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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카카오뱅크 ESG 평가 ‘A’ 일등공신 조선영 팀장 “보이지 않지만 기업가치 높이는 요소”

| 송주원 기자 jane94@newspim.com | 최지환 사진기자 choipix16@newspim.com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대표이사 윤호영)가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SGS) ESG 평가에서 종합 A등급을 받았다. 같은 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A등급을 획득한 곳은 KB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지주다. 2016년 설립, 2017년 영업개시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전통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의 ESG경영 체계를 갖춘 것이다. “사실 ESG경영은 ‘재무적 가치’의 대척점에 있거든요.” 카카오뱅크 출범부터 ESG팀을 이끌어온 조선영 팀장은 ESG경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돈을 굴려서 이윤을 창출하는 금융 기업이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요소까지 아우르기란 쉽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정식 은행으로서 막 자리 잡고 실적을 창출하기에도 급급한 시기라는 점에서 특히 그랬다. 그럼에도 조 팀장이 영업 초기부터 ESG경영에 힘쓴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알았기 때문이다. “믿음, 소망, 사랑과 같이 정말 중요한 가치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ESG경영 역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무엇보다 기여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과거 통신사, 포털 운영 기업 등에서 UX디자인, 서비스기획 담당으로 일했던 조 팀장으로서도 ‘ESG’를 명시적으로 내건 업무를 맡은 건 카카오뱅크에 몸담으면서다. 조 팀장은 “서비스기획과 UX디자인은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였다. ESG 역시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이라고 느껴진다”며 “서비스기획 분야에서는 고객이 주 타깃이었지만 ESG 분야에서는 고객뿐만 아니라 주주와 투자자, 정부, 지역사회, 평가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더 폭넓다”고 설명했다. 이상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 팀장은 비재무적 가치인 ESG경영도 최종적으로 실적, 자본과 같은 재무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환경적 위험, 사회적 문제, 부적절한 지배구조는 결국 금융사의 평판과 재정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ESG경영을 통해 이 같은 위험을 미리 식별하고 완화할 수 있다”며 “또한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ESG 성과를 중요한 투자 결정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ESG경영에 충실한 금융사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신뢰를 얻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저신용자 포용이라는 인터넷은행 설립 목표가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 조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모든 고객이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중·저신용자, 개인사업자, 청소년, 고령자 등 다양한 고객들의 금융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소외계층에게 ‘완전한 금융 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들은 금융사로서 마땅히 다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며 “지리적 제약 없이 다양한 지역의 고객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삼아 혁신적이면서도 안전한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제공하고, 사회적 포용성을 증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금융사회 안전망 강화’를 목표로 삼고 핀테크 및 스타트업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금융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 핀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우수한 금융·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10개를 선발해 1 대 1 멘토링 프로그램 및 IR(Investor Relations) 컨설팅, 핀테크 특화 액셀러레이팅 등을 제공하는 ‘핀테크 이노베이션 스쿨’이 대표적이다. ‘기록통장 with NCT WISH’, ‘마음 딜리버리’ 등 기존 서비스에 연계된 기부 시스템도 카카오뱅크의 대표적인 ESG경영 사례다. 지난해 5월 출시한 ‘기록통장 with NCT WISH’를 통해 당첨된 9명의 고객들과 함께 보이그룹 NCT WISH 멤버들이 지난 7월 경기도 수원시 소재 아동복지기관인 경동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연말에는 연말 감사 메시지와 함께 ‘마음용돈’을 전할 수 있는 ‘마음 딜리버리’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들의 이벤트 참여도를 바탕으로 소년·소녀 가정에 1억원을 기부했다. 이 같은 ‘카뱅표 ESG경영’은 ESG경영을 향한 카카오뱅크의 전사적인 노력이 엿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특히 기존 서비스 연계는 조 팀장이 여러 부서와 직접 소통하면서 얻은 아이디어다. “주기적으로 타 부서에 찾아가서 ‘밥 먹을까?’, ‘차 마실래?’라고 물어봐요. (웃음) 자주 만나서 소통해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오거든요. 타 부서에서 먼저 담당하고 있는 상품과 연결해 보자는 제안도 많이 하고요. 또 카카오뱅크 직원 평균연령이 35살 정도로 젊은데요. 젊은 친구들이다 보니 우리 사회, 환경에 대한 관심도 커서 해외봉사나 연탄봉사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인기가 너무 많아서 고민일 정도예요.” 윤호영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도 크다. 조 팀장은 “사실 가장 큰 동력은 대표님의 관심”이라며 “출범 시점부터 (ESG경영에) 관심이 많으셔서 아이디어를 많이 주신다. 추진한 ESG경영 가운데 대표님 아이디어도 많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종합 A등급을 받은 건 2023년 B+에 그쳤던 지배구조 부문이 A등급으로 올라간 결과이기도 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이해관계자 사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 사외이사회와 이사회사무국을 설치했다. 환경 부문 역시 2023년 B+에서 지난해 A등급으로 상향됐는데, 이사회 산하 ESG 위원들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환경경영을 강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 팀장의 향후 목표는 넷제로(Net-Zero)다. 넷제로란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인간 활동에 의한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을 증대해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을 말한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사가 투자·대출 등 금융활동을 통해 거래상대의 탄소 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정도를 뜻하는 ‘금융배출량’이라는 개념이 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국내 은행의 금융배출량은 2023년 기준 1.57억톤 수준으로 2021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가적인 감축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은행들이 설정한 감축 목표 평균인 -35%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팀장은 “인터넷은행은 본질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자서식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해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영업점도 없어 고객 방문 및 영업점 운영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감면할 수 있다”며 “국내외 투자자들 및 평가기관에서도 탄소중립 목표와 전략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부응하고자 한다. 카카오뱅크는 실현 가능한 넷제로 목표를 수립하기 위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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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최민호 세종시장 “정원도시·스마트 혁신도시 등 구현 오롯이 세종 발전에 매진할 것”

“후반기 ‘개헌’에 올인...‘행정수도’ 추진으로 도약·발전” 다짐 성장 위한 ‘5대 미래비전’ 가동...본질 입각한 지방자치 강조 | 오영균 기자 gyun507@newspim.com | 오종원 기자 jongwon3454@newspim.com 세종시가 달라지고 있고, 더욱 달라지기 위해 한껏 달려가고 있다. ‘헌법 명문화’라는 큰 과제를 달성해 진정한 행정수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민호 세종시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행정수도 세종’은 세종의 제2 발전기를 이끌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로 시선을 돌리면 국토 균형 개발과 수도권 일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다. 최 시장이 시정 4기 3년 차인 올해를 세종시 발전의 원년이라고 강조한 점도 이 때문이다. 뉴스핌 월간ANDA와 만난 최민호 세종시장은 빼곡한 일정으로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지역 발전 청사진 등 비전과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는 눈빛에는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다음은 최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내년 지방선거를 고려하면 올해는 시정 4기 사업을 마무리할 시점이다. 후반기 시정 방침은. 올해는 행정수도, 한글문화수도, 정원도시, 박물관도시, 스마트 혁신도시를 위한 정책 등 5대 비전을 바탕으로 시민의 소득과 자산가치를 늘리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민이 든든한 포용적 행정을 실현하는 등 본질에 입각한 지방자치를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행정수도로서 세종지방법원, 국회세종의사당, 대통령 제2집무실이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시민이 중심이 돼 소속감과 애향심을 갖고 ‘세종산’ 물품을 애용하고 ‘세종사랑’ 과제를 발굴해 나가는 ‘세종사랑 운동’을 추진할 것이다. 전국 최초로 도입한 ‘야간 부시장 제도’도 강화하겠다. 이응다리, 호수·중앙공원 등 수려한 야간경관과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갖고 있는 자원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올해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 전국 200여 개 예술단체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공연예술축제인 ‘코카카 아트페스티벌’ 개최가 확정됐다. 또 지난해 호평을 받은 ‘어반 나이트’ 문화 행사를 확대하고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도심 속 야간 캠프닉 행사도 개최할 방침으로 전반적인 사업 확장이 기대된다. Q. 시정 4기 세종시 수장으로서 이룬 성과와 과제는. 한국지역경영원의 ‘2024 대한민국 지속가능한 도시 평가’에서 세종시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에 선정됐다. 2024년 정부합동평가 결과 시도의 국가 위임사무, 국고보조사업, 국가 주요 시책 추진 등에서도 정량·정성평가 1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건축행정평가 특·광역시 1위, 일·생활 균형지수 전국 1위, 지방규제혁신 성과평가 광역자치단체 1위, 자연재해 지역 안전도 종합평가 A등급 달성 등 시민을 위한 정책이 다양한 방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행정수도·한글문화수도 등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외부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며 ‘살기 좋은 도시’로 변모했다. Q. 이처럼 각종 외부 평가에서 세종시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세종시가 가장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임을 인정받은 증거라고 본다. Q. 실질적 행정수도 세종,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높다. 이를 위해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등 실질적 이전 필요성에 대한 대안은 있나.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건설한다는 계획은 벌써 20여 년이나 됐다. 최근 국회 이전 관련 법이 개정됐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근거법이 마련된 상황이다. 다시 기회가 오는 것 같다. 한 나라의 수도는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이 있는 곳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들 기관이 세종시로 온전히 이전할 경우 법률적으로는 수도가 된다. 이럴 경우 대한민국 수도에 대한 가부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정치권에서 논의할 부분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론 수도를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볼 때 그 이상으로 부합한다는 생각이다. Q. 시민들을 위한 정책인 이응패스 등 지역발전 정책에 시민들 호응 및 만족도가 높은데 정책 추진 배경을 설명한다면. 세종시가 ‘살기 좋은 도시 1위’에 선정되며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자족기능 부족과 교통 불편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자족기능 부족은 세종시가 중앙행정기관 중심도시이기에 비공무원들이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기업 유치나 자영업 활성화가 중요한 것이다. 이에 ‘경제특구’, ‘교육특구’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교통 불편은 도로망을 확충하면 된다고 보겠지만 사실상 이를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면 교통 불편이 줄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위한 방안을 고심한 끝에 ‘이응패스’를 시도했는데 만족감이 높다. 실제로 대중교통 이용률도 약 11% 증가했다. 해당 정책을 확장해 지속할 방침이다. Q. 내년 예정됐던 국제정원도시박람회가 무산돼 아쉬워하는 시민이 많다. 대안 조치가 있나.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아프다. 더구나 국비를 77억원이나 지원해 주는 것을 시의회가 반납하고 막은 것은 횡포라고 할 수 있다. 지역발전 저해의 요인이 됐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런 사태가 정책적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배경으로 인한 것이라면 이는 부당한 행태라고 본다. 국회와 대통령의 관계도 세종시 사태와 비슷한 양상으로, 이는 불협치로 인한 정치적 마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단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역자치단체 중 세종시가 유일한 여소야대지만 전국적으로 30여 자치단체가 비슷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최근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도 의회와의 마찰로 인해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집행부와 입법부 대립을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본다. 먼저 정치인들은 좀 더 성숙된 정치 의식을 가져야 한다. 시민들도 정치와 시정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제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 기관 대립형의 자치 제도나 국가 권력구조로는 언제라도 터질 수 있다.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개헌도 제도 개편에 대한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자체도 제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지방자치 출범 30주년이다. 행정안전부 측에 지방자치제도 개정 필요성을 전달했고 행안부에서도 관련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Q. 제도 관련으로 충청광역연합과 충청광역연합의회가 출범하고 ‘대전충남행정통합’도 가시화되고 있는데, ‘충청광역연합’과 ‘행정통합’을 어떻게 보나. 충청광역연합과 행정연합은 전혀 별개의 개념이라고 본다. 우선 충청광역연합은 4개 시도가 각각 고유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광역적 협조를 하는 것이다. 행정통합은 2개 행정기관이 개별적인 정체성과 고유성을 버리고 새로운 단일 지자체로 통합하는 것으로 광역연합과 전혀 다른 의미다. 행정통합은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서, 광역연합이 연방정부처럼 독립된 개체들이 연합(협력)하는 것이라면 통합은 온전히 하나의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대전은 충남에서 비롯된 도시로 두 지자체 간 행정통합을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방법론에 있어서는 세종시가 대전충남 통합에 함께하기보다 행정수도로 독립된 기능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Q. 탄핵정국 상황에 조기 대선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야 정당 지지율에 대한 입장은. 조기 대선은 우선 탄핵이 인용된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기에 탄핵 여부에 대해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정국 흐름이 탄핵과 별개로 개헌과 맞물려 정치적인 큰 변화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 양당이 지금처럼 계속 갈 것이냐’에 대한 전망도 정국 상황에 따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다음 선거 때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조변석개(朝變夕改)’와 같다. 내일, 내년 등 매번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이완구 전 총리는 ‘정치인의 달력은 일반인의 달력하고 다르다’고 표현했다. 정치인의 달력이 한 달이면 일반 사람들 달력은 1년이라는 의미다. 정치는 전후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정치는 ‘생물’처럼 움직인다는 표현도 있는 것처럼 쉽사리 예단할 수 없는 구조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본립도생(本立道生)’ 정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사물의 근본이 서면 도는 저절로 생겨난다’는 뜻으로,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김을 이르는 말이다. 즉 자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지금 추구하고 있는 목표에 열중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길이고, 그것이 바로 유권자나 국민들이 바라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Q. 시정 4기 임기가 어느덧 1년 6개월 남짓 남았다. 시정을 펼쳐온 소회와 이후 목표가 궁금하다. 덧붙여 다가오고 있는 제9대 지방선거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세종시는 10여 년 동안 지방자치가 이뤄져 사실상 지금부터가 진정한 도시 발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시정 4기의 시간으로 지난 2년 6개월은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비전을 세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미래 전략수도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됐다고 보며 성장과 도약을 위한 5대 미래비전을 중점 추진 전략으로 마련했다. 시정 4기 후반기 가장 큰 목표는 개헌을 위한 노력이다. 국회, 대통령 집무실의 완전 이전 및 행정수도를 명문화하는 내용의 개헌을 위해 중앙정부 및 정치권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시민단체와 함께 시도한 개헌TF를 통해 계속 공론화해 나갈 방침이다. 무엇보다 세종시의 새로운 10년을 움직일 제3의 경쟁력을 위해 진력할 것이며, 이를 시민정신이 바탕이 된 사회적 자본에서 발굴해낼 것이다. 행정수도 세종시민의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는 시민정신으로 도시 미래 가치를 더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 그리고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금은 시정 4기 업무와 세종 발전에 집중할 때이며 이를 위한 시정에 오롯이 매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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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남용수 한투운용 ETF본부장 트럼프 투자 핵심은 ‘美 제조업과 금’

