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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 TV 시대로] 삼성·LG, 글로벌 차세대 TV 시장 주도한다

2019년 11월호

[8K TV 시대로] 삼성·LG, 글로벌 차세대 TV 시장 주도한다

2019년 11월호

“ ‘8K 화질 논란’은 TV 산업 한 단계 발전 위한 과도기에서 나온 이슈”
삼성·LG 중심으로 ‘LCD’ 벗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 뜬다
QD디스플레이·OLED·마이크로LED 등 빠른 시장성 확보가 관건

| 백진엽 기자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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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오픈한 ‘더 월 쇼케이스(The Wall Showcase)’. [사진=삼성전자]


월드컵과 올림픽 등 4년마다 열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가전업계에 기회와 도전의 장이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이 다시 업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중계방송사인 NHK가 8K로 생중계하겠다는 계획이다. 8K TV는 화면 가로에 약 8000화소, 세로에는 약 4000화소가 촘촘하게 박혀 전체적으로 한 화면에 약 3200만 화소가 있는 TV다. 4K TV보다 화소 수가 4배 정도 많다.

글로벌 ‘8K TV’ 시장의 양대 산맥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양사 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을 멀찍이 밀어냈다. 하지만 국내에서 양사는 치열한 화질 논란을 벌였다. 이 또한 다음 세대로 넘어가기 위한 성장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TV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신경전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았다. 화면 크기부터 시작해 화소 수, 패널 기술,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 다양한 이슈를 두고 기업들은 이합집산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TV는 한 단계 발전된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왔다.

올해 이슈 역시 한국 기업들끼리 갈등을 빚어 ‘집안 싸움’으로 비춰지기는 하지만, TV 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다양한 전망이 나오지만, 많은 전문가는 ‘LCD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예상을 내놓는다. 이 과정에서 삼성과 LG가 차세대 TV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불거진 것이 이번 논란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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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TV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실장 이강원 상무가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에서 유튜브 사이트의 8K 영상재생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삼성·LG 주도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뜬다

차세대 TV용 디스플레이로 떠오르는 것은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LED 등이다. 한국과 일본 등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체들은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물량공세로 기존 시장 수익성이 악화되자 신시장을 창출, 돌파구로 삼으려는 태세다.

강민수 IHS마킷 수석은 “TV,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LCD 패널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며 “반면 장기적으로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QD디스플레이는 삼성이 차세대로 낙점한 기술이다. 적색과 녹색, 청색 등 빛의 3원색 가운데 청색을 광원으로 쓰고 그 위에 적색과 녹색 QD 컬러필터를 통해 색 재현력을 높이는 기술을 말한다. 퀀텀닷은 입자 크기에 따라 빛과 전기 에너지를 공급받을 때 각기 다른 색을 방출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이용하면 디스플레이 수명을 늘릴 수 있다. QD를 활용한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밝다. 현재 약 600만장에서 2023년 1300만장으로 2배 이상 증가가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월 10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까지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총 13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초격차 전략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삼성은 이 투자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 간다는 계획
이다.

QD 신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QD 재료연구와 공정개발 전문인력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로 신규 채용 외에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투자를 바탕으로 사업 초기부터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후방업체와 생태계 강화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원천기술 내재화 및 부품경쟁력 제고, 신기술 해외유출 방지를 이뤄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자연색에 가까운 빛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QD는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성장 비전”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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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KES 2019’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8K 주도하는 삼성, 대규모 투자로 QD 속도 낸다

삼성전자는 ‘8K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풀HD에서 4K로 전환될 때보다 4K에서 8K로 넘어가는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8K TV 예상 판매량은 올해 21만5000대에서 내년 85만3900대로 4배 이상, 3년 뒤인 2022년에는 282만대로 더 큰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삼성은 다른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8K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8K TV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입지를 다지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가격대를 4K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면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현재 삼성전자의 8K TV 라인업은 55·65·75·82·85·98형으로 6가지다. 경쟁사들도 8K TV를 내놓고 있지만 삼성전자만큼 다양하지 않다. 판매 가격은 65인치 기준 3000달러(미국 삼성닷컴)로 2600달러인 같은 크기의 4K 제품과 400달러 정도 차이다. 출시 1년이 채 안 됐지만 판매 국가도 60개국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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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QD와 별개로 마이크로LED로 대화면 시장 공략

