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이전 2025.07월호 다음
ANDA
+
+
+
+

차이나

2025.03월 ANDA
2025.04월 ANDA
2025.05월 ANDA
2025.06월 ANDA
2025.07월 ANDA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8월호

전세계 관광객 10억명 증발...올해는 여행 떠날까?

한국 외래관광객수 94% 급감 세계 관광객수 14.7억명→ 4.3억명으로 줄어 방콕, 올여름 한국인 관심 도시 1위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꽉 막혔던 만큼 올여름에는 여행을 벼르는 사람이 많다. 여행을 사랑하는 전 세계 14억7000만명의 관광객들은 2022년의 여름휴가를 오래전부터 애타게 기다려 왔다. 이런 여행 금단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처방은 여행치료뿐이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해외여행에는 장벽이 많다. 첫 번째 장벽은 까다로운 코로나19 감염 검사다. 미국은 6월 12일부터 입국자들의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여전히 해외 입국자들은 비행기 탑승 전 음성확인서 제출이 필요하다. 이 규정이 무서운 게 혹시라도 해외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완치될 때까지 한국으로 입국이 불가능해 휴가기간이 짧은 직장인들 상당수가 여행을 망설이게 된다. 또 추가적으로 한국 입국 후 3일 이내 PCR 검사가 의무사항이라 번거롭다. 다행히 백신 미접종 해외 입국자에 대한 7일간 격리 의무는 폐지됐다. 이런 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는 전 세계 각국이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어 불편하고 번거로워 여행을 포기하게 된다. 일부 해외 국가는 2차 백신접종 완료 후 3차(부스터) 접종까지 끝마친 사람에게만 음성확인서를 면제해 주는 것도 또 하나의 장벽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점차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장벽은 비행기 탑승권 가격의 고공행진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해 2021년 말 75달러에 불과했던 WTI 원유가격은 올해 6월 한때 120달러를 돌파했다. 이 무시무시한 원유가격 상승으로 비행기 유류할증료가 끝도 없이 치솟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인천공항 야간 비행 규제로 비행기 공급마저 급감해 탑승권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했다. 이 규제가 6월부터 전면 해제돼 항공기 운항대수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2019년보다 크게 부족하고 시차마저 존재한다. 따라서 항공기 운항이 바로 확 늘어나지는 않아 여름 성수기까지는 높은 탑승권 가격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의 모든 비행기 탑승권 가격이 치솟고 있다. 게다가 환율마저 달러당 1300원을 돌파해 미국 여행을 준비했던 사람들은 더 높아진 여행비용이 부담이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 경기침체까지 예고돼 오랫동안 해외여행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려 온 사람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세 번째 장벽은 전 세계 항공사와 공항의 심각한 인력난이다. 지난 2년간 대부분의 항공사와 공항은 유례없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런데 갑자기 엔데믹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인력난이 심각해졌다. 여행업계는 다시 직원들을 불러들이고 있지만 폭증하는 전 세계 여행객들을 맞이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공항 직원들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 직원들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파업에 들어갔다. 부족한 직원 수로 버티던 런던 히스로 공항은 6월 말부터 수용 능력보다 더 많은 승객들이 몰려오면서 결국 수하물 처리 시스템이 마비돼 버렸다. 이로 인해 항공기 결항, 수하물 분실, 장시간 대기 문제로 난리를 겪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이 여행 성수기를 맞아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며 파업을 벼르고 있다. 여행객 입장에서 항공기 결항이나 수하물 분실은 여행 전체를 망쳐버릴 수 있는 심각한 위험요소다. 올 1~5월 외래관광객 70%↑...기저효과·착시현상 이런 수많은 어려움에도 올해 한국을 떠나 해외여행을 하는 관광객과 반대로 한국을 찾아오는 외래관광객은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에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은 175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외래관광객은 거의 입국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통제됐다. 그 결과 2년 뒤인 2021년에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97만명으로 급감했다. 무려 -94%라는 기록적인 감소율이다. 이 정도면 그냥 국가가 완전히 봉쇄된 수준이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엔데믹이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2022년부터는 희망을 가져봐도 될까. 아직 확연한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 외래관광객 월별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1~5월 5개월간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70% 급증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외견상은 회복세가 강력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2021년에 워낙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에 생겨난 기저효과이자 통계적 착시현상이다. 관광객 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 1~5월과 비교해 보면 2022년의 관광객 수는 무려 92% 급감한 수치다. 여전히 한국 외래관광객 수는 거의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희망적인 건 7월부터 한국과 일본 상호간에 비자 발급이 재개되면서 한국을 찾아오는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할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한국을 방문했던 일본인은 327만명으로 중국에 이어 한국 외래관광객 2위를 차지했다. 반대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그보다 많은 558만명에 달한다. 향후 일본과 한국의 관광객 왕래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양국의 관광시장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년간 마비됐던 한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까다로운 입국절차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물론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팬데믹 기간이었던 지난 2년간 전 세계 관광객 수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코로나로 전 세계 관광객 71% 급감, 관광시장 붕괴 코로나19는 전 세계 관광객들을 동시에 멈춰서게 만든 무시무시한 전염병이었다. 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14억7000만명이었던 전 세계 관광객 수는 2년 뒤인 2021년에는 고작 4억3000만명으로 71% 감소했다. 무려 10억명 이상의 관광객이 단숨에 사라져버린 셈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관광객은 2019년 대비 2021년에는 무려 94%의 감소세를 보이며 관광산업이 완전히 붕괴됐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백신 접종이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늦고 병원 인프라가 열악해 엄격한 봉쇄정책을 펼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에 비하면 유럽 지역과 미주 지역 관광객 감소율은 각각 -62%로 아시아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조금 덜했지만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올해에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걸까. 세계관광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전 세계 관광객 수는 1억1700만명으로 전년 동기 4100만명 대비 무려 182% 폭증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전년도 1분기의 관광객 수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워낙 적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이자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정상적인 관광객 수로 평가되는 2019년 1분기 관광객 수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61%라는 심각한 수준의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결론적으로 아직 관광객 수의 극적인 대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바로 오미크론 때문이다. 2022년 1분기는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이 위세를 떨친 시기다. 특히 한국은 1월에 23만명에 불과하던 감염자 수가 2월에는 240만명, 3월에는 무려 1096만명이라는 무시무시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행히 사망률은 0.13%로 전 세계 평균보다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img4 전 세계적인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은 올해 1분기였다. 따라서 오미크론이 잦아든 2분기부터는 관광객 수가 급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여름휴가철인 7월과 8월이 포함된 3분기엔 전 세계 관광객 수가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문을 꽁꽁 닫았던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마저도 빠르게 빗장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이때부터 한국인들의 해외여행지 검색량이 빠르게 증가했다. 글로벌 여행 검색 엔진 ‘카약’과 호텔 검색 플랫폼 ‘호텔스컴바인’이 7월 5일 발표한 ‘상반기 여행 트렌드’와 ‘항공권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한국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외국 도시는 방콕이다. 방콕은 5월 1일부터 입국절차를 완화해 PCR 검사 의무를 폐지하면서 한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어서 괌(2위)과 하와이(4위), 다낭(7위), 호찌민(8위), 싱가포르(9위), 발리(10위) 등 전통적 인기 관광지역인 미주와 동남아 지역의 휴양도시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제 관점을 바꿔보자. 내 주변의 흔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좋은 투자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지난 2년간 해외여행이 억눌려 있던 한국 등 전 세계 관광객들이 다시 해외여행을 시작했다. 이런 시기에 가장 많은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은 과연 어디일까?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8월호

전문가도 예측 어려운 주택시장 하반기 집값 ‘약보합’ 전망 우세

‘대세 하락’ 본격화 vs 새정부 규제완화 기대감 ‘팽팽’ 금리인상·글로벌 경기위축 ‘합세’ 집값 약보합 예상 많아 | 김명은 기자 longinus@newspim.com 최근 잇따른 금리인상 속에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주택시장이 ‘시계(視界) 제로’ 상태에 빠졌다. 5월 초까지만 해도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사이 분위기가 바뀌었다. 서울은 물론이고 수도권과 지방 포함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하락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당분간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6월 21일 나온 가운데 하반기 집값 동향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온도 차이가 있다. 현재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연말까지 급격한 집값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다소 ‘결’이 다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새 정부의 규제완화는 부동산 세제 저감과 주택담보대출 확대 그리고 주택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위축을 감안하면 이명박 정권 당시(2008~2012년)처럼 대세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물자산인 집값이 동반상승할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강보합·약보합·상승·하락 등 세부 전망 제각각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하반기 주택가격은 약보합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다소 우세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에 비해 0.03% 하락했다. 5월 마지막 주와 6월 첫째 주 0.01%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값은 6월 둘째 주에 0.02%로 하락폭을 키웠고 1주일 새 더 떨어지며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값도 한 주 전보다 0.03% 떨어졌다. 최근 3주간 낙폭을 키우며 5월 둘째 주 이후 7주 연속 하락했다. 주택시장이 이처럼 조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하반기 집값 변동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에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실물자산의 가치는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부동산도 실물자산이므로 집값 역시 오를 것”이라면서 “일부에서 우려하는 경기침체가 이어진다면 지역별 수요에 따른 집값 양극화가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혹여라도 집값이 전국적으로 폭락하게 되면 이는 국가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에 개입해 연착륙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나 미분양 주택 수 등 관련 수치가 현재 최악의 수준은 아니지만 예년보다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썩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면서 “집값의 약보합 내지 조정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지다가 여름 지나면서 점차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팀장이 조정 국면을 지나 매수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가 계약갱신청구권 만료에 따른 전세난이다. 그는 “향후 전세난이 가중되면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정부 전월세 대책이 나온 직후라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 뒤 매수에 나설 경우 집값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등의 조치로 서울에서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이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울에서는 올해까지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연말까지는 집값이 강보합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 연구원은 “다만 집값 고점 인식이 팽배해 일부 공급과잉 지역에서는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경기 악화로 집값이 0.7%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상반기 집값 상승분(0.2%)을 고려할 때 연간으로는 0.5%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img4 전문가 60% “하반기 집값 오른다” 뉴스핌 월간ANDA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 건설부동산포럼을 앞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10명 중 6명이 하반기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집값 전망 설문에 응한 37명 가운데 집값이 3% 이상 오를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가 38%로 가장 많았다. ‘5% 이상 상승’(16%)과 ‘10% 이상 상승’(5%)을 합하면 하반기 집값 상승을 예측한 전문가가 59%에 이른다. 그 외 ‘보합’ 32%, ‘0.3% 하락’ 8%로 집계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아파트값 상승을 억제하는 1순위 요인으로 ‘금리인상’(43.2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이 ‘대출규제’(35.13%)였다. 그 밖에 ‘상승 피로감’(8.10%), ‘보유세 강화’(2.70%) 등이 지목됐다. 이때만 해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규제완화 기대감이 반영돼 집값 상승을 전망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그러나 미국발(發) 고물가·고강도 긴축 쇼크에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그 사이 집값이 하락 전환되면서 향후 주택가격 전망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로서는 금리상승기와 맞물려 주택의 자산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은 막아야 하는 실정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지나치게 올라 지금은 내리기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집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자산가치 하락은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정부가 이를 경계하며 하반기 집값 안정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8월호

공급부족에 분양시장 과열 지속 "내 집 마련 기회 어려워질 것"

공급 가뭄 현상 지속...청약시 대기자 대거 몰릴 것 신속통합기획 추진 기대감...강남 재건축 단지 상승세 | 유명환 기자 ymh7536@newspim.com 올 하반기 분양시장은 청약 과열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정된 물량을 놓고 ‘피 튀기는’ 경쟁을 보일 것이란 진단이다. 특히 분양가도 함께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이 분양가에 반영되며 4% 선의 분양가 인상이 예상된다. 하지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여전히 기존 주택 가격보다 낮은 분양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수도권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지방의 경우 장기 미분양을 우려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ㅑㅡㅎ1 서울지역 청약 과열 현상 지속 뉴스핌 월간ANDA가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을 전망한 설문에 따르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청약 과열 양상이 이어지거나 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43.24%(16명)는 2021년과 같은 청약 과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46%(17명)는 경쟁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은 14%(5명)에 그쳤다. 이는 실수요자가 밀집된 서울 지역의 경우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공급 가뭄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 원자잿값이 상승하면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사업을 망설이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하반기에도 주택 공급물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수도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시세보다 저렴한 새 아파트가 나오다 보니 청약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공급 가뭄은 서울 지역의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단지들의 조합원 갈등에서 비롯됐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와 동대문구 이문 1·2구역, 송파구 잠실진주 등에서 올해 예정됐던 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이들 단지에서는 올해 서울 지역 분양 물량 중 61%에 달하는 2만8844가구가 나온다. 하지만 분양 연기, 공사 중단, 사업 변경 등으로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다. 특히 1만2032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됐던 둔촌주공의 경우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결국 대주단이 대출 연장을 거부하고 있어 조기 사업 속개가 어려워졌다. 서울시와 국토부가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잠실진주는 공사 현장에서 삼국시대 유물이 발견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해당 단지는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철거와 이주까지 끝내고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간 상황이다. 총 2678가구 규모로 짓는 이 단지는 당초 올해 하반기 819가구 일반분양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물이 발굴되면서 이 같은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 같은 공급물량 감소로 인해 서울 지역의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정책변화가 분양가를 얼마나 크게 시세에 근접시키느냐에 따라 시장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지금처럼 시세와의 차이가 크다면 높은 청약경쟁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같은 수도권 안에서도 청약경쟁률은 입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도심과 가까운 지역과 수도권 주요 도시들에서는 높은 청약경쟁률이 나오겠지만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는 낮게 나오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시기에 대해서는 2022년 하반기를 선택한 전문가들이 35.13%(13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24년 30%(11명), 2023년 16%(6명)를 기록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가구 수요와 자금력에 따라 구입 시기 결정이 바람직하다”며 “생애최초 세금·대출 지원 활용 및 저금리 모기지 활용과 청약은 공공, 3기신도시 등에서 물량이 증가하는 올 하반기부터 추천한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 기대감” 강남 집값 상승세 지속 2022년 하반기에도 강남의 주요 정비사업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 73%(29명)는 지속된다고 답변했다. 이어 19%(7명)는 보합을 보일 것이라고 답해 강남의 집값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 지역 집값은 압구정과 신반포·대치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에서 서울시의 민간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하면서 재건축 사업 추진 기대감이 커지며 오름세가 이어졌다.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다주택자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이들 지역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고가주택들이 많아 대출규제 영향에서도 자유롭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신규 매입에 대해서는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매수를 추천하는 의견이 51%(19명),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은 43.24%(16명)로 집계됐다. 유재석 HMG 대표는 “오세훈 시장이 연임하면서 신속통합기획 등의 영향으로 강남 등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 기대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는 등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거래량이 많지 않고 가격 부담도 있는 만큼 재건축 단지 신규 매입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ㅑㅡㅎ2 신속통합기획 ‘순항’...“재건축 규제 완화 필요” 윤석열 정부와 서울시가 각각 진행하고 있는 정비사업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과 신속통합기획의 원활한 추진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민간 정비사업장의 반값아파트와 신속통합기획 참여도에 대해 81%(30명)의 전문가는 ‘늘어난다’, 14%(5명)는 ‘줄어들 것’이라고 답변했다. 신속통합기획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절반인 25명이 순항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30%(15명)는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데다 정비구역지정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축소하는 등 인센티브가 있다 보니 강남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신청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신속통합기획은 공공 주도 정비사업에 비해 민간이 주도하는 데다 인센티브에서 메리트가 큰 만큼 이후로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조합원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가 이뤄지면 신속통합기획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8월호

