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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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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美·中, 센 척 그만하고 무역전쟁 끝냈으면

미·중 세력다툼에도 소프트 랜딩이 필요 글로벌 금융시장은 모두 발작 지속 투자자들 안전자산 몰려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은 미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해지고 독일 국채는 마이너스 금리 폭이 확대되면서, 서브제로 채권의 규모가 16조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증시도 마찬가지다. 한 달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 최대로 하락해 ‘3년 만의 최악’이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독일,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경기 침체 우려를 확대시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맞불관세 보복 조치로 고조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있다. 중국이 10월 1일 건국절을 지나면서 미국에 대한 강경 자세에서 얼마나 힘을 뺄지도 관심이지만, 무역전쟁의 휴전 합의에 이은 관세 동결 시나리오보다는 합의 결렬 및 추가 보복 조치 시나리오나 협상 진전이 없는 가운데 관세 부과가 지속되는 시나리오가 더 무게를 얻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 협상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에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될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매우 완화적인 정책이 장기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기조는 자칫 자산시장 버블만 키우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정책 타이밍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통화 정책의 효과를 묽히고, 시장도 통화 정책 여력과 효과에 대한 불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시장의 불안과 실물경제의 부진에는 역시 미·중 무역전쟁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결론밖에 없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무역전쟁이라는 지겨운 문제에서 잠시 한눈을 팔아보자. 지금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20년 재선되면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니 협상 테이블로 즉각 나와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으르렁거리고 있고, 중국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믿음으로 시간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 대목에서 눈길을 붙잡는 것은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이다. 미국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미군의 해외 주둔과 동맹국가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 매티스 전 장관은 동맹 관리는 정원의 잡초를 뽑고, 비료를 주고, 물을 줘야 하는 것과 같다면서, 특히 유엔에서 미국의 ‘동맹 회복’을 위해서는 “상대국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배우고, 돕고,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저서 ‘콜사인 카오스’ 출간 관련 좌담회에서 밝힌 소신이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는 지난해 말 시리아 미군 철수를 동맹국들과의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전격 사임했다. 그때도 매티스는 트럼프에게 보낸 서한에서 동맹국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은 동맹이 없으면 쇠퇴하게 된다”며 우방국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하기도 했다. ‘콜사인 카오스’에서 매티스는 “동맹이 있는 국가는 번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는 쇠퇴하게 된다”면서 “미국은 홀로 우리 국민과 경제를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통 소프트 랜딩, 즉 연착륙은 경제가 고도 성장에서 저성장으로 적응할 때 매우 천천히 그 성장 속도를 줄이는 과정을 말한다. 그 판단 기준은 다양하고 주관적이다. 미국에서 최근 16개 경기 사이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그리고 유일한 소프트 랜딩은 1994년이었다. 당시 연준 의장이던 앨런 그린스펀이 금리와 화폐 공급의 미세 조정을 통해 이를 이룩했다. 경제의 각 부문이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않고 순하게 조정된 것이다. 그런데 소프트 랜딩은 슈퍼파워의 등장과 퇴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600년대 무역분쟁과 해전으로 인해 ‘네덜란드 책’, ‘네덜란드 콘서트’, ‘네덜란드 용기’, ‘네덜란드 휴가’, ‘네덜란드어’ 등 영어로 된 혐오 표현이 영국에서 다수 생겼다. 영국은 장기적으로 네덜란드를 대체하는 세력으로 판명됐고, 네덜란드도 슈퍼파워의 자리를 내놓고 소프트 랜딩을 했다. 1688년 네덜란드 함대가 영국의 귀족적 휘그(Whig) 진영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했고, 이로 인해 절대주의자인 스튜어트 왕조가 종식됐다. 이를 발판으로 네덜란드는 영국이라는 후배에게 슈퍼파워 자리를 순조롭게 넘긴 것이다. 그리고 1700년대 네덜란드는 영국의 지원으로 프랑스의 지배를 받지 않고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다. 1세기가 지난 후 영국은 미국을 상대로 네덜란드와 유사한 협력 전략을 채택했다. 영국은 미국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공조를 했고, 이후 미국은 영국의 가장 확고한 동맹국이 됐다. 지금은 어떤가. 네덜란드나 영국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은 이제 더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자신감과 야심으로 무장하고 부와 명성을 갈구하는 중국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도전자 중국의 지속적인 상승은 어쩔 수 없다. 여기서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할 것이지만, 현재 슈퍼파워는 소프트 랜딩을 디자인해야만 한다. “역사는 슈퍼파워가 후임자와의 관계를 포함해 소프트 랜딩을 목표로 삼아 지배력이 사라지면 여전히 세계에서 편안한 장소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 경제학자가 제안했다. 브래드포드 딜롱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가 바로 그다. 딜롱 교수는 “안타깝게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일관성 없는 대립적 접근을 해서 미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지속될 중국과의 경기를 신중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눈 팔던 쪽에서 다시 금융시장 쪽으로 돌아오면, 미국과 중국은 이런 역사적인 사례를 충분히 알고 있고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지나 놓고 보니까 소프트 랜딩이었지, 그 당시에는 치열한 세력 다툼에 한 치 양보 없는 상황이 지속됐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10월 초로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서로 실리를 찾는 쪽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맥락이 잘 닿지 않는 이야기를 억지로라도 끌어당겨서라도 이런 기대를 해 본다. 센 척 좀 그만하고, 무역전쟁 끝냈으면 좋겠다. 美 일드커브 위기와 채권시장 ‘서브제로’ 시대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미국채의 일드커브 역전이다. 미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 아래로 떨어졌고, 10년물 수익률 역시 한때 1.4% 선으로 후퇴하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장기물 수익률이 급락한 데 따라 30년물 수익률이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물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니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서브제로 채권 물량도 16조달러를 넘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상황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일으킬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청산하는 등 큰손들부터 소위 개미들까지 마이너스 수익률 시대를 겨냥한 베팅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진흙탕 싸움이 국채시장의 발작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3년 만에 최악 ‘8월 증시’ 지난 8월은 영국 FTSE100지수가 5.0% 급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가 3.8% 하락해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7%, 1.8% 내렸다. 신흥국 증시의 하락폭이 비교적 컸다. MSCI 신흥시장지수가 5.0% 떨어진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머벌지수는 41.5%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7.4% 급락했고, 중국 상하이지수는 1.6%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로 투자심리가 얼었다. 아문디자산운용의 파스칼 블랑퀘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 몇 달간 경제에 관한 ‘배드 뉴스’는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 기대를 불러와 위험자산에 ‘굿 뉴스’였다”며 “하지만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배드 뉴스’가 ‘배드 뉴스’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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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착한 기업을 찾아라"

AI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 분석...‘객관성’ ↑ 투자자 ESG 비용지출, 2020년까지 연평균 24.5% 증가 ‘비재무 정보 기반 신용조회업’ 혁신금융서비스 선정 |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 백인혁 사진기자 dlsgur9757@newspim.com # 윤착한 씨는 대한항공 주식을 매수하기 전 지속가능발전소가 제공하는 기업 비재무 정보 분석 로보 애널리스트 서비스 ‘후즈굿’에 들어갔다. “2018년 대한항공의 비재무 리스크 심각성 점수는 5점 만점에 4.7점. 한국 상장사 중 가장 심각한 수준입니다. 물컵 갑질(조현민 전무), 폭행·폭언(이명희 고문), 밀수 혐의(조현아 전 부사장) 등 총수 일가가 잇단 사건을 일으켜 도덕성이 매우 위험(4.4점)하다 평가됐네요. 도덕성과 근무 환경은 기업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윤착한 씨는 대한항공 투자를 조금 더 고민하기로 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LG환경연구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연구하던 윤덕찬 대표가 2014년 설립했다. 기업의 친환경 정책, 노사 및 협력업체와의 관계, 지배구조 투명성 등 비재무 정보(ESG,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분석해 착한 기업을 찾아낸다. 윤 대표는 “300번의 작은 징후, 29번의 작은 사고를 거쳐 1번의 대형사고가 난다고 하지 않느냐(하인리히의 법칙)”며 “비재무 정보는 이 회사의 위험성이 얼마나 커질지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다. 이를 알고 투자하는 것과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했다. 투자 트렌드로 떠오른 ‘착한 기업’ 찾기 윤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ESG 분석시장 규모는 13조5000억원(투자 7조원)이다. 5년 전에 비해 급성장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ESG 정보에 지출하는 비용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4.5% 늘 전망이다. 윤 대표는 “착한 기업을 찾고, 이들에 투자하려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투자 트렌드”라며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글로벌 은행들도 ESG에 따라 평가하고 대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착하다’는 평가를 받을까. 정성적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나누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윤 대표는 “ISO26000(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표준), ICGN(국제지배구조네트워크)의 기업 지배구조 원칙 등 ‘착한 기업’을 찾을 수 있는 국제 표준들이 있다. 이를 상호 보완해 기준을 만들었다”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의 ESG 정보를 평가하기 때문에 객관성도 담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더 노력을 기울인 부분은 기업과 관련한 기사 분석이다. 대개 ESG 정보 분석기관들은 기사의 논조를 분석하지만, 지속가능발전소는 사건의 심각성을 분석한다. 예컨대 똑같은 횡령 사건이어도 주체가 일반 직원이냐, 임원이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윤 대표는 “기사 분석을 매일 AI를 활용해 하고 있다”며 “렙리스크, 서스테이널리틱스 등 글로벌 ESG 정보 분석회사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속가능 뱅킹’으로 영역 확장 최근 지속가능발전소는 뱅킹 서비스 오픈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된 것이 계기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중소기업의 ESG 정보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이들의 지속 가능성, 부도 가능성을 평가하는 서비스를 신청했다(비재무 정보 기반 신용조회업). 윤 대표는 “매출이 적은 기업은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지속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있는 모델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도 가능성에 대한 정보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지난해 지속가능발전소는 신한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5만7000여 개 중소기업 중 부도가 난 기업들의 부실 징후 패턴을 확보했다. ESG 정보의 활용 범위도 ‘보완’으로 한정해 금융사의 부담을 낮췄다. 윤 대표는 “금융사의 기존 대출모델을 보완하자는 취지”라며 “매출이 아직 발생하진 않지만,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서 관리하고 매출이 나도록 (대출 지원을 통해)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확보하지 못한 자료도 있긴 하다. 윤 대표는 “산업재해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산업재해 데이터는 산업안전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미국은 언제, 어느 회사, 어떤 사업장에서, 누가 다쳤고,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 등 정보를 세세하게 공개하는데, 우리는 업종별 산업재해율만 공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속가능발전소는 ‘산업재해’ 정보를 공개하라며 3년째 고용노동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올해 12월 출시할 예정이며, 이후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기업의 규모, 업종의 특성은 고려하겠지만 국가별 차이는 고려하지 않는다. 화학물질 유출에 따른 피해를 책정할 때, 미국에선 괜찮고 중국에선 괜찮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냐”며 “이미 국제 표준에 따라 기준을 마련한 데다 유럽, 일본 등 은행에서 협업 제안이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윤 대표의 최종 꿈은 지속가능발전소가 전 세계에서 기업의 ESG 정보를 가장 잘 분석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갖고, 변화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세계 최고라는 목표를 향해 가다 보면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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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국민보험 '실손', 제대로 알고 가입하기

