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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정유경 신세계 사장, 은둔형 리더십 빛났다

1996년 조선호텔 이사로 경영 참여...2016년부터 책임경영 체제 백화점·면세점·화장품·패션 부문 맡아 ‘신세계그룹 전성기 이끌어’ |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 ‘은둔형 경영자’, ‘조용한 리더십’.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따라붙는 별칭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대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반면, 정 총괄사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매우 드물다. 정 부회장에 가려져 있던 정 총괄사장이 분리 경영 이후 신사업에서 잇달아 성공을 거두며 재계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 업계는 최근 각종 규제와 소비문화 변화로 침체기를 걷고 있다. 하지만 전통 유통채널인 백화점을 비롯해 신규 진출한 면세 사업 등에서 실적을 올리며 정 총괄사장의 숨은 면모가 드러났다. 정 총괄사장은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그룹 경영에 참여한 후 2003년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상무)을 거쳐 2009년 신세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6년부터 정용진 부회장과 떨어져 독자 노선을 걷는 책임경영 체제가 시작됐다.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화장품·패션 등을, 정 부회장은 마트·복합쇼핑몰·편의점 등의 사업부문을 맡고 있다. 분리 경영 이후 정 총괄사장은 그동안의 경영 노하우를 쏟아내면서 무서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백화점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후발주자로 나선 면세점은 단숨에 3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여기에 시코르 등 뷰티 사업과 까사미아 인수로 사세를 확장 중인 가구 사업까지 더해 정 총괄사장은 현재 신세계그룹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리틀 이명희’에서 ‘여제 정유경’으로 발돋움 정유경 총괄사장은 1972년 10월 5일 정재은 조선호텔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태어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남매지간이며, 2001년 초등학교 동창인 문성욱 현 신세계인터내셔널 부사장과 결혼해 슬하에 서윤, 서진 2녀를 두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외삼촌이다. 외사촌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는 삼성가 여성 최고경영진으로 비교되곤 한다. 정 총괄사장은 경기초교와 예원학교, 서울예술고, 이화여대 미대(디자인),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학과를 졸업해 미술과 디자인 분야에 남다른 감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현 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과는 초·중·고교 동문이다.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이끌어 온 신세계그룹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동화백화점을 인수해 상호를 변경하면서 설립됐다.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회장이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해 경영했다. 정 총괄사장은 ‘리틀 이명희’로 불리며 그룹 내에서 활동해 왔지만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은둔형 경영자’로 불린다.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혐의로 2013년 법원에 출두했을 때를 빼고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5년 말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 오른 후에도 대외 활동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2016년 대구 신세계백화점 개점식 참석이 1996년 입사 후 첫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것으로 기록될 정도다. 이때부터 정 총괄사장이 어머니와 오빠의 그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여제’의 풍모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행보는 신세계그룹을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운 이명희 회장과 닮았다. 이 회장 역시 1973년 신세계백화점 영업사업본부 이사로 출근한 이후 23년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은둔형 경영자다. 정 총괄사장은 이 회장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출장길에도 늘 동행하는 등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 왔다. 그는 평소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다고 말해 왔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림과 음악감상이 취미여서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글로벌 트렌트를 잘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세계백화점의 디자인 구성과 미술작품 배치는 물론 패션, 화장품 사업을 주도하면서 해외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는 역할을 했다. 2017년 최대 실적 이어 두 자릿수 성장세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순항 중이다. 특히 올 상반기의 경우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눈에 띄게 상승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한 2조2781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62.3% 늘어난 193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 2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93.1%(798억 원)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달성했다. 이는 경쟁사와 확연하게 대비되는 실적이다. 현대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액은 8942억 원으로 작년보다 4%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4.2% 줄어든 1781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상반기 매출액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 30% 늘어난 1조5910억 원,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이 같은 고속 성장에는 글로벌 명품과 인기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온 상품기획(MD) 역량이 토대가 됐다는 평가다. 또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의 매출 증가가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지난 8월 말 강남점이 자리한 센트럴시티에 JW 메리어트 서울이 8개월여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하면서 백화점, 면세점, 특급호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면세점이 오픈한 한 달 간(7~8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4% 신장했고, 구매고객 수도 15.2% 증가했다. 면세점 오픈 직전 한 달(6월 18일~7월 17일) 강남점 외국인 고객 매출이 0.9%, 구매고객 수는 1.7% 신장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면세점을 통해 외국인 고객이 다수 유입된 셈이다. 특히 외국인 큰손 고객들이 전체 외국인 매출을 이끌어 명품 장르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럭셔리 워치 매출은 800%까지 신장세를 보였다. @img4 ‘정유경의 신세계’... 대표작 면세사업 승승장구 정유경 총괄사장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사업은 단연 면세점이다. 롯데와 호텔신라 독주 체제였던 면세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신세계면세점은 몸집을 키우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경쟁에서 사업권을 거머쥐며 면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6년 6월 명동점 개점 1년 만에 명동 롯데면세점 본점, 장충동 신라면세점에 이어 매출 3위 점포로 자리 잡았다. 그는 시내면세점에 그치지 않고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권에 도전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롯데와 신라를 제치고 인천공항 T1 면세점 입찰에서 연매출 9000억원 규모인 DF1구역(향수·화장품·탑승동)과 DF5구역(피혁·패션) 사업권을 모두 따냈다.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특허사업권을 획득하면서 면세점 시장은 ‘3강’ 체제로 재편됐다. 신세계면세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2.7%에서 올해 2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롯데는 인천공항 T1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시장점유율이 42%에서 35.9%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로써 신세계와 업계 1, 2위인 롯데(35.9%), 신라(29.7%) 간 시장점유율 격차는 7∼13%포인트까지 좁혀진 셈이다. 신세계면세점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정 총괄사장의 추진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정 총괄사장은 신규 면세점인 명동점을 1년 여 만에 국내 매출 3위 점포로 빠르게 성장시켰다. 명동점은 신규 면세점 가운데 가장 먼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샤넬’ 등을 유치한 바 있다.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매출 1조164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세계 연결매출의 30%에 해당하는 것으로, 신세계디에프 설립 후 2년 만의 성과다. 서울 강남의 신규 면세점인 센트럴시티점도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오픈 한 달 만에 3만여 고객이 찾아 308억 원의 매출(온·오프라인 전체)을 올렸다. 이는 명동점 초기 한 달 매출 실적에 비해서도 51% 높은 실적이다. 지난 6월 신세계그룹에 산재됐던 면세사업 부문을 신세계디에프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향후 전망은 더욱 밝다. 그동안 신세계그룹 면세사업은 신세계디에프가 명동점을, 신세계조선호텔이 부산과 인천공항점을 나눠 운영해 왔다. 신세계는 사업 일원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신세계조선호텔 보세판매업(면세점 사업) 부문을 분할해 새로운 회사인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을 설립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디에프글로벌에 총 220억 원을 출자했다. 신세계디에프글로벌은 지난 6월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을 흡수 합병하면서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사업은 신세계-신세계디에프-신세계디에프글로벌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로 마무리됐다. 전문가들도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사업 일원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면세사업부 통합으로 신세계디에프가 보유하게 될 사업장은 총 5개로 늘어나게 되며, 내년에는 총 매출액 2조9000억 원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g5 중견 가구 영역 확대...“리빙 1조 브랜드 키운다” 올 초 정유경 총괄사장은 파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홈퍼니싱 시장 진출을 알린 것이다. 까사미아는 1982년 인테리어 소품 업체로 출발했다. 중견 업체로는 드물게 디자인연구소를 보유하고 다품종·소량 생산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면서 충성 고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까사미아는 현재 전국에 7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 2016년 말 기준 매출 1220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 규모다. 신세계백화점의 까사미아 인수는 단순한 가구 브랜드 인수가 아니라 신세계 내 제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기존 패션(보브·스튜디오 톰보이·코모도 등), 뷰티(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에 이어 이번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홈 토털 라이프스타일’까지 제조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회사 측은 고성장을 거듭하는 국내 가구 시장에서 점포망, 고객자원 등 신세계의 유통 인프라와 36년간 축적된 까사미아의 제조 인프라가 결합하면 상호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2015년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의 책임 경영을 본격화한 후 첫 M&A 사례인 만큼 향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신세계백화점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 갈 계획이다. 먼저 전국 13개 백화점과 그룹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채널을 확대하는 동시에 로드숍 전략도 펼쳐 동종 업계 수준의 매장 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재 가두상권 중심의 72개 매장을 향후 5년 내 160여 개로 2배 이상 늘리고, 신규 매장의 성격도 ‘플래그쉽’, ‘로드숍’, ‘숍인숍’으로 세분화해 상권 규모에 맞는 출점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외형 확장뿐만 아니라 사업영역도 다각화한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가정용 가구 중심의 B2C 사업 형태인 까사미아에 △홈 인테리어 △B2B 사업 △브랜드 비즈니스 분야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1200억 원대인 까사미아 매출을 5년 내 매출 4500억 원으로 끌어올리고, 오는 2028년에는 1조 원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포부다. 최근 가구 업계는 전시와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는 고객 유인 전략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까사미아와 유통채널 간 시너지는 배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가구 업계 관계자는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뒤 고급 이미지를 얻고 품질과 서비스가 전보다 강화되면서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까사미아의 브랜드 가치가 낮지 않고 신세계그룹도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해 양사 간 시너지가 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뷰티 사업 성과 ‘기대’...“이르면 내년 BEP 달성” 정 총괄사장이 역점을 두고 진행 중인 또 다른 사업군은 화장품 제조와 리빙이다. 화장품은 백화점 내 주력 상품 중 하나이며, 리빙 사업은 최근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장품 사업은 초기 적자를 내며 주춤하는 듯했지만 최근 주문 물량이 쇄도하고 있어 내부에서는 1~2년 이내에 손익분기점(BEP)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제조 자회사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2015년 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가 지분율 50 대 50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75억 원에 4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2016년 5월 경기도 오산시 가장산업단지 내에 제조 공장과 R&D센터 건립에 들어가 작년 1월 말 공사를 마치고 2월 1일 식약처로부터 화장품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 오산 공장은 총 5층, 1만3452㎡(4064평) 규모로 1층에는 하이렉 물류창고와 제조시설, 2~3층 생산시설, 4층 R&D센터, 5층엔 지원시설 등을 갖췄다. 오산 공장이 본격 제품 생산에 들어간 건 작년 2월부터다. 올해 8월부터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일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비디비치’는 신세계백화점 1층에 자리 잡으며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3월 한 달에만 131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7년 전체 매출(229억 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화장품 ODM은 R&D가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작년까지 공장 등 인프라에 투자했고 올해는 R&D와 우수 인력에 투자하면서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6월부터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원부재료 비용이 늘어 2분기 적자 폭이 커졌으나 하반기부터 매출 성과가 나올 것이며, 1~2년 안에 BEP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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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김상선 KISTEP 원장 "국민·현장·연구자 중심으로 연구기관 발전시켜야"

대한민국 과학기술정책 싱크탱크 수장...‘혁신적 선도자 전략’ 강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급 격상시켜 컨트롤타워 역할 제안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현장 경험과 네트워크를 제도와 정책에 잘 반영하고 실행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미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게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40년 넘게 대한민국 과학기술 행정에 몸담아 온 김상선(64) 전 과학기술부 실장이 지난 8월 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으로 취임했다. 여전히 의욕에 넘치고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의 김 원장은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 운영 필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총리급 부서 격상, 국민·현장·연구자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 사회혁신지수 개발, 혁신투자 플랫폼 등 자타 공인 ‘과학기술 대표 정책통이자 행정전문가’로서 소신 있고 거침 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KISTEP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총본산으로서 명실상부한 최고 과학기술 싱크탱크(Think Tank)다. 20조 원을 돌파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간 예산의 조정·배분은 물론이고 주요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총괄한다. 부처 장관들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갑질 기관’이라고 말할 정도로 숨은 실세 기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원장은 “우리의 오늘이 과학기술 덕분이라면, 우리의 미래도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며 “미래 50년, 100년을 지향한 과학기술을 위해 다시 한 번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Q 과기부를 떠난 뒤 여러 자리를 거쳤는데, 원장 취임의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A 과학기술을 둘러싼 주변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불과 50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의 우수한 DNA와 함께 과학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산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안보, 삶의 질, 사회문제 해결,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중심에 자리 잡아 이른바 ‘과학기술중심사회’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급변의 시기에 다시 한 번 과학기술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 과학기술 혁신정책의 싱크탱크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KISTEP이 있다. 이런 막중한 시기에 원장으로 부임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 Q KISTEP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과학기술 혁신정책의 순환 과정으로 설명하겠다. 혁신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현주소를 파악해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상을 예측해야 한다. 그런 진단과 예측을 바탕으로 혁신정책을 수립한다. 과학기술의 범위가 넓고 이를 다루는 부처가 다양하다 보니 기획과 전략도 다양하게 쏟아져 나온다. 이들이 상충하지 않고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조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렇게 수립된 국가 차원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 연간 20조 원 규모의 정부 R&D 예산을 배분·조정한다.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에 배분하기도 하고, 새롭게 시작할 대형 사업에 대해서는 추진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한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집행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인 만큼 추진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평가하며, 그 결과를 다시 정책 수립 과정에 환류한다. KISTEP은 이런 혁신정책의 전 주기에 깊이 관여하며 브레인 역할을 수행한다. Q 신임 원장으로서 향후 비전과 전략, 실행방안은? A 과학기술중심사회의 도래와 함께 과학기술계의 여건도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다. 우선 그동안의 주된 영역이었던 R&D를 넘어서 인력, 지역, 정보, 인프라 등 국가혁신체계(NIS) 전 분야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정부 각 부처의 R&D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허브 기관이 되겠다. 부처별로 흩어진 연구과제관리시스템(PMS)을 표준화·통합하고, 연구관리전문기관 혁신협의회 총괄 기능을 활성화하겠다. 아울러 혁신성장동력 발굴·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 사이의 가교 역할을 강화하겠다. 사업화를 저해하는 규제를 개선하고, 산업계 수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며,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Q 과학기술 혁신정책 싱크탱크로서 새롭게 도입하고 싶은 주제는? A 우선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정립하고 싶다. 예를 들어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혁신적 수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회혁신지수’를 개발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과학기술의 사회적 가치 추구를 확대하고 제도화하는 것이다. ‘사회문제 해결형 과학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혁신과 사회혁신을 연계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재난‧재해, 기후변화 등 글로벌 환경 이슈 대응방안이나 통일한국 시대를 대비한 남북 과학기술 협력 등도 앞으로 관심 있게 다뤄야 할 주제다. Q 내년도 R&D 예산의 주요 특징과 앞으로의 혁신 방안은? A 2019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은 사상 처음 2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최근 3년간 1%대 R&D 예산 증가율을 벗어나 3%대 증가율에 진입한 것으로, 우리 정부의 혁신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내년 주요 R&D의 중점 투자 방향은 연구자 중심의 기초연구 확대, 혁신성장 가속화, 인재 양성‧일자리 창출,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요약된다. 혁신 방안과 관련해 기존에는 R&D 투자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기술, 인력, 제도, 정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혁신투자플랫폼을 마련, 개발된 기술이 제도에 막혀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다. Q 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업무가 기획재정부에서 과기정통부로 위탁됐는데. A 위탁 이관, 분리 운영의 취지는 과학기술 분야 전문성을 토대로 연구개발사업의 특성을 반영해 신속하고 유연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조사에 따른 소모적 부담을 줄이고 사업 추진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연구개발 투자의 적시성을 확보하자는 뜻이다. 향후 투명한 제도 운영을 위해 조사 진행 상황, 조사자료 등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개발 예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Q ‘과학기술 정책전문가’로서 과학기술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면? A 우선 선진국을 추격하는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 최초·최고의 기초·원천연구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먼 미래에 대한 준비를 병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민간이 쉽게 나서기 어려운 사회문제 해결, 거대과학, 대형 장비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스마트한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민간 관계, 산·학·연 역할 분담, 글로벌 협력과 경쟁 및 연계전략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현장의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신명 나는 연구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Q 현재의 과학기술 행정체계에 대한 보완책이라면? A 최근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신설하기로 한 방안의 연장선상에서 현재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부총리 부처로 격상함으로써 국가기술혁신체계 전반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 중심 국정 운영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어느 한쪽의 장점이 월등히 많지 않다면 행정체계의 변화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Q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르는데. A 출연연은 역할과 기능을 변화시켜 왔다. 발전 방안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과 책임, 국민 중심, 연구자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하향식(Top-down) 발전 전략에서 탈피해 상향식(Bottom-up)으로 연구 현장과 함께 발전하는 전략이다. 예산·사업·평가 등 정부의 관리 관점이 아니라 인력·조직·연구문화 등 출연연 현장 관점에서 연구생태계를 다루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출연연이 혁신과 개선의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스스로 미래지향적 발전을 고민하는 정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출연연에 ‘더 큰 자율과 더 큰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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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시장경제살리기연대 이끄는 이언주 의원

