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03월호
이기현 이퓨쳐 대표 “AI 등 하이테크 적용, 해외사업 확장”
|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이기현 이퓨쳐 대표이사는 뉴스핌 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AI가 영어 선생님 역할을 하는 형태의 사업 구상을 하고 있다”면서 “학원 등을 다니지 않고, 앱을 깔아 스스로 공부하는 ‘엄마표 영어’ 시장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AI 스타트업인 에듀템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실용영어 교육시장에서 20년간 구축해온 이퓨쳐의 콘텐츠와 에듀템의 기술력을 융합한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에듀템은 지난 2016년 설립된 에듀테크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영어·중국어 음성인식 솔루션인 ‘보라구’, AI 라이팅 자동첨삭과 발음평가 및 분석이 가능한 스피킹 수행평가 솔루션인 ‘스피킹탑’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기현 대표는 “올해 데모 버전을 보고 내년에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환경에서 AI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영어를 스스로 공부하는 콘셉트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퓨쳐는 유아, 초등 영어교재에 특화된 업체다.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의 학습자에게 최적화된 영어 교육 콘텐츠를 자체 개발해 사업을 하고 있다. 글로벌 스테디셀러인 ‘스마트파닉스’ 시리즈를 시작으로 해외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모든 교재는 영어로 돼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실용영어 전문 CP(Content Provider)로서 수년 전부터 모든 출판물 콘텐츠를 기획 단계부터 모바일, 태블릿, AI 기기 탑재 등 다양한 플랫폼에 빠르게 적용 가능하도록 OSMU(One Source Multi Use)로 개발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작년 ‘K-비대면 바우처 지원사업’의 에듀테크 분야 공급기업 선정을 계기로 IOS, 안드로이드 태블릿 호환 웹기반 e-Library(전자도서관) 등 공공기관과 연계한 디지털 플랫폼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업체인 이퓨쳐는 시가총액 300억원대의 초소형 스몰캡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은 매출 84억원, 영업이익 12억원, 당기순이익 16억원이다.
최근 사업 현황에 대해 이 대표는 “중국 당국의 사교육 시장 규제로 작년 4분기에 영향이 조금 있었는데, 국내 시장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고 최근 들어 중국 시장도 다시 회복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코로나 사태 이후 중동, 동남아 등에서의 사업 문의가 많이 늘어났다.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엄마표 영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있다”면서 “AI 등 신기술을 접목해 해외시장 확장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2022년 03월호
정병석 NH증권 나무고객본부 대표 “유튜브 채널로 위험투자 구별법 알려줄 것”
투자환경 이해 및 위험 구별 능력 배양 초점
구독자 10만5000명 돌파...CJ ENM과 협업
기업탐방 ‘창의적 투자’ 다양한 영상기법 활용
|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유튜브’ 전성시대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증권사도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들이 곧 증권사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정병석 NH투자증권 나무(Namuh)고객본부 대표는 뉴스핌 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유튜브 채널은 금융상품 소개나 시장 전망보다는 투자 환경에 대한 쉬운 이해와 투자자 기본 상식, 위험한 투자를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을 심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증권사 유튜브 채널을 한마디로 ‘투자교육 캠페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투자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이라면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는데, NH투자증권 유튜브는 일종의 ‘투자교육 캠페인이라며 이 부분이 타 증권사 유튜브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명은 ‘투자 로그인’이다. 채널 이름은 직원 공모로 선정됐다. 일상을 기록하는 브이로그처럼 투자를 기록한 채널에 일상적으로 방문해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채택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장 리서치 전문가 섭외, 콘텐츠 개발 등을 본격화하며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나섰다. 유튜브 채널 음향, 콘텐츠 관련 전반적인 업무를 CJ ENM과 1년째 협업하고 있다. 그 결과 짧은 기간에 구독자 10만5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기대감으로 올해 유튜브 투입비용도 2년 전에 비해 5배가량 늘었다.
최근 증권사들은 다양한 콘텐츠로 구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실버버튼(구독자 10만명 달성), 골드버튼(구독자 100만명 달성) 획득을 광고하며 증권사 고객 유치로 이어지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유튜브 구독자 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유튜브 채널은 경쟁 요소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유튜브의 역할이 중요한데, 단순 마케팅 채널이 아니라 증권사 고객이 잘되기 위한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좀 더 나은 콘텐츠를 위해 다양한 들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유튜브 삼프로TV와 경제전문 케이블 채널 등을 벤치마킹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NH투자증권 투자 로그인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코너는 기업 탐방 ‘창의적 투자’를 꼽았다. 정 대표는 “평범하지만 변화와 생동감이 있다”며 “360도 캠 등 다양한 영상 기법 등으로 현장감 있는 생생한 기업 탐방을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투자 로그인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매일 아침 투자전략에 대해 공유하는 미팅 현장을 비롯해 주식, 채권, 크레딧 전략 등을 매일 오전 제공하고 있다.
증시가 활황이던 1~2년 전과는 달리 시들한 올해 유튜브 관심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오히려 올해 국내외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증권사와 유튜브 채널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통상 데이터는 과거 값을 가지고 회기적 분석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데이터는 현실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실에 맞는 나우(현재) 데이터를 잘 활용해서 현 시장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처럼 베어마켓(주가가 하락하는 약세장)에선 종목 추천이 아닌 피해야 할 종목과 움직여야 할 종목 등을 얘기해 줘야 한다”며 “투자 대상을 찾는 데 사양화되는 것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위험성을 얘기해 줄 수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유튜브 채널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전문가 섭외라고 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어느 정도 아는 전문가가 나와야 신뢰도가 생기는데, 그렇다고 모든 채널에 나오는 전문가를 따라 섭외할 수도 없어 누가 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가에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특히 고객들의 관심사가 주식뿐 아니라 가상자산까지 다양해지면서 NH투자증권은 가상자산 리서치도 따로 만들어 니즈를 충족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유튜브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사항은 그리 많지 않지만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문의가 많아 회사 차원의 가상자산 리서치를 통해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2년 03월호
흑인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 주인공 ‘시드니 포이티어’
|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올해 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TV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백인 위주의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한국인이 주인공이 됐다는 것은 이제 한국 콘텐츠가 미국에서 주류 문화의 한 부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번 수상은 골든글로브를 둘러싼 그간의 인종 차별에 대해서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작년 초 골든글로브상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백인 위주 회원 구성, 재정관리 불투명성, 성차별 등에 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배우 톰 크루즈가 트로피 3개를 반납했고, 대형 스타를 관리하는 주요 홍보대행사도 시상식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방송 파트너 NBC 방송은 이번 시상식 중계를 보이콧했다.
이번 골든글로브상 수상자 발표가 있기 사흘 전인 지난 1월 7일 흑인으로서 처음 아카데미(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시드니 포이티어가 세상을 떠났다. 바하마의 부총리가 “우리는 영웅, 멘토, 전사이자 국보를 잃었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포이티어는 흑인 배우의 존재감이 거의 없던 1950~1960년대 할리우드에서 인종 차별의 벽을 깬 개척자이자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외신들은 “포이티어는 흑인이 스크린에서 그려지는 방식을 바꾼 획기적인 배우이며, 그만큼 스크린 안팎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은 많지 않다”고 평했다.
포이티어는 1927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바하마에서 농사 지은 토마토를 도매상에게 팔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을 때 포이티어를 낳았다. 3개월 조산이었다. 3개월간 마이애미에 머물면서 간호한 덕분에 그는 무사히 가족과 함께 바하마로 돌아올 수 있었다. 덕분에 포이티어는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10살 때까지는 캣아일랜드에서 농사를 지었고 이후 나소로 이사했다. 농부였던 아버지는 나소에서 택시 운전사로 생계를 유지했다.
나소로 이사 온 포이티어는 그곳에서 자동차와 전기, 냉장고, 영화 등 현대적인 세상을 처음 경험하게 됐다. 15세에 그는 형이 있는 마이애미로 갔지만 플로리다의 인종 차별을 견딜 수 없어 이듬해에 혼자 뉴욕으로 떠났다. 뉴욕에서 포이티어는 접시를 닦으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영어 대본을 유창하게 읽을 수 없다는 이유로 아메리칸니그로 극장 첫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그날부터 몇 주 동안 매일 밤 유대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신문 읽기 능력을 키웠고, 16세가 되던 해인 1943년 나이를 속이고 2차대전에 참전키 위해 군에 입대했다. 바람과는 달리 뉴욕 주의 재향군인병원에서 1년 근무하고 제대했다. 제대 후 다시 아메리칸니그로 극장 오디션에 성공할 때까지 그는 배우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31살 때인 1958년 포이티어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흑인으로서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그가 토니 커티스와 공동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 ‘흑과 백(The Defiant Ones)’ 덕분이었다. 6년 뒤 그는 영화 ‘들판의 백합(Lilies of the Field)’을 통해 드디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흑인 배우로선 처음이었다.
이후 ‘초대받지 않은 손님(Guess Who’s Coming To Dinner)’, ‘언제나 마음은 태양(To Sir, With Love)’ 등의 명작을 남겼다. 이런 업적으로 포이티어는 2002년에 아카데미 공로상도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09년 그에게 민간인 최고 영예인 자유메달을 걸어줬다. 그는 1997년부터 10년간 주일본 바하마 대사,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주유네스코 바하마 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1974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았다.

2022년 03월호
박병순 프로스테믹스 대표 “마이크로바이옴 엑소좀 기반 신약 세계 최초 임상 진입”
세포 치료제보다 효과 빠르고 개발비 적어
2월 안에 임상 1상 IND 신청 계획
| 김경민 기자 kmkim@newspim.com
| 김민지 사진기자 kimkim@newspim.com
“세계 최초로 임상에 진입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엑소좀 치료제로 예상됩니다.”
박병순 프로스테믹스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프로스테믹스는 2005년 설립된 바이오 기업이다. 줄기세포 배양액 원료를 생산·판매하다 학계에서 엑소좀 연구가 본격화되던 2013년 엑소좀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엑소좀(exosome)은 세포가 분비하는 세포 간 신호전달물질이다. 쉽게 말해 ‘세포의 우편배달부’다. 예민한 진단이나 약물 전달체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특히 엑소좀 치료제는 세포 치료제보다 효과가 빠르고 개발 비용도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박 대표는 “엑소좀 치료제는 세포 치료제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물질”이라며 “동물 실험에서 세포 치료제는 2~3주, 엑소좀 치료제는 1주일 만에 효과가 났다”고 설명했다.
프로스테믹스는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엑소좀을 추출해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 생태계를 뜻한다.
박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직접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엑소좀을 추출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에 비해 마이크로바이옴 엑소좀은 10분의 1에서 20분의 1 크기밖에 되지 않아 치료 효과 분산이 더 빠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회사는 2월 안에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엑소좀을 이용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PSI-401’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 글로벌 시장은 2018년부터 연평균 4.4%의 성장률을 보여 2026년엔 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피험자는 60명에서 100명 정도로 예상되며, 다양한 인종으로 글로벌 임상 1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양한 인종의 임상 1상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면 이 데이터를 국제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엑소좀 소재 치료제는 전 세계에 없다”며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엑소좀 기반 신약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PSI-401은 경구용 제형이므로 기존의 생물 의약품 대비 환자의 복약 편의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PSI-401 개발이 성공하면 먹는 약 외에 바르는 약으로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PSI-401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76조원에서 2029년 94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03월호
이영길 삼인 대표 “수만 포기 김치 담근 열정으로 고무패킹·냉장고 도어 개발”
세계 최초 김치냉장고 개발 주인공
발명가이자 기업인으로 급성장
| 오영균 기자 gyun507@newspim.com
요즘 김치냉장고는 가전 필수 아이템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중동에서도 김치냉장고의 뛰어난 식품 숙성 능력과 저온기술 등에 매료된 소비자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전제품 가운데 가장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김치냉장고를 꼽고 있다.
