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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벤처투자, 변동성 줄이면 돈 번다"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

“VC투자는 될성부른 떡잎 찾는 것...변동성 관리해 리스크 낮춰” “휴젤, 판권판매 안 된다 설득... 5배 이상 수익으로 돌아와” “최초 발굴, 투자한 ‘젠바디’ 내년 IPO 30배 이상 수익 전망” 관심 분야 바이오·헬스케어, IT산업... 美시장 확대 본격화 | 김민경 기자 cherishming17@newspim.com | 최상수 사진기자 kilroy023@newspim.com “VC(벤처캐피탈) 투자의 가장 큰 리스크는 변동성이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실적이나 시장 변동성은 있을 수밖에 없다. 기회가 있을 때 일부 처분하는 등 회수 시기에 대해 균형을 맞춘다. 이 밖에 산업 섹터와 투자 스테이지를 세분화해 리스크 총량을 조절한다.” 김지원(사진) 대표가 이끄는 아주IB투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업력을 갖고 있는 VC다. AUM(투자 규모)은 지난 9월 말 기준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설립 이후 현재까지 28개 펀드를 청산했다. VC 투자 20여 년...가능성 본 휴젤 5배 ‘잭팟’ 김지원 대표는 지난 1999년 아주IB투자에 입사했다. 앞서 금융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보수적인 분위기가 아쉬웠다고 한다. 본인이 하는 만큼 성과를 내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도전적인 업무를 원했지만 이 같은 일이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이에 아주IB로 자리를 옮긴 후, 김 대표는 투자처를 직접 발굴해 A부터 Z까지 함께 키워 나갔다. 수많은 벤처기업을 겪으며 ‘옥석 가리기’에 대한 인사이트도 생겼다. VC에 몸담은 지 20여 년. 그는 지난 2003년 진행한 휴젤이 가장 인상 깊었다. 임상1상 진행 중이던 휴젤에 얼리스테이지 투자를 검토하면서 김 대표는 우리나라 미용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 대표는 “당시 메디톡스가 보톡스 시장에 진출해 있었고 휴젤은 후발주자였지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회사가 성장성도 차별성도 갖고 있었기에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 초기 단계인 휴젤에 30억원을 투자하고 회사의 임상 설계부터 판매 전략까지 함께 진행했다”고 말했다. 전문적으로 구체적인 조언을 줄 순 없지만 대신 전문가를 매칭해 주거나 판매 전략, 상장 계획 등 김 대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함께 고민하며 성장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휴젤의 경우 특히 원천기술을 통해 상용화한 약물을 판매하는 법인 설립과 판권 판매를 놓고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판권을 판매하는 ‘쉬운 길’을 택하고 침체에 빠진 많은 벤처기업을 봐 온 김 대표는 휴젤에 “벤처 정신을 잃지 말자. 업사이드를 위해 지금 당장 벅차더라도 판매법인을 만들어 영업을 지속해야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김 대표는 최종적으로 휴젤 투자를 회수하면서 약 5배 정도의 수익을 냈다. 모든 투자가 긍정적인 결과물을 낸 것은 아니다. 예컨대 척추디스크 수술을 위한 고정장치 등 의료기기를 제조, 판매하는 유앤아이라는 회사는 상장까지 10년이 걸렸다. 김 대표는 “당시 시중에 유통되던 제품 대부분은 외국계 회사 것이었다. 이 정도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은 유앤아이가 유일했다. 진입장벽이 높아 초반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사장님이 굉장히 우직하고 꾸준한 분이었다. 이런 분이라면 언젠가는 일을 낼 거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유앤아이는 김지원 대표의 지원을 받아 10년 동안 꾸준히 제품 개발과 생산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BAM 생체분해형 마그네슘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2015년 코스닥에 입성했다. 벤처 대박?...철저한 변동성 관리가 수익성 좌우 그는 VC 투자에 대해 “무작정 대박을 꿈꾸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철저한 기업 검증과 리스크테이킹을 거쳐 수익을 안정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야 투자 매력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벤처기업의 비즈니스가 산업 트렌드에 맞는지 여부다. 예컨대 똑같은 바이오 투자라 하더라도 당뇨병 치료제는 이미 경쟁력이 떨어진다. 얼마나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지, 사업이 완성되면 시장에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거나,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수 시기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 IPO, 상장 이후 등 시기를 나눠 조금씩 지분을 청산한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실적이나 장세에 따른 변동성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바이오기업의 경우 호흡이 길기 때문에 중간에 엎어지는 경우도 잦다”고 설명했다. ‘사람’에 대한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CEO의 비즈니스 철학을 중요하게 본다. 벤처기업 대표들 가운데는 자기만의 상상에 빠져 허황된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이 종종 있다고 했다. 이 경우 사업이 성공하기 상당히 어렵다. 김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맨파워’라고 한다. 좋은 기술과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사업화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운용역들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아주IB투자에는 32명 전문인력 중 10년 이상 근무자만 13명이다. 통상 7~8년이 펀드 청산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이클을 경험한 운용역이 많다. “AUM을 만들고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람이다. 다른 금융사들도 우수한 인력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회사의 성과가 좌우된다. 차별화된 인센티브 시스템을 확보하고 펀드레이징 특화 부서를 만들었다.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어 퍼포먼스를 내기 좋은 환경이다.” 올 연말 김 대표가 주목하는 산업은 라이프사이언스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시장 확대 속도가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구 변화도 급속하게 진행돼 이를 뒷받침할 바이오, 헬스케어 등도 눈여겨본다. 4차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IT산업에 대해서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미래 부가가치가 높은 4차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내년 중 실리콘밸리에 추가로 현지사무소를 설치, 2000억원 규모 펀드를 레이징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아주IB투자는 올해 말까지 1조6000억원의 AUM을 달성할 전망이다. 여타 VC와 최대 4~5배 차이 나는 운용 액수로, 2000억원 규모 펀드가 올해 안에 결성을 앞두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내년에도 김 대표가 선택한 ‘VC 대어’들의 엑시트는 이어진다. 가장 기대감이 큰 곳은 진단키트 제조, 판매사인 젠바디. 김 대표는 “브라질 월드컵 당시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았나. 빨리 진단해서 치료해야 하는데 신속한 진단 키트가 없었다. 젠바디는 지카, 뎅기, 황열 등 더운 나라의 감염성 질환 진단 키트에 경쟁력이 있는 회사다. 우리가 제일 먼저 발굴해 첫 투자했는데, 기업가치가 300억원 내외에서 작년 세컨더리마켓 기준 1조원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30배 이상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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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Now' 'Equality' 'With'…최정우가 만드는 'NEW 포스코'

‘철강·경영전문가’ ‘입지전적’ ‘건강한 리더’ 등 평가 “모두 함께 차별없이 최고의 가치를 만들자”며 개혁과제 제시 ‘기업시민’으로 고객사·협력사·지역주민과도 함께 호흡 | 백진엽 기자 jinebito@newspim.com ‘지금 있는 자리에서 책임감 있게 최선을 다하고(Now), 차별 없이(Equality), 모두 함께(With) 최고의 가치를 만들자.’ 지난 7월 포스코의 제9대 회장에 취임한 최정우 회장이 그리는 ‘NEW 포스코’에 대한 비전이다. 취임 당시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제시한 최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모두 함께, 차별 없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는 개혁과제를 내놓았다. 포스코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회장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하는 포스코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최 회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장인은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이 신입사원이나 과장 시절에 선호하는 조직이 있다. 그리고 그 자리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며 가려고 노력한다. 최 회장은 이런 모습보다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리더다. 후배들에게도 그런 리더가 되기를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의 좌우명이자 신조 역시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다. 어떤 조직에서 어떤 일을 맡게 되든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다하면 내가 있는 위치가 진리요 참된 것이라는 뜻이다. 어느 회사든 비슷하지만 과거에는 모(母)기업에서 계열사로 이동할 때 낙담하고 업무 의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처음 계열사 포스코건설로 발령이 났을 때에도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해 건설 분야 공부에 매진했다. 당시 최 회장은 포스코건설의 경영전략실장으로 부임했는데, 모든 임원과 친분을 쌓기 위해 임원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참석했다. 본인이 마음을 열어야 다른 임원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포스코건설화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2년 후 기회가 돼 포스코에 돌아왔고 4년 뒤에 포스코대우로 발령이 났을 때도 같은 마음으로 포스코대우화되기 위해 팀장 이상 부장들과 자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모두 함께 차별없이 최고의 성과를” 최 회장은 지난 10월 취임 100일을 맞아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개혁과제의 핵심은 ‘모두 함께, 차별 없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였다. 최 회장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차별 없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며 “투철한 책임감과 최고의 전문성을 갖고 본연의 업무에 몰입해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을 강조했다. 이번에 수립한 ‘100대 개혁과제’는 지난 7월 취임을 전후해 사내외로부터 받아 온 ‘러브레터’ 형식의 건의사항과 임원들의 개혁 아이디어, 포스리 자문 교수 등의 의견과 함께 평소 자신이 생각해 온 개혁안을 현업 부서와 토론을 통해 확정했다. 이미 개혁과제를 만드는 것부터 ‘모두 함께’라는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100일 동안 3300여 건의 ‘러브레터’ 건의사항을 받았고, 그룹 전 임원들로부터도 업무 혁신 아이디어를 수렴했다. ‘모두 함께’는 비단 포스코 임직원만이 아니다. 주주, 고객사, 협력사와 지역주민 등 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모두 함께 참여’하고 상생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상생 프로젝트, 즉 획기적인 투자와 고용 계획을 세웠다. 향후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명을 고용할 방침이다.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 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서 투자와 고용 확대는 진정한 상생인 것이다. 포스코는 최 회장 취임 직후부터 직접고용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 프로젝트, 협력사 와 취업을 위한 교육 지원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고민하고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차별이 없는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문화’를 만들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경영 활동을 통해 ‘최고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최 회장이 꿈꾸는 포스코의 모습이다. ‘존경받는 메탈기업’ 1위 위해 효율화 역점 개혁과제가 확정됨에 따라 50주년 기념식에서 천명한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의 장기 목표 달성 방안도 더욱 구체화됐다. 특히 개혁과제 시행 5년 후인 2023년 회사의 위상을 ‘포춘 존경받는 기업 메탈 부문 1위, 포브스 기업가치 130위’라고 명시함으로써 임직원들의 몰입도와 실천력을 높이도록 했다. 이를 위해 철강사업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2025년까지 자동차강판 판매량 1200만톤을 달성,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강판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대규모 공정기술보다는 제품 기술과 원가절감 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자립·자력 기술개발만을 고집하지 않고 기술협력·제휴를 확대해 개방형 기술확보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 큰 변화다. LNG미드스트림 분야에서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의 LNG 도입 업무를 포스코대우로 일원화해 LNG 트레이딩을 육성한다. 광양의 LNG터미널은 포스코에너지와 통합하고,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발전은 제철소의 발전 사업과 통합해 시너지를 높인다. 그룹 내 설계, 감리, 시설운영관리 등 건설 분야의 중복, 유사 사업을 포스코건설이 흡수해 효율화한다. 내년 통합을 앞둔 양·음극재사업은 ‘2차전지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해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203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할 예정이다. 신성장사업은 전문성을 강화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총괄책임자로 영입하고, ‘철강 부문’과 동급인 ‘신성장 부문’으로 조직을 격상하기로 했다.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도 적극 동참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CEO 및 사외이사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업시민위원회’를 이사회 산하에 설치한다. 특히 외부인사를 영입함으로써 기업시민 전략 수립에 사회 전반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산학연협력실을 신설해 포항과 광양에 벤처밸리 조성과 벤처기업 육성을 담당토록 한다. 향후 5년간 5500명의 청년인재를 육성하는 청년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전담하도록 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유연근무제 및 출산지원제도도 개선한다. 특히 포항과 광양, 서울, 송도 등 주요 사업장에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해 그룹사부터 협력사 직원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포항, 광양 지역에는 초등학생의 방과후 돌봄 시설 ‘포스코형 마더센터’를 신설해 지역사회에까지 개방함으로써 저출산 해법의 모범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QSS, 마이머신 활동 등 포스코의 우수한 경영혁신 활동을 중소기업에 전파하고,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중소기업의 현장에 적용해 공급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동반성장 활동을 강화한다. 공정거래 문화를 완전 정착시키기 위해 퇴직 임직원(OB)이 근무하는 공급사는 반드시 해당 사실을 등록하고 거래 품목에 대해 100% 경쟁구매를 원칙으로 하여 특혜 시비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그동안 장기 안정적 배당 정책에 더해 당해연도 이익 규모에 따라 추가적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또 사외이사들이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사외이사 IR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주주의 권리 행사가 용이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도 확대할 예정이다. 36년 철강업 종사한 경영전문가, ‘준비된 회장’ 최 회장이 취임한 지 불과 100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포스코가 조직을 재구성할 정도로 방대한 개혁과제를 내놓은 것은 그만큼 준비된 회장이었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회계, 원가관리부터 심사분석 및 감사, 기획 업무까지 제철소가 돌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는 최 회장에게 포스코 현장에 대한 내용까지 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공정 간 물류는 어떻게 관리되고, 공정 간 가치 전환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실수율은 어떠한지 등의 현장 프로세스를 손바닥 보듯 해야 원가든 심사든 감사든 주어진 업무를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 경험이 36년간 고스란히 쌓여 ‘철강업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게다가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를 거쳐 포스코켐텍에 이르는 그룹사 근무 경험은 철강 이외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력은 그가 ‘철강 그 이상의(Steel & Beyond)’ 100년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포스코의 새 수장으로 선택받은 경쟁력이 됐다. 비엔지니어 출신인 최 회장이 선임된 것은 글로벌 철강사들이 철강사업에 더하여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다변화를 추구하게 됨에 따라 철강 전문가뿐만 아니라 경영 전문가를 CEO로 선임하는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당시 “철강 공급과잉, 무역규제 심화 등 철강업계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고, 비철강 그룹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하다”며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혁신적 리더십을 보유한 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mg4 마음 착한 시골 소년, 글로벌 철강社 수장 되다 최 회장에게는 항상 ‘입지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작은 시골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글로벌 철강업체의 수장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경남 고성군 구만면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고 자란 최 회장은 구만초등학교를 거쳐 회화중학교를 나왔다. 가난한 농가 형편에 배불리 먹어 본 기억이 없는 작은 체구의 아이였지만 초등학교 6년 내내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고 중학교에 진학할 때에도 수석 입학을 할 정도로 다부진 우등생이었다.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다녔다. 부모님이 매달 보내 주는 쌀 한 말로 큰집 신세를 지며 수학했고, 동래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신입사원 시절 최 회장은 75명의 동기 중 동기회 회장을 맡겠다며 자처하고 나섰다. 그리고 동기들을 대표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앞으로 회사 전체를 이끄는 회장이 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회장 후보 확정 소식을 들은 입사 동기들이 입을 모아 “회장이 되겠다고 하더니 진짜 회장이 됐다”며 놀랐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리더가 건강해야 조직도 건강하다” 최 회장은 건강 관리에 철저한 리더라는 평가도 듣는다. “리더가 건강해야 현장 곳곳을 다니며 직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은 최 회장이 올해 초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옮겨간 후 한 말이다. 사실 최 회장이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한 차례 건강이 악화된 상황을 겪고 난 후부터다. 1990년대 초반 최 회장은 주말도 없이 일에만 파묻혀 지내다 보니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적이 있다. 고지혈증이 찾아와 간경화로 발전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것이다. 최 회장은 ‘이런 몸 상태로 일이나 계속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겁이 나 그 길로 매일 아침 북부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뛰었다. 이후 지금까지 건강 관리라면 누구보다 철저하다. 등산, 자전거 등 건강한 취미 생활도 하나둘 만들었고, 사무실까지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리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건강 관리를 혼자만 하지 않는다. 임원들이나 그룹장, 팀장들과 주말 등산을 함께 한다. 포스코켐텍 사장일 때는 연말까지 계획을 짜놓고 매월 1회 전 임원 및 그룹장들과 등산을 해왔다. 리더가 건강하지 않으면 리더십은커녕 아예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우쳤기에 직원들의 건강 관리까지 적극적으로 챙기는 ‘건강한 리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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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중간선거 고비 넘긴 미국 대통령 ‘트럼프’ 그는 누구인가

