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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논란 불지핀 ‘무작위 청년수당’

2019년 04월호

서울시 논란 불지핀 ‘무작위 청년수당’

2019년 04월호

‘청년정책’ 패러다임 전환 vs 서울시 ‘포퓰리즘’ 논란
최영준 랩2050 연구위원장 “청년수당 2.0, 새로운 복지실험”
해외 사례는? “외국서도 취업청년 한정 지급실험은 전무”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서울시의 ‘청년복지’ 실험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서울시가 청년기본소득(조건 없는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청년수당 2.0’ 정책실험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조건 없는 청년수당이 청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될지, 대중 선동에 치우친 포퓰리즘으로 끝날지 극명하게 반응이 엇갈린다.

청년수당 논란 2016년 1R→2019년 2R

서울시 청년수당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지금의 서울시 청년수당이 도입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도입 당시 박근혜 정부의 보건복지부와 극심하게 대립했다.

복지부가 “대상자 선정기준이 모호하고 서울시가 사전협의 과정을 무시했다”며 정책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청년수당 도입을 놓고 “청년의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라는 찬성 의견과 “선심성 정책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반대 의견으로 극명히 갈리며 논쟁이 뜨거웠다.

2019년 ‘(조건 없는) 청년수당 논란’은 2016년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현재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소득수준과 근로시간에 따라 선발한 만 19~34세 청년 약 5000명에게 월 50만원의 수당을 최대 6개월 동안 지급한다. 하지만 이번에 민간연구소 랩2050이 제안한 청년수당 2.0(청년기본소득) 제도는 수당 지급에 조건이 없다. 서울시는 “추진 여부가 결정된 바 없고 검토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파장이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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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포함 청년 2400명 대상 정책실험

서울연구원과 랩2050은 지난 1월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청년 24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수당 2.0 정책실험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청년수당 2.0 정책실험안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 중인 만19~29세 청년을 대상으로 2년간 3개의 실험집단을 구성한다. 3개의 실험집단은 조건 없이 2년간 매달 50만원씩을 받는 집단(기본소득형 800명), 근로소득만큼 수당이 차감되는 집단(근로연계형 800명), 아무 수당도 받지 않는 집단(통제집단 800명)으로 나뉜다.

즉 청년기본소득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집단(1600명)과 지급하지 않는 집단(800명)을 나눠서 2년간 기본소득을 지급한 뒤 정책 효과를 검증하는 구조다. 첫 번째 실험집단은 기본소득 방식으로 고용 유무를 떠나 무조건적으로 현금 50만원을 지급한다. 실업자 2000명에게 2년간 기본소득(월 72만원)을 지급하는 핀란드의 실험과 유사한 방식이다. 두 번째 실험집단은 근로와 연계해 소득을 번 만큼 수당이 감액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50만원 이상 소득을 벌면 수당을 받지 않는다. 실업부조, 공공부조 방식에 가깝다. 세 번째 실험집단(통제집단)은 청년수당을 받지 않는다.

랩2050에 따르면 이 실험의 지급 총액은 2년간 최대 19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서울 청년 모두에게 20대의 1개 연도에 지급한다면 7000억~8000억원, 전국 청년에게 지급한다면 약 4조원 정도가 소요될 수 있다.

이 같은 안이 공개되자 한쪽에선 청년 지원 정책이 많은데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취업·창업수당이 될 것이란 의견부터 모든 청년, 일하는 청년까지 수당을 지원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돈보다는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줘야 한다는 얘기도 꾸준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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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설계자 “새로운 사회복지실험이다”

이번 ‘청년기본소득 정책실험’을 설계한 민간연구소 랩2050의 최영준 연구위원장(연세대 행정학과 교수)은 뉴스핌·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청년수당 2.0을 ‘새로운 사회복지 실험’이라고 정의했다.

