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06월호
'와우패스' 돌풍 이장백 오렌지스퀘어 대표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외국인 전용 선불카드 개발”
‘와우패스’로 발급·충전·출금 원스톱 해결
결제·교통카드 기능에 공항패키지 서비스도
코로나 위기, 시장조사·발상전환으로 전화위복
| 홍보영 기자 byhong@newspim.com
| 정일구 기자 mironj19@newspim.com
‘앱가입자 21만명 돌파, 카드 발급자 15만명 돌파, 카드 충전·결제액 600억·500억원 돌파...’ 출시한 지 1년이 채 안 된 ‘와우패스(WOWPASS)’가 별도의 마케팅도 없이 이뤄낸 쾌거다. 국내 유일의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선불카드 와우패스를 개발한 이장백 오렌지스퀘어(Orange Square) 대표를 최근 서울 구로구 소재 오렌지스퀘어 사무실에서 만났다.
국내 유일 외국인 대상 선불카드로 흥행
이장백 대표가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는 지난 2018년 9월 우리나라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인환전 키오스크를 도입한 뒤, 작년 7월 와우패스 선불카드를 출시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환전과 결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혁신적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홍콩과학기술대학에서 비즈니스와 컴퓨터공학 복수 학위를 받고, 네이버 라인에 취직해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창업에 대한 꿈과 글로벌한 서비스 개발에 대한 열망으로 부친이 운영하던 벨소프트(오렌지스퀘어의 전신)에 본격적으로 합류한다. 대표직은 지난 2021년부터 맡았다.
이 대표는 “와우패스는 전국 어디에서나 결제가 가능한 외화 충전식 선불카드로, 주요 지하철역과 호텔 등에 설치된 90여 대의 무인환전 키오스크를 통해 발급·충전·출금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외국인 관광객의 캐시리스 결제뿐만 아니라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올인원 공항패키지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 공항에 입국한 뒤 통신상품 유심 발급, 소액 환전, 티머니 카드 구매 등 할 일이 많다”며 “사용자들로부터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 요청이 있어서 모바일 앱에서 와우패스 카드, 심카드, 티머니 잔액 충전까지 가능한 ‘올인원 공항패키지’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공항에 있는 제휴 통신사인 SK텔레콤 부스에서 와우패스, 심카드 등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해결하면 된다”며 “앱 안에 공항패키지 예약 기능이 있어서 예약 시 가격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혁신적 서비스로 와우패스 카드의 외국인 관광객 신규 발급 건수는 전체 입국자의 약 10% 수준인 월 5만명을 웃도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성장세는 더욱 기대가 된다. 지난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관광 수입만 25조원이 넘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및 거리두기 해제, 한류 열풍 등으로 1.5~2배가량 외국인 관광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부에서도 외국인 관광 유치를 위해 투자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길목에서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용자 인터뷰 등 시장조사로 선불카드 개발
이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오렌지스퀘어의 기존 주력 사업이던 무인환전 사업은 매달 20~30%씩 성장하다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늘길이 막히면서 거래액이 99%나 폭락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회사가 문을 닫을 뻔했다”며 “월 단위로 3만명이 썼었는데 월 100명으로 줄었고, 직원 대부분이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었다”고 지난 일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의 장으로 삼았다. 기존 사업이 좌초를 만난 위기 상황에서 집요한 시장 조사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회를 포착했다. 기존 사업을 뒤엎는 방식이 아닌 발전·계승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 시기에 외국인들과 일대일로 화상면담을 하면서 한류 열풍, 무인화·비현금화 트렌드를 읽어냈고, 외국인 여행객의 선불결제 서비스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며 “기존 사업을 접고 전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기존의 무인환전 인프라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사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고객들과 일대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이전 외국인 여행객의 70%가량은 현금 결제에 의존했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스타트업과 상생 위한 외국인 특화 서비스 선보일 것”
그의 의지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이 대표는 “계좌가 없으면 선불카드 충전은 최대 50만원까지밖에 안 되는데, 우리 선불카드는 은행 계좌 없이 100만원까지 가능하다”며 “외국인 전용 선불카드가 국가 이익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렌지스퀘어의 무인환전 키오스크 역시 강력한 경쟁력이다. 그는 “키오스크 개발, 설치에 몇 년을 쏟아부었고 수십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며 “지하철에도 10년 계약을 한 상태이고, 주요 호텔에 모두 설치돼 있다. 코로나19 시기 환전소들이 다 문을 닫고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공격적으로 키오스크를 늘려놓은 결실을 거두고 있는 셈”이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오렌지스퀘어는 올해 무인환전 키오스크를 80여 대에서 150대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또 “키오스크, 와우패스 등을 접점으로 외국인이 알기 어려운 한국의 정말 좋은 브랜드, 스타트업, 맛집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 단순히 광고가 아니라 스타트업들과 상생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2023년 05월호
민선 8기 손병복 울진군수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울진 미래 위한 희망의 노둣돌”
손병복號 ‘발상 전환’이 이룬 국가산단 쾌거
“이제부터 시작...군민 하나 된 힘이 미래 먹거리 완성”
| 남효선 기자 nulcheon@newspim.com
2023년 3월 15일은 경북 울진군민들에게 역사적인 날로 기록된다. 민선 8기 손병복호(號)가 울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해온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 프로젝트가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발표한 전국의 15곳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1년 전 미증유의 초대형 산불로 기록된 ‘울진 산불’로 소중한 삶의 보금자리를 앗기고 자연자원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실의에 빠졌던 울진군민들은 이날 날아든 낭보에 함성을 질렀다. 울진군 개청 이래 첫 지정인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은 울진군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제조·생산단지라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최근 범국가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지방 소멸과 인구 절벽’ 위기를 타개하는 실질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진다. 울진군민들이 이번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지정을 ‘울진 미래를 위한 희망의 노둣돌’이라며 환영하는 이유다. 울진군민들은 이번 지정이 기존의 소비 중심 울진 지역 경제구조를 생산 중심 경제구조로 변화시키는 기폭제라고 입을 모은다.
민선 8기 울진 미래 비전으로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를 1호 공약이자 전략으로 내세우고 매진해온 울진호 선장 손병복 군수로부터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의 시작과 결실까지의 전 과정과 향후 이의 완성을 위한 전략적 정책 방향을 들어본다.
Q. 민선 8기 들어 야심 차게 추진해온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 유치가 최종 확정됐다. 이는 울진 미래를 향한 ‘위대한 첫걸음’으로 기록되면서 동시에 민선 8기 손병복호의 첫 성과물로 평가된다. 또 울진이 대형 산불 피해를 극복하고 탄소중립시대를 견인하는 ‘원자력수소경제 허브’의 새 희망 도시로 거듭나는 기폭제라는 평가다.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를 위한 전략적 과정은 무엇인가.
울진군의 백년대계를 위한 미래 먹거리 창출 인프라 구축은 어떤 문제보다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지방 소멸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미래 비전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울진군민들이 잘살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돼야 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하든 울진군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울진군과 군민이 하나 되어 직접 주도해야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인프라가 구축됐을 때 비로소 대형 기업과 산업체가 울진에 뿌리를 내릴 것이다.
지난해 군수 선거 후보 당시 ‘국가산단급 공단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울진군에 소재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전기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신한울원전 3, 4호기가 건설되면 울진에는 원전 10기가 가동하게 된다. 울진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전기를 활용해 전기 소비량이 많은 생산기업 중심으로 특구를 설정하고 대규모 공단을 유치해야겠다고 판단했다.
민선 8기 취임 당시 울진군은 한수원 중심의 수소 R&D 실증단지를 추진하고 있었다. 또 전남 영광군 등 전국의 원전 소재 지자체들이 이를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수소 R&D 실증단지는 한수원이 실질적인 주체이므로 지역 선정 또한 한수원이 주도하게 되어 있다. 더구나 연구시설이라는 점에서 지역의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 먹거리 창출과는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대규모 수소 산단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에너지는 필수적이다. 특히 전기에너지를 타 지역과 달리 값싼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기업 유치의 관건이다. 여기서 주목한 것이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 유치 프로젝트다. 기존의 연구 중심 실증단지에서 지역주민의 직접적 일자리 창출과 연계되는 생산기업 중심의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조성’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발표하고 같은 해 10월 국토부에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유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새로운 전략적 시도는 지난 2021년 12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신한울원전 방문을 통해 제시된 ‘원자력수소단지 조성’ 공약으로 추동력을 얻으면서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원전에너지실을 사실상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 TF’로 전환하고 전 행정력을 집중해 ‘울진이 원자력발전소 단지와 동해안 수소경제 벨트의 중심’이라는 수소산업 생태계의 탁월성을 정부와 국회에 부각시키는 한편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유치를 위한 범군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울진군민의 정책적 합의를 도출했다.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위한 선행 조건으로 입주 기업의 유치가 우선 과제로 대두됐다. 이를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포스텍 등 R&D 기관 8곳,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삼성엔지니어링 등 앵커 기업 9곳과 입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울진의 한울원전에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 중 잉여전력과 원전 열에너지를 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에 값싸게 공급하기 위해 경북도와 함께 ‘전기요금차등제’ 등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원자력수소 생산의 필수 설비인 고온 수전해 수소생산 실증 플랜트를 건설이 재개된 신한울원전 3, 4호기 설계에 반영토록 노력하고 있다. 성사될 경우 원자력수소 생산은 물론 원전의 해외 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곧 울진의 한울원전에서 생산되는 잉여전력과 원전 열에너지를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에너지를 생산하게 되면 울진이 ‘동해안 수소경제벨트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생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Q. 울진군이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되자 군수께서 비전 선포식을 통해 “울진 미래 비전을 위한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했다. 향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등 제도적이고 법적인 테두리와 함께 입주기업의 연착륙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에 대한 추진 전략은 무엇인지.
우선은 입주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양질의 국가산단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LH나 경북도개발공사와 같은 역량 있는 기관이 주도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국가산단이 조성되면 입주 업체들이 맘 놓고 투자하고 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울진군은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국가산단 조성 추진 위한 중앙·지방 범정부 추진지원단(범정부 추진지원단)’을 구성하고 지난 3월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가산단 후보지 광역·기초지자체, 중앙부처, 관련 공공기관이 참석하는 Kick-of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울진군은 경북도와 함께 “지역 투자 촉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원이 가능토록 국가산단 내 지역별 산업 특성에 맞는 특구 지정”을 강력하게 건의했다.
또 한 가지 선행돼야 할 주요 조건은 한수원이 울진군과 함께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완성을 위해 주도적인 파트너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한수원이 주도하고 있는 수소 R&D 실증단지 프로젝트 등은 울진군이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으로 지정됐으므로 울진에 유치해야 한다.
Q. 군수께서 민선 8기 공약으로 ‘울진 1000만 관광 시대’ 개막을 제시했다. 또 울진 관광의 정체성으로 ‘대한민국의 숨, 울진’을 내걸었다. 울진 관광 정책은 이번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지정과 병행해 울진의 실질적 먹거리를 창출할 중요한 축이다. ‘원자력수소 국가산단’과 연계한 울진의 관광 정책과 방향은 무엇인가.
현재 울진군의 인구 감소 폭이 매년 100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울진군의 인구는 약 4만7000여 명이다. 2021년 기준 700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의 경우, 원전이 소재한 북면 지역의 인구는 100여 명이 증가했다. 신한울원전 1호기가 본격 가동하면서 이에 따른 전문인력의 상주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신한울 2호기가 본격 가동되고 신한울 3, 4호기가 건설되면 2000~2500여 명의 상주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이 가시화되면 10년 내에 울진군의 인구는 6만명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해마다 울진을 방문하는 외부인은 관광객 포함 700만~80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순수한 외지 관광객은 연간 약 500만명으로 추산된다. 관광객 1000만명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고품격 리조트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임산물 등 먹거리 문화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최근 울진군이 수행한 관련 용역에 따르면 우수한 자연경관 못지않게 ‘먹거리 문화’가 외지 관광객을 유인하는 주요 관광상품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근의 강원도 삼척시의 경우, 솔비치 유치가 삼척 지역 관광객 유인에 절대적 요인으로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민선 8기 공약인 ‘1000만 울진 관광시대’ 개막을 위한 선행 인프라로 ‘사계절 오션 리조트’ 조성을 제시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최근 환경부의 조사 통계에 따르면 ‘울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공표됐다. 민선 8기 울진군이 내건 관광 슬로건인 ‘대한민국의 숨, 울진’은 바로 이를 반영한 것이다. 푸른 바다와 숲, 계곡 등은 울진만이 아닌 동해연안 지자체들이 공통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다. 그러나 울진은 이들이 미치지 못하는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와 대기질’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공인됐다.
코로나19 이후 여행과 관광의 트렌드는 ‘치유와 먹거리 문화’로 변하고 있다. 울진군의 강점인 ‘깨끗한 공기와 대기질’을 살린 관광 프로젝트의 핵심이 바로 ‘치유센터’의 조성이다. 평해 해양치유센터와 금강송 에코리움, 온정의 백암치유의 숲 등은 이와 맥이 닿아 있는 셈이다.
울진군은 ‘전국에서 가장 맑은 공기와 대기질’이라는 무형의, 인간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환경자원을 보존하고 이를 관광 브랜드화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보급률 향상 등 제도적 시책을 적극 펴나갈 계획이다.
Q. 울진 미래 비전의 두 축인 ‘원자력수소 국가산단’과 ‘관광 1000만 시대’ 완성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으로 군민 통합이 지목된다. 울진군민의 동력을 하나로 엮어내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민선 8기 주요 정책과 시책에 울진군민들이 보여주는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 지방자치 시대의 주역은 군민들이다. 아무리 탁월한 시책이라도 군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실을 얻지 못할 것이다. ‘화합으로 새로운 희망 울진’을 민선 8기 군정의 전략적 가치로 내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국가산단 유치 과정에서도 군민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울진군의회와 함께 군민서명운동을 전개해 보름이 안 되는 짧은 기간에 2만여 명의 군민들이 동참했다. 이는 울진 군정에 대한 군민들의 신뢰로 받아들여진다. 울진이 보유한 한정된 자원을 무한한 가치로 이끄는 동력은 ‘하나 된 군민의 힘’이다. ‘하나 된 군민의 힘’을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군정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민선 8기 울진군은 투명행정과 소통행정을 최우선 실천 과제로 설정하고 군민의 능동적 참여와 신뢰를 견인하는 데 전 공직자가 매진할 것이다.

