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이전 2020.07월호 다음
ANDA
+
+
+
+

글로벌·재테크

2020.03월 ANDA
2020.04월 ANDA
2020.05월 ANDA
2020.07월 ANDA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사회운동 무시하는 증시?...'사회적 자본' 반영

미국 증시는 사회운동과 독립적으로 움직여 분노할 줄 아는 ‘사회적 자본’ 긍정적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8분 46초 동안 짓눌러 사망케 한 사건에 분노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숨을 쉴 수가 없다!”라는 플로이드의 호소는 미국 도시의 거리를 메우는 시위대의 외침으로 되살아났다. 캐나다와 유럽에서도 무릎으로 목 누르기 자세를 취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가해 무릎을 꿇었다. 런던과 파리에서 ‘흑인 생명 중요하다’라는 피켓이 물결을 이루고 관공서 창에도 같은 문구가 내걸렸다. 미국에서 시위는 격렬해졌고 그 와중에 약탈과 방화가 더해졌다. 주 방위군이 투입되고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대를 폭도, 극좌파로 부르며 정규군까지 투입하겠다는 강경대응 태세를 보였다가, 현직 국방장관과 국가 원로, 전·현직 군 장성들의 반대로 물러섰다. 주 방위군 중대병력의 대표가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이 여러분의 일에 충실한 시위를 한다면 우리는 우리 임무에 충실하게 돌아간다”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TV에 나오기도 했다. 플로이드의 추모식을 전후로 시위는 폭력성을 벗고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회 등에 따르면 미국 내 흑인 사망 사건 항의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한인타운(코리아타운)에 배치됐던 주 방위군도 철수했다. 100여 명의 주 방위군은 항의 시위 기간 약탈 피해 등을 막기 위해 한인타운에서 치안 유지 및 순찰 활동을 펼쳐 왔고, 6월 둘째 주 시작과 동시에 원대 복귀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성명에서 “평화적 시위를 벌인 LA 시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주민의 안전을 지켜준 주 방위군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물론 그 전주까지 한인 상점에서 158건의 피해 상황이 있었다. 일부에서는 한인 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미국의 시위를 어떻게 인권운동 시각에서 보도할 수 있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니애폴리스의 경찰서가 불타고 시위대가 경찰차를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을 부각시키며, 어떻게 ‘폭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며 한국 언론을 탓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는 엄밀한 기준을 들이대며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이들이 소요를 일으킨다는 식의 이야기는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작금의 사태에 ‘폭동이 일어나 혼란에 빠졌다’는 식의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겠는가. 미국의 보수 성향 방송사 폭스뉴스가 미국에서 역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흑인들의 죽음과 주가 상승을 연관 짓는 인포그래픽을 보도했다. S&P500지수는 1968년 마틴 루터 킹이 암살된 해에 2.9% 상승했고, 1992년 로드니 킹을 구타한 경찰관들이 무죄 선고를 받았을 때 1.2% 올랐다. 또 2014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을 때 1.2% 상승하고, 최근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 과정에서 숨졌을 때 3.4% 상승한 것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1994년 니콜 브라운 심프슨이 살해됐을 때는 S&P500이 1% 하락했다며 폭스뉴스를 비판했다. 그러자 폭스뉴스는 “시민들의 공분을 산 역사적 사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담은 인포그래픽을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설명 없이 송출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사과했다. 민주당 소속의 14선 보비 러시 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절대적으로 말도 안 되는, 구역질 나는 짓”이라며 “이 그래픽은 시청자들에게 흑인의 목숨이 시장 이익으로 교환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증시의 상승세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 확산세와 극명히 대비된다. 주식시장이 사회문제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대해 CNBC방송 증시 프로그램 ‘매드 머니’의 유명 해설가 짐 크레이머는 주식시장이 사회문제를 외면하는 속성을 짚어냈다. 그는 “이런 현상은 결국 시장에 양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월가 증시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사회운동과 불안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추어냈다. ‘양심 없는’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사회적 혼란이 증시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에 기대고 싶어 한다는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폭스뉴스의 인포그래픽 내용에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가 맨해튼을 어지럽히던 2011년이 더해졌다. CNBC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은 뉴욕증시가 얼마나 경제 상황과 기업 실적에 충실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S&P 기업 실적을 관리하는 ‘데이터 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는 “역사는 주식시장이 어떻게 이런 종류의 사회적 혼란을 간과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면서 “직관과 배치되고 심지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개인적인 주장을 덧붙여 반전의 묘미를 더해 보고자 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흑인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된 자기 딸 키아라(26)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키아라가 자신이 불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위에 나갔고, 그것을 평화적 방법으로 했다는 것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언론처럼 찬물을 끼얹는 사실을 들이댈 수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체포됐다가 풀려난 키아라는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떤 상황이 왜 나에게는 불편한가를 반추해서 그것이 정당한 것이라면 이를 수용하려는 수고로움은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 수고로움 대신 한쪽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무리 짓고 힘을 더 키워 다른 생각을 지워 나가면 그것이 바로 파시즘 아니겠는가. 노예 해방이 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미국 사회는 흑인에게 불편하다. 폭스뉴스 등 외신에서 들추는 역사적 사실과 주가의 관계를 이렇게 해석하면 어떨까. 뼛속까지 스며든 사회제도를 바꾸는 것에는 얼마나 많은 용기와 희생이 필요한가. 인권 운동을 폭력으로 포장하지도 않고, 또 인권운동에도 폭력이 묻어가는 것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양심의 인내력으로 견뎌내는 사회적인 힘.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미국 시민은 분노했고 시위를 벌였다. 이런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주식시장이 확인하고 반영하는 것은 아닌가. 뉴욕증시가 ‘디스카운트’ 요인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골드만도 ‘달러 숏’...미·중 갈등이 변수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Dollar Index)는 최근 96까지 하락했다. 뉴욕증시가 최근 저점을 기록한 3월 말 이후 랠리를 펼치면서 반대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미국 경제의 침체 전망도 가세했다. 경제 봉쇄의 영향이 가장 컸던 2분기 성장률은 역대급의 자유낙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가 2차세계대전 때나 도입했던 국채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금리 상한 설정)을 몇 달 내에 채택할 수 있다고 본다. 골드만삭스는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전통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에서 탈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도 포지션을 취하기로 했다. 경제가 정상화되면 안전자산의 수요가 약해진다는 사실도 달러화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달러화 가치가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 정부가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말 현재 달러/위안 환율은 한 달 새 1.06% 절하된 7.1373위안을 기록했다. 베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전략가는 중국 인민은행(PBOC)이 미·중 갈등 상황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위안화의 약세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불확실한 실물경기 회복·코로나 2차 파동 우려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COVID-19) 쇼크로 인한 폭락 장세를 이겨내고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를 이어서 향후 3개월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활동 재개와 글로벌 경기부양책의 모멘텀이 살아 있어 당장은 고무된 투자심리에 의해 주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있다. 지난 3월 하순부터 글로벌 증시가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지만, 앞으로 실물경제의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이고 ‘2차 감염 파동’도 우려돼 최근 증시 랠리의 지속성에 의문이 생긴다는 것. 로이터통신이 미국, 유럽, 일본의 펀드매니저와 최고투자책임자(CIO) 총 35명을 상대로 실시한 월간 설문에 따르면 올해 중 글로벌 증시가 지난 3월 저점을 다시 찍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답변자 22명)에 10명이 ‘그렇다’, 나머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반이라고 보면 되겠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CIO는 “현재의 주식시장은 ‘브이(V)자’ 형태의 경기 회복을 반영하고 있는데,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상승세는 대규모 재정·통화 부양책의 힘을 받는 것이고, 대부분의 경제가 매우 길고 고통스러운 회복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新동맹 시대]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살기 위해 손잡는다

삼성 이재용·현대차 정의선 맞손, 미래협력 약속 인공지능 자율주행 테크핀 등 4차산업혁명 공동대응 포스트 코로나19...든든한 우군 필요성 커져 | 이강혁 기자 ikh6658@newspim.com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5월 13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삼성SDI 사업장에서 만나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사업상 목적에서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두 사람의 이른바 ‘전기차 배터리 회동’은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비즈니스의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두 그룹의 현재 주력업(業)은 많이 다르지만 새로운 시대를 대비한 미래의 그림은 여러 가지로 맞닿아 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정주영 현대 창업주 시절부터 이어져 온 껄끄러운 경쟁관계를 미래의 협력자 관계로 돌려놓아야 할 출발점에 서 있는 셈이다. 삼성 - 현대차, 위기감 최고조...미래 협력에 ‘명운’ “타이밍 업이다. 최적의 투자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피를 말리는 고통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반도체를 일으켜 세우면서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이런 피를 말리는 고통을 겪으며 지금의 삼성 반도체는 만들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을 이어받은 현재도 매 순간이 피를 말리는 고통의 연속이다. 제2, 제3의 반도체 신화를 써가야 하는 삼성엔 하루하루가 놓쳐선 안 될 타이밍이다. 하지만 대내외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 단적으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전·현직 경영진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3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글로벌 경영환경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일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고, 그에 더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마저 고조되며 반도체 등 주력업에서 삼성은 샌드위치 신세의 위기다. 삼성의 해법찾기는 초격차 전략에 맞춰져 있다. 압도적인 기술력과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경쟁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초격차 전략은 반도체 부품을 중심으로 삼성의 IT기술 전반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과감한 신사업 추진도 난국 돌파의 열쇠다. 전기차 배터리, 전장부품 등은 신성장원으로 손꼽힌다. 이재용 부회장이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전격적으로 만난 것은 반도체를 잇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 측은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된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하나”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삼성과 현대차 간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은 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00㎞에 이르는 전고체전지 혁신기술을 발표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배터리다.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용량을 키우고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선대의 껄끄러운 관계를 뒤로하고 협업을 논의하기까지 이른 것은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절박함의 표현일 수 있다. 세계 4위 완성차 브랜드인 현대·기아차의 상황도 삼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글로벌 경쟁구도는 더 치열해지고 내연기관 완성차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직격탄과 더불어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느끼는 위기감 역시 최고조에 달해 있다. 사실상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미래를 준비하는 현대·기아차의 전략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완성차를 만들어 파는 시대는 곧 종식될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이른바 ‘2025 전략’의 추진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의 두 방향성으로 이뤄져 있다. 기존 사업구조의 대전환이 선행돼야 할 문제다. 때문에 당장은 기존 내연기관의 완성차를 바탕으로 유지하면서 전기차, 수소전기차, 플랫폼 기반 서비스 신사업 본격화 등 차세대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런 미래 사업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기에는 현대모비스와 만도 등 기존 기술·부품사와의 협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핵심 부품의 IT화, 신기술이 접목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의 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선결과제가 남아 있어서다. 부품 영역의 새롭고 탄탄한 파트너십 확장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원장은 최근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 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만남을 그 대표 사례로 들면서 “이제까지 중후장대한 설비를 운영해 왔다면 이를 파트너와 나누거나 다른 기업들이 가진 연구개발(R&D) 자원을 결합해 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이로써 가격을 높이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img4 삼성 - 현대차, 미래 협력자로 손색없어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만남에 국내외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삼성과 현대차의 실질적인 총수 간 이례적 만남이 미래의 협력 동맹전선을 이룰 신호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손을 잡을 경우 만들어질 파괴력에 경쟁 업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IT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강자이자 세상을 바꿀 배터리 혁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과 미래 모빌리티 라이프를 주도하겠다는 현대차의 이해관계는 일단 맞아떨어진다. 한국 최고의 기업들이 만나 세계인의 삶을 바꿀 엄청난 시너지를 내주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번 두 총수의 만남은 삼성이 공을 들이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관련된 것이다. 현재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삼성이 주도한다고는 볼 수 없으나 기술발전 속도는 일본 업체를 뛰어넘고 중국 업체의 질주에 한발 앞선다는 평이다. @img5 더구나 이번 만남에서 두 총수는 IT기술 기반의 전장부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입장에서 세계의 어느 부품사와도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을 놓고 보면 삼성과의 협력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삼성은 하만을 인수한 이후 전장부품 분야에서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을 크게 높여가고 있다. 자율주행기술 등 IT부품 톱플레이어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두 그룹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세계화 단절장벽을 경험하면서 빠른 의사소통과 대처가 가능한 우군의 필요성을 절감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지디넷 등 일부 외신은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이 이뤄지면 양사가 엄청난 시너지를 내게 될 것이고 다양한 사업의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외 불문 합종연횡...산업 간 경계도 무의미 삼성전자와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유례없는 감염병 위기가 기업 경영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생존을 놓고 벌이는 전장에 다시 한 번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업종은 물론 적과 아군의 구분 없이 합종연횡하며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영에 있어서도 기존의 틀에 갇혀 있으면 안 될 것”이라며 “국내외 기업들 너나 할 것 없이 각자 필요에 따라 이합집산, 합종연횡 중으로 업종 간 경계도 무의미해진 지 오래”라고 언급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생존을 위한 협력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른바 4차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신기술 분야에서의 동맹 맺기가 치열하다. 최근 LG전자와 KT 그리고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AI)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들 3사는 지난 6월 3일 AI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LG전자는 ‘AI 원팀(AI One Team)’에 참여해 인공지능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 ‘AI 원팀’은 국내 인공지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학연 협의체다. 이들 외에도 현대중공업지주, 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에 앞서 올 1월엔 삼성전자, SK텔레콤, 카카오가 AI 연합체를 결성했다. 당초 카카오와 SK텔레콤이 지난해 3000억원대 지분 교환으로 AI 연합체를 시작했고, 삼성전자가 가세했다. @img6 AI는 세계적으로 미국, 중국 등이 앞서 나가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등이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 국내 기업들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생존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 셈이다. 동맹을 통해 보유 기술 및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고 제품, 서비스, 솔루션 분야의 사업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산·학·연을 연결하는 인재양성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공지능 역량 기반의 사회적 이슈 해결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전홍범 KT AI·DX사업부문장(부사장)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남다른 역량을 갖춘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합류하면서 AI 원팀의 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일평 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 대학, 연구소들과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해 인공지능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실질적인 사업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가 계기가 되긴 했지만, 그런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미래 사업 전략을 찾고자 애쓰는 기업들의 절실함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외에도 현대중공업그룹과 KT, 에쓰오일과 카카오, LG전자와 GS칼텍스가 만나 서로 상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KB국민은행과 LG유플러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SK텔링크도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한화솔루션(한화큐셀)도 최근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기차에서 회수한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ESS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업 간,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이미 오래다. 밖으로 나가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처럼 일본 토요타와 파나소닉도 손을 잡았다. 토요타와 파나소닉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 2022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또한 중국 전기차 메이커 비야디(BYD)는 미국 포드모터스에 전기차용 연료전지를 공급키로 했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기가팩토리 합작사를 만들었고, 폭스바겐과 스웨덴 신생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가 합작공장을 추진하는 것 역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동맹의 좋은 예다. 배터리뿐만 아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기업 간 합종연횡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KT, 카카오 등과 협업에 나섰고, LG전자는 네이버·마이크로소프트와 연합했다. 현대차는 구글, 아마존과도 사업적 교감을 나누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전장업체 하만과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2025년 이후에 선보일 차세대 콤팩트카 공용 플랫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뭐는 되고, 뭐는 안 되고’라는 게 없다. 필요하면 손을 잡는 것”이라며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많아질 것 같다”고 전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AI 동맹...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 vs KT·LG전자·LG유플러스

