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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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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최운열 의원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 조세공정성 확보 우선 국민 노후자산 위한 퇴직연금 수익 제고도 중요 과제 “미래 성장동력 결국 시장친화적 정책에서 나와 새로운 시대에 맞는 규제 체계 만들어야” | 대담=박영암 부국장 겸 증권부장 pya8401@newspim.com | 정리=김민수 기자 mkim04@newspim.com | 김학선 사진기자 yooksa@newspim.com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뒤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공’인 정무위원회를 축으로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 간사,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 등 여당을 대표하는 경제통으로 자리 잡았다. 원내에서는 물론이고 당에서도 경제민주화태스크포스(TF) 위원장,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지난해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이하 자본시장특위) 위원장까지 맡았다. 그래서 ‘초선 같지 않은 초선’, ‘중량감 있는 초선’이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증권투자업의 메카인 동여의도에서 존재감이 확실하다. 자본시장특위는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작년 11월 발족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국정과제 5대 특위 가운데 하나로 혁신성장과 노후 대비 국민자산 증식을 위한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 자본시장 주요 과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입법화를 논의해 왔다. 여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최 의원은 자본시장특위를 이끌며 단기간 눈에 띄는 성과물을 이끌어냈다. 지난 3월 발표된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안’이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선 법 체계를 규제 중심에서 원칙주의 중심으로 바꾸는 시장친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부동산시장에 집중된 시중 유동자금을 금융시장으로 끌어와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을 우리 앞에 놓인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에 월간ANDA는 최 의원을 만나 국내 자본시장의 현재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소신을 들어봤다. ‘손익통합과세’는 글로벌 스탠더드 부합 Q. 정부가 올해 안에 증권거래세율을 기존 0.3%에서 0.25%로 0.0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조세 당국에서는 세수 부족을 우려하기도 한다. A. 우선 용어부터 바로잡고 싶다. 언론에선 증권거래세 인하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번에 결정된 내용은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과세체계 정상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여유 있는 사람들만 주식을 할 수 있어 거래세를 물리는 데 조세 저항이 크지 않았다. 여기에 1996년 당시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농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우려한 정부가 농어촌특별세율을 추가로 부과한 것이 지금의 거래세다. 하지만 지금은 전 국민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펀드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 공정성에 맞춘 변화는 필수불가결하다.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게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 공정성에 어긋난다. 세제 당국은 세수 감소 우려를 표하지만, 거래세는 공정과세 차원에서 다뤄야 할 문제다. 세수 확대만 판단해선 곤란하다. Q.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상품 통합과세, 장기보유 세제 혜택도 요구하고 있다. A. 이 역시 공정과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행 상품별 과세 제도는 오히려 일반 국민들에게 불리한 방식이다. 실제로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검토하고 있다. 손익통합과세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 주식에서 5000만원가량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고 펀드에서 2000만원 수익을 본 투자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실제로 3000만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거래세는 물론 펀드운용소득에 대한 이자도 내야 한다. 세수 당국이 세금 추징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이제는 국민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Q.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DC) 도입,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스톡옵션 비과세 혜택 등 ‘제2 벤처 붐 확산’ 법제화를 주도했다. 자본시장이 모험자본 제공 원천으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앞으로 추진해야 할 역점 과제는 무엇인가. A. 과거 70~80년대 규제 마인드로는 변화된 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 특히 창업 활성화를 위해선 결국 금융 문제가 풀려야 한다. 은행은 처음부터 벤처·스타트업에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 이를 자본시장이 직접 풀자는 것이다. 자본시장특위가 세 번째로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을 올린 이유다. 그 일환으로 등장한 게 비상장사를 위한 BDC, 차등의결권 도입으로서 해당 법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우리 당에서도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 문제는 자유한국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다. 한국당은 차등의결권을 나머지 기업에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대기업의 경영권 안전장치로 확대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반대로 시민단체는 차등의결권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를 설득하는 게 과제가 될 것 같다. Q. 2017년 초대형 IB가 도입된 지 3년째다. 하지만 자기자본을 늘려 은행권에서 외면받는 벤처·스타트업 등 모험자본을 제공하기보다 부동산 관련 비즈니스만 확대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A. 초대형 IB 설립을 허용했다면 발행어음 등 관련 사업 인가도 빠르게 내줘야 한다. 금융 당국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판단할 이유가 없다. 부동산 쏠림 현상에 대한 걱정도 과하다. 이미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에만 투자하도록 법안에 명시돼 있다. 부동산 투자는 30%로 제한하고 있다. 사업 특성상 투자 실현이 빨리 된 것일 뿐 부동산에만 집중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퇴직연금 기회손실 年 5조~6조...대책 마련해야 최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금융권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이 1.01%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전체 적립금 규모가 168조4000억원에서 190조원으로 12% 이상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2018년 말 잔액 기준 1.99%인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낮은 성과였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현 시점에서 퇴직연금은 국민 노후 보장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최 의원 역시 이런 상황이 반드시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Q. 퇴직연금 수익률이 2% 내외인 정기예금의 절반 수준에 그쳐 임금노동자들의 불만이 크다. A. 자본시장특위 역시 퇴직연금 이슈를 두 번째 중요한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 1990년대 중반 퇴직연금 도입이 처음 논의됐을 때도 DB형(확정급여형)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대로 이루어졌다. 문제는 계약형 형태만 존재하다 보니 은행의 경우 기업 대출과 연계한 ‘끼워팔기’식 운영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보험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상 퇴직연금의 주체인 임금노동자들의 노후가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자는 게 향후 대책의 핵심이 될 것이다. Q. 일각에선 디폴트 옵션 등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A. 실제로 디폴트 옵션(자동투자제도)나 기금형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공적연금 수준의 수익률만 내도 지금보다 국민들의 노후 자산이 훨씬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이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다. 때문에 환노위 위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충분히 설명하고자 한다. 퇴직연금을 단순히 증시 활성화 수단으로 사용하려 한다는 오해도 풀어야 한다. 행정부에서 독립해야 ‘연금사회주의’ 논란 벗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의 최대 뉴스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상실이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밀어붙였으나, 2대 주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는 등 주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반대로 경영진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는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 수탁 원칙)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였다. 주주 의결권 강화가 기업 가치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공적 기금이 민간기업 경영에 개입한 선례를 만들었다는 우려의 시선이 팽팽히 맞섰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독립적 거버넌스 체제 확립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으면서도 주주 권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먼저 깨뜨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Q. 대한항공 사례를 놓고 시장에선 올해를 주주권 강화 원년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연금사회주의’라며 우려한다. 평소 국민연금이 보건복지부에서 독립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는데 지금도 변화가 없는지. A. 스튜어드십 코드가 2013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된 것은 기업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헤지펀드를 막기 위해 다수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목적이었다. 수탁자 입장에서 결국 돈을 맡긴 사람에게 가장 잘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의 존재 가치가 있다. 다만 우리 정부가 연기금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마치 기업을 혼내 주려는 목적을 가진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Q. 그렇다면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A. 해외 연기금처럼 완전히 독립적인 거버넌스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정부가 바뀌면 국민연금 주요 인사들이 모두 바뀌는 관행을 끊을 필요가 있다. 더구나 국민연금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금융 논리가 아닌 사회복지 논리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그런 만큼 행정부와 별개 조직으로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대안이다. 물론 주주를 바라보는 우리 기업의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 주주 입장에선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높은 배당과 주가 상승을 이끌어내는 경영자를 좋아한다. 배당 규모가 크다고 주주들이 무조건 좋아하지도 않는다. 배당이 없어도 기업 성장으로 주가를 부양해 소득을 높여주면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헤지펀드들의 공격 목표가 되는 기업은 대부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면서도 사내유보금이 큰 회사들이다. 제도적으로 경영권을 보호해 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Q. 섀도보팅 폐지 후 의결정족수 미달로 올해 140여 개사가 감사를 선임하지 못했다. 재계와 야당에서 우려를 표명했던 이슈가 현실화됐다. A.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은 거의 10여 년 전부터 폐지가 논의된 제도다. 당시에도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에서 반발해서 10년을 유예해 줬다. 하지만 작년 말 또다시 10년 전 주장을 그대로 답습했다. 회사의 주인은 주주다. 주주가 많이 오는 주주총회를 싫어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대한항공 사태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전자투표제나 전자주총이 좋은 대안이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여전히 관련 제도 도입에 소극적이다. 물론 의결정족수 기준이 지나치게 빡빡한 것도 사실이다. 완화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수백 개 기업이 동시에 주총을 여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주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면 감사 미선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장친화적 정책에 좀 더 고민해야 한국 경제는 최근 제조업 경쟁력 약화, 급격한 노령화 등으로 2%대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되고 있다. 과거 다른 선진국들이 밟았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잠재성장률에 비해 한국 경제가 급속히 탄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Q. 자본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선 실물경제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실은 반기업, 반시장 정서가 강해 기업들의 투자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A. 비리를 범한 기업인과 기업 자체에 대한 반감은 구별해야 한다. 노동계와 여당 지지세력의 반기업 정서는 일부 지나친 감이 없진 않지만 기업 자체에 대한 반감은 아니다. 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내고 주주들에게 배당을 많이 해서 주가가 오르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래야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자본시장에 몰려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자본시장특위를 발족한 것도 이 같은 자본시장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Q. 시장 안팎에선 금융 당국의 지나친 개입에 따른 ‘관치금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A. 기본적으로 정부는 금융상품 가격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 금융산업은 자율과 창의를 먹고산다. 상품 개발이나 가격 책정 등 금융회사의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해선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지도층 인사부터 금융을 사업이 아닌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예대마진, 카드수수료 논란 등이 불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수수료를 낮추면 당장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수수료 인하로 이익이 감소하면 기업은 결국 사람을 줄이게 된다. 이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 목표와 완전 배치되는 행위다. 차라리 산업으로 인정해 주고 여기서 거둔 과실을 사회가 함께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다. 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늘린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Q.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네거티브 규제(원칙 허용, 예외 규제)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A. 맞는 말이다. 해외에 나가 보면 한국은 선진국인데 규제 체계는 개발도상국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실제로 우리는 건별 규제가 많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규제를 통해 해결하려는 관성이 있다. 하지만 선진국은 다르다.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구성해 사사건건 터치하지 않는 대신 이를 어길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치르게 한다. 문 대통령 역시 네거티브 규제가 필요하다고 항상 강조한다. 하지만 관료나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모두 여전히 과거에 치우친 면이 없지 않다. Q. 자본시장을 한평생 연구해온 학자로서 지금 한국 자본시장은 어떤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면. A. 전반적인 경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장 이후 글로벌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 이슈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이 경기 하강을 부추겼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 또한 현 정부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는 분들도 시장친화적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과거 30~40년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나라다. 국민들의 저력이 충분한 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치권이 조금만 뒷받침해 주면 된다. 경제는 심리다. 국민이 가능하다고 여기면 이뤄질 수 있지만, 국민이 포기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정치권이 할 일은 새로운 산업시대에 맞는 규제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정부 여당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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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송도근 사천시장 “사천을 항공산업 메카로”