“사장이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 소득격차 확대 문제의 본질은 중산층 붕괴 보수의 부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근대 보수’로 이제 운동권 이후 세대가 새로운 가치 정립해야 |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문재인 정부의 실정 중 가장 큰 것은 소득주도 성장, 노동 정책입니다. 최저임금 급등, 주 52시간 강행이 제일 심각하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경기 광명시을)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행한 우리나라가 이제는 ‘자본가는 강자, 노동자는 약자’라는 구시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표된 소득격차 심화 통계의 본질적 문제는 ‘중산층의 몰락’이라며, 이는 우리 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성 문제와 직결된다고 판단했다.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가 아닌 자본주의 운영의 문제로, 시장경제를 공정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렇다고 국가가 개입해 규제하고 특혜를 통한 불공정 지원이 이뤄지면 혁신의 이유가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보수 정치가 다시 주목받기 위해서는 북한 공산주의에 맞선 반공 보수, ‘전근대적 보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근대적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화 이후 이른바 운동권이 집권하면서 사회주의적 사고가 만연하고 있음을 경계하며, 공정이라는 가치 아래 기회가 보장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 성장은 시장경제 원칙 맞지 않아...“사장이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 이언주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은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는, 실증되지 않은 소수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임금은 성장을 통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노동 수요가 늘며 상승하는 것인데 주객이 전도됐다는 의미다. 이 의원은 “임금을 올리기 위해 임금을 올린다?”라고 반문하며 “성장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임금을 억지로 올리면 인위적 인상이 된다. 그러면 수요가 공급보다 현저히 떨어져 당연히 실업이 증가한다. 임금이 노동시장 가격이라는 기본적인 수요공급곡선만 알아도 예상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어 “사용자가 지급할 수 있는 가격에 비해 ‘가격 조작’을 한 것이다. 정부가 노동자 복지를 위해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보다 더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지 가격을 조작하면 엄청난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최저임금 급등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소상공인들의 집회 현장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했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월 29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집회에는 3만여 명이 넘는 소상공인이 집결해 최저임금 개선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자영업자들은 노조와 달리 전임자들이 아니다. 쉬어도 임금 받는 게 아니라 가게 문을 닫고 왔다는 의미다. 그래서 노동자 30만 명이 모인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비가 내리는데 우는지 빗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하게 절규했다”고 전했다. 폭우 속 연단에 선 이 의원은 “임금은 정부가 주는 게 아니다. 임금을 시장가격에 비해 무리하게 올리면 차익 지급을 사용자에게 강요하는 것”이라며 “최저생계비 보장은 시장 정상가격보다 못 받는 사람에 대한 보장인데,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정상가격보다 높여 받아야겠다는 것은 가격 왜곡”이라고 말해 현장의 호응을 얻었다. 이 의원은 그날 현장을 정부가 무엇인지, 대통령이 무엇인지, 정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자리였다고 기억했다. ‘남은 망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생색은 자기들이 내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폭력적 사태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술회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처음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급등을 준비했을 때부터 홀로 외로이 싸웠던 아픔도 털어놨다. 당시 자신의 행동을 좋지 않게 보던 의원들에 대한 서운함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작년 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계속 강력하게 ‘사장이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이런 문제를 일방적으로 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며 “계속 반대하니 민주노총에서 당시 국민의당 당사와 지역 사무실에서 ‘이언주 사퇴하라’고 시위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응원하지 않았다. 국민의당 어떤 의원은 ‘뭐하냐’고 불편해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분위기에 휩쓸리는 정치가 아닌, 가치에 따르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이 외치니 소상공인의 구미에 맞게 이야기하고 실현 가능한지를 보지 않는 수준 낮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며 “국가가 여기까지 개입해선 안 된다. 시장경제에 반한다라는 가치 중심으로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격차 확대 문제의 본질은 중산층 붕괴...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 문재인 정부 2년 차를 맞아 고용, 분배, 성장률 등 각종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 8월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최하위층과 최상위층 소득격차가 2분기 기준 2008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을 16.4% 올렸지만 하위 20% 가구 소득은 오히려 7.6% 줄었다. 이번 통계 결과에 대해 이 의원은 ‘중산층의 몰락’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그는 “성장할 때도 고소득층의 소득이 더 많이 늘기 때문에 격차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게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최근 흐름은 중산층이 일자리를 잃는 것이 심각하다. 중산층은 사회를 지키는 근간과 질서, 큰 틀을 유지하는 허리인데 중산층이 몰락해 서민으로 전락한다면 그 사회는 더 이상 활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소득층은 사실 국민경제와 큰 상관 없는 경우가 많다. 지금 상황은 최저임금 급등으로 중산층 몰락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라며 “자영업자와 작은 기업들이 가장 먼저 몰락하는 것은 사회 지속가능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양극화와 중산층 몰락은 시장경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경제를 공정하게 하지 않아서 야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주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운영의 문제라는 의미다. 이 의원은 “정부가 개입하고 그 과정에서 불공정 지원, 특혜를 주면 경제 주체들이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결탁에 더 신경 쓰게 된다”며 “불공정 지원을 받으려는 구성원이 시장에 살아남고 실력 있는 자는 도태된다. 당연히 열심히 혁신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시장경제에 무지하고 시장을 무시하는 현 정부에 분노한 의원들과 함께 ‘시장경제살리기연대’라는 의원 모임을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야당 경제통과 경제 실정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의원들이 모인 시장경제살리기연대는 현재 강효상, 김용태, 김종석, 윤상직, 이언주, 정운천, 정유섭, 지상욱, 추경호(가나다 순)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 모임을 ‘국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폭력적 정책에 대해 투쟁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가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강력히 투쟁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의원들이 모였다”며 “시장경제에 국가가 들어가 왜곡하고 개입하는 것이 만연하면 절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없다. 투자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경제통이라고 생각되는 의원들이 모여 모임 이름부터 지향점을 명확히 밝히자고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반공 보수 ‘전근대 보수’를 넘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근대 보수’로 지난해 대선과 올해 6.13 지방선거 참패로 한국 보수 정당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언주 의원은 보수 재건의 길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의원은 “지금의 스펙트럼을 좌우로 나눈다고 했을 때 우파는 2010년 이전의 ‘전근대적 우파’와 그 이후의 ‘근대적 우파’로 분화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전근대적 우파는 북한 공산주의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는 쪽이다. 다만 자본주의를 지향했지만 국가중심적 자본주의로 경제적 자유에 대한 자각이 일천했다. 정치적으로 권위적이었고 개인적 자유에 대한 보장보다 국가주도 경제를 추구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보수가 전근대적 우파 이후 근대적 우파로의 이행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화가 난다”고까지 표현했다. 프랑스 혁명 사례를 든 이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독재가 끝나며 근대 민주주의 혁명에서 상공인 중심이 아닌, 사회주의에 심취한 운동권 세력이 동력이 됐다. 결국 87년 민주화 이후 제대로 된 보수 우파 세력이 없었다”며 “우파라면서 관치를 했고, 경제에 개입했고, 경제인을 이용했고, 국민을 권위적으로 대했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우파가 말하는 정의인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좌파가 가져갔다”면서도 “하지만 기회가 있다. 치안·국방·외교에서는 강한 국가, 경제적으로는 국민과 시장 자율을 존중하는 정부, 약자를 받치는 작은 정부가 참보수다. 보수가 잘 구현되면 자본주의가 번창하고 성공 기회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좌파에 비해 우파는 공감 능력과 감성이 뒤떨어진다’는 비판을 수용하고 인정하면서 ‘책임’ 의식이 우파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책임 있는 집단이 돼야 한다. 감성적으로 뒤떨어질 수 있어도 믿고 맡길 수 있다, 책임감 있다는 어필이 중요하다”며 “물론 감동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책임 있는 집단이라는 어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드보이 전성시대? 운동권 이후 세대가 새로운 가치 정립해야 여야를 막론하고 중앙 정치권은 ‘올드보이’ 전성시대다. 2007년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권후보로 경쟁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1년 만에 당 대표로 모두 복귀했다.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수장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다. 이에 대해 이언주 의원은 올드보이를 ‘실패한 세대’로 규정하고 운동권 이후 세대가 정치의 중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안철수 현상’은 근대 보수의 출범에 대한 여망이었다며, 안철수 전 대표는 준비가 되지 않아 실패했지만 급조할 일은 아니라고 봤다. 이 의원은 “정치 가치를 새로이 정립하는 역할은 운동권 다음 세대의 몫”이라며 “민주주의 감수성과 진짜 보수에 대해 고민하는 새로운 세대가 기득권이 된 운동권 세력에 다시 저항하는 흐름으로 가야 승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젊은 세대들이 복지를 싫어하지 않지만,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내가 창업했지만 중견기업도 대기업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를 바랄 것”이라며 “이 일은 성찰 후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결기를 가지고 해야 한다. 가치 혼돈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언주 의원이 마지막으로 강조한 화두는 ‘경제’와 ‘미래’였다. 이 의원은 “지금 정치가 역할을 다했다고 하기에는 미래 상황이 좋지 않다. 정치는 정직하게 해야 한다. 현 상황을 부풀려 이야기하면 안 된다.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복지국가도 되고 자본주의도 된다”며 “스피노자의 ‘지구가 내일 멸망한다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정신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 때 사회가 잘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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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 "'보는 음악'으로 5년 내 1위 멜론 잡겠다"

음악앱 ‘지니’ 최초 기획자...3년 만에 업계 5위→2위로 끌어올려 2년반 만에 CEO로 컴백...CJ디지털뮤직 합병으로 ‘역전 기회’ KT·CJ·LGU+ 3사 연합군 ‘지니뮤직’...기술+콘텐츠 시너지로 ‘2022년 1위’ |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음악을 ‘듣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5G 신기술이 적용된 ‘보는 음악’으로 2022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 명을 달성하고 음원 업계 1위 사업자가 되겠다.” 지난 수 년간 독보적인 업계 1위로 군림해 온 ‘멜론’을 5년 안에 따라잡겠다고 호언장담한 이가 있다. 5세대(5G) 신기술을 적용한 ‘보는 음악’으로 새로운 음원 트렌드를 선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8월 열린 비전 발표식에서 30여 년 전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 고(故) 유재하 씨가 관객들 앞에 나와 연주하는 모습을 증강현실(AR)로 생생하게 재연해 보여주면서 이 같은 구상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파격적인 포부를 거침없이 밝힌 이는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다. 지난해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약 1년여 만에 ‘업계 1위’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 2분기 기준 유료가입자 478만 명으로 전체의 60%를 점유 중인 독보적인 1위 ‘멜론’을 잡겠다고 나선 경영자는 그동안 없었다. 김 대표는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과 플랫폼을 보유한 KT·LG유플러스, 콘텐츠 제작 역량을 보유한 CJ ENM과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이 지니뮤직의 강점”이라면서 “AR 기반의 보는 음악 및 체감하는 음악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이전까지 체험하지 못했던 음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충성 고객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KT·CJ·LGU+ 3사 연합군 ‘지니뮤직’...3년 만에 업계 5위→2위로 끌어올리다 김 대표는 사실 지니뮤직을 KT그룹 내에서 최초 기획한 주인공이다. 지난 2011년 KT 스마트에코본부 전략앱개발담당 상무로 재직하던 중, 모바일 기반의 신규 음악 서비스 ‘지니’를 최초로 개발해 론칭했다. 이후 지니는 신사업으로 추진됐고, 김 대표가 KT뮤직 서비스사업부문장(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이 사업부문을 KT에서 KT뮤직으로 영업양수 방식을 통해 가져왔다. 김 대표가 KT뮤직 서비스사업부문장 직을 수행했던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지니뮤직은 업계 5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그 배경엔 타사 음원 서비스들이 온라인 기반 서비스에 치중하고 있을 때 선제적으로 모바일 사업을 확대했던 김 대표의 경영 판단이 있었다. 무료이용권 확대 등 고객 체험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한 김 대표의 과감한 결단도 주효했다. 당시 지니뮤직은 멜론 등 다른 음원 서비스에 비해 혜택이 많은 서비스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 시기에 유입된 초기 유료가입자들이 현재 지니뮤직 성장의 발판이 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부사장 겸 음악서비스 연구개발 총괄로서 서비스의 기술적 혁신에도 집중했다. 지난 2013년 이용자가 음악 감상 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3D 입체음향’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이듬해엔 모바일 기반 음원 서비스로서는 세계 최초로 무손실원음(Free Lossless Audio Codec)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했다. 음원의 양이나 가격 경쟁에만 치중했던 그 당시로서는 선구자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다. 약 2년반 만에 최고경영자로서 지니뮤직에 돌아온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간결하다. 절대 강자로 여겨지는 멜론을 제치고 음원 시장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지난 7월 지니뮤직이 CJ ENM의 음원 서비스 ‘CJ디지털뮤직’을 전격 합병하면서 역전 발판은 일단 마련했다. 가입자 250만 명 규모에 그쳤던 지니뮤직은 CJ디지털뮤직의 가입자 60여 만 명을 흡수하면서 통합 310만 명 규모의 가입자 풀을 보유하게 됐다. 확실한 업계 2위 자리를 보장받은 것이다. 김 대표가 제시한 1위 등극 전략은 KT(지분율 35.97%), CJ(15.35%), LG유플러스(12.70%) 3사의 협업 시너지 극대화다. 네트워크 기술과 통신 가입자 풀을 가진 KT와 LG유플러스, 영상 등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역량을 보유한 CJ ENM이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들을 내놓는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 첫 번째 계획은 ‘보는 음악’이다. 오는 2022년까지 음악 공연 장면을 이용자의 360도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차세대 홀로그램을 비롯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5G 기반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미디어 콘텐츠를 지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 예로 남성 보컬그룹 ‘스윗소로우’가 고(故) 유재하 씨의 홀로그램과 합동 공연하는 실감형 서비스를 지난 8월 선보인 바 있다. CJ ENM과의 협업을 통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독점 제공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지니뮤직과 CJ ENM이 공동 기획해서 독점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홀로그램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KT그룹의 ICT 역량과 최근 확보한 콘텐츠 경쟁력을 접목해 고객들이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했던 음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5G 기반의 미래형 음악 서비스를 바탕으로 500만 명 이상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해 지니를 대한민국 대표 음악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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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의 투자법 "재무제표 말고 비즈니스 모델 주목"

