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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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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애플 등돌리는 월가, AI서 '뒤집기 저력' 발휘할까

월가 투자의견 하향 점증, UBS는 “130달러” “’하드웨어 의존’ 서비스 마진 정점 찍어” 신기술 ‘침묵’ 관행, ML 개발·접목 이력 |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올해 들어 여타 대형 기술주와 달리 주가가 하락 중인 애플(종목코드: AAPL)을 둘러싸고 월가에서 등을 돌리는 애널리스트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률 감속이 우려될 뿐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서도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주된 이유다. 관련 의견 중에는 주가가 현재보다 30% 가까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에는 종래 애플이 수년 동안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전기차 개발마저 백지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낙담의 표정도 읽힌다. 전기차 개발의 단념은 언론 보도를 통해 가늠이 가능했던 터라 충격이 덜하다지만 인공지능(AI) 경쟁에서의 ‘열위’ 구도 고착화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번 애플에서는 과거 독창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설계로 신규 시장을 열고 열세를 극복한 ‘뒤집기 저력’을 기대할 수 없는 걸까. 미국 투자전문매체 벤징가(Benzinga)에 따르면 연초부터 3월 4일까지 월가에서 애플의 투자의견을 하향한 곳은 3개인 반면 상향한 곳은 1개에 불과했다. 관련 집계치에 반영되지 않은 UBS 등의 투자의견까지 포함하면 하향 건수는 더 많다. 애플의 주력 수입원인 아이폰 매출액 성장률이 중국 시장 판매 부진 등으로 저조할 것으로 보여 실적 정체기가 예상되는 데다 국면의 반전을 꾀할 AI 전략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된 이유다. 애플은 골드만삭스가 높은 확률로 주식시장의 성과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목록을 모아둔 ‘확신’ 목록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투자자 생각도 비슷하다. 애플의 주가는 올해 들어 3월 4일까지 9% 하락해 중요 지지선으로 불렸던 180달러까지 반납했다. 전기차 시황의 부진으로 주가가 침체기에 있는 테슬라를 제외하고 다른 대형 기술주가 AI 열풍을 타고 상승세를 연출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1월 미국 주식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라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연초 이후 3월 4일까지 상승률은 10%다. 애플과 함께 이른바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 종목으로 분류되는 엔비디아의 경우 72%로 훨씬 크다. UBS는 애플의 주가가 3월 4일 종가 175.1달러보다 26% 낮은 13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관련 추산에 따르면 세계 보급률은 70%, 미국은 82%, 심지어 인도도 62%라고 한다)해 장기간의 성장 정체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고 △앱 스토어와 클라우드 등 서비스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는 하나 매출 창출 구조가 스마트폰 등에 의존하는 형태여서 이 역시 추가 성장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었다. UBS는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애플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과해 보인다고 했다. UBS는 애플 매출액의 80%가 스마트폰 등 소비자 단말(하드웨어)에서 발생하는 만큼 기업가치 산출에 ‘인(人)당’이라는 개념을 차용했다. 관련 분석에 따르면 애플의 하드웨어 구매를 감당할 수 있는 세계 인구가 12억명 정도(연간 소득 1만2000달러 초과)로 추산되는데 이러면 애플 기업가치는 인당 2300달러로 평가된다고 한다. 인구당 연간 800달러의 지출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과해 보이는 금액이라는 게 UBS의 분석이다. 서비스 사업은 애플의 이익률 견인차다. 서비스 매출총이익률은 70%대로 하드웨어 35%의 2배다. 하드웨어와 달리 제조비용이 들지 않는 특성 덕이다. 이 때문에 애플의 서비스 사업 성장은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동력으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UBS는 서비스 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은 70%가 정점이라고 봤다. 애플 서비스 사업의 성장은 하드웨어에 의존하는데 하드웨어 사업의 장기 정체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UBS는 “하드웨어 판매 기업임에도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마치 소프트웨어 회사와 같다”고 했다. UBS는 애플이 장기 정체기를 피하려면 잠재시장 규모가 큰 곳을 대상으로 한 신규 서비스나 하드웨어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관련 시장이라면 당장 유력한 것이 AI이지만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AI 경쟁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4에 주도권을 내준 것으로 보이고 시야에 들어오는 전략도 없다고 했다. 골드만삭스가 애플 주식을 ‘매수 확신’ 목록에서 제외한다고 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UBS는 애플의 생산거점인 중국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구글과 관련된 법무부의 소송도 주가 할인 요인이라고 했다. 구글은 아이폰의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쓰도록 하기 위해 연간 180억~200억달러를 애플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관련 지급이 검색엔진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행위로 보고 독점금지법 소송을 진행 중이다. UBS는 소송 결과에 따라 양측의 계약 관계가 무산되면 애플의 주당순이익은 약 8%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중국은 애플의 매출 비중 20%, 시장 점유율 20%, 제조물량의 90%를 차지하는 만큼 지정학적 위험에 취약하다고 했다. UBS 등 월가의 의견을 보면 비관론의 릴레이를 끊을 수 있는 당장의 실마리는 AI 전략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혼합현실이라는 분야를 겨냥한 ‘비전프로’ 헤드셋이 출시됐으나 고가인 데다 아직 구매자가 애플 애호가나 얼리어댑터 등에 한정돼 있어 유의미한 매출 기여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AI 기술은 이미 시장성이 검증된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형태다. 호응을 얻으면 단기간 안에 하드웨어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앱 수입의 확대 등 서비스 매출액의 빠른 향상도 가능하다. 현재 월가에서 AI 전략에 대해 ‘명확성이 부족하다’,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말이다. 애플이 이런 지적을 받는 배경에는 제품이나 기술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기까지 침묵을 지키는 전략적 관행이 있다. 지난 1년 동안 관련 질의에 ‘상당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던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28일에는 ‘구상을 연내 공개하겠다’고 한발 나아간 발언을 했지만 구체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통상 애플이 신기술이나 새 제품에 대해 말을 삼가는 것은 기대감을 조성하고 공개 시점에서 소비자 관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미완성 기술을 섣불리 홍보했다가 브랜드 이미지에 금이 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침묵 배경의 전략적 목적 존재 여부를 떠나 애플은 AI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해온 게 사실이다. 식킹알파에 따르면 애플은 2023년 한 해에만 AI 스타트업 32곳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또 종전부터 머신러닝(ML)에 초점을 두고 내부 개발을 진행해 관련 기술을 아이폰에 접목해 왔다. △ML을 통한 이미지 인식과 이에 따른 사진 분류 △사용자의 키보드 타이핑 패턴 학습을 통한 단어 제시 △사진 촬영 시 여러 장을 고속으로 캡처한 뒤 ML을 통해 선명도와 색상 정확도가 가장 높은 사진을 자동 선택하는 기능 등이 아이폰에 접목돼 활용되는 ML 기술이다. ML은 데이터를 학습한 뒤 패턴을 인식하고 예측을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뜻한다. 생성형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개념으로서 ML에서 진보된 형태로 사뭇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관련 기술의 토대는 ML에 있기에 애플이 관련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애플은 생성형 AI 구현을 위해 ‘Ajax’로 불리는 독자적인 LLM(대규모언어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이력이나 침묵을 유지하는 관행에 비춰볼 때 애플에 AI 전략이 부재하다는 얘기는 섣부른 판단일 수 있는 것이다. 애플의 생성형 AI 개발은 지난 2월 전기차 사업의 백지화를 기점으로 더 탄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2월 27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전기차 개발을 중단하기로 하고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된 약 2000명의 인력 중 상당수를 생성형 AI 개발 부서에 배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통상 애플은 매년 6월 개최되는 WWDC(세계개발자컨퍼런스)에서 신규 iOS(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를 공개하는데 전문가들은 올해 6월 발표될 ‘iOS18’에서 애플의 생성형 AI 기능이 공개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모간스탠리는 “애플이 생성형 AI라는 더 중요한 사안으로 자산의 용도를 변경한 것은 긍정적인 전개”라고 했다. 애플의 생성형 AI 기술의 매출 잠재력 원천은 대규모로 보급된 하드웨어의 수에 있다. 딥워터애셋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에 따르면 현재 애플의 활성 디바이스(일정 기간 인터넷에 연결되거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등 활동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장치) 수는 22억대이고 14억명의 활성 사용자(일정 기간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한 개인이나 계정)가 이를 소유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활성 사용자 중 20%가 월 10달러의 AI 제품을 서브스크립션 형태로 구매한다면 연간 330억달러 매출총이익(매출총이익률 80% 상정)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영업이익을 2023년 연간(1550억달러) 대비 16% 늘리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한다. 하드웨어 사업과 더불어 애플의 ‘양륜 경영’의 한 축으로 불리는 서비스 사업도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웨드부시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애플에 생성형 AI가 도입될 경우 현재의 앱스토어는 다양한 분야의 AI 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파는 AI 앱스토어로 변모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AI 앱스토어를 통한 연간 서비스 매출액 추가분은 50억~1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서비스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1000억달러 정도인데 AI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매년 5~10%의 증액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앞서 UBS가 단점으로 지적한 하드웨어 기반의 경제권은 오히려 공고해질 수 있다. 과거 애플은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사용자 친화적인 설계로 새로운 시장을 열거나 수세에 몰린 상황을 타개한 저력이 있다. 2001년 출시된 애플의 아이팟은 휴대용 음악재생 기기 시장을 재정의하는 한편 아이튠즈와 함께 디지털 음원 유통 방식을 변화시켜 당시 경영난에 빠진 애플을 구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 휴대전화 시장의 혁신을 일으킨 아이폰(2007년), 태블릿PC 시장을 만든 아이패드(2010년), 무선 이어폰 시장을 재정의한 에어팟(2016년) 등이 대표적 예다. 생성형 AI 개발을 둘러싸고 침묵을 유지하는 애플에 대해 사용자 친화적인 설계의 고심 흔적이라는 기대 섞인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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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고공행진 나스닥 안 부럽네"...해외 자금 '봇물' 日증시 전망은?

