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이전 2025.07월호 다음
ANDA
+
+
+
+

비즈트렌드

2025.03월 ANDA
2025.04월 ANDA
2025.05월 ANDA
2025.06월 ANDA
2025.07월 ANDA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5월호

MS vs 구글...AI 대전 2라운드 돌입

MS, 생성형 AI 기술 워드·파워포인트·엑셀에 탑재 구글도 지메일·독스에 초안 작성 서비스 발표 “MS·구글 기능 비슷...빅테크들 치열한 경쟁” | 실리콘밸리=김나래 특파원 ticktock0626@newspim.com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가 GPT-4를 공개하면서 빅테크들의 ‘생성형 AI 2라운드 전투’가 시작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GOOG)은 데스크톱과 업무용 시장에도 AI 기술을 적용하며 한층 고도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MS는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사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 365에 탑재해 영역을 확장했다. 생성 AI 기술을 워드, 파워포인트와 엑셀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SW)에도 탑재한 것이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우리는 이 차세대 AI가 생산성 향상의 새로운 물결을 열 것이라고 믿는다”며 “인간이 컴퓨팅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의 진화 과정에서 오늘은 다음의 주요 단계를 의미하며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생산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무용 SW에 탑재되는 코딩 지원 프로그래밍 기술은 ‘코파일럿(Copilot)’으로, 텍스트를 이해하고 응답하는 AI 툴인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한다. MS의 코파일럿 기능은 단순히 오피스 365에 내장된 오픈AI의 챗GPT보다 더 강력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사용자들은 이 기능을 통해 편집하며 초안을 제공받을 수 있고 문서 작성·소싱·편집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또 향후 MS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팀즈, 비바, 파워 플랫폼 등 모든 사무용 SW 제품군에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소규모 고객 그룹을 대상으로 이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태이며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파일럿 기능이 탑재된 제품 출시일과 가격은 알려진 바가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MS 기술에 대해 호평을 내놨다. DA데이비슨의 윌리엄 젤리슨 분석가는 MS가 구글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GPT-4의 출시는 오픈AI와 경쟁업체 간의 거리를 더 벌릴 뿐이며, MS는 AI 기반 챗봇인 ‘빙(Bing)’을 통해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의 일부를 차지하면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MS가 이 같은 신기능을 발표한 이유는 구글 자회사 구글클라우드가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워크스페이스, 개발자 지원 AI 상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3월 14일 GPT-4 공개 당일 AI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서비스 전략들을 공개했다. 구글은 업무용 소프트웨어에 적용할 각종 AI 관련 기능을 추가했다. e메일 서비스인 지메일(Gmail)과 문서 작성 도구인 구글 독스(Docs)에 주제어를 입력하면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해 주는 서비스 등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구글 독스에 ‘지역 영업 담당자를 채용하기 위한 공고’라고 입력하고 기업명을 적으면 자격 요건, 업무 영역 등의 내용을 자세히 담은 초안이 완성된다. 또 대화형 AI 챗봇 서비스를 몇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구글의 AI 기술을 활용하면 다른 기업이나 기관이 쉽게 챗봇 프로그램이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생성 AI 기술의 고도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술 공개가 뜨거워진 만큼, 다음 상품들은 더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서비스를 적용해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로이터 통신은 “MS와 구글이 선보인 기능은 비슷하다”며 “현재 이 같은 기술 공개는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재구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기 위한 빅테크들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생성형 AI와 음성인식기술이 합쳐진 형태의 음성제어기술이 개발될 수 있다”며 “더욱 고도화된 기술을 선보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5월호

머리 감는데 어떻게 염색이 될까...LG생건의 '새치커버' 비밀

봉숭아 물들이듯 머리에 색 입혀 ‘블랙틴트 콤플렉스’가 백반 역할 탈모 방지 효과도...피부 자극도 적어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머리만 감아도 염색이 된다면 비싼 돈을 주고 미용실을 갈 필요가 있을까?” 새치나 탈모에 대한 고민이 5060세대에서 2030세대로 번지면서 기능성 샴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세계 염모제품 시장 규모는 2019년 290억달러, 우리 돈으로 36조원에서 올해 420억달러, 약 52조원으로 4년 만에 45%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기업들도 앞다퉈 새치커버 샴푸를 내놓고 있는데요. 지난해 출시 3주 만에 20만 개가 팔린 LG생활건강의 ‘리엔 물들임’ 새치커버 샴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부 염색 샴푸는 모발을 산화시켜 큐티클(각질층)을 열고 염료를 집어넣어 색상을 돌게 하는 방식입니다. 미용실에서 하는 염색과 같은 원리인데요. 색상 발현에는 유리한 부분이 있지만 모발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의 리엔 물들임은 한 번에 진한 색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염료를 모발에 조금씩 덧입히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모발 손상이 적겠지요. 여기에 LG생활건강의 특허 기술이 더해집니다. LG생건은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일 때 백반이라는 매염제를 사용하면 색이 더 오래 지속되는 원리에서 아이디어를 찾았습니다. 모발에 염료를 단단히 결합시켜 줄 수 있도록 백반의 역할을 하는 ‘블랙틴트 콤플렉스TM’이 주인공입니다. 모발에 염료가 더 잘 붙어 있고 색이 오래가도록 하는 LG생건의 독자 기술입니다. ‘블랙틴트 콤플렉스TM’은 검은콩, 검은깨 추출물은 물론 예부터 염색에 사용돼 온 홍화꽃과 치자 성분, 탈모 완화 기능성 주성분, LG 독자 폴리페놀 성분, 콜라겐, 단백질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모발 손상 부위에만 염료가 잘 붙어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 피부나 옷에 샴푸가 묻었을 경우 이염 가능성도 적습니다. 리엔 물들임은 머리에 샴푸 후 3분 이상 거품을 유지해야 하는데, 거품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설계도 했습니다. 또 물에 작 녹는 수용성 염료로, 손톱 사이에 염료가 묻어도 깨끗이 씻어내면 됩니다. 수건이나 옷에 묻어도 세제로 빨면 깨끗이 지워진다고 합니다. 염색을 할 때처럼 두피가 따갑거나 가렵지는 않을까요?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부 염색 샴푸의 경우 실제로 염모제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법적으로는 염색약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소이온농도(PH)를 가지고 있어 가렵거나 비듬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리엔 물들임은 피부의 PH와 거의 유사한 정도의 약산성을 띠고 있어 자극이나 피부 트러블 등이 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염색 효과만 있으면 아쉬웠을까요? 리엔 물들임은 탈모 증상 완화 기능도 있습니다. LG생건에 따르면 모발이 얼마만큼 많이 탈락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는데, 초기 55개가량 모발이 빠지던 실험자의 경우 4주간 사용 후에는 열 가닥 정도로 탈모 증상이 완화됐습니다. 또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물티슈와 같은 제품에서 피부에 자극이 있는지 없는지를 테스트하는 독일의 더마테스트가 있는데요. 리엔 물들임은 이 실험 결과 ‘엑설런트’ 등급도 획득했습니다. 볼륨이 죽는 경우도 없다고 합니다. 리엔 물들임은 샴푸 안에 들어 있는 컨디셔닝 제품이 모발의 뿌리에 잘 붙어서 실제 모발에 힘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뿌리 볼륨도 100시간 이상 지속 가능하다고 하네요. 다만 혹시 모를 이염 가능성 때문에 일반 샴푸보다 더 많이 헹궈줘야 합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4월호

