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이전 2025.07월호 다음
ANDA
+
+
+
+

비즈트렌드

2025.03월 ANDA
2025.04월 ANDA
2025.05월 ANDA
2025.06월 ANDA
2025.07월 ANDA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9월호

[업사이클링 시대] 재활용? 요샌 ‘업사이클링’이 대세죠

헌것 분해하는 재활용 아닌 아예 새것으로 둔갑시키는 ‘마술’ 프라이탁, 리바 1920, 박스터, 래코드 등 성공 사례 주목 |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만화가 천계영이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만화잡지 ‘윙크’에 연재한 작품 ‘오디션’은 기획사 송송그룹의 회장인 송송이 세상을 떠나면서 외동딸 송명자에게 남긴 유언에서 시작된다. 송명자가 재산을 상속받으려면 송송 회장이 10여 년 전에 만났던 4명의 천재를 모아 송송그룹이 주최한 토너먼트 오디션에서 우승시켜야 한다는 것. 송명자는 우여곡절 끝에 이들을 찾아냈지만 시작은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천재 4명은 송 회장과 마주친 이후 지난 10여 년간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라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송명자는 이들에게 ‘재활용 밴드’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타고난 음악적 천재성을 가졌으나 음악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해 마치 ‘쓰레기’처럼 돼버린 이들을 재활용한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재활용 밴드’ 멤버들은 송명자의 지원 아래 송송그룹 오디션의 결승전까지 진출했고, 피나는 노력 끝에 음악 실력과 단결력을 갖춘 훌륭한 뮤지션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오디션’에서 이들 4명의 뮤지션은 원석을 갈아서 보석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팀명으로 ‘재활용(recycling)’보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이 맞겠지만, 이는 논외로 하자. 당장 독자들에게 ‘업사이클링 밴드’라는 어려운 이름보다는 ‘재활용 밴드’로 불리는 게 훨씬 와닿을 테니. 업사이클링이란 ‘리사이클링(recycling)’에 ‘업그레이드(upgrade)’가 더해진 개념이다. 헌 물건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미해 ‘새로운 물건’을 창출하는 것이다. ‘재활용’이 기존 물건을 분해하고 해체해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면 ‘업사이클링’은 더 창조적이고 고차원적인 작업이다. 버려진 제품의 쓰임새를 훌륭하게 변환시킬 아이디어와 함께, 제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디자인적인 감성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업사이클링’ 개념이 아직 태동기에 있지만 유럽과 미국은 이미 수십년 전에 업사이클링이 비즈니스에 도입됐다. 스위스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은 버려진 트럭용 방수비닐막으로 독특한 가방 브랜드를 만들어 성공했으며, ‘리바 1920’, ‘박스터’ 등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가구업계의 명품으로 떠올랐다. 프라이탁에서 만든 가방은 이미 사용된 천에서 일부분을 떼어내 수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300만여 개의 가방 중에 똑같은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이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가방’이라는 독특한 이미지를 얻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유명세를 타게 됐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업사이클링은 현 세태에 잘 들어맞는 진화된 개념소비 방법”이라면서도 “문제는 이 업사이클링 제품이 재활용 제품이라는 특성과 달리 너무 비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라이탁 가방은 하나에 50만원을 호가한다. 가장 싼 것도 15만원 정도이고, 비싼 것은 60만원을 넘는다. 트럭의 폐방수천 등 쓰레기를 모아 만든 가방치고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자동차의 에어백이나 시트커버, 버려진 옷을 활용해 의류를 만드는 회사 ‘래코드’는 재킷류가 60만원대다. 김 교수는 “친환경을 위한 선택이 상업주의와 맞물리면서 허영심 가득찬 과시적 소비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TTA저널의 송원이 자유기고가는 ‘폐쓰레기의 위대한 탄생, 업사이클링’이라는 글에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감은 업사이클링 제품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업사이클링을 하려면 제품에 알맞은 소재를 조달하고 이를 일일이 손으로 해체·재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가격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사이클링은 사회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많다. 우리나라의 폐쓰레기 관련 정책은 오랜 세월 보완돼 왔음에도 여전히 문제를 안고 있다. 폐가전제품 회수율은 100%가 넘지만 돈이 되는 부품들은 민간 고물상에서 무단 거래되고 껍데기만 폐가전제품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상당수다. 주택가에 방치된 소형 폐가전제품은 도시 미관을 해침은 물론, 일반 고물상에서 아무렇게나 처리돼 환경오염을 초래하기도 한다. 폐쓰레기에서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최근에는 업사이클링의 활용 범위가 ‘물건’을 넘어서 ‘공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폐창고나 폐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나 레스토랑이 인기를 끄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제조업 지역이었던 성수동에서는 1970년대에 정미소였다가 나중에는 창고로도 쓰이던 건물이 2011년부터 ‘대림창고’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시발로 폐공장을 리뉴얼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난도 교수는 “옛 건물을 보존하고 개조하는 시도는 새로운 것만 찾던 한국 소비자들에게 낡은 것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사이클링은 일자리 창출과 예산 절감에도 일조한다. 서울시 노원구에서 2006년부터 운영해온 목공예센터는 공사 현장의 폐목이나 태풍으로 부러진 나무 등을 거두어 주민 생활에 필요한 통나무 의자나 책꽂이, 안내판, 등산로 표지판 등을 만든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노원구에서 월급을 받으며, 이들이 만든 생활제품은 복지시설, 학교, 아파트, 공원, 지하철역 등에 무료로 제공된다. 업사이클링으로 폐기물을 처리하고 각종 시설물 예산도 절감하며 일자리까지 만들어내는 것이다. 만화 ‘오디션’에서 가난한 천재 소년 4명을 유명한 아티스트로 키워낸 송명자처럼, 우리 주변에서 ‘업사이클링’을 통해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보는 건 어떨까.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9월호

[얼리어댑터] 내 심장을 작업하는 ‘소니 스마트B 트레이너’

심박수 따라 적절한 비트 음악 선곡 이어폰...운동 효과 극대화 “2시간 앉아 기사 쓸 때 253kcal 소모...걸을 때는 480kcal” 알리미 |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피트니스 트래커가 내장된 웨어러블 음악 플레이어. 소니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스마트 B 트레이너’ 소개 문구다. 펼쳐놓았을 때 구부러진 모양이 마치 사람의 양쪽 폐를 연상시키는 이 제품은 음악 재생은 물론 실시간 음성 안내로 운동관리를 해주는 43g의 초경량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스마트 B 트레이너의 최신 기능은 운동량에 따라 음악을 바꿔주는 것이다. 제품에 탑재된 ‘다이내믹 음악 재생 기능’이 사용자의 운동 강도에 맞는 템포의 음악을 자동으로 선곡해주는 역할을 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귀에 꽂는 부분에 심박 센서가 달려 있어 심장 뛰는 속도에 맞춰 적당한 비트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다. 마치 기계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느낌이 난다. 스마트 B 트레이너에는 심박수 센서뿐만 아니라 가속도계, GPS 트래커, 나침반, 자이로스코프, 기압계 등도 내장돼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소모 칼로리를 계산, 음성으로 알려준다. 사용자가 운동 목표를 설정하면 스마트 B 트레이너가 빠르거나 느린 음악을 자동으로 선곡,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운동 중 일정 간격으로 음성 안내를 통해 현재 심박수가 얼마인지, 이동 거리는 얼마인지, 소모 칼로리는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준다. 스마트폰에 ‘B 트레이너 앱’을 설치하면 자신이 수행한 운동 로그를 시각적으로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을 직접 착용하고 2시간가량 앉아서 기사를 작성했을 때 소모 칼로리는 253kcal 정도로 나왔다. 심박수는 분당 평균 72회로 안정적이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미원빌딩의 회사 사무실까지 0.9km 거리 평지를 노트북과 우산 등 약 3kg 장비를 메고 14분 32초간 걸어서 이동했을 때 소모된 칼로리는 59kcal였다. 평균 심박수는 분당 92회로 앉아 있을 때보다 28% 정도 높았다. 걸었을 때 측정한 결과를 2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480kcal에 해당한다. 앉아 있을 때보다 2배가량의 에너지를 더 소모한 셈이다. 앉아 있을 때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랜덤하게 들린 반면, 걸을 때는 록(Rock)과 하우스(House) 장르 위주로 재생됐다. 갖고 있는 음악이 별로 없어 제품에 기본 내장된 파일만을 들었는데도 비트가 적절하게 변화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조작법은 매우 간단하다. 왼쪽 귀에는 운동 시작과 종료를 제어하는 버튼이, 오른쪽에는 전원과 볼륨을 제어하는 버튼이 있다. 운동을 시작하려면 왼쪽 버튼을 짧게 누르면 된다. 일시 정지 또는 재개하려면 다시 한 번 짧게 누른다. 길게 누르면 운동이 끝난다. 전원 온·오프는 오른쪽 버튼을 길게 눌러 결정한다. 운동 중 전원 버튼을 짧게 누르면 현재 심박수와 거리, 소모 칼로리 등을 음성으로 안내해준다. 이 제품은 16GB 메모리를 내장하고 있어 최대 128kbps MP3 음악파일 3900곡을 저장할 수 있다. 현재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해 26만원대에 살 수 있다. MP3 플레이어와 블루투스 이어폰을 별도로 구매할 필요 없이 이 제품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다. 수심 3m까지 방수되기 때문에 마라톤 등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에도 걱정 없이 착용할 수 있다. 운동 후에는 물로 세척해 청결함을 유지하는 것도 용이하다. 스마트 B 트레이너는 운동 목표 달성 과정을 지인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앱을 통해 소셜 네트워크에 운동 결과와 진행 상황을 올리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 다만, 이 제품은 일상생활에서 상시적으로 착용하기엔 다소 불편하다. 스마트 B 트레이너를 착용하고 다니는 동안 주변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디자인이 튄다”는 평가였다. 튀는 디자인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귀에 밀착되는 제품이다 보니 주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된다. 블루투스 이어폰이지만 마이크가 없기 때문에 전화가 오면 상대방 목소리는 들리지만 상대방은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화를 받은 후 스마트폰 화면에서 블루투스를 끄거나 스피커폰으로 받으면 되지만 운동을 안 할 때는 사용하지 않고 운동 중에는 아예 전화를 놓고 나가는 게 속 편하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8월호