| 시드니=권지언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인공지능(AI)의 폭발적 잠재력과 그로 인한 반도체 산업 성장 기대감이 미국 증시와 더불어 일본 증시를 사상 최고치까지 밀어올리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3월 1일 뉴욕증시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뒤이은 4일 일본 증시 닛케이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만엔을 돌파했다. AI 열풍에 반도체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서 엔저, 디플레이션 탈피 기대감, 기업 이익 증가 기대까지 맞물려 일본 증시로 향하는 외인들의 자금 유입세는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유명 투자은행(IB) 등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과 AI 열풍 등에 힘입어 외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한국 투자자들 역시 이러한 긍정적 분위기를 일찌감치 읽고 자금 투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증시가 다소 부진한 일본 경제 상황과는 맞지 않으며, 앞으로 기대했던 실적 개선이나 개혁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조정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일학개미 사로잡은 ‘사무라이 7’ AI 붐을 바탕으로 일본 증시가 전력질주하자 ‘일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투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3월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2월 국내 투자자의 일본 증시 거래액은 7억7448만달러(약 1조32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예탁원이 관련 통계치를 제공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월간 거래액 기준 최대 수치다. 이 기간 매수액이 4억3957만달러(5857억원)로 나타난 가운데 순매수액은 1억466만달러(1395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기록했던 1억1041만달러(1471억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뉴욕증시 최고치 행진을 주도한 게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으로 불리는 기술주였다면 일본에는 ‘사무라이 7’이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디스코, 도쿄일렉트론과 자동차 업체 도요타, 쓰바루 그리고 종합상사인 미쓰비시상사 등 7곳으로 이뤄진 ‘사무라이 7’ 종목들은 올해 들어 가파른 주가 상승을 연출 중이다. 도쿄일렉트론의 경우 연초 대비 60% 넘게(3월 5일 종가 기준) 뛰었고, 어드반테스트는 55% 상승한 상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사랑하는 일본 상사 대표 종목인 미쓰비시상사도 연초 이후 44% 올랐다. 스크린홀딩스(66%)와 디스코(59%), 도요타(41%), 쓰바루(24%)도 모두 연초 이후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 중이다. 일학개미들은 일본 증시 중에서도 주가 상승이 가파른 반도체 종목을 위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데, 최근 한 달(2월 6일~3월 5일) 동안 일학개미 순매수 상위 10개 중 4개가 반도체 종목이었다. IB들 “추가 상승 여지 충분” 일본 증시는 당분간 지금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꾸준히 포트폴리오 확보에 나서고 있고, 3~4월쯤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양적 완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또 3월 노사 임금협상에서 실질임금 상승이 실현되면 소비 증가로 이어져 그동안 소외됐던 내수 종목으로까지 상승세가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는 일본 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퍼포먼스가 뛰어난 시장에 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아시아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도 일본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시장으로 꼽혔다. 미즈호 리서치기관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마 가즈오는 “수년 내로 닛케이 지수가 5만엔까지 올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 재스퍼 콜은 “개인적으로는 2025년 말까지 5만5000엔으로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닛케이 랠리를 주도한 게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면 앞으로는 일본 국내 투자자들의 참여가 확대돼 증시 추가 상승을 가능케 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일본 정부는 올 초부터 최대 120만엔인 연간 비과세 투자 한도를 360만엔으로 3배 늘리고 비과세 기간도 5년에서 무기한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시행 중이다. 덕분에 시행 첫달인 1월 중 일본 증시에는 1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는 16년 만에 최대치다. 미즈호증권은 신NISA를 통해 개인들이 연 1.6조엔의 주식을 매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은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사외이사 비중 확대, 순환출자 감소 등 지배구조 개선과 자사주 매입 확대 등도 시장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향후 실질적인 개혁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일본 주식을 25조엔 순매수했으나 이후 더딘 구조개혁과 저물가 상황 지속에 따른 실망 등으로 작년 3월까지 누적 28조엔을 순매도한 바 있다. JP모간의 콜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부 지출 확대를 목표로 한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진 않고 있으며, 2025년 내지 2026년에 세율이 인상될 경우 증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중국발 환율 전쟁 등 글로벌 이슈가 발생하면 일본 수출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증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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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자전거 라이딩 '시즌 온'…지자체 보험으로 걱정 뚝

4~10월 자전거 사고 증가 지자체 단체보험으로 사고 대비 운전자보험 특약으로 보장 강화 |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 봄이 돌아오자 A 씨는 겨우내 묵혀 뒀던 로드 자전거를 다시 타기 시작했다. 야외활동 하기가 좋아져 주말에는 100km 가까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라이딩할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자전거 도로로 불쑥 들어오는 보행자, 주행 중 자전거 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멈추는 따릉이(서울 공공 자전거) 운전자, 자전거 도로까지 넘어와 달리기를 하는 러닝 크루(모임) 등으로 사고가 날 뻔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다 넘어지면 팔로 바닥을 짚으며 생기는 부상은 물론이고 심하면 골절이나 뇌진탕 위험도 있다. 국내 자전거 인구 1000만여 명...한 해 사고 1만여 건 자전거는 운동 및 이동 수단으로 일상에 깊이 자리를 잡았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자전거 이용 인구는 1340만명으로 추정된다. 매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330만명 가까이 된다. A 씨처럼 운동 목적으로 로드 자전거를 타거나 이동 수단으로 따릉이 등 공공 자전거를 활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자전거 이용자가 늘며 교통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연간 자전거 교통사고는 1만3000건이 넘고 부상자도 1만4000명에 육박한다. 하루에 자전거 교통사고가 36건꼴로 발생하며 부상자도 38명씩 나오는 셈이다. 특히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4~10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달과 시간대에 자전거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이에 따른 사망자 및 부상자도 이 기간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자체, 단체보험으로 자전거 사고 보장 자전거 사고가 많아지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 자전거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자체가 보험사에 직접 단체보험을 드는 방식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135개 지자체가 자전거 사고 관련 단체보험에 가입했다. 단체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 주민은 3732만명에 달한다. 자전거 사고 발생 후 3년 안에 거주지역 지자체와 단체보험 계약을 맺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된다. 보험사는 보험 심사를 통해 자전거 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 부상, 후유장해 등을 보장한다. 지자체와 보험사 간 계약 내용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사망 사고 최대 1000만원 △후유장해 최대 1000만원 △4~8주 이상 진단 시 진단 위로금 최대 70만원 △6일 이상 입원 시 입원 위로금 최대 20만원 △자전거 사고 벌금 최대 2000만원 △사고처리 지원금 최대 3000만원 등이 보장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거주지역 지자체가 단체보험에 가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자체 단체보험을 통해 자전거 사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보험 특약으로 자전거 사고도 대비 운전자보험 가입자라면 특약을 통해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운전자보험 중 ‘일상생활 중 사고와 배상책임손해 보장 특약’을 통해 자전거 운전 중 타인을 사망하게 한 경우 피해자 1명당 최대 3000만원 한도로 보장한다. 삼성화재는 자전거 운전 중 타인 신체에 손해를 입혀 받은 확정 판결 벌금도 보장한다. KB손해보험은 운전자보험을 통해 운전자보험과 자전거보험을 한 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보험 중 자전거플랜으로 가입하면 △자전거 교통사고 처리 지원금 최대 3000만원 △자전거 사고 변호사 선임 비용 최대 300만원 △자전거 사고 벌금 최대 2000만원 등 3대 자전거 운전자 비용을 보장한다. 그 밖에 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상해 위험도 특약을 통해 보장한다. 특약으로는 △자전거 사고 상해·사망·후유장해 △상해 흉터 복원 수술비 △골절발생위로금 △깁스 치료비 등이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야외 레저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안전한 환경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다양한 특약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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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다 똑같은 '비만 ETF'가 아니다…투자자의 현명한 선택법은?

보수율 1위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비만치료제 집중 투자할지 판단 후 ETF 선택 | 이석훈 기자 stpoemseok@newspim.com 비만치료제 시장이 올해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고 있습니다. 비만 ETF 시장의 선두 주자는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입니다. 지난 2월 14일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기업으로 구성된 ETF인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를 출시했습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약 43.31% 담고 있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대표 상품 ‘위고비’로 유명하며,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MS)은 94%에 달합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3월 11일 기준 전 세계 헬스케어 분야의 시총 1위 제약사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2030년 일라이릴리의 시장 점유율이 50%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도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KB운용은 지난 2월 27일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를, 미래에셋은 같은 달 29일에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를 출시했습니다. 두 회사도 삼성운용처럼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ETF를 운용합니다. 헬스·비만치료제 산업 내에서 각광받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따지면 이들 상품의 차이는 두드러집니다. 우선 보수율 측면에서 보면 KB자산운용이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코스콤에 의하면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의 보수율은 0.35%입니다. 이는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와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가 기록한 0.45%에 비해 0.10%포인트(p) 낮은 수치입니다. 보수율이란 자산운용사의 ETF 운용비용을 전체 ETF 자산가액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보수율이 낮을수록 투자자 수익으로 돌아가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정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 팀장은 “같은 지수를 동일한 전략에 투자한다고 해도 보수율 탓에 수익이 적어지는 일도 생긴다”며 “운용사별로 보수율 차이가 큰 경우도 있으니 이 부분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자신이 적정 가격에서의 거래를 중요시하는 편이라면 순자산총액 1위인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난 3월 11일 기준 해당 ETF의 순자산총액은 785억원으로 세 ETF 중 가장 많습니다.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 TOP2Plus와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는 순서대로 272억원과 96억64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순자산총액(AUM)이란 ETF를 통해 운용하는 자산의 가치를 의미합니다. AUM이 높은 ETF는 그만큼 투자가 활발하다는 것입니다. 거래가 잦을수록 실제 거래 가격이 적정 가격에 근접할 확률이 커집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도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매매되는 특성 때문에 ETF의 가치에 부합하는 가격에 사고파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적정 가격에 매수·매도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AUM을 보는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비만치료제 전망에 대한 투자자 판단도 중요합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두 회사지만 바이오 산업 전체로 보면 다른 회사의 투자 가치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신이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를 중시하는지, 비만치료제 시장 자체에 투자하는 것을 중요시하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에 투자하길 원한다면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외 비중이 높은 ETF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 3월 11일 기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비중이 가장 높은 ETF는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57.94%)입니다.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56.51%)와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43.31%)가 뒤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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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개발의 시대'...그린벨트·군사보호구역 잇단 해제 주목

비수도권 그린벨트·군사보호구역, 여의도 면적 각각 837배·117배 해제 규제완화 이후 산업단지, 신도시 조성시 부동산시장 큰 영향 |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정부가 비수도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에 이어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들 땅이 규제에서 대거 풀림에 따라 개발 기대감이 높아져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실제 도시 개발과 인구 유입이 이뤄지면 개발 훈풍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그린벨트·군사시설보호구역 풀어 국토 효율성 제고 정부는 그린벨트와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잇달아 해제해 국토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힘을 싣기로 했다. 그린벨트 해제는 지방경제 활성화 및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책사업 이외에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역점 사업은 총량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지역별로 해제할 수 있는 그린벨트 총량이 정해져 있어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한 산업을 유치하려 해도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한도가 남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에서 국가 주도로 추진하는 사업은 총량 규제에 예외를 허용하고 있지만 지자체 주도 사업은 지금껏 예외가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 특화산업 육성 등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도 정부 심의를 거쳐 총량 규제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개발이 원천적으로 금지됐던 1·2등급 그린벨트도 정부나 지자체 주도로 국가 전략사업이나 지역 현안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해제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 그린벨트 중 79.6%가 1·2등급지다. 다만 수도권 쏠림과 난개발을 막기 위해 지방만 허용하고, 1·2등급지를 해제하면 동일한 면적을 신규로 지정토록 했다. 20년간 보수적으로 운영된 환경등급 평가체계도 개선한다. 현재는 6개 환경평가 지표 중 한 개만 1·2등급이면 개발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지역별 특성을 감안해 일부 지표의 등급 기준을 완화하거나 가중치를 주는 식으로 변경한다. 각종 토지이용규제도 대폭 손질한다. 토지이용규제란 환경 보호, 문화재 보존, 난개발·투기 방지 등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수시로 도입하는 구역단위 규제다. 농업보호구역, 산림보호구역, 특정용도제한지구 등 현재 시행 중인 규제만 336개에 달한다. 기존 규제는 그대로 놔두고 정권 또는 지자체장이 바뀌거나 특별법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규제를 추가하다 보니 누더기가 됐다.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일대를 비롯해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전국의 339㎢(3억3900만㎡) 규모가 대상이다. 이번 보호구역 해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높이 제한 없이 건축물 신축·증축 등을 할 수 있다. 보호구역을 해제하기 어려운 경기도 파주 등 4개 지역 103㎢(1억300만㎡)에 대해서는 일정 높이 이하 건축물을 신축할 때 군 당국과의 협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게 했다. 울산·대구 지방권 및 강남3구·성남 등도 기대감 규제가 완화되는 지역은 개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땅의 가치는 토지 및 건축물 이용을 규정하는 용도지역, 용도구역, 용도지구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은 울산, 대구, 부산, 광주 등에 집중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권(269㎢), 창원권(297㎢), 부산권(412㎢), 대전권(424㎢), 대구권(515㎢), 광주권(512㎢) 등 비수도권 6개 권역이 대상지다. 전체 대상지만 총 2429㎢로 여의도 면적(2.9㎢)의 837배에 달하는 크기다. 울산의 경우 전체 행정구역 중 25.4%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으며, 이 중 개발이 불가능한 환경평가 1·2등급 비율은 81.2%에 달한다. 아직 구체적인 대상지가 공개되진 않았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이 대거 해제되면 성남과 과천, 하남 등 경기도 일대 토지가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해제 대상에는 경기 성남 서울공항 등 군 비행장 주변 7곳 보호구역이 포함됐다. 1970년대 건립된 서울공항 때문에 50년간 개발이 제한됐던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46㎢)와 경기 성남 분당·수정·중원구(72㎢), 과천·하남(4㎢) 일대의 보호구역 지정이 해제됐다. 이들 지역에선 ‘비행안전구역별 제한 고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건축물 신축이나 토지 용도변경 등 기존에 금지됐거나 군의 허가하에 가능했던 개발 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경기 포천(21㎢)·양주(16㎢), 세종특별자치시(13㎢), 경기 연천(12㎢)·가평(10㎢)도 보호구역 해제로 수혜가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그린벨트 지역을 산업용지 등으로 활용해 지방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그린벨트 해제 주변지역으로 투지 수요가 늘고 난개발이 확산하는 부작용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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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항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지 주택·연구단지 등 일제히 개발 탄력