최 위원장은 “기존 저출산·일자리·고용 정책이 청년 세대들의 출산 기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실효성에 의심이 든다”며 “똑같은 정책만을 편다면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2년 정도 실험을 통해 새로운 청년 대책의 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청년 문제를 빈곤·실업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결혼 기피, 저출산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즉 청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민간연구소 랩2050이 한국리서치와 함께 여론조사를 한 결과 청년 60% 이상이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월 2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주최로 열린 ‘포용국가와 청년정책’ 토론회에선 결혼이나 출산을 꿈꾸지 않는 청년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존 일자리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청년들의 욕구에 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 위원장은 “청년 문제는 단순히 빈곤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위기, 불안정성 등 청년 전반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이번 정책실험은 경제적·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안전판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대에 사회에서 지원을 해주고 청년들이 앞으로 나아가 페이백(payback)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보자는 게 기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취업자에게 청년수당을 준다는 게 기본적으로 없었던 개념인데 (수당을 지급해) 이들 집단의 고용, 행복, 건강 등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청년에게 국가가 기본소득과 같은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 자유안정성을 높이는 출발점이 되며 혁신적 사회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최 교수는 “오해가 많은데 이번 제안이 바로 서울시 모든 청년에게 수당을 주자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엄밀하게 실험을 해본 후 특히 20대 내에서도 어떤 청년대가 필요한지, 효과가 제일 높은지를 보고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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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례는? 취업자 청년수당은 ‘최초’

이번 실험은 지급 대상을 청년층 취업자에 국한할 경우 해외 사례를 찾기 힘들다. 청년수당 2.0 찬반 논란을 넘어 세계기본소득국제네트워크 등을 중심으로 이번 실험에 관심이 뜨거운 이유다.

현재 핀란드, 스페인, 미국 등은 이미 기본소득 지급 실험을 실시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핀란드는 장기실업자만을 대상으로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다. 이렇다 보니 25~34세 청년층보다는 35세 이상 중장년층 비율이 65% 이상으로 높았다. 지난해 실험은 끝났고 1차년도 연구결과는 지난 2월 9일 발표됐다. 스페인(바르셀로나)은 공공부조 수급자를 대상으로 올해까지 실험을 진행한다. 미국은 최근 들어 실험을 시작했다. 대상에 특별한 조건은 없지만 청년에 국한한 것도 아니다.

최영준 교수는 “(기본소득지급 실험에서) 미국은 취업자 구분을 두지 않고 있고, 핀란드도 시작 대상은 장기실업자지만 취업을 해도 계속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기본소득 실험에는 기본적으로 취업자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교수는 “청년만을 지급 대상으로 하는 정책실험은 이번이 특별한 경우”라며 “그동안 전 세계에서 없었던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원화로 환산한 기본소득은 서울이 50만원인 데 비해 미국 110만원(빅맥지수 기반 86만원), 핀란드 73만원(빅맥지수 기반 54만원), 스페인 42만원(빅맥지수 기반 36만원) 수준이다. 랩2050 측은 “예산을 고려해 최소 50만원으로 정책실험을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적정금액을 검토해 추후 전면 시행할 경우에는 지급액 상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방향은 정책실험을 하고 나서 논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2016년 청년수당을 처음 도입하면서 유럽의 ‘청년보장’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럽의 청년보장 상황은 어떨까. 유럽의 청년실업 정책을 연구해온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에 따르면 유럽의 청년보장은 대체로 교육과 고용 연계 프로그램을 강조한다. 현재의 서울시 청년수당(현재 부모의 소득 등 제한)과 비교하면 보편적인 성격이 강하다.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실업 또는 비경제활동 상태에 처한 지 4개월 이내인 청년이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와 비슷한 현금 지급도 존재한다.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별도로 구직활동을 약속한 청년에게 월 451유로(약 55만원)의 알로카시옹(현금보조금)을 지급한다. 벨기에도 저소득 청년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한다.

김윤태 교수는 “프랑스처럼 유럽에도 현금으로 구직수당을 주는 나라가 꽤 있다”며 “수당을 취업활동에 썼다는 점을 사후 증빙해야 하는 서울시와 달리 사용처에 별다른 제약을 두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청년보장의 대상은 25세 미만 청년들로 최대 혜택 기간은 4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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