강방천 회장 만나 ‘투기적 투자’에서 ‘가치 투자’ 변신 ‘일등기업’ ‘성장가치’ 주목하는 가치투자가 하반기 핵심 테마는 ‘4차산업혁명’ ‘중국 소비재’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 최상수 사진기자 kilroy023@newspim.com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1970년생 스타 펀드매니저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간판 펀드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를 조 단위 규모로 키운 주역이기도 하다. 사업가를 꿈꾸는 평범한 상대생이던 그가 주식 투자에 눈뜨게 된 건 회계 때문이다. 사업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서 시작한 회계 공부가 그의 인생 진로를 바꿨다. 회계학을 공부하다 접한 투자론이 그를 지금의 최 대표로 만들었다. 주식을 처음 접한 대학 시절 그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고수익을 노리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포트폴리오는 자연스레 당시 핫한 종목들로만 이뤄졌다. 현대증권(현 KB증권) 대학생 주식투자 대회에 나가 입상한 경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주식 투자를 더 잘할 수 있을까. 졸업 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더욱이 1997년 IMF 외환위기는 고용 한파를 몰고 왔다. 투기적 투자자에서 가치투자자로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왔다. 가치투자의 대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그를 알아봤다. 1999년 그는 에셋플러스투자자문에 첫 공채로 입사한다. 최 대표는 강방천 회장과의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했다. “입사 면접 때 강 회장님이 좋아하는 주식을 묻기에 골드뱅크, 씨티아이반도체 등 당시 시대를 풍미했던 주식을 늘어놨죠. 그런데 나중에 제가 뽑힌 이유를 알고 보니 가르치기 쉬울 것 같아서였다고 하시더군요. 당시 투자했던 기업을 팔고 그 반대 성향의 기업을 사면 되기 때문이라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가치투자자의 행보가 시작됐다. 가치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믿음으로 가격이 가치에 수렴할 때까지 기다리는 투자로 바뀐 것이다. 그는 워렌 버핏, 벤자민 그레이엄 책도 봤지만 이보다는 기업들의 사업보고서를 자주 들여다봤다. 주식 투자는 곧 기업 투자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주식으로 성공한 위대한 투자가의 일화를 안다고 투자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기업을 더 많이 알고 공부하는 게 주식 투자를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최 대표는 자신을 ‘성장 가치’에 주목하는 가치투자자라고 정의한다. 그가 강조하는 덕목은 미래 변화를 바라보는 망원경적 시각이다. 세상은 늘 변하고 가치는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펀더멘탈, 회계적 분석 등 마이크로한 시각도 중요하지만 펀드매니저에겐 변화를 감지하는 통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투자 판단을 내릴 때는 확인된 가치인 회계적 정보보다는 재무제표의 이익을 만들어 내는 근간인 사업모델을 더 중요시한다. ‘투자 기업의 사업모델이 견고한가’, ‘지금 사업모델이 변화하는 미래 기업 환경에 적합한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상장 당시 회계적 정보로 가치를 설명할 수 없었던 네이버 투자는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다. 그는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라는 중책을 맡았다. 대표 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 운용도 책임졌다. 그가 ‘일등 기업 투자’라는 투자 원칙을 체화한 때다. 일등 기업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기업이다. 불황에서 호황으로 돌아가는 경제 흐름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다. 2016년 1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떠나기 전까지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는 순자산가치(NAV)가 9000억 원대까지 늘었다. 연평균 수익률도 약 18%를 기록했다고 그는 말했다. 안정적 수익 비결은 분산투자였다. 일등 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키되 좋아하는 업종으로만 포트폴리오를 채우지 않았다. 불황 섹터라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일등 기업이라면 일정 비중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포트폴리오에 모든 업종을 고르게 편입해 순환매가 도는 구간에서도 펀드 성과가 하위로 처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중국 소비’서 기회 발굴 그는 ‘일등 기업’에 투자하면 불황마저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하반기 ‘4차 산업혁명’과 ‘중국 소비재’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까지 주식시장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 장기적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도체 이익 정점 논란에 눌려 있다”며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보고서는 과거 잣대로 D램 산업을 보는 오류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경쟁 구도가 과점화됐고 수익성 위주의 산업 구도여서 호황일 때 영업이익률 60%대를 기록했다면 불황에도 30~40%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물론 중국이 의미 있는 기술 수준을 가진 경쟁자로 부상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관점을 바꿀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소비 관련 기업과 미디어 콘텐츠 업종에 대해선 시장 반등을 이끌 섹터로 봤다. 최 대표는 “미·중 무역분쟁, 중국과의 관계 복원 과정에서 나온 불협화음, 반도체 산업 정점 논란 등으로 포트폴리오 핵심 섹터, 기업이 조정을 받았다”며 “다만 8월 중순 이후부터 실적 좋은 기업의 주가가 회복하고 성장하는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국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16년 3월 J&J자산운용에 대표이사 겸 CIO로 합류했다. 이재현 대표와 함께 J&J자산운용을 이끌며 출범 3년 만에 연기금이 믿고 맡기는 운용사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J&J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연기금 일임자산과 사모펀드를 합쳐 2조7762억 원(8월 23일 기준)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일임자산과 사모펀드 금액은 각각 2조6593억 원, 1170억 원이다. 올해는 공모운용사 전환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근로자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펀드를 만들고 싶다”며 “금감원 허가 신청이 조만간 들어가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공모운용사 전환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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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편견에 맞서는 ‘청개구리’ 서정진 회장 K바이오 리더로 ‘우뚝’

바이오 불모지 한국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신약·바이오베터 개발로 ‘제2 도약’ 꿈꿔 각별한 주주 사랑...셀트리온만의 문화 만들어 |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 # 셀트리온 창업 초기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우연히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 사원들은 “우리 회사는 언제 대기업이 될까?”라며 대화를 나눴다. 서 회장은 식판을 들고 직원들이 있는 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러고는 “자네가 잘 모르나 본데 우리 회사가 대기업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늘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진하는 사람이다. 남들이 뭐라 하건 끝까지 밀고 나가며, 안주하기보다는 도전한다. 덕분에 그의 말처럼 셀트리온은 대기업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 개발에 성공했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도 제품을 출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요즘은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신약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또 셀트리온스킨큐어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의 계열사를 설립해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IMF 위기 속에서 창업 도전 서 회장은 1957년 10월 23일 충북 청주시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진학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집안 사정은 넉넉지 못했다.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연탄 배달과 장사 등을 했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 생활의 첫발은 삼성전기에서 뗐다. 이후 한국생산성본부로 자리를 옮겨 대우그룹 컨설팅을 하다가 대우자동차 기획 재무 고문으로 일했다. 서 회장은 가는 곳마다 능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전기에서 한국생산성본부로 이직하게 된 것도 당시 한국생산성본부 상무이사였던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의 부름 때문이었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대우자동차 컨설팅을 하던 서 회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눈에 들어 30대 중반에 대우자동차 고문이 됐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승승장구하던 서 회장에게 예상치 못한 고난이 닥친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서 회장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것이다. 서 회장은 1999년 12월 31일 회사를 나왔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창업에 도전한다. 대우차 출신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인천 연수구청 7층 벤처센터에서 ‘넥솔’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 지금의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부회장,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 등도 함께했다. 창업멤버인 이들은 올해 3월 모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16년째 서 회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 서 회장은 사업 초기 넥솔, 넥솔바이오텍, 넥솔넷, 넥솔텔레콤 등을 설립해 IT, 무역 등 여러 사업 아이템을 시험했다. “편견과 반대로 달린다”...셀트리온 탄생 넥솔로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던 서 회장은 의약품 사업에 미래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당시 한국 의약품 산업 수준은 세계적으로 뒤처져 있었다. 의약품 사업에 대해 알고 싶었던 서 회장은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앉아서 고민하기보다는 직접 발로 움직이기를 택한 것이다. 무작정 찾아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서 회장은 B형 간염바이러스를 발견해 197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루크 블럼버그 박사, 스탠퍼드대학의 에이즈 연구소장이었던 토마스 메리건 교수 등 생명공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들과 만난다. 이곳에서 그는 머지않아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기가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들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서 회장은 생명공학 사업을 전개한다. 미국 제넨텍 자회사 백스젠의 기술과 KT&G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간척 사업이 진행되고 있던 인천 송도신도시에 공장용지를 매입하고 바이오 산업의 청사진을 펼쳤다. 서 회장은 2002년 2월 26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셀트리온’을 설립한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2002년 6월 백스젠과 합작회사인 VCI를 설립해 에이즈 백신 개발에 나서지만, 임상시험 3상이 2004년 모두 실패한다.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막대한 자금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작은 벤처기업이 해내지 못할 것이란 편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 회장은 2004년 3000억 원 규모의 2공장 건설 투자 계획을 밝히며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대한 자신의 뜻을 밀고 나갔다. 불가능하다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분야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셀트리온 기업 광고에 ‘편견과 반대로 달리기’라는 문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 회장은 의약품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생산 설비를 확장해 나가는 기존 제약사 방식과 달리 생산 설비부터 갖췄다. 생산 설비를 먼저 확보한 후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통해 선진 기술을 익히고 노하우를 축적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5년 6월 22일 셀트리온은 1공장 준공 한 달을 앞두고 다국적 제약사 BMS와 CMO 계약을 체결했다. 2007년 12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설비 승인을 획득한다. 세계 최초 램시마 바이오시밀러 개발 2007년 위기를 한 차례 넘긴 서 회장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돌입한다. CMO를 통해 노하우를 쌓은 만큼 자체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동물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시기 서 회장 스스로도 “아침마다 눈 뜨는 순간이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회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을 택했다.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돼 있던 오알켐을 인수해 합병함으로써 2008년 8월 우회 상장을 했다. 그리고 상장 6개월 뒤인 2009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 올라섰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서 회장은 이후 더 큰 결단을 내렸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CMO 사업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모두가 말렸지만, 서 회장은 “남의 것만 계속 만들면 주인이 못 될 것 같다”며 CMO 사업을 과감히 중단했다. 이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매달린 끝에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개발에 성공한다. 그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램시마 판매 허가를 획득하고, 8월 램시마를 처음 출시했다. 서 회장은 해외 공략을 위해 유럽을 포함, 세계 52개국에 램시마 허가를 신청했다. 선진 규제기관에 접수된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의 첫 사례였다. 2013년 5월 30일 새벽 유럽의약품청(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만장일치로 램시마 승인 권고를 내린다. 2016년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램시마 판매 승인을 획득하며 유럽에 이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까지 뚫는 데 성공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성공 이후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허셉틴 바이오시밀러)도 개발한다. 트룩시마는 2016년 11월과 지난해 2월 각각 한국과 유럽으로부터 제품 허가를 받았다. 2014년 1월 한국 판매 승인을 받은 허쥬마는 올해 2월 유럽 제품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판매 허가를 FDA에 신청한 상태다. 회사는 올해 안에 두 제품의 판매 허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3종을 출시한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된다. 램시마의 유럽, 미국 판매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2%를 기록하며 원조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 @img4 “신약개발 통해 2020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셀트리온은 앞으로 신약 개발 등을 통해 2020년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를 중심으로 한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발매 △휴미라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동시 출시 및 제품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인플루엔자 치료 백신 등 항체 바이오 신약 개발에 이르는 3단계 성장 전략을 세웠다. 특히 신약 개발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성공 가능성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도입할 방침이다. 회사는 신약 개발을 위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CDMO는 세포주 개발부터 최종 생산까지 아우르는 위탁생산 체제를 뜻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CDMO 사업을 통한 상업화 과정에서 기술 이전, 분사, 공동 연구 등의 다양한 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베터 ‘램시마SC’를 비롯해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유행성·계절성 독감, 유방암 치료제 등 신약을 연구개발(R&D) 중이다. 램시마SC는 올해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 휴미라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시작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2020년,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2021년께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은 의약품 유통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화장품 회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im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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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5G로 만년 3위 벗어나겠다”

34년 정통 ‘LG맨’, 손꼽히는 전략 ‘참모장’ 차세대 5G 시장 선점 ‘특명’, 3등 사업자 한계 탈피하나 “변화와 혁신으로 성과”, 선도기업 도약 목표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그룹 최고의 전략 참모가 왔다. 5G 시대를 준비하는 LG유플러스만의 ‘큰 그림’이 조만간 그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7월 16일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전격적으로 지주사인 ㈜LG 부회장에서 LG유플러스 CEO로 자리를 옮긴 하현회 부회장에 대한 내부 기대는 뜨거웠다. LG디스플레이 부사장, LG전자 사장, LG그룹 사장 및 부회장 등을 두루 역임한 정통 LG맨. 꼼꼼한 업무 처리와 치밀한 전략가로 이름난 그가 5G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LG유플러스를 새롭게 이끌 적임자라는 점에 LG그룹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도 이견이 없다. 하 부회장은 취임 직후 “업무 방식의 혁신을 통해 사업을 멋지게 키워 낸다는 목표로 LG유플러스를 이끌어 나가겠다. 앞으로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더 많이 움직일 것이며, 그 행동은 저 혼자가 아닌 LG유플러스 구성원 전체가 함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노련한 전략참모장, 5G로 변화와 혁신 노린다 1956년생인 하 부회장은 1985년 LG금속에 입사해 LG디스플레이와 전자, 그룹 등의 임원과 CEO로 활약했다. 통신 업계는 처음이지만 2015년 3월 LG유플러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3년 넘게 경영에 참여해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취임 일성으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그의 말처럼, 2년 8개월 만에 새로운 CEO를 맞은 LG유플러스는 기로에 서 있다. 지난 20여 년의 통신 역사 전체에 버금가는 5G라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관문’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3강 구도에서 언제나 3등 사업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던 LG유플러스엔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염원을 풀 수 있는 기회다. 하 부회장 역시 5G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취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5G가 기대 이상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5G를 잡아야 4차 산업혁명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결의와 함께 이번에도 밀리면 더 이상 희망은 없다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내년 3월로 예정된 5G 상용화 준비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남은 건 상용화 이후를 준비하는 ‘큰 그림’이다. 5G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하다. 통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아성은 여전히 견고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검증받은 KT의 5G 노하우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도 시장 선점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스마트홈과 차세대 미디어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자신감은 넘친다. 전임 CEO로서 5G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권영수 부회장이 지주사 최고운영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시너지도 예상된다. 5G를 발판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판’을 엎을 수 있는 기회가 하 부회장 앞에 놓여 있다. 하 부회장은 “통신기업 CEO로서 대한민국이 그동안 주도해 온 통신산업 지위를 지켜 나가는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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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이병권 원장 ‘코리아 R&D 패러독스’ 깨뜨린다

