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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한류를 만든다” 해외서 먼저 알아본 한류스타·콘텐츠

2018년 12월호

“현지에서 한류를 만든다” 해외서 먼저 알아본 한류스타·콘텐츠

2018년 12월호

배우 수현·추자현·홍수아 등 국내 작품·인지도 없이 해외 진출
아이돌 카드·더보이즈 등 국내 데뷔 전 해외서 먼저 주목
영화·공연·방송콘텐츠도 현지화 전략 성공중

| 장주연 기자 jyyang@newspim.com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 황수정 기자 hsj1211@newspim.com


“기회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대개의 ‘한류’는 국내에서 해외로 퍼져 나갔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연예인과 작품이 타국으로 고스란히 넘어가 현지 팬층을 형성하고 ‘K 열풍’을 만든다. 하지만 그 반대의 사례도 있다. 시작점이 국내가 아닌 국외인 경우다. 마치 그곳 사람, 그 나라의 콘텐츠였던 것처럼 자연스레 현지인들에게 스며들어 ‘한국’을 알리는 사례들이다.

현지에서 한류를 만든 ‘배우’
성공적 안착→ 국내 인지도도 높아져

외국 현지에서 한류를 만든 대표적인 이는 배우 수현이다. 국내 인지도가 거의 없던 수현은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영어와 서구적인 외모를 무기로 할리우드로 넘어갔다. 각종 오디션 끝에 그는 유명 프랜차이즈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다크타워: 희망의 탑’(2016)에 연이어 출연했다. 최근에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주요 롤을 맡아 국내외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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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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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아

추자현과 홍수아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 역시 국내 작품이나 인지도 도움 없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5년 중국으로 넘어간 추자현은 꾸준한 도전 끝에 2011년 드라마 ‘회가적 유혹’(‘아내의 유혹’ 리메이크작)에 출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회가적 유혹’은 방송 당시 전국 시청률 1위, 중국 역대 시청률 5위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추자현은 ‘수수적남인’(2014), ‘최후일전’(2015), ‘행복재일기’(2016) 등 수십 편의 중국 드라마를 흥행시키며 ‘한국에서 온 백설공주’, ‘시청률의 여왕’으로 사랑받았다.

국내에서 코믹 이미지로만 소비되던 홍수아도 중국으로 넘어가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지난 2014년 중국 영화 ‘원령’을 시작으로 드라마 ‘억만계승인’(‘상속자들’ 리메이크작, 2015), ‘온주량가인’(2015) 등 굵직한 작품의 주연을 맡았다. 특히 ‘온주량가인’에서 남자 주인공의 첫사랑을 연기하며 ‘대륙의 첫사랑’으로 자리매김했고, ‘제2의 판빙빙’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현지 팬들은 이들로 인해 ‘한국’이란 나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해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인지도가 함께 올라갔다는 것. 특히 추자현은 중국 내 인기에 힘입어 남편 우효광(于晓光)과 SBS 예능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동상이몽)에 출연하기도 했다. ‘동상이몽’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으며,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추자현과 프로그램 관련 게시물이 퍼져 나갔다.

현지에서 한류를 만든 ‘아이돌’
국내 데뷔 후 해외 활동 더욱 왕성해져


가요계에도 해외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며 한국을 알린 이들이 있다. 국내 정식 데뷔 전, 해외 10개국 투어를 마친 DSP미디어 4인조 혼성그룹 카드(KARD)다. 카드는 경쟁이 치열한 해외 시장에서 팀과 K팝(K-POP)을 알린 후 국내로 넘어왔다.

실제 지난 2016년 12월 공개된 카드의 첫 번째 싱글 앨범 ‘오나나(Oh NaNa)’는 하루 만에 아이튠즈 US K-POP 차트 4위에 랭크됐다. 그해 빌보드는 카드를 ‘올해의 K-POP 신인 아이돌’ 8위에 선정했다. 이는 데뷔 8일 만에 이룬 성과. 국내 공식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으로 국내 인지도가 전혀 없던 시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후 카드는 캐나다, 미국, 브라질 등에서 ‘2017 와일드 카드 투어(2017 WILD KARD TOUR)’, ‘2017 와일드 카드 투어 파트 2(2017 WILD KARD TOUR PT.2)’를 개최하며 한류 열풍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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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더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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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카드