2023년 05월호
취임 1년 이종욱 조달청장 “그림자 규제 없애고 불합리한 관행 철폐”
“조달행정 시장에 세세한 그림자 규제 굉장히 많아”
“규제혁신 성과 내도록 작지만 아픈 규제 우선 발굴”
“전략적 공공조달 계획 구체화...올해 하반기 발표”
|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
“조달청 내부의 혁신을 빼놓고 공공조달 혁신을 한다고 국민들께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악역을 맡는 게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조달청의 혁신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이종욱 조달청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조달청의 혁신에 걸림돌이 된 ‘그림자 규제 폐지’와 ‘불합리한 관행 철폐’ 등을 추진하며 과감한 규제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청장이 업무를 이끌어가는 추진력과 결단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달청은 지난 2월 경제규제혁신전담팀(TF)에서 확정된 138건의 규제개선 과제 중 이미 절반 이상을 완수했다. 당장 현장에서 나오는 작지만 아픈 규제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개선해 보자는 이 청장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이 청장은 “조달이라는 것은 그 먹이사슬 마지막에 있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중요하다. 팔려야 물건을 만드는데 조달 행정의 경우 안 보이는 세세한 그림자 규제들이 굉장히 많다”면서 “최대한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작지만 아픈 규제들을 우선 발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청장은 조달청 내부 혁신을 위해 악역을 자처했다. 조달청 내부의 관행적인 조직 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손대지 않고는 공공조달 혁신을 완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청장은 “가끔씩 조달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고 하면 이미지가 형성되는데, 국민들이 생각하는 조달청과 조달청 내부에서 생각하는 조달청 간에 분명한 인식 차이가 있었다”면서 “중요한 건 국민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다. 시대가 변했는데 당연히 조직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월간ANDA는 지난 4월 7일 정부대전청사 조달청장 집무실에서 이 청장을 만나 조달청 혁신을 추진하는 의지와 소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다음은 이 청장과의 일문일답.
Q. 조만간 취임 1년인데, 대표적인 경영혁신 성과는.
공공조달 혁신 방안을 통해서 조달 행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게 가장 큰 실적이라면 실적이겠다. 그 방향성 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제일 중요한 게 ‘전략적 조달’로서 조달의 정책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부 거버넌스(행정)라든지 여러 가지를 다 고치는 작업이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규제혁신이 가장 중요한 화두다. 조달이라는 것은 그 먹이사슬 마지막에 있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중요하다. 팔려야 물건을 만드는데, 조달 행정의 경우 안 보이는 세세한 그림자 규제들이 굉장히 많다. 최대한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작지만 아픈 규제들을 우선 발굴하게 됐다. 우리가 찾은 138건의 규제 중 절반 이상은 다 뜯어고쳤다.
Q. ‘전략적 조달’이라는 용어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좀 낯설다. 어떤 개념인가.
조달청은 이제 단순히 집행 기능만 가진 조직이 아니다. 예전처럼 원하는 물건이나 용역을 가장 싸게 적임자에게 낙찰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의미다. 정책적 수단으로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요즘 국가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게 조달 구매력이다. 그것을 이제 전략적으로 국내에서 하자는 거다. 우리가 연간 공공 부문 184조원 규모의 조달을 하는데, 단순히 싼 물건을 공급하는 기본적인 가치 외에 사회적, 환경적 가치 등 조건을 붙여서 다른 정책 효과를 구현하자는 게 전략 조달이라고 보면 된다.
Q. 공공조달 184조원을 특정 기업에 나눠준다고 이해하면 되는지.
개념상 비슷할 수 있는데, 우리 조달 제도 안에는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든지 환경 제품을 우대해야 한다든지 하는 내용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이걸 한군데로 잘 모아서 전문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정부 공공조달 계획이라는 것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184조를 정부에서 민간에 어떤 식으로 집행한다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면 머릿속에 쏙 들어올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지금 그런 제도가 없고 방향성만 있다 보니까 실체가 없는 거다. 그래서 이번에 작업을 하고 있는 게 전체를 모아서 우선순위를 정해 가르마를 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략적 조달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하반기쯤 발표하려 한다.
Q. 전략적 조달 추진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가 대두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평가 시스템은 갖춰져 있나.
가장 맞는 기업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들여다보려 한다. 우리는 전체 ‘신인도 평가’라는 말을 쓴다. 사업자를 선정할 때 가격 요점 외에 여러 가지 정성평가를 하는 거다. 어느 부처에서 어디를 넣어 달라고 부탁하면 하나씩 넣어주고 하다 보면 한번 들어온 기업은 나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 업체들을 싹 다 모아서 없애고 새로 넣어 우선순위를 잡아보려 하는 게 이번 작업의 핵심이다. 기본적으로 신인도 평가는 규제가 아니고 큰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조달청 차원에서 전략 조달의 그림을 그려보고자 이 작업을 하고 있다.
Q. 향후 추가 계획 중인 규제개혁 과제가 있는지.
지금까지 규모가 작은 그림자 규제를 주로 개혁해 왔다면, 앞으로는 덩어리가 좀 큰 규제 개혁도 시도해 보려고 한다. 대표적인 게 좀 전에 말한 신인도 평가다. 또 부정당 제재를 손보려고 한다. 부정당 제재는 기업이 잘못을 하면 입찰을 제한하는 제도인데, 6개월부터 2년까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의 영업활동에 치명타일 수 있어 억울한 부분은 좀 풀어주고 그렇지 않은 거는 좀 억제하는 그런 내용이다.
Q. 조달청 내부 혁신을 위한 의지도 강해 보인다.
그렇다. 가끔씩 조달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고 하면 이미지가 형성되는데, 국민들이 생각하는 조달청과 내부에서 생각하는 조달청 간에 분명한 인식 차이가 있었다. 조달청 내부에서는 우리가 뭐 그렇게 잘못했나, 우리가 그렇게 나쁜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이 있지만 외부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다. 시대가 변했는데 당연히 조직도 변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우리 조직 문화라든지 일하는 방식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Q. 조달청 유관협회들과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유착관계도 정리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협회와의 유착관계라든지 우리 업무 과정에서의 어떤 불공정 의혹, 우려 이런 것들 중 대표적인 것을 잡아내 상징적으로라도 개선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실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 중 협회에 아웃소싱을 맡겨 돌리고 있는 것도 있는데, 이를 자체 해결하기로 했다. 또 관급 자재 선정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절차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외부인 접촉 시 의무적으로 신고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좀 부담은 되지만 국민들께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해야 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Q. 조달청 위탁 업무를 유관협회 말고 다른 기관에 맡기는 것도 고려해본 것으로 안다.
원래는 생산성본부라든지 능률협회라든지 나름 객관적인 전문기관에 우리 업무를 넘겨주려고 했다. 예를 들어 생산성본부 안에 조달팀이라는 것을 만들고 그 조달팀 안에 조달청 공무원이 들어가거나 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식이다. 공식적인 공고도 냈지만 한 곳도 지원을 안 해 우리가 물밑으로 접촉도 했다. 이들 기관 말고도 대학, 산학연 등에 좋은 조건이라고 홍보도 하고 했지만 특수 분야라 그런지 오지를 않더라. 그래서 일단은 우리가 맡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Q. 위탁 업무를 직접 맡게 되면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우리가 직접 하고, 나중에 자격증 제도를 신설해 이관하는 형태로 가져가려 한다. 아직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가칭 ‘정부조달관리사’라는 자격증을 신설하고 법인을 신설하게 되면 다시 아웃소싱을 하더라도 좀 전문성이 생길 것 같다. 그전까지는 전문인력 상당수를 협회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로 대체하려 한다. 이들은 아무래도 전문성도 있고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고 하니, 제 생각에 절반 이상은 우리 쪽으로 넘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조직 내부의 개혁을 위해 청장께서 총대를 메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달청 내부의 혁신을 빼놓고 공공조달 혁신을 한다고 국민들께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다. 제 소임이 악역을 하는 거로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조달청의 혁신을 위해 힘쓰는 게 맞는것 같다. 물론 직원들에게 그냥 좋은 소리만 들을 수는 없을 거다. 사실 저도 좋은 소리만 듣고 싶은데, 생각을 해보니까 그게 제 역할은 아닌 것 같더라. 하지만 제가 악역을 맡아 조직문화를 딱 잡아놓으면 직원들 사이에도 눈치 안 보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거다.
Q. 네이버나 쿠팡 등 민간 플랫폼에서 공공조달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검토 중으로 아는데.
나라장터에 모든 조달물품을 갖출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노트북을 쿠팡이나 네이버에서 그냥 사면 되지 나라장터에서 별도로 판을 벌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미국이 아마존 내 코너를 두고 정부 조달물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놨다. 우리도 이 제도를 벤치마킹하려고 실무자들이 미국에 한 번 갔다 왔다. 근데 이게 우리랑 시스템이 굉장히 다른 것 같다. 나름대로 제도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이거는 당장 규정 하나만 고쳐서 될 건 아닌 것 같다. 올해 하반기에 시행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Q. 공공조달 품목의 기준가격을 설정할 때 시중의 저가 물품을 비교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 업계 불만이 나온다.
일부 업계에서 아주 예외적인 가격을 가지고 와서 기준가격을 매긴다고 항의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저희도 나름대로 여러 가지 데이터를 뽑아서 평균가격을 잡는다든지 하면서 공정성을 맞추려 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저가품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조달청에서 단가를 책정한다는 비판이 가끔 있는데, 저희도 그걸 고려해 가장자리에 있는 것들은 좀 잘라내고 평균값을 낸다든지 해서 보완을 하고 있다.
Q. 조달청에서 혁신제품 연구개발(R&D) 사업을 시범운영한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현재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데, 조달청 내부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제품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 기본적으로 혁신제품을 개발·지정해 시범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시범구매연계형’과 혁신제품의 판로 확대를 위한 고도화 과제인 ‘스케일업형’으로 나뉜다. 정부 기관들이 함께 참여하는데 세부적으로 한국조달연구원은 사업추진계획 수립, 과제기획, 사업수행 등을,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은 과제 평가, 사업비 관리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3년 05월호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원칙·상식 통하는 민생 최우선 의회 만들 것”
위정이덕(爲政以德), 어질고 따뜻한 정치 지향
자치분권2.0 시대 선도...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경기도
| 박승봉 기자 1141world@newspim.com
“초선 때부터 4선이 된 지금까지 저의 지향과 목표는 ‘정의로운 정치인’이다. 또한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로운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은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정치 철학을 밝히며 의장으로서 경기도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솔한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나눴다.
염 의장은 “경기도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최적화된 의정활동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인사를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일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 경기도의회를 자치분권2.0시대를 선도하는 전국 최고의 광역의회로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따뜻하며 통찰이 담긴 정치는 도민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야 가능할 것”이라며 “도의원이 된 이래 꾸준히 도민과 직접, 자주 소통하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중심 의정활동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의회 제도 개선의 최일선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 지난 활동을 발판 삼아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방의회 자체 조직권 및 예산편성권 확보’를 비롯해 ‘지방의회법 제정’ 등 불합리한 시스템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염 의장과의 일문일답.
Q. 2023년 도의회 의정 방향은.
정책지원관 배치로 전국 최고의 ‘의정지원체계 확립’ 광역의회를 만들 것이다. 2023년은 의정활동이 본격화하는 시기로 제11대 의회 성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최적화된 의정활동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정책지원관 채용과 배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채용인원은 156명 도의원 수의 절반인 78명(임기제 6급)으로 6월 초 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사무공간을 마련 중으로 의원들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체계적 의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다.
지방의회 조직권 확보, 3급 직제 신설, 전문위원 정수 확대, 감사권 확보와 같은 제도 개선 건의를 지속 추진하고, 공정하고 균형 있는 인사를 운영하는 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일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 경기도의회를 자치분권2.0 시대를 선도하는 광역의회로 갖춰 나가겠다.
Q.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중요시하는 정치 철학은 무엇인가.
정치 신념은 ‘위정이덕(爲政以德)’으로 어질고 따뜻한 정치를 지향하고 있다. 초선 때부터 4선이 된 지금까지 저의 지향과 목표는 ‘정의로운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로운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선 제 안에 도민을 위하고 사랑하는 위민정신·애민정신이 항시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정치 철학 ‘위정이덕’은 덕정(德政)을 강조해온 공자께서 논어 ‘위정’편에서 직접 언급한 말씀으로,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13년 동안 꾸준히 가슴에 새겨온 가치이기도 하다. 덕으로 다스리는 어질고 바른 정치, 따뜻하며 통찰이 담긴 정치는 도민을 위하는 마음이 선행돼야 가능할 것이다. 도의원이 된 이래 꾸준히 도민과 직접, 자주 소통하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중심 의정활동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Q.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대해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있는데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는지.
예산·조직권 없는 인사권,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 등 ‘반쪽짜리 법 개정’에 아쉬움이 크다.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으로 ‘자치분권2.0 시대’가 개막됐다. 의회 차원의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로, 지자체장에게 있던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이 의장에게 부여되고, 지방의회 의원의 보좌관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지원관이 도입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지방의회의 반응은 한마디로 ‘반쪽짜리 법 개정’이라는 것이다. 인사권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 동반돼야 하는 예산권과 조직권이 부여되지 않았고, 지방의회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1인1보좌관제가 아닌 의원 2명당 1명꼴의 정책지원관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의회 내 교섭단체를 둘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은 환영할 만한 사안이다. 그간 상위법 없이 교섭단체를 지방의회에서 자체 운영하는 데 따른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점이 해소됐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앞서 설명드린 부족한 점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것이다.
Q. 공약 중 가장 우선적으로 실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상설기구인 ‘자치분권발전위원회’ 중심으로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 지방자치와 분권 강화를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과 활동을 해 나가겠다는 공약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에 최근 경기도의회는 지방자치와 분권 발전, 제도 개선 방안 모색을 목표로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조례에 근거한 상설기구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지난 10대 의회에서 의회 내 자체 기구로 한시 운영되다 의회 임기 만료와 함께 소멸된다. 이번에 새롭게 구성된 위원회는 지난해 10월 31일 시행된 ‘경기도의회 자치분권발전위원회 구성·운영 조례’에 근거해 종전의 한시기구를 상시기구로 전환하고, 민간위원을 투입해 조직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구성했다.
