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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끝없는 불확실성

2019년 03월호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끝없는 불확실성

2019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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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의 기술패권 경쟁은 장기적 변수
달러 약세라도 더딘 진행 예상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발 한파에 떠는 증시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3월 초는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휴전을 선포하고 협상을 진행키로 한 기한이다. 그런데 협상이 원활하게 마무리될 것 같지 않다. 글로벌 증시가 연초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대 완화 등에 힘입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도 무역전쟁이 가장 큰 위험으로 나타났다. 아니나 다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3월 초를 넘어 주요 일정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중순에 미국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즈음에는 이미 미국이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린 후일 터.

세계 1, 2위 경제대국의 무역전쟁은 식어가는 글로벌 경제의 전망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수치로 보이는 무역수지 균형을 맞추겠다고 합의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양국의 패권경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산업정책 ‘중국제조2025’에서 인력정책인 ‘천인계획’까지 문제삼고 있고, 중국의 경제활동 관행 자체를 바꿀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도 5G 선두주자 ‘화웨이’ 등 기술기업들의 장비 채택을 미국이 본격적으로 막고 있다는 사실이 이런 기술패권 다툼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집행위원회, 벨기에 정부와의 회의 등을 통해 미국 정부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화웨이 등 중국 업체 장비에 보안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밀리는 듯하는 중국은 오히려 무역전쟁의 편익도 있어 보인다. 살아남기 위해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베트남 등으로 옮겨갈 경우 중국 경제는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이 되면서 더욱 기술력에 집중된 경제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는 해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와 가까운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관세전쟁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패권전쟁”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이긴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중국의 기술 고급화 전략을 돕게 된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표정은 어떨지라도 서로의 속내가 다 드러나지 않는 협상에 과연 얼마만큼의 진전이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이 무역협상에서 합의할 초안도 아직 없다’고 꼬집으면서 단기적 성과에 대한 기대를 벌써 내려놓았다.

세계 주요 선진국의 경기침체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최근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하고 있고, 이번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투자회사 뱅가드는 올해와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각각 35%와 50%로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은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성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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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라도 더딘 진행 예상

지난 한 달 동안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약 95.5로 0.5% 정도 하락했다. 미 연준이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진적 금리 인상’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삭제하면서 당분간 금리 인상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이런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기조는 달러화 약세의 재료가 됐다.

하지만 투자자 일각에서는 유럽과 중국 등의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달러화의 섣부른 매도를 경계하기도 한다. 2월 들어 미국 고용지표 호조와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는 달러화를 지지했다. 지난 2월 1일 미 노동부는 비농업 부문이 30만4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혀 금융시장을 놀라게 했다. 대조적으로 중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의 경제는 주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으로 한 해를 시작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 둔화 우려 등으로 일부 숏커버 포지션을 취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달러화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2015년 12월 이후 최대치로 치솟았다. 포트폴리오 컨셉츠의 콘스탄틴 볼즈 펀드매니저는 “유럽 주식이 하락 국면에 있고 미국 주식 선물도 보합권에 있어 우리는 달러화를 적극적으로 매도하기 전에 미국 경제의 약세 조짐을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 속에서 투자자들은 달러화가 비둘기 연준으로 하락세를 보인다고 해도, 전문가들은 그 변화가 매우 점진적일 것이라는 데 중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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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호조, 채권시장은 리스크 오프

연초 글로벌 채권시장은 급반전세를 나타냈다.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이머징마켓 채권과 정크본드로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지난해와는 다른 움직임을 연출한 것이다. 한 달 사이 신흥국 채권시장은 강한 랠리를 연출하며 투자자들에게 2년 6개월래 최대 규모의 수익률을 안겨줬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올해 크게 감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번진 데다 지난해 폭락에 따른 이머징마켓 채권과 정크본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유로존에서는 채권시장에서 지난 3년간 ‘큰손’을 자처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이 발을 뺐지만 핵심 매수 주체의 공백에 따른 충격은 엿보이지 않았다. 독일을 필두로 주요국의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이 기록적인 하락을 나타냈다.

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종료에 따른 시장 혼란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안도하는 표정을 보이는 한편 해외 투자자들 매입의 회복 여부에 따라 향후 유럽 채권시장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지난해 한파를 냈던 지구촌 채권시장의 2019년 출발이 예상 밖의 호조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발 한파에 떠는 증시

올해도 지난해만큼 글로벌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갈까? 전문가들은 지난 1월 상승폭이 워낙 가팔랐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도 앞으로 글로벌 경기 하강 기류가 더욱 뚜렷해지며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경계론에 무게를 둔다.

특히 중국 경제가 추가로 악화하며 신흥국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성장률이 6.6%로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중국 경기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중국 경기에 대한 비관론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1월까지 2개월 연속 50을 밑돌아 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자동차, 식당, 사치품 등 다양한 부문에서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 쏟아졌다.

2015년 당시 같은 중국 경기에 대한 공포가 만연하며 신흥국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5년 중국 당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경제의 성장에 대한 공포를 부채질하고 신흥국 시장을 뒤흔들었다”며 최근 수년간의 사례를 보면 중국 성장에 대한 공포는 주식과 상품, 신흥시장 등 주요 자산시장 하락의 중심이었다고 분석했다.

유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 커

지난 1월 국제유가는 4개월 만에 반등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급락세에서 탈피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월 말 대비 18.5% 상승한 배럴당 53.79달러를 기록했다. OPEC+(14개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과 10개 산유국) 감산, 미·중 무역협상 기대, 미국 증시 반등, 저가매수세가 상승을 견인했다. 베네수엘라의 정정 불안과 미국 금리 동결이 두드러진 월 후반에는 54달러를 회복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재고 증가 등으로 상승이 제한적이었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생산 호조로 4.3% 내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약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 연준의 스탠스 변화, 베네수엘라 사태 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주목하라고 주문한다. 1월 유가 반등은 과도한 낙폭의 해소 차원이고 펀더멘탈 개선이 동반되지 않아 추가 랠리는 어렵다. 공급 측면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도 변수다. 그 파장이 아직 크지 않지만 향후 원유 생산 전면 중단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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