보조금으로 달리는 미래차, 세계는 ‘돈 전쟁’

세계 1위 중국, 자국차에 대당 1860만원 지원...10% 세제혜택도 미국ㆍ독일은 수조원 재원 확보...한국도 보조금은 최고 수준 |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규모의 경제’가 하이테크를 이겼다. 중국의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미국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 등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 결과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함께 최근 발간한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1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0만7380대로 집계됐다. 2위인 미국의 지난해 판매량은 11만3870대에 그쳤다.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판매를 합친 기준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를 5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전기차 확대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대해 10만위안(약 186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전기차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세금을 감면해주고 충전소 및 충전설비 구비 등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는 전기차 구매 시 중앙정부로부터 최대 85만엔(약 946만원)을 받을 수 있다. 취득세 및 중량세 면제 등 세제 혜택도 있다. 미국은 생산, 인프라 구축, 구매 등 전기차 지원책을 2011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인프라 확대를 위해 8억달러(약 9320억원)의 재원을 확보해 쓰고 있다.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으로 7500달러(약 873만원)를 지원한다. 금융위기 직후 마련된 ‘재생 재투자법’을 통해 전기차 개발 외에 인력 등을 육성해왔다. 테슬라는 이렇게 탄생한 하이테크 기업 중 하나다. 유럽 각국도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 프랑스는 최대 6300유로(약 833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노후화한 디젤차를 없애는 조건으로 최대 1만유로(약 1322만원)를 지급한다. 전기차 사업에 적극적인 프랑스 자동차 업체의 의견을 반영해 정부가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20억유로(약 2조64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영국은 전기차 구입 시 자동차 가격의 35%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무료 충전과 주차를 지원하고 자동차 등록비를 전액 감면해주고 있다. 유럽 중에서도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편인 네덜란드 역시 등록비와 부가가치세, 자동차세까지 모두 감면해주고 있다. 네덜란드는 전기차를 회사차 및 택시로 구매하면 5000유로(약 661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트럭의 경우 4만유로(약 5289만원)를 받을 수 있다. 이 외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룩셈부르크 등 대부분 국가에서 세제 혜택 혹은 차량 구입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 10억유로(약 1조3224억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보급대수를 2020년까지 100만대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독일은 전기차 보조금 예산으로 7억유로(약 9256억원)를 편성해 5월부터 구매자들에게 순수 전기차 4000유로(약 528만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3000유로(약 396만원)를 각각 지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으로 환경부가 1500만원, 지방자치단체가 최대 8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도 1회 충전으로 400km 가는 전기차 내놓는다 “전 세계에 출시된 전기차 전부를 벤치마킹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개발했다. 현존하는 모든 전기차를 다 뜯어봤을 정도다.” 현대·기아차 양채모 전기차성능개발팀장은 최근 경기도 화성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월간 안다’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양 팀장은 현대차가 야심차게 선보인 친환경 브랜드 아이오닉 전기차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제주에서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아이오닉 전기차를 공개하고 6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아이오닉 전기차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로 수출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991년 쏘나타 전기차를 시작으로 1996년 엑센트 전기차, 2000년 싼타페 전기차, 2010년 블루온 전기차, 2014 쏘울 전기차 등을 개발해 선보였다. 지난 20여 년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결정체가 아이오닉 전기차인 셈이다. 양 팀장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대해 ‘격세지감’이라고 표현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가 블루온 대비 훨씬 길어졌기 때문이다. 양 팀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전기차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주행가능거리와 충전시간인데, 블루온이 140km였던 주행 인증을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80km나 받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아이오닉은 정부로부터 1회 충전으로 복합 기준 191km(도심 206km, 고속도로 173km) 최종 인증을 받았다. 이는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가운데 유일하게 200km 고지를 밟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0년까지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개발할 방침이다. 2018년께 320km 주행가능거리 모델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img4 양 팀장은 글로벌 판매 전략에 대한 질문에 “전기차 개발 시 국내용, 수출용 구분 없이 글로벌 판매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다만, 국가와 지역에 따라 법규정이나 소비자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하게 구분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운 국가에서는 배터리 히터를 추가 적용해야 하지만 반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 들어가는 전기차에는 배터리 히터를 넣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용에는 배터리 히터가 적용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 팀장은 “지금까지 친환경차는 연비를 최적화하는 쪽으로 개발돼왔다면, 앞으로는 ‘그린 퍼포먼스’ 쪽으로 전기모터의 고성능·고출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8월호