실제 손해 본 의료비 보상...입원시 연 5000만원 한도 통원치료는 1회당 25만원 이내로 180일 한도 예방·미용 목적의 의료비는 보상 제외 | 김승동 기자 0l087094891@newspim.com 실손의료보험은 국민 3400만명 이상이 가입했다. 때문에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린다. 가입자가 많은 이유는 월 2만원 내외의 저렴한 보험료로 모든 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실손의료보험 이름에 걸맞게 실제 손해를 본 의료비를 보상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손의료보험도 보상 한도가 있다. 의료비가 이 한도를 초과하면 보상이 어렵다. 또 의료 서비스를 받았지만 보상이 불가능한 의료비도 있다. 지난 2009년 이전에는 실손의료보험의 상품 구조와 보상 내용이 회사마다 달랐다. 그러나 2019년 10월 금융당국이 표준실손의료보험으로 개정한 후 상품이 모두 동일한 정책성 보험이 됐다. 실손의료보험은 의료비를 전부 보장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보상 한도가 있으며, 일정 부분 자기부담금도 발생한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자기부담금 비율 등 상품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2017년 4월에 개정, 현재 가입 가능한 상품을 기준으로 보상 한도를 정리해 봤다. 입원 치료 시 연 5000만원까지 보상 보상한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입원치료의 경우 연 5000만원까지만 보상한다는 점이다. 또 의료비의 20%는 가입자 본인이 부담(자기부담금)해야 한다. 보상한도는 기본적으로 1년 단위다. 가령, 중증질병인 암으로 입원해 의료비 1000만원이 발생했다고 하자. 이 경우 보험사는 자기부담금 20%를 적용, 1000만원에서 200만원을 제외한 800만원만 가입자에게 보상한다. 다만 자기부담금은 연 200만원 이내에서만 발생한다. 의료비가 5000만원이 나왔다면 이 역시 자기부담금 200만원만 제외하고 나머지 4800만원을 지급한다. 치료비가 5000만원을 초과해 6000만원이 발생한 경우엔 한도액인 5000만원을 보상한다. 자기부담금 200만원도 보험사가 부담하는 셈이다. 2년 동안 입원치료로 총 의료비가 8000만원(지난해 5000만원, 올해 3000만원)이 나왔다면 자기부담금은 400만원이 된다. 따라서 보험금은 7600만원(지난해 4800만원, 올해 2800만원)을 받게 된다. 다만 입원치료의 경우 실손의료보험 보상 한도인 5000만원을 모두 소진하면 90일 동안은 치료비를 보상받지 못한다. 또 가입일(기준일)로부터 1년 이내에 50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발생하면 첫 입원일로부터 365일이 지나는 시점까지 보상을 제외한다. 유의할 점은 입원치료비 5000만원 한도는 동일 질병에서 보상하는 기준이라는 것. 암 치료를 받다가 다른 질병인 뇌출혈이 발생해 치료를 받았다고 가정하자. 같은 해에 암으로 3000만원, 뇌출혈로 3000만원의 의료비가 발생했다. 이 경우 5000만원 한도를 초과하는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지만 자기부담금도 각각 발생한다. 이에 따라 2800만원씩 총 56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통원치료 시 1건당 25만원, 연 4500만원 이내 입원치료 없이 통원으로 의료비가 발생하면 1건당 25만원이 한도다. 연간 180일(건) 이내에서 보상한다. 즉 총액은 4500만원(25만원×180일)이다. 다만 병원별 공제금액이 있다. 동네 의원은 1만원, 준종합병원 등은 1만5000원, 상급종합병원은 2만원이다. 또 약국 조제비는 8000원이다. 이처럼 공제금액을 설정한 것은 감기 등 경증질환으로 무분별하게 병원에 가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다. 가령 병원비가 6000원, 약값이 4000원이 나왔다고 하자. 이때는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다. 병원과 약값이 모두 공제금액 이내여서다. 반면 통원치료로 병원비가 10만원 나왔고, 약값이 5만원 들었다. 이 경우 의원에 방문했다면 총 의료비 15만원 중 의원공제액(1만원)과 약국공제액(8000원)을 제외한 13만2000원을 받는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았다면 총의료비 15만원 중 상급병원공제액(2만원)과 약국공제액(8000원)을 제외한 12만2000원을 받게 된다. 도수치료, 영양제주사, MRI 등 특약 신설 지난 2017년 4월 이후에는 실손의료보험에도 특약이 생겼다. 의료 남용이 심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항목들로 △도수치료·체외 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료 △MRI 등 3가지다. 도수치료는 연 50회까지만 350만원 한도에서 받을 수 있다. MRI는 300만원이 한도이며, 영양제 등 비급여 주사는 연 50회 이내에서 250만원까지만 지급한다. 세 특약 모두 1회당 2만원 또는 의료비의 30% 중 큰 금액을 제외하고 지급한다. 가령, 10만원의 도수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면 10만원 전액이 아니라 2만원과 30%의 자기부담금 중 큰 금액인 자기부담금(3만원)을 제외하고 7만원만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실손의료보험도 보상 한도가 있다. 하지만 실제 손해를 본 의료비 전액을 보상받는 걸로 알고 있는 가입자가 많다. 또 다른 질병으로 동시에 입원치료를 받으면 보상 한도를 초과하는 의료비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실손의료보험만 제대로 알고 가입해도 아프거나 다쳤을 때 의료비 걱정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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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형(골드)보다 나은 아우(실버) 있다"...銀 재테크의 모든 것

최근 1년 가격상승률 34.4%, 금 28.8% 제쳐 ‘실버바’는 없지만 국내외 ETF·ETN 등 투자상품 다양 |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금리가 내리고 경기가 둔화되면 몸값이 뛰는 것이 있다. 금이나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이다. 최근 1년 금 가격은 28.8%(9월 4일 기준) 급등했다. 발 빠르게 ‘안전자산 투자’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미 많이 올라버린 금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넣어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금의 ‘동생’ 격이면서 최근 가파르게 몸값을 키우는 자산도 있다. 바로 은이다. 9월 4일 기준 은 가격 상승률은 연간 34.4%로 금 수익률을 뛰어넘는다. 최근 한 달 상승률은 무려 19.8%다. 금(7.2%)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올해 6월부터 금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두 달 뒤인 8월부터 은 가격도 올라 금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연말까지 금값 ‘뛰면’ 은값 ‘난다’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은 시장 금리에 민감하다. 미국이 7월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자 귀금속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증시가 하락한 것도 안전자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그리고 내년까지도 은 투자 성과가 금보다 더 좋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과 은 모두 가격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나 상대적으로 은에 더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최근 한 달간 금보다 은 가격 상승률이 가팔랐던 만큼 앞으로 추세가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금은비’를 통해 은 가격을 전망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은비란 금과 맞바꿀 수 있는 은의 비율로, 금은비가 높을수록 금 대비 은 가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연구원은 “올해 7월 금은비는 93까지 오르며 2000년 이후 최고치를 찍고 난 뒤 은 값이 폭등하면서 79까지 하락 전환했다. 그런데 2000년도 이후 금은비 평균이 60에 그친다. 금과 은은 장기적으로 같은 방향성을 보이는 만큼, 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자산관리회사 곧은프렌즈의 이호룡 대표는 “역사적으로 금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는 시기가 되면 은 가격은 두 배씩 올랐다. 은 가격은 최근 고점인 2016년 7월 21달러까지 상승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며 “특히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영국발 위기 우려로 인해 은 가격 상승률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은 귀금속인 동시에 산업용 금속이기도 하다. 전기 전도성이 높아 글로벌 수요의 50% 이상이 전기·전자, 태양광 산업 등에서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산업 자체가 2000년 중후반부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으로, 산업금속으로서 은의 가치도 나쁘지 않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 기조가 심화하면서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발생하면 금이 더 좋을 수 있겠지만, 우선 연말까지는 은 투자를 더 추천한다”고 밝혔다. 실버뱅킹 없지만, ETF·ETN까지 투자상품 다양 금 투자는 많이 들어봤어도 은 투자는 다소 생소한 편이다. 우선 무게당 가격이 수십 배 이상 차이 나기 때문에 골드바를 금고에 넣는 사람은 있어도 실버바를 보유하는 이는 별로 없다. 금 1kg 가격은 6066만원으로 은 1kg 가격 77만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한 금·은 모두 실물을 사고파는 수수료가 비싸서 투자보다도 상속과 증여에 이용되는 편이다. 같은 맥락에서 골드뱅킹은 있어도 실버뱅킹은 없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은행 계좌에 입금하면 그만큼을 금으로 적립해 주는 파생금융상품으로, 부피당 금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성립이 가능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실버바가 투자용으로 잘 이용되지 않는 것처럼 실버뱅킹 상품 역시 은행들이 고려해 본 적은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은 투자를 어려워할 필요는 없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 시장이 금보다 규모가 작고 변동성은 크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 국내외 다양한 투자상품이 있다”고 했다. 은 ETF로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 은가격지수를 추종하는 ‘KODEX은선물ETF’와 S&P 귀금속지수를 추종하는 ‘TIGER금은선물ETF’가 대표적이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은 각각 24.2%와 23.4%를 기록했다. ETN의 경우 신한 은선물ETN이 1년간 25.5%의 수익을 냈고, 레버리지형 상품(은 선물가격 변동의 2배를 추종)인 삼성 레버리지은선물ETN이 62.4%, 신한 레버리지은선물ETN이 50.3%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은 가격 하락에 배팅한 인버스은선물ETN의 경우 20~42% 이상 손해를 봤다. 뉴욕 등 해외 증권시장에 상장된 은 채굴 테마 ETF를 담는 방법도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ETFMG Prime Junior Silver ETF(34.9%) △Global X Silver Miners ETF(33.6%) △iShares Gloval Silver Miners ETF(38.8%)의 9월 4일 기준 1년간 수익률은 모두 30%를 상회했다. 우리나라 해외 주식거래 앱 등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달러화를 기준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환율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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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증권업계, '블랙스완'에도 '스테디 셀러'에 미련

올해 상반기 ELS 발행 지난 반기 대비 88.3%↑ 전문가들 “불완전판매 해결 시급...자격 갖춘 개인들에게만 판매” 제안 |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증권사 입장에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상품은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안겨주는 스테디셀러다. 원금 보장이 안 되지만 무난하게 중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ELS·DLS를 판매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놓으면 자산가들이 꾸준히 찾는다.” (A 증권사 관계자) 최근 금리연계 DLS 및 파생결합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에도 증권업계가 이 상품들을 외면할 수 없는 속내다. 기초자산이 고객의 수익 방향과 반대로 움직여 투자원금의 최대 90%까지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손실 확률이 높지 않고 1%대 저금리 시대에 연 4% 이상 중수익을 제공하는 파생금융상품을 포기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기도 하다. 실제로 1%대 금리가 고착화되면서 국내 증권업계의 파생금융상품 발행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원화 및 외화 표시 ELS 발행금액은 42조166억원이다. 지난해 하반기(6~12월) 발행 규모(22조3181억원) 대비 약 88.3% 증가했다. DLS 역시 올해 상반기 10조1839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6조3081억원 대비 61.4% 늘었다. 연간 수천억원대 수수료 수입 파생금융상품 미련 증권사들은 ELS와 DLS 발행 시 발행수수료를 챙긴다. 구체적인 발행수수료는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들 얘기를 종합해 보면, 발행수수료는 0.1% 수준에서 2%대까지다. 증권사 영업점에서의 판매수수료는 통상 0.5~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증권사 입장에서는 많이 발행하고 판매할수록 수수료를 많이 챙길 수 있는 효자상품인 셈이다. 실제로 2017년과 지난해 증권사들의 파생결합증권 발행 및 운용이익은 1조4000억원을 상회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수수료는 고객에게 고지되는 수익률에 선반영돼 있다”면서 “예를 들어, 고객에게 고지된 수익률이 2.5%인 ELS가 있다면 증권사는 이 상품 수익률을 3%로 설계한다. 0.5%포인트는 증권사가 가져가는 바행수수료인 셈이다. 이 수수료는 상품별로 천차만별이나 통상 1% 안팎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구체적인 파생운용 및 판매 수수료 수익을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초부터 ELS 발행량과 조기상환이 늘어나며 파생결합상품을 비롯한 업계 전반의 트레이딩 부문 수익은 늘어났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 2분기 트레이딩 파생운용 부문 실적이 포함된 트레이딩 부문 영업이익은 1663억원을 기록했다. 파생 부문만 놓고 보면 ELS와 DLS 신규 발행액은 3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5.7% 늘었고, 상환액은 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6% 증가했다. 물론, ELS와 DLS 발행잔액이 늘면서 증권사와 고객 모두 손실 위험에 노출되는 확률도 커진다. 한화증권은 지난 2016년 ELS 발행에 따른 자체 헷지 과정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었다. 같은 시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37조원 규모의 ELS에서 수조원의 손실 위험이 제기됐고, 금융당국이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 같은 불완전판매 논란을 줄이기 위해 증권사 판매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파생상품 관련자는 “최악의 사태 확률이 낮다면 안정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일선 영업점에서의 불완전판매 관행 해소가 시급하다”며 “상품 판매 전 일반투자자들이 이해 가능한 구조인지 먼저 체크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구조화한다면 불완전판매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파생결합상품의 불완전판매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특정 자격을 갖춘 개인들에게만 판매할 것을 제안한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은 옵션 계좌를 가지고 있거나, 높은 레버리지(차입금을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 또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위험투자를 경험한 적격 개인투자자들에게만 파생상품을 팔고 있다”며 “유럽도 파생상품 위험등급을 공인된 기관이 내주고, 위험등급을 반드시 설명해야 팔 수 있도록 강력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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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필승코리아 펀드 "극일 애국심 아니라 소재·장비업체 성장성에 투자"