GTX 전성시대 열리나 “장밋빛 교통공약 현실화 의문”

전문가들, GTX 지연 우려...타당성·재정 확보 관건 정밀 재검토 필요성도...삼성역·청량리·파주 등 수혜 서울전철 지하화는 긍정적...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도 | 강명연 기자 unsaid@newspim.com 윤석열 정부가 교통 공약의 핵심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확대를 제시했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 속도를 낼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실행 여부의 핵심인 사업성 평가 없이 후보 간 장밋빛 공약 남발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하철 지하화 작업은 서울 내 부지 개발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우세한 반면 서울 외곽인 경기도 구간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GTX 확충’ 연구용역...D·E·F 노선 예타 통과 목표 뉴스핌 월간ANDA가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GTX 사업 진행 전망에 대한 질의에 지연될 우려가 크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지연된다’는 응답이 45%(1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행된다’(29%, 11명), ‘구간 확대’(13%, 5명) 순으로 집계됐다. 새 정부가 공약 이행의 일환으로 연구용역에 착수했지만 이후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경제성이 부족한 부분이 많아 기획재정부 등 예산당국의 협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사업 타당성 확보와 재정 마련 등 수도권 도시 운영과 인구 전망을 고려한 정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주요 정책 과제로 협업이 기대되지만 재정사업과 민간투자가 병행돼야 하는 만큼 정부 의지로만 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A노선 평택 연장 △B노선 춘천 연장 △C노선 동두천·평택 연장 △D노선 인천국제공항·남양주·여주 연장과 인천 검암~남양주를 잇는 E노선, 경기도 순환선인 F노선을 공약했다. 국토교통부는 공약의 실행 가능성을 확인하고 최적 노선을 도출하기 위해 ‘GTX 확충 통합기획’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임기 내 A·B·C 노선 연장안을 착공하고 D·E·F 노선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GTX 수혜 지역은 A·C노선이 들어서는 삼성역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청량리 역시 B·C노선이 환승하는 지역이다. 파주, 동탄 등 대중교통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경기도 외곽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특히 사업 속도가 빠른 A노선 주변지역의 접근성 개선 효과가 뚜렷할 전망이다. 지하철 지하화 긍정 의견 ‘다수’, 예산 마련은 관건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하철 지상구간 지하화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79%(30명)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 의견은 18%(7명), 기타 3%(1명)였다. 서울시는 ‘2040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서울 내 101.2㎞, 46㎢에 달하는 지상철도 선로를 지하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상구간을 활용해 서울 역세권 청년주택과 녹지, 문화·상업·비즈니스 공간 등 입체복합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산 마련 등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다른 사업들과의 우선순위를 감안할 때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 정부 임기 내 협의조차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 역시 “다른 중요한 현안들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연구팀장은 “지하화 사업은 상당한 검증기간이 필요해 단기간에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예산당국의 협조가 가능할 거라는 의견도 있다. 김동욱 쌍용건설 주택총괄상무는 “윤 정부 부동산 정책상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근호 삼성물산 상무는 “새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이 같은 궤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아닌 경기도 구간에 대한 사업 실현 가능성은 없다는 의견이 43%(16명)로 가장 많았다. 다만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은 41%(15명)로 팽팽했다. 유재석 마루프런티어 대표는 “서울은 지상철 구간 개발 시 지하화 비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겠지만 경기도 구간은 개발 가치가 크지 않아 지하화하기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美 증시 바닥 찍었나? “추세 전환보단 베어마켓 랠리”

연중 저점 딛고 반등한 美 증시 ‘서머 랠리’ 기대감↑ 단기적으로 악재 선반영...7월까진 ‘안정적 흐름’ 전망 | 고인원 기자 koinwon@newspim.com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결정과 추가 긴축 예고에 올해 상반기 미 증시는 무거운 흐름을 이어왔다.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한 에너지·식량 가격 폭등,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 속에 미 증시는 올 상반기 내내 잠시 반등하는 듯하다 이내 하락하는 패턴을 반복하며 바닥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을 허탈하게 했다. 하지만 5월 말 미 증시가 두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하자 ‘바닥 밑 지하실’을 우려하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미 증시가 마침내 저점을 형성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중 저점을 딛고 반등한 미 증시의 향방을 두고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랠리가 진정한 바닥 끝에 나온 ‘찐(진짜)반등’인지, 아니면 ‘불트랩’(약세장 속 일시적 랠리)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미 연준이 6월과 7월 두 차례 회의에서 각50bp(1bp=0.01%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당분간은 지수를 추가로 끌어내릴 만한 카드는 더 없다고 보고 있다. 당분간 나올 악재는 주가에도 이미 반영됐다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6월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92.9%에 달했다. 7월 회의에서 또다시 50bp 인상 가능성은 83.7%를 기록했다. 9월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63.3%, 25bp 인상할 가능성은 25.1%에 달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9월 50bp 인상 가능성까지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인플레·고용 정점 기대감...“악재는 이미 선반영” 향후 최대 3차례 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된 가운데, 연준의 추가 긴축의 열쇠가 될 고용과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가고 있다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5월 고용지표는 기대 이상의 탄탄한 개선세를 나타내며 연준의 긴축 가속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세부 수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5월 고용 수치는 향후 고용과 임금 상승세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39만명이 늘어 로이터가 제시한 월가 전망치 32만8000명을 대폭 상회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4월 기록한 43만6000명보다 줄어든 수치이며, 2021년 4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소치다. 또 5월 시간당 평균 임금도 전년 대비 5.2% 올라 높은 수준이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0.4% 상승을 예상한 시장 전망도 소폭 밑돌았다. 임금 인상이 물가를 더 자극하는 ‘임금·물가의 악순환적 상승(wage-price spiral)’을 우려해 온 연준으로서는 안도할 만한 소식이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이런 수준의 강력한 고용지표는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는 아마 마지막이 될 것이란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과열됐던 노동시장도 차츰 안정되며 지난해 월 평균 50만건을 웃돌던 신규 고용이 점차 줄어들며 팬데믹 이전인 월간 20만건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역시 인플레 정점 기대감을 강화했다. 4월 PCE는 1년 전에 비해 6.3% 상승해 40년간 최고치를 기록한 3월의 6.6%에서 둔화했다. 연간 기준으로 PCE 물가 상승률이 하락한 것은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식품과 에너지 제외)는 같은 기간 4.9%로 전달 5.2%보다 낮아졌으며 두 달째 상승세 둔화를 이어갔다. 이처럼 고용과 인플레 지표가 피크아웃 가능성을 신호하고 있는 데다 6, 7월 각 50bp 금리 인상 전망도 어느 정도 주가에도 반영된 만큼 별다른 서프라이즈가 없는 한 7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까지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단기적으로는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추세 전환보다는 베어마켓 랠리...난제 ‘첩첩’ 다만 다수의 월가 투자은행들은 바닥을 딛고 일어선 미 증시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서머 랠리’를 펼친다고 해도 완전한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증시가 바닥을 치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고점을 다시 테스트할 만큼 강력한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 당장 7월까지 연준의 정책이야 시장에 반영됐다지만, 9월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단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도 당장 연준에서 엇갈린 발언이 나오고 있다. 최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물가압력 진정을 전제로 9월에 금리 인상을 “쉬어가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중단론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반면, 지난 6월 2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9월 금리 인상 중단론에 대해 현재로서는 중단해야 한다는 근거를 찾기 매우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 연준이 6월 1일부터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QT)에 공식 돌입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 회수가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도 미지수다. 더불어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한 식량·에너지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 등도 증시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이 단기적으로 시장이 랠리를 보여도 이를 완전한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BofA, S&P500 4400 이르면 ‘숏’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6월 3일 투자노트에서 자체적으로 산정하는 ‘강세 및 약세장 지표(Bull & Bear Indicator)’가 0.4로 하락하며 ‘역발상(Contrarian)’ 매수 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의 랠리가 이어지며 S&P500 지수가 최대 4400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지수가 4400에 이르면 투자자들이 숏(매도) 포지션으로 전환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6월 6일 S&P500 지수는 0.31% 오른 4121.43에 장을 마쳤다. BofA는 과거 2000~2002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에도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장을 이어가는 과정에 단기 랠리가 8차례나 나타났으며, 모두 최소 18%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당시와 비슷한 랠리가 이번에도 이어지면 나스닥100 지수가 현 주가에서 3%가량 오른 1만3000포인트까지 이를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 같은 랠리는 약세장 속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뿐이며 미 증시가 진정한 랠리를 이어가려면 연준의 긴축 정책이 종료돼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비농업 부문 고용이 감소세로 돌아설 정도로 고용 상황이 악화되기 전까지는 연준의 긴축 종료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모간스탠리는 이보다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마이클 윌슨이 이끄는 모간스탠리 전략팀은 지난 5월 31일 투자노트에서 최근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S&P500 지수가 8월 중순에는 지금보다 18%가량 낮은 3400까지 떨어질 것이란 기존의 전망을 재차 확인했다. 이들은 최근 미 증시의 랠리가 ‘과매도’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더불어 연준이 8월에는 금리 인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봤다. 그러면서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시장 충격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시장이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윌슨은 S&P500의 1년 후 전망치를 3900으로 제시했는데, 지금보다 5% 더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본 셈이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전망치는 경기 침체 상황은 가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전망치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넷플릭스 주가 70% 폭락... 구독자 '엑소더스' 신호탄?