수도권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180.6㎢...전체 해제면적 50% 이상 차지 “총량제에 산업단지 들어서긴 어려울 것” | 최현민 기자 min72@newspim.com 정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따라 수도권 해제지역의 주거지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보호구역이 해제될 경우 그동안 가로막혀 있던 개발사업이 봇물을 이룰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따라 주변지역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비롯한 규제가 다수 풀어지면 주거지역 개발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에 따라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공공택지 지정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또 첨단 연구개발단지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하면서 성남 서울공항에 인접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일대가 주거지와 첨단 연구단지 조성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남·하남 등 수도권이 절반 이상...해제 시점은 미정 정부는 지난 2월 충남지역 민생토론회에서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키로 했다. 총 339㎢(1억300만평) 규모로, 이는 정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수도권 지역만 놓고 보면 서울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 46.4㎢가 풀린다. 경기도는 성남, 하남, 과천, 평택, 포천, 양주, 연천, 가평 등 총 134.1㎢가 해제돼 수도권에서만 전체 군사시설보호구역(339㎢)의 절반이 넘는 180.6㎢가 풀린다. 수도권 가운데선 성남시가 가장 해제 면적이 넓다. 분당구 백현동·정자동·판교동·서현동 일대와 수정구 고등동·태평동 일대, 중원구 성남동·은행동·여수동 일대 71.5㎢ 규모다. 해제지역 가운데 핵심은 강남3구와 성남시 고등동 일대에 있는 성남 서울공항 주변이다. 이들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지역은 공통적으로 인기 높은 잠재적 개발 지역이란 특징이 있다. 주변지역은 이미 공공택지사업이 추진돼 대규모 택지가 형성돼 있는 상태다. 성남비행장 주변 군사시설보호구역은 서울 강남구(개포동·대치동·세곡동·수서동·율현동·일원동·자곡동), 서초구(내곡동·신원동·염곡동·원지동), 송파구(가락동·거여동·마천동·문정동·방이동·삼전동·석촌동·송파동·오금동·잠실동·장지동) 등 강남3구와 경기 분당구(성남 등) 일대에 걸쳐 있다. 군 비행장 주변 보호구역이 해제되면 비행안전구역별 제한고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군 협의 없이 건축물의 신축이나 증축, 용도변경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나 경기도,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개발사업 추진도 점쳐진다. 개발이 자유로워진 만큼 향후 선거를 앞두고 개발 공약이 잇따를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4월 총선과 2년 후 지방선거, 차기 대선 등에서 잇따라 공약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서울공항 주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성남공항 군사시설보호구역 일대 개발은 사실 오래전부터 지역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이었다”며 “이번 보호구역 해제는 시점이 명확하지 않으니 오히려 개발 관련 공약은 더 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자체 개발도 아직 구체적인 절차는 마련되지 않았다. 그린벨트 해제처럼 정부와의 협의가 상당수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자체 자체 개발을 허가할 경우 대규모 난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대규모 개발보다는 해당 토지주들의 소규모 자체 개발 정도가 인정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따른 개발 시 지자체 권한이 어떻게 될지는 검토한 바가 없다”면서 “해당 토지 소유주들에 의한 자체 개발 등이 있을 수 있어 케이스에 맞춰서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주거지 + 소규모 연구개발단지 복합 개발 유력 군사시설보호구역이 본격 해제될 경우 주거지역 개발이 우선 추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군사시설이 인근에 있는 만큼 대규모 상업지나 업무지역 개발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공항 주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지역은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와 같은 공공택지 조성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번에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강남3구 지역은 대부분 서초 우면지구, 강남 세곡지구, 성남 고등지구와 같은 보금자리지구와 인접해 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인력이 모이거나 고밀개발이 필요 없는 연구개발(R&D)단지, 물류단지 등의 조성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첨단 제조업지구가 입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경우 산업단지 및 공장총량 물량배정 기준이 있어서다. 더욱이 첨단제조업지구는 서울시가 옛 구로공단 자리에 조성키로 한 데다 성남공항과 멀지 않은 곳에 ‘판교 테크노밸리’가 조성돼 있음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해제 예정 구역의 입지를 보더라도 제조업단지는 판교나 서울 서남권에 조성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진단이 많다. 전문가들은 주거지 중심의 소규모 연구개발단지가 복합된 개발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권은 업무시설이 많아 배후 주거지역 개발 요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만 (개발대상 지역이) 강남이나 판교 쪽으로 전반적인 연결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주택과 업무가 혼재된 복합용지 형태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공항이 있기 때문에 고밀개발은 힘들고 업무와 주택이 혼재되는 개발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수서나 내곡동 쪽을 보면 예전에 너무 주택 중심으로 개발되다 보니 산업단지 혼재 형태로 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우면동 일대 녹지지역처럼 대기업 산하 연구단지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한 만큼 IT(정보기술)처럼 미래지향성이 있는 산업 등이 들어오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비행이나 안보에 큰 지장이 없으면 해제하는 것이 맞지만 해제를 하더라도 용적률을 획기적으로 완화하기는 힘들다”며 “기존 용적률을 기준으로 해제된 높이 제한을 활용해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형태로 가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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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대상 토지·주택 시장 정중동 “가시적 영향 미미하지만 결국 호재”

규제완화 방침 발표 후 토지·아파트 문의 급증 시장침체 탓 실제 거래는 ‘신중 모드’ | 최현민 기자 min72@newspim.com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 해제되면서 규제 해제 토지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지역 가운데 개발 압력이 높은 서울 강남·서초·송파 강남3구와 경기 성남시 고등동·백현동 등 서울공항 인근 토지주들에겐 희소식이다. 오랫동안 규제에 묶여 있다가 이제 재산권을 행사할 기회가 열려서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이어지는 데다 해제구역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고 중복 규제 등으로 개발이 단기에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에서 현지 분위기는 아직 정중동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10년 이후 장기적으로는 결국 호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토지·아파트 문의 급증...실제 거래는 ‘신중 모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소식에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으로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충남지역 민생토론회에서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지역을 대상으로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고 지역 개발을 통한 경제 활성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가운데선 서울공항 주변 군사시설보호구역인 서울 강남3구와 경기 성남시 일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비행장 주변 보호구역이 해제되면 비행안전구역별 제한고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군 협의 없이 건축물의 신축이나 증축, 용도변경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저층 건물만 산재한 이 지역의 경우 군사시설보호구역이 본격 해제되면 고밀 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정부 발표 이후 대상지로 거론되는 지역은 토지, 아파트 등 매수 문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진 않는 모양새다. 토지 가치 상승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하는 만큼 개발 방향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힐 때까지 자금이 묶여 있게 되는데 적어도 10년은 소요될 것이란 인식 때문이다. 성남시의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발표 이후) 토지에 관심이 있어 물어보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면서 “현재 토지의 경우 평당 400만~500만원이지만 작은 땅은 없고 큰 땅만 매물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인 경우) 성남시에서 건축허가를 받고 서울공항의 허가도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 기각되는 상황”이라며 “군사시설보호구역이 해제되면 군의 허가 단계가 사라지는데 이는 분명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대는 중복규제 지역이 많은데 군사시설보호구역이 해제되더라도 그린벨트 규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실제 개발까지 이어지려면 10년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역 역시 당장 큰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아직 정확한 위치가 공개된 것이 아니다 보니 엉뚱한 곳에 투자하는 꼴이 될 수 있어 투자자들도 신중한 모습이다. 강남구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투자했는데 보호구역 해제 지역에서 몇 발짝만 옆으로 벗어나 있어도 개발이 안 되다 보니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미 될 만한 곳은 소문으로 알려진 곳이라 가격이 어느 정도 올라 있는 상태지만 현 시점에선 확신할 수 없어 투자자들도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시적 효과 약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론 호재 전문가들 역시 단기적으로 토지 등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기본적으로 개발행위에 제약을 받게 된다. 대표적으로 건축물 높이 제한 등이 있다. 이런 제약조건이 없어진다면 자연스럽게 해당 지역의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군 시설 인근 평지의 규모, 도심과의 거리 등에 따라 개발 호재로서의 가치가 달라진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호재이지만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전과 이후로 개발사업의 여건이 바뀌면서 미분양,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정비사업 공사비 분쟁 등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인접 수도권도 당장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향후 경기 상황이 반전될 때 호재로서 가격에 반영될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우리은행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도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주택이나 부동산 등 건축물 거래가 활발한 지역이라고 보긴 어렵고, PF 시장이 냉각돼 있는 데다 주택 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군사보호구역 해제가 강력한 호재이긴 하지만 당장 주택 시장이 살아나는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나타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공항 인근이나 서울 지역에서도 강남권과 연계된 지역들은 토지 이용가치 상승에 따라 시장이 추후 턴어라운드할 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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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해제 압력 커지는 수도권 그린벨트 서초 식유촌·송동마을 1순위 거론

