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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차이나 아트마켓]짝퉁 핸드백 팔던 류이첸, 수퍼리치 회장 되니 진품그림 눈에 들어오네

짝퉁 핸드백 팔던 류이첸 수퍼리치 회장 되니 진품그림 눈에 들어오네 |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빈부 격차가 심한 중국엔 수퍼리치의 숫자가 엄청나다. 후룬리포트는 중국에 1억위안(약 172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6만7000명에 이른다(2015년 기준)고 전하고 있다. 부자가 많다 보니 어지간한 일로는 주목받기 어렵다. 그런데 노점상을 거쳐 택시를 몰다가 억만장자가 된 류이첸(劉益謙·53) 신리이(新理益, Sunline)그룹 회장은 인생 역정이 워낙 드라마틱해 늘 화제를 모은다. 류이첸 회장을 가리키는 ‘택시기사 출신의 거부(The taxi driver-turned billionaire)’라는 표현은 그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상하이의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 2년 때 “학교에선 더 배울 게 없다. 차라리 돈을 벌겠다”며 학업을 때려치웠다. 어머니를 도와 거리에서 핸드백을 팔았고, 스무 살 때부터 택시를 몰았다. 그러다 중국의 개혁·개방 물결 속에서 1980∼1990년대 국채 투자와 주식 거래, 부동산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나는 돈 냄새를 잘 맡는 ‘특별한 코’를 가졌다”고 되뇌어온 류 회장은 2004년 자동차보험사(톈핑, 天平)와 생명보험사(궈화런서우, 國華人壽)를 설립했다. 2013년에는 톈핑을 프랑스의 유명 보험사 AXA와 합작법인으로 재출범시켰다. 현재 그의 자산은 170억위안(약 3조원). 중국 부호 순위 30위다. 빈곤층 출신의 택시운전사 류이첸, 국채 투자로 거금 벌자 예술에 눈돌려 류 회장은 1990년대 초부터 중국의 고서화와 고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전통 수묵화와 도자기, 전각, 공예품을 컬렉션했고, 2000년대부터는 아내 왕웨이와 함께 아시아 및 서양의 근현대미술로까지 그 폭을 넓혀 중국을 대표하는 아트컬렉터로 급부상했다. 중국 청(淸)대의 화려한 청화백자를 비롯해 건륭황제가 쓰던 자단 옥좌, 왕휘의 화첩, 전통 현악기인 고금, 절묘한 세공의 옥공예품을 수집했으며, 해외 경매에서 중국의 전통 예술품을 낙찰받아 환수해오기도 했다. 류이첸-왕웨이 커플이 경매장이나 아트페어(미술장터)에 나타나면 여타 컬렉터들은 바짝 긴장하게 된다. 이 무모할 정도로 돈을 지르는(?) 커플이 이번엔 또 어떤 작품을 사려는 걸까, 혹시 내가 사려고 하는 그림에 꽂힌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점찍은 작품은 값이 얼마든 반드시 손에 넣기 때문에 그와 경매에서 작품을 놓고 경합하는 건 무척 피곤한 일이다. ‘류이첸의 등장으로 중국 미술품이 마침내 1억위안 시대를 맞았다’고 회자될 정도로 그는 중국 예술품의 가격을 마구(?) 끌어올린 주역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 미술품이 100억원대를 호가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류이첸은 “이런 예술품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보물”이란 말을 종종 하곤 한다. 이를테면 지난 2014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15세기 백자 찻잔을 무려 3600만달러(약 377억원)에 낙찰받았을 때도 똑같은 말을 했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너무나 작은 찻잔 하나가 중국 도자기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자 대중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명나라 성화제 시대에 제작된 국보급 도자기이긴 했지만 류 회장이 연신 호가를 올리는 바람에 값이 폭등했다. 투명하리만치 뽀얀 백자에 수탉과 암탉, 병아리가 그려진 이 귀한 ‘치킨 컵’을 사들인 후 류이첸은 푸얼차(普洱茶)를 따라 마셨다. 그리곤 그 사진을 SNS에 올렸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개념 없는 사람, 국보의 가치를 모르는 졸부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류이첸은 “골동이란 게 본래 완상의 즐거움을 주는 것 아닌가. 진품(珍品)을 수집하고 기쁜 마음에 차 한잔 따라 마셨다. 원래 용도도 찻잔 아니던가”라며 ”그래, 나는 투하오(土豪·졸부)다. 여러분 말대로 졸부 맞다”고 항변했다. 그는 같은 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명(明)대의 괘불(걸개형 대형 불화)인 ‘탕카’를 4500만달러(약 493억원)에 낙찰받았다. 이로써 국제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중국 예술품 중 최고가가 또다시 경신됐다. 그는 600년 된 명대의 불교경전을 1400만달러(약 157억원)에 낙찰받았고 티베트의 부처상, 남송시대 청자 등 고가 작품을 잇달아 매입했다. @img5 그런데 자국 내 뉴스 메이커론 만족 못했는지, 최근 들어 류 회장은 글로벌급 화제를 터뜨렸다. 지난해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모딜리아니의 대표작 누워 있는 나부(裸婦)를 1억7040만달러(약 1972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미술품 경매 사상 ‘역대 2위’라는 낙찰가 때문에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또 신용카드(아메리칸익스프레스)로 그림 값을 결제했기에 그 포인트만으로 런던~뉴욕을 비행기로 2000번 왕복할 수 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일각에선 그림 자체보다 무료 항공권에 더 관심을 갖기도 했다. 이에 그는 “모딜리아니의 누드화는 세계적 미술관들이 앞다퉈 소장할 정도로 유명한 그림이다. 나는 이 그림을 롱(龍)미술관 5주년 기념전에 걸기 위해 샀다. 중국인들은 앞으로 외국을 나가지 않고도 이런 걸작들을 국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술관 3개나 건립한 수퍼컬렉터, 중국서 서양명화 관람케 하는 게 꿈 류이첸-왕웨이 부부는 소장품이 2000점을 넘어서자 상하이에 미술관을 잇달아 건립했다. 2012년에는 푸둥(浦東)지구에 ‘롱 뮤지엄 푸동(Long Museum Pudong)’을, 2014년에는 푸시(浦西)지구에 ‘롱 뮤지엄 웨스트 번드(Long Museum West Bund)’를 오픈했다. 여세를 몰아 올 5월에는 충칭(重慶)지구에 세 번째 롱미술관을 개관했다. 미술관 디렉터(관장)는 아내인 왕웨이가 맡았다. @img4 이 커플은 2011년 한국의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을 관람했는데, 이에 자극받아 보다 현대적인 미술관 설립 계획을 세우게 됐다. 왕 관장은 지난해 말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야 말하지만 리움의 컬렉션과 전시기법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당시 푸둥관 설립을 준비 중이었는데, 리움과 같은 미술관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에 푸시관을 또 건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류이첸-왕웨이 커플의 ‘예술에 있어서의 역할’은 삼성 리움의 이건희-홍라희 부부의 역할과 유사점이 많다. 남편인 류 회장이 고서화와 골동품에 조예가 깊은 반면, 부인인 왕 관장은 근현대미술에 집중하는 점이 이 회장 커플과 똑 닮았다. 이 회장 커플이 롤 모델인 셈이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리움 커플이 컬렉션을 매우 조심조심, 조용히 하는 것과 달리 류 회장 커플은 세계 만방에 널리 알리며 매번 이슈를 만든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각국의 수퍼리치들은 경매나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산 사실을 함구한다. 그게 관례다. 간혹 은근슬쩍 알리기도 하지만, 자신이 직접 떠벌리는 건 천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매사도 낙찰자 신원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하지만 이 커플은 어떤 작품을 얼마에 샀는지 매번 만천하에 공개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인 쩡판츠, 팡리준 등의 그림은 물론이고 글로벌 미술계에서 유명세를 날리는 제프 쿤스(미국), 게르하르트 리히터(독일), 쿠사마 야요이(일본), 코헤이 나와(일본) 등의 조각과 회화를 매입한 사실을 보란 듯 밝혔다. 특히 리히터의 가로 10m에 이르는 줄무늬 추상화는 최근 ‘아트바젤’이란 아트페어에 출품돼 각국 수퍼리치들이 눈독을 들였는데, 류이첸이 낚아챘고 이를 SNS를 통해 알렸다. 이에 대해 류 회장은 “앞으로 중국인들을, 또 세계인들을 롱미술관에 끌어모으기 위해선 우리의 수집품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을 투자용으로 사는 게 아니라 미술관에 걸어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서니 굳이 감출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미술품 구입을 위해 매년 10억위안 이상을 써온 부부는 “컬렉션 예산의 상한선은 딱히 정해놓은 게 없다. 좋은 작품이 나오면 얼마든지 쓸 요량이다. 돈을 많이 벌면 컬렉션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래 들어 아시아 미술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왕 관장은 한국 미술품 수집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홍콩 서울옥션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47억원)를 기록한 김환기의 점화(點畵) 역시 이들 부부가 낙찰받았다. 중국 어디서나 마주칠 법한 지극히 평범한 중년 아저씨 차림의 류이첸 회장은 소탈하다 못해 좀 어눌한 모습이다. 넥타이 매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등 격식을 따지지 않는 그는 “내 일생 가장 잘한 일은 아내를 만난 일이다. 그다음으로 잘한 일은 예술에 빠져든 거다. 내가 수집한 미술품들은 아내처럼 귀하고 사랑스럽다. 앞으로 이 귀한 것들을 중국의 어린 세대들이 보고 자라면서 예술적 소양을 키웠으면 좋겠다. 예술만큼 좋은 교육이 또 있겠느냐”고 했다. 거리에서 싸구려 핸드백을 팔다 자수성가한 이 남자는 이제 명작 진품들에 깊이깊이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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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선강퉁] 설렘과 두려움의 향연 선강퉁, 3500조원 미래시장 열린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통 큰 선물, 증시 개방 신기원 신경제 주역 IT·미디어·헬스케어 기업 투자길 열려 자본시장 전반에 활력, 홍콩 증시 재평가 기회 | 이승환 중국전문기자 lsh89@newspim.com "선강퉁이 조기 시행되는 것은 중국 증시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자 기회입니다. 중국 선전(深圳)증시 메인보드는 물론 창업판(創業板, 차스닥)과 중소판(中小板, 중소기업 전용 시장)에는 첨단 IT기술, 문화, 미디어 등 해외 투자자들의 구미를 자극할 신산업과 성장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특히 한국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상하이(上海)증시보다 훨씬 매력 있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중국 흥업증권(興業證券) 리서치센터 왕한(王涵) 부소장은 최근 뉴스핌 기자와 만나 선강퉁(深港通, 선전-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개통은 종목과 개방 범위 등의 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후강퉁(滬港通, 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거래)과 비교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선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선강퉁 출범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인구 14억의 세계 최대 규모 투자시장인 중국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4반세기 만에 빗장을 열게 된 선전증시는 중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IT, 미디어, 첨단의료, 헬스케어 등 신흥산업 블루칩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이자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업체들의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 BYD(比亞迪 002594.SZ ), 중국 최대 스포츠 미디어 플랫폼 러스왕(樂視網 300104.SZ) 등이 선전증시 투자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만큼 위험도 크다. 