‘오징어게임’ 믿었던 투자자들 망연자실 넷플릭스 대위기...경쟁사 난립도 부담 따박따박 들어오는 구독료는 사상 최대 이익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넷플릭스의 주가 하락폭이 어지러울 정도다. 투자자들의 넷플릭스에 대한 착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지난 2021년 9월에 ‘오징어게임’을 공개한 이후 넷플릭스 투자자들의 흥분이 시작됐다. 오징어게임으로 무려 1조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한 데 비해 넷플릭스의 제작비용은 250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편당 제작비는 고작 25억원 수준이다. 미국의 오리지널 시리즈 편당 제작비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금액이다. 주식시장은 가성비의 끝판왕인 한국 콘텐츠의 마법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전부터 한국 콘텐츠들이 저비용 고품질로 유명세를 떨쳐 왔는데 오징어게임은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만약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독점적으로 계속 이런 콘텐츠들을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넷플릭스의 앞날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이게 주식시장이 흥분한 가장 큰 이유였고, 이후 넷플릭스 주가는 700달러까지 치솟으며 오징어게임의 위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하지만 기세 등등했던 주가 상승 기간은 길지 않았다. 과연 넷플릭스는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HBO맥스, 애플TV 등 막강한 경쟁사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 콘텐츠로 계속 저비용 고품질을 유지하며 성장할 수 있을까? 투자자들의 의문이 숫자로 확인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2022년 1분기에 20만명의 구독자수 감소를 발표했고, 실적 발표 당일에 주가는 35% 폭락했다. 그 후 넷플릭스 주가는 폭락에 폭락을 거듭해 급기야 직전 최고점인 700달러에서 70% 이상 폭락한 200달러까지 붕괴됐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빌 애크먼마저도 실적 발표 이후 연초에 매입했던 310만주(1조3200억원, 약 11억달러)의 넷플릭스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고 주주들에게 서한을 통해 밝혔다. 애크먼은 “가입자가 11년 만에 감소했다는 사실에 상당히 실망했다”며 “앞으로 매출과 구독자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또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렸을 때는 최대한 신속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크먼이 이 투자로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보자. 넷플릭스 주가는 애크먼이 손절한 가격대보다도 훨씬 더 하락했다. 확실한 건 2021년 11월의 700달러 주가는 심각한 고평가였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넷플릭스 주가가 계속 200달러 수준에 머무른다면 과연 넷플릭스의 주가는 과대평가된 걸까? 냉정과 열정 사이. 넷플릭스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넷플릭스의 위기...경쟁사 난립과 콘텐츠 회수 넷플릭스의 가장 큰 어려움은 OTT 시장의 경쟁 가속화다. 디즈니플러스를 선두로 아마존프라임 비디오, HBO맥스, 애플TV플러스 등 경쟁자가 가득하다. 과거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였던 시장 구도가 다자 구도로 변해 버렸다. 수많은 경쟁사가 장밋빛 전망만으로 OTT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금 이들 앞에 놓인 건 치열한 출혈경쟁이다. 게다가 넷플릭스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첫 번째는 오직 월정액 구독료를 통해서만 매출이 발생하는 100% 스트리밍 구조라는 사실이다. 반면 가장 막강한 경쟁사인 디즈니는 넘쳐나는 IP(콘텐츠 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OTT와 디즈니랜드, 캐릭터 상품들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 혹시 OTT 사업이 흔들려도 디즈니의 경우 다른 사업에서 수익을 발생시켜 어려움을 돌파해 나갈 수 있지만 넷플릭스에는 OTT가 전부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다. 두 번째는 콘텐츠 부족이다. 경쟁사인 디즈니의 경우 워낙 긴 시간 동안 사업을 영위해 쌓여 있는 콘텐츠가 많다. 또 마블 등 알짜 콘텐츠 기업을 인수합병해 IP가 많다. 넷플릭스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많은 자금을 쏟아붓긴 했지만 업력이 짧아 상대적으로 콘텐츠양이 부족하다. 게다가 경쟁사들이 넷플릭스에 제공해 왔던 자사 콘텐츠를 회수하면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구성에 균열이 시작됐다. 디즈니는 ‘마블 시리즈’를, 워너미디어는 ‘프렌즈’를, NBC는 ‘오피스’를 회수했다. 그렇다면 콘텐츠가 부족했던 넷플릭스는 어떻게 기존의 유선방송사들을 제치고 유료 구독자수를 늘려왔을까? 넷플릭스는 일명 캐시 버닝(Cash Burning) 전략을 즐겨 써 왔다. 이는 현금을 다 태워버린다는 뜻으로, 구독료로 받은 돈의 상당액을 다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다. 그래서 매년 콘텐츠에 투자하는 돈이 증가해 2021년에는 무려 22조8000억원(약 19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의 유일한 해결책은 더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었고, 이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공했다. 놀랍게도 스트리밍 시간 기준 넷플릭스의 역대 1위 콘텐츠는 ‘오징어게임’이다. 넷플릭스는 인기 드라마 순위를 영어권과 비영어권으로 구분해서 발표한다. 넷플릭스의 영어권 드라마 인기 순위는 ‘브리저튼’과 ‘기묘한 이야기’, ‘루머의 루머의 루머’가 휩쓸었는데 한국인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비영어권 드라마 인기 순위를 살펴보면 ‘오징어게임’이 1위, ‘지금 우리 학교는’이 4위를 차지하며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업력이 오래된 경쟁사들에 비해 부족한 콘텐츠를 가성비 좋은 한국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으로 돌파해 나가고 있다. 공식 순위는 아니지만 넷플릭스의 주요 한국 드라마 10개를 살펴보면 ‘지옥’, ‘스위트홈’, ‘킹덤’, ‘마이네임’ 등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늘려 나가며 콘텐츠 부족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img4 @img5 넷플릭스 구독자 감소, 앞으로의 전략은? 그동안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수는 파죽지세로 늘어났다. 2018년과 2019년에는 2년 연속으로 3000만명의 가입자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질주했다. 코로나19가 심각했던 2020년에는 3660만명이 급증하며 넷플릭스 연간 가입자수 최대 증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21년에 들어서면서 가입자수 증가세가 1820만명으로 둔화돼 위험신호가 켜졌다. 지금 넷플릭스의 최대 고민은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점점 디즈니플러스에 쫓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넷플릭스의 2022년 1분기 유료 가입자수 20만명 감소 발표 후 시장이 경악했던 이유는 미국·캐나다 구독자수의 감소 때문이었다. 가장 구독료가 높은 미국·캐나다 지역에서 무려 64만명의 구독자가 줄었고, 라틴아메리카에서도 35만명이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경쟁 OTT인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등의 영향이어서 쉽게 반전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에서도 31만명이 감소했지만 이는 서비스를 중단한 러시아 70만명이 포함돼 있으므로 실제로는 39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 모든 감소 숫자를 커버해낸 건 평균 구독료가 낮은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여기서 가입자수가 109만명 증가하며 전체 가입자 감소분을 보충했다. @img6 이제 넷플릭스는 어떤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할까? 첫 번째 방법은 구독료를 낮춰서 구독자수를 더욱 늘리는 전략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미 사업 초기에 최대한 낮은 구독료로 시작해 10년간 계단식으로 가격을 올려 여기까지 왔다. 만약 넷플릭스가 다시 구독료를 인하한다면 과연 구독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까? 현재와 같은 경쟁 구도에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 번째 방법은 구독료는 유지하고 오히려 광고 삽입이나 공유계정 금지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넷플릭스의 이런 전략에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유료 구독자수 2억2000만명 외에도 추가로 약 1억명의 무료 공유 구독자가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구독자 공유 모델은 초기에는 넷플릭스 고유의 모델이었지만 현재는 업계 표준이 돼 버린 상황이다. 이 모델에 손을 댈 경우 경쟁사와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떨어진다. 그래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광고다. 유료 월정액을 받으면서 추가로 광고까지 한다는 게 뻔뻔해 보이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은 그동안 수많은 TV 광고에 단련돼 왔고 익숙하기도 하다. 그래서 시장의 우려보다 저항이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 전략이 성공할 경우 넷플릭스의 수익성은 더 개선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에 도입한 ‘시리즈 일괄 공개’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일명 정주행 방식은 소비자에게는 장점일지 몰라도 구독자 이탈을 막아내야 하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손해다. 그래서 일부 회차를 인질로 삼아서 구독자의 유지와 유입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좋은 변화라 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왜 가격을 더 낮춰서 구독자수를 증가시키지 않냐고 지적하는데 현재 시장 상황상 넷플릭스가 가격을 더 낮춘다고 구독자수가 확 늘어날 거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그리고 4인 공유가격으로 계산 시 넷플릭스의 구독료는 여전히 충분히 낮다. 여러 우려가 있지만 넷플릭스 경영진이 현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img7 @img8 따박따박 들어오는 구독료는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 디즈니와 비교할 때 넷플릭스에 높은 점수를 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영업이익이다. 넷플릭스가 지금 가장 중시하는 건 수익이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적절하게 계속 구독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꾸준히 영업이익을 쌓아왔다. ‘스탠다드’ 월정액 요금은 지난 10년간 7.99달러에서 야금야금 올라가 현재는 94% 폭등한 15.49달러로 치솟았다. 그래도 아직 소비자들의 심각한 이탈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구독료는 현금으로 매월 따박따박 들어오니 엄청난 수익모델이라 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2021년에만 7조4000억원(약 62억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리고 앞으로 영업이익은 더 올라갈 것이다. 아쉬운 점은 만약 디즈니플러스 같은 경쟁 업체들이 진입하지 않았다면 구독료를 더욱 마음 놓고 올렸을 텐데 경쟁사들 때문에 이제는 눈치를 봐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구독료 수준에서도 넷플릭스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누리고 있다. 반면에 경쟁사인 디즈니플러스는 2021년에도 2조1000억원(약 1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사업을 늦게 시작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시장은 넷플릭스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하지만 한때 300조원이 넘었던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이 100조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주식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망하지 않을 기업을 골라내 폭락했을 때 용기 있게 매수한다면 먼 훗날 좋은 가격에 팔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망할지도 모르는 기업인가? 2억2000만명의 유료 구독자수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최악의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성장이 둔화된 건 명백한 사실이다. OTT 시장의 경쟁 격화 또한 명백하다. 하지만 이 모든 사항을 감안해도 낙폭과대 대형우량주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직도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즐겁게 시청하고 있는 구독자라면 넷플릭스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 보자.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월트 디즈니의 목표는...고작 넷플릭스가 아니다?

계열 OTT 합산 구독자수 2억명 돌파 코로나로 폭망한 디즈니랜드 부활할까 픽사·마블·아바타 영화 개봉 임박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무인도에 고립됐다면 해변가에서 미키마우스를 그려라. 그걸 본 디즈니가 어디선가 나타나 구조될 수 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디즈니가 출동하는 이유는 당연히 저작권 보호 때문이다. 그만큼 월트 디즈니는 IP(콘텐츠 지식재산권)에 진심인 기업이다. 법정에서 캐릭터 라이선스라는 개념을 가장 먼저 활용했을 만큼 저작권을 강력하게 행사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월트 디즈니는 한국인들에게 어떤 이미지일까? 연령대별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어르신들에게는 ‘미키마우스’가 가장 상징적인 캐릭터다. 2030 세대에게는 ‘아이언맨’과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마블 스튜디오’를 보유한 콘텐츠 제국으로 인식된다. 어린이들은 디즈니의 ‘겨울왕국’과 픽사의 ‘토이스토리’를 떠올릴 것이다. 결론적으로 월트 디즈니는 영화 배급 및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하지만 디즈니를 이렇게만 설명할 수는 없다. 막강한 IP를 바탕으로 캐릭터 로열티(장난감, 관련 상품 등)로 벌어들이는 돈도 어마어마하다. 한국에는 디즈니랜드가 없어서 잘 와닿지 않지만 세계 최강의 테마파크 운영사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해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는 야심 많은 OTT 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 월트 디즈니가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넷플릭스의 주가 폭락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2022년 1분기에 가입자수 20만명의 감소를 발표한 후 주가가 직전 최고점 대비 70% 폭락했다. 덩달아 월트 디즈니도 넷플릭스만큼은 아니지만 전고점 기준으로 주가가 50% 하락했다. 이런 월트 디즈니의 주가 폭락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인 시장의 냉정한 평가일까, 아니면 분위기에 휩쓸린 시장의 오해일까? IP 부자 월트 디즈니의 인수합병 역사 우리가 지금의 월트 디즈니를 이해하려면 2005년부터 디즈니를 경영했던 밥 아이거 CEO의 15년에 걸친 대형 인수합병의 역사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는 디즈니를 IP 부자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밥 아이거는 2019년 출간된 자서전 ‘디즈니만이 하는 것’을 통해 본인이 디즈니의 인수합병에 진심이었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디즈니는 2006년부터 시작된 운명을 건 4번의 대형 콘텐츠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를 다 손에 넣었다. 이를 통해 얻은 건 토이스토리, 아이언맨, 헐크, 캡틴아메리카, 토르, 블랙위도우, 스타워즈, 아바타, 심슨, X맨, 판타스틱4, 데드풀, 울버린 등의 엄청난 캐릭터 자산들이다. 디즈니는 순식간에 IP 부자가 돼 어벤져스를 만들어버릴 정도로 슈퍼 히어로들이 넘쳐나는 회사가 됐다. 게다가 이전부터 보유했던 디즈니 스튜디오 자체의 콘텐츠들도 강력했다. 미키마우스로 시작했지만 라이언킹, 겨울왕국, 주토피아, 모아나 등 태생적으로 콘텐츠 부자였다. 그리고 이 4번의 콘텐츠 수집을 목적으로 한 인수합병으로 인해 이제 지구상에서 디즈니와 대적할 만한 콘텐츠 부자 기업을 찾는 일은 불가능하게 됐다. 월트 디즈니의 2번째 도전...디즈니플러스 출시 하지만 시대가 변해 가고 있었다. 디즈니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의 운명을 건 두 번째 도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게 바로 2019년 11월에 시작한 디즈니플러스 OTT 사업이다. 디즈니플러스 출시 직후인 2020년 2월에 15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밥 아이거가 물러나고 밥 차펙이 디즈니를 맡았다. 밥 차펙이 취임한 바로 다음날에 디즈니의 자랑인 디즈니월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문을 닫게 됐다. 만약 디즈니가 적시에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하지 않았다면 디즈니는 코로나19로 상당 기간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디즈니는 좋은 타이밍에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한 셈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머물며 OTT를 구독하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드디어 글로벌 OTT 시장을 주름잡던 넷플릭스를 향한 월트 디즈니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디즈니플러스의 최대 강점은 넷플릭스와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0세기 스튜디오,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만든 작품들의 판권을 모조리 보유한 IP 부자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디즈니플러스를 리모컨으로 켜 보면 첫 번째로 나타나는 화면의 콘텐츠 배열순서가 눈에 띈다. 넷플릭스가 장르로 구분하는 것과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스튜디오 브랜드별로 정렬돼 있는 게 특징이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순이다. 이 탄탄한 콘텐츠들의 영향으로 디즈니플러스의 유료 구독자수는 경이적인 속도로 증가했다. 디즈니플러스는 2019년 11월에 넷플릭스보다 훨씬 저렴한 월 7.99달러, 연간 79.99달러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됐다. 저렴하긴 했지만 그래도 가입자수가 출시 1년 3개월 만에 1억명을 돌파할 거라고 예상한 애널리스트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디즈니플러스의 초기 성장속도는 경이적이었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끝나고 구독자수 1억명을 돌파한 2021년 이후로는 성장속도가 좀 느려졌지만 여전히 넷플릭스를 능가하는 구독자 증가속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가 20만명의 구독자 감소로 곤욕을 치렀던 2022년 1분기에도 디즈니플러스는 가입자수가 790만명 증가했다. 물론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 때문에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지만 말이다. 월트 디즈니에서 영위하는 OTT 사업에는 디즈니플러스만 있는 게 아니다. 훌루와 ESPN+도 있다. 이들을 모두 합치면 구독자수는 2억600만명에 달한다. 넷플릭스의 구독자수 2억2100만명을 역전할 날이 곧 눈앞으로 다가왔다. 월트 디즈니 계열의 OTT 구독자수가 넷플릭스 구독자수를 뛰어넘는 그날이 온다면 시장은 월트 디즈니 주식을 과연 어떤 밸류에이션으로 평가하게 될까?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출시 이전부터 영화, TV 제작 비용으로 많은 돈을 콘텐츠에 투자해 왔다. 구독자를 유치하려면 고퀄리티의 콘텐츠 제작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구독자들은 영리하고 변덕이 심하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2022년 순수 콘텐츠 투자 예상금액은 28조원(약 230억달러),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지출까지 포함하면 40조원(약 330억달러)으로 추정된다. 스포츠 중계권은 워낙 고가 시장이다. 그래서 스포츠 중계를 하지 않는 넷플릭스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어쨌든 넷플릭스의 2022년 예상 콘텐츠 투자금액 20조원(약 170억달러)과 비교하면 거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결국 한정된 자금으로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img4 코로나로 폭망한 테마파크 디즈니랜드 부활할까? 요즘에는 디즈니플러스에 워낙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우리에게 잊히고 있는 사업이 있다. 바로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다. 특히 한국 사람의 경우 대부분이 디즈니랜드를 가본 경험이 없다. 한국에는 디즈니랜드가 없으니 당연하다. 그렇다고 설사 디즈니랜드가 있는 미국, 파리, 상하이 등을 여행 간다 해도 그 짧은 여행기간에 디즈니랜드까지 방문하는 건 마니아들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에게 디즈니랜드는 심정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한국에서 개장한 레고랜드가 더 친근하다. 하지만 디즈니월드는 세계 최강의 테마파크이며 월트 디즈니의 자랑이다. 디즈니는 미국, 일본, 프랑스, 홍콩, 중국에 위치한 6개의 디즈니랜드와 월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테마파크와 리조트들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테마파크 산업에서 적수가 없는 최강자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에 디즈니 테마파크의 입장객수는 1억5700만명으로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레고랜드로 유명한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2위를 차지했는데 입장객수는 6700만명에 불과해 격차가 무려 2배가 넘는다. 전 세계 상위 10개 테마파크 중 8개가 디즈니 브랜드인 것만 봐도 압도적인 경쟁력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최강의 디즈니 테마파크는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거의 2년간 입장객수가 급감했다. 하지만 이제 엔데믹이 다가오고 있다. 월트 디즈니는 리오프닝의 강력한 수혜주다.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에 현금을 투여할 수 있는 여유도 테마파크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으로 가능하다. 2022년에 들어서면서 디즈니 테마파크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건 아니다. 입장객수 제한 등 부수적인 문제 외에도 해외여행객들이 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아직 비행기를 타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디즈니 테마파크의 입장객 중 최소 20% 이상은 해외여행객으로 알려져 있다. 디즈니 리조트가 있는 상하이는 최근까지도 도시 전체가 봉쇄됐다. 아직 집 안에서 대기 중인 해외여행객들이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기가 실제로 온다면 디즈니 테마파크의 실적은 많이 개선될 것이다. 디즈니는 이미 입장료와 리조트 숙박료를 큰 폭으로 인상하며 이익을 많이 남길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img5 디즈니는 영화 제작과 배급도 하는 회사다?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영화 쪽으로도 시선을 돌려보자. 월트 디즈니는 영화 제작과 배급도 하는 회사다. 그래서 디즈니가 코로나19로 인해 고전했던 또 다른 이유는 영화산업의 침체였다. 디즈니의 자랑인 마블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낸 어벤져스 시리즈 중 전 세계 역대 박스오피스 빅10에 포함된 것은 과연 몇 개일까? 무려 3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2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5위, ‘어벤져스’가 9위에 랭크돼 있다. 이렇게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린 것만 봐도 디즈니의 영화 제작과 배급 능력의 출중함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종료됨에 따라 그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월트 디즈니의 막강한 스튜디오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2년에 개봉하는 대표적인 영화를 몇 개만 살펴보자. 월트 디즈니의 고전인 ‘피노키오’를 리메이크한 작품이 9월에 영화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픽사에서는 토이스토리의 스핀오프 격인 ‘버즈 라이트 이어’가 6월 개봉된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토르: 러브 앤 썬더’와 ‘블랙팬서2’도 연이어 7월과 11월에 선보인다. 미국의 뜨거운 인기에 비해 한국에서는 좀 인기가 덜한 루카스필름의 ‘스타워즈 시리즈’도 2023년에는 영화관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세기 스튜디오에서 제작해 2009년에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아바타’의 속편인 ‘아바타2’도 올해 말에 개봉될 예정이다. 이렇게 디즈니가 인수한 막강한 콘텐츠 스튜디오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에너지 넘치게 활약하고 있다. @img6 월트 디즈니의 실적은 개선 중 월트 디즈니는 그동안 수많은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래서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만 영위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영위하는 사업이 많고 복잡하다. 디즈니는 최근에 기존 사업들을 2개의 굵직한 사업부로 재편했다. 하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리니어 네트워크+소비자 직접판매+기타)으로 매출비중은 67%이며, 또 다른 하나는 테마파크로 매출비중은 33%다. 아직까지는 지상파와 케이블 사업부문인 ‘리니어 네트워크’의 매출비중(35%)이 가장 높고 매출액도 34조원(약 281억달러)으로 가장 크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디즈니플러스와 ESPN+로 대표되는 소비자 직접판매(DC2) 분야의 매출비중(24%)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9년 대비 2021년의 매출액은 거의 2배에 가까운 20조원(약 163억달러)을 기록하며 급성장 중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아직 넷플릭스의 가입자수 2억2000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디즈니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계열 OTT 합계 가입자수는 무려 2억600만명으로 만만치 않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코로나19 강타로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의 2021년 매출은 2019년 대비 무려 37% 감소한 20조원(약 166억달러)에 그쳤다. 만약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하지 않았다면 월트 디즈니의 전체 매출액은 심각하게 감소할 뻔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디즈니플러스를 적절한 시기에 출시한 건 신의 한 수였다. 그런데 매출액만 증가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현재 월트 디즈니의 수익성은 한마디로 형편없다. 첫 번째 원인은 적자 사업인 디즈니플러스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디즈니플러스는 무려 2조1000억원(약 1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월트 디즈니의 수익성이 악화된 두 번째 이유는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가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2019년의 8조2000억원(약 68억달러)보다 무려 93% 줄어든 6000억원(약 5억달러)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개장과 휴장을 반복했던 상하이와 홍콩의 디즈니랜드는 최근에도 상하이 봉쇄 정책으로 휴장하는 등 불안정하다. 적자가 급증한 디즈니플러스와 매출액이 급감한 디즈니랜드로 인해 2019년 17조9000억원(약 149억달러)에 달했던 월트 디즈니의 영업이익은 2021년엔 거의 반토막 난 9조4000억원(약 78억달러)으로 쪼그라들었다. @img7 이런 월트 디즈니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2022년의 테마파크 실적 변화는 고무적이다. 지난 2년간 최악의 시기를 보냈지만 엔데믹이 임박함에 따라 최근 6개월간 테마파크 실적이 극적으로 좋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5%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6000억원(약 5억달러) 적자에서 무려 5조원(약 42억달러) 흑자로 확 돌아섰다. 이 드라마 같은 실적 변화에 주목하자. 비록 당신이 평생토록 단 한 번도 디즈니랜드에는 가본 적이 없다 하더라도 말이다. 월트 디즈니의 가장 핵심 전략은 뭘까? 바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다. 한 개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추가 활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흥행한 ‘어벤져스’의 IP를 장난감, 학용품, 디즈니랜드 테마파크, 호텔, 게임, 뮤지컬, 드라마 시리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사업 다각화 시스템을 구축한 게 ‘넷플릭스’와 차별화된 ‘월트 디즈니’의 강점이다. 월트 디즈니의 꿈은 단순히 넷플릭스를 뛰어넘는 수준이 아니다. 전 세계가 그들의 다채로운 콘텐츠와 더불어 살아가게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메타버스’로도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월트 디즈니의 원대한 꿈은 과연 실현 가능할까? 만약 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면 지금 폭락하고 있는 월트 디즈니 주식에 관심을 가져보자.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한국 토종 OTT 전쟁...다 죽을까? 손잡을까?

