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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4월호

삼성전기-LG이노텍 맞짱 반도체 ‘FC-BGA’ 뭐길래

메인보드·반도체 연결하는 최고난도 반도체 기판 LG이노텍, 4130억 투자하며 삼성전기에 ‘도전장’ 반도체 고성능화 가속...패키지 기판 시장 ‘고성장’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국내 양대 전기부품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시장에서 맞닥뜨렸습니다. LG이노텍은 지난 2월 22일 FC-BGA 시설에 413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FC-BGA 사업의 첫 투자입니다. LG이노텍은 FC-BGA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지난해 12월 FC-BGA 사업담당, 개발담당 등 임원급 조직을 신설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FC-BGA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8억5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원을 FC-BGA 생산설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전기 역시 베트남 생산법인을 FC-BGA 생산 거점으로 정하고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과연 반도체 패키지 기판, 또 FC-BGA가 뭐길래 삼성과 LG가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했을까요? 메인보드·반도체 연결하는 기판 중 최고난도 제품 기판의 정식 명칭은 ‘인쇄회로기판’으로, PCB(Printed Circuit Board)라고 합니다. ‘전기신호가 지나가는 회로가 인쇄돼 있는 보드’라는 뜻입니다. 흔히 기판 하면 메인보드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하나의 ‘도시’라고 생각한다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수많은 반도체, MLCC, 카메라 모듈 등은 ‘건물’이라고 할 수 있죠. 이 건물이 지어진 땅을 ‘기판’, 건물들을 이어주는 도로를 ‘회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메인보드와 CPU, GPU 등 반도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외부 충격, 온도, 습도로부터 반도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면 FC-CSP, 컴퓨터에 들어가면 바로 FC-BGA가 됩니다. 흔히 스마트폰에 들어가면 모바일용, 컴퓨터에 들어가면 CPU용 패키지 기판이라고 합니다. FC-BGA는 삼성전기를 비롯해 일본의 이비덴(Ibiden)과 신코(Shinko)가, FC-CSP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킨서스와 유니마이크론 등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힙니다. LG이노텍은 FC-CSP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FC-BGA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겁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아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합니다. 전자기기 안에 더 많은 전자부품이 들어가면서 회로도 더 복잡해졌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더 많은 회로를 만들고자 여러 층으로 형성돼야 하고 그럼에도 더 얇은 회로를 가져야 성능을 보존할 수 있죠. 고도의 미세가공 기술과 미세 회로, 두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야 뛰어난 기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죠. 반도체 성능 차별화에 있어 반도체를 패키징하는 후공정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기판을 포함한 패키징 기술은 반도체 기술을 보조하는 역할이었지만 최근 반도체업계는 여러 개의 칩을 하나에 패키징하는 멀티칩패키지(MCP), 미세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기판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고성능화에 패키지 기판도 성장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전자기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제품으로 공급부족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스마트폰의 5G 전환, 다양한 기능의 수행으로 AP 성능이 향상되면서 기술장벽은 더 높아졌죠. 특히 FC-BGA의 공급부족 문제는 더 심화될 전망이어서 삼성과 LG도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FC-BGA 제품의 시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FC-BGA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에 적용됐으나 지금은 서버·네트워크의 CPU와 GPU의 대용량화·고속화가 진행되면서 신규 FC-BGA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도 전장화, 자율주행 기능이 추가되면서 ECU, 자율주행 등 데이터 처리 계열에서 FC-BGA 적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게임 콘솔 시장 확대 역시 FC-BGA 수요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FC-BGA는 서버·네트워크 등 고속 신호처리가 필요한 응용처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연간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 모바일·PC용도 고다층·대형화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오는 2026년까지 FC-BGA 수급 상황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은 40년 가까이 기판소재사업을 통해 축적한 독자적인 초미세회로, 고집적·고다층 기판 정합(여러 개의 기판층을 정확하고 고르게 쌓음) 기술, 코어리스(Coreless, 반도체 기판의 코어층 제거) 기술 등을 FC-BGA 개발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입니다. 삼성전기 역시 초슬림, 대면적, 고다층, 부품 내장, 미세회로 구현 등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에서 맞닥뜨린 두 기업의 자존심 대결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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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3월호

메타 ‘위기감’ 확산 비운의 선마이크로 악몽 재연되나

애플·틱톡·구글에 치이고 이용자·광고 줄고 메타버스에 천문학적 투자 불구 성과 없어 인재 빨아들였던 메타, 레이오프 우려도 | 샌프란시스코=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우리는 선마이크로시스템처럼 되지 말자.” 페이스북의 ‘좋아요’ 간판으로 유명한 메타 플랫폼의 본사 실리콘밸리 ‘1 Hacker Way’에는 로고 간판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과거 선마이크로시스템 사의 간판이 뒤에 숨겨져 있다. 이같이 간판을 남겨둔 이유는 오라클에 인수된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 담겨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은 당시 인터넷용 컴퓨터 언어인 자바를 개발해 인터넷을 다양한 동영상·음향·게임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2001년 벤처사업 부문의 거품과 온라인사업 부문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전체 수익이 감소하면서 사업은 큰 타격을 입었으며, 결국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매각했다. 최근 메타 쇼크로 실리콘밸리에서는 선마이크로시스템 사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메타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300조원 넘게 사라졌으며, 미국 역사상 하루 최대 시총 손실을 기록한 위기감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막강한 경쟁자에 밀려 이용자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는 불어나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해 뜬구름을 잡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메타 덮친 악재 겹겹...사면초가에 빠져 메타의 이번 실적 보고는 예고편이며, 더 많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 감소가 성장의 정체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메타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일일 활성이용자 수가 19억3000만명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 19억5000만명을 밑돌았으며 전분기 대비 약 50만명이 감소해 충격을 줬다. 메타 18년 역사상 처음 겪는 감소 폭이며, 뉴욕타임스(NYT)는 회사의 성장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이유는 애플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경에 따른 광고 매출의 타격이다. 이는 메타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타겟팅 광고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아이폰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앱 사용자보다 페이스북 광고주에게 훨씬 더 유리한 시장이라는 점이다. 아이폰을 사용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모바일 광고를 통해 제공되는 제품과 앱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구글이 온라인 광고 점유율을 잠식해 가는 점도 큰 위협이다. 구글은 이번 실적 발표 가운데 특히 전자상거래 검색 광고에서 기록적인 수치를 발표했다. 구글은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하기 위해 애플에 연간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특히 더 많은 광고주가 구글 검색 광고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으로 메타에 큰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쟁자 틱톡이 성장해 나가는 것도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메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짧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의 ‘릴스’를 키우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는(CEO)는 영상 제품에 집중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독점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도 우려가 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 직원들은 최근 워싱턴DC에서 싱크탱크와 비영리단체 관계자들을 만나며 전방위적으로 메타버스를 설명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여러 차례 의회에 직접 불려나가며 각종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규제 당국의 위협은 사라지지 않을 골칫거리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당국의 규제망도 죄어 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중단시킬 경우 유럽에서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메타에 따르면 월간 활성이용자(MAU) 중 유럽의 비중은 15%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 메타 매출의 3분의 1이 유럽에서 발생한 만큼 여전히 유럽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투자만 쏟아붓고 ‘여전히 뜬구름 잡는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지난해 메타의 이런 상황을 이미 예견했다. 당시 메타는 인재 영입을 한다는 이유로 블랙홀처럼 고급 엔지니어들을 빨아들였다. 메타버스 전환을 위해 엔지니어들에게 고액 연봉을 제시하자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많은 인재가 메타로 이동했다. 비샬 샤 인스타그램 담당 임원이 지난해 페이스북의 새로운 메타버스팀에 합류했으며, 구글과 애플의 고위급 임직원들도 연쇄적으로 페이스북으로 이동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해 전체 직원 가운데 20% 정도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더 큰 비중의 엔지니어 수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회자됐다. 메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VR 쪽 하드웨어 엔지니어만 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데이터센터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제외한 수치로 규모 면에서 다른 회사들에 비해 엄청나게 크다. 이에 최근에는 메타가 결국 상당 기간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레이오프(기업이 일정 기간 노동자를 집에서 쉬게 하는 제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온다. 또 메타의 공격적인 투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메타가 지난해 VR과 AR 사업에 투자한 지출액만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 분야를 이끄는 조직인 리얼리티랩스 부문은 지난해 102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66억달러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손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향후 메타가 더 큰 규모의 돈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메타의 내기가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을 얻지 못했으며, 메타버스가 2012년 페이스북의 모바일 장치 전환처럼 되기에는 여전히 틈새 영역인 데다 아직 주류에 진입하지 못했다”면서 “널리 보급된 증강현실 헤드셋도 (성공하기까지) 몇 년이 걸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빅테크 기업 관계자도 “이 정도 회사 규모로 운영한다는 것은 오큘러스 외에 휴대폰처럼 새로운 메타버스 기기를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메타버스 기기를 메타가 만든다고 해도 결국 후발 주자임에도 시장 지배력이 있는 애플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술주인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가운데 실적 희비가 엇갈리면서 메타는 제외된 트리플 A(아마존·애플·알파벳)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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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3월호

현대제철 ‘마법의 부품 경량화’

아이오닉5, 국토부·유로NCAP 최고 안전 등급 강하면서 가벼운 강판...현대차·기아에 공급 “센터필러 핫스탬핑, 최대 30% 경량화 달성” |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모빌리티 부품으로 세계 1위 안전 강판 만들기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외에 비행체 등으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는 만큼 현대제철의 모빌리티 부품 사업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고강도·초경량 신소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마법의 경량화’ 기술로 불리는 핫스탬핑 공법과 함께 수소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금속분리판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충돌에너지 줄이는 ‘핫스탬핑’, 최대 30% 경량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자동차 강판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됐다. 안전을 위해 강해야 하고, 무게도 가벼워야 전력 소비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아이오닉5는 국토교통부 선정 ‘올해의 가장 안전한 차’로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한 데 이어, 차량 충돌 테스트에서 가장 엄격하다고 알려진 유럽의 유로NCAP에서도 최고 안전 등급을 얻으며 안전성을 과시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차량 경량화 5% 효과는 △충돌에너지 4.5% 감소 △연비 1.5% 증가 △동력 성능 4.5% 향상 등으로 이어진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TWB 핫스탬핑 차체 부품용 1GPa 소재’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두께나 강도가 다른 두 강판을 용접해 하나의 판으로 만드는 TWB(Tailor Elded Blank) 공법과 950℃의 고온으로 가열된 철강 소재 프레스로 판을 성형하는 방식이다. 마치 도장을 찍는 듯해 붙여진 이름이 핫스탬핑이다. 핫스탬핑 공법은 특히 무게를 낮추는 경량화 신기술이다. 통상 내연기관차에 핫스탬핑 공법은 약 15% 적용되는데 전기차에는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제철은 해외뿐만 아니라 충남 예산공장에 22기, 울산공장에 2기의 핫스탬핑 라인을 보유해 핫스탬핑 분야에서 국내 최대 사업장을 구축하고 있다. 1기가파스칼(GPa) 강판은 외부 충돌에 버티는 차량 뼈대 역할을 하는 ‘센터필러’를 만드는 데 쓰인다. 센터필러는 일반적으로 승용차의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서 지붕과 연결되는 기둥이다. GPa은 재료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다. 1GPa은 가로세로 1mm 크기의 재료가 100㎏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강도로, 자동차 외부 강판보다 2~5배 강하다. 현재 1.5GPa 강판은 현대차 쏘나타·그랜저·아이오닉5부터 기아 K시리즈까지 대부분 차종에 적용됐다. 1.8GPa 강판은 최근 제네시스 일부 모델의 센터필러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나아가 현대제철은 2.0GPa, 2.2GPa 이상 초고강도 강판을 개발·출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제철에서 공격적으로 생산하는 핫스탬핑 부품은 현재 차량 한 대에 27개 부품이 적용될 정도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키워 왔다”며 “특히 센터필러 핫스탬핑 부품의 경우 기존의 부품 수를 감소시켜 최대 30%의 경량화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수소차 확대에 연료전지 금속분리판 증산 검토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중 핵심은 수소다. 수소차를 시작으로 버스·트럭 등 수소상용차, 수소연료전지를 전 세계에 판매해 수소 사회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한편, 2040년 주택·발전소 등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도 수소연료전지를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수소연료전지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연료전지 금속분리판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당진공장에서 연료전지 분리판 생산 설비를 가동해 현재 연 1만6000대 분량의 분리판을 현대차 수소차 ‘넥쏘(NEXO)’, 상용차 ‘엑시언트(XCIENT)’ 등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 열린 3분기 경영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금속분리판 증설 계획에 대해 “현대차는 승용, 승합, 버스 등 차종을 다양화할 계획이고 분리판 제2공장은 2023년 양산 계획으로 내부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금속분리판뿐 아니라 연료전지 사업 관련 분리판, 지게차 등을 포함한 모빌리티 분리판 등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속분리판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현대제철과 포스코, 일부 중견기업에 불과한데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보급은 크게 늘고 있다. 따라서 수소차를 비롯해 수소연료전지의 제품화가 활성화될수록 관련 부품 공급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 따라 현대제철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본다”며 “새 강종 개발에 더욱 집중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뒤 매출 다각화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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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월호