삼성의 디스플레이 전략은 투 트랙이다. 또 하나의 트랙은 마이크로LED. 빛을 내는 LED 소자를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드는데, 크기나 해상도에 제약이 없는 것이 강점이다. 대표적 제품으론 삼성전자가 선보인 100인치 이상 TV ‘더 월’이 있다. 휘도가 높아 외부에서 사용해야 하는 증강현실(AR), 웨어러블 기기 등을 제작하기에도 유용하다. 이를 통해 초고화질·대화면 TV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초소형 LED를 이용한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백라이트·컬러필터를 없애고 LED 자체를 광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밝기·명암비·색재현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김영우 한국광기술원 박사는 “마이크로LED는 야외에서도 화면이 잘 보이는 등 기존 올레드보다 장점이 있어 상당히 주목되는 기술”이라며 “다만 전사가 쉽지 않다. 패널 하나를 통째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눠 만들어서 붙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마이크로LED 시장 확대를 위해 판매 대상을 기업 전용에서 소비자용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 2월 상업용 제품인 ‘더 월 프로페셔널’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홈 엔터테인먼트용으로 ‘더 월 럭셔리’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더 월을 감상할 수 있는 체험공간도 열었다. 글로벌 3번째이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모듈형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더 월을 감상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판매 업체인 ‘오드(ODE)’와 협업해 전문 매장인 강남 ‘오드포트(ODEPort)’에 약 86㎡(약 26평) 규모로 체험공간을 꾸몄다. 오드는 덴마크의 스타인웨이 링돌프(Steinway Lyngdorf), 독일의 버메스터(Bermester), 프랑스의 드비알레(Devialet) 등 하이엔드 오디오 15개 브랜드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을 시작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더 월을 통한 새로운 시청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공식적인 국내 판매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더 월 쇼케이스는 일대일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게 컨설팅부터 체험, 구매, 설치 등 맞춤형 고객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된다.

김석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국내 최고의 디스플레이와 하이엔드 오디오를 결합해 국내 프리미엄 AV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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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19 한국전자전(KES 2019)’에서 QLED 8K TV를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LG, 8K보다 OLED 발전에 집중...폼팩터 혁신도

LG전자는 시속 150~160㎞ 강속구를 뿌려대는 정통파 투수라고 할 수 있다. 프리미엄 TV 시장의 큰 줄기인 OLED 진영의 맹주를 자임하고 있다. 최근 삼성의 QLED를 대놓고 OLED가 아니라 LCD라고 공격한 것은 OLED의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나는 TV는 OLED TV가 유일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이는 한편으론 삼성의 QLED나 중국 업체들로 인해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 하지만 LG전자가 여전히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의 강자임은 분명하다.

이러다 보니 8K 시장에서는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제품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일단 OLED 4K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 시장성이 큰 시장에 더 집중하고, 8K는 본격적인 성장이 진행될 때를 대비해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따라간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OLED가 아닌 나노셀 8K TV와 QLED 8K TV를 경쟁구도에 두고 비방전을 펼쳤다. 이는 자사의 OLED TV를 LCD TV 계열인 두 제품군보다 우위에 두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었다. LG전자의 이 전략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4K TV 제품군에서는 원래 나노셀보다 OLED 판매량이 더 많았지만, TV 광고 후 OLED 4K TV 판매량이 더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LCD 라인을 퀀텀닷 디스플레이 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LG에서는 본인들의 전략이 맞았다고 환영했다. 다만 LG 입장에서는 삼성의 QD디스플레이 양산 목표인 2021년 이전에 OLED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과제도 생겼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CES에서 선보인 ‘롤러블 TV’처럼 패널 방식의 변화보다는 기기의 형태, 즉 폼팩터에서 혁신을 주는 제품을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CES에서 전 세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롤러블 TV는 최근 한국전자전에서도 전시돼 국내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TV를 껐을 때 검은 화면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말고, 아예 없애 공간 활용도 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개발된 롤러블 TV는 두루마리처럼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로 인해 혁신적인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말리는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만큼 현재까지 선보인 롤러블 TV 외에 다양한 폼팩터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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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그니처 올레드 8K TV 제품. [사진=LG전자]


TV 시장, ‘非LCD 대 LCD’로 재편

전 세계 TV 시장 1위를 놓고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탈LCD’에 나서면서 글로벌 TV 시장은 ‘非LCD 대 LCD’로 재편될 전망이다. 가격대별로 나누면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화질이 뛰어난 QD디스플레이와 OLED TV가, 중저가 시장에서는 LCD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QD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만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있다. 중국 업체가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또는 미래 TV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다만 기술별로 단점도 존재하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빨리 단점을 보완해 시장성 있는 제품을 선보이느냐가 관건이다.

일단 OLED는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과 번인 현상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삼성이 OLED가 아닌 차세대 기술로 QD디스플레이를 낙점한 것도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제품을 내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QD디스플레이의 경우 이제 막 투자 계획이 확정됐다는 점이 단점이다. 제품 출시 시기가 2021년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개발부터 안정적 양산까지 최소 3~4년이 요구된다. 더욱이 8K 제품이 나온 상황이라 난이도도 높다. 다만 아직 기술 투자가 확정되지 않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다.

마이크로LED의 단점은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데 있다. 일단 LED칩 수율이 높지 않고, 대형 제품일 경우 화소 수만큼 LED를 심어야 하는데 동시 작업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화소 수 2500만이 넘는 4K 화질의 TV라면 1초에 1개만 심어도 시간 부담이
크다.

이와 함께 각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은 현재 가격이 비싸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도 공통적인 단점이다. 마이크로LED의 경우 삼성전자가 출시한 제품은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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