선강퉁은 꿀과 독을 함께 품은 시장이다. 선전시장은 펀더멘털보다 기대감에 의존한 시장으로서 상당 부분 고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중국 증시에서 선전증시의 소형주들은 종종 투기의 대상이 되며 상한가와 하한가를 넘나든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에 비해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점과 당국의 개입 여지가 큰 투자환경도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약점이다. “선전증시는 가슴을 뛰게 하는 시장이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무턱대고 들어왔다가는 큰코다칠 수밖에 없다.” 중국 현지 경제매체의 한 증권 전문기자의 설명이다. 글로벌 개인투자자 유혹하는 신천지 선강퉁이란 중국의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제도다. 선강퉁이 출범하면 해외 개인투자자들도 홍콩증시를 경유해 선전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 2014년 11월 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거래를 골자로 한 후강퉁이 도입되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600519.SH), 핑안보험(平安保險 601318.SH) 등 상하이증시 종목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하이거래소가 4대 은행을 포함한 대형 국유기업, 민간 대기업 위주의 시장인 반면 선전거래소는 중소기업과 벤처, 하이테크 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선전거래소는 산하에 벤처기업 전문 시장인 창업판과 중소기업 전용 시장인 중소판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우리나라의 코스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선전증시 전체 상장사의 75%가량이 메인보드가 아닌 창업판과 중소판에 등록돼 있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상하이증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7월 1일 기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은 총 1781개로 상하이증시(1106개)보다 많지만 시가총액은 21조2000억위안(약 3666조원)으로 5조위안(약 865조원) 정도 작다.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됐는지를 나타내는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은 약 40배로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거래소보다 2.7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선강퉁이 개통되면 1800개에 육박하는 선전증시의 모든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일까? 대답은 ‘노(No)’다. 앞서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한 후강퉁 출범 당시 중국 정부는 효율적 시장관리를 위해 투자 가능한 종목을 상하이180지수, 상하이380지수 등의 568개 우량 종목으로 제한했다. 이는 상하이증시 전체 상장사의 59%, 시가총액의 9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당시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선전성분300(SZSE300)지수 혹은 선전성분500(SZSE500)지수 구성 종목, 선전-홍콩 동시상장 종목, 창업판, 중소판 내 우량 종목 등 전체 상장사의 30~40% 정도가 선강퉁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선전거래소는 상하이에 비해 종목 수는 많지만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은 작기 때문에 초기 투자 범위는 후강퉁(상하이-홍콩 시가총액 80% 비중)에 비해 좁을 수 있다”며 “전체 시가총액의 43%에 해당하는 선전성분300지수로 거래 가능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mg4 ‘선강퉁 주식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사는 것‘ 계획대로 선강퉁이 개통되면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도 향후 중국 경제를 견인해나갈 신흥산업 유망주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최대 미디어 콘텐츠 제작기업 화처미디어(華策影視 300133.SZ), 헬스케어 대표 종목 원난바이야오(雲南白藥集團 000538.SZ) 등 주식에 국내 증권사 창구나 스마트폰을 통해 사고 팔 수 있다. 2015년 말 기준 선전증시에 상장된 IT, 미디어, 바이오 등 신흥산업 관련 종목은 총 673개로 전체 상장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종이 19.1%로 가장 많으며, 창업판의 경우 하이테크 기업의 비중이 95%에 육박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 테마 기업의 10곳 중 9곳이 선전시장에 상장돼 있을 만큼, 투자 매력이 큰 신흥산업 유망기업 대부분이 선전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금이 중국 신흥산업 투자의 마지막 기회다. 중국 경제의 주도권이 기존의 전통 굴뚝산업에서 IT, 미디어, 헬스케어 등 신흥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업계 전문가의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신흥산업 기업들은 국민소득 증가와 스타트업 열풍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철강, 석탄, 은행 등 소위 전통기업들의 실적이 경기 침체 영향으로 가파른 하향세를 나타낸 반면 A주 신흥산업 상장사의 65%가 실적 호조를 보이며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중국 정부의 산업 지원정책도 점점 신흥산업 육성에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2~2014년 중국 증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빠져 있을 때에도 선전증시 상장사 중 약 40% 종목의 주가가 100% 넘게 상승했으며, 오름폭이 2배를 상회한 종목도 15%에 육박했다. 선강퉁을 통해 중국 신흥산업 고성장주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능해지면서 해외 개인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한 선강퉁 출범은 좀처럼 침체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본토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선강퉁 출범 초기 중국 중소형 고성장주를 노리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대거 선전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대표 투자은행(IB)인 중국국제금융공사(中國國際金融公司)는 최근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선강퉁이 출범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선전증시의 헬스케어, IT 등 고성장주와 바이주(白酒) 등 소비 관련 종목 매수에 나서며 하나의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도 “기대를 모았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이 불발되면서 박스권에 갇혀 있는 중국 증시가 선강퉁 출범을 계기로 방향 타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2014년 말 후강통 출범과 동시에 4년간의 장기 침체에 빠져 있던 중국 증시가 6개월간 단기 ‘불(Bull)마켓’을 연출한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선강퉁 출범은 홍콩증시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다. 중국 본토 A주 증시와 비교해 저평가된 홍콩증시 H주의 우량주로 본토 자금이 유입되면서 H주의 가치가 대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주와 H주에 동시에 상장된 17개 종목 중 H주 대비 A주 주가가 고평가된 종목은 16개다. 같은 기업의 주식이라도 선전에 상장된 주식이 홍콩에 상장된 주식보다 더 비싸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안신국제(安信國際) 수석 애널리스트 한즈리(韓致立)는 “홍콩증시가 선전증시보다 현저히 저평가된 상황에서 선강퉁을 통해 선전, 홍콩증시 간 연계가 강화되면 H주로의 자금 쏠림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강퉁 출범을 앞두고 이 같은 기대감에 힘이 실리며 홍콩H지수가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슴 뛰게 하는 시장, 그러나 이것만은 피해야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리스크도 적지 않다. 선전증시는 상하이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폭이 큰 중소형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손바뀜이 잦은 개인투자자 비중도 80%에 육박한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얘기다. 일례로 선전증시 창업판에 상장해 있는 IT업체 바오펑커지(暴風科技 600431.SZ)의 경우, 지난해 A주 불마켓 당시 29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2800% 넘게 상승한 뒤 다시 폭락해 큰 화제가 됐다. 테마주 중심으로 주가가 심하게 출렁이는 선전증시는 상하이증시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 체계적이지 못한 투자환경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성향만큼이나 위험한 부분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상장사들의 제멋대로식 거래중지다. 지난 2015년 7월 중국 주가지수가 폭락 조짐을 보이자 A주에서는 한때 1320개에 달하는 종목이 거래중지에 돌입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거래중지 제도가 불리한 시황을 피하기 위한 상장사의 '꼼수'로 남용되면서 A주 시장 질서 교란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중국 당국이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심사를 앞두고 관련 제도를 손질했지만 상장사들의 꼼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선전증시의 우두머리 종목이자 중국 부동산 관련 상장사 중 가장 큰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완커 A(萬科A 000002.SZ)는 경영권 분쟁을 이유로 6개월째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높은 밸류에이션도 부담이다. 선전증시 상장기업의 대부분이 밸류에이션이 높은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A주 파동으로 밸류에이션이 상당 부분 낮아지긴 했지만 선전증시의 PER는 약 40배로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거래소보다 2.7배가량 높다. 지난해 6월 선전증시의 평균 PER는 67배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증시전문가는 선강퉁 출범 초기 선전시장에 몰려 있던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은 홍콩증시로 급격하게 빠져나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선강퉁 투자의 성패는 결국 중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달려 있다. 증시는 국가 경제의 미래 전망과 기대를 반영한다. 중국 경제의 뚜렷한 회복 없이는 선강퉁 효과도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과도한 부채에 따른 금융위기 리스크, 전통산업 침체에 따른 디폴트 사태, 부동산 거품 붕괴, 브렉시트 파동 등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들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울러 환헤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위안화 약세에 따른 환손실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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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시장 전망] ‘반드시 기회 온다’ 시장 안팎 낙관론 비등

