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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 4세대', 냉동·신선·할랄 벽도 넘었다

2019년 10월호

'HMR 4세대', 냉동·신선·할랄 벽도 넘었다

2019년 10월호

간편식 시장 최근 5년간 81.9% 성장...2020년 5조원대 전망
간편식 ‘4세대’ 등장...카테고리 세분화·프리미엄화 추세


|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


삼각김밥과 라면. 과거 간편식을 떠올리는 대표 제품들이다. 누구나 한 번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한 끼를 해결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쁜 일상에 쫓긴다거나 식사가 여의치 않을 때 간단한 한 끼로 그만이기 때문.

하지만 최근 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간단하지만 제법 든든한 식사로 진화하고 있다. 냉동만두나 피자, 핫도그부터 반조리식품 형태인 밀키트, 파스타, 국·탕, 생선구이 등 다양한 유형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간편식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간편식은 바로 또는 간단히 섭취할 수 있도록 가정 외에서 판매되는 가정식 스타일의 완전, 반조리 형태 제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간편식 국내 규모는 2013년 기준 2조841억원에서 2017년 3조7909억원으로 최근 5년간 81.9%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즉석식품 등 좁은 범위의 가정간편식 출하액을 2017년보다 17.3% 늘어난 3조2164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오는 2022년에는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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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증가 요인...‘편의성·가성비’

가정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편의성’, ‘시간 단축’, ‘가성비’가 꼽힌다. 1인가구의 증가로 사람들이 보다 손쉽고 간편한 요리를 선호하고 ‘소확행’, ’홈파티’ 등 문화가 확산되면서 외식보다는 집에서 근사한 요리를 빠르게 만들어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 가정간편식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 또 정량의 재료로 포장돼 잔반 걱정 없이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호응을 받고 있다.

실제 롯데멤버스가 지난 3월 20~60대 남녀 총 4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2.7%가 가정간편식을 이용해 봤다고 응답했다. ‘식사 준비가 쉽고 빨라서 구입한다’는 비율이 응답자의 68%를 웃돌았다. 직접 재료를 사서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가정간편식을 이용한다는 응답도 37.4%에 달했다.

제조사의 기술력 향상으로 맛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 것도 간편식 시장 성장세를 이끈 배경이다. 냉동 피자와 냉동 핫도그 등 일부 품목은 이전에도 판매됐지만 품질이 낮아 큰 호응을 받지 못해 왔다. 그러나 제조사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이전 제품보다 맛과 품질이 향상됐고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등 조리기구가 보급되면서 외식 전문점 수준의 맛을 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 등이 늘면서 과거 여럿이 식사하는 식탁 문화에서 혼자 식사하는 ‘혼밥’ 문화로 생활 패턴이 변화한 것도 성장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간편식은 손쉽게 조리할 수 있고 소포장으로 혼밥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서다.

저성장, 고비용 등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이른바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성향도 시장 성장에 한몫했다.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본인의 만족을 위한 소비 활동을 일컫는 ‘가심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양극화 현상도 나타난다. 이러한 가심비적 성향의 소비가 늘면서 가정간편식은 세분화, 프리미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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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반찬’ 직배송 차량이 새벽배송 출발을 준비하는 모습.


즉석카레서 셰프 간편식으로...간편식 4세대 등장

간편식은 즉석카레, 짜장 등 즉석식품으로 대표되는 1세대(1980~2000년대 초반)와 냉장 제품이 주를 이룬 2세대(2000년대 초반~2013년), 컵밥과 냉동볶음밥·떡갈비부터 해외 요리 제품이 출시되고 유통업체가 시장에 진입한 3세대(2013~2014년), 그리고 유명 셰프 또는 맛집과 협업한 제품이나 간편식 PB가 전성기를 이루는 4세대(2015년~현재)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가정간편식은 냉동 제품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신선도를 강조한 냉장, 신선, 반조리 등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밀키트(Meal Kit, 손질이 끝난 식재료와 양념을 넣고 정해진 순서대로 조리하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와 수산물, 보양식 등 세부 카테고리에도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2016년 HMR업체 ‘더반찬’을 300억원에 인수, 이듬해인 2017년 4월 수도권 시장 진출을 위해 서울 도심에 제조공장을 세웠다. 동원홈푸드는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일 주문 새벽 배송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향후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배달하는 신선 브랜드 ‘잇츠온’을 선보였다. 모든 제품은 주문 후 조리에 들어가고 냉동 및 레토르트 식품이 아닌 냉장 식품으로만 유통한다. 단 하나의 제품만 주문해도 배송비 없이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신속한 배송을 위해 신형 전동카트를 개발하고 신갈물류센터를 신축하는 등 투자를 진행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햇반을 시작으로 간편식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내년 초 진천 신생산기지 2차 라인을 가동, 시장 확대를 꾀할 채비를 마쳤다.

롯데푸드는 HMR 관련 신제품 출시와 공장 설비 확대 등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내년 4월 완공 예정인 김천 HMR 공장이 가동되면 간편식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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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간편식 키워드...‘밀키트·수산물·보양식’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밀키트 시장이다.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지난 6월 자체 식음료 브랜드 ‘피코크’로 밀키트 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앞서 CJ제일제당도 지난 4월 밀키트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피코크는 이번에 내놓은 밀키트에 ‘서울요리원’이라는 서브 브랜드를 붙였고, 6월 말 ‘고수의 맛집’ 밀키트를 시작으로 1인용 밀키트, 오가닉 밀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마트가 밀키트 시장에 뛰어든 것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 가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200억원대였던 밀키트 시장이 올해 4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년 내 7000억원대 시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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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밀키트 ‘쿡킷’.


CJ제일제당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밀키트 센터를 건설한다. 올해 매출 100억원, 향후 3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산물 간편식 시장도 부상하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동원F&B는 골뱅이비빔, 꼬막간장비빔, 꼬막매콤비빔 등 ‘수산 간편요리’ HMR 신제품 3종을 출시한 데 이어 러시아산 대게 HMR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5월에는 신세계푸드가 삼치·고등어·꽁치·갈치·가자미구이 등 생선구이 5종을 출시했다.

연안식당을 운영하는 디딤은 꼬막비빔밥 HMR 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수입판매사인 코리아럭셔리 레지스트리도 수산물 HMR 제품(키조개, 고등어, 참치뱃살 등)을 8월 중순부터 갤러리아 명품관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할랄·코셔 등 인증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간편식 할랄 제품도 등장했다. 닭고기 전문업체 자연일가는 지난해 말 축산물 중 국내 최초로 원료육을 포함한 삼계탕 생산시설 전체에 대한 걸프틱(Gulftic)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걸프틱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6개국이 연합해 관리하는 아랍표준측량청(ESMA) 등록 인증기관으로, 걸프틱 할랄 인증을 받으면 전 세계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판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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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인증 심사 장면.


농심은 2011년 부산 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 할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대표 업체로 꼽힌다. KMF 인증을 받은 ‘할랄 신라면’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36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매출액(310만달러)보다 16%가량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말레이시아 등 지역을 할랄 라면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후보지로 놓고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올 초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인 FGV와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aT 관계자는 “간편식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보양식, 안주류, 에어프라이어 전용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면서 “반조리 가공 형태 간편식 제품이 B2B 경로로 확대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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