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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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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딥시크 '쇼크'...미·중 AI 패권전쟁 전면전

궁즉통(窮則通)의 중국, AI 판을 뒤엎다 “제2, 제3 딥시크는 시간문제” 트럼프, 中 때리기 동시에 AI 산업 키우기 |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를 뚫고 오픈AI의 ‘챗GPT’를 능가하는 AI 모델을 내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1월 20일(이하 현지시간) 딥시크의 추론형 AI 모델 ‘R1’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과 미국의 5000억달러 규모 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발표에 묻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 딥시크가 개발한 AI 챗봇이 성능 면에서 미국의 AI에 필적하거나 일부 넘어섰다는 평가가 쏟아지면서 세상은 가히 딥시크 쇼크를 앓았다. 기적에 가까워서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탁월한 가성비는 차치하더라도, 순수 국내파 인재만으로 일군 역작이라는 점에서 미국 바깥 나라들, 특히 AI 후발국에 시사하는 바도 컸다. 여러 나라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해야 한다’라는 당위론이 샘솟았다. 트럼프 행정부로선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지만 AI 권좌를 내어줄 마음이 털끝만큼도 없다. 미국의 빅테크들 역시 마찬가지다. 계속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AI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친 가성비의 충격파 딥시크의 설명대로면 자신들의 챗봇 학습 시간은 단 2개월, 개발에 든 비용은 겨우 560만달러(약 81억3000만원)다. 오픈AI의 챗GPT 개발에 들어간 비용(1억달러)과 비교하면 5.6%에 불과하다. 첨단 AI 반도체를 탑재한 것도 아니다. 딥시크 ‘V3’ 모델에는 엔비디아의 대(對)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 ‘H800’ 2048개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AI 최강국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및 장비 수출 통제, 대중 기술 투자 제한 등 장장 5년간 노력을 기울였지만, 중국은 궁즉통(窮則通)의 정신으로 이뤄낸 굴기라고 자찬했다. 딥시크는 앱 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챗GPT를 누르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식은 1월 한때 하루 새 17%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와 AI 관련 진영이 일제히 몸살을 앓기도 했다. 딥시크는 어떻게 해냈을까 딥시크가 어떻게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뚫고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회사는 엔비디아가 미국의 수출 통제를 우회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기존 ‘H100’ 칩에서 사양을 낮춘 ‘H800’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저성능 반도체로 고사양 AI 모델을 그것도 단기간에 개발했다는 신화를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딥시크가 이전에 첨단 반도체를 대량 확보해 놓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른다. 딥시크가 중국 화웨이와 SMIC가 손잡고 구형 장비로 만든 AI 반도체 ‘어센드(Ascend)’를 대량 사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2022년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해 개발된 제품으로 2023년 출시된 ‘어센드 910B’의 경우 성능 효율은 엔비디아 ‘A100’의 80% 수준이면서 가격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비는 또 왜 이렇게 저렴한가에 대해선 우선 딥시크 모델의 ‘전문가 혼합(Mixture of Experts, MoE)’ 아키텍처란 효율적 구동 방식이 꼽힌다. MoE는 특정 분야의 여러 전문가가 모여 각자 작업을 수행하듯이 작업의 종류에 따라 특정 작업에 특화된 LLM(거대언어모델)만 활성화하는 기술이다. 회사의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V3와 R1 모델은 각각 6710억개의 파라미터(parameter·매개변수)를 갖는데 작업 시엔 이 중 340억개만 선별적으로 활성화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방식보다 메모리 사용량이 훨씬 낮고 작업 속도도 빠르다. 딥시크가 MoE란 효율적 메커니즘의 모델을 단기간 에 출시한 것을 두고 오픈AI는 딥시크가 자사의 데이터를 도용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실제로 그간 중국 기반의 기관들이 자사의 AI 도구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빼내려고 시도한 정황을 목격했다는 것. 이는 업계에서 ‘증류(distillation)’라고 부르는 과정을 통해 딥시크가 자사 모델을 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증류는 쉽게 말해 기존에 나온 강력한 AI 모델로 현재 개발 단계인 AI 모델의 출력값 품질을 검사해 결과적으로 우수한 기존의 AI 모델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전송받는 기술이다. 이는 챗GPT 등 빅테크 AI가 오픈 소스여서 가능한 일종의 ‘모방은 혁신의 어머니’ 격 꼼수다. 미국 빅테크들이 기초 모델 개발에 천문학적 투자를 해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다면, 딥시크와 같은 후발 주자들이 이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AI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진짜 성능이 기존 빅테크들 모델보다 뛰어난지가 문제가 아니라며 앞으로 제2, 제3 딥시크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스푸트니크 순간”...미·중 ‘AI 기술 전쟁’ 가열 미국의 AI 인프라 스타트업 애니스케일(Anyscale)의 공동 창업자 로버트 니시하라는 IT매체 테크크런치에 “(빅테크의) AI 연구소들이 지금 당장 작전실(war room)을 세웠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딥시크의 역습이 미국 기술 기업들에 크나큰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를 이끄는 마크 앤드리슨은 딥시크의 추론 모델 ‘R1’의 등장이 “스푸트니크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1957년 소련이 쏘아올린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에 비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딥시크 출시가 미국 기업들에 “경종이 될 것”이라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초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중국과 본격 관세전쟁을 치르기 전 AI 패권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미국 상무부 장관으로 발탁된 하워드 러트닉도 지난 1월 2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우리는 (AI)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규제를 엄격히 추구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이 이 이상 어떤 조처를 할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취재한 트럼프 대통령 측 소식통들에 따르면 백악관 내에선 대중국 반도체 및 기술 수출·투자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이제 제재만으론 중국의 기술 개발을 막기 어려우니 미국 기업이 압도적인 속도로 AI 개발 선두 주자를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 두 가지로 나뉘는 분위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더욱 옥죄는 전략을 고집할 것 같다고 말한다. 기업들에 수출 통제 대상 칩 제품에는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는 등 수출 통제의 허점을 메우고, 이를 어기는 기업에는 엄청난 페널티를 주는 등 더 강력해진 ‘중국 때리기’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머케이터 중국연구소의 레베카 알체사티 선임 과학기술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기존에는 개별 기업과 특정 국가안보 위험에 대응해 왔다면, 이제는 중국 기술 생태계 전체가 특정 역량을 개발할 수 없도록 대응해 나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 산업 보호와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위해 관세 카드를 꺼낼 채비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3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반도체도 관세 대상이 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TSMC 등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의 거점, 대만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만의 파운드리를 미국으로 유치해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더욱 고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압박을 높이는 동시에 자국 AI 산업 키우기에도 두 발 벗고 나설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가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합작해 향후 4년간 5000억달러(약 726조원)를 들여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얼마만큼 지원에 나설지 미지수이지만, 한국 등과 중국 견제의 AI 동맹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월 4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스타게이트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스타게이트 투자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에 있어 미·중 AI 패권 전쟁은 위기이자 기회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와 기회 사이 생존책을 고심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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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중국 AI몽 '딥시크'...제2, 제3의 딥시크는 어디?

바이트댄스, 올해 AI에 30조원 투자 텐센트, 3D 콘텐츠 제작 AI 솔루션 ‘훈위안’ 출시 미니맥스의 ‘토키AI’, 글로벌 5위 랭크 | 조용성 기자 ys1744@newspim.com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 선두추숴, 深度求索)의 AI 대형 모델(챗봇)이 글로벌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안기면서 중국의 AI 경쟁력이 재평가되고 있다. 중국 내 다른 AI 기업들도 덩달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실제 경쟁력을 갖춘 AI 기업들이 적지 않아 언제 어떻게 제2, 제3의 딥시크가 출현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IT 대기업 중에서는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쯔제탸오둥, 字节跳动)가 AI 분야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중국 업체들도 2023년부터 속속 AI 챗봇을 내놓았는데,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바이두(百度)다. 그해 3월 공개된 어니봇(원신이옌, 文心一言)이 바이두의 첫 작품이다. 바이트댄스의 무시 못할 경쟁력 바이트댄스는 바이두의 어니봇보다 5개월 늦은 2023년 8월 더우바오(豆包)라는 이름의 AI 챗봇을 내놓았다. 바이두에 비해 후발주자였지만 이내 추월해 현재 월간 사용자 수(MAU)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통계 사이트인 AICPB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는 MAU 7861만명을 기록해 중국 AI 대형 모델 제품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순위는 2위였다. 다만 딥시크의 추론형 대형 모델인 딥시크 R1이 지난 1월 20일 출시됨에 따라 2월 순위는 뒤집힐 수도 있다. 딥시크의 사용자 수는 연일 급증하는 추세다. 딥시크의 1월 MAU는 3370만명을 기록하며 중국 내 2위에 올라 있다. 바이두의 어니봇은 1305만명으로 4위에 랭크됐다. 1월 집계로 볼 때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는 중국 내 다른 제품들을 넉넉히 앞섰다. 오픈AI의 챗GPT 사용자 수가 3억4941만명인 것에 비하면 바이트댄스의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이지만,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생성형 AI 대형 모델인 더우바오에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AI 동영상 생성 모델인 픽셀댄스(PixelDance)의 테스트 버전을 공개했다. AI 동영상 생성 모델로는 오픈AI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라(Sora)가 대표적이다. 바이트댄스 올해 AI 장비 구매에 30조원 배정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바이트댄스는 지난 1월 AGI(General AI) 개발에 착수했다. 사내에 AGI 장기 연구팀을 꾸리고 프로젝트명을 시드엣지(Seed Edge)로 명명했다. 오픈AI를 비롯해 딥마인드(구글의 자회사), 마이크로소프트, IBM, 테슬라, 메타 등도 AGI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AGI는 ‘범용 AI’라는 의미로, ‘좁은 AI’를 뜻하는 ‘Narrow AI’와 상대되는 개념이다. 챗GPT, 소라(Sora), 자율주행 등 현재 사용되는 AI는 ‘Narrow AI’에 해당한다. 중국 매체 커촹반일보는 “바이트댄스는 과거 AGI에 대한 언급을 무척 신중하게 해 왔다”며 “이번 연구팀 구성은 바이트댄스라는 IT 대기업이 전례 없는 전략적 결심을 가지고 AI의 미래에 뛰어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트댄스의 AI 개발은 창업자인 장이밍(張一鳴)이 주도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등 AI 관련 하드웨어에만 200억달러(약 29조178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70억달러는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텐센트의 3D 콘텐츠 생성 AI 또 다른 중국의 IT 대기업인 텐센트 역시 AI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1월 21일 훈위안(混元)이라는 이름의 3D 생성 모델 2.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 대형 모델은 3D 그래픽 생성 능력을 지니고 있다. 텐센트는 동시에 3D 콘텐츠 AI 창작 플랫폼인 훈위안 3D AI 창작 엔진을 출시했다. 텐센트는 내부 게임 사업에 훈위안을 이용하고 있다. 3D 화면 제작 시간을 열흘에서 불과 몇 분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텐센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훈위안은 텐센트 지도의 3D 내비게이션에도 쓰이고 있다. 3D AI는 게임 제작과 광고, 제조업, 맞춤형 지능 등의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게임과 미술 분야에서 2D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술은 비교적 성숙했지만, 3D 콘텐츠 기술은 기술 개발이 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텐센트의 훈위안은 3D 콘텐츠 생성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AI 벤처 ‘여섯 작은 호랑이’ 중국에는 IT 대기업 외에도 눈여겨봐야 할 AI 벤처기업들이 적지 않다. 현지 언론들은 딥시크의 성공 이후 대표적인 AI 벤처기업 6곳을 ‘6마리의 작은 호랑이(六小虎)’라 칭하며 집중 조명하고 있다. 첫 번째 작은 호랑이는 즈푸(智普)AI다. 즈푸AI의 대형 모델인 즈푸는 1월 월간 사용자 수 702만명을 기록했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은 “즈푸의 AI 대형 모델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AI가 소비자용 하드웨어와 결합하는 중요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즈푸AI는 2019년 설립된 AI 개발 스타트업이다. 칭화(清華)대학 출신 연구자들이 주축이며 AI 모델 연구, 개발, 상용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문샷의 키미, 미니맥스의 토키AI 두 번째 작은 호랑이는 문샷AI(웨즈안몐, 月之暗面)다. 문샷AI는 2023년 11월 키미 챗(KIMI Chat)이라는 대모형 모델 기반 AI 챗봇을 발표했다. 키미는 장문 텍스트 서비스에 특화된 AI 모델이다. 지난해 3월 문샷AI는 키미 챗을 통해 세계 최초로 단일 대화 내 처리 가능 텍스트를 200만 자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세 번째 작은 호랑이는 미니맥스(MiniMax)다. 미니맥스의 싱예(星野)는 1월 월간 사용자 수 731만명을 기록했다. 또한 글로벌 버전 AI 대형 모델인 토키(Talkie) AI는 1월 월간 사용자 수가 3258만명에 달했다. 아바타 챗봇으로도 유명한 토키 AI는 글로벌 AI 대형 모델 사용자 수에서 5위에 올라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미니맥스는 중국 AI 기업인 센스타임 출신 연구진이 2021년 창업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 글로벌 평가에서 수위권 성능 입증 네 번째 작은 호랑이는 바이촨AI(百川智能)다. 바이촨AI는 지난해 5월 차세대 대모형 AI 모델인 바이촨(Baichuan)4를 발표하고 첫 번째 AI 어시스턴트 바이샤오잉(百小應)을 출시했다. 특히 의료 분야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다섯 번째 작은 호랑이는 제로원AI(링이완우, 零一萬物, 01AI)다. 이 업체는 지난해 이라지(Yi-Large) AI 대모형 모델과 최신 플래그십 모델 이라이트닝(Yi-Lightning)을 출시했다. 이라이트닝 모델은 대규모언어모델(LLM) 벤치마크(비교 평가) 사이트인 LMSYS에서 글로벌 6위를 기록했다. 여섯 번째 작은 호랑이는 제웨싱천(階躍星辰·STEPFUN)이다. 글로벌 AI 모델 기준 테스트 플랫폼 라이브벤치(Live Bench)가 공개한 2024년 11월 19일 기준 평가 순위에서 제웨싱천이 자체 개발한 1조 파라미터급 언어 대모형 모델 스텝-2(Step-2)는 중국 대형 모델 중 1위, 전 세계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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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딥시크發 'AI 투자전략' 판이 바뀐다...반도체 제조장비 등 수혜 노려볼 만