연구개발 투자비·성공률 높은데 정작 혁신동력에는 미진 “민간투자 어려운 공공분야에 파괴적 혁신 추진” 목표 한국과학기술의 산실 KIST, 595조원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창출 | 대담=김영섭 부장 kimys@newspim.com “국가 연구개발(R&D) 혁신 필요성이 논의되는 배경으로 ‘코리아 R&D 패러독스’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세계 1, 2위를 다툰다. 국가 R&D의 성공률은 98%에 달한다. 하지만 정작 연구 성과가 혁신 동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비판이 R&D 패러독스인 것이다.” 서울 홍릉 소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명실공히 한국 과학기술의 산실이다. 1966년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설립돼 국책 연구기관의 맏형 역할을 수행해 왔다. 1970년대 중화학공업의 기틀을 마련해 경제 성장을 이끈 한국 과학기술의 본산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만큼 이병권 KIST 원장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한국 과학기술 핵심 경영자로서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원장 중 첫 연임 기록을 세운 이 원장은 지난 7월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열린토론회에서 이른바 ‘코리아 R&D 패러독스’를 제기하며 출연연구기관의 자율성과 도전적 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해 주목받았다. @img5 혁신 공공기관 평가 2년 연속 세계 6위..기술료 수입 100억 원 대표적인 출연연구기관장으로서 국가 R&D 혁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국민과 정부는 약 20조 원에 이르는 국가 R&D가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가시적 성과를 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출연연이 도전·창의적 연구를 마음껏 수행하기 위한 제도, 문화적 기반이 아직 형성돼 있지 않다. 출연연의 도전·창의적 연구를 위해 개별 출연연의 운영 자율성 보장과 이를 위한 출연금 운영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연연이 자발적으로 도전·창의적인 대형 과제를 기획하고 정부가 연구비를 묶음예산(블록펀딩)으로 지원하는 등 단순 예산 증액이 아닌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출연연 스스로도 연구기획 기능을 강화해 대학·기업과의 경쟁이 아닌 공공이 해야 하는 연구 집중과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 성과 창출을 위한 체질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출연연 원장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했는데, 앞으로 이런 사례가 많아져 성공적 모델이 됐으면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기술연구기관인 KIST를 다년간 이끌고 있다는 데 어깨가 무겁다. 지난 5년간 제 나름의 방식으로 변화와 혁신 노력을 지속해 왔다. 구성원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해서 좋은 성과도 거뒀다. 연구적인 측면을 보면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공공연구기관’에서 2년(2016, 2017) 연속 6위를 기록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30억 원대에 머물렀던 기술료 수입도 1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KIST 도핑콘트롤센터가 참여한 평창동계올림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KIST 원장이라는 자리를 다시 한 번 맡겨준 것은 이 같은 변화와 혁신 노력을 이어 나가라는 의미로 이해한다. 연임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연구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를 토대로 우수한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큰 성과는 KIST 개방·협력 체계”미세먼지·치매대응 연구 역점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남은 1년 반의 운영 계획은? 가장 핵심적 성과는 KIST가 단일 연구소로서 다른 기관과의 경쟁을 넘어 개방·협력 체계를 갖춘 것이라 생각한다. KIST가 가진 인력, 재원, 인프라를 적극 개방하고 산·학·연 융합·협력을 선도하는 플랫폼 역할에 앞장서 왔다. 나아가 국내외 최고 연구진으로 구성된 개방형 연구체계는 치매 조기진단과 같은 우수 성과 창출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출연연과 국내 선도대학 간 상호보완적 역량 결집을 위한 협력 모델인 ‘Joint Research Lab.’도 확대하고 있다. @img4 또 KIST는 올 초 다학제 역량과 개방형 연구경험을 살린 K-DARPA(KIST, Demand-based Aim-oriented Research for Public Agenda)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이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기획청(DARPA) 프로그램과 같이 매우 도전적·타깃지향적 목표로서 국방·안보, 재난·안전 등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공공·사회 분야에 파괴적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올해는 단기실증형 연구에 착수, 충분한 기획과 준비를 거쳐 내년에는 한계 돌파, 파급 혁신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KIST가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연구는 미세먼지와 치매 대응이다. 2~3년 전부터 국민적 관심사가 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을 2017년 5월 유치, 국내외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치매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 사업으로 조기진단, 치료 및 케어기술 개발을 수행하며 KIST 외 3개 출연연, 병원, 대학, 기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조기예측 시스템의 임상 적용과 치매환자 간병보조 로봇을 환자에게 적용하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홍릉 지역 연구개발 클러스터 구상과 대한민국 과학의 국제화 계획은? 홍릉 지역을 4차 산업혁명 견인, 첨단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을 수행하는 혁신 플랫폼으로 재창조하려고 한다. 홍릉의 첨단 연구장비와 인력을 결집해 창업·중소·중견기업에 무상으로 개방하는 중앙연구소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화와 관련, 한국·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설립은 KIST와 대한민국의 연구 노하우·시스템을 해외에 이식하는 핵심 사업이다. 향후 과학기술 교류·협력 차원을 넘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베트남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img6 평생을 연구자로 살았는데, 연구해 온 분야와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지? 광복 70주년 기념 대표 성과에 영광스럽게도 젊은 시절 내가 참여했던 불소화합물 제조공정 개발도 포함됐다. 1990년 유학 후 귀국했을 때, KIST에는 CFC(프레온가스) 대체물질을 개발하라는 국가적 임무가 주어졌다. 당시 대부분 수출 산업에 사용되던 CFC가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져,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계기로 CFC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가 중심이 돼 산업계 어려움 해결에 나섰고, KIST는 CFC 대체물질기술센터를 세워 본격 연구를 시작했다.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3년 내에 기술이 완성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연구장비도 부족하고 냉난방도 안 되는 열악한 실험실에서 30여 명의 연구자와 수차례 실패 끝에 대체 에어컨용 냉매인 HFC-134a 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젊은 연구자였던 나도 국가가 명한 임무 완수에 일조했다는 보람에 감격해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img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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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국내 블록딜 큰손’ 이동욱 얼터너티브투자자문 대표

연간 8조원 블록딜 시장 겨냥 국내 유일 전문 자문사 NH증권-블록딜랩 석 달여 만에 2000억원 자금 모집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이 블록딜 플레이어 ‘은인’ | 김민경 기자 cherishming17@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블록딜은 연간 8조 원 시장입니다. 5~15% 할인된 가격에 매수한 뒤 이미 수익이 확정된 상황에서 파는 거죠. 하지만 개인은 물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프랍 규모가 작다 보니 참여가 어렵습니다. 국내에 블록딜 메인 플레이어가 적기도 하고요.” 이동욱 대표가 이끄는 얼터너티브투자자문은 설립 1년 남짓이지만 신생 회사답지 않은 ‘통 큰’ 행보로 유명하다. 동부증권에 재직하던 2014~2017년 4000억 원, 건수로는 50여 건 규모의 블록딜을 성사시킨 이 대표는 자문 라이선스 획득 후 5개월 만에 블록딜 펀드와 랩을 결성,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기존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없었던 ‘블록딜’ 투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시장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동욱 대표의 투자전략은 ‘규모’다. 평소 RP(환매조건부채권)로 거래하다가 시장에 블록딜이 나오면 편입한다. 할인된 가격으로 매수하기 때문에 곧바로 수익이 확정된 투자 전략이다. 블록딜이란 대량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수급에 따른 급격한 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하는 거래를 말한다. 지분을 대량 매입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대신 당일 종가보다 5~15%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다. 블록딜은 5~15% 할인 가격에 매입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기업이나 주주는 해당 거래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한다. 이렇다 보니 물량을 쪼개서 팔기보단 한 번에 매도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딜’을 선호한다. 집행자금이 적은 플레이어들에겐 진입 문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내서 블록딜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참여자가 적기 때문에 대부분 500억 원 이상 규모의 물량은 해외투자자에게 넘어간다. 얼터너티브의 차별성은 개인에게 문을 열어주면서도 기관보다 대규모로 딜을 소싱하는 데 있다. 이 대표는 “블록딜 거래는 수익이 확정된 상황에서 매도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낮다. 하지만 규모가 커 이제까지 주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며 “얼터너티브는 증권사와 협업, 블록딜을 상품으로 만들어 개인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장세도 좋지 않아 펀드로 수요가 많이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클로징한 NH투자증권 얼터너티브-블록딜 랩은 두 달여 만에 18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모았다. 블록딜 매매에 투자하는 증권사 최초 랩 상품으로, 블록딜 시장에서 풍부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얼터너티브와 NH투자증권 랩 운용부의 노하우 협업이 시장의 기대를 불러모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삼성증권에서 사모로 200억 원이 설정돼 8월 말까지 총 2000억 원 규모로 펀드가 결성될 예정이다. 국내서 손꼽는 블록딜 메인 플레이어로 자리 잡은 이동욱 대표는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을 ‘은인’이라고 생각한다. “동부증권 재직 당시 증권업계에 블록딜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부서가 없었어요. 다만 매수 시장이 너무 작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 거죠. 업계 최초인 데다 많은 사람이 반대했지만 고원종 사장이 가능성을 보고 그 길을 열어줬습니다.” 이후 2014~2017년간 이 대표는 동부증권 블록딜전문팀(딜브로커리지팀)을 맡아 4000억 원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미술 투자 등 대체투자 라인업도 확대 얼터너티브투자자문은 최근 유안타, 대신증권과 총 100억 원 규모의 프리IPO 자문형 신탁상품 모집을 완료했다. 상장 직전인 기업의 지분을 낮은 가격으로 확보하고 상장 후 밸류에이션을 높여 처분하는 구조로, 최근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기관의 러브콜이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현재 바이오 쪽 섹터 투자를 완료했으며, 이르면 올해 상장을 할 계획이다. 블록딜과 프리IPO에 집중했던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에는 사업의 보폭을 다소 넓힌다. 먼저 연말 금융위원회에서 비상장 중계 라이선스를 받아 장외주식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한다. 이를 위해 홍콩과 중국 등 기관투자자들과 업무 제휴를 맺고 플랫폼을 통해 국내 비상장사(프리IPO) 투자 유치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비상장주식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심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크다. ‘좋은’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신뢰 있는 거래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술품 투자 등 다양한 대체투자 라인업도 확대한다. 자문 라이선스를 추가 획득해 신탁사와 협업, 부동산 투자상품 개발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며 “확실한 차별성을 가진 수익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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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배달수수료 없애는 모바일앱 기업 ‘아이엠폼’

작지만 강한 기술력...중국 텐센트와 계약 앞둬 2015년 창업 매출 연평균 150% 지속 성장 김택원 대표 “오더페이로 온라인 직거래 시장 만들 것” |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 “오더페이로 ‘온라인 직거래’ 시장을 만들 겁니다. 배달 중개 플랫폼이 필요 없기 때문에 가맹점주는 중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게 되죠. 결제단말기(POS, Point Of Sales)와도 연동돼 주문·재고 관리를 가맹점주가 직접 할 수 있습니다.” 혁신형 기술을 개발해 소상공인들의 중개 및 결제 수수료 부담을 낮춘 국내 기업이 있다. 모바일 플랫폼 신기술을 개발한 기술 기업 아이엠폼(대표 김택원)이다. 이 회사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소비자가 QR을 찍으면 결제가 이뤄지게 해 중간 단계에서 발생하는 지불시간과 수수료를 줄였다. 창업 4년 차에 불과한 이 기업이 개발한 결제 시스템은 정부의 ‘제로페이’와 모델이 유사하지만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대신 카드사를 중간에 끼기 때문에 2.5%에 달하는 결제 수수료를 전부 없앤 건 아니다. 결제 수수료의 40~50%를 차지하는 결제 시스템 운영사 수수료, 밴(VAN) 수수료만 없앴다. 이 회사의 시스템을 이용하면 전국 700만 영세 소상공인이 고정비용으로 지출해 오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최대 1.3%까지 낮출 수 있다. 계산하려 줄 서지 않아도 결제 가능한 ‘테이블페이’ 아이엠폼은 중개 수수료는 줄이고 편리함은 높인 여러 종류의 ‘오더페이’를 개발 중이다. 소비자들이 전단지나 문자로 받은 홍보물의 QR을 찍으면 배달앱 같은 중개 플랫폼을 끼지 않고도 결제가 이뤄진다. 이 회사가 개발한 오더페이 중 하나인 테이블페이는 테이블에 앉아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QR코드’와 ‘애플리케이션’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다. 아이엠폼은 핀테크 업체인 더페이와 공동출자해 합자회사 ‘아이더’를 만든 후, 포스 사업자 오케이포스와 함께 테이블페이를 선보였다. 휴대폰 카메라를 켜고 영수증에 찍힌 QR코드를 스캔하자 자동으로 총 금액이 적힌 결제창이 뜬다. 결제 인원을 바꾸니 자동으로 나누어진 금액이 뜬다. ‘동의하고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면 카드사를 선택할 수 있는 페이지가 뜨고, 각각 결제를 원하는 카드사로 결제할 수 있다. 휴대폰에 깔아둔 앱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면 계산대에 가지 않고도 계산이 끝난다. 카페에서 줄을 서 주문할 필요가 없고, 집에서도 전단지·자석에 있는 QR코드를 찍기만 하면 주문에서 결제까지 바로 진행된다. 이 서비스는 8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다. 쥬씨, 가마치통닭 등 프랜차이즈점에서도 테이블페이를 사용 중이다. 일부 화장품 회사들도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앱 설치 없이도 홍보물 전달·빅데이터 분석 가능 아이엠폼은 IMS(Interactive Mobile Solution)라는 모바일 플랫폼 신기술을 개발해 특허 인증을 받았다. 문자메시지를 클릭하면 모바일 페이지로 이동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인스턴트 앱이 실행된다. 그래픽과 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서 광고 효과가 크다. 열람 데이터 분석 기능도 갖춰 빅데이터 분석, 마케팅 통계도 가능하다. 문자보다 비용도 적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등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종이 홍보물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광고 수단이다. 아이엠폼은 자체 개발 솔루션을 여러 대기업에 제공하면서 급성장해 왔다. 지난 2015년 창업 이래 연평균 150%의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40명이었던 직원 수도 올해 90명으로 늘었다. 실적과 발전 가능성,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패밀리(FAMLIY) 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기술력 하나로 회사 설립 3년 만에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이랜드리테일, 롯데 주요 계열사 등 30여 개 대기업과 연간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정보통신기술(ICT) 벤처 투자유치 피칭대회’에서 2등을 해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장상을 수상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맞춤형 비즈니스 플랫폼들을 통합해 B2C(기업 대 소비자 간 거래)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국 핀테크 업체인 텐센트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왔을 때 이 회사의 플랫폼을 설치한 상점에 가면, 중국에서처럼 텐센트 ‘위챗페이’로 스캔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연동하려고 준비 중이다. 중간 단계에서 미래에셋이 환율 거래를 해주는 외환(FX)사로 참여해 중국 돈으로 결제하면 국내 상인들은 한국 돈을 받을 수 있도록 구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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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호

[인터뷰] “과학기술 발전을 일상에서 느낄수 있게 대중화 노력하겠다"