‘반드시 기회 온다’ 시장 안팎 낙관론 비등 악재 해소 불확실성 감소...상승 전환 기대해볼 만 주요기관 전망치 ‘2350~3150포인트’ 낮은 밸류에이션, 대형주 주가 역대 최저 | 강소영 중국전문기자 jsy@newspim.com 2016년도 어느덧 하반기에 진입했다. 지난해 역사상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해 많은 투자자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긴 중국 주식시장은 올 상반기에도 17% 넘게 빠지며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중국 주식 투자자들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받고 있는 상황. 그러나 선강퉁(深港通, 선전-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호재 등으로 최근 시장 안팎의 분위기가 뚜렷하게 호전되는 분위기다. 하반기 중국 주식(A주) 투자에 다시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까? 대다수 중국 증권사의 대답은 '예스(Yes)'다. 하반기에 극적인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선강퉁 시행 등에 힘입어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반등을 위한 기반이 다져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라면 올해 하반기 중국 주식시장을 눈여겨볼 만하다. 재료 측면: 호재가 악재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하반기 주식시장 호전 전망의 가장 큰 근거는 시장 악재의 해소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 가능성, 미국의 금리 인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현실화 등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주요 변수의 결과가 확정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것. 상반기 주요 악재가 대부분 소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호재가 더욱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여러 재료 중에서도 최대 호재는 역시 선강퉁 출범이다. 선강퉁 개통은 중국 자본시장이 전면 개방을 향해 또 한 걸음 성큼 내디뎠음을 보여준다. 중국 당국의 확고한 방침으로 선강퉁 출범이 임박하면서 중국 증권사와 증권뉴스 전문매체들은 선강퉁 출범 후 시장 전망과 주요 수혜주 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9월 공식적인 외교행사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있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다자간 정상회담인 G20 회의는 A주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2014년 11월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에는 중국 정부가 제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가 건축, 철도 등 인프라 관련 대형주의 상승을 부추겼다. 10월 1일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도 호재다. 지난해 10월 IMF는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을 결정했고, 1년 뒤인 올해 10월 본격 편입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위안화는 달러화, 유로화와 함께 세계 3대 통화의 지위를 확보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위안화 국제화에 더욱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위안화의 영향력 강화는 A주에 있어선 매우 중요한 호재다. 국유기업 개혁 가속화도 시장환경 개선의 요소다.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과 ‘좀비기업’ 퇴출로 시장 일부가 출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실물경제 펀더멘털 개선과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월 25일 중국은 국유기업 개혁안을 골자로 한 ‘10대 개혁 시범안(十項改革試點)’을 마련한 바 있다.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하반기 이 시범안의 시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추가적인 개혁안인 ‘중국 국유기업 구조조정 및 재편’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원자력 발전·항공·운수·방산·철도 등 5대 산업을 중심으로 국유기업 개혁과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 정책도 기대된다. 경기부진이 계속되면서 중국 정부가 하반기 지급준비율·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주식시장 개혁과 지원 정책도 기대된다. 신규 자금 유입이 정체된 A주에 강력한 실탄 작용을 할 양로기금(養老基金, 퇴직연금)의 증시 유입이 올해 하반기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8월에 열리는 2016 리우올림픽은 중국 증시에 단기적인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A주가 대형 국제 스포츠행사 때마다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미국의 금리 인상 변수도 A주의 지속적인 불안 요소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미 달러화의 가치가 오르면 위안화 약세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유출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 측면: 대형주 가격 역대 최저 수준 밸류에이션은 가치 투자를 중시하는 장기 투자자 혹은 A주 일반 개인투자자 모두에게 시장진입 시기를 가늠케 하는 중요한 척도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 그렇다면 현재 A주의 ‘가격’은 어느 수준일까? 중국 흥업(興業)은행 산하 연구소는 금융·화공 등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은 낮은 수준이지만 창업판과 중소판의 신흥산업 분야 종목의 가치는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밸류에이션으로 A주의 가치 수준을 판단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중국 주식시장이 ‘장기적인 피로, 단기적 급등락’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가치를 가늠할 때는 역대 밸류에이션의 상단 수치(최고치 근접)보다는 하단 수치(최저치 근접)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흥업은행 연구소는 강조했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 A주의 밸류에이션과 현재 가치를 비교해본 결과, 현재 A주는 최근 10년 수치의 중간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수익배율(PER)은 19.2배로 역대 중간치 24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2005년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주식제도 개혁 이전의 수치를 제외하면 PER는 20배로 역대 수준의 중간 정도 단계다. 그러나 석화석유·금융 등 대형주를 제외한 PER는 39.2배로 평균치 28.7배(2005년 이후)보다 높다. 대형주의 가치는 역대 중간치보다 저렴하지만 나머지 주식은 과거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창업판의 주가수익배율은 50.0배로 역대 중간 수준이지만 최저점인 29.4배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중소판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9배로 2005년 이후 10여 년간 중간 수준과 비슷하다. 그러나 금융, 석화 등 대형주를 제외하면 A주의 PBR는 2.8배까지 올라 역대 평균의 중간치인 2.6배를 소폭 상회했고, 평균 하단 수치 1.6배 보다 훨씬 높다. 신흥산업 분야를 보면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다. 창업판의 평균 PBR는 6.0배로 역대 중간치(5.0배)와 역대 저점(2.2배)보다 모두 높다. 중소판의 PBR는 현재 4.0배로 역대 최고점인 4.5배에 육박한다. 흥업은행 연구소는 중국 A주의 특성을 고려할 때 PER, PBR의 단순 비교보다는 업종별 비교를 더해야 가치 척도가 보다 정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을 근거로 보면 중국의 금융·공공사업 분야 주식의 가치는 역대 다른 시기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 공공사업 분야의 PBR 역시 매우 낮다. 하반기 전망과 투자 전략: 실적이 우수한 성장주 주목 2016년 하반기 증시에 대해 20여 개 중국 증권사는 잇따라 투자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증권사의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올해 하반기 A주는 등락의 출렁임 속에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그중에서도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종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신흥산업 성장주, 소비주, 국유기업 개혁 테마주 등이 유력한 상승 후보군이다. 왕한펑(王漢鋒)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수석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 거품 붕괴 추세는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라며 “A주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급격한 주가 하락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반기 A주의 가치 회복이 서서히 이뤄질 것이며, 이 가운데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종목에서 투자 기회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애널리스트는 식음료·의약 분야 선두기업과 가전 등 소비 종목, 밸류에이션이 역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증권·전력설비·교통 인프라를 유망 분야로 꼽았다. 초상(招商)증권도 하반기 주가지수가 넓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리스크가 점차 사라지면서 A주 유입 자금도 차츰 증가하고 각종 투자 테마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태군안(國泰君安)증권은 두 가지 투자 방향을 제시했다. 업황 개선으로 실적 증가가 뚜렷한 소비산업 관련 주식과 조정장세 속 ‘억울하게’ 주가가 급락한 성장주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라는 것. 소비산업 관련 유망주는 주로 항공·소형가전·식음료를 꼽았다. 주가가 저평가된 유망주는 신흥 서비스 산업 군을 추천했다. 테마주로는 도시 궤도 교통·스포츠 경기 관련 주식을 제안했다. 흥업증권은 하반기 A주 투자에 있어 실적과 업황 추세를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실적이 우량하고 주가가 합리적인 소형가전·고량주·공항·환경보호 관련주를 유망 분야로 꼽았다. 전자·항공·화공·건자재(유리섬유, PCCP) 등은 시황 개선의 수혜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귀담아 들어야 할 ‘비관론’: 성공 투자의 관건은 신중한 리스크 대응 낙관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중신(中信)증권은 하반기 A주 시장을 다소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상하이종합지수가 2350~3150포인트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3000포인트 상단으로 갈 확률보다 2350포인트의 하단 방향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최악의 경우 연말 상하이종합지수가 2350포인트까지 내려앉게 되면 A주는 2014년 11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하게 된다. @img4 하반기 주식시장의 특징은 상장사의 실적과 리스크의 동시 상승이다. 