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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

2019년 07월호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

2019년 07월호

“땅은 미래 먹거리” 과감한 ‘땅 투자’ 적중
전국구 건설사로 성장...재계 37위 일궈
헤럴드 인수로 사업확대도
아낌없는 사회공헌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 서영욱 기자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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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건설업계는 물론 언론계까지 강타한 ‘깜짝 사건’이 있었다. 중흥건설그룹이 헤럴드(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를 전격 인수한 것. 부영이나 호반건설 등 건설사가 지역 신문사나 지역 방송을 인수한 사례는 있었지만 중앙 언론사를 인수한 건 중흥이 처음이다.

중흥건설은 그동안 언론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2017년 5월 광주·전남 지역지인 남도일보를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서울신문과 ‘이코노미서울’이란 경제지 창간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이후에도 종합지와 경제지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은 파다했지만 헤럴드가 후보군에 오른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광주·전남 기반의 지역 건설사에서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려는 정창선 회장의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19살에 건설업에 뛰어들어 재계 37위(2019년도 기준), 자산총액 9조5000억원의 그룹을 일궈낸 정 회장은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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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2차’ 외관. [사진=중흥건설]


세종시 아파트용지 1/3 매입하며 ‘전국구’ 부상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에서 광교중앙로 사거리 방향으로 10여 분 걸으면 원천호수공원을 감싸고 있는 형태의 광활한 부지(8만4479㎡)에 웅장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2014년 말 예정가(5644억원)의 132.8% 수준인 7500억원을 베팅해 중흥건설이 따낸 ‘금싸라기’ 땅에 광교신도시 최고의 아파트가 세워졌다. 최고가입찰제에서 중흥건설은 500억원을 더 쓰고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을 꺾었다.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중흥건설이 서울·수도권에 존재감을 드러낸 ‘일대 사건’이었다.

입찰을 진두지휘한 정창선 회장은 “창사 이래 최고 건축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입찰 과정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정 회장은 이 땅을 반드시 따내야 한다는 생각에 시장에 소문이 돌면 가격이 오를까 주요 임원들도 모르게 극비리에 입찰을 준비했다.

‘입지에 대한 안목에 있어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럽다’는 정 회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청약에는 광교가 분양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려 대박이 터졌다. 최고 49층짜리 아파트 2231가구, 오피스텔 230실, 4만399㎡ 규모의 상업시설로 구성된 대규모 주상복합단지 ‘광교 중흥S-클래스’는 중흥건설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건설사엔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야말로 미래 먹거리다. 정부가 2014년부터 수년간 신규 택지개발을 중단한 데 이어 2016년 8.25 가계부채대책의 하나로 공공택지 공급을 제한하면서 대다수 건설사들은 땅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정 회장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가까운 미래에 건설사들은 택지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상했다. 그래서 4~5년 전부터 토지 매입에 매진했고, 아파트를 공급한 뒤 이윤이 생기면 주저 없이 땅에 투자했다. 주택 사업을 당장 안 하더라도 사 두면 땅값은 오르니 손해를 보는 장사는 아니라 판단했다”는 것이 정 회장의 말이다.

세종시가 대표적이다. 대형사들이 사업성이 없다면서 수백억원씩 위약금을 물며 포기한 용지를 중견사들이 넘겨받았을 때 당시 선봉에 섰던 회사가 중흥건설이었다. 정 회장은 “세종시는 2011년만 해도 수의계약을 할 정도로 땅이 안 팔렸다. 그런데 세종시 첫마을 단지에 가보니 웃돈이 2000만원 정도 붙어 있더라. 당시 대전 집값이 3.3㎡당 1100만원대였는데 세종시 땅을 사면 3.3㎡당 750만원 정도에 분양할 수 있겠더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세종시가 대전만큼만 가도 되겠다”는 생각에 전체 주택 용지의 3분의 1가량을 매입했고, 그 덕에 단일 브랜드로는 가장 많은 1만3000여 가구를 공급했다. 지난해 세종시에 공급한 2-1생활권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의 ‘2018년도 최고의 아파트’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처럼 택지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순천시 신대지구를 개발해 성공적으로 분양했고 당진, 서산, 청주, 평택 등지에서 개발을 추진 중이다. LH 발주 사업도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택지개발은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에 이 분야 실적을 갖춘 건설사는 많지 않다”며 “전국에 보유한 땅이 30여 곳에 달한다. 앞으로 최소 3~4년 동안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먹거리다. 주택 사업은 미래를 내다봐야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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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중흥건설 본사 사옥 전경. [사진=중흥건설]