지난해 수출 사상최대 올해는 ‘가시밭길’ 예고

20대 품목 수출실적 신기록 경신 릴레이 ‘원톱’ 반도체 견인 산업구조 여전히 ‘취약’ G2갈등·공급망 등 수출시장 ‘난항’ 예고 |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newspim.com | 임은석 기자 fedor01@newspim.com ‘가트 加入(가입) 14일 發效(발효)’ 1964년 4월 12일 아침 국내 주요 일간지 경제면에는 일제히 이 같은 제목이 달린 기사가 나왔다. 우리나라가 무역 통계를 처음 작성한 지 8년 만에 ‘관세 및 무역에 관한 협정(GATT)’ 에 가입한 것이다. 당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국가의 기틀을 세우는 데도 힘겨웠으나 GATT 가입은 우리나라 통상 역사는 물론 경제 발전에 새로운 기회를 줬다. GATT 가입을 통해 우리나라 수출품은 최혜국대우 혜택을 받게 됐다. 수출국가의 초석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자원에도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데 전념하면서 한국 경제의 기초를 다졌다. 이제는 제조업 수출 주력 분야인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수출은 물론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서 반도체를 뛰어넘을 주력 분야 발굴은 여전히 과제다. 국제사회는 갈수록 자국우선주의가 심회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않으면 어렵게 끌어올린 경제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져간다. 작년 사상 최대 수출...반도체 제외 산업구조 ‘취약’ 1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연간 수출 규모는 6445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2018년 6049억달러에 비해 366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3년 만에 역대 최대 수출액도 다시 썼다. 전년 대비 28.3%의 수출 신장세를 기록한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3년 만에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출 순위는 전년과 동일한 7위를 지켜냈다. 분야별로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제품 △철강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컴퓨터 △바이오헬스 △무선통신기기 △섬유 △플라스틱제품 △정밀화학원료 △농수산식품 △화장품 △2차전지 △가전 △로봇 등 20대 품목 모두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를 처음 겪은 2020년의 경우 20대 품목 가운데 12개 품목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은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석유제품은 지난해 가장 높은 신장세인 57.9%를 기록하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디스플레이도 4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바이오헬스는 사상 최초로 150억달러를 넘어섰다. 차부품은 7년 만에 성장세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하고 근본적인 산업별 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긴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품목이 골고루 성장했으나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체력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27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로 20%에 육박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중 수출 비중이 10%를 넘는 품목은 없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우리나라 수출은 다 알려진 바처럼 주요 10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량 되고 그중에서도 반도체가 주력인 상태”라며 “수출 구조적인 리스크는 4~5년째 이어져 온 문제로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일부 품목에서 월별로 실적이 들쭉날쭉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표적으로 선박은 지난해 1월 34억8700만달러를 수출한 이후 10월까지 매월 수출 실적이 10억~20억달러 수준을 오르내렸다. 12월에는 14억2000만달러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49%가량 감소세를 보였다. 무선통신기기도 4월 14억4900만달러 수출 후 5~7월 10억달러 수준으로 수출액이 떨어지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부품은 3월 21억7600만달러로 20억달러를 넘어선 후 4월부터 11월까지 2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자동차부품은 12월 실적에서 전년 대비 수출액이 줄어든 품목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20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한 점도 숙제다. 지난해 연간 무역수지는 294억9000만달러로 1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년에 비해 33% 이상 급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크게 웃돈 것이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출 기저효과 소멸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드러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팬데믹이 종식된 후 본격화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부품과 원자재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며 “가격이 불안정하고 최근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수급이 제대로 안 이뤄져 수입액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img4 코로나·G2갈등·인플레·공급망 ‘수출 가시밭길’ 수출 실적이 지난해 역대 최대치로 올라섰다지만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되레 악재 우려가 더 커져가는 시점이다. 우선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예사롭지 않다. 외신들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최근 1주간 전 세계에서 1000만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1주간 570만명 최고기록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코로나 2년 차에 우리나라 수출이 급신장했으나 재확산에 따른 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시 첨예해지고 있는 미중 갈등 역시 꺼지지 않은 불씨다. 미국은 오는 11월 초께 상하원 의원, 주지사 등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진 바이든 정부로선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 선언 △위구르족 강제노동금지법 입법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담당자 제재 등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오는 10월이나 11월께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중국공산당 당대회를 연다. 3연임이 확정된 분위기지만 외부 압박에 대한 중국의 강경 대응도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반격을 불러올 수도 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에 직격탄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해 미국은 반도체 기업에 공급망 정보를 요구했을뿐더러 장비업체에 대해서는 대(對)중국 수출을 막기도 했다.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양국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에도 소홀할 수 없다”면서 “이 부분이 앞으로 지속적인 리스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가 불러온 인플레이션 역시 걱정거리다. 전 세계가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동성을 확대하면서 미국부터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레이션이 주요 선진국으로 옮겨붙을 경우, 시장이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산업에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공급망 교란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사안이다. 지난해 중국발 요소 대란 사태 이후 원자재 등 소재 확보가 올해에는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도체 등 IT 산업에 필요한 희토류를 두고 중국의 가격 조정도 예상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경제실 경제안보TF 위원장은 “조만간 국제통상 시장에 큰 파도가 몰려와 위기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악재 등에 반도체 말고는 충분히 대처하기가 어려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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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주도 ‘탄소중립’ 암모니아·수소 선박 개발

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 개발하며 수소 시대 준비 수소 생산부터 운반까지 수소 밸류체인 구축 | 정승원 기자 origin@newspim.com 현대중공업그룹이 미래 해상 운송 수단인 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과 수소 추진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및 추진선에서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갖췄지만 보다 탄소중립에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함이다. 이 바탕에는 수소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수소 드림 2030’이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사업 로드맵인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수소 생태계 구축 이전 단계적으로 메탄올 및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하고 이후 수소 추진선까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수소 시대 중간 단계 ‘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 조선업계가 바라는 궁극적인 미래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 추진선이다. 하지만 국내 수소 추진선은 아직 상용화 이전 단계다. 그때까지 중간다리 역할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이 ‘중간다리 역할’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했다. 이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 대비 황산화물(SOx)을 99%, 질소산화물을 80%, 온실가스를 25%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연료다. LNG선 역시 친환경성을 갖췄으나 메탄올은 보관 및 이송이 LNG보다 용이하다. LNG의 경우 -162도의 극저온 유지를 위한 탱크가 필요하지만 메탄올은 일반 기압과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저장할 수 있다. 메탄올은 끓는 점이 상온 20도로 역시 영하인 수소, 암모니아와 비교해도 높다. 또한 바다에 배출되더라도 수중에 자연분해돼 해양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선을 건조한 데 이어 현재까지 9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인도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등 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사가 현재까지 수주한 메탄올 추진선은 20척을 넘어선다. 암모니아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까지 저감해야 하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IMO 2050을 충족시킬 수 있다. 문제는 분자구조(NH3)상 질소를 포함하고 있어 유해물질인 질소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암모니아 추진선은 그동안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친환경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에 대한 개념설계 기본인증을 한국선급으로부터 획득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암모니아 증발가스를 활용해 배기가스 내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고 잔여 가스는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극소량의 암모니아도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이중누출방지 가스 처리 시스템도 갖췄다. 한국조선해양은 부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본부에 암모니아 이중누출방지 실증설비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선박 운항 과정에서의 다양한 상황을 테스트해 축적된 데이터를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기술개발로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며 “앞으로 무탄소 친환경 선박인 전기, 수소 추진선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 생산부터 운반까지...수소 시대 대비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 드림 2030’에서 한국조선해양 역할은 수소의 생산과 운송이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수소 생산을 위한 1.2GW급 수전해플랜트를 제작한다. 이는 해상의 풍력발전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바닷물을 분해해 대규모로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다. 이를 위해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국선급(ABS) 한국지사와 ‘해상 그린수소플랜트 설계 가이드라인 정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운반선 개발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된 가스텍에서 액화수소 화물운영시스템, 액체이산화탄소 운반선에 대한 선급 및 기국 인증을 획득했다. 이 가운데 액화수소 화물운영시스템은 수소 운반선의 핵심 기술로서 운항 중 발생하는 수소증발가스를 발전용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한 재기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입 터미널이 없는 경우에도 소비처로 수소 공급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포스코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액화수소탱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를 액체로 저장하면 대량 운송이 가능해진다. 한국조선해양은 액화수소탱크 설계와 선급 승인을 맡아 액화수소 연료 탱크 설계를 맡고 있다. 여기에 수소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선박 또한 개발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미래 친환경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이 분야 시장 선도를 위해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초격차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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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 거래로 부당이득? 칼 빼든 美 당국

주식 내부자 거래 고발 건수 증가 추세 증시 호황·민주당 정권 과세에 매도 몰려 합법적 내부자 거래 매도금액 사상 최고치 | 샌프란시스코=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상대 회사의 주식에 대해 숏(공매도) 포지션을 취하지 마라. 이는 범죄다.” 이는 미국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인텔과 결별할 당시 내부자들에게 경고한 메시지다. 애플은 2020년 12월 8일 자체 칩셋 ‘애플 실리콘’을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2년 내 인텔 칩셋을 모두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키로 했다. 당시 애플은 이 같은 발표로 인해 상대 회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관련 엔지니어들이 혹여 내부자 정보로 부당 이득을 취할 것을 우려해 관리에 나섰던 것. 이날 실제로 인텔의 주가는 6% 하락 마감됐다. 최근 미국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내부자 거래로 인한 시장 영향과 부당 이득이 시장의 화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국 상장사의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자의 주식 매각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칼을 빼들었다. SEC는 내부자 거래에 대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악질 범죄로 규정했다. 내부자 거래로 부당 이득을 취하는 쪽이 있다면 반드시 손실을 보는 사람이 있어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빅테크 직원·임원 등 내부자 거래 건수 증가 지난해 8월 내부자 정보를 주식 거래에 활용해 수백만 달러의 부당 이득을 챙긴 전 넷플릭스 직원이 징역형과 함께 벌금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직원은 2016년 7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넷플릭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에 대한 내부 정보를 이용해 가족들 명의로 넷플릭스 주식을 사고팔았다. 또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한 직원이 회사 기밀 정보를 가족과 공유해 내부자 거래로 거액을 챙겼다가 SEC에 적발된 사례도 있다. SEC에 따르면 내부자 거래로 인정하고 기소한 사례는 2020년에만 33건이다. 2019년의 30건보다 다소 늘었다. 지난해 기소 건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보다 더 늘었을 것이란 예상이 높다. 또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빅테크 기업 임원들의 주식 매도도 문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뿐만 아니라 미국 유명 기업의 CEO들이 지난해 대거 주식을 팔았다. 머스크는 지난해 5주 연속 주식을 매도해 120억달러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또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화장품 업계의 억만장자 로널드 로더도 지난해 주식 매도에 나섰다. 업계에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내부자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증시 호황과 민주당 정권의 과세 등이 이유라는 분석이다. 내부자 거래 규제 강화 카드로 맞불 놓은 SEC 이에 SEC는 내부자 거래에 대한 새로운 제한과 자사주 매입을 위한 공개 요건 강화를 제안했다. 이 안은 공개 협의를 거쳐 올해 확정된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 문제의 핵심은 내부자가 대중이 갖지 못하는 정보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는 비대칭성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내부자들이 주식 매매 계획을 채택하거나 수정하고 거래하기까지 120일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또한 내부자들은 계획을 수립하거나 수정할 당시 기업의 주요 정보를 취득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할 의무 조항도 생기게 됐다. 미국 상장사의 직원이나 임원들이 내부자 거래 관련 의혹을 피하기 위해 주식 매입 또는 매각 일정을 잡는 10b5-1 규정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다. 내부자가 주식의 매도 계획을 세울 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계획서를 수정 및 취소할 수 있는 데다 당일 매도 계획을 세울 수 있기에 무용지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EC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규제 공백과 남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사주 주식 매도 관련 조항을 내부자가 이용하기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이 SEC 의도다. 하지만 내부자들의 매도 물량과 금액이 커지고 있어 증시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또 다시 규제 공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합법적 유형의 내부자 거래 금액도 지난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이 오르면서 지난해 최소 82명의 기업 내부자가 1억달러 이상의 주식을 파는 등 고액 내부 주식 매각이 점점 보편화되는 상황이다. 2019년 32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한편 SEC 움직임이 거세지자 직원들의 내부 거래 강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직원들은 실적 발표일에 가까워지면 자사주를 매도할 수 없다. 대략 실적 발표 2~3주 전에 매도하는 것을 내부 통제 기준으로 삼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한 엔지니어는 “최근 회사의 자사주 내부 거래에 대한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절차가 복잡해졌다. 의심받지 않기 위해 실적 발표 훨씬 전에 팔거나 발표 후 파는 이가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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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월호