[IT업계 대변환 전망] 10년 후 세상 바꿀 5대 트렌드

‘키워드’는 자동화·프리랜서·플랫폼... 유전자 조작 현실화? |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21세기에 들어선 지 15년이나 지났지만 우리의 일상은 큰 틀에서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학교나 회사에 가고, 주어진 공부와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한 후 텔레비전을 보고, 잠자리에 든다. 멀리서 보면 세상은 이처럼 조용히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세상은 마치 거대한 기관차가 폭주하듯이 무지막지하게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이 기관차에는 정보기술(IT)이라는 엔진이 붙어 있어 달리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유용한 힌트를 얻을 수는 있다. 기관차의 엔진인 IT업계에 어떤 변화가 진행 중인지 살펴보는 것이 그 방법이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는 미래의 대표적인 IT업계 트렌드로 △인간과 로봇의 공존 △고용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플랫폼 경제 △산업 간 경계의 허물어짐 △유전자 해킹 위험 등 5가지에 주목했다. 1.인간과 로봇의 공존 “키티는 오랫동안 잠들 수 없었다. 두 개의 너무 꽉 끼는 줄 때문이었다. 그리고 브론스키가 만들어 건넨 뜨거운 한 잔의 와인도 그녀의 거슬린 신경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서 그녀는 목장 풀밭에서의 괴물 같은 장면을 계속해서 떠올렸다.” 위 문장은 2008년 러시아에서 히트를 친 인공지능이 쓴 소설 ‘트루 러브’의 한 장면이다. 소설의 기본 골격(캐릭터 등)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문체는 무라카미 하루키에게서 각각 따왔다고 한다. 문체만 봐서는 사람이 쓴 글과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로봇이 점점 모든 업종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싱가포르의 팀브레 식당에서는 웨이터가 아닌 드론이 접시를 나른다. 태국의 얼로프트호텔에서는 로봇이 룸서비스를 맡는다. 투숙객들은 로봇의 방문이 신기한 데다 팁을 줄 필요도 없으니 대환영이다. 가정용 청소로봇도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캐나다의 아비드봇은 사무실이나 상업시설용 청소로봇을 보급하고 있다. 이 로봇은 일할 때 경로를 정확히 계산하기 때문에 청소가 안 된 곳이 없으며, 로봇 여러 대가 동시에 가동되면 서로 통신을 주고받기 때문에 같은 장소를 두 번 청소하는 비효율이 생기지 않는다. 독일 지멘스의 한 공장에서는 일부 생산공정이 자동화돼 있어 감독자 없이도 몇 주 동안 공장 운영이 가능하다. 로봇이 손글씨를 써서 편지를 보내주는 ‘본드’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199달러에 자신의 손글씨를 등록해두면 로봇은 이 글씨체로 문자를 그려서 통당 2.99달러에 편지를 보내준다. 이는 ‘지능형 자동화(Intelligent Automation)’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언뜻 ‘지능형 자동화’는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 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다. 지능형 자동화가 등장하면서 전통적 생산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그에 따라 인간과 기계가 하는 일이 통째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는 이전에 제조업 분야에서 인간이 담당했던 업무가 앞으로는 점차 로봇으로 대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 미디어, 의학, 모바일 등 수많은 분야에서도 자동화 진행에 따라 기계가 인간의 업무 영역에 더 깊이 침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는 컴퓨터가 주식을 거래하고 엑스레이를 판독하며 전쟁에 가담하는 등 인간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또 매년 전산처리 능력과 망 연결 속도가 두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고려하면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 천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한 것은 이 같은 미래를 예고하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임스 캔턴은 저서 ‘퓨처스마트’에서 “미래에는 인지 컴퓨터와 로봇공학, 수퍼컴퓨팅 시스템, 클라우드 네트워크, AI가 융합된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이 등장할 것”이라며 “스마트 머신은 앞으로 빈곤, 암, 전쟁처럼 인간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중대한 세계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간과 자동화기계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간이 기계를 활용하면서도 기계 때문에 일자리를 빼앗기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끔 하는 균형 말이다. 유로존의 많은 지역에서는 노동시장에서 최소한 80%는 인간을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노동인권법(Human Rights to Work Law)이 통과됐다. 처음에는 기업가들이 반발했다. 직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로봇이나 가상 봇(bot), AI를 활용하는 것이 더 생산성이 높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기업이 중국·인도 등 여러 국가에 진출해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사람이 일자리를 얻는 것이 더 간절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AI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훈련보조금과 같은 타협안이 등장했다. 제임스 캔턴은 “모든 비즈니스, 산업, 시장에서 스마트 머신이 부상하고 이것이 현실화하기까지는 가상이든 물리적이든 인간과 로봇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처럼 출산율이 낮아 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는 사회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스마트 머신 활용이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고용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미래에는 지능형 자동화를 계기로 노동과 고용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반복적이거나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은 기계가 대신 맡게 되기 때문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대인 관련 작업이나 빅데이터 등 분석 작업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블랩’이라는 회사는 소셜 미디어에서 사람들이 주고받은 테라바이트 양의 대화를 분석해 사람들이 다음 나흘 동안 어떤 얘기를 나눌지 예측한다. 이 회사는 사회·뉴스·블로그 자료 5만개와 분당 1억개 이상의 대화를 분석하며, 분당 100만개의 예측을 한다. 소비자들이 어떤 화제에 관심을 갖는지 알아내서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회사들에 블랩의 분석 결과는 귀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분석 기능은 미래에 다양한 직업군에서도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래픽디자이너들은 웹페이지를 만들고 보여주는 데 사용되는 하이퍼텍스트 마크업 언어(HTML)와 같은 컴퓨터 코딩 언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판매인들은 자료 및 분석적 도구들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의 작업 중 상당수를 기계가 대체하게 되면서 인간은 이제 기계보다 더 높은 지식과 기술을 보유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만, 실제 그런 업무 능력을 갖춘 근로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액센츄어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중 38%는 이미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인재 부족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임스 캔턴은 “전 세계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스마트한 인재는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인재를 둘러싼 전쟁, 즉 가장 똑똑한 사람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국가와 조직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고급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근로자들은 프리랜서 형태로 일할 자유가 생기게 된다. 반복적인 업무를 기계가 대체하는 지능형 자동화가 이 과정을 더 수월하게 할 것이다. 캔턴은 2025년 무렵에는 다수가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리라고 전망했다. 액센츄어도 2020년까지 미국에서 프리랜서가 6000만명에 이르러 전체 노동력 중 43%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3.플랫폼 경제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례로 빈방 공유 사이트인 ‘에어비앤비(airbnb)’가 있다. ‘비앤비(bnb)’는 ‘잠자리와 아침 식사(bed and breakfast)’의 약자다.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면 집주인은 자신이 쓰지 않는 방을 여행객에게 빌려주고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여행객은 저렴한 가격에 숙박과 아침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방값이 아무리 싸도 생판 처음 보는 사람 집에 묵으려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전 세계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 나가누마 히로유키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출장’이 ‘여행’으로 변하는 경험을 저서에서 소개했다. 내가 처음으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것은 나고야로 출장을 갔을 때였다. 일이 끝나고 밤 10시에 호스트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곧바로 목욕탕에 들어갔는데, 그곳에 묵고 있는 한국의 대학생 3명을 만났다. 이 학생들은 일본을 좋아해서 나가라 강의 불꽃놀이를 보러 왔다고 한다. 나는 그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고, 그 자리에서 한국의 인기 주류인 소주까지 선물로 받았다. 그 후 집의 호스트와 1시간 정도 서로의 역사와 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잠자리에 들었다. ‘출장’이 ‘여행’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비즈니스 호텔에 묵었다면 이런 경험은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국가는 190개국, 방은 3만4000개에 이른다. 에어비앤비의 기업 평가액은 2015년 현재 200억달러가 넘는다. 집주인과 여행객을 이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애플,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등 잘나가는 IT업체들은 일찍부터 ‘플랫폼’의 힘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들 기업이 판매하는 것이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플랫폼’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애플은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면서 플랫폼 시대의 첫 페이지를 연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구글은 ‘검색 엔진’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검색해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도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싼값에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최근에는 IT기업뿐만 아니라 의류업체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플랫폼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유니클로는 소비자가 자신의 티셔츠를 직접 디자인해 주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유니클로 앱이 소비자들에게는 하나의 ‘생산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플랫폼은 기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던 전통적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으면서 디지털 시대의 큰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플랫폼 생태계는 향후 5년 안에 기업 가치와 시가총액을 키우는 핵심적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액센츄어는 디지털 경제가 성장을 거듭하면서 2020년까지 세계 경제의 25%를 차지할 것이며, 전 세계 상위 15개 플랫폼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2조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수 기업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있다. 액센츄어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약 절반(40%)은 플랫폼에 기반을 둔 사업모델을 도입하고 디지털 협력업체들과 함께 일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성공에 필수적 요소라고 답했다. 4.산업 간 경계 허물어진다 ‘플랫폼’에 기반을 둔 디지털 생태계의 등장으로 나타날 또 다른 변화는 서로 다른 시장과 산업 간에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것이다. 구글은 원래 인터넷 업체지만 무인자동차와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에 뛰어들면서 제조업이나 부동산업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했다. 애플도 원래는 스마트폰 회사지만 점점 제조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작년에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인 애플워치를 출시한 데 이어, 이제는 테슬라와 손잡고 ‘애플 카(Apple Car)’를 개발하고 있다. 액센츄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업 경영진 중 대다수(82%)가 산업 간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있으며, 모든 산업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발생할 위험 요소는 무엇보다 신규 경쟁자가 갑작스럽게 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를 예로 들어보자. 우버는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줌으로써 기존 택시업계를 교란하고 있다. 최근 포르투갈에서는 ‘우버’에 항의하는 택시운전사 수천 명의 시위가 벌어졌다. 택시운전사들은 택시업의 ‘종말’을 알리고자 택시에 검은 리본을 달았으며 ‘우버는 불법’, ‘우버는 범죄’ 등의 주장이 적힌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다만, 과거의 기술혁명과 최근의 디지털 경제를 통한 산업 융합에는 차이점이 있다. 변화를 가져오는 파괴적 힘이 예전보다는 훨씬 예측 가능해진 것이다. 기업들은 그동안 축적된 업계 지식을 총동원해 자신이 속한 업계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위험과 기회를 미리 포착할 수 있다. 일례로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은 거의 모든 기업이 무시하려야 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크라우드 소싱이란 ‘대중(Crowd)’과 ‘외부발주(Outsourcing)’를 합친 말로, 생산이나 서비스 과정에 일반인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을 뜻한다. 네이버의 ‘지식인’이나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크라우드 소싱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서비스들은 불특정 다수 사용자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는 뜻에서 ‘집단 지성’으로 불리기도 한다. 크라우드 소싱의 특징은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정확한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일기예보를 예로 들면, 스마트폰 한 대로 측정한 값을 가지고 예보하는 것보다 100명, 1000명이 만들어낸 측정값을 활용할 때 정확도가 높아진다. 크라우드 소싱의 활용 범위는 실로 방대하다. 광고 기획에서 제품 디자인, 자선 활동, 사회적 문제,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매일 수십억 명이 온라인으로 지혜, 자원, 아이디어, 자본을 발굴하고 있다. 기업들은 앞으로 이러한 시장 트렌드를 이용해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 모바일 상거래, 데이터, 로봇공학, 소셜 미디어 등 새로운 트렌드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무시하고 이전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은 점차 도태될 것이다. 기업들은 앞을 내다보고 장기적인 상황을 예측하며,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5.유전자도 해킹될 수 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신뢰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다. 전 세계가 디지털로 하나가 되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혁신해나갈 기회가 늘고 있지만, 이를 악용하는 범죄도 늘고 있다. 무역업체가 이메일 해킹 때문에 거액의 무역대금을 사기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으며, 일반 대중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해킹 프로그램으로 손쉽게 뚫을 수 있을 정도로 보안에 취약하다. 그런데 미래에는 개인의 몸속에 있는 유전자 정보마저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될지 모른다. 의료기술 발달로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조작하거나 사고파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1998년에 만들어졌던 ‘가타카’와 같은 공상과학 영화가 조만간 스크린이 아닌 눈앞에 실제로 펼쳐지는 현실이 될 것이다. ‘가타카’의 주인공 빈센트는 유전자 조작 없이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그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하고 유전자적 열성인 근시인 데다 30세까지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빈센트는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열성인자를 갖고 있으므로 우주탐사팀을 보내는 회사 ‘가타카’에 청소부로밖에 취직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빈센트는 DNA 중개인을 통해 유전학적으로 우성이면서도 교통사고로 불구가 된 수영선수 제롬 모로우를 소개받고 그의 유전인자를 돈으로 사게 된다. 미래에는 영화 ‘가타카’에서처럼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주문제작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장기를 복제하고 두뇌를 다시 만들며 줄기세포 기술을 통해 수명을 늘리는 것은 일도 아니게 될지 모른다. 또 인간의 질병에 대한 유전학적 해결책이 지적재산권으로 높이 평가되면서 개인과 기업들이 이를 온라인으로 사고팔려고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유전학적 데이터 이용에 따른 사생활 침해 때문에 개인과 기업, 정부 사이에 갈등이 벌어질 것이다. 국가는 반대 세력을 찍어누르고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특정 인종 집단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며, 이를 위해 바이오테크를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제임스 캔턴은 “우리는 질병을 치료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질병을 예방하고 몸을 재생시키며 획기적으로 재설계하는 단계로 진화할 것”이라며 “사회 전체나 한 개인이 이러한 바이오테크 도구 상자를 얻게 되면 모든 규범과 법, 전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8월호

[1인기업 시대] 100세 시대 서바이벌 플랜 ‘1인 기업’