한투운용 합류 2년 만에 ETF 수 50% 성장시켜 올해 ‘AI·연금’ 상품 개발 지속 추진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미국 내 매출이 높은 제조업과 금에 주목해야 합니다.” ‘관세 전쟁’으로 대표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노믹스(Maganomics)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면서 연초부터 국내 증시와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마가노믹스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와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용어로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의미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대표 투자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투자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뉴스핌 월간ANDA가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을 만났다. 남 본부장은 금융공학을 전공한 퀀트 트레이더 출신이다. 2007년 미국 뉴욕의 블랙쉽 캐피탈 매니지먼트에서 일을 시작했고 한화자산운용에서 ETF운용팀장과 퇴직연금기획팀장, 퀀트운용팀을 두루 거쳤다.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의 공동 창립자로 헤지펀드를 운용하기도 했다. 한투운용에는 2년 전인 2023년에 합류했다. 남 본부장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한투운용 합류 이후 2년간 상장지수펀드(ETF) 수는 50% 이상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고 순자산은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남 본부장이 2년 동안 새로 만든 ETF 신상품만 40여 개에 이른다. 한투운용의 ETF 점유율, 운용자산(AUM) 급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체계적인 설문조사와 투자자들에 대한 정교한 성향 파악이다. 남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개인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면 과거와 비교해 개인투자자들의 인식 수준이 크게 성장했다고 했다.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투자 분야도 점차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타겟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수많은 ETF 상품 중에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데는 치밀한 사전조사와 리서치 등이 주효했다. “회사 차원의 전사적 지원은 물론이고 상품 개발과 상품 관리 역량화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를 통해 ETF 투자자들이 느끼는 고충과 방어선을 파악해 상품 개발 프로세스에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지난 2년간 부서 내 업무의 디지털화를 꾸준히 추진해 반복된 작업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리서치 쪽으로 리소스 배분을 늘렸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본부 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300여 명이 참여한 파이썬 경진대회에서 2회 연속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남 본부장은 트럼프 마가노믹스의 핵심 투자 키워드로 ‘미국 제조업’과 ‘금’을 꼽았다. “핵심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입니다. 멕시코, 캐나다 등지에 흩어져 있던 공장들이 미국 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기존에는 니어쇼어링으로 공장들이 인근 국가에 포진돼 있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25%를 언급한 만큼 리쇼어링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남 본부장은 “미국 내 공장 건설 시 필요한 연관 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고, 미국 내 매출이 발생하는 중소 제조업은 공장 설비, 에너지, 데이터센터 등 리쇼어링 효과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한투운용은 지난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맞춰 ‘ACE 미국중심중소형제조업 ETF’를 출시했다. 국내 상장된 ETF 중 미국 중심 중소형 제조기업을 편입한 상품은 이 ETF가 유일하다. 산업재 중에서도 실제 제조업과 관련된 중소형 종목들을 선별한 뒤 유동비율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등 재무 지표를 고려해 편입 종목을 확정했고, 미국 제조산업 르네상스를 이끌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트럼프 시대 ‘미국 우선주의’를 감안한 전략 상품이다. 남 본부장은 “금 현물의 경우,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정부의 금 매입 가능성 등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는 KRX 금 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유일의 금 현물 ETF로 최근 순자산액이 8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 말 순자산액이 처음 7000억원을 넘어선 뒤 단 4거래일 만에 1028억원이 증가했다. ACE KRX금현물 ETF의 1개월, 3개월, 6개월 수익률은 각각 16.36%, 22.41%, 36.67%에 달한다. 1년 및 3년 수익률도 각각 71.29%, 108.52%를 기록하고 있다. 금 선물과 달리 현물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선물 롤오버에 따른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 장점으로 국내 상장 금 ETF 중 유일하게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금 가격이 오르면 해당 ETF 수익률도 오르게 됩니다. 트럼프발 무역 전쟁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수록 가치 보존 수단인 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 가격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남 본부장은 최근 가장 관심 있는 분야로 AI와 연금을 꼽았다. “올해 ETF운용본부에서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미국, AI, 연금입니다. 이와 관련해 계속해서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자 니즈에 적합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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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김기한 모티브링크 대표 車 부품에서 ‘전동화 모듈’로 사업 확장

항공·군수 등 특수 부품 개발 인도 ‘스털링툴스’와 조인트 벤처 설립 | 이나영 기자 nylee54@newspim.com “현재까지 전력변환 부품을 공급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전동화 전력변환 모듈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변화하는 제품의 트렌드에 맞춰 고객사와 공동 개발을 통해 단순 부품업체가 아닌 독자 기술 기반의 모듈 사업을 준비해 왔다.” 1977년 설립된 친환경 자동차 전동화 토탈 솔루션 기업 ‘모티브링크’는 5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전력변환 부품 분야의 선두 주자다. 최근 회사는 급변하는 전동화 및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전동화 전력변환 ‘부품’에서 신사업 ‘모듈’로 사업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모티브링크는 지난해 기존 ‘용인전자’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회사는 ‘모빌리티를 통해 기술과 사람, 시스템을 연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한다’는 의미를 담아,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모티브링크는 지난 2006년부터 친환경 자동차 전력변환 부품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 첫 전기차 관련 부품을 양산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전력변환 부품의 설계·검증·양산 등 전 과정을 지원하며 신뢰를 쌓아 왔다. 이제 20년 노하우를 기반으로 ‘부품’을 넘어 ‘모듈’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다. 김기한 모티브링크 대표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전동화 분야는 개발기간이 장기간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1단계 목표는 자체 개발한 모빌리티의 모듈 부품을 양산하는 것이다. 향후 건설기계, 농기계 및 특수 차량의 소량 다품종 모듈 공급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모티브링크는 현재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한 공동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우선, ‘22KW 무선충전 트랜스미터(Tx)·리시버(Rx)’와 ‘상용차 듀얼 컨버터’의 선행 개발을 완료했으며, ‘수소차 200KW 배터리 충전 컨버터 시스템 하드웨어(H/W)’를 공동 개발 중이다. 모티브링크는 전동화 전력변환 부품에서 모듈로의 전환을 통해 수익성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동화 전력변환 부품 대비 모듈은 5~6배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모듈 사업이 본격화되면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모티브링크는 전동화 기술을 중심으로 부품 및 모듈 사업을 확장하며 향후 항공·군수 등 특수 분야로의 진출을 통해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제품의 성능 고도화와 함께 고객사 요구에 맞춘 원가 절감 및 신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전동화 제품의 소형화 및 고도화뿐만 아니라 특수 부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부터 새로운 제품들의 양산을 시작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양산이 진행 중인 제품으로는 전자파 필터와 커넥터 융합 제품, 급속충전기 관련 부품, 중장비용 컨버터 부품, 잠수함용 리튬배터리 컨버터 부품 등이 있다. 특히 중장비, 군수, 항공 분야 부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들 분야는 당장 매출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확고한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군수와 위성 분야 등은 단기적인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이지만,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키울 것”이라며 “잠수함용 리튬배터리 컨버터 부품은 올해부터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티브링크는 연구개발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매출의 6%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책정해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전동화 관련 기술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며, 미래의 기술과 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모티브링크는 전동화 부품 및 모듈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도와 베트남에 제3공장을 구축하고 전동화 전력변환 모듈 개발 및 양산 기반을 마련 중이다. 모티브링크는 최근 인도에서 스털링툴스 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현지 전기차 부품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협력사인 스털링툴스는 인도의 주요 패스너 제조회사로서 전기차 관련 부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모티브링크는 지난해 4월 인도 전력변환 부품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지속적으로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도의 전기차 우대 정책을 바탕으로 관련 부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회사는 수년 전부터 전기차 모터컨트롤유닛(MCU) 등 관련 부품의 개발 및 생산을 위해 선진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시도해 왔다”며 “경험이 풍부한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단기간 내 안정적인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장 부지는 고객사를 고려해 인도 남부 첸나이에 후보지 두 곳을 선정했다. 3월에 매입을 마치고, 같은 달 JV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내년 6월 공장 가동과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력사와의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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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권기섭 경사노위원장 "획일적 정년연장 땐 양극화 심화…임금·근로조건 유연화 필요"

