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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더본코리아, 국내 1350여개·해외 80개 매장 운영 ‘쿡방·집밥 슈가보이’에서 외식업계 ‘대변가’로 관광 ·유튜브·교육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다 |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 “저는 무엇보다 먹는 걸 좋아합니다. 강의에서 젊은 친구들 만나면 잘하는 일 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 하라고 해요. 아직도 음식 공부 하고 음식 관련 자료 찾아보는 게 제일 재미있습니다.” 국내 외식업계는 물론 방송 예능 프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백 대표는 작년 한 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 국회 국정감사, 정부 행사 등에도 참석하며 적극적인 대외활동 행보를 보였다. 특히 외식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고, 그의 솔직 화법은 수많은 팬과 동시에 ‘안티’ 팬을 낳았다. 그는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한다. “비난받을 때 받더라도 우리나라 외식업에 필요한 얘기는 계속 하겠다. 미래에 되돌아보면 반드시 필요한 얘기가 될 것이다.” 그는 이미 국내 외식업계 파워 리더로 부상했다. “식당 운영이 재미있어” 위기를 기회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1966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사회사업학과(구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포병 장교로 군대를 마친 후, 1993년부터 서울 강남 논현동에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테리어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식당을 하나 인수했다. 외식업에 첫발을 들여놓은 순간이었다. 백 대표는 뉴스핌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인테리어 회사 하다가 식당을 인수했는데 재미있었다. 처음엔 식당에서 벌어서 (인테리어 사업 적자를) 메우는 식이었다. 그러다 인테리어 사업도 잘되면서 건축 자재를 수입하는 회사로 키우게 됐다. 건축 회사가 성장하면서 식당에선 손을 뗐다. 그런데 건축 사업이 잘됐지만 재미가 없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고 미래가 명확하지 않은 게, 재미가 없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건축 회사가 망하고 식당만 남게 됐다. 채권자들 불러놓고 이 식당으로 어떻게든 빚을 갚겠다고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식당을 운영했다. 이전에는 진심보다 어떻게 손님에게 포장해서 내놓을까, 잘 속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마음을 내려놓으니 편해졌다. 손님에게 덜 친절하더라도 편하게 생활하니 오히려 진심으로 다가왔다. 일도 재미있어서 음식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쏟을 수 있었다. 더 이상 일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면 손님도 좋아할 거라는 생각으로 너무 재미있었고, 사업은 점점 커졌다.” 1994년 더본코리아 설립...브랜드 확장 가속화 더본코리아 법인은 1994년 설립했다. 이후 1998년 한신포차, 2005년 새마을식당, 그다음 해에는 홍콩반점0410 등 브랜드를 차례로 내놓았다. 그가 손대는 브랜드마다 성공의 연속이었다. 특히 2006년 시작한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은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더본코리아 브랜드 수는 총 20개(공정거래위원회 등록 기준)로, 11개 브랜드는 가맹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매장 수는 1350여 개, 해외 매장 수는 80개다. 해외 사업은 2005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본가, 새마을식당 등 다양한 브랜드가 진출했다. 현재 중국 내 매장 수는 24개에 이른다. 그의 브랜드 강점은 ‘가성비’다. 대표 주자인 빽다방은 아메리카노 가격이 1500~2000원, 원조커피 2000~2500원, 라떼 2500~3000원, 바닐라라떼 3000~3500원이다. 저가 커피 브랜드 중에서도 저렴한 편이다. 디저트 가격도 마찬가지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1500원, 사라다빵 2000원, 소세지빵 2500원 등이다. 양은 많고 가격은 낮은 가성비를 앞세우며 인기를 얻고 있다. 백 대표는 가성비를 생존 전략으로 강조한다. 그는 “처음엔 어떻게 경쟁에서 쉽게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성비를 택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다 보면 결국 비싼 음식부터 줄이게 된다. 외식업이 살려면 셋 중에 하나다. 소비자가 소비를 늘리거나, 우리가 가격을 낮추거나, 아니면 매장 수가 줄어야 한다. 이 중에 뭐가 먼저냐의 문제다. 외식업이 발달한 미국이나 일본만 봐도 임대료나 인건비가 우리보다 비싼데 3000~4000원대로 먹을 수 있는 외식 매장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틈나는 대로 해외에 나가 둘러본다. 미슐랭이나 전통 있다는 집은 안 간다.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집에 가는데 결국은 다 가성비 식당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도 가성비 가게가 많다”며 “외식문화가 발달한 해외 프랜차이즈들은 잘된다. 우리나라가 식당 개수가 많다고 하지만 비율로 따지면 일본이 개인 가게보다 프랜차이즈가 더 많다. 우리가 비정상적인 게 아니다. 물론 경쟁력 없는 프랜차이즈는 도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슈가보이’에서 자영업 ‘대변자’로 백종원 대표가 방송가에서 주목받은 건 2015년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백 대표는 당시 방송에서 요리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남다른 철학, 재치 있는 입담으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요리법을 공개해 높은 인기를 얻었다. 쿡방(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송)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요리할 때 설탕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슈가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후 tvN ‘집밥 백선생’, ‘한식대첩’,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SBS ‘골목식당’ 등 여러 음식·외식업 관련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집밥 백선생에서는 만능간장, 대패덮밥, 가지볶음, 백종원 김치찌개·된장찌개 등을 선보였다. 방송 다음날 동네 슈퍼마켓에서 재료가 품절되는 현상을 만들기도 했다. 그야말로 ‘히트’ 레시피였다. 그가 방송에서 인기가 높은 비결 중 하나로 말투와 입담이 꼽힌다.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 억양과 꾸밈없는 말투는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보는 이들에게 친근감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거침없는 ‘사이다’ 발언으로 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도 참고인으로 출석한 그는 국감 스타로 등극했다. “도태될 자영업자는 도태돼야 한다”는 발언은 화제를 낳았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백 대표는 “자영업 하지 마라, 포화 상태다 그러면서 당신은 프랜차이즈를 늘리느냐는 비판을 받는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이지만 저는 원래 이런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해야 하고, 나아가 이런 사업을 하려는 사람을 도우려는 것”이라며 “능력이나 준비가 돼 있는 자영업자가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고 누누이 얘기했다. 대책 없이 경쟁력도 갖추지 않고 들어왔다가 망하는 것보다는 눈높이를 낮춰 차라리 일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는 것도 좋지 않으냐는 생각이다. 제대로 된 교육기관이 없다면 건전한 프랜차이즈는 준비 안 된 자영업자가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될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과 관련된 노하우와 레시피를 담은 저서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주요 저서로는 ‘백종원의 혼밥 메뉴’,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메뉴55’, ‘백종원의 식당 조리비책’, ‘초짜도 대박나는 전문식당’, ‘백종원의 肉’ 등이 있다. 관광·유튜브·교육 ‘미래 먹거리’ 백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인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그가 최근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꽂혔다. 유튜브를 활용한 영상 관련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내 관광·음식 사업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나라에 수출이나 다양한 사업 분야가 있지만 미래 유망 사업은 관광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관광에 필요한 유튜브 활동을 해보려고 한다. 혼자서 할지, 사람들을 모아서 투자를 할지, 아니면 아예 사업화할지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다.” 2017년 1월 오픈한 제주도 더본호텔도 관광 사업 준비의 일환이다. 백 대표는 “휴가 때마다 비용 때문에 사람들이 동남아를 검색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도 진주 같은 제주도가 있지 않으냐”며 “어쨌든 관광지로 발전시키려면 국내 사람들이 먼저 자주 가야 하고, 관광지로 정착되면 외국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올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제주도는 물가가 비싸졌기 때문에 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전했다. 더본호텔 숙박비는 스탠드 더블 2인실 기준으로 6만원이다. 2인 조식이 포함된 패키지는 7만원이다. 호텔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춘 것으로, 역시 가성비 호텔로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이 났다. 지난해 더본호텔의 평균 객실점유율은 96%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백 대표는 한식 세계화에 대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자신도 해외 사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한식이 생활화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더본코리아는 중국에서도 지속 투자해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중국의 경우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한 것은 아니다. 관리자는 파견하고 현지에서 투자를 받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현지 직원 교육센터를 짓고 있다. 조만간 교육시설이 완성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 분야의 사업 아이템도 추진 중이다.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하나의 사회 공헌이자 사업 아이템으로 봤다. 식당 형태로 운영하면서 모든 창업자들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배울 수 있는 방식으로 교육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뭐가 부족한지 모르고 자영업을 시작하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창업자들이 학원을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발전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백 대표는 말했다. ‘될 수 있으면 창업하지 말라’고 권하는 그이지만, 청년들에게는 창업하라고 말한다. 방송 프로그램(골목식당)에서도 제대로 할 것 아니면 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창업의 목적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청년들이 귀한 경험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창업을 활용하라고 강하게 권한다. 예산고 이사장...정치는 ‘손사래’ 백종원 대표의 조부는 예덕학원재단(예산고, 예화여고)을 설립한 백창현 씨다. 충남교육감을 지낸 부친 백승탁 씨는 예산고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백 대표가 이 자리를 맡고 있다. 배우자는 배우 소유진 씨로 2013년 1월 결혼했다. 백 대표와 동갑내기인 배우 심혜진 씨가 두 사람을 소개시켜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는 집에서도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아내 음식은 본인이 담당하고 있다며 가정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선 백 대표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사회적 관심이 높은 외식·창업 분야의 중심에 그가 서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절대 없다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말해 꼬투리를 잡혔는데, 그건 내가 과거에 ‘절대 결혼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결혼했기 때문에 ‘절대’라는 단어를 더는 쓰지 않는다는 것이지, 정계 입문에 여지를 남긴 것은 아니다. 이제는 ‘분명히’라는 단어를 써서 말하겠다. 분명히 정치는 안 한다. 외식 사업으로 사회에 순기능적 영향을 미치고 싶을 뿐이다. 자영업자들은 쓴소리를 싫어하겠지만 지금 지적받은 것을 훗날에는 다행이라며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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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호

고대사 연구가로 변신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30년 금융관료, ‘김석동의 한민족 DNA를 찾아서’ 출간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 이정표 제시 위한 작업” 경제위기는 진행형...한반도 ‘대물류의 장’에서 해법 찾아야 |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 민지현 기자 jihyeonmin@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현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이 고대사 연구가로 변신했다. 한민족의 기원을 추적한 책 ‘김석동의 한민족 DNA를 찾아서’를 발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0여 년간 금융실명제, 외환위기, 저축은행 부도 사태 등 경제위기 때마다 각종 현안을 도맡아 처리하며 ‘대책반장’이란 별명을 얻은 정통 경제관료다. 개각설이 나돌 때마다 어김없이 유력한 경제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이 때문인지 김 전 위원장의 고대사 연구, 한민족 DNA 찾기는 낯설기까지 하다. 한민족 DNA 추적은 미래에 관한 얘기 하지만 그의 ‘한민족 DNA 추적’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관한 얘기다. 김 전 위원장은 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줄곧 “한민족 DNA를 찾는 내 목표는 과거가 아닌 미래 얘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고대사, 유라시아 역사에서 한민족의 뿌리를 찾고, 이를 토대로 세계 경제, 한국 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찾는다는 얘기다. 몽골고원에서 중앙아시아, 유럽 대평원까지 10년간 50차례 5만km에 이르는 그의 현장답사와 집요한 추적의 기록이 단순한 고대 역사서로 읽히지 않는다. Q 정통 경제관료인데 고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어릴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 하인리히 슐리만을 굉장히 부러워했다. 원래 대학에서 사학을 공부하려고 했지. 훨씬 재밌잖아(웃음). 부모님 권유로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대학 졸업 후 슐리만처럼 무역회사인 삼성물산에서 1년 동안 근무하다가 주재실업이란 회사를 차렸다. 슐리만은 암스테르담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큰돈을 벌어들인 뒤 트로이 유적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2차 오일쇼크 때 회사는 망하고 우연치 않게 공무원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Q 왜 ‘한민족 DNA’를 찾게 됐는지? A “1960년 이후 60년 동안 세계 GDP는 7.5배 증가했지만 우리나라 GDP는 40배 증가했다. 우리처럼 폭발적인 에너지로 성장한 케이스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우리는 이걸 기적이라고 한다. 인력, 기술, 자본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이 기적이 왜 일어났는가를 찾아가는 여정이 내 인생의 여정이다. 첫 번째가 승부처를 해외에 둔 전략이고, 더 중요한 마지막 열쇠가 한국인, 한민족 DNA다. 유전자에서 기적의 비밀을 찾은 거다.” Q 한민족 DNA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비밀을 찾은 건가? A “한국인의 특징은 끈질긴 생존 본능, 승부사 기질, 강한 집단의지, 개척자의 정신 4가지로 요약된다. 이 기질이 어디서부터 유래했냐가 나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2500년 동안 유라시아 대초원(연해주부터 만주, 몽골고원, 중앙아시아, 우크라이나, 동유럽, 아나톨리아 반도까지 동서 8000km)에서 세계사를 호령한 기마민족, 초원제국 전사들과 DNA가 똑같다. 책에서 계수로, 유전학적으로 증명을 했다. 기마민족의 오리진(기원)이 어디냐를 밝혀낸 거다. 북방 기마민족의 오리진이 바로 한민족이다.” Q 한민족이 기마민족의 기원이라는 근거는? A “단재 신채호 선생은 흉노는 우리나라와 동족이라고도 하고 고조선의 속민이라고도 했다. 중국 사서에 보면 고조선과 흉노를 같이 본다. 흉노의 무덤, 유물, 생활관습, 언어 이런 것들이 우리와 굉장히 유사점이 많다. 몽골제국의 칭기즈칸은 누구냐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고구려의 후예다. 고구려 후예 중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동생이 대하발인데 칭기즈칸은 대하발의 19세손이다. 책에 나오는 얘기다. 누르하치(후금)도 역사책에 발해왕의 후손이라고 얘기한다. 이게 족보다. 시대에 따라 흉노·선비·돌궐·몽골·여진으로 불렸던 기마민족은 수많은 유적·유물이나 사서의 기록과 문화·언어·관습에서 우리하고 긴밀한 관계에 있다. 그 기원이 고조선이다.” “북방 기마민족의 기원이 바로 한민족이다” Q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A “유라시아 대륙을 넘나들며 사비로 발품을 팔아 현장에서 하나하나 확인한 이유는 우리의 저력, 우리의 힘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물론 한민족의 우월성을 자랑하려고 한 건 아니다. 우리가 미래에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 세계 경제는 굉장히 어렵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세계 경제의 진단과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Q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A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경제 침체는 ‘계속되는 위기(on-going crisis)’로 이어지고 있다. 1929년의 대공황은 수요 부족이라는 심플한 원인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전개되는 글로벌 경제위기는 과부채 문제(과잉 유동성)에 기인한다. 1970년대 말부터 40년 가까이 대규모 유동성을 동원해서 성장했는데 그 결과 가계, 기업, 정부, 금융회사 모두 빚더미에 앉았다. 그게 터진 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초대형 유동성 공급으로 외형상 2008년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는 잠재 리스크가 누증되고 불안정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부채로 인해 생긴 위기를 또 부채로 막은 거다. 과부채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 불안 국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 유럽 리스크 등의 암초가 터지면 글로벌 침체로 굉장히 어려운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Q 한국 경제의 어려움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되는 건가? A “대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과 함께 대내적으로 한국 경제의 암초를 다섯 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다. 우선 과도한 부채, 특히 가계부채가 문제다. 또한 산업 경쟁력 상실인데 우리 1등 산업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등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과 고용절벽, 경제 양극화와 갈등도 한국 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세계 경제 어려우니 우리도 숨고르기할 때 Q 그렇다면 한국 경제는 위기인가? A “세계 경제가 나쁘면 한국은 무조건 나쁘게 돼 있다. 세계는 지금 위기다. 그러면 한국 경제도 위기다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경제가 나쁜 것이 정책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첫째 요인은 해외다. 세계가 어려우면 당연히 우리도 어렵다. 국내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1km를 100m 달리기하듯이 뛰어왔기 때문이다. 숨고르기를 해야 하는 때이고, 숨고르기를 안 하고 또 뛸 수는 없다. 안에는 숨고르기를 하는 상황이고, 밖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 인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 Q 한국 경제 위기와 관련, 소득주도 성장 등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A “잘나가던 한국 경제가 갑자기 어렵다, 이렇게 보면 답이 안 나오는 거다. 정책의 결과로 위기가 왔다, 이런 얘기들은 식상하다.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정부 정책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근데 그건 마이너한 거다.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살아나가는 경제이고, 세계가 굉장히 나쁘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세계 움직임을 보면서 우리의 위치, 우리가 앞으로 닥칠 문제들을 봐야 한다. 세계 11위 경제가 정부 정책 때문에 흔들리지는 않는다. 이러한 현실 인식을 가지고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 건지를 찾아야 한다.” Q 한국 경제 위기 극복의 활로는 어떻게 찾아야 하나? A “우리가 기적을 일으켰던 가장 중요한 게 DNA였기 때문에 그걸 돌파하는 열쇠도 DNA다.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이 안에 있다. 앞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에서 발전해 나가고 살아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우리 안에 이미 있다. 한민족의 DNA는 위기와 기회를 만나면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는다는 특질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Q 한민족의 특질이 위기 극복에 어떤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나? A “우리가 위기와 마주했을 때 어떻게 돌파할 수 있느냐가 이 책의 결론이다. 2차 산업혁명을 뛰어넘는 새로운 생산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의 주요 생산기지를 선으로 이어보면 한반도가 그 중심에 놓여 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반도는 세계적인 물류·생산기지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한다. 여태껏 해보지 않은, 혁명적이고 독창적인 생산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여기에 국제적 협력과 이익의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Q 새로운 생산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한반도는 세계 거대 제조업체의 중심에 있다. 쉽게 말해 생산기지와 물류기지로 가장 적합한 곳이다. 많은 분석학자들 얘기다. 세계적인 생산국가인 중국, 일본, 한국, 미국을 둔 세계 500대 제조업체의 중앙이 한반도다. 또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고, 목포에서 신의주와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대(大)물류의 장이 한반도에서 구현될 수 있다. 현재 1년에 4개월 정도만 열리는 북극 항로도 2030년에는 1년 내내 열리게 된다. 북극 항로를 통하면 부산에서 출발해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가는 데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것보다 40% 비용이 절감된다. 한반도가 세계적인 물류중심지가 될 수 있다.” Q 국제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A “국제 협력 속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의 땅이 한반도라고 본다. 중국은 훈춘에서 태평양까지 북한, 러시아로 인해 16km가 막혀 있다. 중국은 생산기지가 되고 싶어 한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땅을 같이 내면 된다. 러시아는 경제 돌파구로 극동에 명운을 걸었다. 북한도 연결만 되면 경제 개발이 가능하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신도시를 지은 유일한 나라이고 세계적인 개발 경험이 있다. 미국 역시 이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 수 없다. 국제적인 협력 속에서 새로운 생산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국제 협력을 이룰 수 있는 최적지가 한반도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한민족의 DNA를 통해서 위기를 돌파해 보자는 거다.” 국가부도의 날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 Q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봤나? 당시 재경부 외화자금과장이었다. 영화 내용과는 달리 환율을 높여야 한다(원화 절하)고 주장했고, 한은이 반대했다고 하는데. A “영화는 허구이기 때문에 안 봤다. 1997년 1월 21일 외화자금과장으로 발령 났고 당시 그 전모를 나 이상 아는 사람은 없다. (구체적으로 말하긴 그렇고) 당시 내가 환율을 원샷에 절하하고 그다음에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는 반대 입장을 전했다. 원샷으로 환율 절하를 해버리면 부채가 늘고 물가 상승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였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당시 한국은행에서 반대한 것으로 안다. 더 이상은 얘기 안 하겠다.” 김 전 위원장은 오프더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당시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대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노통 취임 2주 만에 국장(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으로 처음 만났다. 당시 대통령 사저에서 경제부총리, 경제수석, 금감위원장 등이 모여서 회의를 했지. 당시 마이너스 성장, SK글로벌 사태, 카드 사태 터지고 차입이 다 끊어지는 복잡한 상황이었는데... 금감위원장이 취임한 지 1주일 정도밖에 안 돼 내가 자료를 만들고 난 밖 소파에서 대기하는 중이었지. 근데 누가 나오는데 노통이더라고. 노통이 “누구십니까?”라고 물어. 그래서 “전 누굽니다. 자료 때문에 있습니다” 했더니 “들어오소. 밥 먹읍시다”라고 하더군. 그때 처음으로 노통을 만났고 차관보, 차관 거치면서 평생 일을 가장 많이 해본 대통령이 됐지.” 김 전 위원장은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계급장 떼고 붙은 공무원이 저다. 노 전 대통령과 부동산 대책, 신불자 대책, 가계부채까지 토론을 많이 했다. 당시 (노통은) 공무원들한테 인기 짱이었다. 종종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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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호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우리 발사체로 달탐사 문제없어요”