“서울서 내 집 마련해 볼까” 둔촌·양재 등 ‘큰 장’

민간·공공 분양 물량 89만가구 둔촌주공, 방배5·6구역, 잠실진주 등 주목 저가점자·신혼부부 등 추첨 물량 공략 | 유명환 기자 ymh7536@newspim.com 올해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와 서초구 방배5·6구역 재건축, 동대문구 이문1구역, 송파구 잠실진주 등이 분양을 예고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서울 지역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정체된 데다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번 서울 지역의 재건축 일반분양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에 다소 숨통을 트게 할 전망이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서 89만가구 분양 1월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과 경기·인천 등 전국에서 약 89만가구가 신규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 2017년 전국에 분양된 신규 아파트는 26만4483가구였다. 이듬해인 2018년 23만5843가구로 시작해 △2019년 25만3988가구 △2020년 29만7163가구 △2021년 28만1053가구로 2015년(43만4299가구)과 비교해 54.52%가량 감소했다. 올해는 공공과 민간 모두 공급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재건축 최대어인 둔촌주공아파트 등이 분양에 나서면서 공급가뭄 현상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 올해 서울 지역에서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 물량은 지난해보다 85.84% 증가한 4만8589가구로 추정된다. 분양 물량 대부분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1월 4만2791가구를 시작으로 △2월 2만7356가구 △3월 3만4321가구 △4월 2만5963가구 △5월 3만345가구 △6월 5만1243가구다. 하반기에는 12만549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3분기 6만3994가구 △4분기 6만1496가구다. 시점이 미정인 분양물량은 6만1953가구에 달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에서 20만4225가구가 공급될 계획으로 전체 공급물량의 절반에 가깝다. 수도권에선 경기가 11만9624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4만8589가구, 인천 3만6012가구 순이다. 지방에선 부산이 3만3485가구로 가장 많다. 서울 재건축 최대어 ‘둔촌주공’ 분양 예정 서울 지역의 공급물량이 확대된다. 올해 분양되는 물량은 총 4만858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6876가구)보다 85.84% 늘어날 예정이다.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단지들이 분양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둔촌주공·1만2032가구)와 동대문구 이문1구역(3069가구), 송파구 잠실진주(2678가구) 등 분양가 산정과 조합원 내홍 등으로 연기됐던 물량이 올해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의 경우 재건축이 끝나면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로 변신한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단일 단지가 4786가구라고 가정해도 손꼽히는 대규모 단지로 분류된다. 서초구 반포동의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원펜타스도 상반기께 분양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6개 동, 641가구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263가구를 일반분양으로 내놓는다. 동대문구 이문3구역(4321가구)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강북권에서는 동대문구 이문동의 2개 재개발단지에서 공급되는 물량만 7400여 가구에 이른다. 오는 3월께 공급이 예정된 이문3구역은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컨소시엄으로 4321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짓는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1067가구다. 바로 옆 이문1구역은 삼성물산이 3069가구를 조성하며, 상반기 일반분양 물량으로 941가구가 나온다. 해당 단지는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유망 분양 사업장으로 꼽힌다. 정부, 매년 전국서 56만가구 공급 정부 역시 올해 공급물량을 확대한다. 정부는 올해 48만8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시장에서 공급 과잉을 우려할 정도의 물량인 매년 56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침. 올해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예비청약자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9월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62.9 대 1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였다. 2018년 30.6 대 1, 2019년 31.6 대 1, 2020년 88.2 대 1로 경쟁률은 매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서울 인기지역의 경우 커트라인이 더 높아졌다. 서울 역대 최다 청약자인 13만1447명이 몰린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어반브릿지 당첨 커트라인 평균은 69.4점이었고, 지난해 6월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원베일리의 경우 당첨 커트라인이 73.5점에 달했다. 청약경쟁률도 치솟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64.4 대 1로 전년 청약경쟁률 79.0 대 1보다 2배 넘게 뛰었다.지난해 3월 분양한 광진구 자양동 하늘채 베르로 27가구 모집에 9919명이 몰려 경쟁률이 367.3 대 1에 달했다. 작년 분양 아파트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다. 이 밖에도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어반브릿지(337.9 대 1) △관악구 관악중앙하이츠포레(217.9 대 1) △성북구 해링턴플레이스안암(192.5 대 1)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161.2 대 1) △강동구 고덕 강일제일풍경채(150.2 대 1) 등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만 6곳이다. 경쟁률이 높은 데는 분양이 워낙 귀하다 보니 물량이 나오는 대로 일단 넣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 열풍도 한몫했다. 하지만 덜컥 청약에 당첨된 이후 계약을 포기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기입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불이익이 상당하다. 일단 청약통장은 당첨과 동시에 효력을 잃는다. 뒤늦게 계약을 포기할 의사를 밝히더라도 당첨된 사실을 무효로 할 수는 없다. 청약통장 가점제는 84점 만점으로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수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7점을 종합한 점수가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분양 시장은 계획 물량의 72%밖에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올해는 정부와 민간 건설사들이 공급 물량을 확대할 계획을 잡고 있어 지난해보다 청약 시장 분위기가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함께 대선 후보자들이 대규모 공급 확대를 예고하고 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다만 서울 지역의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에 나선 만큼 예비 청약자들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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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월호

‘한 자릿수’ 겨우 성장...기업 성장 사다리 마련 ‘절실’

반도체 수출 성장 4%대...대외 환경 악화 정유 제외한 주요 품목 성장률 저하 우려 n톱 수출산업 발굴·수출 대기업 육성해야 |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newspim.com | 임은석 기자 fedor01@newspim.com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 산업은 명실공히 ‘원톱’이다. 공급망 위기부터 미중 갈등, 글로벌 반도체 투자 경쟁까지 악재에도 여전히 수출 효자 분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대부분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반도체만이 아니다. 다른 산업 역시 올해 급성장을 이어나가기에 부담이 크다. 올해 수출 시장 전망을 낙관하기가 어려운 이유다. 전문가들은 ‘원톱’인 반도체 말고도 n톱 분야를 발굴할뿐더러 중견·중소기업이 수출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성장 사다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유 빼고 주요 품목 모두 ‘한 자릿수’ 성장 전망 올해 우리나라 수출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세계 경제 전망치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은 지난해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9%로 내다봤다. 지난해 5.9%에서 1%p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더 낮다. 지난해 5.7% 대비 1.2%p 하락한 4.5%로 예상했다. 선진권 국가, 미국, 유로존, 개도국, 중국 등은 지난해 대비 성장세가 꺾였다. 세계 교역 역시 지난해 9.7%에서 올해에는 6.7%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경제가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역시 올해 상승폭을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정유는 지난해 57.9%의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15.3%로 다소 상승폭이 줄어든다. 그나마 13개 주력 산업 가운데 두 자릿수 수출 성장세를 기대하는 산업이다. 석유공급 제한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으로 수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주요 품목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부터가 문제다. 지난해와 같은 고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13대 주력산업 수출 전망’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가격 하락에 따른 업황 둔화 우려에도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과거 신규 수요·공급으로 발생한 사이클과 달리 최근에는 공급자와 구매자 간의 재고 수준 차이에 기반한 짧고 완만한 형태의 사이클이 예상되는 모습이다. PC용 D램은 비대면 수요가 둔화되면서 올해 연중 가격 하락이 예상되기도 한다. 자동차의 경우, 올해 6.2% 수준의 수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완성차 수요 회복세의 경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물류난, 반도체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공급망 이슈 역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조선은 지난해 16.4%에서 올해 -13.1%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해 조선은 8년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출 호황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수주가 감소세로 전환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이연 수요가 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철강도 줄어든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철강 수요는 견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내수 전환이 확대되는 물량이 늘어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던 인도, 유럽연합, 미국, 일본 등에 대해서도 올해 한 자릿수 수출이 예측된다. 정보통신기기의 경우, 지난해 22.9%에서 올해 2.5%로 상당 부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전략폰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난 해소 여부에 따라 출하량 비중이 큰 신흥국 중저가폰 수요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가전 역시 마이너스 수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생활공간에 대한 소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가전제품의 개인화로 뉴라이프 가전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지만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통가전 수요는 둔화가 예상된다. 올해 18.9%의 수출 성장세를 보였던 디스플레이는 1.7% 성장세로 줄어들 전망이다. 수출환경은 수요 증가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지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변수로 평가된다. DDI 등 부품 부족을 비롯해 중국의 원부자재 생산 축소 등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유동성을 축소하고 있는 만큼 전 세계 수출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될 것”이라며 “수출 등 수요가 급증하다가 거품이 생겨 갑작스럽게 추락하게 되면 오히려 문제가 되는 만큼 건강한 조정세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을 수출 대기업으로 육성해야” 한국 수출산업의 원톱 역할을 하는 반도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또 중견·중소기업을 수출 대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성장 사다리도 함께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배터리의 경우,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이어받을 수 있는 유망 분야로 꼽힌다”면서도 “다만 자원 확보부터 우위에 있는 중국이 배터리 산업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평가했다. 연원호 위원장은 “모든 국가가 이제는 전략기술에 투자하고 있고, 이미 최강 기업이 나온 분야에선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서 “반도체처럼 규모 자체가 크진 않더라도 국내기업이 아니면 안 되는 기술이나 품목을 개발하면 수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골고루 수출을 다 잘해야 하는 것이 기본인 만큼 전 산업 부문에서 그 역할을 조금씩 넒혀나가야 한다”며 “위축된 소비재 역시 키워야 할뿐더러 국내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되는 성장 사다리를 기업이 잘 밟고 올라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기업이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해당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고 투자를 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고 국가 브랜드를 세우는 데 일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전문연구원은 “반도체가 성장을 했다고 해도 여전히 반도체 인력이 부족하다”며 “여기에 2차전지,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 역시 고급인력 부족현상이 이어지는 만큼 유망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력을 우선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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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호

요소수 대란 “소재산업 민낯 드러났다”