서울시 내 그린벨트 비중 25%...향후 주택공급 활용 기대 집단취락지구 식유촌·송동·탑성마을 등 후보지 그린벨트 규제 50년...“제도 손질 필요하나 난개발은 막아야” |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바람이 비수도권을 넘어 수도권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서울 인근 지역은 인구 과밀 상태인 데다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신규로 주택을 공급할 땅이 없는 실정이다. 그린벨트 해제 후 공공주택 건립이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서울시 그린벨트 면적은 149.13㎢ 규모로 서울 전체면적의 약 25%다. 도심 내 지역은 거의 없고 대부분 경기도와 인접한 지역이다. 그린벨트 중 개발이 가능한 3등급 이하는 전체의 21% 수준이다. 더욱이 최근 서울시도 급격한 도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50년 넘게 지정·관리하던 그린벨트의 공간 활용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엄격히 유지된 그린벨트에 대해 지역 여건, 현실을 반영한 변화상을 제시해 도시공간 대개조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의 그린벨트 해제 바람은 조만간 서울 수도권에서도 불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개발 압력이 커지는 데다 특히 공공주택 건립과 첨단 연구단지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 조정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역 1순위 현재 서울시에는 서초구 23.89㎢, 강서구 18.91㎢, 노원구 15.9㎢ 등 19개 구에 걸쳐 149.09㎢의 면적이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다. 서울 전체 면적의 25%다. 30만㎡(9만900평)를 기준으로 그 이상 넓은 땅은 정부가, 그 미만의 작은 땅은 서울시가 해제 권한을 갖고 있다. 다만 최대 14.6㎢(441만6500평)까지만 해제가 가능한데 이것만 해도 여의도 면적의 5배가 넘는다. 서울시 내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역으로는 강남권이 1순위로 꼽힌다. 개발면적이 넓은 데다 더 이상 보존의 의미가 없어진 취락지구가 많아서다. 업계에선 서울 서초구 우면동 603-42 일대의 식유촌마을(2만860㎡)과 우면동 500-4 일대의 송동마을(2만745㎡), 염곡동 208 일대의 탑성마을(1만7488㎡) 등을 주요 후보지로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은 대표적인 집단취락지구다. 집단취락지구는 그린벨트 내 취락을 정비하기 위해 지정한 지구로 서울에 24곳이 있다. 강남구 대치동 강남운전면허시험장과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등도 유력 대상지다. 수서동 수서역 인근 수서차량기지 일대 그린벨트도 풀릴 가능성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 수서차량기지를 입체·복합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차량기지 상부를 인공 데크로 덮고 그 위에 주거·상업·문화시설과 녹지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서구에서는 단연 김포공항 인근 지역이 거론된다. 이 일대는 고도제한을 비롯한 건축규제 완화 요구가 거센 데다 서울시도 이 일대 개발을 시사한 만큼 주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김포공항 일대를 혁신교통지구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곳을 도심항공교통(UAM)·도시철도·간선급행버스(S-BRT)가 어우러지는 미래형 교통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노원구 태릉 골프장 일대 그린벨트도 해제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일대는 문재인 정부 시기 공공주택 건립을 추진했지만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린벨트 해제와 공공주택 건립에 반대하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와 서울시의 의지에 따라 그린벨트 해제가 점쳐진다. 경기·인천 그린벨트 해제지 공공택지 조성 가능성↑ 경기·인천지역의 경우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보다 더 쉬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경기·인천은 서울보다 해제 필요성이나 개발 압력이 낮은 만큼 주로 정부 주도 공공택지 개발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명·시흥 신도시 후보지다. 앞서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위한 신도시 지정 움직임이 있었던 이 일대는 규제로 인해 신도시 개발이 무산됐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동안 그린벨트 해제를 비롯한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서 신도시 개발이 추진되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 근교 그린벨트의 해제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표적인 곳이 신도시 지정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고양시 대곡·화전지구, 김포시 고촌지구, 하남시 감북지구다. 이 일대는 서울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높고 도시철도 중심의 교통 여건도 갖춘 곳이다. 다만 그린벨트 지정에 따라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번 정부의 그린벨트 및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따른 개발 압력 가중으로 향후 공공택지 개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번 비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의 ‘목적’인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한 곳도 그린벨트 해제 기대감이 커진다. 실제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도권을 배제한 그린벨트 해제 방안에서도 반도체 클러스터로 개발될 용인시 처인구 일대를 대상으로 올린 바 있다. 물론 이곳은 규제가 집중된 과밀억제권역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도 용인 처인구를 시작으로 국가산단 개발 시 그린벨트 해제가 추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비수도권은 국가산단은 물론 지방산단을 추진할 때도 그린벨트 해제가 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수도권 역차별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수도권도 정부 중점사업에 대해서는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부 중점사업은 비수도권보다 경기·인천지역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선거를 겨냥한 지역 정치권의 무분별한 난개발 시도는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심을 잡기 위해 가능성도 옅은 개발계획이 수립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심의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에 따른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요망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린벨트라는 제도가 만들어질 때와 지금의 상황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지방 소멸이 가시화된 시점에서 보완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도 “개발이익을 우선하는 무분별한 그린벨트 해제는 주의할 필요가 있고 산업 육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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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결혼기피·저출산은 높은 집값 탓...신혼부부 탄탄한 주거 사다리 필요"

출산율 ‘주거환경’ 영향...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 정책 우선돼야 MZ세대 집 마련 예상 소요기간 20년...청년에 최대 ‘걸림돌’은 주거 불안 | 최현민 기자 min72@newspim.com 최근 심화되고 있는 낮은 결혼율과 저출산 원인이 급격하게 높아진 집값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높은 집값에 전셋값마저 급등해 주거불안이 지속되자 차일피일 결혼을 미루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금리 상황에 분양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하는 데 20년이 넘게 걸릴 것이란 전망도 청년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견고한 주거 사다리 조성을 위한 품질 좋은 임대주택 공급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거정책 역시 이전과 같이 미혼자나 신혼부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단 출산가구나 자녀 계획이 있는 가구에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산율 높이려면...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 우선돼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중간 전망 기준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예상됐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최초로 0.6명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통계청이 중간 수준으로 예측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저위 추계로는 0.67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2030세대 가운데 10.7%는 ‘아이 키울 주거 환경이 마련되지 못한 점’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29.9%가 꼽은 ‘아이 양육 및 교육 비용 부담’과 12.6%가 응답한 ‘아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여유롭고 편해서’에 이어 세 번째다. 주거불안이 출산율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아이 양육과 교육 비용 부담에 이어 아이 키울 주거 환경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주거 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으로 청년·신혼부부의 주거지원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지원’을 꼽은 응답자는 39.6%에 달한다. 이어 ‘출산 휴가 및 보육 서비스’가 32.3%, ‘18세까지 아동수당 확대’가 30.3%였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이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여성의 경우 출산휴가와 보육 서비스를 우선순위로 뒀다. MZ세대 20명 중 1명 ‘집 살 생각 없다’ 청년들 사이에서 고금리 상황에 분양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란 분석이 많다. 20년 넘게 걸릴 것이란 전망도 청년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2030세대 다수는 내 집 마련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 소요기간은 20년이 가장 많이 꼽혔다. 뉴스핌의 ‘2030세대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4.7%는 내 집 마련 시기를 ‘20년 이내’라고 답해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10년 이내라고 답한 응답자가 22.6%, 20년 이후로 생각하고 있는 응답자도 15.5%에 달했다. 즉 부모의 지원 여하에 따라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은 10~20년이 걸릴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아예 집을 살 생각이 없다는 응답자도 5.8%에 달했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내 집 마련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영영 못 사거나 살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각각 23.3%, 6.7%로 17.5%, 5.0%에 그친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집을 못 살 것 같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집을 영영 못 살 것 같다는 응답이 24.7%, 인천과 경기가 21.1%에 달했다. 반면 강원과 제주는 7.5%에 그쳤다. 결혼 여부에 따라 답변도 많이 갈렸다. 기혼 응답자 가운데 41.7%는 5년 이내에 내 집 마련을 해야겠다고 답했다. 반면 비혼이나 미혼자의 경우 5년 이내 내 집 마련하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6%, 7.9%에 그쳤다. 특히 비혼의 경우 집을 영영 못 살 것 같다는 응답자는 34.5%에 달했고, 미혼자 역시 17.9%에 달했다. 기혼자의 경우는 6.9% 수준이다. 지난 정권에서 급등한 집값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년 주택정책, 출산·신혼부부에 초점 맞춰야 청년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주거 불안정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년 응답자의 75%가 내 집 마련에 관심을 보인 만큼 주거 불안에 대한 걱정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에게 걸림돌’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2.3%가 주거 불안정을 꼽았다. △소득·자산 불평등 (70.5%)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 (69.9%)보다 높은 응답률이다. 주거 불안정감의 실체는 높은 집값에 있다. 실제 가구소득 대비 집값 비율을 뜻하는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수도권의 경우 주택 10, 아파트는 16에 이른다. 집을 사기 위해 각각 10년, 16년 동안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즉 소득 대비 지나치게 높은 집값이 청년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집을 사기 전 전월세를 거쳐야 하지만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것도 더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전셋값 PIR도 5를 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사회문제로까지 떠오른 빌라 전세사기는 청년들의 주거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부분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 모아놓은 돈을 순식간에 날릴 수 있는 만큼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전세사기 문제로 인해 주거 불안감은 쉽게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거 사다리’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저가 소형 임대주택보다 중형 임대주택, 저렴한 주택, 국민주택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주거 사다리 정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청년가구를 위한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며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비용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용도지역·지구제를 개편해 임대주택지구를 따로 만들고 용적률을 600~700%까지 풀어주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주택을 짓는 토지는 용적률을 최대한 완화해 영구임대주택을 원가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청년가구에 공급할 필요가 있다”면서 “결혼을 하게 되면 주거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주거비용 수준이 너무 높아 결혼을 안 하는 경향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신혼부부 등 결혼가구 중심으로 맞춰진 주택공급 혜택도 출산가구나 자녀 계획을 갖고 있는 가구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정권 시절 ‘행복주택’으로 대변되는 원룸형 소형 주택은 기본적으로 미혼자 1~2인 가구가 거주하는 주거상품으로 쓸데없이 가구 분할만 확산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강남권의 원룸은 공공주택의 저렴한 임대료 및 집값을 활용해 이른바 ‘금수저’들만 혜택을 보게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원룸형 주택 수를 줄이고 대신 신혼부부와 어린아이가 있는 출산 부부가 거주할 수 있도록 투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고 이에 대한 입주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저렴한 주택 공급이 예전에는 신혼부부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아이의 출산이나 자녀 계획을 갖춘 가구로 혜택이 가야 한다고 본다”면서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하거나 이자를 정책금리 중심으로 가는 방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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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ETF 다음 주자' 이더리움, 단기 전망 '맑음'

전문가들 “올해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아웃퍼폼” | 시드니=권지언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코인 투자자들이 오래 기다려 온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1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으로 정식 출범한 가운데, 다음 현물 ETF 승인 대상인 이더리움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작년 말부터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가파른 랠리를 연출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승인 소식에 잠깐 급등세를 연출한 뒤 오히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ETF(GBTC) 자금 유출이 부각되며 가파른 하락을 겪었다. SEC의 승인 소식을 전후로 더 큰 상승세를 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은 건 이더리움으로, 승인 직전 2200달러 선이던 가격은 1주일 사이 2600달러까지 18% 넘게 올랐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단기 가격 변동을 극복하고 결국 반감기라는 대형 호재를 딛고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감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부 코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상승을 바탕으로 더욱 가파른 랠리를 나타낼 주인공은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CNBC는 1월 말 GBTC 유출이 다소 진정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가운데, 이더리움을 필두로 한 알트코인의 상승이 비트코인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오는 4월 반감기 등 호재를 바탕으로 안정적 상승을 기록하면 개선된 투자심리가 이더리움에 더 강력한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산형 거래 플랫폼 베르텍스 프로토콜 공동 창립자 다리우스 타바타바이는 GBTC 매도가 단기 자금 흐름을 지배했으나 이러한 (유출) 흐름이 완화되면서 시장은 이제 바닥을 다지고 기관투자자들이 적극 참여하는 새 시장 현실을 마주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들이 이러한 추세에 더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와 현물 ETF 승인 기대감까지 맞물리면 (비트코인보다) 아웃퍼폼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더리움 가격 상승폭이 90%로 비트코인의 157%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점도 올해 아웃퍼폼 전망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이더리움 필두로 알트코인 관심 고조 코인 업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늘어난 투자 수요에 더해 조만간 있을 덴쿤 업그레이드와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을 이유로 올해가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의 해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 글로벌 트레이딩 대표 제이슨 어반은 최근 알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커졌는데, 그 수혜는 비트코인보다는 이더리움이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속도를 높이고 가스비를 낮추는 등 확장성을 개선하기 위한 ‘덴쿤 업데이트’는 2월 7일 진행된다. 이미 신세틱스, JP모간, 리얼비전의 전문가들은 거래 효율성을 높이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에 대한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가상자산 운용사 ETC그룹 연구 책임자인 안드레 드라고쉬는 “2024년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능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23년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냈는데, 이 같은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이더리움의 기술 발전과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다음 호재는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이다. 현재까지 반에크, 아크21셰어즈, 해시덱스, 그레이스케일, 인베스코 등 접수된 이더리움 현물 ETF는 7개로 이 중 가장 이른 결정 예정일은 5월 23일이다. 5월 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금씩 엇갈리나, 대체적으로는 상반기 중 승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디지털 자산 펀드 매니저 아르카 최고투자책임자 제프 도먼은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되면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경쟁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은 갖지 못한 블록체인 성장 관련 익스포저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이더리움으로 옮겨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먼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불마켓 추세를 믿는다면 ‘가장 빠른 말’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 것”이라면서 지금은 더 작고 저렴한 블록체인 등이 그러한 빠른 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TD코웬과 JP모간 등은 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 출시 승인 후 충분히 시장에서 경험을 쌓고 나서 다른 ETF 승인에 나서려 할 것이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예정된 점 등도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당장은 어렵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블룸버그 애널리스트인 에릭 발추나스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되지 않을 이유가 없고, SEC가 이더리움 선물 ETF를 승인하면서 이더리움을 암묵적으로 상품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는 SEC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 초반에는 결정을 미루다가 결국 데드라인이 되면 승인을 할 것이라면서 승인 시 이더리움 가격은 4000달러까지도 올라 같은 기간 비트코인보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인컴 샤크스는 이더리움 가격이 3500달러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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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봄나들이’ 사고 대비 눈길 끄는 자동차보험 특약은?