직장 대신 직업 선택...자신의 전문성 살린 ‘1인 기업’ 급증 “일하는 시간이 즐겁다” 6인의 1인기업 선구자 집중탐구 |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의료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기대수명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10년 후에는 황수(110세) 잔치도 흔해진다는 연구보고서까지 있다. 하지만 장수의 대가는 경우에 따라 참혹하기 그지없다. 요즘 노인 축에도 끼지 못하는 60세 전후에 직장에서 물러나면 30년 이상 손가락만 빨아야 한다. 5060세대가 은퇴 후 일자리를 찾는 것은 2030세대가 취업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시대 흐름 속에 자신이 가장 잘하고 잘할 수 있는 특기를 직업으로 연결시킨 ‘1인 (창조)기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이 밥 먹여주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직장은 말 그대로 매일 아침 출근하는 장소일 뿐이다. 반면 직업은 자신만의 전문적인 기술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다. 2030대부터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것이 필수가 된 시대.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1인 기업가로 살아가고 있는 6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인 기업은 ‘선택’이 아닌 ‘운명’ 6인이 1인 기업가로 독립한 이유는 제각각이다. 대체로 자신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 의식과 취업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취미와 관심사를 평생 직업으로 삼은 사례도 있었다. 언젠가는 나만의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그리며 회사 생활에 충실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위기의식 홍순성 홍스랩 소장이 2002년 맥스무비 IT 엔지니어로 재직했을 때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로 출장을 다녀온 그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확대되면 자신과 같은 서버 관리 엔지니어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 의식을 느꼈다. 대처방안을찾기 위해 경제, 자기계발, 역사 등 닥치는 대로 책만 읽었다. ‘질문의 리더십’(한근태 저)이라는 책이 그에게 답을 안겨줬다. 우연히 저자의 북 세미나를 찾은 홍 소장은 그를 따라다니며 2주간 열심히 질문하기를 실천했다. 자연스레 인물 인터뷰를 글로 옮기면 좋겠다 싶어서 책을 쓰는 1인 기업 작가로 전향했다. 홍 소장은 자신의 경력을 십분 활용해 스마트 도구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다. ‘트위터 200% 활용 7일 만에 끝내기’를 시작으로 에버노트 활용법, ‘스마트워킹 라이프’ 등 다양한 책을 직접 저술한 것도 그 이유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법, 자료를 관리하는 법, 시간 관리를 잘하는 법 등 ‘효율성(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 기획 및 노하우 전수가 그의 주특기다. @img9 입사-퇴사 윤선현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는 애초부터 ‘10년 직장생활’을 계획했다. 1999년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준비하며 사업에 필요한 각종 노하우를 직장에서 배웠다. ‘정리’ 사업을 구상하던 때인 2003년 운명의 회사를 만난다. 프랭클린플래너로 유명한 한국리더십센터 사업부에 둥지를 틀었다. 4년 동안 영업 부서에서 근무한 윤 대표는 5년 차에는 플래너 제작 관리, 그 이듬해에는 상품 기획을 맡았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사장에게 ‘한국형 플래너’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사람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회사가 정작 미래를 꿈꾸지 않았다. 조직 문화에 실망한 그는 2010년 회사를 직접 차렸다. 사람들에게 미래와 꿈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현재 그는 국내 1호 정리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하루 15분 정리의 힘’, ‘관계 정리가 힘이다’,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 등 3권의 저술을 기반으로 강연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베리굿정리컨설팅을 통해 정리컨설턴트를 양성하고 컨설팅 사업에 기반을 둔 안정적인 수익화도 모색하고 있다. 0 취업난 김종욱 보목 대표는 7년간 중고등학생과 직장인, 대학생을 상대로 에이즈를 예방하는 교육을 담당했다. 어느 날 여자 친구에게 줄 선물을 직접 만들고자 찾은 동네 공방에서 목공예라는 신세계를 발견한다. 3년 내내 퇴근 후 공방에 들러 작품을 만들었다. 몸은 직장에 있어도 마음은 공방에 가 있을 정도로 흠뻑 빠져들었다. 공방 직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그는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공방에 취직했다. 2010년 말 공방이 타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김 대표에게도 취업난이 찾아왔다. 홍대 일대를 찾아다녔지만 서른 살 넘은 남자를 직원으로 써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창업하기에는 기술이 부족했고, 기술을 배우기 위한 취직의 문턱은 너무나 높았다. 취직 대신 학교로 돌아가 전문 기술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남부기술교육원에서 1년 과정을 마친 그는 전시회 작품으로 만든 ‘보목’이라는 이름으로 독립했다. 귀할 보(寶)에 나무 목(木)을 썼다. 가구를 아끼는 마음을 전파하겠다는 의지다. 현재 서울 중랑구에서 4년째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방을 운영 중이다. 1 취미 정희정 작가는 취미와 직장 경험을 살려 1인 기업으로 창업한 케이스다. 2005년부터 약 7년간 스포츠 마케팅 회사 홍보를 맡았다. 이벤트 홍보까지 겸하다 보니 학생 때부터 취미로 그려온 그림도 손 놓을 정도로 바빴다. 삶의 여유를 찾고 싶어 이직한 회사는 자서전, 백서 등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었다. 한 템포 느리게 흘러가는 삶의 여유를 찾으면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사람들이 만드는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림과 접목시킬 꿈을 키웠다.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꾸준히 알렸다. 홍순성 소장과의 인연으로 에버노트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명함 디자인을 테스트해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사람이 계속 늘면서 ‘다음 회사 이직하기 전까지만’, ‘조금만 더 버텨 보자’던 생각을 접게 됐다. 정 작가가 1인 기업에 발을 딛게 된 계기다. 현재 명함뿐만 아니라 옥외 메뉴판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각종 디자인 작업을 맡고 있다.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자부하는 스포츠 마케터도 겸하고 있다. 2 경험&어드바이스 이임복 세컨드브레인연구소 대표는 9년간의 회사 생활이 1인 기업으로 독립하는 데 큰 영감을 줬다. 교육회사에 첫 둥지를 튼 그는 강사 섭외부터 교육 운영까지 도맡으며 강사들의 태도와 강의법을 유심히 지켜봤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업에 파는 B2B 영업과 교육 기획을 담당했다. 아이팟 출시를 계기로 강연과 스마트워크를 접목시킬 결심을 하게 됐다. USB케이블을 연결해 데이터를 싱크(동기화)해야 하는 PDA와 달리 아이팟에서는 무선으로 가능했다. 스마트 도구를 활용하면 업무 효용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최신 IT 트렌드를 책으로 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컨설턴트 출신이었던 친구가 “교수나 전문가가 아직 손대지 않은 영역을 파보라”며 독려해 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스마트폰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저술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에는 회사에 다니면서 시간을 쪼개 ‘세컨드브레인-스마트폰으로 성공하라’라는 첫 책도 출간했다. 2013년부터는 개인사업자 등록을 내고 ‘사람들의 빠른 퇴근’을 돕기 위한 강연 및 저술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3 타고난 기질이 사업가 고석환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자산관리사가 되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초등학교 5학년(12살) 때는 석간신문을 돌리며 용돈을 벌고, 고등학생 때는 컴퓨터를 직접 조립해 판매하는 사업도 벌였다. 22살에는 택시를 몰고, 콘서트 현장에서 음향 관련 업무 서포트도 해봤다. 벌어들인 돈은 펀드, 주식에 투자하며 금융 원리를 이해하는 감각을 익혔다. 군 생활을 장교로 마친 고 대표는 2012년 7월부터 2년 반 동안 제일제당에서 첫 직장생활을 했다. 사람들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해온 오랜 경험이 있어 ‘영업’만큼은 자신 있었다. 보험회사에서 오퍼가 왔을 때 금융과 재테크 특기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이직했다. 그러나 유용한 금융 지식을 전파하기는커녕 회사에서 취급하는 상품만 판매해야 했다. 고객의 재무 상태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려면 회사로부터 독립해야 했다. 불과 6개월 만의 결정이었다. 현재 고 대표는 PB 컨설팅 관련 세미나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이나 자산, 부동산에 관한 교육도 겸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나는 호갱이었다’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돈과 관련해 유용한 정보 알리미로 활동하고 있다. 6인의 1인 기업가 “내 삶의 주인은 나” 회식, 야근 대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늘어나... 삶의 여유 되찾는 것이 장점 노트북을 펴드는 곳이 작업장...시간 효율성도 높아 1인 기업가들은 자기 시간에 대해 주인의식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는다. 보통 일반 회사는 월급을 줬으니 무조건 24시간을 회사에 맞추라고 강요한다. 반면 1인 기업은 내 시간을 온전히 내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다. 내 회사이자 내 일이고 내 꿈이기 때문이다. @img5 고석환 대표는 회식이나 반강제적인 야간 업무와 같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것이 후련하다. “일주일 내내 계속되는 회식 강요는 너무나 힘들었어요. 웨딩 촬영 때문에 한 달 전 미리 쓴 휴가가 있었는데 ‘회사 사정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더라고요.” 그는 지금 직장 상사와 동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하는 시간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적절히 배분한다.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아내의 산후조리원 생활을 직접 돕기도 했다. 일반 직장인이었다면 꿈도 못 꿨을 ‘아빠 휴직’을 한 셈이다. 김종욱 대표는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 엔딩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월요병’에서 벗어난 것이 좋다. 지금은 오히려 쉬는 날이 싫을 정도로 일이 좋다며 웃음을 짓는다. 일하는 만큼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남들 일할 때 쉴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주말에 바글바글하던 카페도 주중에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죠.” 1인 기업가와 일반 직장인의 차이점을 종량제와 정액제로 표현한 김 대표의 설명은 설득력 있게 와 닿는다. 월급은 노동의 강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함정이 있다. 업무량과는 관계없이 늘 똑같은 월급을 받는 구조다. 반면 1인 기업가는 일한 만큼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제작 기간이나 작업량이 많을수록 매출도 그만큼 늘어난다. 소소한 벌이에 만족하고 필요 이상의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도 1인 기업의 장점이다.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으면 된다. 잘할 수 있는 것, 잘하고 싶은 것에만 집중해도 먹고사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강의하고 남는 시간에는 아이디어나 자료를 검색한다는 윤선현 대표는 여러 단계의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 또한 1인 기업의 매력이라고 설명한다. @img6 생존 자체가 ‘서바이벌’... 1인 기업 쉽지만은 않아 1인 기업으로 살아남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사규와 출퇴근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이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잦다. 정해진 근로시간만큼은 맘껏 일할 수 있도록 가족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마음대로 일할 수 있으니까 가족 행사에 더 많이 참석하길 바라는 주문이 있을 때면 고 대표는 답답하다고 말한다. 1인 기업에는 시간이 곧 돈이기 때문이다. 모든 의사결정을 혼자 해야 하는 부담감도 견뎌내야 한다. 의사결정 체계가 잡혀 있는 일반 조직과 달리 1인 기업은 혼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사업 방향을 잘못 설정하면 패가망신할 수 있어 선택에 대한 심적 압박감도 상당하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다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없는 외로움은 덤이다. 홍순성 소장은 사업 방향을 혼자 결정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1인 기업가로서의 변신을 막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광인수집(광운대학교 인문대 수석 졸업자의 집)을 운영하며 토스트를 팔아 큰 인기를 끌었던 이준형 씨의 사례를 언급했다. 최근 이씨는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장사는 잘됐지만 자신의 사업 비전을 함께할 동료가 없었다는 게 폐업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사장님’ 타이틀에 씌워진 콩깍지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직장생활 하는 동안 억눌린 삶을 창업을 통해 해결하려는 사람들은 수익보다는 외형에 치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윤 대표 또한 ‘억대 강사, 억대 저자’ 등 포장에 현혹되지 말라고 충고한다. 지나치게 큰 기대는 오히려 화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도 되고 싶고, 성공한 사업가도 되고 싶고, 돈 많이 버는 강연가도 되고 싶은 사람이 많죠. 그렇지만 연 1억 강사비를 받는 사람은 0.5%도 안 돼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망합니다.” 목가구를 제조하고 직접 유통하는 김 대표는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호소한다. 영세 사업자로 전환하고 싶어도 제조업이라서 안 된다는 규제가 이들의 발목을 잡는다. 현재 국가 정책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전략은 ICT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에 집중돼 있다. 제조업이나 프리랜서 영역의 사업자들이 정부나 기업의 도움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1인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출 다각화 전략’ 필수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이들의 숙명이다. 매출에 대한 강박관념은 더욱 강해진다. 윤선현 대표는 이를 두고 ‘아름다운 구속’이라고 묘사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을 안으면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욕구에 얽매일 수밖에 없어서다. 그렇기에 사업은 어떻게든 버텨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윤 대표는 2012년 전성기를 누렸다. 그해 7월에 들어온 인세가 무려 4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자본금 7300만원을 까먹는 데 6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최소 자본금 3억원이 있어야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 고석환 대표는 연매출 1000억원과 같은 막연한 숫자나 고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img7 1원이라도 버는 것이 어쩌면 이들의 생존 전략일 수도 있다. 홍 소장은 1인 기업으로 창업한 이후, 보안 컨설팅, 서버 엔지니어링, 서버 제품 판매 등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맡았던 일부 일을 떼어왔다. 이임복 대표는 직장인 시절 부업활동으로 하던 강연을 전업으로 돌리면서 사업 초반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나 혼자 즐겁게 하려면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생활을 하면 되죠. 사업가는 즐기기만 해선 안 돼요. 매출까지 내야죠.” 정희정 작가는 작가 본인의 브랜드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못하면 상품이 좋아도 시장에 묻히게 된다. 회사가 브랜드를 알리듯, 스몰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본인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 소장은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것을 추천했다. 일반 직장인들은 회사 내부에서만 일하다 보니 자신의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판단을 못할 때가 많다. 자신이 구상한 상품을 판매해보고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며 비즈니스 가치를 찾는 것이 사업가가 되는 것보다 우선돼야 한다. 발전 없이 한자리에 머물러 있기만 한다면 더 나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누구보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배우는 데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 대표는 주 수입과 관련된 일에 80%, 돈과 관련이 없는 일에 나머지 20%를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20%는 또 다른 사업을 찾는 기회이자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고 영감을 받아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고석환 대표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만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금융시장을 보는 눈, 고객들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지식과 경험, 자신이 다루고 있는 상품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들이 없으면 1인 기업가로 전향해도 살아남기 어렵다. “자기 분야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없으면 마케팅을 잘해도, 글을 잘 써도 소용 없죠.” @img8 마지막으로 윤선현 대표는 근면성실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너무도 당연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메시지를 남겼다. “회사 생활 하면서도 6시 반에 일어나 늘 책을 읽었어요. 하루도 ‘정리’ 사업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창업해서는 눈뜨고 잠잘 때까지 사업만 생각했죠. 3, 4시간 자면서 내 사업만 바라봤습니다. 정말 고생합니다. 그럼에도 해야만 한다면 3년만 눈 질끈 감고 도전해보세요.” *참고문헌* - 장영순, 육헌영, 서종현, “1인 창조기업 특성과 경영성과와의 관계 연구”, KIIE 2014. - “기업가 특성과 네트워크 활동이 1인 창조기업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 충북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4.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8월호