㈜삼인의 이영길 대표는 지난 1995년 김치냉장고를 기획, 개발해 세계 최초로 내놓은 이력의 주인공이다. 지금은 위니아만도를 떠나 삼인을 창립해 밀폐용기 필수품인 고무패킹과 냉장고 도어, 반도체 부품 등을 개발 제조하고 있다. 그는 순간적인 아이디어와 기회를 놓치지 않는 타고난 발명가이자 기업인이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삼인의 제조공장에서 만난 이 대표는 “딤채 개발을 위해 4년간 수만 포기의 김치를 담갔던 열정을 이제는 삼인의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에 모두 쏟아붓고 있다”며 “발명가와 기업인 두 가지 역할에 충실히 임해 삼인을 국내 최고 수준의 제조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며, 반드시 해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위니아만도 연구원 시절 전성기를 누렸다. 호사다마일까. 실패를 모르던 그에게 병마가 찾아왔고 생사를 넘나드는 시련을 겪게 됐다. 간신히 건강을 회복한 그는 생활에 대한 절박함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그렇게 밀폐용기 고무패킹, 냉장고 도어 등을 생산하는 삼인이 탄생됐다.
다음은 이영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삼인은 어떤 회사인지.
A. 주식회사 삼인은 용기 제품의 패킹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압출 7라인, 융착 7라인으로 조성돼 있다. 현재 국내 밀폐용기 대표 기업인 ‘코멕스’와 계약을 맺고 제품에 들어가는 고무패킹을 제작, 납품하고 있다. 매년 생산량은 평균 450만 개 정도다. 사실상 코멕스 밀폐용기의 고무패킹 대부분을 삼인이 제작하는 셈이다. 이 밖에 냉장고 부품과 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고품질의 부자재도 생산하고 있다. 고무패킹의 생명은 밀폐성과 유지력인데 과거 위니아만도 재직 시 김치냉장고 도어와 내부 용기 제작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로 어느 기업보다 좋은 성능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자부한다. 경도나 인장력, 신축성에서 타사 제품을 압도하는 품질을 구현했다.
Q. 회사를 떠나 창업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A. 지난 1995년 제품 출시까지 연구소에서 김치를 100만 포기 이상 담그면서 열정을 쏟아부었다. 당시 딤채는 국내외 가전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고 산업자원부장관상, 발명왕상, 표창 등을 다수 받았다. 미디어에서도 “딤채 만든 연구원 좀 만나고 싶다”며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승승장구하며 연구소에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던 2010년 여름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생사 고비를 넘나들며 간신히 몸을 추스르긴 했지만 다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때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런 절실함으로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찾게 됐다. 수십 년간 제품을 개발한 노하우와 꾸준히 쌓아온 기획력이 가장 큰 장점이라 여겼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싶은 의욕도 여전했다. 세계적인 제품을 다시 만들어내 대한민국 제조업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자신감 또한 놓지 않았다.
Q. 빠른 시간에 회사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켰는데.
A.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그렇듯 투자 자금 마련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초창기 시장 진입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특히 시장 차별성에 중점을 두고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을 발품을 팔아가며 결국 찾아냈다. 기술력 확보에도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오기와 끈기가 생겼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접하면서 안목이 넓어졌고, 사업 다각화와 전문성을 동시에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일본 시장을 잡는다면 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일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A. 일본 시장 개척이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여러 번 부딪친 끝에 일본 기업도 우리 회사만이 갖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계약에 성공했다. 지금은 일본 기업에 냉장고 도어와 가스켓을 수출할 정도다. 원가 절감의 한계를 극복한 점과 품질 기준이 타사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 일본 바이어의 마음을 샀다. 또 상호 상생 전략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협력체’ 이미지를 제시한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동,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Q.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제조업이 많은데 어려움은 없었나.
A. 다행스럽게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은 없었다. 오히려 그간 쌓아온 거래처와의 신용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대비 지난해 10%가량 매출 성장도 이뤘다. 그리고 거래 기업의 새로운 제품 개발에 맞춘 개발, 기존 제품을 활용한 개발에도 힘을 쓰고 있다.
Q. 올해 기업 목표는.
A. 신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이다. 지금까지 삼인을 이끌어온 고무패킹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고 새로운 먹거리 개척을 위해 신규 연구소를 연내에 개소할 계획이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품질 제고와 기술 개발 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올해 매출 목표와 영업이익 20% 달성을 위해 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뛸 것이다. 여기에 지자체가 기술력을 갖춘 중소, 중견기업에 관심을 갖고 해외시장 판로 개척, 연구개발에 적극 지원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방법을 찾아준다면 기업인들도 더 큰 의욕이 날 것이다. 특히 좋은 제품 제작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인 직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2022년 02월호
전찬걸 울진군수 “미래 먹거리,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해양연구단지 벨트화”
| 남효선 기자 aaa@newspim.com
전찬걸 경북 울진군수는 2022년 새해 군정 기치로 ‘군민과 함께 여는 미래 울진’을 제시하면서 “원자력에너지를 활용한 대규모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와 해양자원의 과학적 분석을 위한 해양연구단지 조성으로 변별력 있는 미래 먹거리 성장동력산업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선 7기에서 구축한 대형 관광 인프라와 체육시설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군수의 2022년 새해 울진군정 전략은 △미래 신산업 육성 △치유·힐링관광 기반 조성 △스포츠·레저산업 활성화 등 3개 핵심 아이콘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산업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민선 7기 전 군수는 ‘소통행정·현장군정·비전울진’을 기치로 해양·산림·온천·에너지 자원 등을 활용, 스포츠·레저산업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특히 해양자원을 활용한 연구단지화와 해양 치유·힐링관광 기반 조성, 원자력에너지를 활용한 대규모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 건설 등 울진의 미래 먹거리 성장동력산업 구축을 위한 노둣돌을 착실하게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이들 성과는 △환동해심해연구센터 설립 △국가 해중공원벨트 조성 △해양치유센터 건립 △대규모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 조성 등으로 가시화된다. 이 가운데 대규모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 조성 프로젝트는 기존의 원전 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적이자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신성장동력 기반 구축은 지난 2020년부터 전 세계를 미증유의 공포로 몰아넣으며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거둔 것이어서 더욱 돋보이는 성과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 울진군이 내건 ‘2022년 울진방문의 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동해안 관광 강군(强郡) 도약과 지방 소멸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한 기치라는 점에서 ‘울진 철도시대’ 개막을 앞두고 시사하는 점이 크다는 평가다.
이런 성과에 반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장기간 집단민원으로 이어진 ‘스마트 ICT 한우 축산단지’와 ‘국립공원 지정’을 둘러싼 갈등, ‘사용후핵연료 처리(고준위방사성폐기물)’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들 현안은 집단갈등이 야기되거나 예견되고 있다는 점에서 2022년 새해 전 군수가 풀어야 할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 전찬걸 울진군수로부터 민선 7기 3년 반의 성과, 2022년 새해 전망과 지역 현안 등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전 군수는 “민선 7기 3년 6개월간 2년 연속 내습한 태풍 등 자연재해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군민의 결집을 바탕으로 태풍 복구와 코로나19 예방접종 독려, 상황에 따른 이동선별진료소 운영 등 ‘안전한 울진’ 조성에 총력을 다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울진의 성장동력산업 기틀을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와 해양치유센터 조성, 해양신산업 육성 및 국립공원 유치 추진 외에 죽변 해안스카이레일, 백암산림치유센터, 울진군립추모공원, 울진의료원 요양병원 등 그동안 진행해온 사업의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평했다.
전 군수는 또 분만산부인과, 공공산후조리원, 요양병원, 군립추모원 조성 등 저출산·고령화·인구감소 시대 대비책 마련도 성과로 제시했다. 실제 이들 복지 인프라는 출생에서 사망 이후까지 원스톱으로 연결되는 복지의 핵심 분야로 군 단위에서는 보기 드문 사회복지 인프라 구축 사례로 평가된다.
코로나 이동선별진료소 운영, 군민 40% 검체검사
전 군수는 “작년 말부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해온 울진군에서도 지난 한 달간 16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지난해 12월 18일부터 특별방역대책에 들어가 각종 행사와 축제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300여 개소의 경로당 등 공공이용시설 전면 휴관,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등 방역취약시설 방역 강화와 함께 권역별 선별진료소를 확대 운영해 확진자 발생을 사전 차단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울진군은 이 기간 7개 읍면, 약 60회에 걸쳐 이동선별진료소를 운영했고, 울진군민의 40%에 해당하는 약 2만명이 검체검사를 받았다.
전 군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신뢰받는 행정’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발생했을 때 군민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서는 행정의 신뢰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원봉사자 60여 명과 함께 직접 방역소독장비를 메고 거리를 소독하며 군민들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는 데 주안점을 뒀다. 주민의 신뢰에 바탕한 일관성 있는 방역행정이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했다”며 거듭 주민 신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일자리 분야, 취약계층 등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정부 정책에 발맞춰 군민 4만2400명에게 106억원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지급하고 위기가구 긴급복지 지원, 소상공인 공설시장 사용료 3개월분 66% 감면, 사업자등록기준 카드수수료 최대 50만원 지원, 울진사랑카드(2021년 12월 말 기준) 약 2만1500명 가입·330억원 규모 발행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쏟았다”며 “잇따른 풍수해와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군민들과 함께하는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신산업’ ‘치유·힐링관광’ ‘스포츠레저’
전 군수는 울진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미래 신산업 육성 △치유·힐링관광 기반 조성 △스포츠레저산업 활성화를 제시했다. ‘미래 신산업’의 핵심으로는 △국가시책에 맞춘 울진형 뉴딜사업 개발 △해양연구단지 중심의 신성장산업 △원자력에너지를 활용한 대규모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 조성을 꼽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이후 정부 약속 원전이던 신한울 3, 4호기 건설이 중단되면서 울진 지역은 거의 공황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역경제가 위기로 내몰렸다”며 “원전의존형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원전 없이도 살 수 있는 신성장동력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울진군이 민선 7기부터 야심 차게 추진해온 ‘국립공원 지정’과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는 이 같은 원전의존형 경제구조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전 군수는 “원전의존형 경제구조 탈피를 위해 먼저 울진군이 보유하고 있는 자연자원과 기존 원전에너지 활용 방안에 주목했다”며 “국립공원 추진 지역은 현재도 대부분 보전만을 위한 목적으로 묶인 지역이다. 이대로 방치하기보다 국립공원 지정을 통해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워질 울진의 미래를 대비하고 후대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공원 지정과 관련해 불거지고 있는 집단민원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과 군민들의 요구사항을 꼼꼼하게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군은 신규 국립공원 지정을 기점으로 ‘왕피천공원~국가정원~동해안국가지질공원~금강송에코리움~금강소나무숲길’을 연결하는 중심축을 구축해 울진 국립공원을 방문한 관광객이 후포항을 통해 울릉도~독도까지 방문할 수 있는 관광벨트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울진군이 총력을 쏟고 있는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 사업도 원전의존형 경제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타 지자체가 앞다퉈 추진하는 ‘수소 산업’과는 달리, 울진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원자력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변별력이 강하다는 게 전문학계와 산업계의 시각이다.
