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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빗장 풀린‘ 부동산신탁’...한투·대신·신영 진출에 전운 고조

2019년 04월호

10년 만에 빗장 풀린‘ 부동산신탁’...한투·대신·신영 진출에 전운 고조

2019년 04월호

자본력과 IT혁신 무장한 금융투자업계 신탁사
2030세대부터 고령까지 투자저변 확대 의지
11곳 선발주자, 시장 뺏길라 초긴장


|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
| 김민경 기자 cherishming17@newspim.com
| 김민수 기자 mkim04@newspim.com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10년 만에 ‘New 플레이어’ 등장한 부동산신탁

연휴 마지막 날인 3월 3일 일요일, 금융위원회가 10년 만에 부동산신탁 신규 예비인가를 받을 3곳을 발표했다. 예정에 없던 긴급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신규 예비인가를 받은 곳은 한투부동산신탁, 신영자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 세 곳.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NH농협부동산신탁과 에이엠자산신탁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신규 예비인가를 받은 세 곳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임원을 선임해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다만 본인가를 받은 후 2년이 지나야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를 할 수 있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곳은 모두 금융투자계열(증권사)이다. 그간 은행계와 전문기업에 치중돼 있던 시장을 재편하고, 금투업계에 부동산개발사업 등에서 새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중이 엿보인다.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은 신탁회사가 해당 부동산을 관리, 개발, 처분하고 그 이익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신탁사는 개발, 투자, 분양 등 전반적인 부동산개발사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부동산신탁 시장은 신탁사의 자금 투입 여부에 따라 ‘차입형’과 ‘관리형’으로 나뉜다. 차입형 신탁은 공사비를 지원하기 위해 신탁사가 신탁대지급금을 조달하는 자금 투입 리스크가 있기에 신탁보수율이 3~4%로 높다. 관리형 신탁은 사업비를 위탁자 또는 시공사가 조달하므로 신탁사는 직접적인 자금 투입 리스크가 없어 신탁보수율이 낮다.

현재까지 부동산신탁 시장은 금융지주 계열 2곳(KB부동산, 하나자산신탁)과 신탁사가 직접 사업비를 대고 개발까지 하는 차입형 신탁사 4곳(한국토

지, 한국자산, 대한토지, 코람코자산신탁), 나머지 중 소형사 5곳이 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 같은 구도는 2009년 이후 무려 10년간 지속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신탁 시장에 대한 금융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변화가 일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에는 신한금융지주가 중소형사인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새로 뛰어들었다. 우리금융지주도 부동산신탁사 인수를 물색 중이다. 신규 예비인가를 받은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신영자산신탁까지 가세하면 부동산신탁 시장에는 새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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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제휴 한투 “젊은 세대 잡겠다”

한투는 예비인가 신청 시부터 가장 유력 후보로 불렸다. 막강한 자본력과 든든한 컨소시엄 동지들 때문이다. 한투는 예비인가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도 P2P(개인 간) 투자를 활용한 토지신탁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플레이어로 2030세대를 등장시켜 투자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적극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9월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초자본금은 500억원(납입)이며, 2차년도에 1500억원을 증자해 총 2000억원의 자본금으로 본격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앞으로 한국투자증권의 리츠사업부문 인력과 기존 업계 경력자들로 충원을 할 계획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이 가장 중점적으로 내세운 사업내용은 신탁시장의 ‘투자자 저변 확대’다. 혁신기업과 손을 잡아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주로 노년층이 보유 중인 노후주택을 새 주택으로 건설하는 등 기존 B2B(기업 간) 시장을 B2C(기업·개인 간)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7개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한투부동산신탁 컨소시엄에는 한국금융지주, 우리은행, 현대해상, 카카오페이, SH공사와 부동산중개업체 다방, 핀테크플랫폼업체 피노텍이 포함돼 있다.

우선 한투부동산신탁은 소규모 맞춤형 P2P 투자에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가미하는 사업 방식을 추진한다.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이란 시공사의 채무 불이행 발생 시 신탁사가 시공사를 교체해 준공을 완료하도록 보증하는 상품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이 과정에서 위탁사 등에 대한 수월한 펀딩을 위해 카카오페이 등 P2P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P2P업체 선정 등은 컨소시엄 구성원인 카카오페이가 진행한다. 후분양 차입형 지원신탁도 추진한다. 이는 건축 공정 60~80% 이상의 시기에 분양을 하는 후분양제 사업을 수행하는 신탁이다. 기존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유사하다.

