 한다. 섹스를 하면 몸이 릴랙스해지고 리듬, 템포, 집중력 등에서 골프와 섹스는 닮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벤 크렌쇼, 페인 스튜어트 등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거의 1주일 내내 5시간 이상씩 코스에서 살아야 하는데 굳이 힘을 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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