전 군수는 “그린수소생산실증단지는 기존의 원전에너지를 활용한 것이 타 지역과 크게 비교되는 점이다. 또 동해에 연접한 울진군의 지리적 여건상 해수담수화를 통한 공업용수 확보도 매우 유리한 조건 중 하나다. 용역 마무리와 함께 오는 5월 예타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 단지가 조성되면 항구적 일자리 등의 창출로 인구 유입에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해당 사업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2만명 이상의 인구 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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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 핵연료 문제...지역공동협의체 통해 대응
최근 정부가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 등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와 관련, ‘사용후 핵연료 저장·처분시설 마련 전까지 원전 부지 내에 임시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명문화했다. 사실상 기존 원전 소재 지자체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중간저장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울진을 포함한 원전 소재 지자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소재 지자체 인근 16개 시군으로 구성된 ‘전국원전인근지역동맹(원전동맹)’이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대응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 ‘원전동맹’의 반발은 결국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 신설에 따라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지원법’에 해당 지자체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결국 위험시설은 기존 원전 소재 지자체가 떠안고 이에 따른 지원은 인근 16개 지자체와 함께 분배되는, 반상식적 결과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전 군수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2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은 사용후 핵연료 관리를 부지 내 기존 저장시설(저장고)에서 임시저장 후 중간관리시설·최종처분시설로 이동해 처분하도록 되어 있다”며 “부지 내 신규 저장시설을 설치하려면 공청회 등을 통해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울진군, 울진군의회, 원전감시센터, 원전안전협의회 등 4개 기구 중심의 지역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선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전 군수는 중간관리시설과 최종처분시설의 관리계획 수립 및 지원방안 마련은 원전 소재 지자체와 연대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전동맹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부지 내에 사용후 핵연료 신규 저장시설이 건설되면 지원 범위와 규모는 관련 특별법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용후 핵연료는 원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하면서부터 발전소 내에 40여 년 동안 저장돼 왔다. 최종처분장 건설까지 37년이라는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현실적으로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사용후 핵연료 보관세’ 등 제도적 지원체계 구축을 정부에 지속 요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 군수는 “미증유의 코로나19와 태풍 등 자연재해에 맞서 역경을 이겨온 울진군민의 저력으로 새해에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울진의 미래를 위해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기틀을 굳건하게 다지겠다”고 강조하고 “ ‘군민과 함께 여는 행복 울진’ 건설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하는 힘’ ”이라며 “ ‘뿌리가 굳건한 나무는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저와 모든 공직자는 군민의 공복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02월호
‘친환경 접착소재’ 아셈스 장지상 대표 “바이오 소재·친환경 염색으로 도약”
‘세계 최초’ 기술 다수 보유...특허만 79건
해외 매출 비중 60%...“해외 네트워크 강점”
|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
| 김민지 사진기자 kimkim@newspim.com
“지금은 리사이클(재활용)을 친환경 접착제라고 부르지만 3~5년 내 지속가능한 바이오 소재 접착제 시장이 열릴 것이다. 아셈스는 이르면 올해 4분기 관련 제품을 글로벌 기업에 제안할 생각이다.”
장지상 아셈스 대표이사는 뉴스핌 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시장은 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원할 것이고, 그때 수요가 폭발할 것이다. 아셈스는 이미 준비돼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셈스는 이형지(종이) 없이 잘라 쓰는 필름접착제를 개발한 접착소재 전문기업. 열에 녹는 필름접착제는 종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데다 유독성 솔벤트(용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주로 패션 브랜드의 신발 인솔 등에 사용되는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N사, A사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아셈스가 보유한 핵심 역량은 다양한 소재로 접착제를 만드는 기술이다. 현재 사용하는 석유화학 기반의 접착소재와 전혀 다른 천연물질로 접착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친환경 소재를 찾는 글로벌 브랜드들 수요에 맞춰 ‘최초의’, ‘유일한’ 친환경 접착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친환경 필름접착제가 주요 생산 품목이지만 자동차용 기능성(선루프) 원단과 접착 기능성 코팅사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력을 확대하고 있다. 물 없이 염색할 수 있는 무수염색 사업도 아셈스의 차세대 성장동력. 연구개발(R&D) 능력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와 해외 네트워크 확대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초’ 무이형지 필름접착제 개발
2003년 설립된 아셈스는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접착소재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필름접착제는 설정된 특정 온도에서만 녹아 접착제 기능을 한다. 이형지가 없는 필름접착제 기술은 국내외를 통틀어 아셈스가 독점하고 있다.
장 대표는 “(무이형지 필름접착제가 처음이다 보니) 처음에는 고객사에서 (접착제가 아니라) 왜 비닐을 들고 왔느냐고 하기에 녹이는 작업을 보여주니 신기해했다”며 “현재는 핫멜트 필름접착제용 기계도 같이 납품하다 보니 기계 누적 공급액도 150억~200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필름접착제 자체를 파는 기업은 많지만 아셈스는 필름접착제를 쓸 수 있는 기계를 팔고, 공정 프로세스를 공급하고, 핫멜트 필름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다른 회사에 비해 완벽한 해외 네트워크를 갖췄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셈스가 자랑하는 두 가지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과 해외 네트워크다. 기술력은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확보해 왔다. 폐수 위험이 없는 무수염색(waterless dyeing yarn) 기술과 진공프린트를 이용한 3D프린팅 기술, 접착 코팅사 제조기술을 활용한 원단 등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아셈스가 보유한 국내외 특허만 79건에 이른다.
해외 네트워크는 2008~2009년 해외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 확장해 왔다.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제2공장 신설을 준비 중이다. 현재 아셈스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60% 정도가 해외에서 나온다.
해외 성장과 함께 사업다각화로 매출 성장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03억원으로 전년 동기(241억원) 대비 25.7% 성장했다. 주력 매출원인 친환경 접착소재가 199억원(65.7%), 자동차 선루프용 원단 64억원(21.2%), 기타 가공설비 40억원(13.1%) 등이다.
장 대표는 “2017~2018년 해외법인을 신설하고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지난 5년간 해외법인의 성장성이 38% 정도 나왔다”며 “해외 실적에다 자동차 선루프 원단소재 매출도 오르면서 지난해 실적 시너지가 났다”고 설명했다.
‘무수염색’ 차세대 성장동력... ‘친환경’ 소재 기업 도약
아셈스의 주요 제품은 △친환경 필름접착제 △자동차용 선루프 원단소재 △기능성 접착 코팅사 △라미네이션(접착공정) 등이다. 여기에 물 없이 염색하는 기술인 무수염색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신사업 확장에 전방위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장 대표는 “무수염색은 지난 2년 동안 준비한 혁신 제품”이라며 “그동안 염색은 물로 오염물을 만들어야만 가능했고 환경오염 문제가 많아 염색공단의 임대료는 두 배, 세 배 높은 수준이었다. 물 없이 염색이 가능해진다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특허만 26건을 출원할 정도로 현재 회사의 전 역량을 기술 개발에 동원하고 있다”며 “현재 개발이 끝나 상용화 전 단계이고, 매출이 나기 시작하면 ‘친환경 접착소재’ 회사에서 ‘친환경 소재’ 개발 회사로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적 기준에 맞춘 ‘친환경 소재’ 개발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장 대표는 “태풍, 가뭄 문제 등으로 환경이 너무 안 좋은 상황이고, 유럽에선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접착제를 선호한다”며 “지금은 어떻게든 쓰레기를 되살려 접착제로 만드는 단계지만 지속가능한 소재로 접착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셈스는 2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이후 공모 자금으로는 해외 생산라인 확장과 자동차 내장재 및 오로라 프린팅, 무수염색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총 공모주식 수는 200만주이며, 공모가 희망밴드는 7000~8000원 수준이다.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771억~882억원 규모다. 1월 17~1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24~2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2022년 02월호
마술 하는 뱅커 이환주 “저에게 마술이 그랬던 것처럼...”
이환주 하나은행 100년리빙트러스트센터 세무팀장
“좋아서 한 마술, 업무성과 및 사회공헌에도 탁월”
“취미였던 마술, 이제는 든든한 노후 대책”
| 홍보영 기자 byhong@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마술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런 마술로 평범할 수 있었던 삶이 더 풍성해지고 예뻐진 것 같아요. 죽을 때까지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준 마술 덕분에 행복해요.”
하나은행 내 마술사로도 유명한 이환주 하나은행 100년리빙트러스트센터 세무팀장을 서울 강남에 있는 하나은행 Club 1PB센터에서 만났다. 이 팀장 인생에서 마술이란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고 꿈을 실현시켜 주는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하나은행 입행 면접시험부터 업무이력, 결혼에 이르기까지 삶의 궤적을 함께 그려준 동반자라고도 했다.
마술 덕에 ‘입행부터 프로포즈까지’
이 팀장은 현재 하나은행 100년리빙트러스트센터에서 VIP 고객을 상대로 세무 상담을 한다. 공사나 학교 재무팀을 대상으로 연말정산이나 세테크 강의도 한다. 요즘처럼 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내용을 정리해 고객에게 안내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다. 그럼에도 마술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는단다. 2002년부터 마술을 시작해 현재 마술 20년 차다.
“2002년 이은결 마술사가 한창 마술 붐을 일으킬 당시 인터넷 마술 동호회를 접하며 마술의 세계에 입문했어요. 그때만 해도 마술이 이토록 일상에 깊이 관여하게 될지 상상 못했죠.”
이 팀장은 지난 2008년 하나은행 입행 면접에서도 마술을 활용했다. “하나의 공이 두세 개가 되는 마술을 보여주며, 나를 뽑으면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어요. 동기들보다 나이도 많고 학점이 월등히 뛰어난 것도 아닌데 합격할 수 있었던 데는 세무사 자격증과 함께 마술이 상당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는 입행 후 펀드팀에서 투자 상품 마케팅 추진 업무들을 주도적으로 했다. 이후 ‘100세 시대’란 키워드가 부상하면서 하나은행에서 처음 만들어진 은퇴설계팀에 참여해 은퇴 전후 자산관리 설계 상품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영업점에서 여신대출, 외환업무 등 실무 경험을 두루 쌓다 상속증여센터에서 세무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2012년 9월 ‘직장인 마술사’로 출발 드림팀에도 출연했다. “일반 직장인 중 독특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모집한다는 연락을 받고 출연하게 됐죠. 방송 중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에게 프로포즈까지 했습니다.”
“정말 마법 같은 업무 성과도...”
마술을 이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은행 내 ‘매직아트 COP’이란 마술 동호회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마술을 전수하고, 지점 CS(Customer Satisfaction)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고객 대상 절세 세미나 때 오프닝으로 마술쇼를 보여주면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지죠. 어린이 펀드 판매 때도 마술 이벤트를 해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 팀장은 병원이나 고아원, 요양원 등에서 무료 마술쇼를 펼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특히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상대로 마술을 시연하고 가르친 것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꼽았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나금융그룹 내 다문화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반기에 한 번씩 5주 프로그램으로 마술 가르쳤어요. 연말에 1회는 직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마술쇼도 펼쳤습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정받아 은행 사회공헌공모전에서 수상도 하고 ‘빛나는 하나인 상’을 받아 생전 처음으로 가족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어요.”