농고 출신 9급 말단서 국토부 1급...재선 성공 MRO사업·항공산단 2027년 국내생산유발 5.4조원 항공·케이블카·도시재생 3개 중심축..사천 미래 준비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경남 사천시는 우리나라를 ‘항공산업 G7’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첨병이다. 아울러 천혜의 자연 환경을 바탕으로 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는 도시다. 바다와 육상, 하늘길이 연결돼 사통팔달의 요충지인 사천시는 한려수도 해상의 중심지로서 자연 경관이 수려하다. 이 도시를 이끄는 송도근(71) 시장은 국가공무원 9급으로 시작해서 1급 국토교통부 관리관으로 퇴직한 후 민선 6기, 7기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 7월 취임하면서 사천을 항공특별시와 해양관광도시로 이끌고 있다. ‘시민이 행복한 인구 20만의 강소도시 사천 건설’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송 시장은 ‘사천시의 주인은 시민이며, 시민이 곧 시장(市長)이다’란 모토로 시민을 위한 시정을 구현하고, 민선 7기 시정 지표를 ‘시민이 먼저입니다’로 정했다. 민선 6기와의 연속성과 시민 중심의 행정을 실현하고, 사천시 미래 50년을 완성하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한 것. 과거의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위기를 기회와 도전으로 바꿀 더 크고 더 강한 사천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송 시장은 뉴스핌·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년의 시정 성과를 평가해 주신 만큼 시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세계적인 명품 바다 케이블카를 만든 것처럼 앞으로도 사천의 미래를 위해 뛰겠다”고 약속했다. “시민이 행복한 인구 20만 강소도시 사천 건설” Q. 지난해 재선 성공으로 민선 7기 사천시를 이끌게 됐는데 핵심 공약은 뭔가. A.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중심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민선 7기 100대 공약을 최근 확정·발표했다. 지난해 선거 기간에 발표된 우리동네 정책 공약을 중심으로 추진 부서와 실천 가능 여부 및 이행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 시민에게 행복을 주는 알뜰 공약을 결정했다. △우주항공 미래도시 7건 △품격 높은 교육도시 5건 △균형 있는 상생도시 31건 △시민중심 명품도시 17건 △해양관광 거점도시 17건 △환경중심 생태도시 23건으로 6개 분야 총 100건이다. 대부분 임기 내 완료하는 사업이다. 임기 외 사업은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추진계획 로드맵을 철저히 작성할 계획이다. 세계로 뻗어가는 사천시의 새로운 밑그림이 될 100개 공약에 대한 세부 실천계획서에 따라 분기별 이행사항 점검을 통해 공약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항공·케이블카·도시재생 중심 사천 미래 준비 Q. 무엇보다 막 첫발을 내디딘 항공 MRO사업이 가장 눈에 띈다. A. 그렇다. 민선 7기 사천은 항공 MRO사업과 사천 바다케이블카,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요약되는 3개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어깨에 사천의 미래는 물론 우리나라의 50년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천은 항공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것이다. 지난 2017년 12월 19일, 사천의 대표 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우리나라의 미래 50년을 책임질 신성장동력 산업인 항공 MRO사업 대상자로 지정됐다. 사천시는 KAI를 중심으로 한 우주항공산업 집적화란 큰 그림을 그려 왔다. 항공 MRO사업 지정으로 미국 시애틀에 버금가는 세계적 항공우주산업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오는 2027년까지 사천읍 용당리 일원에 31만㎡ 규모의 정비행가, 도장동, 종합격납고 등 MRO사업을 위한 각종 시설을 갖춘다. 이렇게 본궤도에 오르면 매출 5600억원, 4100명 이상의 직접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국내생산 유발 5조4000억원, 부가가치 창출 1조4000억원, 취업 유발 2만명 등 연계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매우 큰 국가기간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점검 및 유지를 위한 정비 기반의 부족으로 해외 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이 연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한 해 총 정비비용 2조2793억원의 절반(51%)을 외국 업체에 지불한 것으로 집계됐다. KAI는 항공기 제조사로서 MRO사업을 위한 시설, 장비 보유, 해당 지자체의 사업용지 저리 임대 등 조건이 충분하다. 또 군용기 정비 경험과 B737 항공기 개조 경험 등도 있어 민·군 항공기 정비법 경영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또 사천 일대에 항공국가산단도 있고 항공 관련 협력업체가 60여 개 입주해 있어 항공 MRO 클러스터 형성을 위한 입지도 우수하다. 사천바다케이블카, 100만명 돌파 통영 기록 깨 Q. 새로운 해양관광명소로 사천바다케이블카가 대박을 쳤다고 하는데. A. 정말 그렇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개통 11개월 10일 만인 지난 3월 24일 현재 103만700여 명이 탑승하는 등 관광 대박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매출액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150억원이 넘는다. 특히 누적 탑승객 100만명 돌파는 영업일수 31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통영케이블카보다 열흘 빠른 303일 만에 이뤄낸 국내 최단 기록이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삼천포대교 맞은편 대방정류장을 출발, 바다 위를 달려 초양정류장에 도착한 후 각산정류장, 다시 대방정류장으로 순환 운행하며 총 길이는 2.43㎞다. 최대속도는 초속 6m로 수송 능력은 시간당 1300명, 운행시간은 20분에서 25분 정도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 풍차가 아름다운 청널공원, 한려해상의 다양한 유·무인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천바다의 명물 죽방렴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특히 높이 74m 지주에서 느끼는 아찔한 스릴은 두말이 필요 없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창선·삼천포대교의 풍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뿐만 아니라 각산정류장에는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70m의 산책로와 포토존 4곳, 쉼터 3곳이 설치돼 있다. 유적인 각산봉화대와 봉수꾼 막사도 복원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각산 중턱에 위치한 아름다운 편백림은 이미 등산객들 사이에 최고 힐링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美愛·味愛·人愛의 삼천포’ 도시재생 박차 Q.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송 시장의 빼놓을 수 없는 사업으로 꼽히는데. A. ‘바다로 열리는 문화마을, 큰고을 대방 굴항’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이면서 국토교통부에서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 사업은 주거환경 재생, 지역문화 재생, 지역경제 재생, 커뮤니티 재생 등 4개 주제에 맞춰 다양한 세부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150억원이다. 이번 도시재생 사업이 마무리되면 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상업 기능의 저하가 심각했던 대방마을 일대가 사천의 주거지 중심마을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된 ‘바다마실 삼천포 愛 빠지다’는 100년 역사를 지닌 삼천포구항 중심 시가지 재생 프로젝트로서 사천시와 주민이 바다관광문화 조성, 어시장 활성화, 주민공동체 역량 강화, 주거 및 생활 개선에 역점을 두고 추진된다. 총 300억원(국비 150억원, 도비 50억원 포함)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사업의 큰 틀은 단순히 배들의 정박만을 위해 존재했던 부둣가에서 사람을 위한 바닷가로 재생한다는 것이다. 비전은 ‘멋에 빠진 삼천포(美愛), 맛에 빠진 삼천포(味愛), 사람에 빠진 삼천포(人愛)’로 설정했다. Q. 사천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로도 명성이 높다. A. 시민 안전은 양보할 수 없는 사천시의 최우선 정책이다. 사회의 다변화, 무관심 등으로 안전에 취약한 여성과 아동들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 구축된 통합안전센터는 작년 10월까지 모두 66여 억원의 예산으로 692대의 폐쇄회로(CC) TV를 신규로 설치하고 368대의 CCTV를 고화질로 교체했다. 올해도 15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60곳에 다목적·주정차 CCTV를 설치했다. 향후 CCTV를 추가 보급해 범죄 없는 사천을 만들려고 한다. 이 덕분에 사천 범죄 검거율은 매우 높다. 특히 2016년에는 4038건의 범죄 사건에 3559건의 범인을 검거해 88.1%의 검거율을 기록했다. CCTV 통합안전센터가 안전도시 건설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재난·재해 예방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 예·경보 시설 설치를 기존 2곳에서 17곳으로 대폭 확충했다.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독거노인응급안전알림서비스 등 독거노인에 대한 종합적인 사회안전망 구축도 다양하게 추진한다. @img4 ‘노인 일자리 넘어 특색 있는 복지 정책’ 승부수 Q. 사천시는 최고의 노인 복지 도시로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A. 올해 어르신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창출 목표와 함께 노인 일자리 사업을 대폭 늘렸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올해는 지난 2017년 784명보다 294명 늘어난 1075명이 일자리를 찾아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천시는 노인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어르신의 건강한 삶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 중이다. 한의약으로 중풍·치매 없는 백세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혈압·혈당·체성분 측정과 치매 선별·검사 등 건강 체크는 물론 한의사 진료 및 상담과 함께 침·뜸 등 치료시술이 이뤄지고, 혈액순환 개선을 위한 체험 교육도 이어진다. 특히 치매안심센터도 설치한다. 어르신들이 활력 넘치는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노인 일자리 창출은 물론 특색 있는 복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하겠다. Q.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는지. A. 단언컨대, 사천시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배우면서 즐기는 평생학습도시로 우뚝 섰다. 학습자 위주의 근거리 학습권 보장과 함께 시민들의 풍요로운 삶과 능력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경쟁력 있는 평생학습도시 기반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배우면서 즐기는 평생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 사천시평생학습센터, 사천시종합사회복지관, 서부사회복지관 등 4곳에 3억500만원의 예산을 투입, 상·하반기 각각 52개 과목을 개설했다. 올해의 역점 시책 사업인 ‘찾아가는 행복학습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근거리 학습장소인 행정복지센터, 마을회관, 경로당 등 14곳에서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독서문화 콘텐츠 조성으로 시민 정서 함양과 언제 어디서나 책과 함께할 수 있는 신지식 독서문화 정착과 환경 조성을 위해 24개 도서관에 도서구입비, 시설개선비 등 6억2500만원을 지원했다. 우리 사천 시민과 학생들이 필요한 때, 원하는 내용들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역 내 기관, 시설, 단체 등과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발굴, 운영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평생학습도시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 “진정한 출산친화적 도시로 거듭나겠다” Q. 인구가 도시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인데 어떤 출산친화 정책을 펴고 있나. A. 사천시가 명실 공히 출산친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시 자체 재원을 통해 다양한 임신·출산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한 출산을 위한 임산부, 건강한 가정을 위한 신생아 등 임신부터 출산·보육에 이르기까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평생건강의 기틀이 되는 건강한 출발’이라는 슬로건으로 임산부의 건강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시 보건소는 중증임신중독증, 조기진통, 분만 관련 출혈, 양막의 조기파열, 태반조기박리 등 5대 고위험 임신질환으로 진단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의료비를 지원한다. 특히 임산부, 수유부,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임신과 태교, 분만 과정, 모유 수유, 신생아 돌보기 등 다양한 보육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둘째 자녀 출산 가정에는 30만원을 지원하고, 셋째 이상 자녀 출산 가정에는 총 215만원을 두 차례 나눠 지원한다. 단순히 출산장려 확대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출산과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좋은 시책을 계속 발굴·추진해 진정한 출산친화적인 도시로 거듭나겠다. @img5 “시민섬김 열린시정 펼치겠다” Q. ‘시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시정 지표가 눈에 띈다. 이와 관련된 시정 방침을 밝혀주면. A. ‘시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시정 지표를 완벽하게 실현하고 더 크고 나은 미래, 명품도시 사천을 건설하기 위한 6대 시정 방침을 설정했다. 시민중심 명품도시, 우주항공 미래도시, 해양관광 거점도시, 품격높은 교육도시, 환경중심 생태도시, 균형있는 상생도시 등이다. 무엇보다 시민중심 명품도시는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더 나은 생활, 더 행복한 지역 행정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시민의 시정참여 확대와 소통·공감 중심의 행정서비스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시민중심은 시민이 우선인 현장행정을 이어가고 행정의 근본 이념을 시민을 중심에 두는 섬김행정이고, 시민의 행복은 시민의 삶에 희망이 되며, 시민의 긍지를 높이고, 시민의 생명을 중시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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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뮤지컬계 돈키호테’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 황수정 기자 hsj1211@newspim.com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길이요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 ‘이룰 수 없는 꿈(Impossible dream)’의 가사는 마치 오디컴퍼니 신춘수(51) 대표를 그리는 듯하다. 극 중 돈키호테는 풍차에 돌진하고, 집시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다른 사람들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언제나 진지하게 목표만을 향해 달려간다. ‘뮤지컬계의 돈키호테’로 불리는 신 대표 또한 닮은꼴 행보다. 신춘수 대표는 2001년 오디컴퍼니를 세운 뒤 해외 시장 진출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해외 유명 뮤지컬을 한국적 정서에 맞는 방식으로 재창작해 뮤지컬 시장의 저변을 확대해 왔다는 평가다. 그리고 현재, 오디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비주류, 주류를 이끌다 오디컴퍼니(OD company)의 OD는 ‘Open Door’의 약자로, ‘새로운 공연예술의 문을 연다’는 뜻이다. 관객과 공연예술의 소통을 돕겠다는 의지를 함축하고 있다. 2001년 오디뮤지컬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뒤 2003년 ㈜오디뮤지컬컴퍼니 법인을 세웠다. 2015년 뮤지컬과 함께 새로운 콘텐츠 제작으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현재의 오디컴퍼니㈜ 법인이 설립됐다. 2001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시작으로 ‘그리스’, ‘지킬앤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싱글즈’, ‘올슉업’, ‘드림걸즈’, ‘닥터 지바고’, ‘드라큘라’, ‘스위니토드’, ‘스토리 오프 마이 라이프’, ‘타이타닉’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신 대표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해외 작품을 새롭게 해석해 진보적인 한국 프로덕션이라는 확고한 위치를 구축했다. 그동안 내한 공연에 의존하던 것과 달리 한국 관객 입맛에 맞춘 스케일 큰 작품들로 뮤지컬 시장의 확대는 물론 대중화에 앞장섰다. 특히 2004년 국내에서 초연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성을 유지하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오히려 뮤지컬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는 크게 성공했다고 볼 수 없으나, 한국 정서에 맞춰 수정을 거듭하고 연출을 바꾼 오디컴퍼니의 전략이 적중했다. 현재까지 공연 횟수 1100회, 누적 관객 120만명 이상을 기록했으며, 초연부터 함께한 배우 조승우가 ‘조지킬’이란 별명으로 흥행 보증수표로 등극했다. 또 모두가 반대했지만 신 대표가 직접 연출을 맡고 뚝심 있게 진행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현재 대학로의 ‘뮤덕’(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이 ‘회전문’(한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것)을 도는 작품이 됐다. 2009년 초연 당시 신 대표는 “최근 화려한 무대 메커니즘을 자랑하는 작품이 많은데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브로드웨이에서는 롱런하지 못했지만 한국 배우들이 감정 표현에 더욱 앞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도전은 틀리지 않았음이 또 한 번 증명됐다. @img4 브로드웨이를 향한 발걸음, 여전히 현재진행형 신 대표는 한국 최초로 미국 브로드웨이 프로듀서 및 공연장 협회 ‘브로드웨이 리그’ 정회원 멤버가 된 유일한 프로듀서다. 미국의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간 큰 프로듀서 Mr. Shin’으로 통하는 그는 한국에서 작품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시킨 제작자 1호다. 2009년 100억원대의 제작비에 한국 프로덕션이 주체가 돼 미국 브로드웨이의 제작자, 스태프들이 참여하는 한·미 합작 프로젝트 ‘드림걸즈’가 그 시작이었다.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지킬앤하이드’ 등에서도 공동 프로듀서로 활동했고, ‘할러 이프 야 히어 미(Holler If Ya Hear Me·내 목소리 들리면 소리쳐, 2014)’, ‘닥터 지바고(Dr. Zhivago, 2015)’는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두 작품 모두 조기 폐막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신 대표의 탄탄한 제작력과 폭넓은 경험 및 네트워크를 통해 끊임없이 미국, 호주,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으로부터 공동제작 제안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다. 영화 ‘과속스캔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스핀(SPIN)’과 암에 걸린 여성 몸 속의 적혈구와 백혈구를 로봇으로 형상화한 ‘요시미 배틀스 더 핑크 로봇(Yoshimi Battles the Pink Robot)’의 워크숍과 트라이아웃 공연도 미국에서 마친 상태다. 끊임없는 창작 작품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면서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신 대표는 뮤지컬 ‘타이타닉’으로 세 번째 브로드웨이 진출을 진행 중이다. ‘타이타닉’은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지난 2017년 20년 만에 신 대표가 국내에서 초연했다. 당시 그는 “ ‘타이타닉’으로 토니상 베스트 리바이벌상을 받는 것이 목표”라며 “두 작품(할러 이프 야 히어 미, 닥터 지바고)이 비록 브로드웨이에서 실패했지만 신뢰 등 여러 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미국에서 오디션을 진행했고, 더 완벽한 기회와 조건을 기다리며 준비 중이다. @img5 또 다른 도전 ‘오디엔터테인먼트’와 ‘팝시컬’ 신 대표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그는 오디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했다. 주요 분야인 뮤지컬 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음반 및 매니지먼트, 영화, 드라마, 전시 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 뮤지컬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업계 최고의 멀티콘텐츠 그룹이 목표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이 지난 4월 30일 개막한 뮤지컬 ‘그리스’(~8월 11일, 디큐브아트센터)다. 2003년 오디컴퍼니에서 처음 선보였던 ‘그리스’가 이번에는 뮤지컬과 K-팝이 결합된 ‘팝시컬(POPSICAL)’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돌아오는 것. 또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 중 ‘핑크레이디’(서윤, 이후, 예주, 우림, 현지)와 ‘티버드’(영한, 나라, 태오, 석준, 동욱)라는 유닛 그룹을 결성해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신 대표는 “뮤지컬이 대중화되긴 했지만 더 문턱을 낮추고 싶었다. 또 무대 위 많은 재능을 가진 배우들이 무대 밖에서 그 재능을 보여줌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대중과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유능한 뮤지컬 배우들이 뮤지컬 무대를 넘어, 정식 앨범 발매와 음악 프로그램 등 TV 방송 출연을 통해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멀티엔터테이너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디엔터테인먼트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 추후 지상파 혹은 케이블 방영을 목표로 드라마도 준비하고 있으며, 전통 음악을 다루는 사극 영화의 시나리오 최종 수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예대 영화과 출신이자 영화 ‘비오는 날의 수채화’ 조감독이기도 했던 신 대표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제작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다만 모든 것은 완벽한 준비가 끝난 뒤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모르지만, 멈추지 않는 그의 열정과 도전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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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신형춘 NH농협은행 디지털R&D센터장 “신입사원 돌아간 듯해요”

범농협 통합IT센터 구축으로 금융시스템 안정화 기여 “직원들 자리 매일 바뀌는 자율좌석제...전자명패 전화 자동세팅” 농협銀 디지털R&D센터서 인생 2막...디지털 전초기지 역할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윤창빈 사진기자 pangbin@newspim.com 올해로 입행 26년 차인 신형춘(50) 농협은행 NH디지털R&D센터장은 요즘 신입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지난 4월 8일 문을 연 NH디지털혁신캠퍼스 내 NH디지털R&D센터장을 맡으면서 그는 매일 신선한 충격을 느낀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는 금융권 최대 규모(2080㎡)의 디지털 협업 공간. 신기술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디지털R&D센터’와 핀테크기업 육성 공간인 ‘NH핀테크혁신센터’로 구성돼 있다. 20년 넘게 농협은행의 IT 살림을 도맡았던 신 센터장은 서버와 네트워크가 빽빽하게 들어선 데이터센터 대신 탁 트인 협업 사무실로 출근한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차세대 시스템에서 눈을 돌려 실수와 실패에 익숙한 스타트업과 머리를 맞댄다. 새로운 일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농협은행의 미래를 엿본다는 설렘이 동시에 느껴진다. 2011년 전산장애 딛고 통합IT센터 구축 신 센터장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IT 시스템 한 우물을 판 IT 전문가다. 작은 실수도 용납지 않는 금융사의 정확성, 소비자들의 실생활과 밀착된 즉시성에 매력을 느껴 IT 회사가 아닌 금융사를 택했다고 한다. IT 전문가인 그가 진땀을 뺀 적도 있다. 2011년 3월에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전산시스템 장애 사태. 농협 서버의 유지·보수를 맡은 외주업체 한 직원이 서버 관리 업무에 사용하는 노트북으로 영화를 내려받다 악성 코드에 감염되면서 장애가 시작된 것. 18일간 자동이체 등 금융거래 차질을 시작으로 자동입출금기(ATM), 창구 업무까지 마비됐다. 하지만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2016년 경기도 의왕시에 범농협 통합IT센터를 꾸리고 인프라와 조직 체계를 다잡는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신 센터장은 통합 IT센터의 콘셉트 설계를 도맡았다. 기존 양재동 전산센터의 4배 규모인 2만8000평에는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전 계열사들의 시스템이 들어섰다. IT 기술도 내재화했다. 아웃소싱 업체에 100%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부터 유지·보수까지 핵심 업무는 농협 IT 인력이 직접 하도록 했다. “보안을 위해 개발센터와 전산센터의 물리적 공간과 업무 동선을 철저히 분리했습니다. 완벽한 통제 속에서 인가된 인원만이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구성했죠. 전산센터는 어떤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 등 최신 기술을 반영했고요. 당시 양재에 있던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1년 반 동안 이전하며 대고객 서비스 중단이나 한 건의 사고 없이 마무리했습니다.” 점포안내 로봇, 블록체인 지역화폐 등 연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농협은행의 IT 시스템 운영을 책임졌던 신 센터장은 올해 디지털 전초기지로 자리를 옮겼다. 점포를 돌아다니며 안내하는 자율주행 테스트 로봇이 그 주위를 맴돌고, 지자체와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를 논의하는 등 변화가 시작됐다. 업무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신 센터장 자리를 빼면 매번 주변에 앉는 직원들 위치가 달라진다. 업무에 따라 쉽게 조립과 분해가 가능한 레고블록처럼 움직이도록 자율좌석제를 적용했다. 직원들이 출근 후 원하는 자리를 택하면 전자명패와 전화가 자동으로 세팅된다. “자율복장제라 직원들은 청바지에 후드티를 편하게 입고 다녀요. 아직 캐주얼 복장이 다소 어색하긴 합니다.(웃음) 낯설지만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에요. 인공지능(AI) 로봇이나 가상화 컴퓨팅을 활용한 스마트 오피스를 시범 구축하고 사내 벤처도 도입해 보려 해요. 디지털R&D센터가 전초기지를 맡고 향후에는 범농협 차원으로 적용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유망 스타트업과의 동반 성장도 그의 새로운 업무다. 현재 NH핀테크혁신센터에는 금융 분야 19개사, 농업·식품 분야 5개사, 부동산 분야 5개사 등 총 33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농협은행이 조성한 200억원의 펀드로 투자뿐 아니라 사업 컨설팅, 법률 지원, 벤처캐피탈(VC) 연계 등 입주기업들의 ‘돌보미’ 역할을 맡는다. 역할은 지원이지만 20~30대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배우는 점이 더 많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직간접적으로 신기술을 많이 접하고 있어요. 금융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신선하고, 하루하루 절박한 심정으로 생존해 가는 스타트업을 보면 자극도 많이 받죠. 일방적으로 도움만 주는 게 아니라 협업할 과제를 찾으면서 파트너처럼 일하고 있습니다. 노트북만 갖고 오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 토스 같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키워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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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대박 쳤다’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천 미래 50년 관광산업