시진핑의 자유무역항, 제2의 홍콩 하이난(海南)을 가다

무역·투자·관광 옥토, 자유무역항 건설 가속 첨단기술 서비스·열대 생태농업 육성 박차 韓 ‘면세 강국’ 지위 흔들, 하이난 면세 굴기 맹위 |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소매 깃을 걷어붙이고 전력을 다해 과업을 수행하자(撸起袖子加油干).’ 2023년 2월 19일 한낮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 메이란국제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공항도로. 길가를 따라 이곳의 명물인 짙푸른 야자 가로수 사이사이에 베이징에서는 못 봤던 낮선 내용의 빨간 구호 패널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바이두 지식센터에는 이 구절에 대해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017년 신년사에서 한 말이라고 출처를 소개하고 있었다. ‘자유무역항 건설 분투 노력’, ‘중국식 현대화 매진’. 하이커우 시내 도롯가의 패널 구호는 시진핑 주석의 또 다른 중요 당부 사항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중국 외교부와 하이난성이 중국 주재 외국 매체를 위해 조직한 ‘새로운 여정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탐방 팸투어. 이번 팸투어는 올해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이 시작된 지 5주년인 데다 준봉쇄의 코로나 3년을 보낸 뒤 외국 매체들에 처음으로 하이커우시와 충하이(琼海), 우즈산(五指山), 완닝(万寧), 싼야(三亞) 등 하이난성 5대 주요 도시 자유무역항 건설 현장을 공개하는 자리여서 한층 주목을 끌었다. “2018년 4월 13일 시진핑 총서기는 하이난 경제특구 지정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하이난 개혁개방 전면 심화 방침을 밝히면서 하이난을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할 것을 선포했습니다.” 하이난성의 왕다쉐(王大學) 외사판공실 부주임은 2월 19일 저녁 하이커우시 난두(南渡)강 하구의 하이덴(海甸) 하천변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팸투어단 교류 및 설명회에서 뉴스핌을 포함한 해외 매체들에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이 시작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하이난성은 인구 1000만명이 조금 넘는 열대지역 섬으로 중국 서남부 해상에 위치해 있다. 1988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광둥성 산하에서 별개의 독립 성으로 분리됐고, 그로부터 30년 후 시진핑 주석의 자유무역항 구상으로 또다시 신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자유무역항 건설이 속도를 내면서 하이난성은 투자의 파라다이스로 명성을 굳혀가고 있다. 왕다쉐 하이난성 외사판공실 부주임은 자유무역항 건설 5년째인 2023년 하이난성에는 127개국과 지구에 걸쳐 1320개의 외자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실제 사용 외자 총액만 해도 40억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하이난성 자유무역항은 5개 혜택을 자랑으로 내세운다. 무역과 투자, 운수 왕래, 역내외 자본 이동 및 인원 진출입 자유화 등이 그것이다. 하이난성은 특히 무역, 투자 제도와 관련해 무관세와 저세율, 세제 간소화 등을 주요 메리트로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제2의 홍콩 건설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이난성은 개혁개방 전면 심화 실험구, 국가 생태문명 실험구, 국제 관광소비센터, 국가 중대 전략 서비스 보장 구역 등으로 자유무역항 건설을 조기 추진해 나가고 궁극적으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살아 있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진핑의 어록’이 하이커우 시내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것도 아마 이런 연유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하이난성은 ‘위드 코로나’ 원년인 2023년 경제 성장 목표치를 가장 높은 9.5%로 제시했다. 경제 성장의 동력은 관광과 현대 서비스, 심해와 우주 개발 등 첨단기술 산업, 열대 특색 고효율 농업 등이다. 19일 저녁 설명회에서 왕다쉐 부주임은 주요 현장을 이번에 대부분 탐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4대 산업이 하이난성 총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3만5400㎢의 큰 섬 전체가 청정 성장 지대임을 말해 준다. 하이난성은 특히 관광산업 비중이 큰 특성을 고려할 때 2022년 말 위드 코로나의 최대 수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난은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좋아하듯 코로나 발생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국 관광 상품 중 하나였다. 2월 19일 낮 공항고속도로를 지나오는데 부동산 광고와 함께 농업 생태 광고가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이유가 궁금해 현지 직원에게 물었더니 하이난성은 천연 고무나무와 커피, 열대 과일 등 열대 경제 작물로 유명하다며 천연 대온실인 동시에 고부가 천연 농업의 옥토라고 설명했다. 삼림 녹화율이 62%가 넘는 ‘녹색의 보도(寶島)’이며 열대 원시 삼림과 열대 우림, 열대 관광 명승지로 손꼽히는 고장이다. 천연 약재 창고라는 별명을 얻고 있으며 희귀 동물과 열대 어족 자원, 석유·천연가스 등이 풍부해 열대의 낙원, 자원의 보고로 불리기도 한다. 하이난성은 중국의 가장 남쪽에 있는 성(省)으로 옛 지명 이름을 따 ‘충(琼)’이라는 약자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들어선 보아오 포럼 개최로 세계적으로 한층 유명해졌다. 성의 수도는 섬 북쪽 해안에 접한 하이커우다. 하이커우는 예청(椰城, 야자수의 도시)이라는 별명이 설명해 주듯 도시가 온통 열대 야자수로 뒤덮여 있다. 세계 홀리는 의료관광 천국 ‘러청’ ‘하이난성 보아오 러청(博鳌乐城)은 국제 혁신 의약과 의료기기 전시장을 영원토록 외부 사회를 위해 활짝 열어젖혀 놓을 것입니다.’ 2023년 2월 20일 하이난(海南)성 충하이(琼海)시 매년 3월 보아오(博鳌) 포럼이 열리는 보아오진 캉상(康祥)로 인근에 위치한 하이난성 보아오 러청 국제의료관광시범구(러청 시범구). 하이난성이 위드 코로나 후 해외 매체를 위해 조직한 ‘새로운 여정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탐방 팸투어 첫째 날 일정으로 기자단이 러청 시범구에 도착해 건물로 들어서자 로비 한쪽에 설치된 이런 내용의 조형물이 눈길을 끌었다. 하이난성 충하이시 보아오진은 매년 봄 보아오 아시아 포럼이 열리는 인구 3만명의 농촌 마을로 성의 동쪽 해변에 있다. 올해도 3월 28일부터 4일간 이곳에서 보아오 포럼이 열린다. 바로 이 보아오진에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대표적인 의료관광산업단지 러청 시범구가 둥지를 틀고 있다. “보아오 러청 국제의료관광 파일럿 시범구는 중국의 유일한 의료 특구입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우세를 최대한 활용해 세계 최대 의료관광 목적지가 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해외 매체 탐방 기자단은 하이커우에서 출발, 두 시간에 걸쳐 버스를 타고 러청 의료시범구에 도착했다. 안내를 맡은 보아오 러청 의료관광시범구 관리국 선전부의 옌루카이(闫路恺) 부장은 러청 의료시범구가 중국에서 가장 실질적이고 선진적인 의료 성과를 응용하는 유일한 시범구라며 이렇게 말했다. 러청 시범구에는 이미 전 세계에 걸쳐 각 분야 최고의 의료 전문 인재와 기관이 모여들어 연구개발(R&D)과 진료에 신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한국의 JK성형외과병원과 프랑스 퀴리연구소, 영국 에든버러 의대 등 질적으로 우수한 자원이 리청 시범구에 들어와 활동 중이다. 러청 시범구 인근 상촌(上村)거리에는 자유무역항 러청 의료시범구를 대표하는 헬스관광 기업 이링이 자리하고 있다. 20일 뉴스핌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한국의 JK성형은 ‘한국 JK성형외과의원 보아오 국제협력진료센터’라는 긴 이름의 간판을 내걸고 현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러청 시범구는 공공 보세창고를 건립해 아직 출시 전인 신약 및 의료기기에 대해 구매 및 세관 신고, 물류에서부터 보세창고 보관 및 전시 등 전 과정에 대해 일괄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2년 1~11월 보세창고에 입고된 수입 특허 약 및 의료기기 총액은 4억2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나 늘어났다. 러청 시범구는 이를 통해 환자가 약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약이 환자를 기다리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난성 정부가 밝힌 14.5 계획(2021~2025년) 목표에 따르면 러청 시범구는 해외로부터 50만명의 고객을 끌어들이고, 중국 국내 고객 가운데 해외 의료기관 진료를 계획했던 150만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청 의료관광 시범구는 중국이 설립한 최초의 국제급 의료관광서비스 단지다. 2013년 중앙정부 국무원의 허가를 받아 설립됐다. 국무원은 충하이시의 보아오 러청 시범구에 대해 다른 도시에 없었던 유일무이한 지원 정책을 시행했다. “국무원은 러청에 네 가지 특별한 혜택을 허가했습니다. 의료와 연구개발, 경영, 국제 교류에 대한 특별 허가가 그것입니다.” 옌루카이 부장은 러청에 대한 국무원의 특별한 지지를 강조했다. 리커창 총리는 러청 시범구를 지역 발전에 있어 보아오 아시아 포럼에 이은 제2의 악장이라고 추켜세웠다고 그는 덧붙였다.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집권 직후인 2013년과 2018년, 2022년, 모두 세 번에 걸쳐 하이난성을 방문했다. 집권 후 첫 방문의 해인 2013년 보아오 러청 의료관광시범구 건설이 확정됐고, 2018년에는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을 지시, 러청 시범구 건설도 속도를 더했다. 2023년 2월 현재 러청 시범구에는 국내외에서 모두 24개 의료기관이 입주해 연구와 업무를 진행 중이다. 또한 추가로 20개 의료기관이 투자 입주를 진행했거나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입주 기관들이 연구 제공하는 서비스는 종양(암) 예방과 의료 미용, 노화 방지, 건강 관리 및 실버 요양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옌루카이 부장은 “러청 시범구가 중국 유일의 글로벌 특허약 보험지구”라고 밝힌 뒤 “현재 17개의 희귀병 신약과 100종의 고가 의약품 등이 보험에 포함돼 있고, ‘종양 치료 분야의 핵무기’로 알려진 이트륨 90 마이크로스피어 등을 통해 간암 환자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장 견학에 동행한 러청 시범구의 또 다른 직원은 러청의 이 의료 전시장이 글로벌 혁신 의약과 첨단 의료기기를 한꺼번에 모아 상시적으로 전시해 놓은 곳이라며 영원토록 러청의 전시장이 막을 내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유무역구 러청 시범구 관리국 직원이 나눠준 자료에 따르면 러청 전시장에는 현재 총 16개국의 80개 글로벌 혁신 의약 및 의료기기 관련 기업이 출품한 제품 및 기술, 의료 서비스 전시물 총 810개 품목이 일반에 선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441개 품목은 아직 중국 내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고, 394개는 중국 내에서 최초로 전시되는 품목이다. 러청 의료관광 시범구는 2030년까지 의료 서비스와 연구개발을 국내 톱 클래스급으로 높이고 세계적으로도 선진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옌 부장은 하이난의 러청 의료관광 시범구가 세계 일류 의료과기 혁신 플랫폼이자 세계인들이 가장 원하는 의료관광 목적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면세 cdf, 면세 사업 한국과 정면 승부 ‘부드러운 곡선의 미를 살린 건물이 광장의 푸른 야자수 숲과 잘 어울려 보인다. 건물 지붕은 야자나뭇잎 줄기와 부드럽게 넘실대는 바다 물결을 연상시킨다. 광장에는 반팔 셔츠 차림의 유커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얼핏 보니 쇼핑객들 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2023년 2월 23일 낮 중국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해외 매체 탐방팀은 4박 5일 팸투어의 마지막 코스로 싼야의 중국면세집단(cdf, 중면그룹) 산하의 싼야 국제면세성(시티)을 찾았다. A주 증시에서 중국중면(中国中免, SH 601888)으로 불리는 대형 국영 면세기업의 싼야 면세점이다. 싼야 국제면세성은 북위 18도 이남 하이난다오 싼야시의 하이탕만에 위치해 있다. 12만㎡의 넓은 면적에 자유무역항 정책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4년에 개장했다. 23일 낮 면세점 안으로 들어갔을 때 1층 명품 매장 문턱에는 많은 유커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3층에는 삼성전자도 작지 않은 규모의 매장을 열고 스마트폰 등을 전시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어찌 (중국 사업을) 여기서 멈추겠는가’ 삼성 매장 내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끈다. 브리핑을 맡은 공관부의 자오징(赵晶) 매니저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설화수와 후 등 화장품 브랜드들도 많이 입점해 있다고 설명했다. 자오징 매니저는 위드 코로나 이후 최근 영업 상황을 묻자 2023년 설 연휴 이후 고객들이 30% 정도 늘어났다며 매장 영업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대답했다. 중면그룹(cdf)은 중국 내 면세 시장 점유율이 86%에 달하는 최대 국영 면세 기업으로 최근 중국 면세 산업의 굴기를 주도하고 있다. 중면그룹은 인천공항 입찰에도 발을 들이고 나섰다. 중면그룹의 굴기는 중국 내수 시장 육성과 관련해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회사의 약진은 한국 면세 산업의 진로와 연관된다는 점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 취약점인 품목 구색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구축이 속도를 내면서 최근에는 루이뷔통이 하이난 싼야 국제면세시티에 입주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한국 면세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자오징 매니저는 앞서 프라다, 아르마니, 롤렉스 등이 중국 면세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매장을 열었다며 모두 300개 명품 브랜드가 입주해 있다고 말했다. 자오 매니저는 팸투어 일행에게 중면그룹의 싼야 국제면세시티가 단일 면세점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소개했다. “중면그룹은 2021년 말 현재 이곳 싼야 국제면세시티를 포함해 하이난성에 5개의 국내외 유커 대상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430개 이상 공급상과 협력하고 있고, 1200여 개 브랜드와 직접 구매 조달 체계를 구축하고 있죠.” 자오징 매니저는 중면그룹 면세 사업 현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면그룹 면세 사업의 큰 축은 이곳 싼야와 하이난성 성도인 하이커우다. 하이커우 메이란공항과 싼야 펑황공항 여객 물동량 비중이 전체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중면그룹은 2022년 9월에는 하이난성 성도로서 북쪽 해변에 위치한 하이커우에도 국제면세시티를 운영하고 나섰다. 중면그룹 싼야 국제면세시티 3층에는 미식 코너도 자리하고 있다. 이탈리아 요리, 일식 등 각국 음식을 비롯해 한국 음식점도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한국인들이 하이커우 메이란공항과 싼야 펑황공항을 통해 매년 15만명 정도 들어왔어요. 그중에서도 많은 인원이 면세점과 관광산업이 우위인 싼야에 집중됐습니다.” 자오징 매니저는 한국 식당은 한국인 면세 쇼핑 관광객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올해 중반 전후로 싼야~인천 직항이 재개되면 한국 유커들이 10만명가량 하이난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img4 중국 면세 굴기의 엔진 중면그룹 파상공세 중국은 2018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로 시작된 하이난 자유무역항 프로젝트를 통해 하이난을 제2의 홍콩으로 만들려고 한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탐방팀이 하이커우에 도착한 첫날인 2월 19일 기자가 하이커우에서 만난 현지인은 하이난이 앞으로 동방의 하와이처럼 모습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기자는 5일 동안 하이난성 싼야와 하이커우 등지를 돌아보면서 중국의 간판 면세 기업 중면그룹의 면세시티 사업이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 3년 기간 동안 오히려 빠른 약진세를 보였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중면그룹의 하이난 면세 영업 수입은 코로나 전인 2019년 132억위안에서 코로나 기간인 2021년 470억위안으로 뛰었다. 영업 호조로 주가도 1년 만에 무려 6배나 폭등했다. A주 시장에선 중면그룹의 중국중면을 ‘면세 분야의 귀주모태’라고 불렀다. 면세 업계 안팎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이런 성장 판도에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바짝 주목하고 있다. 텐센트 포탈뉴스에 따르면 코로나 전 중국인 면세품 소비 규모는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소비액의 80%는 외국 면세점에서 이뤄졌다. 세계면세협회에 따르면 2019년 중국 주민 면세품 소비 금액은 2300억위안으로 세계에서 4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해외 소비가 1800억위안이며 한국 면세 시장에서의 구매액은 1000억위안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중 갈등과 역글로벌화, 코로나 발생으로 인해 이런 추세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정세 변화에 대응, 중국 당국은 국내(내수) 대순환을 위주로 국내와 국제 쌍순환 촉진에 돌입했고, 메이드 인 차이나와 중국 소비를 국내 대순환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이런 배경하에서 2020년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에 대한 총체적 방안이 나왔고, 이어서 하이난 국내외 여행객 역외 면세(국내외 면세) 정책이 발표됐다. 중국은 싼야시와 하이커우시를 국제 관광 소비 중심으로 격상시킨다는 방침 아래 대대적인 수입관세 혜택을 부여하고 면세 쇼핑 한도액을 3만위안에서 10만위안으로 확대했다. 면세품 쇼핑객에 대한 단품 8000위안의 면세 한도액 규정도 철폐했다. 중국 면세·관광 업계는 하이난성 전체 공항 유동 인구가 2020년 5630만명에서 2025년 62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2026년까지 3년간 하이난 면세 시장의 복합성장률이 32.8%에 달하고 시장 규모가 2432억위안으로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팽창에 대응해 중면그룹 외에 다른 면세 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3년 초에는 왕푸징 국제면세항이 하이난에서 정식 영업을 시작했고 바이롄(百联), 다상(大商), 어우야(欧亚) 등이 면세사업자 등록을 추진하고 나섰다. 하이난 탐방 도중 동방TV 기자에게 요청해 받아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국 면세 사업은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분야였다. 코로나19 발생은 중면그룹 도약의 기반이 됐고, 거꾸로 한국 면세 사업에는 큰 타격이 됐다. 자료엔 2018년 한국 시내 면세점 판매의 84%가 중국 유커에 의한 구매였다고 적혀 있었다. 코로나로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 루트인 하늘길이 끊기면서 사실상 이 수치가 제로가 됐고 한국 면세 업계는 항공 업계와 똑같이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기자는 중면그룹의 싼야 국제면세시티를 돌아보면서 비록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지만 한국 면세 시장의 중국 유커 기여 비중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로나 경기 침체 와중에 하이난 면세 기업들은 한국 면세 산업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2월 23일 기자가 싼야에서 만난 중면그룹의 싼야 국제시티 자오징 매니저에 따르면 하이난 면세 업계는 가격을 낮추고 명품 품목을 확대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중국 면세 업계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자마자 한국 면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한국 관광객 등 해외 유커들을 끌어들이는 데 전력을 쏟고 나섰다. 중면그룹 cdf는 인천공항 진입 등 한국 면세 시장을 치고들어가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면세 쇼핑을 나가던 나라에서 쇼핑객을 유인하는 나라로 면모를 바꿔나갈 전망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4월호

이인경 MBK파트너스 부사장 “끊임없이 도전하라...절대 포기하지 말라”

| 김경선 소장 kyoungseon0428@gmail.com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최초 여성 파트너이자 임원인 이인경 부사장. 2021년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파워 비즈니스 우먼 20인’에도 선정된 바 있는 그의 일터를 찾아가 봤다. 아직까지 여성들의 진출이 제한돼 있는 금융업계, 그것도 가장 경쟁이 심한 사모펀드(PE) 업계에서 가장 최고위 임원인 파트너 자리까지 승진한 인물이다. 자본주의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금융업, 거기에서도 가장 고수들이 모인다는 사모펀드 업계에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그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얘기는 “도전하라”, ”일단 부딪쳐 보라”였다. 그리고 그 치열한 경쟁의 일터에서 어떻게 두 아들의 엄마로 살아남아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었는가란 질문에는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라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내 일의 핵심 가치는 기업을 밸류업하는 것” Q. MBK의 CFO라는 직책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일단 사모펀드 업계에 대한 이해를 좀 해야 하는데, 2004년 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사모펀드 관련 법이 제정되면서 1세대 사모펀드들이 등장했어요. MBK도 그중 하나였고, 사모펀드는 기업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입하는 경영참여형 M&A를 주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고, 그렇게 조성된 펀드를 가지고 투자할 투자처를 결정해야 합니다. MBK는 연기금 등 주로 기관투자자와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합니다. 이렇게 참여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내용 등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투자자 관리(LP relations) 업무를 제가 총괄하고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펀드레이징할 때 이러한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약정을 받고 정관 합의, 사후 관리 등 업무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성된 펀드의 재무적 성과와 리스크를 관리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MBK에 입사한 이래 7개 펀드가 조성이 됐고 펀드 규모가 수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죠. 1년에 한 번 11월경 투자자 총회를 개최하는데 보고되는 자료들이 방대하기 때문에 그때쯤이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그리고 2020년 파트너로 승진하면서부터 MBK의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여합니다. 한마디로 투자에 관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회의인데 거의 한 달에 한 번 가까이 열립니다. 회사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준하는 역할을 하고 그 결정에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와 고민도 필요합니다. Q. 본인 일의 핵심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경영참여형 M&A를 주도하는 사모펀드는 기업의 가치를 최대치로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기업의 경영 시스템 중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고 국제 기준에 맞춰 효율적인 운영이 되도록 하죠. 간혹 사모펀드 하면 ‘먹튀’라는 용어를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면 기업이 성장하고 그러면 고용도 오히려 늘어납니다. MBK가 인수하면서 근로자들을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한 경우가 없습니다. 고용을 늘려 왔습니다. 회사를 인수하고 경영하는 일을 주로 하면서 글로벌하게 해당 업종의 best practice들을 전파하고 최근 화두가 된 ESG 경영도 강화하게 됩니다. 특히 국내 대기업 계열사를 인수할 경우 거버넌스 측면에서 훨씬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 시스템 개선 계획의 설계, 실행, 이후 매각 등 전 과정에서 국제적 기준으로 효율성을 제고하고 그 성과는 투자자뿐 아니라 해당 회사의 근로자, 나아가 소비자들도 누리게 된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기업들을 밸류업하고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를 밸류업하게 되는 거죠. Q. 업무량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사모펀드 업계는 남성이 대부분이라 여성이 뛰어들기 어렵지 않나 생각되는데 여성의 장점이 발휘되는 부분이 있는지. A. 사모펀드 업계도 여성들 참여가 더 확대돼야 합니다. 지금까지 대규모 공채 방식이 아닌 추천 위주의 소규모 경력직 채용 방식이다 보니 여성들에게 기회가 덜 제공됐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여하다 보니 의사 결정에 있어서 다양성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투자 결정이나 리스크 관리 등 동일한 관점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보아야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금융위기 이후 여성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각됐고, 투자 결정에 있어서도 균형감이 중요해지면서 여성 인력들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어요. 소비재나 서비스업, 헬스케어 등 여성이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산업이 성장해 투자처가 다양해진 영향도 있습니다. 케이시 마츠이 전 골드만삭스 일본 부대표가 ‘Womenomics’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 것처럼 시장 흐름을 이해하는 데 여성의 시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사모펀드 업계에서도 여성 인력에 대한 요구도 높아질 것입니다. 커리어 시작은 일단 부딪치기...작은 인연 큰 결실로 Q. 사모펀드 업계에서 부사장의 현재 위치나 역할을 볼 때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데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랬는지. A.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취업한 직장은 외국계 보험회사였습니다. 여기는 제가 무턱대고 일하고 싶다고 인사담당자에게 이력서를 보낸 곳이었어요. 제가 대학을 졸업한 1990년 초만 해도 대기업이나 금융회사 취업이 쉬운 시절이었어요. 그런데 그 당시만 해도 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는 여성에게 유니폼을 입게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유니폼이 용납이 되지 않아 외국계 금융회사 취업을 희망하게 됐죠. 무턱대고 외국계 은행이나 투자기관에 입사원서를 냈습니다. 그 당시 외국계 회사 사무실들이 밀집해 있는 교보문고빌딩에 와서 직접 인사부서를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보안이 철저하지 않아 “인사부서가 어딘가요?” 하고 찾아가서, “취업하고 싶어서 원서 내러 왔다”고 하면 “거기 두고 가세요”라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작정 부딪친 거죠. 그러던 중 라이너생명보험이라는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마침 그 회사와 같은 건물에 대형 회계법인이 있어서 회계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보험회사는 오래 다니지 않았고 결혼과 출산으로 회사를 그만둔 후 경영대학원을 새로 들어갔어요. CPA를 준비하려면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서였죠. 출산한 이후 CPA를 합격했고 이후 안진회계법인에서 근무했는데 국내 대기업보다는 작은 해외법인들을 주로 담당했어요. 여자이고 영어 실력이 있으니 좀 편하고 영어가 필요한 일을 맡겼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일 욕심이 많았던 때라 그 당시에는 좀 불만스러운 면이 있었으나 오히려 나중에는 커리어에 더 큰 도움이 됐죠. Q. 이 분야에 진출하고 싶다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요. A. 앞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완전 신입사원은 거의 뽑지 않습니다. 컨설팅 회사나 투자은행 등에서 경력을 쌓은 경력자를 리크루팅합니다. 회계법인에서 오는 경우도 있고요. 컨설팅 회사 경험이 있다면 다양한 회사에 대한 전략업무를 경험한 것이 큰 장점이 되고, 발표 역량도 뛰어나다면 투자 유치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처럼 재무팀으로 들어올 때는 회계법인에서의 세무부서나 감사부서 경력이 도움이 됩니다. 재무정보를 읽는 일에 익숙해야 하고 국제조세나 상법, 자본시장법 등 금융 관련 법규에 대한 지식도 큰 도움이 됩니다. Q. MZ세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처음부터 중요하고 큰 일만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도 돌아돌아 여기까지 왔지만 당시에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나중에는 귀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회계법인에서 중요한 대기업보다 작은 외국계 업무를 했던 것이 오히려 지금 더 도움이 된다는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그때그때 최선을 다한 것이 나중에 더 큰 결과로 찾아오게 되는 것 같아요. 20대에 자신의 인생 전체를 설계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img4 ‘일하면서 아이 키우기’ 힘들지만...커리어 포기 말라 Q. 특별히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A. 일-가정 양립이 여성만의 고민은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하지만 많은 여성 후배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이렇게 얘기해 주고 싶어요. “절대 포기하지 말고 보릿고개 넘듯이 힘든 시기를 버텨 내라.” 물론 아직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지켜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일이나 육아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아이도 키워 보면 집중적인 케어가 필요한 시기는 그리 길지 않아요. 아이의 공부까지 부모가 대신 해줄 수는 없기에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고 싶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4월호