한국 IPTV 가입자 급증, 의외로 선전 중 토종 OTT 티빙·웨이브·왓챠 적자 대행진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안 하나, 못 하나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에 첫 진출한 후 6년이 훌쩍 지났다. 과연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케이블TV를 끊고 대표적인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영화 등의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인 넷플릭스로 대이동하는 코드커팅이 발생했을까? 코드커팅(Cord Cutting)이란 ‘가입 회선을 잘라버린다’는 말로 유료방송 가입자가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 스트리밍 OTT 회사로 갈아타며 기존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에는 IPTV(통신사의 자체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인터넷 TV)라는 강력한 방송 서비스가 존재해 코드커팅은 일어나지 않았다. 먼저 한국의 유료방송 가입자수 현황을 살펴보자. 한국 IPTV 시장은 살아 있다 한국의 유료방송 가입자수 증감 추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몇 가지 강력한 특징이 있다. 첫째, IPTV의 약진이다. 한국에서 IPTV는 2009년에 처음 도입됐다.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2018년 말 가입자수는 10년 만에 급성장해 1539만명을 기록하며 점유율 47%를 차지했다. 그리고 불과 3년 뒤인 2021년 말 가입자수는 1969만명으로 28% 급증했으며 점유율도 과반수를 훌쩍 넘긴 55%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지금도 꾸준히 IPTV에 가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 등)과 위성방송 가입자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3년 전보다 각각 가입자수가 7%씩 감소하며 점점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둘째,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 한국의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수는 2018년 3249만명에서 2021년에는 315만명 증가한 3564만명에 달한다. 3년간 10%가 증가했다. 증가율이 낮긴 하지만 계속 성장 중이다. 의아한 건 통계청이 추정하는 한국의 전체 가구수는 2000만가구 내외라는 점이다. 가구수보다 유료방송 가입자수가 월등히 많은 상황이다. 유료방송 시장이 가입자수 3500만명을 넘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유독 성장세가 가팔랐던 IPTV 시장은 3개 사업자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사이 좋게 나눠 가지고 있다. 3개사는 서로 가입자를 뺏기 위해 현금 사은품까지 지급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과점시장의 특성상 경쟁 강도는 느슨하다. 이렇게 평화로움이 유지되던 시장에 드디어 글로벌 큰손이 뛰어들었다. 바로 넷플릭스다. 글로벌 OTT의 최강자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한국 소비자 중에 IPTV를 끊고 넷플릭스 OTT로 넘어가는 코드커팅을 단행한 소비자는 많지 않다. 넷플릭스를 추가로 가입하는 형태가 더 흔하다. 이유는 한국에서 IPTV 월정액은 여전히 저렴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월 2만원 미만이라 선진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가격으로 셋톱박스 설치까지 알아서 다 해준다. 지상파 생방송과 종편 생방송의 무제한 시청과 한정적인 무료 VOD까지 시청할 수 있어 유용하다. 이런 강점을 살려 통신사들은 인터넷과 IPTV를 결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료방송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가입자수 20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문제는 유료 VOD 가격이다. 2009년에 처음 도입된 IPTV는 본방 사수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혁명적인 신상품이었다. 그동안 강압적으로 시청자의 시간을 지배해 왔던 방송국이 권력을 내려놓고 시청자가 직접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는 권력이동이 일어난 사건이다. 하지만 ‘드라마 다시보기’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면 이런 장점은 희석돼 버린다. IPTV가 도입됐던 초창기에는 각 통신사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적자 판매를 지속해 유료 VOD 가격이 저렴했다. 하지만 지금은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13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해 보면 최신 드라마와 영화 VOD 다시보기 가격은 340% 폭등했다. 이런 가파른 가격 상승은 3개사가 과점하는 느슨한 형태의 경쟁시장이라 가능했다. 그래서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한국의 유료 VOD 가격은 폭주를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 IPTV는 넷플릭스 같은 OTT와 비교하면 요금 책정에 불합리한 점이 있다. 예를 들면 한 가정에서 TV를 2대 사용할 때 각각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해 추가로 셋톱박스 임대비용이 들어간다. 심지어 거실에 있는 첫 번째 IPTV에서 유료 VOD를 결제해도 안방에 있는 두 번째 IPTV에서 동일한 VOD를 시청하려면 또다시 돈을 내야 한다. (모 통신사가 2개의 셋톱박스를 연동해 1개 요금만 받다가 콘텐츠 제작사의 저작권 침해 주장으로 분쟁을 겪기도 했다) IPTV 3개사는 비싼 개별 VOD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을 완화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 번들 상품이나 ‘종합편성채널 방송’ 번들 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줬다. 이 번들 상품은 추가 월정액 금액을 내면 해당 방송의 유료 VOD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방송사 번들 상품은 개별 VOD 가격보다는 훨씬 저렴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요 방송사별로 상품이 나눠져 있어 원하는 인기 드라마를 모두 시청하려면 2, 3개의 상품에 가입해야 했다. 게다가 영화 VOD 가격은 별도다. 그래서 여전히 한국 IPTV VOD의 평균 가격은 비싸다. 한국 시장에 진입한 넷플릭스는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을 놓치지 않았다. @img4 넷플릭스의 대공세와 한국 토종 OTT 전쟁 일단 넷플릭스의 가격 체계는 단순하고 저렴하다. 만약 넷플릭스의 1만7000원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한 후 가족이나 친구 4명과 계정을 공유 시 1인당 비용은 4250원에 불과하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요금만 내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다. 그 콘텐츠가 해외 드라마든 한국 드라마든 영화든 상관없이 말이다. 이렇게 저렴하다면 넷플릭스의 콘텐츠양이 부족하고 실속 없는 게 아닐까? 요즘 많은 사람이 넷플릭스에 볼 게 없다며 구독을 취소했다는 기사가 종종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넷플릭스 콘텐츠의 10분의 1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 많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미국이나 유럽, 그 밖의 글로벌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고 오리지널 콘텐츠의 퀄리티도 좋다. 그래서 볼 만한 영화, 시리즈물이 상당히 많다. 최근 몇 년간은 한국 콘텐츠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해 이제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장점으로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서 질주하자 한국 유료방송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그래서 부랴부랴 등장한 게 바로 티빙,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같은 한국 토종 OTT업체들이다. 이 한국 OTT들의 강점은 넷플릭스가 제공하기 어려운 예능, 다양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알차게 포함해서 넷플릭스보다 약간 저렴한 구독료를 강점으로 점유율을 늘려왔다. 그렇다면 한국의 OTT 서비스 이용률은 얼마나 늘었을까? 그런데 한국의 주요 OTT 업체들은 정확한 가입자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자수가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하진 않다. 그래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게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 인덱스’ 자료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3대 OTT의 월간 이용자수(MUA)는 최근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 월간 이용자수 1위는 당연히 1125만명으로 집계된 넷플릭스다. 2위인 웨이브의 423만명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다. 월간 이용자수 2위를 달리고 있는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의 합작으로 2019년에 출범한 OTT 회사다. SK텔레콤이 36%, SBS·MBC·KBS가 각각 2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 가장 큰 장점은 방송 3사의 드라마를 언제든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와 같이 웨이브에서만 서비스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있다. ‘HBO 맥스’와의 제휴를 통해 유명 해외 드라마도 서비스된다.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월간 이용자수 3위를 기록한 티빙은 CJ ENM과 JTBC가 손잡고 2021년에 본격적으로 출범한 OTT 회사다. CJ ENM이 56%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스튜디오룰루랄라(SLL), 제이씨앤파트너스, 네이버가 각각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형태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티빙 기본 구독권을 추가해 구독자수를 늘리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tvN과 JTBC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인 ‘유미의 세포들’, ‘술꾼 도시처녀들’이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수가 늘어났다. 파라마운트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유명 해외 드라마도 서비스된다. 향후 2023년까지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대형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기업가치는 2조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img5 가격경쟁으로 IPTV 유료 VOD 수신료 감소 요즘 넷플릭스가 가격에 비해 볼 게 없다며 비난하는 소비자들과 언론 보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OTT 월정액 가격은 정말로 비싼 걸까? 진실은 그렇지 않다. OTT 이용요금은 OTT요금제의 틈새를 어떻게 잘 돌파해 활용하느냐에 따라 부담하는 가격 격차가 크다. 실제로 계산을 해보자. 만약 나 혼자 1명만 동시접속이 가능한 베이직 요금제로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를 모두 시청한다고 가정해 보자. [9500원+7900원+7900+9900원 = 3만5200원]의 거금이 들어간다. 하지만 4명 동시접속이 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아이디를 공유해 OTT를 이용한다면 어떨까? 1인당 부담요금은 [4250원+3475원+3475원+2475원 = 1만3675원]으로 확 줄어든다. 1인 베이직 요금제 3만5200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가격에 불과하다. 지상파 방송, 종편 방송, 글로벌 드라마, 글로벌 영화 동영상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비용이 월정액 1만3675원이라면 고작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심지어 IPTV를 이용한 최신 영화 유료 VOD 가격도 한 편에 무려 1만1000원이다. OTT 월정액은 4인 요금제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여전히 매우 저렴하다. 그런데 만약 내가 가족이나 친구가 없어서 4인 요금제 활용이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틈새를 노려 한국에서는 계정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IT 업체들이 등장했다. ‘피클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이 계정공유서비스로 ‘파티매칭’하면 파티장은 490원, 파티원은 990원의 별도 수수료를 낸다. 수수료 금액이 1인당 요금액의 11~30%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그래도 1인 베이직 요금제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이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이용자들이 아이디를 공유할 사람을 찾아 헤매는 피곤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정산도 편리하다. 그래서 입소문을 타고 최근 사용자수가 20만명을 돌파했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의 OTT 전쟁으로 인해 한국 IPTV의 유료 VOD 매출액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8년의 6590억원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0년에는 매출액이 2년 전보다 5% 감소한 6258억원을 기록했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기간에 IPTV 가입자수는 19%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IPTV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또한 2018년의 1만2421원을 정점으로 2년 뒤인 2020년에는 258원 감소한 1만2163원으로 축소됐다. 이게 다 넷플릭스를 선두로 한 OTT 서비스 때문이다. @img6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적자 대행진 이제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경쟁력과 관련된 근본적인 의문점 몇 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만약 한국 사람이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이렇게 4개의 OTT를 이용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OTT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 중 2개를 끊어야 한다면 과연 넷플릭스를 끊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넷플릭스를 최후의 OTT로 가져가고 나머지 3개의 한국 OTT 중 2개를 끊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둘째, 넷플릭스가 최후의 OTT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뭘까? 바로 콘텐츠의 양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 수량을 모두 합치면 티빙, 웨이브, 왓챠는 아직 넷플릭스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기준 2021년에도 콘텐츠 제작비로 무려 23조원을 쏟아부었다. 반면 한국 OTT 업체들의 콘텐츠 제작비용은 몇천억원에 불과하다. 셋째, 영업이익은 중요한 요소다. 한국 OTT 업체들이 과연 언젠가는 흑자를 낼 수 있을까? 넷플릭스는 2021년에 7조4000억원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도 17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행진 중이다. 2021년에 오징어게임, D.P, 지옥 등의 오리지널 작품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해 국내 유료 가입자수가 많이 증가했다. 특히 작년 11월의 요금 인상도 성공적이었다. 이 당시 1만4500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1만7000원으로 17% 인상하면서 한국 구독자들의 공분을 샀지만 곧 잠잠해졌다. 사실 잘 따져보면 1만7000원도 비싼 가격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OTT 업체들의 적자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20년에 티빙, 웨이브, 왓챠 3사의 합계 영업손실은 385억원이었다. 그런데 다음해인 2021년에 티빙 762억원, 웨이브 558억원, 왓챠 248억원으로 영업손실(합계 1568억원)이 급증했다. 티빙과 웨이브는 앞으로도 콘텐츠 확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수가 5000만명에 불과한 한국 시장에만 머무른다면 과연 적자에서 탈피해 흑자 전환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토종 OTT, 다 죽지 않으려면 손잡거나 해외로 가라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생존 해법은 간단하다. 독자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큰돈을 투자하거나 획기적으로 구독자수를 늘리기가 어렵다면 합병을 해서 덩치를 키워야 한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KT가 만든 ‘시즌’과 CJ ENM의 ‘티빙’ 간 합병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합병 시나리오는 티빙(CJ ENM+JTBC+네이버)과 웨이브(SK텔레콤+MBC+KBS+SBS)의 합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티빙이나 웨이브 중 1개의 OTT만 이용할 경우 불편하고 2개 다 이용하려면 구독료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티빙과 웨이브 입장도 곤혹스럽다. 넷플릭스가 2억2000만명, 디즈니플러스가 계열사까지 합치면 2억명의 구독자수를 확보한 상태다. 웨이브나 티빙이 한국에서 각각 5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다고 해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두 기업 간 합병이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운영주체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티빙과 웨이브도 합병 대신 해외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한국 콘텐츠에 우호적이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 외에도 한국 시장에는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HBO맥스 등 글로벌 유수의 OTT 업체들이 빈틈만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둘러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토종 OTT들은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합병이나 해외 진출만이 최상의 생존 해법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이미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 외국 OTT 기업들의 대공세 속에서 토종 OTT 기업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한국 증시 하반기도 '안갯속'...코스피 3000 회복 가능할까

