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이전 2021.10월호 다음
ANDA
+
+
+
+

글로벌·재테크

2021.05월 ANDA
2021.06월 ANDA
2021.07월 ANDA
2021.08월 ANDA
2021.09월 ANDA
2021.10월 ANDA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10월호

슈퍼개미 이정윤의 투자법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역발상’ 필요”

“개별 종목보다 추세 판단이 더 중요한 시점...시장 관망 중” 떨어지는 칼날 잡지 않는다...상승 턴 확인되면 매수 메타버스·우주항공·친환경 등 성장주 테마 톱픽 |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월급을 시드머니(Seed money)로 주식투자에 나선 지 4년여. 슈퍼개미 이정윤 세무사는 그 사이 투자금을 100억원으로 불렸다. 그는 가치투자보다는 성장주 투자에 주력한다. 재무, 차트, 재료를 모두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가 돈을 많이 번 시기는 IMF 이후 1999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대세 상승장이 연출됐던 작년이다. 최근에는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시장 추세에 대한 판단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주요 성장 테마로 보고 있는 메타버스, 우주항공 등의 성장주에 대해선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현금 비중 늘린다...추세 지켜봐야 “최근 조금씩 현금 비중을 늘려 왔다. 시장을 관망 중이다.” 이정윤 세무사는 뉴스핌 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최근 시장 상황과 그에 따른 전략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추세를 중시하는 투자자다. 최근 시장 상황은 추세를 판단하기 애매하다고 했다. 그는 “여러 가지 판단 요소가 있겠지만 심플하게 보면 현재 상황에서 상승장이 오는 시그널은 전고점 돌파다. 하락장 시그널은 최근 급락이 온 주식들이 횡보하다가 다시 추가 하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세 상승장이 시작된 지 1년 반이 됐다면, 언제 상승장의 ‘대천장(大天障)’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요즘 그런 불안한 느낌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 그는 “최근 장세에서의 전략은 ‘떨어질 때 사고, 오를 때 판다’는 상식에 대한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싸지면 오히려 안도하면서 사고, 흘러내린다면 더 담지 말고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 “사고 싶었던 종목이 10% 싸졌다고 살 게 아니라 오히려 시장 하락의 시그널로 보고 불안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고, 주가가 상승해 전고점을 돌파하면 오히려 좋게 생각하고 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로 성장주에 투자한다. 유망한 성장주 테마로는 메타버스, 우주항공, 친환경 등을 꼽았다. 물론 그의 포트폴리오에도 높은 비중으로 담겨 있다. 그는 메타버스에 대해 “새로운 플랫폼의 형태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세계 굴지의 아티스트들이 메타버스에서 실제로 콘서트를 하는 등 수익성이 눈으로도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우주항공 산업에 대해서도 “세계 각국의 부자들이 서로 경쟁하듯 민간 우주여행에 나서는 등 이미 우주항공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주목받는 ‘ESG’ 중에 E(친환경)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환경 관련주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태양광, 풍력 등 대체에너지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 모빌리티와 연관해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떨어지는 칼날 잡지 않는다 작년 코로나19로 지수가 1400대까지 급격하게 빠지던 상황에서 그는 어떤 전략을 취했을까. 가치투자자들은 대체로 자신이 선정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 더 산다. 좋은 기업이 더 싸게 거래되는데 안 살 이유가 없고, 손절매(추가손실을 줄이기 위해 평가손실 구간에서 매도하는 것)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이 오면 손절한다. 그는 “작년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선 내가 생각했던 기준에서 10%든, 20%든 하락하면 손절한다. 여기서 생긴 현금을 언제 재투입하느냐의 결정인데, 간단하게 말하면 바닥을 확인하고 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또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라고 하는 말을 믿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로 예로 들면 1400대라는 바닥은 못 잡지만 이 지수가 1500을 넘어 1600을 올라가는데 다시 1500 밑으로 내려오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 때 다시 진입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바닥보다 5~10% 비싸게 사지만 바닥을 확인하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역사는 반복된다. 대세 상승장이 1년 만에 끝나는 경우는 없었다. 작년에 추세매매를 했던 분은 대부분 많은 수익을 냈지만 조금 올라서 판 사람들은 다시 진입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면서 “상승장에선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것인데, 초보자들은 조금 오른 뒤 차익실현을 너무 빨리 해버린다”고 했다. 그는 또 “특히 젊은 분들이 곱버스(2배짜리 인버스 ETF 상품)를 사서 큰 손해를 봤다는 기사가 굉장히 많던데, 냉정하게 말하면 추세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주식을 주력으로 하지만 미국 등 해외주식, 가상화폐에도 투자한다. 이유에 대해 “직접 투자하지 않으면 감이 잘 안 오기 때문”이라면서 “실제로 미국 시장을 유심히 봤다면 테슬라를 보고 국내시장에서의 전기차 테마를 볼 수 있었다. 구글의 시가총액 순위를 유심히 봤다면 카카오와 네이버의 상승을 전망해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선 “이것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인데 투자를 직접 하지 않으면 체감하는 느낌이 다르다”면서 “이것을 계기로 다음에 새로운 뭔가가 나온다면 좀 더 일찍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학습을 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는 약 8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4년 만에 100억 자산가...30대 초반에 슈퍼개미 이정윤 세무사는 지난 2017년 샘표식품 5%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간에 그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이미 주식 커뮤니티에선 필명 ‘개미전도사’로 유명세를 떨친 인물이었다. 또 증권사 실전투자대회에서 풋대박세무사, 이세무사, 제씨리버모어, 강남장어 등의 필명으로 수차례 수상한 경력도 있다. ‘풋’(하락 방향의 투자)으로 수익을 내기도 하고, 전설적인 차트매매 투자가인 ‘제시 리버모어’를 롤모델 중 한 명으로 여기는 전천후 투자자다. 상당수의 거액 개인투자자들이 대체로 ‘가치투자자’를 표방하면서 ‘가치투자에만 답이 있다’는 식의 투자론을 강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재무제표를 다루는 전문가인 ‘세무사’이기도 하지만 추세매매, 차트매매를 등한시하지도 않는다. 또 가치투자자들이 ‘제로섬 게임’이라며 거들떠보지 않는 선물옵션 투자도 그가 주요 수익을 내는 대상 중 하나. 그의 주식투자 인생은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한 뒤 직장을 다니면서 시작됐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제도권에 몸을 담지는 않았지만 여의도에 있는 주식투자 관련 회사에 취직했다. 그가 주식을 시작하게 된 시기는 1999년. 주식시장이 이제 막 IMF 외환위기의 고통을 털어내고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시점이다. 당시 그는 주로 저가주 중심 투자전략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면 주가가 오르는 신기루도 경험했다. 닷컴버블 광풍이 불면서 그는 또 한 번 시세를 즐겼다. 그의 시드머니는 고작 ‘월급’에 불과한 수준이었지만 이렇게 해서 그는 4년여 만에 100억 자산가 대열에 들어섰다. 전천후 투자자인 그는 자신의 투자법을 ‘삼박자 투자법’이라고 정의한다. 가치 분석(재무제표 분석), 가격 분석(차트 분석) 그리고 정보 분석(재료 분석)을 동시에 하는 균형 잡힌 분석법이다. 그는 “가치투자 공부가 베이스가 된 투자자들 중에는 차트 분석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고, 차티스트들 중에는 가치 분석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굳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분석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있는 모든 무기를 다 꺼내와서 종목을 선정하면 더 수익이 나는 것이 명확한데, 자신이 모른다고 무의미한 분석법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겸손하지 못한 태도이며 꽉 막힌 투자철학”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가치주보다는 성장주를 선호한다. 그는 “시간은 성장주 편이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성장은 지속되고 성장주 주가는 오를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성장주 투자는 엉덩이가 무거운 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주의 유일한 단점은 성장이 영속적이지 않고 언젠가는 멈춘다는 것인데, 이것을 대응으로 이겨낼 수만 있다면 성장주 투자가 주식투자의 본질인 바이앤홀드(Buy&Hold) 전략에 가장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으로 주로 돈을 벌고 현재도 주력 활동이 주식투자지만 전업투자자는 아니다. 그는 “세무사 공부할 때,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빼고는 사실 무슨 일이든 하고 있었다”고 했다. 현재 밸런스에셋, 밸런스투자아카데미, 밸런스택스 등 3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밸런스택스는 올해 만든 회사다. 이 대표는 “세무 관련 컨설팅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아직 초기 단계”라고 했다. 밸런스투자아카데미는 교육 사업과 유튜브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본인이 강연하는 유튜브 수익도 이 회사로 잡힌다. 그는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 유튜버들을 더 모집해서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으로 키울 생각도 있다. 현재는 교육 사업이 주력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밸런스에셋은 법인보험대리점(GA)이다. GA 1호 상장사인 에이플러스에셋이 롤모델이다. 그는 “최근에는 ‘내가 만든 사업을 상장시키겠다’는 사업가로서의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10월호

‘글로벌 판도가 바뀐다’ 하반기 반도체 투자법

낸드 제조사 합종연횡...‘3강 체제’ 구축 시 밸류 재평가 기대 ‘D램 고점’ 우려에 관련주 악재 선반영...“저가 매수 타이밍” ‘비메모리 쇼티지’는 진행형...하반기부터 매출 성장 수혜 가능 |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고 낸드플래시 제조사들의 합종연횡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셈법도 복잡해졌다. 수요 증가로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예상되던 D램 업황은 ‘메모리 고점론’에 부딪히며 상승세가 멈췄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매력, 비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낸드, ‘3강 체제’로 재편될까 올 하반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선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NAND Flash) 제조사들의 인수합병(M&A) 이슈가 관심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8월 25일 미국 기업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이 일본의 키옥시아(Kioxia)와 200억달러(23조3000억원) 규모의 합병을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각각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을 18.30%, 14.70% 점유한 2, 3위 기업이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가 합병할 경우 수치상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33%로 삼성전자(34%)에 이어 2위로 올라선다. 앞서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해 글로벌 낸드 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서려던 SK하이닉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3%, 6.7%가량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낸드 플레이어들의 M&A로 반도체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웨스턴디지털-키옥시아, SK하이닉스 등 ‘3강 체제’로 바뀌면서 안정적인 경쟁 구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3강을 구축하고 있는 D램과 마찬가지로 공급구조 과점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낸드 산업이 6자 체제에서 점유율과 가격 중심 경쟁이었다면, 향후 낸드 산업은 경쟁강도 완화와 공급구조 과점화에 따른 이익 변동성 축소로 중장기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낸드플래시 강자인 삼성전자의 성장 전략과 SK하이닉스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흑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공급사 간 합종연횡과 결합이 강화돼 경쟁 강도가 완화되면 낸드의 경기민감 업종과 같은 특성이 점점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 투자, 연구개발 방향성이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설비 투자 전개 가능성이 크고 향후 한국의 반도체 중소형주 주가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으로의 노출도가 큰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고 부담 낮다”...주가 빠진 메모리 반도체 공략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선 낸드플래시 업계의 지형 변화만큼이나 D램 수급 현황도 관심이다. 지난 8월 D램 현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D램 고점론’이 고개를 든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밀려 8월 한 달 새 10% 넘게 빠졌다. 마이크론 주가도 월초 80달러 초반에 머물다 D램 업황에 대한 부정 전망이 커지며 70달러 밑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다만 시장 우려와 달리 8월 D램 고정가격은 4.1달러로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제품의 4달러대 진입은 지난 2019년 4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대만의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8월 초 보고서를 통해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이 올 4분기면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선 D램 업황 전망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하반기 D램 수요 둔화를 예상하는 쪽은 온라인 소비 활성화로 강세였던 노트북·PC 시장의 수요가 일단락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시스템반도체 부족으로 스마트폰 및 PC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D램 제조사들의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라 장기 불황 우려는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재고를 둘러싼 세트 고객사와 칩 메이커의 힘겨루기”라며 “메이커의 재고가 충분히 낮다는 점에서 세트 업체들이 원하는 만큼의 가격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수요자들의 재고 부담만 완화된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PU(중앙처리장치) 등 시스템반도체 부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조정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가격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올 하반기부터 양산되는 고성능 D램인 DDR5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D램 제조사들의 주가 급락은 투자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쪽이 성장성으로 주목받는다면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는 가격이 싸서 투자 매력이 높다”며 “메모리 수요는 시크리컬(경기 민감)이지만 성장하고 있다. 수요처의 오더컷(주문 축소)은 수요 둔화보다는 과도한 목표의 조정에 가까워 사이클이 안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비메모리 쇼티지’ 진행중...파운드리 ‘쩐의 전쟁’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시장은 공급 부족과 수익률 개선이 현재 진행형이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파운드리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요 폭증에 서비스 단가가 정상화되며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를 웃돌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TSMC의 16nm(나노미터) 이하 선단 공정과 트레일링 노드 가격을 각각 10%, 20% 상향 조정한다고 가정하면 생산능력과 생산량 등 다른 조건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매출이 종전 대비 13.7%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매출 성장 수혜는 TSMC뿐 아니라 반도체 파운드리 업종 내 다른 서비스 공급사들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운드리가 초호황을 맞이하며 글로벌 업체들의 증설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반도체 분야에만 약 15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1등 TSMC(점유율 55%)와의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비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 설립 예정인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도 부지 선정이 임박한 상태다. 인텔도 지난 3월 파운드리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인텔은 200억달러(약 23조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 주에 파운드리 공장 두 곳을 짓기로 한 데 이어 향후 10년간 유럽에 최대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선두 굳히기에 나선 TSMC는 미국 내 설비 증설을 위해 2024년까지 1000억달러(약 116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img4 ‘슈퍼 사이클’ 실질적 수혜주는 장비업체 반도체장비 업체들도 파운드리 호황기에 수혜를 보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의 설비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장비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반도체장비주는 네덜란드의 ASML이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 과정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생산대수는 31대에 불과했지만 수요가 늘면서 ‘슈퍼 을(乙)’로 불린다. 주가도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연초 대비 75% 이상 상승했다. ASML 노광장비에 반사거울을 납품하는 독일 광학 업체 칼자이스와 EUV용 마스크 검사 장비를 만드는 일본의 레이저텍 등의 주가도 꾸준한 상승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비 쪽은 어떤 용도의 반도체를 만들더라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장비 중에서도 기술이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은 장비와 거기에 들어가는 소재 쪽에 더 높은 가치가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또 “고든 무어가 18개월마다 반도체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가 2배가 된다고 말한 것은 실제로 18개월이 새로운 장비가 나오는 사이클이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신장비로 반도체칩을 미세화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기술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관련 기술을 가진 장비주가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10월호