“위기일수록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 잘된 경험” “정년연장 필요성...국민연금 개편 논의 전제돼야” “경총·노총 양측 모두 임금개편 문제 유연한 입장” |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획일적인 정년 연장은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노사 양측 모두 임금과 근로 조건에 대해 유연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광화문 경사노위 집무실에서 뉴스핌 월간ANDA와 인터뷰를 갖고, 사회적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정년 연장’ 이슈에 대해 이같이 소신을 밝혔다. 권 위원장은 “고용 안정을 너무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쪽 얘기만 듣다 보면 양극화를 100%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대부분의 연구 결과에서 획일적인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을 상당히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경사노위는 지난해 6월 1년 임기의 의제별 협의체인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정년 연장 논의를 시작했다. 당초 지난해 12월 계속고용 토론회를 시작으로 구체적인 고령자 계속고용 방안을 모색하려 했으나 12월 초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고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하면서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 정년 연장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간 입장은 첨예하다. 노동계는 무조건적인 65세 법적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정년 연장을 하더라도 임금 체계 개편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면서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가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사례를 집중 연구 중이다. 일본은 법적 정년이 60세이지만, 획일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일단 퇴직 후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렸다. 기업의 임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다. 현재 상당수 일본 기업은 70세 정년을 보장한다. 정년 연장 논의는 1월 중 열릴 예정인 계속고용 토론회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권 위원장은 하루 전 신년사에서 “경사노위는 1월 계속고용 토론회를 시작으로 노사가 대화와 타협으로 구체적인 고령자 계속고용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권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2024년도에 추진해온 사회적 대화를 어떻게 평가하시나. 성과가 있다면? 어쨌든 희망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희망적으로는 2월 6일에 합의해서 미래세대특별위원회, 인구구조와 관련된 계속고용위원회 그리고 일생활균형위원회 등 위원회 3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일단 본격적으로 시작은 됐다. 10월 4일 노사정 대표가 회의를 하면서 노사정이 어쨌든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에 대해 공감했고, 사회적 대화를 열심히 하기로 일종의 선언을 했다. 성과라면 공무원하고 교원 근로시간 면제위원회에서 노정 간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가 다시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준 것이다. Q.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분명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취임 당시만 해도 대화와 타협, 소통이 실종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경사노위에서 크고작은 걸 떠나서 어떤 합의라도 이끌어냈으면 좋겠다는 게 제가 만나본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었다. 어쨌든 가능성, 희망을 봤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신호인데 정치적 문제,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회적 대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확실히 아직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대화가 정치적 이슈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사회적 대화가 어떤 정치적 이슈에 너무 휘둘리지 않도록 향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Q.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난 뒤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했다. 사회적 대화가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국회발 사회적 대화 이슈도 나오고 어쨌든 사회적 대화에 대한 갈증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느냐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한국노총 입장에서 현재 참여하고 있는 대화의 장을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한국노총 리더십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다. 빠른 시간 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회나 토론회 이런 것들도 1월에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항상 위기일수록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합의가 더 잘됐던 경험이 있다. IMF 때도, 글로벌 경제위기 때도, 코로나 때도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더 활발했다. Q.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를 촉진할 혜안은 있는지. 혜안보다는 읍소라도 해야 되는 상황이다. 근데 이게 그렇다. 저희가 논의하는 주제가 현안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는 미래 과제를 안고 있다. 대부분 노동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모든 나라가 다 경험을 했지만, 의사결정이나 대화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코스트(비용)를 엄청나게 많이 치러야 되는 상황이 온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넘어가는 것은 일종의 직무 유기라는 점을 아마 노사 양쪽이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어수선한 시국에 사회적 대화가 어떤 의미가 있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대화가 왜 필요한가. 첫 번째는 저출산·고령화, 기후·에너지, 산업 전환, 노동시장 양극화와 불평등, 대외 리스크, 전체적인 저성장 경제구조 등이 저희가 다 위험 요소로 꼽는 것들인데, 여기를 다 관통하는 이슈는 기본적으로 노동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기업과 노동 근로자들이 이에 대한 대응이 없으면 결과적으로 다른 뭘 하든 안 되는 거다. 주 52시간 문제도 그렇고, 노조법 2·3조 문제도 그렇고, 2013년 정년 문제도 마찬가지로 일종의 사회적 대화 없이 정책으로 결정했을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코스트를 치렀나. 모든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저는 대화와 소통, 타협의 부재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대화는 지금의 경제, 사회,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일 수밖에 없는 거다. Q. 엄연히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인데 주로 다루는 문제는 고용노동 문제다. 논의의 폭을 넓힐 여지는 없나. 확장할 수 있는 여지는 엄청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선은 노동시장 이슈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 보니 우리가 주로 다룰 수밖에 없는 거다. 두 번째는 경사노위에서 좀 더 확장성 있는 주제들을 다루려면 참여 주체들이 좀 더 확장돼야 한다. 예를 들면 환경단체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시민단체들이 될 수도 있고, 좀 더 폭을 넓혀야 된다. 세 번째로 입법에 앞서 좀 사전적으로 자문 등을 거치도록 하는 절차적 문제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경사노위 역할을 조금 더 강행 규정으로 둘 필요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사노위 논의 결과도 좀 더 엄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Q. 논의의 폭을 넓히려면 정부의 역할 조정, 지원 확대도 필요해 보인다. 맞다.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의 역할을 좀 조정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나 네덜란드, 러시아 등 유럽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들은 환경, 기후, 경제, 교육 등 굉장히 광범위하다. 그런데 우리는 부처별로 설치가 돼 있는 상황이라서 역할 분담에 대한 조정이 좀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대화 자체가 굉장한 책임이 부여된다. 밖에서는 얼마든지 떠들 수 있지만, 여기에 들어오면 양보와 타협을 해야 되니까 굉장한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확실한 인센티브가 좀 있어야 한다. Q. 경사노위의 대표성 문제가 자주 언급된다. 경사노위 참여자들이 전체의 이익을 대변한다고도 보기 어렵다. 제가 볼 때 여러 조직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다 들어온다고 해서 의사결정이 과연 잘될 거냐, 또 대화나 합의가 잘될 거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꼭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경영계를 대변하는 사람들을 도대체 어떻게 대표성 있게 구성할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공익위원들이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 왜냐하면 공익위원들이 결과적으로는 노사가 커버하지 못하는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중재를 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기에 이들의 역할과 책임, 권한 이런 것들이 좀 더 넓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의제별 위원회, 계층별 위원회 같은 위원회들이 늘어나 토론회나 세미나처럼 공론화하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될 것 같다. 국민청원같이 국민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둘 필요도 있다. Q. 그나마 경사노위에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문제가 정년 연장, 계속 고용 이슈다. 논의에 진척은 좀 있나. 다 알고 있듯이 노동계는 법적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경영계는 정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임금 체계 개편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잠시 멈춰 있긴 하지만 논의는 계속될 거다. 다만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 개편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 왜냐하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뒤로 미루려면 퇴직 연령을 그 정도에 맞춰야 된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55세에서 60세 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기에 국민연금 개편을 뒤로하고 정년 연장 논의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Q. 획일적인 정년 연장이 위험하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하셨다. 입장에 변함은 없으신지. 여전히 유효하다. 고용 안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쪽 이야기만 듣다 보면 양극화를 100%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획일적인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을 상당히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두 번째는 연공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계속 고용이 이뤄지게 되면 양극화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300인 이상 대기업은 정년 제도를 대부분 운영 중인데, 300인 미만은 정년 제도가 많이 없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고용 안정을 높일 수는 있다고 보지만, 그에 따른 임금이나 근로 조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Q. 앞선 정년 연장 과정에서 상당한 부작용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2016년 도입된 정년 연장에 대해 대기업 금융 파트 같은 경우 근로자들이 상당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임금피크제를 일찍부터 도입해서 임금 삭감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리고 또 내보내는 방식으로 썼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년 연장이 아니라 약간 밀어내는 방식으로 쓰였던 거다. 그다음에 대기업 쪽에서는 비용을 굉장히 많이 들여야 했고, 이게 노사 갈등의 제일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뭔가 우리가 조금 더 공정한 룰을 정리해 주는 게 맞는 것 같다. 물론 노사에 대한 규율을 100% 다 우리가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청년 세대가 이야기하는 공정의 룰을 어떻게 적용할 거냐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Q.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필요성에 대한 견해는. 저는 노총이나 경총이 말은 안 하고 있지만 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유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고용 안정을 유지하는 방법, 선택지에 대해서는 조금 견해가 다른 거다. 두 번째는 재직자한테 적용을 할 거냐 말 거냐 하는 부분에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경영계는 재직자까지 정리를 하자는 거고, 노동계는 정년 이후 부분에 국한해서 논의하기를 원한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데, 어쨌든 임금의 유연성을 양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있기에 토론회 등 좀 열어놓고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은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Q. 임금체계 개편이 쉬운 문제는 분명 아니다. 정부가 밀고 있는 직무·성과급제도 안착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직무급을 하려면 직무 분석도 해야 되는데, 고도성장이나 압축성장기에는 직무를 분석해서 임금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가장 큰 가치가 평생 고용이었지 않나. 근데 이 가치의 개념이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공정 임금을 따지는 시대가 온 거다. 임금체계가 결국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건데 이에 맞게 달라지지 못한 거다. 임금체계 개편 이야기가 30년 전부터 나왔는데, 아직까지도 그렇게 진전된 게 없지 않나. 한꺼번에 다 바뀔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Q. 현재 많은 기업에서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임금피크제를 운영 중인데, 이 외에 구상하는 방안이 있는지. 지금은 어렵다. 그리고 제가 구상하는 것도 좀 맞지는 않아 보인다. 결국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정년 연장이나 계속 고용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뭔가 가이드라인을 줘야 된다. 특히 임금이나 근로 조건 문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여지를 둬야 될 것 같다. 얼마만큼 자율적으로 협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임금체계 개편 논의도 가능해질 수 있다. 결국 임금체계에 대한 선택권과 계속고용 방식에 대한 선택권의 범위를 어떻게 조정하는가가 이번 합의의 쟁점이 될 수 있다. Q. 정년 연장 논의에 대해 2025년 상반기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하셨다. 여전히 유효한가. 원래 위원회 논의 자체가 2025년 6월까지 기한이고, 조금 더 빨리 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지금 정치적 사건들이 많이 발생해서 그렇지만, 여든 야든 입법을 하려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 저희도 논의를 좀 서두르려고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오래 끌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장담은 할 수 없는데 어쨌든 최대한 1분기까지 한번 시도는 해볼 생각이다. 다른 나라들은 한 10년 전부터 이런 논의를 했는데, 우리의 국민소득이나 초고령화 속도를 보면 굉장히 늦었다. 논의를 너무 질질 끌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Q. 5인 미만 근로기준법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원인이 뭐라고 보시나. 이게 전형적으로 당위와 현실의 차이인 것 같다.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자는 건 당위론적으로는 맞는 말이긴 한데,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문제는 좀 의문인 거다. 일단 노동계에서 주장은 하고 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에 있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지, 정확히 소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5인 미만 사업장의 사람들은 자영업자인지 근로자인지 약간 애매하다. 이런 이슈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서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을 펴기가 되게 힘들다. 이 문제는 꼭 해야 될 거냐, 안 해야 될 거냐를 정리하는 게 먼저 필요하다. Q. 정치적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목표는. 지금은 여러 가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결국 대화와 소통, 타협과 양보의 부재에서 온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다만 사회적 대화에 대한 갈증은 훨씬 심해졌다. 대화와 소통을 정상화할 필요성이 있다. 정치적으로 복원되는 게 여의치는 않아 보이지만, 이제 전환이 있어야 될 것 같다. 제가 볼 때 경사노위가 이 문제를 복원할 수 있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노사라도 노사정이라도 대화와 소통을 유지하고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정국이 안정됐을 때 좀 더 증폭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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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최기주 아주대 총장 "국제화·첨단분야 학과 개편...제2 도약 기틀 마련"

국제적 인재 양성 위한 해외 교류 확대 “이공계 출신, 해외 기업에서 경력 더 인정받아” “지역 의료환경 개선 가능” | 대담=이영섭 사회부장 nevermind@newspim.com | 정리=김범주 기자 wideopen@newspim.com 2024년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 사태로 보낸 1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끝모를 의정 갈등과 언제 돌아올지 기약하기 어려운 의대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의대생들에 대한 교육 가능성 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하지만 ‘그냥 흘려버린 1년’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최기주 아주대 총장은 의대 사태를 촉발한 원인에 대한 근본적 분석부터 국가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공계 인재 양성에 대한 근본적 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되짚어본 계기가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지역 의료 기반인 지역 의대의 노후 의료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의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 지난해 12월 11일 수원 아주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최기주 아주대 총장은 이런 점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원 의대생에 대한 교육 여건을 갖춰가야 하지만 여러 어려운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공계 인재에 대한 파격적 대우, 사회적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근본적 대책 없이는 파국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대와 같은 지엽적인 논란에서 벗어나 국제적으로 활동할 인재를 길러내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최 총장의 핵심 아이디어다. 총장 취임 이후 미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 해외 유수 대학과 교류하면서 글로벌 인재 양성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은 최 총장과의 일문일답. Q. 탄핵 국면이다. 대학가도 혼란스러운 분위기인가. 안타깝다. 주가·환율 등 천문학적인 경제 피해가 예상된다는 기사를 봤다. 사회 지도층은 그 구성원을 섬기는 자세로 일해야 하는데, 그런 자세가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국가 잠재력이나 국력을 키우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데는 한순간이다. 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 다수가 추진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 의대 증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2025학년도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고, 2026학년도엔 재검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에서는 이미 교수님들이 시국선언을 했고, 최근에는 학생들이 동참했다. Q. 공대 출신 총장으로서 올해 의대 논란을 진단한다면. 개인적으로 의대 쏠림 현상은 사회가 드라이브한 측면이 있고, 다른 측면에서는 이공계 출신들에 대한 홀대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학생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바뀌길 바란다. 과거 1970~80학년도 학번들은 해외 진출도 많이 했다. 미국 유학길에도 많이 올랐는데, 대우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시절에는 국내에서도 이공계 출신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실종됐다. 일반적으로 직장인은 60세가 되면 퇴직해야 하는데, 의사는 20년 정도 더 근무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의대의 기대 소득이 높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이다. Q. 해결책이 있다면. 이공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나 기업이 나서야 한다. 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기업에서 10년 정도 일한 뒤 미국으로 가면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한 처우를 받지 못한다. Q. 그래도 이공계 중심의 정부 정책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인공지능, 바이오헬스 등 정부가 집중하는 산업군이 있다. 아주대의 경우 첨단신소재공학과, 지능형반도체공학과, AI모빌리티공학과 등 첨단 분야 3개 학과를 신설해 지난해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특히 AI모빌리티공학과는 미래모빌리티공학과로 확대 개편해 입학 정원도 기존 40명에서 137명으로 늘렸다. 미래를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 중 하나로 첨단 바이오 산업을 전망하는데, 공대·자연대·의대·약대 소속 교수들이 합류해 융합 교육과 연구를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아주대에는 기회다. Q. 아주대도 의대 증원 과정에서 내홍을 경험하지 않았나. 의료계와 정부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병원, 환자 모두 어려운 처지다. 미니 의대였던 아주대도 정원이 늘어 자연대·첨단바이오융합대 등 다른 학과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증원 30개 의대에 대한 강도 높은 인증평가를 예고했다.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휴학을 한 학생들이 돌아오면 내년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 수업 인프라와 교수진을 보강하고 있지만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의평원 인증평가에 대비해 지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교양 수업 같은 경우는 200석 이상의 대형 강의실도 갖추고 있다. 대체로 해부학 등 실습 수업은 2학년 2학기 또는 3학년 1학기에 시작한다. 지금 실습실을 준비하고 있어 될 수 있으면 학생들이 새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한다. 해부학 등 실습실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최근 박사 2명을 채용했다. 이분들은 2026년부터 수업할 예정이지만 교수 충원, 시설 확보 등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Q. 향후 의대 정원과 관련해 의료계가 완강한 입장이다. (정부도 의료계와) 협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예를 들어 증원 규모를 700~800명으로 한다든지 여지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 국립대 여건은 개선된다고 봐야 한다. 노후·낙후 시설 자체가 개선되기 때문에 지역 의료환경은 많이 변화할 것이다. 다만 사립대에 대한 지원도 같이 해달라는 요구다. 개인적으로는 의대나 병원이 자체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최소한의 증원은 연장됐으면 하는 희망이다. 의과대학과 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외상센터 등 경기도의 공공·필수 의료를 선도해온 경험을 확대하고 싶다. Q. 정부의 ‘글로컬30’ 사업에 수도권 대학이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부 지원 사업이 수도권·비수도권 단절을 초래하는 결과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유연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비수도권 대학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 연구나 교육모델을 개발하는 ‘초광역형 지역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지역 기업·비수도권 대학의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기술을 지원하는 등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Q. 5년간 1000억원을 대학에 투자한다고 해서 ‘글로벌’ 명문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경제 규모가 다르지만, 미국은 한 주(state)가 대학에 투자할 수 있는 연구비 규모는 막대하다. 대학의 특정 학과에 직접 지원도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은 그런 게 없다. 향후 교육부가 그런 기능을 하고, 규제는 푸는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아주대가 ‘학생·학교의 국제화’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 총장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인 것이 국제화다. 학생들을 좋은 대학으로 보내자는 기본적인 생각이다. 퍼듀대, 미시간대, UCI, USC, UCSD, UNLV 등 미국의 유수대학과 교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드레스덴, 뮌헨공대 등 유럽의 명문대와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의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도 확대 중이다. Q.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아주대 외국인 유학생이 2600명을 넘어섰다. 베트남, 중국, 미얀마 외에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 국가에서 유학생이 온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GKS장학, 말레이시아·사우디 등 정부 장학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 중이다. 해외 대학 학생과 우리 대학 학생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한국을 알리고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의미 있는 국제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설립한 ‘타슈켄트 아주(AUT)’가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학교 설립이념 중 하나인 ‘세계일가’의 실현이다. 도움을 받는 대학에서 도움을 주는 대학으로 변모하고자 한다. 한국과 프랑스 협력을 기반으로 태어나고 성장한 아주대 입장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9월 26일 제1회 졸업식을 가졌는데, 우리의 우수 교육 시스템을 해외로 수출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Q. 학생들에게 ‘운동’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는지.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는 건강한 정신과 신체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건강과 균형 잡힌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학생 8~15명이 크루를 결성해 러닝과 배드민턴, 농구, 헬스, 탁구, 등산, 수영, 축구 등 ‘함께 운동하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학생회관에 체력단련실 AAR(Ajou Athletic Room)을 구축했고, 겨울방학에는 아주 스포츠캠프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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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외국환 전문가 지미영 과장 “뱅커로서 버킷리스트 달성 뿌듯”