AI 양산의 시계가 빨라진다 저비용 AI 기술 보급 ‘가속도’ 반도체 제조장비와 SW 기대 |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저비용과 고성능을 동시에 갖춘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을 계기로 AI 기술의 보급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딥시크를 통해 고성능의 AI가 저성능의 반도체에서도 구동되는 게 확인된 만큼 고가의 AI 연산용 반도체 시장이 양산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이른바 ‘볼륨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 투자 기회가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분야도 왕성한 성장이 기대돼 투자처로 꼽혔다. 저비용화가 확산하면 관련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더 정교하게 자사 제품에 AI 기능을 통합할 수 있어서다. 저비용화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격 인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종전까지 비용 문제로 기능 도입을 주저하던 기업들의 진입장벽도 크게 낮아진다. “제조장비 수혜” JP모간은 AI 연산용 반도체 시장의 볼륨 성장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유럽의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를 꼽았다.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인 ASML(유로넥스트암스테르담 거래소 : ASML), 네덜란드 증착장비 회사 ASMI(유로넥스트암스테르담 거래소: ASM), 스위스 진공밸브 업체 VAT(스위스 증권거래소: VACN) 등이다. 3개 기업 모두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되지만 나스닥에 상장된 ASML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장외거래 종목이다. ASML은 노광장비 시장을 독점하는 회사다. ASMI는 원자층 증착 장비 시장의 55%를, VAT는 진공 밸브 시장의 75%를 점하고 있다. 노광장비는 특수한 빛을 통해 반도체 칩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설비이고, 원자층 증착 장비는 트랜지스터의 절연막과 전극을 원자 단위로 증착하는 설비다. 진공 밸브는 웨이퍼에 회로를 구현하는 공정 중 진공 챔버와 진공 펌프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JP모간이 관련주를 수혜주로 지목한 것은 3사 모두 TSMC나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수탁 제조)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어서다. 저비용 AI 모델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소비자 기기 안으로 확산하면 관련 기업들의 반도체 생산량이 대폭 늘어 3사가 공급하는 제조장비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또 유럽 장비 기업을 지목한 것은 이들이 시스템 반도체 제조의 전 공정에서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장비 업체는 고성능 메모리 공정에, 일본 업체는 후공정 장비에 특화돼 있다. AI 연산용 반도체는 로직 반도체 공정을 통해 제조되는 시스템 반도체에 속하는 만큼 AI 시장 보급 가속화에 따른 수혜가 유럽 장비 업체들에 집중될 것으로 본 것이다. JP모간의 산데스 데쉬판데와 안찰 사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종전까지 데이터센터 중심의 AI 성장은 대규모 반도체 사이클을 이끌 만한 물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저사양 노트북과 스마트폰에서 구동 가능한 딥시크의 AI 어시스턴트가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기업용 AI 칩 성장이 둔화해도 반도체 장비 업계에는 매우 긍정적인 시나리오”라고 했다. “소프트웨어 기대” 주목할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미국의 세일즈포스(CRM)와 서비스나우(NOW), 허브스팟(HUBS)이 거론됐다. BMO캐피털마켓츠가 추천했다.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 구동형 CRM(고객관계관리) 플랫폼을 판매하고, 서비스나우는 디지털 워크플로우 자동화 플랫폼을 제공한다. 허브스팟은 중소기업용 마케팅·영업·고객 서비스 플랫폼을 판매하는 회사다. 모두 자사의 플랫폼에 AI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딥시크의 추론 특화형 모델인 ‘R1’의 경우 오픈AI의 같은 모델인 ‘o1’ 대비 10분의 1 미만의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낸다고 한다. 이처럼 저비용·고성능 모델의 확산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고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통해 더 많은 기업이 AI 기능을 채택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점유율 확대와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허브스팟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저비용 AI 모델의 확산은 소프트웨어 요금제에서 현재까지 주류를 이루는 ‘서브스크립션(고정된 가격을 정기적으로 지불)’ 모델에 대해 ‘사용량 기반’ 모델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 종전까지는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서브스크립션에서 비롯되는 고정 요금을 통해 운영비용을 충당했다. 하지만 저비용 모델이 확산하면 더 유연하게 가격 정책을 제시할 여유가 생긴다. 사용량 기반 모델로의 전환은 고객들의 사용을 촉진한다. 서브스크립션 모델에서는 실제 사용량과 관계없이 매월 고정된 금액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중소기업 등에 부담이 갔다. 하지만 사용량 기반 모델에서는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초기 도입 비용이 적어지는 셈이다. 이뿐 아니라 업무량이 많은 시기에는 AI 기능을 많이 활용하고, 수요가 적은 시기에는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img4 가파르게 뛴 전력주는 딥시크가 화두가 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던 전력 관련주에 대해서도 AI 저변 확대의 논리에 의한 강세 유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딥시크의 R1 모델은 기존 AI 시스템 대비 2.5~10%의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전력 소비를 상정하고 내달렸던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지목됐던 원자력발전 업체 콘스텔레이션에너지(CEG)나 탈렌에너지(TLN), 비스트라(VST) 등이 대표적이다. 관련주 강세 전망의 배경에는 단위당 전력 소비는 줄어도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 오히려 총량은 늘어날 것이라는 관점이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로스 파울러 애널리스트는 콘스텔레이션에 대해 “딥시크발 주가 낙폭은 과도했다”며 “전력 수요는 중기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콘스텔레이션의 주가는 딥시크발 급락이 집중됐던 1월 27일 하루 21% 폭락한 바 있다. 물론 회의론도 있다. 종전까지 콘스텔레이션 등 독립발전 업체 주가가 크게 뛴 것은 대부분이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와의 ‘고가 계약’ 기대감에서 비롯된 측면이 커서다. 대형 운영업체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저비용 AI 모델이 확산하면 발전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제프리스의 줄리앙 뒤물랭-스미스 애널리스트는 “ ‘콘스텔레이션과 같은 독립’ 발전사들은 시장가보다 높은 시세에서 빅테크에 전력을 공급하는 특별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예로 콘스텔레이션의 스리마일섬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마이크로소프트에 공급(20년)하는 계약은 가격이 메가와트당 최소 100달러였다. 작년 9월 계약 당시 관련 원전이 있는 지역에서 형성된 풍력·태양광발전 판매가격은 60달러였다. “과도기 변동은 불가피” 일부 전문가는 저비용 AI 모델의 보급이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고성능 반도체 등 관련 하드웨어 및 인프라의 공급 과잉 염려에 초점이 더 맞춰질 수 있다고 봤다. 당분간은 부정적인 영향이 긍정적 효과를 상쇄하는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까지 AI 시장에 대해 고비용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강했던 만큼 반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광케이블 사례다. 2001년 DWDM(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 하나의 광케이블로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을 대폭 늘림) 기술이 등장하면서 광케이블 설치 붐이 일어났지만 기존에 설치됐던 97%가 사용되지 않은 상태로 남겨졌는데, 이는 DWDM 기술로 인해 적은 수의 광케이블로도 충분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효율성 향상이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우려는 기우일 수 있다. 현재 관련 광케이블은 모두 사용되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DWDM 상용화 전에 설치된 광케이블도 네트워크 확장에 충당되는 등 모든 공급이 흡수됐다. 노스이스턴대학의 데이비드 바우 교수는 “딥시크가 엔비디아 칩의 중요성을 떨어뜨릴지 궁금해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기술의 비용이 저렴해질수록 총수요는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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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AI 광풍에 올라타자"…네이버·카카오·항셍테크 ETF가 뜬다

오픈AI와 카카오가 손잡으면 무슨 일이? 저주받은 중국 항셍테크 ETF...‘딥시크’ 덕 부활 시동 미국 주식 올인? 중국 AI 주식에도 관심 쏠려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중국발 딥시크 쇼크 이후의 가장 큰 변화는 ‘규모의 경제’ 법칙이 깨졌다는 사실이다. 딥시크가 주장하는 낮은 AI 개발비용에 어느 정도 과장이 섞였더라도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오픈AI보다 훨씬 적다는 건 명확하다. 이에 따라 막대한 비용 부담이라는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세계 각국의 AI 대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美 빅테크에 비해 네이버·카카오 자금력 열세 특히 한국의 경우 그간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페이스북)의 ‘라마’ 등과 비교할 때 아직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생성형 AI’가 등장하지는 않은 상태다. 이는 막대한 시가총액 격차로 인해 자금력 측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도 영향을 미쳐 왔다. 시장을 가장 선도하고 있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시가총액은 약 400조원으로 추정된다. 비상장사지만 뒤에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강력한 빅테크 회사가 받쳐주고 있어 자금력이 막강하다. 제미나이 개발사 알파벳(구글)의 시가총액은 약 3500조원이다. 라마 개발사인 메타(페이스북) 역시 2500조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한다. 반면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 중인 네이버 시가총액은 고작 36조원, ‘카나나’를 개발 중인 카카오 시가총액은 19조원에 불과하다. 애초에 자금력만 따져보면 미국 빅테크와 상대조차 안 되는 규모다. 또 다른 문제점은 데이터다. 중국은 개인정보 보호가 유명무실해 마음껏 데이터를 가져다 쓴다. 미국은 영어 기반 데이터가 막강하다. 중국이나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 기업들은 애초부터 불리한 경쟁 상황에 노출돼 있다. 네이버·카카오 AI 기대감에 바닥 찍고 주가 상승 이런 압도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믿는 구석은 바로 한국어 데이터다. 번역 기능이 강화되면서 미국 빅테크들에도 한국어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고 있지만, 이 분야만큼은 여전히 한국 기업이 유리하다. 한국의 검색시장을 독점하며 그동안 충실하게 쌓아 온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 자산은 강력한 경쟁력이다. 네이버는 현재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보유 중이다. 이를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강점을 가진 토종 ‘소버린(주권) AI’로 키워 미국과 중국 빅테크의 한국 침공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챗GPT를 사용 중인 한국인 수가 700만명(월간 사용자 수)에 육박한다. 중국 딥시크 사용자 수도 100만명을 넘었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네이버가 서둘러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한국 시장을 완전히 빼앗길 수도 있다. 이런 절박함에 7년간 네이버 이사회를 떠났던 이해진 창업자도 올 3월부터 다시 네이버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올해 자체 AI 모델인 하이버클로바X 고도화 작업에 모든 역량을 투입할 기세다. 카카오 역시 초비상이다. 카카오는 진도가 느린 자체 AI 모델인 ‘코GPT-2.0’ 개발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대신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대화형 AI비서 서비스인 카나나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 중에는 최초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네이버 전략과는 살짝 다른 공동상품 개발의 큰 그림이다. 카카오의 카나나는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뿐 아니라 오픈AI의 모델을 함께 적용해 성능을 파격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1년 말의 네이버 주가는 37만8500원이었다. 하지만 3년 뒤인 2024년 말에는 19만8900원으로 47% 대폭락했다. 카카오 역시 2021년 말의 11만2500원에서 3년 뒤인 2024년 말에는 3만8200원으로 66% 대폭락했다. 두 종목 다 2025년에 들어서면서 낙폭 과대와 가성비 높은 중국 딥시크 모델 벤치마킹에 대한 희망으로 주가가 10% 이상 급반등했다. AI의 대전환점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살려낼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미·중 관세전쟁에도 딥시크 덕 중국 주식 관심 커져 지난 몇 년간 중국 주식 수익률은 크게 부진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의 가속화, 관세전쟁, 중국 핵심 IT기업들의 낮은 성장성, 중국 정부의 알리바바와 같은 민간 기업에 대한 과도한 통제,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면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자 지난해에는 이들 주식도 큰 폭 반등했다. 현재 중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과거보다 많이 높아졌다. 혜성같이 등장한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가형 인공지능(AI) 모델 출시에 힘입어 중국 빅테크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급격히 쏠리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독주를 예상했던 AI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만만치 않은 것을 투자자들이 직접 확인한 덕이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실제로는 큰 힘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현재 한국 투자자들 대부분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수익률이 좋았던 미국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5년 1월 말 기준 미국 주식 165조원(1137억달러)어치를 보유 중이다. 반면 중국+홍콩 주식 보유 규모는 4조원(26억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주식의 2.2% 수준으로 크게 낮다. 한국인이 그 동안 외면해 왔던 중국 AI 관련 주식에도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중국 IT기업의 한국 공략...항셍테크 수익률 -20% 한국은 최근 중국 IT기업으로부터 두 차례의 큰 충격을 받았다. 첫 번째 충격은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한국 유통시장 공략이다. 이로 인해 한국 중소형 유통업체는 큰 어려움에 빠졌다. 두 번째는 ‘딥시크’의 충격이다. 이런 중국 기업들의 질주를 보면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고공 행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게 합리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중국 ‘항셍테크 지수(Hang Seng Tech Index)’는 홍콩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주요 기술기업 및 혁신기업을 대표하는 지수다. 홍콩증시의 테크 섹터를 더 잘 반영하기 위해 설계됐다. 한국에서도 이 지수를 벤치마킹한 항셍테크 ETF가 대거 상장돼 있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img4 한국에 상장된 5개 ‘차이나항셍테크 ETF’의 최근 수익률은 양호하다. 순자산총액이 6000억원에 육박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80%로 독보적이다. 하지만 해당 ETF가 한국에 상장된 2020년 12월부터 약 4년간의 누적수익률은 -20%로 상당히 부진하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차이나항셍테크 ETF’ 수익률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 격차가 크다. 유망 IT기업 항셍테크 ETF 투자 아직 안 늦었다? 차이나항셍테크 ETF에는 중국의 유망 IT기업들이 총망라돼 있다. 항셍테크 ETF 내 비중 1위는 9.7%인 ‘샤오미’로 웬만한 가전제품은 한국보다 저렴하고 품질도 좋아 한국인들에게도 인기다. @img5 비중 2위는 8.2%의 ‘알리바바그룹홀딩스’다. 중국 1위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1위 클라우드 업체다. 이 종목은 가장 논란이 많다. 과거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1등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20년에 창업자인 마윈의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가 혁신을 막는다”는 비판 발언 후부터 성장세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그 결과는 알리바바 주식의 장기 폭락이다. 알리바바는 2019년 11월에 공모가 176홍콩달러에 상장됐다. 1년 뒤인 2020년 10월에는 305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마윈 발언 이후 지속적인 약세를 보였다. 현재 주가는 97홍콩달러로 고점 대비 하락률이 무려 -68%다. 결론적으로 항셍테크 ETF의 장기적인 수익률 부진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 비중 3위는 7.7%의 ‘징둥닷컴’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점유율 3위인 ‘핀둬둬’의 기세에 눌려 점유율이 조금씩 하락하는 상황이다. 비중 4위는 7.7%의 ‘중신궈지(SMIC)’로 중국 1위 반도체 제조 기업이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도 독자적인 반도체 웨이퍼의 설계, 제조 등 파운드리(Foundry)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비중 5위는 7.4%의 ‘텐센트홀딩스’로 중국 게임과 SNS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 정부의 과도한 게임 규제로 성장성이 낮아지고 있는 게 단점이다. 비중 6위는 6.4%인 ‘메이투안디앤핑’으로 중국 음식 배달 및 생활 서비스 1위 플랫폼이다. 비중 7위는 5.6%의 ‘콰이서우’로 중국 숏폼 플랫폼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의 아프리카TV와 유사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높은 편이다. 숏폼 1위는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이다. 틱톡을 서비스 중인 ‘바이트댄스’는 아직 비상장기업이라 항셍테크 지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핀둬둬(拼多多)다. 계속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저렴하게 중국 상품을 직구할 수 있는 ‘테무 앱’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매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핀둬둬 역시 미국 나스닥에만 ADR 형태로 상장돼 있어 항셍테크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항셍테크 ETF 상위 7개 종목 중 수익성이 가장 뛰어난 종목은 텐센트홀딩스다.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8조원(4878억위안), 영업이익은 31조원(1566억위안)을 기록했다. 한국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2024년 전체 영업이익이 33조원이니 텐센트의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을 더하면 삼성전자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AI 광풍...항셍테크 ETF와 네이버·카카오도 주목 중국 상위 빅테크 기업들이 모두 인공지능(AI)을 주력으로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AI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이제 자유무역을 부정하는 수준까지 진행 중이다. 딥시크 충격 이후 중국과 미국 간의 AI 기술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시장의 관심도 당분간 AI 관련주로 더 쏠릴 예정이다. 중국 빅테크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과거보다 많이 높아지긴 했지만 미국 빅테크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향후 성장성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중국 주식은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심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한국 투자자들이 지금의 AI 광풍에 올라타려면 미국 빅테크 외에도 중국 항셍테크 ETF와 한국의 네이버·카카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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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불붙은 한·미·일 'AI 동맹'...'스타게이트' 한국 역할 커진다