정부, 중국 관세정책 읽지 못하고 뒷북 대응 중국 의존도 90% 이상 1275개...대책 시급 |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newspim.com 중국발 요소 품귀 현상은 우리 산업의 취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문제는 요소뿐만 아니라 중국에 의존하는 소재 산업 대부분이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작심하고 공략한다면 국내 산업을 뒤흔들 수 있는 리스크다. 이에 뉴스핌 월간ANDA는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소재 산업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응책을 살펴봤다. 요소 대란은 정부 실책...물량 확보에 ‘갈팡질팡’ 요소 및 요소수 품귀 현상은 2021년 10월 11일 중국의 관세청인 해관총서의 고시에서 비롯됐다. 이날 해관총서는 29종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검역관리 방식을 변경키로 했다. 그동안 검사를 받지 않은 요소, 칼륨비료, 인산비료 등 총 29개 비료 품목이 나흘 뒤인 15일부터 반드시 출입국검험검역기관의 검역을 거쳐야만 통관대를 지나가게 됐다. 석탄가격 상승과 전력난 등을 이유로 사실상 요소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여기에 우리 정부는 고시가 시행된 후 수일이 지나 현지 국내 업체의 민원을 통해 인지하고 이에 대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1월 들어서야 범정부 대책회의를 여는 등 뒷북 대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이 제1교역국임에도 해당 국가의 관세정책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한 고위관계자는 “주요 품목에 대한 관리에 주력해 왔다”며 “요소의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주요 품목에 들지 않은 품목”이라는 해명을 늘어놨다. 내부 비판도 뒤따랐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해관총서의 관세 고시가 나온 10월 11일부터 통상 및 외교라인이 먼저 챙겨야 했는데 인지와 대응이 늦었다”면서 “사실 고시 이전에 그런 움직임을 감지하고 대처하는 등 0.5차적인 대응이 있어야 했다”고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인정했다. 곧바로 사태에 대한 책임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1차적인 책임은 통상담당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다. 더불어 현지에서 활동하는 외교부 공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국무역관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범정부 대응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요소 확보, 요소수 공급, 요소수 검사 등 범부처 차원의 ‘원팀’보다는 각 영역에서 타깃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회피성 인식도 확산됐다. 환경부의 경우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요소수 전환 검사에서는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중국 규제가 풀리거나 다른 국가에서 요소나 요소수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고 산업용 전환은 뒷전으로 내몰았다. ‘플랜B(차선책)’라는 얘기다. 한 물류업체 대표는 “중국과 다른 나라의 공급만으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느긋하게 플랜B를 따질 때냐”며 “실제 물류 현장이 어떤지 알지 못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나무랐다. 비난이 이어지자 정부는 11월 22일 부랴부랴 국내 반입이 완료된 산업용 요소 2890톤 가운데 차량용으로 전환이 가능한 298톤부터 생산과정에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요소 물량을 확보하려는 초기 상황(11월 23일 기준)에서 정부가 내놓은 공급계획 중 절반가량은 도입시기가 미정인 상태였다. 정부 역시 당장 요소와 요소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가 수입산 요소수의 인터넷 유통을 허용하는 등 시장에 상당량의 요소수 공급이 가능해진 건 12월 8일부터다. 정부 관계자는 “사태 초기 불편이 있었지만 최근 요소 도입 확대와 안정적인 생산·공급으로 수급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수입 요소수 온라인 판매와 정보공개 대상 확대 등을 통해 질서 있는 정상화를 추진하고 중장기 리스크 요인을 지속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쇼크로 인니산 요소 급감·중국산 급증 요소 품귀 사태는 중국산 요소 의존도가 1년 만에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20년 중국산 요소 수입 의존도는 66%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1년 들어 80%까지 뛰어올랐다. 차량용 요소만 본다면 88.5%에 달한다. 중국산 요소 의존도가 높아진 데는 인도네시아산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20년 한 해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인도네시아산 요소 수입 의존도는 13% 수준이었으나 2021년 들어 2%(1~10월 기준)로 떨어졌다. 수입 금액을 보더라도 2020년 3077만5000달러에서 2021년 509만7000달러로 6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코로나19 쇼크에 따른 요소 등 물류 수출이 제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 연구위원은 “2020년에는 신남방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졌을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만 하루 5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심각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요소 생산 등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물류 비용이 저렴한 중국산 요소로 국내 수입업체들이 쏠린 점도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2019년부터 디젤화물차 역시 요소수를 써야 하는 상황이어서 물류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중국산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운행 중인 디젤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는 배기가스저감장치(SCR)가 장착돼 있다. 지속적으로 SCR이 장착된 디젤화물차가 생산되는 상황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요소수 차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요소수 안 쓰는 차량이 쓰는 차량으로 교체되면서 요소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며 “여기에 요소는 시멘트, 철강, 소각장 관련 업종과 파티클보드라고 하는 가구용 자재의 접착제 원료로 쓰이는 만큼 수요가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mg4 중국 의존도 90% 이상 품목 1275개 요소 품귀 사태로 범정부 차원의 중국발 소재 품목에 대한 점검이 대대적으로 시작됐다. 부처별로 공급망 교란이 우려되는 소재 찾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을 비롯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무역협회 등 산업 및 통상 분야 기관 역시 위기 우려가 큰 품목을 찾아 대비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요소처럼 리스크를 감지할 수 없었던 품목까지 전방위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만큼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라는 말도 산업현장에서 들려온다.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를 보면 현재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HSK) 10단위 수입품목 1만2586개 중 단일국 수입 비중이 80%(2021년 1~9월 기준) 이상인 품목은 3941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은 1850개 수준으로 80% 이상 의존하고 있는 품목의 46.9%에 이른다. 절반가량이 중국산 소재 품목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90% 이상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품목은 1275개다. 의존도 80% 이상 품목 가운데 69%가 90% 이상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대한민국 소재 공급망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가 80% 이상 의존하는 품목이 503개, 일본도 438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계는 ‘제2의 요소’가 될 수 있는 중국산 소재가 어떤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을지 따지는 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산업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중국산 수입 소재의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데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이번 요소 품귀 대란은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2021년 초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이 멈추면서 중국 현지에서는 이미 에너지 대란을 겪어왔고 요소 수출 제한 가능성이 높았다. 여기에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 상황에서 수입처 다변화 등으로 해결책을 찾았던 정부로서는 요소 대란으로 터진 중국 의존도 쏠림에 낯이 뜨거웠을 것이라는 게 산업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요소 품귀 사태는 중국에 의존하는 불안한 소재 공급망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재 전반에 걸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어느 것 하나 이번 품귀 대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요소처럼 글로벌 차원에서 원자재나 가격 경쟁력에 기반한 아웃소싱 품목들이 쌓이면서 중국에 대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나친 의존도를 보여온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는 관리해야 할 품목이 첨단기술 품목뿐만 아닌 범용 품목까지 확대되고 있어 상당한 수준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계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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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호

‘요소 닮은꼴’ 5대 핵심소재 경고등...컨트롤타워 등 대비책 시급

리튬·텅스텐·마그네슘·네오디뮴·희토류 등 5대 소재 대체재 찾기 힘들어 품귀현상 언제든 발생할 수도 공급망 다변화하고 비축 대상 전략물자 확대해야 |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newspim.com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원자재 문제로 향후 공급망 위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요소 품귀 사태로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정부가 당장 20개 원자재 품목에 대한 상시 관리에 나서기로 했지만 주요 품목의 연관산업에 대한 영향을 여전히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리튬·텅스텐·마그네슘·네오디뮴·희토류금속 등 5대 원자재는 중국산 의존도가 높을뿐더러 연관산업에 끼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산업연구원의 산업 아틀라스 모형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본 이들 원자재는 당장 대체 방법도 없다. 그만큼 신속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같으면서 다른 수산화리튬·산화텅스텐 연관산업 수산화리튬과 산화텅스텐은 산업연관성지수를 보면 축전지 제조업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1~100을 기준으로 한 지수 평가에서 36.41 수준으로 타이어 및 튜브 제조업(8.99), 일반용 도료 및 관련제품 제조업(6.75) 등이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 실제 수산화리튬은 2차전지의 핵심 원자재다. 수산화리튬은 2차전지인 ‘하이니켈’ 양극재와 합성이 용이하며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계) 양극재 생산에 활용된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도 관계가 깊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 규모는 2021년 1130만대에서 2025년 5170만대로 늘어날 예정이다. 2030년에는 1억4430만대까지 증가한다. 산화텅스텐의 경우, 산업연관지수 분석 결과 수산화리튬과 동일한 연계산업 결과를 보여준다. 실제 반도체 분야에서 산화텅스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산화텅스텐은 정상적인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가스를 만드는 주원료다. 주요 산업의 중심 원자재인 수산화리튬과 산화텅스텐은 그 자체로 대체재가 많지 않다. 이들 소재 역시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산화리튬의 중국 의존도는 83.3%, 산화텅스텐은 무려 92.9% 수준이다. 그나마 폐전지를 통해 소재를 추출하는 대안이 떠오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사후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형 리튬이온전지 철거 추정량이 2024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마저도 국내 재활용 공급이다 보니 실제 수요에 맞추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심장·발에 쓰이는 마그네슘도 ‘위기’ 합금 형태로 대부분의 제조산업에 활용되는 소재 중 하나가 마그네슘이다. 강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제조업의 소금’이라는 평가도 있다. 마그네슘 연관산업을 보면 △증류기·열교환기 및 가스발생기 제조업(17.37) △탭·밸브 및 유사 장치 제조업(15.96) △제강업(11.55) △알루미늄 제련·정련 및 합금 제조업(10.34) △변압기 제조업(8.24) △일반용 도료 및 관련제품 제조업(6.17) △제철업(6.01) △타이어 및 튜브 제조업(5.97) △기타 1차 철강 제조업(5.81) 등으로 나타난다. 실제 자동차 산업에서 구동과 이동 역할을 하는 부품 제조에 마그네슘이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자동차부품 업계에 따르면 마그네슘 합금 비율이 높은 부품으로는 전력변환장치인 인버터 하우징, 차량 바퀴 부분인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칼럼 등이 꼽힌다. 마그네슘 소재 관련 부품업체들은 최근 유럽발 마그네슘 비축 소진 리스크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은 탈탄소 정책을 비롯해 전력난을 핑계 삼아 마그네슘 생산량을 평소의 40%로 줄인 바 있다. 중국 마그네슘의 절반이 넘는 물량은 유럽으로 수출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독일로 향한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마그네슘 비축물량 소진이 11월 중에 나타날 것으로도 예상한다. 유럽이 물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중국에 100% 가까이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이 공급 대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제공하는 마그네슘 국가별 수입의존도 현황을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의 중국 의존도는 무려 99.8%에 달한다. 유럽발 비축물량 부족 현상이 가시화되면 가격 상승세도 가팔라져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군사장비·전기차 제조의 핵심인 영구자석 희토류 대표주자로 명실공히 ‘네오디뮴’이 꼽힌다. 희토류 소비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소재다. 네오디뮴은 영구자석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네오디뮴은 군사장비를 비롯해 전기차 산업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원자재다. 네오디뮴의 산업연관성을 보면 △금속 열처리업(32.89) △철도차량 부품 및 관련 장치물 제조업(31.88) △금속 스프링 제조업(18.51) △수상 금속골조구조재 제조업(16.66) △금속탱크 및 저장용기 제조업(16.63) △수동식 식품가공 기기 및 금속 주방용기 제조업(15.12) 등이 있다. 네오디뮴은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더 중요한 전략물자로 평가된다. 네오디뮴 성분이 상당 부분 섞인 영구자석이 전기자동차 외에도 최근에는 미국의 스마트폰, 첨단무기에까지 쓰인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2025년께 네오디뮴 공급난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세대 운송 분야의 주인공이 될 전기차는 다른 소재뿐만 아니라 네오디뮴 공급망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우리나라도 네오디뮴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 현재 우리나라의 네오디뮴 국가별 수입의존도를 보면 중국이 86.5%로 단연 1위다. 국내에선 KSM메탈스가 국내 최초로 네오디뮴 금속 생산에 나서고 있는 만큼 공급망 자립화도 예고되지만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기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img4 ‘첨단산업 비타민’ 희토류...91% 중국 의존 ‘불안’ 전체 희토류 가운데 희토류금속은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 6단위 코드상 ‘스칸듐과 이트륨(상호혼합된 것인지 또는 상호합금된 것인지 상관없다)’으로 알려져 있다. 희토류금속의 산업연관성지수를 보면 △타이어 재생업(72.35%) △타이어 및 튜브 제조업(45.71%) △바이오 연료 및 혼합물 제조업(44.17%) △요업용 도포제 및 관련제품 제조업(39.31%) △인쇄 잉크 및 회화용 물감 제조업(29.0%) △도금업(16.06%) △기타 분류 안 된 화학제품 제조업(15.43%) 등으로 활용범위가 넓다. 이트륨은 ‘훌륭한 첨가제’ 역할을 한다. 다른 금속에 적은 양을 넣게 되면 해당 금속은 기능성 합금이 된다. 이를 통해 점화 플러그, 제트엔진, 미사일 부품 등 높은 온도에서 변형이 없도록 하는 데 쓰인다. 스칸듐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알루미늄 합금에 중요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스칸듐은 타이어 림(타이어 폭을 나타내는 부위 안쪽 휠)에 쓰인다. 가벼우면서도 충격에 강하다는 점에서 알루미늄 합금과도 함께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희토류금속에 대한 중국 수입의존도는 91.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희토류 총량규제 역시 눈여겨봐야 할 사안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0년 9월 ‘2021년 6대 그룹별 희토류 채굴 및 제련 분리 총량 통제지표’를 발표해 희토류 채굴량을 조절했다. 이 총량 통제지표에 따라 중국 6대 희토류 그룹은 산화물(REO) 기준으로 광산품은 16만8000톤, 제련분리제품은 16만2000톤만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물량 규제는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희토류 소재 탈피 등 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략물자 공급망 다변화·컨트롤타워 구축’ 시급 전문가들은 중국발 소재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선 우선 전략물자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전략물자는 국가 안보에 중차대하게 위험을 주는 모든 것”이라며 “어떤 것을 전략물자로 정하는가는 정하기 나름이지만 없어지면 사회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수 있는 민생 관련 물자를 우선 순위로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지영 대외경제연구원(KIEP) 중국경제통상팀 부연구위원도 “어떤 것을 전략물자로 선별하느냐는 어려운 문제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문제”라며 “그래도 최선의 부분을 고려해서 산업 등에 치명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축된 해외자원 개발을 활성화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비축물량을 늘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급망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외자원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지금 정부는 해외자원 탐사 수준만 지원하고 민간기업에 자원 개발을 맡기는 형태인데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외자원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컨트롤 타워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훈 연구위원은 “희토류,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전략품목에 대해 공급망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현재 공급망 문제를 총괄할 컨트롤 타워가 없다”며 “광물 비축 문제만 해도 조달청과 광해광업공단으로 이원화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이 컨트롤 타워가 없으면 요소수 품귀현상 같은 일이 또 벌어질 경우 똑같은 실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 비축물량 관리를 일원화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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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호

