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ANDA 뉴스 | 월간 ANDA | 안다쇼핑 | 中文 | 뉴스핌통신 PLUS
회원가입로그인정기구독신청

이전 2020.01월호 다음
ANDA
+
+
+
+

CEO&피플

2019.09월 ANDA
2019.09월 ANDA 아시아
2019.10월 ANDA
2019.10월 ANDA 아시아
2019.11월 ANDA
2019.12월 ANDA
2020.01월 ANDA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1월호

김윤중 동양AK코리아 회장 “소재 독립으로 ‘1조 클럽’ 달성”

전량 수입 고순도 알루미늄 연산 10만t 구축 계획 알루미늄 소재 산업 대외 수입의존도 낮춰 해외시장 진출 통해 항공소재 생산분야 세계 5위 도약 | 오영균 기자 gyun507@newspim.com 지난해 8월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국내 산업계가 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소재 독립으로 ‘1조 클럽’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강소기업 CEO가 있다. 김윤중 동양AK코리아 회장이 주인공이다. 일반인들에게 낯선 지방 기업의 수장이 너무 장밋빛 전망만 밝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저럴까 궁금해졌다. 뉴스핌·월간ANDA는 세종시에 있는 동양AK코리아 본사를 찾아 김윤중 회장과 2시간가량 인터뷰를 가졌다. 대화 내내 김 회장은 자신만만했다.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기술력이 있었다. 특히 항공 소재에 쓰이는 순도 99.99% 고부가 알루미늄 생산기술을 설명할 때 목소리가 가장 커졌다. 김 회장은 “AK코리아는 그동안 국내에서 제조하지 못했던 99.99%의 고순도 대형 알루미늄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 소재는 항공우주‧방위산업용으로 쓰인다. 특히 항공 분야에서는 사람 생명이 달려 있기 때문에 한 치의 오차도, 100만분의 1 오차도 없어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 소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순도 대형 알루미늄은 미국 전투기 공중급유기를 비롯해 우주왕복선, 선박, 일본 완성차 업체의 경량 소재로 적용할 정도로 고부가 소재 중 하나”라며 “우리의 초대형 알루미늄 슬래브 및 빌렛 주조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기술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알루미늄 시장에서 소재 대체를 꾀하고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 진출을 추진, 5년 안에 1조원대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송기 경량화, 무인기 등 첨단 방산무기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고품질 알루미늄의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현재 3공장 A라인이 연산 5만t 규모인데 2020년쯤 같은 규모의 B라인을 구축해 연산 10만t 규모가 되면 5년 안에 1조원 매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김윤중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동양AK코리아가 강소기업으로 불리지만 대중에게는 낯설다. 회사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A. 당사는 지난 2003년 창업해 그동안 알루미늄 합금 압출사업을 중심으로 커 온 기업이다. 처음에는 통신반도체와 선박 분야에서 성장하다 지난 2014년 방위사업청 주관 ‘글로벌 호크 프로젝트 12 절충교역 사업’에 기술 이전 한국 파트너로 선정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 노스럽 그러먼(NOTHROP GRUMMAN)으로부터 초대형 알루미늄 슬래브 및 빌렛 제조기술을 이전받아 99.99% 고순도 알루미늄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대형 슬래브 및 빌렛 주조 시 가장 문제가 되는 ‘크랙’ 발생을 방지하는 데 장점이 있다. 초대형 알루미늄 슬래브 및 빌렛은 항공산업에 특화된 소재다. 미국 전투기 공중급유기를 비롯해 우주왕복선, 선박, 일본 완성차 업체의 경량 소재로 적용할 정도로 고부가 소재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비롯해 방위산업체인 두산중공업, 풍산 등에서 전투기 또는 항공기 몸체를 만들 때 사용한다. Q. 우주항공산업 분야에서도 소재 독립에 성공한 건데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A. 글로벌 호크 프로젝트 한국 파트너 선정에 맞춰 설비는 2014년에 다 마무리했는데 2017년에야 고순도 대형 알루미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노스럽 그러먼 사가 기술 이전을 지연하면서 2년간의 소송 끝에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우리가 노스럽 그리먼의 고도 무인항공기 ‘글로벌 호크’에 들어가는 소재·부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6년간의 연구와 기술 이전을 받은 끝에 이뤄낸 성과다. 기술 이전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도 4개 정도 된다. 그중 하나는 도요타자동차가 자신들에게만 납품해 달라는 제품도 있다. 다만 고순도 대형 알루미늄은 전략물자여서 중국, 러시아 등에 수출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Q. 수입에 의존하던 알루미늄 소재를 국내에서도 방산, 선박, 항공우주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는데 수입대체 등 기대효과는. A. 국내 알루미늄산업은 일반적인 소재만 부분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항공기나 방위산업 및 특수용 소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연간 수입액만 3조~4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산업의 경량화 추세를 고려하면 알루미늄 소재 수입량이 대폭 늘어나 무역수지 악화의 주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알루미늄 소재 독립으로 항공기용 알루미늄 소재의 일부를 수입 대체함으로써 원자재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수입 대체를 통한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알루미늄 소재 산업의 대외 수입의존도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정비단지(MRO)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입 소재·부품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기존 일반적인 알루미늄 소재만 부분적으로 생산하던 것에서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합금 설계, 생산, 검사, 평가 및 인증 기술과 같은 전반적인 규격화를 통해 비철금속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Q. 국내외에 알루미늄 소재를 공급해 5년 안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A. 2018년부터 3공장을 짓고 고순도 대형 알루미늄 생산설비를 갖추는 데 120억원이 들었다. 현재 생산이 A라인에서만 이뤄지고 있는데 2020년 상반기까지 150억원을 투자해 모든 설비를 갖추고 B라인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A라인이 연산 5만t 규모인데 B라인도 엇비슷하다. 2개 라인이 본격 가동하면 고순도 대형 알루미늄만 연산 10만t이다. 여기에 기존 알루미늄 합금 생산라인, 자회사 MK에서 생산하는 마그네슘 합금 등을 더하면 5년 후에는 1조원 매출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우리 정부가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는 물론 국산 소재를 장려하는 것도 매출 증대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T-50 등 전투기 제작에 국산 소재 사용을 강화했다. 기술설비에 약 35억원의 투자를 단행하고 인도 등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AS9100(항공우주 품질·시스템 인증), NADCAP(항공특수공정 인증) 등을 확보했다. 2020년 3월 심사 예정인 미국 보잉사 인증에도 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우리가 보유한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현재 브라질, 베트남,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름 1060mm 빌렛이나 길이 700mm 폭 2400mm 사각 슬래브 등 고순도 대형 알루미늄의 인기가 높다. 아시아·남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항공 수요가 늘면서 MRO 규모가 커지는 것도 우리에겐 호재다. 인도네시아를 네 번이나 다녀왔는데 현재 주변국에서 밀려드는 항공기 정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다. Q. 평사원으로 입사해 현재 위치까지 올랐다. 성공 비결이 있다면. A. 개인적으로는 꿈이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본다.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다. 사정상 과학자가 되지 못했지만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어도 산업 현장에 들어온 것은 꿈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였다. 과학자는 못 됐지만 산업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게 재미있었다. 첫 직장이었던 동양강철 신입사원 초기 전문서적과 논문들도 두루 봤다. 특히 열역학, 소재 등 기초학문 서적을 집중해서 봤다. 첫 직장에서 컬러링공법 등 특허를 4개나 냈다. 동양AK코리아를 세우고도 제가 관여해서 열처리 기술 등 3개의 특허를 확보했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하고 신형 장갑차에 사용할 방탄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데 열정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덧붙여서 꿈을 갖고 창업에 뛰어드는 이들에게 한 가지 조언하고 싶은 것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자기 기술을 확보했으면 좋겠다. 꿈과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이나 실무경험이 필요하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1월호

김성훈 키움운용 대표 ‘글로벌·멀티에셋’ 상품으로 공모펀드 신뢰 회복

영업현장 뛰는 CEO...‘낮은 변동성·꾸준한 수익’ 맞는 공모상품 구상 2020년 해외 인프라 자산에 무게중심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공모펀드에 투자해서 돈을 번 투자자가 없다고들 합니다. 이번에는 괜찮겠지 하고 들었다가 역시나 하고 실망하고. 자산운용사가 믿고 가입할 만한 상품을 내놔야 투자자들이 다시 공모펀드 시장으로 돌아옵니다.”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는 작년 11월 하순 뉴스핌·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공모펀드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김 대표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꾸준한 수익을 내면서 변동성은 낮은 펀드를 설계할지’다. “지금 투자자들은 확정금리형 상품을 선호합니다. 시중금리보다 좀 더 수익을 안겨 주는 안정적인 펀드를 원하죠.” 김 대표가 찾은 해법은 ‘글로벌’과 ‘멀티에셋’이다. 2018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부터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강조해 왔다. “하나의 자산군에만 투자하는 펀드로는 ‘시중금리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충족할 수 없습니다. 글로벌 주식, 채권, 대체자산에 분산해 포트폴리오 안에서 변동성 상쇄 효과를 만들어야죠. 20~30% 고수익을 낼 수는 없겠지만, 안정적으로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낼 방법입니다.” 김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2018년 10월 키움운용이 야심 차게 선보인 공모상품 ‘키움 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얼터너티브 펀드)’가 1년 만에 투자금 4000억원을 모았다. 해외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헷지펀드를 골라 담은 재간접 상품이다. 설정 후 수익률은 16%대다. “사장이 영업하면 효과 달라”...무게중심은 인프라 키움운용의 영업전략 변화도 힘을 보탰다. 김 대표는 2018년 취임과 동시에 리테일(개인고객 부문) 영업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기존 영업 방식은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에 상품을 거는 데 그쳤다. 여기에 개별 프라이빗 뱅커(PB)를 직접 찾아가는 영업을 추가했다. “은행, 증권사 할 것 없이 하이넷월스(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PB 300명을 추렸습니다. 영업직원들이 최소 200등까지는 일일이 찾아갔습니다. 1년 반 동안 전국 지점을 돌아다녔죠. PB들이 고객에게 상품을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매일 펀드 수익률 코멘트를 보냈습니다. 이런 과정들이 있었기에 얼터너티브 펀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영업통’이다. 1995년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에 입사한 뒤 23년간 영업과 마케팅 관련 부서에서 일했다. 지금도 영업 현장을 뛰는 최고경영자(CEO)다. 1주일에 3일은 고객과 저녁식사를 한다. 필요할 땐 리테일 영업도 실무자와 함께 나간다. “사장이 영업하면 효과가 다릅니다. 대표이사가 이번 계약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걸 거래처에 각인하는 방법이죠.” 2020년 인프라 투자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구상도 끝냈다. 작년 연말 인프라팀을 본부로 분리 독립하고, 기존 2개 팀을 6개 팀으로 확장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좀 더 신중하게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는 선진국 중심업무지구(CBD) 안에 있는 건물 위주로 투자 건을 살필 예정입니다. 부동산 수요가 상존하는 맨해튼, 런던, 홍콩, 싱가포르 같은 곳들이죠. 수요가 있는 곳은 부동산 가격 조정이 와도 다시 가격을 회복하는 복원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용사 본분은 크레딧 리스크 관리 해외 부동산 리스크 관리 체계도 갖췄다. 투자한 건물의 임대료 지급 현황, 건물가격 변화 추이 등을 색깔별로 나타내는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취임 후 리스크 관리,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인력도 대폭 늘렸다. 크레딧 리스크(신용 위험) 발생 사태를 사전에 체크하기 위해서다. 고객 돈을 신탁하는 운용사의 본분은 크레딧 리스크 관리라는 게 김 대표의 철칙이다. 올해 목표는 영업이익 20% 성장이다. 키움운용의 작년 영업이익은 약 260억원이다. 목표치인 250억원을 뛰어넘었다. 운용보수가 낮은 채권펀드 위주였던 운용자산을 해외 대체투자 펀드로 확대하는 체질 개선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공모펀드 상품도 준비 중이다. “운용사는 좋은 펀드를 고객에게 전달해 줘야 합니다. 해외 10년 장기투자 프라이빗에쿼티펀드 중에 연 20%대 수익을 내는 펀드가 많습니다. 이런 펀드를 투자자들이 일일이 찾아 가입하는 건 어려운 일이죠. 이런 펀드를 국내 공모상품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10년짜리 폐쇄형 펀드이기 때문에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법 등을 공모상품에 맞도록 하는 방안들을 찾고 있습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1월호

자살 유족에게 따뜻한 손길을

美 신경정신의학회, 유족 겪는 고통 수준 ‘참사’ 분류 남겨진 삶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 중요 유족 이야기 귀 기울이고 따뜻한 공감·위로 전해야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 정리=임은석 기자 fedor01@newspim.com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 특히 소중한 사람이 갑작스럽게 자살로 세상을 떠났을 때의 충격과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매년 1만3000명 내외의 자살사망자가 발생하는 현실에서 수십만에 달하는 유족이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신경정신의학회는 자살 유족이 겪는 고통의 수준을 ‘참사’로 분류한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련 중 하나로 보는 것이다. 자살 유족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뿐만 아니라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 고인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 등 복잡한 감정의 변화와 고통을 경험한다. 이러한 고통으로 인해 자살 유족의 우울증과 자살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살 유족들이 죄책감과 슬픔을 이겨내고, 남겨진 삶을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원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자살 유족이 건강한 애도 과정을 거쳐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자살사망자에 대한 심리부검, 유족 자조모임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협약을 통해 자살 유족에게 심리 상담 및 정신과 치료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별 이후 자살 유족에게 필요한 상담·복지·교육 등 적정 서비스로의 연계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살 유족들은 사별 직후부터 3개월 이내에 관련 서비스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서비스 이용 경험을 살펴보면 상담 서비스의 경우 사별 후 평균 21개월이 지나서, 치료비나 생계비 지원 등 복지 서비스의 경우 사별 후 평균 25개월이 지나서야 처음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렇게 적정 서비스로의 연계가 늦어지는 것은 관련 서비스에 대한 홍보 및 정보 부족 등도 영향이 있겠으나, 당사자가 스스로 유족임을 밝히고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유족 1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 심리부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 유족의 71.9%가 사회적 편견 등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자살 사망 사실 자체를 알리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자살 유족은 적극적으로 본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자살 유족이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적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자살 유족 대상 원스톱 서비스 시범사업을 지난해 9월부터 시행 중이다. 핵심은 ‘찾아가는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다. 자살사망자가 발생하면 경찰의 요청에 따라 자살 유족 전담 직원이 출동해 유족에게 초기 심리 안정을 지원하고, 법률·행정, 학자금, 임시 주거 등 제공 서비스를 안내한다. 또한 유족의 동의를 받아 지속적인 사례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범사업은 현재 광주광역시,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이나 앞으로 점차 지역을 확대해 더 많은 자살 유족들이 적시에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간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살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이에 정부는 범부처가 참여하는 ‘자살예방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구성해 자살 예방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자살 예방을 위한 정부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자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때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 11월 23일은 ‘자살 유족의 날’이다. 자살로 인해 상처받은 유족들이 치유와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회적 이해와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지정된 날이다. “네 잘못이 아니야.” “많이 힘들었겠다.” “힘들면 실컷 울어도 돼.” ‘자살 유족의 날’을 기념해 자살 유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위로가 되는 말’ 중 일부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살 유족에게 “이제 그만 잊어라.”, “너는 고인이 그렇게 될 때까지 뭐했어?”, “이제 괜찮을 때도 됐잖아.”라는 상처가 되는 말을 더 많이 하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겪어서는 안 될 아픔을 겪은 자살 유족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상처가 되는 말보다는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전해야 한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1월호

방기석 KB국민은행 인사이트지점장 “미래형 점포 찾아라”