뉴스핌 월간ANDA 창간2주년 기념 인터뷰 “과학기술 우리만의 리그 아니었나, 쉽게 전달하고 같이 호흡해야” 당면과제는 “규제 개혁” “R&D 혁신” “미래 먹거리” “하반기 핵심 키워드는 ‘Doing’...성과·체감·속도 내야” | 대담=김영섭 부장 kimys@newspim.com “과학이 삶과 관련된 안전, 환경, 먹는 문제에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쉽게 전달하고 같이 호흡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한 데 대해 반성한다. 과기정통부 간부들에게 개그맨이라도 불러 스피치 교육 받도록 하겠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통이고 현장이고 실행력이다.” 유영민(67)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기업인 출신이다. 그것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다. 장관 취임 1주년을 엿새 앞둔 지난 7월 5일 뉴스핌 월간 ANDA 창간 2주년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유 장관은 현장 소통과 체감의 중요성, 효율적 조직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과학기술이 우리만의 리그였지 않나”라는 유 장관의 한마디는 역대 어느 과기부 장관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한 ‘커밍아웃’이라고 할 수 있다. 유 장관은 “정책이 현장과 함께 호흡하며 뿌리내리고 있는지, 더 부지런히, ‘또?’라고 반문할 정도로 수없이 현장을 찾고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 과학기술 대중화를 위해 유 장관은 지난 5월 홍천 해밀학교에서 열린 ‘과학 3色(색) 콘서트’에 직접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과거의 상상이 현실이 된 과학기술, 5세대 이동통신(5G) 및 인공지능(AI) 등을 소개하며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학기술로 만들어 갈 미래의 모습을 사례 위주로 설명, 청중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 장관은 “조만간 과기정통부 실국장들이 개그맨을 초청해 스피치 교육도 받고 해서 전국을 다니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과학 대중화에 자리를 걸겠다는 각오다. 유 장관은 기업인 출신으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과기정통부 장관에 발탁됐다. 노무현 정부 때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기업인 출신이지만 과학기술 부문까지 아우르지는 못했다. 유 장관은 “지금 어려운 도전은 규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해서는 기존에 시도된 적 없는 과감하고 혁명적인 방식으로 해묵은 규제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기정통부 출범 2년 차가 되는 올해는 무엇보다 ‘Doing’에 초점을 두고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역량을 모으겠다”고 했다. “문제해결 중심 ‘R&S(Solution)D’ 국민생활연구 추진” Q 현 정부의 핵심 기조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데, 과기정통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정책으론 주로 어떤 것이 있는지? A 실험실 창업 확대, 4차 산업혁명 신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구직 인력에 대한 직무역량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논문, 특허 형태의 우수 연구성과를 활용한 연구자의 ‘실험실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험실 창업 지원 의지가 높은 대학과 대학(원)생 창업탐색팀을 선발하고 있다. 선발 후에는 실질적으로 실험실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올해의 경우 109억2500만 원을 투입해 후속 연구개발(R&D) 자금, 유망 기술 발굴, 사업화 모델 개발, 법인 설립 등을 지원한다. Q 이번 정부의 원자력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해 달라. 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정책방향도 기존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A 종래의 발전 위주에서 안전, 융합, 글로벌 협력 등을 보완, 강화함으로써 국내 원자력 분야의 종합적인 기술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 국민 안전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원자력 안전, 원자력시설 해체, 방사선 기술 연구를 강화하고, 연구로·스마트와 같은 중소형 원자로의 해외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원자력 기술의 해외 수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 SMART원자로 2기를 사우디에 건설, 안전성‧경제성을 실증해 향후 사우디와 공동으로 세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방사선을 배출하지 않는 미래 청정 에너지원인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장기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Q 우주 개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과학기술 분야 중 하나다. 올해 안에 한국형 발사체의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관련 준비는 잘 진행되는지? A 2021년 본발사를 목표로 한국형 발사체(KSLV-II)의 주요 기술을 개발 중이고, 올 10월 핵심 기술인 75t 엔진 시험발사가 예정돼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 자립, 독자적 우주 수송력 확보 등을 위해 2010년부터 과기정통부 주도로 개발 중이다. 10월 시험발사는 발사체 전반에 관한 기술의 확보 여부가 확인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시험발사 성공 이후 엔진 4기의 묶음(클러스터링)을 통해 오는 2021년 발사 예정인 본발사체 개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시험발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우주 개발에 대해 국민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기대한다. Q 국가 R&D 예비타당성 조사 권한이 기획재정부에서 과기정통부로 이관됐는데, 이전과는 어떤 차이점을 기대할 수 있나? A 과학기술 전문성 강화,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절차 간소화 및 기간 단축은 물론이고 이른바 ‘참여‧공유‧개방의 예타’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먼저 R&D 유형별로 각기 다른 특성을 충분히 감안해 조사항목 중 과학기술적 타당성을 최우선 고려했다. 기재부에서 이관된 6개 사업의 예타 결과를 올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과학기술성 가중치가 위탁 이전 평균 44%에서 위탁 이후 평균 48%로 늘었다. 동시에 경제성 가중치는 위탁 이전 평균 32%에서 위탁 이후 평균 23%로 줄었다. 신속한 조사와 함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예타 절차를 ‘기술성 평가→예타’만으로 3단계에서 2단계로 간소화했고 수행기간도 평균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했다. 특히 예타에서 탈락한 사업도 다시 요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Q 최근 정부가 과학기술, ICT를 통한 국민 삶 문제 해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국민이 건강한 일상을 누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A 국민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R&D 투자 확대와 이른바 ‘국민생활연구’ 및 ‘국민생활자문단’ 운영을 들 수 있다. 기존의 기초·원천 연구와 차별화한 문제 해결 중심의 새로운 ‘R&S(Solution)D’ 체계인 ‘국민생활연구’를 정립, 추진 중이다.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리빙랩을 활용한 실증’, ‘현장 적용을 위한 제도 개선’, ‘공공조달을 통한 성과 확산’ 등을 모두 포함한다. 특히 R&D 전 과정에 국민 참여를 대폭 확대하고 중앙 부처는 물론 지자체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민 체감토록 통신비 경감 지속 노력” Q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기업들의 부담이 크고 이 부담이 5G 투자 장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추가적인 통신비 인하를 계속 추진할 계획인가? A 국민이 체감할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계획대로 새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 연간 약 1조8000억 원 규모의 통신비 인하 효과를 새롭게 창출했다. 자세히 보면 25% 요금할인율 상향(1조3200억 원), 저소득층 요금 감면(2561억 원), 어르신 요금 감면(1877억 원), 해외 로밍요금 인하(432억 원) 등이다. 아울러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정부 입법안을 올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어르신 요금 신규 감면도 올 하반기부터는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무약정 요금제 출시, 데이터 제공량 확대를 포함한 기존 요금제 혜택 개선 등 다양한 요금제 출시도 지속적으로 병행 추진하고 있다. Q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혁신산업 분야 규제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주장이 많다. ICT 분야 맞춤형 규제 혁신을 위한 추가적인 대책이 궁금하다. A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인 ‘D·N·A 규제혁신’에 속도를 더욱 가하는 한편, TF 등을 통한 규제개선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해서는 시도된 적 없는 과감하고 혁명적인 방식으로 규제를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네트워크, AI 분야에서 ‘D·N·A 규제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규제샌드박스 등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안 되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도록 일단 시도하는 규제체계 도입에 노력하고 있다. “5G 초연결 지능화 사회, 4차 산업혁명 출발점” Q 정부 목표인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다가오고 있다. 현재 진행 과정과 상용화 이후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A 5G는 초연결 지능화 사회, 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이다. 4G까지의 단계적인 진화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다. 5G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미디어 등 다양한 서비스 산업과 로봇, 웨어러블 등 새로운 가치의 제조 산업이 폭발적으로 생겨날 것이다. 도전적 목표인 2019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국내 중소·스타트업이 국내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길 기대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주파수 경매를 완료한 데 이어 향후 통신설비 공동구축·활용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당장 올 7월부터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기 위해 5G와 자동차, 제조 등 다른 산업 간 융합 실증사업도 실시한다. Q 최근 ICT 분야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기술 육성 방안은? A 블록체인이라는 숲을 잘 키워서 다양한 나무들이 자랄 수 있도록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먼저 블록체인 공공선도사업 추진으로 공공 서비스를 효율화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간 주도 블록체인 국민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 공동선도 시범사업은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온라인투표’(선관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소고기 이력관리’(농식품부), ‘간편한 부동산 거래’(국토부), ‘외국 기관에 공문서 제출도 전자문서로 편리하게’(외교부), ‘신속하게 처리하고 허위 신고도 예방하는 개인 통관’(관세청), ‘터미널 간 환적 컨테이너 운송 효율화’(해수부)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핵심기술 개발과 성능 평가를 제공하는 블록체인기술지원센터를 구축해 선진국 대비 90% 수준의 기술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또 블록체인 놀이터 운영 등을 통해 전문인력 1만 명을 양성하고, 산업발전 생태계를 조성해 전문기업 100개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Q 과기정통부의 다양한 업무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취임하자마자 여러 TF를 만들어 가동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공무원 사회에서 볼 수 없었던 TF였는데 성과가 있었나? A TF를 통해 정책과제 해결, 직원의 정책역량 향상 등의 성과가 있었으며 올해는 규제혁신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공SW사업 혁신, R&D 프로세스 혁신 등 장기간 개선되지 않거나 풀기 어려운 문제의 해결방안을 도출해 추진했다. ‘SMART 3‧3‧7’, 즉 ‘종이 없는(Paperless) 회의 도입 등 새로운 3가지’, ‘현장소통 내실화 등 더 잘하는 3가지’, ‘과도한 의전·수행 자제 등 없애는 7가지’ 등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정책역량을 높여 왔다. 특히 올해 출범한 2기 TF ‘사.필.귀.정.’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사항을 귀 기울여 바로(正)잡겠습니다”를 의미한다. 범부처 규제혁신 중심으로 5G·바이오·빅데이터 분야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5G 공동설비 구축방안 마련, 바이오 분야 개선과제 발굴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Q 취임 1주년을 맞아 과학기술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A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과학기술혁신본부 신설,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정책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출범을 들 수 있다. 과학기술과 ICT를 통한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해 2017년 10월 4차산업혁명위를 신설, 범정부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 ‘I-KOREA 4.0’을 정책 브랜드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D.N.A.(Data, Network, AI) 활성화, 연구개발(R&D) 생태계 혁신, 국민 삶의 질 향상을 3대 정책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또 범부처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인 과학기술혁신본부를 2017년 7월 신설한 데 이어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정책심의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올 4월 출범했다. 특히 올 5월과 6월 인공지능 기술력 제고,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연이어 수립‧발표했고, 비슷한 시기 5G 주파수 경매도 진행했다. 이런 DNA 기반 아래 의료, 제조, 도시 등 주요 분야에 지능화 혁신 프로젝트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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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호

구광모 회장, ‘변화와 혁신’으로 영속하는 LG 이끈다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 등 선대회장 경영철학 계승 발전 주력산업 부활·미래산업 주도권 등 과제 산적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소탈한 성격...연애결혼도 화제 | 김지나 기자 abc123@newspim.com “향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구광무 상무의 등기이사 선임은 꼭 필요하다고 판단, 선임에 동의합니다.” 지난 6월 29일 오전 9시 8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 ㈜LG 임시주주총회장 의장인 하현회 부회장이 구광모 상무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한 개인 주주가 이같이 밝혔다. 다른 개인 주주들의 동의가 이어졌다. 하 부회장은 의사봉을 ‘탕탕탕’ 두드리며 등기이사 선임 안건 통과를 알렸다. 재계 4위 LG그룹이 구광모 시대를 여는 순간이다. 임시주총 이후 이어진 이사회에서 구광모 상무는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구인회 창업주 이후 4번째 LG그룹 회장인 구광모 회장은 만 40세로 역대 총수 중 가장 젊은 나이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구광모 회장과 두 아버지... 집안이 미는 ‘장자’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수장으로 올라서는 과정은 여느 대기업보다 깔끔했다. 장자 승계를 고수하고 딸, 며느리 등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유교적 가풍에 따라 구광모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내부 반대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지난 5월 17일 ㈜LG는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구광모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안건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구본무 회장의 건강이상설을 알리는 ‘찌라시’들이 SNS로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흘 후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별세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가족장으로 치러진 구본무 회장의 장례식은 LG가(家)의 유교적 전통과 형제간 우애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장례식 마지막 날 큰형님을 실은 운구차량을 향해 구본능, 구본준, 구본식 형제가 마지막 인사를 올리는 장면은 재계뿐만 아니라 일반인까지도 가슴뭉클하게 했다. 구광모 회장의 경영 승계는 구본무 회장의 장례식이 끝나고 40일 만에 마무리됐다. 사실 구광모 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14년 전 이미 예견됐다. 구본무 회장은 1994년 아들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2004년 동생 구본능 회장의 장남 구광모 회장을 아들로 입적했다. 당시 LG 측은 “유교적 가풍에 따라 장자의 대(代)를 잇고 집안 대소사에 아들이 필요해 이뤄진 것이고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집안 결정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었다. LG그룹이 철저하게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딸만 둘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 12월 31일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6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듬해인 1970년 LG그룹은 장례식을 치른 후 1월 6일에 시무식을 가졌다. 이날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 구철회는 “저는 경영 능력 면에서나 연령 면에서나, 또 돌아가신 회장님의 뜻을 이어받아 펼쳐나가는 데 있어 그야말로 적임자라고 할 수 있는 구자경 부사장을 제2대 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LG그룹 장자 승계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1월 9일 그룹의 합동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구자경 부사장을 제2대 회장에 추대했다. 4대로 이어지는 구광모 회장의 경영 승계에서도 장자 승계 원칙은 지켜졌다. 6월 29일 LG그룹 4대 회장으로 구광모 회장이 선임되자 숙부 구본준 LG 부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와병 중인 형님을 대신해서 그룹을 진두지휘해 왔던 구본준 부회장은 올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LG그룹을 떠난다. 한 재계 관계자는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 여성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등의 유교 문화는 어찌 보면 전근대적일 수도 있겠지만, 이 때문에 타 그룹과 달리 경영 승계가 잡음 없이 깔끔하게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img4 41세 회장 구광모, 경영 능력 입증해야 구광모 회장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경영권을 물려받았지만 앞날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할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자동차전장,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잡아 LG그룹을 도약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 기존 주력사업의 실적 회복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LG그룹은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지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구광모 회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곳도 이 분야로 꼽힌다. 특히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이뤄지고 있는 그룹인 만큼 계열사의 세부적인 사업보다는 미래 성장원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등을 챙겨야 한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LG 시너지팀에서 그룹의 주력사업과 미래 산업을 챙기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는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스스로 미래 산업을 주도하며 이끌어본 현장 경험은 없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최근 LG그룹의 영업 환경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초부터 LG그룹 경영을 총괄해 온 구본준 부회장은 최근까지도 LG그룹 ‘위기론’을 외쳐 왔다. 반도체처럼 독보적 기술력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캐시카우(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사업)가 부족해 자칫 LG그룹 사업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LG전자 스마트폰은 만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고, 지난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 역시 업황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목된다. 충분한 경험과 경영 능력 입증 없이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을 승계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LG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주주 및 시장과 아무런 소통 없이 내부적으로 급작스럽게 진행된 것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아직 구광모에 대한 지배권 승계 작업 및 경영 능력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총수의 지위를 부여한 것은 그 근거도 희박할뿐더러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행인 것은 LG그룹이 타 그룹에 비해 지주회사 체제 및 전문경영인 체제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LG그룹은 주변의 우려는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경험 많은 부회장단과 전문경영인 시스템 등이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LG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각 계열사 사업과 관련된 부분은 전문경영인들이 챙기고 있다”면서 “지주회사가 아닌 다른 그룹의 총수들과 똑같은 잣대로 구광모 회장의 경영 능력을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는 기업의 경영과 성장 계획이 이미 잡혀 있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수장이 바뀐다고 해서 달라지는 점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한두 달 정도 경영권 승계로 경영에 차질이 있었다면 이것을 정상으로 돌리고, 구광모 회장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며 차차 자신의 색깔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각 계열사에 포진한 부회장급 전문경영인은 모두 6명이다. 하현회 ㈜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60대의 노장들로 오랜 현장 경험과 사업적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구광모 회장의 부족한 실전 경험을 채워줄 것으로 그룹 안팎의 기대가 크다. 앞으로 구광모 회장은 개별 회사의 경영은 이들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계열사 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큰 그림과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LG는 그동안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았는데, 40대 젊은 총수가 취임했으니 앞으로 미래 산업 투자가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mg5 한국의 ‘머크’ 꿈꾸는 LG...구광모 상속세 1조는? LG그룹이 지향하는 기업과 맥이 맞닿아 있는 회사는 독일 다름슈타트에 본사를 둔 생명과학 기업 ‘머크’다. 머크는 올해로 350년 된 장수기업이다. 13대 동안 가족 소유를 이어오고 있는 이 회사는 머크 KGaA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머크 자회사를 관리하고 있고, 머크 가문이 머크 KGaA의 지분 70.3%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300년 넘게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소유와 경영이 엄격하게 분리돼 회사 운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면서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은 가족의 직접적인 영향과 통제하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주회사인 ㈜LG는 LG화학, LG전자,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주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주요 자회사들은 사업부문별로 수직계열화된 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순환출자 없는 순수 지주회사다. 구광모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 총수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LG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야 한다. 현재 지주회사인 ㈜LG는 구본무 전 회장이 지분 11.28%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 7.72%, 구광모 회장 6.24%,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3.45% 등의 순이다. 구광모 회장이 구본무 전 회장과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는다면 ㈜LG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상속세다. 구본무 전 회장의 ㈜LG 지분을 모두 상속받는다고 가정하면 상속세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입장에선 주식담보대출이나 일부 지분만을 먼저 인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분을 물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구 회장이 ㈜LG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m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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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호