100만달러 종잣돈으로 트럼프 왕국 일군 남자 판도를 자기 중심으로 바꾸고, ‘쇼맨십’ 외교에 능한 역대급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시간표 부재 속 트럼프 연임이 ‘열쇠’ |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라고 평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낙관론은 좋은 소식일지 모른다.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다고 한 대통령은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는 그야말로 트럼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를 사랑하든 싫어하든, 미국 제45대 대통령이기 이전에 그는 타고난 사업가다. 부동산개발업자인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로부터 100만달러의 종잣돈(?)으로 독립해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고층빌딩을 올렸고 트럼프 왕국을 일궜다. 2004년 NBC방송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에서 성공적인 사업가로서 엔터테이너 변신에 성공, “넌 해고야!”란 카리스마 유행어를 남기며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6년 대선 당시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성공적인 사업가가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갔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그에게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 중에는 돈 많은 사회 고위층보다 러스트벨트와 중산층 백인들의 비중이 컸다. 우리는 트럼프를 알아야 한다.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듯이 그를 알아야 미래 한반도의 운명도 어느 정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 중심으로’ 게임체인저 만약 동화 속 신데렐라가 유리구두 한 짝을 무도회장에 벗어놓지 않았더라면 왕자와 만날 일도 없었을 터. 게임체인저란 어떤 일에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을 일컫는다. 트럼프는 세계 모든 일을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 아주 능한 게임체인저다. 그가 취임 첫날부터 한 일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이다. 다자협정보다 각국을 일대일로 상대하는 편이 경제 대국인 미국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미국 먼저(America First)’ 정책을 펼치며 다자간 협정과 국제기구 ‘도미노’ 탈퇴 행보에 나섰다. 트럼프는 기후변화가 강대국의 경제 성장을 저지하려는 “속임수”라며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2015년 출범한 이란 핵협정도 파기해 이스라엘 밀어주기에 나섰다. 이스라엘 편에 서서 중동 내 패권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11월 4일부터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를 발효했다. 트럼프 정부 눈치를 보는 많은 동맹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이미 중단했거나 점차 줄이고 있는 추세다. ‘사업가’ 트럼프 대통령은 수지타산에 있어 동맹도 적도 없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트럼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입김이 셌다. 그는 NAFTA가 미국에 좋지 않은 협정이라며 캐나다가 자국 낙농업 보호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NAFTA를 폐기하고 멕시코와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결국 10월 1일 새로운 3자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탄생했다. 캐나다의 양보가 컸다. 캐나다는 미국 낙농가에 연간 160억달러에 해당하는 3.5%의 유제품 시장 접근을 허용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은 애초에 손해 보는 장사를 할 리 없다. 예측불가 외교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 디플로테인먼트는 외교(Diplomacy)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식 외교 접근을 가리키는 용어다. 과거 ‘어프렌티스’를 통해 대중의 인지도를 쌓은 그는 취임 후에도 엔터테이너적인 기질을 이어 가고 있다. 플랫폼은 방송이 아닌 트위터(Twitter)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국내외 정치 관련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하고, 활발한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위터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들을 보면 예능 프로그램 예고편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채널 고정!(Stay Tuned!)”,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며 마치 한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의 멘트나 예고 영상에서 나올 듯한 멘트를 구사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국 버밍햄대학의 언어학자 잭 그리브와 이소벨 클라크가 지난해 트럼프의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크게 △프로모션 △비판 △조언 △의견 △예상으로 카테고리가 나뉘었다. 대통령 출마 선언 당시 그의 프로모션과 비판 트윗이 급증했는데, 당시 비판은 주로 오바마 전 행정부 저격이나 경쟁 상대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것들이었다. 현재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뉴스 매체를 ”가짜뉴스(Fake News)”라고 매도하거나 최근 경제 호황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프로모션 트윗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때 그의 디플로테인먼트는 빛을 발했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날짜와 장소를 아주 조금씩, 감질나게 트위터에서 공개해 애간장을 태웠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당시 처음에는 “시간과 장소 모두 결정됐다”고 말하고, 열흘이나 지나서야 “12일 싱가포르”라고 트윗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또 어떠했나.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는 장소가 “싱가포르를 제외한 3~4곳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애매한 힌트를 던지더니,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 현장에서는 시기가 “11월 4일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 한 번에 다 알려주는 법이 없다. 트럼프 성향으로 본 한반도 운명 지금까지 알아본 트럼프는 타고난 사업가 마인드에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고, 자기중심적이며, 하루하루 드라마틱한 예능 정치를 즐긴다. 우리는 지극히 실리주의인 그에 대해 무엇을 믿고 한반도의 운명을 맡겨야 할까. 좋든 싫든 현실은, 트럼프가 패를 쥐고 있다. 워싱턴대학 국제학대학원인 잭슨스쿨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클린트 워크는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서 트럼프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다르다며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종전선언문에 서명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쳤다. 불안한 미국 내 정세 속 종전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재적으로 매력적인 옵션이라는 주장이다. @img4 하지만 북·미 간 의견차는 존재한다. 미국은 종전선언 이전에 핵 무기고와 시설을 공개하고 사찰단을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 북한 관영매체는 미국의 이러한 요구를 “쓰레기”로 취급했고, 강경화 외교장관은 미국에 핵무기고 공개 요구를 보류하라고 조언했다. 북·미 간 대화 파탄과 동시에 한미동맹의 개방적 균열의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다. 트럼프는 종전선언문에 서명하기 이전에 북한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라는 종전의 신성불가침적인 요구를 철회할 용의가 있는가. 예측불허 트럼프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여부는 중요하다. 미국은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의 시간은 한정돼 있다. 차기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이 된다면 한반도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중간선거 결과는 공화당이 상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선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북한은 트럼프의 성향을 잘 안다. 노벨평화상을 탐내며 박수갈채를 원하는 사람, ‘따뜻한’ 편지와 달콤한 약속에 쉽게 동요되는 사람으로 말이다. 상황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만약 미국이 양보를 하지 않고 북한이 역행하는 행보를 보인다면 한미동맹의 파탄이라는 껄끄러운 전개를 맞닥뜨릴 것은 정해진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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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인터뷰] 김명자 과총회장 “논문 하나 딸랑 쓰던 시대 끝났다”

“‘장롱 특허’ 없애고 사업화 위한 효율적 연구비 집행 중요” 과총 50년 역사 첫 여성 회장...19개 조직 신설 “적금 든 거 타 먹고 있거든요”...인맥활용 100여회 포럼 ‘눈길’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총)는 1966년 설립돼 대한민국 과학기술 르네상스의 기반을 닦은 과학기술단체 대표 기관이다. 포괄하는 단체가 600여 개에 이른다. 그런 만큼 수장인 한국과총 회장은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변한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과학기술인’이다. 이런 과총 회장 직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3월부터 맡고 있다. 과총 회장은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인 데다 과학기술계는 상대적으로 보수성이 강한 측면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과총 50년 역사에 ‘첫 여성 회장’은 과학기술계의 일대 사건이라 할 만하다. 앞서 숙명여대 화학과 교수를 25년간 역임한 김 회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1999년부터 44개월간 환경부 장관을 지내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2004∼2008년 제17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지난 10월 9일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국제자문단 위원으로 선임돼 또 한 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1944년생임에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 회장을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과총 회장실에서 만났다. “한국과학기술단체 총본산” 총회원 40만 학회·단체 지원 Q. 회장 취임 후 각종 포럼부터 시작해 과총 행사가 엄청나다는 평가다. A. 회장 일을 시작한 지 1년 9개월쯤 돼 가는데 과총 내 신설 조직이 19개 정도 된다. 또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 세계과학문화포럼,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데이터사이언스포럼 등 각종 포럼을 100여 차례 열었다. 이는 이전 과총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웃소싱하고 있는 셈인데, 포럼 개최를 위해 제가 쌓았던 인맥을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적금 들었던 것 다 타먹고 앉아 있다는 생각을 한다(웃음). 다행히 바쁜 사람들을 초청해도 거부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과총은 네트워크와 협업이 중요하다. 모시기 힘든 전문가들을 민간이든 정책이든 기초과학이든 19개 네트워크 속에 묶어서 현안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짚어주고자 한다. 과총은 ‘제너럴(general) 조직’이니까 민간 차원에서, 또 과학기술계 차원에서 어떤 융합이 일어나야 하는지에 대해 진일보한 시간이었다. Q. 한국과총이 어떤 단체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A. 과총 예산이 연간 300억원([가칭]사이언스 플라자 건설사업 포함) 정도 된다. 학술지 발간 등 학회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관련 단체의 학술활동을 지원한다. 현재 100여 개 학술지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으로 등재돼 있다. 이 밖에 정책활동 유관기관 지원, 수익사업도 있고 지역과협 활동 지원도 주요 사업이다. 연례 학술행사로 해마다 여름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과 젊은 과학자 대상의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여한다. 국내 조직만도 회원 수 40만을 헤아리는 과학기술 각종 학회·단체에다 공공 및 민간 연구단체, 13개 지역연합회 등이 있다. 해외로도 18개국 한인과학기술인의 재외과학기술자협회 등을 포괄한다. 한국 과학기술단체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다. 매머드 조직이므로 동질감을 이끌어 내는 거버넌스가 중요하다. Q. 과학기술이 정보통신과 합쳐져 부서가 만들어졌는데. A. 정보통신은 넓은 범위의 과학기술에 들어간다. 과학기술의 한 분야이지만 ICT의 기술 파급력이 커지면서 김대중 정부에서 독립 부처로 정보통신부를 만들었다. 실제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있어서 ICT의 기능이 돌연변이적으로 커졌다. 그러다 보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어졌고, 과학기술부라고 해도 되는데 정보통신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이런 상황에 과학기술계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디지털이 ICT와 깊게 연결된 시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Q. 한때는 과학기술이 교육부와 합쳐졌다. A. 1967년 과학기술처가 출범했고,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급 부서로 격상되기도 했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어졌다. 지금은 미래창조과학부 골격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여기서 과학기술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이미지가 왜곡되기 싶다. 또 중요한 것은 과학자로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과학자 커뮤니티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과학철학, 과학문화, 과학기술정책학, 과학사 등에서 학문적 소양을 쌓은 사람이 과학기술이 왜 이 시대에 필요한가, 왜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고, 여기서 나온 성과가 어떻게 이익을 안겨주고 있는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이런 것을 알려야 한다. “쌓여 있는 장롱특허는 아무 소용이 없다” 사업화 결실 강조 Q. 과학기술계에서 기초연구를 강조하는 풍토가 여전한데, 순혈주의인가? A. 시대 자체가 과거 선형혁신론 모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과거에 구분되던 기초-응용-개발 연구가 합해지는,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가 됐다. 그렇다고 전부 다 합쳐져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뒤섞인 상태다. 혼재한 상태다. Q. 선진국의 정부 R&D 예산 증가율이 높은데, 우리도 높아져야 하지 않는가? A. 연구비가 늘어나는 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연구비 예산을 얼마나 잘 사용해서 혁신이 일어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규제 부분도 합리화해야 한다. 낭비되는 부분을 잘 제거하고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 Q. 통폐합, 과제중심예산 PBS 등 정부출연기관의 무엇이 문제인가? A. 시대가 바뀌어 대학과 민간 연구소가 커지면서 출연연의 존재 가치가 길을 잃었다. 90년대 이후 동맥경화증에 걸렸다. 출연연의 정체성과 역할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시대 배경이 달라졌는데 계속 옛날에 안주했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국가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성과를 보였는지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는 상태다. Q. 그러면 출연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A. 우선 기관장 제대로 뽑고 재량권도 주어야 한다. 허점이 많은데, 이른바 ‘장롱특허’를 해결해야 한다. 세금 투입되는 것만큼의 사회적 환원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Q. 기초연구자들이 사업화까지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A. 그게 잘못된 것이다. 기초연구가 기초연구 자체로서 논문 하나 쓰고 끝내는 시대가 아니다. 사업화하는 데 개발자가 빠지면 전문성이 없는 것이다. 개발한 사람이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과학자 자신이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는 아니기 때문에 공식 기구에 그런 기능을 넣어야 한다. Q. 최근 과학기술계에 연구 비리, 가짜 학회 등 윤리적 측면이 불거졌다. A. 우선 과학자가 많아졌다. 연구비 규모도 커졌다. 과학자가 다른 직업 세계, 다른 전문직과 다른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거기서 일어난 몇몇 케이스를 가지고 전체 과학기술계를 매도하는 것은 올바른 게 아니다. “연구비 늘리라는 얘기는 안 한다” 효율적 집행 중요 Q. ‘대표 과학기술인’으로서 과제와 주문사항이 있다면? A. 과학기술 연구 활동에서 자율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과학기술을 일반행정과 똑같이 놓고 감사를 한다든지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초기 연구 성과의 상용화가 중요하다. 쌓여 있는 것들을 현실화시켜 사회·경제적 이익으로 돌아가게 해야 하는데 장애 요인이 있다. 규제나 제도적인 지원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저는 연구비 늘리라는 얘기는 안 한다. 연구비가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서 개선해 달라는 당부를 마지막으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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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밥솥에서 정수기, 청정기로' 쿠쿠의 홈라이프 혁명