AI 기술패권 유지 못하면 국내 시장 송두리째 내줄 판 AI 동맹 핵심은 데이터 + 인재 확보 합종연횡 ‘필수’지만...협력 잘될지 ‘미지수’ |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 정윤영 기자 yoonge93@newspim.com “사실 연합을 해도 미국 구글 하나 당해 내기 힘들다.” 최준균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는 국내 IT기업들의 인공지능(AI) 동맹이 이뤄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얘기다. LG전자, KT,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3일 ‘AI 원팀(One Team)’을 구성해 AI 관련 핵심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AI 원팀엔 이들 외에도 현대중공업지주, 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 중이다. 앞서 올 1월엔 삼성전자, SK텔레콤, 카카오가 AI 연합체를 결성했다. 당초 카카오와 SK텔레콤이 3000억원대 지분 교환으로 시작한 AI 연합체에 삼성전자가 가세한 것. 네이버도 글로벌 전역에 AI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석상욱 네이버랩스 대표는 지난해 10월 ‘데뷰(DEVIEW) 2019’ 컨퍼런스에서 “미국의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와 중국의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에 맞설 수 있도록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주력 사업국가인 한국·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을 거쳐 ‘네이버랩스 유럽’이 있는 프랑스까지 하나의 AI 연구 벨트로 묶는다는 청사진이다. 네이버는 선제적으로 국내외 인공지능 연구소 및 AI 관련 법인을 설립했으며 자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검색, 광고, 라인(LINE) 등에 적용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인공지능 분야에 20년 이상 연구를 진행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했다. 2018년에는 홍콩과학기술대와 손잡고 ‘네이버-라인-홍콩 과기대’와 AI 연구소를 개소했다. 라인은 2016년 라인데이터랩스를 설립한 데 이어, 내년까지 AI 인재를 20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네이버 글로벌 AI 연구소인 네이버랩스유럽 주최로 지난해 11월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로봇인공지능(AI for Robotics)’ 타이틀을 걸고 글로벌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워크숍에는 전 세계 인공지능 및 로봇 분야 석학 11명이 참여해 AI 활용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AI 기술패권 없인 국내 시장 송두리째 빼앗겨 국내 기업들이 AI 동맹 구축에 필사적인 것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 앞다퉈 들어오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 맞서 인공지능 기술 패권을 유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이들을 뭉치게 했다. 특히 중국이 빠르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버금가는 연구 성과를 내놓자 국내 기업 간 AI 동맹 결성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말 열린 인공지능 자연어 이해 평가(GLUE, General Language Understanding Evaluation) 대회에서 중국 바이두의 AI ‘에르니(ERNIE)’는 90.1점을 받아 1등을 차지했다. MS와 구글은 각각 89.9점, 89.7점을 얻는 데 그쳤다. 자연어는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이라 GLUE는 AI 분야 언어 이해 능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성과 평가기준)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중국이 AI 분야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낸 데는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막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결제는 중국 전체 인구의 45%인 5억2500만명(2018년 기준)이 이용 중이다. 전체 인구의 20% 수준인 5500만명이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미국과 비교된다.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생산량에서도 중국이 1억5200만 테라바이트(TB)로 미국의 6900만 TB를 압도한다. AI 동맹 핵심은 데이터 확보 최근 국내 기업 간 AI 연합체 구성이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위한 데이터 공유 동맹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빅데이터가 없으면 인공지능 연구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훈련시킨다. 데이터로부터 배우는데, 빅데이터가 없으면 AI 연구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실용적인 인공지능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에서 알고리즘을 개발해 통신사의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하면 인공지능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준균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는 “데이터가 없으면 인공지능은 소용이 없다”면서 “데이터가 있어야 인공지능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AI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데이터 수집”이라며 “인공지능 연구개발 과정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변환하는 데 전체 비용의 80%가 든다. 데이터가 정리되면 AI 돌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고 부연했다. KT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전자 디바이스가 하나의 플랫폼처럼 연동되면 사용자 경험 데이터를 많이 모을 수 있다”면서 “어쨌든 인공지능은 데이터가 많이 쌓여야 한다. AI 원팀으로 당장 돈을 벌겠다기보다는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 나가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AI 인재 태부족...연합군 결성이 살길이라 판단 국내 기업 간 AI 동맹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국내 AI 인재 부족이다. 이병태 교수는 “인공지능 개발에 가장 중요한 건 맨파워”라면서 “중국, 미국에서 높은 임금으로 우리나라 AI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AI 인재 영입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 AI 경험이 많은 사람이 드물다는 점”이라며 “삼성전자도 AI 인재를 뽑기 위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세계 곳곳에 AI 랩을 만들고 있다. 이번 AI 동맹의 핵심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AI 인재가 희소자원이 됐고 모두들 AI 인재 부족을 겪고 있으니 연합전선으로 힘을 합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KT의 AI 관계자도 “합종연횡으로 AI 공동연구를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인재 영입이 합종연횡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AI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과기정통부 주도로 지난해 KAIST, 고려대, 성균관대, 광주과기원, 포항공대 등 5곳에 AI대학원을 개설했다. 그리고 올해 4월 연세대, 울산과기원, 한양대 등 3곳을 추가 선정했다. 네이버가 지난 2017년 유럽 주요 인공지능 연구소 가운데 하나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인수에 나선 것도 80여 명의 AI 핵심 연구인력 확보가 주된 목적이었다. 기업 간 기술역량 달라 합종연횡은 필수 AI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고 기업 간 기술 역량이 달라 공동연구를 위한 연합체 결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병태 교수는 “인공지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소프트웨어 형태가 아닌 하드웨어의 펌웨어(firmware) 형태로 돌아가야 한다”며 ”인공지능은 여러 기술이 결합돼 있기 때문에 한 기관이나 회사 또는 혼자서 다 하기가 어렵다. 연합체 구성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펌웨어는 하드웨어 장치에 포함된 소프트웨어로, 소프트웨어를 읽어 실행하거나 수정하는 것도 가능한 장치를 말한다. KT 관계자 역시 “AI는 한 회사의 역량만으론 되지 않는다”며 “연합을 통해 힘을 모아서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I 솔루션 개발법이 유사하다는 점도 연합체 결성을 부추기는 요소다. 최준균 교수는 “AI 솔루션 개발법은 비슷하지만, 영역에 따라 조금씩 적용되는 것만 다르다”면서 “우리나라는 AI 솔루션 개발 역량이 미국, 중국에 비해 너무 밀리기 때문에 연합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AI동맹은 승자없는 게임...협력 잘될지는 미지수 기업 간 AI 동맹 결성으로 연합체 간 경쟁 구도를 형성했지만, 학계에선 ‘승자 없는 게임’으로 봤다. 이병태 교수는 “원천기술은 구글, IBM, MS 등 다국적 초대형 IT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주로 앱(APP)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각자 경쟁하면서 제품화가 이뤄지겠지만, 어느 한쪽에 승자가 있는 게임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AI 동맹은 MOU 수준”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AI의 새로운 표준을 만든다면 승자가 있는 게임이 될 텐데 이번 경우는 기술표준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기대만큼 협력이 잘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준균 교수는 “제일 큰 문제는 데이터”라면서 “데이터를 모아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학교랑 같이 연구하려면 데이터를 다 내놔야 한다. 그래야 알고리즘을 돌릴 수 있다. 그런데 서로 좋은 데이터는 내놓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립적인 기구나 정부 기관의 조정력이 필요하다”며 “업체만 모여서는 잘 안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런 우려 속에 KT AI 관계자는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선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지만, 무작정 모든 데이터를 개방하긴 힘들다”며 “고객 정보와 데이터가 KT 경쟁력을 유지하는 중요 자산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선에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답을 내놨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자율주행 동맹...현대차·KT·카카오 vs LG전자·네이버·MS