“남들 팔때 사고, 살때 팔아라” 최준철 가치투자 대가의 투자법

2003년 28세에 VIP투자자문 설립 그레이엄·버핏에 꽂혔던 ‘주식 덕후’ “평균 회귀의 법칙” 강조 ‘가치투자 전도사’ 수탁고 1.6조 업계 1위 자문에서 운용사 전환 | 김민수 기자 mkim04@newspim.com | 이윤청 사진기자 deepblue@newspim.com 주식 투자는 이제 누구나 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됐다. “주식 하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란 말도 구시대적 마인드로 치부된다. 반면 옳은 투자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은 현재진행형이다.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길을 찾긴 어렵다. 투자자들 역시 여윳돈으로 소소한 투자를 이어 가는 소시민, 대박으로 신분 상승을 노리는 이들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저마다 기대 수익에 차이가 있음에도 이들의 공통분모는 하나다. 바로 ‘주식 대박’이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이 같은 일반 투자자들의 꿈을 실현한 몇 안 되는 인물이다.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으로 가치투자자의 길에 들어선 이후 오직 자신만의 방식으로 국내 금융투자 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이어 가고 있는 최 대표. 그를 서울 서초구 반포동 VIP자산운용 사옥에서 만났다. “생산수단을 소유하라” 인생을 바꾼 기억들 부산 출신인 최준철 대표는 어린 시절 교육열이 유달리 강했던 부친의 영향으로 당시 부산에서 두 군데밖에 없었던 사립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내로라하는 집안 자제들이 다녔던 만큼 초등학생의 눈으로도 삶의 격차가 상당히 컸다고 최 대표는 기억했다. “어린 마음에도 콤플렉스가 심해 그 아이들과 나의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했죠. 그때 내린 결론은 생산수단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그들 집안과 달리 우리 아버지는 생산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어요.” 그는 이런 어린 시절의 경험이 주식 투자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때부터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카네기나 록펠러, 호암 이병철 등 위인들의 전기를 탐독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서 벤저민 그레이엄이나 워렌 버핏의 투자론을 접하며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됐어요.” 가치투자계의 원로인 이들이 설파한 내용은 바로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곧 그 회사의 소유권을 갖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당신이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은 ‘어떻게 하면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한 젊은이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한마디가 됐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대학생 최준철’은 수업 대신 객장에 나가 주식 투자를 했다. 갓 조직된 대학 투자동아리 ‘서울대 투자연구회(SMIC)’ 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에게 주식 투자는 과거 대자보를 붙이며 민주화 운동에 나선 학생들처럼 주식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진 기성세대와의 또 다른 투쟁이었다. 서울대 투자연구회를 이끌게 된 2001년에는 멤버들의 돈을 모아 ‘VIP펀드’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매수한 종목과 투자 목적, 또 매각을 하게 된 이유 등을 담은 보고서도 냈다. 누구보다 절실했던 그는 결국 2년 만에 수익률 117%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15%에 그쳤다. 현재 VIP자산운용을 함께 이끄는 김민국 대표를 만난 것도 이 시기다. 두 사람은 서울대 재학 시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처음 만났다. 가치투자를 매개체로 의기투합한 두 젊은이는 ‘대학경제신문’을 창간하고 저서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을 출판한 뒤 2003년 VIP투자자문을 창업, 일약 국내 투자업계의 주목할 만한 인물로 발돋움하게 된다. 평범한 인간의 DNA를 극복하라 “원시 시대부터 이어져 온 인간의 DNA에는 어떻게든 빨리 결과를 내고 싶어 하면서도 대중의 의견에 동조할 때 매우 안심하는 경향이 새겨져 있습니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은 벌고 싶은데 기다리기 싫고, 스스로 공부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추천해 주는 것을 더 선호하거든요.”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을 묻자 최준철 대표가 내놓은 답이다. 최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의 기본 원리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스스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과를 빨리 내고 싶어 하면서도 대중의 의견에 동조할 때 안심하는 자세로는 결코 투자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식이라는 건 매우 역설적입니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선 모든 걸 반대로 해야 합니다. 시간을 길게 잡고 남들이 팔 때 사고, 살 때 팔아야 하지요.” 여기에 투자자 스스로 치열하게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투자하는 대상은 물론 기업 생리를 확실히 파악할 것을 주문한다. 그렇다면 최 대표는 어떤 기준을 갖고 투자할까. 최 대표는 ‘평균 회귀의 법칙’을 말했다. “과거 IMF 외환위기와 IT 버블을 겪으면서 시장가격은 결국 순리에 수렴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논리적으로 철저하게 분석해 낮은 가격에 사서 제 가치에 매각하는 투자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가치투자 회의론? “너무나 많은 성공 사례 있어”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치투자 회의론’에 대해서도 “낮은 리스크로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가치투자는 단기간 높은 수익을 보장하진 않는다. 모멘텀 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가치투자의 본산인 미국뿐 아니라 국내서도 매우 성공적인 장기 레코드를 갖고 있다고 했다. 2003년 설립된 후 VIP투자자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빼고 한 번도 손실을 낸 적이 없다. 통상적으로 4~5%의 수익을 내고, 많을 때는 30~90%까지 ‘대박’을 친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에 가치투자 개념이 생긴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1세대 가치투자가들은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역시 가치투자의 효용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박정구 가치투자자문 대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등은 현장에서 뛰고 있다. 최 대표 역시 이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의견을 나눈다. 최준철 대표의 VIP투자자문은 최근 투자자문에서 자산운용사로 변화를 택했다. 수탁고 1조6000억 원의 국내 투자자문 업계 1위라는 입지를 바탕으로 투자자 폭을 한 단계 넓히기 위해서다. VIP자산운용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운용 업계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 대표 역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존 체제로도 고객 자산을 유치하는 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자산운용사 전환을 꾸준히 고민해 왔고 최근 결정했다.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좋은 상품들을 내놓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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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호

“삼성, LG, SK도 우리 협력사” 스마트공장SW 전문회사 티라유텍

공장자동화 제품 및 서비스 국산화 개발인력비중 90% 달해 김정하 대표, 7억 연매출 10년 만에 222억원으로 늘려 |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 외국 제품이 주도하던 스마트공장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이 있다. 스마트팩토리 전문 솔루션 기업 ‘티라유텍’이다. 이 회사는 공장 및 장비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자동제어장치 등 응용 소프트웨어를 생산해 공장자동화 제품과 서비스의 국산화를 이뤄냈다. 이런 기술기업이 많아져야 국내 제조업체도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10년간 연매출 7억에서 222억으로 급성장 티라유텍은 공급망관리(SCM), 생산관리(MES) 및 공장자동화(FA)를 원스톱으로 실현하는 스마트공장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앞선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결과, 이 기업 성장세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티라유텍을 김정하 대표가 2008년에 인수해 10년 만에 연 매출 7억 원에서 222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 24억원, 영업이익률은 11.2%에 이른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9.9%다. 비결은 무엇일까. 티라유텍은 기술력에 역점을 둔 회사다. 전체 직원 중 개발인력 비중이 90%에 달한다. 연구개발 전담 조직이 있어서 제조업체 간 협업 플랫폼 관리 시스템, 네트워크 기반의 생산계획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허권 6건, 저작권 8건 등 14건의 산업재산권을 보유 중이다.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 및 관련 중소 제조업체에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티라유텍은 국내 대기업과 협력해 해외 진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법인을 새로 만들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정하 대표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선정 최근 3년 동안 적극적으로 고용을 확대해 직원 수도 지난 2015년 108명에서 2017년 186명으로 72.2% 증가했다. 청년친화강소기업,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됐다. 일자리 창출과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월에는 20여 년간 산업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에 앞장서 온 공로로 티라유텍의 김정하(사진) 대표이사가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제조 중소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기존 제품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 정책, 이익 분배도 투명하고 선진적 티라유텍은 복지 정책과 이익 분배 방식에서도 선진적이고 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대표를 맡은 초창기 직원이 많지 않았을 때는 흔히 말하는 가족 같은 회사를 꿈꿔 왔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특성상 현실에 안주하면 도태되고 마는 실상을 알기에 일찌감치 외형 중심으로 회사를 키웠다. 그 결과 3년 후 회사 규모와 직원 수는 늘어났지만 정작 초창기 직원들은 성장에만 초점을 둔 경영 방식에 힘들어했다. 이에 김 대표는 회사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신뢰가 우선이라는 것을 깨닫고 신뢰를 바탕으로 복지, 절차, 내부 규율 등을 시스템화했다. 직원 평등을 실현한 것이다. 우선적으로 복지 정책, 이익 분배, 회사 경영 등을 공개하고 직원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기업 인수를 통해 들어온 새 직원들도 시스템화된 기업 정책에 쉽게 적응하게 돼 빠른 시간에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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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호

31세에 PC게임 평정 엔씨소프트 김택진 “이젠 글로벌”

창업 후 첫 개발 ‘리니지’...2000년대 PC 문화를 지배하다 리니지·블레이드앤소울·아이온....대한민국 대표 게임 IP 등극 모바일에 담은 ‘리니지M’... 새로운 20년 성장 동력으로 |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오늘 이 시간부터는 저를 ‘대표님’이 아니라 ‘택진님’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럼 지금 다 같이 한번 불러볼까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해 5월 전 직원이 강당에 모인 가운데 열린 사내 행사에서 예고도 없이 이같이 제안했다. 직급제를 폐지하고 ‘님’ 문화를 도입키로 하면서, 김 대표가 직접 직원들에게 본인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청한 것. 직원들은 창업자의 파격적인 제안에 머뭇거렸다. 그러나 1년이 지나자 엔씨소프트 직원들 사이에서 ‘택진님’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부르는 일상적인 호칭이 됐다. 재계에서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김 대표의 또 다른 면모다. 회사 내에선 직원들의 소소한 고민거리까지 직접 들어주는 ‘친절한 택진님’으로 통한다. 지난해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도 김 대표는 회사 복지 제안, 스트레스 해소법 등 직원들의 개인적인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 줬다. 프로야구팀 엔씨다이노스의 홈 경기장 1루측 응원석에서 직원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 역시 다른 CEO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소탈함이다. 벤처 게임사 엔씨소프트를 국가대표급 게임 기업으로 키운 김 대표는 지난 5월 ‘새로운 항해’를 선언했다. 그는 ‘리니지M’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세상에 없었던 경험을 모바일 리니지 유저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며 “리니지 출시 20년 만에 리니지M만의 새로운 오리지널리티를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매출 1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20년 비전을 제시한 것. 이날을 기점으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신화’를 일궜던 온라인 게임 체제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전격 전환했다. 31살에 개발 ‘리니지’...2000년대 PC문화 지배 1990년대 후반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게임이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없던 그 시절,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 중 하나를 즐기지 않으면 학교에서 대화할 친구가 없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2000년대 초반 10~20대의 일상을 지배하는 양대 문화 콘텐츠였던 것. 이 시기는 ‘PC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대한민국 사회의 여가문화 시장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태동기이기도 하다. 전국에 수만 개의 PC방이 생겨났고, 9시 뉴스에선 PC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을 주목해야 할 사회 현상으로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뉴 트렌드를 촉발시킨 주역이 ‘리니지’와 김 대표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 1989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첫 직장 현대전자 동료 16명과 함께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업했다. 자본금은 1억원. 이듬해에 등장한 온라인 게임 ‘리니지’는 국내 게임 산업을 평정한 PC 게임이 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31세. 리니지는 전국의 수많은 게임 유저가 가상의 서버 공간에 모여 경쟁하고 전투하며 거래할 수 있게 했다. 유저들은 캐릭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세력도 형성했다. 강력한 세력에 속하기 위해 노력했고, 각 세력은 서로 전쟁하면서 패권을 차지하려 싸웠다. 전쟁, 거래, 정치 등 현실 세계의 모든 것을 담아낸 이 가상의 공간은, 그동안 집에서 혼자 ‘1인 게임’만을 즐겨 왔던 국내 유저들에게 신세계였다. 출시 첫해 2억원이었던 리니지 매출은 3년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07년엔 단일 게임 최초 누적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첫해 4%에서 시작한 시장점유율은 1년 만에 33%까지 성장, 국내 게임 업계를 장악했다. 같은 해 업계 최초로 100만 명의 온라인 게임 회원 보유 기록도 세웠다. 2010년 2000억원을 돌파한 리니지 매출은 지난 2016년 기준 약 3750억원까지 성장했으며, 누적 매출은 3조 2100억원이다. ‘리니지’는 현재 게임 업계의 상징적인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년간 1위 온라인 게임으로 군림해온 과정에서 확보한 유저 풀의 가치는 정확히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 IP 기반으로 제작된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달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11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김 대표가 후속으로 출시한 ‘리니지2’와 ‘블레이드앤소울(블소)’, ‘아이온’ 등의 온라인 게임도 잇따라 흥행에 성공, 국내 게임 업계의 주요 IP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6년 기준 블소 연간 매출은 1823억원으로 전체의 약 19%를 차지한다. 리니지2와 아이온 역시 각각 전체 대비 7%대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며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1조 클럽 가입을 견인했다. ‘리니지M’, 20년 새 성장 동력으로 엔씨소프트는 지난 20년간 쌓아온 개발 역량, 운영 노하우, IP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20년을 구상 중이다. 그 중심에 ‘리니지’와 ‘모바일’이 있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모바일로 고스란히 옮겨왔다고 평가받는 ‘리니지M’은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제2의 ‘리니지 신화’를 써 나갔다. 출시 첫날 매출 107억원을 올렸고, 하루 이용자 수는 210만명에 달했다. 출시 12일 만에 하루 최고 매출을 13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모바일 게임 하나로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 존재하던 모든 매출 관련 기록을 전부 갈아치웠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모바일 전환’ 승부수는 엔씨소프트의 새 성장 기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사 대표작 리니지의 매출 잠식(cannibalization)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바일 리니지를 전면에 내세운 결정엔 창업자의 과감한 결단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게임 산업의 주류가 모바일로 옮겨가는 전환기의 흐름을 정확히 읽은 김 대표의 경영 감각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리니지M으로 새 출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리니지M을 PC 원작 ‘리니지’와 분리, 독자적 IP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 김 대표는 “리니지M은 우리 예상을 완벽히 초월했다. 그동안 PC 원작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시그니처 콘텐츠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면서 “이제 세상에 없었던 경험을 모바일 리니지 유저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리니지 출시 20년 만에 리니지M만의 새로운 오리지널리티를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산업의 주류가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감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도 원작 리니지에서 리니지M으로 대체하겠다는 의미다. 20년 전 세상에 처음 공개한 리니지로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일궜듯이, 완전히 새로워진 ‘올뉴 리니지’로 모바일 사업에서의 새로운 20년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첫 시작은 글로벌 타깃 버전인 ‘월드와이드 리니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전담개발팀을 꾸리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북미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 역시 충분한 사전 준비를 통해 현지 판호(허가) 발급 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IT 업계를 태동시킨 서울대 공대 인맥...“IT 업계 마당발”] 김택진 대표는 IT·게임 업계의 마당발로 통한다. 대학·대학원 때부터 한글 소프트웨어 ‘아래아한글’ 개발 시절, 첫 직장 현대전자, 리니지 개발 및 엔씨소프트 창업기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인맥을 쌓아 왔다. 현재 대한민국 IT 업계를 움직이는 거물로 통하는 인물들이 김 대표의 인맥에 대거 포함됐다. @img4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는 서울대 공대 동문 사이다. 전자공학과 85학번인 김 대표는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인 이해진 창업자와 김정주 대표, 산업공학과 86학번인 김범수 의장과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녔다. 벤처 붐이 일었던 1990년대 후반, 이들이 ‘테헤란로’에 세운 벤처기업은 현재 대한민국 IT·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김 대표의 이력에서 가장 중요한 인맥이다. 대학 1년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의 만남으로 리니지가 탄생했다. 엔씨소프트 부사장을 지낸 송 대표는 경영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 2003년 독립해 엑스엘게임즈를 이끌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 내 ‘컴퓨터연구회’ 동아리도 빼놓을 수 없는 인맥이다. 이 동아리에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를 만나 한글 소프트웨어 ‘아래아한글’을 공동 개발하고, ‘한메소프트’를 창업해 ‘한메타자’ 등을 세상에 내놨다.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김 대표가 서울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을 당시 지도교수였다. 윤송이 사장과의 결혼도 큰 화제였다. 윤 사장이 SK텔레콤 상무로 있던 지난 2007년, 약 2년간의 열애 끝에 전격 결혼을 발표한 것. 두 사람은 지난 2004년 윤 사장이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KAIST)를 수석 졸업하고,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컴퓨터 신경과학 분야 한국인 최연소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천재 소녀’로 불리던 윤 사장과 ‘게임 천재’ 김 대표의 만남에 당시 대한민국 IT 업계의 모든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현재 윤 사장은 엔씨소프트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북미총괄법인 ‘엔씨웨스트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 직을 맡고 있다. ‘백기사’ 방준혁 의장 덕에 넥슨의 적대적 M&A 방어 김 대표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도 특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5년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넥슨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하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있던 김 대표에게 방 의장이 지분 8.9%를 매입하며 ‘백기사’로 등장한 것. 엔씨소프트 역시 넷마블의 지분 9.8%를 인수, 현재까지 상호 우호 지분을 확보해 주고 있다. 이 우호 관계는 사업상 시너지로도 나타났다. 지분 관계를 바탕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를 독점적으로 확보한 넷마블은 지난 2016년 대형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을 내놨다. 이 게임은 출시 11개월 만에 단일 게임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서 넷마블의 매출을 단숨에 2조원대로 끌어올렸고, 엔씨소프트는 이 매출의 10% 초반대를 로열티 수입으로 가져가는 ‘윈-윈’ 관계가 형성됐다. 올해도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블소’ IP를 활용한 모바일 신작 ‘블소 레볼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동원 보면서 키운 야구의 꿈...NC다이노스로 실현하다 지난 2011년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창단 승인 기자회견장에서 김 대표가 한 말이다. 김 대표의 어린 시절 꿈은 ‘야구 선수’였다. “최동원 선수를 동경했다. 체구가 컸다면 야구 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해 왔다. 야구 선수의 꿈을 접어두고 ‘야구광’으로 지내던 지난 2010년, 엔씨소프트 임직원 대상으로 강연을 온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과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눴던 인연은 프로야구단 구단주로의 꿈을 김 대표에게 심어줬다. 이날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NC다이노스 창단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고, 이후 구단 연고지 결정 및 야구단 창단의 구체적 절차 등 창단 과정에서 허 위원의 조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야구에 대한 꿈을 프로야구단 구단주가 됨으로써 간접적으로 실현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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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호