이재용·샘 올트먼·손정의 ‘전격 회동’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 초미의 관심 AI 데이터센터 가동할 칩 수급 핵심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공세에 맞설 한·미·일 AI 동맹이 본격화되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창립 멤버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나란히 한국을 방문,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면서다. 미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국내 AI·반도체 기업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메모리 강자’ 삼성·SK, 놓칠 수 없는 파트너 한·미·일을 대표하는 AI 수장들이 2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모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미국의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두 시간가량 3자 회동을 진행했다. 이재용 회장은 전날 계열사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무죄 판결을 받으며 어깨가 한층 가벼워진 상황. 불투명했던 회동 여부가 무죄 판결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3자 회동은 세계 정보기술(IT)업계와 관련 당국의 주목을 끌었다. 딥시크로 촉발된 ‘미·중 AI 전쟁’에서 한·미·일 3국이 강력한 동맹을 구축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백악관에서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오라클 3사가 합작 벤처(JV) 형태로 미국 내 AI용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구상을 발표했다. 향후 4년 동안 최대 5000억달러(약 726조원)를 투자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 프로젝트다. 이날 회동의 관심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SK 등 국내 기업들의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였다.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AI 연산에 필요한 다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 이 GPU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다량의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는 만큼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이 프로젝트 성공 여부의 핵심 중 하나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미국의 마이크론까지 더하면 이들이 세계 D램 생산량의 90%를 차지해 중국에 대응할 강력한 우군을 얻는 셈이다. 이날 두 시간가량 진행된 3자 회동 후 기자들 앞에 선 손정의 회장은 삼성의 스타게이트 합류 질문에 “앞으로 논의하겠다”며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이재용 회장과 모바일 및 AI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단순한 업데이트였고, 초기 논의를 시작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SK그룹의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에 관해서도 “아직 세부사항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족쇄 푼 이재용 회장, 한·미·일 AI 수장 회동 주도 이날 주요 논의 내용은 삼성의 스타게이트 합류와 모바일·AI 전략이었다. 올트먼 CEO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 계획을 밝힌 만큼 삼성과 협력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본 바 있다. 특히 항소심 무죄 판결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용 회장의 ‘새로운 삼성(뉴 삼성)’ 구축에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3자 회동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손 회장과 함께 르네 하스 Arm(암) CEO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Arm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를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삼성은 훌륭한 파트너”라는 말로 대신했다. AI에 진심인 최태원 회장, 올트먼과 관계 돈독 올트먼 CEO는 3자 회동에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다. 올트먼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최 회장과 40분가량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인사들도 동석했다. 최태원 회장과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폭넓은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HBM의 세계 최고 생산기업이며,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를 필두로 ‘AI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해 1월과 6월 올트먼 CEO를 한국과 미국에서 연이어 만날 만큼 오픈AI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AI에 지금 뛰어들거나 아니면 영원히 도태될 수 있다”고 말하며 AI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 총수이기도 하다. 최 회장과 만남 후 올트먼 CEO는 취재진을 향해 “원더풀”이라고 답했다. 카카오·크래프톤에도 기회 왔다 이날 분 단위로 수많은 국내 AI·반도체 기업들을 만난 올트먼 CEO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도 만났다. 오픈AI와 카카오·크래프톤의 협업 여부부터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까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열린 카카오와의 전략적 협업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석상에 섰다. 국내 기업 중 오픈AI와 공식적인 협력을 체결한 것은 카카오가 최초다. 카카오톡과 AI 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Kanana)’에 오픈AI의 최신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올트먼 CEO는 “한국은 에너지, 반도체, 인터넷 기업 등 강력한 AI 도입 기반을 갖추고 있고 AI 채택률이 놀라운 수준으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카카오와 AI, 메시징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 함께 탐구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만난 올트먼 CEO는 오픈AI의 고품질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게임 특화 AI 개발과 최적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크래프톤은 최근 주력하고 있는 CPC(Co-Playable Character)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오픈AI의 ‘GPT-4’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했으며, 전 직원의 95%가 기업용 챗GPT를 업무에 활용 중이다. 김창한 대표는 “오픈AI와 함께 게임 개발 및 운영 전반에 혁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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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구축 열풍…건설사, 미래 먹거리로 대대적 공략 나섰다

글로벌 시장 2032년 3485억달러 성장 전망 건설사, 단순 시공 넘어 디벨로퍼로 사업 확장 주민 반발·인허가 문제는 걸림돌 | 최현민 기자 min72@newspim.com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 산업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 가운데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신기술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대체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을 넘어 기획부터 부지 선정, 개발, 운영까지 사업 전반을 다루는 디벨로퍼로서의 사업 영역을 데이터센터 건설까지 확장하는 모습이다. 국내 건설사 ‘데이터센터’ 미래 먹거리로 선점 건설업계에 따르면 AI 산업의 발전으로 고도화된 데이터 처리를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다수의 정보통신 데이터를 일정 공간에 모아 통합 운영 관리하는 시설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2년까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2년 374억달러에서 2032년 3485억달러까지 매년 2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 역시 2021년 5조원에서 2027년 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빠르게 커지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 에너지 효율화, 보안 시스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건축공사 대비 시공 난도가 높다. 특히 특수건축물로서 안정성이 필수 요소인 만큼 발주처는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사를 선별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배경에 국내 건설사들은 일찌감치 데이터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꾸준히 시공하며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데이터센터 시장에 본격 뛰어든 GS건설은 지난해 1월 에포크 안양 데이터센터 도급 계약을 체결하며 현재까지 10여 건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연면적 1만6945m²,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 데이터센터를 지은 뒤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자회사 마그나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착공했으며 2026년 8월 준공이 목표다. 한화 건설부문은 2000년대 초반부터 데이터센터 시장의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에 착안해 해당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2004년 KT 강남IDC 수주를 시작으로 꾸준히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실적을 올렸으며, 현재 11개 데이터센터를 준공 및 수주했다. 동탄 삼성SDS 데이터센터, 안산 카카오 데이터센터, 드림마크원 인천 데이터센터 등을 완공했고 현재 고양삼송 이지스 데이터센터, 창원 IDC를 건설 중이다. 특히 투자개발사업인 창원 IDC는 서버 10만대 이상이 들어서는 하이퍼스케일 규모로 한화 건설부문이 디벨로퍼로 참여하며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 일괄 구축을 위한 기반 마련에 한창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액침냉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차세대 냉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에 공기나 물을 사용해 서버를 냉각하던 것과 달리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전력 소비가 낮다. 기존 공랭식과 비교하면 전력 소비량이 80% 가까이 줄어든다. 삼성물산은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설계에서 시공, 장비 공급, 핵심 인프라까지 일괄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상암 SDS 데이터센터, SDS 춘천, 타다울타워 내 데이터센터, 이지스 하남 데이터센터, 수원 삼성전자 슈퍼컴 센터, 삼성전자 화성 HPC센터, 우리은행 상암 종합지원센터, DSR-A,B,C타워, 구미 삼성전자 DC, SDS 과천 데이터센터, KT 광주 IDC센터, 데이콤 강남사옥 등 12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현재 이지스 안산 데이터센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다수의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토대로 기술력을 축적, 데이터센터 사업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세종시에 준공한 네이버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2만2500㎡ 수준에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곳을 의미한다. 각 세종은 네이버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로 총 면적 29만3963㎡, 축구장 41개 규모에 달한다. 규모로는 국내 최대이며 네이버의 첫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보다 6배 크다. 이 밖에도 NH 통합IT센터(2016년 준공), KB국민은행 통합IT센터(2019년 준공),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2025년 준공 예정) 등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 2023년 안산 시화공단 국가산단 데이터센터 사업을 따냈다.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 구축 ‘주민 반발’ 심해 다만 데이터센터 주요 입지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용도로 인허가를 받은 사업 중 주민 반대와 정부 규제 등으로 절반 이상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지연 중이다. 도심지 안에선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게 되면 ‘전자파가 많이 나온다’, ‘전기를 많이 끌어쓰기 때문에 주변 지역에 정전 사태가 자주 일어난다’ , ‘교통체증이 발생한다’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주민들이 반발하기 때문에 건립 자체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가 근거가 없다 하더라도 넓은 부지를 점유하면서도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한 적은 상주인원으로 주변 상권 활성화가 어렵고 B2B 시설로 일반인들의 이용이 불가한 시설이라는 점에서 지역주민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많은 데이터센터가 도심지에서 밀려나 외곽지역이나 지방권에 자리 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도 사업 지연의 원인이다. 지자체는 데이터센터 인허가를 위해 도시계획심의를 진행하는데, 주민 반발 등 문제가 생긴 경우 최대 두 차례의 재심의 과정을 더 거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에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재심의가 필요한 경우 30일 이내에 진행할 것을 제시하고 있으나 권고 수준에 그친다. 건설업계는 빅데이터와 AI 산업 발달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주민 반대로 인한 공사 지연·중단으로 비용이 늘어나면 결국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에서 건설사들의 역할이 과거에는 시공에만 그쳤다면 최근엔 디벨로퍼로서 직접 운영까지 도맡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요 확대 이면에는 주민 반발로 인한 공사 지연 등 손해를 볼 수 있어 건설사들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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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관세 ‘원투 펀치’ 뉴욕증시 언제까