[괴짜 스타트업 성장기] 월경에 미친 남자들...IoT로 마법을 걸다

룬컵, 스마트 생리컵으로 글로벌 펀딩시장서 ‘히트’ 여성질환 종합진단 헬스케어 서비스 ‘GO’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85@newspim.com 건장한 체구에 요리가 취미인 황룡 룬컵 대표(사진․33)에게는 반전이 있다. 그의 사무실 한편엔 농구공이, 다른 한편엔 여성의 자궁 모형이 놓여 있다. 책상 위에도 각기 다른 분위기의 캐릭터가 마주하고 있다. 남성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영화 스타워즈의 로봇 ‘드로이드 BB-8’과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라인프렌즈의 곰 ‘브라운’의 조합이다. 이 남자, 얘기할수록 묘하다. 여자들끼리도 굳이 대화 테이블에 올리지 않는 ‘월경’ 얘기를 꺼내자 열을 올린다. 여성 생리용품의 역사를 줄줄이 꿰는 것은 물론이다. 여자인 기자도 낯선 여성의 질 구조부터 질환까지 모르는 게 없다. 황 대표를 여자보다 여자를 잘 아는 남자로 만들어준 것은 다름 아닌 ‘생리컵’이다. 젖병 꼭지처럼 생긴 생리컵은 월경 시 생리혈을 모아준다. 실리콘 재질의 컵을 체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고 비우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속옷에 부착하는 패드형 생리대나 체내 삽입형 탐폰1) 대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1) 질 안에 삽입해 생리혈을 흡수하는 생리용품이다. 삽입형이 익숙지 않은 국내 여성들 사이에선 이용률이 10% 미만으로 낮지만 활동성에 이점이 있어 탐폰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는 생리컵에 IT기술인 사물인터넷(IoT)을 달았다. 단순 생리대 대용물이 아니라 생체 데이터를 모으는 스마트 기기를 만든 것이다. 생리컵으로 수집하는 데이터는 생리혈량, 혈색, 주기 등 크게 세 가지다. 이를 분석해 여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 서비스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생리를 달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 아닌 건강 알리미로 만들고 싶다는 게 황 대표의 목표다. @img5 칠전팔기 끝에 찾은 창업 아이템...생리컵 보고 ‘유레카!’ 황 대표가 처음부터 여성의 월경이나 생리컵에 밝았던 것은 아니다. 대학생 때 처음 창업한 애완견 직거래 플랫폼부터 군대 정보 검색 서비스, 인디음악 음원 관리 스타트업에 발을 담갔다. 여성 헬스케어로 사업 범위를 좁힌 후에도 생리컵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 “헬스케어는 남성보다 여성의 수요가 많습니다. 여성들이 신체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을 보면 대부분 얼리어댑터 남성들이에요. 건강 관리에 대한 욕구보다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대중적으로 접근하려면 여성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014년, 시작은 스마트 케겔 운동2)기구였다. 케겔 운동은 질 주위 근육을 반복적으로 ‘조였다 폈다’ 하는 운동이다. 여성의 경우 요실금 예방이나 순산에 도움이 된다. 꾸준히 하면 효과가 있지만 동기 부여가 약한 운동이다. 운동 횟수를 세거나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근육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디바이스를 운동기구에 탑재해 보고자 했던 이유다. 2) 골반근육 강화 운동이다. 산후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출산 후에 항문 조이기와 병행하면 빠른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 케겔 운동을 위해 승마 운동 기구나 체내 삽입형 기구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시제품 개발 뒤 흐지부지된 케겔 운동기구 이후 2015년부터 스마트 온도계로 관심을 옮겼다. 임신을 위해 배란일을 측정하려는 여성의 기초 체온을 재는 온도계다. 기초 체온은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은 상태의 체온으로 측정이 까다롭다. 배란 후 미세하게 오르기 때문에 기상하자마자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황 대표는 브래지어에 클립 형태로 부착하는 스마트 온도계를 떠올렸다. 시제품이나 아이디어 차원에 머물렀던 사업 아이템은 우연한 계기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당시 그가 만나던 여자 친구의 경험이 촉매제가 됐다. 생리혈 과다로 고민 중이던 여자 친구 덕에 생리컵을 알게 되면서다. “생리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인류 절반인 여성이 40여 년 동안 생체 데이터를 쌓는 작업이기 때문이죠. 생리컵을 접하자마자 생리에 대한 기록을 축적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생리용품에는 데이터를 모으는 디바이스를 붙이기가 부자연스러워요. 버리는 게 편한데 디바이스가 있으면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생리컵은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유레카가 따로 없죠.” 문제는 기술 확보였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가 IoT 기기를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앞서 케겔 운동기구와 스마트 온도계를 상용화하지 못한 것도 기술적인 이유가 컸다. 결국 황 대표는 직접 발로 뛰는 방식을 택했다. “헬스케어 기기에 대한 정보를 얻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지금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알게 됐습니다. 의공학 전공자이자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의 엔지니어였죠. 무작정 연락을 해서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질문을 하고 사업을 제안하니 미심쩍어했죠. 그러나 6개월 동안 꾸준히 찾아가 설득한 끝에 모셔올 수 있었어요.” 손가락질 받던 2년...女보다 女를 잘 아는 男으로 2015년 5월 우여곡절 끝에 기술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남자 4명이 모여 룬컵 개발에 돌입했다. 월경에 대한 직접 경험이 전무한 만큼 시장부터 팠다. 직접 생리용품을 사서 연구하고 주변 여성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주위의 시선이 고왔던 것은 아니다. 시장 조사에 나서면 “생리컵이 대체 뭐냐”, “왜 이런 걸 묻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30~40대 남성이 대부분인 스타트업 투자자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굳이 잘 모르는 것을 해야겠느냐”며 의구심을 가졌다. 황 대표의 어머니조차 “하다 하다 그런 것까지 하냐”며 혀를 찼다. 국내와 달리 해외 시장에서는 생리컵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탐폰 부작용으로 알려진 독성쇼크증후군3)이 이슈가 되면서다. 탐폰을 자주 교체하지 않을 경우 발열, 근육통부터 심하면 쇼크까지 올 수 있다는 것. 체내용 탐폰을 쓰던 여성들이 체외형 생리대 대신 생리컵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다. 특히 전체 여성의 절반이 탐폰을 사용하는 서구권에선 생리컵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3) 탐폰을 사용하는 여성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후군이다. 증세는 고열, 구토, 복통, 설사, 발진 등이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쇼크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탐폰을 자주 교체하지 않으면 탐폰이 생리혈뿐 아니라 질을 보호하는 분비물까지 흡수해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에서 19세 여성 모델이 탐폰 독성쇼크증후군으로 다리를 절단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국내 탐폰 시장은 160억원 규모로 작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은 3조원에 달합니다. 2020년에는 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고요. 환경과 안전성을 생각하는 탐폰 이용자들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엿본 그는 스마트 생리컵 개발에 착수했다. 우선 생리컵에 센서와 햅틱(진동 기술)을 탑재했다. 센서는 혈량과 혈색을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컬러 센서가 색을 인지하고, 가속도 센서가 생리컵의 기울기를 파악한다. 기울기로 생리컵을 비우는 행위를 인지해 혈량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햅틱은 혈량에 따라 생리컵을 비워야 하는 시기를 알려준다. 룬컵으로 측정한 혈량, 혈색, 생리 주기 데이터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아이디어를 기회로 바꾼 킥스타터...“생리는 여성들의 특권” 2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친 룬컵은 지난해 10월 첫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이름을 알리면서다. 킥스타터는 개발 중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소액 창업자금을 모으는 사이트다. 가상현실(VR) 기기를 만드는 오큘러스, 스마트워치 제조사 페블을 키운 플랫폼이기도 하다. 한 달간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은 기대 이상이었다. 당초 목표한 금액의 300%가 넘는 16만달러(약 1억9000만원)를 모았다. 아직 양산에 들어가기도 전인 룬컵 4900개가 선(先) 판매됐다. 개당 40달러(약 4만7000원) 수준의 가격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반응이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매셔블’ 등 현지 언론에서도 앞다퉈 룬컵을 다뤘다. 국내에선 SK텔레콤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기도 했다. “킥스타터로 얻은 가장 큰 선물은 잠재 고객들이 보내준 4000여 통의 메일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라는 극찬부터 보완점에 대한 뼈아픈 지적들을 받았어요. 하나하나 절절한 호소를 담은 장문의 메일이었습니다. 생리가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인지 느낄 수 있었죠. ‘이런 걸 누가 쓰냐’고 의심하던 물음표를 말끔히 지우게 됐습니다.” 황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룬컵의 양산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룬컵에 월정액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월정액을 받고 생리 주기와 배터리 교체 시기에 맞춰 6개월 간격으로 룬컵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생리컵에 생소한 이용자를 공략하기보단 잠재 고객에게 깊이 침투하겠다는 것. 신뢰가 중요한 제품군인 만큼 먼저 충성도를 쌓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img4 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룬컵으로 모은 데이터를 이용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생리혈량을 면밀히 체크하면 난소나 자궁 건강의 이상 신호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궁내막에 혹이 생기는 자궁선근종도 월경 과다가 대표 증상 중 하나다. “여성들이 생리를 더 이상 핸디캡으로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류 절반이 일생의 절반 동안 겪어야 하는 일이지, 더 이상 여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생리혈을 폐기물이 아니라 정보로 활용한다면 생리도 여성의 특권이 되지 않을까요?”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8월호