“취미였던 마술, 이젠 노후대책”
이 팀장은 우리나라 마술대회 입상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마술대회에서 입상하면 국내 최초 ‘은행원 마술사’란 타이틀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출전권도 주어집니다. 세법을 다루는 사람은 냉철한 머리도 있어야 하지만 따뜻한 마음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은행원, 세무사 이력에 따뜻한 한 줄 추가하고 싶어요.”
금융 디지털화로 인해 은행원이 줄면서 직원 간 끈끈한 정이 이전보다 소멸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그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지점별로 마술 순방에 대한 소망도 전했다. “지점을 다니면서 직원들에게 스토리를 입힌 마술을 보여주고, 세무 지식도 전하고 싶어요. 홍대역지점 공연장에서 은행원 가족들을 초청해 마술쇼도 정기적으로 보여주고요.”
마지막으로 그는 은퇴 후 삶을 위해 취미를 꼭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흔이 넘어가면 꿈이 없어진 사람이 많아요. 은퇴 후 무엇을 할 거냐고 물어보면 경비원, 공인중개사 등 막연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처럼 취미를 가지세요. 10년 이상 꾸준히 가진 취미는 그 이상의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저에게 마술이 그랬던 것처럼...”

2022년 02월호
토스증권 1호 애널리스트 ‘친절한 규리 씨’
7년 근무한 신한금투 떠나 토스증권에 새 둥지
킬러 콘텐츠 ‘데일리’ 제작...친근한 애널리스트
| 임성봉 기자 imbong@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토스증권에는 고객들 입에 이름이 종종 오르내리는 직원이 있다. 어떤 투자자는 ‘규리 언니’, 누구는 ‘규리님, ’규리야’ 등 호칭도 다양하다. 이름 뒤에는 대부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가 따라붙는다. 도대체 누구길래 고객들에게 매일 이름이 불리고 고맙고, 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듣는 걸까. 그 주인공은 김규리 토스증권 1호 애널리스트(연구원). 그는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무려 2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토스증권의 킬러 콘텐츠 ‘데일리’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다. 첫 직장이었던 신한금융투자를 떠나 지난해 토스증권에 둥지를 튼 김 연구원에게 핀테크 애널리스트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김 연구원은 23살, 그러니까 지난 2014년 대학 졸업 후 신한금융투자에서 사회생활 첫발을 내디뎠다. 이가 갈리고 치가 떨리기로 유명한 리서치 어시스턴트(RA) 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애널리스트로 데뷔해 여러 섹터를 거쳐 ‘스몰캡’ 분야를 맡았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김 연구원은 지쳐갔고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컸다.
때마침 토스증권에서 김 연구원에게 1호 애널리스트로 함께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1호’는 탐나는 타이틀이지만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대형 증권사에서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쌓아나가느냐, 작지만 강한 조직에서 함께 성장하느냐. 김 연구원은 과감하게 후자를 택했다.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움직였던 이전 직장과 180도 달랐던 토스증권은 김 연구원에게 낯설지만 가슴 설레게 하는 곳이었다. 슬금슬금 눈치를 봐야 할 상급자도 없다. 당연히 명령이나 지시도 없다. 스스로 업무를 찾고 만들어야 했다. 다행히 김 연구원은 망망대해에 나침반 하나 손에 쥐고 목표를 향해 나아갔고, 그 과정에서 적잖은 만족을 느꼈다. 여러 애널리스트 중 하나였던, 또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여러 보고서 중 하나를 만들었을 때 느끼기 어려웠던 감정이다. 김 연구원과 여러 부서원들이 협업해 만든 거의 모든 것이 토스증권의 새로운 발자국이 됐다.
김 연구원은 “내가 더 열심히 하면 이 조직이 이 방향으로 가겠구나,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도 있다”며 “하지만 그만큼 실력도 많이 늘고 유능한 조직원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도움도 받고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의 대표 작품은 토스증권 콘텐츠 중 하나인 ‘데일리’다. 데일리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일종의 분석보고서. 다만 전통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보고서와는 결이 다르다. 숫자와 어려운 용어로 덧칠된 보고서가 아닌, 철저히 초보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주로 다룬다. 가령, 오늘 국내 증시가 하락장이라면 그 이유를 요목조목 짚어주는 식이다. 지난해 9월쯤 처음 선보인 뒤 불과 3개월여 만에 ‘데일리’ 구독자는 20만명을 뛰어넘었다.
그간 ‘데일리’는 김 연구원과 콘텐츠 매니저 2명이 함께 만들었다. 주로 김 연구원이 전문성을 발휘해 골격을 세우면 콘텐츠 매니저 2명이 독자 입장에서 알기 쉽도록 뜯어고치고 다시 살을 붙여 나갔다.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이다 보니 용어 하나부터 통계자료와 구성까지, 무엇 하나 허투루 만들 수 없었다. 김 연구원과 콘텐츠 매니저들의 고민은 언제나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였다고 한다.
기존 증권사와 달랐던 점은 또 있다. 바로 즉각적인 독자들의 피드백이다. 보통 증권사에선 열심히 보고서를 만들어 발행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토스증권 ‘데일리’는 콘텐츠 하나에 수십,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린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콘텐츠로 입소문이 나면서 ‘데일리’ 콘텐츠의 피드백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의 팬들도 생겨났다. 평범한 애널리스트 중 하나였던 김 연구원은 이제 규리 님, 규리 씨, 규리 언니, 규리 등 독자들의 친근한 애널리스트로 각광받는다. 김 연구원은 독자들이 달아준 댓글 대부분에 직접 ‘좋아요’ 버튼을 눌러준다고 한다.
김 연구원은 그간 울고 웃으며 만들었던 ‘데일리’ 콘텐츠 업무를 다른 동료에게 인계했다. 일당백 애널리스트와 호흡을 맞추게 된 한상원 토스증권 2호 애널리스트다. 다만 김 연구원 팬덤이 짙은 ‘데일리’에서 토스증권 2호 애널리스트의 부담(?)과 중압감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 연구원의 이름으로 올라온 ‘데일리’ 콘텐츠에는 이미 “규리 님은 오늘 연차인가요?”, “규리 님 휴가 가셨나요?” 등의 댓글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이제 김 연구원은 고객들과의 소통 접점을 늘리기 위한 여러 시도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콘텐츠 매니저가 ‘낱말퍼즐’ 이벤트를 시도했는데 참여자 댓글이 무려 7000개가 넘게 달렸다. 김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을 보며 ‘독자들은 충분히 소통할 준비가 돼 있고 실제 우리 콘텐츠에 호응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앞으로 다양한 포맷을 오가며 고객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게 김 연구원의 목표다.
김 연구원은 “유튜브가 될 수도 있고, 여러 커뮤니티와 연계해서 주식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오디오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며 “내용은 깊어지고 포맷은 다양해지고 소통은 더 할 수 있는 포맷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02월호
인종차별 철폐 인권운동가 투투 대주교
남아공의 비폭력 인종차별반대 운동가...만델라와 쌍벽
|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 투쟁의 상징 인물인 ‘데스몬드 투투’ 명예 대주교가 향년 90세로 지난해 12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해체 투쟁과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지난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새해 아침에 치러진 그의 장례식은 남아공의 또 다른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와는 대조적이었다. 만델라 장례식이 축구 경기장에 애도객이 꽉 들어차고 각계 고위인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면 투투의 장례식은 차분했다. 고인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 자리에선 추도사 외에 별도의 공식적인 연설은 없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고인은 조국인 남아공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자유와 정의, 평등, 평화를 위해 투쟁한 십자군”이라며 “그는 우리의 도덕적 나침반이자 국가적 양심”이라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도 서한에서 “그는 진정한 박애가이자 헌신적 인권옹호가”라면서 “그의 진실과화해위원회(TRC) 작업은 전 세계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1994년 넬슨 만델라가 선거를 통해 첫 흑인 대통령이 되면서 투투는 진실과화해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진실 규명을 전제로 한 용서와 화합을 설파해 왔다.
마틴 루터 킹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는 “현인이자 인권지도자이며 강력한 순례자가 세상을 떠났다”며 “그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더 발전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가난과 뿌리 깊은 인종차별 속에 태어난 그는 더 낫고, 더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영적인 소명을 따라 살았고 그의 유산은 국경을 초월해 여러 세대에 걸쳐 울려퍼질 것”이라고 애도했다.
지난 2020년 미국에서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는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BLM)’는 인권운동 바람이 불었다. 또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글로벌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해 ‘인권’을 주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지금 투투의 삶은 더욱 돋보인다.
투투는 1931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북서부 클럭스도로프에서 요리사인 엄마와 감리교 초등학교 교장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흑인 주거지역에 살았지만 그는 5살 때부터 만화책과 유럽 동화를 즐기는 등 독서에 대한 사랑을 키우면서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은 유년기를 보냈다. 요하네스버그대학에 입학하면서 우수한 성적을 보여줬지만 병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럭비팀 활동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백인 골퍼들의 캐디로 일하며 학비도 벌었다.
비교적 평범했던 그의 삶은 트레버 허들스턴이라는 성공회 사제를 만나면서 달라졌다. 백인인 허들스턴이 흑인인 투투의 어머니에게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인사하는 것을 본 투투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투투는 허들스턴과 교류하면서 전공을 의학에서 신학으로 바꿨다. 졸업 후 투투가 당초 계획에 없던 신부가 된 배경이다. 44살 때 요하네스버그 주교로 임명되면서 투투는 본격적으로 인권운동에 가담했다.
그의 활동은 엄격하게 탄압받고 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관련 있는 인종차별반대 무장단체(Umkhonto we Sizwe)의 단원을 위해 법정 증언을 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ANC 활동가 넬슨 만델라의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서도 냈다. 인권문제로 남아공에 대한 서방의 경제 보이콧을 지지하다 투투는 정부로부터 여권을 압수당하지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 불복종운동을 지속했고 결국 경찰에 체포돼 투옥되는 고난도 겪었다.
1년간 압수당한 여권을 돌려받은 투투는 1981년부터 대외활동에 주력했다. 유럽과 북미를 순방하며 쿠르트 발트하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고 유엔 인종차별금지특별위원회에서 연설도 했다.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 설교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접견 등을 통하면서 투투는 미국에서 마틴 루터 킹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게 됐다. 미 의회 상원과 하원을 방문해 아프리카 문제를 논의했고 당시 미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도 만났다. 비폭력 인종차별반대 인권운동은 1984년 투투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줬다. 그는 19만2000달러의 상금을 그가 죽을 때까지 사무총장 직을 유지했던 남아프리카교회평의회(SACC) 직원들과 해외 망명 중인 사람들의 장학기금으로 사용했다.