IT인력만으로 꾸린 인사이트지점...첫 지점장 금융권 관심 한몸에...경쟁 은행도 “보고 배우자” IT기업과 협업모델...고객 관점으로 IT서비스 개선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2층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인사이트(InsighT)지점. 평범한 은행처럼 보이는 외관과 달리 지점 안에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우선 얼굴을 비추는 대형 스크린이 손님을 맞는다. 표정을 읽은 스크린은 성별과 나이, 기분 상태를 함께 띄운다. 영업점을 이용한 고객의 만족도를 파악하고, 정보를 축적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영업점 한편에는 독립된 테크데스크가 있다. VIP고객의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공간인가 했더니 스타트업의 기술 상담을 위한 곳이다. 화이트보드와 빔프로젝트를 구비해 영업점보다는 IT기업 회의실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인사이트지점은 시중은행 최초로 IT 인력만으로 꾸린 점포다. 디지털 뱅킹을 위한 솔루션 개발이나 시스템 유지보수를 맡던 이들이 영업점으로 뛰어나온 것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찾아야 할 답은 ‘미래형 점포의 모습’이다. 점포 사라지는 시대...소멸 대신 ‘변신’ 도전 방기석 국민은행 인사이트지점장은 지점 개설 준비부터 함께했다. IT 전공자는 아니지만 1998년 입행 후 영엄점부터 본부 IT부서까지 두루 거쳤다. 특히 2014년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가 벌어졌을 땐 정보보호부에서 IT와 금융의 접점을 경험했다. 새 기술을 제안할 때 마지막으로 거치는 곳이 정보보호부였기 때문에 둘의 융합은 낯선 게 아니었다. 방 지점장과 함께 일할 10명의 직원은 내부 공모로 선발했다. 정보개발부, 빅데이터부, 정보보호부, 수신상품부, 솔루션개발부 등에서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직원들로 채웠다. 그리고 이들의 업무를 고객이나 상품이 아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기술별로 나눴다. 개설 준비와 인력 구성을 마쳤지만 방 지점장은 가보지 않은 길이 두려웠다. 일반 영업점처럼 여·수신 계수를 늘려야 하는 압박은 없어도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은행이 돈을 버는 방식은 두 가지예요. 점포를 줄이느냐, 시대에 맞게 적응하느냐. 인사이트지점은 후자를 택했지만 과연 누가 찾아올지,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조차 불투명했죠.” 하지만 걱정보다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금융권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개점식에 다녀간 후 KB금융지주 전략부서부터 계열사 임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타 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와 디지털본부장도 인사이트지점을 배우겠다며 방문했다. “현장에 답 있다”...디테일 개선이 디지털 핵심 관심을 받은 만큼 방 지점장의 어깨도 무겁다. 올해부터 성과를 내야 할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핵심 과제는 현장에서 체험한 IT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일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부터 모바일 앱까지 작성한 리뷰만 80여 개에 이른다. 과거에는 창구 직원을 통해 공문으로 전달받았던 불편 사항들이다. “현장에서 보면 다릅니다. 실제로 해봐야 디테일을 찾게 되죠. 예를 들어 스마트텔러머신(STM)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칸을 한 줄이 아닌 13자리로 표시하면 정확도가 훨씬 올라갑니다. 별것 아니지만 바꾸면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들이 디지털의 핵심이죠.” IT기업과 협업 모델을 찾아내는 것도 과제다. 이미 방 지점장의 화이트보드에는 IT기업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대포통장을 예방하는 머신러닝, 홈로봇을 이용한 직원 도우미, ATM 보안칩 등 점포에 적용할 다양한 기술을 검토 중이다. 올 추석에 오픈을 앞둔 국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더케이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다. 인사이트지점은 대형 프로젝트를 도입하기 전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대개 영업점 업무가 끝나고 테스트를 하지만, 인사이트지점은 항상 열려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IT가 더 이상 지원부서에 머물지 않을 겁니다. IT 없이는 어떤 사업도 앞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IT가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시대죠. 인사이트지점이 스타트업과 생태계를 만들고, 기술과 영업을 두루 경험한 인재 사관학교 역할을 할 겁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20년 01월호

강선영 쉬앤비 대표

쉬앤비, 설립 21년차 의료·미용기기 전문 제조업체 “국내 산업 법적 근거 부족...시장 확장성 열어주는 제도적 지원 절실” | 민경하 기자 204mkh@newspim.com “과거 카피 제품으로 시작한 국내 기업들의 의료기기 개발 기술력이 어느덧 해외 유명 기업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의료기기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바로 한국입니다.” 강선영 쉬엔비 대표는 뉴스핌·월간ANDA와 인터뷰에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은 국제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 또한 높다고 판단할 정도”라며 “국내 기업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이끌고 있는 쉬엔비는 피부 의료기기·미용기기를 전문적으로 개발·제조하는 업체다. 1999년에 설립돼 올해로 21년 차를 맞이했으며, 주력 제품으로는 플라즈마 에너지를 이용한 피부 치료기기 ‘플라듀오(PLADUO)’와 홈케어 고주파기기 ‘소마(SOMA)’ 등이 있다. 오랜 기간 꾸준한 성과를 낸 비결에 대해 강 대표는 “쉬엔비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매년 한 개 이상의 신제품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쉬엔비의 주력 제품은 크게 의료기기 파트와 홈케어 미용기기 파트로 나뉜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판매하고 있는 플라듀오는 일정한 매질을 이용해 발생시킨 플라즈마 에너지를 일정 양과 간격으로 조절해 피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피부과에서 흔히 시술하는 레이저 치료와 달리 상처나 흔적이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쉬엔비는 세계 최초로 두 가지 플라즈마를 하나의 장비에서 구현해 내면서 기술력과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홈케어 미용기기 파트의 강화는 강 대표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다. 강 대표는 지난 2017년 쉬엔비 자체 브랜드인 ‘SELKIT’를 출시하고 뒤이어 ‘소마’라는 제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소마는 복합 바디 관리기로 세 개의 버튼만으로 고주파·석션·LED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강 대표는 “기존 쉬엔비에서 오랜 기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의료기기 ‘네미시스’를 가정에서도 사용하게 만들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소마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바디 관리기는 단순 고주파뿐만 아니라 석션과 같은 자극 기능이 탑재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마의 석션관리 기능을 소형화하고 무선 작동을 가능하게 한 것은 쉬엔비의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뒷받침이 됐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수출 성과도 꾸준히 내고 있다. 쉬엔비는 지난 2016년 고주파 바늘을 이용한 피부 치료장비 ‘비바체(VIVACE)’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비바체는 2018년부터 2년 연속 동종 장비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각종 시상식에서도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강 대표는 “매년 10회 이상 국제 학회, 의료기기 전시회에 참석해 제품 홍보를 이어오고 있다”며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더 많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대표는 국내 미용·의료기기 산업의 어려운 점도 지적했다. 그는 “미용·의료기기 분야는 시장 규모가 매우 제한적이고 까다롭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특히 의료기기는 여러 심사와 실험, 임상을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규제를 통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에 비해 시장의 요구는 빠르게 변하고 외국의 경쟁 제품도 앞다퉈 출시된다”고 말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2월호

이종건 북부산림청장 “남북산림협력센터, 남북 교류의 대표 상징 될 것”

북한기술자에게 ‘치산녹화’ 경험 전수…황폐화된 북한산림 복원 인제~고성 트레킹코스, 예약가이드탐방제 운영 검토 강원 산불피해지역 수종 정하고 내년 봄 조림 인제 자작나무숲 보호 위해 인근 1.3배 숲 추가 개방 고려 | 오영균 기자 gyun507@newspim.com | 라안일 기자 rai@newspim.com 지난해 남과 북은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을 통해 비정치 분야에서 교류를 촉진하기로 하고 그 첫 사업으로 산림협력을 제시했다. 산림협력은 비정치적이며, 인도주의적 성격을 띠고,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호혜적 협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 산림생태계 복원과 숲으로 만드는 평화, 번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뒀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현재도 산림 분야의 경우 물밑에선 향후 교류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정부가 지난 9월 경기도 파주에 착공한 ‘남북산림협력센터’도 그중 하나다. 남북산림협력센터는 ‘어떤 역할을 할까’ 등등 궁금증이 일었다. 센터를 관할하는 이종건 북부지방산림청장을 강원도 원주에서 만났다. 이종건 청장은 남북산림협력센터가 북한에 산림 기술을 전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북한의 산림이 황폐화됐다. 양묘장은 있지만 시설, 장비 등이 부족하다. 특히 묘목을 키울 만한 기술자가 없다”며 “우리는 과거 치산녹화를 한 경험이 있다. 북한의 기술자들을 이곳에 데려와 묘목을 키우는 기술을 전수한다. 이들이 북한에 되돌아가면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는 것을 넘어 복원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분이 민간 교류를 통해 북한에 기여하려 하고 있다. 산림 분야도 그중 하나로 본다. 비영리단체나 지자체도 북한과 교류 또는 사업하고 싶어 하는데 센터가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청장은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는 인제 자작나무숲 보호를 위한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탐방객이 크게 늘면서 자작나무 수목 피해뿐만 아니라 산지 및 토양 답압피해 등도 점차 심해지는 실정”이라며 “개방하고 있는 숲 외에 인접한 자작나무숲을 추가로 순환 개방하는 등 방문객을 분산시켜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MZ 트레일 시범구간 조성사업’과 관련해서는 예약가이드탐방제 검토, 강원 산불피해지역의 산림 복원을 위한 조림계획, 임업 규모화의 중요성 등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아울러 자신에게 맡겨진 최대 소임은 후대에 ‘숲속의 대한민국’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다음은 이종건 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정부가 국내외적으로 평화산림이니셔티브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남북 접경지역이 관할인 북부산림청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지난해 남북의 판문점선언, 평양선언을 통해 비정치적 분야의 남북 교류를 통한 평화 구축을 위해 첫 사업으로 산림협력을 제시했다. 우리 북부산림청에서는 서부지역 최전방 파주에 북측의 산림 복구를 위한 스마트 양묘기술 전수, 대북지원 물류창고, 산림기술 교육장 등 남북 교류를 위해 남북산림협력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향후 본격적인 남북 산림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대비해 지자체, 민간단체와의 다양한 남북 교류를 위해 파주에 이어 중부지역 철원에 남북산림협력센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평화산림이니셔티브(PFI)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국가들이 황폐화된 산림과 토지를 복원함으로써 신뢰를 쌓고 평화를 증진하는 프로그램으로, 남북산림협력센터가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남북산림협력센터에 조성 중인 산림기술교육장은 북한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것인지. A. 북한 사람들이 내려와 양묘기술을 배우고 돌아가서 황폐화된 북한 땅을 복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북한도 양묘장은 있지만 시설, 장비 등이 부족하다. 묘목을 키울 만한 기술자도 없다. 결국 양묘기술을 전수하고 북한에 심을 묘목을 지원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이를 위해 북부산림청 관할에 양묘장을 여러 개 만들어 놨다. 북한의 기후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북부산림청 관할이 적합지 중 하나다. 남쪽 지방에서 키우면 북한에 적응도 못하고 죽는다. 향후 북한의 생태계 복원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황폐지가 많은 북한의 경우 산림 복구가 우선이지만, 나무를 심는 복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산림 복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복구는 산림이 훼손된 지역에 나무를 심는 것을 말한다. 복원은 산림이 훼손되기 전 자생식물, 수목을 찾아 훼손 전 상황으로 돌리는 것을 뜻한다. 북부산림청은 이를 위한 전초기지 성격을 갖는다. 현재도 GP 철수지역과 민통선 지역의 훼손된 산림을 대상으로 복원작업을 하고 있다. DMZ 산림복원 경험을 토대로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산림청 본청에 있을 때 산림복원 관련법을 만든 경험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Q. 계획대로라면 남북산림협력센터가 남북 교류의 또 다른 상징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A. 많은 분이 민간 교류를 통해 북한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 산림 분야도 그중 하나다. 비영리단체나 지자체도 북한과 교류 또는 사업하고 싶어 하는데 센터가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센터가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민간을 대상으로 교육은 물론 북한의 교류사업들과 매칭을 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래에 기업들이 북한에 가서 조림을 하면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환경 보호와 함께 남북 교류에 기여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Q. 산림협력이 현실화되면 북부산림청이 북한의 산림복구 최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산림복구를 위해 최우선으로 필요한 정책은. A.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연구‧분석한 결과 북한의 경우 경사도 8도 이상의 산림황폐지 면적은 2008년 284만ha(황폐율 32%), 2018년 262만ha(황폐율 28%)로 지난 10년간 22만ha가 줄었으나 아직 복구할 지역이 많은 실정이다. 북한의 산림복구가 더딘 이유는 주민들이 난방용으로 땔감을 사용하고 산을 개간해 식량을 조달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남북 산림협력을 통한 난방과 식량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천연갱신이 아닌 인공조림을 통한 산림복구가 필요하다. 단순히 조림용 묘목을 지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묘목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묘장 현대화 및 조림기술 등의 지원 정책이 우선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Q. 강원도 인제 서화면~고성 진부면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 조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진행상황은. A. DMZ 트레일 시범구간 조성사업은 보전가치가 높은 DMZ 지역의 산림생태‧문화자산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와 연계한 숲길을 조성,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조성사업 총 거리는 인제군 서화면에서 고성군 진부면(진부령)까지 16.4km로 북부산림청에서 인제 구간 8.5km를, 동부북부산림청에서 고성 구간 7.9km를 각각 나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부산림청에서 추진하는 인제 구간은 지난 5월 14일 착공해 올해 10월 말에, 고성 구간은 11월 말쯤 완공할 계획으로 현재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성사업이 올해 말 완료되더라도 인제~고성 구간은 유전자원보호구역과 군 작전지역이기 때문에 내년 한 해 동안 충분한 시범운영을 통해 운영 방법과 시스템을 꼼꼼하게 준비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이유로 자율탐방보다는 ‘예약가이드탐방제’로 2021년에 정식 개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Q. 지난 4월 발생한 강원 산불의 피해복구 진행상황은. A. 올해 봄 안타깝게도 인제 등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인제의 경우 국유림 전체 피해면적은 256ha로 그중 피해목 반출이 가능한 110ha에 대해서는 현재 벌채작업 중이고 내년 봄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나머지 지역(156ha)은 암석지 및 급경사지로 접근이 어렵고 목재 반출 시설이 불가능한 지역이 대부분이다. 또 피해지역은 소나무류반출금지구역이어서 소나무·잣나무의 피해목(7625본)은 소나무재선충 방제지침에 따라 수집‧파쇄 또는 훈증‧그물망피복 등의 방제사업으로 11월 말까지 복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토사 유출 등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방댐(1개소), 계류보전(130m), 산지사방(0.06ha) 사업을 조기 착공해 8월까지 완료한 바 있다. 벌채작업을 실시한 지역은 내년 봄에 현지 기후, 지형, 토양 등 현장에 알맞은 수종을 선정하고 조림을 실시,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울창한 숲으로 복구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나라 토질 특성상 소나무가 잘 맞지만 수종 다양화를 위해 아카시아나무 등도 검토 중이다. Q. 출사 명소로 알려진 인제군 자작나무 명품숲의 방문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방문객 증가로 산림 훼손 등 여러 문제가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방안이 있다면. A. 인제 자작나무숲은 출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표적인 산림 명소로 잘 알려져 있어 많은 국민이 찾고 있다. 2012년 1만4000명이었던 방문객 수는 2016년 22만명을 넘어 지난해는 무려 32만명에 달했다. 이 같은 증가세라면 조만간 방문객 40만명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문객 급증에 따라 자작나무 수목 피해뿐만 아니라 산지 및 토양 답압(踏壓)피해 등도 점차 심해지는 실정이다. 게다가 크고 작은 안전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자작나무숲을 보존하면서 국민들께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그중 하나로 현재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중심구역의 탐방로와 체류공간을 일부 조정해 전체적으로 체류보다는 탐방으로 변화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다른 방안은 현재 개방하고 있는 숲 외에 인접한 자작나무숲을 추가로 순환 개방하는 등 방문객을 분산시켜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개방한 곳의 면적이 6ha 정도인데 추가 개방을 고려 중인 곳은 8ha 정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작나무숲을 찾은 국민들께서 숲 보호에 참여하는 것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금지된 지역의 출입과 행동은 자제하고 ‘우리 자작나무숲’을 함께 보호하고 아껴줄 것을 부탁드린다. Q. 지난해 임가소득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임가소득이 늘어난 이유를 꼽자면. A. 지난해 임가소득은 3648만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친환경 임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게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자연의 산물이 고부가가치 상품이 된 것 같다. 산림청 주도로 다양한 지역적 수요를 반영한 권역별 산림관리체계를 마련해 산림사업 간 실효성을 강화하고 지역 산림자원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공‧사유림과 연계한 산림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산림 거버넌스 구축을 점차 확대한 성과로도 생각된다. 북부산림청에서는 지역주민의 안정적 소득 증대 기여를 위해 산림복합경영사업(17개소 4566ha), 산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사업수행자는 비용을 투자해 운영하는 공동산림사업(12건 193ha)과 함께 산림보호협약 체결 마을(173개)에 마을 단위로 고로쇠·잣·송이 등 임산물을 수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유림을 활용한 산촌형 사회적경제기업 발굴 및 육성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지난해 9건, 올해도 9건을 현재 육성 중이다. 농업경영체 등록에서 배제됐던 ‘임야’를 올해 처음 추가함으로써 임야에서 농림업 활동을 하는 임업인들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임업 분야의 다양한 생산기반 조성, 가공‧유통의 활성화, 판매를 위한 홍보‧브랜드화 등 많은 과제가 있지만 지금처럼 임가소득 활성화 정책을 적극 펼쳐 나간다면 임가소득이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img4 Q. 임업 발전을 위해서는 산림자원 순환관리시스템 도입과 임업의 규모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부산림청에서 추진하는 정책은. A. 지난해 기존의 산림자원 육성 중심 정책에서 탈피, 국민과 임업인의 행복 증진을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산림자원을 순환‧이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제‧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책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있었다. 북부산림청에서는 산림자원 순환경제 정착을 위해 홍천군 가리산 선도산림경영단지 6636ha(인공림 3895ha 중 잣나무 1778ha)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의 품질을 높이고 사유림 경영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산림의 불균형 영급(齡級)구조 개선을 위한 사업과 벌채 확대 등 적극적으로 산림자원을 활용하고 그 과정에서 고성능 임업기계를 활용해 청년일자리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 벌채지역 중 임산물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등 산림 분야 고부가가치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자체,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 등과 공동체를 구축하는 등 산림 분야 사회적경영체 성공모델 개발도 적극 모색 중이다. 앞으로도 선도산림경영단지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임업인 목재 생산‧공급에 그치지 않고 임업을 다양하게 확대‧규모화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 Q. 최근 제2차 국유림 확대 계획이 발표됐다. 2028년까지 전체 산림면적 대비 28.3%인 180만ha로 확대한다는 계획인데, 국유림 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A. 서울‧경기‧강원도 영서지방을 관할하는 북부산림청 소관 국유림의 면적은 44만2000ha로 전체 산림 중 34%에 달한다. 소관 국유림의 대부분인 38만ha가(86%) 강원지역에 편중돼 있다. 북부산림청은 국유림률이 높은 강원지역에서는 국토의 생태환경 기능 증진 등을 위해 지정한 산림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구역 등 꼭 필요한 공익 임지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매수하고, 상대적으로 국유림률이 낮은 서울‧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국유림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에 확대된 국유림을 이용해 미세먼지 저감, 도시림 조성 등 생활권 그린 인프라를 확보‧제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만 지가가 높은 도심지역의 특성상 평균적인 사유림 매수예산단가와 현실매수단가 사이에 워낙 차이가 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이는 북부산림청만이 아닌 전국적인 문제로 보인다. 매년 지가는 상승하고 있음에도 사유림 매수단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Q. 오늘 질문 중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수 있다. 이종건 청장이 꼽는 ‘최애 산림자산’과 그 이유는. A. 인제 자작나무숲과 점봉산(곰배령) 같은 산림 명소, 생태자원의 보고인 DMZ와 민북지역 등 많은 산림자산 중에서 정말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산림자산이 내 자식처럼 소중하다. 당연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최고로 사랑하는 산림자산은 ‘잘 가꿔진 숲’이다. 황폐화를 겪은 우리나라 산림은 많은 국민 그리고 임업인들의 땀과 노력으로 현재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숲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잘 가꿔진 숲은 산촌지역 주민들에게는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일터이자 목재와 임산물을 공급하고 126조원 가치의 공익적 기능을 하는 삶터이다. 많은 국민에게 휴양, 교육, 치유를 통해 건강과 행복, 즐거움을 주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잘 가꿔진 숲을 지키고 관리하고 확대해 미래 세대에게 ‘숲속의 대한민국’을 물려주는 것이 북부산림청장 재임 동안 제가 해야 할 제1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저의 최애 산림자산인 잘 가꿔진 숲이 앞으로도 국민의 삶 속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2월호

