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유돈케어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본부장 “김정은 위원장, 하롱베이 크루즈 꼭 탔어야 했는데...”

2019년 04월호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본부장 “김정은 위원장, 하롱베이 크루즈 꼭 탔어야 했는데...”

2019년 04월호

상세기사 큰이미지

하롱베이, 관광 매출 연 1조원의 ‘관광 캐시카우’
외투기업 득실대는 하이퐁, 북한의 최우선 롤모델
한국기업들, 매년 1000개씩 베트남 진출...총 7200개


|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김정은 위원장이 하롱베이 크루즈를 꼭 탔어야 했는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한창이던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을 만났다. 김 본부장은 베트남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롱베이(Halong Bay)와 하이퐁(Haiphong)을 둘러보지 않은 것을 연신 아쉬워했다. 베트남식 개발 모델을 꿈꾸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이 두 곳을 둘러봤다면 북한 내 경제특구와 관광특구 조성에 확실한 자신감을 얻어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나진·선봉 등에 경제특구를 건설하는 것과 함께 백두산, 원산-갈마지구 등을 관광중심지로 육성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못지않게 외화벌이 통로가 될 것이란 기대를 품었을 듯싶다. 김 위원장이 본인 대신 오수용, 리수용, 현송월 등 수행단을 하롱베이와 하이퐁에 보내 도이모이(doimoi) 현장학습을 지시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하롱베이, 관광 매출 1조원의 ‘캐시카우’

30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하롱베이는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코트라에 따르면 하롱베이가 위치한 꽝닌성의 전체 관광객 수는 2017년 기준 987만명이고 이 중 외국인 관광객 수는 420만명에 이른다. 꽝닌성의 공식 관광 매출은 7억8500만달러로 우리 돈 9000억원에 육박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원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군침을 흘릴 만하다.

북한 수행단이 하롱베이를 거쳐 도착한 곳은 하이퐁이다. 베트남 3위 도시로 베트남 시가총액 1위 인 빈그룹의 자동차 업체 빈패스트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도 이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 집중된 곳이다.

특히 빈그룹은 라면 회사로 출발해 식품, 유통, 건설·부동산 등 전 방위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기업이다. 40년 전 우리나라 대기업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2020년까지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베트남 정부의 목표를 최전방에서 수행 중이다. 북한 입장에선 최고의 벤치마크 대상이다.

김기준 본부장은 “베트남 어느 도시를 가도 중심가에 빈그룹 빌딩이 있다. 빈패스트는 민간 기업이긴 하지만 정부의 전략적 육성 기업이다. 베트남도 섬유 업종보다는 하이테크 기업을 키우고 싶어 한다. 기술과 자본이 있는 기업을 찾았는데 빈패스트가 손을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세기사 큰이미지

베트남, 미국과 수교하고 WTO 가입하며 날개

지난해 코트라는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옮겼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최전방에서 지원사격하기 위해서다. 신남방정책은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중국 수준인 2000억달러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중 베트남이 1000억달러를 담당한다.

“코트라가 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서 하노이로 이전한 것에 베트남 정부도 상당한 의미를 둔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이 일본, 중국, 유럽 사람들 만나면 한국 얘기 많이 한다. 한국과 삼성전자처럼 베트남에 투자하라며 핀잔을 준다. 베트남인들은 베트남이 동남아 맹주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미국과 10년 넘게 전쟁을 벌였던 공산국가 베트남이 아시아의 공장으로 변모한 것은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 선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후로도 1995년 미국과 수교하기까지 9년이 걸렸다. 2001년 미·베트남 무역협정 체결 이후 외투기업의 투자가 시작됐고 2007년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본격화됐다. 북한이 외투기업의 투자를 받을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본부장은 “2007년 WTO 가입하면서 실질적으로 시장이 확 열렸다. 그 전에 베트남은 WTO에 가입하지 않아 수출에 제약이 있었다. 2014년까지 베트남은 통신, 유통, 교육, 광고 등 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들어와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박닌성에서 첫삽을 뜬 것도 2007년이다. 김 본부장은 “삼성이 투자하기 전에는 베트남 정부 안에 친일파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친한파가 더 많다. 총리가 친한파이고 장관도 친한파가 많다. 여기에 삼성전자 1차 벤더가 200개에 달하고 총 16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로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 1년에 1000개씩 베트남으로 향해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공산국가 정치체제에 자본주의를 접목시켜 성공한 모델이지만 차이가 분명하다. 중국은 내수시장을 단단히 걸어잠근 채 외국기업의 투자도 자국 기업과 50 대 50으로 맞출 것을 고수한다. 반면 베트남은 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롯데마트나 CJ 등은 100% 지분을 갖고 베트남에 진출했다.

김 본부장은 “베트남은 외투기업들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다. 중국처럼 외투기업들을 막 대하지 않는다. 삼성이 꼬꾸라지면 베트남도 같이 망가지는 구조다. 그러니 베트남 정부가 우리 기업들한테 친절하다”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베트남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수적으로 압도적 1위다. 일본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를 곁눈질하며 들어온 데다 주로 인프라·금융 분야에 투자한 반면,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직접투자가 대부분이다. 김 본부장은 “돈 대는 것은 일본인데 대우는 한국인이 다 받는다고 일본인들은 불평을 토로한다”고 웃어보였다.

베트남 시장이 열리고 31년간 우리 기업의 누적 진출이 총 7200개인데 지난 3~4년 동안 3000개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섬유 기업들이 호찌민으로 많이 갔고 2007년 삼성, LG 등 전자 대기업과 1차 벤더들이 하노이로 들어갔다. 그게 2차 붐이다. 지금은 중국으로 갔던 우리 기업들이 다시 베트남을 찾고 있다. 3차 붐이다.

“싼 맛에 진출은 옛날 얘기... 경쟁력 갖춰야”

베트남 하면 흔히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단가 경쟁력을 떠올리지만 이미 베트남의 물가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개발도상국인 만큼 앞으로도 임금 상승은 불가피하다. 정부가 나서서 임금상승률을 5%대로 막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싼 맛에 진출을 모색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조언이다. 그는 “한국에서 쫓기듯이 나오는 기업이 많은데 그것은 위험하다. 엄연히 사회주의 국가이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분명 있다. 막 투자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남들이 가니까 나도 간다는 식은 이미 한참 지났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들어와야지 싼 임금만 보고 들어오면 오래갈 수 없다. 곧 4~5년 후면 그런 기업들은 경쟁력이 없어질 것이다. 이미 하노이만 해도 하이테크 업종이 들어오길 원한다. 저임금 기업은 하노이에서 차로 3~4시간 거리로 밀려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민병복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