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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 이야기> 황하는 하늘에서 명주는 쓰촨 구이저우에서...

2019년 08월호

<백주 이야기> 황하는 하늘에서 명주는 쓰촨 구이저우에서...

2019년 08월호

|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군불견황하지수천상래),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불복회)’
‘황하의 물줄기는 하늘에서 내려오고, 바삐 바다로 흘러간 뒤 다시 돌아오지 못하네’


술 권하는 노래, 술을 위한 찬사로 유명한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장진주(將進酒) 첫 구절이다. 이백은 이 시에서 눈 깜짝할 새 덧없이 늙어버리고 한번 가면 그뿐인 찰나와 같은 인생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값비싼 수레와 모피 옷을 미주(美酒)와 바꿔 밤새 통음을 하며 만고의 근심과 시름을 털어버리겠노라고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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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의 이빈과 루저우, 구이저우성의 런화이(마오타이진)를 잇는 백주의 황금 삼각지. [사진=바이두]


중국 지도를 펴보면 우상 쪽에서 좌하 쪽의 사선상에 걸쳐 있는 성시들로 베이징(北京)과 산시(山西), 산시(陝西), 쓰촨(四川), 구이저우(貴州)성 등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 내로라하는 유명 백주 브랜드 생산지들이다. 그중에서도 쓰촨과 구이저우는 백주의 메카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백의 시 구절을 모방해 ‘황하의 붉은 물은 하늘에서 내려왔고 천년 누룩으로 빚은 맑은 술은 촨구이(川貴, 쓰촨과 구이저우 약칭)에서 나왔다네’라고 노래한다. 대단한 자부심이다.

쓰촨과 구이저우에는 백주의 ‘황금 삼각지’라는 곳이 있다. 장강 상류에 위치한 쓰촨의 이빈(宜宾)과 루저우(瀘州), 황하 지류 츠수이허(赤水河)가 관통하는 구이저우성 런화이(仁懷) 3개 도시를 연결한 지대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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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저우성 런화이시 마오타이진의 마오타이 공장 국주문(왼쪽), 쓰촨성 이빈시 우량예 공장 내 누룩 작업현장(오른쪽). [사진 =뉴스핌]


국토의 서남쪽으로 고원 분지이면서 습윤하고 협곡이 발달한 이들 지역은 중국 전역을 통틀어 질량이 가장 우수한 최고의 백주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중국 3대 명주로 꼽히는 ‘마오우루(茅五瀘)’, 즉 마오타이(茅台, 런화이시 마오타이진)와 우량예(五糧液, 이빈시), 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窖, 루저우시)가 바로 백주의 황금 삼각지대 술이다. 한국 애주가들에게 잘 알려진 수이징팡(水井坊)과 젠난춘(劍南春) 역시 쓰촨 술이고, 시주(习酒)와 샤오후투셴(小糊涂仙)은 구이저우 백주다. 특히 마오타이의 고장 런화이시를 통과하는 츠수이허는 산업화의 영향을 받지 않은 환경 오염의 해방구이자 백주를 만드는 데 최적의 물 공급지로서 ‘미주의 강(美酒河)’이라는 영광스런 별명까지 얻고 있다.

마오타이의 대표 브랜드는 53도짜리 500㎖ 마오타이페이톈(飛天)으로 시중 판매가격이 2000위안(약 25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품귀 현상 때문에 2500위안에도 구입하기 힘들 때가 많다. 마오타이와 쌍벽을 이루는 백주 우량예의 대표 브랜드는 52도짜리 우량예푸우(普五)다. 역시 500㎖ 한 병에 1000위안이 넘는 고가 프리미엄 백주다.

마오타이와 우량예는 백주의 지존 자리를 놓고 끝없이 다투고 경쟁하는 길항 관계이지만 한편으로는 천하 최고의 백주라는 영예를 사이 좋게 나누는 사이이기도 하다. 구이저우 주민들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술은 마오타이’라고 말하면, 쓰촨성 이빈 사람들은 ‘천하에서 가장 좋은 술은 우량예’라고 응수한다.

지난 6월 27일 중국 증시에는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가 사상 최초로 장중 1000위안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시장 톱뉴스로 전해졌다. 마오타이는 3500여 개 중국 상장사 중 가장 비싼 주식이고 술 가격도 제일 비싸다. 명성에서 결코 마오타이에 뒤지지 않는 우량예 주가도 이날 120위안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49.9위안) 주가의 두 배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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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술 백주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두캉의 양조장 상상도. [사진=바이두]


현대에 와서 마오우(마오타이와 우량예)로 대표되는 중국 백주의 양조 역사는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에서 가장 일찍 술을 빚은 사람은 하(夏)나라 의적(仪狄)이라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백주의 원조를 논할 때 중국인들은 두캉(杜康)이라는 주나라 인물을 떠올린다. 두캉은 중국 술의 시조인 동시에 술도가 또는 술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백주(白酒, 바이주)는 브랜디, 위스키, 보드카, 진, 럼주와 같은 대표적인 증류주 계열의 술이다. 누룩 모주에 발효 증류를 통해 주성분인 주정, 즉 순도 최고의 에틸알코올을 걸러내는 방식이다.

중국 술을 백주(白酒)라는 명칭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은 해방(신중국 설립) 이후다. 고대 문헌에는 대부분 소주(燒酒), 소춘(燒春) 등으로 적혀 있다. 기록에 따르면 당나라 때 쓰촨 지역에는 젠난사오춘(剑南燒春)이라는 술이 유명세를 떨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인들이 백주라는 말을 사용하자 중국 내 조선족들도 한자의 뜻을 빌려 백주를 ‘흰술’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옛날 민간에서는 수수 같은 곡물로 빚었다고 해서 고량주(高粱酒), 맑게 만들었다는 뜻으로 바이간(白干)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우리가 중국술을 빼갈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됐다는 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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