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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예산 500조 시대...빚내서 경제 살린다

2019년 10월호

국가예산 500조 시대...빚내서 경제 살린다

2019년 10월호

내년 예산안 513.5조...2년 연속 9%대 증액
수출 부진, 성장률 둔화 등 재정확대로 돌파
증가액 절반은 복지...산업·환경·SOC도 증가율 높아


|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국가예산 500조원 시대가 열린다. 정부가 9월 3일 국회에 제출한 2020년 예산안 규모는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5000억원이다. 2년 연속 9%대 증액으로, 예산안이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사상 처음으로 국가예산 500조원 시대를 맞게 된다.

국가예산은 문재인 정부 들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해인 2017년 400조5000억원이던 국가예산은 2018년 7.1% 증가한 428조8000억원, 올해에는 9.5% 증가한 46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수출 부진과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전쟁 등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대내외 리스크를 확장재정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저출산·고령화 및 양극화 심화에 따른 복지 확대도 2년 연속 슈퍼예산을 낳게 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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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 주요 12개 분야의 예산(안) 규모를 일제히 높였다. 증가율은 산업·중소기업·에너지(27.5%), 환경(19.3%), R&D(17.3%), SOC(12.9%) 등이 높고, 증가액으로는 보건·복지·노동이 20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활력 회복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아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확장적 기조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복지·고용에 181.6조...1년 만에 20조 껑충

내년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안)은 181조6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160조1000억원)보다 20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내년 전체 예산 증가분(43조9000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액을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하고, 노인 일자리를 61만명에서 74만명으로 늘리는 등 저소득·취약계층에 대한 소득 지원을 강화한다.

또 생계급여 수급자 가구에 중증장애인이 있을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제외해 1만6000가구가 추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25~64세 수급자 대상 근로소득공제(30%)를 새로 도입해 2만7000가구에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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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결혼·출산 지원을 위해 신혼부부 영구·국민임대주택을 2000호에서 1만호로, 신혼희망타운은 1만5000호에서 1만9000호로 늘린다. 난임시술비와 고위험임산부 진료비를 확대해 임신·출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덜어줄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복지예산은 포용국가 구현을 위한 저소득·취약계층 사회안전망 강화와 국민건강증진 투자, 저출산고령화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노인 일자리를 포함해 내년 전체 일자리 예산 규모는 25조7697억원이다. 올해(21조2374억원)에 비해 21.3%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노인 및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직접 일자리,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어린이집 전담 교사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등을 중심으로 예산을 집중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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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국산화 본격화...R&D에 24.1조 투입

내년도 R&D 예산(안)은 올해보다 17.3% 늘어난 24조1000억원이다. 정부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수출 규제가 강화된 전략물자 중 중요도가 높은 100여 개 품목의 자립화를 위해 예산을 투입한다. 소재·부품·장비 산업 R&D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하고, 개발된 기술을 양산 라인에 시범 투입하거나 상용화하는 사업에 5000억원을 지원한다.


혁신 역량 확충을 위한 기초 및 혁신 연구, 중소 R&D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개인 기초 및 집단 연구 지원액을 올해 6조3700억원에서 내년에는 7조2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D.N.A.+BIG3’ 산업에 4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D.N.A.’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혁신 인프라인 데이터·네트워크(5G)·인공지능(AI) 등을 말한다. ‘BIG3’는 3대 신산업인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이다.

3년 만에 SOC 예산 20조원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안)은 올해(19조7531억원)보다 12.9% 증가한 22조3055억원으로, 3년 만에 2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동안 SOC 예산 증액에 소극적었던 정부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가 요구한 금액보다 4조2000억원이나 SOC 예산을 증액했다. 늘어난 SOC 예산은 노후 기반시설 수리와 지역 교통망 확충, 스마트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된다.

인공지능과 5G 등을 접목한 스마트 인프라 구축에도 올해(3000억원)의 4배인 1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8조원이던 생활SOC 예산은 내년 10조3766억원으로 29.8% 늘어난다. 도서관과 주민건강센터, 생활문화센터 등이 한 건물에 있는 복합문화센터 280개(3000억원)를 짓는다. 공공도서관과 국민체육센터도 각각 182개, 173개 확충한다. 주거지 주차장도 280개 늘린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기로 한 33개 사업도 내년부터 차례대로 시작한다. 아울러 부산(블록체인)과 세종(자율주행실증) 등 규제자유특구 7개 지역 인프라 확충(615억원)도 지원한다.

국방예산 첫 50조원...병장 월급 54.1만원

국방예산도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국방예산은 올해(46조7000억원)보다 7.4% 증가한 50조2000억원이다.

내년 국방예산은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 전력 강화를 위한 차세대 국산잠수함 건조 등 핵심 무기체계 보강에 6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장보고Ⅲ(6596억원)와 F-35A 도입(1조7957억원) 예산만 22.6% 늘렸다. 무기체계 국산화, 핵심·원천기술 개발 등 국방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는 3조9000억원을 책정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군인들의 월급도 오른다. 내년 군인 월급은 병장 기준으로 올해보다 33% 인상된 월 54만1000원이다. 오는 2022년에는 67만6000원을 받게 된다. 병사들의 급식단가가 6% 인상되고, 동계 패딩이 지급되는 등 병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도 대거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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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연봉 2.8%↑, 국가직 1.9만명 증원

내년 공무원 연봉은 2.8% 인상된다. 정부는 내년 공무원 인건비 총액을 올해(37.1조원)보다 1.9조원(5.3%) 늘어난 39조원으로 편성했다. 공무원 연봉 인상률은 2017년 3.5%, 2018년 2.6%, 2019년 1.8%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2017년 이후 (공무원 연봉 인상률이) 낮아지다 보니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이 안 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국가공무원은 총 1만8815명이 증원될 예정이다. 이 중 경찰(6213명)과 교원(4202명) 등 중앙부처 공무원이 1만2610명 늘어난다. 현역 자원 감소에 따라 부사관과 군무원도 6094명 충원될 예정이다.

내년 세수 2.8조↓, 적자국채 2배↑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총수입은 올해보다 1.2% 늘어난 482조원이다. 국세수입은 올해(294.8조원)보다 2.8조원(0.9%) 줄어든 292조원으로 전망된다.

국세수입에서 소득세는 88.4조원으로 올해보다 8조원(10%) 증가할 전망이다. 명목임금 상승과 취업자 수 증가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법인세는 64.4조원으로, 올해보다 14.8조원(18.7%) 줄어들 전망이다. 주력산업인 반도체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가가치세는 68.9조원으로 올해보다 0.1조원(0.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재부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한 법인세 감소와 재정분권 강화로 인해 세수가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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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는 줄어드는데 씀씀이는 커지다 보니 60조원의 나랏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도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60.2조원 규모로 올해(33.8조원)보다 두 배 급증할 전망이다. 국고채 발행 순증액도 올해 44.5조원보다 30조원 가까이 늘어난 71.3조원 규모다. 국가채무 역시 올해 740.8조원(추경 기준 731.5조)보다 64.7조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내년도 GDP 대비 재정수지는 올해 1.9% 적자에서 3.6% 적자로 악화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도 올해 37.1%에서 39.8%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의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의 재정지출(총지출)은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6.5%의 증가율을 유지하게 된다. 국가채무는 2021년 GDP 대비 40%대에 도달한 이후 2023년까지 40%대 중반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정부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3% 중반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조세부담률은 현 수준인 19%대를 유지할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일시적인 재정적자 확대를 감내하면서라도 궁극적으로 ‘적극재정→경제성장→세수증대’의 선순환 구조를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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