취임 한 돌 특별인터뷰...한국형 발사체 1단 개발도 자신감 “우주개발 투자 지속돼야”...미국의 2%, 일본의 20%에 불과 “발사체·위성 분야 산업체 이전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75톤급 액체엔진을 지상에서 시험했지 않습니까, 붙들어 놓고. 문제가 없었어요. 그리고 날려봤어요. 문제가 없어요. 그러니까 이제 많은 문제가 해결된 거라고 보면 되죠, 일단은.” ‘한국의 NASA(미국 항공우주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임철호 원장을 만났다. 자력 개발 한국형 발사체(누리호)의 주력 엔진인 75톤급 액체엔진의 비행 성능을 검증한 작년 말 시험발사체 발사에 대해 말을 꺼내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투박하고도 시원스런’ 말투가 인상적이다. 새해 1월 24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임 원장은 75톤급 액체엔진의 4개 묶음(클러스터링) 기술 개발에 대한 질의에도 조금의 주저 없이 ‘온몸으로’ 자신감을 내보였다. 웃으면서 “(클러스터링 담당) 본인들이 저보다 걱정 안 해요”라고 말한다. 75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시험발사체는 지난해 11월 28일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목표 기준치인 연소 지속시간 140초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제 남은 것은 누리호의 1단부를 구성하게 될 75톤 액체엔진 4기의 클러스터링 기술이다. 항우연은 누리호 발사체를 플랫폼으로, 오는 2030년까지는 ‘우리의 달 탐사선을,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쏘아올린다’는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말 그대로 ‘스페이스 클럽’에 당당히 대한민국의 이름을 올린다는 것이다. 나아가 ‘달 탐사선의 달 착륙’은 대한민국 우주탐사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Q. 누리호의 핵심이자 최대 관건은 75톤급 액체엔진의 클러스터링이라고 하는데 큰 문제는 없는 것인지? A. 제가 발사체 하는 연구원들한테 ‘클러스터링 쉽지 않을 텐데’ 이렇게 계속 이야기하면 자기들은 걱정하지 않는대요. ‘왜 걱정하지 않냐’고 했더니 ‘다 따로따로 있는 걸 그대로 시험한 거 4개를 그냥 묶는 거라서 별 위험한 게 없다. 하나하나가 잘되면, 다시 말해 N이 1일 때 잘되면 N이 4일 때도 잘된다.’ 뭐 이런 거죠. Q. 이런 로켓 엔진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몇이나 되나? A. 성능의 차이는 있지만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유럽, 일본,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란과 북한 이렇게 10개국이다. 이 중에서도 우리가 개발 중인 75톤급 정도의 성능을 내는 엔진을 가진 나라는 이스라엘, 이란, 북한을 뺀 7개국뿐이다. Q. 시험발사체 이후 한국형 발사체 개발까지 남은 일정과 계획은? A. 한국형 발사체는 오는 2021년에 두 차례 발사할 예정인데, 올해는 한국형 발사체 3단 인증모델을 만들고 이에 대한 추진기관 종합연소시험을 진행한다. 내년에는 1단 부분의 제작과 종합연소시험을 할 계획이다. Q. 결국 우리의 위성을 우리가 만든 발사체로 우주공간에 올리겠다는 것이 목표인데 2021년부터 위성을 발사하나? A. 한국형 발사체는 2021년 2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발사한다. 첫 번째 발사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통적인 고유의 것을 싣고 발사하고, 두 번째 발사에는 우주기술 검증 목적의 소형 과학위성을 탑재한다. 그리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형 발사체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매년 발사할 계획이다. 2022년에는 시험위성 발사, 2023년에는 500kg급의 중형 위성, 2024년에는 과학위성을 차례로 발사할 계획이다. Q. 한국형 발사체로 달 탐사선 발사도 가능한가? A. 달 탐사선 발사를 위해서는 현재의 3단형 발사체에 1단을 추가해 4단형 발사체로 만들어야 한다. 우선 2020년에 발사하는 시험용 달 궤도선은 미국의 스페이스엑스 로켓으로 발사한다. 이어 2030년까지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목표인데, 이때는 한국형 발사체를 사용할 계획이다. Q. 한국형 발사체 이후 어떤 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인가? 소형 발사체도 개발하고 대형 발사체도 개발하나? A. 지난해 수립된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는 한국형 발사체를 플랫폼으로 해서 소형 발사체와 대형 발사체 등 다양한 크기의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으로 돼 있다. 소형 발사체는 500kg 이하의 소형 위성을 실어나르는 발사체로, 대형 발사체는 저궤도 대형 위성이나 지난해 발사한 천리안 2A호와 비슷한 무게 3톤 이상의 정지궤도 위성을 탑재할 수 있는 발사체로 개발하는 것이다. Q. 새해 주목할 만한 우주개발은 무엇인가? A. 우선 위성 분야에서는 지난해 발사한 천리안위성 2A호가 기상관측 임무에 착수하게 되고, 한반도 주변에 대기오염 물질 이동경로 관측이 가능한 천리안 2B호 발사 준비에 들어간다. 민간에 위성기술 이전을 위해 진행 중인 차세대 중형 위성 1호도 발사 준비를 시작한다. 지금보다 더 정밀하면서 전천후 지구관측이 가능한 아리랑 6호, 30cm급 이하로 지구 정밀관측이 가능한 아리랑 7호도 개발 중이다. 발사체 분야에서는 한국형 발사체 3단 인증모델을 만들고 추진기관 종합연소시험을 진행한다. 내년에는 1단 제작과 종합연소시험을 할 계획이다. 75톤 엔진 4기를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달 탐사 분야는 올해부터 실제 달에 가게 될 비행모델 조립에 착수한다. 시험용 달 궤도선에 실리는 탑재체는 올 하반기 개발이 완료된 후 각종 우주환경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Q. 2018년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보면 위성과 우주발사체 개발을 앞으로 산업체에서 담당하게 되는데 항우연은 어떤 연구개발을 하게 되는가? A. 선진국에서는 민간기업이 발사체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발사비용을 절감한 발사체 개발과 관련 기술을 확보해 가고 있다. 또한 뉴 스페이스로 불리는 일부 기업의 자발적 투자와 기술 혁신 등 산업체 중심의 신산업이 창출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민간의 우주산업 참여를 유도하고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발사체, 위성 개발사업은 민간기업 주관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산업체로의 이전은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 산업체 이전 로드맵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앞으로 항우연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기업이 수행하기 어려운 핵심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Q. 앞으로 우리나라 항공우주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무엇이 시급한가? A. 선진국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그동안 정부와 국민의 지원 속에 큰 발전을 해왔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항공우주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민간기업들도 우주개발 사업을 확대해 가는 상황에서 우리도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의 우주 분야 투자 규모는 미국의 2%, 일본의 20%, 인도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독자적인 우주기술을 확보하고 국제 공동의 우주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주개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의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시켜야만 우수한 인력도 유치할 수 있고 산업체도 지속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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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호

전경대 맥쿼리운용 CIO “2% 저성장 시대, 확실한 것만 담는다”

“업황 성장 가시성 명확한 성장주에 투자” 올해 증시테마 ‘남북경협주, 지배구조 개선, 콘텐츠 한류’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대학생 때 1주일에 한 번씩 증권사 객장에 갔다. 그리곤 객장 내에 돌아다니는 추천주 인쇄물을 보고 좋다는 주식을 담았다. 당시 주식시장은 뜨거웠다. 90년대 중반 외국인 투자 한도가 풀리면서다. 코스피 지수는 1000선을 넘나들었다. 덕분에 투자한 종목 수익률도 괜찮았다. 대학 등록금에 보태려고 시작한 주식투자였는데, 운이 참 좋았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자신의 첫 주식투자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도 한때 객장에 떠돌던 정보를 듣고 종목을 고르는 평범한 투자자였다. 실력보단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이 크게 작용했다. 그에게 행운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1996년 군 입대를 준비하며 모든 주식을 정리했다. 덕분에 금융시장을 강타한 IMF 외환위기를 운 좋게 피할 수 있었다. 전역 후엔 주가가 너무 싸 보였다. 당시 삼성전자 주식을 3만8000원에 담았다. 포스코도 9만원에 샀다. 투자 전략은 단순했다. 싸 보이는 종목을 사서 오르면 팔았다. 수익률이 오르자 자신감도 붙었다. 주식투자를 제대로 배워 보고 싶었다. 기회가 왔다. 첫 직장으로 들어갔던 삼성생명이 동양투신을 인수했다. 운용 분야로 이동할 사람을 찾는다는 말을 듣고 바로 손을 들었다. 하지만 입사 1년 차 신입사원이 주식 운용을 맡을 순 없었다. 펀드 관리와 회계 업무에 만족해야 했다. 직접 펀드를 운용하고 싶은 갈증이 커졌다. 하지만 준비가 필요했다. 2000년 회사를 나와 호주 유학길에 나섰다. 이때 대학원에서 파이낸스(finance), 애셋 매니지먼트(assets management)를 공부했다. ‘가시성’ 있는 기업에 투자 전경대 본부장은 주식투자에서 ‘예측 가능성’을 가장 중시한다. 변동성이 큰 기업은 싫어했다. 화학, 조선, 철강, IT 등 경기에 민감한 시크리컬 업종은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에서 빠졌다. 롯데칠성, 농심, 신세계푸드, KT&G 등 음식료, 유통 업종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을 주로 샀다. “모든 기업의 주가 흐름은 결국 펀더멘탈(기업 기초체력)을 따라간다. 펀드매니저는 자신이 배팅한 기업의 주가가 예측했던 결과와 맞아떨어질 때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던 전 본부장에게 변화가 생겼다. 포트폴리오 주요 종목이 성장주로 바뀐 것이다. 한국이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통적 관점의 성장주에 갇히지는 않았다. 전 본부장이 정의하는 성장주는 산업구조를 살폈을 때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하는 회사들이다. 전 본부장은 “개인적으로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는 필수 소비재에 장기 투자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런 접근법은 경제성장률이 5% 내외였을 때 효과적”이라며 “지금은 성장률이 시중은행 금리와 비슷한 2% 수준이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 하나만으로는 주식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때는 경제 성장과 함께 내수시장도 커졌기 때문에 필수 소비재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전 본부장은 “단기 성장성을 보이는 산업에도 포트폴리오 비중을 할애한다”며 “최소 6개월 이상 상승 사이클 확신이 드는 회사를 찾아 담는다”고 전했다. 작년, 재작년 MLCC 관련주 투자가 대표 사례다. 삼성전기, 삼화콘덴서는 펀드 수익률 방어에 효자 역할을 했다. 전 본부장의 대표 펀드인 맥쿼리뉴그로쓰펀드는 설정 후 81.4%(작년 말 기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지난해 증시 부진 여파로 최근 1년 수익률은 -22.70%로 떨어졌다. 올해 3대 테마 ‘경협·행동주의·콘텐츠’ 전 본부장은 올해 증시 테마로 남북경협주, 지배구조 개선, 콘텐츠 한류를 꼽았다. 남북경협주는 꾸준히 스터디 중이다. 전 본부장은 “대북 제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며 “올해 증시 테마의 한 축은 경협주 옥석 가리기”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인도주의적인 대북 지원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국내 생산이 넘치는 분유, 비료 등 생활필수품 위주로 원조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철도 개량 사업은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아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근처에 있는 아스콘 업체들의 혜택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보다 지리적 근접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제2의 한진칼이 될 기업들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해 강성부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며 행동주의 펀드가 주식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기업 지배구조 펀드 투자 수요가 늘며 그동안 소액주주를 신경 쓰지 않았던 회사들의 변화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전 본부장은 “대주주 지분율이나 배당성향 같은 일괄적 지표보다는 회사의 지배구조, 지분구조를 꼼꼼히 살핀다”며 “내부거래, 불필요한 부동산 자산 투자 등을 통해 대주주 일가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 기계업체, 중견 식품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 한류 열풍도 투자 아이디어 중 하나다. 미·중 무역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된다면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가 한층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에 YG엔터, SM엔터 주가가 좋았던 이유는 한류 콘텐츠가 일본 시장에서 통한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시장에도 같은 기대감이 있었는데 지식재산권 개념이 없어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면 다시 재평가받을 기회가 온다”며 “중국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한다면 웹툰, 드라마 제작사와 엔터테인먼트·게임 업체들이 다시 부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대형주보단 중소형주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지수가 올라간다면 대표주를 사야겠지만 지금 증시엔 대형주 말고도 좋은 중소형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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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호