‘극일 펀드’로 화제...출시 보름 만에 개인판매 100억 돌파 NH아문디 “단순 애국펀드 아니다...산업구조 재편 따라 초과수익 얻는 상품” 증시 상승에 베팅...기대수익률 10% “적립식으로 2~3년 장기투자 추천” |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는 테마형 펀드가 아닙니다. 산업구조 변화를 내다보고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입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부품·소재 국산화는 단발성 테마가 아니며, 중장기적으로 소재·부품·장비 업종의 구조적 성장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8월 14일 출시한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에 대한 담당 펀드매니저의 설명이다. 이 펀드는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및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사태와 맞물려 ‘극일(克日) 펀드’로 관심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시작으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거물급 인사들이 연이어 가입하면서 단숨에 화제의 펀드가 됐다. 이 같은 유명세를 타고 출시 보름 만에 개인판매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운용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 측은 이 펀드가 단순히 애국심으로 가입하는 펀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가 시작되는 분기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에 장기 투자함으로써 초과수익을 얻기 위한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정희석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2본부장은 소재·부품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대규모 정책 지원이 재편될 산업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7조8000억원 지원을 비롯해 인수합병(M&A) 분야에 2조5000억원, 금융 부문에 35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 중소형 기업군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보면 고부가가치로 가는 방향성이 맞기 때문에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업종에 대한 지원을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해 왔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끝나더라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단기적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한다. 글로벌 점유율 및 특허기술 등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8월 말 기준 포트폴리오는 코스피 대형주 63%, 중소형주 10%, 코스닥 종목 24%로 구성돼 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IT(반도체·디스플레이 등)가 46%, 자동차 및 기계 부품 16%, 소재 10%, 소프트웨어·서비스 9%, 통신·유틸리티 등이 16% 편입됐다. 향후 6개월까진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내년부턴 추가적으로 소재, 부품, 장비 업종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9월 4일 기준 1주일 수익률은 1.86%다. 출시한 지 3주가 채 안 된 만큼 월간 및 연간 수익률은 집계되지 않았다. 관련 벤치마크가 없는 특정 테마를 기초로 운용하는 특성상 벤치마크도 없다. 그 대신 사후적 운용 평가를 위한 참고 목적으로 ‘코스피(KOSPI) 100%’를 ‘참조 지수’로 설정했다. 총 보수는 0.877%(클래스A 기준) 수준이다. 이 중 판매보수가 0.340%, 운용보수는 0.500%다. 선취 판매수수료는 납입액의 0.5% 이내로 산정했다. 변동성이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형태인 만큼 위험도는 2등급(높은 위험)으로 다소 높다. 변동성에 따라 원금 상당 부분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고위험자산에 80% 이상 투자하는 펀드가 이에 해당한다. 국채에 대부분을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의 경우 보통 6등급(매우 낮은 위험)~5등급(낮은 위험)의 등급을 받는다. ‘레버리지’ 등 수익구조가 특수하거나 최대손실률이 20%를 초과하는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1등급(매우 높은 위험)이다. 이 때문에 필승코리아 펀드는 국내 증시의 상승 방향에 베팅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게 운용사 측 설명이다. 최소 2~3년 정도의 장기투자 및 분산투자는 기본이다. 주가 수준이 낮다고 판단하면서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증시 상승에 따른 초과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마케팅전략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주식형 펀드다 보니 우리 증시가 충분히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가진 분들이 투자하는 게 좋다”면서 “시간분산 방법인 적립식 투자로 최소 2~3년 수준의 장기투자를 하면 10% 정도 기대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 증시는 지수 밴드 하단에 있다. 주가순자산배율(PBR) 0.8배 등 밸류에이션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상승탄력이 있는 것”이라면서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장기 및 분산 투자로 10% 수익률을 가져가되, 10%에 도달하면 이익을 환매한 뒤 재투자하는 리밸런싱 전략이 현재로선 제일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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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양날의 칼' 파생결합상품] 저금리 시대 다양한 투자 기회 제공...'만의 하나'원금 손실

저금리 기조 고착되며 대체투자상품으로 자리 잡아 금융사 실적에도 긍정적...앞다퉈 상품 라인업 늘려 DLS 사태 이후 상품 문의·추천 일제히 급감 | 김민수 기자 mkim04@newspim.com 최근 독일 국채 10년물 파생결합증권 손실에도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상품의 인기는 꾸준하다. 예금보다 서너 배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며 안정 성향 고객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해서다. 특히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중위험-중수익’을 내세운 게 적중했다. 실제로 특정 종목 주가나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LS는 ‘국민 재테크’로 자리 잡았고 금리, 통화, 원유, 금, 신용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도 빠르게 확산됐다. 증권사, 2년간 파생결합상품 수익 1조4000억원 지난해 ELS와 DLS 중심의 파생결합상품 발행 규모는 115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한 실적이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52조원 규모의 파생결합상품이 발행돼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파생결합상품의 발행 증가는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에 크게 이바지했다.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증권사들의 파생결합상품 발행 및 운용이익은 1조4000억원을 상회한다.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양매도ETN 등을 설계한 직원들은 10억원대가 넘는 보너스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지점 영업직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와중에 해외 증시마저 변동성이 확대되자, 손실 위험을 일정 부분 감내하더라도 수익을 늘리려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며 “이에 발맞춰 증권사들이 상품 라인업을 대폭 늘렸고, 수수료 수익 확대에 사활을 건 은행도 관련 상품 판매를 적극 독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파생결합상품의 발행과 판매가 늘수록 투자자들의 손실 노출 위험도 커졌다. 증권사나 은행 창구 직원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ELS와 DLS 판매가 늘면서 불완전판매 위험이 확대된 것이다. 최근 대규모 손실을 예고한 독일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도 결국 여기서 출발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기초자산(금리)의 방향이 수익구간을 벗어나면서 예상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거졌다. 최근 글로벌 시장 동향을 볼 때 상품 만기까지 금리가 반등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워 투자자들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 또한 높아진 상태다. 일례로 1266억원이 투자된 독일 국채 10년물 파생결합상품의 경우, 판매금액 전부 손실구간에 진입하며 지난 8월 7일 잔액 기준 예상손실액만 1204억원에 달한다. 예상손실률은 무려 95.1%다. ELS·DLS 발행 늘수록 투자자 손실위험도 커져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 DLS 자체가 아닌 불완전판매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쉽게 접근하기 어렵고 원금 손실 가능성도 큰 파생상품에 비록 거액자산가들이지만 일반투자자들이 앞다퉈 가입한 배경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PB는 “원금 보장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투자자 성향상 사실상 10%까지 손실 가능성이 열린 상품에 돈이 몰린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검사에 나서는 것도 이런 위험성을 제대로 투자자들에게 고지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원금 손실이 우려되는 금리 연계 DLS·DLF(파생결합펀드) 판매액 8224억원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은 89.1%(7326억원)에 달한다. 전체 판매액의 99.1%인 8150억원이 은행에서 펀드를 통해 판매됐으며, 0.9%(74억원)만이 증권사 사모 DLS로 팔렸다. 연령별 가입자를 살펴봐도 사실상 경제 활동에서 은퇴한 70~79세(440명)가 가장 많았다. 이어 80~89세(202명), 90세 이상 초고령 가입자도 13명이나 됐다. 이들이 보유한 DLF 잔액은 1761억원으로 전체의 20%를 상회한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고위험 상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들은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규제 철폐만이 답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파생결합상품이 가진 위험성, 투자자 성향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영업 환경이 우선적으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은행과 증권사들이 파생결합상품에 내재한 위험보다는 판매수수료에 집중하는 영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img4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한국은 경제적 규모에 비해 금융 관련 지식이나 교육 환경이 현저히 낮은 게 현실”이라며 “시장 활성화에만 몰두해 정작 투자자들을 손실 가능성에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이번 사태를 단순히 불완전판매에 국한시키는 것도, 반대로 전체 파생시장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으로 몰아가는 것도 옳지 않다”며 “투자자들이 상품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스스로 투자 판단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파생결합상품은 선취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은행이나 증권사 입장에선 이들 상품을 먼저 고객에게 권유하게 된다”며 “이 같은 영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객 이익과 금융사 이익이 연동되는 핵심성과지표(KPI)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금융사 임직원 실적평가 기준인 KPI에 고객 수익률을 90% 수준으로 반영해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권유하는 영업 환경을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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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은행, ELS DLS 놓지 못하는 이유는

은행 통한 파생결합상품 판매 꾸준히 증가 지점·고객 많아 판매 쉬워...상품 발행 요청도 상대적으로 안정 추구하는 고객 성향도 영향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이 거액의 손실 가능성을 야기하면서 은행들의 상품 판매 관행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이미 조사에 착수했고, DLS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상품 시장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대규모 피해 발생 우려가 일 때마다 불거지는 불완전판매 논란 속에서도 은행들이 DLS, ELS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투자업계 및 감독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DLS와 ELS 판매 채널로는 은행이 가장 규모가 크다. ELS의 경우 은행신탁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져 2017년 50.3%에서 2018년 53.4%, 올해 1분기에는 59.1%까지 늘었다. DLS는 올해 상반기 기준 은행신탁으로 판매된 비중이 18.2%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도 은행을 통해 판매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것까지 포함하면 은행신탁 판매 비중의 2배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며 “매년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 DLF)은 전체 판매잔액의 99.1%가 은행에서 판매됐다. 판매잔액(219년 8월 7일 기준)은 총 8224억원 수준으로 우리은행 4012억원, 하나은행 3876억원, 국민은행 262억원, 유안타증권 50억원, 미래에셋대우 13억원, NH투자증권 11억원 순이다. 이 중 개인투자자(3654명)가 투자한 금액은 7326억원으로 전체 판매잔액의 89.1%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DLS, ELS 상품을 많이 취급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우월한 판매 네트워크’가 한몫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PB팀장은 “수익이 커서 판매한다기보다 은행의 판매력이 증권사보다 더 강하기 때문”이라며 “판매 채널이 다양하고 지점과 고객 수가 훨씬 많아 판매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A증권사 관계자도 “수익은 그리 크진 않지만, 팔기 쉽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DLS나 ELS 등은 은행에서 상품 설계를 요청해 오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많은 지점과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선 그리 큰 힘 들이지 않고도 비교적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 성향에 따른 영향도 있을 수 있다. 증권 쪽 고객보다는 은행 쪽 고객이 상대적으로 리스크 회피 경향이 커서 안전한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증권사 관계자는 “DLS와 ELS 등은 수익률과 리스크 정도가 수치로 명확하게 나와 있어 (은행 고객들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받아들이기 쉬운 편”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손님은 보통 변동성이 작은 상품을 요구하는데, 채권이나 예금 정도로는 만족이 안 되니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DLS나 ELS 등이 구미에 맞을 수 있다. 수익이 3~4%는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판매사가 이러이러하게 좀 설계해 달라는 경우도 꽤 많다”며 “고객이 원하는데 (어쩌겠나)”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경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도 지난 8월 해외금리 연계형 DLS 사태와 관련해 발행사와 판매사 등에 대한 현장검사에 들어가면서 OEM 의혹까지 파헤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이 발행사한테 이러이러한 상품 만들어 달라는 정도를 OEM이라고 봐야 할지 의문이다. 우리는 그렇게까진 보지 않는다. ‘금리 6%짜리면 잘 팔리지 않을까’라는 얘길 할 순 있다고 본다.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OEM 펀드란 판매사가 운용사에 직접 펀드 구조를 요청하고, 이를 토대로 펀드가 설정되고 운용까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현행법상 불법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요청이라기보다 대충 ‘이런 조건의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 정도다. 콕 집어 찍어내듯이 하진 않는다. 똑같은 상품을 만들어도 발행사마다 수수료율이 다르고, 그 상품들 중에 은행이 고르는 거다. OEM 얘기 나오는 건 확대해석한 거라는 반응이 많다”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OEM은 아니다”면서 “보통 그렇게 하지 않고 증권사나 운용사에서 제안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은행에서 역으로 제안하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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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섭 연구위원 "ELS·DLS, 손실 감내할 고객에게만 팔아야"