딥시크 및 트럼프 관세 충격에도 뉴욕증시 여전히 신고점 부근 ‘낙관주의’ 투자자들 하락 때마다 자금 투입 | 시드니=권지언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뉴욕증시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와 도널드 트럼프 관세 여파 등 굵직한 펀치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여전히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으며, 투자자들은 급락세가 연출될 때마다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며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AI 인기로 재미를 보고 있는 미국 기술기업들은 딥시크를 당장의 위협으로 보지 않기 시작했고, 트럼프의 관세 정책도 단순한 협상 카드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도해진 밸류에이션, 인플레이션 및 정치 불확실성 등 위험 요소들이 남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내리면 “기회”...악재에도 자금 ‘밀물’ ‘AI 선두 주자’라면 당연히 미국을 떠올리는 월가 투자자들은 최근 저비용·고성능의 AI 모델을 선보인 중국 ‘딥시크’의 혜성 같은 등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 챗GPT와 견줄 만큼 뛰어난 성능에 개발 비용도 저렴한 딥시크 등장으로 미국의 AI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으며, 지난 2년간 부풀었던 기술주 거품이 마침내 꺼질 수 있다는 공포는 주식시장을 순식간에 뒤덮었다. 지난 1월 27일 딥시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을 때,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는 하루 만에 17% 하락해 시가총액 6000억달러가 증발했다. 역대 최대 일일 시총 손실액이다. 미 주식시장 전체 가치도 하루 만에 1조달러 정도가 빠졌다. JP모간 분석가들은 최근 실적이 좋은 주식, 특히 기술 및 AI 관련 주식을 매수하는 ‘롱 모멘텀’ 전략이 표준 편차의 7배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면서, 해당 거래 전략에서 40년 만에 3번째로 큰 낙폭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월 28일 뉴욕증시는 딥시크 공포를 하루 만에 극복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급락했던 AI 관련주들은 금세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투자자들은 딥시크가 AI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오히려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았다. 기술기업들 역시 딥시크발 위험을 과소평가했다.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으로부터의 경쟁을 환영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딥시크 이슈가 AI 수요를 더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란티어는 낮은 AI 비용 구조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실제로 S&P500 편입 주식 중 70% 정도가 딥시크 충격 속에서도 상승세로 마감했고, 기술주 자금 유입도 재개됐다. EPFR 자금흐름 데이터에 따르면 딥시크 이슈가 불거진 1월 마지막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펀드로 24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고, 기술 펀드의 경우 16주 만에 최대 유입이 나타났다. 모멘텀 펀드도 5주째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에 EPFR 연구이사 카메론 브랜트는 “투자자들은 딥시크가 촉발한 시장 하락을 기회로 삼았지 출구로 보지 않았다”면서 “지금의 펀드 흐름은 AI에 대한 이전 믿음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주식·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이토로(eToro) 역시 1월 27일 하루 동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이 지난 6개월 중 최대였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을 여전히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월 이토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AI 주식에 낙관적이라 답한 응답 비율은 59%였지만 실제 투자 비율은 22%에 불과했고, 대다수 응답자들은 올해 중 AI 관련 종목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시장은 2월의 시작과 함께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 1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의 포문을 연 것이다. 주말 사이 나온 관세 폭탄에 뒤이은 월요일(3일) 아시아 금융시장을 시작으로 뉴욕까지 시장 패닉이 확산됐다. 하지만 뉴욕증시 개장 전후로 멕시코와 캐나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 강화 등에 합의하면서 관세 부과 30일 보류 결정이 나온 덕분에 이날 3대 지수 낙폭은 1% 안팎으로 제한적이었다. 중국은 일단 2월 10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10~15% 관세 부과에 나서겠다며 맞대응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대화 가능성이 열린 상태라며 막판 합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JP모간에 따르면 2월 3일 하루 주식시장 자금 유입은 30억달러에 달했고, 4일에는 개장 후 단 1시간 반 만에 20억달러 매수 한계를 돌파하며 2015년 이후 해당 시간대 최대 유입액을 기록했다. JP모간 파생상품 전략가 엠마 우는 시장 심리가 지난 2021년 밈(Meme) 주식 열풍 때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고, 바클레이즈 주식전략가 알렉산더 알트만 역시 주식투자 비중이 1997년 이후 최고 수준에 접근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게 ‘투심’ 굳건한 투심의 배경에는 분명 긍정적 요인들이 자리한 게 사실이다. 연초 5% 부근까지 오르며 주식시장을 압박했던 미국채 금리는 지난 2주간 안정세를 유지했다. 수익률은 1월 고점에서 더 멀어지고 있으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월 최고 4.8%에서 2월 4일 4.5%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시장의 침착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채권 대비 가치가 평가되는 주식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력과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시장이 크게 흔들려도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 내지 유동성 공급 등의 정책을 통해 시장을 지원할 것이란 ‘연준 풋’ 기대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낙관론, 시장에 여전한 유동성 등도 뉴욕증시 랠리 배경이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이 안정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평정심이 한순간 흔들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2년에 걸쳐 서서히 붕괴된 만큼, 이번에도 조금씩 버블이 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레이더들이 상승과 하락 모두에서 과잉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의 굳건한 투자심리의 배경에는 군중심리도 작용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부정적 이벤트나 예상치 못한 경제 지표가 나오면 한순간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주식,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 트럼프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게 된 점도 잠재적 악재다. 무엇보다 새로운 정책들을 쏟아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가자지구 장악을 제안했던 것처럼 원하는 바를 얻고자 언제 어디서든 경악스러운 서프라이즈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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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70년 만에 등장한 대체거래소 무엇이 달라지나

프리·애프터 마켓 도입...거래시간 5시간 반 늘어 중간가호가 우선 처리...신속 거래 선호 투자자에 적합 거래소 대비 20~40% 저렴한 수수료...원가 절감 효과 | 이석훈 기자 stpoemseok@newspim.com 넥스트레이드가 드디어 대한민국 자본시장 첫 번째 대체거래소(ATS)로 데뷔했습니다. 이로써 약 70년간 유지된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깨지게 됐습니다. 처음 맞이하는 복수 거래소 체제인 만큼, 적잖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우선 넥스트레이드 시장은 정규시장, 종가매매시장 및 대량·바스켓매매시장으로 구분됩니다. 이는 정규시장과 시간외시장으로 구분되는 한국거래소와는 다른 부분입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시간외시장에서도 대량·바스켓매매가 가능하기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 시간에서는 큰 차이가 생깁니다. 정규시장보다 한 시간 일찍 시작하는 프리마켓(08:00~08:50)과, 정규시장 거래 이후 경쟁·접속매매 방식으로 거래되는 애프터마켓(15:40~20:00)이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도입으로 기존 거래소 거래시간(09:00~15:30)보다 5시간 30분 늘어난 12시간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특히 애프터마켓의 경우, 해외투자자가 해당 국가의 낮에 우리 주식을 거래할 수 있어 해외투자자의 국내시장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최종 공시 정보와 해외 이슈 대응도 가능해집니다. 호가를 내는 과정에서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기존 한국거래소 호가 시스템에 중간가호가, 스톱지정가호가가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중간가호가란 최우선매수·매도호가의 중간 가격(산술평균 가격)으로 매매하려는 주문을 말합니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 중간 가격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파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넥스트레이드는 고객 이용 증대를 위해 지정가호가보다 중간가호가를 항상 우선하도록 정했습니다. 만약 자신이 신속한 거래를 원한다면, 중간가호가로 주문을 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중간가호가 간에는 최초 제출 시간을 기준으로 순위가 결정됩니다. 다음으로 스톱지정가호가는 시장가격이 투자자가 사전에 설정한 가격에 도달하는 경우 지정가호가로 매매하도록 전환되는 주문을 말합니다. 지정가호가는 주문 즉시 체결 내역이 공개되는 반면, 스톱지정가호가는 시장가격이 사전에 설정한 가격에 도달하기 전까지 제3자가 이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손절매나 급매 상황에서 투자 전략을 드러내길 원치 않는 투자자들에게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내가 만약 손절매하는 경우, 매도세를 보고 더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사려는 이들의 수요도 생긴다”며 “본인이 원했던 가격보다 더 싼 가격에 주식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스톱지정가호가로 주문을 낸다면 내 주문 내역이 상대방에게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손절매나 급매 상황에서 전략적 주문을 내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넥스트레이드에서만 주식이 거래되는 프리·애프터마켓 운영시간에는 새로운 호가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명심해야겠습니다. 복수 시장 체제에서 증권사는 최선 주문집행 의무도 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각 증권회사는 투자자의 주문을 가격, 수수료 등 비용, 체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증권업계는 실시간으로 시장 상황을 탐색하고 고객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SOR(자동주문전송)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물론 반드시 증권사의 SOR 시스템을 통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건 아닙니다. 각 투자자는 본인이 직접 거래소를 지정하는 방식과 증권사가 최선 집행기준에 따라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 간 경쟁 체제 덕분에 수수료가 인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소와의 경쟁체제 확립, 투자자 편익 제고를 위해 거래소보다 20~40% 낮은 수수료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실제 체감하는 수수료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왜냐하면 거래소가 증권사에 부과하는 수수료와, 증권사가 고객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는 별개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넥스트레이드 측은 “전기료를 내렸다고 해서 인터넷 가격이 싸진다는 보장은 없는 것과 비슷한 논리”라며 “그래도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원가가 절감되는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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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호

펫보험 전성시대 개물림·유병력 보장에 장례비까지

성장 가능성 높은 국내 펫보험 시장 메리츠·DB 등 보험사별 맞춤형 펫보험 출시 |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 애견인 A 씨는 매일 반려견과 외출을 한다.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산책을 시키지만, 한편으로는 개물림 사고 등의 위험이 늘 불안하다. # 애견인 B 씨는 강아지 세 마리를 키우다 최근 첫째를 노화와 지병으로 떠나보내면서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반려동물 병원비의 부담이 상당하다는 걸 실감했다. 둘째, 셋째도 나이 들고 지출될 병원비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렵다. 국내 반려동물 개체수가 800만마리를 넘어서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가구는 600만, 양육인구는 1300만명으로 집계된다. 손해보험사들은 A 씨와 B 씨의 사례와 같은 반려가구의 생활방식과 반려동물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 펫보험 시장은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펫보험 가입률은 약 1.7%로 스웨덴(40.0%), 영국(25%), 미국(2.5%)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보면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펫보험 보유 계약 건수는 2022년 약 7만 건에서 2023년 10만 건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15만 건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발맞춰 손해보험사들은 다양한 펫보험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8년 11개에 불과했던 펫보험 상품은 현재 40여 개로 늘어났으며, 연말과 연초를 맞아 새로운 상품들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반려동물 보험 시장 1위인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초로 기존 질병 치료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형 반려동물보험 2종을 출시했다. ‘펫퍼민트 댕좋은 우리가족 반려견보험’과 ‘펫퍼민트 냥좋은 우리가족 반려묘보험’이다. 기존에는 3개월 이내 동물병원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 가입이 어려웠지만, 이 상품은 입원 또는 수술 경험이 아닌 경우 가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연간 의료비 누적금액 기준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해 반려동물 수술 등 고액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DB손해보험은 대한수의사회와 협업으로 ‘개물림보상보험’을 선보였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는 “반려동물 사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지만, 사고 후 책임에 대한 보호장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매년 2000건 이상 꾸준히 개물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개물림 사고 이송 현황을 보면 개물림 사고는 2018년 2368건, 2019년 2154건, 2020년 2114건, 2021년 2197건, 2022년 2216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DB손해보험은 연간 보험료를 약 1만원으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했으며 반려동물 사망 시 15만원의 위로금과 500만원 한도의 반려동물 배상책임손해를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 의료비 보장 한도를 확대하고, 업계 처음으로 장례비용 지원비 특약을 신설한 ‘KB금쪽같은 펫보험’을 개정 출시했다. 장례비용 특약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6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한 반려동물의 대표적인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주요 3대 질환에 대해서는 입·통원 1일당 치료비 각 30만원, 수술 1일당 치료비를 기존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높였다. 연간 치료비 보장한도도 입·통원 각 500만원에서 각 1000만원으로 늘렸다. 반려인을 위한 해외여행 보험 담보 상품도 출시됐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 ‘항공기 지연사고발생 반려견(묘) 돌봄서비스 추가 비용’을 신설했다. 해외여행 시 반려견(묘) 위탁돌봄서비스나 펫시터를 이용하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귀국 항공편이 지연 또는 결항으로 인해 도착 예정 시간보다 4시간 이상 늦게 도착할 경우, 반려견(묘)을 맡긴 위탁돌봄서비스나 펫시터 서비스 추가 비용을 여행 기간과 상관없이 보험가입금액(10만원) 내에서 보상해 준다. 이 담보는 캐롯 모바일앱을 통해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할 때 플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펫보험 상품이 증가하면서 보험료, 보장 조건 등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도 등장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펫보험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펫보험이 단순한 의료비 보장을 넘어 반려동물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보호 장치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법규와 제도가 정비되면서 향후 펫보험 시장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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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재테크 : 블랙아웃!