전경대 맥쿼리운용 CIO "2% 저성장 시대, 확실한 것만 담는다"

“업황 성장 가시성 명확한 성장주에 투자” 올해 증시테마 ‘남북경협주, 지배구조 개선, 콘텐츠 한류’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대학생 때 1주일에 한 번씩 증권사 객장에 갔다. 그리곤 객장 내에 돌아다니는 추천주 인쇄물을 보고 좋다는 주식을 담았다. 당시 주식시장은 뜨거웠다. 90년대 중반 외국인 투자 한도가 풀리면서다. 코스피 지수는 1000선을 넘나들었다. 덕분에 투자한 종목 수익률도 괜찮았다. 대학 등록금에 보태려고 시작한 주식투자였는데, 운이 참 좋았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자신의 첫 주식투자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도 한때 객장에 떠돌던 정보를 듣고 종목을 고르는 평범한 투자자였다. 실력보단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이 크게 작용했다. 그에게 행운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1996년 군 입대를 준비하며 모든 주식을 정리했다. 덕분에 금융시장을 강타한 IMF 외환위기를 운 좋게 피할 수 있었다. 전역 후엔 주가가 너무 싸 보였다. 당시 삼성전자 주식을 3만8000원에 담았다. 포스코도 9만원에 샀다. 투자 전략은 단순했다. 싸 보이는 종목을 사서 오르면 팔았다. 수익률이 오르자 자신감도 붙었다. 주식투자를 제대로 배워 보고 싶었다. 기회가 왔다. 첫 직장으로 들어갔던 삼성생명이 동양투신을 인수했다. 운용 분야로 이동할 사람을 찾는다는 말을 듣고 바로 손을 들었다. 하지만 입사 1년 차 신입사원이 주식 운용을 맡을 순 없었다. 펀드 관리와 회계 업무에 만족해야 했다. 직접 펀드를 운용하고 싶은 갈증이 커졌다. 하지만 준비가 필요했다. 2000년 회사를 나와 호주 유학길에 나섰다. 이때 대학원에서 파이낸스(finance), 애셋 매니지먼트(assets management)를 공부했다. ‘가시성’ 있는 기업에 투자 전경대 본부장은 주식투자에서 ‘예측 가능성’을 가장 중시한다. 변동성이 큰 기업은 싫어했다. 화학, 조선, 철강, IT 등 경기에 민감한 시크리컬 업종은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에서 빠졌다. 롯데칠성, 농심, 신세계푸드, KT&G 등 음식료, 유통 업종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을 주로 샀다. “모든 기업의 주가 흐름은 결국 펀더멘탈(기업 기초체력)을 따라간다. 펀드매니저는 자신이 배팅한 기업의 주가가 예측했던 결과와 맞아떨어질 때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던 전 본부장에게 변화가 생겼다. 포트폴리오 주요 종목이 성장주로 바뀐 것이다. 한국이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통적 관점의 성장주에 갇히지는 않았다. 전 본부장이 정의하는 성장주는 산업구조를 살폈을 때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하는 회사들이다. 전 본부장은 “개인적으로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는 필수 소비재에 장기 투자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런 접근법은 경제성장률이 5% 내외였을 때 효과적”이라며 “지금은 성장률이 시중은행 금리와 비슷한 2% 수준이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 하나만으로는 주식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때는 경제 성장과 함께 내수시장도 커졌기 때문에 필수 소비재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전 본부장은 “단기 성장성을 보이는 산업에도 포트폴리오 비중을 할애한다”며 “최소 6개월 이상 상승 사이클 확신이 드는 회사를 찾아 담는다”고 전했다. 작년, 재작년 MLCC 관련주 투자가 대표 사례다. 삼성전기, 삼화콘덴서는 펀드 수익률 방어에 효자 역할을 했다. 전 본부장의 대표 펀드인 맥쿼리뉴그로쓰펀드는 설정 후 81.4%(작년 말 기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지난해 증시 부진 여파로 최근 1년 수익률은 -22.70%로 떨어졌다. 올해 3대 테마 ‘경협·행동주의·콘텐츠’ 전 본부장은 올해 증시 테마로 남북경협주, 지배구조 개선, 콘텐츠 한류를 꼽았다. 남북경협주는 꾸준히 스터디 중이다. 전 본부장은 “대북 제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며 “올해 증시 테마의 한 축은 경협주 옥석 가리기”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인도주의적인 대북 지원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국내 생산이 넘치는 분유, 비료 등 생활필수품 위주로 원조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철도 개량 사업은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아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근처에 있는 아스콘 업체들의 혜택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보다 지리적 근접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제2의 한진칼이 될 기업들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해 강성부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며 행동주의 펀드가 주식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기업 지배구조 펀드 투자 수요가 늘며 그동안 소액주주를 신경 쓰지 않았던 회사들의 변화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전 본부장은 “대주주 지분율이나 배당성향 같은 일괄적 지표보다는 회사의 지배구조, 지분구조를 꼼꼼히 살핀다”며 “내부거래, 불필요한 부동산 자산 투자 등을 통해 대주주 일가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 기계업체, 중견 식품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 한류 열풍도 투자 아이디어 중 하나다. 미·중 무역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된다면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가 한층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에 YG엔터, SM엔터 주가가 좋았던 이유는 한류 콘텐츠가 일본 시장에서 통한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시장에도 같은 기대감이 있었는데 지식재산권 개념이 없어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면 다시 재평가받을 기회가 온다”며 “중국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한다면 웹툰, 드라마 제작사와 엔터테인먼트·게임 업체들이 다시 부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대형주보단 중소형주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지수가 올라간다면 대표주를 사야겠지만 지금 증시엔 대형주 말고도 좋은 중소형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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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호

곤충 애벌레로 '폐사율 제로' 사료 만드는 이종필 CIEF 대표

미래 新성장산업 ‘곤충’...양돈·양계·양식어민 주목 高사료값에 안전성 답보...‘동애등에’ 수요 증가세 동애등에 사료 먹인 동자개...폐사율 제로 | 이규하 기자 judi@newspim.com “메기목 동자개과의 민물고기인 동자개에 곤충사료를 썼더니 한여름 양식장의 무더위를 견디는 등 폐사율이 제로에 가깝게 떨어졌다. 특히 성어가 되기 위해서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나 곤충을 배합사료로 시험한 결과 1년 만에 출하가 가능해졌다. 곤충사료가 폐사율을 감소시키고 양식 생산원가 절감에 큰 효과를 불러온다.” 미래 신(新)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곤충 산업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씨아이이에프(CIEF) 이종필 대표가 ‘파리목의 동애등에 애벌레’를 꺼내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배합사료의 주요 동물성단백질 원료인 ‘어분(魚粉)’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한 시점에 ‘동애등에’는 축산업과 수산업 분야가 주목하는 대체재다. 이미 가축 농가와 내수면 양식 어민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곤충으로 통한다. 현재 우리나라 양식업에 쓰이는 물고기 생사료 총량은 49만톤에 달한다. 이 중 40만톤은 국내에서 ‘불법 어획’으로 잡은 치어나 미성어다. 그러다 보니 생사료 자체가 수산 자원을 고갈시키는 바다 황폐화의 주범으로 불린다. 수입으로 들어오는 나머지 9만톤의 경우도 여러 물고기를 갈아 만든 생사료인 만큼, 무엇이 섞였는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처지다. 지난해 7월 수은이 발견된 양식 넙치(광어)가 대표적인 경우다. 당시 다랑어 부산물을 공급하던 부산 기장 소재 광어 양식장 3곳이 기준치를 넘는 수은 함유량으로 비상이 걸린 바 있다. 더욱이 기생충·세균·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인한 대량 폐사가 잦은 것이 수산 양식의 현주소다. 수산 분야의 경우 총 생산비의 60% 이상이 사료비인 만큼, 어민 입장에서는 값싼 생사료 배합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생산자의 생산비 상승, 소비자의 제품 구매비용 상승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다 황폐화를 불러오는 치어·미성어 불법 어획을 정부로서도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종필 대표도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이 대표는 “양식장 물고기가 병에 걸리거나 일찍 폐사하는 이유는 ‘나쁜 어분’ 때문”이라며 “국내 어분은 대부분 질이 낮은 하급 어분이어서 질병으로 인한 폐사, 생산성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첨가제를 과다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질병 예방 백신의 항체 면역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바다 황폐화를 막는 길이 바로 ‘곤충’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세계적인 친환경 청정 지역인 네덜란드의 식용곤충 생산기업 프로틱스(Protix)의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는 곤충을 재료로 어분을 만들어 연어에 먹이고 있다. 최고급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산 연어 양식에서 곤충 단백질은 그야말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성장산업인 셈이다. 2017년 프로틱스가 받은 투자는 4500만유로(약 57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에도 프로틱스 못지않은 곤충 생산 기업이 있다. 김제자유무역지역관리원에 위치한 CIEF다. 현재 대지 1만6000평(5만2800m²), 건물 면적 3000평(9900m²)의 공장에서 33톤 규모의 동애등에 성충과 애벌레가 사육되고 있다. 이는 1톤 트럭 33대 분량에 해당한다. 동애등에 성충은 주로 물을 먹고 산다. 때문에 맑은 산과 계곡 등에 주로 서식한다. 인분 등 더러운 것을 먹고 질병을 옮기는 일반 파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동애등에 애벌레들은 친환경적으로 처리한 음식물쓰레기를 먹는다. 이종필 대표는 처치 곤란한 국내 음식물쓰레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하루에 동애등에 생체 6톤을 말려 2톤가량의 사료를 생산한다. 수요가 늘어 추가로 사육가공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며 “전국 4곳에 공장을 짓게 되면 국내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 해결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친환경적으로 가공된 음식물쓰레기 사료는 운송비만 주고 조달받고 있어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동애등에 유충을 이용한 산란계 사료첨가제의 효능을 검증한 바 있다. 산란계에 급여하면 계란 생산성, 호우유닛, 난중, 난각 두께, 면역물질 증가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이에 따라 일부 바다 양식장과 내수면 양식장, 양돈, 양계장의 곤충 사료 주문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서울대 수의대, 농촌진흥청 등이 ‘동애등에의 면역 증강을 통한 조류인플루엔자(AI) 억제 효과 검증 및 제품 개발’ 공동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수산 당국의 관심도 높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곤충 사료를 활용한 안전성 검증을 이미 마친 상태다. 이종필 대표는 “동애등에 배합사료를 급여한 결과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증가해 폐사가 줄고 사료 효율 110%의 성과를 냈다”며 “제주 광어·돌돔 양식장, 완도 광어 양식장, 영광 뱀장어 양식장, 김제 메기 양식장 등 전국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호성이 좋아 섭식량이 증가하고 수질 개선 효과도 보고 있다. 백신, 항생제, 영양제 등을 쓰지 않아 경영비도 절감된다”면서 “CJ, LG생활건강 등 유수 대기업들이 동애등에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해외 바이어들도 직접 공장을 찾아 사업성을 타진하고 있다. 조만간 4, 5개의 특허가 출원되고 해외 판매망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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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호

윤창보 유니베스트자문 대표가 본 '한국증시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들'