꿈꿔온 ‘외국환 골든벨’ 대회 우승...“업무 중 메모·동료 응원이 승리 비결” 독보적인 외국환 인재 양성 시스템 갖춰,,,“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은행” | 송주원 기자 jane94@newspim.com | 최지환 사진기자 choipix16@newspim.com 머리에 노란 참가번호를 단 채 어른이 봐도 알쏭달쏭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들을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KBS 1TV에서 방영하던 시사·교양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 속 광경이다. 50문제를 모두 맞힌 학생이 강당 뒤편에 자리한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이다. 골든벨 수상자는 프로그램을 후원한 삼성카드의 지원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대학등록금도 낼 수 있었다. 1999년부터 방영됐으니 기업의 ESG경영 변천사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도전 골든벨’은 코로나19 등 여파로 지난 2020년 6월 28일을 끝으로 종영했지만 뜻밖의 곳에서 골든벨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하나은행의 ‘외국환 골든벨’이다. 벌써 19년째 이어온 유서 깊은 외국환 지식 경연 대회로 예선에만 수천 명의 직원이 몰릴 정도로 위상이 대단하다. 지미영 오창금융센터지점 과장도 신입행원 시절부터 이 대회 우승을 버킷리스트로 삼았다. 삼수 끝에 지난해 12월 최종 1위에 오른 지 과장은 뱅커로서 제1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며 외국환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더욱 많이 쌓아 외국환 전문 후배들을 양성하겠다는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지 과장은 2007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18년째 근무 중인 베테랑 행원이다. “2007년에 입행하고 처음 (‘외국환 골든벨’ 대회의) 본선 구경을 갔는데 우승자가 커다란 금색 종을 흔들더라고요. 신입이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나도 한 번 저 종을 울려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죠.” 신입 행원의 막연한 호기심은 곧 뱅커의 버킷리스트로 자리 잡았다. 초보 행원 시절 맡은 외국환 업무에 흥미를 느낀 지 과장은 본점 외환지원팀에서 외국환 신고 수리 업무를, 직전 대덕특구지점에서 대전 소재 기관과 연구소 관련 외국환 업무를 각각 수행하고 현 지점에서는 기업 외환 및 기업 여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신입 행원의 흥미가 과장의 전문성으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하나은행만의 고유한 외국환 인재 양성 시스템이 있다. 하나은행은 우수한 외국환 전문 인력을 배치해 직원 교육을 지원하고, 양질의 교재들과 뛰어난 커리큘럼의 연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탄탄한 시스템에 외국환 업무에 대한 직원들의 전문성은 물론 의욕까지 고취한다는 설명이다. 사내 행사임에도 매년 수천 명의 직원이 몰리는 ‘외국환 골든벨’ 대회의 인기도 그 일환이다. 웬만한 기업 채용 경쟁률을 훌쩍 뛰어넘는 열기다. 지 과장도 2022년부터 삼수를 했다. 최종 1위 자리에 오른 이번 대회에서도 예선에만 8000명의 직원이 참여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식 경연 대회보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마침 대회가 열리는 시기도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라 하나은행에서는 12월이 가장 즐거운 달이 아닐까 싶어요. (웃음) 대한민국 최고의 외국환전문은행이 개최한 대회의 우승자라는 자부심과 명예도 의미가 깊고요. 본선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외국환 업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니 직원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요.” 이번 ‘외국환 골든벨’은 지난해 5월 영남, 호남, 충청지역 예선과 하나은행 대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한 온라인 예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같은 해 12월 결선 무대에서는 예선전에서 선발된 100명의 직원이 △외국환 법령 △외국환 상품 및 서비스 △수출입 △FX 딜링 등 외국환 전 분야에 걸친 문제를 풀었다. 이같이 치열한 접전 끝에 골든벨을 울릴 수 있었던 비결로 지 과장은 평소 외환 업무를 보면서 중요한 사항과 최신 변경사항 등을 꼼꼼히 메모한 것을 들었다. 현재 몸담고 있는 오창금융센터지점 동료들의 ‘세뇌’도 큰 도움이 됐다. “직원들이 ‘올해의 우승자는 지미영 과장님’이라고 세뇌와 자신감 사이 그 무언가를 불어넣어 줬어요. 본선에 갈 때도 ‘우승하러 가신다’며 응원해 주더라고요. 본선에 함께 가지 못한다고 미안해했는데 마음만큼은 든든했어요.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고, 우승한 뒤에는 과자 파티도 했어요. (웃음)” 아쉽게도 우승자는 다시 ‘외국환 골든벨’ 대회에 참여할 수 없다. 18년간 품어온 버킷리스트를 달성했으니 기쁨이 큰 한편 헛헛할 법도 하지만 지 과장은 “골든벨 우승은 제1 버킷리스트였고, 이제 제2 버킷리스트가 있다”며 눈을 빛냈다. “하나은행이 외국환전문은행이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손님들의 믿음이 그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까다로운 송금이나 외화 수표 업무를 의뢰하시는 손님들이 ‘하나은행밖에 못 할 것 같아서요’라며 찾아오세요. 이런 믿음은 은행이 원한다고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지 과장은 행내 ‘외국환 교수’로서 후배들을 양성해 향후에도 고객들의 믿음에 보답하는 것이 꿈이다. 하나은행은 행내 부교수 선발제도를 통해 인재개발부 교수 인력풀을 꾸려 관리한다. 선발된 교수들은 △행내 외국환 연수 강의 △신입행원 연수 강의 △금융연수원 강의 △외환업무 매뉴얼 △직무콘텐츠 제작 등을 한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외국환 업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모두 큰 시점이다. 지 과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외국환 상담 인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타행을 앞서는 환관리, 외국환 상품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외국환 역량을 갖춘 하나은행을 믿고 거래해 주시라”며 “은행을 꼭 방문하지 않아도 하나은행에서 매주, 매분기, 매년마다 유익한 외국환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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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화 삼성증권 상무 “슈퍼리치들 시장 변화·트렌드에 관심”

전통·대체자산 비율 조정 중요...상관계수 낮은 자산군에 투자 고액자산가, ‘사모대체펀드’ 관심 많아...만기 전 환매도 가능 세후수익률 관점으로 투자 자산 비교...저쿠폰 채권 활용 추천 | 이석훈 기자 stpoemseok@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기대수익률, 감당 가능한 리스크, 유동성 등을 고려해 자신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자산배분 전략에 맞춰 선택하는 것과 포트폴리오 내 성장 자산에 대한 자산배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정화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 상무는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상무는 1994년 삼성증권에 공채 입사한 후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SNI 삼성타운금융센터 지점장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연금본부장으로 활약한 후, 올해부터 SNI와 법인전략을 맡고 있다. SNI는 예탁 금융자산이 3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삼성증권이 업계 최초로 내세운 자산 서비스 브랜드로, 지난해 말 기준 서비스를 받는 자산가 수만 4003명에 달한다. “시장 변화·트렌드 면밀히 살펴야” 유 상무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시장의 변화를 읽은 후 포트폴리오 내 성장 자산에 대한 배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초고액 자산가들은 안정적인 운용을 중시하면서도 동시에 성장 자산을 보유하기 위해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며 “따라서 혁신 기술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업에 늘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은 전통자산과 대체자산 비율을 적절히 가지고 간다”며 “예를 들어 글로벌 패밀리오피스는 전통자산에 60%, 대체자산에 40%를,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는 전통자산에 80%, 대체자산에 20%를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상관계수가 낮은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면 변동성을 줄이면서 기대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상무는 “삼성증권에서 최근 발간한 대체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자산 중 사모주식의 펀드별 연평균 수익률은 13~18%, 벤처캐피탈 수익률은 12~16%, 사모대출 수익률은 8~11%에 달한다”며 “초고액 자산가들은 안전자산인 채권을 포트폴리오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산의 일부분을 기대수익률이 높은 대체자산들에 적절히 분산 투자를 하고 전통자산인 주식·채권·현금성 자산과 함께 장기 보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0 시대...“자산군·투자 지역 분산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변동세가 커진 것에 대해서는 자산군과 투자 지역을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상무는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 고객의 경우 미국 투자 비중이 37%에 달하는데, 이는 글로벌 패밀리오피스 평균인 57%에 근접하는 수준”이라며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을 활용해 미국 주식과 미국 국채 등 해외자산과 대체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투자 중 발생하는 돌발 변수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상무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는 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은 누군가에게는 위기이자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중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위기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 위기가 어떤 자산군에 기회로 작용할지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며 “최저점에 사고, 최고점에 팔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큰 흐름을 읽고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배분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성과로 연결되는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고 조언했다. “사모대체펀드 활용한 투자도 매력적” 유 상무는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모대체펀드를 활용한 투자도 매력적이라고 귀띔했다. 보통 기관투자자들은 사모펀드, 사모신용 등 사모대체자산에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해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데, 최근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해당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유 상무는 “삼성증권은 지난 2020년 10월 골드만삭스의 대표 사모대출펀드에 국내 리테일 최초로 단독 참여해 패밀리오피스 가문과 함께 공동 투자했다”며 “이후 매년 골드만삭스, 칼라일, 워버그핀커스, 파트너스 등 글로벌 상위 운용사들의 사모대체펀드를 국내에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테일 고객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기관투자자와는 다른 수요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만기 전 환매가 가능한 에버그린형 구조 형태로 주로 상품화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사모주식, 사모대출, 사모부동산, 사모주식·인프라 등 다양한 사모대체펀드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후수익률 관점에서 상품 고려를” 마지막으로 그는 절세를 활용한 투자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상무는 “대부분의 고액 자산가들은 최고 세율구간에 해당하기 때문에 세후수익률을 기준으로 목표 수익률을 정하는 분들이 많다”며 “세전수익률보다는 늘 세후수익률 관점에서 투자 자산을 비교하고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투자 상품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또 “대표적인 상품이 저쿠폰 국채이며, 개인투자자의 경우 채권 매매차익이 비과세되는 점을 활용한다면 세후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며 “퇴직연금 등 세율을 낮추고 과세 이연 효과가 있는 상품들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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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최승호 에스엠씨지 대표 세계 첫 폐유리 60% 재활용 인증 로레알도 선택한 친환경 용기 선두주자

세계 최초 PCR 60% 유리 용기 인증...“탄소 절감과 품질 혁신” “IPO 자금, 융자금 상환과 글로벌 시장 확장 활용” | 이나영 기자 nylee54@newspim.com “친환경 트렌드 속에서 유리 용기는 화장품 시장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글로벌적으로 환경 이슈가 본격 개화하는 시기다. 에스엠씨지는 세계 최초로 폐유리 60% 재활용 인증을 취득해 친환경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친환경 용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로레알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은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유리 용기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흐름 속에 글로벌 화장품 유리 용기 제조개발생산(ODM) 기업 ‘에스엠씨지(SMCG)’가 주목받고 있다. 에스엠씨지는 PCR(Post-Consumer Recycled) 기술과 전기 용해로 기반의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온 기업이다. 그동안 화장품 유리 용기의 재활용률을 혁신적으로 높여온 에스엠씨지는 올해 폐유리를 60%까지 재활용한 PCR 유리 용기 국제 인증을 세계 최초로 취득할 예정이다. 국제 재생표준인증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 통과를 앞둔 에스엠씨지는 유리 분야에서 친환경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최승호 에스엠씨지 대표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제 인증 심사는 모두 완료됐으며, 곧 인증서를 취득할 예정”이라며 “유리 용기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재활용 60% PCR 기술을 활용한 국제 인증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PCR 60% 유리 용기는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품질과 투명도를 유지하는 혁신 기술이다. 최 대표는 “일반적으로 유리 용기의 PCR 함량은 20~30% 수준에 머물지만, 에스엠씨지는 15년간 축적한 수동 유리 공장의 경험과 독보적인 전기 용해로 기술을 바탕으로 이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스엠씨지의 전기 용해로는 화석연료 기반의 전통적 용해로와 달리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설비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에스엠씨지는 6번째 전기 용해로를 운영 중이며, 용해로 수명을 7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매일 50톤 규모의 유리를 녹일 수 있는 국내 최대 전기 용해로 시설과 전 라인 자동 생산 시스템을 통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최 대표는 “전기 용해로는 단순한 설비가 아니라 20년간 축적된 운영 노하우와 기술 개발의 결과물”이라며 “글로벌 경쟁사들이 초기 단계에 머물거나 실패를 경험하는 것과 달리, 에스엠씨지는 이미 안정적인 기술 운영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용기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는 친환경 용기를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며, 에스엠씨지와 같은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에스엠씨지는 단순한 유리 용기 제조를 넘어 펌프, 캡, 스포이드 등 부자재까지 포함한 토털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모든 고객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700여 벌의 오픈 유리 용기 금형과 100여 벌의 캡 등 부자재 오픈 금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고객사의 제품 출시 과정을 혁신적으로 단축하고 초기 비용 부담을 크게 줄였다. 최 대표는 “토털 패키징 시스템은 단순히 유리병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후가공 그리고 부자재까지 포함한 턴키(turn-key)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고객사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패키징 솔루션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에 적합한 완제품을 제공해 비용과 효율화를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씨지는 토털 패키징 솔루션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5년간 해외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현재 전체 매출의 40%가 해외에서 창출되고 있다. 최 대표는 “북미, 유럽,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특히 K-뷰티에 대한 수요 증가와 활성화가 지속되고 있어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씨지는 키움제7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오는 3월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고 친환경 화장품 유리 용기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에스엠씨지는 지난 2022년 전기 용해로 50톤(t) 증설을 완료하며 생산능력(CAPA)을 확보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이미 설비 투자가 완료된 상태로,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기존 금융자금 상환과 글로벌 시장 확장에 활용될 것이다. 이를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고 현금 흐름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실질적인 이익 증가로 현금 유입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엠씨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408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94%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연간 매출액 373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3개 분기 만에 초과 달성했다. 올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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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취임 6개월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일상 지키는 민생 최후의 보루…안정·안전 지키는 데 온힘 다할 것"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으로 민생경제 회생” “신혼 공공주택 진입장벽 낮춰 저출생 해결” “지방의회법 제정 최선, 지방의회 역량 강화” | 이경화 기자 kh99@newspim.com | 최지환 사진기자 choipix16@newspim.com 서울시의회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민생 안정’이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장기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대내외 경제 위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에 집중한다. 시의회는 민생 최우선 기조로 48조1144억원 규모의 2025년 서울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정치 혼란 속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투입하기로 결정한 예산의 적시 집행을 독려하고 나섰다. 최 의장은 지난해 12월 12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11월 26일 새벽 3시 30분 첫 운행에 들어간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해 새벽근로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의회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 더 절실히 확인했다”며 “어려운 재정 여건이지만 ‘적극 투자 기조’로 예산을 심사, 의결해 시민의 먹고사는 문제부터 일상 안정, 안전을 지키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협치와 소통이 중요하다. 최 의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정 파트너로서 바람직한 정책에는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 의장은 오 시장에 대해 “합리적이면서도 취약계층을 위할 줄도 알고, 세계 속에 매력 있는 서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훌륭한 행정가”라며 후한 점수를 매겼다. 최 의장은 또 “기후동행카드, 손목닥터9988 등 바람직한 정책에는 아낌없는 칭찬과 지원이 이어지면서 협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 정책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데다 전국적으로 그 영향도 크다는 점에서 정책 발표에 앞서 의회는 물론 시민 공론화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 의장은 저출생 원인이 결국 높은 주거비용 문제라며 서울시 역점 정책사업인 미리내집(장기전세) 등 신혼부부용 주택 공급에 발맞춰 신혼부부의 공공주택 진입 문턱을 낮춰줄 입법적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기존 공공주택은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 너무 비좁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주택 면적 등 질적인 고민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 7월 미리내집 공급 현장을 점검하면서 서울시와 SH공사에 3인, 4인 가족이 거주해도 부족함 없는 59㎡ 이상의 중소형 공공주택 공급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교육 문제로 인한 강남과 강북 간 부동산 격차도 매년 커지고 있다. 최 의장은 “보다 근본적인 도시 구조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며 “세계는 ‘30분 도시’ 30분 일상권 내 교육·일자리·산업·문화가 해결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서울시도 마찬가지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구상을 밝혔다. 최소 10년 이상 긴 호흡으로 추진되는 이 계획에 의회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의 납품 비리 등 여러 의혹을 시의회가 미리 감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방의회의원은 국회의원과 달리 면책특권이 없어 명백한 증거를 대지 못하면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며 “의회가 확보할 수 있는 정보의 한계 등 답답한 측면은 있지만 의회 신문고 등 상시 제보 시스템을 고도화해 비위, 일탈, 부실 경영 등에 대한 견제와 감시 강도를 높여 가겠다”고 했다. 지방의회법 제정안이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최 의장은 “당시 국회에 총 4건의 지방의회법이 발의됐으나 극단적 여야 대결구도로 인해 끝내 폐기됐다”며 “지방의회법 부재로 인해 견제, 감시해야 할 집행기관이 의회의 예산, 조직을 좌지우지하는 부조리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의회 내 허리직급 2·3급 신설, 정책지원관 등 의정 보좌 인력을 늘리는 것 하나까지 서울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로는 시대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2대 국회 들어 다시금 지방의회법이 발의된 상태다. 최 의장은 “이번에는 반드시 국회 문턱을 넘어 지방의회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를 주축으로 지방의회법 제정 필요성을 재차, 삼차 피력하고 국회와 행정안전부를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 68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에 취임한 지 약 6개월이 흐른 시점, 최 의장은 시민의 안온한 일상을 지키는 ‘민생 최후 보루’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최 의장은 “말을 하면 주목받고 실행되는 확률이 높아졌다. 최근 점심이 소홀하다고 지적된 서울시 소방공무원 급식비를 늘리는 등 하나씩하나씩 바꿔가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 요즘 현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장이지만 시민들의 소소한 것도 잘 챙기고 싶다. 현장 속에서 체득한 이해와 공감이 서울시 정책과 예산에 더해질 때 비로소 시민 삶의 변화가 시작된다”며 “오직 시민을 위해 더 깊게 소통하고 더 넓게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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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의대 증원으로 대학 서열 또 바뀔 것 왜곡된 교육구조 선순환 개혁 시급”

