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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알고 인생이 달라졌어요 - 중졸 거지 시선으로 본 대한민국 사람들 '김덕배 이야기'

2019년 08월호

유튜브 알고 인생이 달라졌어요 - 중졸 거지 시선으로 본 대한민국 사람들 '김덕배 이야기'

2019년 08월호

23만 구독자 ‘삼류 마이너 인류학자’, 유튜브로 인생 역전
“월세라도 벌어보잔 생각에 시작...아내에게 떳떳해졌어요”


|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건달은 아닌데 나이는 처먹고. 문신 몇 개 단 돼지들이 동네에서 삼삼오오 양야치 짓거리 하고 다니죠. 바로 문신돼지양아치충입니다.”

문신돼지충, 홍대충, 강남충… 이 모두 ‘삼류 마이너 인류학자’ 유튜버 김덕배(27) 씨가 만들거나 유행시켰다. 유튜브 ‘김덕배 이야기’는 삼류인 사람들만 리뷰한다는 콘셉트로 방송 1년 만에 구독자 23만명을 모으는 쾌거를 이뤘다.

여의도 두부전골집에서 소주 한잔 곁들이기로 한 김씨. 그런데 예상과 달랐다. 너무 깔끔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다. 방송에서 보여준 양아치스러움을 기대했던 기자로서 실망스러울 정도. 유튜브에선 ‘중졸 거지의 시선으로 바라본 대한민국 사람들’이라고 해서 중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고졸이다. 방송 초반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중졸 거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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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와 유튜버 병행 왜?

김덕배 씨는 투잡 유튜버이자 생활형 유튜버다. 현장일(노가다)을 하면서 유튜버를 병행한다. “어려서부터 하도 돈 때문에 고생을 해서 장사, 아르바이트, 노가다 안 해본 게 없네요. 어제도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지하철 보수공사 하고 왔어요.”

유튜버 수입이 이미 월급을 뛰어넘었을 텐데 아직도 몸 쓰는 일을 한다. 의아했다. 방송에 전념하려고 일을 그만둔 적도 있는데, 오히려 쉬고 있으니 영상 재미가 떨어졌다고 한다.

“사실 불안한 게 더 컸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거 꿈 아닐까? 내가 정말 유튜버?’ 싶었거든요. 요금을 못 내서 전화도 몇 번씩 끊길 정도로 힘들었죠. 인기가 더 많아져도 일은 계속할 겁니다.”

영상 아이디어도 현장에서 많이 얻는단다. 택배 상하차의 현실, 숙식 노가다 하는 법, 타일공 진짜 수입 등은 겪어보지 않고는 만들기 어려운 영상들이다. 또 현장에선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일하다 보니 세상 이야기 듣고 콘텐츠 구상하기 딱이다. 군대, 룸살롱, 다단계, 헬스장 등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사투리와 함께 극적으로 풀어낸다. 강남 허세 남자들의 특징, 사설 토토충들 실체, 택시 승차거부 당하지 않는 법 등을 소개한다.

“월세라도 벌어보려 시작”

이제는 얼굴에 글씨 쓰고 화장하고 어깨 뽕 넣는 것도 익숙해졌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방송이 쉬웠을 리 없다. 김씨는 돈 때문에 유튜브에 매달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처음부터 ‘월세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

“첫 영상 올리고 6개월간 접었어요. 너무 어색하고, 인기도 없는 것 같고. 그래도 돈 때문에 다시 하기로 했죠. 사실 저는 페이스북에서 먼저 활동한 케이스인데요. 페북 구독자 10만명이 됐는데도 콘텐츠가 삼류여서 그런지 광고가 안 들어오더라고요. 아무래도 기업 친화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보니... 남들은 페이스북, 인스타 이런 걸로 광고 따고 돈도 번다는데 배가 아팠죠. 그래서 유튜브 했습니다.”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샌드박스(MCN회사)라는 소속사도 생겼다. 채널 방향성도 논의할 수 있고 광고 진행도 수월해졌다. 소속사 내 다른 유튜버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점도 좋다. 작년 말 샌드박스에서 선정한 ‘오늘꼭보고싶었상’이란 상도 받았다. 다른 유튜버들이 연말 파티에서 보고 싶은 크리에이터로 김덕배를 꼽기도 했다. 이제는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꽤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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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되고 인생이 달라졌어요”

“술집에서 술 먹기 좋죠. 옆 테이블에서 알아보면 같이 합석하고, 제일 좋은 건 생활이 안정됐다는 점이죠. 이제 아내한테도 더 떳떳하고요. 유튜버가 되기 전엔 만나지 못했던 사람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유튜버 꿈꾸는 분들 상대로 강연도 하고, 개그맨 안일권 씨와 김대범 씨도 만났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요.”

얼굴이 알려지면서 단점도 생겼다. 내용이 자극적이다 보니 악성 댓글도 꽤 달린다. 사과 영상을 찍기도 했다. 그냥 욕만 하면 괜찮은데, 선을 넘어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도 있다. 위협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결국 찾지는 못했다고 한다.

“유튜브가 워낙 익명성이 강해서요. 정말 큰 범죄 아닌 이상은 유튜브 쪽에서 경찰에 협조 안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20만 유튜버가 사는 집’ 영상까지 공개한 상황이어서 저도 무서워요. 제 영상이 누군가에게 피해나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단계, 불법 도박, 온라인 사기 등에 빠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오해도 많이 받는다. 부산 남자 싸움, 부산 양아치 특징 등을 다루다 보니 지역감정을 조장한다거나 정치적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투리로 트집 잡는 시청자도 있다.

“사실 전 서울사람입니다. 보시다시피 평상시 방송처럼 말 안 하죠. 재미있게 하려다 보니 ‘거시기’가 안 들어가면 방송이 잘 안 돼요. 지역감정이나 정치 이런 건 모르고, 건드릴 생각도 없어요.”

삼류 군상 풍자, ‘현장으로’

지금까지는 자리에 앉아 사람들을 리뷰하는 게 주 콘텐츠였지만, 앞으로는 밖에서 구체적인 인물들을 직접 만나볼 계획이라고 했다. 현장감을 살리고 콘텐츠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다만 앞으로도 ‘삼류’ 군상들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도 이어질 것 같다.

“제가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영상으로 풀 수는 없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부류에겐 저도 말 안 합니다.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폭력, 수치심, 호구짓이 될 수 있는 양아치들을 풍자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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