올해 40주년 맞이한 생활가전 전문기업 기술혁신 중시... 생활가전 기술력 자랑 프리미엄 브랜드 ‘인스퓨어’ 출시, 내년 200만 계정 목표 | 민경하 기자 204mkh@newspim.com 소비자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 제품인 생활가전은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하다. 제품의 활용이 대부분 먹거나 마시는 소비자의 기초적인 생활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활가전 소비자들은 한번 구매한 제품을 좀처럼 바꾸지 않고, 안전·건강 관련 결함이 발생한 제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쿠쿠는 저력 있는 기업이다. 쿠쿠는 1978년 설립해 40년 이상 밥솥 개발·생산에 매진해 온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1998년 독자 브랜드 ‘쿠쿠’를 선보인 이후, 국내시장 밥솥 누적 판매량 3000만대, 시장점유율 70% 돌파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정수기 시장에 진입, 공기청정기·제습기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해 현재는 131만5000개(9월 기준)의 계정을 관리하는 렌탈업계 2위권 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지주회사 쿠쿠홀딩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501억원대에 이른다. 탄탄한 성과의 배경에는 기술 혁신을 가장 중요한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는 쿠쿠의 품질경영이 있다. 쿠쿠는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매출의 일정액 이상을 꾸준히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150여 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기술연구소가 있고 CEO 직속 관할 부서로 품질혁신팀을 운영한다. 올해 초 렌탈사업부문을 분할하고 쿠쿠홈시스로 재상장해 렌탈업계 경쟁에 불을 붙인 배경도 결국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밥솥 개발을 통해 쌓인 기술력과 전문인력 양성 노하우가 합쳐져 다른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쿠는 대표 제품 인앤아웃 직수정수기, 코드리스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정수기·공기청정기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쿠쿠는 해외에서도 매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밥솥을 담당하는 쿠쿠전자는 지난 2001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25개국에 진출해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 800여 개 매장에 입점하고 11개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등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쌀이 주식이 아닌 러시아에는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압력조리기를 출시해 2013년 기준 1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렌탈 가전을 담당하는 쿠쿠홈시스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 등 10개국에 진출해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시장은 지난 2017년 기준 누적계정 25만개, 매출액 550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누적계정 60만개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두 제품군 모두 철저한 현지화 맞춤 전략·서비스, 기술력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쿠쿠는 지난 10월 새로운 변화에 착수했다. 물과 공기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청정 생활가전 전문 브랜드 ‘인스퓨어’ 론칭이 바로 그것이다. 인스퓨어(INSPURE)는 ‘영감을 주다’라는 의미 ‘Inspired’와 ‘순수하다’는 뜻 ‘Pure’의 합성어로, 지금까지 쿠쿠홈시스가 선보여 온 공기청정기와 정수기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브랜드다.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를 통해 쿠쿠는 내년까지 200만계정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밥솥에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로, 국내에서 해외로 뻗어 가는 쿠쿠의 홈라이프 혁명은 4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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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젊은 바람'으로 창의·혁신 주도...아시아나IDT 박세창 사장

매달 두 차례 생일 직원들과 식사...현장 목소리 ‘청취’ 청바지 입은 사장...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 형성 유가증권시장 안착 ‘과제’...”신사업 발굴” 자신감 |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 “사장님이 한 달에 두 번씩 생일을 맞은 직원들과 점심을 같이 합니다. 팀장이든 사원이든 그달에 생일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하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나눕니다.” 직접 직원들의 생일을 챙기는 대표이사가 있다. 그는 ‘창의’와 ‘혁신’을 강조하며 정장 대신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는다. 주인공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금호가(家) 3세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다. 박 사장 취임 후 아시아나IDT에는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IPO 앞두고 사장 취임...창의·혁신·자유 ‘강조’ 박 사장은 지난 9월 한창수 현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뒤를 이어 아시아나IDT CEO에 선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IT서비스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중요한’ 시점이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박 사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1975년생으로 올해 43세인 박 사장은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회사를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조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너 3세’답지 않게 의전을 싫어하고 성격이 소탈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그는 사장 취임 당시 취임사를 생략하고 자신의 각오를 적은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그 안에는 현재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회사를 젊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취임사와 달리 새로운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젊은 층의 반응이 특히 좋았다”며 “상투적인 인사말 대신 직접 말하듯 메일을 써 좀 더 진솔하게 느껴졌다는 평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 같이 노력해 성공적으로 IPO를 마무리하자는 격려도 들어 있었다”고 귀띔했다. 취임 1주일 만에 ‘복장 자율화’ 젊은 조직 ‘탈바꿈’ ‘혁신’을 강조한 박 사장의 약속은 말로 끝나지 않았다. 곧장 실천으로 옮겨졌다. 1주일 뒤 아시아나IDT에서는 그룹 계열사 최초로 근무복장 자율화가 실시됐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 임직원의 창의력을 제고하고 업무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복장 자율화는 그룹 전체로 확산됐다. 이전까지 회사는 세미정장 등 비즈니스 캐주얼을 복장 규정으로 두고 있었다. 그러나 박 사장은 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자유롭게 입도록 지시, 청바지나 운동화 등 모든 복장을 허용키로 했다. 박 사장 본인도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날이 많다. 박 사장은 광화문 사옥의 계약기간이 끝나 내년 1월 이사를 가는 새 사무실의 인테리어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자유로운 근무환경 역시 창의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아시아나IDT는 글로벌 IT업체 등 혁신적인 기업들의 사무공간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좌석 배치나 내부 구조 등을 기존과 다르게 하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전 직원에게 존칭을 사용한다. 아무래도 ‘젊은’ 사장이다 보니 자신보다 연령대가 높거나 경험이 많은 임직원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존중이 몸에 배 어린 직원들에게도 존댓말을 쓴다. 박 사장이 오고 난 후 확실히 사무실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생각이다. “신사업 발굴로 매출 다각화”...IPO 자신감 현재 박 사장의 최대 관심사는 아시아나IDT의 성공적인 유가증권시장 안착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11월 한 달 간 직접 발로 뛰며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취임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신임 사장이었지만 열심히 공부해 회사에 대해 설명했고, 질문에 매끄럽게 답변하기도 했다. 11월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항공·운송 IT 분야를 모태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규 사업을 발굴해 매출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계약 수주가 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 내 매출도 증가세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고 IPO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사장은 지난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에 입사한 후 전략경영본부와 금호타이어에서 경영관리와 영업, 기획·관리 등 관련 경력을 쌓아 왔다. 이후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와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 사장을 역임하다 아시아나IDT 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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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방탄소년단 키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

유명 작곡가에서 god·백지영·2AM 만든 ‘미다스의 손’으로 ‘듣는 음악’에 대한 소신이 빌보드차트 1위 기록 일궈 “나는 ‘비혼주의’ 40대, 방탄소년단 아버지 아니다” |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호령하는 넘버원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이들을 직접 기획하고 빚어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프로듀서는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전에, 방시혁은 이미 국내 가요계에서 히트 작곡가로 널리 알려졌고 활발히 활약해 왔다. god, 백지영, 임정희, 다비치 등 수많은 가수의 히트곡을 작곡한 음악성과 노하우, 잠재력이 첫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에서 제대로 터졌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 출신 JYP 히트 작곡가... god·백지영·2AM 만든 미다스의 손 방시혁 대표는 1972년생으로 올해 만 46세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진보 논객 진중권, 보수 논객 미디어워치 대표 변희재와 동문이다. 재학 시절 변희재와 언쟁을 벌인 일화가 뒤늦게 회자된 적도 있다. 1994년 유재하가요제 동상을 수상하면서 가요계에 입문한 방시혁은 JYP 소속 작곡가 시절 god의 ‘Friday Night(프라이데이 나잇)’을 비롯해 ‘하늘색 풍선’, ‘니가 필요해’와 비의 데뷔곡 ‘나쁜 남자’, 임정희의 ‘사랑아 가지마’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히트곡을 만들어 내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방시혁은 백지영의 컴백 이후 히트곡 ‘총 맞은 것처럼’을 작곡해 백지영이 3연타석 홈런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백지영은 과거 스캔들로 인해 추락한 뒤, 희대의 명곡 ‘사랑 안 해’(2006), ‘사랑 하나면 돼’(2007)로 기적적으로 재기한다. 이후 방시혁의 ‘총 맞은 것처럼’(2008)으로 굳히기에 성공했다. 이때 방시혁도 히트 작곡가로 대중에게 깊숙이 각인됐다. 2PM 택연과 백지영이 전성기 시절 함께 부른 ‘내 귀에 캔디’(2009)도 방시혁의 작품이다. 방 대표는 2005년 JYP에서 독립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010년 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에 멘토로 출연해 출연자들에게 가감 없는 평가를 남기며 ‘독설가’로 유명세를 얻었다. JYP를 나와서 빅히트를 설립한 이후에도 JYP의 보컬 그룹 2AM의 ‘죽어도 못 보내’와 그룹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 등 주옥 같은 명곡들을 작곡했다. 현재 그가 프로듀싱한 유일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최고의 흥행기를 구가 중이지만 방 대표는 실패도 경험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쏘스뮤직과 합작으로 걸 그룹 글램을 데뷔시켰다. 빅히트가 프로듀싱을 맡고 쏘스는 매니지먼트를 담당했으나 안타까운 흥행 실패를 맛봤다. 이후 글램의 한 멤버가 2014년 벌어진 치명적인 스캔들로 2015년 1월 중순 팀이 해체되는 불운도 찾아왔다. 2013년 데뷔시킨 방탄소년단 또한 처음부터 흥행한 것은 아니다. SM, JYP, YG의 3파전에 끼지 못한 탓에 방탄소년단은 꽤 오래 주목받지 못했고,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등극하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흥행은 멤버들 스스로가 꾸준히 SNS 영향력을 높이고 작곡, 작사에 참여하며 잠재력을 키워 온 결과다. 방 대표는 지난해 12월 ‘2017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시상식에서 해외진출유공 문화교류공헌 부문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나는 미혼, 방탄소년단 아버지 아냐” 방시혁에 관한 오해와 진실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도 팬들에게는 ‘엑소 아버지’로 불린다. 하지만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로 불리기를 정중히 사양했다. 그는 “아티스트라는 게 누군가 창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아버지, 아빠라 불리는 순간 방탄소년단이 객체가 되고 제가 뭔가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철학과 안 맞는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 “사실 제가 미혼이다. 자꾸 아빠, 아버지 얘기가 나오니까 집에서 굉장히 힘들어하신다. 사람들도 다 제가 결혼한 줄 안다. 아빠, 아버지는 좀 안 써줬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미혼이라는 점이 어떤 이들에겐 종종 오해를 사기도 한다. 방 대표는 “음악과 결혼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비혼주의를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방시혁을 둘러싼 오해는 또 있다. 과거 강용석 변호사가 제기한 60억 원 탕진설이 바로 그것. 지난 2014년 방시혁 대표는 ‘투자금 60억을 받았는데 2년간 연습생을 키우면서 날렸다’는 강용석 변호사의 말을 MC 김구라에게 전해 듣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방 대표는 “강용석이 내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다. 근데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전혀 모른다”면서 “대체적으로라도 맞아야 나도 대응을 하고 얘기를 하는데 완전히 다른 말이라 뭐라 할 수가 없었다. 회사에 업 앤 다운은 있었지만, 그런 규모의 투자를 받았는데 말아먹어서 회사가 어려워진 적은 없다”며 웃어넘겼다. 방 대표의 실제 성격이 널리 알려진 바는 없으나, 음악에 자부심이 강한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2011년 MBC TV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임재범이 ‘내 귀에 캔디’ 리메이크를 요청했으나 거절했다는 일화가 있다. 당시 그는 “한 번도 곡의 리메이크 승인을 해준 전례가 없다”며 임재범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작자로 첫 성공작 방탄소년단, 음악적 소신+고(高)퀄리티 집중 결과물 방탄소년단이 성공한 궁극적 이유는, 결국 방 대표가 소신을 가지고 높은 퀄리티의 음악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아이돌을 제작하면서도 ‘듣는 음악’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성공 비결이라는 것. 실제로 이 분야는 오랜 기간 작곡가로 활동한 방시혁의 주특기이기도 했다. 그는 2011년 4월 27일 서울대 ‘언론정보문화 포럼 시리즈’ 강의에 참석해 오디션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범람을 두고 “대중의 귀가 높아지며 소위 듣는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됐다”면서 아이돌그룹도 노래, 춤, 연주, 작사, 작곡에 능해야 한다는 생각을 일찌감치 드러낸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기획 이전 단계부터 곡을 만들고 직접 부르는 송라이팅이 가능한 완전체 아이돌의 등장과 성공을 예견한 셈이다. 이 같은 방 대표의 소신은 방탄소년단이 데뷔 초창기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고군분투할 때 궁극적으로 성공을 향한 자양분이 됐다. 멤버 RM(랩몬스터)을 주축으로 슈가, 제이홉 등 거의 모든 멤버가 송라이팅에 참여하고, 직접 쓴 가사를 토대로 콘셉트를 기획한다. 모든 앨범마다 멤버들이 생각하고 겪는 날것의 메시지를 담고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구현한 덕에 해외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게 됐다. 방 대표는 “모든 서사의 중심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다. 콘셉트를 외부에서 정하고 멤버들이 그 안에 들어가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이 콘셉트 기획 단계부터 송라이팅까지 도맡아 극대화하게 된 배경과 효과를 언급한 바 있다. 방시혁이 탄생시킨 소년단이라 ‘방탄소년단’이 됐다는 작명을 둘러싼 구전 일화가 우스갯소리임을 알게 되고, 방시혁을 마냥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다. 빌보드 200 차트 2연속 1위라는 한국 최초, 아시아 최초의 기록을 쓴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월 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LOVE YOURSELF’ 투어 공연을 열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여 팬과 만났다. 시티필드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홈구장으로 폴 매카트니,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팝스타 중에서도 손꼽히는 아티스트만 오른 꿈의 공연장이다. 이들은 올해 미국 스타디움 공연을 이룬 최초의 한국 가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11월 협업을 발표했던 아티스트 야키모토 야스시의 극우 성향으로 잠시 논란이 있었으나, 팬클럽 아미의 보이콧 운동으로 해당 곡 수록을 취소했다. 비록 자잘한 논란과 악재는 있더라도, 당분간 방탄소년단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 진행 중인 ‘LOVE YOURSELF’ 공연으로 LA, 오클랜드, 포트워스, 해밀턴, 뉴어크, 시카고, 뉴욕 시티필드를 거쳐 온 이들은 북미 투어 15회 공연 22만 좌석을 모두 조기 매진시켰다. 이들의 흥망성쇠를 함께해 온 방시혁 대표. 그가 만들 제2의 방탄소년단은 어떤 모습일지, 모두가 그의 손끝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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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박용호 前청년위원장 “일자리 만드는 ‘창직 훈련’으로 청년실업 해결”