해외펀드 2관왕 권정훈 KTB 멀티에셋투자본부장 투자팁

“옷 한 벌 살 때보다 못한 투자 스터디...공부하고 또 공부해” “4차 산업혁명 종목, 정량지표로 성장성 판단 어려워” “최근 바이오 주목...적은 금액으로 분산투자” |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투자란 게 생각보다 참 어렵다. 정보가 많아도 내가 생각하는 게 맞는지 불안하고 확신 없을 때가 많다. 그럴 때일수록 주위 의견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기가 신뢰하고 공부한 상품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본다.” 대형 운용사들의 상품이 주도하는 국내 펀드 시장에서 지난해 유난히 도드라졌던 곳이 KTB자산운용이다. 중형사임에도 ‘1등주 형제’로 불리는 2개 펀드, ‘KTB중국1등주펀드’와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펀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이들 펀드를 총괄하는 권정훈 멀티에셋투자본부장(상무)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16년 차 해외펀드매니저인 권 본부장. 그는 “여전히 투자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말은 쉽지만 생각보다 더 어려운 게 분산투자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투자 솔루션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투자한 자산에 대해 많이 공부하라는 것. “분산이 어렵다면 하나의 자산에 대해 ‘정말’ 잘 알고 투자해야 한다. 옷을 한 벌 살 때도 언제 세일하는지, 쿠폰이 있는지, 옷은 어떤지 고민을 하는데 투자는 솔깃한 마음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시장이란 게 아는 만큼 접근할 수 있고, 아는 만큼 용기가 생긴다”며 “한 번에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최소한 투자 기간이라도 분산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이익 실현 구간과 손실 구간을 대칭적으로 가져갈 것을 조언한다. 이익은 빨리 실현하면서 손실은 지나치게 늦게까지 두는 게 개인투자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라고 했다. 대부분의 펀드가 장기 수익률은 수십에서 수백 퍼센트임에도 개인들이 펀드에서 큰 이익 못 봤다는 경우가 많다는 것과 맥이 닿는다. “어떤 기업이 10% 오르면 금방 이익을 실현하면서, 10% 빠질 때는 환매하지 않고 계속 들고 있다 간신히 원금으로 회귀하면 돈을 뺀다.” 결국 위는 막히고 아래는 열려 있는 구조를 벗어나 등락에 너무 민감하지 말 것을 거듭 강조했다. “주식은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 처음 투자를 결정했을 때 내가 왜 들어갔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초기에 가졌던 투자 아이디어가 여전히 유효한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 본부장이 꼽은 베스트 성공&실패 경험도 결국은 스터디의 강도에서 성패가 갈렸다. 그가 꼽은 성공 종목은 ‘아마존’. 막연했던 4차 산업혁명이 실제 어떻게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게 해줬다고 한다. “예전엔 아마존이란 기업을 인터넷 서점, 인터넷 쇼핑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라는 전혀 다른 두 개의 사업을 했고, 이것이 성장 전략과 매출로 이어졌다”고 그는 기억했다. 원자재는 그에게 아픈 기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시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투자가 어렵다는 걸 느끼게 해줬기 때문이다. 셰일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이 나오며 예상치 못하게 공급이 급격히 늘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변수로 작용하며 펀드 수익률에 큰 상처를 냈다. 연세대에서 수학을 공부한 권 본부장은 대학원에선 재무를 전공했다. 자연스럽게 선배들 영향을 받아 2002년 말 금융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단다. 수학과 경영학이 기본에 있지만 거시경제 환경, 정치적 안정성, 사회 구조와 같은 정성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숫자가 바탕이 된다. 그 부분에서 정확한 예측과 리스크 판단이 필요하지만 정성적 분석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기업이 가진 성장가치는 정량적 데이터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기업 성장 이후 후행적으로 나타난다.” 그가 요즘 열심히 파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다. 이전부터 주목받고 있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분야지만 신약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데 그는 방점을 찍는다. 그는 바이오를 공부하며 전통적인 투자법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바로 벤처캐피탈(VC)들이 사용하는 투자법이다. “바이오는 전형적인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모델이다. 중간값이 없다. 그럴 경우 적은 금액을 여러 영역에 투자해야 한다. 실패 가능성을 열어놓고 성공 하나로 만회하는 방식이다. 보통 바이오 투자는 반대로 ‘몰빵’식으로 하는데, 그 산업에 맞는 투자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의 바이오 접근법이다. 그는 국내 투자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해외 투자에 보다 많은 관심을 돌릴 것을 권했다. 투자 기회가 해외에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국내도 좋은 기업이 많지만 취약할 수밖에 없는 섹터가 있는데, 이는 해외를 통해 넓힐 수 있다. 국내 주식, 채권 시장 규모가 경제 사이즈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어서 해외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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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호

김현아 의원 “재건축 정책, 실용성·예측가능성 부족”

“재건축 부담금은 노후주택 문제를 국가가 부담토록 만들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보다 현실성 있게 제도 개선해야 | 나은경 기자 nanana@newspim.com “주택 가격 상승이라는 게 최소한 물가 상승만큼은 올라야 경제에 가장 도움이 됩니다. 이때 부동산 정책은 과도한 가격 상승이나 급격한 가격 하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지금의 재건축 정책은 규제나 경기 상황에 따라 급격히 늘어났다가 한꺼번에 줄어드는데 이게 정책의 일관성, 지속가능성, 예측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지 되묻고 싶습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건설·부동산을 위축시키고 재정 투입 중심의 도시재생사업에만 매몰된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날선 비판을 던졌다. 김 의원은 건설·부동산 산업을 바라볼 때는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부동산 산업이 한국 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집값 하락은 좋고 상승은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정책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시계획학 박사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20여 년간 일한 김현아 의원은 부동산 및 건설경제 전문가다. 오랫동안 실무 전문가로 일해온 김 의원은 인터뷰 내내 정책의 ‘실용성’을 강조했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용성’ 부족 김현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잘한 것으로는 분양 시장 관리 방안을, 잘못한 것으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각각 꼽았다. 그는 “분양 시장 관리는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잘된 정책이라고 본다”며 “전매제한 금지, 청약자격 강화와 같은 조치는 필요한 일이었지만 다른 정책들은 실용성이 없고 이념의 잣대로 시장을 평가하려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는 실용성이 매우 낮은 정책이다. 김 의원은 “지금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소유자들의 노후 주택 문제를 결국 국가가 부담하도록 만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노후 주택 소유자들이 고령이어서 재건축 부담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음에도 사업성을 낮춰 재건축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규제에는 지속가능성, 일관성, 예측가능성 모두 필요한데 재초환은 셋 다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 재건축은 어느 시기에 하느냐에 따라 어떤 때는 초과이익이 인정되고 어떤 때는 초과이익이 범죄가 돼 일관성이 없다”며 “국민들에게 지속가능하지도 예측가능하지도 못한 법안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지난 2006년 처음 시행됐지만 6년 뒤인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유예되다 올해부터 다시 시행됐다. 김 의원은 제도 시행과 유예가 반복되면서 제도의 예측가능성과 일관성, 지속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비판한다. “정부 독단 방지...시행령 개입하는 법안 만들 것” 김 의원은 무조건적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주장 역시 실용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보다 조합 당사자들이 수용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측면에서 법을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김 의원은 지방선거 후 국회가 시행령을 검토하고 수정 의견을 낼 수 있는 국회법 일부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법 자체를 바꾸거나 폐지하지 않아도 국회가 시행령에 개입할 수 있어 김 의원이 앞서 말한 대로 ‘기술적 측면의 법 개선’이 가능해진다. 이 법안은 지난 19대 국회 때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법 일부개정안’으로 발의해 본회의 심의까지 갔지만 지난 2016년 임기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재건축 부담금 산정 방식을 보다 합리적이고 조합 당사자들도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꿀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의정 활동 기간 중 꼭 입법하고 싶은 법안은 ‘청년주거안정지원 특별법 제정안’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4월 김 의원이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 당시 한 대학생 출연자가 제안해 그해 11월 법안 발의로 이어진 법안이다. 김 의원은 “현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은 기존 법률에 명확한 근거가 없어 지속가능성이 부족하다”며 “청년 주거 안정을 법제화할 수 있는 근거법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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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호

섬유로 뭐든 척척 만드는 웰크론

극세사(極細絲) 침구류, 미세먼지 마스크, 베개, 목욕용품, 방탄복 등 생산 “글로벌 종합생활기업 도약할 것” | 이민주 기자 hankook66@newspim.com “섬유업이 사양 산업이라고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오히려 시장 전망이 밝은 곳이 섬유업입니다.” 코스닥 기업 웰크론(회장 이영규)이 생산하는 품목을 살펴보면 섬유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해준다. 이 회사 매출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품목은 ‘세사(SESA)’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되는 이불, 커튼 등 침구류다. 지난 2000년 프리미엄 생활용품 브랜드로 처음 출시된 세사는 피부 친화성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전국의 유명 백화점 60여 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세사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원재료가 고기능성 극세사이기 때문이다. 극세사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직경 1 마이크로미터=1/1,000,000m)에 불과한 고기능성 섬유로 수분 흡수력, 세정력, 피부 친화성이 탁월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웰크론은 글로벌 산업용 극세사 시장 점유율 1위(20%)를 기록하고 있다. 또 극세사를 활용해 만드는 극세사 클리너(세제용 티슈)는 2000년부터 미국 3M에 독점 공급돼 세계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 인기 지난 4월 웰크론은 미세먼지용 마스크인 ‘케어온 밸브 마스크’(KF80·KF94)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일회용 마스크에 배기 밸브가 부착돼 습기나 이산화탄소를 내쉴 때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기를 마실 때는 마스크 원단 자체가 미세먼지를 거르고 배기 시에는 배기 밸브를 통해 숨을 내보내기 때문에 호흡할 때 마스크 들썩거림으로 인한 미세먼지의 틈새 유입을 차단해 준다. 이 마스크의 핵심 기술도 밸브 속에 있는 1㎜도 안 되는 극세사 실리콘 조절막이다. 김봉태 웰크론 기술연구소 상무는 “섬유 한 올의 굵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5000분의 1에 달하는 초극세 나노섬유를 원단으로 사용해 미세입자를 99% 이상 여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웰크론의 극세사 활용 분야는 생활용품(코골이방지베개, 수건, 내의류, 매트리스), 산업용품(공기필터, 수처리필터 등), 의료용품(혈액필터, 인조혈관튜브), 방위산업용품(방탄복, 방호복) 등으로 다양하다. 3M에 극세사 클리너 공급하면서 외형 커져 웰크론의 출발은 1992년 이영규(59) 회장이 설립한 은성코퍼레이션이다. 동양나이론(현 효성)에 이어 섬유수출 기업 약진통상에서 근무하던 이 회장은 일본 섬유제품 전시회에 참석했다가 섬유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의류, 이불 등에만 쓰이는 줄 알았던 극세사가 안경닦이로 출시된 것을 보고 부가가치가 크겠다는 생각을 했다. 후배 두 명과 서울 강남 포이동의 소박한 건물에 6.6㎡(2평)짜리 사무실을 얻어 창업했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00년 미국 3M에 극세사 클리너를 독점 공급하면서 외형이 커졌다. 이 성과가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앞서 1998년 이 회장은 미국 클리너 전시회에서 우연히 만난 3M 구매 담당자에게 주문받지도 않은 샘플을 2년 넘게 보냈다. 1톤 트럭 3대 분량이었다. 지난해 웰크론은 매출액 3796억원, 영업이익 39억원, 당기순손실 64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비중은 20%가량이다. 웰크론 측은 “극세사를 원재료로 품목을 다양화해 글로벌 종합생활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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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호

