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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배우 류덕환

2018년 09월호

성장하는 배우 류덕환

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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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통해
드라마 두려움 깨고 대중에게 다가가
통반장 ‘정보왕’처럼 대중과 소통 시작한다


|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현직 부장판사가 쓴 소설 ‘미스 함무라비’가 드라마로 옮겨졌다. 이 작품은 부정부패와 집단주의, 권위주의, 무사안일주의가 가득한 속물들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이상주의 초임 판사와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 원칙이 우선인 엘리트 판사,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판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 5.3%(닐슨, 전국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군대 복귀작...JTBC ‘미스 함무라비’, 그리고 정보왕

“이 작품 시나리오를 봤을 때 ‘공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최근 저희가 재밌게 느꼈던 드라마는 살인을 저지르거나, 쫓고 쫓기는 스릴러, 혹은 외계에서 영웅들이 나타나 지구를 지켜 주는 내용이 많았잖아요.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에 재미를 느끼는 시기였어요. 그런데 ‘함무라비’는 민사 사건을 다룬 내용이었어요. 인간 관계에서 벌어지는 서운함이나 소소함 그리고 한 번쯤 겪어보거나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을 다뤄서 대중의 공감은 얻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결과적으로는 그게 통했고요.”

이 작품에서 류덕환이 맡은 정보왕이라는 인물은 이름이 모든 것을 표현한다. 첨언하자면,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3부 우배석 판사다. 그리고 법원의 소식통이자 정보통이고 모든 방을 들쑤시고 다니는 소통왕 통반장이다.

“정보왕은 너무 매력이 있어요. 너스레가 대단한 친구죠. 적당히 자기 얘기를 다 하지만 상대방 기분은 망치지 않게 하는 능력이 있어요. 사람을 좋아하고 분석하고 싶어 하는 친구예요. 그런데 이런 친구가 어떤 한 여성한테만 너스레를 떨지 못해요. 바로 도연(이엘리야)인데, 그녀를 통해 변해요. 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야기하는 박차오름(고아라)을 만나면서 인간으로서 살아야 할 덕목을 배우고 성장하죠. 도연이에게 대하는 보왕이는 법원에 있는 보왕이와 완벽하게 나누어져 있어요. 명확하죠. 그래서 좋았어요.”

‘미스 함무라비’는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그리고 사각지대에 놓여 보기 힘들었던 약자들의 모습도 그렸다. 자극적인 요소 없이 사람만으로 이야기만으로 극을 끌고 나갔다. 요 근래 드라마와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작품인 셈이다.

“저희가 새로운 시도를 한 건 사실이에요. 정말 좋은 의미에서는 촌스러움을 가지고 온 거고요. 예전 드라마를 보면 이야기가 남았는데, 요즘에는 OST와 특정 장면 그리고 ‘키스’라는 말을 붙여 유행어 같은 것들만 남잖아요. 그걸 비하하는 게 아니라, 그런 시대가 필요했기에 사람들이 반응을 한 거예요. 저희는 예전처럼 이야기가 남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어요. 다행히도 대중이 낯설지 않게, 예전에 좋아하셨던 촌스러움을 느껴 주시고 반응해 주셔서 감사하죠. ‘함무라비’를 통해 아직 나의 감성이 남아 있고 살아 있음에 대해 쭉 믿고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아역으로 데뷔...매체가 만든 두려움

류덕환은 1992년 MBC ‘TV유치원-뽀뽀뽀’로 데뷔했다. 브라운관보다는 스크린에서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아역배우로 활동했지만 드라마에서 멀어지게 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드라마였다.

“아역배우를 오래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현장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지금처럼 아역배우들이 아동으로서 대우를 받지 못한 시절이 있었죠. 너무 치이고 소품처럼 여겨졌거든요.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항상 혼났던 기억밖에 없어요. 그때는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그게 어찌 보면 학대였죠. 그런 모습을 보고도 부모님들조차 아무 말도 못 하셨던, 그런 시대를 살다 보니 눈치 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래서 드라마가 힘들었죠.”

드라마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고, 자연스레 눈을 돌린 곳은 영화였다. 그때 만난 사람들이 장진 감독과 그가 이끄는 수다 팀이었다고. 류덕환은 “그때 ‘일은 이렇게 하는 거다’라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영화 작업을 할 때 너무 좋은 형들을 만나서 ‘일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걸 배웠어요. 그러면서 은연중에 영화 스타일과 드라마 스타일을 나눠버린 거죠. 저 혼자 그렇게 단정 지었어요. 영화와 연극을 빼고 드라마는 제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조금 깨준 게 ‘신의 퀴즈’였고요. 지금은 저 혼자만의 착각이고 오해였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편견을 가진 거고요.”

이런 트라우마와 편견을 조금 더 깰 수 있었던 것, 그리고 ‘미스 함무라비’를 택할 수 있게 한 것은 뜻밖에 군대 후임이 그에게 건넨 말이었다.

“말년 때 이등병 친구와 불침번을 섰어요. 그 친구가 저한테 TV에서 보면 반가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이상하게 감동이었어요. 하하. 사실 20대에는 제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만 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걸 대중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상한 오만과 자만이 있었어요. 저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면 대중을 무시한 거죠. 이등병 얘기를 듣고 제 확고함이 어쩌면 제 스스로를 계속 퇴보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후임을 통해 대중이 바라보는 류덕환을 봤으니, 이제는 제가 움직일 때가 됐다고 생각했죠. 제가 가진 드라마에 대한 고정관념을 많이 덜어내고 용기 있게 슬쩍 발을 내디뎌도 될 것 같아요(웃음).”

캐릭터의 비중?...“비중보다는 소통과 성장”

류덕환의 설명에 따르면 캐릭터를 선택할 때 비중을 두는 것은 바로 ‘성장’이다. 작품을 배우의 시선이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성장 자체에만 초점을 두는 것은 아니라고.

“작품을 고를 때 캐릭터 성장이 기준이 된다고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성장하는 캐릭터를 좋아하죠(웃음). 관객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보니까 캐릭터가 성장했을 때, 혹은 잘못을 저지르고 깨우쳤을 때 자기 반성이라고 하면 한 번 더 빠져들어서 보게 되는 것 같았어요. 동질감을 느끼는 거죠.”

지금까지 그가 배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성장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었단다. 이제 대중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류덕환은 “성장하고 소통하는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성장을 하려고 노력한 덕에 지금까지 배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원하는 작품을 기반으로, 성장에 기준을 두고 많이 소통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른 모습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많이 찾아뵙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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