‘청년에게 꿈과 희망, 열정을 주는 정책’ 강조 “현 정부 정책전문가 없어...예산 제대로 집행해야”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작금의 청년 일자리 문제는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하듯이 건강한 한 청년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사회와 국가가 팔 걷고 나서야 합니다. 청년들이 학생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기업들은 문호를 개방하고, 지자체와 정부는 청년들의 도전과 열정을 키우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청년 실업’이 갈수록 악화하며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실업 대책, 창업활성화 정책, 최저임금 인상, 출산 대책 등은 모두 청년과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다. 대한민국 청년(15~39세)은 약 1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직전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을 쏟던 기구였다. 정책, 권리, 복지, 일자리, 취·창업, 해외 진출, 사회 문제 등을 살폈다. 이 청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두 번이나 역임한 박용호(54) 전 위원장은 “한두 번의 물고기를 제공하는 것으로는 청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나아가 실패도 용인하고 격려하는 문화, 도전과 열정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로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이런 역할을 하는 기구가 없어진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제자리를 못 찾고 있다고 맹렬하게 비판했다. “3포 넘어 꿈과 희망도 포기하는 7포세대” Q. 청년위가 없어지고 청년위를 떠난 지 근 1년이 넘어가는데, 현재 청년들의 고달픔을 볼 때 어떠한가? A.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라의 미래이고 희망이며 기성세대에게는 최후의 보루인 청년들이 연애 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로 이어지다가 내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며 결국에는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는 7포세대가 되어 가고 있다. 현재 많은 대한민국의 20~30대 젊은이가 치솟는 물가, 등록금, 취업난, 집값 등 경제적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본인 스스로를 돌볼 여유도 없다며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는 포기계층이 되어 가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3000원 컵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새벽부터 고시학원을 드나드는 우리 청년들의 삶이 참으로 고달프다. 그들을 바라보면 정말로 눈물이 난다. 내 딸이며 우리의 아들들인 것이다. Q. 현재 청년들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해 달라. A. 근래 우리 경제 및 일자리 상황을 보면 매우 암울한 상황이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 추이가 2016년 및 2017년에는 매월 20만~40만 명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 들어 10만 명(2~6월)으로 급감하더니 급기야 7월 5000명, 8월 3000명이라고 통계청이 밝혔다. 사실 8월 수치는 반올림된 숫자이고 실제로는 2500명이다. 구체적으로 2690만4300명에서 2690만6800명으로 2500명 증가했다. 8월 청년실업률 또한 10.0%로 월별 통계상 2000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고용 쇼크’나 ‘고용 참사’를 넘어 ‘고용에 의한 국가 재난’ 수준이다. 학력별로는 2010년 이후 대졸자들의 실업률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25~29세 대졸 집단을 중심으로 청년실업률이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물고기를 잡고 키우는 방법을 알지 못해” Q 현 정부 들어 일자리 예산을 54조 원이나 사용했다는데, 왜 이런 참혹한 결과가 나오는가? A. 예산 사용의 비효율성이 문제다. 물고기만 몇 번 제공하고 물고기를 잡는 법, 물고기들이 많아지게 하는 법에 배치되는 정책을 만드는 입안자들의 안일함과 무지 때문이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의 일자리 예산 54조 원을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고 어디에 사용했기에 이런 고용 쇼크가 지속되는지 걱정이 태산이다. 예산이 투입된 내용을 살펴보니 ‘직접 일자리’ 항목에 투입된 예산은 지난해 2조7000억 원, 올해 3조2000억 원으로 전체의 16% 정도다. 반면 구직급여와 실업급여 등 복지 성격의 예산이 12조7000억 원, 전체의 35% 정도로 압도적이다. 나머지 재정은 직업훈련과 일자리 정보 제공 서비스, 창업 지원 등에 쓰였는데 일자리와 관련된 지출이지만 역시 복지 성격이 강하다. ‘직접 일자리’ 항목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다. 노인 일자리, 자활 사업, 숲 가꾸기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보다 일시적인 소득 보전 성격이 짙다.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은 불가능에 가까운 예산 집행이다. 국가 경쟁력은 제자리이고, 일자리는 안 늘어나고, 실업률은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는데도 예산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Q. 그러면 예산을 어떤 정책에 사용해야 하는가? A. 먼저 교육의 문제다. 초등학교부터 기업가 정신 교육과 실습,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이론과 실습 등을 교육해야 한다. 로봇 제작과 코딩 교육,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전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기의 적성과 일자리를 어려서부터 생각하게 해야 한다. 폭넓은 교육으로 관점을 넓혀줘야 한다. 대학에서도 각종 창업 교육, 중소기업 및 대기업에서의 인턴 외에 연구소, 사회단체, 지자체, 공공기관 및 정부 부처에서의 인턴 등으로 청년들에게 다양한 직업의 폭을 보여주고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 다양한 일자리가 있음을 알게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창직의 훈련’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청년들이 도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에 근무하건, 취업을 준비하건 열심히 일하고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정책의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장기 근무자에게 주택 마련 혜택, 먼 거리에서 출퇴근하는 청년에게 교통비 할인, 신혼부부에게 소형 주택 마련 혜택, 창업을 위해 시제품을 만들 비용과 창업 준비 공간 지원, 창업 준비 시 주택 및 소액의 생활자금 지원 등 현실의 어려움을 타개하며 나아가는 청년들에게 정책의 혜택이 돌아가야 이들이 도전의 세계로 나온다. 장년 정책도 이와 유사한 철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청년들과 장년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으면 답이 나온다. @img4 “전문가들이 일하게 하며 원리 원칙을 지켜야” Q. 이런 총체적 난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먼저 전문가들이 일하게 해야 한다. 일자리 정책을 모르는 사람에게 예산 100조 원을 안겨줘도 실적을 10조 원어치도 못 낸다. 그러나 전문가에게는 10조 원을 맡겨도 100조 원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원리 원칙이 작동하는 건강한 시스템이 돼야 한다. 단체, 사회 및 국가에는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이 있다. 그 운영 시스템에는 원리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시장경제에는 시장가격을 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요공급곡선이 있다. 이런 원리 원칙을 무시하는 정책은 여기저기서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병들며, 정책 당국자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결과들이 나타난다. 근래의 부동산 정책, 교육 정책, 경제 정책, 일자리 정책 등이 그렇다. 최저임금 문제 또한 그렇다. 업종이나 규모별, 시기별, 지역별로 나름의 상황이 있는데도 일괄적으로 급격하게 상승시키니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되레 고용이 줄고, 가족들이 투입돼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가 살아야 청년들의 일자리 경험, 인턴, 아르바이트 등이 가능한 것 아닌가. 52시간 근무제도 문제가 많다. 비근한 예로,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단기간 업무 집중이 필요한 스타트업의 환경을 전혀 모르는 정책이다. 업종이나 근무행태별로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시장의 원리 원칙을 따르는 유연함, 경청, 총명한 인재가 적재적소에 있어야 한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기용한 것인지 아닌지는 여론이 제일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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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항노화(Anti-aging) 실현하는 '케어젠'

펩타이드 속에 성장인자 투입하는 분자개조 기술 보유 안약 형태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중 정용지 대표, 학자 꿈꾸다 사업가의 길로 | 민경하 기자 204mkh@newspim.com 바야흐로 항노화(Anti-aging)의 시대다. 항노화는 말 그대로 노화를 막는 것으로, 노화 관련 질병이나 기능 저하를 조기에 탐지하고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과학기술 발달과 함께 기대수명이 점차 늘어나면서 항노화에 대한 인류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항상 늙고 싶지 않은 인류의 요구를 반영하듯, 세계 항노화 시장은 300조 원대(추정치)로 고공 성장한 상태다. 이 같은 세계 항노화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있다. 흔한 바이오 기업과 달리 매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이 기업은 지난해 연결매출 578억8533만 원, 영업이익률 54.7%를 달성하며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펩타이드(유사단백질)를 바탕으로 한 항노화 바이오 기업 케어젠이다. 케어젠의 모든 제품은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펩타이드는 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결합해 생성하는 화합물을 뜻하며, 분자 구조가 작아 피부 속에 쉽게 침투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펩타이드는 종류에 따라 효능이 다양하기 때문에 많은 펩타이드를 개발할수록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케어젠은 펩타이드 속에 세포의 성장과 치유에 필요한 성장인자를 투입하는 뛰어난 분자개조 기술을 가지고 있다. 케어젠이 지금까지 특허를 받은 펩타이드는 164개, 개발한 펩타이드는 442개에 달한다.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셈이다. 케어젠의 뛰어난 기술력은 또 있다. 화장품 산업은 제품의 효능만큼이나 전달력과 유지력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효능이 좋더라도 전달이 안 되고 효과가 지속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펩타이드는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리포좀이라는 인공 막에 넣어 피부에 투여되는데, 케어젠의 리포좀 전달 성공률은 85%에 달한다. 또한 투여된 펩타이드는 최장 14일간 효능을 유지한다. 두 기술 모두 세계 바이오 기업들 중 최정상급 수치라는 설명이다. 케어젠을 이끄는 정용지 대표의 원래 목표는 사업가가 아니었다. 그는 성균관대 유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 생물학과(석사), 코넬대 애니멀사이언스(박사), 노스웨스턴의대(박사 후 연구과정)를 거치면서 학자의 길을 준비했다. 연구를 진행하면 할수록 하고 싶은 연구에 좀 더 매진하기 어려워지자, 정 대표는 서른한 살의 나이에 케어젠을 설립했다. 회사 설립 전, 정 대표는 의약품 개발을 준비했다. 하지만 의약품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5~10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펩타이드 개발로 노선을 변경했다. 펩타이드로 개발한 제품들은 의료기기,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분류돼 인허가 절차가 단순하고 제품 개발 기간도 단축되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11종의 펩타이드를 개발한 이후 초기에는 펩타이드 원료 자체를 판매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독일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원료뿐 아니라 주력 제품인 미용 필러 더마힐(Dermaheal) 등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고 현재에 이르게 됐다. 국내 펩타이드 바이오 기업 1위라는 자부심을 품고, 케어젠은 이제 의약품에 도전한다. 현재 망막 중심을 뜻하는 황반에 변성이 생기는 ‘황반변성’ 치료제의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기존 치료제가 안구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이라면, 케어젠의 치료제는 안약 형태의 점안제여서 좀 더 간편하고 부담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케어젠은 개발한 펩타이드를 바탕으로 탈모·당뇨·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가파른 성장세 속에도 여전히 큰 잠재력을 지닌 바이오 기업 케어젠의 활약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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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구원 등판'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취임 일성으로 재무구조·소통·변화 강조 기내식 업체 교체·카운터 이전 완료...노사화합 등 숙제 |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의 각오를 새롭게 해 아시아나항공이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항공사’,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한 저의 세 가지 다짐을 밝힙니다.”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구원투수가 깜짝 등판했다. 직전까지 아시아나IDT를 이끌던 한창수 신임 사장이다. 한 사장은 ‘기내식 대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수천 전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알아주는 재무통(通)...재무구조 개선작업 ‘적임자’ 튼튼한 재무구조, 소통 그리고 변화와 혁신. 한 사장은 지난 9월 취임 첫날 임직원들 앞에서 이 ‘세 가지’를 약속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하고, 소통하는 기업문화를 만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한 사장의 다짐은 기내식 대란과 부실 정비 논란 등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새롭게 각오를 다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일단 기내식 업체 교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그리고 꼼꼼히 현안을 파악하며 세 가지 약속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한 사장은 업계에서 알아주는 재무 전문가다. 1959년생인 그는 성균관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입사, 1994년부터 아시아나항공에서 자금팀장과 관리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차례로 역임해 왔다. 이 때문에 한 사장이 신임 아시아나항공 사장에 내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항공업계에서는 “그럴 듯한 인사”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았다.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비핵심 자산 등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노력해 왔으나, 9월 말 기준 3조 원대의 차입금이 남아 있는 상태다. 따라서 한 사장은 ‘전공을 한껏 살려’ 아시아나항공의 수익 창출 능력을 강화, 재무건전성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등 자회사 기업공개와 영구채 발행 등을 추진해 연말까지 차입금을 2조 원대로 낮추고, 현재 BBB-인 신용등급도 BBB 이상으로 올리는 게 목표다. “직원 목소리 듣겠다”...변화‧혁신 통한 ‘경쟁력’ 기내식 대란과 ‘미투 논란’ 등을 겪으며 상처받은 직원들을 위로하고 다시 하나로 모으는 것도 한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그가 꺼내든 카드는 ‘소통’. 한 사장은 “모든 조직원이 합심해 한곳을 바라보며 소통해야 한다”면서 “나부터 회사 내 어떠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대화하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다만 아직은 취임 초기라 업무 파악에 바빠 직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한 사장이 취임 후 계속 보고를 받으며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주요 사안을 검토한 뒤 직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변화와 혁신도 추구한다. 한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고착화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마켓 팔로워로서 필연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시대의 흐름에 맞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 새로운 아시아나항공을 만들자는 당부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업계 “숙제 많지만 걱정 일러”...승리투수 될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아시아나항공에서 1만여 명의 직원을 이끌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한 사장의 어깨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섣불리 걱정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긍정적인 신호가 하나둘 눈에 띄고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0월 1일 혼란 없이 인천공항 수속카운터 이전을 마쳤고, 기내식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승객들에 대한 보상도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차입금을 1조 원가량 줄이는 등 재무상태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구원등판한 한 사장이 승리투수가 될 날이 멀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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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노영서 코어자산운용 대표의 '비상장 투자' 런&히트 성공전략