1시간 마다 충전하는 한국 전기차

인프라 적고 관리도 부실...충전 스트레스 지수 높아 200km 못 넘는 짧은 주행거리도 전기차시대 걸림돌 | 제주=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 “제주시를 넘어 서귀포시로 가려면 공조기 끄고 정속 주행하셔야 합니다.” ‘전기차 성지’로 불리는 제주도에서의 시승은 렌터카 업체 직원의 우려 섞인 충고와 함께 시작됐다. 그는 충전기 고장으로 충전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충분한 주행거리 확보를 거듭 강조했다. 직원의 우려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주도는 전기차 인프라에 있어선 국내 최고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급속충전기는 49개로 국내 최다를 자랑한다. 이는 전기차 시승을 위해 제주도를 방문한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도에서 시승한 전기차는 기아차 쏘울EV로 27kWh의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으로 148km를 주행할 수 있다. 제주도의 풍경과 전기차의 정숙함이 묘하게 어울렸다. 엔진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구동에 따른 소음이 덜하다.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릴 정도다. 전기차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도 잠시, 충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했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충전을 위해 제주도가 운영하는 신재생에너지 홍보관에 들렀다. 차에서 내려 충전기에 가까이 다가가니 ‘전력량계 이상으로 잠시 후 사용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렌터카 업체 직원의 걱정이 머릿속을 스쳤다. 전기차 충전기 위치와 상태를 알려주는 사이트에선 정상 작동으로 나오는 곳이었기에 더 당황스러웠다. 그 옆엔 또 다른 충전기가 녹이 슨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다행히 근처 10여k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충전을 할 수 있었지만 그 뒤로는 불안한 마음에 충전기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갈 엄두를 못 냈다. 이는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륙으로 넘어가면 더 열악한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운전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제주도를 제외하고 내륙에 설치된 급속충전기는 229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지방은 소외됐다. 충청북도는 면적이 서울(605.28㎢)의 11배(7433.01㎢)에 달하지만 급속충전기는 7개로 5분의 1 수준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충전기 위치다. 지역민이 아니면 찾을 수 없는 구석진 곳에 충전기를 설치한 경우가 상당수다. 사실 충전 인프라 문제는 전기차의 짧은 주행거리에서 기인한다. 주행거리가 넉넉하다면 지금과 같은 인프라 부족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이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전기차는 쏘울EV를 비롯해 아이오닉 일렉트릭(191km), BMW i3(132km), 닛산 리프(132km), SM3 Z.E.(135km), 스파크(128km), 레이(91km)로 총 7종이다.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한 아이오닉도 200km를 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빈번히 충전기를 찾게 된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특성상 효율이 떨어지면서 주행거리가 더 줄어들어 충전에 허비하는 시간이 늘게 된다. 제주도에서 SM3 Z.E. 전기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A씨도 짧은 주행거리로 인한 잦은 충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보통 50km 주행 후 충전을 해야 한다”며 “한 번 충전을 시작하면 30분 정도 걸리는데 누군가 사용하고 있으면 기다리는 시간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고 불평했다. 이 때문에 주행거리는 전기차 구매에 있어 핵심 사항이다. 올해 제주도는 전기차 4000대를 보급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1000여 대만 신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최대 346km를 달릴 수 있는 모델3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룬 것이다. 전기차 공모를 신청한 소비자 중 절반 이상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선택한 이유도 시판 중인 전기차 모델 가운데 가장 넉넉한 주행거리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8월호