전자는 시장의 호재로 작용하지만 후자는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호재와 악재의 동시 작용으로 하반기 주가지수가 상승 혹은 하락의 일관된 추세를 보이기 힘들다는 것이 중신증권의 견해다. 특히 실적 개선의 호재보다는 리스크 상승의 악재가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 주가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최대 리스크는 생산과잉 해소 추진과 회사채 집중 만기에 따른 채권시장 디폴트(채무불이행) 확산 가능성이다. 특히 앞으로 2~3개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도 위협적이다. 올해 2분기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2.78%나 낮아졌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폭은 3.37%에 달한다. 1994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연말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제고 등으로 4분기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중신증권은 분석했다. 다만, 중신증권은 리스크 방어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시장의 투심 강화와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A주 바닥 다지기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증시 부양 지시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국가팀의 활약도 하반기 증시 떠받치기에 어느 정도 공헌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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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리더의 안방마님] ‘얼짱’ 출신 영문학 교수, 리커창 부인 청훙

성공한 정치인 리커창 총리를 키워낸 숨은 공로자 | 강소영 중국전문기자 jsy@newspim.com ‘박사’ 총리 리커창(李克强)의 부인 청훙(程虹)은 고위 간부 집안 출신으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현모양처형 인물이다.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전형적인 ‘엄친딸’에 속한다. 그녀는 현재 중국 서우두경제무역대학(首都經貿大學)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남편이 ‘중난하이(中南海)’에 입성한 후에는 강단에 서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훙은 1957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의 명문 간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부친 청진루이(程金瑞)는 공청단(共靑團) 조직 운영에 반평생을 바친 인물로, 1964년 공청단 중앙위원에 당선돼 후야오방(胡耀邦), 후치리(胡起立)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리커창의 정계 입문과 정치인으로서의 고속 성장은 장인인 청진루이의 지원이 큰 몫을 했다. 리커창과 청훙의 만남은 리커창의 친구가 주선한 ‘소개팅’으로 이뤄졌다. 리커창을 만날 당시 26세였던 청훙은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좋은 집안의 잘나가는 지식 여성이었다. 콧대가 높았던 청훙은 수많은 남성들의 구애에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한다. 그러나 리커창을 만난 후 둘은 ‘첫눈’에 반했고 오래 뜸을 들이지 않고 교제 1년 후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청훙과 리커창은 당시 둘 다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인물이었다. 부인인 청훙보다 두 살 위인 리커창은 베이징대학에 재학 중이던 시절부터 동창들 사이에 이름을 날렸다. 법학을 전공한 리커창은 법률 관련 외국 서적을 번역해 출간하고 학단위원회 서기에 임명될 만큼 뛰어난 인재였다. 청훙 역시 이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인재였다. 그녀는 훌륭한 집안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으며 어려서부터 총명하다는 말을 귀에 달고 살았다. 문화대혁명의 물결이 전 중국을 뒤흔들 당시 광톈공사(廣天公社) 소속 쉐시메이(薛喜梅)의 비서로 활동했다. 쉐시메이는 중국 공산당이 꼽는 가장 모범적인 지식 혁명 용사로 수시로 베이징에 올라와 회의에 참석하거나 강연을 했는데, 청훙은 쉐시메이의 연설문 작성, 일정 관리 등을 담당했다. 광톈공사는 지식청년들이 동경하는 공산당 농촌 혁명조직으로 당시 청훙 역시 광톈공사의 일원이었다. 청훙은 뛰어난 능력 외에 빼어난 미모로도 유명했다. 동료들은 그녀를 ‘(광톈)공사 5대 꽃송이 중 하나’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으로 치면 5대 ‘얼짱‘의 미모를 자랑했던 셈이다. 청훙은 농촌 혁명 참가 후 3년 뒤 허난성 뤄양(落陽)의 군사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졸업 후 다시 베이징의 칭화(淸華)대학에 입학했다. 이 당시 그녀의 부친 청진루이도 중국농업공정연구설계원 당위원회 서기로 베이징에서 일하고 있었다. 문화대혁명 기간 청진루이 일가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고, 청훙도 비교적 순탄하게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었다. 청훙의 부친 청진루이는 사윗감인 리커창을 처음부터 매우 마음에 들어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훙은 리커창과 결혼한 후 남편의 성공을 위해 물심 양면으로 열성을 쏟았다. 그녀는 아버지 청진루이를 움직여 리커창의 출세를 적극 도왔다. 리커창이 국무원 총리가 된 데는 그녀의 내조가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리커창이 별다른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28세의 젊은 나이에 중앙 공청단 일원으로 승진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장인인 청진루이의 ‘인맥’ 덕택이었다. 1982년 공청단 베이징시 지부는 중앙 공청단으로 올라갈 대표를 물색하고 있었다. 당시 베이징대 서기였던 리커창은 후보 중 하나였지만 낙선했다. 이때 공산당 중앙조직부 부부장인 왕자오화(王潮華)가 나서서 리커창을 중앙 공청단으로 보내는 데 도움을 줬다. 당시 왕자오화를 움직여 리커창을 추천하도록 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장인인 청진루이다. 그와 왕자오화는 오랜 ‘혁명 동지’로 둘도 없는 절친 관계였다. 중앙 공청단 입성은 훗날 리커창의 정치적 성공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리커창은 여기서 후진타오(胡錦濤)를 만났고, 둘은 호형호제하는 선후배 관계가 됐다. 후진타오를 만난 후 리커창은 정계에서 승승장구했고, 2013년 3월 국무원 총리의 자리에 올랐다. 청훙은 남편이 중국의 ‘넘버 투(No.2)’가 되기까지 고속 출세하는 과정에서 조금도 성공을 과시하지 않았다고 주변 인사들은 말한다. 오히려 강의도 그만둔 채 혼자서 연구에만 몰두하며 총리 부인으로서 구설에 오를 가능성까지도 예방하겠다는 사려 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워낙 겸손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탓에 주변엔 청 교수의 남편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청훙의 이처럼 철저한 자기관리와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면면을 웅변해주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릴 무렵 청훙 교수는 석사반 제자의 학부형인 중국 모 지방 부성장(副省長)으로부터 식사 초대를 받았다. 부성장은 딸의 석사반 지도교수인 청훙에게 딸을 잘 봐줄 것을 요청할 겸 해서 호기롭게 크게 한 턱 쏘려고 했던 모양이다. 이 사람은 청훙 교수의 남편이 누군지 까마득히 모른 채 식사 자리에 꼭 가족(남편)과 함께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청훙 교수는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녀는 “남편은 저도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사업이 바빠 이번에 자리를 함께할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저만 참석하겠습니다”라고 정중히 사양했다. 청 교수가 계속해서 ‘남편은 참석이 어렵다’고 하자 이 부성장은 급기야 서운한 심기를 드러냈다. “청 교수! 남편이 아무리 바쁘다 한 들 부성장인 나만큼 바쁘겠소? 부성장이 식사 대접을 한다는데 얼굴 한번 내밀기가 그렇게 어려운 거요?” 부성장이 얼굴색까지 붉히며 얘기하자 청훙도 더 이상은 자신을 감출 수 없었다. “제 남편은 정말 바빠요. 리커창이 바로 제 남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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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한국서 답찾는 중국기업]‘韓콘텐츠+中소비시장’ 3社 3色 전략

화이브라더스·로코조이인터내셔널·넥스트아이 ‘韓콘텐츠+中소비시장’ 3社 3色 전략 기술과 시장의 만남... ‘시너지’ 상상 이상 국내 상장사 중국인 CEO 3인, 현지화 전략은? |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빠르다. 다양하다. 자유롭다.” 한국 상장사를 경영하고 있는 중국인 CEO 3인이 느낀 한국에 대한 인식이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변화의 흐름이 빠르며, 자유로운 나라. 중국인 사업가는 한국을 이렇게 느꼈다고 했다. 코스닥 기업들이 중국 현지기업들과 손잡고 중국에 진출한다는 뉴스는 이미 식상해지고 있다. 중국 자본의 국내 자본시장 침투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코스닥 시장의 중국 시장 진출과 중국 자본 유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 이런 가운데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답을 찾고 있는 중국인 CEO 3인을 통해 한국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 명의 CEO는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를 거대 중국 소비시장에 제공하는 공급자를 자처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CEO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한국을 택한 것. 과연 이들이 우리 시장에서 보고, 찾은 것은 뭘까. 엔터테인먼트 기업 화이브라더스 왕중레이(王中磊·46) 대표, 모바일게임 개발 기업 로코조이인터내셔널 자오웨이(趙巍 ·34) 부대표, 화장품·헬스케어 기업 넥스트아이 진광(晨光·43) 대표에게서 그 답을 구해봤다. 韓 기술력·콘텐츠 + 中 거대 시장...“시너지 상상 이상” 이들 세 CEO는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콘텐츠를 신뢰한다. 물론 이는 거대 소비시장인 중국 내 유통, 마케팅에 대한 이들의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했다. 화이브라더스는 중국 최대 엔터기업으로 중국 영화산업의 30%를 잡고 있다. 로코조이도 중국 앱스토어 1위 게임 ‘마스터탱커’의 개발 및 유통으로 설립 3년 만에 중국 주요 게임업체(2014년 5위)로 성장한 기업이다. 넥스트아이의 최대주주인 유미도그룹은 중국 본토에만 4000여 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유통회사다. 담을 그릇이 있으니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이들 회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를 한국 시장에서 찾았다고 한다. 