최규하 한국전기연구원장 “전기가 천하의 근본인 시대”

시험설비 세계 2위...“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 확신” 강소특구 6곳 중 3곳 지원...지역연계·상용화도 박차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전기천하지대본(電氣天下之大本), 지금은 전기가 천하의 근본인 시대입니다.” 최규하 한국전기연구원장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빗대어 “시대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온 천지에 전기가 중심인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가 펼쳐진 것”이라고 했다. 고난도 스마트팩토리 기술, 전기 추진 관련 자율주행차, 전기선박, 플라잉카 등이 이 시대를 이끌어간다. 최 원장은 경남 창원 한국전기연구원 본원에서 뉴스핌·월간ANDA와 만나 “모든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 펼쳐진 만큼, 국내 유일 전기전문연구기관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으로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1976년 설립...국내 유일 전기전문연구기관 Q. 한국전기연구원은 어떤 곳인가. A. 한국전기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다. 전체 직원은 640여 명이다. 현재 경남 창원에 본원을, 경기 안산과 의왕에 분원을 두고 있다. 호남권 대용량 신재생에너지 전력변환 및 분산전력 시스템 분야 관련 산업 육성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광주분원 설립도 내년 6월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1976년 설립 이래 지난 43년간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전력기기, 공작기기·로봇·전동기 제어기술, 전력반도체, 배터리, 나노, 전기 의료기기 등 국가 기본 인프라부터 첨단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기 분야 연구개발 업무를 진행해 왔다. 또한 전력기기에 대한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 2011년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세계 최고 수준 설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연구원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며 국내 중전기기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Q. 한국전기연구원의 대표 연구기술을 소개하면. A. 연구원의 대표 성과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대로 구분할 수 있다. 과거의 성과는 곧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종래의 기술 분야인데, 주요 성과로는 흔히 ‘블랙아웃’이라고 불리는 대정전을 방지할 목적으로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하는 ‘차세대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이 있다. 이 EMS 기술은 세계에서 5번째로 순수 자체 기술에 의한 국산화 성과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의 성과는 곧 ‘전기의 편리한 사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로, 지금 우리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주요 분야로는 고효율 전동기, 로봇 관련 기술, 유연전극, 고출력 전자폭탄 보호용 기술, 스마트 보청기,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펨토초 레이저 연구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미래를 위한 성과는 앞으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전기화 시대가 펼쳐진다는 확신 아래 이를 준비하기 위한 기술 부문이다. 주요 분야로는 고난도 스마트팩토리 기술, 전기 추진 관련 자율주행차, 전기선박, 플라잉카 등이 있다. “연구원 시험성적서 전 세계적으로 통용” Q. 다른 출연연과 달리 시험인증 기능이 있다고 하는데. A. 시험인증은 제조업체들이 만들어 낸 전력기기들이 악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복잡한 시험절차를 완벽하게 통과한 전력기기만 시험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전력기기 제조업체들이 해외에 물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인해 주는 시험성적서나 인증서가 필요하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전력기기에 대한 국가공인 시험인증기관으로서 차단기, 변압기, 케이블 등이 많은 양의 전류나 높은 전압을 받는 ‘이상 조건’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하는지를 시험한 뒤 성적서나 인증서를 발급해 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우리가 보유한 시험설비 규모는 네덜란드 KEMA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고, 환태평양 지역에서는 1위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기술력과 신뢰성도 매우 높아 우리 연구원의 시험성적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된다. 우리나라 전력기기 제조업체들이 큰 비용을 들여 외국 시험기관에 갈 필요 없이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시험을 받을 수 있어 수출경쟁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Q. 대내외 석상에서 ‘GLOCAL KERI’와 ‘Endustry’를 제시했는데. A. 우리 연구원의 공식적인 비전은 ‘국민과 함께 미래를 선도하는 GLOCAL KERI’이다. 글로컬(GLOCAL)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로, 제가 40여 년 가까이 몸담은 건국대 충주캠퍼스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미래 세계를 선도하는 세계적인(Globalized) 연구기관이자 국가(지역)와 국익에 기여하는, 지극히 한국적인(Localized) 연구기관이 되자는 뜻을 갖고 있다. ‘Endustry’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전기 기술이 이끌어 간다는 뜻에서 ‘Industry’의 앞글자 ‘I’를 전기(Electricity)의 ‘E’로 바꾸어 표현한 신조어다. 이 ‘E’ 글자는 우리 연구원의 영문명인 KERI의 ‘E’를 뜻할 수도 있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이후, 지금의 산업 발전은 전기의 존재는 물론 컴퓨터와 반도체로 대변되는 전기 관련 기술이 주도했다고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핵심 기술로 불리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나노기술 등은 전기의 존재가 없으면 상상 속의 기술로만 머물 것이다. 전기가 핵심인 시대를 우리 연구원이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해 ‘Endustry’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봤다. 물론 신조어 자체보다는 전기 중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핵심 기술의 발 빠른 개발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력기기 시험인증 기술력 중동까지 진출” Q. 취임 이후 연구원의 최근 주요 성과는. A. 우선 연구 분야의 경우 최고의 성과에만 준다는 ‘국가연구개발 우수 성과 100선’과 ‘출연연 10대 우수 연구성과’에 작년과 올해 우리 연구원의 기술이 이름을 올려 그 위상을 공고히 했다. 전력기기 시험인증 분야는 중동지역까지 진출할 정도로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바대로 ‘GLOCAL KERI’ 실현을 위한 대내외 협력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창원시의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똑똑한 지능 전기기술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특히 이번 강소연구개발특구는 창원시를 비롯한 6개 지역이 선정됐는데, 그중 경기 안산시와 경남 김해시도 우리 연구원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고, 실제로 함께 업무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선정된 6곳의 강소특구 중 무려 3곳이나 직간접으로 연관된 연구기관은 전기연구원이 유일한 것 같다. 이는 우리 연구원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국제협력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최근 세계적 수준의 캐나다 워털루대학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선진 AI 기술을 창원시의 전통 기계산업에 접목해 ‘스마트 산단’ 구축에 앞장서려고 한다. 첨단 AI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는 수요와 공급을 정확하게 예측 조절하고 불량률을 낮추는 등 최적의 업무 프로세스를 보장하는 제조업 특화 미래 인프라다. 특히 작업 효율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창원시가 제조업 혁신을 위해 추진하는 스마트 산단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제가 취임 이후 강조해온 ‘GLOCAL KERI’ 비전 달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Q. 최근 지역과 기업을 위한 테크페어도 개최한 것으로 아는데. A. 지난 10월 30~31일 창원 본원에서 테크페어 행사인 ‘제1회 KETFA(KERI TECH FAIR) 2019’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연구원이 보유한 우수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고, 기업체 기술 지원을 통해 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연구원이 큰 규모로 테크페어를 개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이틀간 1000여 명의 국내외 산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2월호

임장근 KIOST 독도연구기지 대장 “울릉도가 잘살아야 독도 지킨다”

울릉도 오지(奧地)에 상주한 독도 연구진 항내 표층 가두리양식장 등 가시적 성과 “연구진 턱없이 부족...박사급 3명 더 필요” | 이규하 기자 judi@newspim.com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부르는 독도의 대표적 노래 ‘독도는 우리 땅’이다. 최근 독도를 찾는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더는 외롭지 않은 국민의 섬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울릉도가 잘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 울릉도·독도 해양연구에 매진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동해연구소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그곳이다. 울릉도 북서쪽에 위치한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관광객조차 찾지 않는 오지(奧地) 중에서도 오지다. 총 상주인원 17명으로 정규직 박사급 연구원은 2명에 불과한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에서 임장근 박사를 만났다. 지난 10월 25일 ‘독도의 날’에 임장근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은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울릉도가 잘살아야 한다”라는 말로 기지 소개를 대신했다. 현재 울릉도·독도는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 주요 영향으로 오징어 어장의 북상 및 조업시기의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울릉 어민의 생계인 오징어 특산품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울릉도가 잘살아야 독도 지킨다” 임장근 대장은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 급감에 따라 대체 수산자원을 개발하고 있다”며 참돔·방어 등 월 1톤가량의 어획이 가능한 정치성 구획어업 시험어장과 조피볼락·참돔·감성돔 등의 성장실험인 항내 표층 가두리양식장을 설명했다. 임 대장은 “오징어가 과거에 비해 10분의 1도 안 잡힌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산자원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울릉도·독도 해양수산자원 증·양식 기술 개발 및 해양수산업 육성 지원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울릉도는 양식이 없다. 잡는 어업이지, 기르는 어업은 없다. 기지 앞바다에 정치성 어장을 조성했고, 중앙에는 수심 20~50m 심해 가두리양식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정치성 어장의 경우 연구 차원에선 문제가 없지만 수익 구조로 판단할 경우 문제가 있다. 다이버와 고급 기술력이 필요한데, 그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울릉도는 파도가 높다 보니 북서쪽 현포항 내에 표층 가두리양식장을 설치해 조피볼락·참돔·감성돔 등 고급 어종 성장실험인 일종의 ‘테스트배드’로 어민들에게 시범을 보이고 있다”며 “울릉 주민들이 영농조합을 결성하든지 하면 사업성 있는 모델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울릉도에는 항구가 12곳 정도 있는데 그중 몇 곳은 어항으로서의 기능이 미약하다”며 “그런 항구 내에 표층 가두리양식장을 조성할 경우 부가가치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울릉 주민들이 선호하는 전통적 어구·어법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실제로 울릉도 어민들은 가두리양식에 별 관심이 없다. 울릉도 해역 표층수온 상승 등 해양환경 변화를 감안하면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울릉도·독도의 갯녹음 지역 확대와 독도 연안 성게의 이상 증식, 난류성 어종 확산이 해양생태계의 심각한 변화를 말해준다. 임 대장은 “시범운영을 통해 계속 계몽하려 한다”며 “국가 연구개발(R&D) 차원에서 3년간 운영해 본 결과, 표층 가두리양식장은 잘된다. 3년간 생산한 수산물을 수협을 통해 판매하고 그 수익을 재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양식 형태를 고민 중이다. 육상 가두리양식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울릉도는 땅이 협소한 관계로 빌딩식 양식장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빌딩식 양식장에 스마트화를 도입하는 개념이다. 기술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울릉도 한총련’으로 불리는 사람들 고민도 숨기지 않았다. 바로 해양연구를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연구인력이다. 행정과 시설관리 담당 직원은 설립 당시보다 늘었지만 연구 인력은 그대로다. 전체 직원의 53%(9명)는 울릉도 지역 채용이다. 행정·시설관리 인력을 제외하면 사실상 연구 분야 박사급 3명 중 정규직은 2명에 불과하다. 임 대장은 “국회 통과가 남았지만 숙원 과제인 조사선 건조 문제는 해결됐다고 본다. 지금 고민은 사람”이라며 “현재 2명인 정규직 연구원을 3명 더 늘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도 턱없이 부족한 ‘연구인력’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들은 자칭 ‘울릉도 한총련’으로 불린다. 임장근 대장은 “보통 우리 직업을 4D 업종이라고 한다. 기존 3D에 더해 가족과 떨어져 홀로 연구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한총련은 ‘한시적 총각 연합회’라는 의미”라며 우스개를 건넸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설립된 배경을 보면 기지의 중요성은 더욱 가깝게 와 닿는다. 일본 시네마현은 지난 2005년 3월 느닷없는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하며 독도 침탈 야욕을 노골화했다. 이에 우리 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해양연구 등을 통한 ‘독도 지키기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독도의 모섬인 울릉도에 경상북도와 울릉군을 중심으로 해양연구기지 설립이 추진돼 총 공사비 150억원(해양수산부 국비 70억원, 경상북도 56억원, 울릉군 24억원)이 투입됐다. 이로써 독도의 실효적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과학적 해양연구가 본격화됐다. 울릉도 해양보호구역과 독도 해양생태주권의 거점인 기지 역할에 대해 임장근 대장은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큰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 큰 변화의 시작” 성과도 크다. 울릉도 해양심층수 미네랄 특구 추진을 통한 해양심층수 관련 산업이 창출됐다. 임 대장은 “해양심층수 취수업체로는 큐비엠 등이 있다. 해양심층수에서 미네랄을 추출해 만든 ‘울릉도 해양심층수 미네랄워터 청아라’와 장유경 대표가 운영하는 큐비엠 화장품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독도 조사 추진 실적으로는 독도 관측정점의 국제 해양연구 네트워크 등재, 독도 갯녹음화 대응기술 개발 및 독도 수산생물의 브랜드화 추진, 독도 실시간 수중 영상전송 시스템 구축을 통한 수중생태계 관리기반 강화 등이 꼽힌다. 멸종된 독도 강치인 ‘바다사자 뼈’의 DNA도 지난 1월 국제유전자은행에 ‘독도’라는 명칭으로 첫 등재했다. 9월에는 해양연구 국제학술지 OSJ ‘스프링거’에 독도라는 이름으로 등재됐다. KIOST 관계자는 “현재 기술로는 복원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우선 독도 강치를 국민들이 잊지 않도록 상설 전시관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인 인식 증진 사업이 필요하다”며 “향후 유전자 기술이 발전할 것을 대비해 독도 강치의 유전자를 미리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2월호