그는 넬슨 만델라와 함께 흑인 인권운동에서 쌍벽을 이룬다. 투투는 철저한 비폭력주의자였다. 소수 백인의 통치를 종식시킨다는 아프리카민족회의의 목표에는 찬성하지만 폭력을 수반하는 혁명을 통해 백인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방법론에는 반대해 왔다. 혁명으로 정부를 전복시켜 그들의 궁극적 목표인 인종차별정책의 종말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비폭력으로 흑인과 백인 신도가 단결해서 인종차별을 영원히 추방하자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2022년 02월호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시민참여형 복지제도 완성”
2010년 민선 5기 시작으로 7기까지 3연임
‘100가구 보듬기 사업’ 등 시민참여형 복지 완성
신촌창업밸리 조성 속도, 미래 성장 원동력 확보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 윤창빈 기자 pangbin@newspim.com
지난 2010년 민선 5기를 시작으로 3연임에 성공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복지’와 ‘지방자치’ 전문가로 꼽힌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 등 서대문구만의 자생적인 복지제도는 8년 연속 ‘복지행정상’을 수상할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9개 대학이 밀집한 ‘젊은’ 서대문구만의 미래 비전도 순조롭다. 신촌을 창업밸리로 육성해 미래 성장 원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프로젝트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3선 임기 끝이 아쉽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0여 년간 서대문구의 변화를 이끈 문 구청장을 만나 3선 임기 동안의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 등 자생적 복지제도 완성
문석진 구청장은 복지와 지방분권 전문가다. 서대문구는 서울시에서 가장 자생적이고 주민 주도적인 복지 시스템을 갖춘 자치구로 평가받는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문 구청장은 “2015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나 긴급복지지원법 등 법안 개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실생활에서의 사각지대는 적지 않다. 복지는 포퓰리즘 논란이나 진영 논리를 떠나 지자체가 주민들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부터 시작한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그의 의지를 현실로 구현했다. 이 사업은 소득은 없지만 제도적 미비로 정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와 후원자 간 일대일 결연을 맺어 후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그해 1월 1호 결연가정이 탄생한 이후 지난해 12월 12일까지 734호 가정이 결연을 맺었으며 누적 지원금액은 40억원에 달한다. 지원을 받았던 가정이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후원자로 변신, 과거 자신처럼 생활고를 겪는 사람을 돕는 사례도 나왔다. 시작은 자치구였지만 이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연에 나서는 자생적 복지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는 보건복지부 복지행정상이 제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수상을 했다. 이는 전국 최초 사례로 서대문구만의 자생적 복지제도가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라고 자부했다.
신촌창업밸리 추진, 미래 성장동력 확보
서대문구는 9개 대학이 위치한 ‘젊은’ 자치구다. 대표적인 대학가 신촌은 학생 밀집지역이라는 특성상 1인 가구 비중이 70%를 넘는다.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된 1인 가구 대책과 청년취업 등에 대해 문 구청장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이유다.
그가 추진 중인 해법은 신촌 ‘창업밸리’다. 대중교통 전용지구, 도시재생, 창업센터, 문화발전소 등 다양한 시도를 해온 신촌을 무대로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벤처지구 조성에 집중하는 중이다.
특히 신촌창업밸리는 청년들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주택공급정책과 연동돼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문 구청장은 “올해 ‘신촌 스타트업 맞춤형 청년주택’의 착공에 들어갔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과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창업시설에 입주한 청년 등에게 입주 기회를 줄 예정”이라며 “신촌역사와 인접한 신촌동주민센터 및 공영주차장 부지에도 SH공사와 협력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신촌동복합청사 청년주택’ 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로 물총축제 등 다양한 신촌만의 거리축제가 중단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온 신촌이 빠른 시일 내에 서대문구를 상징하는 청년문화공간으로 다시 발돋움하기를 희망했다.
홍제동 지하개발 아쉬워, 주민친화적으로 추진
문 구청장의 임기 동안 서대문구는 괄목할 만한 변화를 겪었지만 아쉬운 점을 없었을까. 그는 망설임 없이 홍제동 지하개발 프로젝트 무산을 꼽는다. 이 프로젝트는 상습혼잡구역인 홍제동에서 지하철역까지 연결되는 지하공간을 만들어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도서관 등 각종 문화시설을 설치, 시민 편의를 확장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개발 소식이 전해진 후 토지가격이 높아지면서 개발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세 번째 임기에서야 지하 개발을 시작해 시기적으로도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4선 연임 제한으로 인해 내년 선거에는 출마가 불가능하다. 서대문구청장으로서 12년의 여정이 일단은 멈추는 셈이다. 문 구청장은 “세부적인 개발계획까지 다 마련했지만 토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하 개발은 아무래도 다음 구청장의 과제가 될 것 같다”며 “기금을 통해 개발자금을 500억원까지 확보해둘 계획이다. 주민들을 위해서는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꼭 마무리를 해줬으면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협치에 쓴소리, 코로나 대응에 집중해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중단으로 이어진 코로나 확산세에 대해선 안타까워했다. 주민들의 고통은 이해하지만 코로나와의 공존이 불가피해진 만큼 위중증 환자를 줄이고 고령층의 치명률을 감소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래 세대 부담을 논하기에는 골목상권이 겪는 어려움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정부와 지자체, 자치구 모두가 지원책 마련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취임 후 협치보다는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문 구청장은 “코로나 대응이 정부 방침에 맞춰서 유기적으로 흘러가야 하는 건 맞지만 서울시만의 독자적인 대응이 너무 부족하다”며 “서울시와 자치구는 결국 하나다.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2년 01월호
래몽래인 “위지윅스튜디오와 시너지 기대...IP 투자에 집중”
| 백지현 기자 lovus23@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자본투자가 확대되는 순기능이 예상됩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오징어게임’의 뒤를 잇는 콘텐츠를 만드는 글로벌 콘텐츠 스튜디오로 거듭나겠습니다.”
K드라마 1세대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이사는 상장을 앞두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래몽래인은 ‘성균관 스캔들’, ‘어쩌다 발견한 하루’, ‘산후조리원’ 등 굵직한 작품을 선보인 콘텐츠 제작사다. 2021년 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1년 마지막 기업공개(IPO) 주자다.
김동래, 박지복 래몽래인 공동대표는 2021년 12월 7일 래몽래인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핌 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선제적인 IP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회사의 매출은 드라마·공연·예능 등 콘텐츠 제작 매출과 저작물 매출로 분류된다. 2021년 3분기 기준 제작 매출의 비중은 89.26%, 저작물 매출은 10.36% 수준이다.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17억4178만원, 영업익은 20억5505만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저작권 매출은 장기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2010년 방영된 ‘성균관 스캔들’의 IP를 회사가 100% 갖고 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매출이 계속 나온다”며 “래몽래인은 1년에 적어도 1편의 IP를 가지려는 목표가 있다. 계속 IP를 쌓아감으로써 사업을 더 키우고 부가적인 수익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위지윅스튜디오와의 시너지 효과도 경쟁력의 한 축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래몽래인의 지분을 25.26%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김 대표는 “위지윅스튜디오에서 미리 원천 콘텐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온 점이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작가와 기획프로듀서가 작품을 만들려면 다양한 소싱이 필요한데 위지윅스튜디오와 내부적으로 확보해둔 IP 덕에 좋은 소스를 선별해 우선적으로 협상을 할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이어 “XR스튜디오를 갖춘 엔피, 게임기업 컴투스, 영화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 등 위지윅스튜디오 내 컨텐츠 관계사들과도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모를 통한 조달 자금 역시 IP 확보에 쓰인다. 김 대표는 “공모자금은 IP를 확보하고 2022년에 제작 작품을 늘려가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상장 후에는 연 10편 이상 제작이 가능한 대형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내부적인 인프라가 준비되면 공격적으로 제작을 준비해서 글로벌 콘텐츠 스튜디오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매수청구권(콜옵션)에 따른 최대주주 전환 우려에 대해선 공동 경영권 강화 조치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래몽래인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회사 위험요소 부문에 최대주주 교체에 따른 경영권 안정 위험 부분을 추가로 기술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대주주인 김동래 대표이사(지분율 16.77%)는 위지윅스튜디오를 상대로 콜옵션을 갖고 있다. 김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하고 위지윅스튜디오가 보유하고 있는 전환사채가 모두 전환될 경우 1대주주와 2대주주 간 교체가 발생한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 “이전상장 시 (위지윅스튜디오와 김동래 대표이사가) 공동으로 보유지분을 보호예수하기로 했고, 공동경영권에 대한 서류를 작성해 거래소에 제출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답했다.
글로벌 OTT 진출에 대해서도 다양한 소재를 기반으로 플랫폼별 맞춤형 전략을 편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지상파나 종편에서는 방송심의 등 규제가 있어 소재나 형식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OTT에서는 그런 제약이 많이 사라졌다. 지상파 중심 드라마의 경우 16부작 미니시리즈가 기본이었다면 지금은 6부작, 8부작도 나오고 러닝타임 50분짜리의 기획물을 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트렌드를 따라 일정한 방향의 뻔한 스토리가 많았지만 요즘은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로맨스 외에도 다양한 장르물이 나온다. 이런 방향성에 맞춰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스토리를 다양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오징어게임’ 사례로 수면 위에 떠오른 글로벌 OTT와의 불리한 계약조건에 대해서도 K콘텐츠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오징어게임의 경우) 국내에선 섣불리 제작할 수 없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게 사실이고, 그럼에도 제작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넷플릭스가 리스크를 지고 투자를 해줬기 때문”이라며 “이런 사례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더 활발해질 것이고, 제작사들이 이익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가 생성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래몽래인은 2022년 텐트폴 작품인 ‘재벌집 막내아들’과 ‘직필’을 포함해 10개 작품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송중기 배우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은 제이콘텐트리와 함께 IP를 50 대 50으로 투자한 작품이다. 업계에서도 기대작으로 꼽고 있고 회사에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며 “조선 성종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액션활극인 ‘직필’도 ‘신의 한수’를 연출한 조범구 감독님이 맡게 됐다. 이 역시 텐트폴 작품으로 상당 부분은 IP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래몽래인의 희망공모가액은 1만1500~1만3000원, 공모주식수는 120만주다. 예상 시가총액은 상단 기준 854억원. 2021년 12월 15~16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20~21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12월 말이다. 상장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2022년 01월호
황보현우 하나금융 CDO 겸 데이터&제휴투자 본부장 "데이터 ‘하나’로 ‘합’하니, 소액 투자자도 PB서비스 가능"
영국 국제인명센터 ‘빅데이터·인공지능 세계 100인’ 선정
마이데이터 서비스 선봉장...자산관리서비스 대중화 목표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지난 12월 금융권,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 장이 열리면서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가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하면 이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이다. 데이터가 서비스 차별성으로 직결되는 만큼 마이데이터에 금융 플랫폼 성패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행, 증권사, 카드사, 핀테크사들이 한꺼번에 뛰어든 이유다.
황보현우 하나금융그룹 데이터총괄 상무(CDO) 겸 하나은행 데이터&제휴투자 본부장도 격전장에 섰다. 그만큼 그룹 내 가장 바쁜 인물 중 한 명이다. 1월 정식 서비스에 앞서 초기 이용자 수를 시간 단위로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다. 타 금융사들과 연동이 잘되는지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룹의 데이터 역량을 모으기 위해 각 계열사로 바쁘게 뛰기도 한다. “하나금융의 데이터 시계가 멈춤 없이 돌아가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말처럼 황보 상무의 일과는 바쁘게 돌아간다.
유기적 조직으로 가속도...그룹 통합 브랜드 ‘합’ 출시
황보 상무는 2021년 8월 하나금융에 합류했다. 2018년 하나금융 벤처캐피탈인 하나벤처스 설립 멤버로 참여했다가 CDO로 복귀했다. 자타 공인 빅데이터 전문가로 2018년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의 ‘빅데이터·인공지능(AI) 분야 세계 100인의 전문가’로 꼽혔다. 주어진 미션은 분명했고 기한은 촉박했다. 12월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것. 그나마도 금융당국으로부터 본허가를 가장 늦게 받으면서 마음이 급했다. 2021년 7월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가 본허가를 받아 경쟁사 대비 6개월가량 늦게 출발선에 섰기 때문이다.
“여러 사업자가 동시다발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개발인력 수급조차 쉽지 않았어요. 그런 와중에 출범 날짜가 정해져 있다는 것도 부담이었죠. 본허가를 받기 전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해 불철주야 뛰면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줄여야 했습니다.”