“올해 하반기 코스피 2400~3100선 전망” 증시 3000선 회복 vs 하락 전망 팽팽 “불확실성 반영...보수적 투자전략도 필요” |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올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상반기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각 증권사가 내놓은 하반기 코스피 전망 범위는 2400~3100으로 폭이 넓다. 그만큼 변동성과 외부변수가 많아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완화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부담이 줄면서 코스피 3000선 회복을 점치는 전망이 있는 반면, 대외적 환경 불확실성 지속과 경기침체 우려로 연말로 갈수록 상승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3000선 회복을 예상했다. 코스피는 지난 1월 3일 이후 줄곧 300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 지속 등을 고려해 예상 지수 하단은 2460~2600까지 열어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인플레이션 상승은 하반기 성장률 회복과 연준 긴축 속도 조절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실적도 수출 순항에 힘입어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한다”며 “6월을 통과하면서 등락을 반복할 수 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통화 긴축 부담이 해소돼 완만한 반등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에 국내 증시 여건이 달라지며 코스피 3100선 탈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완만하게 하락하면 하반기에 연준의 금리 인상도 한 번에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 스텝’으로 바뀔 수 있다”며 “긴축 기조는 계속되겠지만 강도가 약해지면 주식시장이 느끼는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심화, 공급망 문제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하반기에도 증시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하반기 코스피 하단을 2450선으로 낮게 잡았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 이익 하향 가능성은 있으나 낮아진 원화 가치가 이익을 방어하고 있으며, 지수 가치평가 밸류에이션 수준이 낮아 지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하방 위험은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따른 통화정책 긴축 가속화”라며 “금리 인상, 자산 축소 등 긴축 속도가 예상을 웃돌면 침체 우려는 하반기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따른 본격적인 경기 둔화가 증시에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주식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불확실성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하며 보수적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美·中 경기 반등론 무게..."코스피에 우호적" 우세

중국 상반기 저점 통과...내년까지 반등 외국인 투자자 올해 한국주식 선호도 높여 |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 | 이은혜 기자 chesed71@newspim.com 올 하반기 중국과 미국의 경기 방향이 국내 코스피 시장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경기는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내년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기의 반등을 이끄는 요인은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상하이·광둥성 봉쇄 해제,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꼽힌다.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져 있어 변동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경기는 순환적으로 둔화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보다 중국 경기에 더 민감하다”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중국 경기가 부진할 때 국내 주식을 잘 사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주식 안에서 한국 주식의 선호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핵심은 공급망 차질 완화와 중국 봉쇄 약화 여부”라며 “현실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추세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실물경기는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미국 산업생산 증가율은 9월을 정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실물경기 둔화 압력이 고조될 오는 9월을 전후로 통화긴축 속도 조절 논의를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투자환경은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물가와 연동돼 있는데 우크라이나, 중국 변수가 부담을 가하고 있다”며 “연준이 통제 불가능한 곡물 가격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 심화 여부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으나 남아 있는 위험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난 3월 이후 중국 내 6차 확산세와 도시 봉쇄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20년 경기지표와 같은 브이(V)자 반등이 재현되기는 쉽지 않아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중국 경기 성장 둔화에 따른 제한적인 외형 성장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마진 부담으로 올해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하반기 유망 업종은? 자동차·반도체·2차전지 주목

“꾸준한 투자...이익 성장 기업 관심” “IT·자동차 회복 여력...성장주 재반등 기대” 2차전지·헬스케어 및 환율 수혜 수출주 관심 |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 | 이은혜 기자 chesed71@newspim.com 하반기 유망 업종은 크게 자동차, 반도체, 2차전지 등으로 요약된다. 증권사들은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 실적을 낼 수 있는 업종의 경우 불안정한 장세 속에서 반등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인플레이션 수혜가 기대되는 글로벌 에너지, 소재 기업과 빅테크 기업 등이 하반기로 갈수록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3분기 방어주와 중국 정책 기대감으로 소재, 산업재를 선호한다며 내년까지 이익을 견인하는 IT, 자동차의 회복 여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축 국면에서 가치주, 저변동성, 배당주와 같은 보수적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며 “올 하반기 지수 베팅이 가능한 구간부터 성장주의 재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대 변화에 맞는 업종 사이클 속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NH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추천 업종으로 전기차, AI,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게임, 통신 등을 꼽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있고, 로봇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새로운 제조 혁신, 장기 테마가 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오프라인 공연이 본격화되는 엔터테인먼트, 게임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소재, 산업재의 이익전망치가 상향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는 반도체, 운송, 에너지, 조선 업종의 높은 기여도가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운송과 에너지, 조선업은 업황 불확실성에 따라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이 유효한 업종으로 인터넷,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을 꼽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 압력 정점 통과 확인 시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경기불안심리가 진정될 경우 수출주와 성장주의 재평가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포트폴리오 투자전략 측면에서 배당주와 방어주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당장 올 3분기 자동차, IT 등 환율 수혜 수출주와 리오프닝 소비 수혜주, 2차전지, 헬스케어 등의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가 완화되면 낙폭과대 성장주의 반등이 기대된다”며 “헬스케어 등 오랜 기간 상승하지 못한 성장 섹터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미래 먹거리·고용 창출 앞장...주요 기업 1060조 '투자 보따리' 푼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기업들 대규모 계획 발표 미래 경쟁력 확보하고 26만명 일자리 창출까지 | 박준형 기자 jun897@newspim.com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발맞춰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다. 윤 대통령 임기 5년간 투자액만 1060조원이 넘는 규모다. 특히 이번 투자계획이 국내 산업 활성화에 집중되면서 기업의 미래 먹거리 경쟁력 강화는 물론, 대규모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기대된다. 산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주요 대기업들이 발표한 투자액은 총 1060조6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이 450조원으로 가장 많다. SK그룹은 247조원, LG그룹은 106조원, 현대자동차그룹은 63조원이다. 이어 포스코그룹(53조원), 한화그룹(37조6000억원), 롯데그룹(37조원), GS그룹(21조원), 현대중공업그룹(21조원), 신세계그룹(20조원), 두산그룹(5조원) 등이다. 1060조원 중 국내 투자 액수만 800조원을 상회한다.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물류난, 국가 봉쇄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새 정부의 ‘친기업’ 행보에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 보따리를 푼 것이다. 미래 먹거리 및 친환경에 집중 투자 이번 투자는 대부분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됐다.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이 맞붙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술패권의 중심 기술이 되는 미래 사업영역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삼성은 2026년까지 36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반도체 관련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첨단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한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는 차세대 생산 기술을 적용해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및 시밀러(복제약)를 주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한다.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 분야에서는 ‘초격차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SK는 5년간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247조원을 투자한다. 부문별로 Δ반도체와 소재 142조2000억원 Δ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4000억원 Δ디지털 24조9000억원 Δ바이오 및 기타 12조7000억원 등이다. 투자액의 72%인 179조원은 국내에 집중한다. LG는 국내 투자액의 40%인 43조원을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입한다.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10조원이 사용된다. 충북 오창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차세대 전지 개발,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 배터리생애주기(BaaS) 플랫폼 사업 등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데이터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3조6000억원을 집중 투입한다. 2020년 그룹의 AI 연구 허브로 설립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는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총 16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혼류생산 시스템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내며, 2025년까지 국내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8조9000억원도 투자한다. 롯데도 신성장 테마인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 등에 향후 5년간 37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우선 국내에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위한 공장을 신설하는 데 1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올해 실증비행을 목표로 하는 도심항공교통(UAM)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중심으로 투자한다. 롯데렌탈은 8조원 규모의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해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 두산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년간 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MR은 안전성, 경제성, 운용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미래형 원전이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에 따라 친환경 분야 투자도 이어진다. 포스코는 2026년까지 친환경 철강 생산, 2차전지·수소 개발, 신기술 확보에 국내 33조원을 투입한다. 현대중공업도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 GS의 경우 에너지 부문에서 SMR과 수소(블루암모니아), 신재생 친환경 발전 등 탈탄소 시대의 미래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대거 포함됐다. 한화 역시 20조원의 국내 투자가 에너지,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7월호

윤석열 정부 고용시장 '장밋빛'...대기업 26만명 이상 채용

| 박준형 기자 jun897@newspim.com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대규모 신규 채용에 고용시장 호황 전망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와 함께 고용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들 기업의 전체 채용 규모는 26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기대되는 고용유발 효과까지 합치면 윤석열 정부 5년간 고용시장은 호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일자리 창출과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연평균 1만6000명 수준으로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IT) 등 주력사업을 시작으로 채용을 진행할 방침이다. 고용유발 효과는 107만명으로 추산된다. SK와 LG도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국내에서 5만명씩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SK는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바이오 부문 신규 채용에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2·3차 협력업체의 투자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LG는 먼저 3년간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분야 연구개발(R&D)에만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의 경우 5년간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기계·항공·방산, 화학·에너지, 건설·서비스, 금융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연평균 4000명 안팎의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GS도 에너지, 유통·서비스, 건설·인프라 등 3대 핵심사업 부문에서 2만2000명을 신규 채용한다. 포스코는 인재 확보를 위해 5년간 친환경 철강생산기술 개발, 2차전지 소재 및 수소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 2만5000명을, 현대중공업은 같은 기간 R&D 인력 5000여 명을 포함해 1만명을 각각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구체적인 채용 규모를 밝히진 않았다. 다만 지난해 향후 3년간 3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분야의 신규 인력을 대거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신세계도 고용 창출에 앞장설 방침이다. 특히 유통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일자리 창출 효과 역시 기대된다. 두산도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5조원의 신규 투자를 진행하면서 직접 고용 인원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윤석열 정부 5년간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국내 산업 생태계 확대 및 경제 부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해 미래산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새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정책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국내 투자를 통해 고용이 많이 창출된다면 코로나 등으로 위축된 국내 경제가 조금은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6월호