‘뱅커들의 카운슬러’ 김수철 신한은행 특별민원팀장

욕설, 폭행, 스토킹 등 갑질 피해 노출된 은행원들 은행권 직원보호조치 의무화로 특별민원팀 가동 악성 민원 해결부터 피해 직원 사후조치 전담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백인혁 사진기자 dlsgur9757@newspim.com 은행원은 친절한 서비스의 대명사로 통한다. 대개 웃는 얼굴로 고객을 맞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에 그늘이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고객이란 권리를 악용해 욕설, 폭력, 스토킹으로 은행원을 괴롭히는 금융 소비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금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은행산업 근로자의 감정노동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고객 욕설이나 폭언 등을 경험한 은행원은 절반(50.5%)을 웃돈다. 업무와 무관한 일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경우는 20.5%에 달하고, 물리적인 폭력이나 성희롱 등을 겪었다는 응답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부터 고객만족센터 내 특별민원팀을 가동했다. 김수철 팀장은 팀 신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은행원들의 ‘수호천사’ 역할을 하고 있다. 민원 해결을 비롯해 직원들의 사후 복지까지 책임지는 게 그의 임무다. 전국 영업점 누비며 악성민원 해결 은행권에서 직원 보호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것은 2016년. 사회 전반에 ‘갑질 논란’이 번지면서 은행권에서도 이슈가 됐다. 이에 2016년 7월부터 직원 보호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은행법이 개정되면서 신한은행은 특별민원팀을 만들었다. 김 팀장은 팀 초창기 멤버다. 2004년 입행 후 10년 이상 영업점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고객만족센터에서 분쟁 조정을 담당해 왔다. 처음 꾸려진 조직인 만큼 바닥부터 다지는 일이 중요했다. 그는 악성 민원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 행동분석에 들어갔다. 전국 지점으로부터 정상적인 응대가 불가능하고 물리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고객 사례를 모으기 시작했다. “1년간 300건 정도를 수집했어요. 전화로 문의를 받은 사례는 훨씬 더 많고요. 사소한 일로 4~5시간 꼬투리를 잡는 것부터 임신한 직원에게 물건을 던지거나 스토킹을 하는 경우도 있었죠. 이런 민원의 90% 이상이 여성이나 나이 어린 직원들에게 집중됐어요.” 초기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피하기 위해 무조건 사과부터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서비스 만족도를 평가받는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거나, 지점 전체가 피해를 볼까 우려해서다. 서툴기는 김 팀장도 마찬가지. 전국을 돌며 직접 직원들을 만나 코칭을 하다 감정이입을 하기 일쑤였다.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처음에는 마음처럼 되지 않았어요. 같은 은행원이다 보니 내 일처럼 느껴지고 화가 나서 밤에 잠도 오지 않더라고요.” “은행원 보호가 곧 고객 서비스” 1년이 지나자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했다. 접수된 민원을 중심으로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케이스별로 기본적인 응대 방안을 만들었다. 특정 창구에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경우 직원 자리를 이동시키고, 업무 방해 문제가 커지면 법적 대응도 불사했다. “ ‘신입직원이라 뭘 잘 몰라서 생긴 일입니다’, ‘일단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무조건적인 사과는 금기어입니다. 고의로 악성 민원을 제기한 고객에게 빌미를 주면 문제가 더 커지죠. 또 상사를 통해 압박을 주는 경우가 많아 주기적으로 부지점장, 지점장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 팀장은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어 매달 전 지점에 공유한다. 직원들에 대한 사후조치도 체계화했다. 심리 치료를 위해 전문가와 연결해 주거나 평가 제외, 휴직 등의 조치도 취한다. 악성 민원 처리와 직원 보호 조치가 자리를 잡으면서 은행 내 문화도 달라졌다. 영업점에서 문제가 생기면 고민 없이 바로 연락하는 직원이 많아진 것이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어야 직원들 만족도가 높아지고, 그래야 좋은 서비스가 나옵니다. 결국 극소수의 악성 민원에 대처하는 게 다수의 소비자를 위한 것이란 의미죠. 앞으로 소비자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분쟁조정 전문가가 보다 많이 양성됐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1월호

박완수 의원 창원 의창구 “재료연구소, ‘연구원’ 승격 3년 만 결실 눈앞에”

2017년 1월 재료연구원법안 발의...국과연 ‘원 승격 의견’ 9월 확정 이르면 연내 법 통과...소재부품 R&D 정책 탄력 기대감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재료연구소의 연구원 승격은 더 이상 늦춰선 안 되는 문제입니다. 재료연구소가 일본 수출 규제의 핵심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을 주도하는 만큼 원 승격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르면 연내 법 통과가 예상됩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완수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2017년 1월 한국재료연구원 설립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명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 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과기출연기관법)의 일부개정 법률안’. 이 법안이 이르면 올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관리 감독과 운영 지원을 담당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국과연, 이사장 원광연)가 지난 9월 20일 이사회에 상정한 ‘재료연 독립법인화’ 원 승격 안건에 대해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고 공식 의견으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창원 의창구 소재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이 근 3년 만에 결실을 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의원은 그간의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법 통과 전망, 독립법인으로서 재료연구원의 역할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국과연, 재료연구소 원 승격 안건 9월 20일 의결 Q. 지난 9월 국과연 이사회의 재료연 원 승격 의결 사항을 전해 달라. A. 국과연 이사회는 ‘재료연 독립법인화’ 원 승격 안건에 대해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고 공식 의견으로 확정했다. 국과연은 이런 의결 사항을 국회에 제출해 제가 한국재료연구원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지난 2017년 1월 상정한 과기출연기관법 개정안 처리에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국과연 이사회 논의 내용을 보면 정량적·정성적 요소를 함께 따지는 종합평가법(AHP) 분석 결과, 재료연 독립법인화 추진 타당성은 0.880 수치가 나왔다고 발표됐다. AHP 수치는 0부터 1까지의 범주를 갖는데 0.5 이상이면 타당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검토 작업을 수행한 국과연 전문위원회는 재료연구소의 독립법인화가 현행 유지보다 효과적이라는 종합 의견을 내놨다. 전문위는 현재 국제 상황에 비춰 재료연의 독립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물론이고 소재·부품·장비의 연구 구심점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기부와 국과연은 이사회 의견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과방위 소속 의원 상당수는 재료연 독립법인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를 막론하고 재료연은 규모나 역할로 볼 때 ‘분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이 많고, 관련 추가 입법도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 어떻게 보면 너무 늦은 것 아니었나. A. 그렇다. 그래서 저는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17년 1월 재료연 승격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관련 절차가 있어 최소한의 시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법 통과를 강조해 왔다. 또 지난 7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을 상대로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을 강하게 촉구한 것처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해 왔다. 완제품 조립‧가공 기술이 세계적으로 평준화되면서 소재가 제품의 부가가치와 다른 산업의 성장에 미치는 기여율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내 소재산업은 제조업 생산액의 18% 비중을 차지하고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무역흑자를 올리는 중요 산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독립법인의 소재전문연구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일본의 소재독점권을 무기로 한 수출 규제가 우리나라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현재, 정부가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에 이전처럼 지지부진하다면 그것은 두고두고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하게 경고해 왔다. 지난 7월 예결위에서 당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일본의 경제 제재로 소재 개발에 대한 국가적 필요성이 부각하고 있어 원 승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이번에 국과연 이사회 의결로 이어져 상당히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Q. 독립법인화는 어떤 의미인가 A. 부설연구소는 과기출연기관법이 아닌 정부출연연구기관 정관에 따라 연구회의 승인을 거쳐 설치·운영 중인 연구조직이다. 출연연구기관은 과기출연기관법에 근거해 별도 법인으로 설립돼야 한다. 재료연구소는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연구소로 2007년 4월 설립됐다. 부설 연구소는 인사, 조직, 예산, 회계, 평가 등에서 본원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법인은 아니기 때문에 기술 이전·조달 등 계약, 소송, 특허 출원·등록 등 법률행위 등에서 본원 명의를 사용한다. 연구원 승격으로 과학기술혁신 거점 확보 Q. 재료연구소는 어떤 연구기관인가. A. 재료연구소는 소재기술 관련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기술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 국가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수입품 국산화 등 산업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재료연구소는 지난 10여 년 국내 재료연구 분야를 선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지만 그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독립기관으로 승격하지 못해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이르면 연내 원 승격 법안 통과 예상” Q. 3년 노력이 결실을 앞두고 있다. 그간의 진행 상황을 설명해 달라. A. 최근 기술환경 변화 및 부설기관의 규모 확대 등에 따라 재료연구소를 독립법인화해 원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과기출연기관법 개정안을 제가 제일 처음으로 지난 2017년 1월 24일 발의했다. 뒤이어 노회찬 의원도 사망하기 전에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내용의 한국소재연구원 신설 법안을 2월 20일 발의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소위는 2017년 11월과 2018년 2월 두 차례 회의를 열어 해당 법안 심의에 앞서 ‘부설연구기관 운영(승격) 관련 기준’을 마련해줄 것을 과기정통부(국과연)에 요청했다. 이후 2018년 4월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부설기관의 설치·운영 기준에 관한 연구’가 같은 해 12월까지 수행됐다. 이어 올 들어 △정책연구과제 최종보고서 검수(4월) △부설연구소 설치·운영 가이드라인 출연(연) 의견수렴(4∼5월) △부설연구소 독립법인화 적정성 검토계획 정부·국회 협의(5∼7월) △국과연, 부설기관 독립법인화 적정성 검토 계획 발표(7월 8일) △재료연, 독립법인화 적정성 검토요청서 국과연 제출(7∼8월) △국과연, 독립법인화 적정성 검토 및 이사회 상정(8∼9월) 등으로 숨가쁘게 이어져 왔다. 국과연 이사회의 적정성 검토 결과는 조만간 국회에 보고되고 국회 과방위는 법안 심사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방위에선 법안심사 소위에 이어 전체회의에서 통과되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마침내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 법안은 이르면 올 12월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라는 게 재료연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의 공통된 관측이다. Q. 마지막으로 독립법인화의 법·제도적 절차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부설연구소 운영체제 개편 추진 절차는 전체적으로 보면 △기획보고서 작성(연구기관) △접수 및 예비검토(국과연) △검토방향 설정(국과연 이사회) △적정성 검토(국과연 기획평가위원회) △정책방향 설정(국과연 이사회) 순으로 진행된다. 국과연 이사회에서 부설연구소의 독립법인화를 결정하면 과기출연기관법 개정을 추진하되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경우에는 국회 상임위에 정부 측 입장을 전달토록 돼 있다. 사실상의 마지막 절차가 재료연의 경우 지난 9월 20일 열린 것이다. 박완수 의원 - 시골 빈농의 아들에서 창원시장·국회의원까지 통영의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고구마와 칼국수를 주식으로 삼던 가난한 농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어렵사리 초·중학교를 거쳐 공고를 나왔고, 마산수출자유지역 동경전자에서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던 중 방통대에 진학, 행정고시에 합격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경남에서 가장 성공한 공무원 출신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합천 군수, 김해 부시장, 민선 3·4기 창원시장, 통합창원시장 등을 역임, 경남의 대표적인 행정관료로 평가된다. 국회는 초선임에도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역임하는 등 정치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거쳐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영 출생 △마산공고 △한국방송통신대·경남대 행정학과 △경남대 행정학과 박사 △창원대 경영학 명예박사 △제23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김해시 부시장 △경남도 경제통상국장 △민선 3·4기 창원시장 △1대 통합창원시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20대 국회의원(창원 의창구) △새누리당 최고위원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국리민복상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1월호

차주필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단장 “애물단지 퇴직연금, 미래 먹거리 부활”

‘종합예술’ 연금사업 도입부터 개편까지 리딩 올해 퇴직연금 순증규모 1조원 돌파 실버산업 연계...웰리빙부터 웰다잉까지 공략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백인혁 사진기자 dlsgur9757@newspim.com 올해 국내 은행들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한 분야 중 하나가 퇴직연금이다. 시장 규모는 200조원 수준으로 훌쩍 컸지만 연간 수익률은 정기예금만도 못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이에 은행들 대부분 사업개편에 속속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올 초 연금사업본부를 신설해 차주필(55) 단장에게 키를 맡겼다. 지난 6월에는 이를 연금사업단으로 격상해 수수료 인하, 상품 개편, 모바일 채널 고도화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순증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해 금융그룹 중 가장 빠른 성장세다. 차 단장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연금자산 확대를 넘어 실버산업과 금융을 연계한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할 채비를 갖췄다. 고객들의 생애주기를 따라 웰리빙(well-living)과 웰다잉(well-dying)을 책임지는 연금사업단이 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연금사업 = 은행의 미래 먹거리 차주필 단장이 연금사업에 첫발을 들인 것은 2005년. 은행에서 퇴직연금이 처음 도입된 해다. 당시 차 단장이 속해 있던 기업금융부에서 기초작업을 맡았다. 영업점을 돌며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영업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일이 주된 업무였다. “영업점에선 연금을 종합예술이라고 하죠.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예요. 돈을 쌓아두기보다는 투자를 원하는 기업을 설득하는 일부터가 만만치 않습니다. 적립 방식에 대해선 기업뿐 아니라 임직원들과도 협의가 필요하고요. 노동부 승인부터 각종 서류 제출까지 절차도 복잡해 연금사업 하나만 봐도 스몰뱅크나 다름없습니다.” 25년 이상 기업금융, 기관영업 등에서 잔뼈가 굵은 그에게도 연금사업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어려워도 꼭 필요한 일이란 신념이 있었다. 펀드처럼 한번 팔면 끝나는 상품이 아닌, 생애주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운영하는 상품이다 보니 장기적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미래 먹거리’라고 판단했다. 현장에서 기업 최고재무관리자(CFO)와 노조위원장을 직접 설득하며 영업직원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였던 이유다. 연금사업단으로 조직 격상...인프라 구축 집중 14년 만에 돌아온 연금사업단. 제도 변화로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지만, 다른 한편에는 자신감이 들어 차 있었다. 직접 영업을 뛰어봤기 때문에 연금자산을 확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차 단장은 우선 6개월 동안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다. 서류 승인 등 절차가 복잡해 영업점조차 마케팅에 소극적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본점에 ‘오퍼레이션(OP)센터’를 만들었다. OP센터에서 서류 심사, 규약 승인 등 제반 업무를 하고, 창구는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시스템이다. ‘연금손님자산관리센터’도 신설했다. PB센터처럼 KEB하나은행의 퇴직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일대일 상담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상품 비중 조정 등 연금자산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하나은행의 연금고객은 105만명가량입니다. 이들을 공략해 상품 리밸런싱을 해주고 있죠. 전화영업으로 관리고객군에 들어간 비중이 30%나 되는 등 반응이 좋습니다. 100만명을 다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 2~3% 수익률을 내는 노후자산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퇴직연금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보유한 연금상품을 언제 어디서든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모바일 채널을 고도화했다. 상품 가입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15분에서 5분으로 줄여, 모바일 가입 비중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35%로 배 이상 늘었다. 실버산업과 접목...중장기 성장 이끈다 인프라를 디딤돌 삼아 내년부터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신설한 조직과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가운데 연금 업무에도 스마트 창구 시스템을 도입해 영업 효율화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은퇴 시장을 넘어 웰다잉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도 구상하고 있다. 향후 노후자산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를 위해 현금흐름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컨설팅을 제공하는 게 한 축이라면, 조성한 노후자산을 잘 소비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다른 한 축이다. 실버타운, 요양병원 등과 연계해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식이다. “지금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 퇴직연금 규모는 400조원까지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갈 겁니다. 소득대체율이 40%밖에 되지 않는 국민연금은 고갈 시기가 점점 다가오기 때문에 개인연금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죠. 다만 단기 실적만 보고 퇴직연금 1등을 목표로 하기보단 지속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0월호