전기차 화재 걱정 마! 배터리 안전의 핵심 '분리막'

배터리 쇼트·이물질 막는 ‘프런트 맨’ 역할 에너지 밀도 높이기 쉬운 습식 분리막 대세 | 신수용 기자 aaa22@newspim.com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2차전지의 안전을 책임지는 ‘분리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분리막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분리막은 무엇인가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2차전지인 리튬이온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요소입니다. 분리막 두께는 머리카락 굵기의 25분의 1에 불과한 4㎛(마이크로미터)에서 최대 25㎛지만, 2차전지 원가의 약 15%를 차지합니다. 정식 명칭은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Lithium-ion Battery Separator)입니다. 절연 소재로 이뤄진 얇은 막으로,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으면서 리튬이온만 잘 지나다니도록 하는 것이 분리막 기술의 핵심입니다.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하면 단락(쇼트·합선)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의 안전성을 위해 분리막이 꼭 필요합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은 차단하면서 0.01~1㎛의 미세한 기공(공기 구멍)으로 리튬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과전류가 흐를 경우에는 분리막의 기공이 닫히면서 리튬이온의 통로를 차단해 배터리가 더 이상 과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또 분리막은 높은 기계적 강도를 지니고 있어 강한 힘을 받을 때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이물질들을 막아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건식 분리막 vs 습식 분리막 분리막은 주로 폴리에틸렌(Polyethylene·PE)과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PP) 등 절연 특성이 뛰어난 고분자 소재가 사용됩니다. 분리막은 제조 방식과 원재료에 따라 크게 건식과 습식으로 나뉩니다. PP와 PE, 기타 재료 등을 활용하는 건식 제조는 물리적인 연신(늘리는 공정)과 열처리 공정, 기계적인 힘으로 필름 원단을 당겨 기공을 만듭니다. 습식과 비교하면 초기 투자비용이 덜 들고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아 비교적 친환경적인 데다 제조 공정도 간단하나 균일한 기공을 만들어 내는 기술 장벽이 높습니다. 이에 기공 크기가 불균일하고, 습식에 비해 기계적 강도도 약합니다. 건식은 주로 전기버스에 사용됩니다. 습식보다 저렴하지만 두꺼워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습식 분리막은 건식에 비해 얇고 밀도가 높아 상용 전기차 대부분이 습식을 채택하는데 그만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됩니다. 유기용매 등 추가 재료가 필요하기에 단가 상승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습식 분리막 제조는 PE를 원재료로 고온·고압으로 납작하게 만드는 압출과 연신, 화학처리 등을 거칩니다. 압축된 PE 시트가 식으면서 서서히 굳어질 때 필름 틈에 채워져 있던 것들이 빠지면서 기공이 생깁니다. 고분자 소재와 저분자량의 왁스를 혼합해 고온에서 필름을 압출한 뒤, 용매(솔벤트)로 왁스를 추출해 미세다공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작이 간편하고 기공이 균일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습식은 건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은 높지만 얇아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좋습니다. 과거에는 분리막으로 필름 소재 하나만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분리막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코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얇은 습식 분리막을 보완하려고 세라믹 코팅을 하는데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분리막) 같은 강화 분리막으로 불립니다. 국내에선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더블유씨피(WCP)가 유일하게 습식 분리막을 생산하고, 해외에선 일본의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상해은첩 등이 진입해 있습니다. LG화학과 도레이가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관련 특허를 일부 공동 보유 중입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차전지 분리막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1년 4조1000억원에서 2025년 11조원으로 연평균 28%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4월호

AI챗봇 기술 너도나도 공개했지만 천문학적 운용비용에 우는 빅테크들

챗GPT 유지 비용만 매월 300만달러...유료화도 모험 AI 스타트업, 빅테크 클라우드 사용하고 지분 내주고 전문가 “FTC가 경쟁자 기회 제한 우려 주목할 것” | 실리콘밸리=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챗봇 개발 및 운용 비용으로 1~2년 (기업들이) 고생할 수 있다. 실용화에도 1~2년 걸릴 것이다.” 실리콘밸리 대부인 존 헤네시 알파벳 회장은 최근 구글의 대화형 인공지능(AI) ‘바드(Bard)’ 발표가 성급했다는 비판에 대해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바드 공개를 망설였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AI만 10년을 연구해 온 구글 최고 수장의 솔직한 진단은 업계에 다시 경고음을 울렸다. 실리콘밸리 업계에서는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검색 패러다임의 변화에는 공감하면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챗봇의 상용화를 위해 개선해야 할 기술도 많지만 천문학적인 비용도 문제다. 또 전통적인 검색이 변화하게 되면 광고 수익모델도 바뀔 수 있어 이 같은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검색엔진 운용 비용만 천문학적인 숫자 AI 챗봇 개발에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빅테크들도 예외는 아니다. 헤네시 알파벳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바드를 활용해 사용자 질문에 대답하려면 기존의 키워드 검색 방식보다 비용이 10배 이상 들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도 AI 챗봇 투자가 알파벳의 수익을 잠식할 수 있을 정도라고 우려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구글이 바드를 활용해 검색엔진을 운용하려면 2024년까지 최소 6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구글이 지난해 총 3조3000억 건의 사용자 검색을 처리했는데 이 중 절반을 AI 챗봇이 50자 내외의 답변으로 처리한다고 가정할 경우 나온 수치다. 만약 현재 챗GPT처럼 사용량이 몰리거나 답변 내용이 길어지면 비용은 폭증할 수 있다. 지난해 알파벳이 벌어들인 순수익은 600억달러인데 최소 약 10분의 1을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만만치 않은 반도체 칩 비용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추정에 따르면 MS는 ‘빙(Bing)’ 검색 내 오픈AI 기반 챗GPT 모델은 1초 이내에 질문에 대한 응답을 제공하기 위해 8개의 GPU가 필요하다. 이 속도라면 빙에서 모든 사람에게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2만개 이상의 8-GPU 서버가 필요하다는 추산이 나온다.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기술분석가인 안토니 치카이반은 “MS에서 빙 규모 사이즈를 운영하려면 40억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들보다 스타트업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마드 모스타크 스태빌리티 AI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시장 가격으로 모델을 훈련하는 데만 60만달러가 든다”면서 “여기에는 대규모 언어모델을 지원하는 AI 추론(inference) 또는 모델 배포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도 지난해 트위터를 통해 “적절한 시점에 유료화를 해야겠다”며 “챗GPT 구동에 들어가는 비용이 눈물 날 정도로 비싸다”고 밝혔다. 챗GPT 검색 1회당 답변 비용은 1~2센트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오픈AI는 챗GPT 출시 2개월 만에 월 20달러인 유료 서비스를 내놓았다. MS는 이 같은 높은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인상 정책을 예고하며 치고 나갔다. 최근 ‘빙 서치 API’ 이용료는 5월 1일부터 3배 이상 인상된다. 요금제마다 가격은 다르며 가격 인상 후에도 매월 1000건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무료 요금제의 초당 트랜잭션(TPS)은 3TPS다. 이 같은 인상은 검색엔진 투자를 회수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검색 광고로 먹고사는데 AI가 판도를 바꿔 ‘딜레마’ 빅테크들의 또 다른 딜레마는 AI가 전통 광고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광고 수익모델은 검색 결과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AI 챗봇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광고 시장 수익이 주사업인 구글의 고민은 깊다. 브렛 윈턴 아크인베스트먼트 수석 미래학자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구글의 딜레마는 AI 챗봇을 개발시키고 있는 데서 출발점이 있다”며 “AI로 전환하는 과정에 검색 사업의 비용은 증가하고 광고가 줄어들게 될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구글의 주력사업인 검색엔진은 검색 결과를 통해 이용자를 여러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게 하면서 광고 수익을 얻는 구조다. 즉 사용자가 검색하는 여러 가지 질문을 분석해 표적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입을 크게 올릴 수 있었다. 데이터 회사 스타트카운터에 따르면 현재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거의 93%, 빙의 점유율은 약 3%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 광고 총 매출은 2240억달러였으며, MS는 약 180억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MS는 광고가 주수입원이 아닌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필립 오크덴 MS 부사장은 애널리스트들에게 “빙의 광고 사업은 검색 광고 시장에서 점유율이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20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MS는 발 빠르게 최근 빙의 챗봇 검색에 광고를 결합하는 형식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검색 광고 수익모델은 챗GPT 등장으로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어 검색 광고 유형 등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질 전망이다. AI 챗봇이 생성한 응답에 전통적인 검색 광고나 새로운 유형의 광고를 결합하는 방식 등이 시도됐다. 예컨대 새로운 빙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왼편에 기존 검색처럼 관련 링크들을 찾아서 보여준다. 동시에 오른편에 채팅창을 열어 검색 결과를 요약하는 답변을 대화체로 제시하면서 그 아래에 답변의 근거가 되는 링크 세 개를 제시한다. MS는 최근 대형 광고대행사들과의 회의에서 이 채팅창에 전통적인 검색 광고를 결합하는 방식을 예로 들었다. 채팅창에 광고가 들어가면 기존 검색 광고에 비해 더 눈에 띌 수 있다는 장점을 꼽았다. 또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도도 있다. 예를 들면 ‘멕시코에서 가장 좋은 호텔은 어딘가’라는 질문에 챗봇의 답변과 함께 호텔 광고가 팝업 형식으로 뜨는 방식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 방식은 광고하려는 링크가 챗봇의 답변 아래로 밀리는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채팅창에서는 챗봇의 답변이 상단에 있어 검색 광고가 아래로 밀려 효과가 기존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개발됐다”고 평가했다. 또 주요 광고 그룹인 옴니콤은 고객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MS와 구글의) 발표가 검색 분야에서 2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대화형 AI가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지배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3월호

도전보다는 ‘기회’ 바이차이나는 2023년 컨센서스

1분기 예열, 2분기 회복에 가속도 ‘정책 국회’ 양회 회복 전환 기폭제 올해 성장목표치 5.5% 내외 예상 |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2023년 ‘위드 코로나 원년’을 맞은 중국 경제가 강력한 거시정책 부양과 내수시장 호전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기국회 격인 3월 양회(전인대와 정협)를 맞아 중국 국내외 기관 및 전문가들이 내놓는 2023년 중국 경제 ‘수정 예측보고서’들은 성장률이 최소 5% 이상, 높게는 6% 내외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3년 중국 경제 수정 보고서들은 1월 31개 성시 지방인대의 2023년 성장 목표치 발표와 1월 원단(연말연시)과 설 연휴, 정월대보름 소비 시즌 이후의 경제 상황이 업데이트됐다는 점에서 3월 양회 이후 경제 전망에 많은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2023년 중국 경제는 2022년 같은 코로나 변수가 없는 한 최소 5%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총리 내정 상태인 리창(李强) 정치국상무위원은 3월 초 전인대에서 정부 성장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5% 내외로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관찰보는 1월 중국 국내외 금융기관 26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2023년 중국 예상 성장률을 5~6%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IMF는 작년 말 2023년 중국 성장률을 세계은행과 비슷한 4.6%로 전망했다가 설대목이 든 1월을 보내고 난 뒤 5.2%로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2023년 중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당초 2022년 말 예상치보다 훨씬 낙관적’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로 굳어지고 있다. 감염병 통제를 ‘을류 을관리’로 전환한 사실상의 위드코로나 ‘1월 8일 조치’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국내외 기관들은 2023년 글로벌 경제 부진 속에 중국이 글로벌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월 7일 싱가포르 매체는 ‘중국 위드 코로나가 중국의 미국 추격을 앞당기고 미국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3년 1월 초 예상보다 빨리 지나간 코로나 감염 피크와 예상을 뛰어넘는 설 소비가 2023년 중국 전망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설 연휴 이후 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고 3월 양회 전후로 내수진작책이 본격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경제는 일단 코로나 위협권에서 벗어났다는 게 중론이다. 인민일보는 2월 7일 중국 질병통제센터 유행병학 우준유(吴尊友) 수석 전문가를 인용, 1월 21일 전 국민의 80%가 감염돼 향후 2~3개월 동안엔 코로나 위험이 소멸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중국 감염 피크가 1월 5일(162만5000명)에 지났다. 환구망(环球网)은 기관 보고서를 인용, 2023년 1분기 중 코로나 영향이 대부분 해소되고 2분기부터 경기가 급속한 회복력을 보일 것이며 이런 추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노무라연구소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 ‘여진’에서 탈출했다며 이는 소비 회복의 단단한 기초라고 밝혔다. 노무라는 2023년 한 해 중국 GDP 성장률 예상치를 4.8%에서 5.3%로 상향 조정했다. 2023년 1~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6%, 7.6%, 4.6%, 5.6%로 제시했다. 스위스은행 아주경제 왕타오(王涛) 주관도 설 이후 경기확장세가 자츰 보폭을 넓힌 뒤 양회가 치러진 이후 2분기에 들어서는 경제가 한층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설 소비 회복, 올해 전망 밝혀...부동산도 기지개 중국은 2023년 코로나 통제 전면 해제로 3년 만에 설다운 설을 맞았다. ‘1.8 위드 코로나’ 조치 후 맞은 2023년 설 연휴(1월 21~27일) 기간 중국 주요 도시 번화가와 관광유적지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설 연휴 뉴스핌 통신사 기자가 현장 취재한 충칭 번화가 제팡베이 거리와 팔일로, 코로나 3년 만에 운항을 재개한 산샤 크루즈 장강3호와 백제성 등 장강변 주요 관광도시, 2019년 말 코로나 진원지 우한의 명동 장한로와 황학루, 베이징 번화가 왕푸징과 전통 고거리 첸먼대가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중국 문화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설연휴 기간 중국 국내관광객은 모두 3억1000만명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른 약 1주일간 국내 관광수입만 해도 3758억4000만위안(약 73조원)으로 30% 증가했다. 설 연휴 기간 전국 소매 및 외식 기업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났다. 2022년 12월 소매판매액이 1.8% 감소한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중국 국내외 많은 기관들이 원단과 설 연휴가 든 1월을 지내고 경쟁하듯 성장 전망치를 수정하고 나선 중요한 이유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2023년 중국 경제를 밝게 점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3년간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관광·레저·영화·외식 등 오프라인 서비스 영업 분야가 2023년 설에 용수철 회복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 국내 여행객 수는 코로나 전인 2019년의 90% 수준까지 회복됐다. 2023년 설 박스오피스는 사상 두 번째 흥행을 기록하면서 코로나 3년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피치는 영화에 이어 외식·여행·미용·문화오락·의류·패션·화장품 등 코로나 시기 움츠러든 비필수 서비스 분야 영업이 빠르게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의 또 다른 축인 투자 분야도 위드 코로나 이후 조금씩 활기를 되찾을 조짐이 보인다. 2월 7일 차이징 잡지는 2023년 1월 통계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50.1%, 비제조업 PMI가 54.4%로 경기 회복을 예시했다며 제조, 투자와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기자가 2023년 1월 취재차 찾은 베이징 근교와 쓰촨성 청두, 충칭직할시, 후베이성 이창과 우한 등지에서는 도처에 타워크레인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부동산의 잠재적 리스크가 한껏 높아졌지만 대형 분양 건설 프로젝트는 여전히 활발히 추진 중이었다. 중국 경제 성장의 추체인 지방정부들은 ‘경기 회복이 바로 20차 당대회 정신’이라고 강조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총동원령을 내리고 나선 상황이다. 지방 2선 대도시들도 투자 고삐를 조이면서 중국식 현대화 건설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일각에선 대도시들도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를 4%대에서 3.7% 내외까지 낮췄다. 2023년 1월 23일 충칭 산샤유람선 장강3호에서 만난 안후이 성의 중국인 유커는 자신이 전직 지방 국자위 직원이라고 밝힌 뒤 일부 도시에서는 일정 직급 이상 경제 사정이 괜찮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아파트를 구매하게 하는 ‘집 한 채 더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비스와 디지털 경제 신성장 엔진 3월 양회 무대의 전인대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에선 거시 부양 및 소비진작 정책, 중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인 디지털 경제 육성책이 대거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적극 재정과 온건 통화 정책은 이미 2023년 경제 운영의 큰 축으로 정해졌다. 21세기경제보도는 3월 양회의 거시 부양과 관련해 2023년 재정적자율이 3% 내외,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이 3조6500억위안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매체 환구망은 2월 7일 기관 보고서를 인용, 2023년엔 중국이 글로벌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중국 경제 성장은 서비스 소비와 디지털 경제가 견인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수 서비스의 경우 외식·레저·스포츠·문화오락·항공·운수 등 코로나 3년간 움츠러든 업종에서 용수철 회복세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초 중국 상무부는 2022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 정신을 실천, 소비 촉진에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득 증대와 취업 등 국내 시장 수요 확대를 위한 정책적 조치들도 잇따를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주민 수입을 증가시키는 데 재정적 뒷받침을 강화하고 신에너지 자동차와 가전가구, 양로 서비스 분야의 소비에 대해서도 정책적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환구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신경제와 신업태, 신산업이 중국 경제 성장의 주역으로 한층 전면에 모습을 내밀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 기간에도 꾸준히 규모를 확대해 온 디지털 경제가 중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디지털 경제 규모는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2021년 45조위안으로 세계 2위에 올랐으며,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했다. 중국의 5G 기지국은 전국에 걸쳐 220만 개가 분포해 있고, 5G 가입자는 한국 인구의 10배 규모인 5억60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스마트 제조 및 디지털화 지수인 중국의 등대 공장은 42개로 세계 전체의 36.8%를 차지한다. 국내외 기관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2023년 중국 경제엔 여전히 궁금증이 남는다. 본토 증시 A 주식과 같은 위안화 자산에 투자를 해도 괜찮은지, 중국 시장과 경제 앞날에 잠복된 어떤 리스크를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중국 경제를 둘러싼 잠재적 리스크들은 미·중 대치와 미국 금리 인상 및 경제 위축, 글로벌 수요 둔화, 코로나 변이 재확산이다. 국내적 요인으로는 지방채권 처리 문제와 민영기업 위축, 실업, 고(高)레버리지, 그림자 금융, 국유기업 신용채 디폴트 리스크 등이다. 다만 코로나 방역 정책을 ‘위드 코로나’로 대전환하고 나섬에 따라 중국 경제를 짓누르던 내적 부담 요인들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 경제나 시장이 일정 정도 심리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역 통제를 풀고 1월 경기(설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 앞날에 불확실성이 적지 않게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매체 차이징은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정서는 특히 코로나 방역 통제가 완화되기 시작한 2022년 말 이후 한층 확산됐으며, 현재 국내외 투자업계의 컨센서스로 굳혀졌다고 보도했다. 2022년 말 이후 월가와 유럽 금융중심가에서 시간이 갈수록 많은 투자자들이 2023년 중국 경제 호전과 자산가치 회복에 대해 밝은 기대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1월 중 중국 증시로 흘러든 대규모 외자 유입이 이를 잘 증명해 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방역통제 해제, 즉 ‘위드 코로나’ 시행이 중국에 사업체를 둔 다국적기업과 신흥국가에 더 많은 혜택을 안겨줄 것이라며 중국은 여전히 도전보다 기회 요인이 큰 시장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계속 중국 시장에 모여들 것이라는 얘기다. 차이징은 2023년 중국 증시의 신주 발행 등록제 시행으로 A주 투자 환경의 질적 개선이 촉진되고 외자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며 시장 전망을 밝게 점쳤다. 골드만삭스는 2022년 11월 이후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연속 3개월 중국 주식을 순매수했다며 2023년 중국 본토 증시 A주와 홍콩주식, 해외시장 중국 테마주가 모두 상향 재평가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증권일보는 2022년 말과 올 초에 외자가 중국 자본시장의 주연으로 A주 시장을 이끌었다고 소개한 뒤 특히 2023년 들어 2월 3일까지 한 달여 간 중국 본토 종목 총 5079개 가운데 4479개 주식의 가치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증권일보는 주식발행 등록제로 인해 A주 시장에 장기 투자자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등록제 전면 시행 기대감에 최근 중국 증시 주간 거래규모는 4조900억위안으로 작년 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3월호