한 가요계 관계자는 “솔로 아티스트의 활약이 두드러진 해외에서 혼성그룹의 등장은 현지인들의 이목을 끌 만했다. 해외 아티스트들은 거의 직접 작사·작곡을 많이 하는데 카드 멤버들 역시 랩 메이킹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혼성그룹인 데다 직접 곡을 쓴다는 부분에 대해 현지인들이 메리트를 느껴 더욱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정식 데뷔 전 해외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낸 그룹도 있다. 크래커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더 보이즈(THE BOYZ)다. 더 보이즈는 데뷔 직전 일본 최대 음반사인 소니뮤직과 현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소니뮤직 측은 “첫 만남에서 아시아 및 세계 시장을 누비며 활약할 슈퍼 아이돌그룹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며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6일 국내 데뷔 후에는 일본 활동에 더욱 탄력을 얻었다. 일본 지상파TV 아사히 음악정보 프로그램 ‘브레이크 아웃(BREAK OUT)’에서 ‘K팝 루키’로 더 보이즈를 집중 조명하는 특집 코너가 편성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11th KMF 2018’ 무대에 올랐다.

현지에서 한류를 만든 ‘영화’
CJ ENM ‘수상한 그녀’ 6개국 버전 제작
NEW ‘부산행’도 완품 이어 IP 수출


영화는 콘텐츠로 한류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건 국내 최대 제작·배급사 CJ ENM이다. 매년 10~15편의 한국영화를 투자·배급하는 CJ ENM은 지난 2007년 한·미 합작 영화 ‘어거스트 러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베트남(11개), 인도네시아(6개), 중국(5개), 미국(4개), 일본(2개), 터키(1개), 태국(1개) 등 8개국에서 총 31편의 해외로컬영화를 제작해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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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국내 IP(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원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 한국의 스토리 원본을 현지화하는 ‘원소스 멀티 테리토리(One source multi-territory)’ 전략으로 스토리를 각국 상황에 맞게 변형하고 현지 감독과 배우를 기용하는 방식이다. 효자 상품은 ‘수상한 그녀’다. 중국판 ‘20세여 다시 한번’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필리핀 6개국 버전으로 선보였다. 이 외에도 터키 버전 ‘수상한 그녀’와 ‘스파이’, 미국판 ‘수상한 그녀’와 ‘써니’를 제작 개발 중이다.

또 다른 방식은 해외 현지업체가 기획한 시나리오에 투자해 공동 제작하는 식이다. 단순 작품 수출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방식이다. △베트남 ‘마이가 결정할게 2’, ‘걸프롬 예스터데이’, ‘마이 미스터 와이프’, ‘고고시스터즈’, △인도네시아 ‘내 마음의 복제’, ‘차도차도’, ‘사탄의 숭배자’ △중국 ‘소피의 연애 매뉴얼’, ‘왓 위민 원트’, ‘파이널 레시피’ △일본 ‘무한의 주인’ △미국 ‘어거스트 러쉬’, ‘영메시아’ 등이 대표적이다. 연내 개봉을 목표로 제작 개발 중인 작품도 수 편이다.

다른 투자사들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쇼박스는 앞서 지난 1월에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파트너와 ‘포에버 홀리데이 인 발리’를 공동 제작해 개봉했다. 이어 할리우드 유력 영화사와 스릴러 ‘그레타’를 공동 제작했다. 올해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했으며, 내년 중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쇼박스 측은 “이 외에도 북미, 인도네시아의 현지 제작사 및 필름메이커들과 계속 기획 및 제작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NEW 역시 다양한 형태로 해외 파트너들과 협력, 전 세계를 무대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완품 수출로 큰 수익을 남긴 ‘부산행’의 IP를 따로 수출했다. 글로벌 스튜디오 고몽(Gaumont)과 영어 언어 판권 계약을 맺었고, 제임스 완이 프로듀서로 나서 준비 중이다. NEW 측은 “이번 작업은 세계적으로 성공을 이룬 작품의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기존 한국영화들이 현지화에 집중했던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고 자평하며 “메이크부터 해외 세일즈까지 해외 파트너들과 유기적으로 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파트너와도 융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지에서 한류를 만든 ‘공연’
‘마이 버킷리스트’ 등 뮤지컬 현지화 성공
IP 넘어 제작 노하우도 공유


공연에서는 뮤지컬이 ‘한류 현지화’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른바 ‘넌-레플리카’(Non-Replica) 방식이다. ‘넌-레플리카’는 앞서 언급한 ‘원소스 멀티 테리토리’ 전략과 동일한 의미로서 현지의 정서에 맞게 스토리의 일부분이나 캐릭터의 설정, 역할 변화 등을 꾀하는 방식이다.