목표는 자율주행 시대...투자 협업 등 광폭 ‘합종연횡’ |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 심지혜 기자 peoplekim@newspim.com 올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실물 크기의 개인용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 부스에 모인 전 세계 미디어와 관람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현대차의 개인용 비행체 ‘SA-1’은 세계 최대 자동차 공유 업체인 우버(Uber)와 협업해 만든 5인승 비행체다. 자율주행 기술과 전기차, 배터리 등 기술을 집약한 미래 모빌리티의 결정체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버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는 KT, 카카오 등 국내 기업은 물론 구글, 앱티브 등 세계적인 기업과 동맹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협업 목적은 오직 자율주행 기술 확보 현대차가 자율주행 시대를 열기 위해 다른 산업의 기업들과 연합을 거듭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판매만으로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2010년대부터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이스라엘 등 전 세계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손을 잡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2014년부터 중국 바이두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자율주행 기술과 커넥티드카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두는 검색엔진, AI, 음성인식, 커넥티비티 등 분야에서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다. 구체적 협업은 △커넥티드카 서비스 △음성인식 서비스 △AI로봇 개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 크게 4대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와 바이두는 지도, 빅데이터, AI, 각종 인터넷 포털 서비스 등을 활용한 콘텐츠를 차량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바이두와 자율주행 부문 협력 관계를 구축해 중국의 다양한 도로 환경에 적합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바이두는 자율주행 무인택시 100만대 운영을 목표로 기술 개발과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2016년 4월부터 미국 시스코와 협업해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 2018년 1월 차량 내 네트워크의 통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고품질의 통신 속도는 자율주행 등 미래차 개발의 핵심기술이다. 현재 차량 내 통신 시스템은 각 기기 간 속도가 최대 500kbps에 불과한데 차량용 이더넷 통신으로 최대 1Gbps까지 높인 것이다. 이를 통해 차량 내 통신은 물론 향후 자율주행 시대의 신호등 등 외부와의 통신 체계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통신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사고와도 관계가 깊다. 자동차가 시속 100km로 주행하면 1초에 약 28m를 주행하는데 통신 속도에 따라 사고 유무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의 속도 외에 정확성과 오차범위 등도 매우 중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 같은 협업에 대해 “모빌리티 산업을 통한 공유경제는 자동차 회사의 생존이 걸린 만큼 전 세계 자동차 업체와 수많은 기업이 합종연횡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자율주행 기술 확보는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 앱티브 40억달러 합작사 ‘협업의 정점’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오로라와 앱티브 등에 투자하며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로라는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설립된 자율주행 기술 전문기업이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과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총괄 스털링 앤더슨, 우버의 인식기술개발 담당 출신 드류 배그넬 등이 의기투합했다. 특히 현대차가 지난해 9월 앱티브와 40억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협업의 정점을 찍었다. 앱티브는 순수 자율주행 기술 글로벌 3위 업체다. 현대차가 단순 협업을 넘어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공동개발 방식을 택한 만큼, 그룹의 ‘정공법’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IT 기업이 주축이 된 자율주행 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앱티브와 합작법인 본계약을 체결한 뒤 “앱티브는 자율주행 그 자체가 목적”이라며 “2022년 완성차에 자율주행을 시범운영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앱티브는 안전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앱티브와 하나하나 함께 만들어 가겠다”면서 “좋은 기술을 이용하더라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자동차 회사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국내 카카오와 협업을 통해 ‘서버형 음성인식’ 시스템을 2017년 제네시스 G70에 첫 적용했다. ‘서버형 음성인식’은 카카오I(아이)의 음성인식을 통해 목적지 검색과 맛집, 관광지, 정비소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카카오가 외부 업체에 개방한 것도 현대차가 처음이다. 양사의 동맹 관계는 새로운 커넥티드카 서비스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듬해 국내 최초로 현대·기아차 전 차종에 구글의 차량용 폰 커넥티비티 서비스인 안드로이도 오토 서비스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또 현대차는 KT와 협업을 통해 전기버스 원격관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지난 2018년 KT와 5세대 통신 기반의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LG전자, 자율주행로봇 위해 네이버·MS와 동맹 현대차가 꿈꾸는 자율주행 자동차, 비행체와 다른 각도에서의 자율주행 동맹도 진행되고 있다. LG전자는 로봇사업에서 네이버, SK텔레콤, CJ푸드빌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과 손잡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클로이’를 안내·서빙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다. LG전자는 로봇 주행 관련 연구를 위해 지난해 1월 네이버의 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고정밀 위치·이동 통합기술플랫폼 ‘xDM(eXtended Definition & Dimension Map)’을 클로이에 적용하는 협약을 맺었다. xDM은 네이버랩스에서 연구 중인 맵핑, 측위, 내비게이션 등 첨단기술과 고정밀 데이터를 통합한 플랫폼이다. 여기에 도보 내비게이션 인터페이스(API)와 증강현실(AR) API를 결합하면 사용자에게 유용한 쇼핑 정보를 보여주거나 특정한 장소까지 AR 내비게이션으로 구현하는 게 가능해진다. SK텔레콤과는 5G 통신 서비스 활용을 위해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은 LG전자 계열사 LG유플러스와 경쟁관계다. 하지만 LG전자는 이해관계보다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고도화가 우선이라며 SK텔레콤과의 동맹을 선택했다. LG전자는 SK텔레콤의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 자율주행이 가능한 LG전자 로봇을 △실내지도 구축 △보안 △안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공동 모색할 계획이다. @img4 LG전자는 클로이 사용처 확대를 위해 음식 사업을 하는 CJ푸드빌과도 협력 중이다. 클로이는 CJ푸드빌 매장인 ‘제일제면소’에서 실내 자율주행 및 장애물 회피 기술을 기반으로 서빙하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최근에는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과 배송로봇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LG전자가 갖춘 AI, 실내 자율주행 등의 기술과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민족 등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경험한 노하우를 공유,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전장부품 사업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초 LG전자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19’에서 MS와 AI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목표는 차세대 주력사업인 자율주행차 부품 및 인포테인먼트 경쟁력 확보다. LG전자는 앞선 기술력의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활용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예정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박상현 하나금투 글로벌주식실장 “미국주식, 주식보단 달러자산으로 판단”

“부동산→주식 머니 무브...더블딥 가능성 아주 낮아” “코로나 이후 미국 비중 더 확대...6~7월 단기 조정이 기회” | 홍승훈 선임기자 deerbear@newspim.com 코로나19가 몰아친 세상에서 살아남았다. V자로 움푹 파이면서 골짜기는 생겼지만 코로나 쇼크 직전 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개별종목 중에선 직전 고점을 이미 넘어선 곳도 눈에 띈다. 미국 기술주가 집결된 나스닥시장 얘기다. 모든 시장이 다 같은 건 아니다. 미국, 특히 나스닥이 유독 강했다. 최근 2~3년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선 한국 주식이 아닌 미국, 중국 주식을 화제로 삼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그만큼 해외주식 투자자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 전후, 해외주식 트렌드는 바뀌고 있다. 박상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주식영업실장(상무대우)은 월간 ANDA와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해외주식 중 미국 비중이 컸지만 코로나를 지나며 미국으로의 쏠림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나스닥 중심의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고 진단했다. 고액자산가들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목격된다고 했다. 박 실장은 “요즘 부자들, 건물주들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세금 이슈나 저금리, 공실 등의 문제로 이들은 부동산보다 주식에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 자금 상당 부분이 주식 쪽으로 이동했다”고 귀띔했다. “코로나 이후 미국, 특히 기술주 관심 높아져” Q. 최근 해외주식 트렌드가 다소 바뀐 것 같은데. A. 과거 미국 주식 투자비중이 70~80%였고 나머지가 중국·베트남 등 개별국가였다면, 코로나 이후 미국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기술주에 대한 관심도가 특히 높다. 자산가들의 경우 미국 주식에 대해선 추가매수나 수익실현 쪽으로, 중국에 대해선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한다. Q. 코로나로 인한 폭락 때 기존 매수자들은 보유주식을 팔지 않았나. A. 고액자산가 고객 상당수가 코로나 이전 100% 이상 수익을 올렸다. 그러다 보니 20~30% 낙폭을 버틸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조정기에 부동산을 처분하고 주식에 들어온 자산가도 꽤 눈에 띈다. 고액자산가일수록 달러자산 투자가 안전하다는 걸 안다. Q. 국내서 동학개미가 화제다. 미국에도 개인들 직접투자가 많아졌다던데. A. 국내 동학개미와 같이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다. 젊은 층의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거래 또한 최근 꽤 늘어난 것으로 안다. Q. 그들은 주로 뭘 샀나. A. 소위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나 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초대형주보다는 테슬라나 보잉 같은 주식을 사는 특징이 있다. 워런 버핏이 금융과 항공주 상당량을 판 것과 반대로 젊은 층은 이를 선호한다. 국가가 이 같은 기간산업을 보호할 것이란 기대가 큰 것 같다. 물론 기존 언택트 초대형주들이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대안적 성격도 있다. Q. 이미 많은 기업의 주가가 올랐다. 현 시점 투자전략은. A. 기존 초대형주들이 고점을 찍으면 그 밑의 종목군이 움직일 것이다. 테슬라, 엔비디아, 넷플릭스, AMD 등이 대표적이다. 현 상황에선 보잉이나 비욘드미트 같은 회사도 긍정적으로 본다. 원유가격 급락 이후 엑슨모빌이나 쉐브론 등을 장기로 투자해 보자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마오타이, 코카콜라 시총 추월...中 택배업 성장” Q. 중국 증시는 어떤가. A. 전반적으로는 밋밋한데 일부 개별종목 중 눈에 띄는 것들은 있다. 예컨대 최근 중국의 ‘마오타이’가 코카콜라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 중국판 배달의민족인 ‘메이투안 디엔핑’의 시총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 중국 택배회사 ‘순풍홀딩스’의 눈부신 실적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중국은 일부 개별종목에 한해 움직이다 보니 아무래도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하는 이가 많은 것 같다. Q. 증시의 더블딥 가능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보나. A.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본다. 물론 미·중 간 이슈로 인해 6~7월 단기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기존 주식을 팔 상황까진 아니다. 오히려 신규 투자자에게 좋은 타이밍일 수 있다. 최상단 바로 밑의 종목군이 5~10% 조정을 겪으면 살 만하다고 본다. 페이스북, 넷플릭스, 엔비디아, AMD 등 나스닥 시총 10위권 종목을 눈여겨보라. Q. 1억원으로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A. 현재로선 아마존 40, 비자카드 30, 보잉 30 비중을 권한다. 아마존은 신고가에 있지만 계속 오를 주식이다. 비자는 황제주로 이쪽 업계에선 변동성 적고 가장 안전한 주식으로 손꼽는 기업이다. 보잉은 밋밋했지만 앞으로 업사이드 포텐셜이 있다. 해외주식 1세대인 박상현 실장은 리딩투자증권 출신으로 미국주식 트레이더부터 시작했다. 이어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해외주식영업팀장, KB증권 글로벌기관영업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하나금융투자 글로벌주식영업실장을 맡아 해외주식을 총괄하고 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강대국만 더 강해지는 유럽 채권 신중히 지켜봐야

ECB 경기부양에도...“과도한 기대는 금물” 독일 국채, 투자등급 회사채 등 추천 |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들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유럽 금융시장도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약세를 보였던 이탈리아 국채나 하이일드 채권의 반등세도 이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취약국가들의 신용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면서, 반작용으로 독일·네덜란드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이 연말까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6월 ECB 경기부양책 과도한 기대는 금물 유럽중앙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0.0%, 예금금리 -0.50%를 유지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로 갈 것이란 의견도 있었으나 금리 동결을 택한 것이다. 이미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신 ECB는 6월 4일(현지시간)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1조3500억유로(약 1830조원)까지 확대했다. PEPP는 올해 3월 도입된 이래 유럽 취약국 채권 매입 등에 활용된 경기부양책이다. 또한 시중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기한도 내년 6월까지 연장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재정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5월 이후 이탈리아 등 취약국 채권도 회복세(금리 하락)를 보이고 있다. 독일로 대표되는 중심국과 이탈리아 등 취약국의 채권 스프레드 차이가 좁혀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전까지는 독일(AAA), 영국(AA), 프랑스(AA)와 같이 비교적 안정적인 국가 채권은 강세를 이어온 반면 스페인(A), 이탈리아(BBB) 국채 가격은 하락하거나 횡보 상태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강세 요인만 보고 유럽 채권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유럽 실물경제 충격을 예상하기 어려운 데다 ECB의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1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3.6% 내려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하락했고, 주요국 수출입 지수 역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태다. 독일이 ECB의 경기부양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걸림돌이다. 지난 5월 독일 헌법재판소는 ECB가 실시하고 있는 공공채권매입프로그램(PSPP)이 위헌이라며 8월 초까지 정당성을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독일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다른 유럽 국가들의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연말까지 독일 국채·투자등급 회사채 강세 전망 전문가들은 유럽 기업의 디폴트 우려와 취약국의 재정 부담이 연말까지 더 심화될 수 있다면서 안전자산이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CB가 재정 취약국의 부채를 모두 부담할 수는 없다. 향후 기업 디폴트가 발생하면 이탈리아 등 취약국 신용등급도 하락할 수 있다”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취약국 신용위험은 유럽 내 신용도가 가장 높은 독일 채권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과 2015년, 이탈리아 신용위험이 확대되는 동시에 독일 경기 하강이 맞물리던 시기에 독일 금리는 빠르게 하락(가격 상승)했다. 반면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 신용등급이 높은 유럽 채권은 캐리(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유럽 중심국 채권 투자는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차익을 노려야 하는데, 개인이 접근하기는 어려운 영역이다. 한 해외채권 딜러는 “목돈을 투자해 만기 보유하는 것이 개인 채권투자자들의 일반적인 투자 방식인데, 유럽 투자와는 맞지 않는다”며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무한정 내려갈 수도 없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유럽 채권 중에서는 중수익·중위험을 노릴 수 있는 투자등급 회사채를 추천했다. 소비재 등 안정성이 높은 섹터 기업에 투자하면 경기 하락 국면에서도 일정 수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 확대로 유럽 투자등급 회사채는 수혜를 볼 것”이라며 “반면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매입 프로그램에도 포함되지 않는 데다 실물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하면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코로나19 ‘보복 소비’에 ‘럭셔리 펀드’ 뜬다