“기업이익·수출 양호, 한국경제 괜찮다” “미국 쏠렸던 자금, 이머징 배분 본격화” “2차전지·5G 유망...시장 10%+α 전략 10% 추가수익 가능”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미국으로만 쏠렸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올해는 균형을 찾아갈 겁니다. 이미 이머징으로 돈이 들어오고 있어요.” 윤창보 유니베스트투자자문 대표는 2019년 한국 증시가 2018년보단 편안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적어도 지금의 하락세는 멈출 것으로 봤다. 그가 자신하는 배경은 ‘자금 수급’이다. 윤 대표는 “새해 가장 중요한 화두는 우리뿐 아니라 글로벌 전체적으로 봐도 자금 흐름”이라며 “미국으로 쏠린 돈이 이제 균형을 맞춰 갈 것”이라고 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는 미국만 유독 좋았다. 때문에 자금도 오로지 미국으로 몰렸다. 그는 이머징 시장에서 돈이 많이 빠졌는데 우린 유동성이 좋은 시장이어서 더 많이 빠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 일변도에서 이머징, 유럽 등으로 나눠지며 균형을 찾아갈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게(투자자금의 미국 편중 현상) 해소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머징 마켓은 기업이익 하락폭보다 주가 하락폭이 더 컸다. 그러니 돌아설 자리가 있다.” 그는 “새해 우리 증시는 기본 10%에 플러스 10% 정도 갈 수 있다”며 “IMF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같은 시스템 리스크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 시장이 그 수준까지 빠졌으니 이게 안정만 돼도 오른다. 그게 10~15% 수준이다. 거기에 자금 유입이 시작되면 10% 정도는 더 갈 수 있다”고 봤다. 새해 증시 여건 개선...“우리 경제 나쁘지 않아” 2018년 12월, 얼마 전 이사를 마친 강남의 사무실에서 윤 대표를 만났다. 31년 주식 운용 경력의 전문가인 그의 답변은 명쾌했고, 한마디 한마디가 똑 부러졌다. 윤 대표는 “(나의 의견이)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과는 다를 것”이라고 전제한 뒤 “투자자 관점에서 2018년보다 새해 증시가 더 편안할 거다. 2018년에는 (11월까지) 1월 빼고 다 빠졌는데 새해엔 변동성이 확 줄어들고 하락이 멈출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니크(unique, 유일한·독특한)’와 ‘베스트(best, 최고의)’를 합쳐 만들었다는 유니베스트투자자문 대표인 그는 우리 경제가 절대 나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 기업 이익이 늘었다. 증가폭이 낮아졌을 뿐 늘고 있다. 우리는 수출이 중요한데 수출이 매월 히스토리컬 하이(Historical High, 사상 최고치)를 찍는다. 실제 데이터도 그리 나쁘지 않다. 정부가 경기 침체가 아니라고 한 것도 그런 차원이다.” 최악의 경우 반도체가 망가지면 반도체 비중이 워낙 크니 조금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겠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 괜찮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현상으로 세계를 보면 안 되고, 세계 현상으로 한국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현상으로 보면 (세계 경제가) 다 망가져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국내 소비는 안 좋지만 수출이 잘된다는 건 해외 소비가 좋다는 의미다. 그래서 한국 시각으로 보면 안 되고 세계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설령 글로벌 자금 유입이 없더라도 지금 상태에서 외국인 자금이 더 이상 빠져나가지만 않는다면 우리 시장은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오른 게 없고, 오히려 남들보다 더 빠졌기 때문에 미국의 낙폭이 커져도 우리 증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우리는) 이머징에서 돈이 빠질 때 크게 얻어맞았고, 중국 이슈 나오면서 중국 의존도 높다고 또 한 번 맞았다. 그래서 주가수익배율(PER)이 이렇게 낮아졌다.” 윤 대표는 “미국 시장은 히스토리컬 하이로 가면서 PER이 하이가 됐는데 우리는 히스토리컬 하이로 가면서도 PER이 예전보다 낮아졌다”며 “이게 무슨 의미냐면, 사람들은 이익이 안 났을 거라 생각하지만 주가에 비해 기업이익이 많았다는 얘기다. 예전엔 미국이 빠지면 우린 더 빠졌는데, 지금은 우리가 못 올랐기 때문에 미국이 빠져도 많이 안 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 주목하는 ‘글로벌 IB’ 그의 예상대로 외국인은 더 이상 한국 주식을 안 팔까. 윤 대표는 그럴 것이라고 단언한다. “2018년에 한국 주식이 빠진 이유는 우리가 안 좋아서가 아니라 미국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이익이 많이 났음에도 PER이 낮아졌다. 반면 미국 경제는 지금 꼭지다. 이미 노란불이 들어왔다. 금리를 올리니 마니 하는 논란이 나오는 게 그런 이유다.” 윤 대표는 “자금이 균형을 찾으면 안 팔거나 조금 살 수도 있다. (한국 주식을) 사면 더 오를 것이고. 그 시그널이 벌써 나오고 있다. 미국이 흔들리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런 것들이 오로지 미국으로만 가던 걸 반성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즉 돈을 다 미국에만 넣을 것이 아니라 이머징이나 유럽으로도 가야 한다는 반성이 나올 것이며, 그럼 일단 (한국 주식을) 사는 건 차치하더라도 파는 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그는 봤다. 사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미 한국이나 이머징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8년 11월 모간스탠리는 한국 주식을 팔지 말라고 했고,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선진국 시장은 마이너스, 이머징 시장은 플러스(+)였던 때가 11월 딱 한 달이었다”며 “이머징 시장 상장지수펀드(ETF)에만 돈이 들어왔다. 이는 돌아서기 시작한 것이고, 글로벌 자산 배분이 새롭게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당장은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추세가 돌아섰다는 것이다. 미·중 간 무역분쟁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헤게모니 싸움이지, 세계 경제를 깨자는 게 아니다. (미국이) 강경하게 나가는 건 빨리 항복하라는 의미다. 충돌이 일어나면 다 죽는다. 세계 경제를 침체시키자는 게 절대 아니다. 본질은 미국 패권주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구현하자는 것이다.” 과거 유가 상승으로 소련의 힘이 커지자 중동을 등장시켜서 죽였고, 엔화가 달러에 맞먹는 안전자산으로 올라서자 플라자 합의로 일본을 죽였는데, 이제 중국 차례가 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도 G2 간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이란 전제가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윤 대표는 풀이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려면 중국의 투자가 살아나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해결까진 아니더라도 보다 완화된 메시지가 나올 것을 예측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는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변경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대(對)중국 적자가 50%나 된다. 중국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아무리 리쇼어링(Reshoring,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불러들이는 것)해도 중국에서 사 와야 할 게 너무 많다”면서 “이 체계를 바꾸려는 것이다. 바꾸는 과정에서 우리가 거기 들어갈 수만 있으면 우리에겐 득”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 경제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제일 먼저 떨어졌다”며 “이는 곧 가장 먼저 돌아설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2차전지·5G·LNG·MLCC 등 유망 향후 유망 업종으로는 2차전지를 꼽았다. 최근 그는 LG화학 탐방을 다녀왔다고 한다. “지금은 다 불안하다. 그럴 때엔 누구나 다 인정해 주는 걸 찾는다. 전기차 때문에 2차전지 좋다는 거 다 안다. 이런 데서 좋은 기업 찾으면 시장 10%+α 전략으로 10%를 더 벌 수 있다.” 그는 이어 “2차전지는 글로벌 4사밖에 없다. 빅(Big) 4는 삼성SDI, LG화학, 파나소닉, CATL. 파나소닉은 거의 테슬라와만 거래하고 있고, CATL은 수준이 우리 기업에 못 미친다. 나머지 시장은 다 한국 거다”며 “놀라운 것은 요즘 보고서들을 보면 2021년이 지나면 2차전지 시장이 반도체 시장보다 더 커질 거라고 한다. 아무도 안 믿는다. 가봐야 안다. 그런데 우리 주식시장이 한 단계 레벨업되려면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또 다른 초대형 기업이 나와야 한다. 여기(2차전지)에서 나올 가능성이 제일 많다”고 했다. 5G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Multi Layer Ceramic Condencer)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업종도 관심 대상이다. 윤 대표는 “중요한 것은 통신사가 아니라 장비업체다. 장비를 먼저 깔아야 되니까”라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 3~4개사가 있는데, 화웨이는 미국이 중국 견제하는 차원에서 자꾸 쓰지 말라고 하는 중이다. 그게 우리한텐 유리하다”고 봤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G 장비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라고 했는데, 이런 게 시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우리나라 기업들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도 다 우리 것 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중국, 일본 등 전 세계가 5G로 간다. 그럼 시장이 커진다. 이럴 때 누가 그 밸류체인에서 잘하고 있는가를 보면 된다. 시장이 열려 있는 쪽, 그중에서 우리 기업들이 잘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쪽이 (수익을 볼) 확률이 높다”고 했다. 윤 대표는 또 “MLCC 좋다는 건 다 알고, LNG는 전 세계 에너지원이 석유에서 가스로 바뀌고 있다. 중국도 2017년 하반기부터 가정용 연료를 석탄에서 가스로 바꿨다.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에너지의 50% 이상이 가스로 바뀐다”며 “LNG는 채굴·보관·운송이 어렵다. 조선주나 채굴, 보관 관련주도 좋겠고, 석탄을 못 쓰게 하니 비료주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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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새해엔 ‘경협 열매’ 기대”

2018년 세 차례 방북...‘대북사업 대표주자’ 명성 유지 “금강산 관광 이른 시일 재개 기대”...대북 제재가 걸림돌 기업가 집안서 나고 자란 ‘뼛속 기업인’...“반드시 남북경협 성공” |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 “금강산 관광이 2018년에는 어렵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재개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대그룹은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 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8년 11월 19일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국사무소.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전날 방북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입경 직후 취재진 앞에서 차분히 귀환인사를 읽어 내려갔다. 1박2일간의 방북 성과가 담긴 일곱 문장을 담담한 목소리로 읽는 데에는 1분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북측으로부터 온 ‘깜짝 놀랄 만한’ 메시지는 없었다. 현 회장 본인도 다소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현 회장은 “북측에서도 빠른 금강산 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해 남북 경제협력 진전 여부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새해엔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을 거란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남북 정상이 2018년에만 세 차례 만나 손을 맞잡는 등 한반도에 유례없는 평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남북 경협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현대그룹과 현 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거란 데 일말의 의심도 품지 않고 있다. 2018년 세 차례 방북...“남북 경협 재개 기대” 현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지난 30년간 ‘대북 사업의 대표 주자’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해왔다. 1989년 1월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기업인 최초로 북한을 공식 방문, ‘금강산 관광 개발 의정서’를 체결하며 첫발을 뗀 이후, 남북 경협사업에는 언제나 현대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따라 붙었다. 특히 현 회장은 2018년에만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다시 한 번 대내외에 이 사실을 알렸다. 지난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방북을 통해 변치 않는 위상을 자랑하며 향후 남북 경협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 특히 현대그룹은 문재인 정부가 적극 조성한 한반도 해빙 분위기에 힘입어 보수정권하에서 엄두도 내지 못했던 주요 행사들을 북한 현지에서 진행했다. 이를 통해 과거 함께 사업을 진행했던 북측 파트너와의 굳건한 관계도 재확인했다. 가장 최근엔 2018년 11월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을 맞아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와 함께 현지 행사를 주최했다. 아태는 북한에서 경제협력을 담당하는 민간 대외기구로, 현대의 대북 사업 파트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현 회장을 포함한 현대 임직원과 초청인사 등 총 100여 명의 대규모 방북단이 금강산을 찾았다. 현 회장은 행사가 진행된 1박2일 동안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남북 경협이 빨리 재개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앞서 두 차례 방문 때도 같은 바람을 피력했다. 북측 역시 경협에 속도가 붙길 기대한다는 제스처를 적극적으로 취했다. 현 회장은 20주년 기념식에서 “하늘이 맺어 준 북측과의 인연을 민족 화해와 공동 번영의 필연으로 만들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해 북한 주민 등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기자들과 만나선 “이번 20주년 행사가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현 회장은 같은 해 9월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함께 방북길에 올랐다. 현 회장은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남북 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빨리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리 부총리는 “현 회장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 한 달여 전인 8월엔 남편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 참석차 금강산에 다녀왔다. 현 회장은 2009년과 2013년, 2014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했으나,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돌입하면서 3년간 방북을 하지 못했다. 가장 먼저 남북경협 TFT 조직...‘제재 해제’가 선행과제 현 회장은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가장 먼저 그룹 내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10년간 멈춰 있는 남북 경협 시계가 조만간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현대그룹은 5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를 조직, 본격 가동하고 있다. 해당 TFT에서는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 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 실무를 지휘하고, 계열사 대표들이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현 회장은 TFT 출범 당시 “금강산·개성 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향후 7대 SOC 사업까지 남북 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제는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해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 회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북 경협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이 부분을 조건으로 달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해 마지막 방북 직후 경협 재개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제재가 풀리면 곧바로 경협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시설정비를 고려하면 제재 해제 이후 관광 재개까지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 차례의 방북이 각각 특정한 목적에 따라 이뤄진 만큼 북측과 경협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진 않았지만 관광 재개에 대비, 시설물 상태 등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 회장은 왜 이토록 남북 경협을 고집할까. 재계에 따르면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난 10년간 현대가 입은 매출손실이 약 1조5000억원, 영업적자는 2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현대는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남북 경협에 대한 현 회장의 의지는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매년 신년사를 통해 굳건한 집념을 드러내며 ‘남북 교류의 문이 열릴 때’를 기다리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는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고 지켜야 한다는 강한 사명감 때문이다. 현 회장에게 남북 경협은 단순히 사업이 아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인 셈이다. 현대의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은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이기 위해 직접 소 1000마리를 몰고 북으로 향했다. 분단 이후 멀어져만 가던 남북을 하나로 묶기 위해 기꺼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은 것이다. 뒤를 이은 정몽헌 회장 역시 모든 걸 쏟아부어 금강산 관광을 실현, 본격적인 남북 경협의 물꼬를 텄다. 이를 너무나도 잘 아는 현 회장은 두 사람의 뜻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현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은 분단의 장벽을 넘기 위해 자신이 평생 일군 현대의 자산과 역량을 금강산과 북녘에 아낌없이 투자했다”며 “남과 북은 정몽헌 회장이 모든 것을 쏟아붓고 결국 자신의 삶까지 희생하며 다져놓은 굳건하고도 소중한 인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업주부가 기업을?”...현정은 회장 몸속에 흐르는 ‘기업가 DNA’ “30년 동안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여성이 대기업 총수 역할을 잘 해낼 리 없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2003년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를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많았다. 대북 송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남편 정몽헌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전업주부였던 현 회장이 하루아침에 재계 15위 현대그룹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다. 하지만 현 회장은 ‘평범한’ 가정주부가 아니었다. 기업가 집안에서 출생해 날 때부터 몸속에 ‘기업가 DNA’를 갖고 있었다. 특히 결혼 후에도 전면에 나서진 않았지만 며느리이자 아내로서 재계 대표 대기업 총수를 지근거리에서 살피며 경영 감각을 익힌 것으로 전해진다. 현 회장은 1955년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과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4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외조부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부친인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자로, 어릴 때부터 기업가 집안의 가풍 속에서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세상의 변화와 여성 사회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진학한 이유다. 당시 현 회장은 사회학 교수를 꿈꾸며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여성 개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러던 중 1976년 삶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사업을 계기로 친분이 두터워진 정주영 명예회장과 현영원 회장이 사돈을 맺기로 한 것. 이들의 인연은 울산에 조선소를 지으려던 정 명예회장이 해운 전문가인 현영원 회장에게 조언을 청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가 부친의 적극적인 권유로 현 회장과 정몽헌 회장은 백년가약을 맺었다. 정 회장과의 결혼은 단순히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데 머물지 않았다. 훗날 재계 1위에 오르는 현대가(家)의 다섯 번째 며느리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때부터 현 회장은 조용히 시아버지와 남편, 집안 어른들을 뒷바라지하고 자녀를 돌보는 ‘그림자 내조’를 시작했다. 당시 현대가는 며느리들의 사회활동을 제한하는 등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다. 하지만 결혼 후에도 교수에 대한 꿈은 버리지 않았다. 이화여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학을 파고들었고, 첫딸을 낳은 이후엔 미국으로 건너가 페어리디킨슨대 대학원에서 인성개발학을 연구하는 등 학업에 대한 갈증을 채워 나갔다. 귀국 후 현 회장은 육아에 전념했으나 집에만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자녀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인성 교육에 힘썼고, 개인적으로는 걸스카웃연맹 중앙본부 이사,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사회활동 경험을 쌓았다. 현 회장은 2003년 남편 정 회장이 세상을 등지자 그 뒤를 이어 그룹 회장 직에 올랐다. 남편을 잃은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계열사 유동성 위기와 경영권 분쟁 등에 시달렸지만 ‘현다르크’라는 별명답게 뚝심 있는 정면 돌파로 그룹 재건에 앞장섰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이렇게 회상한다.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거대한 조직을 이해하고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공동의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학에서의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됐다. 그때 공부하고 체득한 것들이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 그 당시에는 상상조치 하지 못했다”고. 시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은 ‘평생 존경의 대상’으로 꼽는다. 그는 “며느리로서는 물론 사회학과 인성개발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정 명예회장님은 언제나 제 존경의 대상”이라며 “그의 경영철학과 유지를 받들어 현대그룹과 남북 경협사업을 이끌었던 정몽헌 회장의 옆을 지켰던 것도 제 삶의 커다란 경험 중 하나”라고 했다. 현 회장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민족 화해와 공동 번영이란 소명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두 사람의 유지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다. 현 회장은 최근 금강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반드시 제가 남북 경협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걸 마음속에 갖고 살아 왔다”며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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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호

하윤수 교총 회장 “교육법정주의·교권확립 새해 과제”

