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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패권’ 놓고 G2 용쟁호투 中 기술반격 잰걸음

2019년 07월호

‘기술 패권’ 놓고 G2 용쟁호투 中 기술반격 잰걸음

2019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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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영향력’ 자신감 기술안보 관리 리스트 제정
미국이 좌우해온 기술분야 ‘게임 규칙’ 주도할 것

| 강소영 중국전문기자 jsy@newspim.com


통상 부문으로 에둘러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다툼이 최첨단 기술 분야의 본 라운드에 진입했다.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함께 화웨이 봉쇄에 나섰던 미국에 대해 중국도 ‘첨단기술’을 통한 반격에 나서면서 ‘무역전쟁’이 ‘기술냉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과 이를 빼앗으려는 중국의 ‘기술냉전’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간 미국이 화웨이를 견제하면서 관세 ‘폭탄’의 방식으로 전쟁을 이끌어 왔다면, 중국이 본격적인 ‘반격 카드’를 제시하면서 양국의 격돌이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것.

중국의 반격은 첨단기술 분야의 중국 기업 규제와 외국 기업 압박의 방식으로 구현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주도 아래 ‘기술안보관리목록’을 만들고 있다고 6월 8일 보도했다. 중국 안보에 직결된 중국 기업을 ‘관리목록’에 편입해 향후 외국 기업과의 교류와 협력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앞서 중국 상무부는 중국 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 시장 활용이 절실한 외국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통해 ‘기술전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술냉전의 격전지, 5G와 반도체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 사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중국 정부기관이 잇따라 국내외 기업을 제한하는 ‘기업 목록’을 발표한 것도 모두 첨단기술과 관련이 있다. 첨단기술 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을 제한해 위협을 가하고, 첨단기술 분야와 관련된 중국과 외국 기업을 관리 대상 목록에 포함시켜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판을 이끌어 가겠다는 계산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집약된 첨단산업 분야는 5세대 이동통신(5G)과 반도체다. 5G 산업은 산업적, 국제질서적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5G는 통신, 데이터, 인공지능, 빅데이터,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압축판이라고 할 정도로 각종 최첨단기술의 집약체다.

이런 특징에 기반해 5G가 미래의 생활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미래 인류의 삶이 5G에 의해 결정되고, 5G 기술 실력에 따라 국제사회 판도까지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5G가 ‘패권’ 다툼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4G 시대까지만 해도 선진국에 뒤처졌던 중국은 5G 시대를 일찌감치 준비해 왔다. 그 결과 화웨이라는 기업을 중심으로 5G 시대의 선두 주자로 우뚝 솟았고, ‘기술 강국’으로 전 세계에 중국의 목소리를 높이려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 역시 미·중 기술냉전의 격전지로 불린다. 21세기의 주도권이 ‘반도체’에 달려 있다고 표현될 정도로 반도체는 미래 산업에서 중요한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우위는 현재로선 확고하다. 그러나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분야가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과 새로운 ‘패주(霸主)’가 되려는 중국이 가장 치열하게 격돌하는 지점이 된 것.

반도체 분야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전부터 시작됐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에도 미국은 인텔이 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중국 반도체 성장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더욱 심해졌다. 중국 통신신장비 업체 ZTE가 지난해 4월 북한, 이란과 거래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수입을 전면 금지당한 것이 가장 대표적 사례다. 미국 의회는 올해 1월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사에 미국 반도체나 부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국내외 기술기업 영향력, ‘기술굴기’ 자신감

발개위는 “국가안전법에 근거해 국가 기술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목록 제도를 수립해 국가의 자주 혁신 능력을 제고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첨단기술과 핵심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강력한 보호벽을 구축한다”며 ‘기술안보관리목록’ 작성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다른 나라의 국익을 희생시키며 자신의 발전을 도모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듯이, 다른 나라가 중국의 기술을 이용해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고 중국 기업을 견제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기술안보관리목록’이 첨단기술을 통한 중국 기업 보호의 목적을 띠고 있음을 밝혔다.