인사권자인 의장이 의회 내 새로운 자리와 조직을 만들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집행부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모순적 구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아울러 의회에서 보다 탄력적으로 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예산권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경기도의회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전에도 결의대회, 건의서 전달, 토론회 등 광범위한 활동을 통해 지방의회 제도 개선의 최일선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온 바 있다. 지난 활동을 발판 삼아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방의회 자체조직권 및 예산편성권 확보’를 비롯해 ‘지방의회법 제정’ 등 불합리한 시스템 개선에 앞장설 것이다.
Q. 의회 역할과 의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펼쳐온 의회 운영활동이 있다면.
의장 공약 기반의 의정지원기구인 ‘공약정책추진단’과 ‘초선의원의정지원추진단’을 구성했다. 두 기구는 의장 후보로 출마할 당시 내세웠던 공약사항으로, 의회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방안을 고심한 끝에 탄생한 의정활동 지원기구라고 할 수 있다. 교섭단체별로 한 명씩 두 명의 공동대표가 각각의 추진단을 이끌며 의원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먼저 공약정책추진단은 이미 취합된 공약을 분석해 분야별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으로 전환해 ‘정책제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약정책추진단의 분석 결과 의원 공약 수는 총 4101건으로 1인 평균 26.3건이다. 이에 의원 면담 결과 도출된 686개의 중점 정책제안 사업을 중심으로 검토 및 관리 작업에 착수했다. 타 지역 지방의회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선도적이고 진취적으로 업무를 수행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도민과 도의회, 도청을 아우르는 ‘협치모델 정립’에 나설 것이다.
초선의원의정지원추진단은 초선의원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효과적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초선의원 108명의 안정적 의정활동을 위해 의회사무처 내 7개 전 부서가 부문별로 나눠 지원 중이다. 기존의 의정지원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끔 안내하는 한편 요구사항에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초선의원의 의정 성과를 확대할 것이다.
Q. 경기도 민생과 경제를 위해 풀어야 할 정치적 숙제들이 있을 것이다. 문제점과 해결책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의회-집행부 간 ‘원활한 공조’로 위기 극복 대책을 내놔야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이유로 민생이 매우 어려웠고, 새해에 난방비 어려움까지 더해져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지방정부와 의회가 합심해 더 큰 역할을 해내야 한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몇 년 동안 지방정부와 의회의 신속한 대응과 다양한 정책이 있었기에 위기 상황을 조기에 잘 극복해낼 수 있었다. 의회와 집행부가 더욱 긴밀하고 원활하게 협조하며 지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말 경기도, 경기도교육청과의 공식 소통·협치기구인 여야정협의체를 각각 구성했다. 의회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집행부 간 협치를 위한 필수 요건은 양 기관의 협력 의지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김동연 지사는 물론 임태희 도교육감께서 협치를 중시하고 여야정협의체가 구성됨에 따라 원활한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첫 회기에서 본회의 상정 조례를 모두 가결하는 등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의회와 도청, 도교육청 간 연대를 강화하고, 여야정협의체를 기반으로 활발히 소통하며 민생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Q.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경기도’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지방의회는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을 제일 앞장서서 정착시켜야 할 기관으로, 민생과 민의를 담아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치입법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실질적 자치분권이 ‘말의 성찬’에 그치지 않으려면 더욱 절실한 자세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민생이 어려울수록 대의기관의 역할이 크다. 더욱이 경기도의회는 전국 광역의회를 선도하며 표준을 제시하는 명실상부 최고 지방의회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어, 주민 삶에 와닿는 섬세한 의정을 펼치며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경기도’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자치분권2.0 시대에 더욱 확대된 지방의회의 기능이 무관심 속에 사그라들지 않도록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2023년 05월호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내년 12월 첫 위성 상업발사 목표"
로켓랩 대비 15% 저렴한 가격 제시
“기상 4시간 확보 시 발사 기술 확보”
“발사 요청 시 3개월 내 위성발사 목표”
|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newspim.com
“내년 12월에 브라질에서 위성을 싣고 첫 상업발사를 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3월 19일 오전 2시 52분(현지시간) 브라질 공군 소속의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시험발사체 ‘한빛-TLV’의 발사에 성공한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의 다음 계획이다. 지난 4월 5일 세종에 있는 이노스페이스 본사에서 만난 김수종 대표는 조심스럽지만 당찬 사업모델을 꺼내들었다.
김 대표는 “이번 브라질 발사는 우기 등 극한 환경에서도 향후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를 얻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고객이 원할 경우, 4시간만 하늘이 열려 있다면 발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 요청 이후 3개월 이내에 발사체 발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그의 목표다.
그는 이어 “이번에 당초 예상보다 10초가량 연소시간이 줄었는데 이유는 산화제가 충분히 충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액체와 고체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적용하다 보니 산화제 충전이 여의치 않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누리호처럼 액체 로켓 엔진의 경우에는 발사대 지하에 산화제를 액체산소로 저장하는 탱크가 있어 증발하는 산소를 재충전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한 이노스페이스의 이동식 발사대는 발사체를 기립시킨 뒤 배관을 컨테이너 공급설비에 연결한다. 해당 공급설비는 액체산소를 운반하는 트럭의 탱크로리와 연결돼 있다.
브라질 공군의 안전 규정에 따라 이륙 22분 전에 발사대 인근의 탱크로리를 이동시켜야 한다. 결국 22분 동안 증발하는 산소를 다시 채울 수 없어 기존 예상 연소시간 대비 10여 초 일찍 연소가 완료된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번 발사를 통해 안전성도 입증한 만큼 브라질 공군과도 신뢰가 생겼다”며 “다음 발사 때는 상업발사이다 보니 정확한 시퀀스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만큼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주항공로켓 제조사 로켓랩보다 15%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안전성, 고객의 주문 후 3개월 내 발사, 맞춤형 엔진 개발 등이 향후 상업발사 시 적용될 것”이라며 “여기에 발사체 재사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사체의 상단부 액체산소 펌프 등은 그대로 재사용하고 하단부 연료 부분은 카트리지 형태로 교체하는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70%를 재사용하는 개념이고 싸고 빨리 만든다는 이점까지 있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고, 재착륙 기술도 2025년 말께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전체 우주 산업에서 발사 서비스는 5%에 그치고 위성 개발, 위성을 통한 데이터 등 3차 산업 서비스 등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로켓을 제작하면서 다양한 엔진을 개발하는 기술적인 백그라운드를 갖출 수 있어 이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럴 경우, 향후 누리호에도 기존 액체 엔진에 더 저렴한 고체 부스터를 적용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일단 우리나라의 민간 발사장 건설이 2년가량 늦춰진 점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에 큰 영향이 없다고 강조한다. 브라질, 유럽 위성 시장을 우선 공략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민간기업의 위성 상업발사와 실증용 연구위성 발사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여기에 우리나라 정부의 발사 미션도 소화해 글로벌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바람은 국내 체계종합기업이 더욱 늘어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누리호에 국내 300곳의 우주 기업이 참여했고 한빛-TLV에도 100여 곳의 우주 기업이 동참했는데 상당수가 중소기업”이라며 “각 부문별로 1개 이상의 기업은 있지만 체계종합이라는 수요기업이 더 많아지면 이들 기업도 더 많아지고 기술력도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주 산업은 모든 분야의 인재들이 몰려들어야 하는 산업이어서 좋은 직장을 포기하고 스타트업에 온 사람들도 많다”며 “우주 산업에서 성공 사례가 더 보이면 열정을 가지고 뛰어드는 사람이 더 생길 것이고, 인건비 지원보다도 이런 성공 사례를 더 보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인력 양성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지난 3월 민간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소감이 어떤지.
실제로 발사시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시도하면서 중단됐던 것이 막바지 10초 전에 멈추는 등 발사 임박해서 정지됐기 때문에 ‘리프트오프(발사)’라는 육성 신호가 나올 때까지 손에 땀을 쥘 정도였다. 컨트롤 룸이 발사장에서 떨어져 있어서 진동은 느끼지 못했지만 영상과 소리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그런 기쁨이 컨트롤 룸의 카메라에 잡혀서 박제됐다.
지난해 12월 발사 때만 해도 건조한 기후여서 그나마 괜찮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기여서 비가 오다 안 오다 하기를 반복했고 비가 온 이후 웅덩이에는 벌레가 수천 마리 생긴다. 벌통을 건드린 것처럼 모기떼가 달려들어 모든 기술진이 힘들었다. 이번에 발사가 되는 순간 직원들 모두가 이젠 집에 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들었다. 중단이 되면 다시 개선하고 다시 시기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Q. 앞으로 브라질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사가 가능한가.
일반적으로 그 시기에 발사를 잘 안 한다. 다만 1년 내내 고객이 요구하면 원하는 때 발사를 해야 한다. 극한 환경에서 운용하면서 그런 환경에서 발사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게 됐다. 브라질 발사장조차 이런 환경에서 발사하는 경우가 없었다.
원래 3월 20일 발사 계획이었는데, 지난달 16일 시도한 이후부터 스탠바이한 상태에서 날씨가 좋아지면 곧바로 발사를 하려고 준비해 왔다. 산화제 충전해서 발사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린다. 맑은 날씨 확인되면서 발사가 가능하다는 브라질 공군 측의 연락을 받고 스탠바이했다. 4시간 정도 하늘이 열리게 되면(맑은 날씨를 확보하게 되면) 발사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하게 됐다.
Q. 당초 대비 발사체의 연소시간이 짧았는데 자세히 설명해 달라.
로켓 엔진의 연소는 기후·설비적인 부분이 복합적이었다. 연소시간 118초를 목표로 뒀지만 106초를 기록했다. 10초 정도 빨리 연소됐는데 이유가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시설은 발사대 지하에 산화제를 액체산소로 저장하는 탱크가 있고 증발된 산소를 재충전한다. 원하는 양의 100%를 충전할 수 있다.
이동형 발사대이다 보니 발사대에 발사체를 세워놓고 배관을 연결한다. 여기에 컨테이너 공급설비가 연결되고 액체산소를 운반하는 트럭이 컨테이너에 접속돼 산소를 충전한다. 현지 안전 규정에 따라 전체 발사 시퀀스상 이륙 22분 전에 발사대 인근에 있는 탱크로리를 이동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22분 동안 증발하는 산소를 버리게 된다. 증발하는 양만큼 덜 싣고 발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발사장과 저희 간 경험이 쌓이면서 규정이 개선될 것이다. 탱크로리가 22분 전에 빠져나갔지만 안전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발사 직전까지 유지하면 충전한 뒤 발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업발사 시 궤도 진입을 하기 위해서는 정량을 실어야 정확한 성능이 나올 수 있다. 실제 위성이 궤도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설비도 보완할 것이다. 보충 충전은 탱크로리가 빠져도 보조 탱크 등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기술적 보완이 가능하다. 브라질 발사장 사용 계약은 오는 2026년까지인데 문제가 없으면 5년 단위의 연장이 가능하다.
Q. 국내 발사장 건설이 2년가량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향은 없나.
오는 2026년을 기준으로 보면 브라질, 노르웨이, 국내 등 3곳에서 연간 35회의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순위를 본다면 브라질, 유럽, 국내, 미국 순이다. 미국은 일부 규정이 풀리면 가능하다. 실제 고객도 브라질, 유럽, 국내 순이다.
해외 발사장을 구축하는 이유는 지리적인 부분도 있지만 고객이 많은 곳 근처에서 발사를 하자는 것이다. 해외 위성사업자 수주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사하게 되면 우리나라로 가져와야 한다. 위성사업자 입장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도 할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에 대한 매력적인 부분이 없다면 이노스페이스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접근성에서는 대등한 위치에서 발사를 해야 한다. 그다음으로 가격 경쟁력 우위에 있으면 저희를 선택할 것이다. 브라질 발사장과 노르웨이 발사장은 2024년부터 상업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발사장을 통해선 우리나라 시장과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위성은 운송 환경에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에 지상 운송만으로도 위성사업자들은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추가 설비를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
Q. 경쟁력은 어느 부분에서 찾고 있나.
글로벌 로켓 전문 기업인 로켓랩보다도 15% 저렴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주문 이후 발사까지 걸리는 기간을 로켓랩보다 대등하거나 짧은 수준인 3개월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로켓의 재사용을 할 수 있다.
상단부 액체산소 펌프 등은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다. 아래 연료 부분은 카트리지 형태로 교체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70%를 재사용하는 개념이다. 하이브리드를 통해 싸고 빨리 만들 수 있고 70%를 재사용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재사용은 재착륙을 통해 가능하다. 오는 2025년 말께 기술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해상 바지선을 이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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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시장 반응은 어떤가.
고객 문의 수준이 달라졌다. 기존에는 개발 스펙이 어떠냐, 상업발사 시점은 언제냐, 가격은 어느 정도냐였다. 이제는 디테일하게 협상하자는 문의가 이어진다. 이미 10여 개 기관과 협의를 했는데 모두 시험발사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있었고 발사 후 본격적으로 논의를 하자고 하고 있다. 4월 말께는 유럽에 나가서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상업발사가 목표이기 때문에 실제 계약이 중요하다. 올해 안에 몇 건의 계약이 나올 것이다. 첫 발사는 내년 말로 12월이다. 민간기업의 관측위성,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기술 실증용 위성 등과 관련된 고객군과 협의 중이다. 우리나라 정부와도 미팅을 한다. 이제는 정부 기관의 물량을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는 게 중요하다. 국가적인 신뢰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중물 성격의 초기 공공 수요에 대한 부분을 얘기하고 있다.