봄철 고속도로 통행량·교통사고 증가 운전자 확대 특약으로 음주운전 걱정 ‘뚝’ 2만~3만원으로 긴급출동서비스 이용 |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봄이 오면 산과 들에 꽃이 피고 나들이객은 늘어난다.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이 야외 활동에 나서며 고속도로 통행량도 함께 증가한다. 1~2월 일평균 2000만대인 고속도로 통행량은 4월 3000만대를 넘어선다. 봄철 도로 위에 자동차가 많아지며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2년 4월 교통사고 건수는 1만6472건으로 전월(1만3620건) 대비 20.9% 늘었다. 같은 기간 교통사고 부상자 수는 26.2%(1만8853명→2만3799명), 사망자 수는 18%(183명→216명) 늘었다. 운전자라면 반드시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특약을 잘 활용하면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봄나들이 가서 술을 한잔 할 생각이라면 ‘운전자 범위 확대 특약’을 눈여겨볼 만하다. 자동차보험은 기본적으로 본인이나 배우자 등으로 운전자 범위가 한정된다. 이 특약은 운전자 범위 이외 가족인 동생이나 친구가 일시적으로 운전하다 발생한 사고 피해를 보장한다.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으나 최대 30일까지 보장한다. 보장 범위는 가입 중인 자동차보험과 동일하게 보상한다. 특약 보험료는 하루에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삼성화재(임시운전자 특약), 현대해상(단기운전자 확대 특약), KB손해보험(단기운전자 확대 특약), DB손해보험(임시운전자 특약), 메리츠화재(임시운전자 특약) 등 다수 손해보험사에서 이 특약을 제공하고 있다. 내가 다른 자동차를 운전할 경우라면 ‘다른 자동차 운전 특약’을 활용할 수 있다. 이 특약은 다른 자동차를 운전하다 낸 사고에 대해서 타인 손해(대인·대물 배상)와 본인 손해(자기 신체)를 보상한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며 무보험차 상해 종목도 넣었다면 이 특약은 무료로 자동 가입된다. 다만 내가 운전한 다른 차량 수리비를 보상받으려면 ‘다른 자동차 차량 손해 지원 특약’에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운전 중 실제로 사고가 발생했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가입한 자동차보험 긴급출동서비스 특약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특약은 긴급견인, 비상급유, 배터리 충전, 타이어 펑크 수리·교체, 열쇠를 분실한 경우 잠금장치 해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긴급출동서비스로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보험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애니카서비스)와 현대해상(하이카서비스), KB손해보험(매직카견인서비스), DB손해보험(프로미카 SOS 서비스) 등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한다. 긴급출동서비스 특약 보험료는 2만~3만원이다. 다만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예컨대 삼성화재 애니카서비스는 사고 또는 고장으로 인한 긴급견인 시 10㎞ 이내 가까운 정비소까지는 무료로 견인해 준다. 하지만 10㎞가 넘어가면 추가 비용으로 1㎞당 2000원을 내야 한다. 연료가 완전히 소진돼 비상급유가 필요할 때도 3리터 초과 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도로를 이탈하거나 장애물로 인해 운행이 불가능해 비상구난이 필요한 경우에도 구난 소요 시간이 30분을 초과하면 별도 비용을 내야 한다. 긴급출동서비스는 연간 이용 횟수가 정해져 있다. 대부분 보험사가 연간 5~6회(비상급유 연간 2회) 제공한다. 연간 횟수를 초과했다면 긴급출동서비스 이용 시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긴급출동서비스 특약만 별도로 가입할 수 없다. 보험사는 특약에 가입할 때 보장 개시일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 특약이 가입 당일 밤 12시 이후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특약 가입 후 하루 뒤에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며 “늦어도 출발 전날 가입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특약 가입 조건과 보장 범위에 차이가 있다”며 “긴급출동서비스도 연간 이용 횟수가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가입 시 반드시 보험사와 상담하고 약관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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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이 뭐길래...저PBR株 찾기 '열풍'

“대통령이 찍어준 테마주”...저PBR에 단기 투심 집중 PBR 1배 미만, 전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42% 변동성 확대 우려...전문가들 “옥석가리기 해야” 조언 |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은 지난 2000년 현대차가 기아를 합병한 이후 기아에 새겨진 ‘주홍글씨’였습니다. 그런데 ‘아우(기아)’가 ‘형님(현대차)’을 앞지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월 31일 종가 기준 기아의 시가총액이 41조3703억원으로 불어나면서 현대차(41조1640억원)를 뛰어넘었습니다. 약 20년 만에 두 기업의 시총 순위가 뒤바뀐 겁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최근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정책’ 도입을 시사하면서 주식시장에는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 찾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대통령이 찍어준 테마주’라고도 부릅니다. 자동차주는 대표적인 저PBR 종목인데, 기아가 시의적절하게 자사주 5000억원 규모 매각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저PBR 종목을 찾던 투자자들의 돈이 대거 몰린 것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PBR이라고 묻지마 투자를 했다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PBR이 뭔가요? PBR(Price Book Value Ratio)은 주가순자산비율로서 주가가 그 회사의 한 주당 순자산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를 뜻합니다. 시가총액(주가)을 순자산으로 나눠서 구합니다. 기업 자산 대비 주가의 적정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서 낮을수록 저평가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가령 PBR 1배 미만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한 가치보다도 주가가 낮게 형성됐다는 의미입니다. 현 재무상태보다 주가가 낮은 것이죠. 때문에 저평가 종목들, PBR 1배 미만인 ‘저PBR’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단순 PBR 1배 미만 종목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08개 중 PBR이 1배에 못 미치는 종목은 1109개로 전체의 42.5%를 차지합니다. 업종별로는 보험(0.45), 은행(0.45), 증권(0.47), 건설(0.59), 자동차(0.71) 등이 대표적인 저PBR 종목군으로 꼽힙니다. 국내 증시의 PBR로 살펴봐도 1.05배(코스피 0.95배, 코스닥 1.96배)에 불과합니다. 선진국(3.10배)은 물론 신흥국(1.61배) 대비로도 낮은 수준입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금융당국이 주가 저평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꺼내든 정책이 바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입니다. 일본에서 효과 본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금융위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상장사의 이사회가 스스로 기업가치(PBR·ROE 등)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주요 내용은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ROE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 공시 △상장사들에게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 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이 있습니다. 2월 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3월 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도쿄증권거래소(JPX)는 지난해 3월 PBR 1배 이하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우수 기업만 모아 벤치마크(BM)지수인 ‘JPX 프라임 150 지수’를 출시했습니다. 일본 증시가 올 들어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 정책으로 인한 효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시장 일각에선 ‘대통령이 찍어준 테마주’라고도 부릅니다. 테마주는 주가 변동성이 크고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 투자 위험성이 높습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저PBR이라고 묻지마 투자를 했다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금융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발표 이후 수혜 기대감으로 급등한 저PBR 종목도 상당수 나왔습니다. 이들 종목 가운데 시간이 흐를수록 업황 및 현재 실적, 주주환원 가능 여력 등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상당합니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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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가지 지원책에도 출산·양육 기피…총선 앞둔 공약 실효성 ‘물음표’

출산시 11가지 혜택·양육시 10가지 지원 ‘여당 3조 vs 야당 28조’ 저출산 대책 남발 고용·주거·일과 양육 병행 패키지 정책 필요 | 신도경 기자 sdk1991@newspim.com 2024년 출산과 양육을 하는 부부는 총 21개 복지 혜택을 제공받는다. 출산 시 받는 복지 혜택은 11개다. 양육 과정에서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복지 정책은 10개다. 여당과 야당도 4월 총선을 앞두고 저출산 대책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법과 고용, 주거, 일·양육 병립 등에 관한 구체적 대안이 과제로 남아 있다. @ ‘저출산’ 주요 원인은 경제적 부담...출산시 11개 혜택 올해 임신 또는 출산 시 받을 수 있는 정책은 총 11가지다.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는 가임력 검사 비용을 지원받는다. 여성의 난소 기능 등을 진단하는 검사다. 남성은 정자의 수와 질을 검사받는다. 검사 비용은 최소 10만~100만원 수준이다. 오는 4월부터 여성은 10만원, 남성은 5만원을 지원받는다. 임산부는 임신·출산진료비 바우처를 통해 태아 수에 따라 100만원씩 지원받는다. 단태아는 100만원, 쌍둥이는 200만원, 세쌍둥이는 300만원이다. 분만 예정일 기준 2년까지 신청하면 된다. 다만 의료급여 대상자의 경우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까지만 가능하다. 출산 시 조기 진통 등을 진단받은 고위험 임산부는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된다. 진료비 등으로 발생한 의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다. 신청기간은 분만일로부터 6개월 이내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첫만남 이용권을 통해 200만원을 받는다. 둘째아이부터는 300만원씩이다. 국민행복카드 포인트 형태로 지급돼 양육에 필요한 의복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산후조리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도 지원된다. 총 급여액의 3%를 초과한 금액을 산후조리원에서 결제하면 초과분에 대해 15%를 세금에서 깎아준다. 부부 중 한 명의 소득이 연 4000만원이라면 급여의 3%는 120만원이다. 산후조리원 비용이 2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120만원을 뺀 80만원의 15%인 12만원을 세액공제 받는다. 증여세 감면과 대출 혜택도 강화됐다. 혼인신고일 전후 각 2년 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은 양가 각 1억5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2년 내 출산한 부부를 대상으로 최대 3억원 대출금도 지원된다.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자산 3억4500만원 이하인 가구가 대상이다. 연소득 7500만원 이하인 가구는 시중금리보다 낮은 1.1~2.3% 금리가, 7500만원에서 1억3000만원 이하인 가구는 2.3~3.0% 금리가 적용된다. 2030세대, 양육 지원책 체감효과 ‘글쎄’ 부모는 부모급여를 통해 아이가 1살까지 최소 2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아동이 0세인 경우 월 100만원씩 연 1200만원을 지원받는다. 아동이 1세가 되면 월 50만원씩 연 600만원을 지원받는다. 소득기준이 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인 가구는 자녀 1인당 연 100만원까지 지원받는다. 자녀장려금(CTC) 제도를 통해서다. 아동, 부모, 후원자가 매월 일정금액을 적립하면 정부가 가입 금액의 2배까지 매칭(최대 10만원)해 적립하는 ‘디딤씨앗통장’도 있다. 양육 부담을 낮추기 위한 건강관리사 지원도 확대된다. 부모가 출산 후 30일까지 보건소에 신청하면 자녀 1명일 경우 건강관리사 1명, 쌍둥이는 2명, 세쌍둥이는 3명이 집으로 방문해 9시간 동안 육아를 돕는다. 신생아 수에 따라 최대 15일부터 40일까지 지원된다. ‘아이돌봄 서비스’도 있다. 아이돌보미는 가정에 방문해 부모의 귀가 때까지 보호자 역할을 대신한다. 아동이 만 12세 이하인 가정 중 중위소득이 150% 이하인 가구가 대상이다. 서비스 이용 가정은 소득기준에 따라 이용료의 10~60%(시간당 1055~6330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지원한다. 의료비 혜택 제도도 있다. 2세 미만 영유아는 입원 진료비가 무료다. 0∼6세 영유아의 경우 의료비 세액공제 한도도 폐지돼 의료비 부담이 완화된다. 미숙아는 체중에 따라 최소 3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지원된다. 선천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 1인당 500만원의 의료비도 지원된다. 부모는 양육기간 6개월 동안 부모 합산 최대 3900만원을 지원받는다. 6+6 육아휴직제도를 통해서다. 정부는 부모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첫 6개월에 대해 부모 각각의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높여 6개월간 최대 부모 합산 3900만원을 지원한다. 저출산 대책 공약 ‘봇물’...재원 31조 어디서? 여야도 낮은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저출산 대책’을 꺼냈다. 국민의힘은 일·가정 양립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육아휴직 급여를 21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남성의 1개월 유급휴가를 의무화하는 공약도 담겼다. 무급으로 허용되는 가족돌봄휴가도 일부 유급으로 전환된다. 가족돌봄휴가는 현행 가족돌봄휴직에서 부여되는 연간 90일의 휴직기간에 일정 단위를 하루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더불어민주당은 주거지원과 금융지원에 힘을 실었다. 주거지원의 대상은 다자녀 부부다. 2자녀 출산 시 24평, 3자녀 출산 시 33평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한다. 신혼부부 대상 금융지원책도 펼쳤다. 모든 신혼부부는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다. 문제는 31조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이다. 여야의 추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저출산 공약을 위해 연 3조원이 투입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연 28조다. 윤석열 정부가 재정 긴축을 내세운 가운데 특별회계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향성만 세웠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경제적 지원보다 사회구조적 대전환이 일어나야 한다는 의견이다. 경제적 지원보다 고용, 주거, 미래 불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출산의 주체인 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한 방안과 중소기업에 다니는 부모도 일·육아 병행이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해결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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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尹정부 노동개혁...노동시장 유연화 등 조기정착 필요