뮤지컬 ‘마이 버킷리스트’가 현지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마이 버킷리스트’는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10월 세 번째 중국 라이선스 공연에 돌입했다.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는 “라이선스 공연을 현지에서 진행할 때는 각 나라의 정서에 맞게 현지화 작업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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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쉼 없는 애수’ 공연 장면. [사진=㈜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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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이 버킷리스트’ 중국 공연 장면. [사진=㈜라이브]

콘텐츠가 아닌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국내 뮤지컬 창작진이 해외로 진출해 희곡을 쓰거나 연출을 맡는다. 특히 성장 시기인 중국의 경우, 작품 제작 능력과 인적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협업을 반기는 추세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김종현 공연유통팀장은 “중국 뮤지컬 시장은 국내 시장이 가진 제작 능력과 인적 자원에 많은 관심이 있다. 국내의 발달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흡수해서 더 빠르게 발전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작품 제작 전 기획·개발 단계부터 양국이 합동 제작을 하는 케이스도 있다. 지난 9월 상하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쉼 없는 애수’가 대표적이다. 강 대표를 필두로 국내 극작가 윤희경, 연출가 오세혁, 안무가 신선호, 무대디자이너 김대한, 소품디자이너 김정란 등 주요 창작진이 함께했다. 중국에서는 리동과 왕해소 대표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현지 배우들이 출연했다. 투자도 중국 즈진문화가 맡았다. ‘쉼 없는 애수’는 총 11회 공연 동안 좌석점유율 85%를 기록하는 등 중국 창작 뮤지컬로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현지에서 한류를 만든 ‘방송’
‘복면가왕’ 미국 FOX TV서 방송
‘런닝맨’ 등 중국 이어 베트남에까지 수출


방송은 예능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사례를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첫 방송된 음악 예능 MBC ‘복면가왕’이 치열한 현지화에 성공한 경우다. ‘복면가왕’은 현지화 과정을 거쳐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미국 진출까지 성공했다. 미국판 복면가왕 ‘더 마스크드 싱어(THE MASKED SINGER)’는 미국 FOX TV에서 2019년 1월 방영될 예정이다. 특히 판권 수출뿐만 아니라 역대급 마스크 디자인까지 예고해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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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들’ 스틸. [사진=‘달려라’ 공식 웨이보]

‘더 마스크드 싱어’ 제작자 크레이그 플레스티스는 “(한국판보다) 마스크가 더 크고 웅장하다. 마블 영화의 캐릭터들처럼 화려하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피부색도 정체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가 되기에 온몸을 가리는 전신 코스튬을 택했다. 레이디 가가와 케이티 페리의 의상디자이너들이 참여해 1년간 사전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도 있는 코스튬을 탄생시켰다.

이미 촬영을 완료한 ‘더 마스크드 싱어’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12명의 스타가 참여했고, 막강한 스펙을 가진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한국판과 다르게 적은 수의 패널들로 무대에 대한 집중력을 강화하고 미국 국방부 수준의 보안으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다는 점이 미국 버전만의 현지화 포인트다.

SBS ‘런닝맨’은 더 큰 성과를 얻었다. 지난 2014년 ‘런닝맨’의 중국 버전 ‘달려라 형제’ 첫 시즌이 제작돼 중국 저장TV에서 방영했고, 올해 여섯 번째 시즌까지 제작했다. ‘달려라 형제’는 중국 역사상 최고 예능 시청률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버전을 크게 웃도는 성공을 이뤘다. SBS에서는 현지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한국 ‘런닝맨’ 연출 스태프가 직접 건너가 참여했으며 덩차오, 안젤라 베이비, 리천, 천허, 정카이, 왕쭈란, 루한, 디리러바 등 최고의 중화권 스타들이 출연했다.

중국판 성공에 힘입어 ‘런닝맨’은 지난 4월 베트남에도 같은 방식으로 진출, 올해 현지 지상파 TV채널 HTV7에서 방송을 앞두고 있다. SBS는 베트남 현지 미디어 파트너인 메디슨 그룹, 투자운영사인 KBS한류투자파트너스, 현지 제작사인 라임엔터테인먼트와 ‘런닝맨’ 공동제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BS 하승보 국장은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가장 한국과 교류가 많고 한류를 선호한다. 이미 아시아 최고의 인기 콘텐츠인 ‘런닝맨’을 베트남 시청자들의 취향에 맞춰 더 매력적인 콘텐츠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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