5월 상장 ‘하나로 글로벌럭셔리S&P ETF’ 수익률 12.77% 루이비통·리치몬드·케링 등 해외 브랜드 투자 공모펀드에도 관심...“섹터 불문 브랜드 소비 늘것” |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 계획을 미룬 A씨는 최근 명품 재테크로 관심을 돌렸다. 직접 명품을 구매해 더 비싸게 되파는 경우도 있지만, A씨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명품 브랜드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을 알아봤다. 일명 ‘럭셔리 펀드’의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는 지인 추천에 소액으로 명품 재테크를 시작했다. 이른바 ‘보복 소비’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코로나19에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분출되는 것이다. 이에 명품 재테크도 덩달아 관심이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최근 출시돼 주목받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하나로 글로벌 럭셔리 S&P ETF’는 설정 이후 12.77% 수익률(6월 4일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5월 12일 거래소에 상장돼 국내 최초로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Global Luxury Index)를 추종하는 ETF다. 현재 순자산 규모는 90억원 정도, 총 보수는 연 0.05%다. 지수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Moet Vuitton)가 7.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다음 리치몬드그룹(Richemont) 6.54%, 케링그룹 5.63%, 다임러AG 5.63% 등을 가지고 있다. 국내 비중도 1.36% 정도로 아모레퍼시픽과 강원랜드 등이 포함돼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 상장 ETF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글로벌 브랜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들은 있었지만, 글로벌 럭셔리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선보여 투자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다양한 국가의 주식 편입 등으로 직접 운용이 어려운 측면이 있어 합성복제 방식으로 운용된다. 장외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하며, 별도의 환헤지를 실행하지 않아 기초지수 변화 외에 환율 변동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위험 등급은 2등급(높은 위험)이다. NH아문디운용 측은 “기초지수 스왑이 주된 투자 대상으로, ETF 추적 오차 최소화가 가능하다”면서 “거래 상대방(AP·LP증권사)과의 담보 거래를 통해 거래 상대방의 위험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스왑 거래 상대방의 담보 비율은 100%를 유지하며, 주로 채권과 국내 상장주식 등 유동화 가능한 자산을 통해 위험 관리를 한다. “코로나로 소비패턴 변화...브랜드 기업 재평가”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증권자투자신탁’,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증권자투자신탁’ 등은 명품 브랜드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는 자산 85% 정도를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투자한다. 페라리, 루이비통모에헤네시, 케링, 에르메스, 에스티로더, 몽클레르 등 해외 브랜드를 주로 담고 있다. 최근 3개월과 1년 수익률은 각각 9.73%, 8.23%를 냈다. 지난 3년간 수익률은 14.35%다. 운용설정액이 가장 많은 펀드는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다. 지난 2008년 7월에 설정돼 운용 규모는 5142억원 정도다. 수익률도 최근 한 달 7.98%, 1년 19.46%로 양호하다. 전체 자산 약 85%를 해외주식에 투자하며 주요 보유주식은 알파벳, 페이스북, 텐센트, 케링, 루이비통모에헤네시, 애플 등이다. 총 보수는 2.05%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밝다. 보상 소비 등의 방식으로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되살아나면서 특히 명품 브랜드는 수혜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는 판단이다. 김수정 SK증권 ETF스트래티지스트(Strategist)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채널 전환 가속화라는 소비 패턴의 변화는 결국 브랜드라는 무형자산을 보유한 회사들에 대한 기업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 선진국 경기 회복 국면의 끝에는 소비재 업체의 주가 아웃퍼폼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실적은 경기 회복 이후에 어김없이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섹터를 불문하고 럭셔리 브랜드를 향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아문디 S&P 글로벌 럭셔리 ETF(LUXU, GLUX)’와 ‘하나로 글로벌 럭셔리 S&P ETF’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보험 리모델링, 꼭 해야 하나?

과거 상품이 경쟁력 더 좋아, 해지 신중해야 리모델링은 필요한 보장만 일부 선택 | 김승동 기자 0l087094891@newspim.com “언제 큰 병에 걸리거나 대형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에 보험은 건강할 때 일찍 가입하고, 평생 동안 길게 보장을 받아야 합니다.” 많은 보험설계사가 이렇게 설득하며 상품을 권유한다. 설계사의 논리에 반박하기 쉽지 않다. 보험은 언제 마주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가입하는 금융상품이다. 그러나 담당 설계사는 약 2~3년 후 찾아와 말을 바꾼다. “예전에 가입했던 상품보다 보장이 더 확대됐는데도 보험료 부담을 낮춘 상품이 나왔습니다. 보험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트렌디한 상품이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진행, 신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현명합니다.” 이 역시 논리적으로 틀리지 않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몇 년 전 논리와 부딪힌다. 보험은 장기상품이니 길게 보장받아야 한다고 설득하고, 다시 트렌디한 상품이니 수시로 점검하고 리모델링을 받아야 한다니. 어떤 것이 맞을까? 좋은 보험 길게 가입해야 통상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가입한 보험이 좋은 보험이라고 조언한다. 또 해지하지 않는 보험이 좋은 보험이라고도 언급한다. 전문가들이 이렇게 조언하는 이유는 적용하는 이율과 보험에 붙는 사업비 구조를 알면 쉽게 이해된다. 현재 5년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약 1%에 불과하다. 하지만 10년 전인 2010년에 이들은 4~5% 수준이었다.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인 국고채는 나라가 망하지 않으면 무조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10년물과 5년물은 장기금리를 대표한다. 보험상품에서 적용하는 이율도 사실상 이 국고채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통상 은행 예·적금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으로 보험의 예정이율·최저보증이율이 정해진다. 시중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보험사가 무조건 보증하는 금리다. 결국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온 우리나라에선 과거에 가입한 보험에 적용된 금리가 현재 가입 가능한 상품의 금리보다 높다는 얘기다. 또 과거 상품은 보장범위도 넓고 보장금액도 상대적으로 큰 상품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과거 보험의 상품 경쟁력이 현재 가입 가능한 상품보다 좋은 셈이다. 아울러 보험은 가입 초기에 사업비를 집중적으로 차감한다. 통상 가입 후 2년까지 전체 사업비의 약 50%를 차감하고, 이후 5년간 남은 사업비를 뗀다. 이처럼 초기에 사업비를 집중적으로 차감하는 이유는 해당 상품을 판매한 설계사에게 수당을 선지급해야 하는 탓이다. 이에 가입 2~3년 후에 상품을 해지하고 재가입하면, 소비자는 혜택은 못 보고 보험사에만 돈을 쥐어주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보험은 가입할 때 신중해야 하고, 해지할 때는 더 신중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상품으로 리모델링을 권해도 따져보고 또 따져봐야 한다. 물가상승률 따라가지 못한 보장 추가해야 보험은 트렌디한 상품이기에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논리도 일부는 맞다. 보험은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십수년 전에 가입했다면 보장 공백이 발생했을 수 있다. 가령 30세에 건강보험에 가입했고 현재 50세가 됐다면 보장금액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암이나 급성심근경색 등 큰 병에 걸리면 1000만원을 보장받는 조건이었다. 보장금액은 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암에 노출되면 1000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정해진 보험금을 받는 정액보험이다.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는다. 반면 의료비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오른다. 때문에 과거 고액을 보장받는 상품에 가입했어도, 현재는 의료비를 모두 충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울러 과거 암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건 시한부 인생의 선고를 받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완치율이 매우 높아져 치료비보다 치료 후 요양비와 생활비가 더 중요해졌다. 이에 요양비와 생활비를 보장하는 상품의 필요성이 커졌다. 과거 상품을 해지하고 재가입하는 것보다 과거 상품은 그대로 놔두고 새로운 상품에 일부만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가입한 상품에서 사업비를 다 차감하면 보험금을 지급할 부채만 남게 된다”며 “이에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게 해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대로 한번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보장받을 때까지 유지하는 게 가장 현명한 보험 활용법”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전고체 배터리가 뭐길래 글로벌 기술 경쟁 치열

이재용·정의선 만남에 전고체 배터리에 관심↑ 일본 도요타 기술개발 선두...업계 2025년 상용화 목표 |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의 ‘파격적 만남’을 이끈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고체 배터리(All-solid battery)는 모든 부분이 고체로 이뤄진 배터리를 뜻한다. 현재 사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이 액체로 이뤄져 있고 나머지 양극, 음극, 분리막, 양음극집전체 등은 고체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전해질이 고체로 바뀌면서 모든 구성 물질이 고체화되는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에 세계가 집중하는 이유 배터리업계의 과제는 작고 안전하면서 대용량의 배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즉 용적당 에너지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밀도 향상이 과제다. 밀도를 높이려면 양극과 음극의 전압·전류량을 증대시켜야 한다. 문제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압·전류량 상승 과정에서 가연성을 가진 전해액의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특히 온도가 섭씨 70도 이상 높아지면 폭발할 위험이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스마트폰·노트북 발화 사건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로 바뀌면서 화재 위험이 낮아진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대용량 구현이 가능하고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SDI, ‘덴드라이트’ 극복 기술 개발 세계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난제를 푼 신기술을 삼성이 최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전고체 배터리에는 배터리 음극 소재로 ‘리튬금속(Li metal)’이 사용된다. 리튬금속은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낮추는 ‘덴드라이트(Dendrite)’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난제가 있다. 덴드라이트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는 리튬이 음극 표면에 적체되며 나타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를 뜻한다. 이 결정체가 배터리의 분리막을 훼손해 수명과 안전성이 낮아진다. 삼성전자는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음극에 5㎛(100만분의 1m)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Ag-C Nanocomposite Layer)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고체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기존보다 배터리 음극 두께를 얇게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게 한다. 이에 따라 크기도 리튬이온 배터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배터리 1회 충전에 800㎞를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해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지난 3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를 통해 공개했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으로부터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관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술 개발 각축...2025년 상용화 목표 세계적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의 선두에 일본의 도요타가 있다.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233개로 전체 특허의 50% 가까이를 확보하고 있다. 1조5000억엔(약 16조원)을 투자해 후지산 인근 연구소에서 200여 명의 연구원이 배터리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 7월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으로 미뤄진 도쿄올림픽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제품을 공개할 계획을 밝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월 전고체 배터리 개발 기업 맥스웰테크놀로지를 2억1800만달러(약 2700억원)에 인수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인 칭다오에너지디벨롭먼트는 2018년 장쑤성에 10억위안(약 1728억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 공장을 구축했다. 현대차도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전고체 배터리 자체 확보를 위한 시도를 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전고체 배터리 전문 개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아이오닉 머티리얼스(Ionic Materials)에 500만달러(약 54억원)를 투자했다. 머티리얼스는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배터리 전문 개발 업체로 고체 전해질 폴리머를 주로 개발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꿈의 배터리’,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오는 2025년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7월호