"방역수칙 없어도 돼요, 이프랜드니까" 메타버스 1등 노리는 SKT

MZ세대 겨냥 대학·기업 행사 ‘이프랜드’서 잇따라 T - 리얼·점프VR 등 SKT XR플랫폼 역사 담긴 서비스 | 나은경 기자 nanana@newspim.com 2021년 8월 삼성전자 새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출시를 기념해 나무와 풀로 초록색이 가득한 광장에 1400명이 운집했다.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2030세대 사이에서 ‘핫’한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작가가 사연에 맞춰 한 컷 그림을 그리고, 긱스의 래퍼 릴보이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40여 개 소모임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 없이 삼삼오오 모여 신제품에 대한 수다를 나눴다. 이날 행사는 방역수칙과는 무관하게 치러졌다. 코로나 시국에 가당키나 한 행사일까?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 내에서 열린 행사이기에 가능했다. 마스크 없이 수백 명 한자리에? “메타버스니까” 코로나19로 대규모 행사는 참석도 기획도 하지 못하게 된 지 어느덧 2년이 돼 간다. 이에 사람들이 찾은 대안 중 하나가 메타버스다. 코로나19로 메타버스 산업은 전기(轉機)를 맞고 있다. 로블록스의 CEO 데이비드 바스주키는 2020년 2월에 비해 코로나19의 확산이 거세졌던 같은 해 3월, 로블록스 이용률이 40%가량 급증했다고 했다. 마인크래프트 역시 2020년 4월 신규 가입자가 25% 늘어났고, 타 이용자와 함께 플레이하는 이용자도 40%가량 증가했다. 특히 초기에는 문제 해결이나 경쟁 중심 게임 위주였던 가상현실(VR) 기술이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메타버스와 같이 생활공간이나 소통공간을 이루는 플랫폼을 이루는 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프랜드는 코로나19로 모임이 쉽지 않게 된 최근의 상황을 서비스에 적극 반영했다. 2021년 8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전진수 SKT 메타버스컴퍼니장은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들과 달리 이프랜드는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만나 소통하는 메타버스 모임에 특화된 활용성을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다른 서비스보다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 들어갈 수 있어 규모감 있는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프랜드의 최대 접속가능자 수는 131명으로 다른 국내 서비스보다 10배가량 많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 행사가 열릴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실제로 이프랜드는 2021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해 벌써 굵직한 행사를 여럿 치렀다. 성균관대는 이프랜드 속에 3D로 구현된 명륜당에서 한글백일장도 열었다. 중국, 일본, 미얀마 등 11개국 학생들이 참여한 이 행사는 마치 현실에서처럼 아바타들이 한복을 입고 전광판 속 초시계에 맞춰 글짓기를 했다. 10년 쌓인 AR·VR기술이 이프랜드로 이프랜드가 출시된 건 2021년 7월이지만 출시되기까지 10년 이상의 기술개발이 이뤄졌다. 송형주 SKT 메타버스컴퍼니 개발팀장은 “2013년 출시된 T-리얼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이프랜드가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8년 전 출시된 T-리얼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플랫폼으로, ‘포켓몬고’를 비롯해 당시 출시된 AR 게임 속 콘텐츠가 다소 평면적이었던 것과 달리 게임이나 서비스 속 콘텐츠를 3차원으로 생동감 있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후 웨이브(wavve)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옥수수의 소셜 VR 서비스와 같은 HMD 기반 서비스로 시작해 모바일로 플랫폼을 확장, 최근에는 ‘점프 VR’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프랜드는 2010년부터 연구돼 온 SK텔레콤의 확장현실 기술이 총집합된 서비스인 셈이다. 점프 VR이 소통 플랫폼인 이프랜드가 되면서 개선해야 할 과제도 많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점프 VR이 게임에 조금 더 가까웠다면, 이프랜드는 플랫폼에 더 가깝기 때문에 더 가벼워야 한다. 휴대폰의 배터리도 너무 많이 소모시키면 안 된다. 송 팀장은 “사용자환경(UI) 최적화와 백그라운드 기반 서비스 처리, 배터리 소모 절감 등을 위해 유니티 기반이었던 앱의 설계방식(아키텍처)을 네이티브 UI와 유니티가 합쳐진 하이브리드 형태로 바꾸는 것이 이프랜드를 개발하며 가장 까다로웠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더 많은 제휴사와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학교 등 교육에서부터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패션·뷰티·엔터테인먼트까지, 문화·예술 업계와 세부 협업을 논의 중이다. 양맹석 SKT 메타버스 사업담당은 “앞으로 메타버스 드라마를 만들어 현실에서는 시도해 보지 못한 것들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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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호

핫템들 줄줄이 상장 행보 이젠 ‘스타일 테크’

올버즈·와비파커 등 인기몰이 후 상장 행진 코로나 이후 라이프스타일과 기술 접목된 기업 부각 AI 추천 패션·AR 기술 이용한 가상 피팅 등 기술 진화 | 샌프란시스코=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실리콘밸리는 크록스(Crocs)와 올버즈(Allbirds)의 시대로 나뉜다.” 이는 ‘실리콘밸리 신발’로 유명한 올버즈 열풍에서 비롯된 말이다. 올버즈는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기술 외에도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핫템들이 인기를 끌면 증시 상장으로 이어진다는 공식을 보여줬다. 메타버스에 친숙한 MZ세대(198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층)를 겨냥한 스타일테크(style-tech)도 주목받고 있다. 스타일테크는 패션·뷰티 분야에서 AI(인공지능)·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신사업을 의미한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한 스티치 픽스(Stitch fix)가 대표적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스타일테크 기술 발전을 가속화했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더 많은 기술이 접목되며 관련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리콘밸리 인기템=상장 흥행?...핫템 기업 주목 올버즈는 친환경 신발 생산 기업이다.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회사로 유명세를 탔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메타 CEO(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투자가인 벤 호로위츠와 패리 미커도 올버즈 신발을 신는다. 올버즈는 2021년 11월 나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떨어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미국 투자은행(IB) 스티펠은 올버즈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승자가 될 종목으로 봤다. 특히 1조달러 이상으로 성장 중인 글로벌 신발 및 의류 시장에서 올버즈는 여러 기회를 갖고 있다고 본 것이다. 실리콘밸리가 사랑하는 고급 가구 기업인 허먼밀러도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다시 관심받는 기업 중 하나다. 허먼밀러는 실리콘밸리 테크기업들인 구글과 애플 등이 직원용 의자로 구매하면서 주목받았다. 가격은 비싸지만 편안하고 독특한 디자인이 장점이다. 허먼밀러는 팬데믹 기간에도 꾸준히 사랑을 받았으며,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까지 주가 흐름도 좋았다. 실리콘밸리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2022년이나 돼야 회사 근무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허먼밀러의 수요에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프라이버시 룸과 소규모 그룹 공동 작업을 위한 공간 등 사무실 레이아웃을 재설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허먼밀러 제품 수요의 부스터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온라인 안경판매 업체 와비파커(Warby Parker)도 실리콘밸리의 인기템으로 사랑받으며 창업 11년 만인 2021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안경이 아이폰보다 비싸?”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와비파커는 온라인 판매, 좋은 품질, 가격파괴 등 유통 혁신 아이디어로 안경업계의 넷플릭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에버레인(Everlane)도 실리콘밸리에서 핫하다. 에버레인은 농산물처럼 모든 옷의 제조원가와 원산지, 근무환경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를 얻었다. 전통적인 유통산업 구조를 흔들었다는 평가다. 스타일테크 대세...메타버스 등 기술융합으로 성장 핫템들과 신기술을 접목한 스타일테크도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스티치 픽스다. 이 기업은 인공지능으로 소비자 취향을 분석해 좋아할 만한 옷을 보내주는데 적중률이 높다는 입소문을 탔다. 옷을 고를 시간은 없는데 멋은 내고 싶은 바쁜 소비자들이 타깃이다. 2021년 상반기 기준 32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전체 매출은 15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패션산업에 AR 기술을 적용한 가상탈의실 스타트업 레버리(Revery.ai)도 실리콘밸리에서 유망한 기업으로 부상했다. 이 회사의 가상탈의실 제품은 현재 동남아에서 가장 큰 패션 회사 중 하나인 잘로라 글로벌 패션 그룹을 비롯한 많은 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사용되고 있다. 테크 크런치에 따르면 이 기술은 2020년 코로나 대유행 당시 온라인 쇼핑이 급증했을 때 나왔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패션 산업은 2020년 패션 소매판매의 29.5%를 차지했으며 시장가치는 2021년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찌도 2021년 5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를 통해 디지털 전용 한정판 가방을 475로벅스(로블록스 전용 화폐)에 판매했다. 구매자들은 이 ‘가상 가방’을 리셀 마켓에 올렸고, 최고 35만로벅스인 약 465만원에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현실에서는 볼 수도, 들 수도 없는 가방을 두고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에 대해 기이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세계적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부터 영국의 신생 브랜드 스테판 쿡(Stefan Cooke)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를 접목한 스타일테크 열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향후 이 시장은 한층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맥킨지는 코로나 팬데믹이 패션업계가 기술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니타 발찬다니 맥킨지 파트너는 “패션업계도 이제는 기술과 데이터로 경쟁하고 있다”며 “D2C(Direct-to-Consumer), 머신러닝, AI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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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호