北 ‘선제 핵사용 불사’ 협박 “한국도 핵무장 등 준비해야”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등 지적 “대응 방법·수단 원점 재설계 필요” |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kjw8619@newspim.com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한민국이 지금 핵무장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면서 “한국은 핵무장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해사 34기)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단일국가의 군사적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고, 한미동맹 기반의 포괄적 안보 관점으로 대응 방법과 수단을 원점에서 재설계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장기적이고도 점진적인 ‘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한국 핵무장 준비해야” 한·미 군사 정책통인 전인범(육사 37기·예비역 육군 중장) 전 특전사령관은 “북한의 핵무기가 한반도의 모든 표적을 때릴 수 있다”면서 “한국형 3축 체계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고 새로운 군사·안보 대응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정권이 지난 4.25 대규모 열병식에서 ‘핵무기 선제 사용’을 전격 선언했다. 지난 1월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 성능시험 모라토리엄(유예)을 4년 여 만에 사실상 파기 선언하고 본격적인 도발과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출범함에 따라 남북관계와 북한 핵·미사일 대응, 한미동맹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윤석열 새 정부의 외교·국방·통일 관련 부처와 대통령실 참모진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대북 원칙론을 중시하는 인사들로 짜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대강 대치의 군사적 긴장 국면을 전망했다. 자칫 우발적인 갈등이나 충돌이 대규모 군사적 대결로 커지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킬 체인(Kill Chain) △다층미사일방어체계 △압도적 대량응징보복 능력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또 미사일 전력과 사이버·전자전, 우주작전 역량을 통합 운용하기 위한 전략사령부를 창설한다. 북한 장사정포 요격체계인 ‘한국형 아이언 돔’도 조기 전력화한다. 독자적 정보감시정찰 능력 차원에서 군 독자 위성과 유·무인 정찰기를 전력화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상시 감시하기로 했다. 핵무기 권위자이며 남북관계 전문가인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지난 4.25 열병식에서 ‘선제 핵사용 불사’를 공식 발표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핵전략 차원에서 보면 그동안 북한은 자신들을 지키고 방어하며 억제하는 것에만 핵무력을 쓴다는 ‘핵억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전 원장은 “이번에 공식 천명한 ‘선제 핵사용 불사 원칙’은 전략 용어로 따지면 ‘핵전투 전략’을 채택한 어마어마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핵무기 능력에 대해 김 전 원장은 “북한은 지금 해마다 몇 개씩 일정 숫자의 제1세대 핵탄두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해 적어도 60개, 많게는 100개까지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해마다 몇 개씩을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정신없이 핵무기 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매진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 핵실험을 몇 차례나 한 나라다. 핵무기를 만들 인프라는 완전히 다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이 이제는 핵무기 기술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남은 분야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용화해 실전배치용까지 업그레이드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그다음엔 변칙기동 탄도미사일인데 아마 지금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은 이미 실전 배치된 것으로 보여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핵잠수함의 완성도를 높이고 건조를 시도할 것”이라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다탄두 기술도 고도화해 나갈 영역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북한 핵무력 대응과 관련해 그는 “북한 핵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평양 당국이 갖고 있는 생각에 대해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는 착각 속에 살아 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은 권력세습 독재를 유지하고 적화통일 여건을 조성하는 불변의 2대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그 목표를 갖고 70년 동안 외길을 달려온 사람들한테 우리가 달래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도 착각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전 원장은 “북한 핵무력이라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가 유화정책을 쓰든 강경정책을 구사하든 간에 핵을 포기할 단계를 이미 넘어선 지 오래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같은 전문가들이 30년 전인 1990년대 초부터 북한 핵무력에 대응하기 위해 당장 핵무장을 하진 못해도 준비는 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는데도 정치권에서 아무도 귀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원장은 “대한민국이 지금 핵무장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비확산 정책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에 대해 핵우산을 갖고 보호하는 대신에 직접 핵무기를 만들지 말라는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지금 핵무장을 하면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이 더 많다”면서 “그래서 지금은 핵무장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이러한 길로 가면 북한 핵무력뿐만 아니라 중국도 핵무력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따라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핵무장을 권고할 날이 조만간 온다”고 내다봤다. 김 전 원장은 “그래서 지금 한국이 핵무장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 “단일국가 군사적 대응 한계”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 미사일 능력에 대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권 전 교수는 “특히 김정은 정권 아래에서의 급격한 기술 진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ICBM과 같은 장거리 미사일뿐만 아니라 SLBM, 신형전술유도무기, 장거리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고기동 정밀타격 미사일을 속도전식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봤다. 북한의 핵 소형화 능력에 대해 권 전 교수는 “북한의 핵 경량화와 소형화 기술은 신뢰성과 고도화가 남아 있지만 ICBM을 포함한 대부분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 핵·미사일 대응과 관련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단일국가의 군사적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고, 한미동맹 기반의 포괄적 안보 관점하에 대응 방법과 수단을 원점에서 재설계할 시점이 됐다”고 제언했다. 그는 “국가안보전략 차원에서 핵·미사일 대응 개념과 전략 설정, 동맹국과의 미사일방어 협력 강화, 개념 중심의 시스템적 접근 등이 성공적인 핵·미사일 대응체계 구현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권 전 교수는 “정치·외교 등 포괄적 안보라는 큰 틀 속에서 우리 군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군사 중심의 전략과 구축 방향은 천문학적 투입 예산 대비 효과 측면에서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권 전 교수는 “맞대응 식으로 대응하는 무기체계 일변도의 현 방식으로부터 개념 중심의 통합 군사 역량으로의 대대적인 변혁이 필요하다”면서 “통합 군사역량은 무기체계와 전략·전술, 인재 양성 등을 포함한다. 아무리 무기체계가 좋아도 전략과 전술이 빈약하고 훌륭한 인재가 부족하다면 전쟁에 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정성장 세종硏 북한연구센터장 “장기적 ‘대전략’ 절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장기적이고도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센터장은 “이를 위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미, 북·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 추진하기 위한 ‘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센터장은 “보수와 진보의 진영을 넘어서서 한국 사회의 유능한 전문가들을 끌어모아 북한과 미국, 중국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정교한 ‘대전략’을 수립하지 못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실패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제약해온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를 이끌어낸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꼽았다. 그는 “한국군은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다가 ‘미완의 과제’로 끝난 전략사령부 창설을 완성해 미사일 전력과 정찰자산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은 앞으로 전술핵무기를 전방지역에까지 실전배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에 재래식 무기로 맞서는 정책을 계속 고수하는 것이 현실적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ICBM 시험발사라는 레드라인을 다시 넘어섰고 향후 전술핵무기 개발도 가속화할 전망이므로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조기에 재개해 한국도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등 원자력 발전의 전 주기에 대해 자주권을 높이고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경우 보관 면적이 줄어들고 재활용도 할 수 있다”면서 “일본이 장기간의 끈질긴 협상을 통해 1980년대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 시절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도록 원자력협정을 개정한 것처럼 우리도 끈질기고 적극적인 대미 설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핵실험과 연속적인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핵과 미사일 능력을 더욱 고도화하면 ‘핵을 가진 북한’은 ‘핵을 가지지 못한 남한’을 더욱 무시하게 되고, 한국 정부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더욱 의존하면서 한반도에 다시 추운 겨울이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고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도 세계 6위권의 중강국(中强國)이 됐지만, 자강을 중심으로 동맹과의 조화를 모색하는 대신 동맹에 주로 의존하면서 핵을 가진 북한에 대해 압도적 군사적 우위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계속 추구할 경우 남북 적대관계의 심화와 북·미 관계의 지속적인 악화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3축 체계만으론 미흡” 한·미 군사 정책통이며 군 전략·전술 전문가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이에 따른 위협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기존의 대응 전략은 진화하는 위협을 감당하지 못하므로 한·미·일 3국 협조를 강화하고 중국의 적극적인 관여를 요구하며 한반도 상황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전 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직간접적으로 표현했고,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능력과 의지를 다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핵무기를 한반도 내에서 쓰겠다는 건데 발사하면 180초, 3분 이내에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표적을 때릴 수 있다”면서 “한국형 3축 체계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고 새로운 군사·안보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제시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 개발 도입 △수중·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군사정찰위성 운영 △500㎞ 무인정찰기 개발 등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목표들을 주시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6월호

연예인 '빌딩 재테크'...1가구 1빌딩 시대 오나

비, 2021년 920억짜리 서초동 빌딩 사들여 전지현, 올 2월 505억원 등촌동 빌딩 새로 매입 금리인상 부담 1분기 빌딩 거래 급감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유명 연예인들의 수입이 상상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물론 모든 연예인의 수입이 다 높은 건 아니다. 그리고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라도 전성기는 언젠가 지나가기 마련이다. 이때를 대비해 연예인들도 적극적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재테크 방법은 바로 빌딩 투자다. 연예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빌딩이라면 왠지 더 관심이 쏠리는 게 인지상정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빌딩 매도 사례를 살펴보면 시세차익이 100억원을 넘는 경우도 흔하다. 비(정지훈)의 청담동 빌딩이 327억원, 전지현의 논현동 빌딩이 149억원, 손지창·오연수 부부의 청담동 빌딩이 111억원, 이병헌의 양평동 빌딩이 106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록했다. 물론 기존 빌딩을 철거하고 신축했거나 리모델링한 경우 건축비를 차감해야 하므로 실제 수익은 그보다 작다. 당연히 세금도 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걸 감안해도 절대 수익금액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로 최근에 류준열이 92억원, 김태희가 71억원, 하정우가 46억원, 한예슬이 36억원, 이정재가 35억원, 이정현이 26억원, 한효주가 24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빌딩 매각으로 벌어들였다. 개인이 아니라 법인 명의로 빌딩에 투자했다면 보유기간과 상관없이 법인세만 부담하면 되므로 세금 부담도 작은 편이다. 빌딩 투자를 순수하게 본인 돈 100%로 하는 경우는 없다. 빌딩 투자는 레버리지 투자의 끝판왕이다. 대출 규제가 심하지 않았을 때는 매수가격의 80% 대출도 흔했고 지금도 70% 대출은 가능하다. 하지만 유명 연예인의 경우 좀 더 대출이 후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빌딩 매수 시에는 개인의 신용도 또는 법인과 법인 대표의 신용도를 많이 따져보기 때문이다. 류준열의 빌딩 매각 사례가 주목받은 것도 대출 때문이다. 2022년 1월에 류준열의 개인법인 딥브리딩이 보유한 역삼동 빌딩을 150억원에 매각해 무려 92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이 역삼동 빌딩을 2년 전인 2019년 12월에 58억원에 매수할 당시 등기부상 채권최고액은 62억원으로 매수금액보다 높았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대출금액의 120%를 근저당으로 설정하므로 실제 대출금액은 약 5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매수가 대비 대출비중은 90%가 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투자금 대부분을 대출로 충당하고 현금 5억원과 취등록세 약 3억원만 있으면 58억원의 빌딩을 매수할 수 있게 된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연예인들이라 우대해 준다는 반감이 있을 수 있지만 류준열 입장에서는 최고의 재테크를 한 셈이다. 사실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현금 10억원이 있는 사람이 10억원짜리 빌딩을 사는 경우는 현실세계에서 드물다. 기본적으로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30억원 이상의 빌딩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레버리지 투자가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건 아니다. 대출비율이 극단적으로 높은 경우 작은 시세하락에도 담보가치 부족과 부담스러운 대출이자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빌딩 투자는 기본적으로 입지나 해당 지역의 발전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류준열의 경우 92억원이 실제 시세차익은 아니고 기존 단층 빌딩을 철거 후 신축했기 때문에 건축비가 상당 금액 들어갔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빌딩 투자가 연예인들에게만 인기 있는 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정부가 주거용 주택에 대한 투기억제책의 일환으로 종부세와 양도세를 강화해 왔다. 이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적은 상업용 빌딩으로 거액자산가들의 수요가 몰려들고 있다. 꼬마빌딩 수요가 워낙 급증하다 보니 위치가 웬만큼 괜찮은 빌딩들은 매물로 나오는 즉시 팔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도의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은 전년도인 2020년보다 12% 증가한 2만8000건이 거래됐고, 거래대금도 23% 급증한 74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빌딩가격의 원천인 서울시 토지가격 개별공시지가도 11.54% 폭등했다. 전전년도에도 똑같이 11.54% 상승했으므로 2년 연속으로 토지가격이 10% 넘게 상승한 셈이다. 토지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빌딩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빌딩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임대료가 빌딩가격을 못 쫓아가게 된다. 그래서 수익형 부동산임에도 불구하고 강남지역의 입지 좋은 꼬마빌딩은 이제 임대수익률이 1%인 경우도 흔하다. 위험자산인 빌딩이 안전자산인 은행예금보다도 수익률이 낮다. 사실상 이론적으로 말도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에 내 빌딩을 가지고 싶은 심리로 인해 강남 꼬마빌딩은 여전히 대기매수자들이 줄 서 있는 상황이다. 2022년에 들어서면서 대출금리 인상폭이 가파르다. 원인은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한국은행은 기존 0.75%였던 기준금리를 2021년 11월부터 3회 연속으로 0.25%p씩 합계 0.75%p를 인상해 2022년 4월 말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5%다. 그래서 지금은 신용도가 좋은 차주라고 해도 신규대출 시 전년도보다 대출금리가 1% 이상 급등한 3% 후반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실정이다. 신용도가 나쁘다면 4%를 넘어 5% 후반, 심지어 6%대의 대출금리도 드물지 않다. 이런 고금리 대출을 활용해 무리하게 빌딩을 매수할 경우 대출이자보다 임대수익금이 현저히 적어 시간이 갈수록 현금흐름이 꼬이고 손실이 커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요즘 빌딩 투자자들의 또 다른 고민은 건축비다.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수급난으로 인한 건축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축비가 폭등하고 있다. 빌딩 투자고수들의 기본 전략은 낡은 빌딩을 매수해 리모델링하거나 멸실 후 신축을 통해 빌딩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방식이다. 그런데 건설현장의 평당 건축비가 과거 400만~600만원에서 현재는 600만~800만원 수준으로 상승해 부담스럽다. 대출금리 인상과 건축비 상승으로 인해 빌딩 투자를 검토하는 사람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2022년에 들어서면서 빌딩 거래가 좀 주춤해졌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부동산플래닛’이 조사한 ‘2022년 1분기 전국 부동산 유형별 거래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상업·업무용 빌딩의 2022년 1분기 거래건수는 전년 동분기 대비 27% 줄어든 5131건, 거래대금 또한 31% 급감한 13조5000억원에 그쳤다. 그렇다면 빌딩 시장에 투자하려는 대기수요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걸까. 꼭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인 2021년 3월에 하정우가 화곡동 빌딩을 119억원에 팔았고, 김태희가 역삼동 빌딩을 203억원에 매도했다. 연이어 2021년 6월에는 김태희의 남편인 비(정지훈)마저 청담동 빌딩을 495억원에 매도하면서 드디어 빌딩시장이 고점을 찍었다며 빌딩 투자는 이제 끝물이라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img4 하지만 이런 우려는 곧 기우로 밝혀졌다. 한 달 뒤인 2021년 7월에 비가 훨씬 더 고가인 서초동 빌딩을 무려 920억원에 매수했기 때문이다. 결국 연예인들의 빌딩 매도는 빌딩시장을 떠나는 게 아니라 더 큰 빌딩을 매수하기 위한 큰 그림일 뿐이다. 2021년에 논현동 빌딩을 230억원에 매각해 주목받았던 전지현 역시 2022년 2월에는 매도한 빌딩 가격의 2배가 넘는 505억원의 등촌동 빌딩을 새로 매수했다. 연예인들의 빌딩 사랑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2022년의 빌딩시장은 드디어 상승을 멈추고 가격이 하락하는 원년이 될까. 부동산 전문가들 중 상당수는 이런 대출금리 인상기에 임대료 상승보다 빌딩가격 상승이 더 가파른 상황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반론을 펴는 전문가들도 있다. 폭락에 가까운 화폐가치 하락과 주식시장의 부진, 주거용 부동산의 징벌적 세금 부담, 리오프닝 기대감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빌딩을 찾는 수요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 주요 지역 부동산 현장에서는 좋은 꼬마빌딩 매물이 씨가 말랐다며 아우성이다. 2022년 1분기에 전년 동분기 대비 빌딩 거래량이 줄어든 건 매수자들이 감소한 게 아니라 매도자들이 좋은 빌딩 매물을 내놓지 않아 매수 가능한 빌딩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울지역 주요 빌딩은 지난 5년간 2배 이상 폭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빌딩에 투자한 사람들은 연예인이든 아니든 큰돈을 벌었다. 초보투자자라면 연예인들이 예외 없이 서울 빌딩 특히 강남 빌딩을 선호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연예인들의 투자방식을 따라 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지방 빌딩의 경우 임대수익률은 높지만 실제 매수 수요자가 많지 않은 게 단점이다. 반면 서울 빌딩과 강남 빌딩은 임대수익률은 낮지만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하락기에도 타격이 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일반인들의 경우 빌딩을 매수할 정도의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임대수익률로만 냉정히 분석해 보면 사실 현재 시점에서 빌딩 투자의 매력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어떤 대안이 있을까?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6월호