왕중레이 화이브라더스 대표는 “중국 자체적인 콘텐츠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경쟁력 있는 외국 콘텐츠의 유입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며 “한국은 중국과 비슷한 문화적 코드가 반영된 콘텐츠 경쟁력을 갖췄으며, 이미 국제적으로도 성공한 여러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광 넥스트아이 대표는 “화장품 제조기술을 보유한 한국 회사와 OEM·ODM 방식의 제품 개발 및 생산, 판매를 검토 중”이라며 “화장품 원료 회사와 손잡고 중국에 진출할 생각이며, 세계 일류 수준의 화장품 생산기술 제휴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오웨이 로코조이 부대표는 “한국은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면서 축적된 기술력이 있어 그래픽이나 타격감에서 매우 뛰어난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모바일 게임에서도 그래픽이나 애니메이션 분야의 높은 기술력 덕에 중국 유저들이 (한국 게임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유기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및 기술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 화이브라더스는 국내 콘텐츠 제작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로코조이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애니메이션․영화․특수시각효과(VFX) 등 문화 콘텐츠 관련 투자처를 물색할 계획이다. 넥스트아이는 기술력 있는 한국 화장품업체와 ODM·OEM 계약을 맺고 기술 제휴를 할 생각이다. 자오웨이 로코조이 부대표는 “게임 개발사나 문화 콘텐츠 관련 자회사를 인수·합병을 통해 키울 생각”이라며 “한국 로코조이가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중국 로코조이는 소비시장 중국을 대상으로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CEO들이 조언한 ‘중국 진출 노하우’ 최근 국내 시장에 중국 자본 유입이 늘고 있지만 넓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은 훨씬 더 많다. 다만, 13억 중국 인구의 10%만 확보해도 엄청난 소비시장이 될 수 있다는 식의 단순 계산으로는 중국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양국의 사정에 밝은 3인의 CEO가 내놓은 해법은 ‘현지화’다. 다소 상투적인 답변일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 진출에서 현지화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일은 없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아무리 뛰어난 한국의 게임 개발 능력도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추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성공도 어렵다. 예컨대 바둑이나 장기 문화가 발달한 중국은 턴제(Turn Based) 게임을 선호한다고 한다. 빠른 속도감을 즐기는 한국 유저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상대방이 전략을 세울 시간을 기다려주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상호 소통도 중시한다. 그래서 게임 중 채팅창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또 사용자가 돈을 쓴 만큼 바로 효과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아이템 효과를 극대화한 버전이 필요하다. 엔터테인먼트나 화장품 제조 기업도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의 필요성은 다르지 않다. 왕중레이 화이브라더스 대표는 “문화는 상대적이기에 열등함이나 우수성을 판단할 수 없다”며 “한 나라에 진출할 때는 상대 국가의 문화에 대한 존중이 사업 성공의 기초가 된다”고 전했다. “중국은 전 세계 콘텐츠 시장 중 가장 뜨거운 시장이 됐지만 시장과 소비자는 항상 차갑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면 실패 말고는 없다.” 이들 기업도 한국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현지 투자자들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했다. 최근 몇몇 중국 기업이 투자금 납입 지연, 재무구조 불확실성 등으로 신뢰를 잃게 한 일들이 잇따른 것도 이유다. 자오웨이 로코조이 부대표는 “일부 중국 자본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실적이나 신작 출시에 있어 우리가 더욱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는다”며 “중국에서 들어온 자본이라도 일단 한국에 들어오면 자본의 주인은 한국이라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의 철저한 감시를 통해 건강한 자본이 들어오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진광 넥스트아이 대표도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은) 한국 또는 중국의 문제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며 “주주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사업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신뢰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3인 CEO와의 일문일답. 왕중레이 화이브라더스 대표 “中 네트워크 활용, 김수현급 스타 키워낼 것” 한국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심엔터테인먼트(이하 심엔터)를 인수했는데. 심엔터가 10년 넘게 매니지먼트 회사로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보였다. 중국·동남아 진출이라는 목표도 서로 맞아떨어졌다. 심엔터는 처음부터 가능성 있는 신인을 발굴해 스타급으로 키워낸다. 따라서 수익성도 높다. 구성원 역량이 중요한 엔터 사업은 확실한 ‘내 사람’을 키운다는 철학이 필요하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김수현 이상의 스타를 키워내는 것이 우리 목표다. 향후 사업전략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소속 연예인(주원, 김윤석, 유해진, 김정은 등)의 중국 및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 한국 연예인의 해외 진출을 통한 인적 자본 교류를 추진하고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이뤄내고 싶다. 화이브라더스 소속 배우 주원이 주연을 맡은 ‘엽기적인 그녀’처럼 중국 수출을 겨냥한 콘텐츠의 제작 역량도 강화하겠다. 단순히 소속 연예인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뿐 아니라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도 갖추려 한다. 이를 위해 공통 목표를 가진 기업의 M&A도 고려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유독 한국 드라마나 연예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한국 콘텐츠는 스토리라인이 매력적이고 디테일한 감정선에 대한 접근이 좋다. 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기술도 뛰어나다. 중국과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가까워 지난 5000여 년간 문화적, 인적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문화 콘텐츠는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교류에서 형성돼온 공감대의 영향이 크다. 엔터사업 초기에는 어땠나?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형(왕중쥔 회장)과 나는 중국 인민들의 마음과 일상을 담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일상의 모든 스토리에 가치를 부여하고 싶었다. 인터뷰하고 있는 이 순간도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아마도 우리 회사는 중국의 명감독인 펑샤오강을 영입하면서부터 사업적인 성공이 시작된 것 같다. 그와 함께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자오웨이 로코조이 부대표 “게임사업에 역량 집중...TOP 10 진입 목표” 로코조이인터내셔널의 한국 진출 그림은? 한국 지사는 콘텐츠 공급사, 중국 본사는 중국 소비시장과 관련한 유통을 맡을 계획이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 애니메이션 업체나 특수시각효과(VFX) 관련 기업 등의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상장 게임사 10위권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내년에는 중국 본사를 포함해 글로벌 게임사 TOP 5, 코스닥 시총 순위 50위권 진입이 목표다. 새 게임 출시를 기다리는 유저들이 많던데. 7월 중 대표작 ‘드래곤라자’가 중국과 대만에서 동시에 출시된다. 중국 유저(사용자)들의 입맛에 맞춰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형식으로 장르를 바꿔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 관련 판권으로 100만달러를 수주했고 시장 반응에 따라 추가적인 ‘러닝 개런티’도 받게 된다. 게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 같다. 자오 부대표의 게임 관련 커리어가 인상적이다. 학창 시절 게임을 좋아했고 게임잡지 기자로도 일했다. 동시에 프로게이머로도 활동하면서 중국 유명 프로게이머 대회에서 1위를 한 적도 있다(웃음). 게임이든 사업이든 혼자 할 때보다 함께 한다는 게 즐거웠다. 모여서 전략을 짜고 밤을 새우고 하는 작업이 제일 좋았다. 처음에는 한국 PC 온라인게임 ‘크로노스’를 중국에 퍼블리싱하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에 들어와 1년 정도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고, 이후 한게임에 입사해 NHN엔터테인먼트 차이나에서 7년간 일했다. 게임 기자, 프로게이머, 게임 퍼블리셔, 게임 개발사의 대표까지 맡아오면서 느낀 점은 무엇보다도 게임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어떤 역할을 하든 유저로서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최근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많다. 중국 진출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전략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영향력 있고 전략이 뛰어난 중국 파트너 선정이 1순위다. 이후 진출 방식과 규모 등을 설정하고 현지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쌓아나가야 한다. 이는 중국 업체가 한국에 진출할 때도 똑같은 게 아닐까 싶다. 진광 넥스트아이 대표 “우수 한국기업 합작 요청 쇄도...적극 검토” 여러 해외 시장 중 특별히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의 우수한 제품기술력과 중국의 거대 소비시장이 결합한다면 그 시너지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중에서도 기술력과 내실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평가돼 있던 넥스트아이에 주목했다. 현재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우리에게 합작 관련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적극 검토 중이다. 유미도그룹은 중국에 4000여 개의 프랜차이즈 지점과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화장품,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사업에서 더욱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외국인 CEO로서 한국 내 비즈니스에 불편한 점은 없나?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수행 속도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활발하게 하고 싶다. 또한 한국 자본시장은 중국 기업에 대해 보수적인 측면이 있더라. 성공적인 한·중 합작을 통해 우리가 중국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원래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나? 상당히 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었던데. 어린 시절부터 대학 때까지 무용을 전공했다. 자연스럽게 아름다움(beauty)에 항상 관심이 많았다. 대학 졸업 후 중국에는 자체 에스테틱 프랜차이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에 멋모르고 에스테틱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마트에서 식용유 한 통을 사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렸다. 여기에 전염병 사스(SARS)까지 더해져 눈앞이 캄캄했다. 이 시기를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버텼던 것 같다. 주변 업체들은 구조조정부터 시작했지만 우리는 꾸준한 인사 체계를 유지했다. 흔들림 없는 운영으로 오히려 회복이 짧은 시간 내에 가능했던 것 같다. 넥스트아이의 중국 진출을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진행 상황은 어떤가? 기존 사업부인 베이징 본사를 포함해 선전, 선양, 청두, 산시 등 중국의 5대 도시에 위치한 지역본부와 협력해 지사 설립을 계획 중이다. 유미도그룹의 지원으로 넥스트아이의 한국 자회사 이노메트리는 이미 중국으로부터 많은 물량을 수주했다. 중국 관련 협회 및 조달청을 대상으로도 영업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국내에서 화장품 제조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OEM·ODM 방식의 제품 개발 및 생산을 검토 중이다. 원료 회사와의 제휴를 통한 중국 진출이나 생산기술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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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문화와 비즈니스] 중국서 성공하려면 양장 벗고 치파오를 입어라