유망종목 찾아 2~3년 내 수익...런앤히트 7개 펀드 ‘승승장구’ “종목 잘 찾아 선점하면 상장까지 안 가도 큰 수익 가능” 5G·원격의료·농수산·여행레저 긍정적...신약개발 후순위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 최상수 사진기자 kilroy023@newspim.com “발 빠른 주자가 나가 있고 그가 스타트를 끊었다면, 후속 타자가 설령 헛스윙을 한다 해도 주자는 진루할 가능성이 높다.” ‘런 앤드 히트(Run & Hit)’. 노영서 코어자산운용 대표는 자신의 운용 철학을 이 한마디로 정의했다. 유망한 기업(발 빠른 주자)만 잘 고른다면, 이후 수익 실현(진루)은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노 대표는 “좋은 종목을 잘 찾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렇게 하면) 상장까지 안 가더라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 출신으로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는 그는 ‘런 앤드 히트’이지, ‘히트 앤드 런(Hit & Run)’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노 대표는 “히트 앤드 런은 타자가 치지 못하면 주자가 달릴 수 없다”며 “하지만 런 앤드 히트는 주자는 달리고 타자는 자기가 원하는 공에만 타격하면 된다. 상장까지 안 가도 수익을 내고, 상장되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런 앤드 히트’로 비상장사 투자 승승장구 노 대표는 이 같은 ‘런 앤드 히트’ 전략으로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비상장기업 전문투자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들 중에서 ‘될성부른 떡잎’을 찾아서 김을 매고 물을 주며 잘 키워 시장에 내놓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씨스퀘어자산운용에 몸담고 있던 작년, 운용한 ‘씨스퀘어 프리-아이피오(Pre-IPO) 코넥스 전문 사모투자신탁 1호’는 수익률이 무려 128%다. 공·사모 포함 국내 전체 700여 개 헤지펀드 중 1위다. ‘나무기술’이라는 유망 종목을 발굴해낸 덕분이다. 나무기술은 코넥스 상장 후 현재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해 ‘씨스퀘어 런앤히트 Pre-IPO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도 대박이 났다. 그는 이 펀드에서 DS글로벌에 중점 투자했다. 주당 5800원에 사서 50%는 1만4500원에, 나머지 50%는 1만6500원에 매각했다. 상장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투자 원금 대비 거의 3배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 결국 이 펀드는 향후 노 대표만의 ‘런 앤 히트’ 펀드의 모태가 됐다. 노 대표는 “씨스퀘어 런앤히트 Pre-IPO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런 앤드 히트’ 1호라고 생각하고 독립 후에는 2호부터 출시하고 있다”고 했다. 연이은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올 1월 코어자산운용을 만들었다. 물론 주종목은 비상장사 투자다. 노 대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 ‘코어’란 이름도 그런 의미에서 지은 것”이라고 했다. 현재 ‘런 앤드 히트’ 펀드는 7호까지 출시됐다. 2호와 4호 그리고 5호는 지난 7월 일찌감치 완판돼 모두 400억 원가량이 모였다. 3, 6, 7호는 연내 완판을 예상하고 있다. 올 11월쯤에는 ‘런 앤 히트 IPO 시리즈’를 준비, 앞으로 Pre-IPO 단계에서부터 기업공개(IPO)를 거쳐 포스트(Post)-IPO에 이르기까지 유망하거나 저평가된 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할 생각도 갖고 있다. 어느덧 ‘런 앤드 히트’는 노 대표가 누구인지 말해 주는 키워드가 됐다. 노 대표는 “앞으로는 전향적으로 판단해서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좀 더 가져갈지 여부를 고민해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올해는 7호까지만 하고, 내년에도 무한정 늘리진 않을 계획”이라며 “양적 확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G·원격의료·농수산·여행레저 분야 관심 그렇다면 비상장 투자 전문가가 보는 미래 유망 업종은 무엇일까? 노 대표는 우선 5G와 원격의료, 농수산 분야를 제시했다. 그는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3년이나 5년 뒤 우리 삶에 어떤 게 필요할지를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하는데, 그럴수록 농수산물 재배 면적은 좁아질 테니 농수산 분야가 중요해질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여행레저 업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노 대표는 “출입국이 늘고 있다”며 “면세점, 액티비티(Activity) 등이 유망해 보인다. 특히 액티비티 쪽은 외국에 나가서도 평소 즐기던 조깅이나 꽃꽂이 등을 하고 싶을 때 그런 것을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 같은 게 있는지를 따져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이유에서 신약 개발이나 블록체인 등은 투자 리스트에서 밀려나 있다. 일상화되기까지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 이유다. 노 대표는 “신약 개발사가 많은데 상장이 임박한 기업은 적다”며 “내가 하고 싶다고 해도 펀드 고객들이 긴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현재 운용 중인 펀드들이 3년 만기인데, 되도록이면 2년 전후 조기상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블록체인도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돼야지 가치가 올라갈 텐데, 2~3년 뒤에 내가 이걸 쓰고 있을까 생각하면 의문”이라며 “관심은 있지만 아직은 펀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3년인데 나중에 5년 만기 상품이 나오면 그때는 블록체인이나 다른 것도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표는 앞으로도 비상장기업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다. 당연히 그만의 ‘런 앤드 히트’ 전략과 함께다. 노 대표는 “상장(시장)은 플레이어도 많고 시장이 효율적인 상태라 노력에 비해 수익에 한계가 있다”면서 “그로 인해 기관들의 비상장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장의 관심이 증가해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그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고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노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쟁이 치열하면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는데,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받기 좋은 환경이 돼, 옥석만 잘 가린다면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대표는 비상장 투자를 어려워하는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일종의 사명감도 내비쳤다. 그는 “집을 살 때 대여섯 번 직접 가보고, 고민하고 사지 않냐”며 “해당 기업이 어떤 일을 하고,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등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다만 일반 투자자가 회사에 접근하거나 정보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펀드를 통해 비상장사 투자 길을 열어주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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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정유경 신세계 사장, 은둔형 리더십 빛났다

1996년 조선호텔 이사로 경영 참여...2016년부터 책임경영 체제 백화점·면세점·화장품·패션 부문 맡아 ‘신세계그룹 전성기 이끌어’ |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 ‘은둔형 경영자’, ‘조용한 리더십’.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따라붙는 별칭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대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반면, 정 총괄사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매우 드물다. 정 부회장에 가려져 있던 정 총괄사장이 분리 경영 이후 신사업에서 잇달아 성공을 거두며 재계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 업계는 최근 각종 규제와 소비문화 변화로 침체기를 걷고 있다. 하지만 전통 유통채널인 백화점을 비롯해 신규 진출한 면세 사업 등에서 실적을 올리며 정 총괄사장의 숨은 면모가 드러났다. 정 총괄사장은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그룹 경영에 참여한 후 2003년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상무)을 거쳐 2009년 신세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6년부터 정용진 부회장과 떨어져 독자 노선을 걷는 책임경영 체제가 시작됐다.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화장품·패션 등을, 정 부회장은 마트·복합쇼핑몰·편의점 등의 사업부문을 맡고 있다. 분리 경영 이후 정 총괄사장은 그동안의 경영 노하우를 쏟아내면서 무서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백화점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후발주자로 나선 면세점은 단숨에 3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여기에 시코르 등 뷰티 사업과 까사미아 인수로 사세를 확장 중인 가구 사업까지 더해 정 총괄사장은 현재 신세계그룹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리틀 이명희’에서 ‘여제 정유경’으로 발돋움 정유경 총괄사장은 1972년 10월 5일 정재은 조선호텔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태어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남매지간이며, 2001년 초등학교 동창인 문성욱 현 신세계인터내셔널 부사장과 결혼해 슬하에 서윤, 서진 2녀를 두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외삼촌이다. 외사촌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는 삼성가 여성 최고경영진으로 비교되곤 한다. 정 총괄사장은 경기초교와 예원학교, 서울예술고, 이화여대 미대(디자인),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학과를 졸업해 미술과 디자인 분야에 남다른 감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현 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과는 초·중·고교 동문이다.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이끌어 온 신세계그룹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동화백화점을 인수해 상호를 변경하면서 설립됐다.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회장이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해 경영했다. 정 총괄사장은 ‘리틀 이명희’로 불리며 그룹 내에서 활동해 왔지만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은둔형 경영자’로 불린다.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혐의로 2013년 법원에 출두했을 때를 빼고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5년 말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 오른 후에도 대외 활동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2016년 대구 신세계백화점 개점식 참석이 1996년 입사 후 첫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것으로 기록될 정도다. 이때부터 정 총괄사장이 어머니와 오빠의 그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여제’의 풍모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행보는 신세계그룹을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운 이명희 회장과 닮았다. 이 회장 역시 1973년 신세계백화점 영업사업본부 이사로 출근한 이후 23년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은둔형 경영자다. 정 총괄사장은 이 회장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출장길에도 늘 동행하는 등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 왔다. 그는 평소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다고 말해 왔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림과 음악감상이 취미여서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글로벌 트렌트를 잘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세계백화점의 디자인 구성과 미술작품 배치는 물론 패션, 화장품 사업을 주도하면서 해외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는 역할을 했다. 2017년 최대 실적 이어 두 자릿수 성장세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순항 중이다. 특히 올 상반기의 경우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눈에 띄게 상승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한 2조2781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62.3% 늘어난 193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 2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93.1%(798억 원)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달성했다. 이는 경쟁사와 확연하게 대비되는 실적이다. 현대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액은 8942억 원으로 작년보다 4%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4.2% 줄어든 1781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상반기 매출액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 30% 늘어난 1조5910억 원,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이 같은 고속 성장에는 글로벌 명품과 인기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온 상품기획(MD) 역량이 토대가 됐다는 평가다. 또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의 매출 증가가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지난 8월 말 강남점이 자리한 센트럴시티에 JW 메리어트 서울이 8개월여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하면서 백화점, 면세점, 특급호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면세점이 오픈한 한 달 간(7~8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4% 신장했고, 구매고객 수도 15.2% 증가했다. 면세점 오픈 직전 한 달(6월 18일~7월 17일) 강남점 외국인 고객 매출이 0.9%, 구매고객 수는 1.7% 신장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면세점을 통해 외국인 고객이 다수 유입된 셈이다. 특히 외국인 큰손 고객들이 전체 외국인 매출을 이끌어 명품 장르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럭셔리 워치 매출은 800%까지 신장세를 보였다. @img4 ‘정유경의 신세계’... 대표작 면세사업 승승장구 정유경 총괄사장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사업은 단연 면세점이다. 롯데와 호텔신라 독주 체제였던 면세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신세계면세점은 몸집을 키우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경쟁에서 사업권을 거머쥐며 면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6년 6월 명동점 개점 1년 만에 명동 롯데면세점 본점, 장충동 신라면세점에 이어 매출 3위 점포로 자리 잡았다. 그는 시내면세점에 그치지 않고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권에 도전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롯데와 신라를 제치고 인천공항 T1 면세점 입찰에서 연매출 9000억원 규모인 DF1구역(향수·화장품·탑승동)과 DF5구역(피혁·패션) 사업권을 모두 따냈다.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특허사업권을 획득하면서 면세점 시장은 ‘3강’ 체제로 재편됐다. 신세계면세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2.7%에서 올해 2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롯데는 인천공항 T1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시장점유율이 42%에서 35.9%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로써 신세계와 업계 1, 2위인 롯데(35.9%), 신라(29.7%) 간 시장점유율 격차는 7∼13%포인트까지 좁혀진 셈이다. 신세계면세점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정 총괄사장의 추진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정 총괄사장은 신규 면세점인 명동점을 1년 여 만에 국내 매출 3위 점포로 빠르게 성장시켰다. 명동점은 신규 면세점 가운데 가장 먼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샤넬’ 등을 유치한 바 있다.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매출 1조164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세계 연결매출의 30%에 해당하는 것으로, 신세계디에프 설립 후 2년 만의 성과다. 서울 강남의 신규 면세점인 센트럴시티점도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오픈 한 달 만에 3만여 고객이 찾아 308억 원의 매출(온·오프라인 전체)을 올렸다. 이는 명동점 초기 한 달 매출 실적에 비해서도 51% 높은 실적이다. 지난 6월 신세계그룹에 산재됐던 면세사업 부문을 신세계디에프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향후 전망은 더욱 밝다. 그동안 신세계그룹 면세사업은 신세계디에프가 명동점을, 신세계조선호텔이 부산과 인천공항점을 나눠 운영해 왔다. 신세계는 사업 일원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신세계조선호텔 보세판매업(면세점 사업) 부문을 분할해 새로운 회사인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을 설립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디에프글로벌에 총 220억 원을 출자했다. 신세계디에프글로벌은 지난 6월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을 흡수 합병하면서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사업은 신세계-신세계디에프-신세계디에프글로벌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로 마무리됐다. 전문가들도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사업 일원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면세사업부 통합으로 신세계디에프가 보유하게 될 사업장은 총 5개로 늘어나게 되며, 내년에는 총 매출액 2조9000억 원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g5 중견 가구 영역 확대...“리빙 1조 브랜드 키운다” 올 초 정유경 총괄사장은 파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홈퍼니싱 시장 진출을 알린 것이다. 까사미아는 1982년 인테리어 소품 업체로 출발했다. 중견 업체로는 드물게 디자인연구소를 보유하고 다품종·소량 생산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면서 충성 고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까사미아는 현재 전국에 7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 2016년 말 기준 매출 1220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 규모다. 신세계백화점의 까사미아 인수는 단순한 가구 브랜드 인수가 아니라 신세계 내 제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기존 패션(보브·스튜디오 톰보이·코모도 등), 뷰티(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에 이어 이번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홈 토털 라이프스타일’까지 제조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회사 측은 고성장을 거듭하는 국내 가구 시장에서 점포망, 고객자원 등 신세계의 유통 인프라와 36년간 축적된 까사미아의 제조 인프라가 결합하면 상호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2015년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의 책임 경영을 본격화한 후 첫 M&A 사례인 만큼 향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신세계백화점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 갈 계획이다. 먼저 전국 13개 백화점과 그룹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채널을 확대하는 동시에 로드숍 전략도 펼쳐 동종 업계 수준의 매장 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재 가두상권 중심의 72개 매장을 향후 5년 내 160여 개로 2배 이상 늘리고, 신규 매장의 성격도 ‘플래그쉽’, ‘로드숍’, ‘숍인숍’으로 세분화해 상권 규모에 맞는 출점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외형 확장뿐만 아니라 사업영역도 다각화한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가정용 가구 중심의 B2C 사업 형태인 까사미아에 △홈 인테리어 △B2B 사업 △브랜드 비즈니스 분야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1200억 원대인 까사미아 매출을 5년 내 매출 4500억 원으로 끌어올리고, 오는 2028년에는 1조 원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포부다. 최근 가구 업계는 전시와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는 고객 유인 전략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까사미아와 유통채널 간 시너지는 배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가구 업계 관계자는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뒤 고급 이미지를 얻고 품질과 서비스가 전보다 강화되면서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까사미아의 브랜드 가치가 낮지 않고 신세계그룹도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해 양사 간 시너지가 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뷰티 사업 성과 ‘기대’...“이르면 내년 BEP 달성” 정 총괄사장이 역점을 두고 진행 중인 또 다른 사업군은 화장품 제조와 리빙이다. 화장품은 백화점 내 주력 상품 중 하나이며, 리빙 사업은 최근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장품 사업은 초기 적자를 내며 주춤하는 듯했지만 최근 주문 물량이 쇄도하고 있어 내부에서는 1~2년 이내에 손익분기점(BEP)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제조 자회사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2015년 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가 지분율 50 대 50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75억 원에 4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2016년 5월 경기도 오산시 가장산업단지 내에 제조 공장과 R&D센터 건립에 들어가 작년 1월 말 공사를 마치고 2월 1일 식약처로부터 화장품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 오산 공장은 총 5층, 1만3452㎡(4064평) 규모로 1층에는 하이렉 물류창고와 제조시설, 2~3층 생산시설, 4층 R&D센터, 5층엔 지원시설 등을 갖췄다. 오산 공장이 본격 제품 생산에 들어간 건 작년 2월부터다. 올해 8월부터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일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비디비치’는 신세계백화점 1층에 자리 잡으며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3월 한 달에만 131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7년 전체 매출(229억 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화장품 ODM은 R&D가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작년까지 공장 등 인프라에 투자했고 올해는 R&D와 우수 인력에 투자하면서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6월부터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원부재료 비용이 늘어 2분기 적자 폭이 커졌으나 하반기부터 매출 성과가 나올 것이며, 1~2년 안에 BEP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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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김상선 KISTEP 원장 "국민·현장·연구자 중심으로 연구기관 발전시켜야"