한국 리츠(REITs)가 연예인 빌딩보다 낫다?

한국 리츠 수익률 5% 상회 서울지역 오피스 공실률 급감 160조 연금저축계좌 리츠 투자 허용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이름은 화폐가치 폭락이다. 이런 화폐가치 폭락을 방어하는 방법으로 여전히 빌딩 투자가 선호된다. 개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빌딩 규모는 작게는 20억원, 크게는 100억원 내외의 꼬마빌딩이지만 서울 기준 임대수익률은 3%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1000억원 이상 초대형 빌딩의 경우 여전히 임대수익률 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토탈 솔루션 기업인 ‘교보리얼코’가 발행한 ‘오피스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서울지역 연면적 1000평 이상 오피스의 2022년 1분기 공실률은 2.19%로 지난해 1분기 공실률 6.33%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공실률이 하락하면 임대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임대수익률 기준으로 접근한다면 꼬마빌딩보다는 초대형 빌딩 위주로 투자하는 리츠가 더 유리하다. 리츠(REITs)란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오피스, 호텔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투자회사다. 부동산 투자비율이 총 자산의 70% 이상이어야 하고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리츠 시장은 2022년에 들어서면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부진, 상업용 부동산의 활황세와 코로나19 종식을 눈앞에 두고 갈 곳 없는 자금들이 리츠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또 다른 호재는 바로 2022년 상반기 중에 160조원에 달하는 연금저축 계좌에서 상장 리츠 투자가 허용된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는 연금저축 대신 퇴직연금 계좌에서만 상장 리츠 투자가 허용돼 왔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최대 70%까지 리츠 투자가 가능하지만 한 종목당 자산의 30%만 투자가 가능한 제약이 있다. 반면 연금저축 계좌는 리츠 한 종목에 100% 투자도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 증시에 상장된 19개 공모 리츠의 평균 배당률은 얼마일까? 2022년 4월 말 기준 5.1%로 양호한 수준이다. 한국 공모 리츠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종목은 ‘ESG 켄달스퀘어 리츠’다. 물류센터가 주력인 리츠인데 배당률이 3.9%로 낮은 편인 게 다소 아쉽다. 롯데리츠는 롯데그룹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아울렛을 기초자산으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당수익률이 5%를 상회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SK리츠는 광화문 서린빌딩과 전국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운용하는데 역시 배당률이 4%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파이낸스타워를 기초자산으로 운용하는데 6.7%라는 높은 배당수익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알파리츠는 판교 크래프톤타워, 용산 트윈시티 남산, 삼성화재 역삼빌딩 등 다양한 오피스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운용한다. 그래서 직접적인 빌딩 투자 대신 리츠로 대안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며 배당률도 4.8%로 양호한 편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공모 리츠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렇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리츠 투자가 유효할까? 리츠는 상업용 빌딩 매입 시 대출금을 고정금리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이미 빌딩이나 부동산 편입을 완료한 리츠의 경우 금리 상승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지만 향후 신규로 편입할 부동산이 많은 리츠나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리츠의 경우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금리인상분을 임대료에 전가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건축비마저 폭등해 3년 전에 완공한 빌딩을 만약 지금 시점에서 다시 건축한다고 가정해 보면 건축비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이미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리츠는 장기적으로 건물가치 상승도 노려볼 만하다. 만약 금리가 계속 올라 은행 예금금리와 리츠 배당률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까지 좁혀질 경우에도 리츠 투자는 유효할까? 이런 경우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리츠에 투자할 이유가 전혀 없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하반기에 시장의 예상대로 2.5% 이상으로 급등한다면 평균 대출금리는 최소 5% 이상으로 폭등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리츠 주가는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아직까지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 내외로 리츠 배당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리츠의 가장 큰 장점은 뭘까? 바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빌딩을 매수하려면 아무리 사이즈가 작은 것도 기본 20억원이다. 좀 쓸 만한 빌딩의 경우 50억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리츠는 1000만원만 있어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최고의 매력 포인트다. 게다가 서울 꼬마빌딩의 3%에도 못 미치는 낮은 임대수익률과 비교해 보면 리츠의 배당률이 월등히 높다. 이렇게 리츠는 장점이 많지만 아직 한국 공모 리츠 시장 규모는 작다. 2022년 4월 말 기준 한국 증시에 상장된 공모 리츠는 총 19개이며 시가총액 합계는 8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에 미국 등 선진국 리츠 시장에 비해 시가총액이 작기 때문에 향후 한국 리츠 시장이 더 큰 폭으로 성장할 여지가 높다는 기대감도 있다. 최근 리츠 시장이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새로운 공모 리츠 상장을 준비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런데 공모 리츠에 대한 과거의 신규 공모주 투자 결과는 어땠을까? 일반적인 공모주 투자와 달리 상장 후 수익률은 크게 높지 않았던 게 그동안의 특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장돼 있는 19개 리츠에는 이미 액면가보다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 있다. 따라서 프리미엄 없이 리츠에 투자하고 싶다면 신규 상장 리츠의 공모주 모집 시 적극 청약해 보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다. 5월 말 신규 상장 예정인 마스턴프리미어 리츠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00 대 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빌딩 투자와 비교했을 때 리츠 투자의 가장 큰 착시효과는 뭘까? 평균 5%라는 리츠의 높은 배당률이 사실상 레버리지가 포함된 수익률이라는 점이다. 리츠는 부동산을 편입할 때 자체적으로 추가대출을 받아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전략을 활용한다. 반면에 빌딩 투자의 경우 투자자가 직접 대출을 일으킨다는 점이 리츠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검색을 통해 수도권에서 월 임대료 600만원에 매도가격 20억원의 빌딩 매물을 찾았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연 임대료는 7200만원으로 연간 임대수익률은 3.6%가 된다. 하지만 이는 대출을 활용하지 않은 단순수익률이다. 만약 투자자 본인의 자금 7억원에 나머지 부족한 자금 13억원을 3%의 금리로 대출받아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어떻게 변할까? 대출 13억원에 대한 대출금리 3%와 임대수익률 3.6%의 차이가 0.6%이니 연간 780만원의 추가이익을 보게 된다. 그래서 [(연간 임대료 7200만원 + 금리차이로 인한 추가이익 780만원) / 실제 투자원금 7억원 = 연간 수익률 11.4%]로 계산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대출을 받으면 실제 투자금액이 20억원에서 7억원으로 확 낮아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연간 임대수익률이 순식간에 3.6%의 3배가 넘는 11.4%의 탁월한 수익률로 변신한다. 이번에는 대출금리와 빌딩 임대수익률이 둘 다 동일하게 3.6%라고 가정해 보자. 이런 경우에도 빌딩에 투자하는 게 과연 수익성이 있을까? 언뜻 생각하기에는 별 매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 계산해 보면 [연간 임대료 7200만원 / 실제 투자원금 7억원 = 연간 수익률 10.2%]로 계산된다.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여전히 10%가 훌쩍 넘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게 바로 빌딩 투자의 레버리지 효과다. 게다가 빌딩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은 덤이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리츠의 평균배당률 5%에는 이미 레버리지 수익률이 합쳐져 있다는 점이 함정이다. 그렇다면 리츠 주식을 투자할 때도 자기 돈 7억원에 13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아서 투자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는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이 얼마나 고금리인지 잘 몰라서 하는 얘기다.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7%가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주식담보대출은 빌딩담보대출과 달리 대출담보인정비율도 훨씬 낮다. 이마저도 주가 하락 시에는 가차없이 반대매매가 나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투자전략이 된다. 물론 서울에서 임대수익률 3.6%가 넘는 좋은 위치의 빌딩을 찾아내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빌딩 직접투자의 함정이기도 하다. @img4 리츠 투자의 또 다른 리스크는 변동성이다. 리츠는 변동성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단지 주식보다 변동성이 작을 뿐이다. 일례로 코로나19 전염병 유행 초기에 공포감으로 한국 증시가 폭락했던 2020년 1분기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이 당시 한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 리츠들의 평균 하락률은 -25%였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 하락률 -34%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빌딩 가격은 전혀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기 상황이 왔을 때 리츠의 변동성이 빌딩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투자자 본인의 신용도가 높아 빌딩 투자 시 낮은 금리에 대출금을 조달할 수 있고 저평가된 빌딩을 합리적인 가격에 매수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굳이 리츠에 투자하기보다는 빌딩에 직접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하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은행예금보다는 리츠 투자가 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6월호

