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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후진국' 벗어나려면 규제 풀어야

2019년 03월호

'핀테크 후진국' 벗어나려면 규제 풀어야

2019년 03월호

규제의 높은 ‘벽’, ‘핀테크 갈라파고스’ 오명
당국, 올해 핀테크 규제혁파에 총력 방침


| 김진호 기자 rplkim@newspim.com


# 2016년 11월 P2P(개인 간 거래) 업체 ‘비욘드펀드’는 ‘30CUT(써티컷)’을 개발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 상품은 저축은행·캐피털·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P2P 투자에 참여한다는 게 획기적이었다. 예를 들어 ‘NH 30CUT론’은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 신용카드대출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대출 이자를 30% 인하해 NH농협은행 대출로 대환해 주는 상품이었다. 그러나 상품 출시 직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등은 P2P 플랫폼에 자금 제공을 할 수 없다는 규제 때문이었다. 미국에선 비슷한 상품이 나와 금융회사와 소비자가 윈-윈하고 있으나 국내에선 가로막혔다. 결국 사업모델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스타트업 ‘모인’은 지난 2016년 금융권 창업경진대회에서 금융감독원장상을 받았다. 높은 혁신성으로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이 회사의 사업모델에 대해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결론을 내며 발목을 잡았다. 은행에 해외송금을 요청하면 송금은행, 중계은행, 수취은행을 모두 거쳐야 해 수수료가 중복으로 부과되고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나 모인이 개발한 방식은 중계은행을 거치지 않아 수수료를 최대 90%까지 낮췄다. 시간도 줄였다. 그렇지만 법 규정이 바뀔 때까지 8개월을 허송세월해야 했다.


IT(정보통신) 기술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우리나라의 핀테크 산업 환경은 그야말로 낙제점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들이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에 막혀 빛도 못 보고 사장되는 일이 빈번하다. 기술과 환경의 변화에 뒤떨어지는 규제 탓이다. ‘핀테크 후진국’, ‘핀테크 갈라파고스’ 등의 오명을 쓰게 된 이유다.

지난 몇 년간 정부는 ‘핀테크 활성화’를 혁신성장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다. 금융(Finance) 거래에 IT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를 일컫는 핀테크의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규제 완화를 약속했지만 실제로 개선된 규제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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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핀테크, 금융이 바뀐다’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핀테크 후진국의 참담한 현실

영국, 미국, 중국 등 주요 핀테크 선진국은 신기술 등에 대해 ‘선(先)수용-후(後)규제’ 방식을 적용해 왔다. 반면 국내 당국은 이른바 포지티브 규제(법률상 명시된 것만 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진 불법으로 간주하는 규제 방식)를 고수한다. 새로운 기술로 사업을 하기 위해선 금융위의 유권해석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금융위의 유권해석 회신 기간은 평균 69일에 달했다. 가장 길게 소요된 사례는 426일이다.

간발의 차로 사업을 선점당할 수 있는 핀테크 환경에서 정부의 굼뜬 행정으로 많은 신기술과 아이디어가 빛을 보지 못했다. 핀테크 사업에 관해 당국에 문의를 하면 평균 2시간 이내에 답변이 오는 싱가포르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들고 나와도 유권해석이 늦어지면 무용지물”이라며 “너무 많은 가이드라인으로 핀테크 업체들은 어떻게 사업을 추진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금융당국 핀테크 규제혁신에 총력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규제혁신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최근 핀테크 현장간담회에서 “올해는 핀테크 산업 내실화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핀테크 규제혁파 정책의 핵심은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이 법안은 핀테크 기업 등이 신청한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될 경우 금융법상 인허가와 영업행위 규제에 특례를 받을 수 있다. 이른바 ‘규제샌드박스법’이다.

특례를 인정받으면 2년까지 혁신금융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으며, 시험에 성공해 서비스를 상용화할 경우 사업자는 인허가 완료 이후 최장 2년 동안 다른 사업자가 같은 서비스를 출시할 수 없도록 배타적 권리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특정 규정을 통해 지원하는 것보다 금융당국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독과 규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신산업 육성을 위해 ‘감시자’가 아닌 ‘지원자’ 역할을 하는 시장친화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가 주도의 핀테크 산업 육성 의지와 공무원들의 보신주의 타파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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