"한·중·대만 주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미국의 반도체 큰 그림은

‘자국 중심’ 美 반도체 기업들, 글로벌 M&A 주도 웨스턴디지털, 키옥시아 인수 추진...1위 삼성 압박 “기술·공급 독과점은 안 돼” 기업·국가 견제 변수로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 나은경 기자 nanana@newspim.com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국화 전략’이 점입가경이다. 미국 기업들은 메모리,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자국 개발’, ‘자국 생산’에 초점을 맞춘다. 특정 지역이나 기업에 의존해온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 미·중 분쟁 등을 거치며 ‘공급망 리스크’에 휘청였다. 각국은 ‘전략물자’로 부상한 반도체를 정치·외교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설계부터 제조, 후공정까지 자국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새 판을 짜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은 메모리 ‘초격차’를 유지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80%가 중국 등 동아시아 편중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자연재해에 따른 공급망 교란, 높은 중국 의존도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 등 원천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제조의 80%를 대만,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 맡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산업 매출은 세계 반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지만 제조 능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에서 지난해 12%까지 떨어졌다. 미국 기업들의 대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중 분쟁이 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향후 5년간 527억달러(약 61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인텔,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공격적인 M&A로 제조, 조립·패키징, 소재, 제조장비의 영역까지 손을 뻗고 있다. 美, 공격적 M&A로 낸드 시장 ‘3강 체제’ 개편 미국 기업들의 M&A 공세는 전통의 반도체 제조 강국인 동아시아 기업들을 위협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3강’을 구축하고 있는 D램 시장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도 잇단 ‘빅딜’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3위 웨스턴디지털이 2위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하면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와 200억달러(23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논의 중이다. 업계에선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국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키옥시아는 지난 2018년 도시바가 경영난 때문에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설립된 기업이다. 본사와 생산공장이 일본에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회사로 일본에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4%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어 키옥시아가 18.3%로 2위, 웨스턴디지털이 14.7%로 3위다. 만약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웨스턴디지털의 점유율은 33%까지 올라 삼성전자의 턱밑까지 추격이 가능해진다. 3위권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2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 4위는 SK하이닉스(12.3%)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점유율 6위 인텔(6.7%) 낸드사업부와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메모리 사업부를 9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8개국에 반독점 심사를 의뢰한 상태다. 지난 7월 싱가포르 당국의 승인으로 지금은 중국의 승인만을 앞두고 있다. 연내 중국의 승인을 완료하면 두 회사의 점유율은 19%까지 올라 현재 기준으로 3위권까지 오른다. 두 건의 합병이 완료될 경우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웨스턴디지털·SK하이닉스 ‘3강’ 체제로 굳혀질 가능성이 높다. D램 시장은 이미 3강 구도가 공고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D램 글로벌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3.6%로 압도적 1위, SK하이닉스가 27.9%로 2위다. 마이크론은 22.6%로 삼성, SK하이닉스와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마이크론도 한때 키옥시아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등 메모리 시장 구조개편이 불을 뿜고 있다. 삼성 - 구글 vs 애플 - TSMC, 시스템 반도체도 ‘밀월’ 비메모리 분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제조사와 주요 고객사 간 합종연횡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애플과 TSMC에 맞서기 위한 구글과 삼성전자의 동맹관계가 날로 돈독해지고 있다. 애플이 최근 차세대 아이폰과 맥에 들어갈 3나노미터 공정 반도체 생산업체로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를 낙점하자, 구글 역시 차세대 픽셀 스마트폰에 들어갈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 칩을 삼성전자에 요청한 것이다. 모바일 분야 강자인 애플을 견제하기 위해 애플의 라이벌인 구글과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협력이 모바일과 자율주행차 등에서 공고해지고 있다. 구글은 차세대 픽셀 스마트폰인 픽셀6와 픽셀6 프로에 탑재될 5G 모뎀의 공급을 삼성전자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구글의 자체 설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구글 텐서’의 개발에도 참여한 바 있다. AP는 스마트폰에서 데이터 통신과 연산 등을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로, 텐서의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잇따라 삼성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애플과 TSMC의 협력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OS 등에서 경쟁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서만큼은 애플의 우위가 압도적이다. 삼성 역시 미국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AP 시장에서 대만 미디어텍에 밀려 순위가 5위까지 떨어진 삼성전자에는 구글과의 텐서 개발 협력이 좋은 기회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3~4위를 지키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디어텍의 점유율이 11.7%에서 17.2%까지 오르는 동안 2.3%포인트 떨어져 9.7%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에릭 슈밋 미국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반도체 제조기술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과소평가돼 있다”며 현재 TSMC에 치우친 5나노미터 반도체 제조를 삼성전자가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img4 “적의 적은 나의 동지” 구글과 돈독해진 삼성 구글과 삼성은 최근 서로 하나씩 주고받으며 깊어진 밀월관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워치4부터 자체 개발 OS인 ‘타이젠’ 대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삼성전자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에 탑재될 차세대 자율주행차용 칩 설계 과제를 수주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자율주행차 기업인 웨이모에 자율주행차용 칩을 공급하게 된다면 삼성으로서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및 생산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구글도 삼성과의 스마트워치 OS 통합을 계기로 흩어져 있던 웨어러블 OS를 스마트폰 OS처럼 통합할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과 애플워치 간 기민한 연동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33%의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에서 72.7%를 차지하는 구글은 자체개발 OS들이 난립하는 웨어러블 OS 시장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 입장에서도 통합 OS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간 연동성이 강해진다면 갤럭시폰 이용자들이 쉽게 애플의 아이폰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윤장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S/W플랫폼 팀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사이 더욱더 매끄러운 연결 경험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 왔으며, 새로운 플랫폼은 이 목표를 향한 다음 단계”라고 구글과의 OS 통합 개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img5 “합종연횡 막아라” 중국·경쟁기업 견제 ‘변수’ 완전경쟁 상태의 시장이 ‘3강’ 과점체제로 재편되면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망 자국화 전략’은 국내 기업엔 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애플, 구글, 테슬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이 미국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국 기업 제품에 자국에서 생산한 부품을 우선 공급하는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 우리 기업들은 주요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특정 기업이나 지역에 의존하다 ‘공급 리스크’를 겪은 경험 때문에 반도체 기업 간 M&A를 바라보는 주변 국가와 기업들의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기술, 공급의 과점 상태가 이익보다 더 큰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엔비디아(NVIDIA)의 ARM 인수를 반대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 회사 ARM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 설립된 ARM은 애플, 퀄컴, 삼성 등에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해온 회사다. 세계 스마트폰 95%에 이 회사의 기술이 적용된다. 그렇다 보니 기술 독점을 우려한 IT 기업들의 반대가 거세다. 인수 계획 발표 직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이 반대 의사를 밝혔고, 최근에는 테슬라와 아마존도 이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삼성전자도 반대 의견에 동참했다고 보도했으나 삼성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의 견제도 무시할 수 없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 합병 건은 중국이 최대 복병이다. 미국과 반도체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일본 최대 낸드 업체를 미국에 넘기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WSJ도 중국의 합병 승인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앞서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NXP를 인수하려 할 때도 반대해 딜을 무산시킨 바 있다. 이 건은 영국 당국에서도 국가안보와 독점 등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견제로 국내 업체들의 M&A 전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와 함께 3년 내 의미 있는 M&A를 약속했다. 하지만 ‘메모리 1위’를 견제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인수 불허’로 사세 확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적극적인 M&A를 천명한 SK하이닉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규섭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주요국은 반도체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핵심 안보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앞으로 반도체 전쟁에서도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10월호

‘공동 번영’ 中 어설픈 포퓰리즘에 월가의 ‘이유 있는 회의론’

시진핑 ‘공동 번영’ 앞세워 변혁 예고 금융시장 “변동성 부추길 것” 우려 | 뉴욕=황숙혜 특파원 higrace5@newspim.com 중국판 포퓰리즘이 세간에 화제다. 1980년대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이 마오쩌둥 시대의 사회 질서를 청산한 지 40년 만에 시진핑 주석이 이른바 ‘공동 번영(common prosperity)’을 앞세워 또 한 차례 기존 체제를 흔드는 변혁을 예고했다. 시 주석의 의중과 결과물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하지만 이른바 중국판 포퓰리즘을 바라보는 시장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산가들과 고성장 기업들의 주머니를 털어 중산층을 성장시킨다는 복안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과 변동성을 부추길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실질적인 ‘공동 번영’을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빅테크 숨통 조이는 중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듀오듀가 올 2분기 벌어들인 이익 3억7400만달러 전액을 중국 농업 및 해당 지역의 발전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2018년 기업공개(IPO) 이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한 이 업체는 중국 정부의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익의 사회 환원을 결정했다. 아울러 앞으로 벌어들이는 분기 이익 역시 최대 100억위안(약 1억5460만달러)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IT공룡 업체 텐센트 역시 500억위안(약 77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저소득층의 교육 및 헬스케어를 위해 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 음식료 배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메이퇀의 왕싱 창업자는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 가운데 10%를 자선기금에 내놓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차량 공유, 모바일 게임 및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이른바 빅테크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억만장자 잭 마(마윈)가 이끄는 핀테크 업체 앤트그룹의 메가톤급 IPO가 좌절된 데 이어 메이퇀의 독점 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 10억달러의 벌금, 텐센트의 노른자위 사업인 게임 업계에 대한 미성년자 이용 시간 단축과 온라인 교육 업계 규제까지 말 그대로 전방위 압박이 전개되고 있다. 수면 아래 확산된 사회적 불평등 세계 2위 경제국 중국이 중산층 육성과 헬스케어를 포함한 사회 안전망 구축을 빌미로 부자들을 정조준하는 데는 사회 구조적인 병폐가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CS)에 따르면 상위 1%가 보유한 부는 30.6%로 경제적인 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국(35.3%)에는 못 미치지만 영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후폭풍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사회적 동요를 우려한 시 주석은 빠르고 손쉬운 해결책으로 고성장 기업에 대한 압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저울질했던 재산세가 마침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청년실업률의 가파른 상승 역시 시 주석의 ‘공동 번영’ 정책의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16~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2018년과 2019년 11%에서 최근 14%까지 뛰었다. 하지만 민간 기업들을 압박하는 형태의 부의 불평등 해소가 적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월가 중국판 포퓰리즘 회의론, 왜 HSBC에 따르면 신규 구직자 가운데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들의 비중이 50%에 이른다. IT와 소프트웨어, 금융 업계를 중심으로 민간 산업이 이들 중 상당수를 흡수한 것은 물론이고 2008년 이후 4배에 달하는 임금 상승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간 기업들이 정부의 압박 속에 투자와 신규인력 채용을 축소하고 나설 경우 청년실업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중국 정부가 부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겠다는 뜻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공동 번영의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사회 전반의 불안감이 오히려 증폭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추진 중인 공동 번영의 장기 결과물을 예측하기 어려운 반면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성장률을 저하시키는 한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10월호

캠핑카·트레일러 보험은 어떻게?