김명준 ETRI 원장 “정보화 넘어 지능화로”

‘AI 국가전위대’ 大변신...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 새 비전 “ETRI맨은 거시경제적 차원의 ‘R&D 산업역군’”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Electronics and Telecommunications Research Institute)은 5명의 과학기술·정보통신 부처 장관을 배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정부출연연구원이자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싱크탱크다. 25개 정부출연연구원이 내놓은 전체 성과 중 절반 이상이 ETRI의 작품이다. 전전자교환기(TDX·1986)를 시작으로 반도체(DRAM·1988),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CDMA·1996), 와이브로·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2004), 4세대 이동통신(LTE-Advanced·2011), 휴대형 한영자동통역기술(2012), 투과도조절 AMOLED(2012) 등 눈부신 성과를 냈다. ‘정보와 통신, 전자, 방송’ 키워드 국가연구소의 대명사인 ETRI가 최근 ETRI다운 ‘사고(?)’를 쳤다. 4차산업 시대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의 ‘국가전위대’를 자처한 것이다. ETRI의 방향성이 ‘하드웨어’에서 ‘AI 소프트웨어’로 확 바뀌었다. 그 중심에 ‘만년 ETRI맨’ 김명준(金明俊·64) 원장이 있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AI 기반의 지능화 혁명”이라고 정의한다. “인공지능은 기술분류상의 일개 개념이 아니라 지능화 혁명을 상징하는 경제·사회 진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그간 ETRI가 대한민국의 산업을 일궈 정보화에 힘썼다면, 앞으로는 지능화를 위해 힘써 대한민국이 한발 더 도약하는 데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TRI맨의 정체성은 산업역군” Q. 1986년 ETRI 입사 이후 30여 년이 흘렀다. 한마디로 ‘ETRI맨’이다. ETRI맨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A. ETRI맨은 지난 1970년대부터 43년간 산업화의 역군이었다. 우리나라가 GDP 규모 11위의 강국이고 지난해 수출 6위를 일군 뒤에는 ETRI맨의 피와 땀이 어려 있다. 지난해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ICT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견인했고, 이러한 ICT 수출의 뒤에는 ETRI맨의 노력이 숨어 있다. 따라서 ETRI맨의 정체성이라면 한마디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산업역군이라 할 수 있다. 저는 ETRI에서 30년 넘게 근무하고 원장 취임 전에는 3년간 경기도 판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일했다. 이때 잠시나마 밖에서 제3자의 입장을 지니고 ICT(SW) 정책 관점을 견지하며 ETRI를 지켜보는 시간이었다. 과거 20년 동안 대한민국은 ‘국가정보화’를 잘 실현해 ICT 강국, 전자정부 선도국 등으로 부상했다. ETRI 역시 국가의 요구로 산업화 시대(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서비스 시스템 개발을 위해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ETRI맨은 모두 국가가 요구하는 거시경제적 차원의 ‘R&D 분야 산업역군’이었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하는 역할을 ETRI가 맡아야 한다. 차기 ETRI맨은 넓은 안목에서 장기적, 도전적,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내기 위해 각자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을 정체성으로 삼아 부단한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 Q. 그동안 ETRI에서 소프트웨어연구부, 인터넷서비스연구부, 컴퓨터시스템연구부 등을 거쳤다. 주요 연구성과를 소개하면. A. 저의 지난 30년 연구성과를 소개하라면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의 수준별 역사와도 비슷하다. 처음 ETRI에 입사해 1986~1992년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을 주로 했다. 선진국의 기술을 본떠 그대로 실행에 옮겨보는 작업이었다. 1993~1997년에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되자 국제표준이나 국제규격에 따라 그대로 구현해 보는 시기였다. 1998~2003년 당시에는 시스템통합을 했고, 2004~2009년 사이에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시도했다. 2010년 이후에는 신개념을 창출하고 증명하는 일들이었다. 저는 전공이 데이터베이스였다. 바다 DBMS I, II, III, IV, V와 리눅스 FS 등 지금까지 여덟 차례에 거쳐 파일 시스템을 개발했다. “인공지능은 전 산업에 비타민” Q.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AI ETRI’로의 변신을 위해 조직을 바꿨다고 알고 있다. A. 제가 앞서 강조한 ‘지능화’는 향후 전 산업에 인공지능이 비타민처럼 녹아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산업 전반에 걸쳐 해당되는 분야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보는 연구를 중점에 두고자 한다. 4개 연구소와 3개 본부로 조직을 개편하고 부원장제를 신설해 기술·임무 하이브리드형 조직을 구축하고 임무형, 도전형 조직으로 구조를 재편했다. 이로써 첫째 창의도전연구 활성화로 미래 성장을 준비하고, 둘째 글로벌 톱 수준의 R&D 성과를 창출하며, 셋째 국민생활문제 해결 및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마지막으로 개방·공유·협업 기반의 연구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물론 처음 연구원들도 본인 전공이 SW나 인공지능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가지능화라는 비전과 거리가 먼 게 아닌가’라고 생각해 약간의 반감을 가진 게 사실이다. 이후 다양한 계층의 연구원과 만나 인공지능의 대표 예시 등으로 설명하면서 지금은 많은 연구원이 이해해 주고 연구 방향에 동참해 준다고 생각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전 세계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연결돼 짧은 시간에 엄청난 수를 계산하고 그것을 스스로 추려내는 식으로 이세돌 9단과 대결했다. 그 이면을 보면 인공위성과 통신네트워크, 해저케이블과 소재부품, 슈퍼컴퓨팅 등의 분야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ETRI가 해 왔던 SW콘텐츠, 초연결통신, 방송미디어, ICT 소재부품과 무관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ETRI의 비전만 갖고 잘못 이해했던 연구원들과 만나 비전의 의미 등을 같이 이해하며 설득했다. 이를 통해 현재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매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으로 생각한다. Q. ETRI의 지난 역사는 눈부시다고 할 수 있다. A. 1986년 세계 10번째로 전전자교환기(TDX)를 개발한 성과는 우리나라가 통신 선진국으로 첫발을 내디딘 쾌거다. TDX 개발의 성공은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며 이동통신기술, 슈퍼컴퓨터 개발의 근간을 제공했다. 또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연구를 시작하며 4M DRAM(1989) 등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주력한 결과, 단숨에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세계 최초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상용화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리의 기술로 만든 TDX 교환기가 있었기 때문에 기지국을 붙여 이동통신의 실현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는 통신 강국이던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의 CDMA 관련 장비를 역수입하는 계기가 됐으며, 중국이나 북유럽에도 우리의 통신장비 등 기술을 최초로 수출하게 되는 물꼬를 마련했다. 나아가 ‘손안의 인터넷 세상’을 활짝 개화시킨 WiBro(와이브로) 기술을 개발해 언제 어디서나 이동 중에도 인터넷이 가능케 했다. 이 밖에 ETRI는 지상파 DMB 개발에 성공하며 ‘내 손안의 TV 시대’를 열었다.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인 LTE-Advanced 시스템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2010년대 △조선 분야에 첨단 ICT가 접목된 융합기술인 SAN(Ship Area Network) 기술 △투명디스플레이 핵심원천기술 △세계 최고 수준의 휴대형 한·영 자동통역기술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무인 발렛주차 기술 △오케스트라 광인터넷 기술 △하이파이브 에스코트 기술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 △UHD 모바일 방송기술 등을 개발해 왔다. 6G 연구 본격 착수...원격의료·통신혁명 기대 Q. 5G와 관련한 ETRI의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현재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또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A. 5G 이동통신은 ‘언제 어디서나 환경의 제약 없이 사람과 사물을 포함한 모든 사용자에게 지연 없이 기가급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통신’이라고 정의된다. ETRI 연구진은 그동안 5G와 관련해 △스몰 셀(Small Cell) △빔 포밍(Beam Forming) △MHN(Mobile Hotspot Network) △빔 스위칭(Beam Switching) △징(Zing) △저지연 기술 등 요소 기술을 계속 개발해 5G 상용화 추진을 위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ETRI는 현재 5G를 넘어서는 연구인 ‘B5G(Beyond 5G)’ 기술과 더불어 6G 연구를 위한 기초기술 개발을 준비 중이다. 6G는 2030년 전후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차세대 통신기술이다. 6G의 정의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초당 1TB(테라바이트)급 전송속도, 100만분의 1초 이하의 지연시간, 100㎓ 대역 이상의 주파수대역 지원으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통신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적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용자 단말, 중계기, 네트워크 간 최상의 데이터 전송방법을 택해 지연시간을 더욱 개선하고 음영지역을 줄이기 위한 위성 및 성층권 통신기술과의 융합도 검토 중이다. 최초로 수중통신 실현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ETRI는 지난 6월 핀란드 오울루(Oulu)대학과 손잡고 6G 이동통신 기술협력과 공동연구 업무협력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오울루대학은 지난해 3월부터 8년 동안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 6G 플래그십 프로젝트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지난 6월 ETRI는 테라헤르츠(THz) 대역 주파수로 100Gbps 속도를 내는 6G 이동통신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아직 구체적인 생활상의 변화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5G에서 구현 불가능했던 원격의료, 사람 지능에 가까운 로봇 서비스,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의 구분이 어려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Q. 앞으로 정부출연연구원의 개편이나 혁신이 어떻게 진행됐으면 하는지. A. 정부출연연구원은 그동안 역할과 책임(R&R)을 재정립함으로써 각 연구원이 국가 연구개발의 핵심 주체로 재탄생할 토대를 마련했다. 각 연구원의 수입구조 포트폴리오와 관련해선 정부출연연구원의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개선하면서 안정된 정부출연금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연연 R&R 재정립 및 PBS 개선으로 정부출연연구원의 운영과 연구계획을 장기적으로 세밀화해야 한다. 국민생활 문제, 국가임무 해결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주요 역할에 담아 국민이 체감할 중장기 과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시·교통·복지 등 6개 분야 국가지능화 추진 Q. ‘AI ETRI’가 앞으로 어떤 연구를 수행하는지 설명해 달라. A. 이번에 연구원 비전을 ‘미래 사회를 만들어 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연구기관’으로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공지능연구소, 통신미디어연구소, 지능화융합연구소, ICT창의연구소 등으로 조직도 개편했다. 4개 연구소별로 AI를 통해 공공·국민생활 문제를 해결할 분야를 정하고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연내 ‘국가 지능화 종합계획’ 초안을 만들 계획이다. 지난 6월 초 국가 AI 종합연구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안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 안건으로 올렸다. 우리의 R&R도 완벽히 여기에 맞춰 조직과 사람 모두 변경했다. 연말까지 연구개발 방향이나 투자 포트폴리오 등을 담아 만들 계획이다. 특히 국가 지능화 종합계획에는 도시·교통·복지·환경·국방·안전 등 6개 분야에 대한 지능화 추진 방향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R&D 전략 등이 담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0월호

김동일 보령시장 “머드축제 넘어 해양레저 메카 꿈꾼다”

