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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입지 흔들리는 모디 총리...인도 투자전략은

2019년 03월호

정치 입지 흔들리는 모디 총리...인도 투자전략은

2019년 03월호

4월 총선 정권교체 가능성...유권자 70% 농민, 민심이반 가속
“모디 재집권 실패하면 제조업 중심 경제정책 ‘스톱’ ”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총선 이후로 투자시기 늦춰야


|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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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국민당(BJP)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우리는 권력을 위하거나, 가족 통치를 영속하기 위해 여기에 있지 않다.”(1월 7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말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치 라이벌 ‘라훌 간디’를 견제하기 위해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다. 오는 4월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재집권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잇따르자 결의를 다진 셈이다.

인도 증시는 ‘모디노믹스’라 불리는 모디 총리의 개혁 정책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상승 랠리를 이어왔다. 하지만 모디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면서 인도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새해 들어 지난 1월 30일까지 1.32% 하락했다. 신흥국 수익률 6.52%에 비해 7.84%p나 뒤처진 것. 이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에서 12월 초까지 진행된 인도 5개 주 지방선거에서 모디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BJP)이 모두 참패했다. 특히 라자스탄(Rajasthan), 마디야 프라데쉬(Madhya Pradesh), 차티스가르(Chhattisgarh) 등 3개 주는 BJP의 전통적인 표밭이었지만 라훌 간디가 이끄는 국민회의(INC)에 통째로 넘겨줬다. 나머지 2개 주는 MNF와 TRS 등 다른 야당이 승리했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이들 3개 주는 인구가 많고 국회의원 의석 수도 많기 때문에 선거 결과가 전체 민심과 차기 총선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인식된다”며 “3개 주 모두 힌디어를 사용하는 소위 ‘힌디벨트(Hindi-Belt)’의 핵심지역으로 그동안 BJP 지지성향이 강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BJP에 큰 충격”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4년 선거에서 라자스탄, 마디야 프라데쉬, 차티스가르는 BJP가 승리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면서 “이들 지역은 총선에 앞서 실시되는 주 의회 승리가 총선까지 이어지는 승리 방정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 팀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모디 총리가 인도 국민들로부터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인도국민회의 당수 라훌 간디는 간디 집안의 적통 계승자로 지난 총선 패배 후 절치부심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INC는 정치 명문가인 네루 간디 가문의 라훌 간디 총재가 이끈다. 그는 야당 연합체인 통합진보동맹 (UPA, United Progressive Alliance)을 결성해 모디 정부 재집권 저지를 위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지 “4월 정권교체 가능성 높아”

모디 총리가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개혁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이 썩 좋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폐업하고,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아니면 기업하기가 어렵다는 비판이 등등하다. 특히 농민들의 삶이 더 힘들어졌다.

김예경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농촌 지역의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농촌지역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유가 및 비료가격 상승 등으로 투입비용이 증가했지만 농산물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서 최대 유권자라 할 수 있는 인도 농민들의 불만이 쌓여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농산물 수매가격 인상과 농촌지역 대출 확대 등을 통해 농민 소득 증대를 도모했으나 농촌지역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큰 효과가 없었다”면서 “반면 INC는 대규모 농민 부채 탕감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선거전략을 구사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농촌지역에 전체 인구의 70%가 거주하고 있고 농업 분야 종사자는 45%에 이른다. 모디는 지난 2014년 총선에서 당선될 당시 2022년까지 농촌소득 2배가 되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농민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당선 후 농민들을 지원하는 농산품 최소지원가격(MSP, Minimum Support Price) 인상에 인색했다. 또 예산 부족을 이유로 2017년까지 예정됐던 23개 관개시설 공사 중 4개만 진행했다. 이에 인도 농민들은 지난해 모디 정부의 미흡한 농민 지원을 질타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모디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총선에서 BJP가 INC에 정권을 내준 원인이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좋았지만 소외된 계층, 농민에 대한 대책이 없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모디 역시 과거 BJP 행적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 이번 주(州)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 이반을 별것 아닌 문제로 치부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모디 실패시 제조업 중심 경제정책 전면 스톱”

인도 정부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투자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도 커졌다. 김남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BJP의 지방선거 패배로 총선을 앞두고 시장 불안심리가 커졌다”며 “만약 모디 총리가 재집권에 실패한다면 그동안 모디 정부가 추진해온 제조업 중심의 경제개발정책은 전면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디노믹스의 핵심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다. 즉, 인도를 제조업 허브로 만들어 2022년까지 제조업 비중을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으로 높이고, 제조업 부문 일자리를 1억개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디 정부는 제조업 기업을 위한 세금제도 개선, 자금 지원 등을 추진해 왔다.

인도의 제조업 비중은 지난 2015년 기준 16.6%로 한국 29.8%, 중국 29.4%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태국 27.6%, 말레이시아 22.7%, 인도네시아 21.7%, 미얀마 20.8% 등 아세안보다도 낮다.

인도의 취업자 수는 ‘Make in India’ 정책 시행에 따른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로 2013년 4억6907만명에서 2017년 5억187만명으로 3279만명 증가했다.

김남호 연구원은 “자본시장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모디 총리가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하더라도 인도 경제 부양을 위해선 자신과 연줄이 있는 중앙은행 총재를 선임해 통화완화 정책을 쓰겠다는 입장인데, 이 역시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디 정부는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보유 중인 준비금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정부에 지급되는 중간배당금까지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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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총선 이후로 미뤄야”

모디 총리의 선거용 경기부양책에 반기를 들었던 파텔 전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는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물러났다. 이 자리에 모디 정부의 핵심 경제관료였던 샥티칸타 다스가 임명됐다.

김예경 연구원은 “모디 정부는 총선 전 경기부양에 힘쓸 것”이라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중소기업 대출 완화 정책을 쓰면 장기적으로 인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기종 실장 역시 “인도 정국이 총선 국면으로 전환돼 경제정책은 재정·통화정책 모두 확장적 성격이 강화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경제정책 방향이 단기적인 경제성장률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중장기 거시경제 안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투자는 결국 총선 이후로 미루는 게 유리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도국민당이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3개 주에서 모두 참패함에 따라 총선이 치러지는 4~5월이 다가올수록 인도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 입장에서 모디 총리의 재선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채권 역시 지금보다는 정국 불안 시기 저점에 투자하는 게 낫다. 전병하 연구원은 “인도 채권은 작년 4분기 인도 채권시장 강세로 금리가 낮아져 매력이 저하됐다”며 “총선 전후의 변동성 구간에서 환율과 금리가 상승을 보이는 시점에 투자에 나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인도 채권시장은 작년 4분기 물가 하락, 인도중앙은행의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유동성 공급,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한편 이종훈 팀장은 “과거 신흥국은 미국 증시가 빠지면 더 빠졌지만, 지금 인도는 내수기반 경제구조를 바탕으로 수출지향 국가보다 덜 민감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트렌드로서 인도만의 새로운 스토리를 써내려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은행 총재와 정부 간 갈등은 인도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나타난다”면서 “인도가 그만큼 경제정책 결정 과정에서 합리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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