캠핑카는 업무용으로, 트레일러는 자차보험 가입해야 트레일러 자차보험 가입 안 했다면...사고시 보상 불가 | 김승동 기자 0I087094891@newspim.com 해외여행을 하려고 적금을 부었던 A 씨.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적금을 찾았지만 해외여행은 갈 수가 없었다. 대신 가족과 함께 국내 언택트 여행을 즐기기 위해 캠핑카를 장만했다. 그런데 캠핑카의 경우 보험은 어떻게 가입하고, 사고가 났을 때 보험금은 어떻게 받아야 하나. 막막했다.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B 씨. 더 즐거운 캠핑을 위해 캠핑 트레일러를 장만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캠핑용품이 더 많아졌고, 기존 차 트렁크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트레일러는 어떻게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지 몰라 보험 없이 끌고 다녔는데 사고가 발생했다. 보험사는 트레일러를 연결했다는 것을 고지하지 않고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자동차 사고와 관련된 비용을 전액 보상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언택트 여행을 즐기는 캠핑족이 크게 늘고 있다. 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소위 차박용 SUV나 RV 등 대형차량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예 캠핑카를 장만하거나 캠핑 트레일러를 마련하는 사람도 꽤 늘었다. 그렇다면 캠핑카·트레일러의 경우 자동차보험은 어떻게 가입해야 하고, 보상은 어떻게 이뤄질까. 차박을 위해 캠핑카를 구매했다면 기존 차량과 동일하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그러나 트레일러를 추가 구입했다면 자동차보험에서 달라지는 것이 꽤 많다. 트레일러 고지 없이 사고 때 보험금 못 받을 수도 캠핑카는 자동차로 구분된다. 동력장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용 자동차보험으로 가입하는 것이 아닌 업무용으로 가입해야 한다. 캠핑 자체를 업무로 구분하는 셈이다. 아울러 업무용의 경우 개인용 자동차보험보다 보험료가 다소 비싸다. 캠핑용 트레일러를 구입했다면 자동차와 트레일러 각각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우선 자동차의 경우 일반 자동차보험에 ‘레저장비 견인 위험담보특약’을 추가해야 한다. 할증특약이기 때문에 트레일러를 구입했다는 것 자체로 보험료가 오른다. 트레일러를 구입, 견인을 하고 다니고 있음에도 보험사에 고지를 하지 않고 사고를 내면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트레일러를 구입하고 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자기차량손해담보특약, 일명 자차보험에 추가 가입해야 한다. 트레일러는 동력장치 없이 끌려 다니는 기구다. 이에 자동차의 일부 시설물로 구분된다. 참고로 트레일러의 보험가입은 의무사항은 아니다. 캠핑카·트레일러 운행하다 사고, 보상은? 일체형인 캠핑카를 운행하다 사고가 났다면 보험처리는 단순하다. 일반적인 자동차처럼 보상을 진행하면 된다. 다만 운행 중에 일행이 자동차 좌석이 아닌 캠핑존에 있었고 사고로 다쳤을 경우 과실비율을 따져야 한다. 캠핑카의 캠핑존은 운행을 위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캠핑트레일러의 경우 다소 복잡하다. 차량이 트레일러를 끌고 가다 사고가 날 경우 끌고 가던 차량의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하면 된다. 자동차는 자동차보험에서, 트레일러는 가입해 둔 자차보험에서 보상 받을 수 있다. 만약 트레일러를 자차보험에 가입해 두지 않았다면 차량 피해만 보상받는다. 보험사가 트레일러까지 보상할 의무는 없다. 만약 트레일러를 자동차와 분리해 캠핑장이나 주차장 등에 세워뒀다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자차보험에 가입된 트레일러는 보상이 가능하다. 자동차와 분리를 했다고 해도 여전히 자동차의 일부로 규정한다. 그러나 자차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트레일러의 경우 그냥 시설물로 취급한다. 때문에 보상받기 어렵다. 예를 들어 주차장에 세워둔 트레일러를 다른 차량이 들이받았다. 이 경우 트레일러 자차보험에 가입했다면 보험사는 보상해 주지만, 자차보험 미가입자라면 보상이 어렵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10월호

‘그날’을 조심하세요 MSCI 리밸런싱이 뭐길래...

| 백지현 기자 lovus23@newspim.com ‘그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국내 증시는 흔들립니다. 정체는 바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지수 변경(리밸런싱)일인데요. 이때가 되면 증시 큰손인 외국인 수급이 크게 요동치며 주가 변동성이 커지게 마련이지요. 또 지수에서 퇴출되는 종목들과 새롭게 편입되는 종목들의 희비도 엇갈립니다. 그렇다고 MSCI 지수 변경이 마냥 두려워해야 할 대상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편출입 종목을 미리 파악해 둔다면 수익률을 높이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MSCI 지수 왜 중요해? MSCI 지수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간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미국계 펀드 대부분이 MSCI 지수를 운용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라면 익히 들어봤을 법한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의 글로벌 버전이라고 볼 수 있지요. MSCI는 지역별로 선진국, 신흥, 프론티어 세 개의 시장으로 구분하는데요. 이 가운데 한국 증시는 신흥국(Emerging Market·EM) 지수에 속합니다. EM 지수를 추종하는 4000억달러, 한화로는 약 500조원으로 추정했을 때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자금은 70조~8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국내 증시에서 영향력이 큰 외국인 수급의 상당 부분을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MSCI 지수가 변경되면 글로벌 패시브 펀드들은 기계적으로 이 기준에 맞춰 종목을 사고팝니다. 때문에 편입종목으로 선정되면 글로벌 자금이 크게 들어와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하곤 합니다. 반대로 편출 종목에 대해선 매도가 이뤄지면서 주가는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수 내 비중이 축소되거나 확대되는 종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편출입 종목 선정 기준은? MSCI는 1년에 네 차례 정기 변경을 합니다. 2월과 8월엔 분기리뷰를, 5월과 11월엔 반기리뷰를 각각 실시합니다. 이때 편출입 종목 선정 시 시가총액과 유통 가능한 주식 수가 기준이 됩니다. 분기리뷰의 경우 MSCI 지수에 포함되려면 종목의 전체 시가총액이 컷오프(기준점, 리뷰 발표 전월 마지막 10영업일 중 임의로 선정) 시가총액의 1.8배 이상, 유통 시가총액이 컷오프 시가총액 절반의 1.8배 이상이 돼야 합니다. 반기리뷰에선 시가총액의 1.5배 이상, 유통 시가총액이 컷오프 시가총액 절반의 1.5배 이상이 되어야 지수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신규 추가 종목인지 혹은 기존에 있던 종목인지 등 조건에 따라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기도 합니다. 반기리뷰 때는 편입 문턱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종목 변경이 더 많은 편입니다. 실제로 올해 MSCI 한국 지수에서 편출 또는 편입된 종목들을 살펴보면 5월 반기리뷰에는 HMM, SKC, 하이브, 녹십자 등 3종목이 새로 편입되고 현대해상, 한화, 롯데지주, GS리테일, 삼성카드, 오뚜기, 한국가스공사 등 7종목이 편출됐습니다. 8월 분기리뷰에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에코프로비엠 등 3종목이 추가되고 케이엠더블유가 빠졌습니다. 한편 올해 MSCI는 반기와 분기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앞으로는 반기리뷰 편출입 기준을 매 분기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시행 시점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회전율이 지금보다 빨라질 수 있습니다. 비중이 확대되거나 축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8월 분기리뷰에서는 SK텔레콤이 자사주 매각으로 외국인 보유한도에 근접함에 따라 외국인 추가매수 여력이 축소되면서 지수 내 비중이 4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 역시 편출 이슈와 마찬가지로 투자심리에 악재로 인식되며 SK텔레콤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어떤 전략으로 대응? 전문가들은 대개 정기 리뷰가 발표되는 날 신규 편입종목을 매수했다가 지수가 적용되는 날 매도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편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실제로 리밸런싱이 실시된 이후엔 상승재료가 소멸된다는 점을 고려한 투자전략입니다. 신한금융투자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리뷰 발표일 매수 후 변경일 당일 매도하는 전략의 절대 수익률은 2015년 이후 평균 6.5%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금 더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MSCI 지수에 편입되거나 지수 내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 종목을 지수변경 한 달 전에 미리 사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편입종목에 수급이 몰리기 전 더 저렴한 가격에 종목을 선점하는 것입니다. 물론 리스크는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편입이 불발될 경우 실망 매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10월호

‘주담대 4% 진입’ 유동성 축소에, ‘영끌’ 저무나...현금부자에겐 유리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2%대에서 최근 4%대로 상승 내년 상반기까지 한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 예고 자금력 부족한 20~30세대 ‘영끌’ 감소 불가피 |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금융 당국이 금리 인상과 대출한도 축소 등의 유동성 옥죄기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시대가 막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까지 늘어 주택 거래가 줄고 집값 상승폭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출 ‘레버리지’가 주택 매수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30대가 영끌로 내 집을 마련하는 비중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대통령선거와 재건축 규제 완화, 교통 인프라 확대 등의 부동산 시장 호재가 많아 집값이 큰 폭으로 꺾이기보단 완만한 우상향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주담대 4% 시대...추가 금리인상 시 5~6% 진입 금융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 분위기가 감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현 0.5%에서 0.75%로 0.25%p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조달비용이 커져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리도 높아진다. 9월 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80~4.30% 수준이다. 지난 5월 말(2.35~3.88%)과 비교하면 0.42~0.45%p 상승했다. 5억원을 10년 원리금균등상환(변동금리)으로 대출받는 사람은 월 이자가 20만원 정도 늘어난다. 앞으로 대출금리는 더 오른다. 금융 당국이 집값 하락을 유도하고 가계부채 감축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금리 인상이 한 번에 그칠 것 같지 않다”며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집값 안정화 효과가 차츰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감축과 주택경기 과열을 꺾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한두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는 게 금융권 예측이다.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 이상으로 치솟을 공산이 크고, 신용도가 낮다면 6%대 진입도 가능하다. 대출을 크게 일으켜 주택을 매입한 경우에는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신규로 대출을 이용하려던 수요도 이자 압박에 매수 시기를 늦출 여지도 있다. 거래시장 위축 불가피...내년 이후 집값 조정 유동성 축소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는 평가가 엇갈린다.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 위축을 불러올 것이란 의견과, 금리 수준이 아직 부담을 가할 정도는 아니어서 시장에 큰 충격이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가 두 차례 정도 오른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평균 3~4%, 신용도가 낮다면 5% 이상 적용될 것”이라며 “주택 매입에 대출을 많이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0.25%p 인상은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도 금리 추가 인상으로 대출이자가 크게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15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기준금리 인상보다 향후 두 차례 정도 추가로 인상되는 시점에 파급력이 크게 나타날 것이란 얘기다.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 금리 인상 이후에도 주택 매수심리가 낮아지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마지막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11.7로 집계됐다. 전주(110.8)보다 0.9%p 상승했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 모두 높아졌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이론이 있지만 실제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라며 “금리 인상 폭이 아직 크지 않아 주택 시장에는 공급, 전세 등 수급 상황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양극화...젊은 층 불리, 현금부자에겐 기회 주택 시장 양극화 현상도 예상된다. 현금이 부족한 젊은 층은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반면 현금부자들에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수 있어서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현금부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9월 분양하는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는 분양가 9억원 미만도 중도금 대출을 지원하지 않는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대비 4억원 이상 저렴해 수요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현금부자들만 청약이 가능한 셈이다. 고분양가 단지는 대출이 막혀 현금이 없으면 청약하기 어렵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9억원 초과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은 집값의 20~30%, 9억원 이하는 40~50% 대출로 제한하고 있다. 서울 중위가격이 11억원 수준에 육박해 최소 7억~8억원의 현금을 보유해야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환경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출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되고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이 속도를 낸다면 집값 오름세가 일정 부분 둔화될 것”이라며 “다만 물량 부족, 규제완화 기대감, 개발 호재 등으로 급격한 집값 조정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10월호

