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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한 한일관계, 문화는?

2019년 11월호

냉랭한 한일관계, 문화는?

2019년 11월호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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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뜨거운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과의 무역·외교 전쟁은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가을,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화 영역은 의외로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문화계에서는 경색된 한·일 관계 속에 문화교류마저 끊어진다면, 국가 간에 완전히 등을 지자는 이야기와도 같다는 위기 의식이 감지되고 있다.

물론 갈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 속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뒤’에서 탈이 있었다. 공개 사흘 만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이 결정된 것. 다만 지난 9월 8일 전시를 재개하면서 주목받았다.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성료

올해로 11회를 맞은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지난 8월 29일부터 3일간 인천 송도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한·일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열린 문화장관회의에 한·중·일 취재진 열기도 뜨거웠을뿐더러 이 행사가 양국 화해의 키가 되리라는 기대도 컸다. 여러 관심 속에 진행된 3국 문화회의는 무탈하게 잘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개최 전 일본 아베 총리와 같은 파벌의 시바야마 마사히코 문부과학상의 참석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행히 마사히코 문부과학상은 일정에 차질 없이 참석했고, 3국의 문화교류 협력을 약속하는 ‘인천선언문’도 채택됐다. 특히 이번 선언문에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내용이 강조됐다. 미래 세대인 청소년 교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문화 협력 방안을 지지했다. 아울러 3국 문화산업 콘텐츠포럼 교류 강화와 3국이 연이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공동 문화 프로그램 지원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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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가운데) 문화체육관광 장관과 시바야마 마사히코 일본 문부과학상(왼쪽), 뤄수강 중국 문화여유부장(오른쪽)이 지난 8월 30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 홀에서 열린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인혁 기자]


문체부 관계자는 “정치, 외교, 경제 갈등이 문화로 확산되지 않도록 3국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냉랭한 한·일 관계에도 문화교류가 진행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번 아이치트리엔날레에서 소녀상 철거와 관련한 부분은 단호하게 조치해야 하지만, 인류 보편적으로 생각되는 문화와 관련한 교류는 경제, 관광, 외교와 달리 일반 국민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문화교류, 특히 시민들의 문화교류는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리적이고 불합리적인 것이 아니라면 정상적으로 문화교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정부도 정치와 경제, 외교에서 일어난 갈등을 문화까지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키아프, 일본 화랑 참여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한국국제아트페어 2019(KIAF ART SEOUL 2019, 키아프)는 올해 8만2000명을 모았다. 이는 지난해 대비 30%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다 관람객 수다. 올해는 배우 전지현, 소지섭, 월드스타 BTS의 RM과 뷔 등이 다녀가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9월 25일 개막해 나흘간 이어진 키아프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아시아 미술시장의 여러 변수 속에 오히려 주목받았다. 홍콩의 민주화 사태가 지속되면서 미술계는 동북아시아권으로 눈을 돌렸고, 그중 서울에서 열리는 키아프에 시선이 쏠렸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 관계자는 “올해 키아프는 해외 유명 갤러리 디렉터들이 다녀갔고 관심을 보였다”며 “다양한 층의 컬렉터와 새로운 컬렉터의 구매력, 국제 스타 등 셀럽의 방문을 눈으로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0년에는 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 미술행사가 있어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마켓으로 부상 중인 서울이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키아프가 개최되기 전만 해도 아이치트리엔날레 소녀상 전시 중단에 일본과 연관된 연극 두 편이 취소되며 키아프도 한·일 관계의 영향을 받으리란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기우였다. 이번 키아프에 일본 화랑은 7곳이 참여했다. 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아가 ‘토크 프로그램’에는 아트 컬렉터이자 요코하마 예술디자인대학 미야츠 다이스케 교수가 아티스트 정연두와의 인연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화랑협회 관계자는 “4월에 이미 키아프 참가 등록을 마쳤다. 일본의 경제 보복과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등 일본과 갈등이 심해졌지만 키아프는 민간 교류이다 보니 정치적 이슈와 불편함은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야츠 다이스케 교수와 아티스트 정연두의 토크 프로그램 역시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생각해 본다면 정치적 이슈로 인한 거부감이 특별하게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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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가운데) 씨와 김운성(왼쪽) 씨가 기획전 첫날인 8월 1일 소녀상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미술관, 박물관 교류도 이상 무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도 일본의 미술관, 박물관과 차질 없이 교류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과 보존과학’ 국제 학술심포지엄을 지난 9월 17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일본 도쿄예술대학과 공동 개최했다. 2013년부터 매해 보존 분야 학술 행사를 개최해 왔고, 올해도 문제 없이 예년처럼 이어왔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올 하반기 ‘가야전’ 전시를 앞두고 문화재 교류 전시를 위해 지난 8월 일본 도쿄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한 차례 포럼을 진행했다. 이어 순회전시와 관련해 긍정적인 이야기도 나눴다. 오는 12월 3일부터 2020년 3월 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펼쳐지는 ‘가야본성-칼과 현’은 2020년 일본 도쿄국립역사민속박물관(2020년 7월 6일~9월 6일)과 규슈국립박물관(2020년 10월 12일~12월 6일)에서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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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부스 전경. [사진=(사)한국화랑협회]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포럼에서 박물관 관계자와 가야전 전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문화재 교류와 전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교류에서 문제가 생기면 양국 간의 교류는 끝난 것과 다름없다. 문화교류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적 분노를 샀던 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소녀상 전시 재개는 예술인들의 힘을 보여준 사례다. 자유로운 담론이 오가는 예술계에서 정치로 인한 전시 중단 사태는 한국 작가뿐만 아니라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그 결과 극우세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65일 만에 전시가 재개됐고, 전시 하루 만에 하루 1000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전 세계를 무대로 미술 활동을 펼치는 양혜규 작가는 “전 세계가 우경화되는 문제가 미술에서도 드러났다”며 “제가 들은 바로는 너무나 많은 항의전화가 걸려오고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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