원산도 중심 해양관광복합지구 조성사업 추진 지역특산물 연계 미식도시 꿈꿔...‘보령 맛’ 체계화 충남 최대 수산업 전진기지·사통팔달 교통망 갖춘 중부해경 최적지 | 오영균 기자 gyun507@newspim.com 휴가철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8월 16일 충남 보령을 찾았다. 김동일 보령시장에게 보령머드축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인터뷰 내내 김 시장의 시선은 머드축제 그 너머를 향해 있었다.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머드축제가 보령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지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시장은 “22년 동안 매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축제를 개선해 왔다고 자부하지만, 이제 머드축제도 변곡점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보령축제재단을 중심으로 관련 부서와 향후 축제 운영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일회성 머드축제에서 벗어나 시민과 관광객들이 사계절 내내 머드를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여기에 서해안의 대표적인 관광 거점으로 조성 중인 원산도 해양관광복합지구를 더해 보령을 해양레저 메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령머드를 몸소 체험한 관광객들로부터 365일 즐길 수 있도록 상설 머드체험시설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연계해 사계절 머드 체험과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보령머드테마파크’를 구상 중”이라며 “머드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함께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모멘텀(성장동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령시는 원산도를 거점으로 효자도, 고대도, 장고도 등 주변 유인도서를 아우르는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원산도를 서해안 관광벨트 핵심 도시로 조성하는 등 보령은 새로운 해양관광 메카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시장은 민선 7기 들어 무상급식, 무상교복, 무상교육 ‘3무 교육’으로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학부모의 경제 부담을 줄인 점, 긴급환자 수송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보령아산병원과 협약을 체결한 일, 기업 유치로 931개 신규 일자리를 이끌어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김 시장과의 인터뷰는 대면에 이어 두 차례 서면 질의를 통해 보강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머드축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Q. 먼저 보령 하면 떠오르는 머드축제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올해 축제를 평가한다면. A. 작년은 재난 수준의 폭염 속에서 축제를 추진했다면, 올해는 축제기간 내내 태풍과 호우경보 등 악천후가 계속됐다. 하지만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머드축제의 방문객 계층은 더욱 다양해졌다. 축제 관광객 수가 방증하듯이 매일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 콘텐츠와 연계한 축제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올해 처음 야간 개장까지 더해지면서 ‘명실공히’ 대한민국 여름철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콘텐츠 개발과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을 통해 머드에 흠뻑 빠져 맘껏 뒹굴면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행복에너지 충전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축제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Q. 시장은 앞으로 머드축제 발전을 위해 시각과 촉각 아이템을 더 많이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A. 22년 동안 매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축제를 개선해 왔다고 자부하지만, 이제 변곡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올해 머드축제는 머드를 주제로 머드볼러, 머드몬스터챔피언십, 머드몹신 특수효과 도입 등 축제 콘텐츠 차별화 및 업그레이드를 통해 방문객들의 흥미를 배가시켰다는 평이 많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머드의 진가를 좀 더 경험하면서 진정한 머드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도록 획기적 개선을 꾀할 때라고 생각한다. 보령축제재단을 중심으로 관련 부서와 향후 축제 운영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 머드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피부에 좋은 머드를 직접 느끼면서 해상불꽃쇼, K팝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촉각과 시각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축제라는 점이다. 자연의 선물인 머드를 이용한 오감만족, 다양한 축제 콘텐츠 개발로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함께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모멘텀(추진동력)으로 만들어 가겠다. ‘보령머드 테마파크’ 구상...2022년 개장 목표 Q. 사계절 머드 체험과 스파를 할 수 있는 ‘머드테마파크‘ 조성계획을 밝혔는데, A. 축제 때 한정적으로 즐길 수밖에 없는 보령머드와 머드화장품의 우수성을 몸소 체험한 관광객들로부터 머드를 365일 즐길 수 있도록 상설 머드체험시설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이에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연계해 사계절 머드 체험과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보령머드테마파크’를 구상했다. 보령시 신흑동 일원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설계를 추진 중이다. 2022년 개장이 목표다. 체험존, 머드스파, 머드테라피, 머드족욕시설과 함께 해수스파, 키즈카페, 머드축제전시관 등 시민과 관광객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힐링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특히 머드를 이용한 뷰티와 헬스를 결합한 테마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Q.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원산도를 서해안 관광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구상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A. 국내 해양레저관광 인구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내외국인이 즐길 수 있는 해양관광명소 육성과 연계해 해양관광 지역거점 조성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양관광산업은 보령시 최대 현안인 인구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다. 특히 원산도는 2021년 국도77호 국내 최장 해저터널 개통,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개최와 연계돼 있다. 보령시는 원산도를 거점으로 효자도, 고대도, 장고도 등 주변 유인도서를 아우르는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원산도를 서해안 관광 거점벨트 핵심도시로 조성하는 등 보령은 새로운 해양관광 메카로 거듭날 것이다. 특히 원산도 해양관광복합지구 조성사업은 △해양레저안전체험, 실내서핑, 스쿠버체험이 가능한 해양레저플레이센터 △보트, 플라이보드, 워터 트램펄린 체험공간인 해양레포츠체험장 △갯벌체험장, 해변 스카이워크, 오토캠핑장으로 구성된 월니스길 조성 사업 등 보고 느끼고 즐기는 힐링관광 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img4 “미식도시·농어업축산 6차산업화 등도 추진” Q. 보령이 ‘관광’에만 특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제2의 먹거리’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있는지. A. 요즘은 일상생활, 여행에서 맛있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보령은 예부터 산, 계곡, 바다로 둘러싸여 다양한 음식이 발달한 곳이다. 작년 보령9미를 선정하는 등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지난 2년간 보령의 맛‧음식을 발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식도시 연구용역을 통해 보령의 맛을 체계적으로 발굴, 홍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해안 꽃게, 천북 굴 등 신선한 수산물과 성주산 버섯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 개발로 미식도시를 만들어 가겠다. 또한 농어업, 축산 분야 6차산업화를 위해 우리 지역 기후와 토양에 맞는 신규 작물을 개발하고 농촌, 어촌 체험마을을 발굴 운영 중이다. 농어업민들과 마을에 수익이 환원되는 경제 선순환을 위해 다양한 아이템을 구상,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축사 악취 저감시설 및 화재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 다각적인 정책 개발을 통해 ‘부자 농어촌’ 건설을 실현해 나가겠다. Q. 앞선 질문에서 보령 특산물에 대해 언급했는데, 특별한 자랑이 있다면. A. 보령 농산물의 가치는 전국의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소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보령쌀 ‘만세보령 삼광미골드’는 소비자가 인정하고 정부가 보증한 전국 최고의 쌀로 2015년, 2016년 2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 전국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한 해 매출액이 800억원에 달하는 보령쌀은 맛과 풍미가 뛰어나 국내 대기업과 대형마트뿐 아니라 제주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미국에 수출해 시온마켓에서 상시 판매하는 효자상품이다. 전국 최고의 당도로 각광받는 사현포도, 배, 사과 등도 우리 고장의 자랑거리다. 해양도시 보령에서 수산물을 빼놓을 수 없다. △봄의 주꾸미, 바지락, 꽃게 △여름의 참돔 △가을 전어, 대하, 멸치, 간자미, 우럭 △겨울 오천항 키조개 등 사계절 싱싱한 수산물을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이 보령을 찾는다. 앞으로도 특색 있는 어가맛집을 발굴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식도락 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Q.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 보령만의 강점이 있다면. A. 세 가지로 요약해 말씀드리겠다. 첫째, 접근성과 지휘권 측면이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구축돼 대천IC, 버스터미널, 대천역에서 10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보령해양경찰서와 연계해 해상 지휘권 운영에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해경의 역사적 배경인 충청수영성이 왜 보령에 있었는지 생각하면 예로부터 해양 치안의 본영은 보령이 최적임을 알 수 있다. 둘째는 민원인 편의성이다. 충남도 내 최대 수산업 전진기지이며 국내 2위 낚시어선 활동지역으로 관련 민원 수요가 많다. 해경청이 보령에 온다면 서해안 주변 어업인들의 편의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는 예산 부문이다. 보령은 기반시설이 돼 있는 시 소유 토지를 활용함으로써 토지매입비와 기반시설 초기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령의 오염원 없는 친환경 입지는 중부청 직원들에게 쾌적한 근무 환경과 주거 여건을 제공할 것이다. Q. 지난 6월 말 기준 민선 7기 공약 65건 중 15건을 완료했다. 공약 가운데 가장 공을 들인 사업을 꼽고, 그 이유를 설명해 달라. A. 민선 7기 시민들의 행복과 시정 공감대 형성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둔 공약사항 중 하나가 ‘3무 교육’이었다. 3무는 무상급식, 무상교복, 무상교육으로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학부모들의 경제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해 올해부터 추진했다. 다음으로 의료 수혜정책 확대 시행을 들 수 있다. 긴급환자 수송체계를 개선하고자 보령아산병원과 협약을 맺고 시민 한분 한분의 생명의 골든타임을 지켜드리고자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기업 유치를 들 수 있다. 현재 보령은 인구 감소라는 최대 현안 해결과 지역 개발,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취임 이후 8월 현재 97개 기업에서 근로자 931명을 고용한 바 있다. 내년에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도 ‘일자리 창출’이다. 지속적으로 웅천산업단지, 관창산단, 청소농공단지 등에 기업 및 투자 유치를 협의 중이다. 앞으로도 기업 하기 좋은 보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데, 재선 시장으로서 향후 계획은. A. 시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민선 7기 재선시장으로 일할 수 있게 돼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늘 보령 발전과 시민 행복만 생각하면서 서해안 시대를 주도하는 보령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 Q. 시정을 운영하는 기본철학을 소개한다면. A. 지속적인 인구 감소, 고령화, 양극화 등 사회‧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보령시 각종 현안과 사회적 위기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 공직자가 주인의식과 사명감,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시민과 공직자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원팀’이 돼 더 큰 힘을 발휘, ‘건강한 도시, 행복한 보령’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고 시정철학이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0월호

'중소기업의 구글' 만든 이승진 IBK기업은행 BOX운영팀 차장

CEO만 2218명 인터뷰...2년간 플랫폼 기획·개발 스타트업 뛰놀 운동장...동남아 진출 목표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당장의 돈보다도 거래처가 필요합니다. 수출을 할 수 있는 거래처를 소개해 주세요. 인력 이탈이 너무 많습니다.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고 싶어요. 정책자금 지원받으려면 준비해야 할 서류만 10개가 넘어요. 관공서 다니느라 하루가 다 가는데 간소화가 필요합니다. 이승진 IBK기업은행 전략기획부 BOX운영팀 차장이 만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요구들이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 ‘BOX’를 만들기 위해 2218개 기업의 목소리를 들었다. “은행이 왜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란 말도 나왔지만, 이 차장은 기꺼이 중소기업의 ‘마술상자’를 만들었다. 중소기업을 위한 디지털화만큼은 기업은행이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터넷銀 탈락, BOX로 플랫폼 재도전 이 차장이 플랫폼에 눈을 뜬 것은 2015년. 기업 경쟁력이 플랫폼 활용 여부에 달려 있다는 내용의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라는 책이 계기가 됐다. 같은 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 태스크포스(TF)에 들어가면서 목마름은 더 커졌다. 인터파크와 손잡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플랫폼에 도전했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기회는 2년 뒤 다시 찾아왔다. 당시 기업은행 부행장이었던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가 기업고객 서비스도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김 차장이 해당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을 위한 디지털화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시장조사부터 시작했다. 직접 발로 뛰거나 전화 인터뷰를 통해 CEO 2218명의 니즈를 들어봤다.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금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수주가 들어와야 대출이 되니 거래처 소개부터 인력 채용, 정책자금 신청 지원 등 다양한 니즈가 있었어요. 그리고 핵심은 이런 서비스들이 하나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는 인터뷰를 기반으로 플랫폼이 담아야 할 기능을 정리했다. △정책자금 맞춤 추천 △비대면 대출 지원 △자금관리 등 금융 기능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를 매칭해 주는 해외판로 개척 △인력 채용 △직원 근태관리 등 비금융 서비스 등으로 추렸다. “기획이나 개발 과정도 어려웠지만 은행 내부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은행이 왜 이런 것까지 해야 하냐는 질문에 이 사업은 100% 망할 거라는 말도 들었죠. 하지만 기업의 성장이 곧 은행의 성장이란 점을 근거로 설득했어요. 쉽게 말해 대출받은 기업이 잘 상환하고 성장해야 은행도 클 수 있다는 거죠. 중소기업을 위한 플랫폼만큼은 우리가 못하면 다른 누구도 못한다는 생각으로 추진했습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 “중소기업의 구글” 평가 2년 동안 기획과 개발을 거쳐 지난 8월 드디어 BOX를 완성했다. 금융 기능은 IBK기업은행이 직접 맡고, 비금융 기능은 외부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구현했다. IBK기업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중소기업이라면 PC나 모바일로 수수료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뚜껑을 열자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기획 초반 고개를 갸우뚱했던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의 구글”이라며 무릎을 쳤다. 출시 열흘도 안 돼 가입자 1만명을 돌파하며 사용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은행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기업 데이터를 축적해 여신 건전성을 높이고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 CEO들이 과연 새로운 플랫폼에 개방적일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제 생각은 달랐어요. 성장성이 높은 상위 5개 산업군에선 CEO들의 평균 연력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고성장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에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했죠.” BOX는 스타트업의 경영 활동을 지원할 뿐 아니라 사업 기회를 펼칠 운동장 역할도 한다. BOX에 서비스를 탑재해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 실제로 스타트업 밸류업은 BOX에 기업부동산 실거래 정보 제공 서비스를 실었다. 기업은행의 창업육성 프로그램 ‘IBK창공’을 거친 디타임은 BOX에 인사관리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물품 공동구매나 직원 복지몰 등 향후 BOX에 더할 서비스가 이미 60여 개나 대기 중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국가에서도 BOX 같은 중소기업 지원 플랫폼을 선보이고 싶어요.”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10월호

조철희 아샘자산운용 공동대표 "베트남 공모채권으로 고수익 안겨주겠다"

‘펀드 전략가’ 1년 만에 메자닌 명가 아샘운용 공동대표로 “베트남 법인 인력 2배 늘릴 것...수탁고 10배↑ 3조 목표” |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지난 7년간 유진자산운용을 이끈 조철희 대표가 1년 만에 자산운용업계로 컴백했다. 7월부터 아샘자산운용 공동대표를 맡았다. 펀드 전략가이자 마케팅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그가 아샘자산운용에서 그간의 경영 실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8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아샘자산운용 본사에서 조철희 신임 공동대표를 만났다. 그는 요즘 현장을 직접 찾고 뛰느라 정신이 없다면서도 새로운 목표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1년간의 휴식기간을 보내고 아샘자산운용에 온 건 클 수 있는 회사라는 믿음, 즉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 때문이다. 작년 베트남 현지법인이 생겼고, 하반기 본격적으로 베트남 채권과 메자닌 펀드를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9월 말 출시할 베트남 회사펀드는 120억원 완판을 기대 중이다. 현재 7명인 베트남 현지법인 직원을 6~10명 추가로 뽑아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아샘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아샘 베트남(ASAM VIETNAM) 법인을 설립했다. 태국 현지법인을 10년 정도 이어 왔지만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올해 태국 법인을 철수하고, 베트남 법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현지는 김환균 공동대표가 주로 머물며 챙기고 있다. ‘글로벌메자닌포커스1호’, ‘베트남메자닌포커스1호’, ‘베트남메자닌채권혼합1호’ 등을 선보이며 메자닌에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 메자닌과 채권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상품은 오너가 직접 소싱하기 때문에 경쟁력 있고 독특한 상품이 많이 나올 거다. 중요한 건 국내 판매망 확보다. 베트남 관련 유가증권 편입 상품의 판매망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 메자닌·채권 직소싱...회사채펀드 완판 기대” 조 대표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 채권 이외의 메자닌 상품에 특화된 아샘자산운용이 성장하기 위해선 해외 시장 발굴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메자닌 시장은 포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비상장 기업의 메자닌이 많고, 향후 유동성 등 문제가 생길 여지가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주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환사채 수익률을 주면서 주식으로 전환하려면 어려움이 있다. 국내 메자닌 시장에서 더 이상 성장은 어렵다는 판단이고, 이제 해외 시장에 중점을 두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가 유진자산운용 대표로 있었던 2012년부터 2018년 6월까지 6년간 유진운용의 수탁고는 3조2035억원에서 9조6286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흑자로 돌아서면서 6년 연속 흑자를 내는 성과를 이뤘다. 유진자산에서 2011년 ‘공모주 주식혼합형 공모펀드’를 출시해 수탁고 1800억원을 달성했다. 업계 최초로 공모주 혼합형 공모펀드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단기채 펀드도 유진운용의 대표 펀드로 육성하며 수탁고 2조원을 달성했다. 수탁고 기준으로 업계 2위까지 올랐다. “베트남 공모채권을 발행한다는 게 아샘자산운용의 목표다. 다만 베트남 공모채권 발행 절차는 너무 복잡하다. 신용 등급을 포함해서 어려움이 많아 우선 사모채권에 집중하고, 메자닌 투자는 호찌민이나 하노이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30~40위 업체들 중심으로 보고 있다. 내후년 가면 지금 나온 금리는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당장은 베트남 사업에 어려움이 있어도 몇 년 내 아샘운용이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평가받을 거다.” 아샘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전문사모집합투자업 인가를 받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전환 후 메자닌펀드나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등을 직접 설정해 운용하며 메자닌 투자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기준 아샘자산운용의 수탁고는 3500억원이며, 최대주주는 김환균 대표다. 지난해 기준 지분 87.3% 를 보유하고 있다. 조철희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제일투자신탁운용, 랜드마크자산운용, 피닉스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을 거친 금융상품개발 전문가다. 유진운용에서는 2012년부터 2018년 6월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09월호

존 리 메리츠자산 대표 “퇴직연금 개혁하면 한국증시 박스권 벗어난다”