Q. 국내 우주 발사체 등 우주산업 생태계에 대한 생각은.
이번에 발사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정부가 누리호 사업을 12년간 하면서 생태계는 구축됐다. 누리호 개발에 300여 곳, 한빛-TLV에 100여 곳의 기업이 참여했다. 이 같은 생태계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었다.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태계는 구축된 것이다. 각 부품별로 제작하는 업체는 1개 이상 있다. 이제는 수요처가 많아야 한다. 체계종합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이런 기업이 많이 나와야만 우주산업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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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주산업 분야 인재가 많지 않다고 들었다.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저희뿐만 아니라 우주 분야의 모든 기업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우주 분야는 인력풀이 얕다. 최근에 우주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지정하면서 육성하다 보니 여러 기업이 이 분야에 나섰다.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기업들도 들어오다 보니 공격적인 채용이 이뤄진다. 스타트업은 복지가 좋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다. 지리적으로도 세종이나 대전을 보면 그나마 연구자들이 취업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심할 수 없다. 인력이 올 수 있는 벨트가 올라가고 있다. 우주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 지원책이 필요하다. 우주산업에서 성공 사례가 더 나타나면 열정을 가지고 뛰어드는 사람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다. 이 분야는 덕후, 마니아들이 뛰어드는 분야이기도 하다. 인건비 지원보다도 성공 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을 보고 뛰어드는 우주 인재가 훨씬 많을 것이다.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드는 게 인력 양성의 방법이다.

2023년 05월호
박빛나라 한투신탁운용 FI운용2부장 “기준금리 고점 지나...채권투자 좋은 시기”
12조 국내채권 자금 운용...15년 경력 베테랑
펀드 수탁액 10년 새 10배 키워...업계 최고 수준
|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 김보나 사진기자 anob24@newspim.com
“기준금리의 고점은 이미 지났다고 판단됩니다. 지금은 장기적인 사이클상 채권투자에 나서기 좋은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은 최근 월간ANDA와의 만남에서 “단기적인 금리 등락은 예상하기 어렵고 예상하려고 하지도 않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우리 경제에 제약적인 수준이라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약 12조원의 국내채권 자금을 운용하는 매니저다. 지난 2009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입사한 이후 15년째 채권운용 업무를 맡고 있다. 12조원의 자금 중 90%가 정부 및 연기금과 공제회·보험사의 위탁 자금이다. 리테일 대상으로는 한국투자 크레딧포커스ESG펀드(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크레딧포커스ESG펀드는 A등급 이상의 국내채권에 투자하며 듀레이션 1.5~2년 내외로 운용되는 한투운용의 대표 회사채 펀드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로 주춤했지만 최근 채권 인기에 힘입어 운용자산(AUM) 1조원을 재차 돌파했다. 이는 2019년,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다. FI운용2부는 운용자산의 절반 이상이 회사채·금융채 등 크레딧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크레딧 유형으로, 이 분야에 있어 업계 최고 수준의 운용 경험과 분석 능력, 투자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FI운용2부의 운용자산은 10년 전 1조원대에서 현재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박 부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시작된 은행권 위기설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과 관련, 지금이 채권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니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며 “채권은 불확실성이 높을 때 가장 안정적인 리턴을 제공하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로 은행 시스템 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부장은 “현재 은행 규제와 시스템은 과거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신속히 대응하고 있고 은행권이 과거와 달리 금융 불안 리스크에 대응할 수단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최근 SVB 파산이나 CS 코코본드 상각 이슈 등 신용 스프레드의 확대 요인이 있지만 이는 동시에 통화긴축 경로를 낮추는 요인”이라며 “금융 안정이 흔들리면서 긴축 재가속 전망이 철회됐고, 금리 인상 끝자락에 와 있다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채권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국채금리가 전 구간에서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가격 부담이 발생한 상황이기도 하다. 박 부장은 “앞으로는 기준금리를 언제 인하하느냐로 초점이 이동해 향후 인하 전환 시점에 대한 전망 변화에 따라 금리 등락이 발생할 것”이라며 “연준의 스탠스 확인이 중요한데 향후 금융 안정 상황과 인플레 안정 속도에 따라 인하 전환 시점에 대한 기대가 변화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단기적인 금리 등락은 예상하기 어렵고 예상하려고 하지도 않는다”며 “분명한 것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우리 경제에 제약적인 수준이라는 점이므로 지금은 장기적인 사이클상 채권투자에 비교적 좋은 시기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 측면에서는 1년에서 5년 정도의 중기구간 투자를 추천했다. 박 부장은 “장기채권은 금리가 하락할 경우 큰 자본차익을 거둘 수 있지만 예상을 벗어나 상승할 경우 자본손실 폭이 이자수익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금리의 하향 안정을 전망하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빠른 시간 내 과거와 같이 낮아지기가 쉽지 않고 물가가 하락해도 통화당국 목표치인 2% 위일 것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해도 중립금리 수준 이하의 완화적인 수준까지 내리긴 어렵다”고 했다. 즉 금리의 낙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단기채권이 비교적 확실한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위험이 없어 보이지만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재투자 리스크가 존재하고 투자 기회의 손실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제약적으로 인식하고 향후 금리 인하로의 전환을 동의하되 과거와 같이 초저금리 상황으로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면 중기구간 투자가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섹터별로는 국공채와 회사채의 장단점을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부장은 “국공채는 신용위험이 없거나 극히 낮지만 그만큼 기대수익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공채 투자 시 기대수익을 높이기 위해 장기영역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사채는 신용위험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분산투자가 필요하고 매매 시 상대적으로 거래비용이 큰 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개인투자자가 채권에 투자할 경우 직접투자보다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부장은 “금융종합소득세 대상과 같이 절세 목적으로 표면이자가 낮은 액면 이하 거래 채권을 편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간접투자를 추천한다”며 “직접투자가 절세 효과는 있지만 매매 시 최소 20~30bp, 많게는 50bp씩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만기 전 매도 시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익이 떨어진다”고 했다. 개인투자자와 달리 기관투자자의 수수료는 1bp 이하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박 부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채권은 화려하진 않지만 포트폴리오 운용에 있어 필수적인 자산이다. 위험자산과 혼합할 경우 변동성을 낮춰주고 안정적 수익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금리 수준이 경제를 제약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면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일 때”라고 조언했다.

2023년 05월호
이재준 큐렉소 대표 ‘K - 의료로봇’ 내년 美 수출 해외사업 대폭 확대
작년 의료로봇 매출 212억...2024년 매출 500억 목표
“재활로봇 포트폴리오 확대 위해 M&A도 검토”
|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의료로봇 전문기업 큐렉소가 내년에 ‘인공관절 수술로봇’의 미국 수출을 시작하면서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준 큐렉소 대표이사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큐비스 조인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다. 내년 수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큐비스 조인트’의 FDA 승인 신청 준비는 미국 관계사인 TSI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TSI는 ‘로보닥(ROBODOC)’과 ‘티솔루션원(TSolution One)’의 FDA 승인 경험을 보유한 업체다. 큐렉소는 로봇 생산을, TSI는 마케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큐렉소는 지난 2007년 이 회사에 37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대표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인허가에 중점을 두고 내년에 상업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4년부터 매출이 급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엘앤씨바이오와 협력해서 중국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중국 합작사를 만들어 기술 수출 방식으로 중국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 역시 수출을 위해 파트너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거의 2년 정도를 준비하고 있다. 협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향후 인수합병(M&A)도 검토 대상이다. 이 대표는 “당장은 아니지만, 재활로봇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M&A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로봇의 경우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전체 매출 650억원 중 의료로봇 사업 매출은 212억원이다. 의료로봇 사업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신장하는 등 최근 급성장 추세다. 올해 의료로봇 매출 목표는 약 300억원, 내년 매출 목표는 500억원이다.
큐렉소의 주력 제품은 정형외과 수술로봇 ‘큐비스 조인트’와 척추수술로봇 ‘큐비스 스파인’, 재활치료로봇 ‘모닝워크’다. ‘큐비스 조인트’는 세계 다섯 번째로 상용화된 인공관절 수술로봇으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에 사용되며, 수술 전 환자별 CT 영상을 기반으로 의사가 적합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준다. 타사 수술로봇과 다른 특징은 오픈형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어 각기 크기가 다른 무릎 임플란트에 맞춰 뼈 절삭이 가능하다. 의료법상 ‘큐비스 조인트’에 사용되는 절삭 도구 및 소모품은 환자 1인당 1회만 사용 가능해 수술당 약 70만원의 소모품 매출이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의료로봇 공급 실적은 매 분기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큐렉소는 지난 1분기에 23대의 의료로봇을 공급하며 분기 기준 공급 대수를 연속적으로 경신했다. 1분기 23대는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 조인트’ 20대, 척추수술로봇 ‘큐비스 스파인’ 1대 및 보행재활로봇 ‘모닝워크’ 2대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보다 해외 공급 대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 공급은 2020년 5대를 시작으로 2021년 7대, 2022년 33대로 급증했으며 올해 1분기 역시 전체 공급 대수 중 74%인 17대를 해외 시장에 공급하게 됐다. 이는 메릴 헬스케어를 통한 인도 지역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인도에 큐비스 조인트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에 설치된 큐비스 조인트를 활용한 로봇수술이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서 수술로봇의 공학적 성능에 대한 높은 관심과 임상 적용에 적극적인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큐렉소는 지난해 말 메릴 헬스케어와 인도 이외 30여 개국 공급에 관한 추가 계약으로 개별 국가의 인허가 완료 후 이들 국가에 추가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3년 05월호
'MZ 변호사단체' 송지은 대표 "피부 와닿는 입법 제안 힘쓸 것"
‘탈이념·탈정당’ 천명...“실사구시에 맞는 입법 제안”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전세 사기 방지 등도 입법화 추진
| 조민교 기자 mkyo@newspim.com
“국민의 법 감정이 입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그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하게 됐다.”
‘새로운 변호사를 위한 청년변호사 단체(새변)’ 송지은 상임대표는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출범 계기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새변은 지난 3월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행사장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출범식에서 송 대표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국민 정서를 온전히 대변하지 못했고, 특히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생활 이슈에는 소홀했다”며 “(새변은) 특정 정당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모임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근 노동계에도 기성 노조의 정치 투쟁을 비판하고 노조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새로고침)’가 출범한 바 있다.
새변 또한 새로고침과 같이 탈이념·탈정당을 천명했다. 송 대표는 “국민의 법 감정이라는 게 어떨 땐 진보적이고 어떨 땐 보수적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의사를 다 반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새변의 조직은 젊은 세대가 중시하는 ‘공정’에 맞게 ‘수평적’이라고 송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제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지만 공동대표가 세 분 계시고 서로 협의를 통해서 하나하나 사안을 결정하고 있다”며 “약간 느릴 수도 있겠지만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건 없다”고 했다.
다음은 송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새변이 중시하는 핵심적인 가치가 있다면.
국민들, 그중에서도 20~40대의 법 감정을 대변하겠다는 게 목표다. 또 탈정당·탈이념을 목표로 한다. 국민 법 감정이라는 게 어떨 땐 진보적이고 어떨 때는 보수적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한 의사를 다 반영하는, 실사구시에 맞는 입법 제안을 하려고 한다.
Q. 입법에서 정치의 영역이 있는 만큼 정치와의 거리두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데.
저희는 탈정치는 아니고 탈이념·탈정당이다. 어느 정도는 정치적인 단체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도움 없이 입법안이 통과되는 건 불가능하다. 이에 입법 제안 이후 통과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의 연결, 소통 등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민 법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중시하기 때문에 어느 한 정당에 매몰되지 않고, 때로는 진보정당과 호흡하고 때로는 보수정당과도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Q. 첫 입법 제안으로 검토 중인 것은.
현재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와 전세 사기 예방, 학폭 근절 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의 경우 개인적인 경험에서 제안하게 됐다.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다 보니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게 됐는데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분이어서 뜨악했다. 정부는 산후조리 도우미의 범죄 경력을 조회하고 있지만 베이비시터는 관리받을 수 없다. 아이를 낳게 되면 인생에서 아이가 굉장히 중요해지는데 관련 법이 없어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다. 최소한의 범죄경력 조회는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학폭 같은 경우는 함께 일하는 이사 분 중에 학폭 이슈를 많이 다루시는 분이 계셔서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최근 드라마 ‘더 글로리’로 이슈화가 많이 되기도 했다. 학폭의 경우 그 분류가 천차만별인데 학폭에도 양형기준 같은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Q. 현행법 청년 규정도 40세까지 늘리려는 이유는.
아시다시피 청년기본법은 19~34세인데 활발히 일하는 청년이 34세까지라고 하면 지금 현실과 맞지 않는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청년’의 기준이 이미 34세 이상이다. 34세까지만 청년으로 인정되면서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는 다른 청년들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다. 40세까지 청년으로 인정된다면 정부와 청년 모두 여러 이득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Q. 그 밖에 관심을 둔 의제나 아이디어는.
우선 올해는 주요 안건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내보자는 게 내부 의견이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겠지만 한발 한발 내실 있게 다지자는 생각에서다. 좀 더 큰 조직이 되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논의 중인 아이디어가 매우 많다.
Q. ‘국민 법 감정’을 위한 단체라고 들었는데 회원과의 소통은 어떻게.
저희도 국민의 일부로서 저희 스스로가 느끼는 불편함이 분명히 있었고 이를 중심으로 입법 제안을 검토하게 됐다. 구성원 중 단순히 로펌 소속만이 아니고 사내변호사인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은 일상에서 직장인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아서 소통이야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
그 밖에 지역지부를 운영할 생각인데 각 로스쿨 학생들을 준회원으로 받는 등 이들과도 긴밀하게 협업할 계획이다. 또 스타트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서 데이터베이스를 받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이 생각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법률전문가 관점에서 접근해 보려고 한다.
Q. 20~40대에 주로 포커스를 맞추는 이유는.
우선은 20~40대에 포커스를 맞출 생각이다. 이들이 느끼는 사회의 불합리한 부분부터 해소해 보자는 생각이다. 우리 또래들의 불편함에서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 사기 등은 꼭 세대에 제한되는 법안이 아니지 않으냐. 이런 부분을 통해 다양한 세대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200명가량이 회원으로 참여 의향을 밝혔다고 하는데 항후 계획은.
기존에 가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분이 200명이고 사무총회 25명이 추가로 가입 요청을 했다. 지금도 가입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지부 등과의 소통을 통해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2023년 04월호
공성율 국민은행 PB센터장 “시장 분석하며 스트레스 해소”
고객 자산 규모 5500억원 올림픽PB센터장
경기 흐름 맞춰 자산 투자전략 제시
2년 연속 올해의 PB...“올해는 채권 투자”
|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왜그럴까? 이론과 생각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 때 오히려 더 파고들며 스트레스를 해소했습니다.”
