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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섭 연구위원 "ELS·DLS, 손실 감내할 고객에게만 팔아야"

2019년 10월호

이효섭 연구위원 "ELS·DLS, 손실 감내할 고객에게만 팔아야"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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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DLS 수익률 높아질수록 구조 복잡해져...투자 진입장벽 높여야”
“은행 파생상품 판매채널 부적절...PB 복합점포서 권유해야”
“금융소비자보호법 통과는 숙제...‘불완전 판매’ 처벌 강화해야”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원금 손실 사태의 쟁점은 판매채널의 ‘불완전판매이슈’입니다. 이번 기회에 선진국 수준으로 파생상품 판매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6년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이후 발행사의 운용 규제는 강화했지만 판매 규제 보완은 미흡했습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8월 29일 뉴스핌·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DLS 사태를 계기로 파생상품 판매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위험 감내 수준을 측정하는 ‘판매 적합성 테스트’와 상품 구조, 위험을 정확히 알리는 ‘설명 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파생상품 투자자를 ‘적격투자자’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연구위원은 “파생결합증권(ELS·DLS) 개인투자자 70~80%가 은행에서 신탁, 펀드로 ELS, DLS에 가입하고 있지만, 이 중 고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는 제한적”이라며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예금에 가입하는 보수적·안정형 투자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론 은행 창구가 아닌 금융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는 PB(브라이빗 뱅커) 특화 복합점포에서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지점을 줄이고 있어 판매채널 다양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로 파생상품 투자 자격을 제한하는 걸 대안으로 제시했다.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ELS, DLS 투자 진입장벽을 좀 더 섬세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ELS, DLS는 변동성을 매도하는 구조화 상품으로서 테일 리스크(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악영향을 주는 위험)가 발생하면 원금 전액 또는 50% 이상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이런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고액 자산가들에겐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위험을 감내하지 못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건 경제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생상품 적격투자자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파생상품 위험을 제대로 측정하고, 투자자가 그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지를 분류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적격 개인투자자들만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유럽은 투자자에게 파생상품 투자 위험을 충분히 고지한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은 옵션 계좌를 가지고 있거나, 높은 레버리지(차입금을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 또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위험투자를 경험한 적격 개인투자자들에게만 파생상품을 팔고 있다”며 “유럽은 파생상품 위험등급을 공인된 기관이 내주고, 위험등급을 반드시 설명해야 팔 수 있도록 강력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고 예방 차원에서 사후 처벌체계 강화도 언급했다. 불완전판매 행위에 대한 형사·행정제재 수준을 높여 파생상품 불완전판매 유인을 낮추자는 의견이다. 불완전판매에 대해 과징금 부과 등을 명문화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연구위원은 “파생상품 손실 사태의 시사점은 결국 금융 소비자 보호로 귀결된다”며 “금융소비자법 국회 통과가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은행 스스로의 변화도 주문했다. 선취 수수료 중심으로 돌아가는 금융상품 판매 관행에서 벗어나 판매 후 관리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구조화 상품 등 위험한 상품일수록 선취 수수료가 높아지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보수가 높은 상품 위주로 권유하게 된다”며 “금융사 이익과 고객 이익이 상충하는 구조일 뿐만 아니라 고객이 위험한 상품을 떠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해법으론 고객 이익과 금융사 이익이 연동되는 핵심성과지표(KPI) 개선을 거론했다. 금융사 임직원 실적평가 기준인 KPI에 고객 수익률을 90% 수준으로 반영해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권유하도록 하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끝으로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도 당부했다. 파생상품이 원금 손실 상품임을 알고, 자기책임 원칙하에 투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 연구위원은 “ELS, DLS가 예금 금리보다 높은 4~5% 수익률을 내려면 변동성을 높이면서 기초지수를 다양화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높은 수익을 좇으면 그에 따른 합당한 리스크가 뒷단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효섭 연구위원은 파생상품 분야 전문가다. ‘ELS·DLS 증가에 따른 금융 리스크 진단 및 시사점(2017)’, ‘한국 ELS·DLS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방안(2013)’ 등의 보고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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