전국 사업지 ‘암행 순찰’...품질·공정 엄격 관리

정 회장을 길거리에서 지나치면 대기업 회사를 이끄는 기업인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할 정도로 검소하고 소탈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젊은 시절 손재주 좋은 기술자로 자부심이 강했던 정 회장은 “부지런했고, 악착같았다”를 성공 비결로 내세운다. 평소 직원들에게 “사업은 아이디어다. 미래를 내다봐야 하고, 정직해야 하고, 검소해야 하고, 헛돈 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 회장은 “품질이 뛰어난, 살기 좋은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간이 돈인지라 공사기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독촉하는 건설사가 대다수지만 그는 거꾸로 공기를 두 달 더 늘리는 파격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암행어사’처럼 전국 사업지를 돌아다니며 품질과 공정만 엄격하게 관리하는 전문가도 영입해 운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처음부터 잘 지어야지 공기가 빠듯하면 일이 거칠어지고 나중에 하자가 발견되면 비용이 서너 배는 더 들어간다”며 양질로 시공하려다 계획했던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처럼 칠순이 훌쩍 넘었지만 주택 사업에 대한 열정만은 뜨겁다. 매일 아침 7시 출근해 오전 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프로젝트를 직접 챙긴다. 사업별 자금 흐름을 비롯해 회사 재무상황을 매일 체크하고 ‘알파고’처럼 꿰뚫고 있다. 그는 중흥건설이 분양하고 지은 아파트에 직접 거주할 정도로 ‘중흥S-클래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중흥건설 하면 언제 어디서나 품질 좋은 아파트를 짓는 회사, 정직하고 성실하며 모범적인 회사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렇게 키운 회사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 순위에서 37위를 기록했다. 건설업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 중 중흥건설보다 상위에 속한 기업은 부영(16위), 대림(18위), HDC(33위), 대우건설(36위) 정도다. 중흥건설이 거느리는 계열사는 34곳, 자산총액은 9조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3월 차남 정원철 사장이 소유하고 있는 시티건설과 계열분리 작업을 통해 후계구도도 마무리했다. 시티건설은 7년 전부터 이미 독립적인 경영을 하고 있었지만 중흥그룹이 올해 계열분리에 나선 데는 자산 10조원 초과로 인해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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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대화에 참석한 정창선 회장. [사진=중흥건설]


헤럴드 인수...중앙지 오너로

시티건설과 계열분리를 한 후 중흥건설은 지난 5월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를 인수한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지난 5월 15일 중흥건설과 헤럴드의 최대주주인 홍정욱 회장은 홍 회장과 일부 주주의 보유 지분 중 47.8%를 양수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홍정욱 회장은 중흥건설과의 협의에 따라 헤럴드의 안정적인 경영 지원을 위해 지분 5%는 유지하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684억원 정도다.

중흥그룹은 헤럴드의 편집권 독립, 자율 경영, 구성원 고용승계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이를 바탕으로 헤럴드의 기존 전통과 강점을 존중하면서 디지털 혁신,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뉴미디어 접목에 노력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중흥그룹은 그동안 미디어 영역을 넓히기 위해 경제지에 관심을 가져 왔으며 언론을 통한 문화사업 및 사회공헌 확장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당시 “중흥그룹이 주력해 오던 건설 사업 외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에도 늘 열려 있었다”며 “지난 70년간의 역사에 더해 최근 독자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헤럴드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 선도를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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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 ‘광주형 일자리’ 협약식에 참석한 정창선(앞줄 왼쪽 네번째) 회장. [사진=중흥건설]


광주·전남지역 기부문화 정착에 앞장

정 회장은 지역의 대표기업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노력에도 적극적이다. 또한 기업의 지역사회를 위한 투자나 사회공헌이 절실하다고 늘 이야기한다. 지역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도록 시 체육회 활동을 해왔고 지역문화재단과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에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광주를 연고로 하는 시민프로축구단인 광주FC의 대표이사를 정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맡고 있다.

또 견본주택 개관행사 때 화환 대신 받은 쌀을 지역의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기부와 함께 대한사회복지회 광주지부에 배냇저고리와 손싸개 등 유·아동 의류 및 용품 6500점(약 2억3000만원)을 기증했다. 지자체 장학 후원, 소외아동시설 후원, 지역 스포츠단체 후원 등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유아·청소년용 자전거 100대(약 2000만원)를 기증해 시청 광장에서 누구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광주장애인주간보호시설연합회에 차량 기증과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중증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기부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7년에는 중흥그룹의 정창선 회장, 안양님 감사, 정원주 사장, 이화진 씨 등 가족이 광주 최초 가족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나눔 문화를 선도해 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정 회장은 제23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했다. 업계에서는 지역경제 발전과 상공인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하며 특히 업종별, 규모별, 노사간 상생협력을 통해 지역 상공인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광주 친환경 차부품 클러스터’에 5억원을 쾌척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나섰으며, 지난 1월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의 대화에 참석해 ‘광주형 일자리’ 성사를 건의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여생을 중흥이 성장한 광주·전남의 지역사회 발전과 사회적 기업으로서 기부문화 정착에 앞장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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