노르웨이에서 전기차의 미래를 보다

| 오슬로(노르웨이)=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전기차가 많은 곳요? 글쎄요...전기차라면 어디든지 볼 수 있어서 어디가 많다고 구체적으로 말씀 못 드리겠네요.” 전 세계에서 전기차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는 차량 번호판이 ‘EL’로 시작하는 전기차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노면전차인 트램과 버스가 밀집한 오슬로 중앙역(Oslo Sentralstasjon) 근처는 물론 교통량이 별로 없는 변두리의 한적한 지역에서도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3, 4대의 전기차가 지나갔다. 중앙역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중국인 유학생 퀴니 우위치(Quiny Yu-Qi Wu·23)씨는 “저는 시티걸(City-girl)이라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죠. 자동차는 잘 몰라요. 하지만 테슬라가 어떤 건지는 알아요. 노르웨이에서 트렌드잖아요”라고 말했다. 평일 아침 시청 근처 주차장에 가면 전기차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한 시민의 귀띔에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을 옮겼다. 중앙역에서 버스를 타고 로드후세트(Rådhuset) 역에 내려 다시 반대편으로 약 10분을 걷다 보면 아케르스후스 요새(Akershus Fortress)가 등장한다. 이 요새 외곽 길을 따라 뻗은 오른쪽 길에서 주차된 전기차들을 볼 수 있었다. 오전 8시. 기자가 방문한 이곳엔 40여 대가 넘는 전기차로 가득하다. 폭스바겐 E-골프, 테슬라 모델S, 시트로엥 C-제로, 르노 프렌지(Frenzy) 등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글로벌 브랜드 전기차들이 육중한 성벽 아래에 늘어서 있다. 주차를 마치고 출근하던 토르(Thor) 씨는 “이곳은 시청에서 운영하는 공공주차장인데, 이쪽 지역은 전기차 사용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충전기도 사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쪽(일반 주차) 지역에 차를 대려면 시간당 8달러(약 9450원)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아침부터 차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매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지각 변동을 일으키자 여러 나라 정부와 산업계가 노르웨이에 관심을 쏟고 있다. 노르웨이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의 비중이 23%로 세계 최고이고, 전기차 선진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도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량 중 반 이상을 노르웨이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풍부한 인프라를 배경으로 ‘전기차 천국’이라고 불리는 노르웨이를 찾은 이유다. 노르웨이 전기차 성공 요인: “싸고, 쉽고, 편리” 노르웨이 전기차협회(Elbil)에 따르면 이 나라에 등록된 전기차는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합쳐 9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미국과 중국, 일본 다음이지만 등록 차량 중 전기차 점유율은 23%로 단연 세계 최고다. 글로벌 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0.6%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노르웨이에서의 전기차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img4 우리나라는 5100만명의 인구에 등록된 전기차는 5800대에 불과한데, 노르웨이는 520만명 인구에 9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특히 인구 65만명인 오슬로 시에서만 전기차가 3만대에 이르는데, 이것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전기차의 5배에 달한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도 전기차의 국내 점유율에선 노르웨이에 견줄 수 없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은 각각 자국 내에서 20만7380대, 11만387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지만 국내 전체 차량 중 전기차 점유율은 1%, 0.7%에 그쳤다. 이런 노르웨이에서 어떤 전기차가 잘 팔릴까?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는 폭스바겐 E-골프다. E-골프는 2015년에 8943대가 팔렸다. 4039대를 판매한 테슬라 모델S가 2위를 기록했고, 닛산 리프(Leaf)가 3189대를 팔아 3위다. 2년 전만 해도 리프가 1위였지만 E-골프가 가격과 디자인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선두가 바뀌었다. 오슬로에선 이 3개 차종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노르웨이가 ‘전기차 천국’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인센티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는 1990년 전기차 취득세 면제를 시작으로 1996년과 1997년에 각각 전기차 등록세, 유료도로 통행료 감면 정책을 시행했다. 이후에도 전기차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주기 위해 전용번호판과 공공주차장 무료 이용 제도를 시행했다. 2002년부터는 전기차 가격의 25%를 차지하는 부가세 면제와 버스 전용차선 진입 허용, 여객선 이용 무료 등을 실시했다. 금전적 혜택뿐만 아니라 편리성까지 고려한 우대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오슬로 시청의 스투레 포트빅(Sture Portvik) 전기차 총괄팀장은 “노르웨이는 내연기관 차량에는 ‘채찍’을, 전기차에는 ‘당근’을 제시하는 정책을 사용했습니다. 전기차 보급 정책에는 3가지 성공 요인이 있는데 첫째 가격이 싸야 하고, 둘째 운영비가 적게 들어야 하며, 셋째는 이용하기 편리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당근과 채찍’ 정책 덕분에 노르웨이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차량보다 비싼 전기차를 더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기준 폭스바겐 ‘E-골프’의 가격은 26만2000크로네(약 3600만원)지만 같은 제조사의 내연기관 차인 ‘골프’를 구매하면 취·등록세와 부가세(VAT) 등을 포함해 26만5900크로네(약 3650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차값 17만4666크로네에 50%(8만7334크로네·1200만원)가량이 세금으로 붙는 셈이다. 이웃 국가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E-골프의 가격이 내연기관 골프 차량에 비해 각각 100%, 50%나 더 비싸다. 다른 브랜드의 가격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퇴이옌(Tøyen) 지역에 있는 자동차 판매점을 방문했다. 자신이 도매 판매까지 담당한다고 밝힌 에이릭 왈(Eirik Wahl) 세일즈 컨설턴트는 “레벨이 가장 낮은 기아차 스포티지R 가격과 가장 높은 전기차 소울의 세금을 포함한 가격 차이는 6만크로네(약 827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여기서 레벨은 자동차 ‘옵션’을 말한다. 전기차 인기가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는 “고객의 3분의 2 정도가 최종적으로 구매하지 않더라도 일단 전기차에 관심을 갖고 찾아옵니다. 4년 전부터 전기차 ‘붐’이 일었지요. 이제는 소화할 수 없을 만큼 주문이 밀려옵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오슬로에 기아차 매장이 총 네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만 올해 600대의 전기차가 팔렸다고 덧붙였다. @img5 충전시설 한국의 134배...”그래도 부족” 배터리 충전소를 비롯한 풍부한 공공 인프라는 노르웨이에서 전기차가 확산하게 된 주요 배경이다. 오슬로 시는 2008년부터 공공 충전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았는데, 현재 노르웨이 전국에 설치된 충전기는 6435개, 시(市) 충전소는 980여 개에 이른다. 또 정부는 전기차 전용 주차장을 시내 곳곳에 무료로 운영하면서 장소마다 최대 16시간 주차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기차 수요는 2011년 이후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는데 인프라 확충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급증하는 수요 때문에 노르웨이 정부는 2017년까지 주요 도로 50km 구간마다 ‘멀티 충전소(사용자들이 필요에 따라 전력을 조절할 수 있는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공공 충전소도 올해 말 1000개까지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7월에는 아케르스후스 지하 방공호에 전기차 100대가 주차·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개방할 예정이다. @img6 오슬로에서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거리마다 한두 개의 충전시설이 배치된 건 물론 수퍼마켓·패스트푸드 가게 앞에도 설치돼 있다. 많게는 50대의 차량이 동시 충전할 수 있는 곳도 있는데, 기자가 방문한 아케르스후스 근처 콘겐스 길(Kongens gate)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은 때때로 이방인들에게 관광거리가 되기도 한다. 여행 중이라던 한 프랑스 커플은 “프랑스에도 전기차가 많지만 이렇게 많은 충전시설을 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img7 노르웨이에서 볼 수 있는 공공 충전기는 두 가지로 나뉜다. 2009년에 도입된 노르웨이 프록슬(Proxll) 사의 충전기와 2012년에 도입된 메네키스(Menekes) 사 충전기다. 메네키스 사 충전기는 협회가 지급한 무선인식(RFID) 카드나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SMS로 예약도 할 수 있다. 시 당국은 사용자 편의를 위해 189개 구형 충전기를 신형으로 교체 중이다. 충전 인프라는 정부가 소유한 핀란드 전력회사 포텀(Fortum)이 15%를 담당하고 나머지는 민간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구축·운영하고 있다. 그 많은 전기는 어디서 충당할까? 노르웨이는 쓰고 남은 전기를 이웃 나라에 수출하는 국가다. 노르웨이 전기 수요의 95%는 수력발전으로 충당된다. 이 때문에 전기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 사용자가 집에서도 부담 없이 충전할 수 있다. 가정에서 전기차(테슬라 모델S 기준) 한 대를 완전히 충전하려면 22크로네(약 3000원)가 드는데, 노르웨이의 ‘살인적인’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사용자들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테슬라 모델S를 3년 동안 타고 있다는 변호사 얀 크리겔(Jan E. Krigel·51) 씨는 “집에서 충전하면 한 시간에 30km(주행거리)를 충전할 수 있어요. 이틀이나 사흘마다 집에서 충전하는데 전기료가 저렴해서 부담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img8 “전기차, 매년 CO2 6만4000t 감소 효과” 세계 13위 산유국인 자원 부국 노르웨이가 전기차 확산에 나선 것은 환경 문제 때문이다. 특히 평지인 오슬로와 베르겐 지역은 주위를 산이 둘러싸고 있어 겨울철 배기가스가 쉽게 빠지지 못하는 지형구조다. 스투레 포트빅 총괄팀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 후 대기 질의 개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노르웨이 배기가스의 63%는 차량에서 나옵니다. 전기차가 많이 늘어난 것이 대기 질 개선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요”라며 “오슬로에만 대략 3만2000대의 순수전기차(BEV)가 있습니다. 이들이 매년 이산화탄소 6만4000t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 중의 미세먼지(PM2.5), 아황산가스(SO2), 질소산화물(NOx)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정부는 2030년과 2050년에 각각 차량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을 50%, 100%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가 대기환경 개선 목적에서 전기차 도입에 나섰지만, 사실 그 시작점에는 환경보호론자들이 존재한다. 40년 전 노르웨이는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대기오염 문제로 고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환경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던 1988년, 환경운동가 프레데릭 허그(Frederic Hauge) 씨는 대기 상태를 개선할 대안으로 전기차 보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Enthusiast·열성론자)과 함께 전기차 캠페인을 시작했고, 정부에 처음으로 전기차 도입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img9 국제환경단체 ‘벨로나(Bellona)’의 프레데릭 허그 창립자는 인터뷰에서 “1988년에 팝 그룹 ‘아하(A-HA)’와 함께 피아트 사의 전기차를 수입하기 위해 팀을 꾸렸습니다. 이후 1년 동안 도로세, 통행료 주차요금 지불을 거부하는 캠페인을 벌였죠. 결국 차는 당국에 압수당하고 경매처분되기도 했는데, 우리는 정부가 전기차 인센티브를 도입하기까지 처분된 전기차를 다시 사고 캠페인을 다시 벌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했어요. 체포된 적도 많았죠”라며 초창기 운동 시절을 떠올렸다. 이처럼 어려웠던 시절에도 전기차 열성론자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전기차의 불편도 감내했다. 1년여간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끝에 정부는 이들의 ‘열성’에 손을 들었고 1990년 장려책을 처음 도입했다. 취재를 위해 이야기를 나눴던 일부 전기차 사용자들은 벨로나가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허그 씨는 “당시에는 주행거리가 40km밖에 안 돼 사람들이 비웃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다들 부러워합니다. 오슬로 시 도로에 돌아다니는 전기차를 보면 감회가 새로워요. 물론 모든 입안 과정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인센티브 도입에 역할이 컸다고 자부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미국 밖에서 처음으로 테슬라 로드스터를 보유한 사람입니다. 얼마 전 모델X도 주문했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노르웨이가 ‘전기차 강국’으로 불리며 모든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아직 이 나라 정부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인센티브의 지속 여부와 전기차 소유주들의 주행거리 불만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취재 때 만난 전기차 소유자들은 테슬라 사용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자기 차량의 주행거리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이는 기업과 인프라를 담당하는 당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노르웨이 정부와 지자체가 전기차 이용자들에 대한 통행료, 사용료 면제에 따른 세수 부족에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향후 탄소배출권 판매로 생기는 수익을 통해 이를 보충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현지 시민 오마르 타샤코리(Omar Tashakori·23) 씨는 동승한 자가용 차량(E-골프) 안에서 “전기차를 탈 때는 철학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내일도 차징(charging·충전), 내일모레도 차징, 어디론가 가기 위해선 늘 차징을 걱정해야 돼요”라고 말했다. 또 “휘발유 차를 타면 충전을 위해 똑똑해질 필요가 없어요. 오슬로에 충전기요? 많죠. 하지만 제가 알기론 충전시설보다 차가 더 많을걸요. 조금만 멀리 나가면 충전소를 못 찾을 때도 있어요”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0 IT기업도 ‘전기차 군침’...폭스바겐 “전기차 30종 내놓겠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모든 나라가 전기차 격전지가 된 지금, 나라 밖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전기차를 내놓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업계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에 더해 국가별로 전기차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보조금 경쟁도 한층 뜨거워졌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해 전 세계 시장 판매 1위는 중국 기업인 비야디(BYD: Build Your Dreams)가 차지했다, 한 해에만 전기차 6만1722대를 판매했다. 1년 전 1만8500대보다 3배나 늘었다. 또 지난해 중국 정부는 IT기업을 포함한 비(非)자동차업체도 전기차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10여 개의 전기차 신생업체가 탄생했다. 이에 질세라 기존 자동차 업체들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기차 출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기차 30여 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전기차협회 에릭 로렌젠(Erik Lorentzen) 상임고문은 “며칠 전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진이 노르웨이를 방문해 전기차 정책과 시장을 조사하고 돌아갔습니다”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전기차 운전자 인터뷰◆ 세금부담 없어 저렴한 게 전기차 매력 주행거리 짧은 건 단점...배터리 용량 개선돼야 1 지난 6월 20일 오슬로 마이오르스텐(Majorstuen)역 부근 공공 충전소에서 전기차 사용자 모튼 키밤(Morten Kvam) 씨와 데이비드 하빅(David A. Havg) 씨를 만났다. 노르웨이에서 최고 인기인 테슬라 모델S와 폭스바겐 E-골프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이들 현지 시민과 충전소 근처에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 3 이전에는 어떤 차를 탔나? 키밤: 일본 자동차 스바루(Subaru)와 이탈리아 알파 로메오(Alfa Romeo) 사의 자동차를 탔습니다. 하빅: 아우디 A4요. 전기차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이전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키밤: 저렴해서 선택했죠. 일반 차량에는 엄청난 세금이 붙습니다. 세금이 자동차 가격의 100%예요. 하지만 지금 타고 있는 모델S는 세금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이용 기준으로 매달 약 5000크로네(약 69만원)가량 절약되는 것 같아요. 하빅: 저도 싼 맛에 샀어요. 부가가치세(VAT) 등의 세금과 요금이 없고 충전이 무료예요. 보트, 그러니까 페리(Ferry)를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월 평균 400~500달러(46만~58만원)를 절약합니다. 많은 전기차 모델 중에 현재 보유한 차를 선택한 이유는? 키밤: 좌석 공간이 넓어서 선택했어요. 아이 셋이 있는데 가족들이랑 이용하기 좋습니다. 차 뒤 트렁크와 엔진 룸에 수납공간이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조용하기도 하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이 4초 만에 가능한 것도 장점입니다. 겨울철 에너지 효율 저하, 방전 우려 등 불편한 점은 없는지? 키밤: 아뇨. 방전돼본 적도 없고 불편한 점도 없습니다. 테슬라 전용 급속 충전기(수퍼차저)가 모든 곳에 갖춰져 있죠. 디스플레이에 보이는 게 노르웨이의 수퍼차저에요. 이 차를 몰고 유럽도 많이 다녔는데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모든 곳에서 문제가 없었어요. 다음 주는 가족과 런던을 갈 예정인데 수퍼차저가 모든 곳에 있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빅: 방전 경험은 없어요. 주행거리가 짧은 게 단점이에요. E-골프 주행거리가 여름에는 200km 정도 되는데 겨울에는 눈하고 날씨 때문에 반으로 줄어들어요. 공공 충전소가 띄엄띄엄 있어 장기간 운행하기 쉽지 않죠. 충전시설이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는 건 긍정적입니다. 충전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키밤: 완속 충전기(7㎾)로 충전하면 12시간 정도 걸려요. 수퍼차저는 50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해요. 충전 시간을 계산할 필요가 없죠. 차가 말해줘요. 하빅: 일반 완속 충전기로 충전하면 8시간가량 걸려요. 유료 급속 충전시설을 이용하면 20분 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는데, 배터리 용량 문제는 개선됐으면 좋겠네요. 인센티브 제도가 없어져도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키밤: 세금 감면이 없다면 안 살 것 같아요. 하빅: 인센티브 없으면 디젤차를 선택합니다. 노르웨이에 전기차 관련 보험상품이 있나요? 키밤: 전기차 보험상품은 따로 없어요. 보유 차종 외에도 선호하는 차량이 있는지? 하빅: 테슬라요. 알다시피 테슬라는 주행거리가 대략 500km나 되는데 노르웨이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요. 닛산 리프, 폭스바겐 E-골프보다 2배 비싼 편이에요.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8월호