삼성·SK, 공격 투자로 ‘K 반도체 벨트’ 만든다

삼성, 전체 투자금 62.5% 반도체로 TSMC, 인텔 등 ‘반도체 전쟁’ 대비 SK,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승인...중국만 남아 | 김정수 기자 freshwater@newspim.com 삼성과 SK가 매머드급 투자로 ‘K 반도체 벨트’를 만든다. 삼성은 150조원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하고, SK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글로벌 반도체 지형이 급변하는 가운데 ‘더 이상 늦어지면 뒤처진다’는 절박함이 대규모 투자로 나타나고 있다. 총수 부재로 미뤄진 반도체 투자 ‘급물살’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11일 만에 240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지난 8월 24일 발표했다. 전체 투자 재원 가운데 62.5%인 150조원은 반도체 부문에 쓰일 예정이다. 관건은 속도다. 그동안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느려진 의사결정과 심리적 불안감은 일단 가석방으로 일부 해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법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취업제한 논란마저 지속돼 삼성의 투자 계획이 신속하고 차질 없이 진행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한시가 급한 미국 투자 구체화 문제는 우리의 반도체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 이 부회장이 좀 더 자유롭게 글로벌 경영에 나설 수 있는 발판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20조 파운드리 공장, 최종 부지는?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인텔이 뛰어든 ‘반도체 패권경쟁’의 무대이기도 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5개 도시를 후보지로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후보지는 텍사스 주의 오스틴·테일러, 애리조나 주의 굿이어·퀸크리크, 뉴욕 주의 제네시카운티 등이다. 이 부회장은 파운드리 공장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고 내년 초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의 현장경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 산업은 특성상 총수의 결단이 필수적이다. 반도체 산업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는 여타 산업과 단위 자체가 다를 뿐 아니라 불확실성이 내재된 산업으로 꼽힌다. 한번 경쟁력을 잃게 되면 재기도 쉽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는 3년간 114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공장 6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의 인텔 역시 22조6600억원을 투자하며 애리조나 주에 2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발표했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코앞’...연내 마침표 SK하이닉스는 공격적 투자로 반도체 분야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의 ‘9부 능선’을 넘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품는다면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34%)에 이어 점유율 2위(19%)로 도약하게 된다. 키파운드리 인수로는 SK하이닉스가 공언한 ‘파운드리 생산능력 2배’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수를 위해 진행 중인 반독점(기업결합) 심사에서 총 8개국(미국, EU, 한국, 중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승인을 받아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최종 검토 단계로 넘어간 상태”라며 “연말 딜 클로징에 문제가 없도록 하반기 적절한 시점에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승인들을 모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괄책임자 내정...글로벌 낸드 시장 2위로 SK하이닉스는 중국 심사가 완료된다면 본격적으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인텔 측에 8조원의 인수 대금을 지급한다. 이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관련 인력과 솔루션,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넘겨받는다. 2025년 3월에는 잔금을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웨이퍼 설계와 연구개발(R&D) 인력, 다롄 공장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받게 된다. 신설법인은 SK하이닉스 자회사로 출범한다.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는 인텔 낸드 사업부 총괄책임자인 로버트 크룩 부사장이 내정됐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자리를 잡고 미국, 중국, 대만 등에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하게 되면서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2위로 자리 잡게 된다. 지난 8월 27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 점유율은 삼성전자(34%), 키옥시아(18.3%), 웨스턴디지털(14.7%), SK하이닉스(12.3%), 마이크론(11%), 인텔(6.7%) 순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점유율을 합산하면 19%로 업계 2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8인치 호황’ 생산능력 2배 공언...인수합병에 무게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능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8인치 반도체 호황’에 맞춰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설비증설과 인수합병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8인치(200mm) 웨이퍼(반도체 원판) 파운드리 공급 부족 현상은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품을 생산하고 싶어도 반도체가 없어서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신규 증설보다는 인수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생산설비를 새롭게 구축하기까지는 최소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국내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를 인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전문 업체로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다루고 있는 제품과 동일하다. 파운드리 생산량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사모펀드를 통해 키파운드리에 투자, 지분 49.8%를 확보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1월 1일 SK텔레콤의 인적분할로 출범할 SK스퀘어를 통해 반도체 투자를 더욱 공격적으로 펼친다. SK스퀘어는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선다. SK스퀘어는 반도체 분야에서 공격적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카카오 시대] “최고 부자 NO, 최고 기부자 OK” 김범수의 꿈

‘단칸방 흙수저’가 재벌 제치고 한국 최고 부자 등극 ‘노력 이상은 덤’ 재산 절반 기부...최대 10조원 전망도 “사회문제 해결에 가장 효율적인 조직은 기업”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 구절이 내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톡톡 국민앱 카카오톡 이야기’ 中 먼 미래에 사람들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을 어떤 사람으로 기억할까. ‘대기업 총수를 제치고 우리나라 최고 부자가 된 자수성가의 대명사’라는 수식어가 가장 많이 오르내리겠지만, ‘우리나라 역대 최대 기부자’라는 점도 빼놓긴 어려울 듯하다. 김범수 의장은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다. 정치가도 사회활동가도 아닌 기업가인 그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이 기업일 수 있다”고 믿었다. 발전하는 기술과 카카오의 문제 해결 방식으로 사회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제 노력보다 훨씬 많은 부를 얻었기 때문에 그 이상은 덤인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환원하지 않으면 마음에 걸리죠(2017년 3월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인터뷰).” 4년 후 김 의장은 지금까지 쌓아 온 자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며 그때의 약속을 지켰다. 김 의장은 지금까지 현금 72억원과 시가 약 152억원 규모의 주식 9만4000주를 기부했다. 그의 자산이 얼마나 늘어날지 예상할 수 없으나 ‘자산의 절반 기부’가 이뤄진다면 지금까지 기업인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선행으로 남을 것이다. 한국 최고 부자, 느는 자산만큼 기부액도 는다 지난 7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김범수 의장의 순자산은 134억달러(약 15조4000억원)로 한국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자산(121억달러, 약 13조9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김 의장의 재산은 카카오 주가 급등으로 올해에만 60억달러(약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8월 초 상장한 카카오뱅크 주가 향방에 따라 김 의장의 재산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수십 년 된 한국 대기업을 갖고 있는 재벌들을 제치고, 자수성가한 기술기업가들이 어떻게 국내 부자 명단에 오르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업공개(IPO)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외신도 놀란 ‘흙수저’의 반전...한국 IT 역사 새로 써 블룸버그가 주목한 바와 같이 김 의장은 이른바 ‘흙수저’ 출신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김 의장은 한때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았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대학을 간 것도 5남매 중 유일하다. 대학 진학을 위해 재수를 하던 시절 손가락을 베어 ‘혈서’를 쓰면서 마음을 다잡았다는 일화도 있다. 1986년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입학한 김 의장은 1992년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SDS에 입사했다. 1994년 삼성SDS가 PC통신 사업에 진출하면서 만든 태스크포스에 들어가 1996년 1월 PC통신 유니텔을 출시했다. 유니텔을 개발하며 얻은 사업 아이디어로 이듬해 창업을 결심, 회사를 나왔다. ‘IT 1세대 창업자’인 김 의장은 1998년 11월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설립을 시작으로, 그가 가는 길을 곧 한국 IT 역사로 만들었다. 1999년 한게임 출범 후 2000년 네이버와 합병, 2007년엔 지금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한다. 2010년엔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그리고 10년 남짓 지난 지금 시가총액 4위 그룹으로 우뚝 섰다.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 나서야” 재산 절반 기부 약속 김 의장은 기업 성장과 함께 사회문제가 함께 해결되길 희망했다. 지난해 3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면 그의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김 의장은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갖는다면 확실히 더 나은 세상이 되는 데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카카오의 10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고 세상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도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족한 면이 많다고 한 그는 “조금 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도 했다. 그의 고민은 지난 3월 자발적 기부 운동인 ‘더 기빙 플레지’ 공식 서약으로 이어졌다. ‘더 기빙 플레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만든 기부 클럽이다. 이 서약을 통해 김 의장과 그의 아내 형미선 씨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사회적 기업이나 재단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100명의 혁신가 발굴 등에 쓰인다. 김 의장은 “미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적절한 대안도 찾아보려 한다”며 “빈부 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기업가 양성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김 의장은 지난 6월 사회환원 약속을 지키기 위한 개인 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를 공식 출범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100’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와 함께 10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선한 영향력’을 펼칠 계획이다. 평소에도 그는 교육 생태계 변화와 후배 기업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 2016~2018년 아쇼카 한국재단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에 카카오 주식 6만주(약 70억원)를 기부했다. 이어 본인이 100% 지분을 가진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주식 2만주(약 50억원)를 추가로 아쇼카 한국재단에 기부했다. 아쇼카 한국재단은 젊은 세대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교육혁신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재단이다. 그는 또 “성공한 선배 기업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행은 후배 기업가를 육성하는 것”이라며 기업가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100인의 CEO’ 양성이 목표다. 2012년 설립한 벤처캐피탈 카카오벤처스와 2015년 설립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본격적인 후배 기업가 양성에 나섰다. 지금까지 240개 이상의 기업이 카카오의 투자를 받았다. 이를 통해 성장한 기업가로는 야나두(구 카카오키즈)의 김정수 공동대표, 당근마켓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 등이 있다. 카카오에서 개별 서비스 부문으로 출발해 독립 후 더 큰 도약을 이룬 계열사도 많다. 이런 과정을 거쳐 후배 기업가들이 등장하고 우수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카카오커머스 홍은택 대표 등이 이렇게 탄생한 대표적 CEO들이다. 김 의장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이다. 카카오의 존재 이유도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고 최근 정립했다. 어느 날 김 의장은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이 기업’ 이라는 것을 자주 얘기해 왔어요.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갖는다면 확실히 더 나은 세상이 되는 데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거예요.”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카뱅 다음은? IPO 후발주자 옥석가리기 나선 투자자들

정정 요구 카카오페이, 상장 연기...공모가 하향 가능성 종합 콘텐츠社로 거듭난 엔터, ‘제2의 쿠팡’ 되나 장외 시총 8조까지 오른 모빌리티, 흑자전환 관건 | 백지현 기자 lovus23@newspim.com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카카오뱅크가 드디어 국내 증시에 데뷔했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부터 이어진 카카오 계열사들의 상장 행진은 모회사 카카오의 주가를 견인한 주된 요인이다. 이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카카오 그룹 내 IPO 후발주자들로 옮겨간다. 최근 캐시카우인 멜론을 확보한 엔터테인먼트와 올해 첫 흑자 시현에 도전하는 모빌리티 등 ‘카카오’표 미래 사업의 성장동력을 가늠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카카오페이, 올 4분기 상장 전망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 뒤를 이어 연내 국내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최대 20조원으로 평가된다. 당초 8월 초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 7월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인해 상장 일정이 4분기(10~12월)께로 연기됐다. 1분기 재무제표 대신 2분기 재무제표를 증권신고서에 새롭게 반영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거래소 예비심사 결과가 6개월간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해 상장 시일은 이르면 9월 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국의 정정 요구를 받은 만큼 공모가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종전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모가 희망밴드를 6만3000~9만6000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상단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12조5000억원이었다.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통해 이커머스 파트너십 구축, 증권 리테일 사업 확장, 디지털 손해보험사 자본확충 등에 나설 계획이다. MTS 서비스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론칭은 카카오페이의 몸집을 확장할 핵심 신사업으로 평가된다. 바톤 이어받는 ‘글로벌’ 콘텐츠 계열사 금융 계열사들이 상장을 마무리하고 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재팬,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바톤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관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카카오재팬은 내년 상반기 일본 증시 상장이 예상된다.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 추가 주관사 선정을 위해 현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카카오재팬의 몸값은 8조~10조원가량으로 평가된다. 올해 5월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당시 8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는 2016년 설립돼 현지 시장 1위 웹툰 앱으로 급성장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18년 630억원이었던 픽코마의 거래액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올해 1조7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조~25조원의 가치로 평가받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내년 상반기 중 국내 또는 미국 증시 상장이 전망된다. 카카오 계열사 중 유일하게 미국 증시 상장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는 카카오 그룹의 글로벌 전략 중심에 서 있는 회사여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1일 웹툰·웹소설 중심의 카카오페이지가 영상콘텐츠·연예기획 사업을 운영하는 카카오M을 흡수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멜론과 합병을 발표하며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강점은 다수의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과 현지 플랫폼이다. 콘텐츠 개발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며 8500여 개의 오리지널 IP를 확보했다. 아울러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타파스와 래디쉬를 인수하는 등 해외 진출 활로를 마련했다. 지난 6월에는 대만, 태국 시장에 카카오웹툰을 출시했으며 연내 중화권, 유럽, 인도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향후 래디쉬·타파스(영미권)-카카오페이지(한국, 대만, 태국)-픽코마(일본) 간 IP 공유 관계가 강화되면서 한 개의 인기 IP 발생 시 다수의 플랫폼에서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적으로 보유한 영상 콘텐츠 제작 능력을 통해 2차 콘텐츠 수익 확보 및 영상 플랫폼 역량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약한 고리였던 K팝 사업을 보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에 특화돼 있으며, 한류 배우를 중심으로 한 연예기획사와 드라마·영화 등 제작사도 자회사로 갖추고 있다”며 “K팝 레이블도 가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아티스트 라인업이 빈약하기 때문에 SM 인수를 통해 이를 보완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모빌리티, ‘택시 호출에서 대리운전까지’ 내년 상장이 예상되는 계열사 중 하나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활발하게 서비스를 확장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 회사는 카카오T를 기반으로 택시, 주차, 내비게이션, 대리운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회사 CMNP를 통해 전화호출 대리운전 중개 사업에도 진출했다. ‘1577 대리운전’ 운영사로 알려진 코리아드라이브와 함께 신규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외 대기업의 투자를 다수 유치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칼라일, 구글, TPG컨소시엄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하반기엔 LG와 GS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유치 규모는 총 1조200억원에 이른다. 벌써부터 장외시장에서는 이들을 향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엔젤리그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5일 4.84주가 주당 15만179원에 거래됐다. 해당 가격을 바탕으로 추정되는 시가총액은 8조4686억원이다. 최근 GS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인정받은 기업 적정 가치인 4조원의 2배에 달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플랫폼 기업으로 보느냐, 은행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가치가 다르게 평가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과 관련된 논란이 불가피했다”며 “향후 상장하는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은 온라인 플랫폼의 성격이 보다 뚜렷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논란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해 영업손실이 129억원에 이르는 등 아직까진 적자기업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빠른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작년 영업이익률이 -4.6%로 2019년(-21.1%) 대비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다. 이 추세라면 내년까지 영업이익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유료화 모델 시행 이후 후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업체로의 이탈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 관계자는 “유동성 장세에서는 실적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브랜드 값만으로도 무조건 높게 쳐줄 수 있었다. 그러나 유동성이 점차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실적 숫자를 확인해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IT 대기업 숨통 조이는 中 노림수 따로 있다