속도전을 위해 조직부터 다듬었다. 은행만 보면 그가 이끄는 데이터&제휴투자본부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사업유닛 △데이터로 고객을 분석하는 AI랩유닛 △제휴사업자를 발굴·투자하는 제휴투자유닛으로 나뉜다. 내부 데이터 분석과 제휴를 통한 외부 확장, 그리고 둘을 서비스에 녹이는 선순환 구조다. 20년간 데이터 전문가이자 투자 전문가로 쌓은 황보 상무의 경력이 그대로 녹아 있는 셈이다.
“데이터와 투자가 한 조직에 묶였다는 건 상당한 파격입니다. 전략적 투자 대상이 대부분 핀테크나 AI, 데이터 기업이기 때문에 기술적 이해가 필요하고, 제휴 후 얻는 데이터를 서비스에 녹여야 하기 때문에 협업이 중요하죠. 사업자 중심의 제휴가 아니라 고객을 분석해 그에 맞는 제휴 서비스를 연결해 주려는 목적입니다.”
그룹 차원의 협업으로도 속도를 더했다. 각 계열사가 참여하는 ‘워킹 그룹’을 만들어 그룹 차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콜라보한다. 마이데이터 가입자에게 하나손해보험의 ‘사이버 금융범죄 보험’ 무상가입 혜택을 제공하거나 은행에서 해외주식을 지급할 때 하나금투 계좌로 주는 식이다. 속도를 높인 덕에 하나금융은 12월 경쟁사들과 같은 선상에 섰다.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통합 마이데이터 브랜드 ‘합’을 내놓아 차별화도 꾀했다. 데이터로 자산을 통합해 관리하고, 각 계열사가 함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디지털 개인자산관리로 승부...“PB 명가 잇는다”
황보 상무는 개인자산관리를 ‘합’의 승부수로 꼽는다. 하나은행의 강점이자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영역이나 사업 기회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개인자산관리 서비스로 전통 ‘프라이빗 뱅킹(PB) 명가’ 명성을 잇겠다는 포부다. 구체적으로 소비자의 투자성향이나 소비성향을 분석해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티끌 모아 태산형’인지, ‘묻고 더블로 가는 형’인지를 분석해 적금 60%, 펀드 40%로 추천하는 식이다. 펀드도 맞춤형 상품을 제안해 터치 한 번으로 가입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고액 자산가들은 이미 오프라인에서 PB서비스를 받고 있어 마이데이터의 주된 타깃은 아닙니다. 투자 경험이 적고 1억원 미만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도 끌어오는 게 목표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들에게도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초개인화를 위해선 데이터의 양과 분석의 질이 필수다. ‘합’으로 많은 데이터가 모일수록 군집화를 넘어 디테일한 개인화가 가능해진다. 또 데이터를 잘 분석해야 소비자에게 딱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단 시범서비스로 안정적인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어요. 유의미한 가입자를 확보해 데이터를 쌓는 초반 스퍼트가 관건이죠. 이제부터가 진검승부입니다.”

2022년 01월호
송호선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원 한 신입사원의 ESG ‘신박한’ 아이디어
사내 ESG캠페인...“사람 존중, 기업문화 개선”
환경보호, 존댓말 사용 시 포인트 적립
|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증권가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화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SG펀드 출시뿐 아니라 사내 ESG경영 실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갓 입사한 새내기 사원이 ESG 실천방안 아이디어를 냈는데, 이것이 ‘대박’을 쳤다. ESG 실천을 위해 애플리케이션(앱)을 따로 만들고 재밌게 구성했더니 임직원 참여도와 호응도가 높아진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송호선 사원은 2020년 말 입사한 사회생활 1년 차 신입사원. 지난여름 사내 직원들 대상으로 ESG캠페인 아이디어를 공모했는데, 송 사원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구체적이고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로 짜인 덕분이다. 예컨대 회의 중 경어를 사용할 경우 50포인트, 회의실 사용 후 소등할 경우 41포인트를 적립하는 식이다. 전등 소등만으로 41g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한국투자신탁 사내 탄소배출량을 약 106만g 줄였다. 또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1만 점부터 온누리상품권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살리기에도 나설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한투신탁운용의 사내 ESG캠페인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캠페인 실천을 위해 ESG캠페인 전용 앱도 새로 만들었다. 분리수거나 소등을 했을 때, 종이타월 대신 손수건을 사용했을 경우 앱을 벽에 부착된 QR코드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포인트가 적립된다. 가장 많은 포인트를 모은 직원 순으로 ‘톱10 순위’도 매겨진다. 이렇다 보니 ESG 실천에도 경쟁 의식이 생긴다. 종종 ‘사내 ESG캠페인 2배 누적 이벤트’도 벌이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첫 달 임직원들의 반응은 그저 ‘재밌다’ 정도였다. 그런데 하나둘 환경 살리기에 동참하며 리워드를 받기 시작하자, 이를 보고 따라 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 현재 전체 직원 270명 가운데 157명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4개월간 가장 많은 포인트로 온누리상품권을 바꿔간 직원이 5만원 정도다. 아직 작은 액수지만 1등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사내 ESG캠페인 가운데 직원들이 가장 많이 실천하고 있는 분야는 ‘걷기’다. 가까운 거리는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다니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내리기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특히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은 포인트가 높아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또 종이컵 대신 텀블러나 컵 사용, 분리수거와 분리배출의 효과도 높아졌다.
한투신탁운용은 ESG캠페인 관련 동영상을 만들어 대대적인 홍보에도 나섰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팀에서 동영상을 만들어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행여 임직원들이 ESG캠페인 실천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앱 사용 방법부터 QR코드 찍는 법, 포인트 적립 방식까지 절차를 쉽게 설명해 영상으로 올려놨다.
사내 ESG캠페인으로 가장 먼저 사내 분위기가 좋아졌다. 리스펙(RESPECT)캠페인으로 임직원끼리 존댓말을 하거나 경어를 사용하는 게 어느덧 일상화가 됐다. 포인트도 올라간다. 동료 칭찬하기는 ESG앱 게시판을 통해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장 높은 포인트 500점을 쌓을 수 있다. 송 사원은 “회사 내부에서 임직원끼리 칭찬이나 존댓말을 사용할 경우, 회의에서 경어를 사용할 경우 포인트가 쌓인다.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고 업무환경뿐 아니라 기업문화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긍정적 효과에도 아직 송 사원은 목이 마르다. 어떻게 하면 ESG캠페인 참여율을 좀 더 높일 수 있을지가 그의 최대 관심사다. 현재 직원 절반가량만이 참여하고 있는데, 전원 참여를 위해 우선 실생활 실천방안을 넓히고 포인트 활용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강제적 참여가 아닌 순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송 사원은 “추후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똑 부러진’ 말투로 대화를 이어간 송 사원은 대학생 시절 인턴 경험을 하면서 기업문화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IT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부터 기업문화에 관심을 갖고 직원과 기업이 친해질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화장실에도 짧은 글귀를 붙여놓기도 하는데 읽으면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며 “글을 읽으면서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2022년 01월호
트위터 CEO 내려놓은 ‘잭 도시’
|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코로나 팬데믹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최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보통 성과가 좋은 CEO는 자리를 유지하지만 실적이 나쁜 CEO는 이사회에서 자리를 내놓으라고 압력을 가한다. 즉 지금까지는 자의보다 타의로 CEO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 그런 추세가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2021년 초 Russell3000과 S&P500 기업에 대한 미국 컨퍼런스 보드 연구에서 2020년 하반기 이후 그만두는 CEO 수가 급증했다. 특히 자의로 CEO직을 그만두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OECD데이터에 따르면 2005년에 비해 2021년 CEO 자리가 3만 개 줄어들기도 했다. 10년 이상 지속된 저금리로 사모펀드의 실탄이 폭증하면서 글로벌 인수합병(M&A)이 많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사회 각계각층에서 쏟아지는 이런저런 주문으로 폭증하는 스트레스가 CEO를 자의적으로 사임케 하는 기업환경을 만든 것으로 지목됐다.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 노동조합에 힘을 실어주는 글로벌 사조, 환경과 사회적 기여,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하는 정부 등이 대표적 요인이다.
컨퍼런스 보드는 “급변하는 상황과 팬데믹의 지속에 따른 탈진(번아웃)이 CEO 이탈의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말 트위터 CEO에서 물러난 잭 도시가 눈길을 끈다. 그간 트위터와 블록(개명 전 ‘스퀘어’)이라는 2개의 상장사 CEO 자리를 지켜왔지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시는 트위터 CEO를 내놨다. 엘리엇 펀드는 “한 사람이 두 개의 상장사를 이끄는 것은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컨퍼런스 보드의 진단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이유를 엘리엇이 든 것이다.
블록체인 추종하는 혁신가
명상에서 요가, 패션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수수께끼로 자주 묘사되는 45세 기업가 도시는 블록(Block)이라는 회사만 운영하면서 더 많은 자선활동, 블록체인, 비트코인에 자신의 열정을 쏟을 계획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간편결제업체 스퀘어의 명칭을 ‘블록체인’ 느낌을 주는 ‘블록’으로 바꾼 것을 놓고 월가는 그가 암호화폐를 포함해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디지털 자산에 보다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진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해석한다. 도시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열성적인 암호화폐 지지자로 유명하다. 5년 전부터 블록은 캐시앱을 통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간편구매와 거래를 지원해 왔다. 도시는 비트코인 채굴회사인 블록스트림의 태양광 채굴 사업 부문에 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특히 블록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제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블록, 캐시앱 등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은 결국 ‘경제적 권한부여(economic empowerment)’라는 공통된 목적을 위한 블록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블록은 네이버후드 블록, 지역 비즈니스, 커뮤니티, 블록체인, 극복해야 할 장애물 등의 의미로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도시의 설명이다. 그가 블록체인을 추종하는 이유는 탈중앙화, 즉 분권이다. 도시는 이제 블록체인을 통해서 그 꿈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분권화에 대한 그의 집념은 트위터에서 일찌감치 드러났다. 지난 2018년 미국 하원에서 그는 “소셜네트워크를 위한 ‘개방되고 분산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독립적인 연구그룹을 설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시스템은 단일 개인회사가 소유하지 않으며 개인이 동일한 메시지를 보기 위해 다른 이메일 제공업체를 선택하는 것처럼 동일한 네트워크에 액세스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는 ‘블루스카이 프로젝트’로 연결됐다. 도시는 자신이 경영하는 트위터와 블록에서 탈중앙화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그는 한마디로 ‘분권화를 꿈꾸는 혁신가’다. 여기저기서 요구사항이 많아지는 팬데믹의 한가운데서 도시가 분권화의 포부를 실현해 나가는 모습이 기대된다.
잭 도시는 1976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이탈리아계 가톨릭 집안에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부터 프로그래밍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고 패션모델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후 미주리-롤라대학에 입학해 2학년 때 뉴욕대학으로 전학을 갔다. 재학 중에 도시는 트위터 아이디어를 냈고 졸업을 마다하고 트위터를 설립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면서 2017년에는 10년짜리 명상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미얀마로 명상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2008년 트위터 CEO에서 물러났을 때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블록(당시 스퀘어)을 창업했다. 2015년부터 그는 트위터 CEO와 블록 CEO를 겸직해 왔다.