1주년 진기록...303일 만 국내 최단 100만명 돌파 전국 최고의 해양관광 랜드마크로 ‘우뚝’ ‘2018 대한민국 베스트 신상품’ 대상 선정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사천바다케이블카’ ‘섬, 바다 그리고 산을 잇는 국내 최초의 케이블카’ 사천시가 사활을 걸고 야심 차게 추진한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지난 4월 13일 개통 1주년을 맞아 성대한 ‘생일잔치상’을 받았다.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전국 최고의 오감만족 해상케이블카로 자리매김하면서 사천 관광이 대박이 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해양관광 랜드마크’란 타이틀과 함께 사천의 미래 50년 먹거리 관광산업으로 급부상했다. 사천시에 따르면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개통 11개월 10일 만인 지난 3월 24일 기준으로 103만700여 명이 탑승했다. 이는 기상 악화에 의한 환불, 정식 개통 전 무료 시승 등을 뺀 순수 유료 탑승객 수치다. 사천바다케이블카의 매출액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150억원(2018년 126억여원, 2019년 24억여원)이 넘는다. 나아가 사천바다케이블카의 누적 탑승객 100만명 돌파는 영업일수 31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통영케이블카보다 10일 빠른 303일 만에 이뤄낸 국내 최단 기록이다. 특히 개통 당시인 2018년의 계획(탑승객 62만여명, 실적 90여억원)보다 탑승객은 25만명, 영업실적도 36억여원이 더 많았다. 현재 평일 1500~2000명, 주말 5000~6000명이 사천바다케이블카를 찾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사천바다케이블카는 ‘2018 대한민국 베스트 신상품’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상은 한국일보가 주관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브랜드협회가 후원한다. 지역상권도 ‘케이블카 특수 효과’ 웃음 활짝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성공적 개통으로 지역 상인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천바다케이블카 인근에 있는 음식점과 싱싱한 수산물로 소문난 용궁수산시장은 교통 흐름이 막힐 정도로 붐빈다. 대부분 음식점은 사천바다케이블카 개통과 함께 이용객이 몰리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 삼천포유람선, 식당, 특산품 판매점, 숙박업소 등 지역 경제도 ‘케이블카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인기 비결은 총 길이 2.43㎞로 국내 관광용 케이블카 중 가장 긴 데다 한려수도의 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천바다의 명물 죽방렴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각산 중턱에 위치한 아름다운 편백림은 이미 최고 힐링 공간으로 입소문 났다. 초양도에 조성된 노란색 물결의 유채 단지, 초양도를 붉게 치장할 장미정원, 돛단배 형상의 일몰전망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제격인 해변둘레길 등은 감성 폭발의 촉매제로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각산정류장에 설치된 270m의 산책로, 포토존 4곳, 쉼터 3곳과 유적인 각산봉화대, 봉수꾼 막사는 후덕한 인심의 시장통 할머니가 건네는 덤과 마찬가지다. 사천바다케이블카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전성이다. 최악의 비상상황 발생 시 자체 구동모터를 장착한 특수 구조차량이 캐빈에 직접 접근해 승객을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는 획기적인 해상구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바다 위를 운행하는 만큼 초속 22m의 폭풍급 바람에도 안전운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확보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마음까지 담겨 있다. 폭풍급 바람에도 안전운행 가능하게 설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사천바다케이블카에 고성능 가속엔진이 추가로 장착된다. 또 사천시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바다 야경을 즐기려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주와 정류장 등 사천바다케이블카 연계 시설에 다채로운 LED 경관 조명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10월쯤이면 오색찬란한 케이블카를 타고 화려한 조명으로 다시 태어난 사천의 밤바다를 건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철탑은 케이블카 시설의 극적인 이미지 연출로 해안 자연 경관과 대비해 부각시키고 삼천포대교 조명등과 차별화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는 게 사천시의 복안이다. 정류장은 인위적이 아닌 실내 빛의 자연스러운 연출을 유도했다. 입 구성과 기둥 부분을 은은하게 연출해 시각적 심미성을 높였다. 공원은 원색의 혼란스러운 컬러 연출을 자제하고 깨끗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해안가는 물과 자연의 흐름을 은은하게 표출한다. 사천시 시설관리공단 박태정 이사장은 “사천바다케이블카를 좋은 시각으로 바라본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사천을 넘어 우리나라 해양관광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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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故 김복용 명예회장 ‘낙농보국’ 신념 잇는다 김정완 회장, 뚝심 경영으로 매출 1조6000억대 기업 성장 반백살 맞은 매일유업...유가공업체에서 新식문화 창조 종합식품기업 도약 |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 “나는 상인입니다.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내가 잘 압니다. 그러나 이 종합낙농개발사업이란 것은 돈을 벌 수 있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사업을 떠맡고 나선 것은 먼 훗날 돈보다도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유업 창사 직후 간부회의 석상에서 낙농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꾸준한 집념으로 낙농 기업을 일궈낸 기업인이 있다. ‘낙농보국(酪農報國)’의 신념으로 기업을 이끈 매일유업그룹 창업주 고(故) 김복용 명예회장이다. 김 명예회장의 바람을 그대로 이어받은 김정완 회장은 매일유업을 매출 1조6000억원대 종합유가공업체로 키워냈다. 지주사 전환 마무리...3세 승계는 시기상조 지난 2017년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한 매일유업그룹은 김정완 회장 체제를 공고히 했다. 지주사 매일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매일유업으로 분할하고 매일홀딩스 대표는 김정완 회장이, 매일유업은 사촌동생인 김선희 대표가 맡고 있다.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은 2014년부터 전문경영인으로 활동 중이다. 김 사장은 UBS와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 근무한 재무통으로 2009년 전무로 매일유업에 입사했다. 매일유업그룹은 김정완 회장 중심의 형제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정완 회장은 3남 1녀 중 장남으로 매일유업을 이끌고 있으며 3남인 김정민 회장은 제로투세븐을, 차녀인 김진희 대표는 평택물류를 운영 중이다. 차남인 김정석 전 매일유업 부회장은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가 현재 개인 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김정완 회장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도 승계 작업은 병행하지 않았다. 김 회장이 아직 젊은 나이로 승계를 논할 시기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지주사인 매일홀딩스 최대주주는 김정완 회장으로 지분 38.27%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어머니인 김인순 씨 14.23%,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 3.17%, 김정석 전 매일유업 부회장 1.77% 순이다. 김정완 회장의 장남인 김오영 씨 지분은 0.01%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부인 정희승 씨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아들 김오영 씨는 외부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2014년 신세계백화점 인턴사원으로 6개월간 근무한 뒤 신입사원으로 발령받았다. 오영 씨는 현재까지도 신세계에서 상품 MD로 근무 중이다. 딸 김윤지 씨는 작은아버지인 김정민 회장이 운영하는 제로투세븐에 입사해 마케팅팀에서 근무 중이다. 경희대 경영학과(76학번)를 졸업한 김정완 회장은 정·재계에 다수의 인맥을 갖고 있다. 허영인 SPC 회장과는 8년 터울 선후배 관계이며, 같은 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문재인 대통령의 4년 후배다. 또한 이갑수 이마트 대표(섬유공학과),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영문학과), 강찬석 현대홈쇼핑 대표(경영학과) 등 주요 유통그룹 수장들과도 경희대 학맥으로 연이 닿아 있다. 낙농 불모지 개척 도전한 故 김복용 회장 매일유업은 1969년 정부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종합낙농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설립한 한국낙농가공이 전신이다. 설립 당시 농어촌개발공사(현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사업자원인 차관의 순조로운 조달과 효율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믿을 수 있는 민간자본과의 합작을 계획했다. 하지만 열악한 낙농 환경에다 이윤보다 공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어서 선뜻 나서는 기업인이 없었다. 정부는 당시 사업가로 성공한 김복용 회장에게 합작투자를 제의했고, 평소 ‘사업이란 이윤 창출과 함께 온 국민, 나아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김 회장이 이를 받아들였다. 한국낙농가공 설립 2년 만인 1971년 김 회장은 민간 대주주 자격으로 이를 인수하고 매일유업으로 사명을 바꿔 선진 유가공 회사의 면모를 갖추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김복용 회장은 특히 신용을 사업 밑천으로 여겨 성공한 사업가로 꼽힌다. 신용에 대한 그의 철학을 보여준 일화가 있다. 사업 초창기 호남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영세했고 농가는 젖소를 입식할 자금도 담보력도 없어 사업을 포기해야 할 실정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대상 농가들의 낙농에 대한 의욕과 신념을 믿고 신용을 담보로 대출을 알선했다. 상호 연대보증으로 젖소 입식 자금, 목장 개발 자금, 시설 자금, 초지 조성 자금으로 대출받은 뒤 공제, 적립을 통해 상환하는 방식이었다. 이로써 제1차 낙농개발사업 중 582농가를 시작으로 약 1500농가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전문성 갖춘 유가공 공장 잇달아 건설 종합낙농개발사업의 결과 1500여 낙농가에서 생산한 원유를 가공 처리하기 위한 공장시설이 필요했다. 전국을 경기도 평택 중심의 중부권, 전라도 광주 지역의 호남권, 경상도 경산의 영남권 등 3곳의 낙농개발권으로 나눠 각각 현대적 유가공 공장을 건설했다. 당시 열악했던 교통 환경을 생각하면 3개 공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매우 컸다. 1973년 준공된 호남공장(현 광주공장)은 장기 보존을 위한 테트라팩 포장제품 전문 생산 공장이다. 국내에 처음 도입한 무균포장으로 6주간 상온 보관이 가능한 테트라팩 우유 제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인 1974년 유아식 전문 생산 공장인 중부공장(현 평택공장) 설립으로 매일유업은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는 유아식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1978년 준공된 영남공장(현 경산공장)은 유산균 발효유와 유산균 음료를 생산한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각 공장의 생산설비 증설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유제품의 다양화와 고급화에 힘썼다. 1999년에는 영동공장을, 2002년에는 가공우유·발효유 등 기능성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청양공장을 설립했다. 이어 2004년과 2006년에는 각각 국내 유일 치즈 제조 전문 상하공장과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분말제품 전용인 아산공장을 확보했다. @img4 “ ‘낙농보국’ 신념 이어 100년 기업 도약한다” 올해 2월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매일유업그룹은 김복용 명예회장과 장남 김정완 현 회장을 거치면서 매출 1조6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김정완 회장은 2006년 작고한 선친을 이어 매일유업을 이끌고 있다. 김 명예회장이 유가공 사업으로 초석을 일궜다면 김정완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와 외형 성장에 주력했다. 김 회장은 평소 김 명예회장의 신념인 ‘낙농보국’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가공 업체의 사명감은 남달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00만명 중 1명꼴로 태어나는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를 개발·생산하는 것도 이 같은 신념에 따른 것이다. 특수분유는 수요가 적어 이익을 낼 수 없지만 1999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만들고 있다. 매년 여름 진행하는 환아 가족을 위한 PKU캠프와 환아 가족 외식행사인 하트밀 캠페인에도 지속적인 후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또 1975년 국내 최초로 ‘1일 어머니교실(현 앱솔루트 맘스쿨)’을 개최한 이후 4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매년 무료 임신·육아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행사는 해마다 3만명 이상이 참석해 지금까지 120만명이 넘는 예비엄마들이 다녀갔다. 이 외에도 장학 사업, 다문화가정 지원, 지역문화 육성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img5 유업체 넘어 종합식품·서비스 기업 도약 목표 김 회장은 취임 후 국내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 육성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반으로 신사업 진출, 해외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4대 핵심가치(창의, 소통, 열정, 상생)를 발표하고 ‘More than Food, Beyond KOREA’(새로운 식문화를 창조하며, 세계로 나아간다)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우선 2006년 외식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 제휴 및 인수를 통해 외식사업 경험을 착실히 쌓아 왔다. 현재 매일유업은 인도음식점 ‘달’, 카페 프랜차이즈 ‘폴바셋’, 다이닝 프랜차이즈 ‘크리스탈제이드’ 등을 운영 중이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회장이 승부수를 띄운 곳은 미국 애보트(Abbott), 네슬레(Nestle) 등 세계적인 조제분유 회사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중국 시장이다. 지난 2007년 프리미엄 조제분유 ‘매일 금전명작’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병원과 약국, 유아용품 전문점 등을 공략했다.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고 현지 부모들 사이의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매일유업은 2011년 630만달러어치를 중국에 수출한 이후 2012년 1200만달러, 2013년 2600만달러로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조제분유와 함께 RTD(Ready to drink·즉석음료), 냉장 컵커피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중국법인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를 설립하는 등 현지 유통망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6차 산업모델 상하농원·성인 영양식 시장 선도 김 회장은 주력인 유제품 사업 부문 역시 대규모 투자를 통한 다각화 전략을 세웠다. 최근 선보인 생애주기별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매일 헬스 뉴트리션’과 첫 번째 제품라인 성인 영양식 전문 브랜드 ‘셀렉스’가 대표적이다. 저출산 및 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영유아에 집중했던 기존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한 것이다. ‘셀렉스’는 4년여간 연구개발을 통해 탄생한 단백질 솔루션이다. 성인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맛있고 간편하게 채울 수 있는 고단백 영양 강화 제품들을 선보여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료 형태의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과 씨리얼바 형태의 ‘밀크 프로틴바’, 영양 성분을 한층 강화한 분말 형태의 건강기능식품 ‘매일 코어 프로틴’ 등 3종의 제품으로 성인 영양식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문을 연 농업·농촌의 6차 산업모델 ‘상하농원’도 김정완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은 사업이다. 상하농원을 통해 고객 중심의 식문화를 선도하는 종합식품·서비스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상하농원은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약 3만평 규모로 조성된 농촌형 테마공원이다. 지역 농민들과 함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농축산물을 생산·가공·판매하고 친환경 먹거리를 주제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장 이후 큰 호응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26만 여명이 다녀갔다. 상하농원을 개장하기까지 7년 5개월이 걸렸다. 김정완 회장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사업 초기 정부(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고창군)가 각각 50억원을 출자하고 매일유업이 10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될수록 예산이 부족해지자 김 회장은 “제대로 된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며 17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김 회장은 개장 기념식에서 “농민과 함께 땅을 일구고 여기서 자란 신선한 농산물을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테마공원을 구상했다”며 “이를 통해 매일유업은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소비자는 건강한 먹거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완 회장의 목표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매일유업이 비전을 착실히 달성, 종합식품·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매일유업은 오는 2020년 매출 3조2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관계사 포함)을 달성하고 2025년에는 초일류 건강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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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설동호 대전교육감 “예술감수성 중요…호기심 키워 상상력 자극해야“

4차산업시대 ‘컴퓨터적 사고’ 필수...SW교육 강화 학교 밖 청소년 위해 대안교육전담팀 신설 바른 인성 갖춰야 창의·융합인재로 클 수 있어 | 대전=오영균 기자 gyun507@newspim.com “우리 아이들이 과학기술, 인문, 예술, 체육 등 종합적인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예술 교육을 하는 이유는 예술적인 감수성이 있어야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뉴스핌·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의 화두로 떠오른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예술 교육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야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해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설 교육감은 지난 4월 3일 대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인터뷰와 점심시간을 이용한 대화를 통해 대전교육청의 주요 정책과 자신의 교육철학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막힘 없이 풀어냈다. 설 교육감은 이날 ‘우리 아이들’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교육의 대상인 아이들 앞에 꼭 ‘우리’라는 말을 함께 했다. 학교 안 아이와 학교 밖 아이들을 묻는 질문에도 모두 우리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답했다. 설 교육감은 인터뷰 중 창의‧융합 인재 양성과 관련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예술 교육을 통한 감수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설동호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Q. 먼저 한유총 사태와 관련해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대전의 상황과 사립유치원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는지. A. 대전은 다른 지역과 달리 사립유치원들과 협력관계가 좋다. 일정 규모 이상 유치원 대다수가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도입했고, 오는 2020년 3월부터는 모든 유치원에 적용할 예정이다. 대전의 경우 사립유치원 문제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사립유치원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주기적인 지도·점검과 회계 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종합컨설팅단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진단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 도움을 주고 있다. Q. 창의성과 융합이 우리 교육의 화두로 꼽히는데. A. 교육부는 지난 2015년도부터 교육 과정에 창의‧융합을 배정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내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창의성이다. 그런 창의성을 가지고 융합을 해야 한다. 융합은 녹아내린다는 뜻이다. 화학·물리적으로 어떤 형체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녹아서 완전히 하나의 물체로 형성되는 것이다. 즉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과학기술, 인문, 예술, 체육 등 종합적인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예술 교육을 하는 이유는 예술적인 감수성이 있어야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무대 운영, 예술 전용공간인 예드림홀 구축 등 예술 분야의 전문 인력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우리 아이들에게 풍부한 예술적 감성을 함양할 계획이다. 90년대 초만 해도 선생들이 알려주는 것을 학생들이 암기하면 먹고살 수 있는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우리 아이들은 서로 토론하고, 발표하고, 주장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창의‧융합 인재가 필요한 시대다. 그렇다고 암기하는 지식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다. 필요한 건 암기해야 한다. 지식이 있어야 상상력과 창의력도 발휘된다. 지식 없는 상상력은 허상이나 망상에 불과하다. Q.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인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의‧융합과 인성은 별개인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설명하자면. A.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인성은 부모님께 효도하고, 선생님을 존경하고, 친구를 사랑하고,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성품이다. 결국 인성은 자기관리 역량이다. 목표와 계획을 세워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성취해 내는 역량이 인성에서 나온다고 본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소통하고, 공감하고, 협력해야 한다.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안 된다.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야 최고 기술을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인성을 바탕으로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창의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특히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A.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게 주요 교육정책이 됐다. 우리 아이들에게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메이커(Maker) 교육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메이커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자질을 향상시키는 교육이다. 만들기 활동에 참여한 아이들이 흥미와 재미를 느끼면서 학습 활동에 몰입하고 학습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키울 수 있다. 또한 다른 아이들과의 소통 역량을 길러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메이커 교육을 하려면 컴퓨터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프로그램과 코딩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컴퓨터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가져야 한다. SW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정보·융합형 메이커 교육 제2 센터를 대전교육정보원에 구축했다. 지난해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 내에 3D프린터실, 휴먼로봇실 등을 갖춘 제1 센터와 함께 우리 아이들의 메이커 교육을 맡게 된다. 또한 올해 SW 교육 선도학교 46개교(초 30개교, 중 11개교, 고 5개교)를 새로 선정하는 등 작년보다 24% 확대해 운영한다. 선도학교는 1000만원의 운영비를 받아 △다양한 수업모델 개발 △학생 체험활동 △학생 동아리 △방과후 학교 등을 펼친다. Q. 결국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아이들의 자기주도성 함양에 힘쓰겠다는 입장인데 일선 학교에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A. 주변에서 일선 학교의 수업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아이들이 적극성을 갖고 논리적으로 발표를 한다는 평이다. 실제로 중학교 3학년 토론수업과 초등학교 6학년 독후감 토론수업을 직접 참관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밝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중3 토론수업은 ‘한국 사람이 외국에다 음식점을 낼 때 한국의 고유한 맛을 내는 음식점을 내느냐,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퓨전식 음식점을 내느냐’라는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양측의 논리 전개가 대학생들보다 뛰어났다. Q. 제도권 교육에 적응 못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정책이 있다면. A. 애초부터 학업중단 학생 또는 학교 밖 청소년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게 목표지만 학교 부적응 아이들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올 1월 1일자 조직개편에 따라 대안교육전담팀을 신설해 대안교육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전문성을 갖춘 민간 대안교육기관과의 협력에 힘쓰고 있다. 학교 부적응 학생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민간이 운영하는 전문 대안교육기관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청에서는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기존 4개 대안교육기관을 두고 학교 밖 우리 아이들을 교육해 왔는데, 올해 한 곳을 더 늘려 총 5개 대안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아이들 일일 학습비도 1만4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리는 등 학교 밖 아이들을 위한 예산도 증액했다. 의무교육 시기인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립형 위탁교육기관 ‘꿈나래교육원’도 운영하고 있다. 꿈나래교육원은 대전 최초 공립형 대안교육기관으로, 2017년 유네스코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선진형 교육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Q. 학령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심각한 상황인데. A. 2017년 기준 846만명이었던 학령인구(6~21세)는 향후 10년 동안 190만명가량 줄어들고 2067년에는 364만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학령인구가 줄면 대학이 직격탄을 맞을 것 같다. 현재 대학입학자는 48만명가량이다. 그런데 오는 2023년 고등학교 졸업자는 40만여 명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학진학률(69.8%)을 대입하면 2023년 대학입학자는 28만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심각하다. Q. 대전에서도 학령인구가 줄어 청란여중 같은 경우 한 학년에 2개 학급만 있는 등 학교 통폐합 이야기도 나오는데. A. 한 학년에 두 학급 정도 된다고 해서 학교를 운영하거나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큰 불편은 없다. 학생 수가 적어도 협력학습 등을 할 때 지장은 없다. 대전에서는 학급 운영에 지장을 줄 만한 사안은 아직 아니다. 다만 도 단위의 경우에서는 문제가 크다. 일부 도교육청 소속 학교 중에는 전교생이 몇십명에 불과한 곳도 있다. Q. 올해 초등학교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과정중심 평가로 전환한 배경은. A. 일제고사는 같은 학년의 모든 학생이 같은 날짜에 사지선다형 문항을 푸는 지식중심의 총괄평가인데, 결국 서열중심 평가다. 이를 벗어나 학생의 사고력과 성장을 돕는 피드백 중심으로 수시 평가하는 과정중심 평가를 하기로 했다. 수행과정과 학생참여형 수업이 강조된다. 우리 아이들이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과만 확인할 수 있는 일제고사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토론법, 면접법, 지필‧서술‧논술형 평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수시로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학교별로 DTBS(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를 활용해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이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맞춤형 지도를 하기 위함이다. Q. 요즘 학생들은 대폭적인 두발 자율화와 교복 자율화를 원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A. 학교에는 학칙이 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학칙에 맞춰 자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두발 자율화와 교복 자율화는 학교 자율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는 우리 학생들의 요구가 타당한지, 또한 교육적인 차원에서 합리적인지 살펴보고 접근하면 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교육은 인재를 만들고 인재가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 우리 아이들이 변화가 가속화되는 세계화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며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혁신하며 미래를 대비한 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교육가족과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제안해 주신 고견과 방안들을 정책 수립에 소중하게 활용해 안정 속에서 대전의 백년지대계를 이뤄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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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본사도 인정한 M&A 전문가”

