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유돈케어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버닝썬부터 정치쇼·노동쟁의 드라마에서 현실을 본다

2019년 07월호

버닝썬부터 정치쇼·노동쟁의 드라마에서 현실을 본다

2019년 07월호

상세기사 큰이미지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뉴스 가 드라마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제 드라마에서 묵직한 사회 이슈를 만나는 게 낯설지 않다. ‘버닝썬’ 사태 풍자부터 장자연 사건 등 성 관련 스캔들, 불법과 정치 비리가 난무하는 현실을 담은 ‘한국형 장르 드라마’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난 4월 무려 2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종영한 SBS ‘열혈사제’부터 KBS ‘닥터 프리즈너’와 ‘국민 여러분’,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까지. 뉴스에서 만날 법한 사건과 소재들이 드라마에 녹아들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심각하고 묵직한 사건을 다루면서도 통쾌한 액션을 통해 유쾌하게 풀어 나가는 전개가 우리 맞춤형 장르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상세기사 큰이미지
열혈사제. [사진=SBS]


‘열혈사제’가 쏘아올린 새 장르 드라마 신호탄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 고준 등이 열연한 SBS ‘열혈사제’는 현재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온갖 비리와 유착, 카르텔이 만연한 도시 구담을 배경으로 해 현실 사회의 문제들을 꼬집었다. 이 드라마의 다양한 설정은 현재 각종 범죄가 난무하고 정치·경제 고위층과 수사기관이 유착됐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 사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특히 방송 중 나왔던 클럽 ‘라이징문’ 관련 에피소드는 올 상반기 연예계와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버닝썬’ 사태를 떠올리게 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극중 특수부대 요원 출신 신부 김해일(김남길)은 클럽 카르텔과 검찰·경찰의 유착, 마약 유통 범죄 등 비리와 관련한 증거 및 증언 확보를 위해 위장 수사를 벌였고 어디에도 없는 ‘액션 신부님’ 캐릭터로 매회 통쾌한 한 방을 선사했다. 첫회 10%대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마지막회 22%까지 치솟았고 그야말로 고공행진했다.

‘열혈사제’의 흥행 요인은 결코 가볍지 않은 사건을 유쾌한 코믹 액션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주인공 해일은 물론 주변의 모든 인물이 현실에서 볼 법한 친근한 캐릭터였고, 검사인 박경선(이하늬)마저 마냥 정의롭기보다는 자신의 안위에 대단히 관심이 많은 인물이었다. 또 모든 캐릭터의 대사마다 유머가 담겨 있다는 점 역시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함이었다.

직접 연기를 했던 김남길은 의외로 “작가님이 70세 노파들도 다 이해하고 편하게 느끼길 바라셨지만 배우들 입장에서는 사실 쉽지 않았고 고민이 많았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그는 “TV라는 매체의 특성상 힘들고 버거운 것보다 편안하고 가슴이 좀 뚫리는 통쾌함이 잘 통했다. 아무 생각 없이 웃게 하면서도 메시지를 잘 담아서 어필이 된 것 같다. 한편으로는 박재범 작가님 생각이 또 맞는 길이었다”고 흥행 비결을 인정했다.

박재범 작가의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 구축은 악역도 사랑받게 했다. 극중 악당이지만 제 편은 확실히 챙기는 황철범 역의 고준은 종영 후 특유의 선 굵은 연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배우가 됐다. 고준은 진지함과 코믹함을 겸비한 캐릭터로서 황철범을 완성하며 “애드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님이 글을 쓰고 굉장히 많이 열어주셨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열혈사제’의 메시지와 흥행 성적은 박재범 작가의 현실을 바라보는 안목과 배우들의 합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열혈사제’의 여러 조건이 여느 흥행 영화와 닮아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드라마임에도 호쾌한 액션과 인물 하나하나의 전사, 서사가 살아 있다. 깡패나 검사나 신부님조차도 인물의 한 가지 면만 부각되지 않는다. 한없이 진지한 순간에도 갑자기 깨알 같은 웃음을 던진다. 그런 부분이 시청자들을 깊게 몰입시켰다”면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천만 영화의 공식을 다 갖추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단순 범죄 넘어 형집행정지·노동쟁의도

풀어나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이 같은 ‘현실 반영’ 의지는 다른 여러 드라마에서도 드러난다. 주진모, 한예슬이 주연을 맡았던 SBS 수목드라마 ‘빅이슈에서는 지수현(한예슬)이 ‘성접대 스캔들’ 제보로 생명의 위협을 받은 최서희(박신아)를 지키고자 권력과 맞서는 장면이 나왔다. 이는 무려 10년간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고 장자연 성접대 의혹’을 떠올리게 했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권나라, 김병철, 최원영 등이 출연한 KBS ‘닥터 프리즈너’ 역시 아주 낯설면서도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천재 외과의사 나이제(남궁민)는 태강그룹 아들 이재환(박은석)과의 악연으로 의료 면허를 박탈당해 감옥에서 3년을 보낸 뒤 교도소 의료과장이 되려 한다. 재벌 3세 갑질 피해자가 또 다른 권력을 얻어 복수를 꿈꾸는 독특한 소재는 시청자들을 자연히 TV 앞으로 모이게 했다.

특히 재벌 사모님 오정희(김정난)가 청부살인으로 최초 수감된 후 형 집행정지를 이용해 감옥을 빠져나오는 장면은 2002년 실제 벌어진 모기업 부인 청부살인 사건을 연상케 했다. 지난 4월 검찰이 국정 농단과 관련, 다수의 혐의로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를 불허하면서 재차 관심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 밖에도 재벌 3세 이재환(박은석)이 갑질뿐 아니라 필로폰 투약 혐의로 실형을 받고도 법망을 피해가는 장면은 최근 ‘버닝썬’ 사태와 더불어 사회면을 뜨겁게 달궜던 재벌가 3세들의 마약 파문을 연상케 했다. 뉴스에서 보던 사건이 드라마에서도 나오니 많은 시청자에게 ‘데자뷔’를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이 드라마 역시 뜨거운 반응 속에 15.8%라는 높은 시청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사진=MBC]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노동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가 성공 사례를 쓰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 말 종영한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는 무사안일주의의 근로감독공무원 조진갑(김동욱)이 여러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갑질과 부당 노동행위의 피해자들을 만나고, 갑질을 일삼는 이들을 응징하는 에피소드가 큰 사랑을 받았다.

‘조장풍’에서는 유도 국가대표 유망주 출신 체육교사 조진갑이 선보이는 호쾌한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동시에 드라마 속 벌어진 사건들은 현장의 실제 문제들을 실시간으로 담아낸 것처럼 생생한 리얼리티를 자랑했다. 주연을 맡았던 김동욱이 “작가님이 선견지명이 있었나 보다”면서 감탄을 할 정도였다. 그 덕에 첫회 4%대에서 시작했던 이 드라마는 한 번도 빠짐 없이 시청률이 상승했고 8.3%의 동시간대 월화드라마 1위 성적으로 종영했다.

여러 흥행 드라마를 제작해 온 제작사 관계자는 “단편적인 서사의 드라마보다 복합적인 요소들이 한데 섞인 드라마가 사랑받는 추세다. 사극이나 판타지, 로맨스 장르도 마찬가지로 여러 장르가 혼합된 형태를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열혈사제’나 ‘닥터 프리즈너’의 성공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특별히 국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 밀착형 소재들이 좋은 반응을 얻는 듯하다.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꿰뚫어보고 시원하고 유쾌하게 풍자하는 방식이 새로운 한국형 장르 드라마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민병복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