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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 ‘판’이 바뀐다

2019년 06월호

유통의 ‘판’이 바뀐다

2019년 06월호

온라인쇼핑, 2015년 50조원서 3년 만에 100조원대...유통 40% 점유
스마트폰 인공지능 첨단기술 도입에다 2030세대 소비시장 본격 유입
대형업체 뛰어드는 e커머스, ‘출혈경쟁-만성적자’ 쉽지 않은 전쟁터


| 박준호 기자 jun@newspim.com


소비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쇼핑을 위해 거리로 나가지 않는다. 대신 출근길 버스에서 주말에 입을 옷을 사고, 퇴근 후엔 침대에 누워 내일 아침 먹거리를 주문한다.

이들은 쇼핑을 손가락으로 해결한다. 물류 기술의 발달로 빠른 배송 시스템이 보편화하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 바야흐로 ‘엄지쇼핑족’의 시대다.

온라인으로의 소비 이전은 유통업계의 헤게모니도 빠르게 변화시켰다. 수십년간 국내 유통산업을 주도해온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전통 채널은 온라인에 잠식당해 구조적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매년 늘어나는 인건비와 오프라인 유통 업태를 겨냥한 정부의 영업 규제도 전통적 소매업의 몰락을 가속화했다.

반면 온라인쇼핑 시장의 성장세는 매섭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22.6% 늘어난 111조8939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다. 2015년 50조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3년 만에 똑같은 크기의 시장이 하나 더 생겨난 셈이다. 올해에는 온라인쇼핑 시장의 규모가 약 1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할인점 같은 오프라인 채널 대부분이 성장률이 정체되거나 역성장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비의 무게추도 확연히 옮겨갔다. 국내 유통업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 27.8%에서 지난해 37.9%까지 치솟았다. 올해 3월에는 매출구성비가 41%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구성비는 각각 18.6%, 22.0%에 그쳤다. 대형마트의 경우 5년 새 매출 비중이 6.4%포인트나 줄며 온라인과 격차가 커졌다.

온라인은 뛰는데 오프라인은 뒷걸음질이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 신장률(15.9%)은 오프라인(1.9%)의 8배가 넘는다. 이마저도 편의점을 제외하면 대형마트는 오히려 2.3% 역신장했다. 온라인과 경쟁이 가장 치열한 채널인 대형마트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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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의 독주...대형 유통업체 설 땅이 없다

이 같은 유통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4.4% 수준이다. 매년 20%씩 성장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오는 2023년쯤 전체 소매시장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00만원을 쓰면 50만원은 온라인에서 쓴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온라인쇼핑(103)은 기준치를 넘어 긍정적 전망이 우세한 반면, 대형마트(92)·백화점(89)·슈퍼마켓(82)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은 상대적으로 부정적 전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소비 양극화 등 거시적 여건뿐 아니라 소비 패턴의 변화, 온라인 채널의 침투 등 구조적인 수요 감소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결국 오프라인은 점차 온라인 채널로 대체되며, 오프라인 내에서도 백화점·할인점과 같은 전통 채널의 입지는 줄고 면세점·편의점 등 신흥 채널은 성장한다. 올해도 온라인 사업자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차별화 전략에 따라 온라인으로의 소비 이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같은 유통 헤게모니의 이동을 초래했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우선 주 소비층이 달라졌다.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에서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세대)로 이어지는 2030세대가 소비시장에 본격 유입되면서 스마트 컨슈머 집단이 형성됐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온라인에 친숙한 세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기보다는 편리성과 가성비 등을 고려해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해결하려는 습성이 강하다. 1인가구의 증가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

사업자의 증가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존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쿠팡 등 전통 e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기반 플랫폼 커머스도 가세해 온라인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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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발전, 대형마트엔 악몽 e커머스엔 기회

무엇보다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사업 환경의 변화가 유통업계의 운명을 가른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지난 2000년 태동한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초기 2조원대 규모에서 지난해 110조원대로 연평균 25.9%씩 급성장해 왔다. 이 같은 성장세는 ICT의 발달과 그 궤를 같이한다.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인터넷쇼핑이 성장했고, 케이블TV 보급이 늘며 TV 홈쇼핑 시장이 확대됐다. 2012년에는 T커머스, 2014년부터는 모바일쇼핑이 ICT 발전의 수혜를 보며 소매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 확대와 결제수단 다양화는 e커머스 시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지난해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68조8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17.0%에서 지난해 61.5%로 확대됐다.

2010년 전후로 시작된 스마트폰 확산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모바일쇼핑은 어느덧 온라인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채널로 거듭났다. 온라인상 모든 거래를 모바일로 하는 시대도 멀지 않다. 여기에 인공지능, 5G, VR·AR 등 e커머스의 성장을 재촉하는 신기술도 잇달아 쏟아졌다. 이 같은 ICT 발전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유통 밸류체인은 파괴되고 시장은 빠르게 재구성됐다.

오프라인 할인점의 마지막 경쟁력이었던 신선식품마저도 온라인 구매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거래액은 2조87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e커머스 업체들의 신선식품 유통 노하우도 좋아졌고 당일 배송 시스템도 잘 갖췄다. 대형마트 큰손인 주부 고객층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탈해 나간 배경이다.

정부의 각종 노동 정책도 특히 대형마트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 감소는 물론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일선 매장의 영업시간 단축으로 기존점 매출마저 줄어들었다. 정부의 영업 및 출점 제한 등 각종 규제 정책도 대형마트 업황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특히 2012년부터 시행된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제는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 휴업을 강제한 지 7년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전통시장 활성화 대신 온라인쇼핑 업체들의 반사이익 효과를 불러왔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일요일이면 소비자들은 시장을 찾는 대신 스마트폰을 켜서 생필품을 구매한다.

결국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 대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올해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통합법인을 새롭게 출범했고, 롯데그룹 역시 e커머스 사업부 투자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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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도 뛰어든다... 출혈경쟁 불가피

온라인의 중요성을 외치면서도 행동은 다소 소극적이던 과거 모습과는 사뭇 다른 위기감이 느껴진다. 신세계는 할인점과 백화점의 온라인 사업부를 따로 분리한 데 이어 1조원 규모의 외부 투자까지 유치했다. 롯데 역시 그룹 내 유통 7개사 통합 플랫폼 구축에 3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e커머스 시장은 쉬운 싸움터가 아니다. 기존 온라인 플레이어들의 공격적 행보도 만만치 않은 데다 출혈 경쟁으로 인해 돈을 버는 업체가 손에 꼽히는 적자 구조의 시장이다. 유통업체와 소비자 간의 정보 격차가 크게 줄어든 시장 구조 특성상 지배적 사업자가 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기록하던 높은 수익성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다간 결국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유통 대기업들 사이에 팽배하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2012년 이후 소매시장 성장률은 GDP 성장률을 하회하고 있고, 업태별 성장률도 대형마트·백화점·슈퍼마켓 등 대부분이 정체되거나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구조의 고착화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고령화 가속화 등에 따라 국내 전체 소매유통시장 규모는 장기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소비패턴 변화로 규모의 경제를 받치던 대규모 점포망도 무용지물이 됐다. 중기적으로 제한된 소매유통시장 성장 속에서 민간 소비의 증가분을 e커머스 채널이 독식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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