‘궈밍쩡’ 유안타증권 신임대표 취임...5년 만에 대표 교체 한국 유안타 최대실적 달성...황웨이청, 대만 본사 복귀 올해 경영 방향 “리테일, IB, S&T 등 고유역량 집중하겠다” | 김유림 기자 urim@newspim.com 유안타증권(구 동양종금증권)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만 출신 궈밍쩡 신임 대표와 서명석 대표 공동경영 체제를 출범시켰다. 궈밍쩡 신임 대표는 대만 본사에서도 인정받는 인수합병(M&A) 전문가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대만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에서 기업금융담당 전무를 맡아 왔다. 텍사스대학 알링턴캠퍼스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으며, TSC벤처케피털 이사, 그랜드아시아애셋매니지먼트 대표, 그랜드아시아캐피털서비스 대표, 위레이광전기술 이사, 동셩화제약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 이후에는 유안타은행 이사, 유안타아시아인베스트먼트 사장, 유안타벤처캐피털 최고책임자, 유안타벤처캐피털 최고책임자, 유안타증권 인도네시아 커미셔너 등을 역임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궈밍쩡 대표는 유안타벤처캐피털 CEO, 유안타금융지주 법인금융사업 등 벤처캐피털 팀을 이끌며 잠재력이 뛰어난 비상장기업 발굴을 주도, 상장까지 이끌었다. 특히 투자은행팀과 여러 차례 대형 인수 건을 완수한 투자은행(IB) 전문가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2014년 대만 최대 금융그룹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에 인수된 이후 서명석, 황웨이청 대표가 공동대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당시 국내 증권가에선 대만계 자본의 첫 진출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있었다. 하지만 대만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유안타증권은 빠른 속도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2070억원, 1149억원의 영업적자에서 2015년 220억원, 2016년 132억원, 2017년 585억원 흑자로 전환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리테일 명가’ 타이틀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안타증권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 911억원으로 전년보다 55.9%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조371억원으로 5.7%, 당기순이익은 1047억원으로 48.1% 각각 늘었다. 이는 2017년 연간 실적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단기간에 경영 정상화를 이끈 황웨이청 대표는 ‘소임을 다한 공(?)’으로 임기를 남겨두고 대만 본사로 돌아갔다. 2017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서명석, 황웨이청 대표 모두 재선임돼 황웨이청 대표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였다. 대만 대표 교체와 관련,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기존 대만 대표가 공석이 되면서 새로운 대표가 오게 된 것”이라며 “황웨이청 대표는 한국 유안타증권의 실적을 단기간에 끌어올렸고, 본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대만 임원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궈밍쩡, 서명석 대표의 올해 경영 방향은 신년사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궈밍쩡 대표는 지난 1월부터 미리 한국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인수인계 절차를 밟아 왔다. 그러나 본격적인 업무보고는 3월 말 주주총회 의결 이후부터 받아 왔으며, 아직은 경영 목표와 방향에 대해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 올해는 신년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명석·황웨이청 유안타증권 공동대표는 신년사에서 “지난해 역대 최고 성과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리테일,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전 사업부문이 고루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회사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춰 가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다만 두 대표는 올해 국내외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금융 환경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과가 어떤 시장 상황에서도 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리테일, IB, S&T 각 사업부문이 고유 역량에 집중하면서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부합해야 한다”며 “리테일, IB의 연계 영업 활성화와 S&T의 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 등 각 부문이 유기적으로 적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협업해서 고객을 만족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가진 인공지능(AI) 투자분석 시스템 티레이더를 더욱 진화시켜 신규 고객 유입과 기존 고객 유지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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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신동춘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장 “항공 자유화로 상생 발전”

“항공우주 역시 개방과 공정경쟁” “우주청 넘어 항공우주부 가야” 전문관료제 역설 뉴스핌과 항공우주학술대회 5월 24일 공동 개최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에베레스트를 어떻게 봐야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나요?” 30여 년 항공 전문 관료로 활동한 신동춘(64)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장은 항공우주산업을 에베레스트에 비유했다. 그는 “동서남북, 또 꼭대기에서 본 거, 전부 다 어우러져야 에베레스트다. 항공우주산업도 똑같다”고 했다. 이어 “정비 하나만 보고 항공우주산업을 봤다고 할 순 없고, 긴밀하게 연결된 정비와 제조를 같이 봐야 시너지가 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항공우주업계가 상생 발전하기 위해선 ‘항공 자유화’의 정신으로 개방과 공정 경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항공정책 전문관료제를 도입하고 우주청에 이어 항공우주부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회장은 교통부에서 시작해 건설교통부를 거쳐 국토해양부 국제항공과장, 항공교통관제소장, 서울지방항공청장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는 뉴스핌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5월 24일 항공국가산단 활성화 등을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학회는 2016년 10월 출범했다.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김한영 공항철도 사장, 성시철 한서대 부총장(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황원동 전 공군참모총장 등 500여 명이 회원이다.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의 차별성은 무엇인지. 운송, 안전·보안, 경영, 법제도, 제조·정비, 우주산업, 방위산업 등 항공우주산업 전반에 걸친 융복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산업·학계·공공기관·군·연구기관 등을 망라하는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와 새로운 가치를 창출, 우리 항공우주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항공 정책 및 제도를 비롯해 항공운송산업, 방위 및 우주산업, 공항산업, 항공기산업, 서비스 및 연관산업 등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두고 있다. 부설로 글로벌항공우주산업연구소가 있다. 학회가 출범 2년 반에 접어든다. 그간의 주요 활동을 소개하면. 연 2회 학술세미나, 연 2회 학술지 발간, 한국항공소년단과 협력한 청소년 항공우주 교육,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대상 시상, 학술상·공로상 등 수여, 정부 및 기관·기업의 용역 수행, 국내외 대학과 연구기관·산업체와의 협력,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언론 기고, 정책 건의 등 다각적인 활동을 해왔다. 무엇보다 학계와 산업 간 연결고리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항공산업 주요 이슈를 정리하면. 항공운송의 공정 경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또 우주방위산업의 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 완화를 비롯해 항공기 제조업의 원천기술 확보, 민·군 항공 협력, 지역 거점공항 육성 및 지방공항 활성화, 수요에 부응한 무인기 개발, 항공유지보수정비(MRO)산업 활성화 등이 현안이다. 특히 MRO산업의 미비로 해외로 나가 정비하는 비용이 연간 1조원이 넘는다. 조종사와 정비사가 부족한 만큼 관리자와 전문인력 양성도 시급하다.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무엇보다 ‘항공 자유화’ 정신하에 개방과 공정 경쟁,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항공 자유화에 따라 신규 사업자가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진입장벽도 없어진다. 상생 발전을 하려면 공항도 항공사도 항공 자유화의 정신이 중요하다. 특히 공정 경쟁의 틀 속에서 항공 자유화를 하면 우리나라 항공력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향상된다. 경쟁하면 가격이 낮아지고 소비자한테 좋다. 현행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체제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우주청 설립도 적극 논의해야 한다. 우주 개발에 민간업체를 참여시키고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에 분산된 항공우주 기능을 통합·연계해야 한다. 차제에 항공우주부 신설도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항공우주정책에 부응한 연구개발(R&D) 과제의 발굴·시행도 중요하다. 뉴스핌과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학술세미나를 공동 개최한다. 우리 학회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통신사인 뉴스핌이 널리 전파하면 우리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제고될 것이다. 또 학회가 추구하는 여러 정책사안이 널리 알려지고, 계획하고 있는 사업들이 충실하게 열매를 맺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같은 배를 타고 항공우주산업 발전이란 공동의 목표하에 서로 협력하는 정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뉴스핌과 공동 개최(5월 24일 예정)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경상남도와 경남발전연구원, 진주시, 사천시,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주·사천 일대 국가항공산단 활성화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차세대 중형위성 조립공장인 KAI 민간우주센터 설립 등 우주산업 발전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룬다. 또 안전과 리질리언스, 해외 공항 인프라 건설을 위한 금융 조달, 지방공항 활성화, 항공운송사업자 신규 면허 등의 주제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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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스타트업계 갓(God)대리’ 강희철 기업은행 일산웨스턴돔지점 대리

13년차 은행원·창업 멘토·힙합 래퍼 ‘종횡무진’ 일기처럼 쓴 가사...창업가·자영업자들에 ‘위로가’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저녁 6시 30분.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에 스냅백을 비스듬히 쓴다. 딱 맞는 정장에서 헐렁한 티셔츠와 힙합바지로 갈아입는다. 손에는 계산기 대신 마이크를 집어든다. IBK기업은행 일산웨스턴돔지점 창업지원센터의 강희철 대리가 힙합 래퍼 강대표(GDP)로 변신하는 시간이다. 은행원이자 창업 멘토이자 래퍼인 그에게 스웨그(Swag,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멋과 분위기를 뜻하는 힙합 용어)는 창업가 정신, 우수 행원과 같은 말이다. “누가 뭐래도 난 나만의 땅을 가질 거야. 내 비록 생계형 뱅커, 전도 유망 스타트업, 나의 길 내 역사 내 드라마를 들으려면 번호표를 뽑아.” 지난해 발표한 그의 1집 앨범 개척자(Pioneer) 가사처럼 강 대리는 종횡무진한다. 스타트업계 ‘갓대리’ 강 대리는 ‘스타트업계 갓(God)대리’로 통한다. 2007년 입행하기 전 창업가의 길을 걸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를 만나면 자금 지원 외에 창업에 필요한 ‘꿀팁’도 전수받을 수 있어 고객 입장에선 일석이조다. “대학 시절 정부지원사업으로 해외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도운 적이 있어요. 당시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까지 했죠. 온라인 카탈로그 등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이었습니다. 투자금 한푼 없이 3년을 버티다 자금 문제로 문을 닫았지만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위한 일을 이어가고 싶었어요. 그러다 ‘비 올 때 우산을 씌워주는 은행’이라는 문구에 꽂혀 기업은행에 지원했어요.” 첫 발령지는 서울 신촌지점. 청년창업 중심지로 떠오른 신홍합밸리(신촌·홍대·합정 일대)에 있어 강 대리에겐 능력을 펼칠 기회였다. 스스로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동업자라는 생각으로 고객을 대했다. “창업의 시작과 끝은 자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은행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대출이 제 업무의 전부는 아니에요. 항상 창업가들이 필요한 만큼 대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하죠. 정부사업에 대한 정보나 인력 등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곤 합니다.” 이를 위해 강 대리는 창업 전문가가 됐다. 창업대학원에서 창업 보육 및 투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창업지도사 자격증과 전문엔젤투자자 양성 자격증도 갖췄다. 서울시 창업지원분과 위촉위원 활동, 스타트업 용어 백과사전 제작 등 스타트업 생태계라면 어디든 뛰어든다. 힙합 래퍼 ‘강대표’ 강 대리의 또 다른 타이틀은 힙합 래퍼 강대표다. 힙합댄스로 시작한 취미활동이 앨범 발매까지 이어질 정도로 그의 힙합 사랑은 남다르다. “입행 후 사내 동아리를 만들어 은행 행사 때 힙합댄스를 공연하곤 했어요. 그러다 신촌지점 근처 실용음악학원에서 랩을 배운 게 제 인생을 바꿨죠. 직접 가사도 쓰고 비트도 만들고 ‘쇼미 더 머니’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랩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에게 랩은 일종의 일기장이다. 13년 차 은행원의 삶, 창업가들의 세계, 두 아이 아빠로서의 경험을 자서전처럼 담는다. ‘퇴근 후의 짧은 샤워, 난 연장전에 돌입해, 본 게임은 이제 시작, 난 슈퍼대디로 변신 완료, 워라밸 일과 삶의 밸런스, 내 삶은 도대체 어디에? 육아일기 쓰며 랩하는 은행원,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어디에?’(2집 해결사 중)라는 가사는 강 대리의 삶 그 자체다. 래퍼와 은행원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게 쉽진 않지만 물론 중심은 은행이다. 다만 평범한 은행원은 되고 싶지 않다는 게 강 대리의 생각이다. 올 상반기 2집 음원 발표와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매달리는 이유다. 올 하반기에는 ‘동반자’라는 제목의 3집 앨범도 내놓을 계획이다. 음원 수익은 문화 콘텐츠 영역의 창업가나 학생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저같이 평범한 직장인과 주변의 창업가, 소상공인들의 얘기를 담고 있어요. 그들을 위한 위로이자 희망을 노래하는 셈이죠.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아닌 친근한 은행원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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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팜 띠엔 번 前 주한·주북한 베트남 대사