공성율 KB국민은행 올림픽PB센터 센터장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 공 센터장은 프라이빗뱅커(PB) 베테랑이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시장 흐름을 전망해 투자 전략 제안 등 고객 자산 관리를 돕는 일을 한다.
2003년부터 시작한 PB 업무는 늘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등대처럼 고객에게 자산 운용 방향을 안내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자칫 고객이 투자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시장에 대한 스트레스는 이 업계 종사자라면 다 갖고 있다”는 공 센터장을 만나 고금리·고물가 시기 투자 전략을 들었다.
은행 단순 업무 실망...전문성 키우려 PB 지원
공 센터장은 1999년 입행했다. 입행 당시 은행 업무는 전문 지식 없이도 처리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이었다. 1997년쯤 어학연수를 위해 캐나다에 머무르며 지켜봤던 현지 은행원과 국내 은행원 업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공 센터장은 “외국계 은행에서는 뱅커라고 하면 전문가 대접을 받는데 그 당시 저희 업무는 사실상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였다”며 “전문성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은행에 들어왔을 때 실망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공 센터장의 은행원 생활 변곡점은 2002년 찾아왔다. KB국민은행은 그 무렵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 사업에 진출했다. KB국민은행은 2002년 3월 PB 사업을 오픈했고 9월 ‘골든 앤 와이즈’ 브랜드를 선보였다. 같은 해 11월 서울 압구정 PB센터를 시작으로 PB센터를 줄줄이 열었다.
KB국민은행은 내부에서 PB 인력을 뽑았고 공 센터장은 지원했다. 공 센터장은 “은행에서 PB 비즈니스를 한다고 공표했을 때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한 직무에서 오래 하는 게 그 당시 제 나름의 목표였고, 이제는 전문가라고 얘기를 해도 부끄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올해의 PB’...“장기·분산 투자 믿지 말라”
전문성에 대한 목마름은 공 센터장을 최우수 PB로 이끈 원동력이다. 1970년대 이후 주요 경제지표를 외우고 있는 공 센터장은 방대한 데이터와 치밀한 분석으로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연속으로 KB국민은행 ‘올해의 PB’로 뽑히기도 했다.
공 센터장은 시장을 분석하지 않고 투자 전략을 짜는 접근을 경계했다. ‘투자 상품 가격은 길게 보면 우상향한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상품을 무지성·기계적으로 매입하는 방식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 미덕을 그대로 믿습니다. 분산 투자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데, 아닙니다! 장기 투자하면 꼭 승리한다는데, 절대 아닙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이런 미덕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경계합니다.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공 센터장이 힘줘 말했다.
고물가·고금리 지속...장기 채권·가치주 주목
공 센터장은 한국 경제는 침체 국면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내내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도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로 기업이 이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타버스나 헬스케어, 2차전지 등은 유망 산업군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투자 바구니에 담기는 무리라는 설명이다. 공 센터장은 “금리를 올린다고 했을 때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하고 가장 먼저 줄여야 할 종목은 성장주”라며 “고물가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재무 구조가 탄탄한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 대신 눈여겨봐야 할 투자 상품으로 채권을 꼽았다. 공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채권 투자 수익률이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공 센터장은 “경기 침체는 올해 상반기 확실하고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 채권 매력이 높아졌다”며 “단기채가 아니라 10년물, 20년물 등 장기 국채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04월호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챗GPT로 사업기회 확대 기대"
2016년 국내 최초 ‘AI 기반 머신비전 검사 소프트웨어’ 출시
골프에 AI 접목 ‘AI 골프레슨’ 사업도 올해 시작
|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인공지능(AI) 전문 업체인 라온피플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챗GPT를 활용해 AI 사업에 속도를 낸다.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챗GPT를 활용한 사업 기회가 확대됐다. 기존 사업에 적용할 부분도 많아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챗GPT를 활용한 AI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며 “AI 학습용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레이블링, 데이터시트 생성 등 챗GPT와 융합한 다양한 인공지능 사업모델을 개발해 올해 출시하고, 매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설립된 라온피플은 AI 및 머신비전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해 2016년 국내 최초로 ‘AI 기반 머신비전 검사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또 다양한 기업에 정확하고 빠른 검사 기술로 생산 공정의 효율성과 유연성,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AI 비전검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3D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카메라 모듈 및 렌즈 검사기, 바코드 리더기 등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PCB 검사, AI 3D 검사, 제품 및 부품의 외관검사, 웨이퍼(Wafer) 검사 등 산업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일체를 자체 개발하고 통합 솔루션으로 공급하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DHL코리아에 AI 운전자 모니터링 솔루션 ‘아이킵(AIKEEP)’을 공급했다. 아이킵은 AI 비전 단말기로 차량의 대시보드에 탑재된다. 졸음운전이나 전방주시 태만 등 운전자 부주의를 감지하고 알람을 통해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라온피플은 관공서 행정 및 물류차량 탑재를 목표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 도입 등 안전성 확보와 더불어 운전자 보호에 엄격한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공급 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기존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지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한다”면서 “유럽 지역에서 차량 장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제화를 기대하고 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에 AI를 접목한 ‘AI 골프레슨’ 사업도 올해 시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 중이다. 4월에 스마트폰용 앱 베타 버전으로 출시 준비를 하고 있고, 프리미엄 레슨 버전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속 전용 카메라를 개발해 놓고, 거기에 AI 엔진을 붙여서 레슨을 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골프 사업과 관련해 라온피플은 지난 2014년부터 카카오VX에 스크린골프 센서를 공급 중이다. 최근 공급처를 확대했다. 또 유럽 인도어 골프 기업인 프로티(ProTeeUnited)와 제휴해 글로벌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264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규모는 6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4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AI 스마트비전과 AI 머신비전 사업의 큰 폭 성장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안동 AI 스마트팜 사업 확대와 AI 스마트 교통 솔루션 공급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이 대표는 “올해 역시 AI 기반 스마트팜과 교통 솔루션 등의 사업 분야가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AI 핵심 사업으로서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지속적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작년 흑자 전환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회사 이익이 늘어나는 것에 맞춰 배당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년 04월호
김상진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지금이 ‘리츠’ 매수 적기 삼성·한화, 대형화 등 성장 이끌 것”
30년 이상 부동산 분야 연구·실무담당 전문가
“기업 ‘알짜’부동산 상장...장기적 리츠산업 성장 기회”
“리츠 저평가 상태...배당·시세차익 챙길 기회”
|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만약 시중에 입지가 양호하고 수익성이 꾸준한 부동산이 자산가치 대비 80% 수준에 매물로 나왔다고 가정해 보세요. 구입하게 되면 안정화 시기에 20%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겠습니까. 지금이 리츠에는 그 같은 시기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수의 적기’일 겁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란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 관련 자본과 지분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회사를 말한다. 국내에는 2001년 도입됐으며 현재 21개 상장 리츠가 있다.
김상진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리츠가 저평가 상태이고, 올해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김 교수는 최근까지 한국리츠협회에서 국내외 리츠정책 연구와 리츠 통계, 시장조사 역할을 총괄한 전문가다. 그는 30년 이상 부동산 분야에서 실무와 연구, 후학 양성 등을 해왔다. 최근 후학 양성과 학문에 집중하기 위해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한양대와 경희대에서 리츠 관련 강의를 맡고 있다. 요즘 부동산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 가운데 ‘리츠’ 공부를 위해 대학원을 찾는 이들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리츠를 쉽게 설명한다면 부동산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저가에 매수해 두면 임대소득(배당)과 함께 이후 회복기에 시세차익(리츠 주식 매각 차익)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바닥론’이 제기되고, 리츠의 조달금리도 지난해와 비교해 안정화되는 추세다.
코스피 시장 상장 리츠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KRX 리츠 TOP10 지수’는 지난해 1000선을 웃돌다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저점(10월 21일 761.87)을 찍고 최근 850선까지 반등했다. 현재 상장된 21개 리츠의 평균 주가는 약 4200원으로 공모가(5000원) 대비 80% 수준인데 리츠 시장이 회복되면 리츠 주가도 공모가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란 기대다.
김 교수는 최근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리츠와 삼성SRA자산운용의 삼성FN리츠가 연이어 상장하는 것과 관련 “상장 리츠가 본격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두 상품 모두 그룹 내 계열사 ‘알짜 건물’을 보유한 스폰서 리츠 형태로, 추후 계열사가 보유한 오피스 빌딩을 추가로 편입해 자산 규모를 키우겠단 성장 로드맵을 갖고 있다. 리츠 대형화 및 투자자들의 신뢰 향상 등 상장 리츠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으로 가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김 교수는 “한국의 부동산 성장 역사를 60년 정도로 평가하는데 국내 대표 기업들이 공장 설비 및 오피스, 상업지역의 리테일 등에 투자하면서 부동산을 자산으로 성장해 온 측면도 있다”면서 “입지가 양호하고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알짜’ 부동산을 대기업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유동화 방식에 대해 리츠를 활용하는 이점을 확인하면서 2019년 롯데그룹의 롯데에이엠씨와 2021년 SK그룹의 SK리츠운용, 올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등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알짜 부동산을 상장 리츠로 유동화해 해당 자금으로 본연의 사업에 투자하면서 부채비율은 낮추는 효과를 본다”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겐 양호한 부동산을 각 지분에 맞춰 투자해 배당과 차익 등을 가져올 수 있는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결국 상장 리츠의 대형화, 투자자 신뢰 향상 등 장기적으로 상장 리츠의 성장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김 교수는 “대형화는 분산 효과와 비용 효용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고, ‘알짜’ 부동산을 편입하니 수익성도 보장된다”면서 “이들 리츠가 배당수익률 확대 과정을 거치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리츠’에 대한 신뢰도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60년대에 리츠를 도입한 뒤 20년 넘게 꾸준한 배당을 경험하면서 1990년부터 본격적인 리츠 붐이 일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현재 미국 국민의 40%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며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 평균은 3300억~3400억원 수준이다. 선진 리츠 시장인 미국 8조3000억원, 일본 2조7000억원, 싱가포르 2조5000억원, 호주 2조4000억원 등에 비하면 국내 리츠의 규모가 확연히 작다. 국내 21개 상장 리츠의 전체 시가총액은 8조원으로 GDP 대비 0.3%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성장 속도는 상당하다는 평가다. 공모예외리츠(사모리츠)를 포함한 국내 리츠는 2022년 말 기준 350개로, 자산 규모로는 약 87조원이다. 2015년 말 125개, 18조원에서 약 5배 성장했다. 상장 리츠 수도 2015년 3개에서 현재 21개로 7배가 됐다.
김 교수는 “공모예외리츠를 일반 투자자들이 좀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로 전환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데, 그 시작이 이번에 정부에서 발표한 리츠 활성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금융시장이 안정화하면서 내년 말에는 30개 가까운 상장 리츠가 운영되고, 이를 발판으로 멀지 않은 시간 내에 50개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게 되면 지금의 위상과는 비교되지 않을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03월호
장영두 신한은행 메타버스 셀장 “차별화된 메타버스 구축 앞장”
기업 경영혁신 전략가→40대 중반 금융맨 변신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 차별화된 ‘금융메타버스’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 최승주 사진기자 seungjoochoi@newspim.com
“은행이 금융업을 영위하기 위해 과거에는 디지털을 수단으로 이용했다면, 이제는 디지털의 형식이나 방법을 취하지 않으면 은행 본업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디지털의 혁신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금융에 접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메타버스 셀장(테크비즈 총괄 팀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연구 개발하는 IT전문가다. 공대(화학공학과) 출신인 그는 대학원 전공을 살려 1999년 삼성SDI에서 연구(R&D)기획과 경영혁신 업무를 시작으로, 2005년에는 외국계 기업인 IBM에 스카우트돼 전략 컨설턴트로 뱅커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뉴스핌 월간ANDA가 공대 출신 경영전략 ‘컨설턴트’에서 디지털 전략 전문가인 ‘뱅커’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장영두 셀장을 만났다.
“대기업을 거쳐 외국계 IT회사인 IBM에선 본사와 협업하면서 미국의 AI 기술을 한국 기업에 제공하는 디지털 경영 컨설팅과 AI 실무 매니징을 했습니다. 2018년 신한은행으로 옮기기 전 4년 정도는 AI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IBM 왓슨(Watson) 등 AI 쪽 업무를 담당했고, 현재 신한은행에서 디지털 전략 업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장 셀장은 지난 2018년 IBM에서 신한은행으로 이직을 선택했다. 기업 컨설팅 전문가에서 뱅커로의 변신은 현재의 ‘메타버스 셀장’을 탄생시켰다. 장 셀장이 신한은행에서 처음 맡은 직책은 그의 합류와 함께 새롭게 조직된 신기술 R&D(연구개발) 랩장이다. 신기술을 기반으로 은행의 여러 상품이나 서비스를 연계해 신사업을 만들어 보라는 미션이었다.
“그 당시는 디지털 기술이 실제 은행, 금융에 접목되는 시기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IoT(사물인터넷) 기반 동산담보대출입니다. 이전에는 고가 설비인 동산 관리를 위해 은행에서 사람이 직접 가서 확인했는데, IoT 센서를 적용해 담보물을 관리하게 됐죠.” 장 셀장의 첫 작품인 IoT 기반 동산담보대출은 신한은행에서 처음 시작했고 이후 타 은행으로 점차 확산됐다.
4년 전 신한은행 입행부터 현재까지 그의 고민은 은행에 향후 디지털을 어떻게 접목하고 사업화할 것인가다. 이런 점에서 장 셀장이 생각하는 금융 환경의 가장 큰 변화가 궁금했다. 그는 ‘디지털화’와 제도권하에서 비금융으로의 영토 확장 두 가지를 꼽았다.
“금융에서 처음에는 디지털을 일부 수단으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거의 디지털이 리딩하는 형태로 점점 바뀌고 있기 때문에 금융의 변화 중 하나는 디지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의 혁신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금융에 접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또 금융의 본질은 있지만 IT플랫폼 기업들의 등장으로 금융업만 가지고 금융사업을 하기에는 경계가 모호해졌습니다. 기존 금융사들도 비금융으로 확장하지 않으면 전반적인 시장 환경에 적응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장 셀장은 현재 메타버스 금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장 셀장은 기존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메타버스에 도전하고 있다.