달러 강세 이례적...원화 4년간 36% 손실 서학개미 차익실현? 더 사는 게 대세 전 세계적인 ‘금’과 ‘비트코인’ 투자 열풍 지속 | 한태봉 전문기자 longinus@newspim.com 2025년의 재테크 시장은 연초부터 극심한 불확실성에 빠져들었다. 작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으로 시작된 혼란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 가결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직무정지, 연이어 한덕수 권한대행마저 탄핵되며 혼란은 수습되지 않고 더 가중됐다. 이후에도 공수처의 대통령 체포 시도와 실패가 전 세계로 생중계되며 국내와 해외 투자자들을 경악시켰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까지 숨가쁘게 흘러가는 중이다. 계속되는 혼란 속에 투자자들은 갈피를 못 잡고 블랙아웃(blackout) 패닉 상태다. 최악의 한국 증시 올해는 반등할까? 복잡한 국내 환경만으로도 버거운데 대외적인 환경 또한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0일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불확실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경제 정책의 핵심은 ‘미국 우선주의’다. 한국도 이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관세청이 발표한 2024년 한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11월 말 누적)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남아(59억8000만달러)에 이어 미국이 49억5000만달러(7조2000억원)로 두 번째로 크다. 심각한 무역적자를 근거로 트럼프가 보편 관세 10% 부과 등의 통상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 요인이다. 한국 증시는 여러 악재가 무더기로 쏟아지며 2024년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10%, 코스닥 지수는 -22%로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꼴찌다. 낙폭이 워낙 컸던 만큼 올해 대다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20% 수준의 큰 폭 반등을 전망한다. 올 상반기 안에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될 경우 한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 증시 PBR 0.8은 역사적 최저점이라는 것도 반등을 전망하는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실제 주요 재테크 게시판을 살펴보면 여전히 한국 증시에 비관적인 견해가 더 많다. 워낙 많이 하락한 만큼 낙폭 과대로 인한 단기 트레이딩을 노리는 투자자는 많다. 하지만 1년 이상 장기로 한국 주식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는 한국 주식보다 훨씬 더 성장성이 높은 미국 주식이라는 대안이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달러 강세 이례적...원화 4년간 36% 손실 2024년의 재테크 시장에서 가장 특이했던 자산은 미국 ‘달러’다. 달러는 ‘통화’이므로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그런데 2024년 한 해에만 무려 13% 폭등한 1476원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 지수나 인도 센섹스 지수보다도 수익률이 더 높다. 무위험 자산인 연 4%의 ‘달러 RP’에만 투자했어도 합산 수익률이 17%가 된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의 원화 약세는 한국 무역수지 적자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최근 5년래 최대인 90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약세라는 평가다. 2020년 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1087원으로 원화 강세 현상이 뚜렷했다. 그런데 불과 4년 뒤인 2024년 말에는 1476원으로 원화가 무려 36% 평가절하됐다. 이는 한국 원화 보유자가 지난 4년간 36%만큼 손실을 봤다는 뜻이다. 한국 주식 보유자들은 추가로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마저 폭락해 손실률이 심각하다. 달러 없으면 루저? 원화 회피 현상 극심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첫 번째 원인은 미국의 고금리를 들 수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4.5%인 데 비해 한국 기준금리는 3%로 미국보다 1.5%포인트 낮다. 따라서 무위험 RP 금리로만 따져도 한국 원화보다 미국 달러가 더 유리하다. 이는 달러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달러 강세의 두 번째 원인으로는 저성장이 고착화된 한국 주식에 비해 성장성이 높은 미국 주식으로의 투자자 쏠림 현상이다. 한국인의 미국 주식 보유금액은 2022년 말의 64조1000억원(442억달러)에서 2년 뒤인 2024년 말에는 153% 폭증한 162조5000억원(1121억달러)을 기록했다. 미국 채권 16조4000억원(113억달러)까지 합치면 한국인들은 현재 179조원(1234억달러)의 미국 주식과 채권을 보유 중이다. 그런데 2024년 1년간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75조원(518억달러)에 불과하다. 서학개미 차익실현? 더 사는 게 대세 이런 상황이다 보니 상당수 한국인들은 2025년의 재테크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주식에 오래전부터 투자해온 서학개미 중 일부는 지금 차익실현을 고민 중이다. 지난 2년간 워낙 많이 오른 데다 원화마저 약세다. 이번 기회에 미국 주식을 팔고 일부 자산을 한국 주식으로 옮기는 선택은 합리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 주식의 높은 수익률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상태에서 굳이 성장성 낮은 한국 주식으로 바꿔 타려는 움직임은 미약하다. 오히려 미국 주식을 추가 매수하고 싶은데 1470원을 넘나드는 환율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는 사례가 훨씬 더 많다. 앞으로도 달러 수요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 투자자들은 2024년에 고수익을 안겨준 테슬라, 엔비디아 등의 핵심 빅테크 외에도 올해 들어서는 새롭게 떠오르는 팔란티어, 브로드컴 등 AI 관련주를 집중 매수 중이다. 또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도 인기가 많다. S&P500과 나스닥 ETF 수요도 꾸준하다. 2025년에도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행복한 고민 중인 서학개미보다 더 고민이 많은 건 동학개미들이다. 한국 주식 투자자는 이미 작년에 크게 물려 탈출 시기를 놓쳤다. 뒤늦게라도 미국 주식을 사려 하니 이번에는 환율이 발목이다. 1470원 환율에 뛰어들었다가 달러가 약세로 바뀌면 환차손 위험이 크다. 동학개미들이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유다. 올해 국내 증시가 반등하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을 통해 적립식으로 미국 S&P500이나 나스닥 ETF를 분할매수 중인 직장인들의 입장은 또 다르다. 2년간 너무 많이 오른 주가와 환율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적립식인 만큼 큰 부담 없이 계속 분할매수하려는 수요가 상당하다. 이 또한 장기적으로는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요인이다. 많이 오른 미국 주식 대신 장기채권 수요도 증가 미국 달러 보유를 원하는 한국 투자자 모두가 위험성 높은 미국 주식만을 원하는 건 아니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달러 예금’, ‘달러 RP’, ‘미국 국채’ 등 달러 기반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한다. 실제 2022년 말 한국인의 미국 채권 보유금액은 1조9000억원(13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년 뒤인 2024년 말에는 16조4000억원(113억달러)으로 8배 급증했다. @img4 미국 기준금리는 작년의 5.5%에서 현재는 4.5%로 1%포인트 인하된 상태다. 여전히 고금리다. 한국 기준 금리 3.0%보다 1.5%포인트 더 높아 수요가 많다. 또 10년 이상의 장기채권은 금리 민감도가 높아 추가 금리 인하 시 높은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따라서 올해도 미국 채권 투자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역시 달러 강세 요인이다. 전 세계적인 ‘금’과 ‘비트코인’ 투자 열풍 지속 2024년의 재테크 시장에서 달러 초강세 외에 또 하나의 이례적인 현상은 금 가격의 폭등이다. 작년에 국제 금 가격은 27% 폭등한 2641달러로 마감했다. 23% 상승에 그친 미국 S&P500 지수보다도 수익률이 높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 가격이 연간 27%나 상승하기를 기대하고 금을 사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금 가격 상승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중국 갈등 심화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급증했다. 또 미국 달러 패권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과 러시아 중앙은행의 금 매입 또한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역시 인플레이션 억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플레이션 헷지 목적의 금 투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 다변화 목적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는 점도 변수다.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금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이유다. 비트코인은 2024년에 4번째 반감기 영향으로 121% 상승했다. 10만달러를 돌파했지만 추가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완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비트코인 전략적 자산 활용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점도 호재다. 이미 미국에 상장된 12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보유한 비트코인 보유물량이 5.4%를 돌파했다 이 비율이 2025년 말에는 10%에 근접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반감기 사이클상으로도 2025년 9월까지는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투자자 달러 자산 비중 30% 이상으로 늘려야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시가총액의 2%에도 못 미친다. 한국 부동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한국인 중 상당수는 원화 기반의 자산이 100%인 경우가 흔하다. 이런 한국인들은 과거 일본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15년 전 엔/달러 환율은 100엔당 약 80달러였다. 하지만 지금은 약 160달러로 엔화 가치가 반토막 났다. 엔화 기반의 자산만 가졌던 일본인들의 재산도 같이 반토막 났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저금리와 엔화 약세를 피해 고금리의 미국 달러에 투자한 와타나베 부인들은 본인의 재산 가치를 지켜냈다. 한국 또한 서학개미들이 한국 원화를 피해 미국 주식으로 대거 투자 이민 중이다. 현명한 한국 투자자라면 원화 비중을 줄이고 달러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꼭 미국 주식이 아니더라도 달러 예금, 미국 국채 등 달러에 투자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하반기 달러 약세를 전망하는 전문가도 많다. 적절한 분할매수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국제통화인 달러 비중을 30% 이상 가져가는 전략을 고민할 때다. 또 금이나 비트코인에 대한 자산배분도 필요하다. 한국의 투자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금 배분비율은 투자자산의 3~5% 내외다. 미국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비트코인 권장 배분비율은 1~2% 내외다. 한국의 재테크 블랙아웃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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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美 빅테크 올해도 25% 이상 상승...AI 테마 영역확장 기대 고조"

| 황숙혜 전문기자 shhwang@newspim.com IT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지난 2년간 86% 랠리한 가운데 2025년에도 빅테크가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혁신과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관련 테마주의 영역이 반도체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IT 이외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빅테크 2025년에도 불마켓 기대 월가에서 실력 있는 IT 섹터 분석가로 평가받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2025년 기술주가 25% 뛸 것으로 기대했다. 1월 20일 공식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이 이른바 ‘맨해튼 프로젝트’의 부활을 예고할 정도로 인공지능 기술 혁신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데다 규제 완화까지 맞물리면서 관련 종목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그는 예상한다. 인공지능의 이점과 잠재적인 폐단 사이에서 균형을 강조했던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 2기는 기술 진보에 중점을 두고 전 정부의 규제 장치를 폐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별도로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내고 “뉴욕증시가 2025년 3년 연속 20% 이상 상승 랠리를 펼칠 것”이라며 “빅테크가 특히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 테마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여전히 뜨거운 데다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가 지수 상승에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IT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과거 닷컴 버블 당시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빅테크의 주가를 낙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적과 수익성이 강하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이익은 2021년 52% 급증한 뒤 2022년과 2023년 각각 4.8%와 4.1% 늘어났고 2024년 10.2%로 속도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2025년에는 14.3%로 이익 증가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S&P500 IT 섹터의 이익 성장률은 2021년 37.3%를 기록한 뒤 2022년 제자리걸음을 보였고, 2023년 9.1% 늘어났다. 해당 섹터의 이익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20.1%, 21.1%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지수 전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영역을 이른바 M7(magnificent 7)으로 좁히면 격차는 더욱 뚜렷해진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아마존(AMZN)과 애플(AAPL), 마이크로소프트(MSFT), 알파벳(GOOGL), 메타 플랫폼스(META), 엔비디아(NVDA), 테슬라(TSLA)의 이익은 2024년 33% 뛸 전망이다. 반면 나머지 493개 종목의 이익은 4%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이후 AI 시나리오 월가는 2025년부터 중장기적인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대해 몇 가지 구조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먼저, 투자다. UBS에 따르면 2024년 아마존과 메타 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빅테크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222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50% 급증한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30년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70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자금이 투입되는 셈이다. 인공지능 모델의 기능이 크게 향상되고 복잡해지면서 반도체 칩부터 데이터 센터와 파워 시스템까지 대규모 투자가 필수다. 때문에 UBS는 인공지능의 ‘삽과 곡괭이’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데이터 센터 전력 소모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유틸리티 섹터의 주가 상승이 확실시된다고 UBS는 강조한다. 2025년 가장 주목받는 인공지능 트렌드는 이른바 에이전틱 인공지능(agentic AI)이다. 스스로 생각하며,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학습 및 행동하는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급부상할 전망이다. ‘대체 불가능 : AI 시대 돋보이는 기술’의 저자 파스칼 보르네는 2025년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상상을 넘어서는 영역까지 한계를 넓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에두아르도 오르닥스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AI 에이전트가 거대언어모델(LLM)로 얻는 이익을 3배까지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대언어모델의 생산성을 20~30% 향상시키는 한편 더 자율적인 인공지능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운영의 간소화와 비용 절감을 앞세워 주요 산업 전반에 확산될 전망이라고 그는 말했다. IT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5년 AI 에이전트 도입이 본격화되고, 2028년이면 일상적인 업무 가운데 15%가량을 AI 에이전트가 처리할 정도로 보편화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또 한 가지 투자은행(IB)업계가 2025년 인공지능 트렌드와 관련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미국의 압도적 우위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등 미국이 주도하는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 개발이 2025년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얘기다. 아폴로 애셋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가 전 세계 다른 국가의 데이터 센터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데이터 센터가 중추 역할을 하는 만큼 인프라를 갖춘 미국의 경쟁력이 다른 국가와 점차 커다란 격차를 벌릴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아폴로 애셋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인공지능 혁신을 위한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며 “이 같은 동력은 중국을 포함한 다른 어떤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은 2025년 포트폴리오에서 유럽을 포함한 주요국에 비해 미국의 비중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기술 혁신부터 성장률까지 미국의 비교우위가 지속되는 시나리오에 베팅한다는 얘기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월가는 인공지능 기술이 로봇과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한목소리를 낸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국한된 인공지능의 활동 범위가 로봇으로 확대되며 실생활에서 인공지능 혁신이 전개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교육과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인공지능 혁신이 확산될 수 있는데 2025년이 시작점이 될 것으로 월가는 예상한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2024년까지 반도체 칩에 집중됐던 인공지능 투자가 IT는 물론이고 금융과 헬스케어 등 비(非) IT 섹터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미다. IB들이 주목하는 유망주는 웨드부시는 이번 보고서에서 기존의 인공지능 대장주를 추천했다. GPU(그래픽처리장치) 강자 엔비디아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부문 기대주 마이크로소프트, 전기차를 넘어 인공지능 주도주로 분류되는 테슬라, 이 밖에 알파벳과 애플이 유망하다는 주장이다. 골드만 삭스가 추천하는 종목은 △자동차 도매 거래를 위한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운영 업체 ACV 옥션스(ACVA) △데이터 관리 및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컴볼트 시스템스(CVLT)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업체 클라우드플레어(NET) △클라우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및 인프라 모니터링, 보안 분석, 로그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이터도그(DDOG)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디지털오션(DOCN)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다이나트레이스(DT) △통합 보안 솔루션 업체 포티넷(FTNT) △IT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IT)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업체 허브스팟(HUBS) △신용카드 업체 마스터카드(MA) △클라우드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 업체 서비스나우(NOW) 등 11개다. 이 가운데 데이터도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2만9200여 개 기업 고객을 확보한 클라우드 업체다. 디지털 경제가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나인 투 식스(9 to 6)’가 아니라 24시간 비즈니스가 가동되는 시대에 업체의 클라우드 옵저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디지털 인프라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기술적 문제를 고객들에게 영향이 미치기 전 파악해 알려주는 데이터도그의 솔루션은 카톡 먹통 사태에서 보듯 기술적 오류가 미치는 파장이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인정받는다. 업체의 매출액에서 인공지능 관련 비즈니스의 비중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2024년 3분기 전체 매출액 6억9000만달러 가운데 인공지능 사업의 비중이 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2.5%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24년 3분기 말 데이터도그의 인공지능 통합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은 3000개 기업으로 파악됐다. 2분기 말 2500개에서 20% 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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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트럼프 격랑에 한국 산업 기상도 바뀐다 ..조선·건설·방위산업 '새로운 기회'