[얼리어댑터] VR대중화 선도 ‘LG360캠’

29만9000원짜리 고화질 동영상·사진 제작 머신 1년 전 스마트폰서도 ‘쌩쌩’...와이파이로 원격촬영 | 황세준 기자 hs@newspim.com 29만9000원.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360캠’의 특징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가격이었다. ‘3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360도 영상과 사진을 직접 촬영할 수 있다니...’ 설렘을 안고 이 제품을 곧바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360도 영상은 말 그대로 촬영자 주변 360도의 환경이 모두 한 화면에 담긴 영상이다.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이 영상을 감상하면 촬영 당시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일반 소비자가 360도 영상을 촬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값비싼 전문 장비와 함께 영상을 촬영한 후 매끄럽게 이어 붙이는 후작업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전자 ‘360캠’의 등장으로 이제 언제 어디서나 360도 영상을 버튼 하나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주문한 지 3일 만에 집으로 배달된 LG전자 ‘360캠’은 현존하는 비슷한 제품 중 가장 저렴하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기어360’ 제품은 39만9000원으로 10만원 비싸고, ‘360캠’과 비슷하게 생긴 리코 ‘세타S’도 40만원 중반대다. 휴먼아이즈의 ‘뷰즈’는 93만원 수준이다. 가격이 싸다고 성능이 나쁜 건 아니다. ‘360캠’은 앞뒤로 1300만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해 QHD (2560×1280) 해상도의 30프레임 영상을 최대 20분간 촬영할 수 있다. 정지화상 해상도는 5660×2830픽셀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화질이다. 화면만 입체적으로 저장하는 게 아니라 소리도 5.1채널(ch)로 현장감 있게 담는다. 카메라 앞쪽에 2개, 뒤쪽에 1개의 마이크를 장착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정확히 감지한다. 크기는 폭 40mm, 높이 97mm, 두께 25mm, 무게 76.7g으로 주머니 속 휴대가 용이하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최신 전략 스마트폰 ‘G5’ 친구(프렌즈)로 묶어 출시했지만, 실제는 ‘G5’가 없어도 ‘360캠’을 사용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기자는 1년 전 개통한 ‘G4’를 활용해 이 제품을 사용해봤는데, 지난 3월 개발자 행사에서 ‘G5’에 이 제품을 연결해 체험했던 것과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G4가 G5보다 속도가 느린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스마트폰에 ‘360캠 매니저’와 ‘LG 360캠 뷰어’를 다운로드하면 이 제품을 사용할 준비가 끝난다. 프로그램을 받지 않고 ‘360캠’의 전원을 켜서 버튼을 눌러도 되지만 사진과 영상이 어떻게 찍히는지 확인하려면 다운로드는 필수다. 처음 써보는 제품에 대한 미숙함 때문인지 첫 테스트 샷은 실망스러웠다. 제품을 들고 있는 기자의 손과 팔이 가장 크게 나오고 주변은 너무나 작게 찍힌 것이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 ‘360캠‘을 손에 들지 않고 특정 장소에 놓아둔 후 스마트폰으로 원격 촬영하는 방법으로 바꾸기로 했다. 제품 전원을 켜고 스마트폰에서 ‘360캠 매니저’를 실행하면 와이파이로 연결하면서 원격 촬영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원격 촬영은 손에 들고 찍을 때보다 좀 더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10m가량 떨어져도 촬영이 된다. 단, 너무 멀리 떨어지면 제품이 사고에 노출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 특성상 렌즈가 돌출돼 있어 넘어지거나 부딪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안전을 위해 ‘360캠’을 설치할 때 삼각대를 사용하는 게 좋다. 이 제품 하단에는 시판 중인 삼각대들과 호환되는 마운트(나사구멍)가 있다. @img4 도심의 풍경을 멋지게 담으려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제품에 장착된 180도 화각의 어안렌즈는 쭉쭉 뻗은 직선 형태가 많은 도심에서 너무나 심한 왜곡을 보이기 때문이다. 왜곡된 사진도 나름 신기하지만 ‘360캠’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려면 장소 선택이 중요하다. 서울시청 앞 광장처럼 주변에 건물이 원형으로 둘러싼 공간, 사람이 빼곡히 들어찬 실내 행사장 등이 제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기에 좋다. @img5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6년 08월호

‘전기차 파워’ 테슬라, 정체가 궁금하다

2012년 첫 등장...올 ‘모델3’ 예약판매 1주일 만에 32만대 몰려 |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테슬라모터스(이하 테슬라)다. 수퍼카에 버금가는 전기차를 속속 시장에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서 태어난 신흥 강자 테슬라는 태생부터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다르다. 지난 200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난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업체에 비하면 매우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테슬라의 최대주주이자 CEO인 엘론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전자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을 2002년 15억달러에 이베이에 매각한 후 이 자금을 기반으로 테슬라를 세웠다. 그해 테슬라는 첫 양산형 고급 전기차인 ‘모델S’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모델S는 나오자마자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2013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닛산 리프에 이어 판매 순위 2위를 기록,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제품 라인업도 차곡차곡 늘려 지난해에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를 공개했다. 올 3월에는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공개하고 글로벌 예약에 들어갔다. “대박난 모델3...”가장 성공한 크라운드펀딩? 모델3는 예약 개시 1주일 만에 32만5000대의 예약고를 올리며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오는 2018년 국내에도 들어올 모델3의 예약 판매에 한국에서도 400명 이상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에서도 한국 진출을 기정사실화한 상황. 테슬라는 지난해 유한회사 형태로 한국법인의 등록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에서 근무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판매 담당자 등 4개 직군의 채용을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모델3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차량 부품으로 △LG화학의 배터리 △한온시스템의 전동압축기 △한국타이어의 신차용 타이어 등이 탑재될 계획이다. KT와는 차량용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보조금 등 난제 많아...가장 성공한 사기극 우려도 테슬라의 재무구조는 그리 양호한 편이 아니다. 앞서 테슬라를 예약한 32만명이 마냥 편한 마음으로 모델3를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 2015년 테슬라의 차입금은 4000억원에 달한다. 또 작년 1분기에는 순손실이 17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법인은 자본금이 겨우 1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우려 섞인 시선으로 테슬라를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모델3의 인기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다만, 아직 테슬라가 국내에 진입해서 정상적으로 작동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아직 국내에 정식 제조·판매업체로 등록되지 않았다. 한국법인이 등록돼 있긴 하지만 그들이 판매하는 어떤 차량도 인증되지 않았다. 그 말은 전기차를 구매해도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무료 3G통신 등 그들이 미국 시장에서 제공 중인 모든 혜택도 한국법인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시작해야 이 땅에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모델3가 ‘가장 성공한 크라우드펀딩’이 될지, ‘가장 성공적인 사기극’이 될지 궁금하다.

2025.03월 ANDA
2025.04월 ANDA
2025.05월 ANDA
2025.06월 ANDA
2025.07월 ANDA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유근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기락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