“네이버 제페토 등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시장은 향후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종산업으로의 확장성을 보고 사업영역을 고려하게 됐고, 저희는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처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페토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엔터테인먼트 등 특화된 영역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금융의 장점을 바탕으로 ‘금융 메타버스’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특히 장 셀장은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이른바 ‘MZ세대’를 주목했다. 90년대 초반 학번으로 ‘X세대’인 장 셀장은 MZ세대 생활 패턴이나 행동 양식 등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자신의 자산, 금융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지난해 11월 정식 오픈했다. 시나몬(SHINA-MON)은 신한(SHINhan)과 내(NA)가 메타버스(Metaverse)에서 만난다(ON)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나몬에 접속한 고객은 미니게임·미션 등을 통해 츄러스를 얻으면 적금·청약·펀드 등 가상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시나몬은 편의점 GS25와 종근당건강, 서울옥션블루, KBO, KT WIZ 공간도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이종산업에서 젊은 세대에게 가장 소구력이 있는 업체들 위주의 공간이다.
“젊은 세대에게 금융을 체험케 하고 메타버스를 통해 금융지식을 넓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이 시나몬을 운영한 첫 번째 목적이고, 금융에서 비금융으로의 확장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 두 번째 목적입니다. 금융의 메타버스 플랫폼이지만 여기 들어오면 비금융 서비스를 같이 접할 수 있는 컨셉을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3’에서 핀테크 카테고리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소개하기도 했다. 시나몬은 지난 2월 10일 시즌 1이 종료됐고, 장 셀장은 현재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장 셀장은 시즌 2를 준비하면서 금융당국과 소통하는 가운데 올해 금융 서비스를 시나몬에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메타버스 사업적으로 가장 쉬운 건 기존 네이버 제페토 플랫폼에 올라타는 겁니다. 여기에 올라타지 않고 자체 구축한 ‘금융 메타버스’로 가기 위해선 금융의 코어시스템과 연계가 돼야 합니다. 신한 고객이 금융생활을 신한은행과 하는데 금융 데이터를 직접 메타버스에 연계하지 않으면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차별성이 없지만, 메타버스 플랫폼과 금융의 코어시스템이 연결되면 훨씬 큰 금융 메타버스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장 셀장은 은행 IT전문가로서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뱅커로 처음 1년 정도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은행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시작을 하다 보니 괴리감이 있었다고 할까요. 은행 업무와 디지털 업무를 접목하는 미션을 갖고 있었지만, 초기에는 디지털 전문가로서의 장영두만 있었다면 4~5년 차로 접어들면서 은행 사업도 많이 이해하게 됐습니다. 은행의 디지털 혁신은 은행을 이해하면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디지털 사업을 진행해 나가려고 합니다.”

2023년 03월호
곽병현 세렌메디 대표 “ ‘3D 프린팅 부목’ 게임체인저 기대 2025년 코스닥 상장 목표”
2분기 K-OTC 시장 상장 계획...올해 매출 139억원 목표
신한회계법인에 가치평가 의뢰..시가총액 806억원 평가
BNCT 장비 개발 중...“내년부터 실제 환자 적용 준비”
|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 김민지 사진기자 kimkim@newspim.com
의료기기 업체 세렌메디가 ‘3D 프린팅 부목(Cast)’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3D의료기 제조업체인 영국 엑스켈릿(Xkelet)사로부터 국내 독점계약권을 취득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통을 시작했다. 기존의 석고 부목보다 가볍고, 치료 목적에 따라 탈부착이 가능한 제품이다. 착용한 상태로 샤워할 수 있고, 염증이나 가려움증이 없어 장기간 사용이 가능해 기존 사용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곽병현 세렌메디 공동대표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이 제품에 대해 “3년 내에 부목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골절 환자를 위한 3D 부목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부기에 따른 사이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주류 상품에서 소외돼 왔다. 세렌메디는 3D 부목의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디자인과 소재를 최근 개발했다. 3D프린터로 제작된 성형 부목용 사이즈 가변 댐퍼를 개발해 환자의 부기에 따라 부목의 사이즈를 정밀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다. 세렌메디의 댐퍼는 두 쪽으로 분리된 캐스트의 결합 부위에 추가로 장착되며 환자의 부기에 맞춰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그간 세렌메디는 골절 환자 맞춤형 3D 부목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1건의 실용신안(2022년 8월 2일, 골절 환자 환부 3D 스캔을 위한 보조도구) 및 두 건의 특허(2022년 11월 14일, 환부 맞춤형 3D 데이터 처리방법 및 맞춤형 부목장치 결합방식)를 출원한 상태다. 이번 사이즈 가변용 댐퍼 개발을 계기로 세렌메디는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곽 대표는 ‘픽스젠’이라는 의료기기 유통업체 창업자다. 이 픽스젠에서 세렌메디의 전신인 ‘BNCT코리아’가 추진하던 3D프린팅 CAST 총판사업(맞춤형 성형부목 의료기 사업)을 제안받아 진행하던 중 양사가 합의해 작년에 전략적 합병이 이뤄졌다.
곽 대표는 “픽스젠의 8개 카테고리 270여 개 정형 및 신경외과 의료기 품목을 전국 140개 대리점에 유통하는 사업에다 BNCT코리아의 3D프린팅 성형 부목 사업 및 암치료기인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 사업을 접목하면 의료기·바이오 전문회사로서 큰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합병 절차는 지난해 6월 말 완료했다.
3D프린팅 성형 부목을 포함해 세렌메디의 사업은 크게 네 가지다. 기존 픽스젠에서 진행하던 사업은 척추 임플란트 및 정형·신경외과 의료기 제조 유통 사업과 병원물품 공급 사업 및 병원 개원 컨설팅 사업, 그리고 암치료기 BNCT 사업 부문이다. BNCT 사업은 미국 생명과학 기업인 TAE Life Science와 2021년 한국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대학병원 3곳과 공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올해부터는 국내 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방사선치료는 선형기속기(LINAC)를 사용해 고에너지 X-선(또는 방사성동위원소 감마선)을 암 부위에 조사해 암 조직을 사멸하는 방식이다. 입자방사선치료기는 양성자(수소 원자핵) 및 중입자(주로 탄소 원자핵)를 진공 상태에서 원형(사이클로트론 또는 싱크로트론)으로 암 부위에 조사해 암 조직을 사멸한다. 대부분의 암종(간암, 전립선암, 식도암, 폐암, 재발암 등)에 적용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으며, 치료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장점이다. 단점은 양성자치료기 700억원, 중입자치료기 2000억원 등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점이다.
BNCT의 경우 양성자를 저에너지로 가속해 베릴륨(Be) 또는 리튬(Li)에 충돌시키면 중성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성자를 에너지를 낮춰 환자의 암 부위에 조사한다. 치료 전에 붕소전달약제(BPA, BSH)를 정맥에 주사하면 이 붕소전달약제가 정상세포보다 암세포에 4~10배 정도 많이 흡수된다. 저에너지 중성자와 붕소가 만나면 알파와 리튬핵으로 핵붕괴하면서 암세포만 파괴하는 원리다.
곽 대표는 “BNCT는 재발성·다발성 및 난치성 두경부암 및 흑색종암 치료에 효과적이며, 향후 적응 암을 확대하면 전립선암, 폐암, 유방암 등의 치료도 기대된다”면서 “특히 건강한 조직에는 손상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정확하게 파괴하는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BNCT 장비의 가격은 35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곽 대표는 “장비 설치 이후에도 지속해서 사용하는 붕소전달약제(1회 약 800만원)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2~3년 내에 차세대 소분자, 항체붕소접합체, 나노입자 등 붕소전달약제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을 시작했다”면서 “현재 BNCT 시설 설계, 재료 선택 및 차폐 등 치료기의 성능 및 안전 분야 기술을 완료했으며, 중국 샤먼 홍하이 병원과 이탈리아 CNAO 암센터에서 임상시험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BNCT를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렌메디는 우수한 ‘인력풀’을 갖추고 있다. 전남대 석좌교수이자 자사의 사내이사인 박상철 교수가 BNCT 사업을 조력하고 있다. 한국원자력 책임연구원 출신이자 자사의 연구소장인 정해조 박사가 BNCT 사업과 캐스트(CAST, 부목) 사업의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카톨릭의대 정형외과 권순용 교수와 경상대 정형외과 유준일 교수, 세종대 기계공학부 임도형 교수 등이 사외이사로서 각 사업부문을 조력하고 있다.
곽 대표는 “작년 12월 국제나은병원과 물품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병원 물품공급 시장에도 진출해 관련 매출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2분기 내에 K-OTC(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장외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후 BNCT 사업을 정식으로 론칭하고, 비약적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이익이 증가하는 구간에 맞춰 2025년쯤 자력으로 코스닥시장에 이전상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곽 대표는 올해 매출액을 139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세렌메디는 작년 8월 신한회계법인에 가치평가를 의뢰한 결과 총 806억8000만원의 가치로 평가됐다.

2023년 03월호
자산운용 대표 “버블의 위대한 유산 뉴 패러다임 ‘AI’가 온다”
“튤립·철도·닷컴버블 뒤에 산업 통째로 바꾼 패러다임 부상”
“버블의 뉴 노멀 시대, AI·자율주행차·로봇·반도체가 패러다임”
| 한기진 기자 hkj77@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역사를 돌이켜보면 현금 유동성과 신기술이 만나 자산가격 버블이 생긴 뒤에는 뉴 패러다임이 만들어집니다. 4차산업혁명이 낳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자동차, 반도체, 로봇 등이 오늘날의 패러다임입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로 웹툰, 웹소설, 미술품 등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토큰증권도 신시장입니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5%p 단위로 인상)에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세계 경제가 한발 한발 침체로 다가서고 있다. 한쪽에서는 안전한 시장을, 다른 한쪽에서는 높은 수익을 안겨줄 성장 산업과 기업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런 측면에서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 ‘챗GPT’의 충격적인 인기로 AI와 반도체가 다시 투자자의 주목을 받자, 강요섭(45) 문채이스자산운용 대표는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의견을 말했다.
문채이스자산운용은 주로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투자 철학으로 코스피 지수가 3100에서 2300선까지 급락한 침체장에서도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AI발 반도체 수요 폭증”
오늘날의 시대는 ‘버블의 뉴 노멀’로 불린다.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유례없이 푼 돈이 주식시장과 부동산을 거쳐 최근엔 가상화폐로까지 밀려든 것이다. 인플레 공포가 덮치자 전 세계가 유례없는 속도와 규모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과거 세 차례의 버블을 통해 요즘 시대의 변화를 예측해볼 수도 있다. 1630년대 네덜란드 튤립마니아와 1873년 미국의 철도 버블, 1990년대 닷컴 버블이 있었다.
강요섭 대표는 “철도 버블로 공간의 제약이 사라져 지역 경계를 뛰어넘는 투자와 공단이 만들어지고 여행 산업이 생겨났다. 닷컴 버블은 인터넷 세상을 열며 구글, 네이버 등 검색엔진이 생겼다. 이번에는 4차산업과 가상화폐 시장이 열린다. 초연결·초지능 시대로, 사람이 사물화되고 사물이 사람이 된다. AI가 가전기기와 소통한다. 기계가 진화해 로봇이 된다. ‘챗GPT’도 AI가 검색엔진을 장착한 것이고, 자율주행 택시는 인간 운전자를 대신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수익률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다. 로봇이나 AI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자 기업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는 2022년 결산 IR(기업설명회)에서 AI를 집중적으로 설명했고,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유료화했고, 구글은 경쟁 AI로 ‘바드(Bard)’를 내놨다. 강 대표는 “로봇, AI, 자율주행은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가 주도한다. 해외 주식은 로봇, AI, 자율주행차 종목에 투자하면 되고,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 ‘챗GPT’와 ‘바드’가 활성화되면 데이터 처리 능력이 확대되고 서버 수요가 늘어난다. 그러면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했다.
“토큰증권에 투자하라”
강 대표는 토큰증권도 매우 유망한 투자처로 주목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발행한 증권이다. 지금까지 증권은 기업의 주식, 채권, 부동산이 전부였다. 토큰증권은 거의 모든 자산과 권리, 미래 수익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어 증권으로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 토큰증권으로 음악,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 미술품의 무형자산인 저작권을 쪼개서 산다.
강 대표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원래 웹소설의 저작권을 제작사가 구매해 만든 드라마로 크게 흥행했다. 투자자가 웹소설의 저작권을 코인증권으로 사뒀다면 드라마로 제작되고 전 세계로 판권이 팔려나가 저작권의 가치는 크게 올랐을 것이다. 예를 들어 웹소설이나 웹툰 저작권 1억원짜리를 10명이 1000만원씩 토큰증권으로 구매했다고 하자. 웹소설이 인기를 끌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고 이것이 넷플릭스 등을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된다면 저작권의 가치는 몇 배로 뛴다. 저작권과 같은 무형자산은 한류 열풍을 타고 다양한 경로로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가치가 급등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동인도회사를 통해 주주와 주식회사가 생겨났다. 토큰증권도 개인이 자산의 소유자가 돼 거래시장을 만드는 제2의 코스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 대표도 웹소설, 웹툰 저작권 투자처를 찾고 있다.
강요섭 대표는
강요섭 대표는 새로운 가치투자 패러다임을 내걸고 20여 년간의 주식투자 경험을 가진 펀드매니저, 리서치 전문가들과 합심해서 문채이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주로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펀드 비중의 80%를 2차전지, 반도체, 바이오가 차지한다. 신기술투자조합도 운용하며 비상장 기업 중에서 유망한 드론, 바이오, 2차전지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 최근 코스피 거래가 되살아나면서 비상장 회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등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강 대표는 경영 철학으로 “내가 행복해야 모든 일을 할 수 있고, 내가 행복해야 내가 아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다. 내가 아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도록 회사를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채이스(MOONCHASE)란 사명도 문(달)도 태양이 있어야 빛나듯, 태양 같은 기업에 투자해 회사와 투자자들이 달처럼 빛나겠다는 의미로 지었다.