업종별 온도차 뚜렷 철강·자동차는 험로 예고 | 오상용 기자 osy75@newspim.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한국 산업계는 다시 보호주의라는 거친 파도를 마주하게 됐다. 한두 해 고생으로 끝날 뱃멀미는 아니다. 당파를 초월해 전개되는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과 이를 앞당겨 실현하려는 트럼프의 관세 공세는 한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산업계의 지각을 장기간 뒤틀어 놓을 예정이다.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이자 제조업 부흥의 상징과도 같은 철강과 자동차 산업에서는 미국의 보호주의 색채가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지만 텃세와 지정학적 충돌로 인한 유탄을 각오해야 한다. 2차전지 산업은 트럼프의 복고풍(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환경 정책으로 주름살이 깊어질 수 있다. 반대로 조선업과 방위산업, 인프라 유관산업 그리고 건설업 등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 수 있으니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 마가(MAGA) 트럼프의 국가관은 명료하다. 경쟁자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압도적 격차’를 만드는 것. 그 과정에서 고통은 너의 것이고 기쁨은 나의 것이어야 한다. 이를 거시·산업 정책으로 옮기면 미국 경제는 누구도 흔들 수 없을 만큼 단단해야 하고, 미국의 산업은 압도적 경쟁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것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슬로건,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의 본질이다. 트럼프는 비교우위론이 아니라 ‘누군가 얻으면 다른 누군가는 잃게 된다’는 제로섬 게임에 기반해 국제 교역을 바라본다. 그래서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는 트럼프에게 일자리와 중산층의 부(富)를 앗아가는 약탈자다. 비교우위론에 기반한 국제교역은 당사국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게임이지만 내부의 분배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그 성과물은 일국 내 일부 계층에 집중된다. 그 상대적 불이익에 대한 대중의 반발이 미국의 정치를 바꿨고, 트럼프를 낳았고, 부활(백악관 재입성)까지 도왔다. 세계화가 정점에 달했던 시절 미국의 교환방식을 아주 단순화하면 일자리를 내주고 값싼 상품을 얻는 것(자본의 관점에서는 잉여자본을 해외에 내주고 높은 마진을 얻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 대중은 이를 더 이상 수용하고 싶지 않다. 여론을 좇는 정치도 여기에 충실하다. 그래서 이는 당파를 초월한 워싱턴 정가의 거대한 흐름이다. 이를 탈세계화라 부르든, 혹은 미국의 ‘초당적 제조업 부흥’ 운동이라 부르든, 이 힘이 갖는 의미는 가능한 한 많은 제조업 일자리를 다시 미국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약속했고, 미국은 다시 그를 택했다. 지난 4년간 절치부심했던 트럼프는 여기에 부응할 의지로 충만하다. 그 의지가 투영될 미국의 무역과 산업 정책은 우방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는다. 위기 : 자동차·철강·2차전지 트럼프의 제조업 부흥 정책, 혹은 리쇼어링 정책의 기본 철학은 ‘미국에서 소비되는 많은 재화는 미국 안에서 미국 노동자에 의해 생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 생필품의 제조까지 당장 범위가 확장되지는 않겠지만 전통 제조 영역에서 상징성이 큰 철강과 주요 비철금속, 자동차 섹터에서 미국 내 생산을 강화하는 조치가 전개될 것이다. 이는 해당 업종 내 한국 기업의 고통을 수반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동종 수입산에 고율 관세를, 그걸로도 충분치 않으면 수입 쿼터제를 동원할 수 있다. 예외 적용을 받으려면 미국에 공장을 더 짓거나, 정부 간 협상에서 미국산 재화와 서비스를 더 수입해 미국 수출기업의 생산 증대와 무역적자 개선에 일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철강과 완성차 업계는 추가 비용을 감당하거나 매출 감소를 겪을 수 있다. 중국산 철강의 미국행이 막히면 미국 바깥으로 쏟아져 철강 시세를 짓누를 가능성도 크다. 이는 한국 철강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폐기 혹은 축소될 수 있다는 점도 큰 걱정거리다. IRA는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보조금이 사라지면 미국 내 전기차 수요는 위축될 테고 미국 현지에 전기차(EV) 공장을 세워 가동 중인 한국 기업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이 경우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2차전지 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는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미국 내 공장을 늘렸던 한국의 배터리 제조사들로선 그간의 전략이 틀어질 수 있다. 트럼프가 중국산 배터리에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보조금 철회로 미국의 전기차 시장 자체가 위축될 위험은 최대 걱정거리다. 공화당 내에서도 IRA 폐지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어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폐지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안심할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규제 완화를 통해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양자컴퓨터 등의 도입 및 확산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정책방향은 반도체 산업에 끊임없이 자양분을 제공한다. 다만 물이 들어와도 제대로 노를 저을 수 있는 능력(기술력)을 갖췄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고강도 기술장벽과 관세공격은 반사이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트럼프의 반중(反中) 포위술이 한국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사업을 한층 어렵게 할 위험이 도사린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한 반도체법(Chips Act)의 수정 방향도 불확실 변수로 남아 있다. 기회 : 조선·건설·방위산업 환경 규제의 대못을 뽑아 미국 내 원유와 천연가스 채굴을 늘리겠다는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를 제공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유럽은 “악행을 저지른” 러시아에 대한 징벌적 제재,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를 풀 생각이 없을 것이다. 자의 반 타의 반 유럽은 미국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나가야 할 텐데, 이는 유럽이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내밀 수 있는 카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 국가도 마찬가지다. 그리하여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오가는 유조선과 LNG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신규 발주로 이어지면 국내 조선업계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 해군의 함선 신조와 유지·보수를 위한 수요 역시 일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무역전쟁 격화로 글로벌 물동량 자체가 줄어들 경우 해운업계는 물론이고 조선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대외 전략은 점점 내향주의(고립주의)로 향하고 있으며 ‘미국인의 세금으로 더 이상 세계 경찰 노릇을 하고 싶지 않다’는 트럼프의 생각 역시 확고하다. 힘의 공백이 생겨난 곳에서 충돌은 빈발할 텐데, 그 위험에 대비해 군비를 늘리는 국가들도 꾸준히 생겨날 것이다. 한국의 방위산업에는 유리한 환경이다. 취임 100일 동안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종식에 외교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휴전이 체결되면 우크라이나의 사회 기간망과 주택 재건을 위한 건설 붐이 한바탕 일어날 것이다. 덕분에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도 증가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 센터 증설은 올해도 미국에서 붐(Boom)을 이룰 전망이나,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로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에 버겁다. 원자력 발전과 전력 인프라 유관 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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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킥보드·주택 누수 등 일상 속 사고 月 ‘1000원 보험’ 필수

저렴한 보험료와 높은 보상한도...일상생활 사고 대비 ‘최적의 선택’ 2020년 4월 1일 이후 가입자는 비거주주택도 누수 등 손해 보상 가능 |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일배책)’이 알짜 보험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보험은 손해보험사의 상해보험, 주택화재보험, 어린이보험 등에 특약 형태로 가입 가능하며, 저렴한 보험료로 높은 보상한도를 제공한다. 일배책은 갱신형 기준 한 달 보험료가 1000원 안팎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최대 1억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장 대상은 일상생활 중에 예기치 않은 사고로 타인의 신체 또는 재물에 피해를 입힘으로써 발생한 손해배상책임 부분이다. 일배책이 보상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주택 누수’다. 주택의 누수로 인해 도배, 장판 등 아래층에 발생한 피해의 복구비용 및 손해방지비용 등을 보상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동안은 보험 가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의 누수 등으로 인한 손해만 보상해 왔다. 하지만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약관 개정’을 통해 2020년 4월 1일 이후 가입자부터는 직접 거주하지 않더라도 소유한 주택에 대한 손해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소유 또는 거주하는 주택이 다수인 경우 보험증권에 기재된 하나의 주택에 대해서만 적용 가능하다. 미성년 자녀의 놀이 중 발생한 사고와 무동력 킥보드 사고, 반려견 사고, 주택의 누수, 타인의 물건 파손 등도 보상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지나가던 행인을 다치게 한 경우, 길을 걷다가 우연히 타인과 부딪히며 타인의 휴대폰이 파손된 경우에도 보상이 가능하다. 자신의 차량 앞에 이중 주차된 차를 밀다 접촉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 차량의 수리비도 보상 가능하다. 그러나 일배책이 모든 사고를 보상하지는 않는다. △고의로 발생한 사고 △천재지변(지진, 해일 등)으로 인한 손해 △직무 수행으로 발생한 손해 △피보험자 또는 가족이 입은 손해 △전동킥보드 사고로 인한 손해 등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동킥보드는 무동력 킥보드나 자전거와 달리 전동장치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으로, 자동차보험의 보상 범위에 해당한다. 중복 보장도 불가하다. 여러 보험에서 일배책에 중복 가입하더라도 보상은 실제 손해배상금 내에서만 이뤄진다. 예를 들어 손해배상금이 300만원일 경우 두 개의 보험에 가입했다면 각 보험사가 150만원씩 분담해 지급한다. 따라서 중복 보장은 불가능하며 추가 가입 시 보상한도 증액의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 일배책 가입 여부는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사이트 ‘파인’의 ‘내 보험 다보여’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입한 보험사의 고객센터에 문의해 일배책 특약 포함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보험 가입 당시에 특약에 포함하지 않았더라도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상품이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약 추가 가입 가능 여부를 보험사에 문의해야 한다. 보험 가입 후 이사를 하거나 소유권이 변경될 경우, 반드시 보험사에 이를 통지하고 보험증권을 재발급받아야 한다. 일배책은 보험증권에 기재된 주택의 소유·사용·관리 중 발생한 배상책임만을 보상하기 때문에 변경사항을 알리지 않을 경우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배책은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대비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가입 전 약관을 꼼꼼히 검토하고, 보장 범위와 제외 항목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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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작년 최고 재테크는 비트코인·금 올해도 반짝반짝 빛날까

월가 “2025년 불확실성에 가장 빛날 투자 자산” | 시드니=권지언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지난해 역대급 수익을 올리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비트코인과 금이 2025년에도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공식 승인을 계기로 주류 자산 반열에 오른 비트코인은 반감기와 도널드 트럼프 재선 성공이라는 강력한 호재 속에 지난해 119.6% 상승해 주요 자산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계속되는 전쟁 및 지정학 리스크,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둔화 불안 속에 안전 자산으로 주목받으며 27% 뛰어 같은 기간 23% 정도 오른 S&P500지수 성적을 앞섰다. 일각에서는 가파른 상승 기울기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우려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금과 비트코인이 각각 전통적인 자산과 디지털 자산으로서 2025년 투자 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주식 시장을 넘어서는 두 자산의 인기가 2025년에도 대체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여 년을 머뭇거린 끝에 2024년 1월 11일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것이 제도권 편입 신호탄이 되어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유입을 촉발했다. 뒤이어 4월 반감기 이벤트는 공급 감소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11월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친(親)가상화폐 정책에 대한 기대로 이어져 12월 4일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2조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커졌고, 전 세계 시총 순위 7위를 기록 중이다. 가상화폐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세가 장기 랠리의 시작에 불과하며, 무엇보다 미국에 비트코인 준비금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의 2기 행정부가 1월 20일 공식 출범하고 나면 가격 랠리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를 보이고 있다. 펀드스트랫의 디지털 자산 책임자인 션 파렐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임기의 첫 100일이 매우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는 대체로 20만달러 정도이며, 최고치는 25만달러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제프 켄드릭은 “2025년에 비트코인으로의 기관 유입이 2024년 속도 이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점쳤다. 서식스 대학의 캐롤 알렉산더 교수는 “2025년이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라며 여름쯤에는 15만달러 안팎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 마이닝의 유웨이 양은 18만~19만달러, 갤럭시 디지털의 알렉스 손은 상반기 15만달러 돌파 후 4분기 18만5000달러를 예상했고,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 넥소의 최고 상품책임자인 엘리사 태스코바는 “1년 안에 25만달러로 두 배 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최고 전망치를 제시했다. 다만 가격 변동성과 하락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자리한다. 코인셰어스의 제임스 버터필은 2025년 비트코인 가격이 15만달러와 8만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며, 무엇보다 트럼프의 친가상화폐 정책이 실현되지 않으면 8만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웨이 양도 “주식 시장 침체와 같은 시장 충격의 순간에는 일시적으로 8만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 가격도 추가 상승을 점칠 이유가 충분하다는 분위기다. 중동 및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위기의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데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불안 등은 금의 안전 자산 역할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좁아졌지만 관세 같은 트럼프 2기 정책으로 인한 국가 간 갈등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 미국 정부 부채 우려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고조 등은 금에 대한 꾸준한 수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이유로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10% 정도의 추가 상승을 점친다. 그중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해 금이 온스당 30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고, JP모간의 그렉 셔러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인해 무이자 자산인 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금에 가장 낙관적 사이클이 왔다”고 판단했다. 씨티그룹은 트럼프 2기 행정부하에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국가들의 중앙은행들이 달러에서 벗어나 금으로 투자를 다각화할 동기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러시아 등 비(非)서방국가들이 탈(脫)달러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금값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를 받게 된 러시아는 달러화 기반 자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을 비축 중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공식 금 보유량은 2008년 이후 3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세계금위원회(WGC)가 각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서는 29%의 중앙은행이 향후 12개월간 금 보유량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해 2018년 설문 시작 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울러 분석가들은 6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머니마켓펀드의 일부가 ‘SPDR 골드 셰어’와 같은 금 보유 ETF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해 금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일부 기관들은 금값의 추가 상승에 신중한 입장이다. BNP 파리바의 경우 올 하반기에 강달러와 연준의 정책 동결로 금 가격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유니크레딧은 지정학적 긴장이나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없다면 금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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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하락장서 돈 버는 베팅 기법 공매도 ‘A to Z’

공매도 3월 31일 재개 유력...‘주가 하락’ 베팅 기법 주가 과대평가 막지만 리스크 커...폐지·재개 반복 금융당국, 재개 앞두고 제도 손질...불법 공매도 차단 | 송기욱 기자 oneway@newspim.com 오는 3월 31일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재개됩니다.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방지하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시행됩니다. 공매도는 개인투자자에게는 낯선 개념일 수 있지만,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투자 방식입니다. 공매도의 개념부터 주린이 투자자가 알아야 할 주요 포인트까지 상세히 풀어보겠습니다.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장점 있지만 리스크도 공매도는 투자자가 주식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투자 기법입니다. 쉽게 말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으로서 일반적인 주식 매수와는 반대되는 방식입니다. 투자자가 증권사나 대차거래를 통해 주식을 빌려(이 과정에서는 일정한 대여 비용이 발생) 현재 가격에 매도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다시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입니다. 이럴 경우 매도 가격과 환매 가격의 차이가 수익이 됩니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현재 주가가 1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투자자는 A 주식을 빌려 시장에 10만원에 매도합니다. 이후 A 주식의 주가가 8만원으로 하락한다면, 투자자는 8만원에 주식을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고 주당 2만원의 이익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 같은 방식의 공매도는 주가가 과대평가됐을 경우 이를 조정해 시장의 균형을 맞춰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로서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생기게 됩니다. 다만 단점도 분명합니다. 우선 리스크가 크다는 점입니다. 공매도는 주가 상승 시 손실이 끝없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매도 물량이 많아질 경우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할 위험도 있습니다. 소위 ‘세력’이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하며 시장에 개입해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매도의 주요 유형 중 하나는 ‘차입 공매도’로,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나중에 갚는 방식입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 주문을 먼저 실행하는 것을 ‘무차입 공매도’라고 하며, 이는 시장에서 엄격히 금지되고 있습니다. 공매도, 3월 부활...달라지는 점은 공매도는 지난 2020년 3월 금지됐습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에 시장의 급격한 주가 하락을 막고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제한적인 공매도 금지가 시행됐습니다. 이후 2021년부터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부분적으로 공매도가 재개됐습니다. 이때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담보 비율 조건이 개선되기도 했습니다. 2023년 하반기에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요구와 시장 안정성을 고려한 조치였습니다. 경제 불확실성이 재차 대두됐고, 불법 공매도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며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2025년 3월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재개됩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불법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간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편을 완료했습니다. 공매도 금지 이전과 달라진 점도 존재합니다.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담보 비율이 기존 120% 이상에서 105%로 낮아졌고, 기관투자자의 대차거래 상환 기간이 개인투자자와 같이 90일로 고정됐습니다. 연장을 해도 최대 12개월로 제한됩니다. 개인과 기관의 거래 조건 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받아 왔던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시장의 투명성과 형평성이 강화됐습니다. 불법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해 공매도 거래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며, 불법 공매도가 적발될 경우 강력한 처벌이 뒤따를 예정입니다. 금융감독원은 1월 7일부터 대규모 공매도 거래법인에 등록번호를 발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무차입 공매도 거래를 실시간으로 감시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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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불황일수록 똘똘한 한 채"...올해도 강남 흥행불패 예고