“ELS·DLS 수익률 높아질수록 구조 복잡해져...투자 진입장벽 높여야” “은행 파생상품 판매채널 부적절...PB 복합점포서 권유해야” “금융소비자보호법 통과는 숙제...‘불완전 판매’ 처벌 강화해야”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원금 손실 사태의 쟁점은 판매채널의 ‘불완전판매이슈’입니다. 이번 기회에 선진국 수준으로 파생상품 판매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6년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이후 발행사의 운용 규제는 강화했지만 판매 규제 보완은 미흡했습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8월 29일 뉴스핌·월간AND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DLS 사태를 계기로 파생상품 판매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위험 감내 수준을 측정하는 ‘판매 적합성 테스트’와 상품 구조, 위험을 정확히 알리는 ‘설명 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파생상품 투자자를 ‘적격투자자’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연구위원은 “파생결합증권(ELS·DLS) 개인투자자 70~80%가 은행에서 신탁, 펀드로 ELS, DLS에 가입하고 있지만, 이 중 고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는 제한적”이라며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예금에 가입하는 보수적·안정형 투자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론 은행 창구가 아닌 금융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는 PB(브라이빗 뱅커) 특화 복합점포에서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지점을 줄이고 있어 판매채널 다양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로 파생상품 투자 자격을 제한하는 걸 대안으로 제시했다.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ELS, DLS 투자 진입장벽을 좀 더 섬세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ELS, DLS는 변동성을 매도하는 구조화 상품으로서 테일 리스크(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악영향을 주는 위험)가 발생하면 원금 전액 또는 50% 이상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이런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고액 자산가들에겐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위험을 감내하지 못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건 경제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생상품 적격투자자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파생상품 위험을 제대로 측정하고, 투자자가 그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지를 분류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적격 개인투자자들만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유럽은 투자자에게 파생상품 투자 위험을 충분히 고지한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은 옵션 계좌를 가지고 있거나, 높은 레버리지(차입금을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 또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위험투자를 경험한 적격 개인투자자들에게만 파생상품을 팔고 있다”며 “유럽은 파생상품 위험등급을 공인된 기관이 내주고, 위험등급을 반드시 설명해야 팔 수 있도록 강력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고 예방 차원에서 사후 처벌체계 강화도 언급했다. 불완전판매 행위에 대한 형사·행정제재 수준을 높여 파생상품 불완전판매 유인을 낮추자는 의견이다. 불완전판매에 대해 과징금 부과 등을 명문화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연구위원은 “파생상품 손실 사태의 시사점은 결국 금융 소비자 보호로 귀결된다”며 “금융소비자법 국회 통과가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은행 스스로의 변화도 주문했다. 선취 수수료 중심으로 돌아가는 금융상품 판매 관행에서 벗어나 판매 후 관리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구조화 상품 등 위험한 상품일수록 선취 수수료가 높아지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보수가 높은 상품 위주로 권유하게 된다”며 “금융사 이익과 고객 이익이 상충하는 구조일 뿐만 아니라 고객이 위험한 상품을 떠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해법으론 고객 이익과 금융사 이익이 연동되는 핵심성과지표(KPI) 개선을 거론했다. 금융사 임직원 실적평가 기준인 KPI에 고객 수익률을 90% 수준으로 반영해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권유하도록 하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끝으로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도 당부했다. 파생상품이 원금 손실 상품임을 알고, 자기책임 원칙하에 투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 연구위원은 “ELS, DLS가 예금 금리보다 높은 4~5% 수익률을 내려면 변동성을 높이면서 기초지수를 다양화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높은 수익을 좇으면 그에 따른 합당한 리스크가 뒷단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효섭 연구위원은 파생상품 분야 전문가다. ‘ELS·DLS 증가에 따른 금융 리스크 진단 및 시사점(2017)’, ‘한국 ELS·DLS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방안(2013)’ 등의 보고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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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은 지구인 모두

미·중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 증폭 미 통화정책의 독립성마저 흔들려 믿을 구석은 안전자산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최근 중국 위안화의 대미 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어가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오늘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트위터로 먼저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어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도 듣고 있냐”며 연준의 통화관리 정책에 대한 불만을 재차 표시한 뒤 “중국의 환율 조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을 매우 약화시킬 중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1년 이상 지속되는 미·중 양국 간 무역협상에서 이미 위안화 환율이 문제가 됐지만, 1달러당 7위안으로 위안화 가치가 내려가자 미국이 강수를 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1일부터 나머지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재화에 10%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고, 중국이 이에 반발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고 미국산 농산품 수입을 중단하는 보복 카드를 꺼낸 결과다.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약달러 정책을 지지하고 농업 지역에 표밭을 둔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20년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2020년 대선까지 협상을 지연시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중국의 협상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과제와 함께 홍콩 사태 해결에 몰두하고 있다. 한 세대 전인 1992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환율제도 개선을 위해 중국이 미국과 양해각서 체결하고 2년 뒤에 환율조작국 해제를 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지금의 중국은 글로벌 경제를 양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글로벌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우선 뉴욕 증시와 원자재시장, 채권시장까지 휘청했다. 다우존스지수가 950포인트 폭락했고, 원자재시장도 파열음을 냈다. 구리 가격은 톤당 5649달러로 2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한 가운데 장단기 수익률 차이를 나타내는 일드커브가 역전됐다. 일드커브는 침체의 신호로 풀이되는데, 금융위기를 맞은 2007년 이후 가장 강한 신호를 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7%대로 내려와 한때 3개월물 수익률보다 32bp(1bp=0.01%포인트) 밑돌았다. 이런 시장 반응은 모두 무역전쟁 충격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드러낸 단면이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미·중 무역 협상이 말 그대로 탈선했다”며 “관세 전면전과 보복에 따른 충격이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간스탠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9월 1일 30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강행하는 한편 중국의 보복이 이어질 경우 9개월 이내 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소 경제 분야가 정치 변수에 휘둘리고, 역시 정치적 요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구나 생각하던 차에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미 연준의 전 의장 4명이 금리 압박을 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연준의 독립성을 역설한 것이다.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등 연준 의장 출신 4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명의의 논평을 내고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 이들은 “연준이나 연준 의장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하며, 단기적 정치 압력에서 자유롭게, 특히 정치적 이유를 핑계로 한 해임이나 좌천 위협 없이 최선의 국익에 기초해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이 건전한 경제 원리와 경제지표에만 기초할 때 경제가 가장 강력하고 잘 돌아갔다는 취지다. 기회만 오면 금리 인하 압박과 해임 위협을 해 오던 트럼프에게는 껄끄러운 일이다. 2013년부터 3년간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고 지금은 미국 시카고대학 부스경영대학원 교수인 라구람 라잔은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정치가 지배하는 나라의 중앙은행은 포퓰리즘의 ‘희생양’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사례로 들었다. 트럼프는 위협만 했지만 에르도안은 실제 중앙은행 수장을 갈아치웠고, 이후 터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4.00%에서 연 19.75%로 4.25%포인트 내렸다. 인하 폭이 예상치(2~3%포인트)보다 훨씬 컸다. 여기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자체가 정말 경제지표만을 보고 내린 결정이었는지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어 이런 한탄이 나오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희생양이면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 벌어지는 G2의 경제전쟁은 글로벌 경제와 지구인 모두를 희생양으로 하는 형국이라 걱정이 태산이다. 기댈 곳은 ‘안전자산’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전반부 주식을 10억달러어치 팔아치우고 현금 보유량을 사상 최대 규모인 1220억달러로 늘렸다. 뉴욕 증시가 최고치 랠리를 펼치는 사이 주식을 축소하는 전략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마주한 투자자의 주목을 받을 만했다. 금값은 어땠는가. 7월 말 즈음 미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앞두고도 투자자들은 금값은 무조건 오른다는 데 베팅했다. 3개월째 상승하며 6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금 선물 12월물 값은 전월에 비해 8.50달러 올라 온스당 1441.80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에 이어 글로벌 자금은 주식시장을 등지고 안전자산인 채권과 머니마켓펀드 등 현금성 자산으로 발걸음을 가속했다. 7월 한 달 동안 주식 펀드에서는 164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아시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주식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다. 반면 채권펀드 및 머니마켓펀드로 향한 자금은 1126억달러로 6월 유입액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자금은 북미 등 선진국과 서유럽, 신흥국 등으로 골고루 투입됐다.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비관론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투자보고서를 내고 올해 한 차례 더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보통의 경우 두 배에 해당하는 0.50%포인트 인하를 점치고 있다. JP모간은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주식시장이 빠르면 올해 3분기부터 둔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큰 신흥국도 마찬가지. UBS는 중국 경기부양책의 제한적 효과 등으로 신흥국 주당 순이익이 약 3%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신흥국이 선진국 경기 둔화 및 금융 여건 악화로 수출과 내수 모두 위축됐으며, 과거와 달리 아시아 주식시장은 통상 마찰 등으로 상승세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나 글로벌 자금 이동은 이런 비관론의 결과로 보인다. 280증권 담당이사 제이슨 웨어는 “연준이 금리를 몇 차례 더 인하할 것인지를 두고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면서 “불확실성이 있을 때 투자자 다수는 더욱 안전한 자산에 자금을 예치해 둔다”면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제 성장이나 기업 이익, 인플레이션 등에서 상방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 강세, 쉽게 누그러지지 않는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이외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에 나서면서 달러 강세가 쉽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몬트리올의 그렉 앤더슨 외환전략가는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으로 중앙은행들은 통화 약세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연준이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달러는 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로존 경제지표가 연이어 부진하게 발표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재개 기대를 반영해 유로화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 맥콰이어뱅크의 에이미어 댈리 외환전략가는 앞으로 한 달 동안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은 찾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내세우는 환경에서 연준의 한 차례 금리 인하로 달러 강세가 꺾이긴 어렵고, 연준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가장 덜 비둘기파적인 입장인 것은 해당 통화의 강세를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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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호