“교권 보호와 학교교육 정상화” 교권2법 입법 촉구 “敎政靑협의체 구성, 교육수석비서관 부활해야” “현장성과 균형적 접근,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한 정책” 주문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전국 50만 교원은 학생 교육에 전념하고 싶다!” 하윤수 36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회장은 얼마 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1947년 11월 설립된 한국교총은 국내 최고·최대의 통합 전문직 교원단체로, 18만 교원이 가입돼 있다. 대한민국 18만 교원을 대변하는 교총 수장이 1인 시위에 나선 것은 교총 72년 역사에 처음이다. 하 회장은 실질적인 교권침해 대처와 예방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교총은 교권 보호와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이른바 ‘교권 2법’을 제안하며 관련 법률을 국회에 발의해 놓은 상태다. ‘가르칠 맛 나는 학교, 선생님이 행복해지는 파워교총’을 모토로 2016년 6월부터 교총을 이끌고 있는 하 회장을 만나 교권 보호의 중요성, 교육법정주의 등 여러 교육 현안에 대해 물어봤다. “교총 회장 1인 시위는 72년 교총 역사에 처음” Q.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하는 모습이 많이 보도됐다. 어떤 내용인가? A. 1인 시위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교육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하다. 교육자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펼칠 수 없는 교육 현실에서 미래 교육을 논하고 대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에 실질적인 교육자의 교육활동 보장과 교권 보호를 위해 교총이 오래전에 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국회는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교권침해의 실상과 교육현장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전달하고 조속한 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1인 시위에 나선 것이다. 정부 자료를 보면 최근 4년간 전국에서 1만2000여 건의 교권침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33건이나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교총이 자체 파악한 바로도 2007년 204건에서 2017년에는 508건으로 무려 250%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Q. 교권 보호를 위한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A.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는 그저 학부모의 선처(?)와 합의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교원지위법(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학폭법(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아동복지법 등 교육 3법의 국회 통과가 중요한데 아동복지법은 2018년 11월 개정안이 통과됐다. 남은 2법은 교권침해에 대해 교육감이 의무적으로 고발하도록 하고(교원지위법),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v위)의 결정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불복하려는 풍조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학폭위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Q. 국민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대학입시제도다. A. 기본적으로 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고, 학생의 실력만으로 온전히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공부를 하면 그 결과가 대입에 반영되고, 국영수 점수가 높은 학생이 아니라 지원한 대학의 전공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선발전형이 도입돼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사실상 대학 진학으로 유도하는 ‘외길 진로 체제’를 바꿔 다양한 진로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Q. 교육정책의 혼선을 줄이고 교육의 안정을 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A. 현장성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고, 균형적으로 접근하며,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 한쪽의 시각과 주장에 치우칠 경우 교육적 논리보다 정치적·이념적 논리에 함몰되기 쉬운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폭넓게 듣되 교육적으로 판단하고 중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요 사안에 대한 논의 및 결정 구조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교원단체와 교육부, 국회, 정당, 청와대가 참여하는 ‘교정청협의체’를 구성하고 청와대의 ‘교육수석비서관’을 부활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각종 교육 문제에 대해 사안마다 다수의 갈등 상황이 표출돼 온 만큼 정책결정 기관과 학교 현장이 함께 참여해 주요 사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고 정책의 현장 적용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img4 “교육법정주의 확립 앞장설 것” Q. 교총이 사회적 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직전 부산교대 총장 때도 그랬지만 교총 회장이 된 후에도 소외계층을 위해 ‘희망의 사다리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전국 교육자를 대상으로 성금을 모금해 학생을 도와주는 ‘1교사-1학생’ 결연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또 시력이 좋지 않아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매년 5월 스승의 달에 다비치안경과 공동으로 전국에서 학생을 선발해 안경을 무료로 제공하고, 매달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등을 방문해 학교별 50명 내외의 어려운 학생에게 무료로 시력검사를 한 뒤 안경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저 스스로 독립운동가 자손으로서 해외에도 희망의 사다리 교육을 전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8년 7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한민족의 후손인 고려인들에게 한국 도서와 안경을 기증했다. 우즈벡에 보다 많은 책을 보내 교총 도서관을 개관하고, 한국어 교사의 한국 연수 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Q. 새해 한국교총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A. 무엇보다 교육 본질 회복을 통한 공교육 강화 및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교육법정주의 확립에 앞장설 것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 되풀이되고 있는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정책의 잦은 변동이다. 너무 자주 바뀌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가 정부를 불신하고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특히 대학입시의 경우 고교 학년마다 수능과목이 다르니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학생의 부담을 덜면서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한번 정해진 정책이나 제도를 쉽게 바꾸지 않아야 한다. 쉽게 바꾸지 못하도록 법으로 확고히 잡아주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또 하나는 교권 보호 강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교육의 실질적 주체인 교육자의 권리가 침해당하면 교육 자체가 붕괴되고 말 것이다. 교육자의 교육적 지도 강화와 함께 점증하는 교권침해에 법과 제도로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국회에 이미 ‘교권 2법’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국회는 교육현장의 교권침해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엄중히 인식하고 조속히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im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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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호

신학철 LG화학 대표, 혁신 DNA 심는다

3M 출신 ‘파격 인사’...‘노력과 훈련’으로 승승장구 전통 제조업 LG화학에 변화와 혁신 DNA 전파 | 김지나 기자 abc123@newspim.com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유명한 LG그룹. 그중에서도 그룹 모태인 LG화학이 글로벌 기업 3M 출신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인사였다. 한국인으로 글로벌 대기업의 최정상까지 올라선 그의 성공담을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3M과 LG의 기업문화는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전통적으로 기초소재 사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석유화학 회사다. 최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전기사업을 키워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기초소재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약 70%에 이른다. 이에 박진수 부회장을 비롯해 전통적으로 LG화학의 수장은 석유화학사업본부에서 나왔다. 반면 3M은 신제품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 비중이 약 30%에 이를 만큼 ‘혁신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런 조직의 정점에 있었던 신 부회장을 LG화학 수장 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3M의 혁신 DNA를 LG에 심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3M 필리핀 지사 노조문제 해결 후 역량 인정받아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이다. 1957년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고, 유학 경험이 없는 ‘토종 한국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3M에 입사한 신 부회장은 입사 9년 만에 한국3M 소비자사업본부장 자리에 앉았다. 이후 필리핀 3M지사장으로 발령받아 2년 반 동안 필리핀에서 생활하게 됐다. 필리핀에서의 경험은 신 부회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신 부회장이 지사장을 맡을 당시인 1996년 필리핀 지사는 노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에 신 부회장은 필리핀 직원을 개인적으로 한 명씩 만나 그들이 겪는 고초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노사 문제를 해결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어니스트 건들링의 저서 ‘나도 3M에서 일하고 싶다’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나는 고객 방문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방금 필리핀 3M 매출이 10억페소를 돌파했다는 믿기지 않는 소식을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지난 2년 반 동안의 정말 힘들었던 일들이, 또 그것을 극복하느라 전 직원이 하나가 되어 모든 것을 쏟아부어 회사를 회생시킨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 그때가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아닌가 싶다.” 이후 미국 본사는 신 부회장의 역량을 높게 평가해 본사로 불러들였다. 미국 본사에서 신 부회장은 사무용품‧연마재사업부(이사), 전자소재사업부장(부사장), 산업용접착제 및 테이프사업부장(부사장), 산업용비즈니스 총괄(수석부사장)을 거쳐 해외사업부문 총괄(수석부회장), 글로벌 R&D‧전략 및 사업개발‧SCM‧IT 등 총괄(수석부회장)의 자리에 올라섰다. ‘내적 자신감’으로 3M 최고위직까지 질주 신 부회장은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기저에는 ‘내적 자신감’이 있었다고 얘기한다. 그는 2013년 부산고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반복된 훈련, 하고자 하는 노력은 결국 꺾이지 않는 내적 자신감을 형성한다. 언제부턴가 이게 생기기 시작했다. ‘아, 자신 있다.’ 이런 게 형성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수월해지고 습관이 된다. 본인이 가진 것을 사랑하는 것이 내적 자신감의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LG와 결이 다른 조직에서 30년 넘게 몸담았던 신 부회장이 LG화학에서 어떤 그림을 그려 나갈 진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석유화학산업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LG화학에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됐다. LG화학에 변화와 혁신 DNA를 어떻게 심을 것인가는 앞으로 신 부회장이 새롭게 도전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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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벤처투자, 변동성 줄이면 돈 번다"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

“VC투자는 될성부른 떡잎 찾는 것...변동성 관리해 리스크 낮춰” “휴젤, 판권판매 안 된다 설득... 5배 이상 수익으로 돌아와” “최초 발굴, 투자한 ‘젠바디’ 내년 IPO 30배 이상 수익 전망” 관심 분야 바이오·헬스케어, IT산업... 美시장 확대 본격화 | 김민경 기자 cherishming17@newspim.com | 최상수 사진기자 kilroy023@newspim.com “VC(벤처캐피탈) 투자의 가장 큰 리스크는 변동성이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실적이나 시장 변동성은 있을 수밖에 없다. 기회가 있을 때 일부 처분하는 등 회수 시기에 대해 균형을 맞춘다. 이 밖에 산업 섹터와 투자 스테이지를 세분화해 리스크 총량을 조절한다.” 김지원(사진) 대표가 이끄는 아주IB투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업력을 갖고 있는 VC다. AUM(투자 규모)은 지난 9월 말 기준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설립 이후 현재까지 28개 펀드를 청산했다. VC 투자 20여 년...가능성 본 휴젤 5배 ‘잭팟’ 김지원 대표는 지난 1999년 아주IB투자에 입사했다. 앞서 금융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보수적인 분위기가 아쉬웠다고 한다. 본인이 하는 만큼 성과를 내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도전적인 업무를 원했지만 이 같은 일이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이에 아주IB로 자리를 옮긴 후, 김 대표는 투자처를 직접 발굴해 A부터 Z까지 함께 키워 나갔다. 수많은 벤처기업을 겪으며 ‘옥석 가리기’에 대한 인사이트도 생겼다. VC에 몸담은 지 20여 년. 그는 지난 2003년 진행한 휴젤이 가장 인상 깊었다. 임상1상 진행 중이던 휴젤에 얼리스테이지 투자를 검토하면서 김 대표는 우리나라 미용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 대표는 “당시 메디톡스가 보톡스 시장에 진출해 있었고 휴젤은 후발주자였지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회사가 성장성도 차별성도 갖고 있었기에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 초기 단계인 휴젤에 30억원을 투자하고 회사의 임상 설계부터 판매 전략까지 함께 진행했다”고 말했다. 전문적으로 구체적인 조언을 줄 순 없지만 대신 전문가를 매칭해 주거나 판매 전략, 상장 계획 등 김 대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함께 고민하며 성장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휴젤의 경우 특히 원천기술을 통해 상용화한 약물을 판매하는 법인 설립과 판권 판매를 놓고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판권을 판매하는 ‘쉬운 길’을 택하고 침체에 빠진 많은 벤처기업을 봐 온 김 대표는 휴젤에 “벤처 정신을 잃지 말자. 업사이드를 위해 지금 당장 벅차더라도 판매법인을 만들어 영업을 지속해야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김 대표는 최종적으로 휴젤 투자를 회수하면서 약 5배 정도의 수익을 냈다. 모든 투자가 긍정적인 결과물을 낸 것은 아니다. 예컨대 척추디스크 수술을 위한 고정장치 등 의료기기를 제조, 판매하는 유앤아이라는 회사는 상장까지 10년이 걸렸다. 김 대표는 “당시 시중에 유통되던 제품 대부분은 외국계 회사 것이었다. 이 정도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은 유앤아이가 유일했다. 진입장벽이 높아 초반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사장님이 굉장히 우직하고 꾸준한 분이었다. 이런 분이라면 언젠가는 일을 낼 거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유앤아이는 김지원 대표의 지원을 받아 10년 동안 꾸준히 제품 개발과 생산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BAM 생체분해형 마그네슘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2015년 코스닥에 입성했다. 벤처 대박?...철저한 변동성 관리가 수익성 좌우 그는 VC 투자에 대해 “무작정 대박을 꿈꾸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철저한 기업 검증과 리스크테이킹을 거쳐 수익을 안정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야 투자 매력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벤처기업의 비즈니스가 산업 트렌드에 맞는지 여부다. 예컨대 똑같은 바이오 투자라 하더라도 당뇨병 치료제는 이미 경쟁력이 떨어진다. 얼마나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지, 사업이 완성되면 시장에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거나,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수 시기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 IPO, 상장 이후 등 시기를 나눠 조금씩 지분을 청산한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실적이나 장세에 따른 변동성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바이오기업의 경우 호흡이 길기 때문에 중간에 엎어지는 경우도 잦다”고 설명했다. ‘사람’에 대한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CEO의 비즈니스 철학을 중요하게 본다. 벤처기업 대표들 가운데는 자기만의 상상에 빠져 허황된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이 종종 있다고 했다. 이 경우 사업이 성공하기 상당히 어렵다. 김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맨파워’라고 한다. 좋은 기술과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사업화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운용역들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아주IB투자에는 32명 전문인력 중 10년 이상 근무자만 13명이다. 통상 7~8년이 펀드 청산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이클을 경험한 운용역이 많다. “AUM을 만들고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람이다. 다른 금융사들도 우수한 인력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회사의 성과가 좌우된다. 차별화된 인센티브 시스템을 확보하고 펀드레이징 특화 부서를 만들었다.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어 퍼포먼스를 내기 좋은 환경이다.” 올 연말 김 대표가 주목하는 산업은 라이프사이언스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시장 확대 속도가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구 변화도 급속하게 진행돼 이를 뒷받침할 바이오, 헬스케어 등도 눈여겨본다. 4차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IT산업에 대해서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미래 부가가치가 높은 4차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내년 중 실리콘밸리에 추가로 현지사무소를 설치, 2000억원 규모 펀드를 레이징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아주IB투자는 올해 말까지 1조6000억원의 AUM을 달성할 전망이다. 여타 VC와 최대 4~5배 차이 나는 운용 액수로, 2000억원 규모 펀드가 올해 안에 결성을 앞두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내년에도 김 대표가 선택한 ‘VC 대어’들의 엑시트는 이어진다. 가장 기대감이 큰 곳은 진단키트 제조, 판매사인 젠바디. 김 대표는 “브라질 월드컵 당시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았나. 빨리 진단해서 치료해야 하는데 신속한 진단 키트가 없었다. 젠바디는 지카, 뎅기, 황열 등 더운 나라의 감염성 질환 진단 키트에 경쟁력이 있는 회사다. 우리가 제일 먼저 발굴해 첫 투자했는데, 기업가치가 300억원 내외에서 작년 세컨더리마켓 기준 1조원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30배 이상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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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Now' 'Equality' 'With'…최정우가 만드는 'NEW 포스코'