"세계 1위? 쉽지 않았죠" KGC인삼공사 정관장

인삼 생산량도 역대 ‘최대’...R&D 성과 전통과 혁신 더한 ‘고려인삼창’서 제조 중화권 넘어 유럽·중동으로 시장 활로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세계에서 ‘인삼’ 하면 대한민국, 우리나라에서 ‘인삼’ 하면 정관장이죠. KGC인삼공사의 정관장이 지난해에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인삼 브랜드로 꼽혔습니다. 무려 10년 연속입니다. 작년 세계 인삼 소매시장 규모는 3조1390억원인데요.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조3190억원(41.9%)이 정관장 매출입니다. KGC인삼공사는 기존 중국, 대만, 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중동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데요. 어떻게 세계 최고 수준의 인삼을 재배할 수 있는지 KGC인삼공사의 기술력을 알아봤습니다. 6년근 인삼 수확까지 8년...철저한 토양관리 지난해 정관장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기도 했지만 인삼 재배량도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KGC인삼공사가 계약재배로 수확하는 인삼밭 면적은 774ha(헥타르)로, 피파 공식 축구장(0.7ha) 크기의 약 1100배에 달합니다. 비무장지대인 철원, 양구, 화천에서부터 해남 땅끝마을까지 전국 72개 행정구역에 위치한 1700여 계약재배 농가에서 인삼 수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관장 홍삼의 원료가 되는 6년근 인삼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인삼의 재배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인삼을 심기 전 2년간 토양 관리에 들어갑니다. 인삼이 자라기 적합한 토양을 전문 직원들의 현장답사 후 토양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곳에만 정관장 인삼을 심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관장 홍삼은 2년 동안 땅의 기운을 먼저 키우고, 인삼을 재배하는 6년을 거쳐 총 8년이라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갑니다. 정관장은 8년 동안 7회에 걸쳐 최대 430여 가지 안전성 검사를 실시해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KGC인삼공사는 토양 선정부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100% 계약재배 방식으로 원료인 6년근 수삼을 수확하는 것은 물론, 농가 계약에서부터 안전성 검사까지 전 재배 과정을 KGC인삼공사의 매뉴얼대로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계약재배를 통해 키워진 인삼은 수확 전 최종 안전성 검사를 마친 후 전문 직원 입회하에 다른 인삼이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이뤄집니다. 인삼 생산량 역대 최대...재배시설도 현대화 KGC인삼공사가 지난 한 해 전국 정관장 계약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6년근 인삼을 구매한 결과 평균적으로 10a(아르) 면적당 780kg의 인삼을 수확했습니다. 역대 가장 많았던 생산량입니다. KGC인삼공사는 세계적인 폭염 등 이상기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최근 10년간 인삼 생산량을 37% 늘려왔습니다.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전체 인삼 품종 40건 중 60%는 KGC인삼공사의 품종입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 온난화로 이상기후가 가속화되자 20년 연구 끝에 고온에 강한 ‘선명’을 개발해 냈습니다. 재배지 준비부터 수확까지 8년 가까이 걸리는 인삼의 특성상 연구기간이 최소 10년에서 길게는 20년 넘게 소요됩니다. 인삼 재배시설도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 KGC인삼공사는 이상기후에도 대응이 가능한 ‘소형터널 해가림시설’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설은 내구성이 강한 철재파이프를 사용한 아치형 구조로, 설치가 쉬울 뿐만 아니라 토지 이용률도 20%가량 높일 수 있습니다. 최대 적설량 40cm에도 안전하게 버틸 수 있고 한여름 고온 현상이 지속되더라도 이전보다 넓은 공간과 개폐식 통풍조절이 가능합니다. 전통 제조기법과 첨단 제조설비의 만남 인삼 재배뿐만 아니라 정관장 제품도 최첨단 제조시설에서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과학적인 제조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집니다. 충남 부여에 위치한 KGC인삼공사 고려인삼창은 세계 최대 규모의 홍삼 제조공장이자 고려삼 제조 기술을 계승한 가장 오래된 홍삼 제조공장입니다. 1978년 이전을 거쳐 금강 인근 현 부지에 터를 잡은 고려인삼창은 18만㎡ 부지에 9만9000㎡ 생산시설을 갖추고 연간 8000여 톤 이상의 수삼 처리가 가능합니다. KGC인삼공사는 2014년 강원도 원주에 고려인삼창 원주공장을 신설하고 최첨단 이물질검출기, 초고속 파우치충전기, 저손상 수삼세척기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해 미래형 스마트 공장을 갖추기도 했습니다. 고려인삼창에서는 자연건조, 정형, 선별 등 전통적 홍삼 제조기법과 증삼, 추출, 포장 등 현대적 제조설비가 결합돼 고품질의 홍삼 제품을 제조합니다. 이곳에서 연간 8000톤의 6년근 인삼이 △증삼(인삼을 찌는 과정) △건조(찐 인삼의 수분 함량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과정) △정형(찌고 말린 홍삼의 모양을 다듬는 작업) △선별(뿌리삼이나 홍삼 가공제품에 쓰이는 재료를 고르는 과정) 등 세심한 수작업과 첨단 공정을 거쳐 세계 최고 품질의 정관장 홍삼으로 탄생합니다. 이러한 전통적 홍삼 제조기법과 의약품 제조시설에 버금가는 설비로 고려인삼창은 한국은 물론 호주 TGA(의약품감독국), 일본 FMDA(후생노동성) 등으로부터 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 기준(GMP) 인증을 받았습니다. 원재료부터 제조, 출하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위해물질이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위생관리 시스템인 HACCP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또 식품안전경영시스템 인증인 ISO22000 인증도 받아 수준 높은 제조 기술력과 위생 관리 역량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2월호

“중국 큰 장 선다” 2023년 中 중속 성장 페달

미증유의 한 시대 ‘코로나 3년 전쟁’ 마감 2023 성장 목표치 5% 이상, 5.5% 내외 재정적자율은 2.8%에서 3%로 확대 전망 |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중국 경제가 길고 어두운 코로나 3년 터널을 빠져나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경제 예측기관들은 2023년 중국 경제에 대해 여전히 도전은 엄중하지만 코로나19 통제 영향이 점차 소멸되면서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관들은 2023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 목표 성장률이 5.5% 내외로 설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2023년 중국 성장 전망치를 대체로 4% 후반, 5% 내외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적극 재정과 온건한 통화정책으로 시장을 부양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23년 재정적자율이 3%로 2022년 2.8%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 동력인 부동산 경기가 반등세를 보이고,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내수 소비 경제도 점차 활기를 띨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심리도 차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11월 이후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중국 경제·사회에 ‘코로나와의 3년 전쟁’이라는 한 시대가 마감하고 새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미래 ‘코로나 상황’에 대해 현재로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일단 경제와 주민 일상은 빠른 속도로 3년 전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2023년 새해 중국은 경제 살리기, 내수를 핵심으로 한 경제 부양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내수 소비를 통한 경제 안정에 전력할 것. 고질적 투기 외에 모든 수단을 강구해 부동산 경제를 살려낼 것.’ 2022년 12월 15~16일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내린 ‘특명’이다. 중앙경제공작회의의 이 결정은 시진핑 총서기의 지시이자 법이나 다를 바 없다. 1월 이후 나올 2023 지방경제 목표와 3월 발표될 양회 정부업무보고에도 이런 내용이 강조될 전망이다. 중국이 2022년 11월 이후 코로나 방역 정책을 ‘위드코로나’로 전환함에 따라 2023년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12월 26일 나온 코로나 전염병 ‘을류 을관리’ 전환 조치(2023년 1월 8일 시행)로 중국의 코로나 방역 통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완전히 되돌아갔다. 이로 인해 2023년 중국 경제는 우한(武漢) 코로나 사태 이후 3년간의 질곡에서 벗어나 위드코로나 원년이라는 신시대를 맞게 됐다. 내수 중시 질적 성장을 향한 거시경제 운영 프레임 전환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내수 소비와 부동산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2023년 경제성장률 5~6% 달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관과 전문가들은 2023년 양회 정부업무보고 때 공개될 정부 목표 성장률이 5%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본다. 2023년 중국 거시 성장률에 대해 중국 기관 및 전문기관들은 5% 이상, 외국 기관들은 4% 후반대를 점친다. 지방 부채와 더딘 소비, 美 경기 하강 변수 대형 투자기관 중금(中金)은 보고서에서 코로나 이후 재정 및 준재정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되고 서비스 및 신흥 산업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며 2023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5.2%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싱크탱크 베이징대학 국민경제연구센터는 수급 난조와 내수 및 외수(수출) 부진,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2023년 중국 경제에 여전히 도전 요인이라며, 다만 2023년 거시 부양과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성장 목표는 2022년과 같은 5.5%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사회과학원(사과원)은 거시 정책이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실물경제 융자비용과 부채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과원의 거시경제 싱크탱크 연구실 펑쉬밍(冯煦明) 주임은 2023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5% 이상으로 내다봤다. 펑 주임은 위드코로나 이후의 빠른 소비 회복세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저 효과에다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의 정책 보너스도 2023년 경제에 긍정 작용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하이재경대 류위안춘(刘元春) 총장은 코로나 방역 통제가 대부분 폐지되고 단기 코로나 확산 풍파가 사그라들면 경제가 급격히 호전될 것이라며 정부의 2023년 목표 성장률이 5~6%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중국 기관인 절상(浙商)은행은 중국 경제의 장기 전망은 밝지만 단기적으로는 낙관이 쉽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방정부 부채와 느린 소비 회복, 미국 등 글로벌 경제 하강을 이유로 내세워 2023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4.5%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방 기관들의 2023년 중국 경제 전망치는 중국 전문가 예상에 비해 다소 신중함이 느껴진다. 소비 위축과 공급 충격, 시장심리 약화 등 중국 경제를 짓누르는 이른바 3중 압력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대다수 기관들은 경제 회복과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비교적 밝게 내다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4.4%로 내다봤고, 국제금융포럼은 4.6%로 전망했다. 서방 투자기관인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각각 2023년 중국 성장 전망치를 4.5%, 5%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2023년 중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 국면에 진입, A주 주가가 호조를 보이고 위안화 가치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정부 방침 및 정책에 따라 2023년 중국 경제 성장은 소비가 주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P모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12월 코로나 방역 통제 전면해제, 즉 ‘위드코로나’에 따른 단기 감염자 대확산 진통이 해소된 뒤 2023년 2분기 이후 중국인 외출, 여행 및 일상이 3년 전으로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며 2023년 GDP 성장률을 5%로 전망했다. 2023년 상반기 부동산 바닥 찍고 반등 중국 경제의 2023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경기 회복의 구원투수 격인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2023년 1월 8일 이후 코로나 방역 ‘을관리 전환’ 과 중국의 안정성장 정책 기조에 따라 중국 자본시장의 외자 순유입도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위드코로나’ 원년인 2023년 중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어느 때보다 강력한 부동산 부양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은 내수 소비 및 투자와 맞물려 있다. 경기가 바닥인 상황에서 경기를 살리려면 부동산을 회복시켜야한다. 총 GDP 중에서 부동산 산업의 비중은 7% 내외에 달한다. 건축 등 관련 산업을 합치면 14% 내외에 이른다. 경제 성장에서 부동산이 기여하는 비중은 30% 정도다. 총대출 가운데 부동산 비중도 39%다. 이런 부동산시장이 2021년 이후 하방 압력이 가속화하면서 코로나 3년 차인 2022년 디폴트가 빈발하고 부동산발 금융 리스크 우려도 고조됐다.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분양 인도가 지연되고 시장 불안도 확산됐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지주 산업인 부동산이 경착륙 우려를 보이면서 경제도 한층 가파른 하강 추세를 보여 왔다. 민생은행은 시장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2023년 부동산 투자 증가 속도는 마이너스 3%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대응이 긴박해졌다는 얘기다. 투기 규제를 강조하는 팡주부차오(房住不炒)라는 말도 쏙 들어갔다. 2022년 12월 열린 중국 최고 경제정책회의 중앙경제공작회의는 경제 회복을 위해 부동산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는 분양 물건의 정상적인 인도와 민생 안정 보장, 이를 위한 부동산 분야의 합리적 융자 수요 충족 등을 강조했다. 중국은 이미 2022년 한 해 부동산 금융 완화 및 구매 제한 폐지, 주택담보대출비율 확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동산시장을 부양해 왔다. 2022년 내놓은 금융 16조와 금융 신 5조 등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이 앞으로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2023년 1월이나 1분기 중 부동산 장기대출 등의 잣대가 되는 5년물 LPR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대출 금리도 계속 하향 추세다. 첫 주택구매 대출 금리는 4.17%로 내렸다. 민생은행은 부양책이 가속화하면 상반기 부동산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견고한 펀더멘털, 투자 블루오션 여전 기관 분석가들은 중국 주식시장도 어느 정도 바닥이 다져졌다며 2023년 시장이 2022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가 증시를 강하게 지탱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자본의 중국 자본시장 투자 흐름을 볼 때 단기적으로는 간혹 순유출이 발생했지만 장기적 투자 흐름으론 외자의 A주 투자금액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11월 들어 12월 22일까지 외국자금의 A주(중국 본토증시 상장 주식) 순유입 총액은 922억위안에 달했다. 최근 1년 총유입액 1017억8700만위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중국 대형 투자기관 중신(中信)증권은 2022년 11월 이후 중국 방역 정책의 전환과 2023년 3월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마감, 위안화 가치 강세 등 내외부 환경 변화로 중국 A주가 2023년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간 중국 분석가는 2022년 1년 가까이 중국 주식투자 수익률이 현저한 하락세를 보였다며 2023년과 2024년 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에측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2023년 중국 증시 투자에 신뢰를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 투자 수익률은 현재 9%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2023년에는 수익률이 11%포인트 이상, 2024년에는 11.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외국 투자기관들이 중국 위안화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태도다. 골드만삭스 중국 주식 분석가는 중국 본토 증시와 해외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 주식들의 발전 전망이 매우 양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본토 증시의 A주, 홍콩의 H주, 미국 증시 N주를 모두 2023년 투자할 만한 주식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기관은 홍콩 주식 보유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A주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2023년 외국자본의 중국 본토 증시 자금 순유입이 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위안화 환율 달러당 6.8위안 내외서 변동할 듯 2023년 새해 중국의 대달러 위안화 환율은 6.8위안 내외에서 쌍방향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위안화 환율은 2022년 9월 달러당 7위안대가 붕괴됐다가 연말 현재 6위안대를 회복한 상황이다.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로 강위안화 추세가 굳어지면서 2024년에 가서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4위안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이치은행 중국 전략 책임자는 2022년 중국 위안화 약세는 자본 이탈 및 비무역 부문 적자에 의해 초래됐다며 자본 이탈 추세가 2023년 역전되면서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회복 템포가 빨라지고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일단락되면 중국 내 외국자본 이탈 압력이 약화하고 2023년 중반 이후 자금 흐름에 역전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이 2023년 3분기 또는 4분기에 인하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경제는 2022년 12월 ‘위드코로나’ 조치로 코로나 침체 터널에서 신속히 빠져나와 2023년 중반 이후부터 2024년까지 지속적인 성장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기관 전문가들은 위안화 자산의 국제화와 중국 시장 외자 유입의 큰 추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2023년엔 글로벌 자금의 중국 자본시장 유입이 한층 빠른 템포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2월호

