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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시행 눈앞.. 투기과열지구 인접지역 노려라

2019년 10월호

분양가상한제 시행 눈앞.. 투기과열지구 인접지역 노려라

2019년 10월호

투기과열지구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 기대감 커져
비규제지역 청약경쟁률, 아파트거래량, 집값 상승률 고공행진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정부가 8.27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지 1년여 만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라는 추가 규제책을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해당 규제의 사정권에 있는 투기과열지구 인근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지난 8월 1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안’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필수요건으로 변경된다. 선택요건은 △직전 12개월 평균분양가격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 △직전 2개월 청약경쟁률이 5 대 1을 초과하거나 전용면적 84㎡ 기준 10 대 1 초과 △직전 3개월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경우다.

이 가운데 수도권 내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기간을 5~10년으로 연장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는 전매제한기간이 3~4년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수도권 내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경기 과천시·광명시·하남시·성남시 분당구 등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내 투기과열지구와 인접해 있어 생활권 공유가 가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릴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동안 정부가 특정 지역을 겨냥한 핀셋 규제를 내놓을 때마다 규제를 피한 주변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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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8.27대책 시행 후 주변지역 경쟁률·거래량 급증

실제 지난해 8.27 대책으로 경기 광명시, 하남시가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되자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청약 수요가 몰렸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경기 광주시에 공급된 ‘광주금호리첸시아’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98 대 1, 최고 66.5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 지역은 투기과열지구인 하남시와 인접한 유일한 비규제 지역이다.

광명시 인근 비규제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8.27 대책 직후인 9월 안양시 만안구에 공급된 ‘안양KCC스위첸’은 1순위 청약에서 무려 32.6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부천시에 분양한 ‘래미안부천어반비스타’도 지난해 11월 분양 당시 청약 접수자만 1만명 가까이 몰리며 평균 31.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거래도 급증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 안양시 만안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1939건으로 전달(409건)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인근 △군포시(471건→1782건) △부천시(878건→1826건) △시흥시 (2010건→3160건) 등도 한 달 사이 1.5~3배 증가했다. 모두 광명시와 인접한 비규제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8.27 대책 이후 집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B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년간(2018년 8월~2019년 7월) 광명시 인근 비규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안양시 만안구 5.83% △부천시 4.44% △군포시 4.04% △의왕시 3.72% 등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1.88%)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 대책을 통해 학습효과를 경험한 발 빠른 수요자들은 이미 투기과열지구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며 “이번 정책이 시행될 경우 서울을 비롯한 경기 일부 투기과열지구는 최대 10년간 자금이 묶이는 만큼 실수요자뿐 아니라 단기 투자를 노리는 수요자들 역시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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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마이너스’ 물가상승률, 분양가상한제 변수로

물론 변수는 있다. 최근 경기 침체가 문제다. 물가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상한제) 시행 여부가 안갯속에 빠졌다. 분양가상한제 시행령이 개정되는 10월까지 물가상승률이 하락할 경우 심각한 경기 침체가 우려돼 상한제가 시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개선방안’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이면서 지난 1년간 ‘평균 분양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할 경우’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그런데 8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8월보다 0.038% 하락해 1965년 통계 집계 후 사실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물가상승률을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하기 때문에 공식 물가상승률은 0.0%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8월 104.85에서 올 8월 104.81로 하락해 0.038% 떨어졌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만약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10월부터 상한제가 시행되면 10월 기준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서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3으로 지난 8월보다 0.52p 높다. 당분간 미·중 무역분쟁이나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10월에도 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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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사진=롯데건설]


주택법 시행령에는 물가상승률이 하락했을 때 상한제 시행 여부에 대해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때 상한제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의미는 경기 침체의 전조로서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기에 부담이 있다”며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기록했을 때 애초 상한제 시행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한제 시행 여부는 정무적 판단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국토부는 “상한제 시행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부동산 과열 양상이 확대될 우려가 적다면 상한제를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지난 9월 1일 방송에 출연해 “10월 초에 (분양가상한제가) 바로 작동하진 않을 것이며, 경제 여건이나 부동산 동향 등을 점검해 관계 부처 협의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점치기가 힘들어졌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일 때 방안은 고민해 봐야겠지만,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도 분양가상승률이 10배, 20배 이상 높다면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한제 시행 여부를 결정할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 기재부도 포함돼 있어 국토부가 독단적으로 위원회를 열고 상한제를 시행하기 힘들다”며 “경제 활성화가 우선인 기재부는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상태에서 분양가상한제 확대를 환영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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