이혜민 핀다 대표 “대출정보 못 얻는 무직자, 말이 되나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날개 ‘대출승인 10만건’ 돌파 금융회사 사이트보다 낮은 금리...‘우대금리’ 혜택 |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이혜민 씨는 대학 졸업 후 바로 대기업에 취업해 5년간 치열하지만 안정적인 삶을 살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형태로 계속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창업’에서 답을 찾은 그는 사표를 던졌다. 이후 화장품 샘플박스 정기구독 업체인 ‘글로시박스’, 유기농 식재료와 유아용품 배송 업체인 ‘베베앤코’, 헬스케어 업체인 ‘눔’을 거쳐 2015년 대출 중개 플랫폼인 ‘핀다’를 창업했다. “그동안 시장의 흐름, 저와 제 주변이 공감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 고민 후 창업을 준비했어요.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레 관심사가 돈이 되더라고요.(웃음) 도움이 되는 금융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핀다를 설립했죠.” 여러 금융사 대출상품 한눈에 비교 핀다에 들어가면 여러 금융회사의 주택·전세자금, 신용, P2P/중금리, 자동차 관련 등 다양한 대출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택·전세자금 대출을 알아보면 고객이 기입한 대출 금액, 주택 종류, 금리 종류 등 조건에 맞는 여러 금융회사 상품이 나온다. 핀다와 제휴를 맺은 15개 금융회사의 33개 대출상품이 이렇게 노출된다. 고객은 금융회사마다 찾아가지 않고 자기에게 맞는 최적의 상품을 찾을 수 있다. “금융에선 내 정보가 아닌, 남의 정보는 도움이 안 돼요. 제가 창업을 몇 번 해봤잖아요. 잘되면 은행 지점장님과 상담할 수 있고, 무직이면 상담도 못 받더라고요. 사실 정보도 얻지 못하는 상황은 말이 안 되잖아요.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내게 맞는 대출조건’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대표가 말했다. 그의 생각이 현실로 옮겨진 것은 핀다의 ‘대출상품 비교 서비스’가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후였다. 그동안 대출모집인은 1개 금융회사와만 대출모집 위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지만,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을 중개할 수 있도록 규제가 풀렸다. 핀다는 웹사이트로만 제공하던 서비스를 모바일 앱으로 확장하고 마케팅 활동을 시작하며 올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반응은 바로 나타났다. 핀다에서 공인인증서를 연동해 대출한도를 조회한 건수가 올해 5월까지 9만5000건을 기록했다. “저희를 통해도 해당 금융회사에서 직접 대출을 받는 것과 조건이 같아요. 되레 핀다가 제공하는 금리 조건이 더 좋을 때도 있고요. 이건 저희가 금융회사와 ‘고객을 직접 유치하는 것보다 우리를 통하면 비용이 절감되지 않느냐’며 협상을 한 결과예요. 저희가 이렇게 낮춘 비용을 ‘핀다 우대금리’라고 해서 고객들에게 돌려주거든요. 고객 2명 중 1명은 우대금리 혜택을 받고 있어요. 금융사들도 만족해해요. 대출고객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희가 컨설팅을 해주거든요. ‘타사보다 대출 승인기간이 깁니다’, ‘이 구간에서는 한도를 높이는 전략을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2000만명 시장...대출에만 ‘집중’ 핀다는 서비스를 ‘비교’에서 ‘관리’로 고도화했다. 대출로 나가는 돈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다들 재테크 하면 돈 버는 방법만 떠올려요.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관리거든요. 그것도 커피 몇 잔 줄이는 건 의미가 없고, 대출로 나가는 돈을 줄이는 게 중요해요. 지금 차주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연체 없이 은행이 정해준 대로 상환하는 거지만,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죠. ‘내 소득이 좋아졌다’, ‘내가 통신비를 3년 이상 연체 없이 냈다’ 등을 근거로 이자를 적게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내 경제적 효용을 높여주는 대출로 갈아타는 거예요.” 이런 ‘대출관리서비스’에 등록된 계좌는 총 13만개, 대출잔액은 총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12월 중순 선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이 대표는 “‘핀다 덕분에 이자를 30만원 이상 절감했어요’, ‘핀다 덕분에 대출을 갈아탈 수 있었어요’ 등 고객이 올린 글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고 전했다. 핀다는 앞으로도 ‘대출’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출은 살면서 누구나 받을 수밖에 없지만 이자 부담이 큰 만큼 관리가 필수라고 판단해서다. 이자를 조금만 낮춰도 삶의 질은 크게 좋아질 수 있다. 이에 상품도 대출과 연동한 형태로 선보일 방침이다. 예컨대 카드를 출시한다면 대출과 연동해 이자를 절약해 주는 방향으로 상품을 만드는 식이다. 이 대표는 “대출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대출시장을 혁신해 많은 사람이 더 나은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21대 국회에 바란다] ‘포스트 코로나’ 바이오 등 산업 활성화법 먼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산업구조...키워드는 ‘비대면·로컬’ 5G 활성화·비대면 의료서비스 뒷받침 법 개정 필요 U턴기업 지원책도 절실...법인세 인하·규제 개혁해야 |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 나은경 기자 nanana@newspim.com | 강명연 기자 unsaid@newspim.com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역사적으로 대형 전염병은 시대를 바꿨다. 14세기 유럽을 초토화한 흑사병은 중세봉건제도의 몰락과 시민 계급의 성장, 르네상스 시대를 가져왔다. 1차세계대전(1914~1919년) 당시 유행한 이른바 ‘스페인 독감’은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자본집약적 산업의 발전과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잉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이런 역설을 불러온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시대는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로 나뉜다.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나누는 BC와 AD가 재정의된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우리는 일, 교육, 문화, 심지어 의료까지 모든 분야를 비대면으로 영위할 수 있음을 몸소 경험했다. ‘언택트’(접촉을 뜻하는 contact에 부정·반대를 뜻하는 un을 결합한 신조어), 즉 비대면 산업이 급부상한 것. 또 전 세계적으로 의료·바이오 분야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자 각국 기업들의 U턴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산업구조로 재편되는 것이다. 4.15 총선으로 탄생한 21대 국회는 새로운 산업구조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지난 20대 국회는 새롭게 도래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새 시대의 근간이 되는 5G,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차세대 산업에 대비한 제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패스트 트랙’ 여파로 20대 국회가 장기 휴업에 들어가면서 특위는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또 특위 성격 자체가 자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각 부처에 정책 추진을 권고하는 데 그쳤다는 점도 한계였다. 21대 새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맞닥뜨린 ‘대공황급’ 경기 침체에 허덕이지 않으려면 선제적으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법안을 하루빨리 그리고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일, 교육, 문화까지...비대면 시대 대비해야 코로나19 국면에서 기업들은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해 화상회의, 화상면접을 통해 업무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교실 대신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고, 유명 가수들은 전 세계 팬들과 화상으로 소통하며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비대면 산업의 근간이 되는 5G(5세대 이동통신)도 각광을 받았다. 5G는 방대한 데이터를 아주 빠르게(초고속) 전송하고 실시간으로(초저지연) 모든 것을 연결(초연결)하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다. 비대면 서비스 중 여러 사람이 동시 접속해도 오류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기존보다 빠르고 큰 용량의 통신 서비스가 필요하기에 5G 역시 핵심 기술로 떠오른 것.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0일 취임 3주년 특별 연설에서 “5G 인프라 조기 구축과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의료·교육·유통 등 비대면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 국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4월 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개통하면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제 최초에서 ‘최고’의 상용화 국가가 되는 게 목표다. 그러려면 5G 기지국 설비 투자 활성화가 우선 과제다. 5G는 주파수 특성상 직진성이 강하고 도달 거리가 짧아 4G보다 훨씬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정부는 5G망 투자에 대해 최대 3%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더 빠르고 많은 투자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당근’이 필요하다. 정부는 신설되는 5G 기지국에 대한 등록면허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 중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3대 이동통신사가 5G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2G·3G·4G 등 기존 주파수 사용 비용을 줄여주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20대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에서 활동했던 송희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내년에 2G·3G·4G 등에 대한 주파수 재할당이 있는데, 주파수 사용 대가를 각 주파수의 예상 매출액이 아닌 실제 매출액과 연계해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G처럼 이용이 적고 수익도 적은 주파수에 나가는 비용을 줄여 5G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통신사들의 수익 구조가 만만치 않아 5G에 대한 투자가 부진하다. 따라서 5G에 투자하는 기업에 혜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전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고 자동 폐기 수순을 밟았다. 송 의원은 “원격강의, 재택근무 등 모든 비대면 서비스는 4G·5G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우리가 지금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려면 5G를 최고로 상용화해야 한다”며 “플랫폼에 대한 투자,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동통신업계에서도 5G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하려면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5G 중저가 요금제에 우려가 높다. 5G 설비투자, 마케팅 비용 등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므로 중저가 요금제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이통 3사는 정부 요청을 받아들여 하반기 투자 계획을 상반기로 앞당겼다. 5G 인프라 투자에 4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시점을 앞당기라고 요구하면서 기존 연 1회로 진행하는 통신품질평가를 올해는 연 2회로 늘리겠다고 한다”며 “투자는 투자대로 하고, 요금은 요금대로 인하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토로했다. 갈 길 먼 ‘의료·바이오’...법 개정 첩첩산중 코로나19 국면에서 대한민국의 방역 시스템은 전 세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K팝이나 K드라마, K무비와 같은 반열로 ‘K방역’이 떴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겼다. 몇 년 전부터 논의되던 ‘원격의료’는 여전히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등은 소비자들의 체온 데이터를 미리 파악하고 감염병 유행을 예상했으며, 원격진료를 통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사와 환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는 진료 상담이나 처방을 받을 수 없도록 한 현행 의료법 때문에 비대면 의료 서비스가 아예 불가능한 수준이다. 최근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헬스워치’가 국내에서는 반쪽짜리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에서 헬스워치는 실시간으로 심전도와 심박동을 체크해 이상 징후가 있을 경우 의료진과 응급구조기관에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를 통해 사람 목숨까지 구한 사례가 여러 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는 헬스워치가 측정한 심전도는 개인 참고용에 불과하다. 데이터를 의료진에게 전송할 수 없을뿐더러 이를 통한 진료와 상담도 불가능하다. 그나마 최근 정부가 국내 1호 ICT 규제 샌드박스 대상으로 선정한 ‘휴이노’의 심전도 측정 스마트워치(메모워치)만이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에 대한 적극적인 유권해석을 통해 휴이노의 메모워치로부터 수집된 심전도 데이터를 병원에 전송하고, 병원은 이를 활용해 내원 또는 1·2차 의료기관 전원을 안내하도록 했다. 하지만 휴이노의 기기가 시장에 출시되고 상용화되기까지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길영준 휴이노 대표는 “우리 제품을 시작으로 스마트 모니터링, 원격 모니터링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구체적인 절차와 제도를 거쳐 사용되려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심장질환 환자들이 사용하게 되는 메모워치 특성상 상병코드도 받아야 하고 의료보험수가도 정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길 대표는 “제품을 보험코드에 등록하기 위해선 임상시험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로 이 제품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년간은 매출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실을 바꾸고 원격의료를 한발 앞당기려면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일단 의료법 개정이 절실하다. 국내 의료법은 지난 2010년 이후 국회에서 단 한 번도 개정되지 못한 채 멈춰 있다. 매 국회에서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긴 했지만 소규모 병·의원 운영난과 안전성 문제 등을 들며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해 통과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는 정치권과 의료계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원격의료 도입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의료법만 개정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원격의료의 토대가 되는 의료 데이터 전송을 위해서는 ‘데이터 3법’의 보완도 필요하다. 20대 국회는 올해 1월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을 아우르는 데이터 3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개인 정보를 가명 처리해 연구와 통계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가명 정보에는 의료 데이터와 같은 민감 정보까지 포함되는지가 불분명하다. 정부가 가명 정보의 범위와 활용 등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아직 명확히 만들지 않은 탓이다. 정부는 올 8월까지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의료 데이터 등 민감 정보 역시 가명 정보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신속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필요하다. 이를 위한 법 개정 역시 21대 국회가 책임지고 해야 할 숙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및 혁신신약 개발지원 법안’이 발의됐다. 감염병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신약 개발에 대한 우선심사, 수시동반심사, 제출 자료의 간소화 등을 규정한 법안이다. 이 법안 역시 1년 반 넘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자동 폐기 수순을 밟았다. 4차산업혁명특위에서 활동한 신용현 민생당 의원은 “규제 개혁은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쓸데없는 규제를 없애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코로나19처럼 긴박하게 돌아가는 경우를 대비해 (치료제) 시험 방식이나 절차, 인증 등의 과정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g4 기업 ‘U턴’시켜라...법인세 완화·규제 개혁 절실 코로나19로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재편되고 있다. 전 세계 기업들은 인건비 등 생산비용을 아끼기 위해 신흥국에 공급기지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신흥국의 방역 취약성과 불투명성으로 인해 이점은 상쇄됐다. 이에 기업들 사이에서 해외 공급기지를 국내로 ‘U턴’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각국 정부도 이에 발맞춰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공장 이전비용을 감면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일본도 국내로 이전하는 비용을 최대 3분의 2까지 보조하는 방안을 내놨다. 우리나라도 핵심 기업의 국내 U턴 지원책을 마련했다. 기존에 고용 및 산업 위기지역이나 신설투자 U턴 기업에만 적용하던 법인세 최대 7년 감면(5년 100%, 2년 50%) 혜택을 증설투자 U턴 기업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또 비수도권에 입주하는 U턴 기업에는 국·공유재산 장기임대, 임대료 감면 등의 혜택을 내놨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욱 전향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2018년 해외에 진출한 기업 43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국내로의 U턴을 위해서는 ‘고용지원’, ‘법인세 등 세금 감면’, ‘투자보조금 지원’ 등이 시급한 지원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지원과 세제 혜택 등 직접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 정부로부터 ‘U턴 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U턴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해외 공장의 25%를 축소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 등이 해외 아웃소싱 감축도 U턴으로 인정하는 것과 상당한 차이다. 해외 사업장 축소 비율을 10%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더불어 U턴 기업이 수도권에 입주하면 세제 혜택 등 지원책을 받을 수 없게 하는 입지 규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되었다.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 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라며 “한국 기업의 U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 대한민국이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 되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재계·금융권이 개정 원하는 ‘손톱 밑 가시’ 규제는