변화하는 시대 속 교사의 역할 강조 AI디지털교과서엔 “신중할 필요 있다” 기초과학 인재 양성 국가 지원 필요 | 대담=이영섭 사회부장 | 정리=김범주·조승진 기자 wideopen@newspim.com 취임 후 약 두 달을 서울 교육과 함께 달려온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아직 ‘자유로운 영혼’에 가깝다. 교육청의 행정 용어보다는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실험적 이야기를 나누는 시스템에 더 익숙하다. 하지만 ‘학생으로부터 배운다’는 자세는 여전하다고 말한다. 교수 또는 교사 모두 학생들로부터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결합돼야 한다는 것이 정 교육감의 생각이다. 뉴스핌 월간ANDA는 지난해 11월 27일 서울시교육청 집무실에서 정 교육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4년 교육계를 집어삼켰던 의과대학 증원 논란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교과서, 학생인권조례 등에 대한 정 교육감의 생각을 들었다. 특히 의대 증원과 관련해 정 교육감은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면서 대학 서열 구조가 또 바뀐다”며 “지나친 성과주의와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교사의 정치 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정당 활동이 허용되는 학생과는 다르게 교사에 대해서는 너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정 교육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취임한 지 약 두 달이다. 서울대 교수 시절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선, 교수 시절에는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실험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했지만, 교육감은 항상 신중하고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 두 번째는 선거 직후 취임하면서 행정가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자유로운 영혼인가’라는 인상을 줄 수 있었는데 이런 점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 세 번째는 국정감사와 행정감사를 겪으며 감사받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 앞으로 (서울교육감으로) 많이 다듬어지겠지만, 현재와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게 좋을지, 다듬어진 모습이 좋을지 알 수 없다. Q. 후보 시절 유·초·중·고교를 모른다는 공격을 많이 받았다. 나는 (전남대 교수 시절) 광주에서 학생들로부터 배웠다고 얘기하고 싶다. 교사라는 것, 교수라는 것은 지식을 학생들한테 주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소통하며 자극을 받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결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나 교수, 이것이 올바른 길이 아닐까. 우리는 매년 (학교급별로) 신입생을 받는다. 똑같은 신입생을 받지만 1년씩 다른 아이디어를 받는 것이다. 한자 뜻에도 나와 있지만, 기본적으로 교사는 앞에 태어난 사람이 더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혜가 많다는 전제에 있다. 지금은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써먹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인공지능(AI)이 들어오고 새로운 개념이 들어온다. 새로운 시대에 ‘교사가’ 무엇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끊임없이 스스로가 새로워져야 한다. 그래서 선생이라고 하는 개념 자체가 늘 새로워져야 한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새로운 건 배운다고 말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 아닐까. Q. 올해 의과대학 증원 논란에 이어 의대 쏠림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주위에서 들어보면 한결같이 ‘의사는 반드시 가장 똑똑한 사람이 해야 하는 직업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의사라는 직업이 매우 똑똑한 사람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 의대는 임상 중심으로 편중돼 있는데, 기초의학 쪽으로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의대 정원 증원은 필요한 방향인 건 맞다. 다만 급격한 증원은 의대 실정으로 볼 때 맞지 않다.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면 대학 서열 구조가 또 바뀐다. 기초과학, 자연대, 공대 같은 다른 학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증원된 의대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기본 역량 시설도 감안해야 한다. 의대 증원은 필수 공공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필수 공공의료에 대한 해법 없이 정원만 늘리는 것은 원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줄 것이다. 지나친 성과주의와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으로 전락해 버린 게 아닐까. Q. ‘의대 쏠림’으로 망가진 교육 생태계는 회복할 수 있다고 보는지. 의대 쏠림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중요 연구기관과 기업의 연구원들이 대거 해고되면서 벌어졌다. 가장 중요한 기초자연과학 인재들이 ‘직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다 보니 인재의 적절한 배치가 깨진 것이다. 반드시 기초과학을 전공하는 인재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 안정적인 연구환경,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 등을 국가가 했어야 했다. 그걸 놓쳤고,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운영하다가 실패했고, 다시 의대 사태로 내려온 것이다. 기초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등 기초과학에 대한 획기적인 국가 수준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요즘 교육의 틀이 바뀌고 있는데, 왜곡된 교육 구조를 어떻게 선순환시키느냐가 21세기 대한민국 대전환의 큰 그림이 될 것이다. Q. 학생인권조례와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반 논의가 뜨거운데. 정책에는 실사구시와 세계적 보편성이 밑바탕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조희연 전 교육감은 ‘공존’을 내세웠는데 서로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취지다. 그런데 ‘공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지사지를 많이 강조했는데 공감이 돼야 인정할 수 있다. ‘당신 말도 일리가 있어’라고 인정하는 공감 능력이 갈수록 더 중요해진다. Q. 교사의 정치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사에게 최소한의 정치적 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 교육 정책에 대한 의사 표현은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집단행동이라는 이름으로 금지하게 되면 교육 정책에 대한 피드백이 잘 안 된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나름대로 교사들의 생각이 있는데 그 생각을 드러낼 길이 없다. 정치적 기본권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교육 현장에서는 보이텔스바흐 원칙처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학교 밖에서는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의사 표현은 보장되는 것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정치적 기본권이 인정돼야 올바른 교육 정책이 교육 현장에 기초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으려면 교사들의 교육 정책에 대한 의사 표현은 충분히 인정해야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교육 현장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제 최소한의 정치적 기본권과 연결된 것으로 생각한다. 옛날식으로 표현하면 참교육을 향한 교사들의 진짜 목소리를 어떻게 우리가 사회적으로 인정해야 하는가란 문제가 있다.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Q. 정치권에서 교육감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로 갈 때 하나는 지방자치, 다른 하나는 부문별 자치다. 교육 자치도 같은 맥락이다.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는 중요한 두 개의 축이다. 교육자치의 측면에서 보면 러닝메이트 제도는 교육자치를 후퇴시키는 요소가 있다. 물론 현재 교육감 선거제도는 문제가 있다. 지난 선거를 거치면서 선거공영제 내지 선거준공영제와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코로나와 같은 ‘저활성 시대’를 거친 학생들에 대해 어떤 교육을 준비하고 있는지. 코로나 이후 잊은 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당시 의료인, 학교 현장의 보건교사 등 고생한 인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 충분히 있었는가. 다른 하나는 코로나 3년 동안 제대로 된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고 원격 수업 등을 하면서 사회적 관계 저활성화로 인해 사회적 관계의 빈도가 훨씬 줄었다. 고립화되고 원자화된 측면이 있다. 잃어버린 세대들, 그 세대가 잃어버린 것들을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가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잊어버린 것 같다. 한편으로는 학력 문제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서적 문제가 있다. 학습진단회복센터(가칭)는 학력의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이고, 다른 차원에서 보면 정서적 불안이나 우울 같은 것을 어떤 식으로 잡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많다. Q. AI디지털교과서 논란이 있는데. 두 가지 쟁점이 있다. 하나는 교과서냐 참고자료냐이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 본인이 개발한 여러 가지 디지털 자료들을 이미 수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교과서로 지정하는 경우 학교 네트워크 등 인프라가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학생의 학습 기록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쟁점도 있다. 앞으로 AI교과서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겠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방식보다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의대 정원 문제를 1년가량 겪고 있지 않은가. Q. 사교육과 공교육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 학원 교육도 공공성을 고려해야 한다. 학원 관계자들과 만났는데 선행학습을 통한 인위적 수요 창출은 자제해 달라고 얘기했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이분법적 구분이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활동이 중요하며, 문해력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책 읽는 문화를 어떻게 증진할지도 고민이다. 우리는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수상작 읽기’ 같은 프로그램이 없다. 노벨상을 받았다고 끝나면 안 되고, 그걸 통해서 우리 학생이 문학성·감수성을 기르고, 읽고, 쓸 수 있게 진작하는 게 좋겠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1957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전주고,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학 옌칭연구소, 교토대학, 시카고대학 등 세계 유수 대학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장 등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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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호

김명규 기업은행 팀장 “中企 특화 퇴직연금 플랫폼 점유율 확대 등 괄목 성과”

고객 중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비중 87.5% 中企 특화 플랫폼 ‘IBK 연금Easy’로 고도화 적립금 금융권 5위, IRP 등도 수익률 약진 주목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18일 연금관리 플랫폼 ‘IBK 연금Easy’를 출시했다. 중소기업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고객이 퇴직연금을 쉽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특화된 기능과 서비스가 핵심이다. 전체 고객 중 1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비중이 60.4%, 30인 미만 비중은 87.5%에 달하는 기업은행은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퇴직연금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맞춤형 전략을 바탕으로 명실공히 중기 특화 퇴직연금 명가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김명규 연금사업부 퇴직연금자산관리팀장은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을 고려해 중기 근로자들이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양질의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30인 미만 사업장 고객이 87%, 맞춤형 서비스 강화 2008년에 입행해 10년 넘게 자금운용부에서 근무한 김 팀장은 2019년부터 퇴직연금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22년 1월 팀장으로 승진한 후 기업은행 퇴직연금 사업 전반과 이번 연금Easy 플랫폼 프로젝트를 실무 총괄했다. 기업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다. 3분기 기준 적립금 운용 규모는 26조2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사업자 43곳 중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기 고객 비중이 높은 확정기여형(DC) 적립금은 12조4000억원으로 전체 3위다. DC 수익률도 은행권 3위로 선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형(IRP/원리금보장형)에서 수익률 1위에 오르는 등 약진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최고 등급 신용도인 AA-를 유지하는 등 안정성 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팀장은 “4월부터 수수료 부과 기준 개편으로 창업기업 및 소상공인 감면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퇴직연금 다이렉트 업무지원을 통해 영업점을 거치지 않고 주요 업무를 진행할 수 있으며, 전문 컨설턴트가 적립금 운용현황 분석과 운용방법 등을 제시하고 정기적으로 사후관리를 위한 리밸런싱 등 밀착관리 상담을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퇴직연금은 노후 소득을 보장하고 장기간에 걸쳐 적립되면서 운용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수료율, 고객상담 및 자산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행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중기 특화 플랫폼 ‘IBK 연금Easy’로 사업영역 확장 기업은행은 연금Easy 출시를 계기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IBK 앱(i-ONE bank) 내에서 연동이 가능하도록 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김 팀장은 “퇴직연금은 수익률이나 운용방식, 복잡한 세제 혜택 등 어렵고 까다롭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최대한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접근성을 높였다. 기업은행의 주요 고객인 중기 근로자에게 특화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존 텍스트 위주의 화면을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화면으로 구성했다. 메뉴 및 그래프, 도표 등 시각적 디자인을 적용해 연금자산 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품 즉시 매수·매도 기능을 신설했다.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함이다. 또한 연금자산 관리를 위한 콘텐츠 구독 서비스 역시 은행권 최초로 마련했다. 금융시장 전망, 에세이, AI지수 예측 등 연금 관리에 필요한 콘텐츠를 월간 또는 분기 단위로 제공한다. 내년에는 AI 포트폴리오, 연금 특화, 테마형 포트폴리오 등도 추가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연금Easy가 퇴직연금을 쉽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줌으로써 기업은행 퇴직연금의 고유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명확한 기준으로 노후설계, 검증된 수익률로 승부 퇴직연금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 팀장은 고객이 자신의 상황과 목표에 맞는 ‘기준’을 스스로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성보다는 고수익에 집중할지, 원금이 보장되는 범위 안에서 전략을 세울지 정도는 확정해야 맞춤형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국내 퇴직연금 장기 수익률은 2% 수준인데 미국은 10%다. 국내는 원리금보장형 운용 비율이 89%에 달하지만 미국은 60% 이상이 주식(투자상품)이기 때문이다. 수익률은 결국 손실 위험성을 어느 정도까지 감수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도록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안정성은 은행권, 수익률은 증권사라는 인식이 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편견’이라고 짚었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퇴직연금 운용을 선택할 때는 세밀한 지표를 모두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적립금 상위 10개사 중 최근 5년 연평균 수익률 9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4.45%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이 너무 커 전체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공격적인 상품 운영에서도 최상위권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퇴직연금 갈아타기(현물 이전) 시행 이후 증권사와의 경쟁에서도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는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약 380조원. 안정적인 노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10년 후에는 940조원 규모가 예상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연금Easy 플랫폼 출시를 발판으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팀장은 “과도한 마케팅이나 홍보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실적으로 승부하고 있다”며 “고객들 스스로 찾고 선택하고 또 떠나지 않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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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성 KB증권 부지점장 “변동성 큰 국내 증시 랩 어카운트 투자 적극 추천”