노조 회계공시·불법파업 강경 대응 등 노사법치 확립 노동개혁 시작점...노동시장 유연화 등 당면 과제 산적 ‘발등의 불’ 떨어진 계속고용 해법도 조속히 찾아야 |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 중 하나인 ‘노동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노사 법치주의’의 일관된 방향성을 그려가고 있지만, 이는 노동개혁의 시작점에 불과하다. 노동개혁의 본질은 경제적 개혁이고, 구체적으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안전성을 높여야 하고, 노사 협의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초고령사회를 맞아 풀어야 하는 ‘계속고용’ 과제도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의 일환이다. 현재 노동계에서 ‘65세 정년연장’을 추진 중인데, 정부·경제계는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일부 공기업·대기업 생산직원들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 노조 회계공시 의무화로 기선 제압 정부는 노동개혁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줄곧 ‘노사 법치주의’를 강조해 왔다. 노사 행위가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일종의 규칙을 정해 놓은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노동개혁의 출발점은 ‘노사 법치주의’”라며 노사 법치주의야말로 불필요한 쟁의와 갈등을 예방하고 진정으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는 노조의 불법 파업에는 강경 대응해 왔고, 노조 부패 척결을 위해서도 총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으로 ‘노조 회계 투명성’을 추진하며 결국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조의 회계공시를 이끌어냈다. 앞서 정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개정 및 관련 규정의 재정비 등을 통해 지난해 10월 1일 노동조합 회계공시 시스템을 개통했다. 당초 예정일보다 두 달가량 앞당겼다. 그러면서 1000인 이상 노동조합과 산하조직이 두 달 뒤인 11월 30일까지 2022년도 결산 결과를 공시하라고 요구했다. 공시의무를 마친 노동조합에는 지난해 10~12월 납부한 조합비의 15%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고 유도했다. 정부가 노동조합 회계공시 의무를 발표할 당시 노조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6일 발표한 ‘노동조합 회계공시 결과’에 따르면 10월 1일~11월 30일 공시기간에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노조·산하조직 739개 중 675개(91.3%)가 회계를 공시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 가맹 노조의 공시율은 각각 94.0%, 94.3%이고, 그 밖의 미가맹 노조의 공시율은 77.2%였다. 1000인 이상 노조의 2022년 1년간 총 수입은 8424억원, 노조당 평균 수입은 12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참여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이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노동운동에 대한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를 높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으로 투명성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노동조합 회계공시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3년 차를 맞아 ‘노동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했던 노사 법치를 확고히 해 노사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데 힘쓸 계획이다. 이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 “노사 법치를 더 확고하게 다져 현장의 노사관계를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상생하는 산업·노동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노사정 대화 정상화 기로...노동 현안 해법 모색 노사 법치주의가 현장에 어느 정도 안착해 가면서 이제 그동안 미뤄왔던 묶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한국노총이 지난해 11월 사회적 대화 전격 복귀를 선언하면서 노사정 대타협의 물꼬를 텄다. 대통령 직속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 2월 6일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김문수 위원장 주재로 본위원회를 열었다.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중단됐던 노사정 대화가 다시 정상화 기로에 선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노사정은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선언문을 채택하고, 일·생활 균형, 계속고용, 산업전환 등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선언문에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일·생활 균형을 위한 의식·관행·제도 개선,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고용노동 시스템 구축, 지속가능성을 위한 미래 세대 일자리 창출의 해법을 마련키로 합의한 노사정의 의지가 담겼다. 본격적인 사회적 대화에 앞서 노사정이 향후 진행할 사회적 대화의 원칙, 내용 등을 합의한 것이다. 노사정 ‘대화의 장’이 만들어진 만큼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 왔던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주 52시간제 탄력 적용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제도 개편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img4 고용부는 현행 ‘주 52시간제’를 유지하면서 연장근로가 필요한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사가 원할 경우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1주’로 한정하지 않고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일부 업종·직종의 연장근로 관리 단위가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근로시간 제도 개선이 시급한 업종과 직종을 세부적으로 선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종·직종별 근로시간과 근로형태에 대한 객관적인 실증 데이터, 추가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신속하게 준비해 노사정 간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초고령사회를 맞아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계속고용 해법도 찾아야 한다. 계속고용은 현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정부는 정년연장, 정년폐지, 기존의 근로관계 청산 후 재고용 등을 포함한 여러 방식을 검토 중이다. 노동계는 65세 정년연장을 계속고용의 해법으로 내놨다. 이 외에도 근로시간 개편과 결을 같이하는 임금체계 개편도 노동계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적용 확대 등 노사관계 제도 현대화도 현 정부에서 사회적 대화로 풀겠다고 의지를 밝힌 노동시장 개혁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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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KYD 출범 기획] MZ 80% "현재 삶에 만족 못한다"…대부분 소득·일자리에 불안감

380조 퍼부어도 출산율 0.72명 소득 불안정 경험 있다 응답 59.8% ‘계층 상승’ 동의하지 않아 63.7% | 김범주 기자 wideopen@newspim.com | 박우진 기자 krawjp@newspim.com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청년을 꿈꾸게 하자’는 슬로건으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뉴스핌TV에서 ‘KYD(Korea Youth Dream)’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방송은 주중 오후 3~5시에 라이브 위주로 진행된다. 뉴스핌 KYD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실용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뉴스핌은 KYD 출범에 맞춰 2030세대의 실태와 고민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 분석했다. 꿈을 잃어가는 나라. 380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도 아이 낳기를 포기한 나라. 희망과 꿈을 가져야 할 청년들이 미래를 잃어가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다. 2024년 새해가 밝았지만 암울한 분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불안한 일자리, 아무리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주머니 사정에 결혼은 꿈꾸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 내 집 하나 마련하는 데 2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전망 등 현실적 문제들이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뉴스핌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이른바 MZ세대로 분류되는 19~34세 청년 1100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청년들이 당면한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정치, 사회, 경제, 산업,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각도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설문조사는 지난 1월 15~20일 6일간 실시됐다. 표준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95%포인트다. 20%만 ‘현재 삶에 만족’ ‘삶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항목의 조사에서 응답자 대부분은 보통 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1.1%, 삶이 안정적이냐는 질문에는 21.5%만 ‘그렇다’고 답했다. 청년 10명 중 2명만 안정적이거나 만족하는 삶을 사는 셈이다. 고학력자일수록 주체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산다고 느끼는 경향이 많았다. ‘본인의 노력이 지역 공동체나 사회문제 해결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는 13.0%만 ‘그렇다’고 답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대학원 이상 학력 보유자의 48.5%가 ‘주체적인 삶을 산다’고 답했고, 25.0%는 ‘안정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 남성 응답자들의 16.7%가 ‘지역 공동체나 사회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해 여성(8.9%)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소득 및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청년도 많았다. 지난 1년 동안 소득 불안정 경험을 묻는 질문에 59.8%가 ‘그렇다’고 답했고,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거나 불안했다는 청년은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10명 중 6명 “계층 상승 어려워” 성별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계층 상승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현재와 10년 후 각각 계층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응답은 각각 72.8%와 82.0%로 55.4%, 73.2%에 그친 남성보다 높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나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양호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28.3%, 10년 후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33.2%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양호하냐는 질문에 19.6%만 ‘동의한다’고 답했다. 10년 후 정치 상황이 나아질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26%만 ‘동의’의 뜻을 밝혔다. @img4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돈’ 그리고 ‘가족’ 경제적 안정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응답도 많았다. 응답자의 65.2%는 ‘경제적 안정’에 의미를 둔다고 답했고, 특히 대학원 이상 학력을 갖춘 청년층 응답률이 77.2%로 높게 나타났다. 1인 가구 비율 역대 최대, 사상 최저 출산율 등 전통적 가족 위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지만 ‘가족이 의미 있다’는 응답률은 53.7%였다. 가족의 가치를 중시한다고 답한 남녀 비율은 각각 51.9%, 55.6%였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1인 가구 통계’를 보면 29세 이하(19.2%), 30대(17.3%)로 총 36.5%가 2030세대였다. 2030세대에서 1인 가구 비중이 높았지만 가족의 가치를 높게 생각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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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한국정치 어떻게 개혁해야 하나 “한국 정당 이합집산 일쑤 양당제 희석 방안 강구해야”