개인·기관투자자, 해외 투자 추세에...“안타깝다” “동업하고 싶은 종목 담아...경영진 자질 가장 중요” 기금형 퇴직연금·장기투자, 국내 증시 살리는 길 | 대담=박영암 부국·증권부장 pya8401@newspim.com | 정리=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장기 투자의 전도사.’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미국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던 그가 한국에 돌아온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 주식 투자, 그것도 ‘장기’ 주식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는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을 보이는 요즘 더 답답함을 느낀다. 국내에도 살 만한 종목이 많은데, 개인도 기관도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니 어떻게 국내 증시가 성장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지난 7월 2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서 존 리 대표를 만났다. 그는 어김없이 장기 투자를 강조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해외 투자를 늘리겠다고 하는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우리 자식은 가망성이 없으니 옆집 자식에 투자하겠다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퇴직연금 개혁 움직임이 국내 주식시장에 새로운 폭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판 펀드인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성과부터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취약성, 문재인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등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Q. 어떤 회사를 펀드에 담는가. 종목 선정 철학을 소개해 달라. A. 동업하고 싶은 회사다. 제일 중요한 게 경영진의 자질이라고 본다. 주식을 사면 10, 20년은 가지고 있을 건데 경영진이 제일 중요하다. 경영진의 능력과 회사 경쟁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미래 성장성도 당연히 본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포트폴리오도 변한다. 가치를 창출할 기업이 어디인지, 4차 산업이나 미래 산업으로 돈을 많이 벌 회사가 어디인지 고려한다. 한번 투자한 기업은 동업가 정신으로 오래 보유하고 있어 주식 매매횟수는 적은 편이다. Q. 메리츠자산운용의 간판 펀드인 메리츠코리아펀드 수익률은 지난 2013년 설정 이후(7월 24일 기준) 15.6%다. 현재 수익률이 만족스러운가. A. 2013년 7월 처음 설정됐을 때 들어온 사람들은 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이익을 봤을 거고, 2015년쯤 들어왔다면 손해를 봤을 거다. 코리아펀드도 그렇고 6년이라는 기간이 길다면 길지만, 주식 투자의 유일한 목적은 노후 준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10년, 20년, 30년까지 투자하는 게 맞다고 본다. 요즘 시장이 하락해 펀드 수익률이 처음보다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걱정하진 않는다. 고객에게도 걱정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걱정하면서 파는 건 무책임하다. 내가 믿지 않는 걸 팔 수는 없으니까. 스스로 믿음이 있고 고객에게도 그렇게 당부한다. Q. 메리츠코리아펀드 6년 투자수익률은 은행 이자 정도다. 투자 위험을 감안하면 은행 예금보다 못하다고 평할 수 있다. 한국 자본시장에서 장기 투자를 권하는 게 설득력이 있는지. A. 네이버나 카카오, 삼성전자 등 살 만한 한국 회사는 엄청 많다. 그런데 왜 주가가 안 올라갈까 생각해 보면 이건 정부의 정책 잘못이다. 퇴직연금 주식 비중이 전 세계 꼴찌다. 현재 일본이 금융문맹률 세계 최하위인데, 한국이 그걸 닮아가고 있다. 바로 금융문맹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1년에 사교육비로 20조원을 쓰고 있다. 그 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와야 한다. 유일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안 하는 게 주식 투자다. 안 하면서 부정적으로 보는 건 문제가 있다. 국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안 한다고 하지만 투자할 회사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주식시장에 돈이 들어오면 젊은 사람들이 벤처나 스타트업을 창업해 기업공개(IPO)로 목돈을 벌 수 있다. 그럼 미국처럼 벤처창업가들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 1300여 조원 규모의 한국 자본시장을 3000조, 4000조로 키워야 한다. 그러면 장기 투자 성과를 볼 수 있다. 기관투자자가 앞장서야 한다. 무엇보다 퇴직연금을 제대로 개혁하면 장기 투자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 “동업자 감시 필요...행동주의펀드, 좋은 현상” Q. 라자드펀드 등 주주행동주의펀드를 운용한 선배로서 현재 한진칼 등에 투자하고 있는 ‘강성부펀드’에 대해 평가해 달라. A. 주식 투자는 항상 동업이라고 생각한다. 장기 투자를 하려면 동업자에 대한 감시는 필요하다. 친구와 사업을 하는데 제대로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감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강성부펀드가 하는 건 회사 가치가 100인데 경영진의 투명성이 없어서 50밖에 안 되는 문제에 대한 지적이다. 50을 100으로 올린다면 부(富)의 창출이 일어나는 거고, 그게 많아지면 국가 전체의 부도 일어난다. 너무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Q. 엘리엇 등 외국계 자본들의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에 대한 지배권 공세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는지. A. 아니다. 앞으로 점점 줄어들 거다. 왜냐하면 회사가 얼마나 본질가치보다 할인돼서 거래되느냐가 중요한데, 한국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하고 하니 그 갭(차이)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가 과거에는 아주 나빴지만 최근에는 개선되는 추세다. 그런 만큼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헐값에 살 수 있는 기회를 찾기 힘들어진다. 외국계 자본이 시간과 돈을 들여 지배구조 개선을 공개적으로 압박할 이유가 없다. 엘리엇처럼 현대차에서 손해 보고 나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Q. 올해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에 대해 평가해 달라. A. 평가 잣대는 주주가치에 어느 것이 더 유리한가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연금사회주의 비판을 피하려면 100% 외주를 주면 된다.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운용사에 알아서 하라고 하면 된다. 일본 연금이 그렇게 하고 있다. 가이드라인만 주고 주주가치 극대화로 가면 지금처럼 연금사회주의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실 현 시점에서 국민연금은 공공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주주가치 극대화에 관심을 더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은 아직도 주주가치가 보호받지 못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주주가치가 굉장히 왜곡돼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적대적 인수합병(M&A)도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드물다. 한국 정서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국민연금의 공공성을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는 것도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 Q. 정부가 도입한 증권거래세 인하(유가증권시장 0.15→0.10%, 코스닥 0.30→0.25%) 효과가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어떻게 보나. A. 정부에서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 장기 투자를 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 등이 있다. 한국은 노후 준비가 안 된 나라인데, 주식을 통하지 않고는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다. 그런데 장기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전혀 없다. Q.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자본시장에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A. 정책 하나에 시장이 영향받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한국은 빈부 격차가 크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것은 필요하다. 최저임금 등을 올렸다고 해서 경기가 나빠졌다면 경제에 문제가 있는 거다. 특정 정책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가 시장친화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퇴직연금 기금형 도입과 강제적 노후 준비, 금융 교육 등이 필요하다. 장단기적으로 모두 시행해야 하고, 체질을 바꿔야 한다. Q.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A. 한국 주식 비중을 의도적으로 낮출 이유는 전혀 없다. ‘한국 주식이 안 좋다, 국민연금이 연못 속의 고래’라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투자할 기업 너무 많다. 단순히 해외에 투자해야 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구글, 아마존보다 한국 주식이 더 싸다. 거기에 왜 집중을 안 하나. 시총을 앞으로 더 크게 만들 생각을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필요, 주식 투자는 필수” Q. 한국 증시가 작년 4분기부터 안 좋다. 올해도 연초 지수를 밑돌고 있다. 수년째 시장이 박스권에서 움직인다. 장기 투자 어렵게 하는 한국 증시 문제점은 무엇인가. A. 현재 국내 증시에 외국인 지분이 38% 정도 된다. 외국인이 이 정도 지분이 높은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주식시장을 외면한다는 얘기다. 심지어 퇴직연금에서도 주식 투자는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국내 증시에 투자도 하지 않으면서 주가가 안 오른다고 불평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본다. 미국은 퇴직연금 중 50%를 주식시장에 투자하지만 한국은 거의 0에 가깝다. 기관투자자도 한국 주식 나쁘니 해외 투자를 하겠다고 한다. 난센스 중에 난센스다. 퇴직연금도 주식 투자 안 하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한국 증시 안 좋다고만 하니 개인도 그렇게 생각한다. 올라갈 수가 없다. 보수적인 일본도 퇴직연금 중 10%는 주식에 투자한다. Q. 한국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는지. A. ETF는 한국 시장이나 신흥 시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 전체를 인덱스 ETF로 샀다고 하면 30년 투자수익률이 100%에 그친다. 즉 코스피지수가 1987년 1000에서 2019년 8월 중순 2000밖에 못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 상승률과는 비교도 안 된다. 그런데 개별 주식으로 보면 삼성전자처럼 지수 이상으로 엄청나게 오른 종목이 많다. 그래서 신흥 시장이나 한국 시장에선 ETF를 사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업종(섹터)별로 투자하기에는 한국 시장이 너무 작다. 미국 시장은 시총도 크고 각 기업의 리서치가 잘 돼 있는데, 한국이나 이머징 시장은 그렇지 않아 ETF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정부도 개혁 필요성을 인정한 퇴직연금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나. 정부와 국회는 기금형(노사가 퇴직연금의 운용을 담당할 수탁법인을 설립)과 디폴트옵션(자동투자제도)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A. 무엇보다 기금형으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기금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해야 한다. 퇴직연금을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외주를 주는 형태는 잘못된 거다. 주식 투자 안 하겠다는 근로자에게는 디폴트옵션을 몇 가지 주면 된다. 즉 주식 비중을 다르게 하거나 펀드 등을 본인이 선택하게 하면 된다. 생애주기펀드(TDF)도 좋고, 운용사에 아이디어를 내라고 해서 기업체 직원들이 판단해 투자하면 된다. 특히 미국처럼 주식으로 운용하겠다는 것도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 왜 못하게 하나. 말도 안 된다. 손실은 당연히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 투자할 경우에는 손실보다 수익 확률이 더 높다.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는 한국에서 주식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1% 은행 이자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경제 입장에서도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20년째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제도의 잘못이 크다. Q. 메리츠자산운용은 어떤 고객층, 서비스에 주력하나. A. 고액자산가도 고객이지만, 그들은 선택지가 많다. 나머지 90% 국민들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메리츠운용 고객은 젊은 사람들, 노후 준비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적어도 월급의 10%는 노후 준비로 투자해야 한다. 커피 사 먹는 돈으로 하면 된다. 국민 100만명이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 뒤집어질 것이다. 국가 경쟁력도 좋아진다. 자본시장으로 들어온 시중자금이 산업자본으로 들어가면 한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09월호

이상민 의원 “물줄기 내리는 호수처럼 원천(源泉) R&D를”

“연구윤리 문제로 자율성 침해 안 돼” “과기정통부 부총리급 격상·PBS 폐지해야”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물줄기 내리는 저 호수 같은, 말 그대로 원천(源泉)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는 어떤 R&D를 할 것인지 정한 뒤,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고 필요한 재원은 지속적으로 충분히 뒷받침해 줘야 합니다.” 국내에서 과학기술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대덕연구단지’로 유명한 대전 유성구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한국과학기술원) 등 연구·교육기관이 즐비하다.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내리 4선한 인물이 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4년 17대 국회부터 현 20대까지 이 지역과 과학기술계를 대변하고 있다. 초선 4년과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은 2년을 빼고는 의정 활동의 대부분을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와 함께했다. 이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월간ANDA와 만나 “과학기술이 이슈가 많지 않고 언론의 관심도 크게 받지 못하는 분야지만, 누군가는 긴 호흡을 갖고 씨를 뿌려야 한다는 각오로 의정 생활에 임했다”며 “먼 미래를 보고 지속적인 국가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은 긴 호흡으로, 씨 뿌리는 심정으로” Q.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 중심으로 의정 활동을 해왔는데. A. 대한민국 미래를 개척하는 데 있어 과학기술과 교육의 두 축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과학기술과 교육은 긴 호흡을 갖고 씨를 뿌리는 심정으로, 당장 성과가 나지 않아도 중장기적 시야를 갖고 나가야 한다. Q. 제도 수립이나 입법 성과는 어떤 것이 있나. A. 과학기술은 구색 갖추기용 정도에 불과했는데,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서 과학기술 정책을 조금 더 넓고 길게 봐야 한다는 반향을 불러온 것에 보람을 느낀다. 예산 담당 부처의 보수적 시각을 넘어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었다. 그 결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어느 정권이든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기초과학 진흥을 목표로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중이온가속기를 중심으로 한 과학벨트기본법을 통과시켰다. 과학벨트 입지도 이미 40년 넘게 구축돼 있는 대덕연구단지와 함께 연동해 거점지역이 선정된 것은 매우 보람 있다. Q. 지금 IBS를 놓고 역할론은커녕 연구윤리 논란이 계속된다. A. 기존의 정부출연연구소들은 자율성 등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이런 연유로 선진화된 연구모델로서 IBS가 창안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IBS 원장 선임이나 운영, 예산 등에서 자율성을 많이 주는 방향으로 디자인돼 있다. 일부 연구자들의 일탈이나 잘못된 운영이 있다 할지라도 자율성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 또 이렇게 되면 본말이 전도돼 버린다는 차원에서 연구자들의 연구 풍토를 진작시키는 자율적 점검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본다. “과기정통부, 부총리급 부처로 승격해야” Q. 과기정통부가 융합을 넘어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나. A.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융합적인 측면까지 고려하고 동반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더 힘 있게 활동해야 한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주무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부나 기획재정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보다 우월적 리더십을 갖고 있어야 한다. 참여정부 때 칭찬받았던 ‘부총리급 과학기술부’로 승격하고 그 산하에 여러 관련 부처와 금융 관련 투자 부처까지 소속되도록 해서 총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대덕 정부출연연구기관 개혁에는 어떤 성과를 거뒀나. A.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 구조 개편을 하려고 했다. 거버넌스도 개편하고 또 내부적으로는 그런 움직임이 있었지만, 제가 그걸 지켰다. 각 분야의 연구소가 생긴 건 나름의 역사성과 정체성이 있는 것이다. 이미 그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조직과 구조의 연구소들이기 때문에, 이를 지켜주는 것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지켜내는 노력을 해왔다. 씨를 뿌려서 이제 겨우 싹이 트고 나무와 줄기가 자라나고 있다. 더욱더 지켜보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아주 끈기 있게 바라봐 주는 인내가 필요하다. ‘왜 이거 안 자라지?’ 하고 조급증을 내면서 결국은 말라 비틀어지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PBS 폐지 성공도 과기부 위상에 달려” Q. 정부출연연 PBS(Project Based System, 연구과제중심운영방식) 폐지와 출연금 확대 문제에 대한 견해는. A. PBS에 대해 이런저런 시각이 있지만, 결국 연구자들의 인건비를 충당하는 방법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자금으로 일부는 출연금 또 일부는 PBS 형식이라는 과제 수주 형식으로 인건비를 충당해 준다. 문제는 구조가 너무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거다. 매우 비효율적이다. 왜냐하면 줄 돈을 주는데 돌려 가면서 주는 형식이다. Q. 그러면 당연한 PBS 폐지가 왜 그렇게 안 되나. A. 정부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는데, 배경에는 과제를 주는, 그러니까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과제를 맡기는 부처가 여기저기 다 걸려 있는 문제가 있다. 과기정통부 역시 다른 부처와 동일한 n분의 1의 부처에 불과하므로 과기정통부만 아무리 PBS를 고친다 해도 다른 부처의 PBS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결국 지지부진해진 것이다. 이걸 쾌도난마처럼 깨려면 결국 부처를 다 모아놓고 깨야 한다. 과기정통부가 부총리급 부서로 격상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토론회를 여는 정치인 Q. 올 상반기만 60차례, 굉장히 많은 토론회를 한다. A. 토론회가 단순한 지식 습득이나 전달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고 본다. 이제는 담벼락을 허물고 전방위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서로 간에 교류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때다. 이처럼 공유와 협력 시대에 필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그러니까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판을 자꾸 벌여주고 그 판을 통해서 여러 성과를 공유하고 지혜도 공유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다. 토론회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섭취하는 것은 ‘n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와 관련된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언론을 통해 보도됨으로써 국민과의 상호 소통을 활발히 하는 플랫폼의 기능을 하자는 것이다. Q. 5선을 해야 하는 정치적 소신을 밝혀주면. A. 정치는 공동체의 미래 방향과 또 현재의 조건을 규정 짓고 설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양당 구조의 독과점 형태를 깨고 정치 개혁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 한편에서는 제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5선을 제가 만들어 내면 장애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비전, 자신감, 긍지를 심어줄 수 있다.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삐뚤어진 시각이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이를 혁파하는 데도 제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요? 응원하고 박수부터 보내야 합니다” Q. 대한민국 과학계에 무엇이 필요한지 마지막으로 밝혀주면. A. 지금은 조금 더 투자하고, 기다려 주고, 바라봐 주고, 격려하고, 응원하고, 또 서로 간에 신명나게 해야 한다. 이것이 비단 대한민국 발전만이 아니라 인류 문명을 개척하는 연구자로서의 긍지와 자부심,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다. 사람의 머리와 마음으로 움직여야 하는 연구 분야에 있어 결국은 다른 방법이 없다. ‘너 잘할 수 있어, 해’, 응원, 격려, 박수 이것이 더 진전시킬 수 있다. 응원과 격려와 칭찬, 그 역할을 제가 5선이 돼서 하고 싶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09월호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신임 대표 “지주사와 시너지로 빅5 운용사로 도약”