시장 변동성 크면 주식 비중 낮춰야 하락 폭 작은 랩 어카운트 상품 추천 | 이석훈 기자 stpoemseok@newspim.com | 이호형 사진기자 leemario@newspim.com 국내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2024년 11월 초만 해도 2560선과 740선에서 거래되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한 달 후 2440선과 670선까지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그러나 호랑이굴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다. 박종성 KB증권 송파지점 부지점장은 “하루하루의 손익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 제24회 한경 스타워즈에서 쟁쟁한 상대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으며, 2022년에는 KB증권 마스터 프라이빗뱅커(PB)로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랩 어카운트 운용 PB다. “시장·업종 판단 후 주식 투자 여부 결정” 박 부지점장의 투자 철학은 ‘자산 가치의 우상향’이다. 이에 따라 시장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를 전략으로 삼는다. 그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거나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주식 비중을 줄였다”며 “시장이 위험 선호로 보일 때는 주도주가 무엇인가, 베타(투자 민감도: 주식시장 전체의 가격 변동에 따른 개별 증권의 수익률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가 큰 종목이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주식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업황에 따라서도 대응해야 한다. 가령 반도체 산업이 좋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해당 업종의 대표주 여러 개를 한 번에 담고, 만약 업황이 좋지 않다면 과감히 관련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박 부지점장은 “업종에 대한 투자 여부를 판단할 때는 시장이 원하는 업종인지, 해당 주식이 대표성을 띠는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별 업종으로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박 부지점장은 “아직 미국 AI 투자 시기가 남아 있다고 본다”며 “또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라이선싱 현황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점 대비 하락 폭 작은 상품 선택” 최근 증시 상황에서 그의 추천은 랩 어카운트 상품 투자다. 배경 지식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 업종에 대한 판단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랩 어카운트란 운용을 일임받아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자산을 통합적으로 운용·관리하며, 회사는 운용·관리에 대한 일정 보수를 받는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다. 박 부지점장은 “예전 펀드는 소위 벤치마크를 따라가면서 조금의 초과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반면 랩 상품은 절대 수익을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망이 좋지 않은 섹터나 종목은 제외하고 현재 가장 매력 있는 산업과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장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물론 올해처럼 주식시장이 안 좋은 경우 마찬가지로 손실이 발생하지만 평균적인 투자자보다는 선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주식형 랩 어카운트의 경우 어떤 종목을 보유하고 매수·매도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 투자 흥미와 만족도가 높다”며 “좋은 랩 어카운트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회사별로 공시되는 운용 이력을 들여다봐야 한다. 고점 대비 하락 폭이 작은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지점장은 “같은 랩 어카운트 상품이라도 운용자별로 투자 스타일이 다르다”며 “랩 어카운트 상품의 경우 과거 이력을 볼 수 있는데, 자산 가치의 고점에 비해 하락 폭이 좋은 운용자의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랩 어카운트 상품 판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여러 운용사의 상품을 살펴보는데, 그 과정에서 꼭 운용자 측에 물어보는 게 변동성 대비 성과와 고점 대비 하락 폭”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형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형 랩 어카운트 상품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그는 “2024년엔 국내 주식은 매우 어려웠고 미국 주식은 매우 좋은 해였다”며 “제 고객들도 제가 운용하는 국내 주식 랩과 더불어 해외 주식 랩을 같이 포트폴리오로 가져가고 있으며, 남은 기간은 고객의 포트폴리오에 해외 주식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비중으로 편입시키도록 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받을 수 있는 절세 혜택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제 혜택 계좌는 안 쓰면 아까운 것 같다. 특히 금리 상품을 선호하는 분들은 이자나 배당 수령 시 비과세된 금액을 보면 무척 기뻐한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비과세종합저축계좌를 증권사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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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호

임종수 엠에이치에스 대표 “초소형 수랭식 냉각 기술 개발 AI 반도체 최적 냉각 솔루션”

MACS 기술 ‘콤팩트한 설계 및 최대 성능 구현” 반도체·바이오·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 활용 | 이나영 기자 nylee54@newspim.com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은 고성능 칩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열 관리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공랭식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효율적인 냉각 솔루션 개발이 업계의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냉각 솔루션 전문기업 ‘엠에이치에스(MHS)’가 독보적인 수랭식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MHS는 세계 최초로 초소형 수랭식 냉각 기술인 MACS(Micro Aqua Cooling System)를 개발해 반도체 냉각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MHS의 MACS 기술은 발열 관리가 중요한 AI 반도체 시장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AI 연산 성능 향상을 위한 칩 설계가 복잡해지고 전력 소모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냉각 솔루션은 기술적 차별화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임종수 엠에이치에스 대표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부상하고 있는 AI 반도체는 방대한 데이터와 초고속 네트워크,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등 성능이 향상되면서 발열량도 증가하고 있다. AI 반도체의 발열 문제로 기존 공랭식 시스템은 한계에 직면했고, 새로운 냉각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MHS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MACS 기술을 통해 최대 성능 구현이 가능한 수랭식 냉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작은 공간에 고전력을 투입해 작동에 발열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발열은 반도체의 성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기존 공랭식 냉각 장치(히트싱크)는 500와트(W) 이상의 발열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엔비디아의 H100처럼 열설계점(TDP)이 700W에 이르는 고성능 칩에서는 더 이상 효율적인 냉각이 불가능하다. 임 대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블랙웰’ 기반 B100 모델은 TDP가 1000W 이상이다. 이처럼 앞으로 AI 반도체는 더 많은 열이 계속 발생할 것이므로, 수랭식 냉각 방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만 리서치 회사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전 세계 AI 서버 출하량이 118만 대로 전체 서버의 약 10%를 차지했으며, 오는 2026년에 236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올해 428억달러(약 60조원)인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 1194억달러(약 165조원)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MHS는 독보적인 전산유체역학(CFD) 열유동 해석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냉각 솔루션을 설계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MHS의 MACS 기술은 콤팩트한 설계를 통해 기존 공랭식 인프라를 수정하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다. 이는 공랭식 대비 작은 공간에서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며, 발열 문제로 인한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 저하를 방지한다. 임 대표는 “MACS 기술은 공랭식 히트싱크와 동일한 크기에서 수랭식 냉각의 최대 성능을 구현한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 채널을 활용해 열 저항을 줄이고 열 교환 면적을 극대화했다. MACS는 기존 수랭식 대비 1.4배 높은 냉각 효율을 제공하며, 고성능 반도체의 발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차세대 칩이 점점 더 높은 TDP를 요구하면서 MACS 기술에 대한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임 대표는 “글로벌 AI 반도체 업체와도 상세한 기술 자료를 공유하며 제품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며 “MHS의 기술은 단순히 AI 반도체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전제품, 자동차, 방산, 통신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MHS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업들과 협업해 오고 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퓨리오사에이아이·리벨리온·딥엑스와 협력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자율주행 분야론 HL클레무브가 있다. 바이오·의료기기 분야에는 지멘스헬시니어스·브라이토닉스이미징·씨젠·오스테오시스가, 항공 분야엔 휴니드테크놀러지스가 있다. 이 밖에 차량용 반도체, 통신, 생활가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과 협업 및 납품을 통해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MHS는 정수기와 친환경 창문형 에어컨 개발에도 기술을 적용했다. 열전소자 기반의 냉각 기술을 활용해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향상한 제품으로, 환경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MHS는 냉각 모듈의 최적화 해석 및 설계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파른 만큼 적시에 적합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성능 칩의 냉각을 해결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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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호

조욱래 Guard-K 대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대응 선도 최초이거나 최고가 되겠다”

내화 천연섬유로 세계 최초 질식 소화 덮개 개발 | 우승오 기자 seungo2155@newspim.com “최초이거나 최고의 기업이 되겠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안전 제품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Guard-K 조욱래 대표이사의 당찬 포부다. 지난 2020년 설립된 Guard-K는 ‘화성 시대’를 마감하고 용인시 기흥구에 본사 사옥을 신축·이전한 뒤 2024년 11월 19일 ‘용인 시대’를 활짝 열었다. Guard-K는 내화 천연섬유(SC)로 제작한 질식 소화 덮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길을 열었다. 또 내화 섬유 기술과 정밀한 스틸 제품 제조 기술을 결합해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데이터 센터 무정전 전원장치(UPS)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무인 시스템을 공급해 리튬 배터리 안전 분야에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관련한 Guard-K 발자취는 그 자체로 특허가 되고, 세계 최초 또는 일등 제품이 됐다. 다음은 조욱래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Q.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안전용품과 관련한 동업을 하면서 불연섬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만 해도 응용 수준에 그쳤다. 질식소화포나 하부관창을 활용한 화재 확산 방지라는 1차 목표에다 감시·예방 분야까지 접목해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전 분야에 걸쳐 각종 제품을 개발했는데, 세계에서 유일하다. Q.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대응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 리튬이온 배터리에 화재가 날 경우 최대 2000도의 고열로 인한 열폭주로 몇 시간 동안 물을 뿌리고 방염막을 덮어도 꺼지지 않는다. 길게는 5일이 지난 뒤에 불이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일반 화재와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 특수한 방재 도구가 필요하다. 보통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 화재는 ‘파이어 커버’라고 하는 질식 소화 덮개로 산소를 차단해 불을 잡는다. 대다수 파이어 커버는 용접할 때 불이 붙는 상황을 막으려고 바닥에 까는 용접포에 화학 처리를 한 제품이다. 문제는 이들 제품은 무기섬유 특성상 열에는 잘 견디지만 오랜 시간 접어서 보관하거나 저온 상태일 경우 갈라지거나 찢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완벽하게 산소를 차단해야 하지만 파손된 부분이 있으면 화재 현장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또 이들 제품 상당수는 이산화규소나 실리카 같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함유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2억원어치 이상 배터리를 직접 태우거나 폭발시키면서 기술 개발을 거듭했다. 결국 갈라지지 않으면서 유해물질도 없는 초고강도 내화천연섬유(SC)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SC섬유로 만든 파이어 커버는 접어도 파손이 없고 정전기도 발생하지 않아 자동 소화설비 장치에 가장 적합하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물류센터는 물론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와 에너지저장장치가 있는 데이터 센터 화재 확산을 막는 핵심 설비로 자리 잡았다. Q. 최근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청양구 정부 초청으로 기술 교류회를 현지에서 열었다. 산둥 가드케이와는 어떤 관계이고, 기술 교류회 이후 변화는. 핵심 기술은 한국 Guard-K에 있다. 산둥 가드케이는 제조·유통 분야 중국 총판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기술 교류회 이후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 ‘CATL’, 중국 통신회사 ‘차이나 텔레콤’, 중국 통신 네트워크 업체 ‘화웨이’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Q. Guard-K 비전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대응 분야 세계 1위 달성이 목표다. 고객 최우선, 끊임없는 연구, 열정과 도전을 기치로 최초와 최고를 추구한다. 정형화한 제품을 공급하기보다 고객과 함께 제품을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다. 또 우리는 제품 우수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영업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저희가 필요하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 고객과 함께하기 위해서다. 항상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려고 연구하면서 현재보다는 미래를 준비한다. Q. 인증과 특허 내역을 소개해 달라.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인증으로는 경기도 유망 중소기업 인증, 벤처기업 인증, 이노비즈 인증, 메인비즈 인증, ISO9001·14001 인증, 소부장기업 인증, 혁신 조달상품 지정, 혁신 제품 시범구매 대상 지정이 있다. 질식소화 덮개와 제조 방법, 냉각 조끼, 배터리 안전충전 보관장치, 화재 확산 방지 기능을 갖춘 데이터센터 서버, 전기자동차 충전소 화재 진압·확산 방지 시스템, 화재 진압용 워터트랩, 전기자동차 화재 진압용 하부 분사장치, 소방호스용 노즐, 화재 진압용 이동식 차폐장치가 특허를 받았다. 이 밖에도 각종 시험성적서를 갖췄다. Q. 앞으로 매출 전망은. 자체 기술력 덕분에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 매출은 150억원 이상이 되리라 예상하고, 내년에는 폭발하듯 증가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데이터 센터 화재 확산 방지 솔루션의 경우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에 대기업에서 러브콜이 이어진다.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직 제품 인증제도가 없기에 제아무리 우수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해도 이를 입증하려면 애를 먹는다. 설령 우수성을 입증한다 하더라도 독과점을 의식한 탓인지 형평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의지를 꺾기도 한다. 유망 중소기업을 제도 측면에서 도와 주고 개발 의지를 북돋워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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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호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 부장 “트럼프 시대, AI·로봇 분야가 기회”