테슬라, 중고차 가격 거품도 터졌다

작년 11월 테슬라 중고차 가격 7월 대비 17% 하락 “가격 거품 꺼지며 수요 영향 줄 것” | 실리콘밸리=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미국에 사는 테슬라 차주 A 씨는 지난해 새 모델Y를 4만9000달러에 구입해 3개월 후 6만1000달러에 팔아 1만2000달러의 차익을 챙겼다.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일은 당분간 보기 힘들 전망이다. 테슬라의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신차 가격도 내려갔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까지 전기차 세단인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총 7500달러의 할인을 제공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초에 연말까지 해당 모델 구매자에게 3750달러의 할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세일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할인 규모를 두 배로 키웠다. 또 무료 슈퍼차저(충전) 1만마일을 포함하고 있어 역대급 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테슬라의 파격 할인은 업황의 바로미터인 테슬라 중고차 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수요 둔화에 대비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 중고차의 지난해 11월 평균 가격은 5만5754달러로 7월 최고치 6만7297달러보다 17% 하락했다. 자동차 구매 사이트인 에드먼즈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중고차 시장은 해당 기간에 4% 하락했는데 테슬라는 이보다 4배 더 하락한 것이다. 그동안 테슬라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신차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늘어나자 대신 중고차를 사려는 트렌드가 있었다. 여기에 휘발유 가격 상승 등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에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보다 더 빨리 가격을 인상했으며, 이런 상황을 이용해 테슬라 차주들은 중고차 가격 상승에 따른 이윤을 남기고 새 자동차를 주문함으로써 수요를 주도해 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제 유가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테슬라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전기차 경쟁이 심화돼 중고 테슬라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거품이 오히려 차량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됐으며, 다른 브랜드에 비해 과장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간 테슬라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기차 수요와 공급망 이슈로 인도 기간이 지연되면서 오랜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이 웃돈을 주고 테슬라 중고차를 구매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판매 웹사이트 아이씨카스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 칼 브라우어는 로이터 통신에 “현재 테슬라 자동차를 당신이 지불한 것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중고차 시장에 팔 수는 없다”며 “이는 새로운 테슬라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전기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테슬라의 판매 비중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 자료를 토대로 2022년 미국의 전기차 판매가 전년보다 3분의 2가량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65%를 차지해 여전히 1위를 다졌지만 전년도 72%에 비하면 비중이 축소됐다. 이어 2위와 3위는 각각 포드와 현대·기아차가 차지했다. EV 리서치 리커런트의 콘텐츠 마케팅 매니저 리즈 나즈만은 “포드 F-150 라이트닝과 현대 아이오닉 5와 같은 전기차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테슬라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2월호

원통형·파우치·각형...전기차 배터리 대세는?

배터리 모양별 장단점...에너지 밀도, 공정 난이도 등 차이 글로벌 각형 점유율 65%로 1위...원통형·파우치형↓ | 신수용 기자 aaa22@newspim.com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화두는 배터리의 안정성과 효율성입니다.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외부 충격에 강하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배터리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배터리의 형태에 따라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공정 난이도, 공간 활용도, 중량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차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원통형·각형·파우치 배터리로 나뉩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동그랗고 기다란 형태의 실린더형 배터리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건전지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표준화된 치수로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합니다. 이에 가격 경쟁력이 높고 공정 난도도 낮습니다. 똘똘 말린 원통형으로 내부 압력을 견디는 힘도 뛰어나 안정성이 높습니다. 다만 다른 배터리에 비해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명이 짧습니다. 원통형은 전기차 공간 내부에 유휴 공간을 많이 만들어 내는 모양의 특성상 공간 활용엔 불리합니다. 주요 제조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과 파나소닉 등이 있고, 자동차 제조사로는 테슬라가 있습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배터리를 둘러싼 외관이 얇아 가볍고,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시간 주행이 가능할 만큼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지만 대량 생산이 어렵고 공정 난도가 높아 생산 비용이 높습니다. 외관이 단단하지 않아 외부 충격에 약해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LG엔솔, SK온, 삼성SDI 등 국내 기업은 대부분 파우치형 배터리를 만듭니다. 현대·기아차, 메르세데스-벤츠, 르노-닛산, 볼보 등이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각형은 파우치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직육면체 형태에 더 가깝습니다. 내구성이 뛰어나 다른 배터리에 비해 높은 안정성이 장점입니다. 공정 단계가 파우치형보다 적어 대량 생산에도 더 유리합니다. 단점으론 알루미늄 캔을 사용하므로 무게가 무거워 다른 배터리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습니다. 알루미늄 캔 때문에 열 방출에 어려움이 있어 별도의 냉각장치가 필요하므로 생산 비용도 높습니다. 주요 제조사로는 중국의 CATL과 삼성SDI가 자리합니다.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자동차 브랜드로는 BMW, 아우디, 포드, 포르쉐, 토요타, 폭스바겐 등이 있습니다. 세 가지 형태 중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배터리는 각형입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각형 점유율은 56.6%였지만 올해 상반기엔 65%로 가장 높습니다. 파우치는 20%, 원통형은 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파우치와 원통형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7%, 5%로 점유율이 떨어졌지만 각형은 12% 증가했습니다. 각형의 점유율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자사 전기차 배터리의 80%를 각형으로 바꾸겠다는 ‘배터리 로드맵’을 발표하면서입니다. 폭스바겐은 일본 토요타와 함께 세계 1~2위를 다투는 자동차 기업으로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와 함께 1~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폭스바겐은 생산 전략도 내놓았습니다.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와 손잡고 유럽에 6개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입니다. 배터리 공장 규모는 무려 240GWh로 지난해 LG엔솔 전체 생산량의 두 배에 해당합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각형은 중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배터리로, 폭스바겐 매출의 40%가 중국에서 나온다”며 “각형은 중대형으로 사용하기에 기술적으로 안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원통형은 천 단위의 배터리가 전기차에 필요하지만, 다른 건 백 단위로 배터리가 많이 필요한 만큼 셀 관리에 더 많은 리스크가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1월호

'한 시대'가 끝났다...코로나 방역 전쟁 서사시로

中 코로나 방역 3년 고통 막 내려 핵산 검사 대신 감기약 구매 열풍 출장·여행 증가 소비경제 꿈틀 |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핵산 검사소마다 장사진을 이뤘던 줄이 약국 앞으로 옮겨졌다. 슈퍼와 마트에서 기승을 부렸던 식료품 사재기는 약국 코로나 치료제(감기약) 사재기 열풍으로 모습이 바뀌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초 핵산 검사 범위 대폭 축소와 봉쇄 격리, 이동 통제 해제 등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19 방역 통제 완화, 사실상의 위드코로나에 시동을 걸고 나서면서 중국 사회가 격변기를 맞고 있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핵산 검사 받지 마세요(非必要不核酸).’ 3년간의 코로나 방역 전선에서 전가의 보도로 여겨졌던 핵산 검사가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갈 상황에 놓였다. 핵산 검사소 대신 약국 문전에 길게 늘어선 감기약 구입 대기 줄은 철통 방역의 중국 제로코로나(동태청령) 시대가 위드코로나 시대로 전환됐음을 웅변해 주고 있다. @img4 핵산 검사, 역사의 저편으로 퇴장 중국 코로나 방역 정책은 하룻밤 새 천양지차로 달라졌다. 그동안 어디를 가나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는 여권보다 훨씬 중요한 통행증이었다. 여권은 없어도 신분조회로 확인이 되면 통행이 가능했지만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가 없으면 어느 장소, 어떤 상황에서도 출입이 불가능했다. 매체와 전문가들은 ‘한 시대가 종결됐다’며 코로나 시대 3년, 3년간의 핵산 검사 시대가 끝나고 중국이 위드코로나의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국무원은 12월 7일 10개 조항의 코로나19 방역 최적화 개선 조치를 발표, 위드코로나 진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앞서 20차 당대회 직후인 11월 11일 코로나 방역 개선 조치에 이은 추가 완화 조치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들은 10개 조항의 코로나 방역 개선 조치에 따라 도시 간 이동 시 격리를 하지 않고 공항이나 기차역에서도 더 이상 핵산 음성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베이징은 하루 전인 12월 6일부터 오피스 빌딩과 슈퍼, 공항, 기차역 출입 시 핵산 증명서를 검사하지 않기로 했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탑승 시에도 핵산 검사 결과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기로 했으며, 11월 중단했던 식당 매장 영업과 서비스 업소 엉업을 재개했다. 공장 및 사무빌딩 출근도 정상화했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광저우, 선전, 산둥성, 저장성, 허난성 등 많은 성시들이 대중교통 등 공공 장소 출입 시 핵산 검사 음성 증명 제시 의무를 철폐했다. 상하이 등은 식당과 서비스 업소에서도 핵산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런 조치들은 코로나가 다시 발생해도 봉쇄 격리와 도시 간 주민 이동 통제, 생산 및 영업 중단, 전 주민 수시 핵산 검사 위주의 강압적 방역 통제 정책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판 위드코로나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알리는 10개 조항 방역 개선 조치 발표 하루 뒤인 12월 8일. 베이징 차오양구 거리 곳곳에 설치된 핵산 검사소(샘플 채취소)는 하나같이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날 기자가 취재한 여섯 곳의 검사소는 모두 문을 열어놨지만 정작 검사를 받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불과 하루 이틀 전 검사소마다 500~800m의 장사진을 이뤘던 풍경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위드코로나 시대 진풍경 ‘약품 사재기’ 새로운 사실도 아닌데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 전환 가능성이 낮고 치사율이 감기보다 낮다는 기사가 연일 인터넷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서방 사회가 위드코로나로 전환할 때 하던 말이다. 그리고 감기처럼 치료하라는 의미로 코로나 상비약을 구비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어느 모로 보나 코로나 발생 3년 만에 중국이 이미 위드코로나를 향해 방역의 방향키를 전환했다는 사실이 분명히 감지된다. 코로나 방역 개선 정책이 발표된 다음 날인 12월 8일 중국인들은 핵산 검사소 대신 약국으로 몰려들었다. 얼마 전까지 슈퍼에서 빚어졌던 식료품 사재기 열풍이 약국에서 코로나 치료 약품 사재기 열풍으로 재현됐다. 주민들은 당국이 권장하는 코로나 치료제(발열·기침·두통·콧물 증상 완화)를 손에 넣으려고 쟁탈전을 벌였다. 이날 기자는 베이징 시내 약국 몇 곳을 다녀봤으나 수십 종의 코로나 치료 약품은 대부분 매진된 상태였다. 특히 발열 등 코로나 치료제로 인기 높은 롄화칭원(连花清瘟)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구하기 힘들었다. 12월 초 중국이 실질적 위드코로나에 들어감에 따라 연말연시를 지나면서 감염이 피크에 달하고 춘제(春節) 전에는 다시 감염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상 자체가 감기약 정도로 치료가 가능한 경증이어서 새로운 중국판 위드코로나 형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실질적 위드코로나의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면서 연말연시 출장·여행 등 중국 내 도시 간 이동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단체여행도 재개되고 해외 입국자 격리도 자가 3일 격리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시에선 식음료, 외식, 관광 등 소비 테마주가 투자 유망주로 부상하고 있다. 2019년 12월 말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3년째인 2022년 12월. 인구 14억의 중국 사회가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코로나의 악령으로부터 탈출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 발생 3년이 되는 시점에 안팎에서 원성을 사온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과 결별하고 있다. 2022년 11월 말 주민들의 제로코로나 항의 시위에 놀란 당국이 한발 물러선 것인지, 가파른 경제 하강에 대한 우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장쩌민 전 국가주석 장례식(12월 6일)이 끝난 때문인지 배경은 콕 집어서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힘들다. 다만 분명한 점은 11월 11일 국무원 20개 조항 방역 개선 조치 이후 12월 7일 10개 조항의 진전된 통제 완화 정책이 발표되고, 이에 따라 광저우·베이징·상하이 등 전국 도시들이 고강도의 제로코로나 동태청령 방역을 뒤로한 채 경쟁적으로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3년 만에 정상 사회 날갯짓 핵산 검사의 중요성이 빠르게 퇴색돼 가고 있고 봉쇄 격리 통제도 한물간 정책이 되고 있다. 3년 동안 주민 생활을 옥좨 왔던 ‘핵산 검사 상시화’ 시대가 역사 속으로 퇴장하고, ‘방역 상시화’(감기 예방 같은 개인 위생·건강 관리), 즉 위드코로나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국무원의 방역 개선 조치에 이어 진전된 후속 조치가 발표된 후 중국 코로나 방역의 큰 물줄기가 빠른 속도로 개방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중국 전 사회적으로 위드코로나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국가가 코로나19 대응 방역 차원에서 지정한 전염병 갑류 관리 체계가 머지않아 원래 수준인 을류 관리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명실상부한 위드코로나 선언과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주요 성시들은 코로나19 확산 예방과 유동인구 통제의 수단으로 시행했던 도착 시 ‘3일 격리, 3일 핵산 검사’ 제도를 철폐하고 있다. 관광 등 소비경제를 살릴 요량으로 도시 간 출장·여행 인구를 확대하기로 작심하고 나선 것이다. 관광 명소인 하이난성 산야시는 외지에서 진입하는 관광·출장 방문자에 대한 격리를 폐지했다. 대신 72시간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만 있으면 자유롭게 관광지와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산둥성도 외지에서 공항, 기차역, 항구 도착 즉시 강제 시행했던 핵산 검사 제도를 폐지했다. 코로나 방역 개선 조치는 생산 조업과 산업 공급망을 빠르게 회복시켜 나갈 전망이다. 생산, 소비, 투자, 수출입, 무역 등에 걸쳐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수직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에서는 식음료, 외식, 여행, 호텔, 숙박 섹터에 벌써부터 국내외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2023년 경제 성장 5~6%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은 중국판 위드코로나를 2023년 최대의 투자 호재로 지적하며 위안화 자산 베팅을 확대하라고 권유한다. 이에 따라 한때 2800포인트 선으로 밀려났던 중국 증시 상하이지수는 단번에 3200포인트대로 올라서며 회복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도 한때 7위안대로 치솟았으나 중국 펀더멘털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따라 두 달 만에 6위안대를 회복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중국이 ‘위드코로나’를 향해 시동을 건 가장 주요한 배경 중 하나는 경제 하강의 심각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안팎에서는 2022년 4분기 경제가 2%대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장기간의 고강도 제로코로나 방역 통제로 인해 자영업자는 물론 많은 대기업들까지 생존 위기에 내몰려 왔다. 부동산 대기업들이 줄줄이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도시 실업이 급증하고 주민 수입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연말연시 대목이 실종되고 이대로 가다간 2023년 새해 경제 회복 동력까지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및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부동산의 경제 견인 효과까지 기대하기 힘들다며 2023년 중국 경제가 기댈 건 소비뿐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2022년 말 코로나19 발생 3년 만에 시동을 건 중국판 위드코로나 정책은 소비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 개방, 즉 위드코로나를 향한 개선 조치가 지속적으로 시행될 경우 2023년 각종 거시경제 지표는 2022년보다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대적인 방역 완화로 경제 회복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코로나 경제 영향이 약화한다는 전제하에 2023년 경제성장률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5.2% 내외, 낙관적으로 볼 때 6.7%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방역 개선 추세대로라면 중국 경제는 코로나 터널에서 빠르게 탈출,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부는 위드코로나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가계 부문의 심리가 관망에서 낙관적으로 바뀌면서 투자와 소비가 회복돼 2023년 6~7% 성장이 무난하다고 내다본다. 2022년과 2023년 평균 성장률이 5% 내외로 2020년과 2021년 평균 성장률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1월호

