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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달러, 힘 빠지며 약세전환 내년엔 더 하락

2019년 05월호

‘천하무적’ 달러, 힘 빠지며 약세전환 내년엔 더 하락

2019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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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약해질까?...달러화 약세 논쟁

| 뉴욕=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미 달러화는 강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원하고 있으나 달러화는 강해지고 있다. 호황기에는 호황기라는 이유로, 침체가 우려될 때는 안전자산이라는 빌미로 달러는 강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중립 범위 하단에 있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은 그의 비둘기파적 모습을 확인하게 하면서 올해 달러화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불렀지만, 연초 달러화는 강하게 지지됐다.

연초 연준이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밝힌 데 이어 3월에는 연내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해 이번 경기순환 주기에서 사실상 긴축은 끝났다는 진단이 지배적이었지만 3월 중 달러화는 약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상대적 낙관과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달러화의 약세를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다고 본다.

과대평가된 달러화 가치가 이제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월가의 지배적인 진단과 대놓고 “금리를 내리고 양적완화를 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속에서도 강해진 달러화는 언제부터 약해지기 시작할까.

‘왕이로소이다’...달러 쉽게 약해지지 않는 이유

지난 1분기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22% 상승했다. 이 같은 달러 강세는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2%대로 둔화했다는 사실과 앞으로 미국 경제가 성장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진행됐다는 점에서 많은 전문가의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결국 달러화가 약해지지 않은 이유는 미국 자산의 매력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시들하고 중국은 비틀거리는데 자금을 투자할 곳이 그래도 잠재성장률 이상의 확장을 거듭해 온 미국밖에 더 있냐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달러화를 지지한 것이다.

금리 인상을 3년간 이어온 연준이 ‘겨우’ 브레이크를 밟은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미리부터 추가 완화의 판을 깔았다. 지난 3월 통화정책회의 후 ECB는 최소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1.1%로 비교적 크게 낮췄다. 부양책 중 하나로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의 시행도 발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더 늦출 수도 있다고 했다.

상황은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3월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낮춰 잡았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둔화한 경제 활동을 반영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외부 여건과 장기간 지속한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에게 달러 자산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지난 4월 2일까지 한 주간 달러화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3230억달러로 직전 주 2975억달러보다 크게 증가하며 지난해 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랜트 새뮤얼의 스티븐 밀러 자문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유럽과 같은 주요 지역이 약한데 어디에 돈을 투자할 것이냐”면서 “투자할 곳이 많지 않고 이는 달러에 대한 매수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QIC의 스튜어트 시먼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했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약한 성장세로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클로디오 피론 전략가는 “외환시장의 퍼즐이 달러가 약하지 않은 이유”라며 “유로/달러는 7%가량 평가절하됐지만 약한 유로존 지표가 계속 유로화 강세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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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를 위한 두 가지 조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달러 강세 흐름이 종료되고 이제 달러화가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본다. 이들이 제시한 달러 약세 전망의 근거는 무엇일까. 두 가지로 요약하면 현재 비둘기 몸통에 매의 탈을 쓰고 있는 연준이 비둘기라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는 판단과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경기순환 주기에서 긴축을 완료했다고 본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준 총재 등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금리 인하 검토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고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봤지만, 금융시장 일부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반영했다.

이 가운데 계속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얼마나 연준을 움직일지도 변수다. 정부의 입김에 연준의 정책이 변화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당연시해 온 미국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지난해 계속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이어 올해 총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연준이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리 단순하게 생각할 것도 아니다. 2020년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50bp(1bp=0.01%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인물을 차기 연준 이사로 지명할 계획을 시사했고 자신도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에 대한 선호를 밝히며 노골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이 같은 이유로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6%가량 절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의 전략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는 미 달러화가 이번 순환 주기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보며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절하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간스탠리는 “미국보다 다른 지역의 주식 전망이 나아 보인다는 점 역시 최근 달러를 지지해 온 미국 투자자들의 자금 본국 송환을 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와 웨스턴자산운용 역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실제 달러화 약세를 보기 위해서는 미국 지표가 외부 경제지표보다 강하지 않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먼스 매니저는 “다른 지역의 경제지표가 회복한다면 우리는 달러 약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약세 조짐은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에서도 포착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까지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3분기 연속 달러 보유 비중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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