“삼성전자, 다시 매수 타이밍” |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 이호형 사진기자 leemario@newspim.com ‘한국 증시 탈출은 지능순일까.’ 올해 한국 증시는 1년 내내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일본 등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약세를 보인 결과 수익률이 ‘세계 꼴찌’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여기에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우려가 한층 깊어졌다. 이렇듯 불확실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매일 아침과 오후 두 차례 ‘대신 전략. 돌직구’를 통해 시장 분석 및 투자 전략을 담당해온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FICC리서치부장을 만나 올해 시장을 평가하고 내년 전망을 들었다. 이 부장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대신 전략. 돌직구’를 통해 투자자들과 만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 인공지능·로봇 분야는 ‘기회’ 이 부장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트럼프 리스크’ 우려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관세 정책이 현실화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 수정,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등이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기조로 지속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과 시장 상황이 압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언제쯤 현실화될지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취임 후 즉각적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부장은 “내년 1월 취임 이후 행정명령 정도만 바로 실행할 수 있고 내각이 구성된 뒤 어느 정도 업무 파악을 한 다음 본격적인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쯤 돼야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과 변수에 대한 기대와 걱정, 우려감이 일거에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했다. 장기적인 가능성도 함께 내다봤다. 그는 “미래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주된 정책이라면 인공지능(AI), 로봇 등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이러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시장이 적절히 활용한다면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증시는 답답함 그 자체” 올해 증시에 대한 총평을 묻는 질문에는 “답답했다. 또 하나는 ‘○○할걸’이다. 예를 들면 1월 2일에 팔걸, 8월 5일에 살걸”이라고 답했다. 1월 2일 이후 코스피가 한 달 여간 약세를 보였고, 8월 5일은 ‘블랙 먼데이’로 불릴 만큼 아시아 증시가 대폭락한 날이다. 그는 “올해 증시는 상승할 때는 더 오를 것 같고, 하락할 때는 더 떨어질 것 같은 패턴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유효한 전략은 상승장에서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하락장에서는 저평가된 기회를 포착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2900까지 상승한 적도 있고, 2400선이 무너질 정도로 하락하기도 했던 한 해였다”고 시장 대응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현재의 증시 상황에 대해 “눌려 있고 압박받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 심리가 최악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으며, 쉽게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작은 트리거만으로도 심리는 돌아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지난해 8월을 고점으로 10월 31일 코스피 지수가 2277.99포인트까지 떨어졌을 때 2200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때가 저점이었다”면서 “이후 FOMC가 지나면서 분위기가 풀렸고, 수출이 잘 나오면서 코스피가 두 달 만에 4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2669.81포인트를 기록했다”고 회고했다. 이 부장은 이런 예시를 들며 “항상 최악일 것 같은 순간에 투자의 기회는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2500~2650 사이의 좁은 박스권에 머물러 있지만, 연내 2800선까지도 열릴 수 있다”며 대외 요인의 개선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았다. 특히 중국 경제 회복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부장은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가 높아지면서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광군제와 실물 지표 등으로 중국 소비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면 한국 시장도 그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일 신저가...“삼성전자, 다시 매수할 타이밍” 코스피 반등을 논할 때 삼성전자를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10~11월 연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쓰면서 ‘5만전자’가 됐다. 일각에서는 ‘4만전자’를 전망하기도 한다. 이 부장은 “과거 5만원대에서는 매수를 권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매수할 만한 시점이라고 본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삼성전자가 지금의 주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반도체 등에서 경쟁력이 약해 구조적 한계는 있지만 저평가 매력과 낙폭 과대에 따른 되돌림 가능성, 수출 물량 회복 등이 더해지면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내년 상반기 3200까지도 기대 내년 코스피 지수에 대한 전망은 “상반기에는 3200선 이상을 열어둘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기가 다소 진정되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이 사이클상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가 내년 상반기에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동성과 경기 모멘텀이 결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미국은 안정적인 상태에서 쉬고 중국과 유럽 경제가 회복된다면 달러는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이러한 조화가 내년 상반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하반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부장은 “상반기 동안 경기와 유동성이 결합해 상승세를 보인다면 하반기에는 그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초과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트럼프 내각이 구성되면서 구체적인 정책들이 가시화되면 시장이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증시를 “상고하저(上高下低) 패턴”으로 전망하며 상반기 상승과 하반기 조정 국면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주목할 산업 섹터로는 AI와 로봇, 2차전지 분야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부장은 “트럼프 시대와 일론 머스크의 행보에 따라 AI와 로봇 관련 산업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며 “많이 빠져 있는 상태이므로 회복의 여지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차전지는 지금 하락세를 겪으며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면서 “금리와 달러가 안정세를 보이면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고, 중국과 유럽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면 전기차 수요도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의 고점을 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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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호

김해정 신한은행 팀장 “차별화된 편의성으로 외국인 고객 잡는다”

‘외국인 고객 스쿼드’ 총괄, 금융솔루션 제공 부서별 핵심 인재 15명 모여 ‘어벤저스’ 대응 국내 체류 외국인 250만명, 유입 속도 확대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국내 체류 외국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250만명을 넘어 300만명 돌파도 가시권이다. 총 인구 대비 5%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도 이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향후 새로운 수익 시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은행은 올해 각 분야의 인재들이 모인 전담팀 ‘외국인 고객 스쿼드’를 구성하고 외국인 고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팀장을 맡고 있는 김해정 수석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유연한 조직 운영이 필요해 조직된 팀”이라며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을 위한 현장 지원 및 관련 기관 협업, 전용상품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이행 등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서별 인재 모인 ‘어벤저스’ 외국인 고객 전담팀 2008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김 팀장은 글로벌지원부와 소비자보호센터를 거쳐 지난 7월부터 개인솔루션부 ‘외국인 고객 스쿼드’ 총괄을 맡고 있다. 지난 2020년 금융혁신부문 국민총리표창을 받을 정도로 능력을 검증받은 인재다. 그를 비롯해 스쿼드팀은 모두 11개 부서에서 차출된 인재들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신한 내부에서는 이 팀을 ‘어벤저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팀장은 “외국인 금융은 계좌 개설, 모바일뱅킹, 특화 상품, 환전·송금, 기타 서비스 등 한 부서에서 모든 것을 전담하기에 업무 스펙트럼이 방대하다. 이에 부서별 핵심 인력을 뽑아 외국인 관련 종합 솔루션 과제를 도출하고 이행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쿼드팀을 통해 탄생한 상품은 전 세계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헤이영 외국인 등록금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지 은행 방문 없이 현지 통화로 페이팔 거래 시 확정된 원화로 등록금 수납이 가능해 과오납에 따른 고객 불편을 해소했다. 기존 해외송금 방식보다 수수료도 저렴해 현재 외국 유학생을 유치한 국내 대학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32개 대학과 협약을 마쳤으며 서비스 확장을 추진 중이다. 하반기에 출시한 외국인 전용 특화 상품 ‘SOL글로벌 통장’과 ‘SOL글로벌 체크카드’도 반응이 좋다. SOL글로벌 통장은 단체상해보험을 무료로 제공하고 송금·환율 수수료 우대를 강화한 입출금 통장이다. 외국인 전용 SOL글로벌 체크카드는 근로자와 유학생 맞춤 2가지 종류로 출시했으며 통신, 교통요금 10% 캐시백을 기본 혜택으로 제공한다. 특히 김 팀장은 차별화된 비대면 서비스를 신한은행만의 강점으로 꼽았다. 대다수 은행이 모바일뱅킹으로 계좌 신규 개설이 가능하고 체크카드는 별도로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지만, 신한은 체크카드까지 모바일뱅킹으로 신청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외국인이 모바일뱅킹으로 계좌를 새로 만들려면 ‘타행 계좌 1원 인증’이 필요하다. 계좌가 없는 사람에게 계좌 인증을 요구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셈이다. 우리는 이런 차별적 요소를 없애기 위해 시중은행 최초로 ‘외국인 전용 영상통화 실명확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외국인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의성으로 차별화, 증가하는 외국인 고객 공략 은행 입장에서 외국인 고객은 당장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시장은 아니다. 내국인과 달리 전세대출 등 제한된 대출상품만 취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송금 등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정도의 수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 규모는 지난해 말 250만명 수준으로 2021년 대비 2년 만에 50만명가량 증가했다. 저출생에 따른 국내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부족 등으로 인해 외국인 유입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김 팀장은 “업무차 지방을 방문하면 해외인가 싶을 정도로 외국인이 많은 지역들이 있다. 지방 대학 중엔 외국인 유학생이 없으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단일 민족에서 다문화 국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적인 측면에서 선제적인 시장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대상 서비스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히는 ‘언어 장벽’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도 마련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 중인 디지털데스크, 키오스크에 외국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언어 지원을 하고 있으며, 16개 언어 지원이 가능한 ‘SOL글로벌 앱’도 개발 중이다. 김 팀장은 “국내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 이들의 정착 비중도 커지고 자연스럽게 소득도 높아진다. 이런 추세라면 신용대출 등 외국인을 위한 여수신 상품도 내국인과 큰 차이 없이 확대될 수 있다. 당장의 수익이 아닌, 미래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다각적인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친절하고 편리한’ 서비스다. 외국인 고객들이 편리한 은행 하면 바로 신한을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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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호

첨단 세라믹 소재부품 전문기업 미코 이석윤 대표 국내 최초 HBM TC본딩 부품 ‘상부 펄스 히터’ 국산화

세라믹 소재 확장...“전기차·데이터 센터·항공우주 등” 특수 코팅 부품 사업 확대 등 신사업 추진 | 이나영 기자 nylee54@newspim.com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HBM은 D램 칩을 쌓을수록 용량이 커지는데, 더 많은 층을 쌓으려면 D램 칩의 두께가 필연적으로 얇아지게 되고 압력이 강해지면서 웨이퍼 휨 현상이 발생한다. HBM 12단 이상의 제품에서는 웨이퍼 휨 현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TC본딩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안정적인 패키징을 가능케 하는 TC본딩 부품 ‘펄스 히터’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펄스 히터는 HBM 공정에서 칩의 완성도와 수율을 높일 수 있는 부품을 일컫는다. 국내 최초로 ‘세라믹 상부 펄스 히터’ 국산화에 성공한 강소기업이 있다. 첨단 세라믹 소재부품 전문기업 ‘미코’는 최근 부품 개발을 완료하고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사와 관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석윤 미코 대표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상부 펄스 히터는 현재 해외 한 곳과 국내 두 곳에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테스트가 전체적으로 90% 정도 진행된 상태로 보고 있다. 나머지 10%는 열적 특성 및 기계 유체역학적 특성 등 미미한 부분들의 조정 테스트가 계속되고 있는 단계로, 내부적인 목표는 연말까지 테스트를 마무리해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코가 개발한 세라믹 상부 펄스 히터는 알루미늄나이트라이드(AIN) 소재로 기존 소재의 단점을 보완했다. 현재 TC본더 장비에 주로 사용되는 펄스 히터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소재 기반의 일본 제품이다. SIC는 열저항이 높아 고온의 가열이 가능하고 열전도가 좋은 특징이 있으나, AIN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저항이 낮은 측면이 있다. AIN 소재로 대체되면 단위시간 동안 더 높은 온도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세라믹 펄스 히터는 최고 500℃까지 온도를 올릴 수 있으며, 50℃에서 450℃까지 올리는 데 2초, 450℃에서 50℃로 낮추는 데 5초로 반응속도가 매우 빠른 펄스 기능이 특징이다. 미코는 자체 세라믹 소재와 기술로 펄스 히터 세트를 구성하는 하부 제품 및 부품들을 작년부터 납품하고 있다. 이 대표는 “후공정 관련 세라믹 소재 사업 부문에서 HBM 히터에 집중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주변 단에 들어가는 세라믹 부품들에 수십 종이 같이 있다”며 “올해 관련 매출로만 약 100억원 이상 달성할 것으로 본다. 펄스 히터가 상용화된 후에는 사업이 더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시장 확대로 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펄스 히터 상용화에 성공하면 안정적 반도체 장비 공급과 신속한 기술 대응이 가능해 미코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코는 다양한 세라믹 소재 전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장비용 소재부품 제작 및 코팅을 위한 파우더, 디스플레이 장비용 정전척을 제작해 국내외 주요 고객사 및 계열사에 공급하고 있다. 미코는 코미코·미코세라믹스에 핵심 원료인 ‘세라믹 파우더’를, 미코파워의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에도 ‘고체 산화물’을 공급 중이다. 세라믹 소재에 첨가물의 종류를 달리하거나 열과 압력 변화를 줘 기능성을 높인 것을 ‘파인세라믹스(첨단 세라믹)’으로 부르고 있는데, 미코는 관련 전문 기업으로 세라믹 파우더 원천기술을 활용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정부 과제를 통해 세라믹 방열기판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미코의 세라믹 매출 대부분은 반도체 분야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에 국한하지 않고, 세라믹 파우더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 삼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특히 전기차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부품, 항공 우주 등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중에서도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가장 먼저 타깃이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정부 과제를 통해 세라믹 방열기판을 진행하고 있다. 테스트가 마무리되면 수백억원대의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세라믹기술원에 따르면 신성장 산업의 확대에 따라 세라믹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부품의 80%, 센서류의 70%, 연료전지의 90% 이상에 첨단 세라믹 소재가 활용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markets)에 따르면 첨단 세라믹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93억달러(약 12조원)에서 오는 2027년 139억달러(약 19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코는 특수 코팅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코는 다양한 특수 코팅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부품의 성능을 개선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일반 열처리 절삭공구 등의 기계를 만들 때 사용되는 장비들은 2000도 이상의 굉장한 고열을 낸다. 장비 부품들에 표면 처리를 통한 수명 연장으로 장비를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태양광(PV) 셀 제조 장비 중 하나인 PECVD의 핵심 부품에도 미코의 표면 처리 기술을 적용해 카본 복합재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카본 사업도 현재 순항 중으로 올해 약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코는 태양광 사업뿐만 아니라 전기차·OLED·반도체 분야 등 특수 코팅이 필요한 여러 부품에 이를 적용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국책 과제 등을 수행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기존 사업 부문 및 신사업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투자가 생각보다 꽤 큰 편이지만, 기존 및 신규 사업 분야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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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호