‘철강·경영전문가’ ‘입지전적’ ‘건강한 리더’ 등 평가 “모두 함께 차별없이 최고의 가치를 만들자”며 개혁과제 제시 ‘기업시민’으로 고객사·협력사·지역주민과도 함께 호흡 | 백진엽 기자 jinebito@newspim.com ‘지금 있는 자리에서 책임감 있게 최선을 다하고(Now), 차별 없이(Equality), 모두 함께(With) 최고의 가치를 만들자.’ 지난 7월 포스코의 제9대 회장에 취임한 최정우 회장이 그리는 ‘NEW 포스코’에 대한 비전이다. 취임 당시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제시한 최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모두 함께, 차별 없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는 개혁과제를 내놓았다. 포스코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회장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하는 포스코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최 회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장인은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이 신입사원이나 과장 시절에 선호하는 조직이 있다. 그리고 그 자리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며 가려고 노력한다. 최 회장은 이런 모습보다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리더다. 후배들에게도 그런 리더가 되기를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의 좌우명이자 신조 역시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다. 어떤 조직에서 어떤 일을 맡게 되든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다하면 내가 있는 위치가 진리요 참된 것이라는 뜻이다. 어느 회사든 비슷하지만 과거에는 모(母)기업에서 계열사로 이동할 때 낙담하고 업무 의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처음 계열사 포스코건설로 발령이 났을 때에도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해 건설 분야 공부에 매진했다. 당시 최 회장은 포스코건설의 경영전략실장으로 부임했는데, 모든 임원과 친분을 쌓기 위해 임원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참석했다. 본인이 마음을 열어야 다른 임원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포스코건설화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2년 후 기회가 돼 포스코에 돌아왔고 4년 뒤에 포스코대우로 발령이 났을 때도 같은 마음으로 포스코대우화되기 위해 팀장 이상 부장들과 자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모두 함께 차별없이 최고의 성과를” 최 회장은 지난 10월 취임 100일을 맞아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개혁과제의 핵심은 ‘모두 함께, 차별 없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였다. 최 회장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차별 없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며 “투철한 책임감과 최고의 전문성을 갖고 본연의 업무에 몰입해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을 강조했다. 이번에 수립한 ‘100대 개혁과제’는 지난 7월 취임을 전후해 사내외로부터 받아 온 ‘러브레터’ 형식의 건의사항과 임원들의 개혁 아이디어, 포스리 자문 교수 등의 의견과 함께 평소 자신이 생각해 온 개혁안을 현업 부서와 토론을 통해 확정했다. 이미 개혁과제를 만드는 것부터 ‘모두 함께’라는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100일 동안 3300여 건의 ‘러브레터’ 건의사항을 받았고, 그룹 전 임원들로부터도 업무 혁신 아이디어를 수렴했다. ‘모두 함께’는 비단 포스코 임직원만이 아니다. 주주, 고객사, 협력사와 지역주민 등 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모두 함께 참여’하고 상생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상생 프로젝트, 즉 획기적인 투자와 고용 계획을 세웠다. 향후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명을 고용할 방침이다.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 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서 투자와 고용 확대는 진정한 상생인 것이다. 포스코는 최 회장 취임 직후부터 직접고용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 프로젝트, 협력사 와 취업을 위한 교육 지원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고민하고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차별이 없는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문화’를 만들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경영 활동을 통해 ‘최고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최 회장이 꿈꾸는 포스코의 모습이다. ‘존경받는 메탈기업’ 1위 위해 효율화 역점 개혁과제가 확정됨에 따라 50주년 기념식에서 천명한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의 장기 목표 달성 방안도 더욱 구체화됐다. 특히 개혁과제 시행 5년 후인 2023년 회사의 위상을 ‘포춘 존경받는 기업 메탈 부문 1위, 포브스 기업가치 130위’라고 명시함으로써 임직원들의 몰입도와 실천력을 높이도록 했다. 이를 위해 철강사업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2025년까지 자동차강판 판매량 1200만톤을 달성,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강판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대규모 공정기술보다는 제품 기술과 원가절감 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자립·자력 기술개발만을 고집하지 않고 기술협력·제휴를 확대해 개방형 기술확보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 큰 변화다. LNG미드스트림 분야에서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의 LNG 도입 업무를 포스코대우로 일원화해 LNG 트레이딩을 육성한다. 광양의 LNG터미널은 포스코에너지와 통합하고,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발전은 제철소의 발전 사업과 통합해 시너지를 높인다. 그룹 내 설계, 감리, 시설운영관리 등 건설 분야의 중복, 유사 사업을 포스코건설이 흡수해 효율화한다. 내년 통합을 앞둔 양·음극재사업은 ‘2차전지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해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203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할 예정이다. 신성장사업은 전문성을 강화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총괄책임자로 영입하고, ‘철강 부문’과 동급인 ‘신성장 부문’으로 조직을 격상하기로 했다.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도 적극 동참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CEO 및 사외이사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업시민위원회’를 이사회 산하에 설치한다. 특히 외부인사를 영입함으로써 기업시민 전략 수립에 사회 전반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산학연협력실을 신설해 포항과 광양에 벤처밸리 조성과 벤처기업 육성을 담당토록 한다. 향후 5년간 5500명의 청년인재를 육성하는 청년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전담하도록 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유연근무제 및 출산지원제도도 개선한다. 특히 포항과 광양, 서울, 송도 등 주요 사업장에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해 그룹사부터 협력사 직원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포항, 광양 지역에는 초등학생의 방과후 돌봄 시설 ‘포스코형 마더센터’를 신설해 지역사회에까지 개방함으로써 저출산 해법의 모범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QSS, 마이머신 활동 등 포스코의 우수한 경영혁신 활동을 중소기업에 전파하고,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중소기업의 현장에 적용해 공급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동반성장 활동을 강화한다. 공정거래 문화를 완전 정착시키기 위해 퇴직 임직원(OB)이 근무하는 공급사는 반드시 해당 사실을 등록하고 거래 품목에 대해 100% 경쟁구매를 원칙으로 하여 특혜 시비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그동안 장기 안정적 배당 정책에 더해 당해연도 이익 규모에 따라 추가적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또 사외이사들이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사외이사 IR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주주의 권리 행사가 용이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도 확대할 예정이다. 36년 철강업 종사한 경영전문가, ‘준비된 회장’ 최 회장이 취임한 지 불과 100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포스코가 조직을 재구성할 정도로 방대한 개혁과제를 내놓은 것은 그만큼 준비된 회장이었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회계, 원가관리부터 심사분석 및 감사, 기획 업무까지 제철소가 돌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는 최 회장에게 포스코 현장에 대한 내용까지 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공정 간 물류는 어떻게 관리되고, 공정 간 가치 전환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실수율은 어떠한지 등의 현장 프로세스를 손바닥 보듯 해야 원가든 심사든 감사든 주어진 업무를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 경험이 36년간 고스란히 쌓여 ‘철강업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게다가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를 거쳐 포스코켐텍에 이르는 그룹사 근무 경험은 철강 이외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력은 그가 ‘철강 그 이상의(Steel & Beyond)’ 100년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포스코의 새 수장으로 선택받은 경쟁력이 됐다. 비엔지니어 출신인 최 회장이 선임된 것은 글로벌 철강사들이 철강사업에 더하여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다변화를 추구하게 됨에 따라 철강 전문가뿐만 아니라 경영 전문가를 CEO로 선임하는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당시 “철강 공급과잉, 무역규제 심화 등 철강업계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고, 비철강 그룹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하다”며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혁신적 리더십을 보유한 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mg4 마음 착한 시골 소년, 글로벌 철강社 수장 되다 최 회장에게는 항상 ‘입지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작은 시골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글로벌 철강업체의 수장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경남 고성군 구만면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고 자란 최 회장은 구만초등학교를 거쳐 회화중학교를 나왔다. 가난한 농가 형편에 배불리 먹어 본 기억이 없는 작은 체구의 아이였지만 초등학교 6년 내내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고 중학교에 진학할 때에도 수석 입학을 할 정도로 다부진 우등생이었다.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다녔다. 부모님이 매달 보내 주는 쌀 한 말로 큰집 신세를 지며 수학했고, 동래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신입사원 시절 최 회장은 75명의 동기 중 동기회 회장을 맡겠다며 자처하고 나섰다. 그리고 동기들을 대표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앞으로 회사 전체를 이끄는 회장이 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회장 후보 확정 소식을 들은 입사 동기들이 입을 모아 “회장이 되겠다고 하더니 진짜 회장이 됐다”며 놀랐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리더가 건강해야 조직도 건강하다” 최 회장은 건강 관리에 철저한 리더라는 평가도 듣는다. “리더가 건강해야 현장 곳곳을 다니며 직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은 최 회장이 올해 초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옮겨간 후 한 말이다. 사실 최 회장이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한 차례 건강이 악화된 상황을 겪고 난 후부터다. 1990년대 초반 최 회장은 주말도 없이 일에만 파묻혀 지내다 보니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적이 있다. 고지혈증이 찾아와 간경화로 발전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것이다. 최 회장은 ‘이런 몸 상태로 일이나 계속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겁이 나 그 길로 매일 아침 북부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뛰었다. 이후 지금까지 건강 관리라면 누구보다 철저하다. 등산, 자전거 등 건강한 취미 생활도 하나둘 만들었고, 사무실까지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리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건강 관리를 혼자만 하지 않는다. 임원들이나 그룹장, 팀장들과 주말 등산을 함께 한다. 포스코켐텍 사장일 때는 연말까지 계획을 짜놓고 매월 1회 전 임원 및 그룹장들과 등산을 해왔다. 리더가 건강하지 않으면 리더십은커녕 아예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우쳤기에 직원들의 건강 관리까지 적극적으로 챙기는 ‘건강한 리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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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중간선거 고비 넘긴 미국 대통령 ‘트럼프’ 그는 누구인가

100만달러 종잣돈으로 트럼프 왕국 일군 남자 판도를 자기 중심으로 바꾸고, ‘쇼맨십’ 외교에 능한 역대급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시간표 부재 속 트럼프 연임이 ‘열쇠’ |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라고 평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낙관론은 좋은 소식일지 모른다.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다고 한 대통령은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는 그야말로 트럼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를 사랑하든 싫어하든, 미국 제45대 대통령이기 이전에 그는 타고난 사업가다. 부동산개발업자인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로부터 100만달러의 종잣돈(?)으로 독립해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고층빌딩을 올렸고 트럼프 왕국을 일궜다. 2004년 NBC방송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에서 성공적인 사업가로서 엔터테이너 변신에 성공, “넌 해고야!”란 카리스마 유행어를 남기며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6년 대선 당시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성공적인 사업가가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갔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그에게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 중에는 돈 많은 사회 고위층보다 러스트벨트와 중산층 백인들의 비중이 컸다. 우리는 트럼프를 알아야 한다.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듯이 그를 알아야 미래 한반도의 운명도 어느 정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 중심으로’ 게임체인저 만약 동화 속 신데렐라가 유리구두 한 짝을 무도회장에 벗어놓지 않았더라면 왕자와 만날 일도 없었을 터. 게임체인저란 어떤 일에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을 일컫는다. 트럼프는 세계 모든 일을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 아주 능한 게임체인저다. 그가 취임 첫날부터 한 일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이다. 다자협정보다 각국을 일대일로 상대하는 편이 경제 대국인 미국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미국 먼저(America First)’ 정책을 펼치며 다자간 협정과 국제기구 ‘도미노’ 탈퇴 행보에 나섰다. 트럼프는 기후변화가 강대국의 경제 성장을 저지하려는 “속임수”라며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2015년 출범한 이란 핵협정도 파기해 이스라엘 밀어주기에 나섰다. 이스라엘 편에 서서 중동 내 패권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11월 4일부터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를 발효했다. 트럼프 정부 눈치를 보는 많은 동맹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이미 중단했거나 점차 줄이고 있는 추세다. ‘사업가’ 트럼프 대통령은 수지타산에 있어 동맹도 적도 없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트럼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입김이 셌다. 그는 NAFTA가 미국에 좋지 않은 협정이라며 캐나다가 자국 낙농업 보호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NAFTA를 폐기하고 멕시코와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결국 10월 1일 새로운 3자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탄생했다. 캐나다의 양보가 컸다. 캐나다는 미국 낙농가에 연간 160억달러에 해당하는 3.5%의 유제품 시장 접근을 허용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은 애초에 손해 보는 장사를 할 리 없다. 예측불가 외교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 디플로테인먼트는 외교(Diplomacy)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식 외교 접근을 가리키는 용어다. 과거 ‘어프렌티스’를 통해 대중의 인지도를 쌓은 그는 취임 후에도 엔터테이너적인 기질을 이어 가고 있다. 플랫폼은 방송이 아닌 트위터(Twitter)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국내외 정치 관련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하고, 활발한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위터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들을 보면 예능 프로그램 예고편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채널 고정!(Stay Tuned!)”,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며 마치 한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의 멘트나 예고 영상에서 나올 듯한 멘트를 구사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국 버밍햄대학의 언어학자 잭 그리브와 이소벨 클라크가 지난해 트럼프의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크게 △프로모션 △비판 △조언 △의견 △예상으로 카테고리가 나뉘었다. 대통령 출마 선언 당시 그의 프로모션과 비판 트윗이 급증했는데, 당시 비판은 주로 오바마 전 행정부 저격이나 경쟁 상대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것들이었다. 현재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뉴스 매체를 ”가짜뉴스(Fake News)”라고 매도하거나 최근 경제 호황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프로모션 트윗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때 그의 디플로테인먼트는 빛을 발했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날짜와 장소를 아주 조금씩, 감질나게 트위터에서 공개해 애간장을 태웠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당시 처음에는 “시간과 장소 모두 결정됐다”고 말하고, 열흘이나 지나서야 “12일 싱가포르”라고 트윗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또 어떠했나.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는 장소가 “싱가포르를 제외한 3~4곳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애매한 힌트를 던지더니,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 현장에서는 시기가 “11월 4일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 한 번에 다 알려주는 법이 없다. 트럼프 성향으로 본 한반도 운명 지금까지 알아본 트럼프는 타고난 사업가 마인드에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고, 자기중심적이며, 하루하루 드라마틱한 예능 정치를 즐긴다. 우리는 지극히 실리주의인 그에 대해 무엇을 믿고 한반도의 운명을 맡겨야 할까. 좋든 싫든 현실은, 트럼프가 패를 쥐고 있다. 워싱턴대학 국제학대학원인 잭슨스쿨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클린트 워크는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서 트럼프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다르다며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종전선언문에 서명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쳤다. 불안한 미국 내 정세 속 종전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재적으로 매력적인 옵션이라는 주장이다. @img4 하지만 북·미 간 의견차는 존재한다. 미국은 종전선언 이전에 핵 무기고와 시설을 공개하고 사찰단을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 북한 관영매체는 미국의 이러한 요구를 “쓰레기”로 취급했고, 강경화 외교장관은 미국에 핵무기고 공개 요구를 보류하라고 조언했다. 북·미 간 대화 파탄과 동시에 한미동맹의 개방적 균열의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다. 트럼프는 종전선언문에 서명하기 이전에 북한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라는 종전의 신성불가침적인 요구를 철회할 용의가 있는가. 예측불허 트럼프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여부는 중요하다. 미국은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의 시간은 한정돼 있다. 차기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이 된다면 한반도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중간선거 결과는 공화당이 상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선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북한은 트럼프의 성향을 잘 안다. 노벨평화상을 탐내며 박수갈채를 원하는 사람, ‘따뜻한’ 편지와 달콤한 약속에 쉽게 동요되는 사람으로 말이다. 상황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만약 미국이 양보를 하지 않고 북한이 역행하는 행보를 보인다면 한미동맹의 파탄이라는 껄끄러운 전개를 맞닥뜨릴 것은 정해진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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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인터뷰] 김명자 과총회장 “논문 하나 딸랑 쓰던 시대 끝났다”