한국경제 침략한 일본...한국도 지지 않는다

日, 반도체 1차 이어 화이트리스트 제외 2차 경제보복 강제징용 배상 등 정치·외교에 경제 끌어들여 “지지 않겠다”...韓도 화이트리스트 맞불 |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8월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에서는 비장한 각오가 느껴졌다. 평소의 부드러운 표정은 사라지고, 눈에서는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7분 30여 초간 이어진 모두발언에는 날이 서 있었다. “역사에 역행하는 이기적인 민폐”,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 등 이례적으로 강한 발언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을 화나게 한 건 일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우리나라의 국무회의 격인 각의를 열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8월 7일 공포됐으며, 21일 뒤인 8월 2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백색국가는 자국의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첨단기술과 전자부품 등 전략물자를 타 국가에 수출할 때 허가를 면제받는 국가를 말한다. 그동안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 총 27개국이 지정돼 있었다. 2004년 백색국가로 지정된 한국은 이 리스트에서 빠지는 첫 번째 나라가 됐다. 그동안 3년에 한 차례씩 포괄허가만 받아오던 일본 기업들은 앞으로 한국에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마다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기간도 1주일에서 최대 90일로 늘어나고, 허가 유효기간은 3년에서 6개월로 대폭 줄어든다. 정부는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바뀌는 전략물자가 1194개 품목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민감 품목으로 분류돼 이미 건별 허가가 적용되고 있는 품목, 국내에서 사용되지 않는 품목, 소량 사용 또는 대체 수입이 가능한 품목 등을 제외하면 총 159개 품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거부하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대단히 무모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일본의 수출 규제는 명백한 경제 보복”이라며 “일본에 상응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반도체·디스플레이...2차는 전방위 타격 백색국가 제외 조치는 일본의 2차 경제 보복이다. 앞서 일본은 7월 1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을 포괄적 수출허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개별허가로 바꾸는 1차 경제 보복을 전격 발표했다. 이들 품목은 한국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TV·스마트폰·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들로,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제조에,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기판 제작에, 에칭가스는 반도체 세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일본이 세계 시장의 70~90%를 점유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일본에서만 수입해야 하는 소재나 부품들을 골라냈고, 우리가 가장 아프다고 느낄 1~3번을 짚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외교 갈등이 경제 보복으로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첫 배상 판결이 나온 지 8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30일 징용 피해자들이 일했던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을 시작으로 위자료 지급을 명령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이후 일본 정부는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을 근거로 국제법 위반 상태가 됐다며, 한국 정부에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사법부 판결에 개입하지 않고 피해자 중심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이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청구권협정에 따른 중재위 가동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국 정부가 한·일 양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재원을 조성해 위자료를 주자고 제안했지만, 이는 일본이 거부하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말 아베 정부와 함께 도출한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백지화한 것도 일본이 거론하는 신뢰 훼손의 한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작년 12월 동해상에서 발생한 한국 해군 구축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간 갈등과 진실 공방 역시 한·일 관계를 악화시켰다. 일본 정부는 신뢰가 깨진 한국과의 ‘수출관리 운용상의 재검토’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비롯된 정치·외교적 갈등에 경제 영역을 끌어들였다는 것이 보편적 인식이다.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우대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을 때리면 지지도가 올라가는 분위기에서 자기 정치를 위해 경제 보복 조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img4 가마우지 경제서→펠리컨 경제로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가마우지’에서 ‘펠리컨’으로 바꾸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월 5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우리 모두가 합심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마우지는 중국에서 가마우지의 목 아래를 끈으로 묶어 물고기를 잡아도 못 삼키게 한 뒤 어부가 가로챈 일화를 빗댄 말이다. 한국이 소재·부품·장비를 일본에 의존함으로써 다른 국가에 수출을 해도 정작 이득은 일본에 돌아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언이다. 정부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1차적으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5년 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 100대 품목의 공급안정성 확보를 목표로, 2028년까지 7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안보상 수급 위험이 크고 주력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20개 품목은 국산화 및 수입선 다변화로 1년 내 공급 안정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기업 인수합병(M&A) 및 투자 확대를 위해 총 37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도 제공하기로 했다. 성윤모 장관은 “지금의 현실은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이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동안 숱한 위기를 극복해 온 우리 경제와 산업의 저력을 믿고 있다”며 “100대 핵심 전략품목들은 조기에 공급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img5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맞대응 카드도 꺼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장관회의를 거쳐 8월12일 전략물자 관련 수출입 고시 개정안을 발표했다. 현재 ‘가’와 ‘나’로 분류된 전략물자 수출지역 구분을 ‘가의1’ ‘가의2’ ‘나’로 세분화 해 일본을 ‘가의2’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일본은 현재 미국, 독일 등과 함께 ‘가’ 지역 29개국에 포함돼 있다. 국내 기업이 ‘가의 1’ 지역 국가에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심사기간은 5일 이내지만, ‘가의2’또는 ‘나’ 지역 국가에 수출할 때는 허가신청서와 전략물자판정서, 계약서, 서약서 등 내야 할 서류 종류가 ‘가의1’ 지역의 2~3배에 이르고 심사기간도 15일로 늘어난다. 정부가 관리하는 전략물자는 총 1735개다. 다만 일본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한국산 비중이 적어 일본의 경제 보복과 비교해 한국의 맞대응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 상반기(1∼6월) 일본의 총 수입액 39조1321억엔 중 한국에서 수입한 금액은 1조6228억엔으로 4.2%다. 한국의 수입에서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 가까이다. 한국산 의존도가 높은 철강 제품 등은 대체 수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략물자에 포함되지 않는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도 거론되지만, 일본 반도체의 한국산 의존도도 약 17%로 높지 않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도 한국 정부의 맞대응 카드로 거론된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군사 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맺은 협정으로, 2016년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병력 이동과 사회 동향, 북 핵·미사일 관련 정보 등을 일본과 공유하기 위해 체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 직전 국회에 출석해 “지금은 유지 입장이나,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g6 ‘NO 재팬!’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일본이 2차 경제 보복을 단행한 이후 첫 주말인 8월 3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비판하기 위한 집회에는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에도 불구하고 680여 개 시민단체와 시민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가 적힌 옷을 입고, 침략과 식민지배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와 경제 보복을 비판했다. 집회를 주최한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일본이 침략과 식민지배의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우리나라를 자신들의 경제·군사적 하위 파트너로 길들이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경제 보복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시민행동은 일본이 경제 보복을 철회할 때까지 촛불집회를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불매운동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본 대표 자동차 브랜드인 토요타의 7월 판매량이 40% 가까이 감소하는 등 일본차 판매가 뚝 떨어졌다. 유니클로와 ABC마트, 아사히맥주 등 소비재 기업들의 매출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일본 여행을 보이콧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며 일본 노선 취항을 축소 또는 폐지하는 국적항공사도 늘고 있다. @img7 “한·일이 방법 찾아라”...뒷짐 진 미국 일본의 경제 보복에서 비롯된 한·일 경제전쟁이 격화하고 있지만,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미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8월 1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 양국이 갈등을 완화할 방법을 찾길 바란다”며 거리를 뒀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간 갈등이 심화됐지만, 어느 한쪽 편에도 서지 않는 자세를 취해 왔다. 기미야 타다시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절대 개입 안 한다”며 “일본이 규제 조치의 이유로 안전 보장 문제를 내세운 것도 미국의 정보에 의한 것이라는 말이 일본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뢰 회복이 해법...양국 정상 다가서야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은 양국의 갈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일본 내부에는 한국 정부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이 상당히 강하다”며 “실타래처럼 얽힌 한·일 관계가 빠른 시일 내 정상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기미야 교수도 “이번 조치는 미국의 묵인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것은 헛수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해법은 대화를 통한 신뢰 회복이다. 이민환 교수는 “장기적으로 볼 때 양국이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신뢰가 없으면 언제든지 이런 일들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일 정부가 (자국 내) 여론을 의식해 상호 비난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라며 “양국 정상이 서로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가 양국 모두에 상처를 남길 우려가 있다”며 경제 보복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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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호

‘친한파’ 정치인 아베 신조 한국경제에 칼을 꽂다

日총리 첫 현충원 참배 아베 “한국에 필설로 표현 못할 고통 줬다” 발언도 재집권 후에도 ‘러브콜’ 보냈지만 계속되는 홀대에 미련 접어 日국민 韓제재 지지...꼬인 실타래 풀기 쉽지 않을 것 |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 2006년 10월 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흑석동 국립현충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일본 역대 최연소 총리로 기대를 한몸에 받던 그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현충원을 참배했다. 평민 출신 의병장 신돌석, 의열단원으로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김상옥, 일본 총독 부임 시 폭탄을 던진 강우규 의사 등 애국선열을 모신 이곳에서 그의 참배는 의미가 컸다. 아베 총리는 1차 내각(2006~2007) 당시만 해도 ‘친한파’로 분류되던 정치인이었다. 그의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가 유명한 한류팬이라는 점도 한국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아베 총리는 이때 “한국인들에게 필설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줬다”며 “과거사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의 친한(親韓) 기조는 2012년 말 재집권 당시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랬던 아베 총리가 달라졌다. 2019년의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해 “국가 간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신뢰가 훼손됐다”고 말하고 있다. 달라진 건 말뿐만이 아니다. 그는 한국 경제에 직접 칼을 겨누고 있다. 지난 7월 4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강화를 시행하더니, 8월 2일 각의(국무회의)에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반한(反韓) 행보의 표면적 이유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위안부 재단 해산이다. 하지만 단지 두 사건 때문에 아베 총리가 바뀌었다고 하기엔 친한파이던 과거의 아베 총리가 설명되지 않는다. 아베 총리는 대체 왜 ‘변절’한 것일까. 한국에 수차례 건넨 ‘러브콜’...돌아온 건 푸대접 “박근혜 대통령님 오늘 만나서 반갑습니다.” 2014년 3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 아베 총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첫 대면한 박 대통령에게 한국어로 인사했다. 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나름의 성의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입술을 꾹 깨물 뿐이었다. 결례라면 결례라고 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듬해 열린 2015년 한·일 정상회담은 아베 입장에서 ‘푸대접’의 절정이었다. 박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아베 총리가 일본대사관 근처 한정식 집에서 일본대사 등 수행원들과 점심 식사를 한 것이다. 일본 여론은 총리가 홀대받았다는 분노로 들끓었다. 심지어 일본 정부가 수차례 박 대통령과의 오찬을 제안했지만, 청와대에서 “시간이 없다”고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양국 공동 기자회견도 없었다. 이에 일본 언론에서는 “아베의 러브콜은 끝났다”는 진단을 내렸다.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해 한 호의적 발언도 점점 사라졌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 가고 싶다”며 한국에 호감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 음식을 먹고 문화를 즐기고 싶다고 반복해 말했다. 사실 그가 재집권한 당시의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아베 총리의 러브콜은 뜻밖이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덴노(天皇·일왕) 사죄 발언으로 일본 내에선 혐한 분위기가 확산됐다. 혐한 서적이 넘쳐나고 거리엔 헤이트스피치가 등장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아베 총리는 꿋꿋이 한국에 러브콜을 보냈다. 일본 언론에선 아베 총리가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고 봤다. 그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상은 친한파 정치인이었다. 평소 한국 정치인이나 기업인과 친하게 지냈던 것으로 유명하다. 아베 총리 역시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고향인 야마구치(山口)현의 재일동포 기업인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당시 한국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거물 정치인의 자손이었던 박 대통령에게 아베 총리는 동류 의식을 느낀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베 총리의 친한 행보는 지지 기반의 한 축인 극우들에 의해 ‘한국계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베 총리도 계속된 푸대접과 홀대에 점점 실망하는 기색을 보였다. 2014년 헤이그 3개국 정상회담 이후 아베 총리의 한국 언급은 줄어들었다. “한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 물론 아베 총리가 관계 개선 노력 자체를 포기한 건 아니었다. 한국에 대한 러브콜 자체가 단지 개인적 호감만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아베 총리의 머릿속엔 중국이 있었다. 2010년 센카쿠(尖閣) 열도 문제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일본은 ‘희토류 수출 규제’라는 날벼락을 맞는다. 세계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자부심은 이때 중국의 수출 규제와 불매 운동에 상처를 입었다. 재집권한 아베 총리는 중국 견제를 위해선 한국과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계산을 세웠다. 한·미·일 동맹을 굳건하게 세워 동북아 세력 균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친중 노선을 걷던 박근혜 정부와 엇박자를 냈다. 일본 주간지에는 계속되는 푸대접에 아베 총리가 한국을 비난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공식적으로 아베 총리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언급했고, 과거사를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2015년 12월 나온 한·일 위안부 합의는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 많은 반발을 불러왔던 이 합의는 사실 아베 총리에게도 정치적 리스크가 굉장히 큰 결단이었다. 아베 총리의 지지층인 보수 측에서는 ‘언제까지 사과해야 하냐’는 비난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로 지지층을 설득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으로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위안부 합의는 사실상 파기됐다. 화해·치유재단이 해산된 것이다. 어렵게 만들어낸 합의가 파기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자 아베 총리는 자국 내에서 거센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결국 지지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그는 한국에 강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에서 내린 강제징용 배상 판결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 정부는 1965년 협정으로 청구권 문제는 해결됐다는 입장이었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일본 정부는 한국에 해결을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사법부를 존중한다”는 발언뿐이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월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든 이후 “신뢰 훼손”이란 말을 반복하고 있다. 8월 6일 히로시마(広島) 원폭 74주기 추모식 기자회견에선 한국에 대해 “국가와 국가 관계 근본에 관한 약속을 확실하게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뜻이었다. ‘브레이크 역할’ 日여론도 악화...관계회복 어려워 악화된 양국 관계는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일 관계에서 일본 내 여론은 관계 악화의 브레이크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엔 다르다. 일본 내 여론도 “한국은 믿을 수 없다”로 바뀐 것이다. 강제징용 판결 후 일본 정부의 대화 요구에 한국 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게 컸다. NHK가 8월 2~4일 18세 이상 일본인 2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49%로 3주 전(45%)보다 4%포인트 올랐다. 게다가 응답자의 55%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지지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가 최근 개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도 한·일 관계 회복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1일 참의원(상원) 선거가 끝난 후 아베 총리는 “내 사명으로서 헌법 개정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전후 체제 탈피를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헌법 9조 개헌은 이를 위한 밑바탕이다. 하지만 헌법 9조 개정은 아직도 일본 내 반발이 있다. 때문에 아베 총리에게는 여론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아베 총리가 목표로 내세우는 개헌 시기는 2020년이다. 최소한 이 시기까지 그의 ‘한국 때리기’는 개헌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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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호