| 이욱연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 중국인 중에는 아침에도 외식하는 사람이 많다. 출근하면서 식당이나 노점에서 죽이나 만두, 콩국, 유탸오(油條)라고 불리는 밀가루 튀김을 먹곤 한다. 어른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이들도 학교 가기 전에 간단히 외식을 하기도 한다. 이런 수요를 겨냥하여 대표적인 다국적 식품기업인 KFC는 2002년부터 아침 메뉴로 죽과 콩국, 유탸오를 팔기 시작했다. 중국인의 식습관과 입맛에 맞추기 위한 현지화 전략이다. KFC는 이제 밥도 판다. 그런데 KFC의 경쟁 상대인 맥도날드도 올해 2월부터 죽을 팔기 시작했다. 중국 진출 25년 만에 처음이다. 대표적인 두 글로벌 식품기업이 현지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표준화 vs 현지화 KFC나 맥도날드 같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표준화 전략을 쓸 것인지, 아니면 현지화 전략을 쓸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특히 미국 기업은 더욱 민감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미국에 대한 중국인의 감정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미국의 발전된 경제 수준과 문화를 동경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반감도 많다. 특히 미국 소비제품이 중국에서 미국 문화를 퍼뜨리는 것에 거부감이 많다. 중국 공산당이나 중국 정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일반 중국인들도 그러하다. 1992년에 맥도날드가 베이징(北京) 중심인 왕푸징(王府井) 입구에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열었을 때의 반응도 이중적이었다. 당시 중국 정부가 이곳에 맥도날드 매장 설립을 허가한 것은, 이를 통해 중국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에도 불구하고 개혁개방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를 서구와 중국인들에게 보내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런데 미국 문화의 상징인 맥도날드가 왕푸징에 들어서자 여론은 둘로 갈렸다. 한쪽에서는 이제 중국인들도 맥도날드 햄버거 문화를 누릴 수 있다는 데 흥분하였고, 이런 흥분은 개장 첫날 4만여 명의 고객으로 입증됐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분노가 들끓었다. 미국 문화의 상징인 맥도날드가 어떻게 베이징 중심에, 그것도 왕푸징 입구에 매장을 여느냐고 분노한 것이다. 한편에서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이제 중국인들도 세계인들과 같이 세계 수준의 문화를 누린다는 자부심을 느끼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외국 다국적 기업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인의 이러한 이중적 감정은 미국 다국적 기업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서구 기업은 물론 한국, 일본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중국에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은 이런 이중적 감정에 어떻게 잘 대처하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특히 식음료, 문화 등 중국인들의 기호, 감정, 의식, 문화와 직접 접촉해야 하는 내수 관련 업종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KFC, 과감한 현지화로 성공 KFC는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 가운데 과감한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KFC에서 죽을 팔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그런 현지화 전략에 이제 맥도날드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사실 맥도날드는 중국에서 미국과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새로운 형식의 현지화 전략을 써왔다. 표준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을 적절하게 병용한 것이다. 맥도날드는 중국 진출 초기 이미지 광고를 통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나 맥너겟을 먹는 것은 세련된 중산층 문화와 화이트칼라 계층의 문화를 누리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꾸준히 중국인들에게 심어줬다. 아이에게 맥도날드에서 생일 파티를 열어주는 것은 다른 아이와 차별되는 문화를 선물해주는 것이고, 연인들에게 맥도날드 데이트는 더없이 모던하고 낭만적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정크 푸드’ 취급을 받는 미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맥도날드는 중국인에게 세련된 현대 문화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키고, 미국인들이 먹는 햄버거와 맥너겟을 중국인도 똑같이 즐기면서 미국인과 함께 세계 수준의 문화에 동참한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맥도날드는 중국인이 갖고 있는 미국 기업, 미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전략도 꾸준히 추진했다. 춘제(春節, 음력 설) 때면 매장 종업원들이 붉은 중국 전통 옷을 입는가 하면 중국 민속이나 가족애를 다룬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냈다. 맥도날드가 중국 전통문화와 가치를 존중한다는 이미지를 중국인에게 전달한 것이다. KFC와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표준화 전략으로 유명한 스타벅스도 중국 차의 종류를 늘린다든지 중추제(中秋節, 추석)에 월병을 판다든지 하는 식으로 현지화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최근 개장한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미국 디즈니랜드 구성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손오공 캐릭터를 도입한 방법과도 유사하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다국적 기업이 현지화를 위해 쏟는 노력은 우리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에서 성공한 우리 기업의 경우 현지화 노력이 중요한 성공 비결이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렇다. 신라면이 중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수프를 개발해 ‘입맛의 현지화’를 이룬 것은 당연하다고 치더라도, 이것 말고도 중국인의 마음을 파고든 요소가 많았다. 농심(農心)이라는 한자 상호, 붉은 봉지의 커다란 매울 신(辛) 자가 중국인에게 주는 친근감은 물론이고 광고 전략도 한몫했다. 농심은 신라면을 광고하면서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시 한 구절을 사용했다. ‘만리장성에 가보지 않으면 대장부가 아니다(不到長城非好漢)’라는 이 시구를 농심은 ‘매운맛을 모르면 대장부가 아니다(不知辣味非好漢)’로 바꿔 광고한 것이다. 중국인의 뇌리에 쏙쏙 박히는 광고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오리온, 감성에 호소 역시 대표적인 성공 기업으로 꼽히는 오리온은 1995년 중국 진출 이후 중국인의 감성에 가장 잘 다가간 한국 기업이다. 초코파이 포장을 국내와 다르게 중국인에게 친근한 붉은색으로 바꾸고, 인간관계의 최고라고 여기는 친구 콘셉트를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포장에 아예 유교의 최고 가치인 ‘인(仁)’을 새겨넣어 ‘인이 있는 곳에 친구가 있다(有仁有朋友)’란 문구를 메인 콘셉트로 잡았다. 이를 토대로 친구들과 나누어 먹는 광고를 집중적으로 제작하면서 중국인들의 마음과 입맛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중국 전통문화의 핵심 가치인 ‘인’과 중국인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간관계인 ‘친구’ 그리고 오리온의 중국 이름인 ‘좋고 아름다운 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유(好麗友)’를 연결해서 중국 문화 심층과 중국인의 마음에 다가가는 현지화에 성공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스마일게이트는 FPS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중국 게임 시장을 평정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이 회사 권혁빈 대표는 2016년 한국의 50대 부자 가운데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와 권 대표의 성공은 중국 현지화 덕분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한국에서 실패한 뒤 중국 시장으로 방향을 틀어 게임의 캐릭터와 배경, 화면의 주요 색채 등에 완전히 중국인의 기호를 반영해 현지화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다. 중국 비즈니스가 ‘Made in China’ 시대에서 ‘Made for China’ 시대로 접어들었다. 중국은 더 이상 저임금에 의존한 임가공의 산지가 아니다. 세계의 공장이 아닌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역시 수출 위주에서 벗어나 내수 위주로 바뀌었다. 수출에서 내수로, 동부 연안에서 서부 내륙으로, 도시선도에서 도농병진으로 정책 기조를 바꾼 것이다. 이제 중국 비즈니스의 핵심은 얼마나 중국 내수시장을 확보하느냐의 경쟁이다. 중요한 것은 현지화다. 현지화는 매우 다양하다. 가격 차원의 개념일 수도 있고, 아이템 차원의 개념일 수도 있다.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에 꼭 필요한 것은 문화적 현지화다. ‘화이’ 구도, 中 역사 5000년 작동 중국 비즈니스에서 왜 현지화가, 특히 문화의 현지화가 중요한가? 중국인은 5000년 동안 화이(華夷)의 구도 속에서 세계를 이해했다. 우리가 흔히 비판하는 중화사상이다. 세계를 중국과 오랑캐로 나누어 보는 이분법적 구도는 매우 오만하고 폐쇄적인 인식체계이기도 하지만 매우 개방적이기도 하다. 밖에서 들어오는 모든 것은 ‘이(夷)’일 수 있지만 언제든지 ‘화(華)’의 체계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화이의 구도에서 ‘화’와 ‘이’의 경계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아니다. ‘이’도 언제든지 ‘화’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혈통이나 민족의 구분이 없다. 전통적으로 보자면 ‘예’의 질서, 즉 중화 문명의 원리를 따르면 가능하다. 중국 역사에서 몽고족이나 만주족에 정복당했던 시기조차도 중국사의 하나로 편입된 것은 이런 원리 때문이다. 중국인에게 중요한 것은 민족이나 혈통이 아니라 외부에서 온 그들이 중국 문화를 존중하고 승인하고 계승하느냐의 여부인 것이다. 화이 구도는 외국인이 보기에는 매우 고약한 논리이지만 중국 역사에서 5000년 동안 작동했다. 중국인의 무의식이 된 것이다. 이러한 화이 구도로 보자면 외국 기업은 ‘이’에서 출발하여 결국은 ‘화’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중국 진출 기업의 문화적 현지화다. 만주족 왕조인 청나라는 오랑캐에서 출발했지만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와 더불어 가장 오랜 기간 중국을 통치한 4대 왕조로서, 그 세월이 300여 년에 달한다. 청나라는 어느 한족 왕조보다도 중국 문화의 정수를 정리하고 계승하고 보존하는 데 열심이었다. 그리하여 중국인에게 청나라는 전통 왕조 가운데 하나가 됐다. 중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 기업에는 청나라의 지혜가 절실하다. 중국인의 마음과 생각, 일상 습관과 문화에 접속하기 위한 문화적 현지화 전략은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이다. 세계 공장에서 세계 시장이 된 중국의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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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문화 人文] 문화의 향 머금은 술 펀주(汾酒)