코로나에 줄줄이 매각된 서울 호텔 관광 상가·숙박 공실률 회복할까

1750만명이던 외국인 관광객 94% 급감 매각 확정된 서울 호텔만 10개 넘어 일본 비자 면제 6월 복원 기대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땅을 밟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땅값이 오른다’는 말이 있다. 한류와 K팝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의 수도인 서울은 세계 최고의 관광지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201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1700만명을 돌파하며 한국 관광시장의 전성기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사드 논란으로 인해 전성기는 짧게 끝났다. 중국은 사드를 문제삼아 비공식적으로 중국인의 한국 관광을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2017년에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도 전년 대비 400만명이 감소한 1300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위기에도 한국 관광은 강했다. 오히려 중국에 의존적이었던 외국인 관광객 비중을 전 세계로 다변화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썼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와 K팝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런 영향으로 2018년부터 관광객 수가 다시 완만히 상승해 2019년에는 사상 최고치인 175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또다시 사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파괴적인 코로나19 전염병이 찾아왔다. 코로나19는 한국 관광객뿐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이 여행을 동시에 포기할 만큼 강력했다. 이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치였던 1750만명보다 2020년에는 86% 줄어든 250만명, 2021년에는 94% 급감한 고작 97만명만이 한국을 방문했다. 17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한국 땅에서 사라진 셈이다. 작년에 서울 주요 거리인 홍대, 명동, 이태원을 걸어다닐 때 왠지 허전했던 것은 바로 약방의 감초 같은 외국인들이 시야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은 관광객의 숙박을 책임지던 서울의 호텔들이다. 추가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했던 명동, 이태원, 홍대,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 상가들의 타격도 심각했다. 실제로는 부유한 건물주나 상가주들보다는 그곳에서 임차를 얻어 음식점이나 술집을 운영했던 자영업자들이 받은 충격이 제일 컸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임차인들과 달리 건물주들의 경우 임대료가 감소했음에도 자산가격 폭등현상으로 건물가격은 오히려 상승해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2년간 서울의 유명 호텔들이 줄줄이 매각됐다. 호텔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방 유명 관광지 호텔의 경우 해외여행을 못 가는 내국인들의 증가로 어느 정도 버텼지만 서울 호텔의 경우 내국인만으로 채우기에는 객실 규모가 너무나 거대했다. 그래서 밀레니얼 힐튼 호텔(1조500억원),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3500억원), 르 메르디앙 호텔(7000억원), 프라마 호텔(4000억원), 크라운 호텔(2500억원), 머큐어 앰버서더 홍대(2400억원),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1300억원),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1300억원)이 연달아 매각됐다. 호텔 역시 소유주보다 호텔에서 일하던 종업원들의 타격이 훨씬 컸다. 종업원들 중 상당수는 호텔이 매각됨에 따라 일자리를 잃었다. 반면 호텔 매각가격은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의 영향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주요 호텔의 입지가 서울지역의 교통 요지인 것도 가격 상승에 반영됐다. 이렇게 매각된 호텔 중 상당수는 용도를 변경해 오피스 빌딩이나 주거용 부동산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드디어 2년 만에 해외여행이 재개됐고 외국인들도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은 외교 문제, 비자 문제 등으로 여전히 한국 입국이 쉽지 않다. 반면 나머지 국가의 외국인들은 자가격리가 면제된 한국에 입국하는 게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주요 방한 21개국에 거주하는 3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년 내 첫 번째 해외여행 희망 목적지에서 한국은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 방문 이유 1순위는 ‘문화·체험 즐길거리가 많아서(K팝, 한류스타 포함)’가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BTS와 오징어게임이 관광객 유치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외국 관광객들이 올 여름휴가부터 한국으로 대거 관광 올 경우 과거 1700만명의 역대 최고치를 회복하지는 못하겠지만 상당한 규모의 관광객 수 증가가 예상된다. @img4 그렇다면 리오프닝 기대가 높은 현재 상황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호텔 리츠는 없을까? 호텔리츠는 단기 체류 고객이 많아 경기 상황과 전염병 악재에 민감하므로 오피스 리츠나 리테일 리츠에 비해 안정성이 낮다. 게다가 서울 호텔이 줄줄이 매각된 최근 2년간의 열악한 환경까지 겹쳐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는 드물다. 굳이 찾아보면 국내 상장 호텔리츠는 2개가 존재한다. 첫 번째로 ‘모두투어리츠’는 호텔과 물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시가총액 400억원의 소형 리츠로서 모두투어네트워크가 지분 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스타즈호텔 명동 1호점, 2호점과 동탄점, 독산점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2016년 공모가 6000원에 상장된 모두투어리츠는 외국인 관광객 1700만명 시대를 맞이하며 높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주가가 공모가보다 무려 50% 이상 추락하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금은 다소 회복됐다. 2022년 4월 말 기준 배당수익률은 3.8%로 평균 이하이며 거래량이 적어 유동성도 높지 않다. 두 번째로 ‘신한서부티엔디 리츠’는 호텔과 복합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시가총액 3000억원 규모의 중형 리츠로 상장사인 서부티엔디가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서부티엔디가 개발한 용산의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은 한국 최대 규모인 1730실의 객실을 자랑한다. 저가형인 ‘이비스스타일’과 중가형인 ‘노보텔’, 고가형인 ‘그랜드 머큐어 엠버서더’ 등 3개 브랜드가 있다.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던 시기에 부푼 기대를 안고 착공해 2017년 10월에 개장했지만 중국 사드 보복의 폭탄을 맞아 상당히 고전했다. 이후 업황이 회복될 만하니 코로나19 전염병이 닥쳐 호텔 영업에 애를 먹었다. 결국 서부티엔디가 3개의 호텔 브랜드 중 최상급인 그랜드 머큐어 엠버서더를 떼어내 ‘신한서부티엔디 리츠’에 넘기면서 2021년 말에 신규 상장됐다. 연면적 1만3700평인 32층의 용산 그랜드머큐어 호텔은 최대주주이자 스폰서인 서부티엔디가 장기 책임 임차 중이다. 그 외에도 연면적 5만1000평 규모의 5층 복합쇼핑몰인 인천 스퀘어원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작년 말에 매각된 서울역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운영하던 GKL세븐럭 카지노의 새로운 사업장으로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이 선정되면서 호텔 영업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시중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은 리스크 요인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왔을 때 호텔 업종 외에 또 수혜를 보는 업종은 어디일까? 여행 업종과 카지노 업종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의 향후 정책방향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327만명, 중국인은 602만명이다. 반대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558만명,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400만명으로 추정될 만큼 상호간의 입출국이 활발했다. 그런데 중국은 2022년에도 코로나19 봉쇄정책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활발한 상호간 입출국은 어려워 보인다. 반면 일본의 경우 6월부터 비자면제 복원, 격리 면제 등 상호간의 입출국이 유연하게 풀릴 가능성이 있어 여행업계와 카지노업계의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 일본과의 비즈니스 노출도가 높았던 종목으로 여행 업종은 하나투어, 카지노 업종은 파라다이스를 꼽을 수 있다. 리오프닝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종목도 있으므로 기대감을 넘어 실적으로 연결되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엔데믹이 임박함에 따라 서울 주요 지역의 소규모 상가들도 활성화되며 최근 공실률이 급격히 회복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기업 ‘알스퀘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6.2%로 낮아졌다. 명동은 지난해 4분기에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무려 50%를 상회했으나 올 1분기는 8.2% 하락한 42.1%, 광화문은 9.0% 하락한 12.7%, 종로는 2.7% 하락한 7.1%로 조사됐다. 알스퀘어 윤여신 부사장은 “업무지역(강남, 성수, 을지로, 여의도)과 대학가 등 주요 상업지역이 밀집한 상권이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하반기부터는 공실률 회복 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급성장했던 온라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오프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는 변곡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변화의 흐름을 잘 포착하고 상상력을 넓혀야 좋은 투자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6월호

SUV·전기차만 ‘씽씽’ 저렴한 차 선택 기회가 없네

완성차 업체들, 생산 차질 타개 위한 高마진 전략 카플레이션 부추긴다 지적도...“당분간 해소 어려워” | 박준형 기자 jun897@newspim.com [편집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이란 연이은 악재를 만난 탓이다.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과 반대로 생산 차질에 따른 신차 출고 지연이 발생하고, 이는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는 일명 ‘카플레이션(car+inflation)’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자동차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 차 사기 부담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차량 출고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가격마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차질로 수요가 있어도 팔지 못하자 완성차 업체들은 고육지책으로 ‘고(高)마진’ 전략을 꺼내들었다. 수익성 높은 고가 차량 위주로 생산하고, 판매가격도 올리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저렴한 차를 선택할 기회가 줄어든 소비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일각에선 완성차 업체들의 고마진 전략이 카플레이션 장기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高마진 전략으로 판매 감소 따른 실적 하락 상쇄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국산과 수입을 합쳐 총 173만4581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90만5972대보다 9.0% 감소한 것이며, 최근 5년 평균 182만2000대의 90%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반면 판매액은 총 76조5990억원으로, 전년도 75조2710억원에 비해 1.8% 증가했다. 차량 1대당 평균 판매가격은 4416만원으로 처음 4000만원을 넘었다. 판매대수 기준으로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에 머물렀으나, 차량 가격이 오르면서 판매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이는 SUV, 전기차 등 고가 차량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등록된 신차 중 SUV는 16만7596대로, 전년 같은 기간 14만4322대에 비해 16.1% 증가했다. RV는 2만2877대로, 전년 같은 기간 1만6651대에 비해 37.4% 늘었다. 이에 반해 세단은 11만9164대로, 전년 같은 기간 15만1104대에 비해 21.1% 감소했다. 해치백의 경우 1만4977대로, 전년 같은 기간 2만7503대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연료별로 하이브리드차는 172% 늘어난 6만2277대, 전기차는 158.8% 증가한 2만7853대로 각각 집계됐다. 이 기간 휘발유차와 경유차가 각각 7.2%와 33.6%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연료에 대한 수요 증가도 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고마진 전략을 취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수익성이 낮은 차량 대신 수익성이 높은 차량을 확대해 판매대수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을 상쇄하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선진국 중심의 지역 믹스 개선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플레이션, 올해 내 해소 어려워” 카플레이션 장기화와 완성차 업체들의 고마진 전략으로 저렴한 자동차가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증폭됐고,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러시아 육상 운송 제한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우선 전략을 강화하면서 저렴한 차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카플레이션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낮은 차량을 상대적으로 배제하면서 전반적인 자동차 가격 인상이 단기간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호중 한자연 책임연구원은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신규 투자를 위한 총알 확보를 해야 하니 고수익 전략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생필품으로서 차를 타야 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 사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지만 올해 내에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플레이션이 장기화할수록 특정 세대나 소득 계층의 자동차 구매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동차가 일부 부자들만을 위한 전유물이 될 수 있어 서민들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생계 수단으로서의 자동차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민의 구매력 변화에 대응해 자동차 관련 세제 전반을 재검토하고, 자동차 생산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6월호

테슬라 1년 새 가격 30% 인상 국내 전기차 다시 시험대에

인프라 아직인데, 원자재값마저 상승 전기차 가격 상승· 출고 지연 당분간 지속 | 정승원 기자 longinus@newspim.com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전기차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지금 신청을 해도 출고까지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은 물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가격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그동안 보조금을 지원받을 경우 내연기관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던 전기차가 보조금을 적용하더라도 내연기관차와 상당한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보조금 적용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 보급이라는 정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30% 오른 테슬라...국내 업체도 원자재가격 ‘압박’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의 가격은 최근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니켈 등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이 막힌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는 글로벌 3위의 니켈 생산 국가다. 러시아산 니켈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니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에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전기차 출고기간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4월 기준 현대차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60, GV70 전동화 모델은 12개월, 기아 EV6는 16개월의 출고기간이 예상된다. 지금 당장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내년 중반 이후에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차량용 배터리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도 원통형 배터리 가격을 10% 인상한 바 있다. 원자재와 배터리 가격 인상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테슬라의 주력 차종인 모델3와 모델Y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30% 인상됐다. 보통 자동차는 연식 변경이나 부분 변경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을 때야 가격을 올리는데 테슬라는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고스란히 차 가격에 반영했다. 그 결과 지난해 초 6999만원의 테슬라 모델Y는 1년 동안 30% 인상된 8499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아직까지 전기차의 즉각적인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압박이 이어진다면 추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의 연식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고 가격도 오르지 않았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 어떻게든 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 내연기관차 가격 차이 당분간 유지될 듯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당초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은 오는 2025년경이면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당분간 전기차의 가격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기차의 가격은 배터리와 구동모터의 비중이 큰데 거기에 들어가는 자원들이 일부 지역에 편재돼 있다”며 “글로벌 상황 등 외부 요인에 의해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확보에 나서다 보니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차이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의 가격 인하가 어려워지면서 보급에도 차질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조금 지원이 감소하는 추세에서 전기차의 가격 메리트가 없으면 보급 또한 더뎌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지금은 공급 자체가 제한돼 있어 생산하는 대로 팔리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중 전기차에 대한 선호가 높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보조금이 계속 줄어든다면 보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경우 전기차 보조금 정책의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상이 걸린 완성차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직접 구매에 나서는 등 원자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부품 확보가 어려워지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사적인 대응에 나섰다. GM(제너럴모터스)과 토요타도 직접 전기차 원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거나 광산 지분을 인수하는 등 소재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이 외부 환경에 맞춰 공급망 관리를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특정 지역에 편재된 자원을 적게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2년 06월호

중고차 가격 더 오르나 대기업 진출에 ‘기대 반 우려 반’

현대차·기아, 내년 5월부터 중고차 사업 시작 중고차 가격 상승 여부는 ‘글쎄’...업계 촉각 | 박준형 기자 jun897@newspim.com 신차 출고 지연 및 가격 상승은 상대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활기를 가져왔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허위 매물 등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병폐를 없애고 양질의 중고차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카플레이션으로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향후 중고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소벤처기업부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가 중고차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중고차 시장 진출에는 현대차·기아가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5월부터 중고차 사업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투명성·신뢰도 제고 기대감...중고차도 카플레이션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지난 1월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했다. 중고차 사업 방향도 공개했다. 인증중고차 중 5년·10만㎞ 미만의 차량을 제한적으로 거래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고차 매매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2024년까지 현대차는 5.1%, 기아는 3.7%까지 시장점유율을 제한하겠다고 했다. 관련 업체들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전반의 확대에 따른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렌탈은 올 하반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렌터카업계 1위인 롯데렌탈의 강점은 중고차 경매장 롯데오토옥션을 통한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엔카닷컴은 비대면 구매 서비스인 홈서비스나 비교견적 서비스인 내차팔기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 신뢰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는 목표다. 케이카는 기존 사업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한편, 온라인 지배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등 온라인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협업도 꾀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중고차 시장 개방으로 허위·미끼 매물과 과도한 수수료 등 고질적 병폐를 없애고, 시장 전반의 신뢰도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는 물론 시장 투명성 제고, 잔존가치 평가 체계화 등을 통해 시장 전반에 걸쳐 신뢰도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중고차가 상품화 과정을 거치면서 부품 산업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신차보다 비싼 가격 거래도 문제는 가격 인상 여부다. 최근 들어 카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중고차 가격도 급등하는 추세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2020년식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W213 E250 아방가르드는 5136만원에서 5261만원으로 100만원 이상 올랐다. 아우디 A6(C8) 40 TDI도 4487만원에서 4563만원으로 1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4월 4275만원이던 2019년식 BMW 5시리즈(G30) 520i 럭셔리는 현재 4303만원까지 상승했다. 특히 인기 SUV·전기차의 경우 중고차가 신차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배터리가 핵심인 전기차의 생산 차질에 따른 카플레이션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생산비용의 약 80%가 원자재다. 테슬라 모델Y는 8000만~9000만원의 가격으로 중고차 매물이 올라오고 있다. 모델Y 롱레인지 신차는 4월 기준 8649만원이다. 케이카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의 4월 시세는 3월에 비해 1.0% 오른 5006만원이다. 지난 1월 4706만원에 비해 무려 300만원이 올랐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신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4000만원대 후반에 구매할 수 있다. 차를 사고 싶어도 없어서 사지 못하는 이들까지 겹치면서 일부 인기 차량의 경우 구매가격에 웃돈을 얹어서 판매하는 중고차 재테크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섣부른 예측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글로벌 이슈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 등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 책임연구원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고차는 신차 가격을 뛰어넘는 현상이 발생하는 반면, 오래된 중고차는 가격이 아주 많이 오르지는 않고 있다”며 “중고차 물량이라는 게 대기업이 진출한다고 해서 반드시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오히려 가격 정상화를 촉진하는 쪽이 맞지 않을까 한다. 현대차가 중고차 사업에 진출한 것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도 있지만 사실 브랜드 이미지 제고 측면이 강하다”며 “향후 중고차 시장은 구분될 것 같다. 돈을 더 주더라도 리스크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기업 인증중고차로, 가격이 싼 차를 찾는 사람들은 대기업과 관련 없는 중고차 딜러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3월 ANDA
2025.04월 ANDA
2025.05월 ANDA
2025.06월 ANDA
2025.07월 ANDA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유근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기락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