기미야 타다시 도쿄大 교수 “韓, 대법원 판결과 청구권협정 양립 가능한 묘안 제시해야”

이번 조치는 미국의 묵인하에 이뤄진 것 WTO 등 국제사회 호소는 ‘헛수고’ ‘2+1’ 해법, 일본에 제시하는 것이 필요 | 오영상 기자 goldendog@newspim.com “이번 조치는 미국의 묵인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본다.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것은 헛수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 직접 해결해야 한다. 대법원 판결과 한일청구권협정을 양립시킬 수 있는 ‘2+1’ 해법을 일본에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인 기미야 타다시(木宮正史) 도쿄대학교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는 한·일 관계의 해법으로서, 한국 정부가 대법원 판결과 청구권협정을 양립시킬 수 있는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미야 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 7월 29일 도쿄대학 고마바(駒場)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기미야 교수와의 일문일답. Q. 이번 조치는 일본의 경제 보복이 맞나. A. 보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대항’ 조치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한국 측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예방적 차원에서 수출 관리 엄격화라는 대항 조치를 꺼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는 일본 정부의 판단에 따라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조치다. 한국 정부를 각성시키기 위한 것으로 본다. 다만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이 이뤄지기 전, 다시 말해 일본 기업에 피해가 생기기 전에 미리 취해졌다는 점에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이해해 줄 만한 조치인지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Q. 그래서 한국 정부는 WTO 등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A. 잘 알고 있다. WTO 일반이사회에 의제로 상정했고, 미국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일본과 직접 협상하지 않고 왜 이렇게 하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헛수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물론 일본과의 협상 조건이 까다로운 건 이해한다. 그래도 직접 해결해야 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과 접점을 찾기 어려워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소용없을 것이다. 일본 일부에서는 한국의 이런 태도를 ‘고자질 외교’라고 말하기도 한다. Q. 문재인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나. A.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너무 안이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작년 10월 판결 이후 일본 측의 반발에도 아무것도 안 하다가 8개월이 지나서야 기업들의 출연금으로 위로금을 지급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 처음부터 이러한 제안을 하고 거기서부터 논의를 해 나갔다면 모를까, 8개월 지나 내놓은 제안으로서는 너무나 부족했다. 문 정부가 위기감이 없었고, 너무 안이했다. Q.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이번 조치의 원인 중 하나라는 말인가. A. 사실 대선 때부터 일본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았다. 일본 언론들은 반일·친북 프레임으로 문 정부를 봤다. 나는 보다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에서 문 정부를 똑바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문 정부의 대응이 너무 안이했다.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객관성·이성을 잃기 쉽다. 문 정권은 촛불로부터 나온 권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촛불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Q. 중국에는 배상을 했다. 한국엔 왜 안 하나. A. 중국에도 일부에 한해 이뤄진 것이다. 중국과는 중일평화우호조약을 체결하면서 중국 측이 전쟁 배상을 포기했다. 일본 법원에서 화해를 권고했고, 양측이 받아들이면서 배상이 이뤄졌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 식민지 시대를 사셨던 한국 분들은 불법적인 피해를 입었다. 배상을 하게 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할 수도 있다. 또 일본 정부는 청구권협정에서 모든 문제가 최종적으로 완전히 해결됐다고 믿고 있다. 한국과는 청구권협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있어 벽이 높다. 게다가 문 정부는 피해자중심주의를 주장하고 있지 않나. 일본 측 입장에서는 위험한 발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위안부와 징용공 문제는 너무 슬픈 일이다. 그분들이 납득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다. 피해자중심주의는 좋은 말이지만 문제 해결에는 어려울 수 있다. Q. 수출 규제 조치에 안보 프레임을 씌웠다. A. 일본 정부는 지금 한·일 관계를 재정의하려 하고 있다. 일본이 안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과거사 문제에서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핑계가 아니라 일본의 안보 속에서 한국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본다. 일본의 외교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지고 있고, 지금까지는 우리 편이었지만 앞으로는 내 편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동맹 관계보다 남북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한국의 문제인지, 문 정부의 문제인지를 판단하고 있을 수도 있다. 문 정부가 아니라면 한·일 관계가 좀 더 좋아졌으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일본 정부 내에 있다. Q.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나. A.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일본의 안보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또 일본의 역할도 필요하다. 미국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지지가 필요하다. 문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속에서 일본의 안보나 평화에 피해를 주지 않고, 일본을 위해서도 필요하니 협력하자고 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Q. 한국이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제시했을 때 안보 프레임은 어떻게 되나. A. 아베 정부가 홧김에 한 것은 아니지만, 전략적 출구를 가지고 안보 프레임을 씌웠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일본은 안보 프레임을 어떻게 거둬들일 것인가 고민하게 될 것이다. Q. 미국이 이 문제에 개입할 것으로 보는가. A. 미국은 절대 개입 안 한다. 이번 조치 자체가 미국의 묵인하에 이뤄졌다고 본다. 일본이 규제 조치의 이유로 안전 보장 문제를 내세운 것도 미국의 정보에 의한 것이라는 말이 일본 내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Q. 조기 철회 가능성은. A. 절대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 내 여론도 한국 측에 비판적이다. 일본인은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 일본 정부가 한국 측을 비난하는 것은 예전에 했던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게 일본 국민들에게 먹히고 있다. 한국을 혼내줘야 한다는 여론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장기화될 것으로 본다. Q. 일본 기업들이 피해를 우려해 정부에 요구할 수도 있지 않나. A. 일본 경제에도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일본 경제계의 총의라고 본다. 하지만 아직 실제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전이다. 기업들이 미리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 게다가 일본에는 ‘손타쿠(忖度)’라는 문화가 있다. 알아서 처신한다는 말이다. 기업들은 정부 눈치를 많이 본다. 이번 조치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더 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한국 정부의 무조치, 일본 내 여론, 일본 기업의 손타쿠가 일본 정부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Q. 그럼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A. 일본이 받을 만한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일본도 이대로 끝까지 갈 생각은 없을 것이다. 한국이 해법을 제시하면 일본도 수용할 것으로 본다. ‘2+1’(한국 정부와 기업+일본 기업에 의한 해결) 방식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기업 뒤에 숨어서 ‘1+1’ 해법만 제시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대법원 판결과 청구권협정을 양립시킬 수 있는 창의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일본 정부도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 하지만 그만큼 청구권협정도 존중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두 가지를 모두 존중할 수 있는 묘안이 있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관여해 무제한으로 문제가 확대 안 되게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한국 정부가 일본 기업의 배상에 대해 일정한 선을 긋고 대응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일본 정부도 납득할 수 있다. 물론 일본 정부도 받아들이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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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국채10년 인덱스 펀드 vs 'KOSEF10년국고채 ETF'

NH아문디자산운용 ‘Allset국채10년인덱스’ 1년 수익률 12.02% 키움투자자산운용 ‘KOSEF10년국고채 ETF’ 1년 수익률 13.32% |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 여윳돈 1000만원으로 재테크를 계획 중인 A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우리 경제가 장기 저금리 추세에 접어들면서 만기가 긴 채권 상품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정보를 접했다. 증권사 지점을 방문한 A씨는 국채 10년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와, 같은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ETF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점 직원의 설명을 들은 A씨는 ‘장기 관점 재테크’라는 투자 취지에 맞게 ‘Allset국채10년인덱스펀드’에 가입했다. 금리 인하 추세와 맞물려 장기채 펀드가 인기다. 최근 1년 새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국채 10년물에 투자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연 10% 이상으로 치솟았다. 미·중 무역 분쟁 및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장기 국채를 담은 채권형 펀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8월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뤄진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작년 7월부터 꾸준한 증가세다. 당시 100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1년 만인 올해 6월 118조원을 넘어섰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상품은 NH아문디자산운용의 ‘Allset국채10년인덱스펀드’다. 8월 6일 기준 설정액 35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6월 설정액이 2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약 7주 만에 15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끌어모았다. 수익률 역시 고공행진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8월 6일 기준 이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5.36%, 6개월 수익률은 6.46%다. 1년 수익률은 12.02%에 달한다. 이 펀드는 전체 자산 중 90% 이상을 10년물 국채에 투자한다. 국내 유일의 국채 10년 금리와 연동되는 인덱스펀드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10년물에 투자해 이자수익과 함께 시장금리 하락 시 펀드에서 발생하는 초과수익을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펀드의 강력한 경쟁자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10년국채선물ETF’를 비롯해 ‘키움KOSEF10년국고채ETF’, ‘한화ARIRANG국채선물10년ETF’, ‘KBSTAR국채선물10년ETF’ 등이 있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운용설정액이 560억원인 ‘키움KOSEF10년국고채ETF’다. 운용순자산은 716억원 규모다. 자산 구성을 보면 국고채 10년물이 91.85%, 현금 등 기타 유동성이 8.20%다. 회사 측에 따르면 8월 6일 기준 이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은 5.72%, 1년 수익률은 13.32%다. 유사한 기초자산을 보유한 구조인 만큼 양 상품의 수익률도 비슷하다. 양 상품 듀레이션(평균 투자회수기간)이 각각 7.5년, 8년으로 비슷한 만큼 향후 금리 변화에 따른 수익률 변화폭 역시 비슷할 전망이다. 듀레이션 8년은 금리가 1% 내려가면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8% 정도 올라간다는 의미다. 다만 투자 기간 및 투자 목적에서 차이가 난다. NH아문디의 국채10년인덱스펀드는 장기 투자에, KOSEF10년국고채ETF는 단기 베팅에 적합한 상품이다. ETF의 경우, 별도 환매수수료는 없으나 사고 팔 때마다 매매수수료가 붙는다. 판매사를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다는 편의성이 장점이다. 펀드처럼 만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금리 방향 변화에 따른 단기 투자가 가능하다. 실제로 이 ETF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대부분 단기 베팅 성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펀드 자체의 수익률은 두 상품이 비슷하지만 실시간 사고 팔기가 가능한 ETF의 특성상 여러 번 매매를 반복하다 보면 보수 책정 구조와 매매수수료 등으로 인덱스펀드보다 결과적으로 누적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 ‘Allset국채10년인덱스펀드’는 처음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력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 탓에 일본처럼 장기 저금리 추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만든 상품”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듀레이션이 긴 펀드가 위너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이후에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한데, 이 경우 개인들이 국채나 선물에 투자하는 게 쉽지 않다. 이 자금들이 펀드에 많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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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정할 땐 부동산·인프라 투자” 타이거부동산인프라고배당ETF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ETF’ 국내 첫 부동산 ETF 맥쿼리인프라·맵스리얼티1·이리츠코크렙·신한알파리츠 등 투자 연 5% 내외 배당수익률 목표...저금리 시대 투자처로 주목 |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 상장지수펀드(ETF)로도 부동산, 인프라 관련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 리츠(REITs), 특별자산·부동산펀드를 담은 ETF를 출시하면서다. 국내외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조로 투자자들이 예·적금 이자보다 높은 인프라·부동산 관련 주식의 배당수익률에 주목하면서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ETF’도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ETF는 국내 첫 부동산 ETF다. 기초지수인 ‘에프앤가이드(FnGuide) 부동산인프라고배당 지수’ 움직임과 유사하도록 운용한다. 코스피에 상장한 리츠, 특별자산·부동산펀드에 주로 투자한다. 나머지는 배당수익률 상위 종목으로 채웠다. 장기적으로 특별자산군(리츠, 특별자산·부동산펀드) 종목이 늘면 특별자산군으로만 지수를 구성(특별자산군 종목이 12개 이상일 경우 100% 편입)할 방침이다. 맥쿼리인프라(특별자산펀드) 투자비중이 16.68%(지난 8월 5일 기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맥쿼리인프라는 국내 상장 인프라펀드다. 유료도로, 교량, 터널 같은 인프라 자산을 시행(신설, 증설, 개량 또는 운영)하는 법인의 주식, 채권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주주들에게 분배한다. 주요 투자자산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등이다. 부동산펀드인 맵스리얼티1(16.40%), 리츠 종목인 이리츠코크렙(15.04%), 신한알파리츠(13.38%)도 편입 상위 종목이다. 리츠는 오피스, 쇼핑몰 등 대형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분배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맵스리얼티1은 오피스빌딩과 호텔 등 부동산을 매입해 얻은 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펀드다. 서울 중구 오피스빌딩 ‘센터원’, ‘판교 미래에셋타워’ 등에 투자했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뉴코아 야탑·일산·평촌·중계·분당점 등 5개 점포에서 나온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연 7% 안팎의 안정적인 배당금 지급을 목표로 한다. 신한알파리츠는 △크래프톤(옛 블루홀), 네이버, 무지(MUJI)를 주요 임차인으로 둔 ‘판교 크래프톤 타워’와 △유베이스, 신한생명, KT 등이 임차인으로 있는 ‘용산 더 프라임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오피스 리츠다.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ETF는 연 5% 내외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운용한다. 맥쿼리인프라, 맵스리얼티1,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약 4~6%다. ETF가 투자한 종목에서 얻은 배당수익은 현금(투자신탁분배금)으로 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ETF는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에도 담을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 IRP는 국내외 주식 직접투자가 금지돼 있어 개별 리츠에 투자할 수 없다. 단, 리츠를 모아놓은 ETF에는 투자할 수 있다. 운용보수를 포함한 연간 보수는 약 0.75%다. 재간접 ETF로 맥쿼리인프라, 맵스리얼티1,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 등 특별자산군 종목의 보수를 투자비중으로 가중평균한 보수를 부담한다. 김형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팀장은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ETF는 부동산 관련 인컴(고정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라며 “증시에 상장한 리츠, 특별자산·부동산펀드를 시가 비율만큼 담아 개별 종목 투자보다 안정적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고 싶은 고객에게 맞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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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설계사들 3년 내 절반 사라진다