대형마트 휴일영업 제한·화평법 등 철 지난 규제 신탁업법 제정·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등 필요 한국형 뉴딜 정책·투자활성화 등에 국회 나서야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임무가 21대 국회에 부과됐다. 산업계와 금융업계는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를 뽑아내는 일을 국회가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규제 올가미가 곳곳에 놓여 있어 경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철강, 건설, 물류, 항공, 제약 등 국내 산업 전반이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 재계, 코로나 사태 극복 위해 ‘규제 해소’ 호소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5월 11일 ‘20대 마지막 국회에 바라는 경제입법 과제’를 담은 리포트를 신임 원내대표, 해당 상임위 등 국회에 전달했다. 이 리포트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특히 중요하고 긴급한 9개 과제, 11개 법안이 선별돼 담겼다. △한국형 뉴딜 정책 △투자 활성화 △소외·피해 부문 지원 등 3개 분야의 7개 과제(9개 법안)를 건의했고, 여야 간 이견이 없어 논의만 이뤄지면 통과 가능한 2개 과제(핀테크산업 육성, 재활용산업 활성화)도 함께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역대 정권마다 ‘손톱 밑 가시’ 또는 ‘규제 전봇대’, ‘빨간 깃발’ 등으로 표현을 달리했지만 규제를 개혁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똑같이 했다. 그러나 대개 용두사미로 끝났다. 오히려 규제가 더 강화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20대 국회만 봐도 규제 법안(3907건)이 19대 국회(1335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계는 21대 국회에서는 또 어떤 규제 법안들이 쏟아질지 긴장하는 모습이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지난 3월 2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 제언’을 발표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실물과 금융의 복합 위기, 퍼펙트 스톰의 한가운데 우리 경제가 놓여 있다”면서 “방역만큼이나 경제 분야에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 15대 분야, 54개 과제의 제언을 통해 전경련은 한시적 규제 유예 도입,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적용 대상 확대, 마트의 의무휴업 한시적 제외 및 온라인 판매 제한 완화 등 산업계 전반에 걸친 규제를 유예 또는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63개국 중 50위에 그쳤다. 가장 큰 문제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여러 규제가 꼽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 투자, 수출이 모두 위축되는 상황에서 규제가 기업들의 생존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전경련은 한시적 규제 유예와 관련해 △대형마트 휴일 영업 허용 △납품업체 요청에 의한 가격할인행사 활성화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등록 부담 완화(등록기간 연장 등) △주52시간 근로 예외 확대 등을 요구했다.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대형마트는 물건이 있어도 의무휴업일에 매장은 물론 온라인 판매도 못한다. 납품업체 요청에 의한 가격할인행사 등에도 판촉비 분담 의무 등 규제를 져야 한다. 이는 판촉행사 위축 및 소비자 후생을 저해한다. 아울러 화평법상 화학물질 등록은 규제 비용 증가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국내 산업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주52시간 근로 원칙하에선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한 적절한 인력 운용이 제한을 받는다. 산업계는 이 외에도 △원유 관세·수입부과금 한시적(1년) 면제 △영화발전기금 부과금 한시적(1년) 면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3조원) 및 조기 집행 △관광·서비스업에 산업용 전기요금 적용 △택배차량 증차 기준(1.5t→2.5t) 및 절차 완화 △항공사 지원 대상(LCC에서 전체 항공사로) 및 지원 규모 확대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진료 허용 △노후차 교체 시 개별소비세 감면(70%) 연말까지 연장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한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설비투자 금액의 10%에 대한 세액공제 허용)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에서 기업을 한다는 것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는 규제가 지나치다”며 “4차산업혁명 시대로 갈 여건이 안 된다. 규제가 지나쳐 기업가 정신, 도전 정신을 갖기 힘들게 만든다”고 말했다. 금융계, 표류 중인 신탁업법 별도 제정 요구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 시장이 먼저 타격을 입었다. 신용 경색으로 악화될 우려가 커지자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무제한 돈풀기로 급한 불을 껐다. 금융권은 파격적인 금리 인하와 실물경기 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급하게 추락할 위기에선 벗어났으나 서서히 경영 여건이 불리하게 바뀌는 셈이다. 이에 정부와 새 국회에 활로를 뚫어주는 입법을 요구한다. 우선 신탁업법을 자본시장법에서 분리, 별도 제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종전의 증권거래법, 선물거래법,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신탁업법 등 6개 법안이 통폐합돼 만들어진 법률이다. 은행이 신탁계정을 통해 자산운용사에서 만든 펀드를 판매하는 건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만약 신탁업법이 자본시장법에서 떨어져 나오면 은행은 보다 다양한 신탁상품 개발, 판매가 가능하다. 예컨대 은행이 주식 포트폴리오를 직접 만들어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신탁업법 분리 제정은 지난 2017년에도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도됐지만 실패했다. 은행과 증권업계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이후 9년째 표류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신탁업은 워낙 거대 담론이다 보니 국회에서 미적거리는 경향이 있다”며 “업계에서도 빠른 시일 내 통과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거액의 투자자 손실을 일으킨 해외금리연계펀드(DLF)·라임펀드 사태로 판매사인 은행이 궁지에 몰린 것도 변수다. 보험업계,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강력 요청 보험업계에선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보험업법 개정안)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현재 가입자가 실손보험금을 받으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병원비 수납 후 해당 병원에 보험금 청구를 위한 진단서 등 여러 서류 발급을 신청해야 하고, 보험회사에 별도로 보험금 청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청구 의료비가 적을 경우 신청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비자 권익을 향상시키는 법안이지만 의료계는 반대한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전국의 모든 병원과 보험회사를 전산망으로 연결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이 과정에서 데이터 악용이나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든다. 반면 보험사는 비급여 정보가 공개되면 병원의 비급여 분야 바가지 요금이 줄고 실손보험 손해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실손보험 관련 법안은 지난 4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법안 심의조차 못해 20대 국회 마감과 동시에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재발의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사법경찰직무법 일부개정안의 빠른 통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법안은 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을 부여해 사무장 병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카드업계는 핀테크 업체를 중심으로 도입된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를 자신들에게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 마이페이먼트는 라이선스를 받은 결제 업체가 고객의 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은행에 지급 지시만 하는 사업이다. 가맹점이 신용카드보다 훨씬 저렴한 결제액의 1~2%대 수수료를 물다 보니 카드사가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카드사에선 겸영 업무를 요청하고 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사법개혁 박차를 가하라

총선 압승으로 공수처 출범 등 검찰개혁 强드라이브 초대 공수처장 관심...이정미 전 헌재 소장 권한대행 등 거론 코로나19 정국·공수처법 후속법안은 사법·검찰개혁 변수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견제받지 않는 모든 권력은 부패합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검찰과 법원에도 뿌리내릴 수 있도록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흔들림 없이 해나가겠습니다.” -5월 4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서울 동작구을 당선인 페이스북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18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 여권이 핵심 선거공약인 ‘사법개혁’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사법개혁 중 핵심은 오는 7월 출범이 예상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다. 21대 국회 교섭단체 구성 등에 따라 공수처장 임명이 변수지만 공수처가 출범하면 사법개혁은 본궤도에 오를 것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법개혁의 속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압승으로 공수처 출범 등 검찰개혁 ‘탄력’ “권력 눈치 안 보는, 성역 없는 수사기관을 만들겠습니다.” (2017년 4월 대선공약집) 3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 후보 당시 ‘권력기관 개혁’을 1순위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중 가장 앞세운 것이 ‘사법개혁·검찰개혁’이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권을 분산시키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해 말 검찰개혁의 근간인 공수처 설치 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수처 설치 방안이 논의된 지 20여 년 만이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4.15 총선을 앞두고 공수처법에 대한 위헌 헌법소원을 내는 등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공수처 폐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반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압승을 통한 ‘검찰개혁 완수’를 강조해 왔다.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공수처 출범은 이제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 민주당은 공수처를 조속히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곧바로 공수처장 임명을 추진하고 오는 7월 출범을 목표로 검찰개혁의 강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4.15 총선 직전 “원내 1당과 과반수 의회를 구성하면 야당의 발목 잡기는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각종 개혁과제들을 완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1호 공수처장 관심 집중...6월 말 윤곽 지난해 말 공수처 설치 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올해 1월 14일 공포됐다.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해당 법 부칙에 따라 공수처는 오는 7월 15일 출범할 수 있다. 2월엔 국무총리실 산하에 공수처설립준비단이 꾸려졌고, 지난 3월 정부는 ‘고위공직자범죄 등 내부고발자 보호에 관한 규정’을 입법예고했다. 이 밖에도 조직·인사·예산 등을 준비 중이다. 공수처 설립의 핵심은 공수처장 임명이다. 공수처장은 판사·검사·변호사 등 15년 이상 법조인 경력을 가져야 한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2명씩의 여야 추천 인사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는 위원 6명이 동의한 후보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임명한다. 공수처장 임기는 3년이다. 공수처장 임명 절차 등 21대 국회가 시작하는 5월 30일부터는 공수처 설립 논의가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월 21일 국무총리실 산하 공수처설립준비단(준비단)은 비공개로 2차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총선 이후 첫 비공개 회의다. 이 자리에선 “여성 법조인을 초대 처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초대 공수처장 여성 후보군으로 김영란(64·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과 이정미(58·16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오르내린다. 다만 이들 모두 직간접적으로 고사 의사를 밝히고 있어 초대 공수처장은 아직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높다. 야당 추천 2인 몫이 국회 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도 공수처장 임명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장 추천권을 가진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전국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초대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받았다. 변협은 5월 7일 사법평가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는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부 상임이사회 등을 거쳐 6월 말에는 공수처장 추천위에 제출할 후보 명단을 확정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이찬희 변협 회장은 “여성 법조인이 지금 전체 8000명이 넘고 여성 법조인의 능력과 사회적 역할, 이런 것에 검증이 이뤄졌다”며 “따라서 공수처장 후보로 여성 법조인이 거론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또한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월 7일 비공개로 열린 사법평가위원회 회의에서 변협은 1호 공수처장 인선 기준으로 ‘정치적 중립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은? 공수처 출범 후 첫 수사 대상도 관심이다. 공수처 수사 대상은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대법관, 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 국무총리와 국무총리비서실 정무직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무직공무원,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이다. 공수처에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되 판사·검사·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선 기소권을 갖는다. 이 가운데 일각에선 4.15 총선 전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최강욱 열린민주당 당선인(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공수처가 설치되면 윤석열 총장이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최 당선인은 “윤석열 총장 본인이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저에 대한 날치기 기소를 포함해서 지금 법을 어기고 있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문제들이 공수처에서 다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배우자’의 범죄도 수사할 수 있다. 현재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는 2010~201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장모 최모 씨는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지난 3월 기소됐다. 현직 검사인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검찰을 수사한다면 여기는 황금어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찬희 변협 회장은 “아직까지 공수처가 어떤 식으로 구성돼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선 (논의하는 단계)”라며 “벌써부터 수사 대상을 거론한다는 건 부적절하고 오히려 그것이 공수처를 설립한 권력으로부터 독립이라는 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공수처법 후속법안은 사법개혁 변수 코로나19 정국에서 4.15 총선 결과가 사법개혁·검찰개혁을 이끌 환경을 제공했지만, 코로나19가 사법개혁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대 국회 때 4대 개혁입법을 추진하다 갈등과 분열로 당 해체에 이른 ‘열린우리당 트라우마’가 여전하다. 검찰개혁뿐 아니라 법원개혁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겠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경제 상황에서 개혁 과제에 올인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여권과 정부에서 국민 여론과 야당의 반대 등을 고려해 개혁 과제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또한 검찰이 ‘독소 조항’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공수처법 일부 조항이 수정될지도 관건이다. 공수처법 24조 2항은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경우 이를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법무부나 청와대에도 검찰이 수사 착수를 사전에 보고하지 않는데 공수처에 사전 보고할 경우 수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 단일한 반부패 기구일 뿐 검찰과 경찰의 상급 기관이 아닌데 수사 내용을 사전 보고하면 과잉 수사를 하거나 뭉개기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동시에 “이런 독소 조항은 공수처를 수사기관이 아닌 정보기관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수처법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울러 공수처장 국회 인사청문회는 국회 운영위에 계류된 인사청문회법, 국회법, 공수처장후보추천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처리돼야 열릴 수 있다. 20대 국회의 추가 본회의가 열리기 어려워 21대 국회의 과제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 공수처 출범은 7월 중순을 넘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문화계,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 시급하다

예술인 권리침해 방지·성평등 등 법제화 시급 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 법률도 필요 1973년 제정된 문화예술진흥법, 21세기 맞게 고쳐야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20대 국회 상임위원회 중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법안소위 개최 횟수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 4년간 문체위는 법안소위를 5회 열었고, 올해 4월까지 문체위가 상정한 법안은 283건. 건당 약 3.5분의 심사 과정을 가졌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일하지 않는 국회, 일하지 않는 문체위’라며 불만이 상당하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후속 조치도, 입법 처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20회 국회를 지나 다가오는 21대 국회는 문화 현장에 귀 기울이고 실정에 맞는 법안 발의와 입법을 진행하길 간곡히 바라고 있다. 그중에서도 문화계에서는 예술인 권리 침해 방지와 성 평등의 예술 환경 조성, 실효성 있는 피해 구제 방안 등이 담긴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 보장에 관한 법률안’(예술인권리보장법) 발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예술인의 노동법과 성 평등 문제 등을 골자로 한 기본법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저작권법 개정안’, 스크린 독과점 방지를 골자로 한 ‘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 환경 조성법 제정안’도 국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예술인권리보장법’ 20대 국회서 통과돼야 이른바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태’로 피해를 본 예술인들의 상처는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예술계는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태 후 조치가 미흡하며, 관련 공무원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블랙리스트 같은 사태의 반복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도 없다고 토로한다. 이번 정부는 예술인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문화예술체육인의 문화 기본권 보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블랙리스트로 상처를 입은 예술인들은 문재인 정권의 예술인 기본권 보장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선 관련 법안 처리를 방기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공연, 전시 등이 크게 위축되면서 예술인 생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20대 국회에 계류됐다가 폐기된 ‘예술인권리보장법’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졌다. 많은 예술인은 “포스트 코로나 정국을 이야기하면서 정부든 국회든 대응책을 고민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아쉽다. 특히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예술인 표현의 자유와 노동권, 예술계에 만연한 성폭력·성희롱 문제로 민생법과 같은 것인데 미루지 말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입법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문체위 본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5월 7일 “블랙리스트 이후 2017년부터 3년간 ‘예술인권리보장법’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마련하고 일할 조직도 구성했는데 법이 없어 예술계 관련 블랙리스트, 미투, 성희롱·성폭력 등과 관련된 징계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3년간 해온 싸움이다. 21대 국회까지 넘어가면 안 된다. 불확실하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통과되지 않는다면 ‘예술인권리보장법’은 21대 국회의 가장 필요한 법이 될 거다. 하지만 다시 처음부터 입법 과정을 밟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예술인권리보장법’ 발의 384일째인 5월 7일 문체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예술인의 사회적 지위와 권리 침해를 방지·구제하는 내용의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 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비로소 의결했다. 이제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된다.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시행되면 불공정거래, 성폭력·성희롱 예술인을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거나 참여를 중단하는 등 처벌할 수 있다. 프리랜서 예술인들에게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성미 대표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시행되면 재단 등에서도 직접 징계 조치를 할 근거가 생긴다. 신고하고 보호관이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체부 장관이 수사 의뢰, 행정처분, 징계 요구를 할 수 있고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예술지원기관 등에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재정 지원의 중단과 배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술인고용보험법 개정안’도 과제 20대 국회에서 계류됐던 ‘예술인고용보험법’도 예술인 기본권 법안 중 하나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예술인도 고용보험을 적용해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이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2018년 11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했으나 보수·야당 의원들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못한 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조차 해보지 못했다. ‘예술인고용보험법’ 개정안은 예술인들의 현장 상황을 잘 반영한 내용이기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법안으로 꼽힌다. 국내 전업 예술인 중 70% 이상이 프리랜서이다 보니 4대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성미 대표에 따르면 현재 예술인의 경우 산재보험은 예술인복지재단을 통해 지원받고 있다. 이 대표는 “예술인 업무 형태가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등으로 다양하고 예술 장르도 문학, 미술, 연극, 공연, 프로젝트 집단 예술 등 여럿이어서 기준을 하나로 정할 수 없다. 따라서 여러 분야의 예술인이 모여 의견의 일치를 이룬 법안들이 계류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인은 근로자도 아니고 프리랜서와 관련한 법도 없으니 예술인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노동법상 노조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신 예술인조합을 만들 수 있어 문체부에 신고하고 협의를 요청하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대 국회의 입법 무산으로 21대 국회의 역할이 커졌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21대 국회가 좀 더 현장과 거리를 좁히는 활동을 펼치길 바랐다. 이 소장은 “20대 국회가 전반적으로 심각했다. 기대했던 의원들이 장관으로 뽑혀서 20대 국회가 일을 못했다. 21대 국회는 문재인 정부도 그렇고 블랙리스트 이후 문화 정책에 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기다. 블랙리스트 후속 조치도 힘을 많이 못 받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국회가 거버넌스든 의원 포럼이든 의정 자체를 현장과 연결해야 한다. 문화예술 정책과 관련한 자리를 마련하는 등 의정 활동을 통해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현재 문화예술 진흥 중심으로 난개발된 문화 정책도 정리할 시기라고 봤다. 이제 진흥이 아닌 21세기에 맞는 문화·예술과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 이 소장은 “문화 관련 법 제정은 심각하다. 박근혜 정부 때 문화기본법, 지역문화진흥법, 문화다양성 증진과 문화교류·협력 확대에 관한 법률 등 3개 법안이 통과됐는데 이 정부는 정책에 대한 지식이 없어 이들 법안이 사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1973년 만들어진 문화예술진흥법은 수명을 다했다. 이제는 동원하고 예술을 진흥시키는 시대가 아니다. 조금은 적극적으로 문화 법·제도 구조를 21세기에 맞게 바꿔야 한다. 많은 법이 걸려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20대 국회까지 안 했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에 대한 역할이 많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코로나19로 폭증한 국가채무 어쩔 건가

