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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P2P 보험플랫폼 ‘다다익선’ 오명진 대표

2019년 04월호

국내 첫 P2P 보험플랫폼 ‘다다익선’ 오명진 대표

2019년 04월호

잘나가던 보험계리사, 무모함에 도전하다
펫·자동차보험 고객 모아 보험사와 협상
계리사 내세워 유튜버 변신...‘보험사’ 설립이 꿈


|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아내가 출산한 지 한 달 만에 제가 창업하겠다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죠. 어찌 보면 가장으로서 무책임했어요.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할 때 흔들린 적도 있지만,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이었고 아직까지 후회하진 않아요.”

국내 첫 P2P 보험플랫폼 ‘다다익선’을 경영하고 있는 ‘두리’의 오명진 대표는 창업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 다다익선이란 플랫폼은 많은 사람을 모아 보험상품 혜택을 더하거나 보험료를 낮추는 것을 지향한다.

현재 2만3000여 고객이 다다익선을 통해 펫보험,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다. 오 대표는 “보험료에는 위험을 보장하는 부분 외에 마케팅비, 계약관리비 등 사업비가 포함돼 있다”며 “사업비를 절감해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펫보험의 경우 시중보다 15%가량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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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 한계, 무작정 퇴사

오명진 대표는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 상품개발팀의 ‘잘나가는 계리사’였다. 보험업계에서 계리사는 고연봉을 받는 전문직군이다. 하지만 대형 보험사의 한계에 부딪혔다. “당시 회사에 건강증진형 보험상품(고객이 건강 관리 시 보험료 할인)을 만들자고 설득했지만 안 됐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나온 결론이 경품으로 웨어러블 상품을 주자는 것이었죠. 혁신에 한계를 느껴서 사직서를 던졌습니다.” 이때가 동부화재 입사 딱 10년인 2015년 12월이었다.

시련은 바로 들이닥쳤다. 이듬해 1월 성급하게 열었던 보험 비교 사이트는 운영 1년 만에 중단됐다.

“상품을 만들었던 계리사였으니 분석에 자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안 들어왔죠.”

그래서 그는 초심을 다시 찾았다. 그는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것은 P2P 보험플랫폼”이었다며 “보험 비교 사이트로 기반을 다진 뒤 P2P 보험으로 영역을 확장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렇게 2017년 ‘다다익선’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1년 정도 고군분투하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단다. 하나금융투자가 투자를 결정한 것. 몇몇 개인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돈을 아끼려고 라면만 먹고 그랬던 때죠. 투자를 받으면서 숨통이 트였어요.”

최종 꿈은 ‘단종 보험사’ 설립

현재 다다익선은 현대해상, DB손보, 롯데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AXA손보, MG손보 등과 손잡고 펫보험, 자동차보험을 판매한다. 고객은 보험료 할인이나 보장 강화 등 원하는 조건을 추구하는 그룹에 들어가 보험에 가입한다. 이후 다다익선은 대표 계약자 역할을 하면서 보험사들 간 경쟁을 유도하고 협상에 나서 최대한 고객에 유리한 조건을 받아낸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다다익선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보니 적극적인 편이다.

오 대표는 인터뷰 도중 롯데손보와의 펫보험 협상을 꺼냈다. 통상 펫보험은 손해율이 200%에 육박한다. 보험료 할인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펫보험이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보니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상 허점이 많았어요. 그래서 롯데손보에 사진 제출, 문구 기입 등 절차를 추가하면 손해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설득했죠.”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실제 해당 상품의 손해율은 80%에 못 미쳤고, 보험료를 최대 23.5% 할인받았다고 한다.

다다익선은 꾸준히 고객 의견을 듣고 있다. 홈페이지 하단에 적힌 ‘이런 보험 제안 작성하기’란도 그 창구 중 하나다. 최근 만들어진 ‘생활체육보험’이 대표적이다. 몇 명 이상이 모여야 가입할 수 있는 단체보험을 개별적으로 가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한 대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오 대표는 “혼자 고민하면 ‘이건 약관 구성이 힘든데’, ‘이건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데’ 등의 생각으로 접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황당한 아이디어가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조만간 유튜버로도 나설 생각이다. 계리사로서 ‘보험’의 개발 배경, 보험료 산출식 등 정보를 쉽게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오 대표는 “가령 ‘치매보험, 이렇게 팔면 큰일 날 수 있다’ 등의 주제로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며 “오명진에 대한 신뢰를 쌓으면 오명진이 보험사와 협의해 만든 보험이라는 신뢰감이 들 것이고 결국 다다익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종 꿈은 ‘단종 보험사’다. 최소 자본금 10억~30억원만 있으면 실생활에 밀착된 소액, 단기보험만 취급하는 단종보험사 설립도 가능하다. “웃으실 수도 있지만 최종 꿈은 보험사예요. P2P보험의 콘셉트를 가져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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