존 리키텔로 유니티 CEO “메타버스 일상화 2~5년 안에 온다”

“메타버스에 꼭 아바타와 AR·VR 필요치 않아” 인터넷 웹 3.0, 메타버스 방식으로 곧 구현 전망 “한국 2~3년 앞서 있는 곳...게임시장 고급화” | 실리콘밸리=김나래 특파원 aaa@newspim.com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주변에 파고들고 있으며, 2~5년 안에 메타버스의 일상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1위 모바일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 소프트웨어(Unity Software)를 이끌고 있는 존 리키텔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유니티 본사에서 실리콘밸리 한국 특파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타버스의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리키텔로 CEO는 메타버스의 개념이 매우 혼란스럽지만 쉽게 말해 현재 인터넷과는 다른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라고 정의했다. 메타버스의 특성으로 ‘리얼타임(실시간)’, ‘인터랙티브(상호 작용)’ 등을 꼽았다. 그는 메타버스의 상품이 현재 게임으로 국한돼 있는 면이 있지만 새로운 포맷들이 나오며 향후 더 확대될 것이라면서 2~5년 안에 메타버스의 일상화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컨대 소비자는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집을 가게 되면 스마트 글래스 등을 통해 이미 가고자 하는 층수의 엘리베이터 버튼이 눌러져 있거나 건물의 디자인과 위키의 정보 등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또 냉장고를 열어보지 않아도 음식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게 되거나 찬장을 열지 않아도 커피 머그의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리키텔로 CEO는 “이 같은 정보는 현재 핸드폰이나 스마트 워치에 다 구현돼 있다”며 “메타버스는 여러분을 중심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현실세계와 같은 3D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메타버스를 만드는 것이 정말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 아바타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네이버 제페토와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는 유니티의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호라이즌 월드의 경우 그래픽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단적인 예로 주식 거래를 하거나 딸들과 대화를 할 때는 아바타가 필요하지 않겠지만 옷을 가상으로 입어 재단하거나 냉장고의 문을 열었을 때 공간 측정을 위해서는 아바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가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로 구현될 것으로 생각을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니티는 실제로 전 세계 신규 게임 50% 이상이 쓰는 게임 엔진(제작 도구) 회사이며 게임 세계의 절반 이상이 유니티를 통해 통합·구축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바람의 나라:연’,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리프트’ 등 글로벌 유수 게임들이 모두 유니티 엔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유니티는 일반적으로 ‘게임 엔진’으로 유명하고,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는 데도 유니티 엔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즉 15년 이상 게임 엔진만 개발해온 유니티는 수많은 정보와 노하우가 축적돼 메타버스를 통한 사업의 확장성에도 속도를 갖게 됐다. 메타버스에 대해 유니티가 투자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미래의 공장과 공항, 옷, 의학 등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 투자하고 있다. 유니티는 한국의 조선 업체들과 디지털 트윈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배 1척을 건조하는 데 수년이 걸리지만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비용과 시간, 자원들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 트윈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주창한 개념으로,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디지털 트윈은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다. 리키텔로 CEO는 “인터넷 웹 3.0이 메타버스 방식으로 구현될 것”이라면서 “기술이 꽤 멀게 느껴지지만 바로 우리 앞에 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이런 기술이 구현될 것”이라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 CPU(중앙처리장치) 등과 유니티가 제공하는 기술을 접목했을 때 빨리 구현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니티는 많은 회사들과 협업 중이다. 병원 뇌수술을 위해 메타버스 프로그램으로 환자를 돕거나 세계 3위의 IT컨설팅 기업인 프랑스의 캡제미나이 같은 곳에도 투자하고 있다. 혹은 미국의 대기업들과 XR(확장현실) 하드웨어를 투자하고 있다. 한편 그는 한국 게임시장에 대해서도 굉장히 고급화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게임시장에서 매우 경쟁적이며 최고의 게임 회사들이 있는 매우 큰 시장이라고도 덧붙였다. 또 한국 게이머들의 연예인화 현상도 흥미롭다고 꼽았다. 리키텔로 CEO는 “나에게 대한민국은 메타버스와 게임이 약 2~3년 앞선 곳”이라면서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 전에 이미 메이플 스토리와 리니지가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3년 01월호

전기차도 스마트폰처럼 '충전 중'

| 정승원 기자 origin@newspim.com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입니다. 전기차는 2021년 국내 누적 등록 대수 20만대를 돌파했으며, 2022년 10월 기준으로는 36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새로운 전기차가 출시되면 사람들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자동차 뉴스에도 전기차 신차가 보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등이 자주 다뤄집니다. 그만큼 이제 도로에서 전기차의 파란색 번호판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전기차는 종종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비유되기도 합니다. 각종 무선 업데이트(OTA, Over The Air)와 함께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충전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완속, 급속 충전하는 데 이어 ‘무선충전’도 개발 중입니다. 전기차에서 중요한 점은 역시 충전 인프라인데 케이블을 사용한 유선충전이 아닌 무선충전으로 전기차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면 그만큼 전기차 보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국내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곳은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입니다. 제네시스는 전용 전기차 GV60과 파생 모델인 G80 EV, GV70 EV 등의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첫 전용 전기차인 GV60은 무선충전 기술이 지원됩니다. 제네시스의 무선충전 기술은 고객 편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기존 유선충전 방식이 운전자가 내려서 충전기를 충전구에 꽂는 과정을 거쳤다면, 제네시스 무선충전은 충전 패드 위에 주차를 하고 차량 내에서 몇 가지 조작만 하면 됩니다. 무선충전의 기술적인 방법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네시스 무선충전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제네시스의 무선충전 시스템은 충전기 역할을 담당하는 PCS(Power Control Station), PCS와 연결해 바닥에 설치하는 무선충전 패드인 GA-R(Ground Assembly Resonator), 전기차의 앞차축 하단부에 적용하는 VA(Vehicle Assembly)로 구성됩니다. GV60이 무선충전 패드 위에 위치하면 PCS는 배터리 충전을 위한 전력을 85kHz의 고주파로 변환해 GA-R에 공급합니다. GA-R은 PCS로부터 전달받은 고주파 전류를 공진시켜 무선 전력 전송을 위한 자기장을 발생시킵니다. 공진은 특정 주파수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전력은 GV60 하부에 장착한 VA를 통해 차량으로 전달된 뒤 컨버터를 거쳐 배터리에 저장됩니다. 충전기 위 이물질이 있거나 충전기에 이상이 있을 경우 충전기의 LED 컬러로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LED가 노란색이면 패드 위에 이물질이 있다는 뜻이며, 적색 LED가 점멸할 경우 패드의 기능 에러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때에는 충전기 전원 버튼을 눌러 재가동하면 됩니다. 충전 성능은 11kW로 GV60 기준(77.4kWh)으로 완충까지 약 8시간이 소요되며, 이는 현재 제네시스 전기차 고객에게 공급 중인 유선 홈 충전기와 유사한 속도입니다. 제네시스의 무선충전 서비스는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전국적으로 23기의 무선충전기를 설치하고 GV60과 GV70 EV 모델 등 무선충전 기능이 적용된 차 22대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시범 서비스는 2023년 6월까지 진행됩니다. 쌍용자동차도 산업부 국책과제로 전기차 무선충전 플랫폼을 개발 중입니다. 쌍용차는 2022년 11월 21~2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2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행사에서 무선충전 플랫폼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무선충전 플랫폼을 이용해 자사의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충전한 것입니다. ‘전기차 무선충전 플랫폼’은 61.5kW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한 코란도 이모션에 22kW 무선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충전합니다. 충전은 3시간 정도 소요되며 유선충전 시스템의 케이블 무게로 인한 고객 불편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쌍용차는 무선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로 개발 중이며, 추후 급전선로를 통해 주행 중에도 충전될 수 있는 혁신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볼보자동차가 실제 도시에서 무선충전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볼보자동차는 2022년 3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순수 전기 소형 SUV인 XC40 리차지의 무선충전 기술을 통합 시행하는 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충전 방식은 제네시스와 유사합니다. 무선충전은 무선충전 패드가 설치된 스테이션 내 차량을 주차하면 충전 패드가 차량을 인식해 에너지를 보내고 차량이 에너지를 수신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무선충전 패드를 통해 제공되는 충전 가능 전력량은 40kw 이상으로, 충전 속도는 유선 11kW의 AC 완속 충전기 대비 4배 이상 빠르며 50kW DC 급속 충전기 속도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볼보자동차는 북유럽 지역의 가장 큰 택시 회사인 카본라인(Cabonline)과 협업해 XC40 리차지 모델을 택시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테스트는 1일 12시간 이상, 연간 10만km를 주행하며 3년간 진행됩니다. 전기차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 중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각자 자사의 전기차 라인업이 몇 대인지, 전기차가 얼마나 혁신적인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홍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전기차가 보급될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전기차를 탈수록 함께 치열해질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의 경쟁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12월호

'돈잔치'는 끝났다...짐 싸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빅테크 직원, 주가 급락에 연봉 줄고 고물가 허덕 주가 하락하자 낮아진 RSU 받기 위해 직장 옮겨 脫실리콘밸리에 인력난 여전 | 실리콘밸리=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실리콘밸리에서 못 살겠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리콘밸리의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높은 물가, 세율에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빅테크 엔지니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실리콘밸리 생활의 이점들이 사라지면서 탈(脫)실리콘밸리 현상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정작 일할 인재가 없어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미국의 고강도 긴축 정책과 높은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기업들은 사업을 축소하거나 직원 채용 동결과 살벌한 감원을 하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시가총액 기업인 애플(AAPL)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GGOG), 메타(META), 아마존(AMZN) 등은 인력 채용을 줄이고 비용도 대폭 삭감했다. 빅테크들은 마음이 급해졌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성장이 둔화되자 대대적인 긴축 경영에 돌입했으며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재를 잃지 않기 위해 실리콘밸리 외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확장하기도 하고, 경제학자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새판 짜기에 나섰다. 살인적 물가·주가 폭락·노숙자 급증 ‘3중고’ 최근 실리콘밸리 종사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레저용 차량(RV)족이 크게 늘었다. 이들은 실리콘밸리의 미친 집값에 차량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로, 마운틴뷰의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 앞 거리에 즐비하다. 조인트벤처 실리콘밸리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실리콘밸리의 어려운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리콘밸리 5개 카운티를 대상으로 한 최근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는 5년간 베이 지역 삶의 질이 악화됐다고 답했으며, 53%는 향후 실리콘밸리를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집값(74%), 생활비(69%), 노숙자(68%) 순이었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해보다 더 악화된 수치다. 물론 미국 물가상승률이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미국 내에서도 실리콘밸리는 미친 물가 때문에 더욱 살기 힘든 곳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직원들이 받는 주식의 가격도 올랐고 연봉도 훌쩍 뛰는 효과를 누렸지만 올 들어 주식시장이 급락한 데다 천정부지의 물가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곳의 엔지니어와 직원들이 다른 곳을 찾아 둥지를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미국의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빅테크 직원들은 베이스 샐러리(기본급)와 주식 지급(RSU)으로 연봉이 결정돼 주가에 민감하다. 실리콘밸리에서 주가가 크게 낮아진 기업들의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오히려 탄탄한 회사로 이동하려는 기회로 활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이직을 하게 되면 더 낮은 가격에 RSU를 회사에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회사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저가 매수의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례로 메타가 그렇다. 실리콘밸리의 블라인드는 메타 직원들의 성토의 장이 됐다. 이들의 고민은 회사를 이직하고 싶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블라인드의 답변들을 보면 “메타메이트(Metamate)를 떠나라”는 조언이 많다. 메타메이트란 메타의 직원 호칭으로 회사가 사명을 변경한 이후 페이스부커(Facebooker)에서 바뀌었다. 니드햄컴퍼니의 기술 및 미디어 분석가인 라우라 마틴은 자사 홈페이지에 “많은 엔지니어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느끼다가도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질 때 이직을 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3년 동안 주식으로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면 떠나는 것이 이익”이라고 밝혔다. 금리가 오르면서 악명 높기로 유명한 실리콘밸리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렌트비 상승세는 거침이 없다. 서니베일 침실 1개 아파트의 임대료는 올해에만 평균 34.2% 상승했다. 부동산 웹사이트 점퍼(Zumper)의 지역 임대료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침실 1개 평균 임대료는 월 3100달러로 샌프란시스코가 1위, 서니베일이 월 3060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인근 마운틴뷰(2950달러), 산마테오(2950달러), 캠벨(2910달러)이 뒤를 이었다. 떠나는 엔지니어들...빅테크 ‘인력 숏티지·전략 수정’ 실리콘밸리 이탈 움직임은 팬데믹 이후 서서히 진행됐다. 코로나 이후 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엔지니어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점도 한몫했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실리콘밸리보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남부나 텍사스로의 이동이 줄을 잇고 있다. 젊은 엔지니어들은 아예 물가가 저렴한 멕시코시티로 내려가 워크프롬홈(재택근무)을 하는 경우도 있다. 기술채용 회사인 헬러 서치 어소시에이츠의 마사 헬러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블로그에 “베이 에어리어(Bay Area·실리콘밸리)의 모든 기술 직종 임금이 수년간의 성장 끝에 정체되고 있다”며 “오스틴, 토론토, 보스턴과 같은 도시가 이제 기술 기업과 인재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해 사람들을 끌어당기면서 (실리콘밸리의) 과거 영광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채용을 줄이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력 숏티지(부족)’가 심각하다.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코로나 팬데믹 때 직원 수는 늘어났지만 정작 ‘일을 잘하는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빅테크에 다니는 한 엔지니어는 “최근 다른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되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면서 “직종이 다른 기업임에도 일할 사람이 없다며 서로 구하러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테 리서치 설립자인 리차드 카르머는 뉴욕포스트(NYP)에 “빅테크들의 최고 인재 확보를 위한 싸움은 식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빅테크 가운데서도 아예 본사를 이동하기보다는 거점을 확장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이들은 실리콘밸리 너머로 사무실, 데이터센터, 기타 시설을 설치하면서 직원에게 또 다른 옵션을 주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네브래스카, 네바다, 오클라호마에 새로운 사무실과 데이터센터를 열고 오스틴과 시카고에 사무실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빅테크들은 최근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고 체제를 다시 갖추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최근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이 경제학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다양한 분석 틀을 통해 혁신적 사업모델을 발굴하거나 수익을 극대화하는 가격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이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경제학박사 학위 취득자 7명 중 1명이 IT 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8년 대비 3배 수준이다. 빅테크 가운데 경제학자들을 대거 모으고 있는 곳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에는 400여 명의 경제학자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차량공유 업체 우버도 지난해 하버드대학 경제학 박사과정 졸업생 중 5분의 1을 쓸어가 주목받았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경제학자 영입에 나서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을 키운 셰릴 샌드버그가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출신이었다. 구글의 경쟁입찰 시스템을 만든 할 배리안 전(前)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 역시 구글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전례가 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12월호