2021년 12월호
권민 센트럴바이오 대표 “비임상·임상 아우르는 글로벌 CRO 목표”
인천 부평 통합본사로 확장...“인재 영입, 비즈니스 효과 극대화”
화학부터 바이오, 비임상·임상 토탈 서비스...2024년 상장 계획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화학물질 독성 실험에 그치지 않고 의약품 시장에 진출, 비임상과 임상 모두를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수탁기관(CRO)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권민 센트럴바이오 대표의 포부다. 그는 “화학에서부터 신약 개발까지 토탈 서비스를 하는 곳은 아직 없다”면서 “내년부터 의약품 시장에 들어가면 매출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새로 마련한 인천 부평의 센트럴바이오 본사에서 권 대표를 만났다.
본사 확장 이전...“인재 영입·비즈니스 확대”
센트럴바이오는 최근 인천 부평에 건물을 매입하고 본사를 확장 이전했다. 2016년 설립 당시 김포에서 시작해 2019년 김포의 다른 곳으로 옮겼다가 2년 만에 인천으로 돌아왔다.
본사 이전을 계기로 GLP(동물실험 규범·비임상시험 기준) 비임상시험에서 나아가 식품의약품안전처 GLP 사업 효능평가시험 확대, 해외 시험기관 에이전시 본격화, 환경측정 대행업 및 인증사업 추진 등 사업 확장에 나선다.
“사업을 늘리는 거다. 기존 건물로는 캐파가 다 찬 데다 확장에 어려움이 있어 이쪽으로 옮겼다. 화학물질 위주로 비임상시험을 진행하다가 이제는 식약처 의약품 쪽을 하고, 그 다음 비임상에서 임상까지 수행할 거다. 그렇게 되면 신약 개발 분야 전체 CRO 사업을 아우르게 되는 것이다.”
인천선과 7호선 2개 노선의 역세권 산업단지로 회사를 옮기면서 센트럴바이오는 인재 확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근무 여건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임상시험이라는 게 인력으로 하는 사업이라 인력 수급이 좋아야 한다”며 “국내 비임상시험기관 중 역세권에 위치한 곳은 우리 빼곤 없다”고 했다.
비즈니스 효과 극대화에도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권 대표는 “기존 대비 약 3배 늘어난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식약처 인증을 추가했고, 시험인증사업 분야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현재 센트럴바이오는 새로 이전한 인천 부평 본사에 대한 GLP 변경 지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권 대표는 “GLP 인증이 있어야 되는 사업이라서 이전을 하면 변경 지정을 받아야 한다. 지금 환경부와 농촌진흥청 그리고 식약처에 신청을 한 상태로, 올해 안에 인증을 받을 걸로 예상한다”고 했다.
화학부터 바이오, 비임상·임상까지 토털 서비스
센트럴바이오는 화학물질 및 작물보호제 전문 GLP 시험기관으로 출발했다. 환경부와 농진청으로부터 총 20개 시험항목에 대한 GLP 시험기관으로 지정됐고,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관련 인체 유해성, 환경 유해성 등의 시험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화평법이 발효되면서 시험 시장이 많이 창출됐다. 관련 법률에 따라 ‘노 데이터 노 마켓’이라고 해서 시험 데이터가 없는 화학물질은 시장에 나가지 못한다. 화학물질이 4만4000여 종 되는데 전수조사를 한다는 의미다.”
센트럴바이오는 보다 신속하고 신뢰성 있는 시험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인력 충원, 기존 시설 확충 및 추가 장비 도입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권 대표는 “1000톤 이상의 물질은 전체 시험을 다 해야 하는데 이런 큰(사용량이 많은) 물질들은 이미 자료가 확보돼 있다. 이를 포함해 전체 4만4000여 종의 물질 중 30% 정도만 기존 자료가 있고 나머지는 자료를 새로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센트럴바이오는 화학물질 비임상시험과 함께 올해 식약처 GLP 인증을 획득,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개발에 있어 후보물질이 선정되면 그다음 단계가 전임상이다. 전임상에서 효능 시험을 한다. 이 물질이 실제 효능이 있는지 없는지, 얼마만큼의 용량에 의해서 효능이 나오는지 검증한 뒤 안전성시험과 독성시험 단계로 넘어간다. 이걸 우리가 하는 거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화학물질은 그냥 자료만 생산해서 등록하면 되는데 의약품은 좀 얘기가 다르다”며 “본격적인 진행은 내년부터 하게 될 것 같다. 그다음에 임상까지도 넓혀 갈 계획이다. 이 모든 것을 전체적으로 토탈 서비스하는 곳은 아직 없다”고 했다.
2023년 시리즈 B 유치 후 2024년 상장
설립 후 지난해까지 시장 진입 및 1차 성장 기반을 마련한 센트럴바이오는 이제 그 동력을 보다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시리즈 A 투자 유치 이후 2023년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나서고, 2024년에는 상장한다는 목표다.
권 대표는 “앞서 지난 5월 50억원 정도 유치한 시리즈 A를 계속 진행 중이며, 후속으로 다시 50억원 정도를 유치하고 있다”면서 “시설장비 투자에 많이 들어갔고, 추가로 들어오는 50억원은 식약처 비임상을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과 임상 등을 세팅하는 데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매년 300개 정도의 제네릭(Generic) 약품이 등록되는데 모두 생동성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 시험을 하는 곳이 몇 군데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네릭은 오리진(Origin)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으로, 독성시험은 안 하고 대사가 되는지에 대한 분석만 하면 된다. 그게 생물학적 동등성이다. 동등한 효과가 나는지, 대사가 동등하게 되는지를 보는 거다. 그걸 우리가 내년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센트럴바이오는 오가노이드(Organoid, 장기 유사체) 기술을 아산병원 손우찬 교수팀으로부터 이전받을 예정이다. 권 대표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이용하면 신약 개발 단계에서 스크리밍 시험을 할 때 빨리 진행을 할 수 있고, 사람과 동물 간의 차이를 줄여준다”면서 “그렇게 되면 제약사와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센트럴바이오는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60억원을 수주했다. 보통 하반기가 성수기임을 감안할 때 올해 역시 매출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 상반기 수주액이 60억원 정도 된다. 작년에도 그랬고, 하반기가 성수기다.”
화학물질 시험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12명으로 사업을 시작한 권 대표. 5년 만에 어느덧 직원 100명을 바라보는 비임상시험기관으로 키워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센트럴바이오는 바이오 시장 확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권 대표는 “장기적으로 바이오 시장은 계속 성장할 거다.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신약 개발에서 약효시험과 비임상 및 임상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센트럴바이오를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글로벌 수준의 CRO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2021년 12월호
16년 총리직 물러나는 ‘앙겔라 메르켈’
|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16년간 총리를 지내고 물러나는 독일 정치인이 있다. 앙겔라 메르켈이다. 그는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총리로서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동독 출신이면서도 통일 독일의 총리를 지낸 메르켈을 두고 반공주의자라고 낙인을 찍는 이도 있다.
여전히 편을 갈라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따지는 모습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연구 업적을 둔 논란에서도 잘 나타난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데이비드 카드 교수의 업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반드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소개했지만,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꼭 좋은 것만은 아냐’라는 식으로 마치 카드 교수가 직접 말한 것처럼 끌어당겼다.
미국 자본주의와 중국식 공산주의, 최후의 승자는 어느 쪽일까. 최근 미국 억만장자는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찰리 멍거(97) 버크셔해서웨이(BRKA) 부회장 얘기다. 그는 최근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스스럼없이 “중국은 미국보다 현명하다”고 말했다. 멍거 부회장은 워런 버핏 BRKA 회장이 가장 신뢰하는 투자 파트너이자 단짝 친구다. 이들의 시각에서 보면 멍거는 공산주의자요 이적행위를 하는 사람일 것이다. 과연 메르켈이 반공주의자라서 독일의 총리가 됐겠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메르켈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중국과의 관계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싫어할 정도로 양호하게 이끌었다. 이것으로 극단적인 낙인까지 몰자면 메르켈은 친공산주의자요 반자본주의자다. 그렇지만 메르켈도, 트럼프도 충분히 인간적인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가 메르켈에게 “당신은 나에게 1조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며 미군의 독일 주둔 비용을 얘기했지만 메르켈의 참을성과 합리성으로 결국은 트럼프를 인간적으로 품었다는 전언이다. 트럼프는 항상 메르켈의 말을 경청했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익히 알려진 사실로 전해진다.
16년 재임기간 메르켈의 업적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또 있다. 유럽 난민 유입에 대한 정책이다. 2015년 당시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들었을 때 그는 독일 국민들을 설득해 100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반대 여론에 따른 정치적 손실도 감수했지만 그는 “모든 것이 잘되지는 않았지만, 독일이 많은 난민을 받아들여 그들이 이제 영주권을 받아 독일서 직장을 얻고 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선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메르켈은 ‘난민 사태’라는 표현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들 역시 독일 국민과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메르켈은 정치 셈법을 넘어 적어도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겸손과 품위를 장착한 인물로 평가된다.
균형 잡힌 가치관에 ‘무티(엄마) 리더십’
16년간의 총리직 수행을 잘 마무리하게 한 것도 메르켈의 균형감각 덕이 아닐까 싶다. 이는 부모에게 균형 잡힌 교육을 받아 그렇지 않았을까. 손으로 마름모 모양을 만드는 포즈는 메르켈의 브랜드다. 이 손 모양에 대해 메르켈은 “균형을 잡기 좋다”는 의미로 설명한다.
메르켈은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목사였던 아버지의 목회 활동을 따라 동독 브란덴부르크로 이사를 갔다. 동독 교육이 사회주의 체제를 일방적으로 강요한다고 생각한 그의 부모는 메르켈과 동생 마쿠스, 이레네에게 사회 현상에 대한 토론 훈련을 시키며 시각을 넓혀줬다고 한다. 동독 라이프치히 대학에 진학해 물리학을 전공한 메르켈 총리는 자연과학에 대한 진실은 쉽게 왜곡되지 않는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과학자가 됐다. 1986년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동독의 야당 민주약진(DA)의 컴퓨터 관리자로 취직한 뒤 DA 당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1990년 독일이 통일된 이후 DA가 기민당에 흡수되면서 메르켈도 기민당원이 됐다. 당시 헬무트 콜 총리의 신임을 얻어 여성청소년부 장관, 환경부 장관직에 오르게 되고 2000년 기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2005년 총선에서 기민당이 대승하면서 총리 자리에 올랐다.
독일인은 거울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살펴보는 사람을 원했다. 메르켈은 자신에게 초점이 집중되지 않는 정치 스타일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그에게는 ‘무티(엄마) 리더십’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2021년 12월호
송기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 ‘평사원에서 CEO까지’
28년 근무...평사원에서 CEO 오른 ‘정통 저축은행맨’
“올해 40% 이상 성장...금융인 로망 ‘연체율 1%대’ 도전”
|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 최상수 사진기자 kilroy023@newspim.com
“직장인들의 로망인, 평사원에서 대표이사(CEO) 자리에 오르신 비결이 뭔가요?”
“안정적인 관리자형 CEO가 필요해서 그런 쪽에 제가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충청권 최대 저축은행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송기문 대표를 충남 천안 본사에서 만났다. 회사 차원에서 걷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정장차림에 착용한 운동화가 인상적이다. “하루 7000보 정도는 금방 걷습니다.” 상상인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걷기 프로젝트는 매일 7000보 이상씩, 1주일에 8만보 이상 걸으면 직원들에게 50만원씩 지급한다고 한다. 초기 운동화, 운동복 구입 비용으로 20만원씩 지원해 주고, 중간중간 이벤트를 통해 배민 상품권도 준다.