보험설계사 절반, 최저시급 알바보다 소득 낮아 보험사들, ‘규모의 경쟁’서 ‘효율화 추구’ 전략 선회 | 김승동 기자 0l087094891@newspim.com “이르면 3년 내 현재 40만명 넘는 설계사가 20만명 이하로 줄어들 수 있어요.” 보험업 전망을 묻자 보험사 한 고위 임원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수익만을 좇아 맹목적으로 설계사 수를 늘려온 업계 관행이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설계사 규모는 임계점에 달한 상태로, 이제 급격히 축소될 일만 남았다”고 봤다. 특히 월수입 100만원 이하 설계사들의 입지는 급격히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설계사 전체의 50%, 월소득 200만원 이하” 보험연구원의 ‘전속설계사 소득분포 시사점’(19.06. 정석원 연구위원) 자료를 보면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 중 월소득이 50만원 미만인 설계사는 전체의 17.9%다. 50만~100만원 미만 9.9%, 100만~200만원 미만 20.2%로 집계됐다. 월소득 200만원도 안 되는 설계사 비중이 48%인 셈이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월소득 50만원 미만은 전체의 19.7%, 50만~100만원 미만은 10.3%, 100만~200만원 미만은 21.1%다. 손해보험사 소속 설계사 중 매월 200만원도 못 버는 설계사는 51.1%. 이 같은 저소득 설계사가 전체 보험 판매원의 20% 미만이다. 반면 월소득 500만원 이상 설계사는 생명보험사 17.4%, 손해보험사 16.6%로 나타났다. 이들 고소득 설계사가 전체 보험의 50%가량을 팔고 있다. 다시 말해 소득 하위 50%의 설계사는 전체 보험의 20%를 파는 반면, 소득 상위 20% 설계사가 전체 보험의 50%를 팔고 있다. 보험설계사는 개인사업자다. 영업을 위해선 교통비는 물론 식비나 접대비가 발생한다. 이런 비용을 감안하면 소득 하위 50%의 설계사는 최저시급을 적용한 아르바이트(하루 8시간, 주 5일, 주휴시간 35시간 포함)보다 소득이 낮은 셈이다. 물론 보험사도 이들 소득 하위 설계사에 대해 인건비, 관리비, 임차료 등을 부담한다. 따라서 보험판매 환경에 부정적인 변화가 발생할 경우 생산성이 낮은 설계사들부터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험사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고, 하나라도 더 팔려고 무리하게 영업조직을 확장해 왔다”고 했다. 그는 “현재는 규모 확장의 관행을 유지하는 동시에 효율화를 추구하는 과도기”라며 “조만간 효율화를 우선시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계사 소득 + 판매 방식 ‘양극화’ 최근 국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금융, 특히 보험업 진출을 선언했다. 업계는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생활밀접형 미니보험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구축한 플랫폼을 활용해 만기가 짧고 보험료가 싼 상품을 취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T’ 앱으로 카카오택시를 부르면 자연스럽게 ‘택시승차거리보험(가칭)’에 가입되는 식이다. 택시 운행거리에 따라 100원 단위 등으로 보험료가 결정되며, 사고가 나면 일정 금액이 카카오페이로 자동 입금되는 방식이다. 즉 카카오택시로 30㎞를 운행하면 300원(10㎞당 보험료 100원)을 받고, 교통사고가 발생해 카카오보험에 사고접수가 들어가면 위로금으로 30만원이 입금되는 식이다. 택시에서 하차하는 순간 보험은 종료된다. 소액이기 때문에 가입이 부담스럽지 않다. 반면 보험금을 지급받으면 만족도는 쏠쏠한 상품이 된다. 네이버도 플랫폼을 통해 비슷한 경쟁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온라인 미니보험이 활성화되면 설계사들은 과거 단순한 보험상품 취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미니보험이 활성화되면 자동차보험은 물론 여행자보험, 운전자보험, 암보험 등 설계사가 판매하는 상품들이 온라인 영역으로 팔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저소득 설계사들 소득은 더 줄어들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저소득 설계사 위축 불가피 최근 금융 당국이 보험사업비 개편 방안을 내놨다. 개편안은 보험사업비 중 가장 비중이 큰 설계사의 모집수당을 축소한다는 게 골자다. 내년에 개편안이 실행되면 설계사의 소득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 7월 22일 개설된 ‘e-클린보험서비스’도 설계사 소득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까지 설계사 역량평가 기준은 ‘영업력’이었다. 하지만 e-클린보험서비스에선 설계사의 신뢰도지표(유지율, 불완전판매비율 등)를 공개한다. 무리한 영업을 통해 민원이 발생하는 등 불완전판매 발생 시 퇴출될 수도 있다. 결국 완전판매를 위한 노력이 불가피하고, 이에 소득 감소가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만약 설계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도 고용보험이 의무화되면, 보험사들은 비용 축소를 위해 저소득 설계사부터 정리할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효율화를 중심으로 설계사를 고도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에 온라인보험 활성화 및 사업비 축소, 신뢰도 지표 등의 정책은 저소득 설계사의 설자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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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호

진정한 금융비서 꿈꾸는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300만원 들고 호떡장사 뛰어든 추진력 갑 ‘경영학도’ ‘카드→대출→보험’ 서비스 확장...포인트는 ‘개인화’ 방대한 데이터로 고객 이해하기...‘금융비서’ 꿈꾼다 |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 백인혁 사진기자 dlsgur9757@newspim.com “과소비 2단계 경보, 당신은 숨쉬는 것처럼 돈을 쓰고 있습니다!” 1주일간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신뱅샐 씨는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에 뜬 문구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돈 관리 앱 ‘뱅크샐러드’에서 보낸 경고(?) 메시지다. 김태훈(34) 뱅크샐러드 대표는 “개인 라이프를 챙겨주는 금융비서로서, 고객이 본인의 소비 패턴을 보고 공감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고 했다. 그는 돈 관리의 시작은 지출이라고 생각한다. 위트 있는 문구에 이용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뱅크샐러드가 보내는 메시지 확인 비율은 60%다. 카드사의 2~3% 수준에 비해 월등히 높다. 기반 다져준 ‘카드’...최근엔 ‘보험’도 집중 김태훈 대표가 뱅크샐러드를 창업한 일화는 유명하다. 첫 창업은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300만원을 갖고 호떡 장사에 뛰어든다. 경영학도로서 ‘경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밀어붙였단다. 이후 핀테크에 눈을 돌렸다. 신용카드를 만들기 위해 카드상품 팸플릿을 뒤적이던 그에게 문득 들었던 의문이 있다. ‘나한테 맞는 카드는 뭐지?’ 이것이 출시 5년 만에 450만 다운로드, 400만 가입자를 둔 돈관리 앱 ‘뱅크샐러드’의 시작이었다. 김 대표는 뜻이 맞는 친구들과 서울 공덕동에 작은 원룸을 구했다. 이후 1년간 밤낮없이 2500여 종의 카드 데이터를 쌓았다. 이들은 각 카드사가 홈페이지에 문장으로 풀어놓은 상품 혜택을 한데 모아 기준을 잡고 정리했다. 소비자들의 지출 내역도 연동했다. ‘A카드를 B카드로 바꾸면 연 10만원이 절약됩니다.’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상품 추천 서비스가 선보였다. 서비스는 금세 인기를 끌었다. 2015년 핀테크 챌린지 대상 등 핀테크 분야의 각종 상을 휩쓸었다. 투자를 받기 시작하면서 창업한 지 1년 만에 빚도 청산했다. 기세를 몰아 뱅크샐러드는 대출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김 대표는 “우리의 보충 정보가 고객이 낮은 금리로 적시에 대출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봤다”고 했다. 이용자는 뱅크샐러드 앱에서 금리, 한도 등을 감안해 대출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데이터가 부족해 여신을 받지 못했거나,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던 이들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서비스였다. 특히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1사 전속주의’(대출모집인이 한 금융사 상품만 판매) 규제 특례도 받으면서, 한자리에서 금융사 대출상품 간 금리 비교가 자유롭게 이뤄진다. 뱅크샐러드는 ‘보험’에도 역량을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건강이 악화됐을 때 이에 맞는 보장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 보험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보험료가 높아지더라도 개인의 건강 변화에 따른 맞춤형 보장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에 뱅크샐러드는 이용자가 받은 건강검진 결과, 보건복지부가 내놓는 질병 통계, 보험사들의 보험 보장체계 등 각기 다른 정보들을 연결해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연내 이용자의 건강 정보가 바뀔 때마다 이에 맞는 보험이 무엇인지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데이터 주인, 금융회사 아닌 ‘고객’ 최근 금융 데이터 개방(마이데이터)에 앞장서는 현 정부의 기조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그는 평했다. 정부가 금융 데이터 권한을 금융회사가 아닌 고객이 갖도록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핀테크 회사로서 금융 데이터 개방을 계속 요구해 왔는데, 요즘 정부가 궤를 같이해 줘서 신바람이 난다”며 “3년 전만 해도 금융위가 규제를 너무 안 풀어준다고 토로했는데,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도와준다”고 했다. 이미 적지 않은 금융 데이터를 축적한 뱅크샐러드로선 ‘금융 데이터 개방’이 호재만은 아닐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자타 공인 ‘마이데이터 전도사’로 활약 중이다. “고객 중심의 데이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예요. 사익도 중요하지만 공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 마이데이터가 법제화되면 뱅크샐러드가 활용한 스크래핑 방식보다 데이터 확보가 빠르고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 그렇다고 뱅크샐러드의 보안이 취약한 것은 아니다. 뱅크샐러드는 지난 6월 전자금융업자 라이선스를 취득해 보안을 한 차례 검증받았다. 지금은 국제 인증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를 취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보가 유출되면 여론에 의해서도 큰 타격을 입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보안에 신경을 쓴다”며 “금전적인 투자도 보안에 가장 많이 한다”고 전했다. 보안에 뱅크샐러드가 쏟아부은 돈만 20억원가량이다. 뱅크샐러드는 ‘고객의 금융비서’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수입,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고객이 향후 재산이 얼마가 될지 예측해 보는 등 생애 재무설계의 영역까지 확장해 보려고요.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금융을 개인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민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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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호