|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얼마 전 중국인 친구와 웨이신(위챗, 중국판 카카오톡) 대화에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화제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중국인 친구는 한국인들이 스토리를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정말 귀신 같은 재주를 가졌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 말에 동의했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인들이야말로 이야기를 지어내는 데 있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비범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중국에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신화와 전설이 풍부하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이야깃거리, 즉 콘텐츠 원재료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더욱이 중국인들은 사소한 소재조차도 과장을 보태 그럴듯한 스토리로 포장, 문화의 외연 확장을 꾀하고 이를 다시 상품 마케팅과 관광 홍보에 활용하는 데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다. 상품과 역사 속의 고사를 기가 막히게 연결 지어 대박을 낸 스토리 마케팅의 성공적인 사례로 산시(山西)성의 바이주(白酒, 고량주) 펀주(汾酒)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펀주는 산시성 펀양(汾陽)현 싱화춘(杏花村)의 술로, 전 중국에서 손꼽히는 유명 바이주 브랜드다. 펀주 메카로서의 싱화춘은 유명 관광지인 핑야오 고성(平遥古城)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싱화춘의 펀주 양조 역사는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이 고장 사람들은 주장한다. 중국 정사 24사 중 ‘북제서(北齊書)’에는 서기 561년 북제 황제가 처음 이곳 술을 거론한 대목이 나온다. 싱화춘 펀주가 1500년 전 궁정의 어주가 됐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당나라 때 싱화춘 펀주는 70여 개 제조사가 생겨날 정도로 유명해졌고, 청나라 때는 펀주 만드는 곳이 200여 개로 늘어났다. 인류 태동과 역사를 함께해온 술은 단순 기호식품을 넘어 한 국가와 민족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과 같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바이주는 차, 공자, 도자기, 서예, 한자, 경극 등에 뒤지지 않는 중국의 전통 인문자산이자 소프트파워의 중요한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이러한 유무형의 문화 콘텐츠들을 앞세워 ‘인문 중국’을 과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통 경제 분야가 쇠퇴 조짐을 보이는 요즘에는 이를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애주가들의 혀끝을 유혹하는 산시성의 바이주 펀주는 내로라하는 전국의 명주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꼽힌다. 마니아들은 우리가 잘 아는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나 우량예(五粮液) 같은 바이주도 펀주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고 호언한다. 펀주 예찬가인 한 베이징 친구는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신중국 건국일(1949년 10월 1일) 당시 공식 연회주로 사용된 국주라고 자처하고 있지만, 당시 구이저우(貴州)성은 국공전쟁 중이라 술 조달이 불가능했고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사무처인 중난하이(中南海)에도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재고량이 거의 없었다”며 실제 건국일 연회주로 쓰인 것은 펀주였다”고 들려줬다. 전국적으로 펀주가 얼마나 유명한 술인지를 짐작하게 하는 이야기다. 산시성 현지 사람들은 “산시성을 대표하는 술 펀주가 맛으로 1백 리, 향으로 1천 리, 이야기(스토리)로 1만 리를 간다”고 자랑한다. 시성 두보와 시선 이백도 싱화춘을 찾아 펀주를 음미하고 나서는 아름다운 시문으로 감미로운 펀주의 향을 천 리 밖에 전했다고 한다. 지방 특산주 하나에 담긴 역사성도 그렇거니와 여기에 그럴듯한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다시 마케팅 수단화하는 중국인들의 상술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산시성의 명주 펀주는 특히 그해 청명 절기에 마시면 맛, 향과 더불어 운치가 더할 나위 없는 술이다. 당나라 말엽 천재 시인 두목(杜牧)은 청명절 즈음한 어느 날 펀주의 고장인 산시성 일대 한 산골마을을 지나며 후대에 길이 전해지는 유명한 시 한 수를 남겼다고 한다. ‘청명(淸明)’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시를 읊었을 때가 연분홍 하얀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봄날이었다고 해서 ‘봄날의 노래’로도 불리며 산시성은 물론 전 중국 사회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칭밍스제위펀펀 淸明時節雨紛紛 루상싱런위돤훈 路上行人欲斷魂 제원쥬쟈허추요우 借問酒家何處有 무통야오쯔싱화춘 牧童遙指杏花村 청명 절기에 봄비 부슬부슬 내리고 산허리 오르는 나그네 발걸음 고단해라 묻노니 객주가가 어드메뇨 목동이 손짓하여 저기 싱화춘을 가리키네 두목의 시 ‘청명’은 싱화춘 펀주와 함께 유명해져서 바이주 고사를 놓고 담론을 나눌 때 어느 자리에나 빠지는 법이 없다. 이 시 한 수로 인해 펀주의 고장인 산시성 싱화춘은 단번에 중국 미주(美酒) 생산지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지만 싱화춘이라는 지명은 중국 전국에 걸쳐 80여 군데나 되며 두목의 시 ‘청명’에 언급된 싱화춘이 실은 산시성이 아닌 안후이(安徽)성 구이츠(貴池)의 싱화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로 인해 한때 산시성과 안후이성은 바이주 ‘싱화춘’ 브랜드 소유권을 놓고 격렬한 쟁탈전을 벌여, 결국 산시성이 승자가 됐다. 이런 실랑이가 있었기 때문인지 펀주의 고향인 산시성 펀양현(싱화춘) 일대에는 두목의 시 ‘청명’으로 인해 싱화춘 펀주가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산시의 명주 펀주 덕분에 두목의 시 ‘청명’이 유명해졌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말하자면 광고(시) 때문에 상품(펀주)이 유명해진 게 아니라, 상품 자체가 워낙 훌륭하다 보니 거꾸로 광고 카피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인 셈이다. 후세 중국인들은 이 에피소드에 대해 천재 시인 두목을 폄하하는 얘기라기보다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명주에 바치는 헌사쯤으로 여기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논쟁처럼 굳이 시시비비를 가리려 하지 않는다. 펀주로 ‘청명’이라는 시를 떠올리게 되는지, 아니면 ‘청명’이라는 시를 통해 펀주가 유명해졌는지는 가릴 수 없지만, 어쨌든 청명절에 길을 떠난 ‘나그네’는 어둑어둑 날이 저물고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싱화춘 주막의 사립문을 들어섰을 것이다. 연분홍빛 살구꽃은 봄비에 떨어져 싱화춘의 대지를 하얗게 물들였을 게 분명하다. 주인공은 그날 저녁 살구꽃 피는 이 마을의 어느 따뜻한 주막방에 들어 펀주 한잔으로 여로의 노독을 풀었을 것이다. 두목의 시 ‘청명’과 싱화춘 펀주는 아름다운 선율로서, 또 촉촉이 목줄기를 적시는 감미로움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세상 사람들을 매료해왔다. 후세 중국인들은 펀주에 얽힌 이런 고사를 마케팅 수단으로 스토리텔링화해 이역만리에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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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시장 마케팅] 千의 얼굴 중국 내수시장, 알고 덤벼라

千의 얼굴 중국 내수시장, 알고 덤벼라 상하이 디즈니랜드 라이언킹 공연에 손오공 등장 차음료 둥팡수예 광고, 중국적 콘텐츠와 이국적 컬러감 콜라보 문화 자부심 강해 외래문화 자기 것으로 만들어 수용 | 김명신 코트라 부장 @img4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지난 6월 16일 문을 열었다. 나라 자체가 스케일이 크다 보니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것은 별로 흥미로울 것도 없다. 중국에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은 이미 넘쳐날 만큼 많은 데다 건설 역사에서는 더더욱 그렇기 때문이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흥밋거리는 이곳 역시 100년 전 루쉰(魯迅)이 말한 중국인의 ‘나라이주의(拿來主義)’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나라이주의는 외래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에게 맞도록 취사선택해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에는 중국식 찻집이 중앙에 웅장하게 들어서 있고 12지신을 디즈니 캐릭터로 삼은 정원과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캐릭터의 태극권 공연, 손오공이 등장하는 라이언킹 공연 등 디즈니랜드 본연의 콘텐츠 곳곳에 중국적 요소가 가미돼 있다. 물론 중국의 영역 안에서 시도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독특하고 생경해보이던 중국의 문화가 이제는 지극히 미국적인 디즈니마저 융합하는 코스모폴리탄적 대중문화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인은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강한 민족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영향력까지 더해져 중국 안팎에서 중국적 문화 코드를 입히는 시도가 많다. 중국에서는 브랜드네임과 로고, 제품, 포장 디자인, 판촉 등 마케팅 분야 곳곳에 중국 고유의 요소가 농담을 달리하며 다양하게 녹아 있다. 이런 것들은 소비자에게 친근감과 따뜻함으로 다가가 정서적 울림을 주거나 더 나아가 소비 욕망을 자극한다. 중국적 요소는 상하이 둥팡밍주(東方明珠) 등 현대의 유명 건축물과 역사적 인물, 주요 발명품, 민속명절, 공예품, 의상, 식품, 학술사상, 자연경관, 동식물, 도시 등 고대와 현대의 구분 없이 매우 다양하다. 중국의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 전쿵푸(眞功夫)는 브랜드, 로고, 조리법에 중국적 요소를 녹여넣었다. 전쿵푸는 ‘레알(진짜) 쿵푸’라는 의미다. 노란 점프슈트를 입은 리샤오룽(李小龍)을 연상시키는 인물을 로고로 삼은 것 역시 전쿵푸가 누가 봐도 재론의 여지가 없는 중국 브랜드라는 것을 보여준다. 쿵푸와 리샤오룽, 외식은 언뜻 연관성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익숙한 소재를 낯설게 조합해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는 뚜렷하다. 중국식 찜요리를 파는 전쿵푸는 ‘찌는 것은 영양이 좋다’고 홍보한다. 찜은 중국의 전통적인 조리법이기도 하다. 