강남3구 분양 물량 감소, 당첨경쟁 과열 전망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시세차익 기대감 ‘쑥’ 서울 집값 하락세 속 강남 아파트의 안정성 | 최현민 기자 min72@newspim.com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관망세가 짙어짐에 따라 올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의 경쟁률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만큼 청약 시장에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사비 급등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20억원에 육박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비해 공급 물량은 줄어 강남 입성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1025 대1...서울 역대 최고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서 지난해만큼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대어급 단지가 출격함에 따라 서울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해 강남3구에선 8개 단지가 분양에 나섰다. 첫 타자는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로 1순위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이 몰려 44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일반분양 물량 평형이 전용 43㎡, 49㎡, 59㎡ 등 세 타입이었고 후분양 단지로 잔금 마련 일정이 빠듯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아이파크’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가 줄줄이 분양됐다. 특히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의 경우 1순위 37가구 모집에 3만7946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025.5 대 1을 기록, 서울 지역에서 분양된 단지 중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특히 10가구를 모집한 59㎡A형에 가장 많은 1만9104명이 몰리면서 1910.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강남3구에서 분양된 단지의 공통점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가 낮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첨만 되면 최소 5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실제로 래미안 원펜타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6736만원,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최고 23억3310만원이다. 역대 최고 수준 분양가인 데다 후분양 단지라 두 달 안에 잔금을 모두 치러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시세차익이 20억원 달해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 당시 인근에 위치한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는 지난해 8월 전용 84㎡ 매물이 6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역시 지난해 6월 50억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엔 54억8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특히 강남권 단지들의 경우 서울 안에서도 가격 방어가 용이한 데다 오히려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첨자들은 더 큰 시세차익을 볼 수 있게 됐다. 부동산 시장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서울 지역 대부분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거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올해 강남권 8~10개 단지 분양 예상 올해 역시 강남권에서 재건축 8~10개 단지가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강남3구에서 공급된 일반분양 물량은 2781가구다. 올해 일반분양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25%가량 감소한 2100여 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강남권 첫 분양 단지는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지난해 분양이 예상됐지만 연기됐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2층, 16개 동, 109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482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 4·7호선 이수역과 7호선 내방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6500만~6600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약 22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공급된 ‘디에이치 방배’ 분양가는 3.3㎡당 평균 6496만원이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29억3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분양가가 22억원일 경우 시세차익은 7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방배 13구역을 재건축한 ‘방배 포레스트자이’(2177가구)와 방배 14구역을 재건축한 ‘방배 르엘’(487가구)도 연내 공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서도 신규 분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래미안 트리니원’(반포1단지 3주구)이 대표적이다. 최고 35층, 17개 동, 총 2091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이 중 505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특히 반포권역에서도 명문 학교로 꼽히는 세화고, 세화여고, 세화여중과 붙어 있어 자녀를 둔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곳이다. 반포 1단지 1·2·4주구 재건축 단지인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도 연내 일반 공급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총 5007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로 ‘아크로 리버파크’, ‘래미안 원베일리’ 등과 인접하고 반포 일대 한강변에 위치해 있어 기대감이 큰 단지로 꼽힌다. 송파구 신천동 소재 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인 ‘잠실 르엘’도 연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최고 35층, 13개동, 1865가구로 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241가구로 잡혀 있다.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8호선 몽촌토성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공급된 ‘잠실 래미안아이파크’ 평균 분양가가 3.3㎡당 5409만원이었던 만큼 분양가는 5000만원대 중후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서초구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 드 서초’(1161가구), 서초구 잠원동 ‘반포더샵OPUS’(251가구) 등도 연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어급 단지들의 분양이 이뤄지고 난 뒤 강남권 분양이 당분간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상제 지역이 한정적이다 보니 희소성과 특수성을 갖추게 됐다”면서 “주택 시장이 얼어붙어 있다 보니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지역인 강남권 청약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아 분양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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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호

탄핵 정국·불황에 신음하는 산업계 “그래도 믿을 건 K - 방산”

지난해 수출 95억달러로 감소...올해 사상 최대 240억달러 ‘도전’ 탄핵 정국에도 국제방산협력 활동 정상 가동...수주 전망 ‘맑음’ |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탄핵 정국 장기화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국내 산업계는 대내외적으로 힘든 을사년 새해를 맞았다.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는 국가 대항전 성격의 총성 없는 전쟁을 진행 중이고, 자동차의 경우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합종연횡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경쟁이 한창이다. 철강과 배터리, 석유화학 등 국내 전통 제조업은 중국산 공급과잉 여파로 이중삼중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주력 수출산업이 글로벌 불확실성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떠오른 K-방산은 그나마 올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방산 5사, 역대 최대 실적...평균 주가상승률도 58%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달러, 2023년 135억달러, 2024년 95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초 2024년 방산 수출액 목표치를 200억달러로 잡았다가 하반기에 150억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70억달러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95억달러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수출은 부진했지만 K-방산 5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LIG넥스원·현대로템·한화시스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원을 돌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등 5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58%에 달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까지만 해도 방산기업 중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기업이 없었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려 14조원대”라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며 대표 섹터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수주 전망 밝아...올해 수출 240억달러 예상 일각에선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올해 K-방산의 수출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방사청은 그러나 “작년 수출 규모는 최근 2년에 비해 부진한 실적이었으나 협상 연장 등의 사유로 올해 단순 이월되는 사업 규모를 볼 때 수출 차질 우려는 사실이 아니며, 오는 2027년 방산 4대 강국 달성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방산수출 지원 등 국제방산협력 활동은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방산수출 강국 도약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K-방산 수출 예상 규모는 폴란드 K-2 전차 7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무기획득사업 10억달러 등 역대 최대 수준인 240억달러에 달한다. 방사청에 따르면 올해는 이월된 사업 등을 포함해 K-2 전차, 잠수함(동유럽), 천무(북유럽), 방공무기(중동), FA-50과 KT-1(동남아), 함정 MRO(북미) 등 2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방산수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K-방산 수주는 2022년의 기저에서 2023년을 지나 지난해 회복세로 속단할 수 없지만 2025년에도 이월된 또는 새로운 수출 파이프라인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며 “대외 정세와 정책의 변화를 타겠지만 글로벌 재무장 욕구는 여전히 살아 있고 수주 전망 또한 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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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호

美 국채금리 쉽게 안 꺾인다...채권 투자 어떻게?

트럼플레이션 위험과 채권시장 수급불안 연준 금리인하 조기 종료 가능성 | 오상용 기자 osy75@newspim.com 새해에도 미국의 시장 금리는 꼿꼿함을 유지할 전망이다. 월가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올해 말 4.25% 부근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하가 이어지겠지만, 인플레이션 불안과 국채시장 수급 우려로 국채시장 내 장기물 금리의 하단은 단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월가가 예상하는 연준 정책금리 경로도 덜 완화적인 방향으로 수정됐다. 올해 6월 혹은 3분기 중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연간으로 금리 인하가 단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는데, 트럼플레이션(트럼프 정책발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에 연준의 발목이 잡히는 경우다. 이보다는 좀 더 후한 연준을 예상하는 채권 전략가들 사이에서는 국채시장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시장 금리 쉽게 안 꺾인다 올해 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어디쯤 위치할 것인가에 대한 월가의 예상치는 대략 4.25% 부근에 몰려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그리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하나둘 실행 단계에 들면서 1분기 혹은 상반기 중 10년물 금리가 다시 4.5%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UBS자산운용의 경우 10년물 금리 4.0%를 기본 전망으로 제시했지만 시나리오별 스펙트럼이 넓다. 하드랜딩 시나리오(10% 확률)에서는 10년물 금리가 2.5%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경제 성장세가 한층 가팔라지는 재도약 시나리오(25% 확률)에서는 10년물 금리가 4.5%로 높아지고, 대규모 관세폭탄과 보복관세가 잇따르는 관세충격 시나리오(15% 확률)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10년물 금리가 5.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시장의 최대 불안 요소는 역시 트럼프의 이민 정책과 관세 정책이 불러올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다.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신규 이민을 제한하겠다는 트럼프의 이민 정책은 고용시장 내 신규 인력의 진입을 제한한다. 이는 이민자들이 주로 취업하는 서비스 섹터의 (일손 부족으로 인한) 임금과 서비스 물가를 밀어올릴 잠재력을 지닌다. 관세는 상품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한다. 다만 월가의 금리 전망 속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차별 관세 공격이 아니라 유연성을 발휘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녹아 있다. 본보기로 삼기 위해 중국에 대해선 품목별 최대 60%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물가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한 ‘일률적인 10% 보편관세(최대 20%)’는 협상용 위협 수단에 그치거나, 점진적으로만 전개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왜? 트럼플레이션 위험과 채권시장 수급불안 이러한 판단하에 골드만삭스는 연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2.4%로, 웰스파고는 2.6%로, JP모건은 2.3%로 제시했다. BofA는 이보다 높은 2.8%를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2.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은행은 전무한 반면, 거의 모두가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상방위험(인플레이션이 기본 예상치를 웃돌 위험)을 경계했다. 골드만과 JP모건은 중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60% 관세 부과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을 0.2~0.3%포인트가량 높이는 데 그칠 테지만, 보편적 관세(10%)가 단행되면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 3%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트럼플레이션의 현실화는 장기물 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에 제약을 가할 위험을 지닌다. 트럼프의 세금 감면 정책이 불러올 재정적자 악화는 국채시장에는 장기 지속적인 물량 부담으로 작용한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대거 늘려놓은 단기채(재정증권)를 장기물 국채로 분산하는 일도 숙제로 남았다. 이 역시 당장은 아니라도 장기물 국채 수급에는 묵직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2025년 1분기 혹은 상반기 중 연준의 양적긴축(QT)이 종료될 경우 다소 숨통이 트일 수도 있지만, 연준 내 일부 위원들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의 평균 만기를 축소(장기물 비중의 축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주변국 통화가치가 더 하락하고 환율 안정을 위해 개입에 나서는 정부들이 늘어날 경우, 이들의 환율개입 총탄 마련용 미국 국채 매도가 채권시장 수급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역시 고개를 들 수 있다. 주변국의 환율 불안이 야기하는 미국 국채시장의 수급 악화 가능성은 지난 2022년 여름부터 수시로 등장했던 스토리다. 실제 일본의 환율개입(엔 매수-달러 매도 개입)이 두드러지면서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킨 바 있다. @img4 연준의 ‘조기 폐점’ 가능성 월가의 연준 정책 전망도 크게 조정됐다. 첫 금리 인하를 빅컷(50bp 인하)으로 시작했던 작년 9월에만 해도 2026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정책금리의 최종 종작치(터미널 레이트)가 3% 아래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그러나 이제는 올해 3~4차례의 금리 인하를 끝으로 인하 사이클이 조기 종료(End)되거나 멈출(Pause)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BofA는 가장 인색한 연준을 상정했다. 올해 금리 인하가 단 두 차례(50bp)에 그칠 것이고, 인하 사이클은 오는 6월 3.75~4.0%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BofA가 제시한 ‘매파색 짙은 연준’ 전망은 아직 월가의 주류는 아니다. 골드만과 UBS자산운용은 좀 더 후한 연준을 기대했다. 올해 총 4번, 100bp 금리 인하가 추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골드만은 관세 정책의 전개에 따라 이러한 정책금리 전망은 상방으로 위험(인플레이션 우려로 예상보다 높은 정책금리 수준에서 금리 인하가 종료될 위험)이 열려 있다고 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그리고 웰스파고의 연준 정책 전망은 중간지대에 위치한다. 이들은 올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5월까지 금리를 빠르게 내린 뒤 2026년 하반기까지 휴지기에 들 것이라 했고, 웰스파고와 JP모건은 3분기에 금리 인하가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 투자 전략은 미국 국채시장의 수익률 곡선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와 그럼에도 꼿꼿한 장기물 금리 흐름으로 좀 더 가팔라질(스티프닝) 수 있다. 상대적으로 후한 연준을 기대하는 골드만의 경우, 연준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가 연말 3.7%로 내려오면서 10년물과 2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연말 55bp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0년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 역시 연말에는 25bp로 좀 더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시장이 초장기물에 더 많은 보상(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BofA는 역발상 관점으로 장기물 국채에서 기회를 엿보라고 조언했다.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미국의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서는 오버슈팅이 나타나면 ‘적극 매수’에 임하라고 했다. 이러한 조언은 올해 1분기 또는 2분기 중 미국 국채 금리가 5% 부근까지 치솟을 위험을 가정한다. 하트넷은 ‘미국 예외주의(강한 경제지표+매파적 연준+강한 달러+높은 시장금리)’가 정점에 달할 이 시기가 장기물 국채 매수 기회라고 했다. 다만 BofA가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한 올해 미국 10년물 금리의 연중 진폭은 4.0~4.5%다. JP모건은 여전히 2년물 국채 매수를 선호한다고 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이 더 남았으니, 연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2년물 국채의 가격 상승(2년물 금리 하락)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30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스프레드가 좀 더 벌어질 테니 ‘10년물-30년물 스티프너’ 전략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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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호