‘모든 가족이 행복한 회사’가 그룹 이념인 상상인그룹은 11월이면 직원들에게 꽃게를, 가정의 달 5월엔 삼겹살 세트를 나눠준다고 한다. 대졸 신입사원 연봉 초임이 43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복지 면에서는 여느 저축은행 부럽지 않다며 열변을 토하는 송 대표의 얼굴에 자신감과 웃음꽃이 가득했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뱅뱅뱅’ 이어 ‘크크크’ 출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 10월 1일 디지털 금융 플랫폼 ‘크크크’를 출시했다. 관계사인 기존 상상인저축은행(대표 이인섭)의 ‘뱅뱅뱅’과 함께 두 개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뱅뱅뱅’, ‘크크크’ 합치면 ‘뱅크, 뱅크, 뱅크’ 다소 장난스런 작명 같았지만 뱅크(은행)란 심오한 뜻이 담겨 있었다. 송 대표와 직원들이 함께 힘을 합쳐 ‘크크크’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송 대표는 “크크크 출시 한 달 만에 500억원 정도를 모집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꾸준히 MZ세대 가입 비중을 늘려 뱅뱅뱅처럼 내년까지 10만명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저축은행중앙회와 연계해 ‘뱅뱅뱅’을 선보이며, 기존 17%였던 상상인저축은행 MZ세대(2030) 고객 비중을 40%까지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옛 세종저축은행으로 상상인그룹이 지난 2012년 인수했다. 현재 자산 1조3000억원 정도로 관계사 상상인저축은행(자산 2조5000억원)과 합치면 자산 규모 4조원대로 국내 79개 저축은행 중 10위권이다. 충청권 7개 저축은행 중 1위다.
“올해 40% 이상 성장...내실 다지며 연체율 관리”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올해 10월까지 영업이익 350억원 규모로 작년 대비 40% 이상 성장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라 업계 전체적으로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실을 기하면서도 내년 역시 올해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 대표는 “내실을 기하는 속에서도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연체율 관리”라며 “현재 연체율이 3.8% 정도인데 업계 평균은 3.5%, 1금융권 연체율이 보통 1%대라고 하는데 그 정도 관리를 해보는 것이 모든 금융인의 로망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1994년 부산의 플러스상호저축은행 입행 이후 올해로 저축은행 업계에서만 28년 근무한 저축은행맨이다. 지난 2004년 세종저축은행(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 이직 후 이사, 상무 등을 거쳐 2019년 대표이사 자리에까지 올랐다. 송 대표는 “누리호 발사 지역인 전라도 고흥 촌놈이 출세했단 소리도 가끔 듣는다”며 “업계 고참축에 끼다 보니 젊은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고리타분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웃었다.
30년 가까운 저축은행 전문가로서 금융당국에 할 말은 없냐고 묻자 “많이 나온 얘기지만 타 업권에 비해 예보료가 비싼 것과 당국의 모든 저축은행 규제가 일괄 적용되는 부분이 아쉽다”며 “지역은 환경과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규제를 한 바구니에 담으려 하기보다는 서울과 수도권, 지방 등 규모에 따라 나눠서 규제를 적용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크크크 출시 등 저축은행업계 디지털 뱅킹은 향후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은 지역 저축은행 중 디지털 뱅킹을 선도하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열심히 뛰겠다”며 운동화 끈을 다시 조였다.

2021년 12월호
유안타증권 오경택 PB의 꿈 애널리스트에서 영업맨 변신
비전공생, 피나는 노력 끝에 애널리스트 입문
‘스몰캡 대동여지도’ 발간으로 증권가 이름 알려
| 임성봉 기자 imbong@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적성에도 잘 맞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던 애널리스트가 영업지점 프라이빗뱅커(PB)로 변신했다. 군대로 비유하자면 작전사령부에서 근무하던 장교가 전쟁 최일선의 보병으로 보직변경을 한 셈이다. 바로 오경택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선릉역지점 부장이다.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곳, 성과에 한계가 없는 곳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의 보직변경 사유다.
밀레니엄 시대가 막을 올린 지난 2000년 1월. 오 부장은 20대 중반 동양종합금융증권(현 유안타증권)으로 증권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독특하게도 전공이 ‘컴퓨터정보통신공학’이었던 그는 시간을 쪼개 공부를 해 파생, 선물 등 관련 자격증을 5개 가까이 취득했다.
다행히 해당 부서에서 5년간 근무했을 쯤 기회가 왔다. 당시 회사에서 투자정보 서비스를 강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오 부장에게 투자전략팀에서 일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 온 것. 오 부장 본인도 당시 공부를 하면서 조금 더 배우고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욕심이 나던 참이었다.
그렇게 오 부장은 지난 2006년 투자전략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애널리스트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맡은 분야는 스몰캡. 당시 증권가에선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던 시기였다. ‘스몰캡’이라는 말조차 익숙하지 않던 때다. 그는 뒤늦게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했지만 2년 안에 종목 추천 수익률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쥔다. 어렵다던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꼽힌 적도 있다.
증권가에서 오 부장의 이름이 크게 알려진 건 ‘스몰캡 대동여지도’. 2011년 동양종합금융증권 스몰캡팀 5명이 펴낸 ‘스몰캡 대동여지도’는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만든 코스닥 기업분석 서적이다. 이 자료를 내기 위해 새벽에 퇴근하고 쪽잠을 잔 뒤 새벽에 다시 출근해 회의를 하는 일도 많았지만 오 부장은 그때를 낭만과 행복이 가득했던 때로 기억한다.
오 부장은 “밥 먹듯이 주말에도 출근했고 새벽까지 근무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지만 엄청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오 부장은 글로벌 투자정보센터에서 2년 정도 근무하며 영업직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았다.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다 보니 또 다른 도전 욕구가 생겼다. 바로 직접 주식을, 고객의 자산을 운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 부장은 현장 최일선인 영업지점으로 이동을 자원했다. 애널리스트로서 지낸 기간이 많았던 만큼 동료들은 ‘영업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며 뜯어말렸다고 한다. 본사에서 자리를 잡은 애널리스트가 영업지점으로 지원해 가는 경우는 사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오 부장이 직접 맞닥뜨린 영업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특히 ‘고객이 맡겨준 돈인데 손실이 나면 어쩌나’ 하는 압박감에 처음 PB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매수, 매도 버튼을 누르는 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됐다.
오 부장은 “고객의 자산이라는 생각에 더 신중해졌고 때로는 부정적인 생각까지 들면서 자신 있게 종목을 매매할 수가 없었다”며 “머리로는 지금 이 시점에 매수 기회라는 걸 알고 있지만 몸은 매수 버튼을 누르는 걸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였을 때와 가장 달라진 점은 기존에도 별로 없던 개인적인 일상이 더 쪼그라들었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 역시 격무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지만 PB 격무는 결이 달랐다. 휴가 중에도, 점심시간에도 고객을 응대하다 보니 늘 긴장 상태다. 멀리 휴가를 가더라도 주식시장이 열리는 영업일에는 종목 시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다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오 부장에게 자산을 믿고 맡기는 고객도 많아졌다. 기존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해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 몇몇 고객은 오 부장과의 신뢰가 깊어지면서 자신은 물론 아내와 자녀들의 자산까지 맡긴 경우도 있다. 그가 운용 중인 자산만 200억원을 상회한다. PB를 시작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애널리스트에서 PB로 변신한 오 부장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고객의 자산을 크게 키우는 일’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고객들이 주식투자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는다. “고객들이 잘 모르는 기업에 단순히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고 이로 인해 주식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졌으면 좋겠다. 가령 ‘새로운 시대에 나는 그때 그 주식을 갖고 있었다’는 낭만 같은 걸 선물하고 싶다.”

2021년 12월호
윤상진 림사이언스 대표 "의료기술 디지털화...글로벌 기업 성장 목표"
수술 정확도 높인 인텔리전트 드릴·에피아...글로벌 출시 임박
‘의료용 재봉틀’, ‘지능형 수술로봇’ 개발 목표
| 김경민 기자 kmkim@newspim.com
“의사의 ‘손맛’을 디지털화하고 기계화한 제품입니다.”
윤상진 림사이언스 대표이사(가천의과학대학교 길병원 임상교수)는 11월 9일 뉴스핌 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자사의 ‘인텔리전트 드릴(Intelligent Drill)’과 ‘에피아(EPIA)’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림사이언스는 2012년 설립된 의료기기 개발·판매 회사다. 윤 대표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능적 수술 시스템(Intelligent Surgery System)’ 등 특허 10여 건을 50여 개국에 등록했을 정도로 연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현재 림사이언스에서 상용화 가시권에 들어온 제품은 인텔리전트 드릴과 에피아. 쉽게 말해 기존에 의사의 감에만 의존하던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제품들이다.
먼저 인텔리전트 드릴은 뼈 주변의 혈관과 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자동 멈춤 기능이 탑재된 수술용 드릴이다. 림사이언스의 인텔리전트 드릴은 뼈 밀도 특성 등을 실시간 분석·인지해 특정 부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멈춘다. 윤 대표는 “뼈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예로 들 수 있다. 수술용 드릴이 정확한 지점까지만 작동하고 멈춰야 한다”며 “의사가 원하는 위치까지 뚫지 않고, 뼈 주변의 신경이나 혈관을 건들면 신경 마비가 오거나 심하면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인텔리전트 드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1등급 의료기기(class1)’ 인증을 앞두고 있다. 일회용 인텔리전트 드릴은 연내에, 다회용은 내년 상반기에 인증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림사이언스는 다회용 인텔리전트 드릴은 1조5000억원, 일회용은 10조원 이상의 시장으로 추정된다.
윤 대표는 “사업 확장을 위해 학회 시연과 글로벌 파트너를 물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일회용 인텔리전트 드릴은 미국 UCLA 등과 투자 등을 논의 중이며, 다회용은 인도 의료기기 업체와 판매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에피아는 경막외 마취의 정확도를 높이는 의료기기다. 지난 5월 유럽 인증(CE)을 획득했으며 FDA 인증도 진행 중이다. 경막외 공간은 2~3mm밖에 되지 않는 매우 좁은 공간이다. 경막외 공간에 마취제가 들어가지 않으면 아예 마취가 되지 않거나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수술용 드릴과 마찬가지로 의사의 경험이 중요한 시술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경막외 마취 시술은 1억 건으로 추산된다. 출산 시 맞는 무통분만 주사가 대표적이다. 림사이언스는 에피아의 시장 규모를 10조원대로 예측하고 있다. 회사는 중국 업체와 에피아의 동물용 버전인 ‘베피아(VEPIA)’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논의 중이다.
윤 대표는 “경막외 마취 시술도 의사의 주관적 경험에 의해 이뤄졌다”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컨디션이 나쁘면 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에피아를 사용하면 의사는 시술 자신감을 높일 수 있고 환자도 의료 사고의 위험 없이 편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림사이언스는 인텔리전트 드릴과 에피아를 캐시카우로 삼아 봉합 시술을 할 수 있는 ‘의료용 재봉틀’과 의료 완전자동화 시스템인 ‘지능형 수술로봇’을 개발·출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윤 대표는 “의료용 재봉틀과 지능형 수술로봇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있는 기술을 접목하는 것일 뿐이지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부족하다”며 “국책 과제가 ‘치료’가 아닌 ‘진단’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특허의 경중을 따질 수 있는 안목과 빅데이터가 아닌 알고리즘 우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