번 베트남 명예대사, 뉴스핌과 현지 인터뷰 父子가 남북한 대사 역임...가족 전체가 한국 전문가 “베트남 롯데의 성공, 자랑스럽죠” 베트남, 평균연령 30세...매년 1000개 한국기업 진출 | 하노이=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우뚝 솟은 하노이 롯데센터. 팜 띠엔 번(Pham Tien Van) 전 주한 베트남 대사는 롯데센터 65층에서 하노이 시내를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롯데센터가 올라가던 2009년만 해도 베트남은 아직 ‘기회의 땅’에 불과했다. 덤프트럭이 지나다닐 도로도 마땅치 않던 그곳에 롯데는 과감히 5억달러를 투자해 ‘롯데센터 하노이’를 건설하겠다고 나섰고, 당시 팜 띠엔 번 주한 대사는 롯데그룹과 베트남 정부 사이를 오가며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렇게 올라간 지상 65층 연면적 25만3000여㎡(약 7만600여 평)의 롯데센터는 이제 명실상부 하노이의 랜드마크가 됐다. 롯데센터에 위치한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에는 평일에도 하노이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롯데마트는 얼마 전 베트남 14호점을 하노이에 열었다. 뉴스핌·월간ANDA가 지난 3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번 대사를 만나 ‘기회의 땅 베트남에서 성공하는 기업이 되는 길’을 물었다. 매년 1000개 한국 기업 베트남 진출 번 대사는 자타 공인 베트남 최고의 한반도 전문가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7년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했다. 1972년 졸업과 함께 북한 주재 베트남 대사관에서 외무부 일을 시작해 2010년 정년퇴직할 때까지 40여 년 동안 한반도 전문가로 직무를 수행했다. 세 번에 걸쳐 주북한 베트남 대사관에서 일했고, 2005년부터 2010년까지는 주한국 베트남 대사를 지냈다. 한국과의 인연으로 2010년 은퇴 후에는 베트남·한국 친선협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에 머무를 당시 인연을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와 포스코건설의 고문을 지냈다. 최근 베트남을 향한 한국 기업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베트남 시장이 열리고 지난 31년간 한국 기업의 누적 진출이 총 7200개인데, 지난 3년 반 동안에만 3000여 개가 들어왔다. 베트남 현지 기관장들은 한국에서 온 관료들을 만나느라 약속이 빼곡하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보면 처음에는 주로 섬유와 신발 등 노동집약적 기업들이 호찌민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삼성을 필두로 효성, 두산 등 대기업이 베트남 전역에 직접투자(FDI)를 진행했고, 최근 SK그룹이 현지 기업 지분투자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4년 베트남에 진출한 참빛그룹은 베트남에서 이미 중견기업 대접을 받고 있다. 참빛그룹은 호아빈성과 하노이에 각각 54홀 규모의 골프장과 620개 객실을 갖춘 5성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리조트 업체다. 참빛그룹이 하노이 중심가에 참빛타워를 올릴 때 물밑에서 도운 것도 당시 팜 띠엔 번 주한 대사다. 온 가족이 한국 전문가인 로열 패밀리 번 대사는 최근 베트남 최대 부동산기업인 노바랜드의 고문이자 이사회 이사로서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맡고 있다. 리조트 내 ‘한국 타운’ 조성을 추진 중인 노바랜드는 여기 입점할 한국형 아울렛과 성형외과 그리고 한국형 쇼핑몰, 식당 등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모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골프장과 리조트를 개발하겠다고 하자 백방으로 뛰어 파트너를 물색, 현재 계약 단계에 이르렀다. 번 대사뿐 아니라 그의 가족이 여러모로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의 큰아들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베트남 외무부에 들어가 지난해까지 북한 주재 대사를 지냈다. 베트남 최연소(38세) 대사 기록도 가지고 있다. 둘째 아들은 서울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현재 베트남 주재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평양에서 출생(1981년)한 셋째 아들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현재 베트남 투자기획부 산하 외국인투자관리청(FIA)에서 근무한다. 한국과 싱가포르의 베트남 투자를 관리하는 업무다. 번 대사의 부인도 북한 평양에서 유학하고 은퇴할 때까지 베트남 공산당 대외협력위원회에서 동북아 업무를 담당했다. 번 대사는 “주한 베트남 대사로서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를 유치하는 데 공을 들여 왔다”며 “은퇴한 뒤에도 기업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어 베트남 투자 환경과 장단점, 베트남 정부의 정책 그리고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유념해야 할 점, 성공과 실패 요인들을 직접 체험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기회의 땅이지만 리스크도 존재” 그의 눈에 베트남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자 미래 아시아의 용이다. 높은 교육열과 평균 연령 30세의 젊음이 가장 값진 자원이다. “임금은 낮은데도 근로자들의 머리가 좋고 부지런하며 손재주가 좋고 의욕이 있어 잘 교육시키면 한국 기업의 일을 아주 잘할 수 있다. 베트남은 정치가 안정됐고 치안도 좋아 북미정상회담도 하노이에서 열렸다. 게다가 베트남 정부는 일관되게 외국 기업에 대해 베트남 기업과 차별 없도록, 성공하도록 도와준다.” 번 대사의 말이다. 하지만 실패 리스크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최근 임금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저렴한 인건비에만 목을 매는 기업은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번 대사는 “한국 기업들은 과거 노동집약적인 분야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하이테크 쪽으로 많이 집중해야 한다. 최근 베트남의 큰 도시 주변에는 노동집약적 공장의 인허가를 잘 해주지 않는다. 기술집약적 공장에만 인허가가 나온다. 노동집약적 공장은 농촌 등 외곽 중심으로 하노이에서 최소 100km, 멀게는 200~300km까지 나가야 한다”고 귀띔했다. 아직 시장경제 체제가 완성되지 않았고 관료주의와 부패도 단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사람들은 자조적으로 첫째는 관계, 둘째는 화폐, 셋째는 지혜라고 말한다”며 “베트남이 인간관계를 중시하다 보니 인허가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해 로비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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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벤처 선구자에서 금융인으로’

벤처 DNA로 일군 다우키움그룹...CEO 신뢰하는 ‘서포터형 오너’ “온라인 증권업은 된다”...키움증권 13년 연속 위탁매매 점유율 1위 인터넷은행 끝없는 도전...종합금융그룹 도약 목표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실패는 나를 키워준 자양분입니다. 실패는 여전히 나를 긴장하게 합니다. 끊임없이 뭔가를 하게 만들죠. 실패를 두려워하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습니다. 실패는 도전을 자극하는 선물입니다. 그래서 실패는 소중합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2012년 한국외국어대 동문특강을 통해 밝힌 ‘실패학개론’이다. 좀처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가 후배들을 위해 연단에 섰다. 성공한 벤처기업가인 김 회장이 실패예찬론을 풀어놓은 것. 뜻밖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 보면 왜 실패를 강조하는지 알 수 있다. 대학 졸업 뒤 겪은 두 번의 실직은 ‘월급쟁이’ 김익래를 ‘사업가’로 바꿨다.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을 걸을 땐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하드웨어 사업에 진출했다가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하드웨어 사업 실패는 소프트웨어 사업에만 전념하도록 해준 전화위복의 경험이었다. 김 회장은 숱한 실패 위에서 다우기술, 키움증권 등 24개 계열사를 거느린 다우키움그룹을 일궜다. IBM을 뛰쳐나온 ‘소신맨’ 1974년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김 회장이 첫 직장으로 인연을 맺은 곳은 한국IBM이다. 삼성, 현대 등 걸출한 대기업 문을 두드렸지만 취업 문턱을 넘지 못했다. IBM은 김 회장의 떡잎을 단번에 알아봤다. 필기시험이 끝나고 면접시험에 들어갔는데 담당 부장이 김 회장에게 “다른 회사 갈 생각 말고 곧바로 IBM으로 오라”며 합격을 통보했다. 한국IBM에서 영업관리, 재무, 기획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IBM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번은 김 회장이 IBM 극동지역본부가 있는 홍콩으로 출장을 갈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극동지역본부 미국인 사장이 김 회장에게 IBM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김 회장은 평소 느낀 점을 가감 없이 말했다. “IBM은 건전하고 좋은 회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번 돈을 전부 본사로 가져가고 한국IBM이나 한국 발전에 소홀한 것 같습니다.” 솔직한 대답의 후폭풍은 거셌다. 얼마 뒤 홍콩에서 한국IBM으로 비밀전문 하나가 날아왔다. ‘김익래는 IBM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다. 그의 동향을 살펴 정기적으로 보고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사실을 안 김 회장은 미련 없이 사직서를 냈다. IBM은 오래 근무할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1976년 입사한 한국IBM을 2년 8개월 만에 박차고 나왔다. IBM을 그만두고 이름 없는 작은 무역회사에 들어갔다. 1년이 채 안 돼 회사가 부도를 냈다. 또다시 직장을 잃었다. 두 번의 연이은 실패는 김 회장의 직업관을 바꿔놓았다. 월급쟁이에서 개인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 1호 벤처 ‘큐닉스’ 설립 김 회장이 처음 시도한 사업은 반도체칩 수입 오퍼상(무역중개상)이다. 이때 이범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자주 만났다. 반도체 관련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 교수와의 만남은 창업 인연으로 이어졌다. 1981년 이 교수 스승이자 삼보컴퓨터 회장을 역임한 이용태 박사와 함께 컴퓨터회사 큐닉스(Qnix)를 세웠다. 국내 1호 벤처기업으로 평가받는 큐닉스 공동 설립에 참여하며 김 회장은 본격적으로 벤처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큐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독점 대리점권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했다. 1985년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허가권 벌이로만 1년 지출을 충당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그 무렵 큐닉스는 이범천 사장과 이사 겸 사업본부장인 김익래 회장 2인 경영체제로 돌아갔다. 이 박사는 연구개발(R&D)을, 김 회장은 기획·영업·재무를 담당했다. 그런데 큐닉스의 방향을 두고 둘 사이에 의견이 충돌했다. 이 박사는 큐닉스가 컴퓨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를 반대했다. 개인용 PC 제조업체들이 큐닉스 고객인데 그들과 경쟁하는 건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라 여겼다.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별을 택했다. 6년여 만에 큐닉스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IMF 위기에도 R&D투자 늘려 큐닉스를 나온 김 회장은 당분간 쉬기로 마음먹었다. 등산, 테니스로 나날을 보내는 중에 큐닉스에서 함께 근무했던 직원 두 명이 찾아왔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지 않고 왜 빈둥거리고 있냐”며 따졌다. 김 회장은 동료들에게 대뜸 회사 이름부터 지어보라고 했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 지어온 이름이 ‘다우(多友)기술’이다. ‘벗 우(友)’를 ‘도울 우(佑)’로 바꿔 ‘다우(多佑)기술’로 표기하기로 하고 설립 작업에 들어갔다. 당장 돈이 필요했다. 큐닉스 지분을 정리한 돈이 2억원 남짓 있었다. 회사를 차리기엔 부족했다. 집을 담보로 한국종합기술금융(현 KTB네트워크)에서 2억원을 융자받아 총 4억원의 자본금을 마련했다. 시작은 거창했다. 1986년 1월 화야산 꼭대기에서 10명 안팎의 직원들과 돼지머리를 올려놓고 고사를 지냈다. “오늘 여기 화야산에 모여 하늘에 고사를 지냄으로써 다우기술이 출범했습니다. 여기서 약속하겠습니다. 앞으로 10년 뒤 기업공개를 하겠습니다.” 대략 이런 얘기를 했다고 김 회장은 회상했다. 포부는 컸지만 무슨 일을 할지 업종조차 정하지 못했다. “돈을 멋있게 까먹어 보자”고 큰소리만 쳐뒀다. 그때부터 각종 해외 전시회를 찾아다녔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하루는 치안본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나왔다. 작은 회사에서 해외출장이 잦은 걸 이상한 눈으로 본 것이다. 6개월 동안 발로 뛰어다닌 끝에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방향을 잡았다. 소프트웨어는 개발하긴 힘들지만 개발만 마치면 추가적인 원가 부담이 작고 이익이 컸다. 승부를 크게 내면서도 돈 때문에 고생을 덜할 수 있는 장사였다. 다우기술이 처음 착수한 사업은 PC 운영체제(OS) 유닉스(Unix) 한글화 작업이다. 김 회장이 정몽헌 현대전자 사장과 담판으로 유닉스 한글화 프로젝트를 따냈다. 프로젝트가 끝나자 수입이 없던 회사가 흑자로 돌아섰다. 김 회장은 자신감을 얻어 외국산 유명 소프트웨어 한글화 작업에 매진했다. 1997년 8월 27일은 김 회장이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다. 다우기술을 10년 안에 거래소에 상장하겠다는 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킨 날이다. 기업 상장이 결정됐다는 연락을 받은 김 회장은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통쾌한 환호성을 질렀다. 그런데 다우기술에도 IMF 위기가 찾아왔다. 비용이란 비용은 모두 줄였다. 임금도 15% 내렸다. 단 연구개발 분야는 예외였다. 오히려 예산을 늘렸다. 위기를 헤쳐 나가자고 제품 개발에 주력하지 않으면 위기 뒤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은 IMF 극복 후 재도약의 디딤돌이 됐다. 통합메시징서비스 ‘큐리오(Qrio)’, 사이버증권거래시스템 구축 솔루션 ‘웹트레이드’ 등 밤샘 연구로 개발에 매진했던 솔루션이 주력 서비스와 상품으로 부상했다. 인터넷 증권사 ‘키움닷컴증권’을 가족사로 설립하는 밑거름을 다진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도 김 회장은 철저한 이익 중심 경영과 보수적 자금관리를 통해 실리를 추구한다. 3~4시간 거리의 근거리 비행은 이코노미를 이용한다. 검소함은 그의 성품 탓도 있지만 그룹의 성장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룹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직원들이 한 명이라도 더 해외에 나가 많은 걸 보고 들어와 변화를 꾀해야 하는 시기다. 비즈니스 한 명 값이면 2~3명이 나갈 수 있다.” CEO 믿고 맡기는 ‘서포터형 오너’ 2000년 키움증권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누구도 지금의 성장을 예상하지 못했다. 자본금 500억원으로 시작한 증권사가 19년 만에 자본금 1조9000억원대 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했다. 김 회장에겐 ‘온라인 증권업은 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당시 미국에서 이트레이드증권, 찰스슈왑 같은 회사들도 막 온라인 증권업을 시작하던 때였다. 사실 당초 키움증권 설립을 주도한 건 권성문 KTB투자증권 전 회장이라는 게 정설이다. 키움증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999년 키움증권 설립을 주도한 건 당시 1대 주주였던 권성문 회장이다. 그때만 해도 김익래 회장은 증권업을 잘 몰랐다. 다우기술은 300억원을 투자하는 출자자(LP)로 참여했다. 키움증권의 IT 시스템을 백업해 주는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대주주 적격 심사가 권 전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냉각 캔’ 사건으로 검찰에 고발된 전력이 문제였다. 권 전 회장은 1999년 인수한 ‘미래와사람’이 냉각 캔을 세계 최초 초소형 냉장고라고 허위과장 공시를 내고 주가를 올린 뒤 유상증자를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검찰이 ‘대량생산을 위한 금형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과장한 것만 인정해 이듬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결국 2대 주주였던 다우기술이 등판해 2000년 ‘키움닷컴증권’을 세웠다. 김 회장은 2001년부터 다우그룹 회장직을 맡으면서 계열사들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운영했다. 키움증권도 마찬가지였다. 키움닷컴증권의 창립 멤버인 김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을 2001년 키움닷컴증권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경영 전권을 맡겼다. 김 회장 스스로도 키움증권의 성공 비결을 ‘다우기술의 IT 능력’과 ‘뜻있는 금융인들의 만남’으로 꼽았다. 증권업계 패러다임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꾼 키움증권의 성공 드라마는 김 회장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부터 말단 직원까지 주인공과 조연이 함께 만든 결실이라는 얘기다. 김 회장은 2000년 다우기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키움닷컴증권을 설립하면서 벤처기업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김 회장은 그룹 안팎에서 CEO를 믿고 기다리는 ‘오너’로 통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수합병(M&A) 같은 중요한 결정은 회장님이 보고받지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는다. 오히려 회장님과 의논하려 하면 결정하라고 CEO를 시켰더니 왜 자꾸 와서 상의를 하냐고 나무란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승부수는 아낌없는 전산 투자와 저렴한 수수료였다. 키움증권은 지점을 두지 않는 무점포 전략을 내세웠다. 자체 개발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인 ‘영웅문’을 통해 주식거래 업무를 처리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반신반의했다. 기존 증권사들은 대부분 지점 중심 영업에 주력했다. 지점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주식 주문을 내던 시절이었다. 키움증권은 각종 비용을 줄이고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온라인 매매 수수료를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인 0.29%로 낮췄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점유율을 늘리며 금융투자업계 패러다임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꾼 주역으로 떠올랐다. 최근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 경쟁을 펼치는 와중에도 키움증권의 입지는 굳건하다. 키움증권의 주식시장 위탁매매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6.45%로 2005년 이후 13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img4 인터넷은행 재도전...금융인 마인드 장착 키움증권은 요즘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회사로 꼽힌다. 인터넷은행에 도전하고 투자은행(IB) 사업을 확장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김 회장은 제조업 마인드로 증권업을 바라봤다. 지금은 금융인 마인드까지 갖췄다. 키움증권이 IB를 공격적으로 시작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확실히 예전과 다르다”고 말했다. 다우키움그룹은 2007년부터 종합금융사로 도약할 채비를 시작했다. 키움닷컴증권이 ‘닷컴’ 꼬리표를 떼고 키움증권으로 이름을 바꾸면서다. 2010년 키움자산운용을 설립해 자산운용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14년엔 우리자산운용을 755억원에 인수하며 운용업계 57위에서 단숨에 7위로 올라섰다. 2016년에는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키움증권은 우리은행 지분 4%를 확보한 과점주주다. 다우키움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다우기술이 1997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인터넷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그중 큰 수익을 올렸던 투자가 바로 키움증권이다. 그때부터 김익래 회장이 금융업에 관심을 갖고 저축은행, 우리은행 지분투자 등 금융회사 관련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5년부터 인터넷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온라인이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 자산관리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해선 인터넷은행이 적격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 2017년에도 인터넷은행 진출을 검토했지만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정책에 막혀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키움증권은 최대주주가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다우기술(47.70%)이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인터넷은행 지분 상한을 34%로 높인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금융당국은 올해 5월 안에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줄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전략기획본부를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사업을 준비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하나금융그룹,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올해 서울히어로즈 야구단의 메인 스폰서 자리도 꿰찼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인터넷은행 진출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의 길 따르는 막내아들...2세 승계 신호탄 김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지난해 베일에 가려졌던 막내아들 김동준 씨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후계 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선 ‘2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 고위관계자는 “김동준 대표는 경영 수업을 차근차근 밟는 중”이라며 “그동안 IT회사에서 경험을 쌓아 이제 창업투자회사 업무를 제대로 배울 시기가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회장의 큰딸은 주부다. 사위가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 PI팀 소속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재 베트남 진출 사업을 맡아 베트남에 머물고 있다. 둘째 딸은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해외채권팀장으로 일한다. 오너 자녀라는 티를 내지 않고 직원들과 섞여 지내려 하고, 부족함을 열심히 보완하려는 모습에 주변 임직원들의 평가도 호의적인 편이다. 사내에선 둘째 딸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높다. 60대 후반인 김익래 회장이 아직 정정하고 그룹 내 장악력을 갖고 있어 승계 이슈가 속도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워낙 깐깐해 아들과 딸이 기대치만큼 올라오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자녀들 나이도 (승계 얘기가 나오기엔) 아직 어리고, 아들 승계를 공공연하게 얘기하긴 했지만 사실상 세 자녀 지분 배분 등 예민한 부분이 있다”고 전해 왔다. 또 다른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1950년생인 김 회장의 나이를 고려하면 다우키움그룹의 본격적 승계 시점을 5년 뒤 정도로 본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분구조도를 살펴보면 이미 김 대표가 지주회사 격인 다우데이타를 통해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우데이타의 주요 주주는 김익래 회장(40.64%)과 계열사 이머니(eMoney, 21.95%)다. 2014년 기준, 보유 중인 자사주를 빼면 이머니의 실질적인 최대 주주는 김동준 대표(26.91%)다. 금융투자업계에선 2014년 이후 김 대표가 이머니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 50% 이상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김 대표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개인회사 이머니가 다우키움그룹의 지주회사 다우데이타에 대한 지분율을 차근차근 늘리고 있다는 점. 지난 2011년 이머니의 다우데이타 지분율은 10%대에 그쳤지만 올해 2월 약 22%까지 늘었다. 향후 다우데이타와 이머니를 합병해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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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호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개방·융합·창의 연구문화 절실”