“떨어지는 칼날을 잡아야 한다” 서준식 신한BNP파리바운용 CIO의 투자법

채권 운용하며 ‘가치투자’ 체득...‘채권성 주식’ 선호 “고통 참고 제값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가치투자 핵심” |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 대표적인 증시 격언이다. 급락하는 주식을 싸다고 덥석 사지 말라는 얘기다. 그런데 “떨어지는 칼날을 잡아야 한다”는 이도 있다. 서준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CIO, 최고투자책임자)이다. 그는 한술 더 뜬다. 물타기도 하란다.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그의 투자 기준으로는 미리 봐둔 기업이 어떤 외부 충격에 의해 가격이 급락하면 매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려운 감정을 버리고 이미 정해진 룰을 지키기 위해 사들인다. 그는 “가격이란 게 관성이 있어 매수 후에도 더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추가로 더 떨어질 것을 대비해 처음부터 분할 매수를 생각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하락한 상태에서 얼마나 더 머물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가치와 부합하는 가격으로 올라설 것이란 생각으로 버텨야 한다고 했다. 그는 “1년을 놓고 보면 9개월 동안 마음고생하고 3개월간 수익 구간에서 차익 실현 시기를 찾는다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락하는 공포의 순간에 홀로 외로운 길을 가야 성공의 과실을 맛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고통을 참으며 제값을 받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이 가치투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고만장했던 젊은 주식맨...깡통에 빚까지 그가 주식시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4년 삼성생명 주식사업부에 입사하면서다. 그는 “당시 학부를 졸업하고 광고대행사에 취직하고 싶었는데, 학점이 부족한 탓인지 다 떨어졌다. 그래도 기어코 광고대행사를 가기 위해 미국 MBA 유학을 떠났다. 다만 원래 계획했던 마케팅 전공은 영어가 부족해 포기하고 재무학과 회계학을 공부하게 돼 결국 금융업계로 취업하게 됐다”고 주식맨이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한마디로 기고만장했다”고 기억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해외 MBA를 다녀왔더니 대학 선후배들이 대부분 증권업계에 포진해 있었다고 했다. 수많은 정보와 뛰어난 분석능력으로 금방이라도 큰 부자가 될 줄 알았던 그에게 시장은 냉정했다. 그는 “당시 특별한 기준 없이 주식투자를 했다”면서 “IMF 시기 시장이 폭락하면서 투자금을 탕진했다”고 했다. 가진 돈을 다 잃고 빚까지 지게 됐다. 그래서 그는 월급을 조금 더 준다는 자산운용사를 지원했다. 회사에선 주식운용 부서를 권했지만 “주식투자 하면서 내 돈도 다 탕진했는데, 어떻게 투자자 돈을 운용하나”라고 생각해 다른 파트를 지원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당시 비인기 부서였던 채권운용 파트에 배치돼 채권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런데 채권운용 업무를 하면서 주식투자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하게 됐다고 했다. ‘금리’를 터득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주식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워런 버핏이 언급한 ‘채권성 주식’을 선호한다. 채권성 주식이란 미래의 이익이 꾸준하며 변동성이 적은 주식이다. 주식의 가치 증가 모습이 채권처럼 큰 굴곡 없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그는 “채권을 모르고 주식투자 할 때는 채권성 주식이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고 했다. “인간의 마음은 돈을 잃도록 설계돼 있다” 그는 “인간의 마음은 돈을 잃도록 돼 있다”고 말한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들도 주식투자에선 망한 이가 많다. 똑똑한 사람들도 이렇게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것은 이론과 이성에 의해 투자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대부분 ‘인사이트(insight, 통찰력)’를 통해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는 또 “실패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룰(rule)을 만들어서 그 룰대로만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야만 본성을 이겨내면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펀드매니저 초기 시절 기술적 투자에 심취했던 적이 있다. 완벽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자평하면서 펀드에 적용시킨 적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몇 번 그 알고리즘이 실패하면 신뢰를 잃게 되는데, 그런 시점에 감성적인 인사이트가 발동해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면서 “오히려 몇 번 실패하더라도 당초 정해둔 룰대로만 했으면 성공했을지 모른다”고도 했다. 가치투자 vs 모멘텀투자 그는 자칭 타칭 ‘가치투자 전도사’다. 그는 “남들보다 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해 수익을 얻는 방법을 경험해본 투자자는 그다음부터 가치투자의 매력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면서 “시간이 걸릴 뿐 언젠가는 성공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그가 가치투자의 대조적인 개념인 ‘모멘텀투자’를 좋지 않은 투자법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다만 모멘텀투자는 일반인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 선택받은 감각을 지닌 극소수가 치열한 노력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봤다. 그래서 대다수가 가치투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는 또 개인투자자의 경우 모멘텀투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했다. 모멘텀투자자는 성공한다 하더라도 평생 투자기간 중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투자금이 자산의 일부에 불과해 총자산 수익률은 미미한 사례가 많다는 것. 내재가치 평가를 토대로 확신을 갖고 투자하는 가치투자는 자산의 상당 부분을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경향이 크지만, 직관과 외부 정보를 이용하는 모멘텀투자는 자산의 일부만을 분산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설사 크게 성공해도 전체 자산의 평균수익률 또는 장기간 평균수익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또 “만약 운으로 한두 번 성공했다면 더 위험하다”고 했다. 그 투자자는 앞으로도 계속 그 운이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가치투자를 실천하기 위해선 행동원칙 8가지를 지킬 것을 조언했다. △가격을 전망하지 않는다 △자신의 방식만으로 가치를 측정하며 다른 가치판단 방식과 혼용하지 않는다 △지금 들은 정보는 아무리 파격적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라고 생각한다 △급박한 시장 환경의 변화가 생기더라도 포트폴리오를 급히 바꾸지 않는다 △처한 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포트폴리오를 급히 바꾸지 않는다 △갑자기 가격이 싸지거나 절대가격이 싸졌다고 저평가된 것이란 추정은 하지 않는다 △가치가 바뀌지 않았다면 가격이 하락해도 손절매하지 않는다 △자신을 믿고 원칙을 지키며 오랫동안 노력으로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를 믿는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총 운용자산 설정액은 약 42조원(2018년 4월 말 기준)이다. 해외자산과 국내자산은 각각 7조5000억원, 34조5000억원이다. 서 부사장은 국내자산운용 파트를 맡고 있다.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국내주식형펀드인 탑스밸류(설정일 2005. 4. 19)와 좋은아침희망(설정일 2004. 4. 12)의 경우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각각 368.4%, 229.6%이고 설정액은 1832억원, 684억원이다. 서 부사장은 하반기 ‘인컴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채권성 주식 편입을 많이 하는 편드라고 했다. 변동성을 줄이면서 복리 효과를 크게 노리는 방식의 펀드로 설계될 것이라고 했다. 주식과 채권을 적절히 혼합해 메자닌 방식으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그는 “연 8%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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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호

M&A 큰손으로 떠오른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해 자산 8조원대 대기업 일궈 전략적 승부사 기질로 승승장구...대형 종합건설사 꿈꿔 |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을 꼽으라면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1순위로 거론된다. 인수를 추진하다 막판 발을 뺀 경우가 적지 않지만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 언제나 기업 인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매달 10여 건의 인수의향서가 김 회장 책상에 전달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 지역 임대사업자에서 M&A 큰손으로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건설업계에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꼽힌다.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28살 때인 1989년 자본금 1억원, 5명의 직원으로 회사를 차렸다. 현재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에 이름을 올린 호반건설이 탄생한 것이다. 사업 초기에는 전라도 광주 일대에 소규모 임대 아파트단지를 공급했다. 광주 북구 삼각동에 선보인 호반맨션아파트(149가구, 임대주택) 사업이 회사가 자리를 잡는 데 밑거름이 됐다.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었지만 살레시오고, 전남공고와 같은 학교들이 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광주 북구 문흥택지개발지구, 삼각동 아파트 사업을 잇달아 성공시켜 사세 확장의 발판을 만들었다. 평소 ‘롤 모델’로 개척정신이 뛰어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꼽았던 김 회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기회’를 잡았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건설사들이 매입가 이하로 내놓은 아파트 용지를 대거 사들인 것. 김 회장은 IMF 위기를 벗어난 후 주택분양사업에 나서 잇달아 완판을 거뒀다. 회사에 현금이 쌓이기 시작한 시기다. 주택 공급을 대부분 자체사업으로 진행한 것도 빨리 외형이 커진 이유다. 시공과 시행을 함께 진행하는 자체사업은 ‘고위험-고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이후에도 경기도 동탄2신도시와 시흥 배곧신도시, 용인 흥덕, 인천 청라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아파트 사업을 해 큰돈을 벌었다. 호반건설이 호남의 지방 건설사에서 전국구 건설사로 성장한 것이다. 아파트 분양 사업과 함께 기업 인수도 활발히 전개했다. 골프장부터 금융투자, 스포츠레저, 방송미디어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사세를 키웠다. 2010년 스카이밸리CC, 하와이 와이켈레CC, 2011년 KBC광주방송, 2016년 울트라건설, 2017년 제주 퍼시픽랜드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올해는 2500억원 규모의 리솜리조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에만 금호산업을 비롯해 한국종합기술,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동부건설 등 10여 곳의 인수전에 참여했다. 김상열 회장이 재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들면서부터다. 지난 2015년 6000억원대 자금을 베팅해 금호산업을 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결국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경영권이 돌아갔지만 호반건설이 재계에서 새로운 주역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올해 초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 건설사인 대우건설 인수를 목전에서 포기했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으나 3000억원대 해외 부실이 드러나 막판 인수 계획을 접었다. 내실과 확장 두 마리 토끼 잡은 실속형 경영인 김 회장은 야심가 성격의 경영인이지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내실형 경영자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무차입 경영’과 ‘90% 원칙’을 호반건설 창립 이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90% 원칙은 분양한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 분양을 추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분양 위험을 줄였다. 2011년 이후 연간 1만가구 이상 주택을 공급하면서도 현재 회사가 떠안은 미분양 주택이 거의 없다. 호반건설의 높은 재무 건전성은 김 회장의 ‘경영공학’에 비롯된 것이다. 호반건설은 2017년 기준 자산 총액 8조원, 재계 서열 47위로 대기업군에 속한다. 하지만 무차입 경영으로 부채비율은 20%를 밑돈다. 대형 건설사가 일반적으로 200~30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기업 인수를 위해 다양한 사업군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조심스럽다. M&A 과정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마지막에 발을 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기업 실사를 벌이다가 예상치 못한 부실을 발견하거나 발전 가능성, 인수 시너지가 낮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인수 계획을 철회한다. 물론 홍보 효과를 노렸다거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조심스런 기업 인수는 계속되고 있다. 작년 6월 SK증권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정작 본입찰에는 도전장을 던지지 않았고, 7월 계열사 스카이밸리CC를 통해 블루버드CC 골프장 인수를 시도하다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종합기술 인수전에서는 본입찰에 참가했으나 경쟁 상대인 한국종합기술 우리사주조합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에 실패했다. 앞서 동부건설, 보바스기념병원, 금호산업도 상황이 비슷하다. 시장 가격보다 싼 가격에 기업을 손에 쥔 뒤 가치를 높이려는 김 회장의 ‘꾼’ 기질이 호반그룹이 승승장구하는 데 중요한 열쇠로 작용했다. 건설업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호반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3위다. 지난 2005년에만 해도 100위권 밖에 있던 기업이 12년 만에 20위권 안으로 진입한 것. 10대 건설사들이 대부분 대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독자적으로 성공한 호반건설은 독특한 기업으로 꼽힌다. 후계구도 밑그림 완성...일감 몰아주기는 논란 후계구도의 큰 그림은 이미 짜였다. 2남 1녀 모두 김 회장의 지근거리에서 기업 경영을 돕고 있다. 첫째 아들 대헌 씨는 호반건설 전략기획 전무를 맡고 있다. 김 회장에 이어 호반그룹을 이끌어갈 후계자로 점쳐진다. 김 전무는 호반그룹 계열사인 호반건설주택 지분 85.7%를 보유하고 있다. 전략기획실 책임자로 신사업과 택지 매입, 기업 인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김 회장의 셋째이자 차남인 민성 씨는 호반건설산업 지분 90%를 갖고 있으며 호반건설산업 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향후 주택사업 계열사를 맡아 독자적인 기업을 운영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둘째이자 장녀인 윤혜 씨는 아브뉴프랑 마케팅실장이다. 작년 10월 호반베르디움 사내이사에 올랐다. 김 실장은 호반그룹이 운영하는 유통사업 부문인 아브뉴프랑을 이끌 전망이다. 지난 2013년 판교신도시에 ‘아브뉴프랑 판교’를 개장한 데 이어 2015년 수원 광교신도시에 2호점인 ‘아브뉴프랑 광교’를 열었다. 올해 고속철도(KTX) 광명역 앞 호반베르디움에 3호점을 열 예정이다. 향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포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오너 기업에서 대부분 나타나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자녀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손쉽게 회사를 키웠다는 것. 호반그룹의 ‘성장통’인 셈이다. 하지만 이제 대기업군으로 올라선 만큼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란 게 호반건설의 설명이다. 대형 종합건설사 꿈꾸는 김 회장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올해 공격적인 기업 인수를 포함해 기업 외형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창사 이래 가장 큰 성과를 낸 지금 과감하게 기존의 사업 방식을 버리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기업 인수와 경영 효율화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업구조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고 한 단계 도약하기 힘들다는 의중이 깔렸다.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해외 공사, 플랜트, 발전소 사업 등으로 다각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호반건설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의 90% 정도다. 이를 위해 2년 후 재매각될 예정인 대우건설 및 중대형 건설사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기업공개(IPO)를 검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탄’을 만들어 보다 공격적인 기업 인수에 뛰어들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증권사들의 제안서를 검토한 뒤 주관 증권사를 뽑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호반건설이 상장에 성공하면 호반그룹 계열사 중 최초의 상장사가 된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기업 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김 회장의 목표 중 하나다. 호반건설은 지금까지 대형 건설사의 인지도와 아파트 브랜드에 밀려 좀처럼 강남 재건축 단지의 시공권을 손에 넣지 못했다. ‘호반 베르디움’ 브랜드가 ‘힐스테이트’, ‘자이’, ‘래미안’ 등 대형 브랜드와 경쟁하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외형을 키워간다면 언젠가는 강남 아파트에 깃발을 꽂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김 회장과 호반그룹의 성장 속도로 보아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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