대한민국 과학기술정책 싱크탱크 수장...‘혁신적 선도자 전략’ 강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급 격상시켜 컨트롤타워 역할 제안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현장 경험과 네트워크를 제도와 정책에 잘 반영하고 실행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미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게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40년 넘게 대한민국 과학기술 행정에 몸담아 온 김상선(64) 전 과학기술부 실장이 지난 8월 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으로 취임했다. 여전히 의욕에 넘치고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의 김 원장은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 운영 필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총리급 부서 격상, 국민·현장·연구자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 사회혁신지수 개발, 혁신투자 플랫폼 등 자타 공인 ‘과학기술 대표 정책통이자 행정전문가’로서 소신 있고 거침 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KISTEP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총본산으로서 명실상부한 최고 과학기술 싱크탱크(Think Tank)다. 20조 원을 돌파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간 예산의 조정·배분은 물론이고 주요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총괄한다. 부처 장관들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갑질 기관’이라고 말할 정도로 숨은 실세 기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원장은 “우리의 오늘이 과학기술 덕분이라면, 우리의 미래도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며 “미래 50년, 100년을 지향한 과학기술을 위해 다시 한 번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Q 과기부를 떠난 뒤 여러 자리를 거쳤는데, 원장 취임의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A 과학기술을 둘러싼 주변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불과 50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의 우수한 DNA와 함께 과학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산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안보, 삶의 질, 사회문제 해결,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중심에 자리 잡아 이른바 ‘과학기술중심사회’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급변의 시기에 다시 한 번 과학기술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 과학기술 혁신정책의 싱크탱크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KISTEP이 있다. 이런 막중한 시기에 원장으로 부임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 Q KISTEP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과학기술 혁신정책의 순환 과정으로 설명하겠다. 혁신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현주소를 파악해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상을 예측해야 한다. 그런 진단과 예측을 바탕으로 혁신정책을 수립한다. 과학기술의 범위가 넓고 이를 다루는 부처가 다양하다 보니 기획과 전략도 다양하게 쏟아져 나온다. 이들이 상충하지 않고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조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렇게 수립된 국가 차원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 연간 20조 원 규모의 정부 R&D 예산을 배분·조정한다.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에 배분하기도 하고, 새롭게 시작할 대형 사업에 대해서는 추진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한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집행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인 만큼 추진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평가하며, 그 결과를 다시 정책 수립 과정에 환류한다. KISTEP은 이런 혁신정책의 전 주기에 깊이 관여하며 브레인 역할을 수행한다. Q 신임 원장으로서 향후 비전과 전략, 실행방안은? A 과학기술중심사회의 도래와 함께 과학기술계의 여건도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다. 우선 그동안의 주된 영역이었던 R&D를 넘어서 인력, 지역, 정보, 인프라 등 국가혁신체계(NIS) 전 분야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정부 각 부처의 R&D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허브 기관이 되겠다. 부처별로 흩어진 연구과제관리시스템(PMS)을 표준화·통합하고, 연구관리전문기관 혁신협의회 총괄 기능을 활성화하겠다. 아울러 혁신성장동력 발굴·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 사이의 가교 역할을 강화하겠다. 사업화를 저해하는 규제를 개선하고, 산업계 수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며,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Q 과학기술 혁신정책 싱크탱크로서 새롭게 도입하고 싶은 주제는? A 우선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정립하고 싶다. 예를 들어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혁신적 수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회혁신지수’를 개발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과학기술의 사회적 가치 추구를 확대하고 제도화하는 것이다. ‘사회문제 해결형 과학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혁신과 사회혁신을 연계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재난‧재해, 기후변화 등 글로벌 환경 이슈 대응방안이나 통일한국 시대를 대비한 남북 과학기술 협력 등도 앞으로 관심 있게 다뤄야 할 주제다. Q 내년도 R&D 예산의 주요 특징과 앞으로의 혁신 방안은? A 2019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은 사상 처음 2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최근 3년간 1%대 R&D 예산 증가율을 벗어나 3%대 증가율에 진입한 것으로, 우리 정부의 혁신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내년 주요 R&D의 중점 투자 방향은 연구자 중심의 기초연구 확대, 혁신성장 가속화, 인재 양성‧일자리 창출,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요약된다. 혁신 방안과 관련해 기존에는 R&D 투자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기술, 인력, 제도, 정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혁신투자플랫폼을 마련, 개발된 기술이 제도에 막혀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다. Q 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업무가 기획재정부에서 과기정통부로 위탁됐는데. A 위탁 이관, 분리 운영의 취지는 과학기술 분야 전문성을 토대로 연구개발사업의 특성을 반영해 신속하고 유연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조사에 따른 소모적 부담을 줄이고 사업 추진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연구개발 투자의 적시성을 확보하자는 뜻이다. 향후 투명한 제도 운영을 위해 조사 진행 상황, 조사자료 등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개발 예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Q ‘과학기술 정책전문가’로서 과학기술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면? A 우선 선진국을 추격하는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 최초·최고의 기초·원천연구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먼 미래에 대한 준비를 병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민간이 쉽게 나서기 어려운 사회문제 해결, 거대과학, 대형 장비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스마트한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민간 관계, 산·학·연 역할 분담, 글로벌 협력과 경쟁 및 연계전략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현장의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신명 나는 연구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Q 현재의 과학기술 행정체계에 대한 보완책이라면? A 최근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신설하기로 한 방안의 연장선상에서 현재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부총리 부처로 격상함으로써 국가기술혁신체계 전반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 중심 국정 운영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어느 한쪽의 장점이 월등히 많지 않다면 행정체계의 변화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Q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르는데. A 출연연은 역할과 기능을 변화시켜 왔다. 발전 방안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과 책임, 국민 중심, 연구자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하향식(Top-down) 발전 전략에서 탈피해 상향식(Bottom-up)으로 연구 현장과 함께 발전하는 전략이다. 예산·사업·평가 등 정부의 관리 관점이 아니라 인력·조직·연구문화 등 출연연 현장 관점에서 연구생태계를 다루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출연연이 혁신과 개선의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스스로 미래지향적 발전을 고민하는 정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출연연에 ‘더 큰 자율과 더 큰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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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시장경제살리기연대 이끄는 이언주 의원

“사장이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 소득격차 확대 문제의 본질은 중산층 붕괴 보수의 부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근대 보수’로 이제 운동권 이후 세대가 새로운 가치 정립해야 |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문재인 정부의 실정 중 가장 큰 것은 소득주도 성장, 노동 정책입니다. 최저임금 급등, 주 52시간 강행이 제일 심각하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경기 광명시을)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행한 우리나라가 이제는 ‘자본가는 강자, 노동자는 약자’라는 구시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표된 소득격차 심화 통계의 본질적 문제는 ‘중산층의 몰락’이라며, 이는 우리 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성 문제와 직결된다고 판단했다.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가 아닌 자본주의 운영의 문제로, 시장경제를 공정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렇다고 국가가 개입해 규제하고 특혜를 통한 불공정 지원이 이뤄지면 혁신의 이유가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보수 정치가 다시 주목받기 위해서는 북한 공산주의에 맞선 반공 보수, ‘전근대적 보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근대적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화 이후 이른바 운동권이 집권하면서 사회주의적 사고가 만연하고 있음을 경계하며, 공정이라는 가치 아래 기회가 보장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 성장은 시장경제 원칙 맞지 않아...“사장이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 이언주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은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는, 실증되지 않은 소수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임금은 성장을 통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노동 수요가 늘며 상승하는 것인데 주객이 전도됐다는 의미다. 이 의원은 “임금을 올리기 위해 임금을 올린다?”라고 반문하며 “성장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임금을 억지로 올리면 인위적 인상이 된다. 그러면 수요가 공급보다 현저히 떨어져 당연히 실업이 증가한다. 임금이 노동시장 가격이라는 기본적인 수요공급곡선만 알아도 예상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어 “사용자가 지급할 수 있는 가격에 비해 ‘가격 조작’을 한 것이다. 정부가 노동자 복지를 위해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보다 더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지 가격을 조작하면 엄청난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최저임금 급등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소상공인들의 집회 현장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했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월 29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집회에는 3만여 명이 넘는 소상공인이 집결해 최저임금 개선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자영업자들은 노조와 달리 전임자들이 아니다. 쉬어도 임금 받는 게 아니라 가게 문을 닫고 왔다는 의미다. 그래서 노동자 30만 명이 모인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비가 내리는데 우는지 빗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하게 절규했다”고 전했다. 폭우 속 연단에 선 이 의원은 “임금은 정부가 주는 게 아니다. 임금을 시장가격에 비해 무리하게 올리면 차익 지급을 사용자에게 강요하는 것”이라며 “최저생계비 보장은 시장 정상가격보다 못 받는 사람에 대한 보장인데,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정상가격보다 높여 받아야겠다는 것은 가격 왜곡”이라고 말해 현장의 호응을 얻었다. 이 의원은 그날 현장을 정부가 무엇인지, 대통령이 무엇인지, 정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자리였다고 기억했다. ‘남은 망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생색은 자기들이 내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폭력적 사태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술회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처음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급등을 준비했을 때부터 홀로 외로이 싸웠던 아픔도 털어놨다. 당시 자신의 행동을 좋지 않게 보던 의원들에 대한 서운함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작년 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계속 강력하게 ‘사장이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이런 문제를 일방적으로 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며 “계속 반대하니 민주노총에서 당시 국민의당 당사와 지역 사무실에서 ‘이언주 사퇴하라’고 시위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응원하지 않았다. 국민의당 어떤 의원은 ‘뭐하냐’고 불편해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분위기에 휩쓸리는 정치가 아닌, 가치에 따르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이 외치니 소상공인의 구미에 맞게 이야기하고 실현 가능한지를 보지 않는 수준 낮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며 “국가가 여기까지 개입해선 안 된다. 시장경제에 반한다라는 가치 중심으로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격차 확대 문제의 본질은 중산층 붕괴...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 문재인 정부 2년 차를 맞아 고용, 분배, 성장률 등 각종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 8월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최하위층과 최상위층 소득격차가 2분기 기준 2008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을 16.4% 올렸지만 하위 20% 가구 소득은 오히려 7.6% 줄었다. 이번 통계 결과에 대해 이 의원은 ‘중산층의 몰락’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그는 “성장할 때도 고소득층의 소득이 더 많이 늘기 때문에 격차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게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최근 흐름은 중산층이 일자리를 잃는 것이 심각하다. 중산층은 사회를 지키는 근간과 질서, 큰 틀을 유지하는 허리인데 중산층이 몰락해 서민으로 전락한다면 그 사회는 더 이상 활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소득층은 사실 국민경제와 큰 상관 없는 경우가 많다. 지금 상황은 최저임금 급등으로 중산층 몰락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라며 “자영업자와 작은 기업들이 가장 먼저 몰락하는 것은 사회 지속가능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양극화와 중산층 몰락은 시장경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경제를 공정하게 하지 않아서 야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주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운영의 문제라는 의미다. 이 의원은 “정부가 개입하고 그 과정에서 불공정 지원, 특혜를 주면 경제 주체들이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결탁에 더 신경 쓰게 된다”며 “불공정 지원을 받으려는 구성원이 시장에 살아남고 실력 있는 자는 도태된다. 당연히 열심히 혁신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시장경제에 무지하고 시장을 무시하는 현 정부에 분노한 의원들과 함께 ‘시장경제살리기연대’라는 의원 모임을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야당 경제통과 경제 실정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의원들이 모인 시장경제살리기연대는 현재 강효상, 김용태, 김종석, 윤상직, 이언주, 정운천, 정유섭, 지상욱, 추경호(가나다 순)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 모임을 ‘국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폭력적 정책에 대해 투쟁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가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강력히 투쟁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의원들이 모였다”며 “시장경제에 국가가 들어가 왜곡하고 개입하는 것이 만연하면 절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없다. 투자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경제통이라고 생각되는 의원들이 모여 모임 이름부터 지향점을 명확히 밝히자고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반공 보수 ‘전근대 보수’를 넘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근대 보수’로 지난해 대선과 올해 6.13 지방선거 참패로 한국 보수 정당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언주 의원은 보수 재건의 길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의원은 “지금의 스펙트럼을 좌우로 나눈다고 했을 때 우파는 2010년 이전의 ‘전근대적 우파’와 그 이후의 ‘근대적 우파’로 분화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전근대적 우파는 북한 공산주의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는 쪽이다. 다만 자본주의를 지향했지만 국가중심적 자본주의로 경제적 자유에 대한 자각이 일천했다. 정치적으로 권위적이었고 개인적 자유에 대한 보장보다 국가주도 경제를 추구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보수가 전근대적 우파 이후 근대적 우파로의 이행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화가 난다”고까지 표현했다. 프랑스 혁명 사례를 든 이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독재가 끝나며 근대 민주주의 혁명에서 상공인 중심이 아닌, 사회주의에 심취한 운동권 세력이 동력이 됐다. 결국 87년 민주화 이후 제대로 된 보수 우파 세력이 없었다”며 “우파라면서 관치를 했고, 경제에 개입했고, 경제인을 이용했고, 국민을 권위적으로 대했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우파가 말하는 정의인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좌파가 가져갔다”면서도 “하지만 기회가 있다. 치안·국방·외교에서는 강한 국가, 경제적으로는 국민과 시장 자율을 존중하는 정부, 약자를 받치는 작은 정부가 참보수다. 보수가 잘 구현되면 자본주의가 번창하고 성공 기회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좌파에 비해 우파는 공감 능력과 감성이 뒤떨어진다’는 비판을 수용하고 인정하면서 ‘책임’ 의식이 우파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책임 있는 집단이 돼야 한다. 감성적으로 뒤떨어질 수 있어도 믿고 맡길 수 있다, 책임감 있다는 어필이 중요하다”며 “물론 감동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책임 있는 집단이라는 어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드보이 전성시대? 운동권 이후 세대가 새로운 가치 정립해야 여야를 막론하고 중앙 정치권은 ‘올드보이’ 전성시대다. 2007년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권후보로 경쟁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1년 만에 당 대표로 모두 복귀했다.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수장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다. 이에 대해 이언주 의원은 올드보이를 ‘실패한 세대’로 규정하고 운동권 이후 세대가 정치의 중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안철수 현상’은 근대 보수의 출범에 대한 여망이었다며, 안철수 전 대표는 준비가 되지 않아 실패했지만 급조할 일은 아니라고 봤다. 이 의원은 “정치 가치를 새로이 정립하는 역할은 운동권 다음 세대의 몫”이라며 “민주주의 감수성과 진짜 보수에 대해 고민하는 새로운 세대가 기득권이 된 운동권 세력에 다시 저항하는 흐름으로 가야 승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젊은 세대들이 복지를 싫어하지 않지만,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내가 창업했지만 중견기업도 대기업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를 바랄 것”이라며 “이 일은 성찰 후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결기를 가지고 해야 한다. 가치 혼돈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언주 의원이 마지막으로 강조한 화두는 ‘경제’와 ‘미래’였다. 이 의원은 “지금 정치가 역할을 다했다고 하기에는 미래 상황이 좋지 않다. 정치는 정직하게 해야 한다. 현 상황을 부풀려 이야기하면 안 된다.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복지국가도 되고 자본주의도 된다”며 “스피노자의 ‘지구가 내일 멸망한다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정신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 때 사회가 잘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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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 "'보는 음악'으로 5년 내 1위 멜론 잡겠다"