中, IT 규제 확대하는 반면 제조업 적극 지원 투자자들, 제조업 무게 둔 성장전략 비선호 | 뉴욕=황숙혜 특파원 higrace5@newspim.com 알리바바 그룹 홀딩과 텐센트 홀딩스를 필두로 빅테크의 숨통을 조이는 중국 정부의 ‘매파’ 행보에 지구촌 주식시장이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정책 당국의 속내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일부에선 주식시장 급락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고강도 규제가 주가 거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또한 고성장 기업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규제가 자폭 행위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정부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개별 기업의 성장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중국의 체제를 감안할 때 당연하다는 얘기다. 다양한 의견이 엇갈리는 속에서 중국 지도부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포함한 IT 섹터가 아닌 제조업을 선호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2위 경제국 성장동력은 인터넷 아닌 제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부터 최근 디디 글로벌까지 IT 업체에 대한 규제 강도를 연일 확대하는 반면 제조업계에 대해선 보조금을 포함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등 상반되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전자상거래와 소셜 미디어, 온라인 게임, 인터넷, 차량 공유 등 차세대 IT 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에 대해 커다란 기대를 두지 않은 데 따른 움직임이란 해석이다. 이보다는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과 상업용 항공기 제조, 통신장비와 최첨단 반도체 칩 등 제조업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추구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관련 업계에 ‘바이 차이니즈(buy-Chinese)’ 정책과 함께 각종 보조금 지급과 자금 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책을 제공,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이른바 디지털 지구를 구축하는 데 사활을 거는 상황과는 정면으로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현지 언론 치우시와 대담에서 제조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시 주석은 “디지털 경제와 사회를 건축해야 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제조업을 저버릴 수는 없다. 실질적인 경제성장의 발판은 제조업”이라고 강조했다. 수렵과 채집으로 시작한 인류의 문명과 경제 발전은 농경 시대를 거쳐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의 부상과 서비스업, 이어 디지털 경제로 이행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 역시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26%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중국이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순 없다”며 “연구개발(R&D) 집약도의 하락과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 속에서도 언론과 금융, 대학 등 선진 산업에서 여전히 성공 가도를 달리는 선진국과 중국은 구조적으로 상이하다”고 주장했다. 시대 역행하는 성장 전략, 평가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제조업에 무게를 두는 중국의 성장 전략이 달갑지 않다고 본다. 대규모 노동과 자본, 여기에 뜨거운 경쟁까지 수익성을 압박하는 제조업의 특성상 인터넷 업체에 비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비해 11배 높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알리바바 그룹 역시 지난 2월 패닉 매도가 본격화되기 앞서 중국 반도체 칩 업체인 SMI보다 20배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중국 정부가 제조업을 더 중시하는 데는 보안 문제도 주된 배경 중 하나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인터넷 산업의 성장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날로 심화됐고, 국가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셜 미디어가 외형을 확대할수록 여론 및 정보 통제가 어려워진다는 점도 중국 정책자들이 관련 업계를 향해 날을 세우는 이유로 꼽힌다. 일례로, 중국 정부는 정저우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를 대폭 축소 발표했으나 현지 피해자와 지인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해 실제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밖에 국가경제 전반의 자본 배분이 민간보다 정부의 손에 달린 중국의 구조적 특성 역시 제조업의 쏠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가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어츠 대표는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는 전체의 이익을 중시하게 마련”이라며 “특정 기업이나 자본가의 세력이 지나치게 커질 때 통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중국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구매력도 커지고 있지만 생산하는 재화를 모두 소비하는 일은 불가능한 만큼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경제 시스템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법무부 “동물은 물건 아냐” 펫보험 대변화 예고

동물의 법적 지위 상향, 민법개정안 입법예고 반려동물 사고, 형사소송에 위자료 받을 수도 현행 펫보험으로 대응 못해...개정 불가피 | 김승동 기자 0I087094891@newspim.com # A 씨와 함께 산책하던 반려견이 갑자기 찻길로 뛰어들어 지나가던 차에 부딪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족 같은 반려견의 죽음으로 아픈 마음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상대편 보험사는 차량 파손 등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통보해 왔다. A 씨는 반려견 사망에 대한 위로금은커녕 가해자가 됐다. 앞으로 A 씨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법적인 해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물건으로만 취급하던 동물의 법적 지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 정부 차원에서 동물을 물건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보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동물은 그 자체로 법적 지위를 얻게 된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보장하던 펫보험도 대변화가 예상된다. ‘동물은 물건 아니다’ 선언적 조항...인식 변화 계기 법무부는 지난 7월 19일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으로 민법 제98조의 2를 신설했다. 다만 ‘동물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덧붙였다. 동물권단체 등 시민사회에서는 법무부의 이 같은 입법예고를 ‘선언적’ 조항이라고 분석한다. 또 단서조항까지 붙었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가 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람들이 ‘동물≠물건’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는 것 자체는 의미 있다는 평가다. 반려동물 사고...형사소송에 위자료 청구도 가능 KB금융지주가 내놓은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04만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는 전체 가구의 약 30%에 달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448만명으로 국민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동물이 물건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재물에 해당한다. A 씨 사례를 반려견이 아닌 드론으로 바꿔서 생각해 보자. A 씨가 연습하던 드론이 조종 미숙으로 찻길로 날아갔고 운행 중이던 차량에 부딪혔다. 운전자는 드론을 피하려다 2차 사고까지 났다. 운전자는 드론이 날아들 것이라고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 경우 드론 소유주인 A 씨가 차량 운전자 및 2차 사고차량의 피해까지 전부(과실비율에 따라 일부) 보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소유주가 명확한 물건이 원인을 제공해 재정적 손해가 생긴 것이다. 반려동물의 경우 법리적으로 물건으로 취급됐기에 드론으로 인한 사고와 마찬가지로 처리돼 왔다. 즉 반려동물이 원인을 제공해 사고가 발생했다면 반려동물 소유주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 판단도 같다. 춘천지방법원은 A 씨와 비슷한 사건으로 발생한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소5501)에서 애견 주인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소유했던 재물 관리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으니 이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동물이 물건이 아니게 되면, 이 같은 사고에서 A 씨도 위자료 명목으로 보상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 ‘대체 불가능한 물건’의 경우에는 위자료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반려동물은 대체 불가능한 물건이 아니었다. 따라서 법적 분쟁에서도 통상 위자료 인정을 받지 못했다. 다만 A 씨의 책임은 더 막중해질 수 있다. 보호자의 보호 감시 태만이 적용될 수 있다. 어린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다 아이가 찻길로 갑자기 뛰어들어 사고가 난다면, 그 책임의 일부가 보호자인 부모에게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애매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반려동물의 경우 TV에 출연하고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주인이 아닌 반려동물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반려동물이 다쳤거나 죽었다면 향후 치료비나 상실 수익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진다. 향후 치료비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치료비를 합의 시점에 책정해서 선지급하는 것이다. 상실 수익은 사고로 수익 창출 능력이 전부 혹은 일부가 없어졌을 때 이를 책정해 지급하는 것이다. 즉 향후 반려동물의 치료비와 미래의 수익까지 일시에 보상받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재물은 형사소송으로 번지기 힘들다. 고의로 동물을 상해하거나 살해했을 때도 형사적 처벌을 받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동물이 물건이 아니게 되면 고의로 동물을 다치게 하거나 죽일 경우 형사소송이 진행될 수도 있다.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펫보험도 대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펫보험은 반려동물 실손보험 개념이다. 반려동물이 질병에 걸렸거나 다쳤을 경우 실제 치료비의 일부를 보상하는 게 펫보험 약관의 골자다. 펫보험도 민사뿐만 아니라 형사적 책임까지 보상받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즉 바뀌는 동물의 개념에서 현재 펫보험은 극히 일부분만 보상될 뿐이다. 보상의 현실화를 위해 펫보험 개정이 필수라는 의미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펫보험은 사실상 반려동물의 실손보험이 골자”라면서 “현재 펫보험으로 개정될 민법의 동물권을 보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는 선언적인 법조항만 변경되는 것이지만 향후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며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진행되면 펫보험 시장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 “어려운 공공언어, 국민 알 권리 침해하는 것”

“지자체 홍보문구·공공기관 사업명 외국어 일색...개선 시급” “대다수 공감에도 개선 더뎌...공공언어 소통문화 잘 가꿔야”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어려운 말을 마구 남용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의 일갈이다. 그러면서 “쉬운 표현으로 국민들에게 정보를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너무 소홀히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물질적인 손해를 보고 권리를 빼앗겼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여러 형태로 자기주장을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말이 이리 어려운데도 사람들은 왜 그렇게 못 알아듣게 어렵게 쓰느냐고 따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모른다는 것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편협한 분위기 때문일까. 그런데 정보를 놓친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만큼이나 큰 손해를 가져올 뿐 아니라 알 권리를 빼앗기는 권리 박탈이 되는 것을 따지고 주장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국어기본법 제24조에 따라 전국 21개 국어문화원이 모여 설립한 사단법인이다. 2005년 국어기본법 시행 이후 국어상담소가 생겨났고, 이어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가 출범했다. 국어상담소와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가 2008년 각각 국어문화원과 전국국어문화원연합회로 바뀌었다. 김 회장은 2019년 전국국어문화원연합회 제7대 회장으로 취임했고, 2020년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가 만들어지면서 초대 회장을 맡았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우리 사회의 국어문화를 바르게 세워가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공공언어에 대한 상담, 교육, 개선 활동 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공공언어 개선사업은 우리 사회의 공공영역에서 사용되는 국어가 쉽고 바르고 품격 있게 표현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일이다. 공공언어가 지켜야 할 국어 관련 사항들을 제시하며 잘못 쓰인 것을 알리고 공공언어 사용자들이 이 일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쉬운 표현으로 정보를 알리자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김 회장은 뉴스핌 월간 ANDA와 인터뷰에서 국어문화원연합회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공공언어 개선사업은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다듬기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국어문화원이 합세, 새로 들어오는 외래어들을 우리말로 대체해 쉬운 표현을 써줄 것을 권하며 홍보하고 있다. 김 회장은 “각 지역의 거점 국어문화원들도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 언론사와 함께 해당 지역의 공공언어를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공문서와 누리집 등의 보도자료 진단과 교육, 우리말 가꿈이 활동, 국어책임관 연수, 공공언어 학술 연구, 조례 제정 자문 참여 등이 주요 활동”이라고 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공공언어 개선사업의 중심에는 국민의 알 권리 존중을 위한 책임의식이 작동해야 하는데 국어 관련 단체 외에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공공영역에서는 이를 소홀히 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말의 특성인데 어려운 용어를 쉽게 쓰자고 제안하니, 어찌 보면 규제를 하는 것이 돼 은연중에 반항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공공언어 쉽게 쓰기를 실천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투철해야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데 자꾸 벽에 부딪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체어로 제시한 것들 중 실제 공공언어로 사용되는 예가 너무 적어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어려운 외래어나 외국어가 남용되는 것을 막는 데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말에 따르면 공무원, 언론 종사자와 같이 공공언어를 작성하는 쪽과 일반 국민 사이에는 큰 괴리감이 있다. 뉴스를 쉬운 말로 보도하자는 이야기를 하면 주변에선 모두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적극 공감을 한다. 말이 너무 어려워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고, 요즘 바보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려운 말이 섞여 있어 그랬던 거라고 억울해하는 이도 적지 않다. “많은 분이 한결같이 공공언어 개선사업을 찬성하며 응원한다. 우리가 제시한 새말 대체어에 대한 국민 공감률 조사 결과를 보면 90% 이상이 공감하고 있다. 지방의 홍보 문구, 공공기관의 사업명들도 외국어 일색인 때가 있었는데 요즘 쉬운 우리말 사용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책임의식 부재,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도 김 회장은 차근차근 한발 한발 내딛고 있다. 그는 공공언어 개선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리 사회는 소통문화를 잘 가꿔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언어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 김 회장은 “내가 무식한 게 아니라 배우지도 않은 단어를 무책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나무라는 일이 정당하게 인식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런 문화가 돼야 우리 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가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하는 길은 국어로 소통하는 길밖에 없다. 국민이 사회의 중요한 정보들을 놓치지 않고 이해해야 시대의 변화를 알게 되고 그를 바탕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꿀 수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국어문화원연합회 외에 한국공공언어학회장도 맡고 있다. 본업인 대학 교수 직까지 1인 3역이다. 힘들지 않으냐는 물음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는 국어의 소중함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동기 부여가 잘되고, 한국공공언어학회를 통해서는 공공언어 개선 관련 연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오히려 감사를 표한다. “어색하고 이상하게 만들어진 말 같아도 쓰다 보면 곧 익숙해진다. 잘 만든 말도 많다. 공공언어 사용자들이 솔선해 쉬운 표현을 찾아 써도 좋다. 이런 식의 협조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으면 공공언어 개선은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새로 생긴 개념이 외국에서 비롯된 것이면 그 외국어가 먼저 사용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말로 대체어를 만든다고 해도 이미 그 외국어가 더 익숙한 듯 느껴지게 되고, 그 단어를 그냥 쓰는 편이 쉽다. 외국에서 생긴 개념을 한국어 표현으로 바꿀 때 좋은 대체어가 언제나 잘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국어 표현을 잘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과제라서 공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국어학자와 어문 관련 종사자들이 협의해 우리말 대체어를 제시하면 마음에 안 들어도 사회적 약속으로 만들자는 배려심을 발휘하면서 협조해 주면 참 좋겠다.” 김 회장의 마지막 당부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전셋값 못 잡고 서민 잡은 임대차법 시행 1년 서울 평균 되레 1.3억 올랐다