연기금 출신 스타 최영권 대표, 채권 위주 우리자산운용 재건 특명 ‘사회적 책임 투자’에 대한 철학, 우리자산운용서도 이어질지 관심 |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동양자산운용이 ‘우리자산운용’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우리금융지주가 지주 출범 이후 첫 번째로 성사시킨 인수합병(M&A) 결과물이다. 지주 측은 우리자산운용을 주식과 채권 펀드에 특화한 정통 운용사 ‘톱 5’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지주가 신임 대표로 야심 차게 영입한 인물은 최영권 전 하이자산운용 대표다.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 시절 7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해 본 경험을 높이 샀다. 지난 1989년 한국투자신탁 입사 이후 줄곧 펀드매니저로 주식 운용 커리어를 쌓으며 준수한 성과(트랙 레코드)를 낸 점 역시 채권형에 편중된 우리자산운용의 펀드 라인업을 다양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최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한국투자신탁에서 펀드매니저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동양투자신탁, 제일투자신탁, 국민은행 등을 거치면서 줄곧 안정된 수익률로 명성을 쌓았다. 2014년 7월 공무원연금공단 CIO를 맡게 되면서 최 대표의 경력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연기금 스타 운용역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2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성과를 인정받아 임기를 1년 연장하기도 했다. 하이자산운용 대표 시절엔 사회적 책임 투자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운용 시스템에 반영했다. 사회적 책임 투자(SRI)란 매출, 영업이익 등 투자 대상의 재무적 지표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ESG) 등 비재무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는 투자 방식이다. 최 대표는 하이자산운용 대표 취임 직후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선 사회적 책임 투자가 이미 기본적인 투자 철학으로 자리 잡았고, 글로벌 운용사들은 자산의 26%를 책임 투자 원칙하에 운용하고 있다”면서 “세상이 변했다. 예전엔 기업의 비윤리적 행태를 숨길 수 있었지만, 요즘은 SNS가 발달하면서 이것이 불가능해졌다. 국내 ESG 투자 활성화는 시기의 문제일 뿐 피할 수 없는 시대적 변화”라고 사회적 책임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가장 먼저 내놓은 상품은 ‘사회책임투자펀드(하이사회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다. 업계 최초로 한국거래소의 SRI 지수인 ‘KRX ESG 리더스 150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으면서도 시장과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을 가미하는 식으로 설계했다. 이어 △한국형자산배분펀드 △하이포커스ESG리더스150ETF △카멜레온EMP펀드 △코스닥벤처투자펀드 등 본인의 운용 철학이 담긴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2017년 당시 중형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것에도 최 대표의 철학이 담겼다. 기관투자자가 단순히 대리인 역할만 할 것이 아니라 기업 경영에 관여해야 하며, 액티브 펀드가 패시브 펀드를 이길 수 있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당시 “한국 주식시장은 지배구조 이슈와 낮은 배당수익률로 펀더멘탈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는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확산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자산운용은 동양자산운용 시절부터 채권형 펀드 중심의 운용사로 자리 잡아 왔다. 지난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3조3558억원으로 전년 대비 57.6%가량 늘었다. 전체 운용자산 중 72.3%(13조7652억원)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주식 투자 자산은 6.6%(1조2501억원) 수준이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편입된 이후 동양생명 자금을 채권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덩치를 키워 왔으나 수익성은 떨어졌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자산운용을 주식과 채권 펀드 운용에 강점을 가진 정통형 운용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선 주식형 펀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펀드매니저 시절부터 주식 운용 경력을 쌓아 온 최 대표의 과제로 꼽히는 부분이다. 업계는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자산운용의 시너지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의 광범위한 영업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자산운용의 새로운 상품들을 시장에 빠른 속도로 연착륙시킬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은행이 법인고객 타깃 채권형 펀드 영업에 강점이 있다는 것도 희망적인 요소다. 최 대표는 “안정적인 운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채권 등 전통적 투자뿐 아니라 해외 투자상품·파생상품·헷지펀드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우리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 니즈에 맞는 금융 상품을 적기에 제공하고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09월호

‘커플매칭 전문 뱅커’ 양다교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

“까다로운 배우자 연결해 드려요” 은행권 ‘유일무이’ 커플 전문가 고액자산가 자녀 만남 주선...WM 자산 증대에 한몫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자식 문제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그랬던가. 적게는 수억원대부터 많게는 수천억원대 돈을 굴리는 자산가도 마찬가지다. 혼기 꽉 찬 아들을 결혼시키거나, 까다로운 딸에게 괜찮은 신랑감을 소개하는 건 만만찮은 일이다. 신한은행은 이 점에 주목했다. 고객들의 자산을 불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별화를 위해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개인자산관리(PWM)센터에서 고객 자녀를 대상으로 커플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다. 신한은행 WM사업부의 양다교(40) 팀장은 커플매칭만 전담하는 뱅커다. 그가 업무용으로 쓰는 휴대폰 메신저에는 ‘OO어머님’이라는 상담용 대화창이 가득하다. 숫자가 아닌 성향, 가치관 등으로 고객 자녀의 연애 취향을 저격하는 게 양 팀장의 업무다. 은행권 유일 커플매칭 전문가 양 팀장이 신한은행에서 커플매칭을 맡게 된 건 2016년이다. 2007년 외국계 기업에서 신한은행으로 이직해 인재개발부와 영업추진부를 거친 후다. 처음에는 부담이 컸다. 전임자는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영입한 전문가였다. 평소 주변에 소개팅을 많이 주선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자산가들 간 만남에 대해선 더더욱 아는 게 없었다. “일단 결혼상담 자격증부터 땄어요. 이른바 상류층의 문화나 기본적인 매너부터 매칭 당사자인 1990년대 세대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죠. 무엇보다 배우자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온라인에서 몇 번의 클릭으로 주요 정보를 입력하는 결혼정보회사와 달리 고객, 고객 자녀와 일대일로 상담했죠.” 양 팀장의 업무는 크게 둘로 나뉜다. 일종의 소개팅인 ‘1:1 매칭’과 단체 미팅인 ‘2세 스쿨’이다. PWM센터 고객이 매칭을 신청하면, 상담을 통해 취향을 파악하고 신청자 풀 내에서 소개팅 상대를 추천한다. 일대일 만남이 부담스런 이들을 위해선 여럿이 네트워킹 행사를 갖는 2세 스쿨이 있다. 대대로 가업을 잇는 기업 오너부터 판사, 의사 등 전문직까지 상류층 자녀들의 만남인 만큼 남다른 특징이 있다. 30대 중후반 고객이 가장 많은 결혼정보회사와 달리 양 팀장의 주요 고객은 20대다. 선호하는 여성 직업군도 일반적으로 인기가 높은 교사, 공무원이 아닌 일반 기업 직장인이다. “경제력이 뒷받침되다 보니 결혼을 굳이 미루지 않습니다. 남성은 평균 28세, 여성은 평균 25세부터 결혼 상대를 찾아요. 여성의 경우 오래 다닐 수 있고,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직종인지도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정 환경이나 가치관, 종교를 중요하게 보고 비슷한 조건을 찾죠.”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보안이다. 모 기업 3세, 모 부장판사의 자녀라고 하면 금세 알기 때문에 정보 노출을 최소화한다. 소개팅 상대에게는 간단한 프로필 정도만 공유하고, 사진도 미리 보여주지 않는다. 신한은행 내에서도 양 팀장만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39쌍 결혼 성사...고액자산가 자녀까지 고객으로 양 팀장이 관리하는 고객은 200여 명. 만남을 통해 커플이 되는 경우는 40%가량이고, 이 중 39쌍이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정보회사처럼 커플 성사금이 따라오진 않지만, PWM센터 자산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 다른 은행들도 결혼정보회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처럼 전문화시킨 곳은 없다. “자녀들의 상속, 증여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레 세대를 넘어 고객을 확보하게 됩니다. 입소문을 듣고 타 은행 고객들이 자산을 맡기고 커플매칭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고요. 무엇보다도 주선한 고객들에게 청첩장을 받거나, 결혼 후에도 잊지 않고 안부인사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고충도 있다. 근무시간이 따로 없다는 점이다. 퇴근시간 이후나 주말에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해외에 거주하는 고객들은 현지 시간에 맞춰 연락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수시로 오는 고객들의 연락을 놓치지 않으려 양 팀장은 업무용 휴대폰을 따로 사용한다. “은행에 와서 커플매칭 업무를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유일무이한 전문성을 갖게 됐습니다. 가끔은 가족이나 친구에게 말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연애 코칭을 하기도 하면서 고객들과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자녀들의 소규모 모임을 만들어 인연을 늘릴 계획입니다.”

기사 썸네일 이미지

2019년 08월호

권용원 금투협회장 “국민소득 증대·혁신성장 마중물 될 것”

| 대담=박영암 부국장 겸 증권부장 pya8401@newspim.com | 정리=김민수 기자 mkim04@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능력 위주 인사가 보편화된 금융투자업계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만큼 다양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은 드물다. 21회 기술고시 합격 후 통상산업부와 산업자원부에서 15년가량 공무원으로 일하다 IT업계에 투신했다. 다우기술 부사장, 인큐브데크 사장, 다우엑실리콘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키움증권 사장을 거쳐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런 그가 올해 들어 다시 한 번 자본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숙원인 증권거래세 인하를 이끌어내고, 양도차익 통합과세 등 금융세제 개편 공론화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정치·경제 분야의 중량급 인사들이 협회를 연달아 찾은 것 역시 권 회장 취임 후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잇따라 협회를 방문했다. 지난 6월에는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이 차례로 금융투자업계와 만남을 갖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금융투자업계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뉴스핌·월간ANDA는 권용원 회장을 만나 최근 업계 현안과 함께 한국 자본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韓 자본시장,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Q. 최근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과 만났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A. 평소 김성주 이사장과 사석에서 다 같이 한 번 만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김 이사장이 자본시장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우리가 자리를 마련했다. 김 이사장 이하 국민연금 주요 간부들과 자본시장 대표들이 한자리에서 진지하게 토론한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사실 다른 나라 고위급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협회를 찾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최근 베트남 부총리가 협회를 방문해 업계 대표들과 만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영국 런던 시장이 오면 협회와 이야기를 나누고, 주한 호주 대사도 협회를 자기 집처럼 찾아온다. 이는 결국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의 교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딜(Deal)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공동 투자도 검토하는 등 기탄없이 이야기를 나누자는 취지다. 간담회 이후 왜 그동안 이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연금이나 협회나 결국 국민자산 증대를 목표로 하는 조직이다. 이런 차원에서 양측의 만남을 정례화하자는 데 서로 공감했다. 앞으로 단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국민자산 증대를 위한 일치된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Q. 증권거래세 인하, 금융상품 통합과세 등 연초부터 금융투자업계를 둘러싼 굵직한 이슈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혁신금융 추진방향’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도 나온다. A. 사안별로 속도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기존에 논의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손익통상, 손실이월공제, 장기투자 세제혜택의 경우 금융투자상품 관련 법안을 본질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이슈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에서 당연히 개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행 국내 세금 체계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본이득세로 일원화된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자본이득세, 배당세, 이자소득세로 세분화돼 있어 손익통상을 적용하고 싶어도 못했다. 과거 이에 대한 논의 자체가 어려웠던 이유다. 하지만 현 정부는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관료사회에도 몸을 담았고, 지난 십수년간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한 입장에서 이런 변화 자체가 엄청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 세금 체계를 분석하고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3월 혁신금융 선포식에서 합동 발표문에 손실이월공제, 손익통상, 장기세제 등이 명문화된 것을 볼 때 정부 또한 필요성 자체에 공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부의 개정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협회의 역할이다. 특별한 혜택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자료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본시장이야말로 가장 개방된 시장 아닌가. 국내 자본만큼 외국 자본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들이 한국에 왔을 때 가장 의문을 제기하는 것 중 하나가 세제 문제다. 이제 우리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협회의 최우선 목표는 ‘국민소득 증대’ Q. 그렇다면 손익통상이 현실화됐을 경우 투자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뭔가. A. 우리와 금융 선진국의 세금 체계를 비교해 보자. 외국은 주식과 펀드, 채권, 파생 등 상이한 금융상품 간에도 손익통상이 적용된다. 하지만 한국은 펀드상품 내에서도 손익통상이 불가능하다. 가령 한 투자자가 A펀드에서 1억원가량 손실을 보고, B펀드에서 5000만원 이익이 났다고 생각해 보자. 투자자 관점에선 5000만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세법상 A펀드에서의 손실은 감안하지 않고, B펀드 5000만원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 더구나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된다. 결과적으로 이 투자자는 5000만원 손실에 추가적인 세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만약 손익통상이 적용된다고 생각해 보자. 투자자들은 이런 불합리한 세 부담에서 해방돼 보다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다. 투자성향에 따라 일부 고위험군 상품을 편입하더라도 나머지 자산을 안정성향 상품에 투자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고위험-고수익 상품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모험자본이다. 정부가 최근 추진하는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가 모험자본의 선순환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혁신성장 촉진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과제에도 이 내용이 매우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결국 정부가 세제를 정비하고 당국이 규제를 완화한다면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모험자본 육성이라는 본래의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혁신금융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A. 우선 개인 전문투자자 확대를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전문투자자로 인정받은 사람이 3000명도 채 안 된다. 무려 970만 가구에 달한다는 외국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선진국일수록 전문투자자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문투자자 기준을 정부 차원에서 너무 세세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공·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선진 시장에 걸맞게 바꾸는 거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런 변화는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자본 육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여기서 확보된 자금을 시장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장치가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다. BDC는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모 형태로 자금을 모집한 뒤 거래소 상장 후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를 말한다. 시장 자금이 BDC를 통해 비상장 혁신성장 자본으로 공급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업공개(IPO)제도 개선 또한 큰 틀에서 여기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증권사들의 내부 업무를 다른 증권사에 위탁하는 것에 대해서도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사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위탁업무를 주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최근 IB가 증권사의 주요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여기에 특화하려는 중소형사가 많지만, IB 외에 다른 업무를 원하는 고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종합증권사 형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담을 해소해 주자는 것이다. 증권사는 자신이 잘하는 코어(Core)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모든 증권사가 종합증권사로서 사업을 영위할 필요가 있을까. 고객 서비스를 위한 기본 서비스는 위탁하고 잘하는 업종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본다. Q. 혁신자본 공급에 대한 복안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A. 앞서 말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이쪽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해 금투업계에서 중소·혁신 분야에 공급한 자금 규모는 21조원에 달한다. 우리는 향후 5년간 약 125조원의 혁신자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공급 규모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코스닥 상장 활성화에 따른 IPO 추가 확대, 초대형 IB 중심의 기업금융 활성화, BDC 도입 등 혁신자본 추가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시중에 풀린 1100조원대 부동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통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IB와 벤처캐피탈(VC), 프라이빗에쿼티(PE)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경제지표 개선을 이끌어낸 미국이 우리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변화 이미 시작...금투업계, 박스권 탈피 이끌 것 Q. 최근 몇 년 새 금융투자업계의 주된 화두는 IB였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가 등장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회장으로서 국내 IB 부문 성장에 대해 평가해 달라. A.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에 투자하고, 대체투자 상품을 만들어 구조화한 뒤 이를 연기금이나 개인에게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 게 불과 몇 년밖에 안 됐다. 이는 우리 IB가 이제야 제대로 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IB의 궁극적인 역할은 국민재산 증식 측면에서 좋은 수익률의 구조화된 상품을 공급하고, 실물경제 측면에선 기업 발전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투자 중개업무도 포함된다. 투자를 좁게 해석하면 지분투자 등이 있지만 그 폭을 넓히면 인수합병(M&A) 시장까지 확장된다. 전 세계적으로 M&A 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시장 중심의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의 목소리가 높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결국 M&A 시장의 활성화가 필수불가결하다. 현재 우리 M&A 시장은 여전히 전통적 개념의 M&A 성향이 강하다. 미래 산업을 위한 M&A의 중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제약이 적지 않다. 물론 어렵고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M&A를 위해선 일단 증권사들이 대상 기업을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적정 밸류에이션을 파악할 수 있고, 다른 투자자를 위한 자문도 가능하다. 비상장 투자, 프리IPO, 상장주관 등이 모두 이 영역에 속한다. IB라면 이 정도까지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 IB는 M&A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도정에 있다고 본다. 협회장 입장에선 그 시기가 조금 더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어떻게 뒷받침해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현실화될 때 궁극적으로 현재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Q. 투자자들은 물론 업계 안팎에서 공모펀드 활성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협회에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A. 공모펀드 활성화에 대해선 당국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조만간 어느 정도 정부 대책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좋은 정책이 나오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공모펀드와 관련해선 세부적으로 구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모펀드가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적인 규모는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식형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데 대해 공모펀드의 쇠퇴를 우려하지만 채권형, 대체투자형 펀드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때문에 공모펀드를 활성화하자는 게 주식형펀드 부활을 의미하는지, 공모펀드 전체를 늘리자는 건지 포커스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 협회가 하고자 하는 일은 공모펀드 전체의 활성화다. 공모펀드야말로 일반 국민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모펀드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거다. 투자자 입장에선 주식형이든 채권형이든 대체투자형이든 자신에게 좋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전통적 액티브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 역시 개선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서로 다른 두 가지 사안을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2019.09월 ANDA
2019.09월 ANDA 아시아
2019.10월 ANDA
2019.10월 ANDA 아시아
2019.11월 ANDA
2019.12월 ANDA
2020.01월 ANDA
상호 : (주)뉴스핌 | 사업자등록 : 104-81-81003 | 발행인 : 민병복 | 편집인 : 민병복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0, 미원빌딩 9층 (여의도동) 뉴스핌 | 편집국 : 02-761-4409 | Fax: 02-761-4406 | 잡지사업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478 | 등록일자 : 2016.04.19
COPYRIGHT © NEWSPIM CO., LTD. ALL RIGHTS RESERVED.
© NEWSPIM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