음악앱 ‘지니’ 최초 기획자...3년 만에 업계 5위→2위로 끌어올려 2년반 만에 CEO로 컴백...CJ디지털뮤직 합병으로 ‘역전 기회’ KT·CJ·LGU+ 3사 연합군 ‘지니뮤직’...기술+콘텐츠 시너지로 ‘2022년 1위’ |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음악을 ‘듣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5G 신기술이 적용된 ‘보는 음악’으로 2022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 명을 달성하고 음원 업계 1위 사업자가 되겠다.” 지난 수 년간 독보적인 업계 1위로 군림해 온 ‘멜론’을 5년 안에 따라잡겠다고 호언장담한 이가 있다. 5세대(5G) 신기술을 적용한 ‘보는 음악’으로 새로운 음원 트렌드를 선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8월 열린 비전 발표식에서 30여 년 전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 고(故) 유재하 씨가 관객들 앞에 나와 연주하는 모습을 증강현실(AR)로 생생하게 재연해 보여주면서 이 같은 구상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파격적인 포부를 거침없이 밝힌 이는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다. 지난해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약 1년여 만에 ‘업계 1위’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 2분기 기준 유료가입자 478만 명으로 전체의 60%를 점유 중인 독보적인 1위 ‘멜론’을 잡겠다고 나선 경영자는 그동안 없었다. 김 대표는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과 플랫폼을 보유한 KT·LG유플러스, 콘텐츠 제작 역량을 보유한 CJ ENM과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이 지니뮤직의 강점”이라면서 “AR 기반의 보는 음악 및 체감하는 음악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이전까지 체험하지 못했던 음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충성 고객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KT·CJ·LGU+ 3사 연합군 ‘지니뮤직’...3년 만에 업계 5위→2위로 끌어올리다 김 대표는 사실 지니뮤직을 KT그룹 내에서 최초 기획한 주인공이다. 지난 2011년 KT 스마트에코본부 전략앱개발담당 상무로 재직하던 중, 모바일 기반의 신규 음악 서비스 ‘지니’를 최초로 개발해 론칭했다. 이후 지니는 신사업으로 추진됐고, 김 대표가 KT뮤직 서비스사업부문장(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이 사업부문을 KT에서 KT뮤직으로 영업양수 방식을 통해 가져왔다. 김 대표가 KT뮤직 서비스사업부문장 직을 수행했던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지니뮤직은 업계 5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그 배경엔 타사 음원 서비스들이 온라인 기반 서비스에 치중하고 있을 때 선제적으로 모바일 사업을 확대했던 김 대표의 경영 판단이 있었다. 무료이용권 확대 등 고객 체험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한 김 대표의 과감한 결단도 주효했다. 당시 지니뮤직은 멜론 등 다른 음원 서비스에 비해 혜택이 많은 서비스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 시기에 유입된 초기 유료가입자들이 현재 지니뮤직 성장의 발판이 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부사장 겸 음악서비스 연구개발 총괄로서 서비스의 기술적 혁신에도 집중했다. 지난 2013년 이용자가 음악 감상 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3D 입체음향’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이듬해엔 모바일 기반 음원 서비스로서는 세계 최초로 무손실원음(Free Lossless Audio Codec)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했다. 음원의 양이나 가격 경쟁에만 치중했던 그 당시로서는 선구자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다. 약 2년반 만에 최고경영자로서 지니뮤직에 돌아온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간결하다. 절대 강자로 여겨지는 멜론을 제치고 음원 시장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지난 7월 지니뮤직이 CJ ENM의 음원 서비스 ‘CJ디지털뮤직’을 전격 합병하면서 역전 발판은 일단 마련했다. 가입자 250만 명 규모에 그쳤던 지니뮤직은 CJ디지털뮤직의 가입자 60여 만 명을 흡수하면서 통합 310만 명 규모의 가입자 풀을 보유하게 됐다. 확실한 업계 2위 자리를 보장받은 것이다. 김 대표가 제시한 1위 등극 전략은 KT(지분율 35.97%), CJ(15.35%), LG유플러스(12.70%) 3사의 협업 시너지 극대화다. 네트워크 기술과 통신 가입자 풀을 가진 KT와 LG유플러스, 영상 등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역량을 보유한 CJ ENM이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들을 내놓는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 첫 번째 계획은 ‘보는 음악’이다. 오는 2022년까지 음악 공연 장면을 이용자의 360도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차세대 홀로그램을 비롯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5G 기반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미디어 콘텐츠를 지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 예로 남성 보컬그룹 ‘스윗소로우’가 고(故) 유재하 씨의 홀로그램과 합동 공연하는 실감형 서비스를 지난 8월 선보인 바 있다. CJ ENM과의 협업을 통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독점 제공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지니뮤직과 CJ ENM이 공동 기획해서 독점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홀로그램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KT그룹의 ICT 역량과 최근 확보한 콘텐츠 경쟁력을 접목해 고객들이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했던 음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5G 기반의 미래형 음악 서비스를 바탕으로 500만 명 이상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해 지니를 대한민국 대표 음악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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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의 투자법 "재무제표 말고 비즈니스 모델 주목"

강방천 회장 만나 ‘투기적 투자’에서 ‘가치 투자’ 변신 ‘일등기업’ ‘성장가치’ 주목하는 가치투자가 하반기 핵심 테마는 ‘4차산업혁명’ ‘중국 소비재’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 최상수 사진기자 kilroy023@newspim.com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1970년생 스타 펀드매니저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간판 펀드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를 조 단위 규모로 키운 주역이기도 하다. 사업가를 꿈꾸는 평범한 상대생이던 그가 주식 투자에 눈뜨게 된 건 회계 때문이다. 사업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서 시작한 회계 공부가 그의 인생 진로를 바꿨다. 회계학을 공부하다 접한 투자론이 그를 지금의 최 대표로 만들었다. 주식을 처음 접한 대학 시절 그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고수익을 노리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포트폴리오는 자연스레 당시 핫한 종목들로만 이뤄졌다. 현대증권(현 KB증권) 대학생 주식투자 대회에 나가 입상한 경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주식 투자를 더 잘할 수 있을까. 졸업 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더욱이 1997년 IMF 외환위기는 고용 한파를 몰고 왔다. 투기적 투자자에서 가치투자자로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왔다. 가치투자의 대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그를 알아봤다. 1999년 그는 에셋플러스투자자문에 첫 공채로 입사한다. 최 대표는 강방천 회장과의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했다. “입사 면접 때 강 회장님이 좋아하는 주식을 묻기에 골드뱅크, 씨티아이반도체 등 당시 시대를 풍미했던 주식을 늘어놨죠. 그런데 나중에 제가 뽑힌 이유를 알고 보니 가르치기 쉬울 것 같아서였다고 하시더군요. 당시 투자했던 기업을 팔고 그 반대 성향의 기업을 사면 되기 때문이라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가치투자자의 행보가 시작됐다. 가치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믿음으로 가격이 가치에 수렴할 때까지 기다리는 투자로 바뀐 것이다. 그는 워렌 버핏, 벤자민 그레이엄 책도 봤지만 이보다는 기업들의 사업보고서를 자주 들여다봤다. 주식 투자는 곧 기업 투자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주식으로 성공한 위대한 투자가의 일화를 안다고 투자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기업을 더 많이 알고 공부하는 게 주식 투자를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최 대표는 자신을 ‘성장 가치’에 주목하는 가치투자자라고 정의한다. 그가 강조하는 덕목은 미래 변화를 바라보는 망원경적 시각이다. 세상은 늘 변하고 가치는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펀더멘탈, 회계적 분석 등 마이크로한 시각도 중요하지만 펀드매니저에겐 변화를 감지하는 통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투자 판단을 내릴 때는 확인된 가치인 회계적 정보보다는 재무제표의 이익을 만들어 내는 근간인 사업모델을 더 중요시한다. ‘투자 기업의 사업모델이 견고한가’, ‘지금 사업모델이 변화하는 미래 기업 환경에 적합한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상장 당시 회계적 정보로 가치를 설명할 수 없었던 네이버 투자는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다. 그는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라는 중책을 맡았다. 대표 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 운용도 책임졌다. 그가 ‘일등 기업 투자’라는 투자 원칙을 체화한 때다. 일등 기업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기업이다. 불황에서 호황으로 돌아가는 경제 흐름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다. 2016년 1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떠나기 전까지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는 순자산가치(NAV)가 9000억 원대까지 늘었다. 연평균 수익률도 약 18%를 기록했다고 그는 말했다. 안정적 수익 비결은 분산투자였다. 일등 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키되 좋아하는 업종으로만 포트폴리오를 채우지 않았다. 불황 섹터라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일등 기업이라면 일정 비중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포트폴리오에 모든 업종을 고르게 편입해 순환매가 도는 구간에서도 펀드 성과가 하위로 처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중국 소비’서 기회 발굴 그는 ‘일등 기업’에 투자하면 불황마저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하반기 ‘4차 산업혁명’과 ‘중국 소비재’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까지 주식시장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 반도체 수요가 늘어 장기적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도체 이익 정점 논란에 눌려 있다”며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보고서는 과거 잣대로 D램 산업을 보는 오류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경쟁 구도가 과점화됐고 수익성 위주의 산업 구도여서 호황일 때 영업이익률 60%대를 기록했다면 불황에도 30~40%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물론 중국이 의미 있는 기술 수준을 가진 경쟁자로 부상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관점을 바꿀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소비 관련 기업과 미디어 콘텐츠 업종에 대해선 시장 반등을 이끌 섹터로 봤다. 최 대표는 “미·중 무역분쟁, 중국과의 관계 복원 과정에서 나온 불협화음, 반도체 산업 정점 논란 등으로 포트폴리오 핵심 섹터, 기업이 조정을 받았다”며 “다만 8월 중순 이후부터 실적 좋은 기업의 주가가 회복하고 성장하는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국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16년 3월 J&J자산운용에 대표이사 겸 CIO로 합류했다. 이재현 대표와 함께 J&J자산운용을 이끌며 출범 3년 만에 연기금이 믿고 맡기는 운용사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J&J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연기금 일임자산과 사모펀드를 합쳐 2조7762억 원(8월 23일 기준)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일임자산과 사모펀드 금액은 각각 2조6593억 원, 1170억 원이다. 올해는 공모운용사 전환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근로자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펀드를 만들고 싶다”며 “금감원 허가 신청이 조만간 들어가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공모운용사 전환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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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편견에 맞서는 ‘청개구리’ 서정진 회장 K바이오 리더로 ‘우뚝’

바이오 불모지 한국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신약·바이오베터 개발로 ‘제2 도약’ 꿈꿔 각별한 주주 사랑...셀트리온만의 문화 만들어 |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 # 셀트리온 창업 초기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우연히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 사원들은 “우리 회사는 언제 대기업이 될까?”라며 대화를 나눴다. 서 회장은 식판을 들고 직원들이 있는 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러고는 “자네가 잘 모르나 본데 우리 회사가 대기업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늘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진하는 사람이다. 남들이 뭐라 하건 끝까지 밀고 나가며, 안주하기보다는 도전한다. 덕분에 그의 말처럼 셀트리온은 대기업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 개발에 성공했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도 제품을 출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요즘은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신약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또 셀트리온스킨큐어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의 계열사를 설립해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IMF 위기 속에서 창업 도전 서 회장은 1957년 10월 23일 충북 청주시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진학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집안 사정은 넉넉지 못했다.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연탄 배달과 장사 등을 했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 생활의 첫발은 삼성전기에서 뗐다. 이후 한국생산성본부로 자리를 옮겨 대우그룹 컨설팅을 하다가 대우자동차 기획 재무 고문으로 일했다. 서 회장은 가는 곳마다 능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전기에서 한국생산성본부로 이직하게 된 것도 당시 한국생산성본부 상무이사였던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의 부름 때문이었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대우자동차 컨설팅을 하던 서 회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눈에 들어 30대 중반에 대우자동차 고문이 됐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승승장구하던 서 회장에게 예상치 못한 고난이 닥친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서 회장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것이다. 서 회장은 1999년 12월 31일 회사를 나왔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창업에 도전한다. 대우차 출신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인천 연수구청 7층 벤처센터에서 ‘넥솔’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 지금의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부회장,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 등도 함께했다. 창업멤버인 이들은 올해 3월 모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16년째 서 회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 서 회장은 사업 초기 넥솔, 넥솔바이오텍, 넥솔넷, 넥솔텔레콤 등을 설립해 IT, 무역 등 여러 사업 아이템을 시험했다. “편견과 반대로 달린다”...셀트리온 탄생 넥솔로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던 서 회장은 의약품 사업에 미래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당시 한국 의약품 산업 수준은 세계적으로 뒤처져 있었다. 의약품 사업에 대해 알고 싶었던 서 회장은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앉아서 고민하기보다는 직접 발로 움직이기를 택한 것이다. 무작정 찾아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서 회장은 B형 간염바이러스를 발견해 197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루크 블럼버그 박사, 스탠퍼드대학의 에이즈 연구소장이었던 토마스 메리건 교수 등 생명공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들과 만난다. 이곳에서 그는 머지않아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기가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들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서 회장은 생명공학 사업을 전개한다. 미국 제넨텍 자회사 백스젠의 기술과 KT&G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간척 사업이 진행되고 있던 인천 송도신도시에 공장용지를 매입하고 바이오 산업의 청사진을 펼쳤다. 서 회장은 2002년 2월 26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셀트리온’을 설립한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2002년 6월 백스젠과 합작회사인 VCI를 설립해 에이즈 백신 개발에 나서지만, 임상시험 3상이 2004년 모두 실패한다.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막대한 자금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작은 벤처기업이 해내지 못할 것이란 편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 회장은 2004년 3000억 원 규모의 2공장 건설 투자 계획을 밝히며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대한 자신의 뜻을 밀고 나갔다. 불가능하다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분야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셀트리온 기업 광고에 ‘편견과 반대로 달리기’라는 문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 회장은 의약품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생산 설비를 확장해 나가는 기존 제약사 방식과 달리 생산 설비부터 갖췄다. 생산 설비를 먼저 확보한 후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통해 선진 기술을 익히고 노하우를 축적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5년 6월 22일 셀트리온은 1공장 준공 한 달을 앞두고 다국적 제약사 BMS와 CMO 계약을 체결했다. 2007년 12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설비 승인을 획득한다. 세계 최초 램시마 바이오시밀러 개발 2007년 위기를 한 차례 넘긴 서 회장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돌입한다. CMO를 통해 노하우를 쌓은 만큼 자체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동물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시기 서 회장 스스로도 “아침마다 눈 뜨는 순간이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회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을 택했다.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돼 있던 오알켐을 인수해 합병함으로써 2008년 8월 우회 상장을 했다. 그리고 상장 6개월 뒤인 2009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 올라섰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서 회장은 이후 더 큰 결단을 내렸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CMO 사업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모두가 말렸지만, 서 회장은 “남의 것만 계속 만들면 주인이 못 될 것 같다”며 CMO 사업을 과감히 중단했다. 이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매달린 끝에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개발에 성공한다. 그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램시마 판매 허가를 획득하고, 8월 램시마를 처음 출시했다. 서 회장은 해외 공략을 위해 유럽을 포함, 세계 52개국에 램시마 허가를 신청했다. 선진 규제기관에 접수된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의 첫 사례였다. 2013년 5월 30일 새벽 유럽의약품청(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만장일치로 램시마 승인 권고를 내린다. 2016년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램시마 판매 승인을 획득하며 유럽에 이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까지 뚫는 데 성공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성공 이후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허셉틴 바이오시밀러)도 개발한다. 트룩시마는 2016년 11월과 지난해 2월 각각 한국과 유럽으로부터 제품 허가를 받았다. 2014년 1월 한국 판매 승인을 받은 허쥬마는 올해 2월 유럽 제품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판매 허가를 FDA에 신청한 상태다. 회사는 올해 안에 두 제품의 판매 허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3종을 출시한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된다. 램시마의 유럽, 미국 판매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2%를 기록하며 원조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 @img4 “신약개발 통해 2020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셀트리온은 앞으로 신약 개발 등을 통해 2020년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를 중심으로 한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발매 △휴미라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동시 출시 및 제품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인플루엔자 치료 백신 등 항체 바이오 신약 개발에 이르는 3단계 성장 전략을 세웠다. 특히 신약 개발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성공 가능성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도입할 방침이다. 회사는 신약 개발을 위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CDMO는 세포주 개발부터 최종 생산까지 아우르는 위탁생산 체제를 뜻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CDMO 사업을 통한 상업화 과정에서 기술 이전, 분사, 공동 연구 등의 다양한 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베터 ‘램시마SC’를 비롯해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유행성·계절성 독감, 유방암 치료제 등 신약을 연구개발(R&D) 중이다. 램시마SC는 올해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 휴미라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시작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2020년,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2021년께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은 의약품 유통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화장품 회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im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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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5G로 만년 3위 벗어나겠다”