“‘장롱 특허’ 없애고 사업화 위한 효율적 연구비 집행 중요” 과총 50년 역사 첫 여성 회장...19개 조직 신설 “적금 든 거 타 먹고 있거든요”...인맥활용 100여회 포럼 ‘눈길’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총)는 1966년 설립돼 대한민국 과학기술 르네상스의 기반을 닦은 과학기술단체 대표 기관이다. 포괄하는 단체가 600여 개에 이른다. 그런 만큼 수장인 한국과총 회장은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변한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과학기술인’이다. 이런 과총 회장 직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3월부터 맡고 있다. 과총 회장은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인 데다 과학기술계는 상대적으로 보수성이 강한 측면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과총 50년 역사에 ‘첫 여성 회장’은 과학기술계의 일대 사건이라 할 만하다. 앞서 숙명여대 화학과 교수를 25년간 역임한 김 회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1999년부터 44개월간 환경부 장관을 지내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2004∼2008년 제17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지난 10월 9일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국제자문단 위원으로 선임돼 또 한 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1944년생임에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 회장을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과총 회장실에서 만났다. “한국과학기술단체 총본산” 총회원 40만 학회·단체 지원 Q. 회장 취임 후 각종 포럼부터 시작해 과총 행사가 엄청나다는 평가다. A. 회장 일을 시작한 지 1년 9개월쯤 돼 가는데 과총 내 신설 조직이 19개 정도 된다. 또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 세계과학문화포럼,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데이터사이언스포럼 등 각종 포럼을 100여 차례 열었다. 이는 이전 과총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웃소싱하고 있는 셈인데, 포럼 개최를 위해 제가 쌓았던 인맥을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적금 들었던 것 다 타먹고 앉아 있다는 생각을 한다(웃음). 다행히 바쁜 사람들을 초청해도 거부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과총은 네트워크와 협업이 중요하다. 모시기 힘든 전문가들을 민간이든 정책이든 기초과학이든 19개 네트워크 속에 묶어서 현안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짚어주고자 한다. 과총은 ‘제너럴(general) 조직’이니까 민간 차원에서, 또 과학기술계 차원에서 어떤 융합이 일어나야 하는지에 대해 진일보한 시간이었다. Q. 한국과총이 어떤 단체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A. 과총 예산이 연간 300억원([가칭]사이언스 플라자 건설사업 포함) 정도 된다. 학술지 발간 등 학회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관련 단체의 학술활동을 지원한다. 현재 100여 개 학술지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으로 등재돼 있다. 이 밖에 정책활동 유관기관 지원, 수익사업도 있고 지역과협 활동 지원도 주요 사업이다. 연례 학술행사로 해마다 여름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과 젊은 과학자 대상의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여한다. 국내 조직만도 회원 수 40만을 헤아리는 과학기술 각종 학회·단체에다 공공 및 민간 연구단체, 13개 지역연합회 등이 있다. 해외로도 18개국 한인과학기술인의 재외과학기술자협회 등을 포괄한다. 한국 과학기술단체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다. 매머드 조직이므로 동질감을 이끌어 내는 거버넌스가 중요하다. Q. 과학기술이 정보통신과 합쳐져 부서가 만들어졌는데. A. 정보통신은 넓은 범위의 과학기술에 들어간다. 과학기술의 한 분야이지만 ICT의 기술 파급력이 커지면서 김대중 정부에서 독립 부처로 정보통신부를 만들었다. 실제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있어서 ICT의 기능이 돌연변이적으로 커졌다. 그러다 보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어졌고, 과학기술부라고 해도 되는데 정보통신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이런 상황에 과학기술계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디지털이 ICT와 깊게 연결된 시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Q. 한때는 과학기술이 교육부와 합쳐졌다. A. 1967년 과학기술처가 출범했고,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급 부서로 격상되기도 했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어졌다. 지금은 미래창조과학부 골격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여기서 과학기술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이미지가 왜곡되기 싶다. 또 중요한 것은 과학자로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과학자 커뮤니티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과학철학, 과학문화, 과학기술정책학, 과학사 등에서 학문적 소양을 쌓은 사람이 과학기술이 왜 이 시대에 필요한가, 왜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고, 여기서 나온 성과가 어떻게 이익을 안겨주고 있는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이런 것을 알려야 한다. “쌓여 있는 장롱특허는 아무 소용이 없다” 사업화 결실 강조 Q. 과학기술계에서 기초연구를 강조하는 풍토가 여전한데, 순혈주의인가? A. 시대 자체가 과거 선형혁신론 모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과거에 구분되던 기초-응용-개발 연구가 합해지는,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가 됐다. 그렇다고 전부 다 합쳐져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뒤섞인 상태다. 혼재한 상태다. Q. 선진국의 정부 R&D 예산 증가율이 높은데, 우리도 높아져야 하지 않는가? A. 연구비가 늘어나는 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연구비 예산을 얼마나 잘 사용해서 혁신이 일어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규제 부분도 합리화해야 한다. 낭비되는 부분을 잘 제거하고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 Q. 통폐합, 과제중심예산 PBS 등 정부출연기관의 무엇이 문제인가? A. 시대가 바뀌어 대학과 민간 연구소가 커지면서 출연연의 존재 가치가 길을 잃었다. 90년대 이후 동맥경화증에 걸렸다. 출연연의 정체성과 역할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시대 배경이 달라졌는데 계속 옛날에 안주했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국가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성과를 보였는지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는 상태다. Q. 그러면 출연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A. 우선 기관장 제대로 뽑고 재량권도 주어야 한다. 허점이 많은데, 이른바 ‘장롱특허’를 해결해야 한다. 세금 투입되는 것만큼의 사회적 환원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Q. 기초연구자들이 사업화까지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A. 그게 잘못된 것이다. 기초연구가 기초연구 자체로서 논문 하나 쓰고 끝내는 시대가 아니다. 사업화하는 데 개발자가 빠지면 전문성이 없는 것이다. 개발한 사람이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과학자 자신이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는 아니기 때문에 공식 기구에 그런 기능을 넣어야 한다. Q. 최근 과학기술계에 연구 비리, 가짜 학회 등 윤리적 측면이 불거졌다. A. 우선 과학자가 많아졌다. 연구비 규모도 커졌다. 과학자가 다른 직업 세계, 다른 전문직과 다른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거기서 일어난 몇몇 케이스를 가지고 전체 과학기술계를 매도하는 것은 올바른 게 아니다. “연구비 늘리라는 얘기는 안 한다” 효율적 집행 중요 Q. ‘대표 과학기술인’으로서 과제와 주문사항이 있다면? A. 과학기술 연구 활동에서 자율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과학기술을 일반행정과 똑같이 놓고 감사를 한다든지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초기 연구 성과의 상용화가 중요하다. 쌓여 있는 것들을 현실화시켜 사회·경제적 이익으로 돌아가게 해야 하는데 장애 요인이 있다. 규제나 제도적인 지원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저는 연구비 늘리라는 얘기는 안 한다. 연구비가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서 개선해 달라는 당부를 마지막으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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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밥솥에서 정수기, 청정기로' 쿠쿠의 홈라이프 혁명

올해 40주년 맞이한 생활가전 전문기업 기술혁신 중시... 생활가전 기술력 자랑 프리미엄 브랜드 ‘인스퓨어’ 출시, 내년 200만 계정 목표 | 민경하 기자 204mkh@newspim.com 소비자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 제품인 생활가전은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하다. 제품의 활용이 대부분 먹거나 마시는 소비자의 기초적인 생활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활가전 소비자들은 한번 구매한 제품을 좀처럼 바꾸지 않고, 안전·건강 관련 결함이 발생한 제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쿠쿠는 저력 있는 기업이다. 쿠쿠는 1978년 설립해 40년 이상 밥솥 개발·생산에 매진해 온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1998년 독자 브랜드 ‘쿠쿠’를 선보인 이후, 국내시장 밥솥 누적 판매량 3000만대, 시장점유율 70% 돌파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정수기 시장에 진입, 공기청정기·제습기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해 현재는 131만5000개(9월 기준)의 계정을 관리하는 렌탈업계 2위권 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지주회사 쿠쿠홀딩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501억원대에 이른다. 탄탄한 성과의 배경에는 기술 혁신을 가장 중요한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는 쿠쿠의 품질경영이 있다. 쿠쿠는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매출의 일정액 이상을 꾸준히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150여 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기술연구소가 있고 CEO 직속 관할 부서로 품질혁신팀을 운영한다. 올해 초 렌탈사업부문을 분할하고 쿠쿠홈시스로 재상장해 렌탈업계 경쟁에 불을 붙인 배경도 결국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밥솥 개발을 통해 쌓인 기술력과 전문인력 양성 노하우가 합쳐져 다른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쿠는 대표 제품 인앤아웃 직수정수기, 코드리스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정수기·공기청정기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쿠쿠는 해외에서도 매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밥솥을 담당하는 쿠쿠전자는 지난 2001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25개국에 진출해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 800여 개 매장에 입점하고 11개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등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쌀이 주식이 아닌 러시아에는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압력조리기를 출시해 2013년 기준 1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렌탈 가전을 담당하는 쿠쿠홈시스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 등 10개국에 진출해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시장은 지난 2017년 기준 누적계정 25만개, 매출액 550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누적계정 60만개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두 제품군 모두 철저한 현지화 맞춤 전략·서비스, 기술력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쿠쿠는 지난 10월 새로운 변화에 착수했다. 물과 공기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청정 생활가전 전문 브랜드 ‘인스퓨어’ 론칭이 바로 그것이다. 인스퓨어(INSPURE)는 ‘영감을 주다’라는 의미 ‘Inspired’와 ‘순수하다’는 뜻 ‘Pure’의 합성어로, 지금까지 쿠쿠홈시스가 선보여 온 공기청정기와 정수기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브랜드다.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를 통해 쿠쿠는 내년까지 200만계정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밥솥에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로, 국내에서 해외로 뻗어 가는 쿠쿠의 홈라이프 혁명은 4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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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젊은 바람'으로 창의·혁신 주도...아시아나IDT 박세창 사장

매달 두 차례 생일 직원들과 식사...현장 목소리 ‘청취’ 청바지 입은 사장...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 형성 유가증권시장 안착 ‘과제’...”신사업 발굴” 자신감 |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 “사장님이 한 달에 두 번씩 생일을 맞은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 합니다. 팀장이든 사원이든 그달에 생일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하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나눕니다.” 직접 직원들의 생일을 챙기는 대표이사가 있다. 그는 ‘창의’와 ‘혁신’을 강조하며 정장 대신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는다. 주인공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금호가(家) 3세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다. 박 사장 취임 후 아시아나IDT에는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IPO 앞두고 사장 취임...창의·혁신·자유 ‘강조’ 박 사장은 지난 9월 한창수 현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뒤를 이어 아시아나IDT CEO에 선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IT서비스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중요한’ 시점이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박 사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1975년생으로 올해 43세인 박 사장은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회사를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조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너 3세’답지 않게 의전을 싫어하고 성격이 소탈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그는 사장 취임 당시 취임사를 생략하고 자신의 각오를 적은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그 안에는 현재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회사를 젊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취임사와 달리 새로운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젊은 층의 반응이 특히 좋았다”며 “상투적인 인사말 대신 직접 말하듯 메일을 써 좀 더 진솔하게 느껴졌다는 평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 같이 노력해 성공적으로 IPO를 마무리하자는 격려도 들어 있었다”고 귀띔했다. 취임 1주일 만에 ‘복장 자율화’ 젊은 조직 ‘탈바꿈’ ‘혁신’을 강조한 박 사장의 약속은 말로 끝나지 않았다. 곧장 실천으로 옮겨졌다. 1주일 뒤 아시아나IDT에서는 그룹 계열사 최초로 근무복장 자율화가 실시됐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 임직원의 창의력을 제고하고 업무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복장 자율화는 그룹 전체로 확산됐다. 이전까지 회사는 세미정장 등 비즈니스 캐주얼을 복장 규정으로 두고 있었다. 그러나 박 사장은 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자유롭게 입도록 지시, 청바지나 운동화 등 모든 복장을 허용키로 했다. 박 사장 본인도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날이 많다. 박 사장은 광화문 사옥의 계약기간이 끝나 내년 1월 이사를 가는 새 사무실의 인테리어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자유로운 근무환경 역시 창의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아시아나IDT는 글로벌 IT업체 등 혁신적인 기업들의 사무공간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좌석 배치나 내부 구조 등을 기존과 다르게 하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전 직원에게 존칭을 사용한다. 아무래도 ‘젊은’ 사장이다 보니 자신보다 연령대가 높거나 경험이 많은 임직원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존중이 몸에 배 어린 직원들에게도 존댓말을 쓴다. 박 사장이 오고 난 후 확실히 사무실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생각이다. “신사업 발굴로 매출 다각화”...IPO 자신감 현재 박 사장의 최대 관심사는 아시아나IDT의 성공적인 유가증권시장 안착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11월 한 달 간 직접 발로 뛰며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취임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신임 사장이었지만 열심히 공부해 회사에 대해 설명했고, 질문에 매끄럽게 답변하기도 했다. 11월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항공·운송 IT 분야를 모태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규 사업을 발굴해 매출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계약 수주가 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 내 매출도 증가세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고 IPO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사장은 지난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에 입사한 후 전략경영본부와 금호타이어에서 경영관리와 영업, 기획·관리 등 관련 경력을 쌓아 왔다. 이후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와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 사장을 역임하다 아시아나IDT 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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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방탄소년단 키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

유명 작곡가에서 god·백지영·2AM 만든 ‘미다스의 손’으로 ‘듣는 음악’에 대한 소신이 빌보드차트 1위 기록 일궈 “나는 ‘비혼주의’ 40대, 방탄소년단 아버지 아니다”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호령하는 넘버원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이들을 직접 기획하고 빚어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프로듀서는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전에, 방시혁은 이미 국내 가요계에서 히트 작곡가로 널리 알려졌고 활발히 활약해 왔다. god, 백지영, 임정희, 다비치 등 수많은 가수의 히트곡을 작곡한 음악성과 노하우, 잠재력이 첫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에서 제대로 터졌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 출신 JYP 히트 작곡가... god·백지영·2AM 만든 미다스의 손 방시혁 대표는 1972년생으로 올해 만 46세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진보 논객 진중권, 보수 논객 미디어워치 대표 변희재와 동문이다. 재학 시절 변희재와 언쟁을 벌인 일화가 뒤늦게 회자된 적도 있다. 1994년 유재하가요제 동상을 수상하면서 가요계에 입문한 방시혁은 JYP 소속 작곡가 시절 god의 ‘Friday Night(프라이데이 나잇)’을 비롯해 ‘하늘색 풍선’, ‘니가 필요해’와 비의 데뷔곡 ‘나쁜 남자’, 임정희의 ‘사랑아 가지마’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히트곡을 만들어 내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방시혁은 백지영의 컴백 이후 히트곡 ‘총 맞은 것처럼’을 작곡해 백지영이 3연타석 홈런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백지영은 과거 스캔들로 인해 추락한 뒤, 희대의 명곡 ‘사랑 안 해’(2006), ‘사랑 하나면 돼’(2007)로 기적적으로 재기한다. 이후 방시혁의 ‘총 맞은 것처럼’(2008)으로 굳히기에 성공했다. 이때 방시혁도 히트 작곡가로 대중에게 깊숙이 각인됐다. 2PM 택연과 백지영이 전성기 시절 함께 부른 ‘내 귀에 캔디’(2009)도 방시혁의 작품이다. 방 대표는 2005년 JYP에서 독립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010년 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에 멘토로 출연해 출연자들에게 가감 없는 평가를 남기며 ‘독설가’로 유명세를 얻었다. JYP를 나와서 빅히트를 설립한 이후에도 JYP의 보컬 그룹 2AM의 ‘죽어도 못 보내’와 그룹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 등 주옥 같은 명곡들을 작곡했다. 현재 그가 프로듀싱한 유일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최고의 흥행기를 구가 중이지만 방 대표는 실패도 경험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쏘스뮤직과 합작으로 걸 그룹 글램을 데뷔시켰다. 빅히트가 프로듀싱을 맡고 쏘스는 매니지먼트를 담당했으나 안타까운 흥행 실패를 맛봤다. 이후 글램의 한 멤버가 2014년 벌어진 치명적인 스캔들로 2015년 1월 중순 팀이 해체되는 불운도 찾아왔다. 2013년 데뷔시킨 방탄소년단 또한 처음부터 흥행한 것은 아니다. SM, JYP, YG의 3파전에 끼지 못한 탓에 방탄소년단은 꽤 오래 주목받지 못했고,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등극하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흥행은 멤버들 스스로가 꾸준히 SNS 영향력을 높이고 작곡, 작사에 참여하며 잠재력을 키워 온 결과다. 방 대표는 지난해 12월 ‘2017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시상식에서 해외진출유공 문화교류공헌 부문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나는 미혼, 방탄소년단 아버지 아냐” 방시혁에 관한 오해와 진실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도 팬들에게는 ‘엑소 아버지’로 불린다. 하지만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로 불리기를 정중히 사양했다. 그는 “아티스트라는 게 누군가 창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아버지, 아빠라 불리는 순간 방탄소년단이 객체가 되고 제가 뭔가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철학과 안 맞는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 “사실 제가 미혼이다. 자꾸 아빠, 아버지 얘기가 나오니까 집에서 굉장히 힘들어하신다. 사람들도 다 제가 결혼한 줄 안다. 아빠, 아버지는 좀 안 써줬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미혼이라는 점이 어떤 이들에겐 종종 오해를 사기도 한다. 방 대표는 “음악과 결혼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비혼주의를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방시혁을 둘러싼 오해는 또 있다. 과거 강용석 변호사가 제기한 60억 원 탕진설이 바로 그것. 지난 2014년 방시혁 대표는 ‘투자금 60억을 받았는데 2년간 연습생을 키우면서 날렸다’는 강용석 변호사의 말을 MC 김구라에게 전해 듣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방 대표는 “강용석이 내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다. 근데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전혀 모른다”면서 “대체적으로라도 맞아야 나도 대응을 하고 얘기를 하는데 완전히 다른 말이라 뭐라 할 수가 없었다. 회사에 업 앤 다운은 있었지만, 그런 규모의 투자를 받았는데 말아먹어서 회사가 어려워진 적은 없다”며 웃어넘겼다. 방 대표의 실제 성격이 널리 알려진 바는 없으나, 음악에 자부심이 강한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2011년 MBC TV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임재범이 ‘내 귀에 캔디’ 리메이크를 요청했으나 거절했다는 일화가 있다. 당시 그는 “한 번도 곡의 리메이크 승인을 해준 전례가 없다”며 임재범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작자로 첫 성공작 방탄소년단, 음악적 소신+고(高)퀄리티 집중 결과물 방탄소년단이 성공한 궁극적 이유는, 결국 방 대표가 소신을 가지고 높은 퀄리티의 음악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아이돌을 제작하면서도 ‘듣는 음악’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성공 비결이라는 것. 실제로 이 분야는 오랜 기간 작곡가로 활동한 방시혁의 주특기이기도 했다. 그는 2011년 4월 27일 서울대 ‘언론정보문화 포럼 시리즈’ 강의에 참석해 오디션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범람을 두고 “대중의 귀가 높아지며 소위 듣는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됐다”면서 아이돌그룹도 노래, 춤, 연주, 작사, 작곡에 능해야 한다는 생각을 일찌감치 드러낸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기획 이전 단계부터 곡을 만들고 직접 부르는 송라이팅이 가능한 완전체 아이돌의 등장과 성공을 예견한 셈이다. 이 같은 방 대표의 소신은 방탄소년단이 데뷔 초창기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고군분투할 때 궁극적으로 성공을 향한 자양분이 됐다. 멤버 RM(랩몬스터)을 주축으로 슈가, 제이홉 등 거의 모든 멤버가 송라이팅에 참여하고, 직접 쓴 가사를 토대로 콘셉트를 기획한다. 모든 앨범마다 멤버들이 생각하고 겪는 날것의 메시지를 담고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구현한 덕에 해외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게 됐다. 방 대표는 “모든 서사의 중심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다. 콘셉트를 외부에서 정하고 멤버들이 그 안에 들어가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이 콘셉트 기획 단계부터 송라이팅까지 도맡아 극대화하게 된 배경과 효과를 언급한 바 있다. 방시혁이 탄생시킨 소년단이라 ‘방탄소년단’이 됐다는 작명을 둘러싼 구전 일화가 우스갯소리임을 알게 되고, 방시혁을 마냥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다. 빌보드 200 차트 2연속 1위라는 한국 최초, 아시아 최초의 기록을 쓴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월 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LOVE YOURSELF’ 투어 공연을 열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여 팬과 만났다. 시티필드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홈구장으로 폴 매카트니,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팝스타 중에서도 손꼽히는 아티스트만 오른 꿈의 공연장이다. 이들은 올해 미국 스타디움 공연을 이룬 최초의 한국 가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11월 협업을 발표했던 아티스트 야키모토 야스시의 극우 성향으로 잠시 논란이 있었으나, 팬클럽 아미의 보이콧 운동으로 해당 곡 수록을 취소했다. 비록 자잘한 논란과 악재는 있더라도, 당분간 방탄소년단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 진행 중인 ‘LOVE YOURSELF’ 공연으로 LA, 오클랜드, 포트워스, 해밀턴, 뉴어크, 시카고, 뉴욕 시티필드를 거쳐 온 이들은 북미 투어 15회 공연 22만 좌석을 모두 조기 매진시켰다. 이들의 흥망성쇠를 함께해 온 방시혁 대표. 그가 만들 제2의 방탄소년단은 어떤 모습일지, 모두가 그의 손끝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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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박용호 前청년위원장 “일자리 만드는 ‘창직 훈련’으로 청년실업 해결”