농경 문명이 발달한 중국은 세계에서 찌는 조리법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중국에는 ‘중화’(中華)라는 상표의 치약이 유명하다. 1954년부터 생산된 중국의 대표적인 국산 치약 브랜드로 명성이 높지만, 유니레버가 1994년 중화치약 브랜드 사용권을 구매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중국 브랜드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중화치약을 국산 브랜드로 알고 있다. 2001년 개정된 중국 상표법은 중국 등 국가 명칭을 상표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했다. 중화는 국가를 의미하는 단어를 사용한 현존 브랜드로 희소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금전적 가치를 뛰어넘는 중화치약의 진정한 브랜드 가치는 중화라는 단어가 역사, 문명, 융합, 사상, 질서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중국적 요소를 함축하는 데 있다. 중국의 유명 생수회사 농푸산취안(農夫山泉)이 출시한 차(茶)음료 브랜드 둥팡수예(東方樹葉)는 후발주자라는 한계 극복을 위해 여름철 시원하게 냉차를 들이켜거나 친구에게 마셔보라고 권하는 TV 광고 장면을 내보내지는 않는다. 그 대신 1610년 중국의 찻잎이 동인도회사의 선박에 실려 바다 건너 유럽으로 간 역사적 사실을 세련된 컬러의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다. 차라는 중국적 요소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역사라는 이종 분야의 중국 요소와 콜라보를 시도했다. 둥팡수예를 소비자에게 노출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콘텐츠는 지극히 중국적이지만 둥팡수예 포장 디자인의 컬러나 이미지가 전달하는 감성은 의외로 이국적이다. 20세기 최고의 패키지 디자인으로 꼽히는 앱솔루트 보드카를 디자인한 펄피셔(Pearlfisher)가 둥팡수예의 라벨 디자인을 했기 때문이다. 중국적 요소의 콘텐츠와 이국적 컬러감의 혼성은 언제 꼭 한번 저걸 마셔봐야지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중국인들은 경사스러운 일에 반드시 붉은색을 쓴다. 결혼한 신랑과 신부는 덮는 이불부터 의상, 속옷 모두 붉은색 일색이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에는 대문 밖에 소망을 쓴 글귀를 양쪽으로 길게 늘어뜨려 붙이는데, 두이롄(對聯)이라고 불리는 이것 역시 붉은 바탕의 종이에 쓴다. 대문에 복(福)자를 거꾸로 붙여 복을 빌 때도 붉은 바탕의 종이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중국에서 붉은색은 기쁨과 흥성스러움, 상서로움, 평안함을 의미한다. 붉은색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중궈훙(中國紅)이라는 말까지 있다. 외국 브랜드 제품이 중국 현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역시 붉은색이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박스와 파이의 포장지 컬러를 붉은색으로 바꿨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있는 아시아 최대 애플 매장에는 붉은색 애플 로고가 박혀 있다. 중국 기업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 B2C 사이트 타오바오(淘寶)를 티몰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로고 바탕색을 붉은색으로 바꿨다. 중국인이 사랑하는 두 번째 컬러는 금색이다. 금색은 고급스러움과 존귀함을 상징한다. 그래서 은행의 VIP 카드는 금색 바탕에 용이 그려져 있는 것이 많다. 용은 고대부터 황제를 상징했다. 중국인은 외래문화의 수용도가 높은 편이다. 고대부터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를 유지하고 확장해나가기 위해 배척이 아닌 문화적 포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포용을 통해 국가의 영역 안으로 들어온 외래문화를 중화라는 개념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넣고 중화를 중심으로 하나로 묶는 작업이 국가를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했다. 중국인은 자기 문화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중국적 요소는 지금 중국의 다양한 산업 곳곳에 녹아 있다. 중국 소비자에게 한국 브랜드를 인식시키기 위해 중국인이 중국적 요소라고 판단하는 분야 중에서 우리도 한국적 요소로 활용할 만한 소재를 발굴해 중국 마케팅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인들은 한국의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감성적으로 이해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이 친숙해하는 제주도, 한라산, 화산석, 한복, 경복궁, 먹거리 등 한국적 요소를 중국인들이 공감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마케팅에 녹여넣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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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호

[인베스트먼트] 초저금리시대 투자기회 한·중 공동 사모펀드

초저금리시대 투자기회 한·중 공동 사모펀드 | 이규엽 한중금융연구센터장 국내 금융시장은 유동성 자금이 풍부한 반면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가 많지 않다. 기준금리는 1.25%이며 올해 4월 말 단기 부동자금이 약 945조원이다.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외환시장은 저금리와 각종 규제로 높은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향후 사모펀드 설립과 대체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기에 한국 사모펀드는 중국과 공동으로 사모펀드를 조성해 각자 이해도가 높으면서 상대적으로 우세한 투자처에 투자한다면 양국이 개별적으로 투자하는 방법보다 위험은 줄고 수익은 높을 것이다. 한국 사모펀드가 중국과 공동으로 설립할 수 있는 사모펀드의 형태를 살펴보고 실제 사례, 투자 시 주의할 점, 투자 대상 등을 알아본다. 한·중 공동사모펀드 설립 한국 사모펀드가 중국에서 공동사모펀드를 설립한 사례는 산업은행과 KTB투자증권 등이 2009년 6월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지방정부 기업과 공동으로 설립한 자본금 5억위안(약 866억원) 규모의 성도은도기금이다. 중국 현지 사모펀드 형태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합자회사형 사모펀드를 기본으로 한·중 공동사모펀드 설립 방안을 소개한다. 1) 적격 외국 유한 파트너(QFLP) 펀드 2011년 중국 금융당국은 외국 투자기관의 중국 사모펀드 지분 투자를 허용하는 QFLP(Qualified Foreign Limited Partnership)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한국에서 달러로 송금하는 자금이 펀드에는 위안화로 납입될 수 있어 경쟁력 있는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데 유리하다. QFLP 한·중 공동사모펀드의 사례로는 2015년 5월 13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중국 베이징대학기금이 투자한 방정(方正)그룹과 공동 운용사(Co-GP) 형태로 설립한 모집 규모 3억달러(약 3473억원)의 한중합자헬스산업기금을 들 수 있다. 2) 패러럴(평행) 펀드(Parallel Fund) 평행펀드는 국내와 중국 내에 비슷한 규모의 기금을 각각 모집, 설립한 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하나의 펀드관리회사가 두 개의 기금을 마치 한 개의 기금으로 간주하면서 관리와 운용을 하는 공동사모펀드이다. 2007년 6월 Gobi기금과 하이타이(海泰)기금이 3억위안(약 520억원) 규모로 평행펀드를 설립한 바 있다. Gobi기금은 중국 역외에서, 하이타이기금은 중국 내에서 각각 펀드를 설립했다. 3) SPC를 통한 한·중 공동사모펀드 양국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 홍콩(또는 금융특구)에 특수목적법인(SPC)과 공동사모펀드를 설립한다. 공동사모펀드를 자본금으로 설립된 SPC는 주식을 발행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으며 DR(주식예탁증서)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할 수도 있다. 여러 프로젝트에 동시 투자가 가능하며, 인수금융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 글로벌 금융투자회사가 주도해 설립한 기타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투자할 수 있다. SPC를 통한 공동사모펀드 설립 사례로는 2014년 10월 13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중·러 실크로드 혁신단지 건설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산시(陝西)성 서함신구풍동신성(西咸新區灃東新城)관리위원회와 스콜코브(Skolkovo)혁신센터가 설립한 중·러 투자기금을 들 수 있다. 투자 시 주의점과 투자 대상 1) 투자 시 주의할 점 한·중 공동펀드가 중국 내에서만 투자한다면 QFLP 방식으로 설립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양국에서 각각 투자하고자 한다면 QFLP 방식을 이용할 수 없다. 이 방식은 중국 내에서만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평행(Parallel)형 또는 홍콩 등 금융특구에서 설립된 SPC를 통한 공동사모펀드를 이용하면 된다. 평행형은 하나의 펀드관리회사가 양국에 설립된 기금을 동시에 관리한다. 한국 투자자가 중국에서 좋은 투자 기회를 발견한 경우, 우선 중국에 설립된 위안화펀드를 통해 투자함으로써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국내 펀드자금의 중국 내 진입 시 중국 외환관리당국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양국 공동펀드 설립 효과를 감소시킨다. 펀드 설립 때부터 일관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홍콩 등 금융특구에서 SPC를 통해 한·중 공동사모펀드를 설립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이다. 선전(深圳) 첸하이(前海)특구는 사모펀드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15%의 소득세만 부과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등의 지역에서는 20%의 동일세율을 적용한다. 상하이(上海)의 경우 유한책임사원(LP)은 20%의 세율, 무한책임사원(GP)은 5~35%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지방마다 사모펀드에 적용하는 세율이 다르기 때문에 사모펀드 등록지를 선정할 때 주의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국내 사모펀드의 대중국 투자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아직은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다. 따라서 중국 측 파트너로 신뢰도가 높은 △정부 △정부가 출자한 공기업 △대형 금융기관 △대기업 등을 공동 파트너로 삼아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2) 투자 대상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은 대부분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상업은행이다. 규모는 작은 반면 중국의 대형 은행과 동일하게 각종 규제를 준수하면서 영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지방은행, 금융리스사, 파생선물회사 등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가 실익이 있을 것이다. 2004년 8월 베이징지하철 4호선 건설 시 공사대금 총 153억위안(약 2조651억원) 가운데 민관협력(PPP) 방식으로 46억위안(약 7970억원)의 외국자본이 참여했다. 2015년 5월 26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 지방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관련 PPP 프로젝트(1043개)를 통합해 발표했다. 국내 사모펀드는 이 가운데 도시지하철 건설과 같이 현금 유입이 보장되는 프로젝트를 선별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국가급개발단지인 중관춘(中關村)관리위원회 내 베이징대기금 또는 칭화대기금 등과 함께 한·중 공동사모펀드를 설립해 투자할 수도 있다. 이들 기금은 자체 장기계획에 따라 드론, 바이오 의약, 가상현실(VR), 전기차, 항공우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산업 분야의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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