뉴스핌 KYD ‘최연혁·함익병의 폴리티컬메디신’ 방향 제시 “민주화 뿌리내린 서양은 정당 수명 훨씬 길어” “실질적으로 양당제 희석시킬 방안 찾아야” | 홍석희 기자 hong90@newspim.com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청년을 꿈꾸게 하자’는 슬로건으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뉴스핌TV에서 ‘KYD(Korea Youth Dream)’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방송은 주중 오후 3~5시에 라이브 위주로 진행된다. 특히 청년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한 필수 요건인 정치개혁을 주제로 매주 화요일 ‘최연혁·함익병의 폴리티컬메디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최연혁 교수와 함익병 원장은 정치개혁을 위한 첫 주제로 정당개혁을 꼽고 실용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는 지난 2월 6일 뉴스핌TV KYD방송 ‘최연혁·함익병의 폴리티컬메디신’에서 우리나라 정당들의 평균 수명이 지나치게 짧다고 지적하며 “민주적 공고화가 잘 뿌리내린 서양 민주주의 국가들은 정당 수명이 길다. 정당 관련 헌법 규정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고 정당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서구에서는 평균 수명을 얘기하기 힘들 정도인데 한국은 평균 수명을 얘기해야 할 정도로 정당의 이합집산이 잦다”며 “1948년 이후 500여 개의 정당이 생기고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서구 정당의 경우 영국 보수당 190년, 미국 민주당 196년·공화당 169년, 스웨덴 사민당 134년·보수당 119년에 달했으나 우리나라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10년, 국민의힘 4년, 진보당 7년에 불과하다. 최 교수는 “스웨덴의 경우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산업화는 늦게 됐지만 민주화가 뿌리내리고 나서 한 번도 내부 혁명으로 정권이 바뀐 적이 없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민주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은 “적어도 정당이 설립되면 해산 신고를 할 때까진 당명을 바꾸지 못하거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지 못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정당은 선거 때마다 당명을 바꾸거나 비대위로 전환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 교수는 “어찌 됐든 결사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정당의 활동을 제약하는 조건을 달 순 없다”면서도 “정당 관련 규정인 헌법 제8조를 좀 더 명확하게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함 원장은 “우리나라 정당은 결국 당대표 아니면 용산(대통령실) 등 실권자들이 공천을 내려 누르는 형태”라며 “이런 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의 발전은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근본적으로 양당제의 문제”라며 “양당제를 타파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논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양당제의 문제를 어떻게 희석시킬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우리는 한번도 제대로 된 다당제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며 “만약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는 정당들이 있다면 굳이 왜 양당을 찍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여야가 선거제 개혁권을 갖고 있는데 두 정당이 능력은 있는데 의지가 없다”며 “이제는 국민이 요구해도 된다. 선거제 개혁을 국회가 주도하지 않고 국민협의체에서 제안한 내용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개혁은 이제 시대적인 요구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 운명이 위태롭다”며 “결국 청년들이 깨어나서 더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발언권을 좀 얻고 정치에 들어와 개혁을 주도했으면 좋겠다”며 기존 정당들을 향해 “너무 단견적으로 누군가를 위한 정당개혁이 아닌 대한민국을 보고 하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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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정치개혁, 이준석 대표에게 듣는다 "전략공천, 법으로 금지해도 괜찮을 것"

“능력 안 되면서 정치 하는 건 운전보다 큰 위해” “수행능력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능력주의 필요” | 김가희 기자 rkgml925@newspim.com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1월 30일 공천 제도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전략공천의 가능성 자체를 법으로 금지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뉴스핌TV KYD(Korea Youth Dream)방송 ‘최연혁·함익병의 폴리티컬메디신’에 출연해 ‘우리나라에서 100년 정당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 교수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1948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 정당의 평균 수명은 3~4년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민주당은 1823년 창당돼 200년이 넘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공천제도의 안정성’이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정당이 흩어지고 깨지는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철학적 이유로 깨진 정당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인물 중심 정당들이 많았기 때문에 총재가 있던 시절 제왕적 대표 권력이 아직 계승되고 있다”면서 “미국식 원내정당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천 제도의 합리화는 필요할 것이다. 이게 법제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음먹고 전략공천의 가능성 자체를 법으로 금지해도 괜찮겠다. 그것이 오픈 프라이머리 같은 걸 강제화하는 건데 이렇게 되면 다선 의원이 늘어나고 사람 교체가 어려워진다는 단점은 있을 수 있지만, 사람 교체가 장점으로 이어지려면 더 나은 사람이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은 더 이상한 사람이 들어오는 구조가 됐다”고 꼬집었다.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완전국민경선제)는 정당의 공천에 국민이 직접 참여해 선출하는 상향식 공천의 한 방식으로, 소수에 의한 공천 독과점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동 진행을 맡은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이 이 대표에게 ‘개혁신당은 공천 문제에 대해 100년 정당이 될 수 있는가’라고 묻자, 이 대표는 “지금은 못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과거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것을 언급하며 “오히려 국민의힘에 있을 때는 공천 자격시험 같은 것을 한다고 했다”면서 “노인을 배제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운전면허 반납시키지 않나. 나이 많은 분들이 운전하는 것 자체가 길거리에서 위험하다. 다른 사람에게 위험을 주는 행위라고 하면 나이가 아니라 능력치가 안 되는 사람이 정치 한다는 건 운전 따위의 권리보다 훨씬 큰 국가에 대한 위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치가 훈장처럼 인생 막판에 달고 나가는 게 돼서 큰일난다, 생산성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큰일난다는 생각 때문에 바꿔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는 “능력주의엔 두 가지가 있다”며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능력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능력 순으로 줄 세운다는 게 줄 세우기형 능력주의고, 또 하나는 기초적으로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을 맡긴다는 개념”이라면서 후자의 능력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운전면허시험이라는 게 1등부터 10등까지 면허 주는 게 아니지 않나. 절대 점수 몇 점 이상이면 주는 거다. 마찬가지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정치를 하려면 젊은 세대까지 가지 않아도 많은 국민이 봤을 때 하다못해 예산 자료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 300명이 500조원 예산을 심사하면 (1인당) 1조6000억원 넘는 돈을 감사하는 건데 솔직히 어느 회계사가 그런 걸 감사하겠나. 그것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가장 먼저 국회의원들 교육할 때 뭐 하는 줄 아나. ‘세모 표시는 마이너스라는 뜻이다.’ 이런 걸 가르치고 있다. 그런 게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5급 공무원이 되려면 시험 엄청나게 잘 봐야 하는데 그 사람들을 어떻게 무능력자가 감사한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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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아이 양육‧교육비 두려워...MZ 30% "아이 안 낳겠다"

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 필요 39.6% 1인당 사교육비 1% 늘면 합계출산율 0.0019명↓ 사교육 출발점 ‘영어유치원’ 비용 매년 증가 | 김범주 기자 wideopen@newspim.com | 박우진 기자 krawjp@newspim.com 2030세대의 70%는 경제적 불평등을 향후 사회의 걸림돌로 예상했다.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사회 불안정성 우려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30세대는 역대 최저 수준인 합계출산율(0.72명)의 직접적 원인으로 ‘양육비·교육비’를 지적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첫발부터 교육비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2030세대 11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MZ 30%, ‘양육·교육비 두려워, 아이 안 낳겠다’ 우선 2030세대의 29.9%는 아이 낳는 것을 꺼리는 이유로 ‘아이 양육·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저출산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아이 낳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정부 정책으로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출산율 증가에 도움이 될 정책 1·2·3 순위를 고른 결과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이 3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출산 휴가·보육 서비스(32.3%), 18세까지 아동수당 확대(30.3%), 출산지원금 또는 0~5세까지 지원금 강화(28.6%), 청년 생활안정 강화(24.1%), 사회 불평등 감소(22%) 순으로 집계됐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2030세대의 가장 최근 기억이 ‘경쟁과 사교육’ 그리고 ‘좌절’일 것”이라며 “그곳에 본인을 몰아넣었고, 부모들의 희생도 보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본인은 그렇게 살 자신이 없다는 2030세대들, 부모를 그렇게밖에 만들지 못하는 우리 사회가 문제”라며 “흥미로운 점은 고학력층이 비용 부담을 더 생각하는데, 기대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영어유치원부터 대입까지...‘끊김없는’ 사교육 저출산 영향으로 학령인구는 매년 줄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사교육비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사교육과 양극화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 비용은 월평균 124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영어유치원의 월평균 교습비는 매년 상승 추세다. 2021년 107만원에서 2022년 115만4000원, 2023년 6월 123만9000원이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이 2009~2020년 국내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주택가격과 사교육비가 합계출산율에 미치는 영향과 기여율 추정에 관한 연구’를 보면 1인당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다음해 합계출산율은 약 0.0019명 줄었다. 출산율 감소에 기여한 항목 조사에서도 사교육비 영향은 26.4%로 주택가격(1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현실적 대안 마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편 교육이 경제적 부와 사회적 지위 향상에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해 7월 한국교육개발원이 초·중·고교생 학부모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교육 여론조사’에서도 사교육과 계층에 대한 불안감이 나타났다. 교육이 ‘개인의 경제적 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1.6%가, ‘사회적 지위 향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64.3%가 각각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교육 분야 양극화 현상에 대한 질문에는 68.8%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해야 할 영역으로는 32.7%가 ‘지역 교육 여건과 환경 차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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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파생상품 ‘스노우볼’ 대규모 손실 충격...중국 증시 ‘시련의 나날’

스노우볼 파생상품이 불러온 투매 악순환 당국 주가방어 나섰지만 신뢰회복은 요원 | 오상용 전문기자 osy75@newspim.com 중국 주식시장은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불안한 경기 흐름과 주택시장 침체가 증시에 묵직한 중력장을 드리운 가운데 새해 들어 파생상품 충격이 더해졌다. 수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를 바라는 기대 속에 불티나게 팔렸던 ‘스노우볼(Snowball, 雪球) 파생상품’이 대형 눈사태를 불러왔다. 당국도 대응에 나섰지만 시장의 신뢰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스노우볼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국에서 팔린 스노우볼 파생상품은 일종의 주가연계채권(ELN)이다. 중소형주 지수인 CSI 500과 CSI 1000을 기초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주가지수가 일정 가격 범위에 머무르면 높은(12~20%) 이자를 받지만, 지수가 상품 가입 당시 설정한 특정 레벨 아래로 떨어져(Knock-in 발생) 만기 때까지 이를 회복하지 못하면 큰 손실을 입게 된다. 그 위험성 때문에 중국 감독당국은 금융회사들에 불완전 판매가 생기지 않도록 단단히 주의를 주기도 했다. 2~3년 전 발매 당시 “설마 주식시장이 그렇게 많이 빠지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과 구미를 자극하는 높은 금리 덕분에 중국 부유층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많았다. 작년 봄에도 많이 팔렸다. 2021년 이후 계속 부진했던 중국 증시가 더 급락할 위험은 제한적이라는 판단, 2023년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의 해제로 중국 경제가 재개방되면서 증시의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작용했다. 현실은 정반대였다. 경기 불안과 기업들의 저조한 실적, 지정학적 우려로 주식시장의 부침이 거듭되면서 올 들어 ‘녹인(Knock-in) 구간’에 빠진 스노우볼 상품이 급증했다. 악순환 고리 그 충격파는 크게 두 갈래로 퍼졌다. 만기가 임박했지만 증시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고객들의 대규모 손실이 현실로 다가왔다.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했다가 큰 손실을 입게 된 한국 투자자들과 비슷한 처지다. 현지 증권사들마다 추정치가 다르지만 이렇게 본토에서 팔린 스노우볼 파생상품 규모는 1500억~2500억위안(28조~4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원금을 모두 날리게 된 고객들도 있다고 전했다. 충격은 개별 고객의 손실로 끝나지 않았다. 시장 전반을 흔들어 놓는 투매의 악순환 고리를 형성했다. 이 상품을 판매한 금융기관은 자신의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해 지수선물을 매수한다. 그러나 일단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이들의 헤지는 정반대 방향으로, 즉 지수선물 매도로 급선회한다. 그렇게 쇄도한 매물로 지수선물이 급락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장세가 연출된다. 이는 다시 기초가 된 주가지수의 하락을 낳아 더 많은 상품을 녹인 구간으로 몰아넣는다. 그렇게 한 바퀴씩 돌 때마다 투매의 눈사태가 빚어진다. 금융시장 정보업체 시노마켓에 따르면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스노우볼 상품 중에는 작년 2~4월에 발행된 게 많아 그 여파는 더 이어질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투매의 악순환을 초래할 지뢰가 여기저기 매설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크다. 지수가 위험지대에 다가설 때마다 파생상품발 단기 급락을 피하려는 선행 매도로 시장 흐름이 거칠어지기 쉬운 환경이다. 학습 효과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정부 입김하에 있는 금융기관들, 일명 국가대(国家队)를 동원해 방어진을 폈다. 인민은행도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며 힘을 보탰다. 1월 넷째 주 일시 반등 흐름이 나타났지만 얼마 못 가 다시 주저앉았다. 빚을 얻어 베팅액을 높였던 이들이 마진콜을 견디지 못하고 ‘빚투’ 청산에 나섰고, 스노우볼 파생상품과 연동된 지수선물 매도세도 계속 시장을 괴롭혔다. 지난 2015년 중국 증시의 거품이 붕괴된 이후, 경제 펀더멘털 회복을 동반하지 못한 당국의 미봉책은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그 학습 효과는 중국 투자자들의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다. 골드만삭스의 킹거 라우 전략가는 중국 증시가 부정적 심리에서 벗어나려면 △광범위하고 강력한 부양 패키지 △수요 진작에 포커스를 맞춘 부양책 △민간 경제의 활력 증진을 위한 당국의 신뢰회복 △적극적인 주택시장 지원 △미중 관계의 개선과 예측 가능성 회복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국도 성의 표시를 하고 있지만 시장 입장에선 정책 집행의 강도와 적극성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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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호