‘청년에게 꿈과 희망, 열정을 주는 정책’ 강조 “현 정부 정책전문가 없어...예산 제대로 집행해야”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작금의 청년 일자리 문제는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하듯이 건강한 한 청년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사회와 국가가 팔 걷고 나서야 합니다. 청년들이 학생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기업들은 문호를 개방하고, 지자체와 정부는 청년들의 도전과 열정을 키우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청년 실업’이 갈수록 악화하며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실업 대책, 창업활성화 정책, 최저임금 인상, 출산 대책 등은 모두 청년과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다. 대한민국 청년(15~39세)은 약 1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직전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을 쏟던 기구였다. 정책, 권리, 복지, 일자리, 취·창업, 해외 진출, 사회 문제 등을 살폈다. 이 청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두 번이나 역임한 박용호(54) 전 위원장은 “한두 번의 물고기를 제공하는 것으로는 청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나아가 실패도 용인하고 격려하는 문화, 도전과 열정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로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이런 역할을 하는 기구가 없어진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제자리를 못 찾고 있다고 맹렬하게 비판했다. “3포 넘어 꿈과 희망도 포기하는 7포세대” Q. 청년위가 없어지고 청년위를 떠난 지 근 1년이 넘어가는데, 현재 청년들의 고달픔을 볼 때 어떠한가? A.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라의 미래이고 희망이며 기성세대에게는 최후의 보루인 청년들이 연애 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로 이어지다가 내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며 결국에는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는 7포세대가 되어 가고 있다. 현재 많은 대한민국의 20~30대 젊은이가 치솟는 물가, 등록금, 취업난, 집값 등 경제적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본인 스스로를 돌볼 여유도 없다며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는 포기계층이 되어 가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3000원 컵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새벽부터 고시학원을 드나드는 우리 청년들의 삶이 참으로 고달프다. 그들을 바라보면 정말로 눈물이 난다. 내 딸이며 우리의 아들들인 것이다. Q. 현재 청년들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해 달라. A. 근래 우리 경제 및 일자리 상황을 보면 매우 암울한 상황이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 추이가 2016년 및 2017년에는 매월 20만~40만 명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 들어 10만 명(2~6월)으로 급감하더니 급기야 7월 5000명, 8월 3000명이라고 통계청이 밝혔다. 사실 8월 수치는 반올림된 숫자이고 실제로는 2500명이다. 구체적으로 2690만4300명에서 2690만6800명으로 2500명 증가했다. 8월 청년실업률 또한 10.0%로 월별 통계상 2000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고용 쇼크’나 ‘고용 참사’를 넘어 ‘고용에 의한 국가 재난’ 수준이다. 학력별로는 2010년 이후 대졸자들의 실업률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25~29세 대졸 집단을 중심으로 청년실업률이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물고기를 잡고 키우는 방법을 알지 못해” Q 현 정부 들어 일자리 예산을 54조 원이나 사용했다는데, 왜 이런 참혹한 결과가 나오는가? A. 예산 사용의 비효율성이 문제다. 물고기만 몇 번 제공하고 물고기를 잡는 법, 물고기들이 많아지게 하는 법에 배치되는 정책을 만드는 입안자들의 안일함과 무지 때문이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의 일자리 예산 54조 원을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고 어디에 사용했기에 이런 고용 쇼크가 지속되는지 걱정이 태산이다. 예산이 투입된 내용을 살펴보니 ‘직접 일자리’ 항목에 투입된 예산은 지난해 2조7000억 원, 올해 3조2000억 원으로 전체의 16% 정도다. 반면 구직급여와 실업급여 등 복지 성격의 예산이 12조7000억 원, 전체의 35% 정도로 압도적이다. 나머지 재정은 직업훈련과 일자리 정보 제공 서비스, 창업 지원 등에 쓰였는데 일자리와 관련된 지출이지만 역시 복지 성격이 강하다. ‘직접 일자리’ 항목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다. 노인 일자리, 자활 사업, 숲 가꾸기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보다 일시적인 소득 보전 성격이 짙다.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은 불가능에 가까운 예산 집행이다. 국가 경쟁력은 제자리이고, 일자리는 안 늘어나고, 실업률은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는데도 예산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Q. 그러면 예산을 어떤 정책에 사용해야 하는가? A. 먼저 교육의 문제다. 초등학교부터 기업가 정신 교육과 실습,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이론과 실습 등을 교육해야 한다. 로봇 제작과 코딩 교육,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전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기의 적성과 일자리를 어려서부터 생각하게 해야 한다. 폭넓은 교육으로 관점을 넓혀줘야 한다. 대학에서도 각종 창업 교육, 중소기업 및 대기업에서의 인턴 외에 연구소, 사회단체, 지자체, 공공기관 및 정부 부처에서의 인턴 등으로 청년들에게 다양한 직업의 폭을 보여주고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 다양한 일자리가 있음을 알게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창직의 훈련’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청년들이 도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에 근무하건, 취업을 준비하건 열심히 일하고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정책의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장기 근무자에게 주택 마련 혜택, 먼 거리에서 출퇴근하는 청년에게 교통비 할인, 신혼부부에게 소형 주택 마련 혜택, 창업을 위해 시제품을 만들 비용과 창업 준비 공간 지원, 창업 준비 시 주택 및 소액의 생활자금 지원 등 현실의 어려움을 타개하며 나아가는 청년들에게 정책의 혜택이 돌아가야 이들이 도전의 세계로 나온다. 장년 정책도 이와 유사한 철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청년들과 장년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으면 답이 나온다. @img4 “전문가들이 일하게 하며 원리 원칙을 지켜야” Q. 이런 총체적 난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먼저 전문가들이 일하게 해야 한다. 일자리 정책을 모르는 사람에게 예산 100조 원을 안겨줘도 실적을 10조 원어치도 못 낸다. 그러나 전문가에게는 10조 원을 맡겨도 100조 원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원리 원칙이 작동하는 건강한 시스템이 돼야 한다. 단체, 사회 및 국가에는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이 있다. 그 운영 시스템에는 원리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시장경제에는 시장가격을 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요공급곡선이 있다. 이런 원리 원칙을 무시하는 정책은 여기저기서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병들며, 정책 당국자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결과들이 나타난다. 근래의 부동산 정책, 교육 정책, 경제 정책, 일자리 정책 등이 그렇다. 최저임금 문제 또한 그렇다. 업종이나 규모별, 시기별, 지역별로 나름의 상황이 있는데도 일괄적으로 급격하게 상승시키니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되레 고용이 줄고, 가족들이 투입돼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가 살아야 청년들의 일자리 경험, 인턴, 아르바이트 등이 가능한 것 아닌가. 52시간 근무제도 문제가 많다. 비근한 예로,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단기간 업무 집중이 필요한 스타트업의 환경을 전혀 모르는 정책이다. 업종이나 근무행태별로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시장의 원리 원칙을 따르는 유연함, 경청, 총명한 인재가 적재적소에 있어야 한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기용한 것인지 아닌지는 여론이 제일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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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항노화(Anti-aging) 실현하는 '케어젠'

펩타이드 속에 성장인자 투입하는 분자개조 기술 보유 안약 형태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중 정용지 대표, 학자 꿈꾸다 사업가의 길로 | 민경하 기자 204mkh@newspim.com 바야흐로 항노화(Anti-aging)의 시대다. 항노화는 말 그대로 노화를 막는 것으로, 노화 관련 질병이나 기능 저하를 조기에 탐지하고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과학기술 발달과 함께 기대수명이 점차 늘어나면서 항노화에 대한 인류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항상 늙고 싶지 않은 인류의 요구를 반영하듯, 세계 항노화 시장은 300조 원대(추정치)로 고공 성장한 상태다. 이 같은 세계 항노화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있다. 흔한 바이오 기업과 달리 매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이 기업은 지난해 연결매출 578억8533만 원, 영업이익률 54.7%를 달성하며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펩타이드(유사단백질)를 바탕으로 한 항노화 바이오 기업 케어젠이다. 케어젠의 모든 제품은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펩타이드는 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결합해 생성하는 화합물을 뜻하며, 분자 구조가 작아 피부 속에 쉽게 침투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펩타이드는 종류에 따라 효능이 다양하기 때문에 많은 펩타이드를 개발할수록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케어젠은 펩타이드 속에 세포의 성장과 치유에 필요한 성장인자를 투입하는 뛰어난 분자개조 기술을 가지고 있다. 케어젠이 지금까지 특허를 받은 펩타이드는 164개, 개발한 펩타이드는 442개에 달한다.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셈이다. 케어젠의 뛰어난 기술력은 또 있다. 화장품 산업은 제품의 효능만큼이나 전달력과 유지력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효능이 좋더라도 전달이 안 되고 효과가 지속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펩타이드는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리포좀이라는 인공 막에 넣어 피부에 투여되는데, 케어젠의 리포좀 전달 성공률은 85%에 달한다. 또한 투여된 펩타이드는 최장 14일간 효능을 유지한다. 두 기술 모두 세계 바이오 기업들 중 최정상급 수치라는 설명이다. 케어젠을 이끄는 정용지 대표의 원래 목표는 사업가가 아니었다. 그는 성균관대 유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 생물학과(석사), 코넬대 애니멀사이언스(박사), 노스웨스턴의대(박사 후 연구과정)를 거치면서 학자의 길을 준비했다. 연구를 진행하면 할수록 하고 싶은 연구에 좀 더 매진하기 어려워지자, 정 대표는 서른한 살의 나이에 케어젠을 설립했다. 회사 설립 전, 정 대표는 의약품 개발을 준비했다. 하지만 의약품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5~10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펩타이드 개발로 노선을 변경했다. 펩타이드로 개발한 제품들은 의료기기,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분류돼 인허가 절차가 단순하고 제품 개발 기간도 단축되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11종의 펩타이드를 개발한 이후 초기에는 펩타이드 원료 자체를 판매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독일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원료뿐 아니라 주력 제품인 미용 필러 더마힐(Dermaheal) 등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고 현재에 이르게 됐다. 국내 펩타이드 바이오 기업 1위라는 자부심을 품고, 케어젠은 이제 의약품에 도전한다. 현재 망막 중심을 뜻하는 황반에 변성이 생기는 ‘황반변성’ 치료제의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기존 치료제가 안구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이라면, 케어젠의 치료제는 안약 형태의 점안제여서 좀 더 간편하고 부담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케어젠은 개발한 펩타이드를 바탕으로 탈모·당뇨·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가파른 성장세 속에도 여전히 큰 잠재력을 지닌 바이오 기업 케어젠의 활약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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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구원 등판'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취임 일성으로 재무구조·소통·변화 강조 기내식 업체 교체·카운터 이전 완료...노사화합 등 숙제 |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의 각오를 새롭게 해 아시아나항공이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항공사’,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한 저의 세 가지 다짐을 밝힙니다.”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구원투수가 깜짝 등판했다. 직전까지 아시아나IDT를 이끌던 한창수 신임 사장이다. 한 사장은 ‘기내식 대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수천 전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알아주는 재무통(通)...재무구조 개선작업 ‘적임자’ 튼튼한 재무구조, 소통 그리고 변화와 혁신. 한 사장은 지난 9월 취임 첫날 임직원들 앞에서 이 ‘세 가지’를 약속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하고, 소통하는 기업문화를 만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한 사장의 다짐은 기내식 대란과 부실 정비 논란 등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새롭게 각오를 다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일단 기내식 업체 교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그리고 꼼꼼히 현안을 파악하며 세 가지 약속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한 사장은 업계에서 알아주는 재무 전문가다. 1959년생인 그는 성균관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입사, 1994년부터 아시아나항공에서 자금팀장과 관리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차례로 역임해 왔다. 이 때문에 한 사장이 신임 아시아나항공 사장에 내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항공업계에서는 “그럴 듯한 인사”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았다.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비핵심 자산 등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노력해 왔으나, 9월 말 기준 3조 원대의 차입금이 남아 있는 상태다. 따라서 한 사장은 ‘전공을 한껏 살려’ 아시아나항공의 수익 창출 능력을 강화, 재무건전성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등 자회사 기업공개와 영구채 발행 등을 추진해 연말까지 차입금을 2조 원대로 낮추고, 현재 BBB-인 신용등급도 BBB 이상으로 올리는 게 목표다. “직원 목소리 듣겠다”...변화‧혁신 통한 ‘경쟁력’ 기내식 대란과 ‘미투 논란’ 등을 겪으며 상처받은 직원들을 위로하고 다시 하나로 모으는 것도 한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그가 꺼내든 카드는 ‘소통’. 한 사장은 “모든 조직원이 합심해 한곳을 바라보며 소통해야 한다”면서 “나부터 회사 내 어떠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대화하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다만 아직은 취임 초기라 업무 파악에 바빠 직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한 사장이 취임 후 계속 보고를 받으며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주요 사안을 검토한 뒤 직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변화와 혁신도 추구한다. 한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고착화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마켓 팔로워로서 필연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시대의 흐름에 맞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 새로운 아시아나항공을 만들자는 당부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업계 “숙제 많지만 걱정 일러”...승리투수 될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아시아나항공에서 1만여 명의 직원을 이끌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한 사장의 어깨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섣불리 걱정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긍정적인 신호가 하나둘 눈에 띄고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0월 1일 혼란 없이 인천공항 수속카운터 이전을 마쳤고, 기내식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승객들에 대한 보상도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차입금을 1조 원가량 줄이는 등 재무상태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구원등판한 한 사장이 승리투수가 될 날이 멀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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