이철수 폴리텍대학 이사장 "평생직업교육 패러다임 대전환…수요자 중심 한국형 모델 정립할 것"

“수요자 중심 개방형 교육시스템 표방...누구나 환영” “외로움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빈 의자 될 것” “한국의 뛰어난 직업교육시스템 개발도상국에 확산” |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저의 소명은 노동시장 분야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전 생애에 걸친 수요자 중심의 ‘한국형 평생직업교육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일하고 싶은 국민 누구나 폴리텍대학을 찾을 수 있도록 국민의 일자리 후원자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이철수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최근 경기도 광명시 인근 한 카페에서 뉴스핌 월간ANDA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형 평생직업교육 모델’ 정립을 강조했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발맞춘 수요자 관점의 평생직업교육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이 이사장의 철학이다. 가칭 ‘K-SHIFT(Korea Skill-up for Humanity, Innovation and Future Technology)’라는 모델명도 정했다. 그는 지난 4월 29일 제10대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사장 취임 전까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서울대 노동법연구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그동안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지낸 공적을 인정받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됐다. 이 이사장은 오랫동안 노동법 학자로 활동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시장 내 폴리텍의 역할을 설파하려고 한다. 그는 “노동법 학자로서, 중노위와 경사노위 공익위원으로서 노사관계를 풀기 위한 사회적 대화와 정책활동을 펼치며 중재하고 물음을 던져왔다”면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온 지금 비로소 노동시장에서 찾았고, 노동시장의 중심에 직업교육기관인 폴리텍대학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폴리텍 운영방식에 있어 수요자 중심의 개방형 교육시스템을 표방한다. 그는 “폴리텍을 찾아오는 국민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의 개방형 교육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많은 국민에게 교육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뛰어난 직업교육시스템을 ‘K-직업교육’ 또는 ‘K-SHIFT’로 명명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에 확산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캄보디아가 제1의 K-직업교육 수출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공적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어려운 국가에 직업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공여국으로 전환해 받은 혜택을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단계를 밟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취임 4개월이 넘었다. 노동법 학자로서 직업교육기관인 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부임한 소감은.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노사관계로 묻고 노동시장으로 답한다’이다. 노동법 학자로서, 중노위와 경사노위 공익위원으로서 노사관계를 풀기 위한 사회적 대화와 정책활동을 펼치며 중재하고 항시 물음을 던져왔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와서 비로소 노동시장에서 찾았다. 이제 저의 소명은 노동시장 분야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전 생애에 걸친 수요자 중심의 평생직업교육 모델을 만들어 가는 거다. 일하고 싶은 국민 누구나 폴리텍대학을 찾을 수 있도록 국민의 후원자로 자리매김할 거다. Q. 노동법 전문가로서 폴리텍 내에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나. 제가 폴리텍대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노동과 교육이 합쳐져 있어서다. 노사관계 전문가라는 것은 아실 테고, 교육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 또 서울대에서 기획처장을 지내며 살림살이도 해보고, 교수평의회 의장을 지내며 학교의 모든 규정을 심의해 봤다. 서울대 발전기금회 상임이사회에서는 기금도 모아 봤다. 특히 대학은 위기이고 대학이 변신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 변신의 방식은 학습자 수요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동과 교육을 합쳐 보니까 내게 맞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Q. 폴리텍대학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다층적이고 다원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폴리텍대학은 고등 직업교육과 함께 공공 직업훈련 기능까지 다 합쳐져 있다. 다원적이라는 말은 학위·비학위로 나뉘어 있고, 다층적이라는 말은 학위 과정이 2년제가 있고 4년제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신산업, 반도체, 바이오는 5년제로 꾸려질 거다. 폴리텍대학은 그 다층적, 다원적 교육 과정이나 교육 대상을 실험하는 곳이다. 새로운 산업 수요나 인구 구조의 변화 등 시대 상황에 맞게 교육 방식을 실험해 볼 수 있기에 미래 대학의 모습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Q. 폴리텍대학 설립 20여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 대중적 인지도는 떨어진다. 폴리텍대학은 2006년 3월에 기능대학과 직업전문학교가 통합해 설립됐다. 내년이면 설립 20년을 맞는다. 하지만 아직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재직하는 동안 폴리텍대학 홍보에 앞장설 거다. 폴리텍대학이라는 좋은 교육 공간이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외로운 사람들이 인생이 힘들 때 폴리텍의 문을 두드리게 하는 것이 제 꿈이다. 교육 전문가로서 정말 좋은 대학, 일품 대학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열심히 하면 안 될 일이 뭐가 있겠나. 시장도 서서히 반응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Q. 얼마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 임원을 만났다. 삼성에서 바이오 쪽에 투자를 한다니까 특명을 받고 폴리텍을 직접 찾아왔다. 폴리텍 바이오대학 교수가 수십 명이나 되는 데다 대규모 장비도 갖추고 있다 보니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바이오 공장을 만드는 데 인력이 필요하니 폴리텍에서 키워 달라는 내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폴리텍 출신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Q. 재임 기간 폴리텍대학의 직업능력개발 역할 강화 전략은 무엇인가. 정부의 적극적 노동시장 육성에 발맞춰 수요자 중심의 한국형 평생직업교육 선도 모델을 마련해 직업교육의 패러다임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가칭 ‘K-SHIFT’로 이름을 붙여봤는데, 간단히 첨단 기술을 활용한 수요자 관점의 평생직업교육 체계 대전환을 의미한다. 핵심은 더 많은 사람에게 평생에 걸쳐 인프라 개방과 공유를 통해 평생직업교육을 선도하고 확산하겠다는 거다. Q. 한국형 평생직업교육 선도 모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먼저 구직을 원하는 청년, 여성, 중장년 등 내국인 중심의 직업교육을 확대해 외국인, 다문화 가족, 재직자·소상공인 등 다양한 수요자 중심의 직업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또 기술 혁신과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재직 중에도 유연하고 탄력적인 직업능력개발 참여가 가능하도록 마이크로 리스킬(re-skill), 업스킬(up-skill)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졸·기능사뿐만 아니라 석사·기술 CEO까지 가능한 경력 사다리를 제시할 거다. 이 외에도 폴리텍대학 인프라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오픈 캠퍼스 역할을 확대할 예정이다. Q. 평소에 폴리텍대학이 ‘국민을 위한 빈 의자’로서 안전망 역할을 강조하셨다고 들었다. 이사장 취임 이후 바뀐 루틴(습관)이 있는데, 매일 아침 언론 스크랩을 보는 거다. 기사를 보면 사회 곳곳에 폴리텍대학이 품어야 할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정말 많고 할 일이 태산처럼 느껴진다. 계속 일하고 싶은 중년, 다시 일하고 싶은 여성, 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는 청년, 그냥 쉰다는 청년, 대한민국에 정주하고 싶은 다문화 청년,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청소년 등 누구든 좋다. 외로움에 지친 모든 사람들을 위한 빈 의자가 돼 따뜻이 품어주고 키워 사회로 내보내고 싶다. Q. 교육시스템도 개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크게는 폴리텍을 찾아오는 국민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의 개방형 교육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많은 분에게 교육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도 확대할 거다. 구체적으로 신중년에 특화된 학과를 개편하고, 뿌리산업 빈 일자리와 신중년 과정을 매칭할 수 있는 교육센터 구축, 청년층 하이테크 과정 확대 운영 등 촘촘한 교육 안전망을 만들 예정이다. Q. 경제활동인구의 핵심축인 신중년 재취업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다. 구체적 강화방안은. 신중년 관련 재취업 현황과 임금 수준 등에 관한 조사자료를 보면 퇴직 후 재취업 소요 기간이 50대는 13.6개월, 60대 이상은 19.1개월이나 걸리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전 직장 대비 임금 수준은 71.6%밖에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단순직 비율이 39.8%나 되는 현실을 볼 때 신중년 기술직업교육이 필수적이다. 신중년 직업교육의 지속성을 위해 먼저 올해 전통산업과 ICT를 융합한 DX-아카데미 2개 과를 개편했다. 내년에는 기계, 설비, 전기 직종을 중심으로 5개 과를 개편할 예정이다. 또 신중년과 뿌리산업 빈 일자리를 매칭해 주기 위해 뿌리산업 특화 교육모델도 도입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남인천, 포항, 순천 등 3개 캠퍼스에 뿌리산업 교육센터도 설립된다. Q. 구직활동 없이 쉬는 청년이 44만명에 달한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 정책 방안이 있는지. 그냥 쉬는 청년의 증가는 인구 구조 변화와 노동시장의 역동성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매우 심각한 화두다. 청년 개인에겐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고립에 빠질 위험을 높이고, 국가적으로도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결혼, 출산 포기까지 연결돼 저출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폴리텍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하이테크 과정을 운영 중이다. 청년 대상 신산업 분야 고수준 직업교육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디지털 등 신기술·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약 10개월간 실습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이 끝나면 산업현장에 바로 취업할 수도 있다. 미취업 청년 누구나 배울 수 있는데,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Q. 미래 비전과 포부를 말씀해 달라. 노동법과 폴리텍대학의 직업교육은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 역사를 함께해 왔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노동의 미래는 직업교육에 답이 있다고 확신한다. 대한민국 곳곳에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국민 모두의 후원자가 되고 싶다. 나아가 뛰어난 직업교육시스템을 ‘K-직업교육’, ‘K-SHIFT’로 명명해 도움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에 확산시키고 싶은 꿈도 있다. 공적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어려운 국가에 직업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공여국으로 전환해 받은 혜택을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계를 밟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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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호

김상봉 하나은행 팀장 외국인 영업만 ‘10년 이상’

외국인근로자에게 가장 불편한 건 ‘언어 소통’ 한국 금융과 문화차이 커...‘금융교육’ 필요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외국인 근로자들이 금융 거래에서 가장 불편한 부분은 커뮤니케이션, 언어 소통입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동남아분들인데 대부분 영어를 잘 못합니다. 그렇다 보니 외국인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안내할 때 좀 더 세심하게 보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이분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까. 동남아국가들과 한국의 금융 문화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 차이를 줄여주는 역할을 저희가 해주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뉴스핌 월간ANDA가 김상봉 하나은행 외국인근로자마케팅팀장을 만났다. 1991년 입행한 김 팀장은 경력 34년 차 베테랑 뱅커다. 입행 후 1년 6개월 정도 일반업무를 했고, 그 이후에는 국제업무, 상품서비스 개발 등 외환업무를 주로 맡았다. 그렇다 보니 해외송금 등 외환거래에 특화된 전문가다. 특히 2012년도부터 외국인근로자 담당업무를 쭉 맡아왔다.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규모가 커지다 보니 외국인근로자마케팅 전담팀이 생겼고 그때부터 팀을 맡았다. 오랜 기간 이 업무를 맡다 보니 팀내 직원들 사이에서는 김 팀장을 ‘외국인근로자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김 팀장은 외국인 전용 특화영업점을 지정하거나 특화영업점 운영에 필요한 통역, 상품 서비스 개발 등을 지원한다. 관련 마케팅을 총괄하고 기획하고 지원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외국인근로자마케팅팀 15명 중 12명은 외국 국적이다. 베트남, 태국,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고용허가제가 운용되는 동남아 국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금융거래에서 가장 불편한 것이 ‘언어 문제’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국내에 많이 들어온 건 1980년대 산업연수생 제도 이후로, 2004년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다 보니 하나은행에서는 2003년 8월부터 외국인 특화영업점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 소통 문제입니다.” 시중은행 외국인 전용 특화점포 32개 중 하나은행이 절반인 16개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특화점포는 국내 체류 외국인 전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기 때문에 통상 평일 영업시간 방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평일 외에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외국인 고객을 위한 특화점포를 운영한다. 평일에는 일반 영업점과 같이 영업하고, 일요일에는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영업한다. 현재 시중은행 외국인 계좌 가입자는 누적 기준 600만명에 육박하는데 하나은행 외국인 계좌 가입자는 300만명에 이른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올해 시중은행 신규 외국인 고객 수 중 40%가량을 하나은행이 유치했다. 김 팀장은 하나은행이 상대적으로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이유로 간편한 해외송금 서비스와 외국인 전용 스마트폰뱅킹 앱 등 발빠른 환경 대응을 꼽았다.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송금전용계좌 방식으로 송금을 했지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대부분 모바일뱅킹으로 바뀌었다. “하나은행의 이지원(easy-one) 해외송금 서비스가 다른 은행보다 조금 나았던 것 같습니다. 2019년에 외국인 전용 모바일뱅킹 앱 ‘Hana EZ(하나이지)’를 처음 개발했는데,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을 했고 코로나 사태 당시 입국하는 외국인이 확 줄어 어려웠지만 본사 지원으로 특화영업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종식 이후 시장이 정상화됐을 때 바뀐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마켓셰어를 지켜냈습니다. 하나은행이 외국인 고객 기반을 다진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 팀장은 자부심만큼 외국인 근로자들의 금융거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보다 외국인 고객 대상 금융 서비스가 더 발달된 해외 사례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AI(인공지능)가 발달하면 3~5년 내 많은 고충이 해소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외국인 근로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의사 소통입니다. 그래서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안내할 때 세세하게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우리 팀 외국인 직원한테도 많이 물어보죠. 저는 40%가 외국인인 싱가포르 사례를 많이 참고합니다. 싱가포르와 비교하면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불편해할 부분이나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을 겁니다.” 김 팀장은 끝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의 금융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선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전문직이 아니라 비숙련직입니다. 금융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교적 금융이 발달돼 있는 한국에선 계좌 개설 등 금융거래에 미숙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에게 불법적인 대포통장 개설 등도 피해 가기 어려운 이슈입니다. 하지만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사회통합 프로그램에도 금융 교육은 소홀히 다뤄지는 실정입니다. 금융 교육을 통해 안전하게 재산을 모으고, 안전하게 송금하는 금융거래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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