신시대 중국, 시진핑의 뉴 차이나

‘베이징의 붉은광장’ 천안문 광장은 붉은 바다 폐쇄루프 인민대회당 20대 개막 현장 취재 철통 방역에 평소 40분거리 2박3일 걸려 |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미·중 대치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정세가 갈수록 혼미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사드와 코로나19로 냉각된 한·중 경협과 교류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대륙이 관례를 깨고 시진핑 1인 장기집권 체제로 들어섰다. 공산당 20차 당대회를 통해 등장한 G2 중국의 시진핑 3기 리더십은 중국 국내 정치 지형과 각종 경제·사회 정책 방향은 물론 외교 역학 관계를 뒤바꿔놓을 전망이다. 미·중 대치가 격화하고 양안 사이에 전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중 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이고, ‘황제 총서기’ 시진핑을 앞세운 공산당은 누구인가. 시진핑의 3기 집권 20차 당대회 후 요동치는 대륙 ‘시진핑의 중국’을 진단한다. 뉴스핌 기자는 세계 정세의 격동기에 열린 20차 당대회를 2022년 10월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개막식 현장 ‘시진핑 총서기의 20대 보고’부터 밀착 취재했다. 20대 개막식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40여 명의 외신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했다. 한국 언론 중에는 뉴스핌과 연합뉴스, J사 등 2개 종합지 4개 매체만 중국 외교부 및 공산당 20차 당대회 프레스센터로부터 개막식 현장 취재를 허가받았다. 베이징의 붉은광장, 넓은 천안문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과 맞은편 국가박물관 옥상에 붉은 깃발이 펄럭였다. 왼편에는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와 붉은 깃발이 내걸린 천안문 성루가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인민영웅기념탑과 마오쩌둥 주석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고, 그 뒤쪽으로 붉은 깃발을 양날개 삼아 정양문(전문)이 우뚝 서 있다.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이 열리는 10월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대회당 동문 계단에서 천안문광장을 바라본 모습은 현대 중국 정치·사회상을 그린 한 폭의 풍경화와 같다. 365일 일반인들의 접근이 제한되는 지역인 인민대회당 동문 계단과 공터. 이곳 동문은 베일에 감춰진 중국 정치를 살짝 엿볼 수 있는 비밀의 문이다. 이 문은 매년 봄 양회(국회)와 매 5년 공산당 당대회 때면 기자들에게도 빼꼼히 열린다. 공산당은 1969년 문화대혁명을 발동한 9차 전국대표대회(9차 당대회, 9대) 때부터 이곳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당대회를 열어 왔다. 1973년 문혁 고수를 결의한 10차 당대회가 이곳에서 열렸고, 문혁을 뒤로하고 개혁개방의 기초가 된 사회주의 현대화를 제시한 11차 당대회(1977년)도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 인민대회당은 언제나 공산당 정치 대격동의 중심에 있었다. 공산당은 2022년 가을 이곳에서 20차 당대회를 열어 또다시 역사에 남을 시진핑 3기 집권 시대를 개막했다. 중국 정치로 들어가는 비밀 통로 인민대회당 동쪽 문. 기자는 2006~2009년 연례행사인 양회(정기국회)와 2007년 후진타오 총서기 집권 2기를 연 중국 공산당 17차 당대회 때 이곳을 통해 대회장으로 들어갔다. 기자는 2009년 양회 취재를 끝으로 이후엔 한 번도 이곳 동쪽 계단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2020년 다시 특파원으로 부임했지만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때문에 동쪽 문이 열리는 날은 많지 않았다. 기자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을 계기로 13년 만에 다시 인민대회당 동문에 설 기회를 맞았다. 2022년 10월 16일 오전 8시 40분 인민대회당 동문 계단에서 바라본 천안문광장의 풍경은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사방에 펄럭이는 붉은 깃발과 광장을 뒤덮은 인파, 버스 주차 풍경 등 모두가 마치 판박이처럼 13년 전과 한결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슈퍼파워를 목격하게 되는 것인가 중국 정치사에 남을 또 하나의 역사적인 당대회를 취재하는 길은 고난의 행군과 같았다. 평소 베이징 왕징 사무실에서 40분이면 족한 거리인데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기자는 인민대회당 내 20차 당대회 개막식 현장에 서기까지 호텔 격리 등으로 꼬박 2박3일을 허비해야 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10월 16일 10시 6분 중국의 세계 정세 진단, 미래 신노선과 전략을 담은 20차 당대회 보고 낭독에 나섰다. 보고를 시작하기 전 그는 2296명의 단상 앞 전국 대표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서서 무대 단상에 앉은 중앙위원들에게도 깊이 허리를 숙여 절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어 보고서 낭독이 시작됐는데 기자의 눈에 시진핑 총서기의 20대 보고서 낭독 모습은 마치 전장으로 떠나는 출사표처럼 비장하게 느껴졌다. 그는 격렬한 풍랑이 일고 거칠고 사나운 파도(风高浪急 惊涛骇浪)가 몰려올 수 있으니, 평상시 미래의 위기를 생각하고 궂은 일에 미리 대비하자(居安思危 未雨绸缪)고 역설했다. ‘블랙스완’과 ‘코뿔소’ 가 언제 현실화할지 모른다고도 지적했다. 시 총서기는 지금이 100년 만의 세계사적 대변국의 시기임을 언급하면서 비상 시국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창당 100년(2021년) 샤오캉(小康) 사회 실현에 이어 두 번째 100년 목표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과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에 매진하자고 역설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두 번째 100년 목표는 14억의 나라 중국이 선진 강국이 돼 미국을 제치고 슈퍼 강국이 된다는 비전이다. 비록 시진핑 총서기의 20대 보고서에는 ‘투키디데스 함정 돌파’라는 말이 들어 있지 않았지만 기자는 행간에서 분명히 읽었다. 그러면서 서방과 다른 방식의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기자에게 이는 서방과의 힘겨루기와 디커플링이 심화할 것이라는 예고로 들렸다. 제도와 가치 이념 등에서 중국의 독자노선을 보다 확실히 하겠다는 선언이다. 문화 소프트 파워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개편에도 적극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세기 중엽 세계는 정말 미국을 뛰어넘는, 이전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슈퍼파워를 목격하게 되는 것인가. 보고를 경청하는데 괜히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10월 16~22일) 종료 다음날인 23일 정오 베이징 인민대회당. 기자들이 바짝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20기 1중전회가 끝난 직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듯 인민대회당 동대청의 황금 문이 열리고 20기 1중전회에서 최종 확정된 공산당 정치국 7인 상무위원들이 권력 순서대로 들어섰다. 시진핑 총서기를 비롯해 리창(李强·63) 상하이시 서기, 유임된 자오러지(趙樂際·65)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와 왕후닝(王滬寧·67)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蔡奇·67) 베이징시 서기, 딩쉐샹(丁薛祥·60)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李希·65) 광둥성 서기. 하나같이 시진핑 총서기 최측근 인사들이다. 이렇게 중국 정치는 집단지도체제를 뒤로하고 시진핑 중심의 집중통일지도 통치 시대를 열었다. 두 기(한 기 5년)에 걸친 10년 집권의 공산당 규정을 깨는 시진핑의 3기 집권을 일각에서는 총소리 없이 공개적으로 진행돼온 쿠데타라고 한다. 시진핑 총서기의 새로운 5년 집권 3기는 18대 이후 반부패 캠페인을 통한 정적 제거와 측근 인사 강화, 헌법 개정(2018년) 등을 통해 장기에 걸쳐 사실상 공개적으로 진행돼 왔다. 덩샤오핑이 주창한 연경화(젊은 지도자 기용)나 장쩌민 시대부터 불문율로 굳어져온 7상8하(67세 이하 잔류, 68세 이상 퇴진)는 시진핑 신시대와 맞지 않는 구시대 유물이다. 대만을 통일하고 미국과 싸우는 데 필요한 것은 내부 통합이고 강력한 권력이지 나이가 아니다. 미·중 대치와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신냉전 상황과 한껏 악화된 양안관계(대만 문제)는 시진핑 1인 체제 강화라는 권력구도 개편에 힘을 실어줬다. @img4 신시대 시진핑의 중국으로 탈바꿈 중국에 ‘신관상런산바훠(新官上任三把火)’라는 말이 있다. 관리가 새로 등용되면 개혁과 쇄신에 나선다는 뜻이다. 관례는 기존 질서 속의 거추장스런 장식물일 뿐이다. 시간은 전통이라는 허울을 쓴 낡은 것들을 바꿔놓게 마련이다. ‘황제 총서기’, ‘통일 총서기’를 꿈꾸는 시진핑은 개혁의 칼자루를 잡고 현대 중국 정치사를 신시대 시진핑의 중국으로 바꿔가고 있다. 시진핑 신시대 중국호는 경제 정책 및 정치 노선과 대외 전략, 통일 정책 등에 있어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강경한 태세로 거친 항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이후의 경제 회복 정책에서는 미국 금리인상 때문에 덫에 걸렸지만 모든 수단을 통해 정책 부양의 강도를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경제 좌경화 우려를 낳은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은 템포를 조절하되 사회주의 실현의 근본 지향점이라는 차원에서 중단 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동태청령(動態淸零) 방역정책도 큰 틀에서 골간은 계속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과 함께 강조하는 경제와 과학 효율방역 원칙에 따라 국제 항공편과 격리는 부단히 개선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공산당 20기에는 또한 미국과 유일 슈퍼 강대국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자연히 미국의 중국 봉쇄 압박도 한층 강도를 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첫 번째 핵심 이익으로 꼽고 있는 대만 문제를 놓고 미·중 간 충돌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핌 기자는 10월 16일 시진핑 3연임의 포문을 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 현장에 직접 참석해 약 두 시간에 걸친 시진핑 총서기의 20대 보고를 청취 취재했다. “대만에 대해 무력을 포기한다는 약속을 하지 않겠다.” 시진핑 총서기가 20대 보고에서 밝힌 이 말은 기자에게 마치 출사표의 한 구절처럼 비장한 느낌으로 들려왔다. 언제든지 무력 통일을 감행할 여지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군사력 시위로 대화를 압박하면서 호응이 없을 땐 4기까지 집권을 이어가면서 무력 통일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자는 20차 당대회 취재가 끝나고 베이징 시내 스타벅스 커피점에서 중국인 친구를 만났다. 언론인 출신인 이 중국인 친구는 정치가로서 권력에 욕심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시진핑 총서기는 권력을 넘어 양안 통일에 집착하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군사력 면에서 미국에 절대적인 열세입니다. 하지만 전쟁은 힘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죠. 공산당은 창당 후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상황에서 배후에 미국을 둔 막강한 화력의 국민당 군을 패퇴시키고 28년 만에 나라를 세웠습니다.” 중국인 친구는 이렇게 말한 뒤 시 총서기가 재임 중 역사에 남을 ‘양안 통일’의 과업을 욕심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총서기가 2027년 21기에서도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고 4기 집권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시 총서기가 양안 통일 과업을 달성하면 ‘통일 총서기’에서 일약 ‘황제 총서기’로 격상된다. 양안 전문가들은 대만 통일은 미국을 극복할 국력을 갖췄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에 마오쩌둥의 신중국 건국에 버금가는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img5 혁명도시 ‘옌안 정신’ 강조...‘대미 항전’ 다짐 당내 1인 집권 기반을 강화한 시진핑 총서기는 3기 집권 시대를 열자마자 첫 지방 방문지로 10월 27일 홍색 이념 도시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을 찾았다. 펑황산과 양자링, 자오위안, 공산당 7차 당대회 유적지. 옌안을 방문한 시 총서기는 경제시설 참관보다는 새빨간 혁명유적지들을 돌아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는 시진핑 3기 정책 전반에 걸쳐 경제보다 이념(정치)적 편향성이 농후해질 것임을 암시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당장 개혁개방 시장경제가 후퇴하거나 민영경제와 외자활동이 심하게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미국과의 관계 등 대외 노선과 전략이 한층 강경 기조를 띠고 양안 충돌 위험과 함께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경제에 주름살이 미칠 수 있다. 시진핑 총서기는 옌안 행보에서 그가 왜 1인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지 이유를 은연중 드러내고 있다. 옌안 시기(1935~1948년) 국공전쟁 및 항일전쟁 기록물들을 돌아보면서 시진핑 총서기는 단결과 분투의 창당 정신, 악전고투 속에 승리를 쟁취한 옌안 정신을 상기하자고 역설했다. 일본 군국주의와의 투쟁, 국민당과의 전투를 떠올리면서 시 총서기는 중국 혁명 승리의 기초가 된 옌안 정신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옌안은 시 총서기가 10대 때 차뚜이(插队, 문혁 당시 지식청년들의 농촌산간 하방) 활동으로 7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이번 옌안 방문은 시 총서기가 2007년 중앙무대에 돌아온 지 네 번째다. 20차 당대회에서 지도적 지위를 공고히 한 시 총서기는 이번 옌안 방문길에 공산당 7차 당대회 현장도 돌아봤다. 1945년 열린 7차 대회는 중국 공산당 지도자 중 처음으로 마오쩌둥 사상이 공산당 당장에 삽입되고 마오의 전당 지도적 지위가 확립된 대회다. 결국 절대적 열세를 극복한 마오는 국민당을 패퇴시키고 4년 만에 신중국을 세우는 데 성공한다. 국공전쟁만큼이나 힘든 양안(대만) 문제 해결, 항일전쟁 대신 맞닥뜨린 대미 ‘항전’에서의 승리.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총서기 입장에서 이는 14억 인민과 역사가 부여한 사명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는 마오의 신중국 건국만큼이나 결코 간단치가 않은 일이다. 시진핑 총서기는 20차 당대회 직후 옌안을 찾아 이런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과거 마오쩌둥과 같은 절대 권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12월호

팔방미인 CNT...배터리 핵심 소재로

2차전지 도전재 수요 증가...2030년 6.3만t 확대 전망 LG화학, 내년까지 세계 최대 CNT 생산능력 확보 나서 | 신수용 기자 aaa22@newspim.com 은행의 ‘지폐 계수기’에 정전기 방지용으로 사용되거나 도로 결빙을 막고, 자동차에 색을 입히는 도장에도 쓰이는 신소재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의약품과 자동차, 항공, 반도체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쓰임새의 주인공은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CNT)입니다. CNT는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들이 서로 연결돼 관 모양을 이루는 원통(튜브) 형태를 띠며 다른 소재들과 함께 널리 사용되는 신소재입니다. CNT가 2차전지 도전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전재는 전기가 통하는 정도를 높이는 물질을 뜻합니다. 타사 배터리보다 높은 용량, 빠른 충전속도를 지닌 첨단 배터리를 만들려면 CNT 활용과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도입이 필수이기 때문이죠. CNT는 탄소(C) 구조가 층층이 쌓여 있는 카본블랙(흑연)과 달리 빨대처럼 기다란 튜브 형태로 말려 있어 전기전도성이 매우 뛰어나며, 강도는 철의 100배에 달합니다. 배터리 양극재에 첨가돼 리튬이온의 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도전재)도 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전과 방전이 반복되는데, 이 핵심 기능을 CNT가 돕는 겁니다. 같은 양의 카본블랙을 투입했을 때보다 배터리 용량과 수명, 충전속도가 약 10%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LG화학, 금호석유화학, SK이노베이션, 삼양사 등이 CNT 개발과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활발한 곳은 LG화학입니다. LG화학은 2023년까지 세계 최대 CNT 생산능력(6100t 규모) 확보를 목표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 수요 대응에 나섭니다. 이를 위해 현재 가동 중인 1·2공장(1700t)에 이어 3공장(1200t)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또 2023년 가동을 목표로 4공장(3200t)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LG화학은 생산 중인 CNT를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에 양극 도전재 용도로 공급할 방침입니다. 탄소나노튜브는 튜브를 이루는 탄소의 구조에 따라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 CNT) △이중벽 탄소나노튜브(DW CNT)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 CNT)로 분류됩니다. LG화학은 실리콘 음극 소재로 활용되는 SW CNT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양극재 CNT보다 양산에 어려움이 있지만 러시아 옥시알 등 해외 업체들의 CNT 도전재를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LG화학은 MW CNT도 생산 중입니다. 양극재 내 전도도를 10% 이상 개선하면서 t당 가격은 SW CNT보다 저렴해 배터리 제조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양극 소재를 천연 흑연과 CNT를 섞어 사용합니다. 양극재 내부에 CNT 도전재 함량을 늘리고 천연 흑연 비중을 줄이는 방식을 적용합니다. 이 같은 방법은 양극재 내 한정된 공간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다른 도전재 사용량을 약 30% 줄여 양극재 용량 확대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CNT 도전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결합해 높은 배터리 용량과 빠른 충전속도를 지닌 첨단 배터리 제조에 나섰습니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와 충전속도가 대폭 개선된 것이 장점입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MW CNT의 수요는 2020년 2000t에서 2030년 6만3000t으로 약 30배 늘어날 전망입니다. SW CNT는 2020년 1t에서 2030년 2만7500t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급등하는 전기차 수요와 함께 커지고 있는 CNT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기대됩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11월호

집권 3기 신시대 '시진핑의 뉴차이나'

