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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 금투협회장 “국민소득 증대·혁신성장 마중물 될 것”

2019년 08월호

권용원 금투협회장 “국민소득 증대·혁신성장 마중물 될 것”

2019년 08월호

| 대담=박영암 부국장 겸 증권부장 pya8401@newspim.com
| 정리=김민수 기자 mkim04@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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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위주 인사가 보편화된 금융투자업계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만큼 다양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은 드물다. 21회 기술고시 합격 후 통상산업부와 산업자원부에서 15년가량 공무원으로 일하다 IT업계에 투신했다. 다우기술 부사장, 인큐브데크 사장, 다우엑실리콘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키움증권 사장을 거쳐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런 그가 올해 들어 다시 한 번 자본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숙원인 증권거래세 인하를 이끌어내고, 양도차익 통합과세 등 금융세제 개편 공론화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정치·경제 분야의 중량급 인사들이 협회를 연달아 찾은 것 역시 권 회장 취임 후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잇따라 협회를 방문했다. 지난 6월에는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이 차례로 금융투자업계와 만남을 갖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금융투자업계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뉴스핌·월간ANDA는 권용원 회장을 만나 최근 업계 현안과 함께 한국 자본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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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자본시장,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Q. 최근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과 만났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A. 평소 김성주 이사장과 사석에서 다 같이 한 번 만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김 이사장이 자본시장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우리가 자리를 마련했다. 김 이사장 이하 국민연금 주요 간부들과 자본시장 대표들이 한자리에서 진지하게 토론한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사실 다른 나라 고위급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협회를 찾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최근 베트남 부총리가 협회를 방문해 업계 대표들과 만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영국 런던 시장이 오면 협회와 이야기를 나누고, 주한 호주 대사도 협회를 자기 집처럼 찾아온다. 이는 결국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의 교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딜(Deal)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공동 투자도 검토하는 등 기탄없이 이야기를 나누자는 취지다. 간담회 이후 왜 그동안 이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연금이나 협회나 결국 국민자산 증대를 목표로 하는 조직이다. 이런 차원에서 양측의 만남을 정례화하자는 데 서로 공감했다. 앞으로 단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국민자산 증대를 위한 일치된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Q. 증권거래세 인하, 금융상품 통합과세 등 연초부터 금융투자업계를 둘러싼 굵직한 이슈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혁신금융 추진방향’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도 나온다.

A. 사안별로 속도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기존에 논의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손익통상, 손실이월공제, 장기투자 세제혜택의 경우 금융투자상품 관련 법안을 본질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이슈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에서 당연히 개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행 국내 세금 체계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본이득세로 일원화된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자본이득세, 배당세, 이자소득세로 세분화돼 있어 손익통상을 적용하고 싶어도 못했다. 과거 이에 대한 논의 자체가 어려웠던 이유다.

하지만 현 정부는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관료사회에도 몸을 담았고, 지난 십수년간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한 입장에서 이런 변화 자체가 엄청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 세금 체계를 분석하고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3월 혁신금융 선포식에서 합동 발표문에 손실이월공제, 손익통상, 장기세제 등이 명문화된 것을 볼 때 정부 또한 필요성 자체에 공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부의 개정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협회의 역할이다. 특별한 혜택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자료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본시장이야말로 가장 개방된 시장 아닌가. 국내 자본만큼 외국 자본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들이 한국에 왔을 때 가장 의문을 제기하는 것 중 하나가 세제 문제다. 이제 우리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협회의 최우선 목표는 ‘국민소득 증대’

Q. 그렇다면 손익통상이 현실화됐을 경우 투자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뭔가.

A. 우리와 금융 선진국의 세금 체계를 비교해 보자. 외국은 주식과 펀드, 채권, 파생 등 상이한 금융상품 간에도 손익통상이 적용된다. 하지만 한국은 펀드상품 내에서도 손익통상이 불가능하다.

가령 한 투자자가 A펀드에서 1억원가량 손실을 보고, B펀드에서 5000만원 이익이 났다고 생각해 보자. 투자자 관점에선 5000만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세법상 A펀드에서의 손실은 감안하지 않고, B펀드 5000만원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 더구나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된다. 결과적으로 이 투자자는 5000만원 손실에 추가적인 세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만약 손익통상이 적용된다고 생각해 보자. 투자자들은 이런 불합리한 세 부담에서 해방돼 보다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다. 투자성향에 따라 일부 고위험군 상품을 편입하더라도 나머지 자산을 안정성향 상품에 투자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고위험-고수익 상품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모험자본이다.