치솟는 전셋값에 ‘脫서울’ 택한 세입자들 중저가 아파트 단지 몰린 노도강...올해 30% 상승 | 유명환 기자 ymh7536@newspim.com 정부가 치솟는 전셋값을 잡겠다며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했지만 시행 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1억3551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월평균 65% 수준으로 법 시행 이전 1년 월평균 72%보다 7%p(포인트) 줄었다. 새 임대차법이 아파트 집값과 전셋값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새 임대차법 시행 1년 동안 오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상승률로 환산하면 중저가, 중소형 주택이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30%를 웃돌았다. 임대차법은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지난해 7월 주도적으로 도입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실수요자가 몰리는 지역에 ‘역대급’ 전셋값 상승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역대급’ 전셋값...서울 3.3㎡ 2414만원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3.3㎡당 전셋값은 2414만원이다. 새로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1895만원에 비해 1년 새 27%가 올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도봉구다. 이 지역은 2020년 7월 ㎡당 평균 전셋값이 366만6000원으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 496만4000원으로 1년 만에 129만8000원이 오르면서 상승률 35%를 기록했다. 2016년 7월부터 2020년 7월까지 5년간의 총 상승률(26.5%)보다 높은 수준이다. 뒤이어 노원구는 395만6000원에서 521만2000원(32%)으로, 강북구는 413만원에서 537만2000원(30%)으로 상승했다. 노원구도 도봉구와 마찬가지로 지난 1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직전 5년간 상승률(26.5%)을 뛰어넘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반전세로 갈아타 새 임대차법과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 중과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 같은 결과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로 생긴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전세 놓던 집을 월세나 반전세로 바꿨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차법을 도입한 정부의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다. 특히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본격화된 후 월세 거래가 부쩍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를 살펴보면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거래는 6만1403건으로 전체 임대 거래의 34.9%에 달했다. 2018년 8월에서 2020년 7월까지 28.1%였던 것에 비하면 7%p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를 비판하는 무주택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40대 가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징계와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돌이켜보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살 수 있었던 시점도 있었지만 ‘부동산 정책에 자신 있다’, ‘지금 사면 후회할 것이다’ 자신만만한 정부의 이야기를 믿었다”며 “3억원짜리 전세가 내년에 5억5000만원이 된다고 한다. 결혼하고 거의 20년 동안 큰 싸움 없던 저희 부부는 요새 거의 매일 싸움”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부는 임대차법으로 임차인의 거주기간 연장, 낮은 임대료 인상률 등이 확인됐다며 긍정 평가를 내놨다. 임대차 갱신율이 시행 전 1년 평균 57.2%에서 지난 5월 77.7%까지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도입 초기 일부 혼선은 있었지만 신고제 자료를 토대로 볼 때 임대차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폭등이 본격화됐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세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전셋값 상승으로 갱신청구권이 소멸하는 내년부터는 더 심한 전세난이 올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1년간의 전셋값 급등세를 온전히 새 임대차법의 영향으로 풀이할 수는 없다”며 “임대차 3법은 물론이고 저금리, 전세의 월세화, 입주물량 감소 등 여러 가지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임대차법 시행 1년...앞으로가 더 문제 시행 1년이 된 임대차법은 전세 시장에 상당한 부작용을 낳았다. 당초 정부는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과열된 전세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봤다. 새 임대차법의 경우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임차인은 1회에 한해 기존 2년 임차기간에서 추가로 2년 더 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 전월세상한제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시 임대료 증액을 5% 내로 제한한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집주인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한다. 세입자를 압박해 재계약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물건이 줄고 신규 전셋값은 올라 세입자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에 거주하던 세입자들이 물량 부족과 전셋값 급등을 이유로 경기·인천으로 이동하는 탈(脫)서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만명 수준이던 서울 순유출 인구가 올해는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임대차법 시행 1년이 지나면서 갱신 계약이 1년 후부터 순차적으로 만기 도래한다. 교통과 교육 인프라가 좋은 지역은 대부분 최근 1년 새 2억~3억원이 올랐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금 마련하는 게 만만치 않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전세 시장은 지난해 시행된 임대차법과 도심정비사업 이주, 전세 품귀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며 “1년 후 갱신 만기가 대거 이뤄지면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전체적인 공급 부족과 임대차 3법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시 상승하는 부작용이 아파트 대체 상품인 빌라 등 비아파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8월 18일부터 시행되는 보증보험 의무 가입 등 임대차 시장 규제로 인한 피해는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며 “실질적으로 경제력이 달리는 젊은 세대나 영세 세입자들의 주거 환경이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중개형 ISA’ 인기 배당주 투자자에 깔맞춤

|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 ‘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ISA는 예·적금부터 펀드,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해 세금 혜택을 주는 계좌인데요. 올해부터 ISA에서 ‘국내주식 투자’도 가능해지자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2023년부터 부과될 ‘금융투자소득세’입니다. 기본공제금(5000만원)을 넘긴 금융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데 ISA 계좌로 낸 수익에는 전액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ISA는 배당주 투자자들에게도 ‘효자 상품’입니다. 배당수익에서 원천징수되던 배당소득세(15.4%)를 크게 아낄 수 있게 됐는데요. ISA 계좌 내에서는 배당·이자소득에 대해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나 3500만원 이하인 자영업자·농어민에게는 400만원까지 혜택이 커집니다. 비과세 한도 초과분에는 9.9% 이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됩니다. 즉 연봉이 4000만원인 직장인이 ISA 계좌에서 주식 배당금 등으로 50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초과수익금(100만원)에 대해서만 9.9%의 세금(9만9000원)을 냅니다. 그렇다고 아무 ISA 계좌를 만들어서는 안 되겠죠? 배당주 투자자를 위한 맞춤형 ISA는 증권사에서 출시하고 있는 ‘중개형 ISA’입니다. ISA에는 신탁형, 일임형, 중개형 세 종류가 있는데요. 이 가운데 ‘주식 투자’가 가능한 상품은 중개형 ISA뿐입니다. ISA 계좌 내 배당·이자소득에 대한 부분 비과세 혜택은 올해부터 본격 적용됩니다. 배당금이 높은 우선주나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을 선호하는 투자자에게는 아주 유용할 것입니다. 일문일답을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Q. 아무나 가입할 수 있나요? A. 19세 이상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소득이 없는 주부는 물론 15~19세라도 근로소득이 있다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서민층의 목돈 마련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최근 3년 내 금융소득종합과세(금융소득 연 2000만원 이상) 대상자는 제외됩니다. 또 ISA는 1인 1계좌만 보유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기존 신탁형·일임형 ISA 보유자라면 기존 계좌를 해지해야 중개형 ISA로 재가입할 수 있습니다. Q. ISA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이 있나요? A. 3년 의무가입기간이 있습니다. 법령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가 아니라면, 중도 해지할 때 비과세와 저율과세로 혜택 받은 세금을 뱉어내야 합니다. 다만 급전이 필요한 경우 납입 원금 내에서만 중도인출을 허용합니다. Q. 언제 가입하는 게 좋을까요? A. 주식 매매수익에 대한 비과세는 금융투자소득세 신설에 맞춰 오는 2023년 1월부터 적용됩니다. 현재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소득세가 없어서 당장 중개형 ISA에서 얻을 수 있는 비과세 혜택이 없습니다. 다만 ISA의 최소가입기간이 3년이라는 점에서 올해 가입한다면 2024년 하반기에는 해지할 수 있습니다. 달라진 비과세 혜택은 2023년 1월 1일 이후 해지되는 ISA부터 적용되므로 해지 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Q. 주식 배당금에 대한 세제 혜택은 올해부터 적용되나요? A. 맞습니다. 주식 배당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만큼 중개형 ISA 가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주식 배당금과 예·적금 이자, 채권형 펀드 수익 등 주식 외 금융상품 소득에 대해 순이익 200만원(일반 기준)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습니다. ISA만의 장점이 또 있는데요. 일반계좌에서는 수익과 손실을 합산하지 않고 수익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세를 매기는 데 비해 ISA 내에서는 손익을 합산해 순이익에 대해서만 과세를 합니다. Q. 무제한으로 투자할 수 있나요? A. 혜택이 큰 만큼 납입한도금액은 정해져 있습니다. 가입자는 연간 2000만원씩 5년 동안 총 1억원을 계좌에 담아둘 수 있습니다. 또 5년 한도 내에서는 전년도 미납금의 이월도 허용됩니다. 가입 1년 차에 1000만원만 넣었다면, 2년 차엔 3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게 됩니다. Q. 미국 등 해외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나요? A. 안 됩니다. 중개형 ISA로는 국내주식과 국내주식형펀드, 상장지수펀드(ETF)에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펀드의 경우 자산의 2/3 이상을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한 공모펀드 등이 해당됩니다. 다만 TIGER미국S&P500, KODEX미국나스닥100 등 국내에 상장한 해외주식형 ETF에는 투자할 수 있습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네이버와 달라요” 카카오 플랫폼 패권전쟁 전략

