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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을 통해 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지소미아 종료’ 철회할 세 가지 변수

2019년 10월호

일본 언론을 통해 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지소미아 종료’ 철회할 세 가지 변수

2019년 10월호

북한의 미사일 발사
미국의 압박과 개입
한일정상회담 개최


| 오영상 기자 goldendog@newspim.com


일본이 한국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지난 8월 28일 시행했다. 한국은 이에 대한 대항 조치로 오는 11월 기한이 만료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 요구에도 청와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철회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한·일 간의 갈등과 대립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미 관계는 물론 한·미·일 3국 공조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철회하고,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가능성은 없는 걸까. 일본 언론을 통해 살펴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미국의 압박 △한·일 정상회담 등이 상황을 바꿀 세 가지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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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8월 24일 동해상을 향해 두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은 7월 25일 이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7차례 발사체를 발사했다”며 “특히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의 미사일 발사는 한·일 공조 체제를 시험해 본 것으로 추측된다”고 보도했다. 시즈오카(静岡)현립대학의 오가와 가즈히사(小川和久) 특임교수는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따른) 한·미·일 군사 공조의 반응을 보고 있다”며 “지소미아 파기까지는 아직 3개월이 남아 있지만 한국이 일본에 정보를 제공할지, 또는 한국이 일본에 정보 제공을 요구할지를 판별해 보기 위한 발사가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도 한국보다 먼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응을 보였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염두에 두고 “북한도 지역 정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한·일 양국과 미국을 포함한 한·미·일 3국의 벌어진 틈을 노린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조기경계위성을 통해 한국과 일본에 정보가 전해진다. 그 후 양국의 레이더를 사용해 종류와 궤도 등을 분석해 필요하다면 요격 태세에 들어간다. 한·일 양국의 지리적 조건에 따라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지소미아에 근거해 정보를 교환해 왔다. 일본에서는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가 낮고 변칙적인 궤도를 그린다는 점에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의 레이더에서는 탐지가 어려워 한국의 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방위성 등 일본 정부 내에서는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영향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정보 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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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압박 또는 개입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압박하거나 양국의 관계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지소미아 파기에 의해 한·일은 미국을 매개로 방위 기밀을 공유하게 된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각각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됐으며, 이는 긴급 시 신속한 대처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지지통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 것은 이러한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25일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한민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에 대해 깊이 실망했고 우려된다”면서 “이것은 한국의 방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미군에 대한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달 27일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지소미아가 11월 종료되기 전에 한국이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 당국자는 “11월 22일까지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다. 미국은 한국이 그때까지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며 “지소미아로 돌아가려면 할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미국의 압박 가능성을 지적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은 안보 문제에 있어 한·미·일 3국 간 연계와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택수 한국정책재단 전 이사장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게 한·미·일 협력공조 체제”라며 “미국으로서는 아시아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손실감이 클 것이고, 무언의 압박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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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실현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8월 27일 열린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11월 23일까지 3개월 가까이 남았다”며 “일본 정부가 한국에 취한 부당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은 요지부동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일축했다.

양국이 문제 해결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 해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만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8월 28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한·일 갈등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일 정상이 회담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과 일본이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이후 “외교에 경제나 안보를 엮는 ‘금지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것이 반복되는 이유는 양국 모두 상대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한국인들의 여행 취소, 불매운동 등 ‘일본 이탈’이 확산되면서 일본 민간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고, 한국 내에서도 일본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퍼지고 있다”면서 “양국 정부가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가운데 양국의 민간경제가 상처를 입는 소모적인 상황이 현실로 됐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 번으로 해결되지 않아도 좋다”며 “한·일 정상은 지금이야말로 과열된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중장기적인 국익을 보고 대화를 피하지 말고 회담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미국의 압박, 한·일 정상회담 등 세 가지 요소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변수로 작용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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