정부가 최근 추진하는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가 모험자본의 선순환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혁신성장 촉진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과제에도 이 내용이 매우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결국 정부가 세제를 정비하고 당국이 규제를 완화한다면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모험자본 육성이라는 본래의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혁신금융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A. 우선 개인 전문투자자 확대를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전문투자자로 인정받은 사람이 3000명도 채 안 된다. 무려 970만 가구에 달한다는 외국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선진국일수록 전문투자자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문투자자 기준을 정부 차원에서 너무 세세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공·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선진 시장에 걸맞게 바꾸는 거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런 변화는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자본 육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여기서 확보된 자금을 시장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장치가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다. BDC는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모 형태로 자금을 모집한 뒤 거래소 상장 후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를 말한다. 시장 자금이 BDC를 통해 비상장 혁신성장 자본으로 공급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업공개(IPO)제도 개선 또한 큰 틀에서 여기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증권사들의 내부 업무를 다른 증권사에 위탁하는 것에 대해서도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사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위탁업무를 주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최근 IB가 증권사의 주요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여기에 특화하려는 중소형사가 많지만, IB 외에 다른 업무를 원하는 고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종합증권사 형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담을 해소해 주자는 것이다. 증권사는 자신이 잘하는 코어(Core)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모든 증권사가 종합증권사로서 사업을 영위할 필요가 있을까. 고객 서비스를 위한 기본 서비스는 위탁하고 잘하는 업종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본다.

Q. 혁신자본 공급에 대한 복안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A. 앞서 말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이쪽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해 금투업계에서 중소·혁신 분야에 공급한 자금 규모는 21조원에 달한다. 우리는 향후 5년간 약 125조원의 혁신자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공급 규모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코스닥 상장 활성화에 따른 IPO 추가 확대, 초대형 IB 중심의 기업금융 활성화, BDC 도입 등 혁신자본 추가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시중에 풀린 1100조원대 부동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통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IB와 벤처캐피탈(VC), 프라이빗에쿼티(PE)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경제지표 개선을 이끌어낸 미국이 우리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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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이미 시작...금투업계, 박스권 탈피 이끌 것

Q. 최근 몇 년 새 금융투자업계의 주된 화두는 IB였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가 등장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회장으로서 국내 IB 부문 성장에 대해 평가해 달라.

A.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에 투자하고, 대체투자 상품을 만들어 구조화한 뒤 이를 연기금이나 개인에게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 게 불과 몇 년밖에 안 됐다. 이는 우리 IB가 이제야 제대로 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IB의 궁극적인 역할은 국민재산 증식 측면에서 좋은 수익률의 구조화된 상품을 공급하고, 실물경제 측면에선 기업 발전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투자 중개업무도 포함된다.

투자를 좁게 해석하면 지분투자 등이 있지만 그 폭을 넓히면 인수합병(M&A) 시장까지 확장된다. 전 세계적으로 M&A 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시장 중심의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의 목소리가 높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결국 M&A 시장의 활성화가 필수불가결하다. 현재 우리 M&A 시장은 여전히 전통적 개념의 M&A 성향이 강하다. 미래 산업을 위한 M&A의 중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제약이 적지 않다. 물론 어렵고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M&A를 위해선 일단 증권사들이 대상 기업을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적정 밸류에이션을 파악할 수 있고, 다른 투자자를 위한 자문도 가능하다. 비상장 투자, 프리IPO, 상장주관 등이 모두 이 영역에 속한다. IB라면 이 정도까지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 IB는 M&A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도정에 있다고 본다. 협회장 입장에선 그 시기가 조금 더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어떻게 뒷받침해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현실화될 때 궁극적으로 현재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Q. 투자자들은 물론 업계 안팎에서 공모펀드 활성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협회에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A. 공모펀드 활성화에 대해선 당국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조만간 어느 정도 정부 대책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좋은 정책이 나오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공모펀드와 관련해선 세부적으로 구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모펀드가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적인 규모는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식형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데 대해 공모펀드의 쇠퇴를 우려하지만 채권형, 대체투자형 펀드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때문에 공모펀드를 활성화하자는 게 주식형펀드 부활을 의미하는지, 공모펀드 전체를 늘리자는 건지 포커스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

협회가 하고자 하는 일은 공모펀드 전체의 활성화다. 공모펀드야말로 일반 국민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모펀드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거다. 투자자 입장에선 주식형이든 채권형이든 대체투자형이든 자신에게 좋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전통적 액티브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 역시 개선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서로 다른 두 가지 사안을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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