‘명품에서 수제맥주까지’ 얼굴 없는 위탁기업들

한국콜마·코스맥스 4년간 실적↑...해외법인 리스크 동반 상승 시몬느, 루이비통 버금가는 공모가에 고평가 논란 속 기관들 외면 제주맥주 상장 등 대형 수제 양조장 탄생...수제맥주 획일화 우려도 | 신수용 기자 aaa22@newspim.com ‘얼굴 없는’ 위탁생산 업체들이 ‘매출 1조’ 클럽에 속속 가입하고 있다. 대기업 구원투수 역할도 한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 제주맥주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 위탁 기업의 경쟁력과 과제를 들여다보고 위드 코로나 시대에 성장할 조건도 짚어봤다. 한국콜마, 코스맥스는 화장품 위탁생산 업체로 글로벌 시장에서 1, 2위를 다툰다. 시몬느는 코치와 도나카란뉴욕(DKNY) 등을 제조하는 세계 1위 명품 핸드백 제조사다. 위탁생산을 맡은 대기업 실적이 뛰고 해당 브루어리가 상장하는 등 ‘윈-윈’으로 이어진 사례도 등장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주맥주에서 위탁생산한 ‘제주위트에일’ 등이 히트를 치면서 공장 가동률도 높아졌다. 지난 3분기 호실적의 배경이기도 하다. 제주맥주 역시 지난 5월 수제맥주 업체 중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이런 가운데 기업이 덩치를 키우면서 리스크가 확대되기도 한다. 시몬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한국콜마, 코스맥스는 바이오 등 사업 다각화로 부채가 늘었다. 대기업의 수제맥주 대량 생산이 소규모 수제맥주 양조장의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콜마·코스맥스 ODM 화장품 매출 1조 시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시기에 생산뿐 아니라 자체 상품 기획·개발 능력을 갖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국내외 유통업체와 폭넓은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회사를 키웠다. 화장품 ODM업계 맞수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중국 화장품업계의 공세 속에도 지난 4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다만 양사의 위드 코로나 전략은 엇갈린다. 한국콜마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까지 사업 다각화에 방점을 찍었다. 한국콜마는 자회사 HK이노엔이 올해 상장하며 뷰티에서 바이오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2018년 전문의약품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했던 CJ헬스케어의 사명을 바꾼 게 지금의 HK이노엔이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약을 개발한 제약사 머크의 유통사 후보로도 거론됐다. HK이노엔은 머크의 백신 유통을 담당한다. 반면 코스맥스는 디지털에 집중한다.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는 신년사에서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온라인으로 연결된 단일 시장이 됐다”고 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1월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설원희 전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3월에는 디지털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온라인 제조업자브랜드개발생산(OBM) 플랫폼도 구축했다. OBM은 제조업자가 시장을 직접 조사해 아이템과 브랜드를 발굴하고 고객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인플루언서와 같은 소규모 고객사에도 맞춤형 마케팅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약진 속에 경쟁력 유지가 과제다. 아이라이너 제조사 창위엔 등 일부 중국 ODM 업체들은 자동화 라인과 대량생산 능력을 강점으로 삼아 현지 화장품 업체들을 포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 법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도 리스크 요인이다. 코스맥스 미국법인은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다. 올해 코스맥스USA와 코스맥스웨스트, 누월드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134억원 수준이다. 한국콜마도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법인의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은 433억원을 기록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판관비 비율이 높아진 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라며 “특히 제약·바이오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로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시몬느 상장 취소...ODM기업 성장 과제 여전 서울 영등포구에 있던 한 하청업체가 명품백 10개 중 1개를 만드는 연매출 1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커졌다. 명품백을 만드는 ODM 회사지만 마크제이콥스·DKNY·마이클코어스 핸드백 라인 개시를 함께한 파트너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몬느는 최근 기업 상장을 보류했다. ‘위드코로나’가 가져올 소비 활성화와 ‘보복소비’로 인한 실적 향상이 기대됐지만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시장의 평가가 냉담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 등 제조 기업을 향한 시장 고평가처럼 이제 명품 시장도 ODM 사업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명품백 ODM 업체 시몬느에 루이비통과 구찌에 버금가는 주가가치가 매겨졌다. 11월 IPO를 앞뒀던 시몬느의 기업가치는 2조원 이상으로 여겨졌다. 주가수익배율(PER)은 30.5배까지 매겨졌다. 구찌의 모회사 케링의 PER이 약 23배임을 감안하면 주가 수준이 높은 편이다. 시몬느의 매출과 경쟁력이 주가 산정에 반영됐다. 시몬느 매출은 2019년 1조원을 넘고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꺾였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시몬느에 따르면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3335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67% 늘었다. 생산뿐 아니라 제품 디자인부터 설계·검수·유통까지 모두 가능한 점도 시몬느의 경쟁력 중 하나다. 시몬느가 자사 홈페이지에 ‘풀 서비스(Full Service Platform)’를 제공한다고 명시한 연유다. 다만 시몬느의 성공 배경인 ‘집중’이 숙제다. 시몬느의 주종목은 ‘핸드백’. 지난해 생산한 제품의 80% 이상이 핸드백이다. 지금까지 개발한 핸드백 디자인 견본이 22만 건 이상이다. 비교적 중저가에 속하는 미국 명품에 집중한다. 공시에 따르면 시몬느 매출의 83%(2021년 반기 기준)가 북미에 있는 3개 회사에서 나온다. 시몬느 매출에서 중국과 유럽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대부분 매출은 북미에서 발생한다. 시몬느는 “중국은 핸드백 시장의 태동 단계로 향후 40조원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유럽에 거점 공방을 만들고 소량의 주문에 대응하는 등 고가 명품 고객사 확대 전략과 더불어 루이비통 같은 자체 명품 브랜드도 키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1000억 수제맥주 시장 이끄는 OEM 국내 브루어리에서 만든 수제맥주가 인기다. 롯데칠성과 OB맥주 같은 대형 주류기업들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에 이르렀다. 브루어리가 만든 수제맥주 위탁생산(OEM)을 맡았던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실적이 반등했다. 대표적인 수제맥주 브루어리 중 하나인 제주맥주는 지난 5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수제맥주 OEM이 중소 브루어리와 대형 주류기업 모두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수제맥주 업계에선 대기업이 대량생산하는 수제맥주 OEM으로 인해 다양성을 필두로 하는 소규모 수제맥주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mg4 맥주업계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전하던 시기 소규모 브루어리가 만든 수제맥주의 인기는 주류업계엔 매출 회복의 기회가 됐다. 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향후 5년간 연평균 30%씩 성장, 오는 2023년 3700억원 규모로 올라설 전망이다. 과거엔 브루어리가 미처 생산하지 못한 물량을 다른 곳에 맡겨 생산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정부가 제한했던 주류 제조업체 간 위탁제조(OEM)를 주세법 개정을 통해 풀어냈다. 대기업 등 다른 제조장에 맥주 생산을 맡기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대규모 설비가 있는 주류 기업에 위탁생산을 맡기며 수제맥주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졌다. 롯데칠성이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수제맥주 브랜드는 제주맥주와 곰표 밀맥주다. 두 제품이 수제맥주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제품들이 많이 팔릴수록 롯데칠성음료의 공장 가동률이 늘고 수익률도 높아졌다. 롯데칠성은 클라우드와 피츠 등을 앞세워 맥주시장 공략에 나섰다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경쟁사에 밀려 고전하던 중 수제맥주로 만회했다. 업계에선 롯데칠성의 ‘제주맥주’ 등 수제맥주 OEM 관련 매출은 올해 350억원에서 내년 8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오비맥주는 자회사를 만들어 수제맥주 회사인 ‘핸드앤몰트’를 사들이는 등 수제맥주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수제맥주 업체들도 승승장구한다. 국내 주요 수제맥주 업체들이 줄줄이 IPO에 나서고 있다. 제주맥주가 지난 5월 상장에 성공한 데 이어 곰표맥주로 유명한 세븐브로이맥주도 내년 하반기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스타트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등 다른 경쟁사들 역시 2~3년 내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특정 브루어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수제맥주 시장에 대한 우려도 일부 있다. 다수의 소규모 브루어리 상황은 이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 조사에 따르면 150여 개에 이르는 소규모 브루어리의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최소 50%, 최대 90%까지 감소했다. 절반 이상의 업체가 직원들을 내보내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는 수제맥주 시장 지형이 변했기 때문이다. 소규모 브루어리 사이에서 소량의 수제 생맥주를 놓고 경쟁하던 구도 대신 수제맥주 OEM을 통해 전국 편의점과 마트에 캔맥주를 공급하는 등 전국화·대형화 방향으로 간다. 이는 소규모 브루어리가 단시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 안팎에선 수제맥주 시장이 소수 대형 업체가 대량생산하는, 자칫 ‘획일화’ 체제로 이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류문화 칼럼니스트인 명욱 숙명여대 교수는 “모든 주류 회사가 ‘수제맥주’란 이름을 차용해 마케팅을 하는 상황”이라며 “생산 규모에 따라 ‘협업 맥주’ 등 맥주 명칭을 구분해 사용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명 교수는 이어 “OEM과 투자를 통해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지만 대형 기업이 이를 일종의 ‘시범사업’으로 활용하거나 맥주 레시피 노출 위험 등 수제맥주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체들은 “생산 과정에서 레시피가 공유되는 일도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나 제조사와 협의를 통해 현재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며 “OEM 생산을 통해 수제맥주 업체는 높은 초기 시설투자비 부담을 덜고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수제맥주를 접할 기회가 늘어난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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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호

적자에도 과감한 투자 뚝심·끈기로 꽃피운 ‘LG 배터리’

故 구본무 회장, 1992년 영국 출장서 사업가능성 발견 과감한 투자 결정...수년간 적자에도 “확신 갖고 도전하라” GM과 세계 첫 양산형 전기차 볼트부터 현재까지 인연 |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2010년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이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를 출시했다. 당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쉐보레 볼트의 심장에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만든 배터리가 탑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 해 전인 2009년 볼트의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GM의 전기차 배터리를 책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 갖고 시작하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부터 성공 역사를 썼던 것은 아니다. 1992년 당시 고(故) 구본무 회장이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영국 출장에서 2차전지를 접하고 그 샘플을 가져와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연구를 지시한 이후 십수 년간 칠전팔기의 시간을 거쳐야만 했다. 1997년 연구진이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을 처음으로 성공하긴 했지만 양산하기에는 품질이 따라주질 않았고, 일본 선발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2005년에는 2차전지 사업에서만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십수 년간의 투자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자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구본무 회장은 “이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고 강조했다. 결국 구 회장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2021년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세계적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 등을 확보하며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 갔다. 2009년 GM 볼트 단독 공급업체 선정 1996년 회사 측은 럭키금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연구조직을 집결해 2차전지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때부터 기술 개발의 성과물이 도출되기 시작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으며,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2002~2003년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아우토 랠리(Pikes Peak International Auto Rally)’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에는 GM과의 첫 인연이 시작됐다. GM이 2010년 출시하는 세계 최초 리튬이온 기반 양산형 전기차 GM 쉐보레 볼트용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GM과의 인연은 끈끈하게 이어져 왔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두 공장은 각각 2022년과 2023년 본격 가동되며 1회 충전 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20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대부분 고객사로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 이전 LG화학은 “글로벌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지난해 1분기 분기보고서). 일본 파나소닉이 독점해온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를 고객사에 포함한 직후였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12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LG배터리 공급 요청이 쇄도하면서 ‘한국-미국-중국-폴란드-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글로벌 5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155GWh, 2023년 260GWh로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 10월 현대자동차그룹과 공동 발표한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양사 각각 1조1000억원, 10GWh)과 미국 그린필트 투자(2025년까지 단독 투자 5조원, 70GWh) 등 주요 거점별 생산능력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속도 오는 2027년 리튬황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 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해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1.5배 이상 높다. 이런 특성으로 리튬황 배터리는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적합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9월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최초로 리튬황 배터리를 활용한 무인기 최고(最高) 고도 비행 테스트를 실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에 LG에너지솔루션의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해 고도 12km 이상 성층권 비행에 성공했다. 국내서 리튬황 배터리로 테스트를 진행한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UAM 시장은 2040년께 730조원대로 급성장, 이에 따른 배터리 수요가 1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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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호

주가 올라도 걱정인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왜?

새로 입사한 직원들은 높은 주가에 울상 주가는 사상 최고치인데 높은 세금에 매도 어려워 팬데믹 이후 집값도 급등...금리인상기 한파 걱정 | 샌프란시스코=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전 세계 테크놀로지 중심인 미국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이 모이면 가장 많이 꺼내는 화제는 뭘까. ‘주식’이다. 이들이 주식시장에 가장 민감한 이유는 회사 주가의 등락이 연봉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애플,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모두 베이스 샐러리(기본급)와 주식지급(RSU)으로 연봉이 결정된다. 대부분 기본급은 비슷한데 주식 수가 회사에서 이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평가가 좋은 직원들은 주식을 많이 받고, 그렇지 못한 직원들은 주식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특정 연차 이상이 되면 기본급은 큰 차이가 없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VP(총괄부사장) 직급도 20만~40만달러에 기본급이 형성돼 있어 연봉은 주식에 달린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직원들이 받는 주식의 가격도 올랐고 연봉도 훌쩍 뛰었다. 하지만 그만큼 고민도 커졌다. 연봉을 많이 받으면 반을 세금으로 내고, 미친 물가 때문에 살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을 선언한 만큼 주식이 언제까지 고공행진을 할지 모르는 데다 부동산 가격 역시 금리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재테크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고공행진 빅테크 기업 주가의 양면 코로나 팬데믹에 엔지니어들의 연봉이 가장 많이 상승한 효과를 누린 기업은 어딜까. 단연 테슬라다. 주가는 지난해 3월 1일 기준 140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11월 9일 기준)는 1000달러 선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 8월 2200달러 선에서 5분의 1로 액면분할한 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도 날개를 달았다. 엔비디아 주가는 같은 기간 66달러였지만 현재는 300달러 수준이다. 2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주가는 5배가 올랐다. 올 한 해 주가 상승률은 133.02%에 달한다. 구글도 올해만 70% 올랐다. 지난해 3월 1일 기준 1298달러였던 주가는 최근 3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애플도 지난해 같은 기간 64달러였지만 현재 두 배가 넘는 150.76달러까지 올랐다. 올 한 해에만 30% 상승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다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새로 입사한 직원들은 오히려 높은 주가에 울상이다. 테슬라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채용된 A 씨는 RSU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RSU는 대개 4년에 걸쳐 20만달러 정도로 책정된다. 1년에 5만달러 정도 주식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주가가 너무 오르는 시기에는 주식을 받게 되면 그만큼 주식 수가 적어진다. 그동안 주가가 급하게 오른 만큼 하락에 따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주가 상승에 따라 세금 부담도 커졌다. 올 한 해 주가 상승률이 높다 보니 연봉이 늘어 내야 하는 세금이 불어난다. 실리콘밸리 빅테크 직원들이 내야 하는 최고 세율인 37%는 독신일 경우 연소득 52만3600달러부터, 부부일 경우 62만8300달러부터 적용된다. 여기에 캘리포니아주 소득세 13.3%를 더하면 연봉의 40% 정도가 세금으로 나간다는 얘기다. 이에 빅테크 기업에 다니고 있는 B 씨는 현재 월급으로 받는 주식을 모두 정리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받아 가격도 높은 데다 이익률이 크지 않아 세금 부담이 그나마 작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에 다니는 C 씨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회사에 둥지를 튼 지 4년이 넘은 그는 기존에 받았던 주식을 처리하려고 하지만 높은 세금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주식 팔고 집 한 채 더 샀다 주식 외에도 악명 높기로 유명한 실리콘밸리 부동산 가격도 코로나 이후 더 천정부지로 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올해 실리콘밸리의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먼 곳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이 있고 물가도 비싸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본사 이주를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제일 노른자 땅인 팔로알토를 기준으로 방 4개짜리 일반 주택 가격은 350만~450만달러에 형성되고 있다. 학군이 좋은 쿠퍼티노도 250만~330만달러에 이른다. 팬데믹 이후 주식을 매도해 집을 두 채 씩 소유한 사람이 급증했다. 빅테크 기업에 다니고 있는 맞벌이 D 씨 부부는 코로나 기간 집을 한 채 더 장만했다. 기존 주택에 세입자를 들여 렌트비로 새로 구매한 주택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렌트비가 떨어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내년이다. 렌트비는 상승할 수 있지만 금리가 오를 수 있는 데다 주식시장도 불안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실리콘밸리를 떠나 집값과 생활비가 싼 지역으로 이사를 간 사람들도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내년부터 다시 회사로 복귀가 예정된 만큼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급등한 부동산 가격이다. 부동산 가격은 이미 크게 뛰었고 치열한 경쟁 때문에 웃돈을 얹어도 최근에는 집을 장만하기가 쉽지 않다. 월세도 다시 오르는 추세다. 렌트비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재택으로 인해 교외로 빠져나가 한동안 주춤했다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곳의 월세는 기업들이 모여 있는 산타클라라를 기준으로 스튜디오나 방 1개 구조의 아파트들이 대략 3200~350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테슬라를 필두로 지난해부터 일부 기업들이 탈(脫)실리콘밸리를 선언하며 오라클, HPE(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도 본사 이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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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호