한투부동산신탁은 후분양제 건설자금을 컨소시엄 주주인 한국금융지주와 우리은행, 현대해상에서 지원받고 카카오페이와 다방, 피노텍 등과 애플리케이션(App) 등을 개발해 후분양 주택정보 및 입주 후 ICT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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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리츠’로 고수익...신영, 은퇴자 부동산 관리

대신과 신영은 기존 사업에 부동산신탁을 접목시키는 등 자신들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대신은 재생에너지 인프라 조성과 도심공원 조성 사업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보다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안을 세웠다. 주요 사업계획으로는 △가로주택 정비 사업 △도심공원 조성 사업 △창업클러스터 조성 사업 △폐산업시설 활용 사업 △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꼽았다. 주된 자금조달 창구로는 ‘리츠’를 제시했다. 리츠는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지분형(Equity) 상품으로 판매사에는 유동성 확보와 미분양 리스크에 대한 헷지를, 투자자들에게는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안정적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중 가로주택 정비 사업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대신자산신탁에 대출을 보증하고 리츠를 통해 주택도시기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을 이용해 가로주택을 정비하는, 일종의 재개발을 진행하고 여기서 리츠와 펀드를 활용해 일반분양분을 매입, 미분양 리스크를 제거한다.

특히 대신증권은 2년 뒤부터 차입형 신탁 업무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 소형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지역 기반 예술가나 문화사업자, 교수 등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듣고 지자체에 유휴시설 활용방안을 제시, 인허가 및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폐산업시설 사업 등이다.

신영증권은 종합재산관리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신영자산신탁의 초기자본금은 300억원이다. 구체적으로는 고객 자산을 금전자산과 부동산자산으로 분류한 뒤 금전자산은 신영증권의 종합재산관리 시스템으로, 부동산자산은 신영자산신탁을 통한 부동산신탁 서비스로 금전신탁과 부동산신탁을 통합 관리한다. 이를 통해 신탁수익 관리 및 재투자 자문으로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노후 및 낙후지역의 재생 및 개발 사업에도 적극 나선다. 지역의 경제주체를 활용해 개발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신탁 물건을 그룹화해 시공사, 금융사를 아우르는 공동 개발이 추진된다.

이 밖에 제도화된 금융 상품과 서비스가 부족한 중형 부동산 보유 고객을 노린 리테일 부동산자산관리 시장 개척, 거주 지역과 투자 지역이 불일치하는 고객을 위한 원격지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에 중위험·중수익 리츠 공급을 통한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등을 주요 사업계획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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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삼총사 등장에 기존 신탁사 ‘긴장’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 시장 내 새로운 플레이어 진입이 시장 활성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1481억원이었던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 5047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2853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나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11개사 중 적자를 기록한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물론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간 별다른 경쟁 없이 고수익을 내오던 기존 신탁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차입형 토지신탁, 책임준공확약형 관리신탁 사업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차입형·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 수탁액 규모는 10조1000억원에 달했다. 11개 전업 부동산신탁사 전체 수탁액의 5.3% 수준이다. 차입형·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 영업수익 규모는 3000억원대로 전체 영업수익의 50%를 웃도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곳은 관리형 신탁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 중소형 신탁사들로 예상된다. 고수익 사업인 차입형 토지신탁이 제한된 신규 업체들이 시장 개방 초기 관리형 신탁에 치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1%였던 관리형 신탁 수수료는 작년 0.1~0.2%까지 떨어졌다.

차입형 신탁 위주의 대형 신탁사들은 시간을 벌었다. 신규 예비인가를 받은 사업자의 차입형 토지신탁은 2년 뒤부터 허용되기 때문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탁업은 프로젝트 심의 및 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시스템과 트랙레코드(실적 성과) 축적이 중요하다”며 “신탁시장이 개방되더라도 하나의 사이클을 모두 겪은 5년 이후 진검승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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