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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는 기본, 자녀 혼사까지” 유능한 PB는 “가족보다 낫다”

2019년 11월호

“자산관리는 기본, 자녀 혼사까지” 유능한 PB는 “가족보다 낫다”

2019년 11월호

|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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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프라이빗 뱅킹(PB) 관리를 받으려면 수십억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뉴스를 보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특히 증권사들은 은행보다 장벽도 낮고, 조금씩 자산을 증권사 쪽으로 옮겨볼까 생각 중입니다.” (30대 회사원 김모 씨)

‘증권사 PB’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 있는 PC를 반출하는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 PB가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정 교수가 VIP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음에도 PB가 개인적인 업무들을 수시로 챙긴 것으로 전해지면서, 증권사에는 VIP 기준에 대한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금융자산만 2017조, 부자 잡기 증권사 PB 경쟁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9월 발표한 ‘2019 한국부자(富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는 약 32만명, 이들의 총 금융자산은 2017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스피(KOSPI) 지수가 급락한 탓에 자산 증가율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금융자산 규모는 지난 2014년 1542조원보다 무려 30.8%(475조원)나 늘었다.

부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금융사들이 관리해야 할 고객도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은행·증권사들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개인의 자산관리는 물론 자녀 입시에서 결혼, 상속, 증여 등 전방위 PB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 중이다.

물론 PB서비스를 받으려면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예치 자산도 그중 일부다.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PB서비스를 받으려면 30억원 이상의 자산을 맡겨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사는 문턱이 조금 낮은 편이다. 물론 금액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는 다르겠지만, 10억원 이상 맡기면 특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우수고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소 자격요건 기준을 낮췄다. 우대고객 등급 단계를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늘리면서 우대고객 등급을 신설, 연평균 자산 5000만원만 있다면 우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최소자산 유지 기준을 기존 연평균 1억원 보유에서 5000 만원 이상으로 내린 것이다.

또한 삼성증권은 자산 3억원 이상의 ‘아너스’, 자산 10억원 이상으로 일정 기여수익 이상인 ‘아너스 프리미엄’과 자산 30억원 이상의 ‘SNI 아너스’ 등급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자산 10억원 또는 30억원 이상 보유 고객이더라도 회사가 정한 수준 이상의 기여수익을 기록하지 못하면 삼성증권의 우대고객이 될 수 없었으나, 올해부터는 자산 30억원 이상 최고 VIP 고객등급 산정 시 기여수익을 따지지 않기로 했다.

삼성증권의 우대고객 서비스는 다양하다. 우대 등급은 문화공연 초대 및 할인 등을 제공하는 ‘아너스 컬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아너스 등급이 되면 공항 다이닝, 호텔 다이닝 등이 제공된다. 아너스 프리미엄이 되면 명인이 제작한 수제품 등이 들어 있는 기프트와 특급호텔 애프터눈 티, 다이닝 서비스, 프리미엄 차량세차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NI 아너스 회원은 앞선 서비스에다 공항 의전 서비스가 더해진다. 또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전문가들이 직접 맞춤형 자산컨설팅과 세무, 부동산, 법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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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총 5등급으로 고객을 나누고 있다. 고객 자산평균과 수익, 펀드상품 가입 등을 고려해 점수를 매긴다. 300점 미만은 패밀리, 300점 이상은 프라임, 1000점은 골드, 1만점은 로얄, 2만점 이상은 VIP로 분류한다. 자산은 10만원당 1점으로 환산되며 최대 1만점까지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산 규모 10억원일 경우 자산 조건에서 1만점이 충족돼 로얄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수익률 및 거래실적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의 VIP 서비스는 다양하다. 자산관리 세미나는 기본. 명사 초청 강연이나 클래식 콘서트 및 오페라 관람, 와인클래스, 골프 등 다양한 행사에 초청된다. 물론 고객 요청 시 자산관리를 위한 세무 서비스도 상시 지원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총자산 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를 ‘톱클래스’로 분류하고 이 중에서 ‘프리미어 블루 멤버스’를 선정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산 기준으로 10억원 이상인 고객은 △종합자산관리(자산관리 자문서비스, 포트폴리오 제안, 보유자산 진단, 추천상품 제안/자문 서비스(세무, 부동산 컨설팅, 신고대행 서비스, 부동산 매매자문) △제철 먹거리 정기배송(연 3회 계절별 제철 농산물로 구성해 발송) △프리미엄 기프트(전용 온라인 몰을 통해 멤버십 등급별로 구성한 기프트 중 연 1회 신청 가능)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다양한 기준으로 고객을 나눠 ‘오블리제클럽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은 자산 규모 및 수익 등으로 선정한다. 서비스로는 GVC(글로벌 인프라 호텔 등) 포인트를 제공하고 명절 선물, 경조 화환, 서울대병원 우대서비스, 매거진 발송, 세무·부동산 컨설팅, VIP행사 초대권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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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가 최근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문화행사.


“신뢰 쌓아야 자산 맡겨” 가족 대소사도 챙겨

올해 초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스카이캐슬’에도 PB가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을 만나게 해주고, 자녀들과 입시코디를 짝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실제 PB들은 입시 등 VIP고객 자녀 케어를 진행하고 있다. A증권사의 한 PB는 한 고객의 자녀 입시 상담을 도와줬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의 입시를 위해 친한 지인을 통해 학원을 소개해 주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게 해줬다. 다행히 고객의 자녀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다. 실제 A증권사의 한 PB는 한 고객의 자녀 입시 상담을 도와줬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의 입시를 위해 친한 지인을 통해 학원을 소개해 주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게 해줬다. 다행히 고객의 자녀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다.

자식들의 혼사도 책임진다. 일부 금융사의 경우 VVIP의 자녀 중 미혼 남녀의 일대일 만남을 주선하는 서비스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전문 커플매니저가 대면상담을 통해 최적의 상대를 추천해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다. 실제 이 서비스를 통해 40쌍이 결혼했다고 알려져 있다.

자녀 노릇을 하는 경우도 있다. B은행 한 PB는 70대 고객의 건강검진 예약을 돕고, 수시로 건강 상태를 물으며 연락을 한다. 골프 동행 등 운동도 함께 즐긴다.

이처럼 PB들은 고객을 비롯해 가족 대소사까지 챙기며 이른바 ‘집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직 PB들은 이에 대해 고객과의 ‘신뢰’를 위한 영업 방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PB는 “업무시간 외에도 꾸준하게 고객과의 스킨십을 쌓아야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투자 외에도 개인적인 업무를 도와줘야 고객들도 PB를 신뢰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거액자산가들은 다양한 기관들과 거래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우리보다 자산관리에 능통할 때가 많다”며 “때문에 인간적인 신뢰가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 조언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PB는 “거액자산가들의 자산을 증권사로 이동하게 하는 건 쉽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에서는 적은 금액을 맡기더라도 VIP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도운 PB 얘기가 나왔을 때 우리 사이에서는 크게 놀랄 이슈는 아니었다”며 “고객과 친밀도를 높이고 그간 다양한 일을 도왔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물론 PB들의 이 같은 노력은 수익으로 직결된다. 금융업계에서 VIP를 상대하는 PB들의 연봉은 수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기본급에 성과에 따른 보너스가 더해지는 식이다. 종종 연봉킹 순위에 PB들의 이름이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PB에게는 고객을 어디까지 도와야 한다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에 의해 고객을 관리하고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용설명회에 가보면 아직도 PB직군의 인기는 높은 편”이라며 “자신이 노력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고객들과 다양한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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