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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맞서는 ‘청개구리’ 서정진 회장 K바이오 리더로 ‘우뚝’

2018년 09월호

편견에 맞서는 ‘청개구리’ 서정진 회장 K바이오 리더로 ‘우뚝’

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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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불모지 한국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신약·바이오베터 개발로 ‘제2 도약’ 꿈꿔
각별한 주주 사랑...셀트리온만의 문화 만들어

|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


# 셀트리온 창업 초기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우연히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 사원들은 “우리 회사는 언제 대기업이 될까?”라며 대화를 나눴다. 서 회장은 식판을 들고 직원들이 있는 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러고는 “자네가 잘 모르나 본데 우리 회사가 대기업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늘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진하는 사람이다. 남들이 뭐라 하건 끝까지 밀고 나가며, 안주하기보다는 도전한다. 덕분에 그의 말처럼 셀트리온은 대기업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 개발에 성공했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도 제품을 출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요즘은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신약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또 셀트리온스킨큐어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의 계열사를 설립해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IMF 위기 속에서 창업 도전

서 회장은 1957년 10월 23일 충북 청주시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진학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집안 사정은 넉넉지 못했다.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연탄 배달과 장사 등을 했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 생활의 첫발은 삼성전기에서 뗐다. 이후 한국생산성본부로 자리를 옮겨 대우그룹 컨설팅을 하다가 대우자동차 기획 재무 고문으로 일했다.

서 회장은 가는 곳마다 능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전기에서 한국생산성본부로 이직하게 된 것도 당시 한국생산성본부 상무이사였던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의 부름 때문이었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대우자동차 컨설팅을 하던 서 회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눈에 들어 30대 중반에 대우자동차 고문이 됐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승승장구하던 서 회장에게 예상치 못한 고난이 닥친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서 회장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것이다. 서 회장은 1999년 12월 31일 회사를 나왔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창업에 도전한다. 대우차 출신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인천 연수구청 7층 벤처센터에서 ‘넥솔’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 지금의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부회장,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 등도 함께했다. 창업멤버인 이들은 올해 3월 모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16년째 서 회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

서 회장은 사업 초기 넥솔, 넥솔바이오텍, 넥솔넷, 넥솔텔레콤 등을 설립해 IT, 무역 등 여러 사업 아이템을 시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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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반대로 달린다”...셀트리온 탄생

넥솔로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던 서 회장은 의약품 사업에 미래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당시 한국 의약품 산업 수준은 세계적으로 뒤처져 있었다. 의약품 사업에 대해 알고 싶었던 서 회장은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앉아서 고민하기보다는 직접 발로 움직이기를 택한 것이다.

무작정 찾아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서 회장은 B형 간염바이러스를 발견해 197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루크 블럼버그 박사, 스탠퍼드대학의 에이즈 연구소장이었던 토마스 메리건 교수 등 생명공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들과 만난다.

이곳에서 그는 머지않아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기가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들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서 회장은 생명공학 사업을 전개한다. 미국 제넨텍 자회사 백스젠의 기술과 KT&G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간척 사업이 진행되고 있던 인천 송도신도시에 공장용지를 매입하고 바이오 산업의 청사진을 펼쳤다. 서 회장은 2002년 2월 26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셀트리온’을 설립한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2002년 6월 백스젠과 합작회사인 VCI를 설립해 에이즈 백신 개발에 나서지만, 임상시험 3상이 2004년 모두 실패한다.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막대한 자금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작은 벤처기업이 해내지 못할 것이란 편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 회장은 2004년 3000억 원 규모의 2공장 건설 투자 계획을 밝히며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대한 자신의 뜻을 밀고 나갔다. 불가능하다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분야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셀트리온 기업 광고에 ‘편견과 반대로 달리기’라는 문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 회장은 의약품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생산 설비를 확장해 나가는 기존 제약사 방식과 달리 생산 설비부터 갖췄다. 생산 설비를 먼저 확보한 후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통해 선진 기술을 익히고 노하우를 축적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5년 6월 22일 셀트리온은 1공장 준공 한 달을 앞두고 다국적 제약사 BMS와 CMO 계약을 체결했다. 2007년 12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설비 승인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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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램시마 바이오시밀러 개발

2007년 위기를 한 차례 넘긴 서 회장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돌입한다. CMO를 통해 노하우를 쌓은 만큼 자체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동물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시기 서 회장 스스로도 “아침마다 눈 뜨는 순간이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회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을 택했다.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돼 있던 오알켐을 인수해 합병함으로써 2008년 8월 우회 상장을 했다. 그리고 상장 6개월 뒤인 2009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 올라섰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서 회장은 이후 더 큰 결단을 내렸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CMO 사업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모두가 말렸지만, 서 회장은 “남의 것만 계속 만들면 주인이 못 될 것 같다”며 CMO 사업을 과감히 중단했다.

이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매달린 끝에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개발에 성공한다. 그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램시마 판매 허가를 획득하고, 8월 램시마를 처음 출시했다.

서 회장은 해외 공략을 위해 유럽을 포함, 세계 52개국에 램시마 허가를 신청했다. 선진 규제기관에 접수된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의 첫 사례였다. 2013년 5월 30일 새벽 유럽의약품청(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만장일치로 램시마 승인 권고를 내린다. 2016년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램시마 판매 승인을 획득하며 유럽에 이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까지 뚫는 데 성공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성공 이후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허셉틴 바이오시밀러)도 개발한다. 트룩시마는 2016년 11월과 지난해 2월 각각 한국과 유럽으로부터 제품 허가를 받았다. 2014년 1월 한국 판매 승인을 받은 허쥬마는 올해 2월 유럽 제품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판매 허가를 FDA에 신청한 상태다. 회사는 올해 안에 두 제품의 판매 허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3종을 출시한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된다.

램시마의 유럽, 미국 판매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2%를 기록하며 원조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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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통해 2020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셀트리온은 앞으로 신약 개발 등을 통해 2020년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를 중심으로 한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발매 △휴미라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동시 출시 및 제품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인플루엔자 치료 백신 등 항체 바이오 신약 개발에 이르는 3단계 성장 전략을 세웠다.

특히 신약 개발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성공 가능성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도입할 방침이다. 회사는 신약 개발을 위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CDMO는 세포주 개발부터 최종 생산까지 아우르는 위탁생산 체제를 뜻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CDMO 사업을 통한 상업화 과정에서 기술 이전, 분사, 공동 연구 등의 다양한 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베터 ‘램시마SC’를 비롯해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유행성·계절성 독감, 유방암 치료제 등 신약을 연구개발(R&D) 중이다.

램시마SC는 올해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 휴미라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시작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2020년,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2021년께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은 의약품 유통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화장품 회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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