‘문화기술’ 개념으로 과학 융합 문화경제 성장동력 제시 “프로그램 중심 과제 수행과 기관 간 수평협약 중요” “우주산업화 실행, 항우연·정부 협약 맺어 공조해야”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이제는 우리의 눈높이나 연구 영역이나 연구 내용이나 모든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고 해야 된다. 그게 안 되니까 연구 부정이 생기는 거고, 양만 채우려 하고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 원광연(67)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을 지난 2월 21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만났다. 2017년 10월 취임한 원 이사장은 “지난 1년 반이 생애 가운데 가장 바쁜 날”이었다고 했다. 며칠 정도의 휴가도 건강검진과 외국 학회 참가로 보냈다. 그는 1995년 ‘문화기술(CT, Culture Technology)’이라는 개념을 세계 최초로 제안한 인물이다. 2005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 시절 문화에 과학기술을 융합시킨, 이른바 문화경제론을 주창하며 한국 과학계에 간단치 않은 충격파를 던졌다. 동시에 문화예술계에도 널리 이름을 알렸다. 원 이사장은 연구기관 간 융합과 함께 연구의 자율성·창의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는 “결국은 연구자들이 스스로 이것은 나 혼자 할 수 없다, 아니면 우리 연구소에서만 할 수 없다, 이것은 같이 해야 되겠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그런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바꿔 나가야 하고 젊은 연구자들 중심으로 그런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과학기술계에 ‘문화’라는 화두를 던진다. 국과연은 과학기술 분야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육성하는 기관이다. “문화도 이젠 경제이고 산업...과학기술이 문화 주도해야” Q. 카이스트 전산학과에 재직하면서 문화기술대학원을 설립한 게 눈에 띈다. A. 2005년 대학원을 만들었다.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NT(나노기술), ET(환경기술), ST(우주항공기술)에다 CT(문화기술)를 추가했다. 이른바 6T다. 김대중 정부 시절 경제정책 관련 위원회에 참여했다. 우리나라가 이제 어떻게 앞으로 발전해야 되겠는가, 성장동력으로 뭘로 가져갈 거냐를 논의했다. ICT, 바이오, 나노는 당연히 나왔는데 그다음에 (과학과 용합한) 문화경제를 제시하니 과학계에서 놀랐다. 아니, 지금 할 것도 많은데 문화가 과학과 무슨 관계냐는 것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문화는 성장을 하거나 산업화한다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었다. 문화는 첫 번째가 복지, 두 번째가 규제였다. 혁신성장의 한 방법으로 문화를 가져갔다는 게 아주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일이었다. Q. 그래서 그 이후 문화기술, 이른바 문화경제론이 시작됐나? A. 그래서 시작됐다. 나는 1995년부터 문화기술(CT)을 쓰기 시작했지만 순전히 학문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제 정부에서 ‘문화도 경제다, 산업이다. 경제와 산업이 되려면 과학기술이 문화에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혁신적인 사건이었던 것 같다. 과학기술을 문화에 접목시켜 복지 차원에서 활성화하고 성장동력으로도 삼으려면 가장 중요한 게 결국은 고급 인력 아닌가. 과학기술계 쪽에서 문화를 들여다봐야 된다 해서 카이스트에 문화기술대학원을 만들었는데, 그때도 반대가 엄청났다. Q. 문화기술대학원 성과라면? A. 노준형 교수는 내가 할리우드에 직접 찾아가 부인을 설득해서 모셔 왔다. 한국 가면 수입은 줄겠지만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노 교수는 할리우드 영화계 특수효과 전문가인데 제자를 많이 배출했다. 제자들이 한국 영화계 특수효과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노 교수 자신도 CGV 스크린X를 개발했다. 이런 것이 결국 과학기술하고 문화가 합쳐진 대표적인 사례다. 내 전공은 가상현실(VR)로 인공지능, 증강현실 분야에 걸쳐 있다. VR을 이용한 교육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제자가 많다. “현대 문화는 네트워킹이며 디지털 기술에 종속돼 있어” Q. 문화를 좀 더 설명해 주면? A. 문화 하면 예술을 떠올리지만 집단이 갖고 있는 집단의 사고 방식, 행동 양식이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문화는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이제는 온라인 문화의 알고리즘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네트워킹하는 방식이 바뀐다. 그러니까 우리 문화가 지금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종속돼 버린다. 특히 과학기술이 어떻게 하느냐가 우리의 문화를, 문화의 형태를 좋은 방향으로도 나쁜 방향으로도 만들 수 있다. Q. 예술은 창의성인데 과학은 지속성과 재현성을 특징으로 든다. A. 흔히들 그렇게 생각하는데 나는 예술도 창의성 플러스 지속성, 과학도 창의성 플러스 지속성이라고 본다. 유명한 예술가들을 보면 창의성만으로 나오는 게 아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작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끝없이 고치고 노력하고 좌절하고, 결국 실험하는 거나 똑같다. 과학도 창의성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 과학계에도 제일 아쉬운 게 창의성이다. 창의성의 핵심은 문제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Q. 한국 연구재단도 요즘 질적 수준을 강조하는 것 같다. A. 양적으로 논문 수는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 왜 의미가 없는가 하면 요즘 어느 학회라도 절반 이상은 중국 사람들 논문이다. VR 분야에 중국 교수가 있어 연구실을 찾아갔는데 체육관만 한 크기에 가로 세로로 수백 명 학생이 연구를 하고 있었다. 당할 수가 없다(웃음). “출연연, 프로그램 중심으로 큰 틀에서 기획하고 연구 주도해야” Q. 프로젝트 중심의 연구과제 수행, 이른바 출연연 PBS 문제의 개선방안은? A. 작년 국무총리에게 현행 PBS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농담 삼아 ‘이 세상에 일단 취직했는데 월급은 반만 주고 그 반은 알아서 벌어라’ 하는 직종이 전 세계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웃음). 꼭 이걸 해야 한다기보단 인건비를 따올 수 있는 과제를 하는 현행 PBS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렇더라도 기관 고유의 임무와 맞지 않는 연구를 어쩔 수 없이 하는 연구는 사실 그렇게 많진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볼 때 너무 노력을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Q. 현행 PBS의 대안은 뭔가? A.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 사업도 PBS 과제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볼 때는 우주 탐험이라고 하는 항우연 고유의 미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발사체 1단부 개발하는 사업을 PBS로 하고 그다음에는 3단부 개발하는 사업을 또 하고, 그다음엔 달에 가는 사업을 또 하는 등 개별사업 위주로 할 게 아니라, 큰 틀에서 사업은 사업인데 이걸 묶어 중장기적으로 하나의 큰 사업을 만들고, 그 사업을 정부와 항우연이 같이 기획하고, 항우연이 기관 차원에서 대등하게 과기정통부하고 협약하는 것이다. 지금은 연구책임자가 계약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PBS이긴 하지만, P가 개별 과제 프로젝트가 아닌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큰 틀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기관과 기관끼리 대등한 협약을 맺어 출연연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주도하는 방식이다. 사업의 기획은 당연히 정부 부처와 같이 한다. Q. 우주산업화 전략도 항우연과 정부가 대등한 관계에서 수립해야 하나? A. 그렇다.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사업 단위로 끊어서 놓고 보면 그 사이에 공백이나 불연속성이 생길 수도 있다. 발사체 만드는 사업은 민간이 하고, 우주 탐사를 항우연이 했을 때 그 둘 사이의 역할 분담을 깨끗하게 아주 칼로 베듯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물론 큰 틀에서의 중재는 과기정통부에서 할 것이다. Q. 출연연 통폐합 문제는? A. 하나하나가 다 독립된 법인이고 인사, 행정, 예산 시스템이 다 다르다. 연구문화도 많이 다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 통합이 아니고 소프트웨어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시스템보다는 연구문화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Q. 출연금 비중을 좀 높이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는지? A.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이 방만한 형태로 이제 인건비 확보됐고 연구비 확보됐으니 우리가 알아서 하면 되겠지 하는 식은 아니다. 정부, 민간, 국제사회 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Q. 한국원자력연구원 안전연구 부지 추가 확보가 추진되고 있는데 알고 있는지? A. 알고 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전 원자력연구원에서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거나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연구는 한계가 있지만 미래 지향적으로 볼 때 반드시 해야 된다. 그런 연구를 꼭 해야 되는데 현재 부지에서 못하니 다른 데서라도 계속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Q. 출연연 등 과학기술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인사, 행정, 회계 시스템보다는 연구문화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요즘 나오는 문제들은 한 분야에서 해결할 수 없다. 이제는 어떤 문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출연연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쉽게 합칠 수 있는 시스템, 쉽게 서로 같이 할 수 있는 연구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남은 임기 동안 매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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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호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본부장 “김정은 위원장, 하롱베이 크루즈 꼭 탔어야 했는데...”

하롱베이, 관광 매출 연 1조원의 ‘관광 캐시카우’ 외투기업 득실대는 하이퐁, 북한의 최우선 롤모델 한국기업들, 매년 1000개씩 베트남 진출...총 7200개 |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김정은 위원장이 하롱베이 크루즈를 꼭 탔어야 했는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한창이던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기준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을 만났다. 김 본부장은 베트남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롱베이(Halong Bay)와 하이퐁(Haiphong)을 둘러보지 않은 것을 연신 아쉬워했다. 베트남식 개발 모델을 꿈꾸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이 두 곳을 둘러봤다면 북한 내 경제특구와 관광특구 조성에 확실한 자신감을 얻어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나진·선봉 등에 경제특구를 건설하는 것과 함께 백두산, 원산-갈마지구 등을 관광중심지로 육성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못지않게 외화벌이 통로가 될 것이란 기대를 품었을 듯싶다. 김 위원장이 본인 대신 오수용, 리수용, 현송월 등 수행단을 하롱베이와 하이퐁에 보내 도이모이(doimoi) 현장학습을 지시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하롱베이, 관광 매출 1조원의 ‘캐시카우’ 30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하롱베이는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코트라에 따르면 하롱베이가 위치한 꽝닌성의 전체 관광객 수는 2017년 기준 987만명이고 이 중 외국인 관광객 수는 420만명에 이른다. 꽝닌성의 공식 관광 매출은 7억8500만달러로 우리 돈 9000억원에 육박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원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군침을 흘릴 만하다. 북한 수행단이 하롱베이를 거쳐 도착한 곳은 하이퐁이다. 베트남 3위 도시로 베트남 시가총액 1위 인 빈그룹의 자동차 업체 빈패스트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도 이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 집중된 곳이다. 특히 빈그룹은 라면 회사로 출발해 식품, 유통, 건설·부동산 등 전 방위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기업이다. 40년 전 우리나라 대기업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2020년까지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베트남 정부의 목표를 최전방에서 수행 중이다. 북한 입장에선 최고의 벤치마크 대상이다. 김기준 본부장은 “베트남 어느 도시를 가도 중심가에 빈그룹 빌딩이 있다. 빈패스트는 민간 기업이긴 하지만 정부의 전략적 육성 기업이다. 베트남도 섬유 업종보다는 하이테크 기업을 키우고 싶어 한다. 기술과 자본이 있는 기업을 찾았는데 빈패스트가 손을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미국과 수교하고 WTO 가입하며 날개 지난해 코트라는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옮겼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최전방에서 지원사격하기 위해서다. 신남방정책은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중국 수준인 2000억달러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중 베트남이 1000억달러를 담당한다. “코트라가 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서 하노이로 이전한 것에 베트남 정부도 상당한 의미를 둔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이 일본, 중국, 유럽 사람들 만나면 한국 얘기 많이 한다. 한국과 삼성전자처럼 베트남에 투자하라며 핀잔을 준다. 베트남인들은 베트남이 동남아 맹주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미국과 10년 넘게 전쟁을 벌였던 공산국가 베트남이 아시아의 공장으로 변모한 것은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 선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후로도 1995년 미국과 수교하기까지 9년이 걸렸다. 2001년 미·베트남 무역협정 체결 이후 외투기업의 투자가 시작됐고 2007년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본격화됐다. 북한이 외투기업의 투자를 받을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본부장은 “2007년 WTO 가입하면서 실질적으로 시장이 확 열렸다. 그 전에 베트남은 WTO에 가입하지 않아 수출에 제약이 있었다. 2014년까지 베트남은 통신, 유통, 교육, 광고 등 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들어와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박닌성에서 첫삽을 뜬 것도 2007년이다. 김 본부장은 “삼성이 투자하기 전에는 베트남 정부 안에 친일파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친한파가 더 많다. 총리가 친한파이고 장관도 친한파가 많다. 여기에 삼성전자 1차 벤더가 200개에 달하고 총 16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로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 1년에 1000개씩 베트남으로 향해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공산국가 정치체제에 자본주의를 접목시켜 성공한 모델이지만 차이가 분명하다. 중국은 내수시장을 단단히 걸어잠근 채 외국기업의 투자도 자국 기업과 50 대 50으로 맞출 것을 고수한다. 반면 베트남은 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롯데마트나 CJ 등은 100% 지분을 갖고 베트남에 진출했다. 김 본부장은 “베트남은 외투기업들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다. 중국처럼 외투기업들을 막 대하지 않는다. 삼성이 꼬꾸라지면 베트남도 같이 망가지는 구조다. 그러니 베트남 정부가 우리 기업들한테 친절하다”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베트남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수적으로 압도적 1위다. 일본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를 곁눈질하며 들어온 데다 주로 인프라·금융 분야에 투자한 반면,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직접투자가 대부분이다. 김 본부장은 “돈 대는 것은 일본인데 대우는 한국인이 다 받는다고 일본인들은 불평을 토로한다”고 웃어보였다. 베트남 시장이 열리고 31년간 우리 기업의 누적 진출이 총 7200개인데 지난 3~4년 동안 3000개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섬유 기업들이 호찌민으로 많이 갔고 2007년 삼성, LG 등 전자 대기업과 1차 벤더들이 하노이로 들어갔다. 그게 2차 붐이다. 지금은 중국으로 갔던 우리 기업들이 다시 베트남을 찾고 있다. 3차 붐이다. “싼 맛에 진출은 옛날 얘기... 경쟁력 갖춰야” 베트남 하면 흔히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단가 경쟁력을 떠올리지만 이미 베트남의 물가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개발도상국인 만큼 앞으로도 임금 상승은 불가피하다. 정부가 나서서 임금상승률을 5%대로 막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싼 맛에 진출을 모색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조언이다. 그는 “한국에서 쫓기듯이 나오는 기업이 많은데 그것은 위험하다. 엄연히 사회주의 국가이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분명 있다. 막 투자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남들이 가니까 나도 간다는 식은 이미 한참 지났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들어와야지 싼 임금만 보고 들어오면 오래갈 수 없다. 곧 4~5년 후면 그런 기업들은 경쟁력이 없어질 것이다. 이미 하노이만 해도 하이테크 업종이 들어오길 원한다. 저임금 기업은 하노이에서 차로 3~4시간 거리로 밀려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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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덕순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차장의 기업금융 '도전기'