"코로나 불황은 없다"...돈 넘쳐나는 실리콘밸리

벤처 큰손들 분주...‘밴처캐피탈·IPO·M&A’ 활황 샌드버드 10억·몰로코 15억달러 가치 인정받아 | 샌프란시스코=김나래 특파원 ticktock0326@newspim.com ‘유니콘 기업들은 위기에 나온다.’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기업 투자 격언이다. 실리콘밸리에는 지난해 3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잠시 투자가 주춤했지만 벤처 투자자들의 활동은 이내 활발해졌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분야에서 기술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기회가 더 많아지면서 오히려 스타트업이 활동하기 좋았던 시기란 평가도 나온다. 현재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됐지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큰 변화 없이 이뤄지고 있다. 벤처캐피탈 투자, 지난해 사상 최대 미국의 벤처캐피탈 기업 투자는 작년에 거의 1300억달러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신기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투자 총액은 2019년보다 14% 증가한 반면 거래 건수는 6022건으로 9% 감소했다. 1억달러 이상의 거래도 318건의 거래에서 630억달러를 모금하는 등 기록적인 금액과 숫자다. CB인사이트의 아난드 산월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보고 있는 회사들은 성공하고 모멘텀이 좋은 기술기업들이다. 자금의 대부분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였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도 벤처캐피탈의 대규모 투자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위한 고객 분석 및 개선 도구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퀀텀 메트릭은 올해 초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2억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가치는 1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작년에는 원격근무와 전자상거래를 촉진한 코로나19의 수혜를 본 기술기업 등이 메가 라운드를 많이 모집했다. 올해는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탈인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22억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벤처펀드를 조성해 주목받았다.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인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회사 엑셀의 어런 매튜 파트너는 “캐피털은 가능성이 많은 카테고리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금은 의심할 여지 없는 코로나 트렌드를 타고 있는 카테고리와 기업에 많은 확신을 갖고 있다. 많은 기술기업에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처럼 벤처캐피탈 투자가 늘고 있는 만큼 상장을 택한 기업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올해 세계 기업공개(IPO) 건수는 지난 2000년 IT 버블 시기 이후 최고치다. 특히 상장기업의 평가액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받으면서 공모가도 덩달아 상승해 스타트업들이 IPO를 서두른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 1~3분기 IPO 건수는 2000건 이상이며 조달액은 4210억달러로 전년 대비 배 이상 늘었다. 3분기 IPO 조달액은 946억달러로 전년 대비 26.3% 줄었는데, 이는 여름휴가의 계절적 특성과 미국의 중국기업 주식 상장에 대한 감시 때문이다. 이런 우호적인 환경 속에 올해는 유난히 대어들이 대거 뉴욕 증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온라인 주식 앱 로빈후드가 21억달러를 조달했으며 로블록스, 코인베이스 등이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인수합병(M&A) 시장도 뜨겁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미국에서 1조8000억달러 규모의 M&A가 성사됐다. 딜로직이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보기술 분야의 초대형 M&A가 가장 많았다. 실리콘밸리서 한국 유니콘 기업 나온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들이 주목하는 곳 중에는 한국 기업들도 있다. 올해 한국 기업 2곳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우선 샌드버드는 메시징 API 업계 글로벌 1위이자 국내 첫 B2B 분야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샌드버드는 올해 10억5000만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1억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스테드패스트 캐피털 벤처스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이머전스 캐피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아이코닉 그로우스 등이 참여했다. 김동신 샌드버드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탈의 투자는 평판이 중요해 차곡차곡 밟아 나갔다”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성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은 몰로코다. 이 회사는 AI 맞춤형 모바일 광고 플랫폼으로 최근 15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유명 벤처캐피탈인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로부터 1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몰로코는 구글 출신인 안익진 대표와 오라클 출신 박세혁 CIO가 2013년 공동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이 밖에도 업무용 협업툴 ‘스윗’을 운영하는 스윗테크놀로지스는 1780만달러의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유치했다. ‘음식 서빙용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는 베어로보틱스도 최근 시리즈B 투자자를 모집했으며, 지난해 A 라운드에선 소프트뱅크, 롯데 등으로부터 총 3200만달러를 유치했다. 바이오 스타트업인 임프리메드는 프리 시리즈A에서 올해 77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18년 시드 라운드로 조달한 400만달러를 합쳐 총 117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역으로 한국 기업을 찾아 한국 지사를 설립하는 경우도 생긴다. 구글, 페이팔 같은 글로벌 혁신기업을 키워낸 실리콘밸리 최대 글로벌 투자 플랫폼 플러그앤플레이는 서울 지사를 유치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2019년 한 해 동안 세계 250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지난 3년간 연평균 3000만달러를 투자해 왔다. 앞으로 스마트도시와 핀테크 등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플러그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지사 설립을 고려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뤄졌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유망한 핀테크와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하며, 투자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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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정의선의 수소 꿈...‘넥쏘’로 씨앗 심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세계 최초 상용화 넥쏘 주행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0g/km’ ‘궁극의 친환경차’ 수소차로 수소사회 목표 |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전 세계 주요국이 탄소 저감에 이어 탄소 배출을 없애자는 ‘탄소중립’을 속속 발표하면서 완성차 회사들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차는 1800년대부터 개발은 시작됐으나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도 번번이 상용화에 실패했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투싼ix35 퓨얼셀(Fuel cell)로 수소차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성공한 데 이어, 2018년 넥쏘(NEXO)를 출시해 ‘세계 1위’ 수소차 기록을 써가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소차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이어져 명실상부 ‘세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수소차 시대 연 현대차... 추격하는 토요타 수소를 연료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1839년 영국 런던 로열 대학의 윌리엄 로버트 그로브 교수가 처음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00년대 중반에 들어 연료전지를 탑재한 자동차 개발이 시작됐지만, 거대한 연료전지와 수소탱크 때문에 실용성이 떨어지고 생산비용도 비싸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1998년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차를 전기차와 함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친환경차로 보고, 연료전지 개발 조직 신설을 지시했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를 중심으로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퓨얼셀 파트너십(CaFCP)’에서 현대차가 개발한 최초의 수소차인 싼타페 수소 모델을 공개한 것. 이로부터 10여 년을 공들여 현대차는 2013년 독자 개발한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 ‘투싼ix35 퓨얼셀’을 선보였다. 현대차에 이어 토요타 등이 수소차 양산 체제를 갖추며 수소차 시대가 열렸다. 정몽구 회장의 수소차 도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이어받으며 결실을 맺었다. 2018년 현대차는 2세대 수소차 넥쏘를 출시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넥쏘는 친환경성을 비롯해 성능, 편의 및 안전장비, 가격 등 높은 상품성 덕에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투싼ix35 퓨얼셀의 경우 누적 판매량이 약 1000대에 그쳤지만, 넥쏘는 출시 2년 6개월 만에 국내에서만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섰고 북미, 일본, 유럽 등 수소사회 진입을 위해 노력하는 국가에서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넥쏘는 올해 상반기 국내 4416대, 수출 719대 등 총 5135대가 판매돼 지난해 판매량인 6781대를 곧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09km로 기존 목표로 했던 580km를 뛰어넘었다. 복합공인연비는 96.2km/kg(17인치 타이어 기준)이며 한 번에 총 6.33kg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다. 넥쏘 모던 판매가격은 6765만원으로, 국가보조금 2250만원에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 약 1000만원을 지원받으면 실제 구매가는 3000만원대다. 궁극의 친환경차답게 넥쏘의 주행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0g/km이다. 다만, 부생가스로부터 수소를 정제해 ‘부생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소량 배출된다. 이 때문에 미국, 호주 등 주요국은 수소 생산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제조 방식을 지향한다. 세계 최초 수소차 개발에 성공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 자동차 산업 최고 권위의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헌액됐다.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2020/2021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정 명예회장을 대신해 정의선 회장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가 두각을 나타내는 수소 사업도 본질을 꿰뚫어 보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혜안이 돋보인 결정”이라며 “수소에너지의 가능성을 중요하게 인식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다른 업체들이 포기하는 순간에도 수소전기차 개발을 독려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을 성공시켰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1위를 이어왔으나, 올해 토요타가 미라이 2세대 수소차 판매를 확대하면서 추격에 나섰다. SNE리서치의 ‘2021년 1분기 수소차 판매대수’에 따르면 토요타는 지난 1분기 전 세계에 수소차 2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1800대에 그쳤다. 수소차 시장 점유율은 토요타 49.0%, 현대차 44.6%로 집계됐다. 버스·트럭 등 수소차 확대...수소사회 진입 속도↑ 수소차는 친환경 수소사회를 여는 첨병으로 꼽힌다. 수소의 생산-운송-활용 등 수소와 관련된 인프라와 기술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 수소차가 도로를 달리려면 수소를 생산할 설비가 있어야 하고, 수소차가 주로 사용되는 곳까지 옮겨야 할 공급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수소를 활용해 모터를 구동시킬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기술도 고도화해야 한다. 이런 점에 비춰, 수소차가 늘어난다는 것은 수소사회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소 사회로의 진입 속도를 높이는 차종은 승용차보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라는 분석이다. 2016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트럭이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지만, 배출하는 초미세먼지는 연간 1만1223톤(t)으로 자동차 전체 배출량의 약 24.2%를 차지한다. 승용차에 비해 트럭 한 대당 내뿜는 온실가스가 월등히 많다. 상용차는 승용차 대비 주행거리가 많아 환경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게 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50년 전체 수소차 중 상용 수소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지만 감축되는 온실가스양은 육상수송 분야 전체의 3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보호 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넥쏘에 이어 상용 수소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수소버스, 수소트럭 양산에도 성공했다. 상용 수소차에 대한 관심은 승용 수소차만큼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수소버스는 울산, 창원, 부산, 서울, 광주, 서산, 아산 등지에서 운행 중이거나 운행할 예정이고 수소로 움직이는 청소 트럭, 수소 대형 트럭 등의 실증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기업 간 거래도 활발하다. 현대차그룹은 포스코그룹에 수소트럭 등 수소전기차 1500대를 단계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지난해부터 스위스에 수출되고 있으며 미국, 중국, 유럽 등에도 진출을 앞두고 있다. 나아가 한국의 수소 산업은 2050년까지 6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시장 규모가 7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2040년까지 연간 43조원의 경제 효과와 4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유수의 자동차 회사도 실패한 수소차. 현대차가 개발해 오늘도 세계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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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호

청년실업률이 5.8%라고? 현실은 ‘이태백’