중국 A주는 예측불허...흐름 좌우할 2대 변수

2025년 국내외 양대 변수하의 A주 투자 방향 美 관세폭탄 vs 中 부양책 ‘창과 방패’ 국면 예고 승수효과 높일 3대 정책방향 속 투자기회 모색을 | 배상희 기자 pxx17@newspim.com 2025년 중국 본토 A주 증시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이후 확대될 대(對)중국 고율 관세 리스크와 중국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쏟아낼 경기부양책 방향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 2025년 A주의 초대형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2기가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관세 부과는 당해 연도의 수출에 가장 큰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수출 성장률 둔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025년 중국의 수출 전망에서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성장 둔화를 예상하고 있지만 그 정도에 있어선 온도차를 보인다. 대표적으로 흥업은행(興業銀行) 루정웨이(魯政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를 예측한 반면, 민생은행(民生銀行) 원빈(溫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로 더욱 심각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1년간 중국경제 성장률에 대한 소비와 투자의 기여도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수출은 상승세를 보이며 경제 회복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수출에 대한 영향은 결국 중국 거시경제 성장률 둔화, 더 나아가 자본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8년 무역전쟁 이후 중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감소해 현재 대미 수출 금액이 총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63%로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 시장이며, 대미 무역흑자는 총 흑자의 41%를 차지한다.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른 무역 정책의 변화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중국 수출기업이 될 것이다. 고율 관세는 수출기업들의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엔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 2023년 기준 대미 수출 수익 비중이 높은 A주 섹터는 전자(15%), 섬유의류(11%), 미디어(10%), 가전제품(9%), 자동차(8%) 순이었다. 대외 리스크 방어, 승수효과 높일 ‘3대 정책 방향’ 다수의 현지 전문기관은 2025년 A주 시장이 대외 변수보다는 대내 정책적 영향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중국 당국이 시장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 여력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지가 A주 시장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1. 외수 대신 내수 성장에 집중 2024년 외수(수출)는 중국 실물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며 핵심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수출은 해당 분기 국내총생산(GDP)의 1.97%를 견인해 소비 및 투자를 넘어서는 기여도를 보였다. 2025년 해외 경기 회복 둔화와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심화로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 당국은 ‘역주기 조절’(경기 주기의 변동성을 안정화하고 부정적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으로, 경기 하방압력 확대 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경기 과열 시 시장의 진정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는 전략) 강도를 높이고 외수에서 내수(소비)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 경제성장 둔화 리스크에 대응할 전망이다. 2025년 당국은 내수 성장동력을 더욱 키우기 위해 내구재 소비재, 서비스 소비 등 세부 영역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재정지출 확대, ‘소비·혁신’으로 방향 전환 2025년 중국 당국은 재정 투입을 더욱 확대하는 가운데 특히 기존의 ‘투자’ 중심에서 ‘소비·혁신’ 중심으로 재정 투입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5년 재정적자율은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재정적자율이 늘어난다는 것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린다는 뜻이다. 루정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예상 재정적자율은 약 4.0%로 2024년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3.0%) 대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빈 이코노미스트 또한 2025년 재정적자율이 3.8% 전후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전문기관들은 소비와 개혁에 포커스를 맞춰 재정 투입이 이뤄지면서 2025년에도 설비 갱신, 노후 기기 교체 등 소비 촉진 정책이 일정 부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양로·육아·교육 등 서비스 소비와 신흥 소비, 친환경 저탄소 소비 등의 영역에서 추가 정책이 마련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3. 통화정책 완화 기조 확대, 부채 부담 경감 경제 주체의 부채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자산부채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도 지속적으로 마련될 전망이다. 2025년에는 단기 유동성 공급 수단인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역RP) 금리가 30~40bp (1bp=0.01%포인트), 지급준비율이 50~75bp 정도 인하되고, 재대출 금리 또한 낮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금 금리와 실질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의 인하 폭은 역RP 금리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img4 2025년 A주 흐름 주도할 ‘핵심 투자방향’ 중국 현지 기관은 2025년 핵심 투자 전략과 관련해 ‘성장주’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투자 배분 전략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트랙을 주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①반도체와 AI 연산 등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產力, 과학기술 혁신) 분야를 주도하는 ‘기술주’ ②인수합병(M&A) 및 구조조정 테마주 ③시가총액 관리(자사주 환매 시행주)와 수익의 주주 환원(고배당주), 신제품으로의 교체(소비주) 등 정책 관련 테마주가 그것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 또한 기술주, 성장주, 소비주, 고배당주 등의 키워드를 2025년 투자 방향으로 선정해 현지 기관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해통증권(海通證券)은 내년 전자, 컴퓨터, 통신 등 기술 섹터의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러한 흐름 속 A주 시장의 중기적 투자 노선이 점차 명확해질 것이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우수한 과학기술 제조업과 중고급 제조업이 2025년 A주의 중요한 투자 테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신증권(中信證券)의 경우 다음의 세 가지 노선에 포커스를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우수 성장주 : 자주적 통제(기술국산화) 역량이 강화될 영역(반도체 선진 공정 및 장비, 소재 중심의 핵심 공급망 대표 기업), 신품질 생산력이 가져다줄 업그레이드 투자 기회가 기대되는 영역(AI 단말기·스마트카·상업용 우주항공 분야) △내수 소비 : 소비 섹터 내 투자 배분 전략을 ‘공격+방어 겸비 종목(인터넷 소비· 유제품·대중 요식업)’ 중심 전략에서 점진적으로 ‘탄력적 종목(식음료 공급망·주류)’으로 전환 △인수합병 : 산업체인 간 통합을 통해 기업 성장을 목표로 하는 ‘동종 산업 내 M&A 영역(전자·의료기기·자동차 부품)’, 신품질 생산력과 산업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하는 ‘다른 산업 간 M&A 영역’이 그것이다. JP모건자산운용의 저우환퉁(周奐彤) 글로벌 마켓 책략가는 2025년 A주 투자방향과 관련해 △현재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기술주’ △구형 소비재의 신형 교체 정책에 따른 수요 확대, 지방정부의 부채 경감을 통한 내수 촉진으로 수혜를 볼 ‘소비주’의 긍정적 흐름에 주목했다. UBS투자은행의 왕쭝하오(王宗豪) 중국주식 책략 연구 주임은 2025년에도 지속적으로 ‘바벨 투자 전략’을 채택해 한쪽에는 고배당 주식을, 다른 한쪽에는 안정적인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성장 섹터를 보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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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호

日 닛케이 신고가 기대…"실적이 밀고 개혁이 끈다"

전문가들 올해 4만3000엔대 예상 기업 이익 최다...추가 경신 전망 “올해 구조개혁 확인의 해...기대감” |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지난해 7월 고점을 경신하고 박스권에 갇혀 수개월 동안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일본 주식시장의 시세가 다시 반등해 올해 신고가를 다시 쓸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의 견조한 증익 기조 유지, 구조개혁 가속 등 펀더멘털 향상과 장기적인 기업가치 개선 노력이 맞물려 시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025년 닛케이 4만3000엔대” 마이니치신문의 경제 주간지인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증권사 애널리스트 10명에게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말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4만3358엔이 평균적으로 전망됐다. 작년 7월 최고가 4만2224엔을 넘어서는 수치로 12월 9일 대비 10%가 넘는 상승폭이 예상된 셈이다. 다이아몬드 산하 자이온라인이 4명에게 실시한 설문 결과에서도 최소값이 4만3000엔(최고가는 4만6000엔)으로 집계되는 등 전반적으로 우상향해 신고가를 경신하는 흐름이 상정됐다. 닛케이 지수는 작년 7월 신고가까지 연초 이후 상승폭 26%를 기록하다가 그 뒤 상승폭을 절반가량 축소했다. 종전까지 구조개혁에 의한 자본 효율성 향상, 임금 인상에 의한 성장 선순환 기대, 엔화 약세에 의한 방일 관광객 증가,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이 시세를 추동했다. 신고가 경신 직후에는 수직에 가깝게 급락했다. 작년 8월 5일 저점까지 한 달도 안 돼 25%나 떨어졌다. 당시 고용통계 부진을 둘러싸고 미국 경제에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인상과 미국의 인하가 맞물리면서 엔화 강세가 전개된 것이 치명타가 됐다. 소위 ‘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연쇄효과가 시세를 크게 끌어내렸다. 그 뒤 반등은 했지만 3만8000엔과 4만엔 사이에서 수개월 동안 횡보 중이다. “실적이 민다...이익 최다 예상”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올해 신고가 낙관론이 나오는 큰 이유는 펀더멘털 개선의 지속이 기대돼서다. 현재까지는 차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 염려 탓에 적극적인 매수세가 잠잠한 상태이지만 관련 불확실성의 완화가 예상되는 올해부터는 일본 기업의 펀더멘털 향상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견해가 뒤따른다. 작년 7월까지 주식시장의 시세를 견인했던 핵심 동력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우호적이다. 마넥스증권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중간결산(지난해 4~9월)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마켓(우량) 상장 기업의 이익은 4년 연속 최다액을 경신했다. 본결산(지난해 4월~올해 3월)도 최다액이 전망돼 연간 4년 연속 경신이 전망된 가운데 2025 회계연도 역시 최다액을 갈아치워 5년 연속 경신이 예상된다. 또 au카부콤증권에 따르면 상장사 중 2024 회계연도 연간 이익 증가와 감소 전망 기업의 비율은 6 대 4로 증익을 전망하는 기업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됐고,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한 곳은 하향한 곳의 2배로 조사됐다. 이는 기업들이 당초 예상보다 경영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업들의 자신감은 주식시장 시세를 부양하는 효과를 낸다. 현재 일본 기업의 손익분기점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구조조정 노력의 결과물로, 이에 따라 매출액의 소폭 증가만으로 극적인 이익 성장이 가능한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앞서 마넥스는 2024 회계연도와 2025 회계연도 각각 일본 기업의 연간 매출이 4% 증가하는 한편 2개 연도에는 순이익이 총 35% 늘어난다고 봤다. 당장 실적 향상의 기대가 크게 나오는 것은 제조업이다. SMBC닛코증권이 자체산출 지수 ‘닛코250’의 구성 기업 250곳에 대해 2025 회계연도 순이익 증가율을 추정한 결과 제조업이 11.4%로 가장 높았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소재와 제조장비의 수요가 동력으로 지목됐다. 전체는 7.9%로 추정됐다. 다만 차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정책이 변수로 꼽혔다. 환율 자체는 엔화 반등 쪽으로 제조업에 불리한 방향이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 제조업체 다수가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어 급격한 변동이 있지 않는 한 실적 개선 기조에는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외환 전문가들은 2025년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반등할 것으로 본다. 일본은 점진적으로나마 정책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미국은 인하가 유력해서다. “개혁이 민다...올해 성과 확인” 일본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조성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구조개혁의 지속이다. 증익 등 펀더멘털의 개선이 기업의 ‘근본적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면 구조개혁은 ‘멀티플 향상’을 의미한다. 멀티플, 즉 밸류에이션이 높아진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에 대해 종전보다 높게 평가한다는 점을 뜻한다. 한마디로 주식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올해 상호주식 보유 해소와 자기자본이익률(ROE) 향상, 주주환원 증대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개혁 프로그램의 주요 계획 마감시한이 도래한다. 예로 도쿄증권거래소는 앞서 주가순자산배율(PBR)이 1배 미만이거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 미만인 기업에 2025년까지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은 상장 폐지까지 고려될 수 있어 올해는 기업들의 자본효율성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 된다. 구조개혁이 속도를 내면 닛케이 지수는 현재보다 17~20% 높은 4만6000~4만700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정밀기계부품 업체인 THK(종목코드: 6481)가 수주 부진으로 실적 전망을 하향했음에도 주가가 주주환원 강화 행보 덕에 30% 넘게 상승한 대목에서 그 기대를 읽을 수 있다. 현재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기업의 구조적 변화에 더 큰 가치를 부여 중이라는 점에서다. 골드만삭스증권의 다테베 가즈노리 일본주식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나 기업지배구조 개혁 등의 기대가 2023년 이후 일본 주식을 끌어올렸고, 확신이 강해진 것이 2024년”이라며 “2025년은 그 실현을 확인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닛케이 지수가 3만8000엔대에서 강한 지지를 받는 상황이 전개되고 개별 종목 선별이 중요해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봤다. 방위·금융·헬스케어 주목 전문가들은 올해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방위와 금융, 의약품·헬스케어, 장비 등을 꼽았다. 방위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에 의한 역내 안보 불안감 점증이나 방위예산 증액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일미군과 미국 태평양함대의 규모 축소를 거론하면 일본 정부는 방위예산을 증액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종목은 미쓰비시중공업(7011)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전차·잠수함·전투기 등 육해공 자위대의 주력 무기를 개발 생산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가와사키중공업(7012), IHI(7013)와 함께 방위 3사로 묶이며 ‘움직임 없는 종목’이라고 조롱받아 왔지만 3사 주가는 과거 4년 반 동안 4~9배 올랐다. 이들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앞으로도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며 추천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금융은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행보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세가 기대되는 한편 증권사들은 지난해 1월 도입된 새로운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덕분에 수수료 수입 증가가 전망된다. 아울러 장비 부문은 AI 기술 보급에 의해 반도체 제조장비 수요 부문이 계속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 기업의 대표 종목으로는 도쿄일렉트론(8035)이 있다. 의약품·헬스케어가 꼽힌 것은 올해 단카이 세대(団塊の世代: 2차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첫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간호와 의료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간호인력 소개 서비스나 고령자 주거 시설을 운영 중인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관련 기업으로는 에스엠에스(2175)가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마켓에 상장된 회사로 간호·의료업 전문인력 소개가 주력 사업이다. 구인정보 사이트 운영을 통해 의료인력 매칭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또 리커버리인터내셔널(9214)이라는 회사도 있다. 이 업체는 간호사 등이 이용자의 자택 등에 방문, 질병이나 장애에 맞춰 간호하는 방문간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춘투 결과 초점 전문가들은 올해 춘투(春鬪 : 매년 봄 열리는 기업과 노동조합 간의 임금 및 노동조건 협상) 결과를 주목해야 할 일정으로 꼽았다. 지난해 일본 주식시장의 강세 배경에는 물가와 임금 상승의 선순환 구조에 의한 실적·경제 성장의 기대감이 있었다. 다만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률에도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임금이 대체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까닭에 ‘선순환 구조’의 기대감은 희석된 상태다. 실질임금의 플러스 지속 가능성이 주목된다. 제일생명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실질임금이 플러스를 기록하려면 춘투에서 4.8% 이상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2024년에는 인상률이 5%를 넘었다. 춘투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내수 중심의 소비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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