포스트 코로나 ‘부채 경제’ 해결책 ‘논란’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이슈 지속될 것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미국 CNN방송은 코로나19(COVID-19)로 7만명이나 사망하는데도 많은 미국인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이유를 찾아 나섰다. 한 임상심리학자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라고 하면 그 조치가 자신을 보호한다고 해도 저항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심리학자는 “마스크 쓰는 것은 공포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남들에게 ‘겁을 먹었다’는 표식을 내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미국인의 심리”라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강한 자아의식에서 나오는 습관적인 행태로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전파 경로 파악과 방역을 위해 ‘코로나 추적 앱’을 휴대폰에 내려받는 것에 대한 저항이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 전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한국과 대만, 홍콩 등 동양 국가들은 코로나19에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감염 동선을 추적하는 데 휴대폰 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받아들인 한국 사람들을 보면서 ‘매우 감시받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그래도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이는 습관적 행태와는 다른 민감성이라고 이름표를 붙일 수 있겠다. 대유행병(팬데믹) 사태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저항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측면이다. 주요 선진국 공공부채, GDP보다 많아진다 정작 코앞의 문제는 삶의 기반인 경제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팬데믹 때문에 좋은 때가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전과 달리 인구절벽과 환경 문제 그리고 부채 경제를 한곳에 모은 최악의 상황을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2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조9990억달러(약 3675조원)의 국채를 발행한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4% 수준으로서 지난해 국채 발행 규모의 2배이고, 금융 위기 때 기록한 분기 최대 발행 규모 5690억달러의 5배를 넘는 규모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지난 3월 1일 이후 1조5000억달러 증가해 총 24조900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국 재정적자가 3조7000억달러에 달하고, 국가채무가 GDP 대비 100% 이상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스페인,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올해 말 공공부채가 GDP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탈리아는 부채 비율이 GDP 대비 160% 이상으로 올라가고, 일본은 5조달러 규모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1조달러 이상을 지출하겠다고 선언해 그 비율이 237%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규모가 위축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에서 벗어나는 국가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경우 2021년이면 평균 국가부채 비율이 120%를 넘어설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예상했다. 물론 위기를 넘기기 위해 큰 재정적자도 불사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부채에 대한 부담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빚에 쪼들린 정부는 더 높은 금리로 차입해야 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간다. 또 향후 부채 상환을 위해 민간 부문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역경을 우려하기도 한다.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 경제담당 비서관을 지냈고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의 저자이기도 한 토드 부크홀츠는 대공황 때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그렇게 빠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오히려 규제 철폐와 법인세 인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답을 아는 정책보다는 많은 정책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 교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규모 국채 발행의 부담을 줄이자는 것도 있겠지만, 이 주장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중앙은행에서 실물경제로 가는 돈줄을 시원하게 뚫어보자는 시도다. 유동성을 민간으로 펌프질하자는 것이다. 이는 중간에서 돈을 가득 쥐고 있는 대형 은행이나 연기금에 유동성 보유에 대한 벌과금을 부여하는 것과 같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이나 가계의 부채 부담을 줄일 뿐만 아니라 소비를 촉진하는 방편이 된다는 것이다. 로고프 교수는 코로나 이후 부채 경제에 대해 이 같은 조치 외에 별다른 방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극단적으로는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국에서 재정적자가 무슨 걱정이냐는 입장도 있다. 현대통화이론(MMT) 제창자인 스테파니 켈톤 뉴욕주립대학 스토니부룩캠퍼스 교수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치 전시에 준하는 지출과 그로 인한 재정적자를 목격하지만, 어떻게 그 돈을 갚을지에 대한 걱정은 없다는 것이다. 반면 막대한 부채 경제 이면에는 인플레이션이 기다리고 있고, 특히 포스트 코로나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된 탓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결합)이 우려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치가들은 재정 지출을 늘릴 때 절대로 인플레이션을 초기부터 잡기 위해 세금을 인상한다는 말은 하지 않고, 그 대신 국채 발행이라는 카드만 보여준다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옥스퍼드대학에서 금융사를 전공한 에드워드 챈슬러는 “혁명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코로나19 상황도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플레로 채무자 부담은 줄어들고 부의 불평등도 조정될 수 있지만, 부담이 줄어들고 이자율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그 기간에 발생하는 폐해는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모든 경제 주체가 올라가는 물가만 좇아가면서 경제가 작동을 멈추게 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대응책으로 부양책을 꺼낼 때 정부는 그 이후에 대한 부담도 함께 보여주고 또 그 부담에 대해 납세자들이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미·중 무역전쟁 재연 조짐...달러 강세 기지개 지난 4월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33년간 가장 큰 폭의 랠리를 접었고, 그와 동시에 한동안 지지되던 미국 달러화도 색이 바랬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달러지수)는 지난 4월 0.67% 하락했다. 달러화는 3월 23일 저점을 찍은 후 회복한 증시 흐름과 대조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막대한 돈 풀기에 나서며 달러화 약세에 동력을 더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막강한 폐해를 입히기 시작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강화돼 지난 4월과 같은 달러 약세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구나 포스트 코로나 ‘V자형 경제회복’ 희망도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라 한동안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비난하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다시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를 둘러싸고 양국의 무역 갈등이 본격화되면 투자자들이 극도로 보수적인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며, 달러에 수혜가 될 꾸준한 안전자산 유입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MUFG의 리 하드먼 외환전략가는 “미·중 무역 갈등의 재고조는 달러/위안 환율의 상대적 안정의 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증시, 펀더멘탈보다 앞서 나갔다 4월 글로벌 증시는 펀더멘탈(경제와 기업실적 등 기초 여건)보다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증시가 동력으로 삼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대한 낙관론과 각국의 부양정책 효과 및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그 쇼크를 상쇄했다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로이터통신이 북미, 유럽, 일본 등지의 펀드매니저와 최고투자책임자(CIO)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월간, 4월 16~30일)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평균 비중은 45.1%로 지난 3월 45.9%(2월 49.1%)에서 7개월 만에 최저치로 줄었다. 설문에 응한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CIO는 “근래 들어 나온 백신이나 경제 부문에서 나오는 어떤 구체적인 소식도 최근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는 당분간 지속되고, 이는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U’자 형태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어 주식시장의 낙관론을 언급하기에는 무리라는 설명이다. 포스트 코로나 회복 형태는 응답자 20명 가운데 60%인 12명이 U자, 4명은 이른바 ‘체크’ 표시, 나머지 4명은 ‘W’ 혹은 ‘L’자의 모습을 전망했다. ‘V’자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노동자에서 삼성의 ‘별’ 양향자 “기업에 대한 인식전환부터”

“완전한 고용, 즉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 “기술·인문학적 소양 함께 갖추는 융복합적 교육체계 갖춰야” |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판 뉴딜’이 탄력을 받고 있다. 경제 위기 암흑이 도래하며 “기존의 문화 관성을 완전히 바꾸는 문명의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광주 서을) 국회의원은 월간 ANDA와 서면 인터뷰에서 “국가 체계를 완전히 새로 디자인한다는 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의 도산과 소비·생산의 장기적 위축, 글로벌 분업 체계의 파괴가 눈앞에 닥쳤다. 로봇과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노동 대체와 고용 축소, 그로 인한 세수 감소까지 이전에 없던 총체적 위기가 도래했다는 진단이다. 양향자 의원은 “(국회 차원의) 초당적 협력으로 위기를 전망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제도 개선은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헌법도 바꿔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 필요한 것이 ‘기업 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양 의원은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면, 배분할 자원의 전체 파이를 키워주는 역할은 기업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한 고용, 즉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며 “정부 역시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 역시 기간산업을 육성하고 고용 유지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삼전 최초 상고 출신 임원...실물경제 전문가 양 의원은 삼성전자 최초의 상고 출신 여성 임원이었다. 졸업 후 연구보조원으로 시작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 직에 올랐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대표적인 ‘실물경제 전문가’다. 노동자 출신이었다는 점을 내세워 “기업과 노동자, 정부 여당의 삼각편대를 잇는 가교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노사정 역할을 극대화해 다가오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새로운 미래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드물게 ‘노동 유연성’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전제는 사회적 안전망과 재교육 시스템이다. 노동자가 격(格)을 높여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근로 여건을 향상시키는 ‘노동의 품격화’가 우선돼야 한다. 건강한 노사 관계를 위한 첫 단추이기도 하다. 그는 “노동자의 품격이 높아지면 노동 현장의 안전성도 높아지고 관련 안전산업도 자극을 받아 발전할 것이다. 기업 역시 인식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노동의 질을 높여 대체 불가능한 인력 풀을 만들고, 동시에 재고용이 원활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위기를 맞은 반도체 산업도 핵심은 인재(人材)다. 기초과학 교육 인프라를 확장하고, 기술과 인문학적 소양을 동시에 키울 수 있도록 융복합적 교육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양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끈 것은 누가 뭐래도 사람”이라며 “4차산업혁명은 첨단산업이 총망라되고 모든 제도가 혁신적으로 바뀌는 변화의 시대로, 어느 한 분야만 통달해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위기 때 기술 패러다임 변화...혁신과 성장 기회” 최근 코로나19의 가세로 한국 경제는 난제에 부딪혔다. 양 의원은 “기술인으로서 경험하기론 항상 위기일 때 기술은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았고,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얻었다”고 역설했다. 불확실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희망을 잃지 않는 담대한 태도가 필요하다. 양 의원은 “그래야 앞으로 나아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경제 위기 속에서 국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되어 극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카뱅 대표에서 정치인으로 이용우 “결국 관건은 규제 혁신”