10%대 청년실업률, 8월엔 5%로 낮아져 ‘사실상 실업자’ 반영된 체감실업률은 21.7% 청년층 63% “원하는 직장 못 갈 것” 전망 | 성소의 기자 soy22@newspim.com 졸업 후 3년 7개월째 취업 준비 중인 A 씨는 요즘 잠을 설친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고용시장 한파가 찾아오면서 ‘백수’로 지내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마냥 공백기간을 가질 수 없어 지난해 5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지인으로부터 영상 편집 일감을 외주받아 틈틈이 버는 돈으로 생계를 해결한다. 일이 없을 때는 주로 면접 스터디를 다니며 취업 준비에 매진한다. A 씨는 “친구들을 만나면 ‘이대로 알바만 하고 살면 어떡하지’ 하소연한다”며 “(취업 준비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막함이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A 씨처럼 일자리 상황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만 18∼29세) 69.5%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본 청년들은 62.9%에 달했다. 현실과 따로 노는 고용지표...청년층 괴리 더 심각 고용지표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기는커녕 정반대로 움직인다. 통계청이 반영하는 공식실업률은 올해 8월 기준 5.8%로 현실과 괴리가 크다. 청년층 취준생들은 “실업률 통계가 딴 세상 얘기 같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공식실업률은 지난 2월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월 내내 10%대를 유지했던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점차 낮아져 8월에는 5.8%를 기록했다. 하지만 ‘사실상 실업자’까지 포함한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1.7%로 3배 가까이 높다(그래프 참고). 청년 5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자지만 실업률 지표는 이 같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괴리는 청년층에서 유독 더 컸다. 지난 8월 기준 전체 연령층(15세 이상) 공식실업률과 확장실업률의 차이는 9.7%p 정도다. 그러나 청년층(15~29세)에서 나타나는 두 지표의 차는 15.9%로 전체 연령층에 비해 1.6배 더 높다. 청년층 실업지표의 괴리현상이 상대적으로 더욱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요셉 KDI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공무원, 공공기관, 사기업 등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구직자 비중이 높은데 공식실업률 통계에는 그 인구가 다 빠진다”며 “그 인구까지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20%대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식실업률만 보기엔 우리나라 상황을 포착하기 어렵고, 확장실업률을 함께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 ‘실업자 밖’ 청년들 통계가 포착하지 못한 ‘실업자 밖’ 청년들은 실업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한국형 실업부조’라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저소득 미취업 청년에게 생계비 지원 차원에서 매달 50만원씩 최대 6개월 동안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2년 내에 100일 이상의 취업 경험이 있으면 대상에서 빠진다. 아르바이트 등 구직활동을 한 청년은 지원받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외주 일감을 받아 틈틈이 돈을 버는 A 씨의 경우 사실 미취업자지만 국민취업지원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데다 월 91만원 이하의 소득자여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지원 자격에서 벗어났다. 지원자격이 엄격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 9월 7일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대상 기준을 완화했다. 1인가구 기준 중위소득 50%에서 60%로 확대하고, 재산 기준도 3억원에서 4억원으로 확대했다. 취업 경험이 없어야 한다는 자격요건도 없앴다. 유근식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과 연구원은 “실업률에는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잠재구직자가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실업자와 두 집단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이들을 포함한) 확장실업률도 참고해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층 취업지원 늘리고 사회안전망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청년층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A 씨와 같은 장기 미취업 청년들은 또래보다 재정 안정화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모아둔 돈 대부분을 취업 준비에 지출하기 때문에 돈을 모을 여력이 없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늦게 취업에 성공해도 일찍이 일을 시작한 또래 친구들과 상당한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 취업준비생들의 공백기간이 길어지면 국가 경제에도 손실이 크다. 성장을 이끄는 젊은 층 노동력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못해 기회비용도 커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017년 기준 청년(15~29세) 니트족이 취업 기회를 잃어 매년 49조4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겪는다고 분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 실업을 단기간에 해결하기가 어려운 문제라고 봤다. 현재의 실업 상황에는 저조한 경제성장률과 인구구조의 변화 등 보다 구조적인 원인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안 교수는 정부가 재정을 적극 투입해 청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안 교수는 “청년들은 보다 질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우리나라 거시경제 상황상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금과 같은 일자리 미스매치가 일어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한데, 지금처럼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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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호

하루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 취준생 울리는 ‘엉터리 통계’

취업 준비하는 단기 알바도 취업자로 분류 지나치게 엄격한 실업자 기준이 ‘현실 왜곡’ 전문가들 “실업률 지표, 현실과 맞지 않다” | 성소의 기자 soy22@newspim.com 취업준비생 A 씨는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1주일을 보낸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주 5일 낮 시간 동안은 은행에서 계약직 아르바이트를 뛰고, 주말에는 면접 스터디를 하면서 종일 취업 준비에 매달린다. A 씨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지 못해 구직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통계상으로는 ‘취업자’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실업자 기준이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런 청년 인구는 정부 실업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처럼 하루에 1시간만 일해도 고용통계에서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36시간 미만의 단시간 아르바이트생은 고용통계상 실업자가 아닌 취업자다. 사실상 구직행위를 하고 있지만 취업자로 규정하면서 현실이 크게 왜곡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업률 vs 체감실업률 격차 3.6배 A 씨의 경우 여건상 단시간 아르바이트로 밥벌이를 하지만 실제로는 주 40시간 전일제 정규직 일자리를 원한다. 사실상 ‘실업자’나 다름없다. 하지만 1시간이라도 일할 경우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된다. 이런 청년층 인구(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코로나19 대유행이 노동시장 경계 취업자에 미친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이런 청년층 인구가 여성의 경우 48.7%, 남성은 42.3%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취업 문턱이 높아진 탓에 구직활동을 미룬 청년들도 실업률 통계에서는 제외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학업도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니트(NEET) 인구는 지난 1~5월 사이 약 53만명 존재한다. 청년층 인구 10.4%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들은 잠재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마찬가지로 실업 통계에서 빠진다. 청년 취준생 3명 중 1명 ‘공시생’...실업자 미포함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생’도 실업자 통계에서 빠진다. 공시생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현실과 통계의 괴리감은 더 커진다. 실제로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인구 비율은 지난 5월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비중은 19.1%로 지난해보다 2.1%p 높아졌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최대치로, 이 가운데 32.4%가 공무원시험 준비생이다. 청년 취업준비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시험 준비생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통계상 ‘실업자’가 아니다. 실업자는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한 사람을 전제로 하는데 조사 대상 주간에 원서 접수, 시험 응시, 면접 참여 등과 같은 활동이 없었다면 ‘실업자’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공시생’을 포함한 취업시험 준비 청년 인구는 실업자도 취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청년층 공식실업률이 우리나라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한요셉 KDI 연구원은 “공식실업률만 참고하면 우리나라 상황을 포착하기 어렵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공무원,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 구직자 비중이 높은데 공식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아 고용보조지표 등 여러 지표를 함께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실업 vs 취업 경계 청년 증가 전문가들은 공식실업률뿐만 아니라 확장실업률 등 다양한 지표를 참고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근식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원은 “가장 대표적인 고용지표가 실업률인데 실업률 내에는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 잠재구직자가 반영돼 있지 않다”며 “그러나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니 공식실업률만 볼 것이 아니라 확장실업률도 참고해 정책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도 “청년들이 느끼는 실업 상황은 심각한데 실제 실업률은 변동 폭이 그렇게 크지 않은 등 현실과 따로 노는 측면이 어떤 경우에는 있다”며 “실업률과 고용률, 실업의 범위를 확장한 고용보조지표가 있으니 이것들을 조화롭게 생각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업자 사각지대 최소화...‘코로나 블루’ 치료 시급 실업자 밖에 놓인 실업 청년들도 면밀히 파악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미취업 청년 5명 중 1명은 시험 준비에 매달린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인구 비율은 19.1%에 이른다. 이들은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36시간 미만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구직활동을 병행하는 청년 인구도 ‘취업자’로 분류된다. 공식실업률이 ‘청년들이 겪는 취업 어려움’으로 등치되지 않는 것이다. 한요셉 KDI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비중이 높은데 공식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며 “현실을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는 고용보조지표들의 흐름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쁨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실업률은 경기 대응성 측면에서도 가장 유심히 봐야 하는 지표이지만 현실과 따로 노는 측면이 종종 있다”며 “고용보조지표 등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자료들을 다양하게 참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적 지표 외에 질적으로 청년들을 지원하는 정책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한국 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를 통해 실시한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 청년 3명 중 1명은 우울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청년들의 정신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 연구원은 “양적 지표 외에 코로나 블루 등 현실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어려움도 주목해야 한다”며 “우울증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도 안 되고, 청년층 내에서도 우울증을 앓는 이가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실태조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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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호

‘최초’ ‘최고’ 삼성폰 33년 1인 1폰 예견한 이건희 신념으로 버텼다

1988년 첫 휴대전화 선봬...이건희 회장, 뚝심의 폰 사업 전진 “1인 1휴대폰 시대 반드시 온다” 위기 버틴 故 이건희 회장 신념 | 나은경 기자 nanana@newspim.com 1988년 9월 삼성전자는 자사 기술로 만든 첫 휴대전화를 세상에 선보였다. 88서울올림픽 개막일인 9월 17일에 맞춘 깜짝 이벤트다. 세계 최초 휴대전화인 모토로라의 ‘다이나텍8000X’가 국내서 개통된 지 불과 두 달 만이었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모바일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휴대전화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스마트폰까지. ‘세계 최초’는 아니더라도 모토로라, 애플 등 당대 최초 글로벌 기업들을 빠르게 따라잡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왔다. 노키아, 블랙베리, 모토로라. 한때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던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는 동안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은 꾸준히 성장했다. 어느덧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으로 ‘세계 최초’ 타이틀까지 거머쥔다. 한국산 최초 휴대폰 ‘SH-100’으로 시장 진출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은 1984년 개발에 돌입한 ‘자동차폰’ SH-100이 시작이다. 지금은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모토로라가 당시 삼성전자의 경쟁 상대였다. 1988년 9월 서울올림픽에 맞춰 선보인 최초 국내 생산 휴대전화 SH-100은 6.9×19.9×4.6cm의 크기에 무게는 700g가량이었다. 실제 시장에 출시되기까진 1년의 시간이 더 걸렸지만 당시 모토로라 ‘다이나텍8000X’보다 71g이나 가벼워 이목을 끌었다. 가장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1이 71.2×151.7×7.9mm, 169g임을 감안하면 33년 세월의 기술 발전이 실감된다. SH시리즈는 1995년까지 출시됐다. 중간에 출시된 SH-500과 SH-600 등은 도시바에서 제작한 OEM 모델이었다. 1994년 11월에 출시된 SH-770부터는 ‘애니콜(Anycall)’이라는 브랜드가 적용됐다. 마지막 SH모델은 SH-870이다. “1인 1휴대폰 시기 반드시 온다”...위기 버틴 신념 1995년 고(故) 이건희 회장은 경북 구미 휴대전화 공장에서 시장에 유통된 15만대의 애니콜을 불태우며 ‘품질 최우선’ 경영을 선포했다. 당시는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모토로라를 따라잡기 위해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려 불량률이 12%까지 치솟았던 해다. 나중에 이날은 ‘애니콜 화형식’이라 불렸다. 이 회장은 이날 “앞으로 반드시 한 명당 한 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믿음 아래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은 숱한 위기를 굳건히 버텨왔다. 뼈를 깎는 고통이 있었던 덕일까. 2002년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전 세계 1000만대를 판매한 최초의 삼성 휴대전화 ‘애니콜 트루컬러’를 선보인다. 세계 최초 TFT-LCD 컬러가 적용된 이 제품은 이 회장이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이건희 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개처럼 열리는 클램셸 디자인의 표본이기도 했다. 이 제품은 2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00만대가 팔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연간 3억대씩 판매하는 지금의 삼성을 만든 기반이 됐다. 1988년 784명에 불과하던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도 2002년에는 32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휴대전화 시장은 급성장했다. 2010년 3월 삼성전자는 옴니아 시리즈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또 한 번의 재기를 꿈꾼다. 첫 번째 스마트폰 갤럭시S를 만들면서다. 갤럭시S는 512MB 메모리에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500만화소 카메라, 15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삼성이 가장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사양(8GB 메모리, 6400만화소 카메라, 4000mAh 배터리)과 비교하면 소박하게 느껴지지만 당시에는 최신 기술이 집약된 ‘아이폰’의 대항마였다. 이후에도 삼성 스마트폰은 카메라 화소 수, 줌 배율 경쟁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경쟁사를 앞서는 기술 개발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초 폴더블폰·5G 상용화...모바일 새 역사 2018년 11월 삼성전자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1년 뒤 출시된 갤럭시폴드의 시작이었다.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폼팩터 변화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셈이다. 출시 첫해에는 출하량이 50만대에 불과할 정도로 일부 ‘IT힙스터’들만 사용하는 기기였지만 1년 만에 글로벌 판매량이 연 250만대가 될 정도로 시장도 커졌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만 73%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하며 7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스마트폰 연결방식의 역사도 새로 쓰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3사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함께 연 주역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10 5G는 5G 통신이 가능한 세계 최초 스마트폰이었다. 잇따라 화웨이와 LG전자가 5G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이미 5G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다진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강력한 라이벌인 애플이 5G 아이폰을 처음 출시하면서 지난해 4분기 잠시 애플에 1위 자리를 빼앗겼지만 올 1분기에는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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