20차 당대회 맞아 중국 사회 ‘신시대’ 물결 시진핑 신시대, 마오쩌둥 ‘신중국’에 오버랩 中 통치구도 지각변동, 한·중 관계 변화 주목 |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침체와 신냉전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중국이 10월 16일부터 1주일 동안 시진핑 총서기의 집권 3기를 열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를 치릅니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지만 이번에는 10년 집권의 관례를 깨고 시진핑 현 총서기가 3기 집권시대를 열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끕니다. 중국의 권력구도가 대대적으로 개편되고 정치 지형과 이념적 지향, 국내 정책과 대외 전략에 한바탕 태풍 같은 대변혁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중국 공산당 20기 리더십(지도부)이 어떻게 구성될지, 당의 헌법인 당장(党章)에는 어떤 내용이 추가될지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해 18차 당대회 직후의 반부패 운동처럼 20차 당대회 이후 한바탕 정풍 운동이 벌어질 수 있고 시장이 우려하는 공동부유 정책도 가속화할지 모릅니다. 양안(대만) 관계 및 미·중 갈등이 어떻게 처리될지도 관심사입니다. 경제·사회 정책 면에서 좌경화가 우려되고 중국 정치가 개인 우상화(1인 권력집중)의 마오쩌둥 시대로 후퇴할 것이란 걱정도 나옵니다. 중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도전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시진핑 집권 10년 동안 사드 갈등과 한한령 등 한·중 간에는 시련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양국 국민 간 거리는 더 멀어졌습니다. 20차 당대회 이후 한·중 관계에 또 어떤 변화가 닥칠지 모릅니다. 중국 당대회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중국 20차 당대회를 맞아 뉴스핌 월간ANDA는 현지 특파원발로 ‘시진핑의 뉴차이나’를 조명했습니다.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사회는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18기와 19기 집권 10년 동안 중국을 새로운 나라로 만들었다며 신시대를 연호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집권 10년 동안 중국은 샤오캉(小康, 생활이 비교적 넉넉한 단계)과 탈빈(脫貧)을 실현했고 ‘신시대’를 선언했습니다. 시진핑의 신중국은 지금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 중국몽’과 대동사회(大同, 풍요로운 선진사회)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미국도 놀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20차 당대회를 기쁘게 맞이하자. 신시대를 향해 맹렬히 전진하자.’ 2022년 국경절 연휴와 연휴가 지나간 뒤인 10월 초중순 베이징 거리. 지하철 모니터, 아파트 단지, 대로변 기관 건물에 선전 구호가 요란합니다. ‘영원히 당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와 ‘IT로 농촌을 풍요롭게’라는 포스터도 눈에 띕니다. 또 하나의 역사적인 대회가 될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것을 알리는 신호들입니다. 언론 매체들은 예외 없이 ‘20대’(20차 당대회의 줄임말)를 주요 컷으로 내걸어 시진핑의 1기, 2기 집권 10년 성과를 조명하고 ‘시진핑 신시대’의 어제와 오늘을 소개하느라 분주합니다. 신시대는 중국특색 사회주의 신시대를 뜻합니다. 신시대는 ‘마오쩌둥의 신중국’처럼 현대 중국의 시진핑 집권기를 규정하는 정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마오가 연 신중국을 시진핑은 다시 신시대로 진입시킨 겁니다. 신시대는 중국 발전의 새로운 역사적 목표로서 시진핑 3기 집권의 문을 여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2017년 10월 18일 집권 2기를 여는 19차 당대회 보고에서 ‘중국특색 사회주의가 신시대에 진입했다’고 천명했습니다. 바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당장(党章)에 삽입됐고 그해 ‘신시대’는 중국 매체 10대 유행어가 됐습니다. 이듬해엔 헌법에도 명기됐습니다. 중국 대륙의 주인인 공산당의 당대회는 어떻게 치러지고 어떤 의제가 논의될까요. 10년 전, 20년 전만 해도 중국 공산당 당대회는 우리에게 별일 아니었습니다. 중국이 강대해지고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면서 세계가 중국 리더십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대륙에서 일어나는 통치구도의 지각변동은 경협과 지리적 인접성 때문에 우리에게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중국 공산당 당대회는 모든 당원을 대표해 5년마다 소집되는 최대 규모의 당 행사입니다. 2022년 상반기 기준 중국 공산당원은 9671만2000명입니다. 20대 개막에 앞서 이 가운데 2296명이 대표로 선출됐고 이들이 이번 행사에 참가해 중앙위원회(총서기) 보고를 청취하고, 당장 수정과 각종 정책 의제를 논의합니다. 직전 대회인 2017년 19대도 그랬고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회기는 보통 1주일입니다. 이런 관례대로라면 20차 당대회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열립니다. 당대회 폐막일인 22일에 20기 2296명의 대표들은 중앙위원을 선출합니다. 19대에선 204명의 중앙위원회 위원과 171명의 중앙위원 후보를 뽑은 바 있습니다. 중국은 당대회 바로 다음날인 23일 20기 1중전회(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를 개최합니다. 중국에는 모두 493만6000개의 당 기층 조직이 있는데 중앙위원회는 그 맨 상층부에 있는 핵심 권력의 당 기구입니다. 20기 1중전회에서는 25명의 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7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최고권력자인 중앙위원회 총서기를 선출합니다. 퇴임 5년 전 후계를 지목했던 공산당의 관례와 개정 전 원래 헌법대로라면 18기와 19기 두 기에 걸쳐 10년 집권을 한 시진핑 총서기는 이번 20대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국가주석직도 2023년 3월 양회에서 내놓아야 합니다. 덩샤오핑 시대 이런 시스템이 제도화한 뒤 장쩌민(1989~ 2002년) 총서기, 후진타오(2002~2012년) 주석 모두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진했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총서기는 2기 집권이 시작되는 19기(2017년)에 후계를 정하지 않았고, 2018년엔 헌법에 규정된 ‘국가주석직 2기 초과 제한 내용’도 삭제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서방 일각에선 ‘사법 쿠데타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3연임을 노린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뉴스핌 기자는 20차 당대회 관련 얘기를 들어보기 위해 국경절 연휴 전날인 9월 30일 베이징대학 교수를 만났습니다. 이 교수는 시진핑 총서기가 관례를 무너뜨리고 3연임에 나서는 만큼 권력 기반 공고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보다 강력한 정지작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10월 5일 홍콩 매체 밍바오(明報)는 당내 집중학습 선전 사항인 ‘두 개의 확립’의 핵심 의미를 이해하고 ‘두 개의 수호’ 를 달성한다는 내용이 당장에 삽입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장의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도 무게감을 더하는 ‘시진핑 사상’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두 개의 확립’은 시진핑의 당중앙 및 전당 핵심 지위 확립과 시진핑 사상의 지위 확립을 의미합니다. ‘두 개의 수호’도 시진핑의 당중앙 및 전당 핵심 지위와 당중앙 권위 및 통일 영도 수호를 뜻합니다. 모두 개인 우상화가 극에 달했던 마오쩌둥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얘기들입니다. 한마디로 공산당과 시진핑 총서기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일사분란하게 전진하자는 얘기입니다. 당의 헌법인 당장에 이런 내용이 삽입되면 시진핑 총서기는 아마 현대 중국에서 마오쩌둥 이래 보기 드문 불가침의 절대권력자로 격상될 겁니다. 2021년 기자가 찾은 옌안 혁명 유적지에 나란히 걸렸던 시진핑과 마오 주석의 사진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하는 사례일지 모릅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예상되는 집권 3기 통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인적 쇄신을 통한 권력구도 재편에 고삐를 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비록 선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권력의 심장부인 200여 명의 중앙위원과 정치국 상무위원회 7인 멤버를 포함한 25인의 정치국 위원을 모두 시진핑 총서기가 낙점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20대에서 공산당 리더십의 최고 상층부 7인 상무위원회와 정치국 위원 명단에서 누가 빠지고 누가 진입할지 세계의 궁금증이 더해가고, 벌써부터 서방 기관들의 하마평도 무성합니다. 서방의 중국 정치 컨설팅 기관들은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비싼 값에 정보 장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럴듯한 내용이 많지만 대부분은 ‘아니면 말고’ 식 막연한 개연성으로 부풀려진 추측에 불과합니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실현해 나갈 최적격 인사들로 정치국 위원과 상무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인사 태풍과 함께 20차 당대회 후에 어떤 정풍 운동이 베이징 정가를 뒤흔들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시진핑 총서기는 2012년 18대 폐막 다음날 열린 1중전회 종료 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부패 척결을 강조했고, 이후 후진타오 집권기(당 17기) 함께 상무위원회(당시 9인) 멤버였던 저우융캉과 태자당(혁명 원로의 자제) 일원인 보시라이를 실각시킨 바 있습니다. 공산당 총서기는 통상 당대회 폐막 다음날인 1중전회에서 선출된 뒤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집니다. 5년 임기 동안 총서기가 전체 기자들 앞에 서는 유일한 자리이지요. 통상 500명이 넘는 내외신 기자가 참석하는데 이번 20대에는 코로나19 우려 때문에 화상 위주로 치러질 거라고 합니다. 공산당 20기 출범 기자회견에서는 시진핑 총서기가 어떤 화두를 꺼낼지 주목됩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11월호

음식' 인싸'들의 새 명소 英 '탄소발자국' 레스토랑

탄소발자국 제공하는 레스토랑 등장 18~34세 탄소발자국 적은 제품 구매 가능성↑ 저탄소 맞춤형 레시피 앱 ‘쿠리’도 유료화 전환 | 실리콘밸리=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요구르트 소스 곁들인 당근과 비트 뿌리 파코라=16g 이산화탄소 배출’ ‘비프 버거=3050g 이산화탄소 배출’ 영국 남서부에 있는 캔틴(Canteen)이라는 레스토랑은 메뉴에 식사하는 사람들에게 가격뿐만 아니라 탄소배출량을 알려주고 있다. 캔틴은 영국의 비건 캠페인 자선단체인 비바(Viva)와 함께 손을 잡고 지난 7월 메뉴에 탄소발자국을 제공한 최초의 레스토랑이다. 실제로 채식과 육식의 메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고객이 메뉴를 선택할 때 고려할 수 있게 했다. 육식 메뉴 밑에는 쇠고기 버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비건 대체품의 10배’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탄소 배출량을 계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지표가 탄소발자국이다. 탄소발자국은 제품의 생산 과정부터 가공공정, 상점에 이동해 소비되고 버려지는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총량을 그램(g)으로 환산해 제품 포장재 등에 표기하고 있다. 탄소의 흔적이라는 뜻에서 ‘발자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탄소 배출량을 가시화해 소비자가 환경을 위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캔틴 레스토랑의 매니저인 리암 스톡은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 레스토랑이 하는 일을 보고 소비자 스스로가 탄소발자국을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해 시도했다”며 “식당에서 탄소발자국이 주문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소비자들에게 탄소발자국과 메뉴에 대해 관심과 지지를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최근 탄소발자국은 음식에 민감한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어울리는 사람)들에게 트렌드가 되고 있다. 컴플리트 푸드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들은 자신이 먹는 제품에 탄소발자국 표시를 요구하고 있어 식품가공업자가 탄소발자국을 낮추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연구 결과에서 영국 소비자의 73%는 음식과 음료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속가능한 푸드에 대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인구의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370억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18~34세는 다른 제품보다 탄소발자국이 적은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지적했다. 유엔 기후변화 전문가들도 식물성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이 개인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소비하는 육류들은 강력한 온실가스인 엄청난 양의 메탄을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에 따르면 쇠고기 1㎏을 생산하는 데 25.6㎏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 최근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푸드앱도 벤처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대표적으로 기후친화적 요리와 레시피를 제공하는 ‘쿠리(kuri)’는 현재 완전히 무료지만 10월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 2020년 출시된 쿠리는 평균 4.9의 높은 평점을 받았으며 2300명 이상이 평가했다. 쿠리의 인기 비결은 레시피 검색 없이 맞춤형 요리를 할 수 있는 데다 기후 변화에 있어 대중 의식에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쿠리는 가정의 식료품 쇼핑 습관과 목록 등을 입력하면 레시피를 쉽게 가져와 개인 취향과 환경 등을 고려한 맞춤형 레시피를 내놓고 있다. 쿠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밥티스트 말라구티는 “쿠리는 제철 재료로 저탄소 식사를 요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맞춤형 기후친화적 요리 앱”이라며 “쿠리를 통해 자신의 탄소발자국 영향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중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리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비수기 재료는 제철 재료보다 탄소발자국이 훨씬 더 큰 경향이 있기에 제철 요리 등을 주로 추천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쿠리 사용자의 70%가 채식과 육식을 모두 하고 있지만 소개되는 레시피의 80%는 고기 없는 요리를 소개하고 있는데도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쿠리에 따르면 쿠리 사용자의 탄소발자국은 미국 평균의 탄소발자국보다 6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과 음식을 동시에 절약하며 환경까지 고려한 ‘투굿투고(Too Good to Go)’ 앱도 인싸템이다. 덴마크 앱인 투굿투고는 이미 46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 앱을 사용하면 식료품점에서 제과점, 레스토랑, 농산물 직판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당일 팔지 못해 버려야 하는 아까운 음식들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이 앱의 절감 효과는 상당히 크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이 앱을 이용할 경우 일부 품목에 대해 원래 가격의 3분의 1로 제공하고 있다. 또 음식물 쓰레기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푸드앱인 ‘그린초이스(GreenChoice)’는 미국 식료품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5만 개 이상의 식품 및 음료 품목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앱이다. 제품에는 영양가(좋은 영양소와 나쁜 영양소의 균형), 가공 수준, 식품 안전(농약·제초제·호르몬·항생제 및 독성 첨가제 사용) 및 탄소발자국 등 4가지 범주에 따라 최대 100점을 받을 수 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11월호

'자율주행'은 車만? 아비커스 주도 '선박 자율운항'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선장 없이 선박 홀로 자율주행하는 시대가 머지않았습니다. 자동차업계선 미국 테슬라가 시장 깃발을 먼저 꽂았다면, 조선업계에선 현대중공업그룹의 아비커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아비커스는 현대중공업의 사내벤처기업 1호로 출범한 선박 자율주행 솔루션 회사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분류한 선박 자율운항 단계는 총 4단계입니다. 크게 나눠보면 1·2단계는 선원이 승선한 상태, 3·4단계는 선원이 승선하지 않은 상태서 운항이 이뤄지는 단계입니다. 1단계는 운항 보조 역할로 선장이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선체를 제어해야 하는 단계라면, 2단계는 선원이 원격제어 가능한 수준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1단계에 ‘자율제어 기술’이 탑재된 셈입니다. 아비커스는 ‘하이나스’란 이름으로 각 단계에 해당하는 자체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1단계는 이미 지난해 상용화했고 올해 8월에는 2단계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하이나스 2.0’은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율운항솔루션이 최적의 운항 경로를 만들고, 이 경로에 맞춰 시스템이 운항 제어를 하죠. 운항 중 장애물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인식해 선박이 스스로 회피하기도 하고, 자동으로 도킹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선박이 자율적으로 엔진 출력을 제어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돼 있습니다. 아비커스는 9월 초 라이베리아 기국 및 DNV 선급과 하이나스 2.0의 제품 인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SK해운과 장금상선 등 국내 선사 2곳과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선사가 건조 중인 총 23척의 대형 선박에 내년 8월부터 이 자율운항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2단계 기술을 상용화한 전 세계 첫 사례였죠. 선원이 승선하지 않고 선박 홀로 주행하는 기술도 이미 구현된 상태입니다. 아비커스 등 업계 관계자들 설명에 따르면 3단계 자율운항기술 연구도 사실상 마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상용화되지 못한 것일까요. 법적 규제에 발목이 잡힌 탓입니다. 현행 국제 해사법은 반드시 선교에 사람을 두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선원 승선 없이 선박 홀로 출항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자율운항선박 시장이 몸집을 더욱 키우려면 입법 보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법적·제도적 정비가 끝나 3단계 기술이 시장에 정착하기까진 앞으로 8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임도형 대표도 2단계 기술 시연회 당시 기자들과 만나 “3단계 이상 자율운항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선교에 사람을 둬야 한다는 해사법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상용화 시점을 2030년 이후로 내다본 바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관련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12.6%에 달합니다.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235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입니다. 3단계 기술까지 상용화되면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 기술을 활용해 대양 횡단에 성공한 데 이어 8월에는 2단계 자율운항 시스템인 하이나스 2.0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는 등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기술 고도화를 통해 향후 큰 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운항선박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비커스는 10월 말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보트쇼 ‘포트로더데일’에도 참가해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2025.03월 ANDA
2025.04월 ANDA
2025.05월 ANDA
2025.06월 ANDA
2025.07월 ANDA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유근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기락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