“네거티브 방식 규제·징벌적 손해배상 제도화해야” “잘못 저지르면 분명히 처벌해야 국민과 기업 납득” | 조재완 기자 chojw@newspim.com “어느 날 지구에 유성 하나가 떨어져 질소 80%·산소 20%의 공기 구성 비율이 갑작스레 깨진다고 가정해 보자.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호흡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산소부터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 아닌가. 코로나 경제 위기도 마찬가지다. 일단 빨리 살려놓고 봐야 한다.” 정치권의 ‘코로나 쇼크’ 대응을 지켜본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 이용우 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정) 국회의원은 최근 월간 ANDA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긴급재난지원금,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정부 대책의 방향 자체는 맞다”면서도 ‘타이밍’을 강조하며 연신 아쉬움을 표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느냐, 마느냐’,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이 경영 간섭이냐, 아니냐’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으로 시간이 지체된 데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정치권의 현장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자체를 반대하다가 이후 ‘전 국민 지급’으로 말을 바꿨다. 선거 기간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일단 살리고 봐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료 출신 인사들이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채 정책을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정책 방향은 옳은데 정작 실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현장실무 디테일과 잘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방향 옳은데 현장과 디테일 들어맞지 않아” 이용우 의원은 정치권에선 보기 드문 실물경제 전문가다. 현대경제연구원, 동원증권 상무,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 등을 두루 거친 전략·투자 분야 베테랑이다. 2017년에는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로 옮겨 출범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성공 신화’를 썼다. 지난 1월 민주당에 영입될 당시엔 스톡옵션 52만주를 모두 포기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단적인 예로 은행 관련 규정들만 살펴봐도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것들이 태반이다.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면 이에 대한 규정이 없으니 ‘해도 되나 안 되나’ 따지면서 시간을 흘려 보낸다. 사전적으로 들여다보고 앞날에 대한 시나리오를 짠다. 세상이 시나리오대로 돌아가나. 그 시간에도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러니 차라리 기업들이 알아서 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들이 책임지게 하자는 생각이다.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자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얘기다.” 정치권에 발을 디딘 후 그는 거듭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제도화를 주장해 왔다. 네거티브 규제는 불법으로 규정한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자율성을 우선적으로 주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율성과 책임성을 모두 높이겠다는 것이다. “DLF·라임자산 사태 모델 삼은 법안 발의 계획” 그는 “시스템 전반에 걸친 문제인 만큼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벌어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을 모델 삼은 관련 법안부터 발의해 보려 한다”며 “잘못을 저지르면 분명히 처벌하는 프로세스부터 먼저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렇게 해야 네거티브 규제 필요성에 대해 국민과 기업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1대 국회에서 비관료 경제계 출신 인사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여당만 놓고 보면 이 의원을 비롯해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대표, 홍정민 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정도다. 그래서 어깨가 더 무겁다. 그는 “관료·학자 출신에 비해 금융권 출신 정치인은 거의 없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가 이번에 잘하면 금융권 인사들이 정계에 진출할 길도 더 활짝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금융전문가 윤창현 “탈원전·부동산 정책 유턴해야”

“현금 지급은 초단기 대책...경쟁력 있는 산업 복원해야” “아프리카 원전 바람 주목...부동산 부양정책도 필요” | 김태훈 기자 taehun02@newspim.com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의 정체성에 혼란이 올 만한 큼지막한 경제 정책들을 U턴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탈원전 정책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장점을 부각시키지 않으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 미래한국당 국회의원은 월간 ANDA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한 초단기적 대책으로는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 경제에 큰 위기가 닥쳤다. 국가부채 증가, 공기업 파산, 일자리 감축, 수출 감소 등이 이를 증명하는 적신호다. 윤 의원은 “초단기적으로 국민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은 잠시일 뿐”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만큼 산업생태계가 잘 조성된 분야에서 무차별로 파괴된 것들을 복구하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大 경제학 박사...文정부 기업 정책 비판 윤 의원은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금융연구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등을 거친 경제 전문가다.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학파의 본산인 시카고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민간에 있을 때도 기업과 관련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다각도로 비판해 왔다. 그는 시급히 바로잡을 정책 중 하나로 ‘탈원전’을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는 엄청난 산업적, 안보적 의미가 있지만 이 정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탈원전을 추진해 국가 경쟁력이 훼손됐다”면서 “아프리카에 원전 바람이 불고 있다. 탈원전 정책을 통해 숟가락조차 올리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탈원전 정책과 더불어 부동산 부양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라며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을 조금 완화하는 수준에서 부동산 정책을 쓰려고 하는데, 부동산 부양 정책과 같은 정체성에 혼란이 올 정도의 큰 카드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경제 위기로 인해 ‘뉴 노멀’ 경제 시대가 열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의 경영 스타일이 변화할 것이다. 사람들 간의 대면 접촉이 없어지는 ‘언택트 이코노미(Untact economy)’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건강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혼자 여가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산업경쟁력강화특별법 발의 계획”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 분야로 바이오·헬스를 꼽았다.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건강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바이오·헬스 분야의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하고 밀어붙이면 한국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뉴 노멀에 관한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유언하게 대처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금융 전문가인 그는 21대 국회에서 ‘금융산업경쟁력강화특별법’을 발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인터넷금융 등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IT와 결합된 부분에서의 핀테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잘 결합해서 금융허브적 관점, 산업적 관점에서 발전을 추진하면 동남아시아 진출 등 아주 좋은 경쟁력 강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금융기관들의 경쟁력 강화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더 세련된 투자’ 테마ETF ‘SKYY, IBB, IPAY’

해외주식 전성시대...올 들어 50조원 美 대형주 집중매수 “거대 플랫폼 기업 독식 지속...불확실하면 ‘대장주’가 답” “테마ETF 접근 유효...‘클라우드+모바일 결제+바이오텍’” |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폭풍 매수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도 쓸어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주식 결제액(매수/매도)은 410.3억달러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50조원. 지난해 1~4월 결제액(115.1억달러)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폭증했다. 많이 사들인 주식은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주다. 유가 폭락에 따른 레버리지 ETF 등 유가 관련 매매도 급증했다. 눈 깜짝할 새 올라버린 지금, 해외주식에 나선 이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사자니 이미 많이 올라 부담이고, 가만히 있자니 억울하다. 해외주식 업무만 20년 넘게 해온 민성현 KB증권 글로벌BK솔루션 부장은 “현 시점에선 지수보단 클라우드나 모바일 결제와 관련된 테마 ETF 접근을 해볼 만하다”며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분산투자”라고 강조했다. 해외주식 투자 초보자의 경우 개별종목에 선뜻 다가서기 어렵다면 ETF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Q. 최근 개인들이 테슬라를 가장 많이 샀는데 어떻게 보나. A. 테슬라는 한국인이 아주 좋아할 만한 주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연초 주당 430달러에서 단숨에 900달러 수준까지 육박하더니 코로나19로 360달러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800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다이내믹하다. 다만 한국인의 해외주식 선호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이 아직까진 더 높다. 아무래도 국내주식 투자 경험이 있다 보니 1등 기업 중심으로 해외주식을 사고 있다. Q. 요즘 해외주식을 하는 투자자는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나. A. 대부분 장기 성장주를 지향한다. 주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캐시(cash)도 넉넉한 대장주 선호다. 마이크로소프트 매수가 부쩍 늘었는데 이는 팀즈 영향도 컸다. 최근 언택트 확산에 줌(zoom)이 인기지만 미국에선 중국 기업 논란 속에 있는 줌보다는 팀즈를 선호한다. 판은 줌이 깔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수혜를 보고 있다. Q. 이미 미국 대형주들이 코로나 이전 고점을 넘은 곳이 많다. 가격 부담이 크지 않나. A. 지금 아마존을 사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아마존을 두고 고민한다면 답은 아마존이다. 5년 전 시가총액을 보면 아마존은 400조원대, 삼전은 200조원대였다. 지금 어떤가. 삼전은 그대로인 반면 아마존은 1440조원으로 4배 가까이 커졌다. 거대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는 시대다. Q. 지금 시점에 해외주식을 들어간다면. A. 불확실한 상황에선 대장주가 답이다. 뭔가 잘못됐을 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이미 포지셔닝을 갖추고 돈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답이 나온다. 애플, MS, 구글, 비자카드, 넷플릭스,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기업은 앞으로도 돈을 버는 채널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헬스케어도 긍정적이다. 존슨앤존슨, 리제네론, 길리어드사이언스 등을 좋게 본다. Q. 개별종목 직구가 두려운 이들도 있다. 조금 더 안전하게 들어가는 방법은 없나. A. ETF다. 특히 테마 관련 ETF가 유리하다. 이젠 세분화해서 투자하지 않으면 평균수익률 수준을 웃돌기 어렵다. 클라우드나 모바일 결제, 바이오 테마 투자의 적기가 지금이다. Q. ETF도 비슷비슷한 섹터, 테마, 업종 등 종류가 많다. A. 맞다. 테마 ETF도 종류가 많다. 선별이 필요하다. 해당 ETF의 자산운용 규모, 포트폴리오 구성 비중, 운용사 인지도를 봐야 한다. 이런 것들을 종합했을 때 클라우드의 경우 SKYY, 바이오텍은 IBB, 모바일 결제는 IPAY가 대표적인 종목이다. Q. ETF 투자 시 한국에 상장된 ETF, 미국에 상장된 ETF가 있는데. A. 무조건 미국에 상장된 ETF를 해야 한다. 해외주식을 산다는 건 종목도 종목이지만 투자금 자체의 포트폴리오도 중요하다. 통화 다변화 차원이다. 아마존을 사려면 달러로, 소프트뱅크를 사려면 엔화로 사는 게 유리하다. 헷지도 중요한데, 인버스 ETF도 있지만 이보단 금이나 국채(장기물)를 권한다. Q. 미국 외의 해외주식에 대해 요약하자면. A. 일단 미국에 글로벌 기업이 집중돼 있다 보니 대부분 미국 중심의 거래를 한다. 다만 중국의 알리바바나 항서의약, 평안보험, 세계 1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기업인 일본의 무라타제작소도 좋은 기업들이다. 베트남 역시 아세안에선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이다. Q. 자산배분 최적의 조건은. A. 투자자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해외투자자산의 60~70%는 주식에, 나머지는 금이나 해외채권 등으로 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 Q. 국내 주식은 어떤가. A. 딱 세 개만 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다. 이 중에 하나를 꼽자면 카카오다. 광고, 금융, SNS 등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선진 회사, 즉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구글 등과 흡사하다. 성장성이 높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6월호

코로나 확산에 정치 불안까지 브라질 국채, 더 떨어지길 기다려

브라질 기준금리·헤알화 가치 모두 역대 최저 대통령 탄핵, 국가부도 우려는 ‘NO’ “금리 반등 시점에 저가매수 기회 온다” |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브라질 국채는 우리나라 자산가들이 좋아하는 해외 채권이다. 금리 수준이 높은 데다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브라질 국채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언제 상황이 반전될지가 불투명하다는 점.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신흥국 채권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긴 했지만 브라질 국채는 특히 심각하다. 4월 말까지 10년물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32.6%까지 폭락했다. 지난해 24.5% 수익률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모습은 아련하다. 코로나19 충격에 정치 불안까지 가세해 금리는 출렁이고 헤알화 값은 폭락했다. 상승 재료 찾아보기 힘든 브라질 채권 지난해 브라질 투자 키워드는 ‘연금개혁’ 이었다. 국가 예산의 절반이 투입되는 국민연금을 축소해 투자를 늘리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내용이다. 2019년 8월 연금개혁안이 의회를 최종 통과해 장기적으로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반년 만에 상황은 최악으로 변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연초까지만 해도 좋았던 브라질 경제 지표가 악화하기 시작했다. 5월 8일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13만여 명으로 세계 8위다. 정부가 취약계층 긴급 지원에 나서며 재정 상황은 더 악화됐다.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려던 브라질 정부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그렇다고 내부 단결이 잘되는 것도 아니다. 법무부 장관이 4월 사임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직권 남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하원에는 대통령 탄핵안이 30건 넘게 제출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소속 정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다. 지지 기반이던 의회와 갈등이 커져 전망도 불투명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5월 초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BB-)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당분간 브라질 투자자금의 해외 이탈도 지속될 전망이다. 2016년 브라질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20%를 넘었으나 올해엔 10% 초반까지 낮아졌다. 금리 역대 최저치에도 채권 수익률은 마이너스 브라질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6.5%에서 올해 5월 3.0%까지 떨어졌다. 3.0%는 기준금리 도입 이래 최저 수준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다가, 코로나와 정치 위기가 겹쳐지면서 더욱 과감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금리 인하로 인해 지난해 초 9% 정도였던 브라질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초 6%까지 내렸다. 헤알화 가치는 더욱 빠르게 하락했다. 올해 초 287.4원이던 헤알/원 환율은 5월 8일 기준 208.9원까지 80원 가까이 빠졌다. 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 가격 상승보다 헤알화 절하에 따른 환차손이 몇 배나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물가와 성장 둔화에 빠진 브라질이 한두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헤알화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아직 바닥이 아니라는 뜻이다. 브라질 투자, 금리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금리가 내려갈수록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채권 투자도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브라질 채권을 담고 싶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장은 예전보다 브라질 국채 투자 매력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때 16%에 달했던 브라질 국채 금리가 지금은 7%대 수준인데 ‘BB-’ 국가신용등급 대비 이자 메리트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금리 인하 사이클을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 헤알화도 절상될 텐데 그때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세가 악화하면서 국가 부도 또는 대통령 탄핵 현실화에 따른 추가 혼란을 우려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브라질 외환보유액이 3400억달러 규모로 아직 탄탄하고,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이 더 많아 갑작스런 정권 교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브라질 국채 투자 행태가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정도로 수익률이 하락하면 저가매수 타이밍이라고 들어올 수 있는데 매도·매수 모두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 해외채권 딜러는 “벌써 수년째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면서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도 경험이 쌓인 것 같다. 비과세인 데다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신중하게 움직이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2020.03월 ANDA
2020.04월 ANDA
2020.05월 ANDA
2020.07월 ANDA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민병복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