신흥국 부동산 투자? 베트남 찍고 ‘미얀마’ 간다

아세안 최빈국 미얀마, 부동산 개방해 해외자금 유치 임대수익률만 연 20%...현지 부동산 규정 제대로 살펴야 |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미얀마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얀마는 투자 임대수익이 높은 데다 당국이 부동산 개방을 확대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까지 보장하고 있다. 아세안 최빈국 미얀마, 대외개방으로 성장성 회복 미얀마는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최빈국에 속한다. 2018년 기준 1인당 GDP는 1572달러에 불과하다.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은 6~7%대 수준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아웅산 수치 정권이 택한 길은 대외 개방. 해외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마침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책과 맞물려, 수도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등을 중심으로 중국과 싱가포르에서도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태국, 영국, 베트남 등도 미얀마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미얀마 진출을 가속화하고 나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고, LH는 미얀마 건설부와 함께 주택·도시 분야 협력을 약속하고 현지 합작법인에 투자했다. 최근 2~3년 새 주요 시중은행들은 미얀마 개인대출 서비스를 시작했고, 국민은행은 미얀마 건설부와 주택금융 상호 협력방안을 추진 중이다. GS건설, 현대차동차, 롯데제과 등도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것과는 달리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부동산에 국한된 점은 한계다. 미얀마 양곤증권거래소(YSX)는 2016년 첫 거래를 시작했으나, 3년이 지난 현재 상장사는 5개에 불과하다. 미얀마 국채 역시 외국계 은행에 제한적으로 투자를 허용했을 뿐, 일반 기관들이 거래하기는 어렵다. 아직 금융시장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부동산 규제 완화, 수익률 높고 자금 회수도 보장 우리에게 미얀마는 생소한 편이다. 미얀마가 중국, 태국, 인도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것도, 인구가 5000만명이 넘는 것도 일반인들에겐 관심 밖이다. 반면 미얀마 사람들에게 한국은 가장 ‘핫’한 국가다. 현지 TV에서는 매일 우리나라 드라마를 방영하고 롯데리아, 탐앤탐스, 더페이스샵 등이 인기를 끈다. 대학 내 한국어 강좌는 인기 있는 수업 중 하나다. 미얀마의 한류 열풍과 함께 부동산 투자를 중심으로 이미 ‘아는 사람은 아는’ 리그인 것도 맞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부동산 투자에서 단맛, 쓴맛을 본 투자자들이 다음 타깃으로 정한 곳이 미얀마라는 말도 들린다. 한 해외부동산 투자자는 “요즘 베트남 부동산 투자설명회에 가서 미얀마 투자를 물어볼 정도로 인기”라고 귀띔했다. 미얀마 부동산 가격은 2011년 이후 성장세를 기록하다가 2015년부터 조금씩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당국이 콘도미니엄법을 제정하고 부동산 서비스업 라이선스를 새로 부여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인다. 미얀마는 지난해부터 콘도미니엄에 외국인이 전체의 40%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합법적인 외국인 투자금의 회수를 보장하고 있어 정식 절차만 지키면 투자수익을 한국으로 송금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특히 이 부분이 중국이나 베트남 부동산 투자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부동산의 가격 변동성은 크지만, 월세 수입은 상당히 짭짤하다. 수도 양곤의 체감 부동산 가격은 서울의 절반 수준이지만, 월세 수익은 우리나라를 웃돈다. 7000만원짜리 콘도미니엄을 매입한 뒤 월 120만원가량의 월세를 받아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연 20%를 상회하는 경우도 많다. 시중은행의 개인소액대출 금리만 30%, 사금융 금리는 50%를 넘는 상황이어서 임대수익도 크다. 이희상 코트라 양곤무역관장은 “도시화가 가속화하면서 올해 1분기 수도 양곤의 부동산 거래 건수가 30% 늘었다”며 “부동산 거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부동산서비스법안’이 올해 통과될 것으로 보이고, 외국인 투자 규제도 완화하는 추세”라고 했다. 미얀마 투자기업 아시아플러스의 이철호 대표는 “미얀마는 20~30대 인구가 가장 많은 항아리 구조여서, 앞으로 주택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계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도 양곤을 비롯해 만달레이, 달라 등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관련 규정 꼼꼼히 따져야...거래비용 높아 다만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콘도미니엄’에 대한 제약이 있고, 관련 당국 절차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미얀마는 중국이나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토지 소유권을 갖고 투자자에게는 일정 기한(50~70년) 단위로 임대한다. 강신원 한·미얀마연구회 회장은 “콘도미니엄을 아파트로 오해해선 안 된다. 같은 주거공간이어도 당국이 명확히 콘도미니엄으로 지정했는지, 이미 투자한 외국인 비율이 40% 미만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얀마는 부동산 가격 대비 구매 커미션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단기 투자 유혹만 좇아 현지인과 함께 차명계좌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법정 분쟁이 일어날 경우 손해를 피하기 어렵다.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정식 투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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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호

국내산업 좌초 위기? “자생력 높이는 기회”

반도체 등 전자산업, 일본산 비중 높아 피해 우려 차·철강 등은 국산화와 대체재 충분해 영향 적어 “부품 국산화, 대체재 찾기, 그리고 한일관계 정상화 기대” | 백진엽 기자 jinebito@newspim.com 일본이 도발했다.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3가지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했다. 소재와 부품에서 세계 최강인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다. 일본산 소재나 부품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불가피하고, 수입선 다변화 또는 국산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8월 2일 각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우리 기업들은 1194개 품목 수입에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품목은 건별로 일일이 수입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유효기간이 종전 3년에서 6개월로 줄어든다. 수입에 걸리는 기간은 기존 1주일에서 최대 3개월로 늘어나고, 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2종에서 9종으로 늘어난다. 반도체·전자업계, 수입선 대체·국산화에 ‘사활’ 가장 우려가 큰 산업은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업계다. 일본산 부품과 소재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일부 품목은 일본산 비중이 90% 이상에 달하기 때문. 이에 일본이 우리의 핵심 산업을 겨냥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 업계가 공동으로 소재와 부품 국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 같은 국산화 노력은 비단 일본의 보복 조치가 아니더라도 진작 했어야 하는 일이다.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기 대책이라는 점이다. 결국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체재를 찾아야 한다.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안 찾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7월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HF) 수출을 규제하자 두 회사는 국내외 업체들의 제품을 끌어모아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총괄 사장 등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7월 초 일본을 찾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출장 이후에는 사업부문 경영진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국내 소재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그룹 계열 반도체 소재 회사인 SK머티리얼즈는 최근 고순도 불화수소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최종 검토를 마친 뒤 설비 개발에 착수했으며, 올해 말 샘플 생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국산화, 중간 단계로는 기술력이 확보된 지역에서 대체재를 확보하는 전략을 제안한다. 대체재 확보로 급한 불부터 끄고, 장기적으로 국산화를 이뤄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車·철강·화학, 부품 대부분 국산화 자동차업계는 상대적으로 평온하다. 부품의 국산화가 대부분 이뤄졌고 대체품 수급 역시 원활하기 때문이다. 다만 탄소섬유 등 일본 소재의 완전 대체 여부와 검증기간, 제조 설비·부품 등 세부 항목을 챙기고 있다. 예상 밖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 치명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품목은 탄소섬유다. 수소전기차 등 미래 차 생산에 필수적인 수소 탱크를 일본산 탄소섬유로 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나 중국 등에서 수급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증 절차 등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섬유 같은 경우 인증에만 6개월이 걸리고, 이후 자체 테스트를 시행하는 데만 6개월이 더 소요된다”고 전했다. 이미 국내 자동차업계에선 일본산 탄소섬유 대체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대차는 효성첨단소재와 손을 잡고 고강도 탄소섬유에 대한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제에 탄소섬유 국산화를 진행하는 게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업계 역시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원료인 철광석을 일본에서 수입하지 않고, 제조 설비도 대부분 국산화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와 화학업계도 ‘영향권 밖’이라는 반응이다. 기초 소재는 일본 의존도가 높지 않고, 수출향 산업이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는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극바인더, 음극바인더, 파우치 등 일부 소재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소재들이 화이트리스트 품목에서 제외되면 조달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일본 정부가 추가 수출 규제를 결정한 것에 대해 한국 경제계는 양국 간의 협력적 경제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며 “일본 정부는 이제까지의 갈등을 넘어서 대화에 적극 나서 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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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호

한일 갈등에도 뜨거운 한류 인기…왜?

|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일본이 경제 보복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문화 보복에서는 실패한 모양새다. 한·일 양국의 극한 대립에도 일본 내 한류 열풍은 여전히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다.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은 지난 7월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공연 일정을 순조롭게 마쳤다.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도 예정대로 NHK의 전파를 탄다. 현재 일본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도 송출 정지 없이 꾸준히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연일 시끄러운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콘서트가 취소되거나 드라마 방영이 결방된 상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면담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는지, 가시적인 문제가 발생했는지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어를 교육하고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세종학당의 관계자 역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문화 영역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없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에 17개 세종학당이 있다. 특별한 문제가 감지되는 부분은 없으며, 이전과 같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속에 한류가 별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이렇다 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상천 교수는 “아베 정부가 경제 보복을 하면서 나름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수출 규제 품목을 지정한 것은 안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문화는 제재를 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한류가 싹을 틔운 계기는 ‘겨울연가’가 인기를 얻으면서다. NHK가 ‘겨울연가’를 방영하면서 배용준, 최지우 등이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대중가요와 공연계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겨울연가’를 즐겨보던 일본 팬들의 자식 세대가 한국 아이돌에 열광하면서 한류의 확산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와 블랙핑크가 일본에서 집중 조명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물론 중간에 침체기도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정치·외교적 갈등이 심했던 2012년, 이명박 정권 때가 대표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3~4년간 한류는 얼어붙었다. 정치·외교 상황이 나아지면 어김없이 한류가 다시 활황을 맞았다. 한류가 일본 경제 보복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문화 콘텐츠 소비 형태의 변화도 한몫을 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한류 콘텐츠를 소개하는 방식이 최근 유튜브와 SNS로 바뀌었다. SNS는 국적과 관련 없는 공간이다. BTS와 ARMY는 이미 국적의 개념을 뛰어넘는 가치”라고 해석했다. 이어 “지금은 소비자인 팬과 스타가 직거래를 하는 구조다. 방송 출연을 정지시켜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게 없는 미디어 환경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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