34년 정통 ‘LG맨’, 손꼽히는 전략 ‘참모장’ 차세대 5G 시장 선점 ‘특명’, 3등 사업자 한계 탈피하나 “변화와 혁신으로 성과”, 선도기업 도약 목표 | 정광연 기자 peterbreak22@newspim.com “그룹 최고의 전략 참모가 왔다. 5G 시대를 준비하는 LG유플러스만의 ‘큰 그림’이 조만간 그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7월 16일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전격적으로 지주사인 ㈜LG 부회장에서 LG유플러스 CEO로 자리를 옮긴 하현회 부회장에 대한 내부 기대는 뜨거웠다. LG디스플레이 부사장, LG전자 사장, LG그룹 사장 및 부회장 등을 두루 역임한 정통 LG맨. 꼼꼼한 업무 처리와 치밀한 전략가로 이름난 그가 5G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LG유플러스를 새롭게 이끌 적임자라는 점에 LG그룹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도 이견이 없다. 하 부회장은 취임 직후 “업무 방식의 혁신을 통해 사업을 멋지게 키워 낸다는 목표로 LG유플러스를 이끌어 나가겠다. 앞으로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더 많이 움직일 것이며, 그 행동은 저 혼자가 아닌 LG유플러스 구성원 전체가 함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노련한 전략참모장, 5G로 변화와 혁신 노린다 1956년생인 하 부회장은 1985년 LG금속에 입사해 LG디스플레이와 전자, 그룹 등의 임원과 CEO로 활약했다. 통신 업계는 처음이지만 2015년 3월 LG유플러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3년 넘게 경영에 참여해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취임 일성으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그의 말처럼, 2년 8개월 만에 새로운 CEO를 맞은 LG유플러스는 기로에 서 있다. 지난 20여 년의 통신 역사 전체에 버금가는 5G라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관문’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3강 구도에서 언제나 3등 사업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던 LG유플러스엔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염원을 풀 수 있는 기회다. 하 부회장 역시 5G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취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5G가 기대 이상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5G를 잡아야 4차 산업혁명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결의와 함께 이번에도 밀리면 더 이상 희망은 없다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내년 3월로 예정된 5G 상용화 준비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남은 건 상용화 이후를 준비하는 ‘큰 그림’이다. 5G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하다. 통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아성은 여전히 견고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검증받은 KT의 5G 노하우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도 시장 선점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스마트홈과 차세대 미디어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자신감은 넘친다. 전임 CEO로서 5G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권영수 부회장이 지주사 최고운영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시너지도 예상된다. 5G를 발판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판’을 엎을 수 있는 기회가 하 부회장 앞에 놓여 있다. 하 부회장은 “통신기업 CEO로서 대한민국이 그동안 주도해 온 통신산업 지위를 지켜 나가는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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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이병권 원장 ‘코리아 R&D 패러독스’ 깨뜨린다

연구개발 투자비·성공률 높은데 정작 혁신동력에는 미진 “민간투자 어려운 공공분야에 파괴적 혁신 추진” 목표 한국과학기술의 산실 KIST, 595조원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창출 | 대담=김영섭 부장 kimys@newspim.com “국가 연구개발(R&D) 혁신 필요성이 논의되는 배경으로 ‘코리아 R&D 패러독스’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세계 1, 2위를 다툰다. 국가 R&D의 성공률은 98%에 달한다. 하지만 정작 연구 성과가 혁신 동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비판이 R&D 패러독스인 것이다.” 서울 홍릉 소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명실공히 한국 과학기술의 산실이다. 1966년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설립돼 국책 연구기관의 맏형 역할을 수행해 왔다. 1970년대 중화학공업의 기틀을 마련해 경제 성장을 이끈 한국 과학기술의 본산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만큼 이병권 KIST 원장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한국 과학기술 핵심 경영자로서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원장 중 첫 연임 기록을 세운 이 원장은 지난 7월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열린토론회에서 이른바 ‘코리아 R&D 패러독스’를 제기하며 출연연구기관의 자율성과 도전적 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해 주목받았다. @img5 혁신 공공기관 평가 2년 연속 세계 6위..기술료 수입 100억 원 대표적인 출연연구기관장으로서 국가 R&D 혁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국민과 정부는 약 20조 원에 이르는 국가 R&D가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가시적 성과를 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출연연이 도전·창의적 연구를 마음껏 수행하기 위한 제도, 문화적 기반이 아직 형성돼 있지 않다. 출연연의 도전·창의적 연구를 위해 개별 출연연의 운영 자율성 보장과 이를 위한 출연금 운영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연연이 자발적으로 도전·창의적인 대형 과제를 기획하고 정부가 연구비를 묶음예산(블록펀딩)으로 지원하는 등 단순 예산 증액이 아닌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출연연 스스로도 연구기획 기능을 강화해 대학·기업과의 경쟁이 아닌 공공이 해야 하는 연구 집중과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 성과 창출을 위한 체질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출연연 원장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했는데, 앞으로 이런 사례가 많아져 성공적 모델이 됐으면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기술연구기관인 KIST를 다년간 이끌고 있다는 데 어깨가 무겁다. 지난 5년간 제 나름의 방식으로 변화와 혁신 노력을 지속해 왔다. 구성원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해서 좋은 성과도 거뒀다. 연구적인 측면을 보면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공공연구기관’에서 2년(2016, 2017) 연속 6위를 기록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30억 원대에 머물렀던 기술료 수입도 1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KIST 도핑콘트롤센터가 참여한 평창동계올림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KIST 원장이라는 자리를 다시 한 번 맡겨준 것은 이 같은 변화와 혁신 노력을 이어 나가라는 의미로 이해한다. 연임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연구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를 토대로 우수한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큰 성과는 KIST 개방·협력 체계”미세먼지·치매대응 연구 역점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남은 1년 반의 운영 계획은? 가장 핵심적 성과는 KIST가 단일 연구소로서 다른 기관과의 경쟁을 넘어 개방·협력 체계를 갖춘 것이라 생각한다. KIST가 가진 인력, 재원, 인프라를 적극 개방하고 산·학·연 융합·협력을 선도하는 플랫폼 역할에 앞장서 왔다. 나아가 국내외 최고 연구진으로 구성된 개방형 연구체계는 치매 조기진단과 같은 우수 성과 창출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출연연과 국내 선도대학 간 상호보완적 역량 결집을 위한 협력 모델인 ‘Joint Research Lab.’도 확대하고 있다. @img4 또 KIST는 올 초 다학제 역량과 개방형 연구경험을 살린 K-DARPA(KIST, Demand-based Aim-oriented Research for Public Agenda)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이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기획청(DARPA) 프로그램과 같이 매우 도전적·타깃지향적 목표로서 국방·안보, 재난·안전 등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공공·사회 분야에 파괴적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올해는 단기실증형 연구에 착수, 충분한 기획과 준비를 거쳐 내년에는 한계 돌파, 파급 혁신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KIST가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연구는 미세먼지와 치매 대응이다. 2~3년 전부터 국민적 관심사가 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을 2017년 5월 유치, 국내외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치매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 사업으로 조기진단, 치료 및 케어기술 개발을 수행하며 KIST 외 3개 출연연, 병원, 대학, 기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조기예측 시스템의 임상 적용과 치매환자 간병보조 로봇을 환자에게 적용하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홍릉 지역 연구개발 클러스터 구상과 대한민국 과학의 국제화 계획은? 홍릉 지역을 4차 산업혁명 견인, 첨단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을 수행하는 혁신 플랫폼으로 재창조하려고 한다. 홍릉의 첨단 연구장비와 인력을 결집해 창업·중소·중견기업에 무상으로 개방하는 중앙연구소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화와 관련, 한국·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설립은 KIST와 대한민국의 연구 노하우·시스템을 해외에 이식하는 핵심 사업이다. 향후 과학기술 교류·협력 차원을 넘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베트남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img6 평생을 연구자로 살았는데, 연구해 온 분야와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지? 광복 70주년 기념 대표 성과에 영광스럽게도 젊은 시절 내가 참여했던 불소화합물 제조공정 개발도 포함됐다. 1990년 유학 후 귀국했을 때, KIST에는 CFC(프레온가스) 대체물질을 개발하라는 국가적 임무가 주어졌다. 당시 대부분 수출 산업에 사용되던 CFC가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져,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계기로 CFC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가 중심이 돼 산업계 어려움 해결에 나섰고, KIST는 CFC 대체물질기술센터를 세워 본격 연구를 시작했다.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3년 내에 기술이 완성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연구장비도 부족하고 냉난방도 안 되는 열악한 실험실에서 30여 명의 연구자와 수차례 실패 끝에 대체 에어컨용 냉매인 HFC-134a 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젊은 연구자였던 나도 국가가 명한 임무 완수에 일조했다는 보람에 감격해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img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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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국내 블록딜 큰손’ 이동욱 얼터너티브투자자문 대표

연간 8조원 블록딜 시장 겨냥 국내 유일 전문 자문사 NH증권-블록딜랩 석 달여 만에 2000억원 자금 모집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이 블록딜 플레이어 ‘은인’ | 김민경 기자 cherishming17@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블록딜은 연간 8조 원 시장입니다. 5~15% 할인된 가격에 매수한 뒤 이미 수익이 확정된 상황에서 파는 거죠. 하지만 개인은 물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프랍 규모가 작다 보니 참여가 어렵습니다. 국내에 블록딜 메인 플레이어가 적기도 하고요.” 이동욱 대표가 이끄는 얼터너티브투자자문은 설립 1년 남짓이지만 신생 회사답지 않은 ‘통 큰’ 행보로 유명하다. 동부증권에 재직하던 2014~2017년 4000억 원, 건수로는 50여 건 규모의 블록딜을 성사시킨 이 대표는 자문 라이선스 획득 후 5개월 만에 블록딜 펀드와 랩을 결성,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기존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없었던 ‘블록딜’ 투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시장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동욱 대표의 투자전략은 ‘규모’다. 평소 RP(환매조건부채권)로 거래하다가 시장에 블록딜이 나오면 편입한다. 할인된 가격으로 매수하기 때문에 곧바로 수익이 확정된 투자 전략이다. 블록딜이란 대량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수급에 따른 급격한 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하는 거래를 말한다. 지분을 대량 매입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대신 당일 종가보다 5~15%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다. 블록딜은 5~15% 할인 가격에 매입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기업이나 주주는 해당 거래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한다. 이렇다 보니 물량을 쪼개서 팔기보단 한 번에 매도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딜’을 선호한다. 집행자금이 적은 플레이어들에겐 진입 문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내서 블록딜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참여자가 적기 때문에 대부분 500억 원 이상 규모의 물량은 해외투자자에게 넘어간다. 얼터너티브의 차별성은 개인에게 문을 열어주면서도 기관보다 대규모로 딜을 소싱하는 데 있다. 이 대표는 “블록딜 거래는 수익이 확정된 상황에서 매도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낮다. 하지만 규모가 커 이제까지 주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며 “얼터너티브는 증권사와 협업, 블록딜을 상품으로 만들어 개인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장세도 좋지 않아 펀드로 수요가 많이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클로징한 NH투자증권 얼터너티브-블록딜 랩은 두 달여 만에 18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모았다. 블록딜 매매에 투자하는 증권사 최초 랩 상품으로, 블록딜 시장에서 풍부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얼터너티브와 NH투자증권 랩 운용부의 노하우 협업이 시장의 기대를 불러모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삼성증권에서 사모로 200억 원이 설정돼 8월 말까지 총 2000억 원 규모로 펀드가 결성될 예정이다. 국내서 손꼽는 블록딜 메인 플레이어로 자리 잡은 이동욱 대표는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을 ‘은인’이라고 생각한다. “동부증권 재직 당시 증권업계에 블록딜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부서가 없었어요. 다만 매수 시장이 너무 작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 거죠. 업계 최초인 데다 많은 사람이 반대했지만 고원종 사장이 가능성을 보고 그 길을 열어줬습니다.” 이후 2014~2017년간 이 대표는 동부증권 블록딜전문팀(딜브로커리지팀)을 맡아 4000억 원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미술 투자 등 대체투자 라인업도 확대 얼터너티브투자자문은 최근 유안타, 대신증권과 총 100억 원 규모의 프리IPO 자문형 신탁상품 모집을 완료했다. 상장 직전인 기업의 지분을 낮은 가격으로 확보하고 상장 후 밸류에이션을 높여 처분하는 구조로, 최근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기관의 러브콜이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현재 바이오 쪽 섹터 투자를 완료했으며, 이르면 올해 상장을 할 계획이다. 블록딜과 프리IPO에 집중했던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에는 사업의 보폭을 다소 넓힌다. 먼저 연말 금융위원회에서 비상장 중계 라이선스를 받아 장외주식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한다. 이를 위해 홍콩과 중국 등 기관투자자들과 업무 제휴를 맺고 플랫폼을 통해 국내 비상장사(프리IPO) 투자 유치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비상장주식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심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크다. ‘좋은’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신뢰 있는 거래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술품 투자 등 다양한 대체투자 라인업도 확대한다. 자문 라이선스를 추가 획득해 신탁사와 협업, 부동산 투자상품 개발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며 “확실한 차별성을 가진 수익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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