문채이스자산운용이 현재 운용하는 대표 상품은 △문채이스Slingshot 주식형 펀드 △문채이스Galilei 코스닥벤처 △문채이스Galilei 공모주 펀드 △ 문채이스Galilei 공모주 하이일드 △ 문채이스 투자조합(Co-GP) 등이 있다.
주식형 펀드는 혁신이나 성장이 보이는 기업에 투자하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한 기업 발굴 및 리서치로 위험을 회피한다. 코스닥벤처 펀드는 비상장기업 또는 상장기업이 발행한 신주, 메자닌과 공모주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공모주 펀드는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기업에 투자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저위험 투자상품이다. 하이일드 펀드는 회사채(신용등급 BBB+ 이하)에 집중 투자하며 채권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좋고 주식형 펀드보다 안정적인 투자상품이다. 문채이스 투자조합은 신기술조합으로 비상장 또는 상장기업 중 성장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 그동안 테라베스트 등에 투자했다.

2023년 02월호
윤소식 경찰청 교통국장 “조직 안정·시민 안전 최우선 대전경찰청장 재직시 직무만족도 1위”
일하는 조직 통한 치안 확보...장기미제사건도 해결
스쿨존 탄력 운영 효과...자치경찰과 협력 체계 구축
| 오영균 기자 gyun507@newspim.com
| 김수진 기자 nn0416@newspim.com
도시의 안전, 치안(治安)은 시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법 적용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에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윤소식 경찰청 교통국장은 지난해 대전경찰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 같은 소신과 철학을 바탕으로 145만 대전시민의 안전과 치안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은 강하면서도 온화한 리더십을 통해 조직 안정과 시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사회적 약자 우선 정책과 함께 일선 경찰관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화합과 소통을 이뤄냈다는 평가에 대해 “어느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경찰 모두가 신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며 시민 안전을 확보하려고 노력한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지난해 대전경찰청은 21년 장기미제사건이었던 국민은행 권총강도살인사건을 해결했고 전국 18곳 시도경찰청 중 경찰관 직무만족도 1위에 오르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그는 “1년 동안 31개 지구대를 다니면서 고생한 직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격려하고 포상했다. 그들의 고초를 직접 듣고 보듬으며 소통하려고 노력했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다음은 윤소식 경찰청 교통국장(전 대전경찰청장)과의 일문일답.
Q. 올해는 유난히 경찰 이슈가 많았다. 특히 행안부 경찰국 이슈가 뜨거웠다. 경찰 지휘부와 일선 직장협의회 간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텐데, 대전경찰이 경찰관 직무만족도 전국 1위에 올랐다. 내부의 갈등 상황을 풀어나가는 해법이 있어 보인다.
중요한 건 소통이다. 단순히 만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직원(경찰) 개개인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조직이든 갈등이 없을 순 없다. 조직 내 위치가 다르다 보니 입장 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를 서로 인정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2022년에는 경찰국 설치 등 갈등 요소가 많았는데, 무엇이 국민을 위한 것인가에 대해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합일점을 찾아가려 했다. 그런 과정에서 직원들과 신뢰를 쌓아갔다.
Q. 은행 권총강도살인사건 등 장기미제사건을 해결했다. 대전경찰청만의 특별한 업무지휘가 있었나.
처음 대전청에 부임했을 때 6개월 이상 된 장기사건 비율이 34%나 됐다. 당시 전국 평균인 17%와 비교하면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인력 지원과 충분한 포상, 기동대 인력 확충 등에 적극 나섰다. 장기미제사건을 그냥 두고 보직 이동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생각에 본인 담당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인사를 유예시키기도 했다. 그렇게 6개월 정도 운영하니 장기사건 비율이 17%대로 낮아지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무엇보다 직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 앞장섰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대전경찰청장으로 있는 동안 가장 중점을 둔 것이 직원 포상이었다. 현장 경찰관의 안전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긴급 상황에 마음이 급해 무작정 출동하다 보면 위해를 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대전경찰청 112가 현장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라고 특별히 지시하기도 했다. 또 ‘괴롭히는’ 감찰이 아닌, 직원들의 힘든 점을 들어주는 감찰이 될 수 있도록 감찰업무를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Q.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큰 선거가 있었다. 공정성 확보는 어떻게 했나.
선거에 대한 경찰의 독립성 확보는 충분히 정착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도 경찰청에선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공정성을 확실하게 확보하기 위해 대전청에서 선거 관련 회의를 할 때 선거관리위원회 담당자도 입회하는 등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관리했다.
Q. 민생과 직결되는 사안은 교통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정체가 극심하면 시민들은 ‘경찰은 교통정리 안 하고 뭐 하고 있나’ 하고 불만을 나타낸다. 또 스쿨존 속도제한처럼 일반적인 규제도 필요하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나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통해 사안별, 지역별로 규제 완화 등 개선도 필요하다. 대전청이 획일적이고 관행적인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한 것이 있다면.
대전경찰청에서 지속적으로 개선에 나선 분야가 바로 교통이다. 대전은 주로 출퇴근 시간 위주로 정체되고 있어 서울에 비하면 교통 혼잡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래서 일선 경찰들에게 힘들겠지만 출퇴근 시간대만큼은 현장에서 교통체증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도록 지시했다. 직원들의 고생 덕분에 정체에 대한 시민들의 지적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또 적용 여부로 논란이 많은 스쿨존은 ‘안전’과 ‘소통’이 쌍두마차처럼 균형 있게 돌아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스쿨존을 일률적으로 30km로 제한한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학생 안전과 직결되는 구간에 대해 30km 제한은 필수적이지만 그 외 지역까지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시민 이동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본다. 도로 상황과 사고 양상 등을 담은 데이터를 토대로 학부모들과 대화를 통해 스쿨존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7월부터 대전경찰청이 스쿨존 속도제한(30km, 야간 50km)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데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Q. 여성과 아동·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시책에 역점을 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스로 몇 점 정도 줄 수 있나.
지난 2021년 서울 송파에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을 이석준이 찾아가 일가족을 살해한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을 당시에 대전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그래서 청장이 되자마자 사회적 약자인 여성 등을 위한 피해자 보호대책안을 만들었다. 특히 자치경찰위원회와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피해자 보호에 대전경찰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치경찰위원회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스마트 워치를 지급하고 쉼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책을 운영했다. 실제로 경찰청 피해자 보호 담당 직원 특진 인사에서 대전경찰청 담당자가 전국 2명 중에 선정됐다. 당시 심사위원들이 자치경찰위원회가 피해자 보호 제도에 참여한 지역은 대전경찰청이 유일했다며 선진적 제도를 도입한 선도적 방침을 경찰청에서도 인정했다는 후문을 들었다.
Q. 검수완박 혹은 검수원복 등 수사권 조정 문제가 여전히 논란인 모습이다. 이는 공권력의 집중과 분산에 대한 적정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자치경찰제 역시 권력의 일방 집중을 완화하는 동시에 지역밀착형 치안을 이끌어내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대전경찰은 어떤 입장인가.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결국 사법 시스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검·경의 역할은 각기 다르다.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검찰과의 소통에 나섰다. 얼마 전 검·경 합동세미나를 열었는데, 당시 대전지검 검사장과 실무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소통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경찰이 수사를 잘했다고 사건이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기소 과정이 필요한 만큼 검찰의 역할도 중요하다. 검·경 간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한 것도 여기서 비롯된다.
자치경찰제는 경찰권을 분산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때 시민을 위한 치안의 총량이 줄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의 역할 조화가 중요하다. 각각 자신의 입장과 기관 이익만 내세운다면 치안의 총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통을 통한 협력은 필수다. 이런 차원에서 대전경찰청이 자치경찰위원회와 충분한 소통을 통해 치안을 잘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2023년 02월호
국내 최고 퀀트 전문가 하나銀 이지현 팀장 “남은 목표는 후학 양성”
16년 퀀트 전문가, 국내 퀀트 시장 성장 견인
“파생상품시장 앞으로 더 성장할 것”
| 홍보영 기자 byhong@newspim.com
| 황준선 사진기자 hwang@newspim.com
국내 은행권에 10년 이상 경력을 갖춘 ‘퀀트(Quant)’전문가는 10명 내외 수준이다. 그만큼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다.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만난 이지현 팀장은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부 퀀트팀에서 이자율 데스크 퀀트로 일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다.
퀀트는 ‘Quantitative analyst’의 줄임말이다. 사전적 정의는 수학·통계에 기반해 투자 모델을 만들거나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지현 팀장은 “은행의 파생상품 퀀트라고 하면, 파생상품 딜러들이 거래를 할 때 가격을 알아야 하는데 그 숫자의 적정성부터 숫자를 보여주는 일 전반을 맡는 업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 16년째 퀀트로 근무
이 팀장이 퀀트 업무를 시작한 지 어느덧 16년째다. 카이스트(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경영공학 분야에서 재무계량경제로 석·박사를 마쳤다.
“1998년 IMF 직후에 석사 과정을 밟았는데 당시 한 기업에서 파생상품으로 큰 손실을 보는 사건이 있었어요. 경영학도들에게 파생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온 계기였죠. 그러던 차에 재무 관련 수업을 듣다가 흥미를 느끼고 박사 과정으로 선택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쯤부터 은행에 퀀트로 취직하는 졸업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석사 2년 차부터 금융공학으로 진로를 변경한 이 팀장은 2007년 9월 산업은행 트레이딩부 퀀트팀에 입사했다. “당시 은행권에서 퀀트팀을 만든 곳은 산업은행이 유일했어요. 퀀트 붐이 불면서 금융공학실 안에 큰 규모의 퀀트팀을 신설했죠. 수학 전공자, 물리학 전공자, 금융공학 전공자, 경제학 전공자, IT퀀트, 퀀트 디벨로퍼 등 8명 정도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여기에 합류했어요.”
그는 산업은행에서 2011년 1월까지 3년 6개월가량 퀀트 업무에 대한 기초 실력을 쌓았다. 이 팀장이 생각할 때 3년은 퀀트에 대한 제반 지식과 필수적인 경험을 쌓는 데 꼭 필요한 시간이다. 그는 이후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부로 옮겨 13년째 퀀트로 일하고 있다.
“일 욕심이 더 생겨서 이직을 선택했어요.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을 축소하는 분위기였는데 당시 하나은행은 적극적으로 하자는 분위기였거든요. 보다 복잡한 구조화 상품을 접하고 싶었습니다.” 이자율 쪽으로 퀀트 업무를 하고 싶었던 이 팀장은 당시 이자율 파생상품 운용을 가장 활발하게 하던 하나은행을 선택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파생상품 잔액 규모 300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 은행권에서 톱 3 안에 랭크됐다.
“국내 퀀트 시장 수호한 일 보람돼”
이 팀장은 이자율 파생상품을 주로 다룬다. 그는 “딜러를 통해 거래 요청이 들어오면 간단한 상품은 직접 설계하기도 한다”며 “새로운 상품 만드는 경우는 많지 않고, 시장에서 유행하는 상품이 있는데 그런 걸 은행에서 운용할 수 있게 재빠르게 승인을 받거나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준비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10년 이상 일하다 보니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어요. 제가 만든 모형을 시스템에 심고 퇴근했는데 퇴근길 전화가 와서 제가 만든 프로그램 때문에 은행 전체 산출 시스템이 마비됐다는 소식이었죠. 은행은 상품을 다 모아서 매일 위험도를 측정하는데 그게 안 되는 상황인 거예요. 얼굴이 파랗게 질려 돌아와서 부랴부랴 입력 변수를 바로잡았는데 다행히 잘 해결됐어요.”
가장 보람된 순간에 대해 물었다. “우리나라 퀀트는 늦게 발달했어요. 그러다 보니 외국계로부터 파생 성격이 있는 줄 모른 채 거래했다가 당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국내에 전문가들이 생기면서 그런 불상사는 사라졌어요. 한 부분을 기여했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합니다.”
“퀀트는 천직, 젊은이들이 매력 알기 바라”
“이만큼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이 있을까 싶을 만큼 퀀트 일이 적성에 잘 맞습니다. 업무 자체가 머릿속에서 퍼즐을 푸는 과정과 닮았어요. 어느 정도 즐거움과 난이도, 새로움을 모두 주는 직업이에요. 학계에서 논문 하나를 쓸 때 1년이 걸린다면 여기에선 그렇게 긴 호흡으로 문제를 풀지는 않는답니다. 짧은 호흡으로 문제를 푸는 게 잘 맞는 사람에겐 좋은 직업이 될 거예요.”
그러고 보니, 16년째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이 일이 즐겁다는 이 팀장의 얼굴에는 일반 직장인들에게 쉽게 보이는 찌든 표정이 없었다. 그는 파생상품시장은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보금리(LIBOR)가 올해 6월에 종료됩니다. 이로 인해 기존 파생상품이 거래되지 않는 상황인데 이후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다른 파생상품이 출현할 것으로 봅니다. 더 높은 금리를 원하는 인간의 본성이 있는 한 파생상품은 지속할 수밖에 없어요.”
이 팀장은 마지막으로 “올해 라이보 종료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잘 대응하고,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학 양성이라는 한 가지 바람을 보탰다. “젊은 인재들이 이 일의 매력을 알기 바라요. 퀀트 일은 3년 정도 수련 기간이 필요한데 제가 잘 가르치겠습니다.”

2023년 02월호
김혁 코닉오토메이션 대표 “2차전지 신규 고객 확대 올 성장 본격화 기대”
“물류로봇·다관절로봇 등 활용해 물류센터 최적화 지원”
“메타버스·스마트팩토리 결합 ‘메타팩토리’ 사업 가시화”
| 배요한 기자 yohan@newspim.com
“전기차 배터리 시장 호황에 힘입어 2차전지용 검사자동화(K-LAS) 솔루션 부문 성장이 기대됩니다.”