AI 경쟁 ‘점입가경’ 구글 ‘제미나이 생태계’로 최강 노린다

2024년은 글로벌 AI 업계 경쟁 ‘2라운드’ 오픈AI ‘GPT 스토어’·MS ‘코파일럿’ PC 등 본격 수익화 ‘GPT’ 능가 구글 ‘제미나이’, 올해 생태계 구축 박차 |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2024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업계의 치열한 ‘2라운드’가 예상되는 해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봇 ‘챗GPT’를 출시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지난해 IT 업계가 앞다퉈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나선 게 1라운드였다면 올해는 본격 수익화에 나설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AI 스타트업 ‘xAI’가 지난해 12월 챗봇 ‘그록(Grok)’을 배포, 광고 없는 유료 서비스(월 16달러) ‘X 프리미엄 플러스’ 회원들로부터 수익 창출에 나섰다. 지난해 샘 올트먼 CEO 축출 사건으로 혼란을 겪은 오픈AI는 상업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올트먼의 승리로 올해 1월 ‘GPT 스토어’를 공개했다. GPT 스토어는 누구나 자신이 만든 AI 챗봇을 거래할 수 있는 AI판 앱스토어다. GPT 스토어 매출까지 더해지면 오픈AI의 AI 모델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윈도 전용 키보드에 생성형 AI 도구인 ‘코파일럿(Copilot)’ 키를 도입해 본격 AI PC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그간 ‘MS 365’ 같은 오피스와 윈도우 운영체제(OS)에 코파일럿을 적용해온 MS는 키보드에 전용 키를 도입함으로써 버튼 클릭 한 번으로 프롬프트를 입력할 수 있게 한다. 파워포인트 사용 시 코파일럿 키를 눌러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해 바로 첨부하거나, 엑셀 사용 시 데이터 분석 작업을 할 수 있는 등 활용도가 높을 것이란 설명이다. 올해 가장 주목받을 AI 모델 구글 ‘제미나이’ 올해 가장 이목을 집중시킬 AI 모델은 구글 ‘제미나이(Gemini)’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자체 모델 ‘제미나이 1.0’을 공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제미나이는 3가지 버전으로 나온다. 구글이 지금까지 내놓은 것 중 가장 강력한 LLM이자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모델인 ‘울트라’, 구글의 AI 챗봇 ‘바드’의 모델인 ‘프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 가능한 콤팩트한 사이즈의 ‘나노’다. 특히 제미나이 울트라의 경우 구글이 자체로 벤치마크 테스트를 한 결과 오픈AI의 GPT-4 LLM보다 월등한 성적을 거뒀다고 주장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올해부터는 자사 챗봇의 유료 버전인 ‘바드 어드밴스트’에 탑재할 계획이다. 제미나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LLM과 달리 태생적으로 멀티모달(Multi-Modal·다중 모드)이어서다. 멀티모달은 말 그대로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등 비언어 입력값도 이해해 응용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오픈AI가 이미지 생성 AI ‘달리(DALL-E)’, 음성 인식 AI ‘위스퍼(Whisper)’를 각각 개발한 방식과 달리 구글은 애초부터 텍스트·이미지·오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로 제미나이를 훈련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제미나이는 이미지와 동영상을 이해한 데이터를 응용하고 상호 작용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예컨대 한 학생의 물리학 문제 풀이 과정 이미지를 교사가 제미나이 프롬프트에 넣어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 질문하면 제미나이는 정확히 문제의 정답과 학생의 손 글씨를 이해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 준다. 구글 딥마인드는 “제미나이가 이미지 속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교사가 어떻게 문제를 다르게 설정했는지 등을 이해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는 오답 풀이뿐만 아니라 학생이 틀린 유형의 다른 연습 문제도 제공해 교육 환경에서의 활용도가 높다는 게 자체 평가다. 이 밖에 제미나이는 동영상 속 언어를 감지해 번역 자막을 달아주고, 동영상 속 상황을 이해해 질문에 답할 수 있다. 32개 벤치마크 테스트 중 30개서 ‘최고 성적’ 구글은 이미지와 영상의 이해부터 수학적 추론까지 가능한 제미나이 울트라가 업계에서 LLM 연구개발 평가 시 널리 사용되는 학술 벤치마크 기준 32개 항목 가운데 30개에서 GPT-4를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제미나이 울트라는 텍스트와 추론 벤치마크 부문 12개 중 10개, 이미지 이해 부문 9개 중 9개, 동영상 이해 부문 6개 중 6개, 음성 인식 부문 5개 중 5개에서 GPT-4보다 높은 신기록을 썼다. 특히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MMLU) 벤치마크에서 90% 이상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MMLU는 수학,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윤리 등 57개 주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LLM 벤치마크다. 구글 딥마인드는 제미나이 울트라의 MMLU 점수가 GPT-4의 86.4%를 앞선 것에서 나아가 AI 모델로는 최초로 인간 전문가 점수인 89.8%를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여러 단계의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빅 벤치 하드(BIG-Bench-Hard)와 독해력 벤치마크인 DROP에서 각각 80%가 넘는 점수로 GPT-4를 능가했다. WMT23 벤치마크는 LLM의 번역 능력을 평가한다. 제미나이 울트라는 74.40%로 GPT-4보다 번역 능력이 우수했다. 이미지 이해 능력도 GPT-4보다 뛰어났다. 과학, 기술, 인문과학, 음악 등 6개 핵심 부문 대학 시험과 교과서에서 수집된 차트, 표, 악보 이미지를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인 MMMU에서도 제미나이 울트라는 59.4%로 GPT-4를 앞섰다. 이미지를 보고 이해해 관련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는 VQAv2 벤치마크, 서류상 이미지를 이해하는 능력을 보는 DocVQA, 그래프 등을 보고 수학적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매스 비스타(MathVista) 벤치마크에서도 GPT-4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AI 모델의 동영상 이해를 평가하는 벤치마크들에서도 제미나이 울트라는 두각을 보였다. 영상 속 상황을 텍스트로 옮기는 능력을 평가하는 VATEX 벤치마크, 영상과 관련된 질문에 답해 전반적인 영상 이해도를 평가하는 인식 테스트 MCQA 벤치마크 모두 GPT-4를 뛰어넘었다. 이 밖에 중국어 텍스트로 영상 속 상황을 옮기는 능력을 평가하는 VATEX ZH, 영어로 요리 과정이 담긴 영상을 텍스트로 옮기는 YouCook2 등 여러 벤치마크에서도 높은 성적을 거뒀다. 제미나이 프로의 음성 인식 이해도도 우수했다. 21개 언어의 음성을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CoVoST 2 벤치마크에서 제미나이 프로는 40.1%를 기록, 오픈AI의 음성 인식 AI 모델 ‘위스퍼’ 버전 2(v2)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62개 언어로 음성 인식 여부를 확인하는 FLEURS 벤치마크에서도 제미나이 프로는 7.6%로 위스퍼 v3보다 월등했다. FLEURS는 AI 모델의 음성 인식 정확도를 측정하는 테스트로 점수가 낮을수록 인식 오류가 적다는 의미다. 이 밖에 제미나이는 파이선(Python), 자바(JAVA), C++, Go 등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드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데도 두각을 나타낸다. 코딩 작업 성능을 평가하는 업계 표준인 휴먼이벌(HumanEval) 벤치마크에서 제미나이 울트라는 74.4%를 기록해 GPT-4(67.0%)를 능가했다. 파이썬 코드 생성 능력을 평가하는 내추럴2코드(Natural2Code) 벤치마크에서도 GPT-4보다 1%포인트(p) 높은 74.9%를 기록했다. 구글, '제미나이 생태계’ 구축 박차 구글은 자사 AI 모델의 성능이 MS와 협업하는 오픈AI의 모델보다 우수하다는 테스트 결과를 지난해 12월 보고서로 적극 홍보한 데 그치지 않고 곧바로 제품 탑재에 나섰다. ‘제미나이 프로’를 바드에 결합한 데 이어 ‘제미나이 나노’를 자사 스마트폰 ‘픽셀 8 프로’에 접목했다. 제미나이 나노는 문자 작성 시 이용자가 원하는 답변 문장을 추천해 주는 ‘스마트 리플라이(Smart Reply)’ 기능을 제공한다. 픽셀 8 프로에 있는 구글의 리코더(Recorder) 앱으로 장시간 회의나 강의를 녹음하면 제미나이가 주요 포인트를 요약해 준다. 구글은 앞으로도 제미나이를 자사 제품에 녹일 예정이다. ‘제미나이 울트라’는 기업용 제품이지만 그 전에 ‘바드 어드밴스트’란 유료 버전 챗봇에 먼저 선보인다. 울트라는 멀티모달 검색을 넘어 이미지, 오디오, 동영상을 직접 생성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글은 향후 브라우저 ‘크롬’과 자사 앱들에도 AI 모델을 접목할 계획이다. 제미나이 생태계 구축을 통해 업계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주요 외신들은 GPT-4보다 뛰어난 제미나이 울트라가 일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생성형 AI에 가장 가까운 모델이며, 자사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오픈AI LLM을 채택해온 경쟁사 MS에 한 방 먹였다고 진단한다. 무엇보다 제미나이가 구글 생태계 구축으로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한다면 오픈AI의 업계 입지가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크롬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크롬에서 제미나이 검색 경험에 익숙해질수록 챗GPT를 사용하기 위해 오픈AI 웹사이트나 MS 브라우저 ‘빙(Bing)’에 접속할 일이 사라진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다. 유튜브, G메일, 구글 독스(Docs), 구글 드라이브 등 앱까지 제미나이의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제프리스는 지난해 노트에서 “실질적으로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있는 이들은 스타트업들과 MS, 구글,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대형 클라우드 공급자)들뿐”이라며 경쟁 상대가 많지 않아 구글이 제미나이로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제미나이가 GPT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 혁신적인 수준까진 아니다”라며 “구글이 모델을 훈련한 데이터가 무엇이고, 어떻게 콘텐츠를 필터링했는지 등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자체 성능 테스트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AI 모델이 주어진 데이터 또는 맥락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가능성도 구글이 앞으로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숙제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미나이는 2024년 구글에 큰 시장을 갖고 올 명확한 이점들이 있다”며 구글의 공격적 AI 사업 드라이브에 관해서는 “구글이 (오픈AI에) 뒤처질 의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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