카카오, 상장 7년 만에 네이버 위협...시총 3위 접전 카카오 현금자산, 네이버의 3분의 1...적극적인 투자유치 | 나은경 기자 nanana@newspim.com 카카오와 네이버는 최근 몇 달 국내 시총 순위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상장일 당시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7조8679억원으로 네이버 시총의 31.5%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공격적인 사업확장 전략으로 최소한 주식시장에서만은 상장 7년 만에 네이버를 위협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경쟁사보다 자산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적극적인 외부 투자유치로 극복하고, 신속하고 자율적인 자회사 중심의 투자유치 전략을 꾀한 것이 단기간 내 급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분석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118개다. 이는 공시대상기업 71개사 중 SK 다음으로 많다. 경쟁사인 네이버(45개)보다는 세 배 가까이 많다. 카카오는 인수합병(M&A)에 공격적이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 6월까지 카카오는 총 47곳의 기업을 사들이며 국내 매출 500대 기업 중 M&A 건수 1위를 기록했다(네이버 30건). 올해만 해도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국내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잇달아 인수했다. 카톡으로 최강 플랫폼 지위 다져...신사업도 ‘자신’ 카카오톡 서비스를 시작한 지 11년이 된 카카오와 22년 전 포털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는 쌓아온 연혁이나 핵심 서비스의 차이만큼 신사업 전략도 판이하다. 카카오가 자회사들을 빠르게 분사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반면, 네이버는 신중하게 상장 시점을 고르면서 직접 투자를 택하는 편이다. 앞서 카카오는 연초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억달러(약 2300억원)를 유치했고, 지난 2018년에는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서 1조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외부자금 유치 대신 필요한 경우 지분교환과 같은 방식으로 타사와의 동맹을 꾀한다. CJ, 신세계와의 주식교환 사례가 대표적이다. 네이버의 경우 분사 대신 본사가 직접 신사업을 관리하는 편을 선호하기도 한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신사업 전략 차이는 양사 성장의 모태가 된 서비스 차이에서 비롯된다. 카카오톡은 유튜브 다음으로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월 249억분)으로, 어떤 서비스든 카카오톡과 연계하면 일정 수준의 이용자 수는 확보하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절대 강자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성장성이 엿보이는 다양한 신사업을 붙여 나갈 수 있었던 이유다. 카카오뱅크가 같은 시기 출범한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이용자 수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 것도 결국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의 유무가 결정적이었다. 반면 검색서비스로 성장한 네이버는 자사의 가장 큰 자산인 검색 데이터를 신사업에 활용하려면 자회사로 분사하는 대신 본사 아래에 두는 편이 낫다. 업계에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개발에는 카카오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 계열사 자율 vs 총알 많은 ‘네이버’는 신중 보다 직접적인 이유도 있다. 양사의 영업이익 및 현금성 자산의 규모 격차다. 8월 9일 종가 기준 카카오 시총은 약 65조원, 네이버의 시총은 약 73조원 수준으로 차이가 크지 않지만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카카오가 1575억원, 네이버가 2888억원으로 네이버가 약 1.8배 많다. 이 때문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것보다 자회사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편이다. 투자 집행 및 유치도 각 계열사가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3조8457억원으로 카카오(1조3569억원)의 3배에 가까워 자회사 상장을 통해 외부 투자금을 유치할 유인이 적은 편”이라며 “투자 여력 차이가 투자 전략 차이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문어발 확장’ 우려도 카카오는 지난해 계열사의 첫 기업공개(IPO) 사례이자 ‘따상’으로 화제가 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올해도 카카오뱅크가 최근 상장했고 카카오페이는 IPO를 앞두고 있다. 늦어도 내년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카카오의 공격적인 IPO 전략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시총 급등은 플랫폼 사업의 적극적인 가치 어필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IPO 모멘텀이 선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며 “네이버도 국내 네이버파이낸셜,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 등의 IPO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증권가 평가에도 네이버의 경우 자사와 45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네이버가 유일하다. 네이버의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의 대표 금융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 상장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의 사업확장이 언제나 시너지를 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영어교육 전문기업인 ‘야나두’를 흡수합병하며 교육 서비스에 진출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텐데 그때마다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도 “교육 등 카카오톡과 시너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전문 서비스에선 고전하고 있음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자식들만 100여 명...지주사 새 모델 만들까

2017년 코스피 이전 상장, 4년 만에 10배 가치 증권가 적정 시총 80조, 지분가치 43조 추정 “카카오톡 중심으로 계열사 비즈니스 똘똘 뭉쳐” | 백지현 기자 lovus23@newspim.com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 중 하나다. 시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로 사업 확장에 나선 카카오의 성장 스토리에 반응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상반기에만 11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호응했다. 이에 올해 1~6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개인투자자 순매수 순위 4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신흥 국민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일각에선 자회사 상장에 따른 할인 우려가 나오지만,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적정 시가총액을 80조원 수준으로 평가한다.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인 지주사 역할에 갇혀 있지 않고,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주사 모델을 세울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올해 60조 돌파...증권가 적정 시총 70조~80조 카카오는 2014년 포털사이트 다음과 합병한 뒤 3년 후인 2017년 7월 다음카카오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하고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이전 상장일인 2017년 7월 10일 카카오의 주가는 10만2000원, 시가총액은 6조9137억원 수준이었다. 연간 1만~2만원의 저조한 상승폭을 보이던 주가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자회사 상장 기대감으로 탄력이 붙기 시작한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올해 6월 11일 종가 기준 60조1525억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래 처음으로 60조원대에 진입했다.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지 4년 만에 몸집은 10배가 됐다. 단기간 급등세로 7월 들어 조정 국면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카카오 주가의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이 카카오에 부여하고 있는 적정 가치는 70조~80조원. 카카오 밸류에이션 방식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살펴보면 톡비즈, 포털 등 플랫폼 사업의 가치는 35조원가량으로 매겨진다. 주요 계열사(카카오게임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픽코마·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두나무)의 지분가치는 43조원으로 산정된다. 카카오의 밸류에이션 산정에는 대부분 증권사가 SOTP(Sum of the parts) 방식을 활용한다. 당초 증권사들은 카카오의 밸류에이션을 위해 인터넷 기업에 주로 적용되는 주가매출액비율(PSR) 방식을 사용했지만, 공격적인 M&A로 계열사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가치평가 방식을 SOTP로 바꿨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118개에 이른다. SOTP 방식은 말 그대로 사업별로 가치를 매기고 이를 합산해 기업의 적정 가치를 산정하는 기법이다. 주로 삼성물산, LG, SK와 같은 지주사들의 적정 주가를 추산할 때 이용된다. 카카오는 단순히 온라인 채팅, 포털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터넷 기업을 넘어 금융,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을 거느린 지주사로 거듭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픽코마 등 자회사들의 상장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118개 계열사, 카카오톡 플랫폼으로 뭉쳐 자회사 상장이 차례로 진행됨에 따라 일각에선 카카오 밸류에이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분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미 다수의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는 기존 지주사들은 SOTP 방식으로 지분가치를 평가한 다음 40~50%의 할인율을 적용해 적정 주가를 산정한다. 사업회사와 지주사의 가치가 중복으로 계산되는 더블 카운팅 때문이다. 국내 지주사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배 이하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카카오에 대해 기존 지주사들과 다르게 새로운 시각을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의 문법을 벗어난 새로운 지주사 모델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 가장 큰 이유는 카카오가 단순히 브랜드 관리나 재무투자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으로 그룹 생태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모바일 앱스토어에 처음으로 등장해 지난해 출범 10주년을 맞이했다. 첫 시작은 모바일 메신저에 불과했지만 소비자를 확보한 카카오가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속도는 매서웠다. 1년 만에 가입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은 게임, 쇼핑, 결제, 음악, 게임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현재 다양한 사업을 인큐베이팅해 독립 회사로 키우는 토양이 됐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지주사들은 사업 부문이 부재한 반면, 카카오는 모회사에 코어 사업인 플랫폼 사업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를 단순 지주사로 보지 않는 이유는 산하 사업들이 시너지로 똘똘 뭉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자회사들이 IPO를 하게 되면 그 시점에 필연적으로 지분 희석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분율 감소에 따른 소폭 조정 정도일 것이다. 기존 지주사에 적용되는 높은 할인율이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9월호

[칼럼] 카카오가 성장통을 극복하는 법

| 홍승훈 뉴스핌 자본시장 부장 겸 ANDA 편집장 다들 어린 시절 한 번쯤 경험해 봤던 성장통. 요즘 카카오가 겪고 있습니다. 은행이냐 플랫폼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이던 카카오뱅크. 일단 상장 후 시장이 플랫폼 쪽에 무게를 실어주면서 단기로는 논란이 일단락되는 분위깁니다. 나흘 만에 시가총액 35조원을 돌파, 기존 대장주 KB금융(22조원)과 신한지주(20조원)를 가뿐히 제쳤습니다. ‘메기인 줄 알았는데 상어였다’는 말도 들립니다. 그러자 역차별 논리가 등장합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이란 특례법을 적용받아 금산분리 등 각종 금융권 규제를 피해간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형 금융사들의 불만이자 위기감입니다. 잘나가는 카카오택시를 두고선 대기업 횡포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호출 서비스를 하면서 시장을 장악했는데요. 최근 호출 요금을 최대 5000원까지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택시기사의 90%가량이 카카오T에 가입돼 있고 앱 가입자 수는 3000만명에 육박합니다. 대리운전 업계도 울상이지요. 카카오가 업계 1, 2위 전화콜 대리업체와 손잡고 콜시장에 뛰어들자 중소영세 택시콜 업체들이 밥그릇을 빼앗길 처지에 몰렸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장사도 안 되는데 강력한 경쟁자까지 덜컥 들어오니 답답할 뿐입니다. 앞으로 사회 곳곳에서 이 같은 갈등은 이어질 듯합니다. 국민톡이 된 카카오톡, 모빌리티 플랫폼인 카카오T 등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에서 게임, 웹툰, 음원, 택배, 대중교통 예약 서비스까지 플랫폼 비즈니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사실 카카오의 이 같은 사회적 갈등은 예고돼 왔습니다. 초연결사회로 진격해 가는 요즘 기존 업체, 시장 주체의 손바뀜은 불가피합니다.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한 뒤 가격 올리기에 나섰다는 불만과 비난도 카카오가 떠안고 풀어가야 할 숙명 같은 것입니다. 다만 사회 곳곳의 갈등과 불만 파장이 애초 우려보단 확대되지 않는 분위깁니다. ‘공정’이 사회적 화두로 부각된 요즘 현실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데요. 재벌 혹은 기업의 비도덕적 행태나 사건이 벌어지기만 하면 전 국민 불매운동도 불사하는 요즘, 이상스러울만큼 카카오에 대한 국민 정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이유가 뭘까. 우리의 일상 속에서 손쉽게 활용되며 익숙해진 친근한 기업 이미지 때문일까. 흙수저로 입지전적인 성공신화를 일궈낸 창업자 김범수에 대한 기대와 믿음일까. 증권가에선 김범수의 파격적인 기부 선언이 카카오의 강력한 펀더멘탈이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범수 의장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올해 초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요. 국내 재계 역사를 봐도 조 단위 개인 재산 기부 약속은 전무후무한 사건입니다. 당시 기부 추정액이 5조원 안팎인데 이는 앞으로 더 커질 듯합니다. 상장을 추진 중인 알짜 카카오 계열사들이 여전히 줄을 잇고 있습니다. 김 의장은 이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한국 최고의 부자로도 등극했습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김 의장 자산은 카카오뱅크 상장 전을 기준으로 135억달러(약 15조5000억원)입니다. 나의 재산과 경영권을 어떻게 하면 자식들에게 돈 덜 들이고 물려줄까 머리를 싸매는 재벌들 이야기만 들어서일까요. 정체불명의 재단, 차명주식, 일감 몰아주기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들만 봐왔기 때문일까요. 당시 김범수의 기부 선언은 온 국민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돈 맛에 냉정한 주식시장도 호응했습니다. 김범수의 기부 선언(2월 8일 9만1400원)을 기점으로 5개월 뒤 카카오 주가는 16만3000원(7월 8일)까지 치솟았지요. 78.3%의 상승률입니다. 곧잘 비교되는 네이버의 경우 같은 기간 35만7500원에서 42만2000원. 18%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사실 선진국, 특히 미국 거부들의 사회환원과 기부 선언. 우리에게도 익숙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수십조원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환원한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이후 글로벌 기업 오너들의 기부 행렬은 줄을 잇습니다. 빈곤, 공정, 분배 등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가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물론 이 같은 선의 이면에는 전략적인 측면도 깔려있을 것입니다. 논란은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인터넷기업의 독점화에 대한 규제가 강도를 더해 가는 국면인데요. 중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이 같은 규제의 칼날이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플랫폼 사업은 비즈니스 특성상 특정 기업이 독점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어느 순간 사회적 역풍에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착한 척하지 않고선 더 이상 기업활동을 키워가기 어려운 시대적 상황을 맞고 있다는 얘깁니다. 최근 수년 ESG 경영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이 속속 생겨나는데 이들의 속내도 이런 글로벌 트렌드와 무관치 않습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B2C인 카카오 역시 글로벌 트렌드를 외면할 순 없었을 테지요. B2C 비즈니스 모델로 거머쥔 이익을 소비자에게 일정 부분 돌려주려는 노력 없이는 기업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인 점을 간파한 건 아닐까요. 줄을 잇는 계열사 증시 상장, 당국의 인허가 이슈 등 예고된 성장통을 감안한 판단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선의 없이 전략적으로만 판단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조 단위 재산 절반을 뚝 떼서 기부하겠다는 결심은 결코 쉽지 않았을 테지요. 그럼에도 성장통이 생길 즈음에 큰마음 먹고 절반을 떼서 내놓은 김범수의 결단.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그 이상의 가치, 존경과 신뢰는 카카오의 또 다른 강력한 펀더멘탈이 될 것 같습니다. 씁쓸한 뒷맛을 남긴 국내 대표적 분유 메이커, 피 튀기는 경영권 다툼을 보여주며 인상을 찌푸리게 한 모 항공사 등만 봐왔던 국민들로선 ‘사이다 카카오’가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8월호