김혁 코닉오토메이션 대표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2차전지용 K-LAS를 생산 공정에 적용하는 고객사들이 늘어나면서 올해부터 실적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코닉오토메이션은 2차전지 전문기업 에코프로그룹에 솔루션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국내 유수의 2차전지 대기업 및 해외 양극재 기업과 제품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K-LAS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경쟁 업체가 전무하다”며 “신규 진출 기업들은 공급 레퍼런스뿐만 아니라 기술력 격차가 2~3년이 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1994년 설립된 코닉오토메이션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2차전지 분야에서 △제어 소프트웨어(SW)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IT인프라 솔루션 개발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APS그룹의 계열사 AP시스템의 SW솔루션 사업 부문에서 독립하고 지난해 7월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코닉오토메이션은 주력사업인 제어SW 솔루션 부문에서 이지클러스터(EasyCluster®)를 기반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조 설비별로 공정에 최적화된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축적된 반도체 공정 설비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메이저 반도체 기업에 독점 공급 중이다. 제어SW에서의 경쟁력을 토대로 코닉오토메이션은 지난 2020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스마트팩토리 부문에 진출하며 제2 도약의 전환기를 마련했다.
코닉오토메이션은 스마트팩토리 주요 솔루션 중 하나인 양극재 품질 검사자동화 시스템 K-LAS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EM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2차전지 관련 대기업과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며, 글로벌 양극재 업체와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혁 대표는 K-LAS에 대해 “시료의 정량 분배부터 자동 품질검사 및 사용한 용기의 세척까지 가능하고, 작업자의 검사 결과 편차를 최소화해 정확한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며 “향후 품질관리가 핵심인 바이오, 제약, 식품, 화학물질 분야에서도 K-LAS 시스템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일환으로 코닉오토메이션은 창고 내 물류 이동 자동화로 작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 K-MAS를 개발했다. 물류로봇(AGV), 다관절로봇 등을 활용해 물류센터의 최적화를 지원한다. 코닉오토메이션은 국내 대형 물류유통기업 C사와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에 물류로봇을 활용한 풀필먼트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국내 유통 플랫폼 업체에도 납품을 앞두고 있다.
메타버스와 스마트팩토리가 결합된 메타팩토리 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메타팩토리는 기업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공장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 운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김 대표는 메타팩토리에 대해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개발이 80~90% 완료된 상태”라며 “먼 거리에 있는 공장이나 설비를 가상공간에 구현하기 때문에 해외에 공장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큰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업인 제어SW 솔루션 사업이 순항하는 가운데 K-LAS 부문 성장에 힘입어 올해부터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신성장동력인 K-MAS와 메타팩토리도 향후 실적으로 반영되면서, 오는 2024년에는 매출액이 2022년 대비 4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3년 02월호
최홍석 NH투자증권 ESG추진부 부장 “숫자보다 ESG에 매료”
부서 옮겨 적성 찾은 22년차 증권맨
“직원 마음 여는 ESG 활동 추구”
|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증권가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연기금 등 주요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ESG를 적극 반영하고 있어서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ESG 전담조직을 ‘ESG추진부’로 승격하고 ESG 경영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ESG Transformation 2025’ 비전에도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ESG추진부는 그룹사 활동 외에도 사내 ESG 캠페인 등을 기획한다. 큰 틀에서 △ESG 활동 기획·실행 △NH그룹사·범농협 시너지 △사내 업무 혁신 등을 맡고 있다. 세 가지 업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은 ‘소통능력’이다. 사회, 그룹사, 사내 직원들과 소통하고 협업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이 신생 부서를 이끄는 지휘봉은 최홍석 부장이 잡았다. 최 부장은 2002년 NH투자증권에 입사한 22년 차 순혈 NH맨이다. 증권사 메인 업무로 불리는 영업, 리스크 관리로 시작해 영업교육팀·인재개발팀·조직문화혁신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농협금융지주 경영지원부와 농협중앙회 인재개발원 등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와 시너지추진부장을 맡기도 했다.
최 부장은 그룹사 내에서 자타공인 ‘소통왕’으로 꼽힌다. 최 부장 자신도 본인을 ‘스트롱 E(외향형)’라고 소개했다. ESG추진부장을 맡기 전부터 그룹사를 오가며 NH투자증권 쪽 대표 주자로서 소통해 왔다. 그는 “보통 ESG는 그룹사나 지주사를 중심으로 끌고 간다”며 “한마디로 ESG를 잘하려면 그룹과 협업이 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맨인 그가 처음부터 영업보다 사내 소통을 선호한 것은 아니었다. 최 부장은 “스스로 ‘숫자에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증권회사에 입사했지만 현실은 아니었다”며 “리스크관리팀에서 영업교육팀으로 이동한 게 제게는 전화위복이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이런 일이 잘 맞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발행한 1100억원 규모 원화ESG 채권은 친환경 건축물, 수소연료전지 발전, 일자리 창출 등에 투자됐다. 리서치 부문에서는 ESG 전담팀으로 인덱스개발팀을 신설, 업계 최초로 ESG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임직원 대상 ‘생활 ESG’ 활동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전 직원에게 공기정화식물을 나눠주며 ‘반려나무 캠페인’을 진행했고, 각 부점에는 온실가스를 측정할 ESG매니저를 선정해 ‘그린리더’로 이름 붙였다. 최 부장은 “ESG는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고착화될 사업이라는 시그널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ESG 글로벌 경쟁력 강화 △투자대상 ESG 심사 프로세스 개발 △ESG 연간 테마 이벤트 등을 이끌고 갈 예정이다. 최 부장은 “알고 보면 다양한 ESG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잘 드러내지 못해서 글로벌 평가가 부족했던 점이 있다”며 “올해는 글로벌 평가 쪽에서 저희가 하는 만큼은 대우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투자 대상에 대해 ESG를 좀 더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심사 프로세스를 1분기 중에 내놓을 예정”이라며 “직접 투자를 할 때도 ESG를 좀 더 활용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ESG 평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도 최 부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최 부장은 “제가 신입사원 때만 해도 ‘리스크 관리’가 막 태동기였고 누구나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고도화된 부서가 됐다”며 “ESG의 미래가 그렇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ESG가 확대되면서 직원들의 저항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고 본다”며 “어떻게 하면 저항 없이 잘 스며들게 할 수 있을까가 제일 고민이다. 재미 요소를 넣어서 촘촘하게 계획을 짜고 직원들이 모두 동참할 수 있는 ESG 활동을 계획하겠다”고 말했다.

2023년 01월호
김도아 우리은행 PB 팀장 “투자·투기 구분하면 답 보인다”
초고액 자산가 관리 TCE 시그니처센터 부지점장
고객 100명 이상 김 부지점장과 함께 자산 옮겨
|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시장은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이유로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언제 오르고 내릴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자산을 달러 등 통화별로 분산해 포트폴리오화합니다. 그리고 미래 상황을 가정해 수익이 날 경우와 손실이 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투자 시점에서 고객과 미리 상의합니다.”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상담하는 김도아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 프라이빗 뱅킹(PB) 팀장(부지점장)이 강조한 말이다. 15년 넘게 PB 업무를 하고 있는 김 팀장은 오랜 기간 고액 자산가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김 팀장은 2022년 1월 우리은행에 합류하기 전 한국씨티은행에서 PB 업무를 해왔다. 2021년 4월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소매금융 부문 철수를 발표하면서 씨티은행과 거래하던 고객이 하나둘씩 다른 은행으로 자산을 옮겼다. 김 팀장이 담당했던 고객 중에서도 철수 발표 직후 거래를 해지한 고객이 있었다. 이 고객은 ‘김 팀장 거취가 정해지면 (김 팀장이 근무하는 곳으로) 자금을 그대로 옮겨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약 8개월 후 지켜졌다.
“이직 후 자금을 그대로 옮겨주시면서 ‘자금을 다른 곳에 묶어두면 김 팀장이 근무하는 곳으로 바로 옮기지 못할까 봐 투자하지 않고 기다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내가 잘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했고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김 팀장이 씨티은행에서 퇴직하는 순간까지 거래를 계속하다가 우리은행 이직과 동시에 자산을 옮긴 고액 자산가는 100명이 넘었다.
기본에 충실한 것과 편안한 투자. 김 팀장이 꼽은 고객에게 신뢰를 받은 비결이다. 김 팀장은 고객과 충분히 상의해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정도와 수익 지점을 적절히 제시했다. 높은 수익 추구보다는 포트폴리오를 통한 위험 분산에 신경을 더 썼다. 최근 몇 년 동안 전체 자산에서 20~30%를 달러로 보유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이 조언은 적중했다. 2022년 하락장에도 ‘킹달러’로 달러가 급등하면서 투자 손실 부분을 어느 정도 보전했던 것이다.
김 팀장은 이와 같이 향후 수익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은 상황을 가정하고 고객에게 어떻게 투자할지 미리 대안을 제시했다. 예컨대 달러와 주식형, 주가연계신탁(ELT) 등에 자산을 분산하고 ELT가 상환되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이 오면 달러를 일부 환전해 주식을 분할 매수하자고 미리 제안했다. 김 팀장 투자관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와 투기는 모두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구분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투자는 거래 대상 가치와 성격, 리스크를 잘 알고 일정 부분 손실도 감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투기는 합리적인 분석이나 판단보다는 막연한 희망이나 타인 정보에 의해 시세차익 등 수익만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김 팀장은 투자와 투기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2022년 시장은 자산 배분 의미가 없을 만큼 모든 자산군이 하락했다. 특히 지난 46년 동안 3번 정도 있었던, 주식과 채권이 모두 하락한 해였다. 김 팀장이 제시했던 포트폴리오 전략은 하락장에서 빛을 냈다. 김 팀장은 “자금을 주식형 투자상품에 투자했다면 시장이 오르는 상황만 기다려야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통해 운용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추가 매수, 분할 매수를 통해 원금 회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2023년 투자 전략도 제안했다. 2023년 상반기 금리 인상 마무리를 예상한 김 팀장은 “금리가 가장 높은 시점에 장기 상품에 묶어두는 것도 방법이고, 이제 채권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때”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부자를 꿈꾸는 청년, 젊은 층에게는 먼저 목돈을 마련한 후 투자 전략을 짜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김 팀장은 “눈덩이를 처음에 뭉치기는 어려워도 어느 정도 크기가 되면 이후부터는 쉽게 굴릴 수 있고 커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며 “목돈 마련 후 일정 부분은 본인이 공부하고 확신을 가진 곳에 리스크테이킹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생각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때 어떻게 할지를 꼭 미리 고민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01월호
고준성 텐핑 대표 “1인 마케팅 플랫폼 독보적...2023년 특례 상장 도전”
“2022년 말 월간 기준 BEP 달성 가능”
2023년 영업이익 흑자 기대
| 배요한 기자 yohan@newspim.com
온라인 마케팅 채널이 각광을 받으면서 1인 미디어 마케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의 채널을 통해 과거 매스미디어의 전유물이었던 마케팅 시장은 이제 제한 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국내 1위 퍼포먼스 마케팅 &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기업 텐핑은 ‘1인 마케팅’ 시장을 지향하며 마케팅부터 세일즈(커머스)까지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고준성 텐핑 대표는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텐핑은 광고주와 1인 마케터를 연결하는 애드테크 플랫폼 기업”이라며 “누적 5000여 곳의 광고주와 브랜드가 마케팅 및 세일즈를 의뢰하고, 1인 퍼포먼스마케터와 인플루언서들이 활동을 대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6년 설립된 텐핑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광고주 5760여 곳, 1인 마케터 수는 40만명에 달한다. 텐핑의 마케팅 플랫폼은 광고 콘텐츠마다 마케터별 식별 코드를 담은 가상 URL을 발급하고, 해당 주소에 접속한 소비자가 광고주의 광고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트래킹(추적)을 한다. 이후 광고주가 약정한 광고비를 차감해 마케터에게 일부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고 대표는 “텐핑은 링크(URL) 기반 광고 시스템을 바탕으로 마케터들이 콘텐츠를 제작해 마케팅을 진행하는 모든 과정을 트래킹하기 때문에 우수한 성과를 낸 1인 퍼포먼스마케터와 인플루언서를 정량평가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텐핑의 창업자인 고준성 대표의 남다른 이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까지 마친 이공계 출신으로 전문성에서 마케팅 업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해 오픈 플랫폼 업무로 마케팅 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2011년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떠나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으로 이직하고, 2012년 소셜마케팅 앱 제작 솔루션 팬게이지(Fngage), 2013년 소셜마케팅 관리·분석 솔루션 하이브트리(Hivetree)를 사업화하며 마케팅 역량을 입증받기 시작한다.
고준성 대표는 “제일기획 재직 중 신사업 발굴을 위해 사내 사업계획 공모를 했을 때, 가상 URL 기반 광고제휴시스템 아이디어를 통해 사내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며 “이후 사업화를 위해 제일기획을 나와 텐핑을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제일기획은 텐핑의 주주(창업 당시 지분율 12.5%)로 참여하고 법인 설립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주주를 넘어 사업 파트너로서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텐핑은 마케팅 플랫폼 출시 후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창업 3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게 된다. 이후 자체 브랜드와 커머스 플랫폼을 오픈하며 마케팅 영역을 확대했다.
고 대표는 “최근 마케팅 시장에서 광고회사와 광고주의 거래는 CPM(노출당 과금) → CPC(클릭당 과금) → CPA(성과당 과금) → CPS(세일즈당 과금)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에 발맞춰 텐핑은 2019년 자체 상품 브랜드 UUU를 론칭하고, 2020년 1월 커머스 플랫폼 UUU몰을 오픈했다”고 전했다.
텐핑이 자체 개발한 대표 브랜드에는 UUU 유근피 비누, 프리미엄 치약 등이 있다. 특히 UUU 유근피 비누는 독일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등급을 획득하는 등 제품 효능을 인정받아 약 2년 만에 판매량이 2875% 증가하며 누적 판매량 18만개를 달성했다.
이에 지난 2016년 1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21년 130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712% 성장했다. 실적이 큰 폭으로 뛰면서 투자 유치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텐핑은 캡스톤파트너스, 동문파트너즈, 세마트랜스링크, TS인베스트먼트, ES인베스터, 한국벤처투자 등으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고준성 대표는 “유근피 비누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UUU 브랜드는 유근피 샴푸바, 린스바, 진정 팩, 필링젤 등 유근피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브랜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22년 말에는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고, 올해는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라며 “텐핑의 외형 성장과 사업적 시너지를 위해 브랜드 인수와 투자 유치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텐핑은 삼성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모델 특례상장을 통해 2023년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예비 사업모델 기술성평가에서 A등급, 기술신용평가에서는 기술역량 우수기업인증 T3 를 획득해 상장 필수 요건(BBB등급, T4등급)을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