성별·학력 문턱 넘어 남성중심 기업금융 ‘성과’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롤모델...여성 기업금융 전문가 꿈” |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기업금융이 남성 전유물이란 생각에 지레 겁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여성이어서 불리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여덕순(45)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차장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롤모델은 증권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박정림 KB증권 사장이다. KB국민은행에서 1년 계약직 부장으로 시작해 그룹 계열사 CEO에 오른 박 사장. 콜센터 계약직으로 출발한 여 차장은 박 사장처럼 기업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내 임원이 되는 게 목표다.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새로운 여성 롤모델이 되겠다는 포부다. 기업금융 내에서도 여 차장이 속한 중소기업고객부는 격전지다. 최근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기업대출 활성화에 맞춰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고객을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가계대출 1등 은행에 이어 기업금융까지 선도하기 위해선 여성을 포함해 두터운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게 여 차장의 생각이다. 女행원 기피 기업금융 한계 돌파 시작은 미미했다. 여 차장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반기업 비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주도적인 일보다는 보조와 지원 업무가 많았다. 성취감이 떨어지는 건 당연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KB국민은행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해 2000년 콜센터 계약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계약직으로 시작했지만 한계를 깨 나갔다. 2005년 시험을 통한 정규직 전환 제도가 생겼는데 그 이듬해 보기 좋게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영업점 창구에서 본격적인 대면 영업을 시작한다. 당시 창구직원들은 예·적금 유치나 카드 발급 등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다. 반면 기업 고객들이 찾아왔을 때 그들의 니즈는 명쾌하게 해결해 주기 어려웠다. 기업대출의 경우 담보가치 평가, 재무제표 분석, 세무 등에 전문성이 필요하다. 개인 실적을 떠나 업무 영역을 좀 더 넓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이유였다. “한 중소기업 사장이 외환 업무를 보러 은행에 왔는데 모든 자금 결제를 현금으로 하고 있었어요. 은행 신용장을 발행하면 자금 활용에 길이 생기는데 이를 못하고 있었던 거죠. 가끔 중소기업 자금담당 임원이나 경리직원들이 창구를 찾아오면 이런 부분이 필요하겠구나 짐작만 할 뿐 제가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긴 어려웠죠. 고객을 눈앞에서 놓칠 수 없어 그때마다 기업금융 담당 팀장이나 지점장 도움을 받았지만 기업금융에 대한 갈증이 없어지진 않았어요.” 2005년 여 차장은 기업심사역 교육 과정을 거쳤다. 영업점 일반 창구에선 여성 인력이 절반 이상인 반면 기업금융전담역(RM) 중 여성 비율은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었지만 이런 벽이 그의 도전을 막진 못했다. 6개월간 예비심사역 과정을 마치고 신촌지점에서 기업금융 담당자로 새롭게 출발했다. “신촌지점엔 기업금융 담당자가 한 명뿐이어서 여성들이 주로 하는 개인영업을 맡으라고 권유받았어요. 이전 경험도 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당시 박정림 KB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께서 지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저를 기업금융 담당자로 추천해 주신 겁니다. 욕심이 있는 친구니 믿고 맡겨보라고 말이죠.” 세심함·친밀함으로 승부 기회를 잡은 여 차장은 발로 뛰며 기업대출 실적을 열심히 끌어올렸다. 지역 특성상 임대사업자들이 대부분이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영업했다. 가깝게는 부품제조사들이 많은 인천부터 멀리는 강원도까지 고객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갔다. 그 결과 기업금융 1년 만에 200억원 이상의 우량 기업대출을 새로 발굴했다. 그가 직접 부딪혀본 기업금융은 생각보다 잠재력이 컸다. 여성 특유의 세심한 업무 처리와 친밀한 마케팅이 더해지면 오히려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성 고객이 대부분이고 업무가 방대하다 보니 기업금융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있고, 야근도 잦아요. 낮엔 영업을 다니고 밤엔 담보평가 등 밀린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 게 일상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것들이 장벽이 되진 않습니다. 남성 고객과 골프를 칠 일이 있으면 치고, 군대나 축구 얘기도 하면서 세심한 배려를 더하면 오히려 강점으로 바뀔 수 있어요.” 여 차장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기업금융 인력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적 네트워크와 신뢰가 중요한 기업금융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 있는 인력이라는 생각에서다. KB국민은행이 가계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금융에서도 선두 은행을 노리고 있는 만큼 그의 책임감은 남다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중소기업대출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업금융에서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앞으로는 기업과 은행이 함께 성장해 가야 합니다. 행원 입장에서도 기업대출뿐 아니라 임직원 급여이체, 퇴직연금, 세무상담, 증권사와 연계한 기업공개(IPO) 지원 등 경험의 폭이 훨씬 넓어지죠. 앞으로 기업금융 인력 양성 모델을 체계화해 기업금융 전문 여성 임원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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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호

국내 첫 P2P 보험플랫폼 ‘다다익선’ 오명진 대표

잘나가던 보험계리사, 무모함에 도전하다 펫·자동차보험 고객 모아 보험사와 협상 계리사 내세워 유튜버 변신...‘보험사’ 설립이 꿈 |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newspim.com “아내가 출산한 지 한 달 만에 제가 창업하겠다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죠. 어찌 보면 가장으로서 무책임했어요.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할 때 흔들린 적도 있지만,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이었고 아직까지 후회하진 않아요.” 국내 첫 P2P 보험플랫폼 ‘다다익선’을 경영하고 있는 ‘두리’의 오명진 대표는 창업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 다다익선이란 플랫폼은 많은 사람을 모아 보험상품 혜택을 더하거나 보험료를 낮추는 것을 지향한다. 현재 2만3000여 고객이 다다익선을 통해 펫보험,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다. 오 대표는 “보험료에는 위험을 보장하는 부분 외에 마케팅비, 계약관리비 등 사업비가 포함돼 있다”며 “사업비를 절감해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펫보험의 경우 시중보다 15%가량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 ‘혁신’에 한계, 무작정 퇴사 오명진 대표는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 상품개발팀의 ‘잘나가는 계리사’였다. 보험업계에서 계리사는 고연봉을 받는 전문직군이다. 하지만 대형 보험사의 한계에 부딪혔다. “당시 회사에 건강증진형 보험상품(고객이 건강 관리 시 보험료 할인)을 만들자고 설득했지만 안 됐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나온 결론이 경품으로 웨어러블 상품을 주자는 것이었죠. 혁신에 한계를 느껴서 사직서를 던졌습니다.” 이때가 동부화재 입사 딱 10년인 2015년 12월이었다. 시련은 바로 들이닥쳤다. 이듬해 1월 성급하게 열었던 보험 비교 사이트는 운영 1년 만에 중단됐다. “상품을 만들었던 계리사였으니 분석에 자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안 들어왔죠.” 그래서 그는 초심을 다시 찾았다. 그는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것은 P2P 보험플랫폼”이었다며 “보험 비교 사이트로 기반을 다진 뒤 P2P 보험으로 영역을 확장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렇게 2017년 ‘다다익선’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1년 정도 고군분투하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단다. 하나금융투자가 투자를 결정한 것. 몇몇 개인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돈을 아끼려고 라면만 먹고 그랬던 때죠. 투자를 받으면서 숨통이 트였어요.” 최종 꿈은 ‘단종 보험사’ 설립 현재 다다익선은 현대해상, DB손보, 롯데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AXA손보, MG손보 등과 손잡고 펫보험, 자동차보험을 판매한다. 고객은 보험료 할인이나 보장 강화 등 원하는 조건을 추구하는 그룹에 들어가 보험에 가입한다. 이후 다다익선은 대표 계약자 역할을 하면서 보험사들 간 경쟁을 유도하고 협상에 나서 최대한 고객에 유리한 조건을 받아낸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다다익선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보니 적극적인 편이다. 오 대표는 인터뷰 도중 롯데손보와의 펫보험 협상을 꺼냈다. 통상 펫보험은 손해율이 200%에 육박한다. 보험료 할인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펫보험이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보니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상 허점이 많았어요. 그래서 롯데손보에 사진 제출, 문구 기입 등 절차를 추가하면 손해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설득했죠.”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실제 해당 상품의 손해율은 80%에 못 미쳤고, 보험료를 최대 23.5% 할인받았다고 한다. 다다익선은 꾸준히 고객 의견을 듣고 있다. 홈페이지 하단에 적힌 ‘이런 보험 제안 작성하기’란도 그 창구 중 하나다. 최근 만들어진 ‘생활체육보험’이 대표적이다. 몇 명 이상이 모여야 가입할 수 있는 단체보험을 개별적으로 가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한 대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오 대표는 “혼자 고민하면 ‘이건 약관 구성이 힘든데’, ‘이건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데’ 등의 생각으로 접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황당한 아이디어가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조만간 유튜버로도 나설 생각이다. 계리사로서 ‘보험’의 개발 배경, 보험료 산출식 등 정보를 쉽게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오 대표는 “가령 ‘치매보험, 이렇게 팔면 큰일 날 수 있다’ 등의 주제로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며 “오명진에 대한 신뢰를 쌓으면 오명진이 보험사와 협의해 만든 보험이라는 신뢰감이 들 것이고 결국 다다익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종 꿈은 ‘단종 보험사’다. 최소 자본금 10억~30억원만 있으면 실생활에 밀착된 소액, 단기보험만 취급하는 단종보험사 설립도 가능하다. “웃으실 수도 있지만 최종 꿈은 보험사예요. P2P보험의 콘셉트를 가져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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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국내 최초 원양어선 지남호 승선...26세 젊은 선장 ‘캡틴 J. C. KIM’ 어선 두 척으로 회사 설립...창립 50년 매출 7조원대 대기업 ‘우뚝’ 창업 50주년 종합식품회사 도약 꿈꾸는 ‘청년 김재철’...도전은 현재진행형 | 박효주 기자 hj0307@newspim.com “항해 중에 사고를 당한다 해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꼭 태워주십시오.” 청년은 절박했다. 1958년 대학 졸업을 한 달 앞둔 그는 간신히 실습항해사 자격으로 국내 최초 원양어선을 탔고, 숱한 위기를 이겨내며 연 매출 7조원대 대기업을 일궈냈다. 바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얘기다. 김재철 회장은 재계 1세대 중 한 명으로 원양어선 말단 선원부터 시작해 현재의 동원그룹을 일군 신화의 주인공이다. 슬하에 2남을 두고 있으며 장남인 김남구(56)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금융업을, 차남인 김남정(46) 동원그룹 부회장이 산업을 각각 맡고 있다. 김 회장의 엄격한 자식 교육은 재계에서 유명하다. 그는 평소 “부모가 자식에게 주고 싶지 않지만 꼭 줘야 하는 것이 고생”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김남구 부회장이 대학 4학년이던 1989년, 북태평양 명태잡이 원양어선에 그를 태워 선원 생활을 경험하게 했다. 김남구 부회장은 생사를 넘나드는 원양어선에서 매일 18시간 넘는 중노동을 경험하며 “죽는 것 말고는 육상에서는 겁날 게 없겠구나”라며 담대함을 키웠고, 그런 경험이 지금의 한국투자금융그룹을 키워내는 데 밑거름이 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역시 대학 졸업 후 참치 제조공장에서 참치캔 포장, 창고 야적 등 생산업무부터 시작했다. 이후에도 바쁘기로 소문난 청량리 시장 일대를 담당하는 영업사원을 거치며 회사의 가장 작은 일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게 했다. 어선 두 척으로 창업...“바다만이 살길” 김 회장은 1969년 현물차관을 통해 도입한 어선 두 척으로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올해로 창업 50주년을 맞은 동원그룹은 종합식품가공업, 금융업, 종합포장재,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명실상부한 대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김 회장이 나고 자란 전남 강진군 군동면은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다. 마을 대다수가 농사를 짓고 있었고, 학생들 역시 농대를 나와 가업을 이어받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가난한 농가의 7남 4녀 중 장남이었던 김 회장은 강진농고를 졸업할 무렵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대 농대 장학생으로 선발됐지만,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립수산대학(현 부경대) 어로과에 입학했다. 좁은 국토와 자원이 없는 국가에서 바다를 개척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대학을 졸업하고 배를 탄 지 3년 만인 1960년 말 김 회장은 26세 젊은 나이에 지남2호의 선장이 됐다. 그는 선장이 된 후에도 기술 개발과 어장 조건 연구에 몰두했다. 이는 그가 항상 가장 많은 어획고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김 회장은 당시 20대 어린 선장이었음에도 ‘캡틴 제이 씨 킴(Captain J. C. Kim)’이란 이름으로 외국 수산업계에서 유명했다. 사모아 최고의 선장으로 이름을 날리던 김 회장은 1969년 35세의 나이에 그동안 모은 1000만원을 자본금으로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위기 속 승부수...과감한 투자가 불러온 성공 김 회장이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1973년 10월 제1차 석유파동으로 배럴당 2달러에 불과했던 유가가 1974년에는 11달러, 1975년에는 12달러로 치솟았다. 석유파동으로 한국 경제는 경기 침체, 물가 상승, 국제수지 악화라는 삼중고에 시달렸다. 한국 경제의 악화는 급성장해 가던 한국 원양업계를 강타했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각국은 2백해리 경제수역을 선포하기 시작했고,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했다. 원가 중 유류비가 40% 이상을 차지하던 원양어업은 석유파동과 연안어장 규제로 인해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됐다. 여기에 김 회장은 회사를 시작할 때 어선을 분할상환 방식으로 구입해 운영하고 있었기에 이를 상환하면서 이익도 내야 했다. 김 회장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효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방침을 수립했다. 우선 해외기지 중심으로 진행했던 참치 판매를 독항 어업을 통한 일본 판매 중심으로 전환했다. 어획한 참치를 섭씨 영하 50도 이하로 급속 냉동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독항 어선을 출항시켜 어가(魚價)가 높은 일본에 직접 판매하며 부가가치를 높였다. 양질의 참치를 잡기 위해 인도양 해역에서 대서양으로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위기 상황 속에서 과감히 승부수를 던졌다. 1975년 2월 4500톤급 트롤 공모선 ‘동산호’를 건조한 것이다. 동산호는 선내에 공장시설을 갖춘, 당시로서는 세계적 수준의 대형 어선이었다. 건조비만 1250만달러로, 당시 동원산업의 전 재산보다 큰 금액이었다. 이후 1979년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으로 2차 석유파동이 일어났다. 1978년 배럴당 12달러였던 유가가 1981년 12월 34달러까지 뛰어올랐다. 1차 석유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폐업하거나 적자 운영에 시달리는 업체가 속출했다. 김 회장은 다시 몰아친 2차 석유파동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헬리콥터 탑재식 참치 선망어법 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선망어법은 미국에서도 1943년 이래 개발에 공을 들여 왔으나 실패를 거듭하던 상황이었다. 수많은 도전 끝에 파푸아뉴기니 근해에서 1회 투망에 250톤(당시 22만달러) 정도의 어획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통해 선망 사업의 성공에 확신을 갖게 된 김 회장은 선망선을 급속도로 늘려갔고, 동원산업은 참치 어획에 있어 세계적 회사로 성장해 나갔다. 원양어업만으로 부족함을 느낀 김 회장은 1982년 식품가공업으로의 확장을 위해 중대한 결정을 한다. 이전까지 원어(原魚) 형태로 해외에 수출해 오던 참치를 통조림으로 가공해 국내 시장에 선보인 것이다. 1차 산업인 원양어업에서 2차 가공산업으로의 진출을 꾀하던 김 회장은 선진국의 식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제품 개발에 몰두한 끝에 참치캔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김 회장은 참치캔으로 안정된 시장을 확보한 뒤 수산물 제조판매 부문을 확대하기로 했다. 가공식품의 다양화를 위해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꽁치통조림, 조미김, 어육연제품 등을 생산하며 원양어업에서 식품가공업으로의 순조로운 확장을 이뤄 갔다. 원양어업 회사의 금융업 진출...재계 놀라게 하다 국내 원양어업계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진 김 회장은 축적된 자금과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2차, 3차 산업 진출을 모색했다. 이때 김 회장이 주목한 분야가 금융업이다. 1981년 2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AMP 과정을 이수하던 김 회장은 하버드대학의 우수한 학생들이 제조회사가 아닌 증권회사에 더 많이 진출하는 것에 주목했다. 자본주의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증권회사가 인기가 있다면 한국도 앞으로 증권업이 유망 산업이 되리라는 확신을 갖고 국내에 돌아와 증권업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확신은 곧장 실행으로 이어졌다. 1982년 70억원 규모의 한신증권(한국투자증권)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재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김 회장은 한신증권 인수를 통해 사업 전망이 밝은 금융업에 진출하며 사업다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후 잇따라 한신기술개발금융(1986), 한신경제연구소(1986), 한신투자자문(1988)을 설립하며 결과적으로 2차 산업과 3차 산업 진출에 소요되는 자금 조달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한신증권은 1996년 4월 동원증권으로 상호를 바꾸고 자기자본수익률 업계 1위의 강자로 자리 잡았으며, 1997년에 이어 1998년도 증권감독원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증권사’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이익공유(profit sharing) 성격의 원양어업 성과보상제도를 적용해 우리나라 증권업 최초로 인센티브제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img4 청년시절 참치 납품했던 ‘스타키스트’ 품에 안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년간 무역협회장 임기를 명예롭게 마친 김 회장은 2006년 다시 동원그룹의 키를 잡았다. 그리고 2008년 세계 최대 참치 브랜드인 ‘스타키스트’와 3억6300만달러에 달하는 대형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또 한 번 재계를 놀라게 했다. 스타키스트는 김 회장이 젊은 선장으로 사모아 어장을 누비던 시절, 어획한 참치를 납품하던 회사 중 가장 큰 고객이었다. 1963년 스타키스트는 사모아 섬에 참치캔 공장을 준공하고 미국 내 참치캔 시장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당시 사모아 참치캔 공장에 최초로 참치 원어를 납품한 이가 바로 김 회장이다. 남태평양을 누비며 참치를 잡아 납품하던 20대 선장이 미국의 거대 회사를 50여 년 후 인수하게 된 것이다. 적자에 허덕이던 스타키스트는 동원그룹에 인수된 후 경영이 안정되면서 매해 성장을 거듭해 가고 있다. 청년 김재철 회장...그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 김 회장은 동원산업을 창업한 이후 종합식품가공업, 금융업, 종합포장재,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고 동원그룹은 연 매출 7조원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수산-식품-종합포장재-물류의 4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스타키스트’를 인수한 데 이어 아프리카 국영기업이었던 ‘S.C.A SA’와 미국의 종합포장재 회사 ‘탈로파시스템즈’, 베트남의 최대 포장재 회사 ‘TTP’, ‘MVP’를 인수하는 등 세계 시장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국내 대형 물류회사 중 하나인 동부익스프레스를 전격 인수하며 재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하기도 했다. 올해는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속도를 낼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일반식품 부문을 맡고 있는 동원F&B와 조미유통 부문을 담당하는 동원홈푸드에 대한 증설 투자를 잇달아 단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청년이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도전정신이나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열성적인 자세는 말단 선원으로서 배를 탔던 20대 때 그대로다. 그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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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호

이판정 콤피아 대표 “포털 분양합니다!”