‘여의도 아이돌’ 이준석 대표 대한민국에 MZ세대 화두 던지다

이준석 돌풍에 청년 온라인 당원 급증...‘나는 국대다’ 잇달아 흥행 “트렌드를 읽어야 대선 승리...키워드 정치 시대는 끝났다” 최재형엔 ‘신중’ 모드 vs 윤석열엔 입당 ‘압박’...“국민의힘, 악마굴 아닌 천사굴” | 김태훈 기자 taehun02@newspim.com 30대로 보수 정당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2030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 대표는 이른바 기존의 ‘여의도 문법’을 깨뜨렸다. 직설 화법으로 MZ세대와 공감대를 이뤄내는 데도 일단 성공했다. 연공서열 문화가 뿌리 깊은 보수 정당에서 이 대표의 당선은 한국 사회 전반에 큰 화제를 일으켰다. 이 대표는 2030세대의 소통 창구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는 데 이어 공정한 경쟁을 내세우며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30세대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지점은 일자리 문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기업들의 공개채용 등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나는 국대다(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를 통해 공개경쟁 토론으로 대변인을 선출하면서 여의도 정가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뉴스핌 월간 ANDA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요즘 그 누구보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이준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선에 온라인 당원 급증 이준석 대표의 당선은 안팎으로 이른바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그동안 보수 정당이 기득권, 부자 정당, 꼰대당 등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졌다면, 이 대표는 공정한 경쟁과 구체적인 공약 등을 바탕으로 ‘이대남(20대 남성)’들을 공략했다. 이는 국민의힘 당원 급증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사무처에 따르면 이 대표 당선 직후 전체 신규 당원 수는 지난해 대비 약 10배 급증했다. 눈에 띄는 점은 2030세대 비율이 약 40% 수준이라는 것.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온라인으로 당원에 가입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한 것이 적중했다. 사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기점으로 MZ세대의 ‘불공정’에 대한 불만은 높아졌다. 이에 이 대표는 대변인을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하는 ‘나는 국대다’를 꺼내들었다. 공정을 키워드로 젊은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대변인의 자격요건은 필(筆)과 설(舌). 다만 이 대표는 디지털시대화 상황에서 방송 출연이 잦아진 점을 감안해 필보다는 설이 중요해졌음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일선 전장이라 할 만한 곳이 시사방송 등인데, 우리 당은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적었다. 때문에 기자 출신, 보수 진영의 담론을 하는 정치평론가들에게만 의존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대표적 사례가 4.7 서울시장 선거”라며 “당시 당 밖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이 방송을 장악하고 있었고, 제가 그 안에서 오세훈 시장을 대변해도 수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토론배틀을 추진한 이유도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트렌드 읽는 후보가 승리...키워드 정치 끝나” 이준석 대표에겐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선 대선 후보들이 트렌드를 읽어야 하며 키워드 정치를 하는 순간 2030세대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대표는 내년 대선 키워드에 대해 묻자 “간단하게 트렌드를 읽는 사람이 승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당선시켰던 바람의 근원, 전당대회에서 이준석을 당선시켰던 바람의 근원에 무엇이 있었는지 읽어야 한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2030세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구체적이고 명확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1차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떠올려보면 2030세대의 지지가 단순히 끝나는 것이 아니어서 놀랐다. 2030세대는 굉장히 정책적인 면에서 반응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한 예로 자신이 공약했던 청년할당제 폐지와 공정경쟁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를 향해 “앞으로 젊은 세대는 더 이상 키워드 정치나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담보되지 않은 것들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공약으로 냈을 때 자신의 손해라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대선 주자들을 향해 말했다. “尹, 입시 데드라인 맞춰 원서 넣을 건가” 이 대표는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해 “늦어지면 무조건 손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 8월 말 ‘대선경선버스 정시 출발론’을 강조해 왔다. 국민의힘에서 대권에 도전하는 모든 사람이 모여 공정한 경선을 펼쳐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지난 3월 검찰총장을 사퇴한 윤 전 총장을 향해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례를 공부할 것을 주문했다. 과거 여의도 정가에 ‘새 정치’ 바람을 일으켰던 안 대표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애매한 태도를 취해 ‘간철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 2017년 대선 정국에서 ‘반기문 신드롬’을 일으켰던 반 전 총장 역시 정당 입당을 결정하지 못한 채 각종 논란에 시달리다가 결국 대권 도전을 중도 포기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 마지노선에 대해 “경선 버스가 출발할 시간을 8월 말로 잡은 것이고, 입당은 더 빨라야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는 “입시 데드라인에 맞춰 원서를 넣는 것도 아니지 않나. 진짜 우리 당에서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들어와 당원들과 소통하고, 당내 인사들과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선 경선이 시작되는) 8월 말에 맞춰 들어온다는 건 이미 도망가는 모양새”라며 “우리 당원들이 머리에 뿔 달린 사람들도 아니고, 우리 당원들과 소통하는 게 두려워 입당을 늦추는 것은 개연성이 떨어진다. 특히 당원들이 당외 주자들에게 너무 호의적이다. 호랑이굴이 아닌 천사굴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尹, 사퇴 후 3개월 충분한 시간...崔, 고심 후 결정”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 직을 사퇴했다. 이 대표는 사퇴 후 잠행을 이어가던 기간 윤 전 총장이 충분히 고민을 하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퇴임 후 행보에 대해 “ ‘왜 이렇게 일찍 나오셨지’란 냉정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기간”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제가 만약 3개월 동안 윤 전 총장의 위치였다면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다 만났을 것이다. 그가 부르면 대부분 다 왔을 것이다. 그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보냈나 평가해 보면 그 뒤에 3개월은 다를까, 또 그 뒤 3개월은 다르겠는가 하는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본인이 가장 돋보이는 자신의 시간이 왔는데도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앞으로는 잡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그분이 처음에 학자를 만났지만, 저는 그다지 감흥을 받지 못했다. 저도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기라성 같은 분을 많이 만났지만, 그런 분들을 만났어도 국민들은 별로 큰 이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지난 6월 28일 공직을 사퇴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선 냉철한 고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당외 주자들은 정치도 처음이고, 정당도 처음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치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최대한 길게 해도 된다”며 “공직에 있던 분들이 ‘공직을 마치고 나가서 국가를 위해 다른 봉사를 할 준비가 돼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고찰하는 시간은 길면 길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다만 자신의 이득을 따지는 고찰이라면 쓸데없는 시간일 것”이라며 “내가 지금 들어가면 유리하고 나중에 들어가면 불리하고, 제3지대에 사람을 모아 가겠다는 고민을 하는 건 혼자 사고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이재용 사면...“고독한 대통령 결단 필요” 여권에서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8월 15일(광복절) 사면 논의가 시작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구속 수감됐다. 수감된 지 4년이 넘었고, 광복절이 국민통합적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아울러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선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4대 그룹 대표들도 청와대에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면을 야당 입장에서 구걸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여야 협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시지 않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사면을) 요청한다고 해서 딱히 마음을 바꾸실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여야의 협치 모델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고독한 판단을 통해 선택하시면 그에 따라 정국이 짜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저도 탄핵의 정당성에 대해 부정한 적은 없다. 다만 탄핵 뒤 형사재판의 경우 김대중, 김영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조금은 엄격한 잣대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부담이 있을 것이다. 한번 엄격해진 법리는 많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과거로 회귀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께서 지금 사면을 결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상당한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차차기 대선 출마? “정치인은 위를 봐야” 단숨에 제1야당 사령탑에 올라선 이 대표. 그는 내년 3.9 대선에서는 연령제한(대선 출마 연령 40세 이상)으로 인해 출마 자격이 안 된다. 그러나 정가에선 이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차차기 대선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대표 역시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진 않았다. 그는 “저는 모든 정치인은 위를 바라봐야 한다고 얘기해 왔다”고 에둘러 답했다. 다만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고,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선 공약에 대해선 되도록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나중에 혹시라도 대선 출마를 생각해 볼 수 있는가’라고 묻자 “제가 당대표가 된 이유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특수한 바람, 변화의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중에 도전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 스스로 그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행법상 대통령 출마는 만 40세 이상만 가능하다. 1985년생인 이 대표는 내년 대선에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2030세대의 목소리가 커지며 이 대표가 헌정사상 최초로 보수정당 첫 30대 당대표로 당선되면서 그의 대선 출마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이준석의 인기가 상승했다는 것을 실감하는가’라고 묻자 ‘쿨하게’ 인정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전에도) 인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밖에 나가면 알아보시는 분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 이상으로 리액션을 해주신다”고 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1년 08월호

‘시급 1달러 점원이 낳은 억만장자’ 베조스의 발자취와 새로운 도전

가난 이겨내고 시총 2조달러 왕국 건설 브루킹스 “베조스는 이 시대 최고 혁신가” | 뉴욕=황숙혜 특파원 higrace5@newspim.com ‘주가 상승률 17만9184%.’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신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그가 수장으로 아마존을 이끌었던 27년, 이 회사 주가 상승률은 약 18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아마존 기업공개(IPO) 시 1만달러를 투자했다면 원금이 1792만8439달러로 불어났다는 얘기다. 베조스가 지난 7월 5일(현지시간)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그의 발자취가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개념조차 생소하던 27년 전 온라인 서점으로 간판을 올린 아마존은 책부터 사전과 의류, 가구, 신선식품에 의약품까지 수천 가지 아이템을 공급하는 공룡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쇼핑몰 이외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처음 개발해 IT 시장 판도도 바꿔놓았다. 휴대폰으로 원하는 물건을 주문하면 하루나 이틀 뒤에 문 앞에 배송되는 시스템은 27년 전 아마존의 출범 당시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소비자들 사이에 당연시되는 서비스는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 IT 기술까지 접목된 아마존의 거대한 공급망에서 탄생한 신세계다. 2018년 9월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에 이어 2조달러를 바라보는 아마존은 국내외 전통 유통업계의 시장을 잠식했고, 손에 잡히지 않는 디지털 세상에 말 그대로 거대한 왕국을 세웠다. 억만장자 베조스, 흙수저였다 이 정도 성공을 거둔 인물이라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조기 교육부터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았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실상 그는 시급 1.24달러를 받는 이민자 점원의 아들로 태어나 생활고와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다소 어두운 유년기를 보냈다. 베조스가 태어났을 때 부모가 지어준 이름은 제프리 프레스턴 요르겐센. 그의 부친 테드 요르겐센은 고교 시절인 18세 때 두 살 아래의 모친 재클린 기스와 만나 교제했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함께 멕시코로 떠나 가정을 일궜다. 하지만 생활고와 남편의 폭음에 이들 부부는 베조스가 17개월 됐을 때 갈라섰다. 기스는 쿠바 출신의 미구엘 베조스와 3년 뒤 재혼했고, 당시 네 살이었던 제프리 프레스턴 요르겐센은 제프리 베조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다. 모친의 재혼 뒤에도 경제적으로 불우한 생활은 지속됐다. 양아버지 슬하에서 자라야 했던 성장 환경이 성공을 향한 베조스의 열정에 불을 댕겼다는 것이 지인들 전언이다. 베조스는 가난했지만 출중한 학업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고교 시절 늘 학교에서 ‘톱’을 차지했고, 하버드 대학보다 입학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린스턴 대학에 조기 입학하는 결실을 거뒀다. 대학 졸업 후 뉴욕의 금융권에서 일을 시작한 베조스는 본래 온라인 서점이었던 아마존이라는 비즈니스를 구상하게 된다. 인터넷 ‘웹’의 연간 2300%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이 베조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는 인터넷 바깥세상에서는 존재할 수 없었던 온라인 서점을 열었다. 그의 나이 고작 서른이었다. 2010년 프린스턴 대학 연설에서 베조스는 당시까지만 해도 아마존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내에게 직장을 때려치우고 미친 짓으로 보이는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수많은 신생 IT 기업이 그랬듯 아마존이라는 비즈니스 아이디어 역시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럴 경우 어떻게 할지 별다른 대책도 없었지요.” 아내는 흔쾌히 베조스의 도전을 지지했다. 10대 시절부터 차고에서 태양열 조리기를 포함해 각종 발명품에 도전하며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베조스는 아마존을 창립해 직접 고객들이 주문한 서적들을 우체국으로 실어나르며 사업을 다져 나갔다. 아마존 신화, 이제 우주로 드론까지 띄워가며 IT 세상을 주도하는 오늘날의 공룡기업 아마존은 베조스가 발품을 팔아가며 다진 초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베조스는 말 그대로 선구자입니다. 온라인 쇼핑부터 배송 시스템, 클라우드까지 오늘날 당연시하는 기술과 서비스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죠.”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대럴 웨스트 연구원은 베조스를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라고 평가한다. “미래를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가진 인물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시장이 어떤 형태로 진화할 것인지 본능적으로, 그리고 매우 정확하게 알아차리죠.” 엔드포인트 테크놀로지 어소시에이츠의 로저 케이 애널리스트 역시 베조스가 타고난 경영자 겸 승부사라고 말했다. “매일 14층을 땀도 안 흘리고 뛰어다녔어요.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일이 없었죠.” 베조스의 비서로 일했던 앤 히아트는 그를 언제나 에너지가 넘쳤던 경영자로 기억한다.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아마존 신화도 지칠 줄 모르는 수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직에서 물러났지만 베조스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블루 오리진의 첫 유인 우주선 뉴 셰퍼드에 탑승, 우주 여행을 계획 중인 그의 다음 행보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2021.05월 ANDA
2021.06월 ANDA
2021.07월 ANDA
2021.08월 ANDA
2021.09월 ANDA
2021.10월 ANDA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민병복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