발개위는 이로 인해 중국의 대외 개방 행보가 다소 느려질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기술안보관리목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미국을 위협하는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 내부의 판단이다. 중국 유력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여러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해 ‘자신감’의 근거를 제시했다.

우선 첨단 분야에 대한 중국의 기술력은 이미 전 세계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성장했다.

2000~2014년 전 세계 첨단기술을 응용한 상품의 수출액은 1조1600억달러에서 2조1500억달러로 85.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국산 첨단기술상품 수출액도 12.4배 늘어났는데, 이는 전 세계 첨단제품 수출 시장에 대한 중국의 공헌도가 52.3%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공헌도 12%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ICT 서비스 분야에 대한 중국 기업의 공헌도도 매우 높다. 2004~2016년 세계 ICT 서비스 수출액은 5432억달러에서 1조4212억달러로 162%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ICT 서비스 수출 가운데 산업디자인 규모도 2.6배 증가했다. 전 세계 ICT 서비스 업계의 수출액 규모 증가에 대한 중국의 공헌도는 6.8%로 미국과 인도(각 10% 내외) 다음으로 높다.

이 밖에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한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기업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전 세계 과학기술 기업의 협력 시스템에도 막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중국의 조치가 극단적일 경우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 체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은 중국이 아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도발에 있다며 책임을 미국으로 돌렸다.

‘관세’와 다른 고차원 전략, 기술 역량 과시

중국의 전문가들은 ‘기술안보관리목록제도’ 수립으로 중국이 미국에 휘둘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게임의 규칙’을 세우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오예(趙燁) 징텐궁청(競天公誠)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는 “기술안보관리목록제도의 핵심은 중국 기업이 일방적으로 미국이 제정한 국제 질서와 규칙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에 중국 기업과 협력이 절실한 외국 기업이 중국이 제시한 규칙에 협조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제도를 통해 중국 기업은 미국이 제정한 특정 규칙을 피해 가고 (무역전쟁으로 인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 제도가 장기적으로 시행되고 완전히 제도화하면 중국 기업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한 중국 전문가도 “미국과 중국의 마찰로 인한 진정한 도전은 사실상 미래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출현하게 될 것”이라며 “(각종 목록 제정을 통한) 중국의 반격 조치는 무역전쟁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예방하면서 ‘게임의 규칙’ 수립을 중국이 주도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신보(吳心伯) 중국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장 겸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중국의 기술안보관리목록제도가 미국에 분명한 위협을 줄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기업의 반발이 거세지면 미국 정부도 압박을 느끼고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구글과 미국 상무부가 협상을 진행하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밝혔다.

자오이보(趙以博) 양자통신기술 전문가는 “기존의 무역전쟁이 판매와 구매를 제한하는 차원이었다면, (중국 정부가 준비 중인 목록제도는) 이러한 제한 정책을 ‘제한’하는 방침으로 그 파급력이 훨씬 막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리목록에 어떤 기업 편입되나?

‘기술안보관리목록’에 어떤 기업이 포함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이 첨단기술 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행동을 보임에 따라 ‘기술안보관리목록’에 희토류 관련 기업이 편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앞서 상무부가 준비 중인 ‘중국 기업 이익 침해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도 중국 시장이 절실한 외국 기업 길들이기에 톡톡한 효과를 낼 것으로 중국은 기대하고 있다. 퀄컴, 구글, ARM 등 다국적기업이 미국 상무부의 지침에 따라 중국 기업에 대한 부품 공급 중단 등에 나서자 중국이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로 반격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디이차이징은 중국 상무부의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는 중국 기술기업 발전에 위해를 끼치는 행동에 나서는 외국 기업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중국 기업 견제 정책에 동참했던 외국 기업이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기업이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해서 대체할 수 있는 분야의 외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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