첫 개발 자국어인터넷주소로 콘텐츠실명제·포털공유론 제시 “키워드 포털 분양해 개인소유, 검색어광고시장 공유” ‘입으로 콜(Call)하면 쿨(Cool)하게 올라와(UP)’ 꿀업(ccoolup.com) | 김영섭 기자 kimys@newspim.com 이판정(55). 1995년 넷피아를 창업한 이후 많은 사람이 편한 길을 선택할 때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자국어인터넷주소 사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1997년 네임서버 기반의 자국어인터넷주소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지금까지 95개국 자국어(National Language) 키워드형 인터넷주소 글로벌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각국에 보급해 왔다. 특히 넷피아는 2003년 2월 유엔의 공식 초청을 받아 유엔 주관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에서 넷피아의 키워드형 자국어도메인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벤처기업이 유엔의 공식 초청을 받아 발표한 최초의 사례다. 뿐만 아니라 2003년 유엔에서 발간한 ‘Digital Reach’에 넷피아의 자국어인터넷주소가 등재됐다. 이어 2000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대주주인 미국 기업 리얼네임즈가 넷피아를 300억원에 인수하려는 제의를 거절, ‘골리앗과 맞서 싸운 다윗’의 대명사이자 용기 있는 벤처기업인으로 인정받는다. 넷피아와 25년을 함께해 온 그가 이젠 콤피아(Compia)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나는 구글처럼 연간 150조원을 벌 수 있는 ‘키워드 포털’을 분양하는 사업자”라고 말했다. 그가 개발한 ‘꿀업(ccoolup.com)’ 앱에 대해 “입으로 콜(Call)하면 쿨(Cool)하게 올라온다(Up)는 의미이고, C가 두 개인 만큼 꿀업으로 부르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의 지난 25년 사업은 인터넷에서 “실제 이름, 실명을 인터넷주소(도메인)로 갖도록 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인터넷 주소창에서 가고자 하는, 또 찾고자 하는 장소나 콘텐츠에 대해 “실질적인 이름, 실명”을 부여해 바로 찾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제 이 이름을 ‘자판’으로 입력하지 않고 입으로 부르면(Call) 바로 응답(Cool Up)하는 시스템 개발에 이르렀다. 말 그대로 모든 콘텐츠에 이름을 붙이는 ‘인터넷 콘텐츠 실명제’라고 할 수 있다. 금융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해 금융실명제가 도입됐듯이, 인터넷 주소 및 검색어 시장을 왜곡시키는 ‘공룡 포털’의 횡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든 콘텐츠가 주인으로서 모든 콘텐츠에 이름을 붙여 누구든지 한 번에 찾아가도록 ‘인터넷 실명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국 자국어로 실명을 불렀을 때 바로 원하는 사이트나 콘텐츠를 얻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 ‘실명’을 ‘꿀업’에 등록하면 ‘실명’의 검색어 포털 페이지는 개인 소유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 대표는 자신을 ‘구글 같은 포털 분양 사업자’라고 소개한다. 개인이 키워드를 분양받아 ‘구글식 검색포털’을 운영토록 하는, 이른바 ‘키워드 포털’ 분양 플랫폼인 꿀업은 2017년 12월 서울시 우수발명 전시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국내 기업 최초 유엔 발간 ‘Digital Reach’ 등재 Q. 이판정 하면 넷피아고, 넷피아는 자국어인터넷주소로 유명한데. A. 넷피아는 한글도메인네임이 아니라 95개국 자국어도메인네임을 만든 회사다. 한국에서는 한글도메인네임으로 불린다. 다시 말해 넷피아의 자국어 도메인네임이란 한국에서는 한글 실제 이름, 중국에서는 중국 이름,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된 이름, 즉 기업명과 상표명 브랜드 그 자체가 곧 인터넷 식별체계가 된다. 이는 199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태인터넷운영기술총회(APRICOT)에서 ‘아시아의 인터넷 아버지’로 불리는 전길남 박사의 안내로 전 세계 최초로 발표되면서 시작됐다. 제가 쓴 ‘인터넷 난중일기’(도서출판 원목)에 보다 자세히 나와 있다. 일독을 권한다. Q. 꿀업과 인터넷실명제, 포털 공유를 이해하려면 ‘음성시대’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A. 지금은 모바일 시대이자 키워드로 입력하는 ‘자판시대’에서 입으로 입력하는 ‘음성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렇게 되면 산업군과 서비스, 소비패턴, 생활패턴이 모두 따라 바뀐다. 앞으로 산업군이 어떻게 형성될지 그 고민을 민관이 함께 하지 않으면 이 분야에서 또 한 번 후회를 하게 되는 시대를 맞을 수 있다. 음성 시대이기에 미래는 콘텐츠네임 플랫폼이 국가적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콘텐츠네임 플랫폼은 각종 기기에서 필수적인 네임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모든 기기가 더욱 스마트해지는 혁신을 앞당길 것이다. Q. 콘텐츠네임 플랫폼이 왜 국가적 과제인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A. 주소창을 벗어나 모든 기기에서, 또 모든 인터페이스에서 콘텐츠로 직접 접속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20년 넷피아의 노하우는 음성(말) 입력 시대를 대비한 20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모든 콘텐츠네임의 네임플랫폼을 위해 준비하는 20년이었다. 지난 20년과 미래 20년은 규모부터 ‘Billion(10억) 달러’ 단위에서 ‘Trillion(조) 달러’ 단위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다. 음성 시대로 넘어가면서 단순 웹주소인 도메인네임의 영역에서 모든 콘텐츠네임의 영역으로 전환되면서 이른바 ‘영역이 없는’ 산업으로 확장된다. 예를 들어 웹주소는 서버주소였지만 콘텐츠네임은 모든 하위 디렉토리의 콘텐츠 그 자체이기에 대상 영역이 사용자가 ‘말로 부르는’ 모든 영역이 된다. 이름을 가짐으로써 곧 해당 콘텐츠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과 같은 효과를 일으키며 산업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필수 플랫폼이 된다. Q. 콘텐츠네임이 갖는 산업적 의미는 구체적으로 뭔가? A. 예컨대 아마존이 책을 파는 회사에서 이젠 종합 쇼핑몰 및 유통을 넘어섰고 산업의 상당한 부분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여기서 사용자가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름이다. 기존에는 아마존 영문도메인네임 등록비 연간 1만~2만원 정도의 시장이지만, 콘텐츠네임 시대에는 아마존이 파는 모든 상품명이 대상이기에 시장의 규모가 혁신적으로 커진다. 음성입력시대에는 사용자가 요구하는 사항이 혁신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즉, 자판입력시대는 리스트를 원했지만 음성시대는 즉답을 원하기 때문이다. 가령 집에서 사용하는 일명 AI스피커의 경우 리스트가 나오면 사용자는 외면한다. 음성은 즉답이고, 즉답을 위해서는 모든 온라인 콘텐츠에 이름이 필요하다. 모든 콘텐츠는 자신의 이름이 없고 긴긴 주소(URL)만 있기에 콘텐츠 입장에서는 매우 슬픈 일이다. ‘스마트폰의 꽃, 내가 인터넷콘텐츠(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긴 URL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꿀업(ccoolup.com)의 꽃이 되었다.’ 콘텐츠네임을 실현하는 앱 ‘꿀업’을 김춘수 시인의 ‘꽃’에 빗대어 표현하면 이렇게 될 것 같다(웃음). Q. 콘텐츠네임의 실명, 인터넷실명제 시대에 결국 ‘네임’이 중요하게 됐나? A. 그렇다. 농업시대의 파워는 노동력이지만 산업시대의 파워는 자본이고 지하자원이 그 리소스였다. 지식정보산업시대의 파워는 정보력이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면 ‘지식정보시대의 자원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대부분 망설인다. 지식정보시대의 자원은 다름 아닌 우리가 매일 쓰는 언어 그 자체다. 언어에는 사적 자원과 공적 자원이 있다. 사적 자원은 기업의 이름과 상호, 상표 등이고 공적 자원은 주인이 없는, 즉 상표 침해가 되지 않는 이름인 일반명사 등이다. 현재 구글은 일반명사 약 10만개로 전 세계에서 약 150조원을 벌고 있다. 알다시피 20세기 자원을 파는 회사는 지난 100년간 늘 100대 기업에 올려져 있었다. 바로 지하자원의 대명사 석유 회사다. 그럼 21세기는 무엇일까? 바로 언어자원을 파는 회사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그 예다. 알파벳은 언어자원으로 각국에서 아무 마찰 없이 연간 150조원가량을 캐오고 있는 21세기 언어자원 회사다. 넷피아의 관계사인 콤피아는 모든 콘텐츠에 이름을 붙여 콘텐츠 유토피아를 만드는 회사다. 모든 콘텐츠 이름이 곧 도메인네임처럼 연결비용을 내는 리소스다. “우주 콘텐츠네임 등록센터도 구축하겠다” Q. 콘텐츠네임과 관련한 향후 계획은? A. 앞으로 지구의 모든 콘텐츠뿐만 아니라 우주의 모든 콘텐츠에도 이름을 붙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래서 유럽연합(EU)에서 만들고 있는 ‘우주도시(City of Space)’ 측과 협업을 추진 중이다. 협업으로 ‘우주도시’에 가입하고 오는 2025년 우주에 우주 및 글로벌 콘텐츠네임 등록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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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호

'바이오 신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재계 리더 '우뚝'

서정진 회장, 청와대 초청 받아 바이오 대변자 역할 4년 만에 언론 앞에서 비전 발표하는 등 행보 두각 |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올해 행보가 남다르다. 신년 간담회, 청와대 초청,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 등을 이어가며 바이오 산업 맏형 노릇은 물론 재계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작은 바이오 벤처기업 창업자였던 서 회장은 17년 만에 대기업 총수와 나란히 청와대에 초청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달라진 위상만큼 서 회장도 바이오 산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정진 회장에겐 남다른 2019년 올해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가장 눈에 띈 사람이 서 회장이었다. 서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산업계의 굵직한 인사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계와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자리에 참석했다. 서 회장은 공식 행사 후에도 문 대통령 및 일부 기업인들과 함께 25분가량 경내를 산책했다. 작은 바이오 벤처 창업자였던 서 회장이 17년 만에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서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을 피력했다. 특히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 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 그리고 양심 고백을 안 하죠”라며 52시간 근무 정책과 현장 간 괴리를 꼬집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연초부터 언론과의 접촉도 강화했다. 셀트리온 그룹 신년 간담회를 열고 직접 사업 및 비전을 발표했다. 서 회장이 언론 앞에 직접 나선 것은 2015년 3월 오창공장 준공식 이후 약 4년 만이다. 서 회장은 이어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메인 트랙 발표를 지정받았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매년 40여 개국 1500여 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여하는 제약·바이오 산업 최대 투자 행사다. 콘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장소는 기업의 업계 위상에 따라 달라지는데, 메인 트랙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본 행사장으로 존슨앤존슨(J&J) 등 유수 기업들만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 업계 리더로 거듭난 서정진 서 회장이 올해 이처럼 광폭 행보를 펼치는 것은 셀트리온그룹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 업체 중 처음으로 사실상 대기업 반열에 들었다. 대기업 집단 기준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2017년 4월 셀트리온을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셀트리온의 시가총액 순위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이다. 명실상부한 ‘K-바이오’ 리더이자 재계 리더로 떠오른 서 회장이 업계를 대변해 한국 바이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있는 셈이다. 서 회장이 문 대통령과 만남에서 셀트리온이 아닌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을 강조한 것도, 52시간 근무로 인한 업계의 어려움을 전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는 바이오 창업을 통해 ‘샐러리맨 신화’를 이룬 만큼 창업, 청년들의 도전을 격려하며 바이오 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곤 한다. 서 회장은 앞서 신년 간담회에서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무수히 많은 장애물이 오지만, 지치지 않고 가다 보면 터널은 끝난다”며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가 용기를 갖는 데 셀트리온의 사례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샐러리맨 출신인 서 회장은 2002년 ‘바이오 불모지’라고 불리던 한국에서 셀트리온을 창업했다. 17년이 지난 현재 셀트리온은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등에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으며, 첫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는 유럽에서 이미 원조 의약품의 시장점유율을 뛰어넘었다. 서 회장이 ‘2020년 은퇴’를 선언한 것도 바이오 산업의 리더로서 뜻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은퇴 이후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대신 은퇴 후 창업 아카데미를 세우는 것이 꿈이다. 바이오 산업의 성장에 계속 기여하겠다는 의중이다. 직판체제로 ‘넥스트 셀트리온’ 예고 서 회장은 올해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셀트리온이 국내 최고의 바이오 업체로 성장한 만큼 이제까지와는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2020년까지 완전한 바이오·화학 합성의약품 판매망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 중 제약 선진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망을 구축한 기업은 없었다. 이는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견고한 다국적 제약사들만 가능한 일로 여겨져서다. 서 회장이 직접 언론 앞에 나서면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힌 것은 ‘직접판매망 구축’의 중요성과 절실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은퇴 전 마지막 과제도 직접판매망 구축이다. 서 회장은 “안 가본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적중할지 장담은 못하지만 밀어붙이겠다”며 “바이오, 케미컬의약품, 유통망까지 다 장악하면 1400조원 규모의 세계 제약 시장에 한국 기업이 나갈 수 있는 길은 다 연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지난해 네덜란드 주재원으로 일하며 직접 영업 현장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유럽 의약품 시장은 입찰 중심인 만큼 직접판매망 구축 가능성이 있다는 게 서 회장의 판단이다. 회사는 올 하반기 ‘램시마 SC’를 시작으로 직접판매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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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호

심효섭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장 "낙폭과대 우량주에 기회"

올해 주목할 업종으로 IT·조선·정유·음식료 꼽아 “수익보단 마이너스 관리가 먼저...낙폭과대주 체크해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긍정 평가 | 김민수 기자 mkim04@newspim.com | 정일구 사진기자 mironj19@newspim.com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연초엔 장중 2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다 10월 대조정을 기점으로 2000선이 무너지는 등 변동성이 상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패시브’가 화두로 떠올랐다. 펀드매니저가 골라주는 종목이 아닌, 지수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패시브 전략이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렇다 해도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액티브 전략의 매력이 사라진 건 아니다. 능력 있는 펀드매니저의 직감과 판단력이야말로 시장을 크게 이길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올해 글로벌 증시 향방에 대한 이견이 극명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 인상 컨센서스가 흔들리면서 최근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 가능성도 글로벌 증시를 흔들 수 있는 이슈다. 자타 공인 액티브 운용의 실력자 심효섭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장을 만나 올해 증시 현안과 방향성, 개별종목 투자 팁에 대해 들어봤다. “작년과 모든 것이 반대” 시장을 이끄는 힘 연초 2000선을 하회하던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최근 2200선까지 고점을 끌어올렸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흐름이다. 이에 대해 심효섭 본부장은 “작년과 모든 것이 달라졌다”며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답한다. “코스피는 글로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행지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작년 1년 내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달러 강세가 심화됐고, 이는 곧 펀더멘탈이 약한 신흥국의 발작을 초래했죠.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역시 투자심리를 한층 약화시켰어요. 하지만 올해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금리 인상 컨센서스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미 연준이 올해 최대 네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횟수를 2회 이상으로 표현하며 다소 후퇴된 의견을 내놨고 1월 회의에선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나아가 “양적긴축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으며, 기존 가이던스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별도의 성명서도 내놨다. 글로벌 자금의 ‘머니 무브’ 역시 신흥국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1월 한 달 간 코스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4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환율 급등을 경험한 이머징 국가들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3~10%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상반기 반도체·IT, 하반기 정유·조선·음식료 “기본적으로 코스피 흐름을 추종하는 게 패시브 전략이라면, 액티브 운용의 기본은 코스피를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바텀업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시도하거나 신제품, 신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찾는 기업·종목을 선호합니다.” 심 본부장은 액티브 운용 담당자답게 올해 주목할 필요가 있는 업종 추천도 과감했다. 상반기에는 최근 지나친 낙폭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최저점에 온 반도체와 IT, 하반기는 2020년 IMO 협약 관련 수혜주로 분류되는 조선과 정유를 첫손에 꼽았다. “현 상황에선 밸류에이션이 낮고 낙폭과대 종목이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와 IT가 여기에 해당되고 철강도 마찬가지죠. 하반기엔 오는 2020년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IMO 국제협약 발효를 앞두고 조선, 정유도 호조를 보일 겁니다.” 그는 음식료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인건비, 원가 상승에도 가격을 인상하지 못해 실적이 많이 부진했어요. 하지만 올해 밸류에이션 매력과 더불어 원가 하락과 가격 인상 등 호재가 겹쳐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이너스 관리도 중요...낙폭과대주 체크를” 최근 패시브 전략이 각광받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일반투자자가 특정 업종이나 개별종목 추이에 관심을 갖는다. 누구나 소위 ‘대박’을 노리기 위해 저평가된 우량 종목을 선별해 집중 매집하는 ‘선구안’을 갖고 싶어 한다. “모멘텀이 좋고, 주위에서 다 사라고 하고, 매수 리포트가 쏟아지는 종목은 누구나 사고 싶은 종목입니다. 한마디로 모멘텀이 응축된 상태인 거죠. 적절한 시기에 탑승하면 단기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물릴 가능성도 높아요. 경기가 너무 좋으면 다운텀이 골짜기가 깊은 것처럼, 좋은 종목을 추종하는 것만이 답이 될 순 없습니다. 경기와 주가는 결국 사이클입니다.” 때문에 심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실을 보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개별 업종 및 종목을 편입하고자 할 땐 항상 낙폭과대주를 눈여겨보세요. 충분히 오른 종목에 들어가 그 이상 수익을 거두는 시간보다 단기 급락한 종목의 반등 주기가 상대적으로 빨리 찾아옵니다. 우량주란 확신이 드는 종목이 많이 빠졌다면, 그것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여기선 시간이 투자자들의 편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국내주식 저평가 인식 전환” 심 본부장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행동주의 펀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한국의 밸류에이션이 가장 싼 것은 배당 때문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기조가 바뀌긴 했지만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아요. 배당을 많이 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올라가고, 이는 기업가치 상승으로도 이어집니다.” 다만 일련의 행동주의 움직임보다는 정부 주도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노력을 더 높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기점으로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마인드 변화를 꾀할 수 있고, 나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충분한 캐시플로우(현금유동성)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현금보유량도 좋아 언제든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 여력이 있는 회사가 많습니다. 이들 기업이 현금보유액을 자신의 돈이 아닌 줄 돈으로 인식하고 배당성향 향상에 나선다면 주가 상승에도 호재가 될 겁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성장한 바 있습니다. 한국 역시 좋은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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