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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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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국가부채 대해부] 지금은 괜찮다고? 2057년이면 국민연금도 빚내서 준다

|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저출산·고령화와 성장 둔화로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복지와 일자리 등에 대한 지출은 갈수록 늘고, 국가의 지급여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게 나라 살림의 현실이다. 10여 년간 30%대를 유지해 온 국가채무비율이 당장 올해 4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에 국민연금까지 국가가 지급보장에 나서면 국가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2019년 3월 11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10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집무실에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들이 찾아왔다. 한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한 IMF 연례협의 미션단과 한국 경제 사령탑의 비공식 첫 만남이다. 미션단은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단장을 비롯해 소하랍 라피크 연구원, 니엘 제이콥 한센 연구원, 루이 수 연구원, 이동렬 연구원(이상 아태국), 시네 크록스트럽 조사국 사무관 등 6명으로 구성됐다. 2월 말 한국에 온 이들은 약 보름간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을 돌며 재정·조세, 고용·노동, 중소기업, 기업 구조조정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금융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기업 관계자들도 만났다. IMF 미션단은 정부 당국자와의 마지막 일정인 홍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꺼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올해 한국이 목표로 한 2.6~2.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GDP)의 0.5%를 초과하는 추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장 둔화와 고용 부진, 높은 가계부채비율, 잠재성장률 감소 등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 특단의 재정 확대 처방을 내린 것이다. IMF의 권고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해 경상GDP(1782조3000억원)의 0.5%인 8조9000억원 이상의 추경안이 짜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달 3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고통을 이유로 정부에 추경 편성을 지시한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 보름여 뒤인 4월 24일 정부는 6조7000억원 규모의 2019 추경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IMF의 권고보다 2조원 이상 적은 규모다. IMF뿐만 아니라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10조원 수준의 추경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부가 올해 추경 규모를 조절한 이유 중 하나는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다른 국가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지만,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재정 당국의 고민을 내비쳤다. 국가채무는 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빚으로, 갚아야 할 시기와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다. 국공채와 차입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국가채무, 연금충당부채 포함하면 ‘눈덩이’ 정부의 ‘2018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중앙정부+지방정부)는 전년 대비 20조5000억원 늘어난 680조7000억원이다. 중앙정부 채무가 전체의 95.8%인 651조8000억원이고, 나머지 28조9000억원은 지방정부의 채무다. 지난해 기준 총인구(5160만7000명)로 나누면 국민 1인당 1319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59조6000억원이던 국가채무는 10년 새 321조1000억원(89.3%) 증가했다. 여기에 미래의 빚인 연금충당부채를 더하면 국가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지난해 말 기준 연금충당부채는 939조9000억원으로, 1년 새 93조2000억원(11%)이나 늘었다. 2011년 342조원이던 연금충당부채는 불과 8년 새 3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고용하는 공무원과 군인 퇴직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당장 금고에서 꺼내 써야 하는 돈은 아니지만, 미래에는 지급부담이 생기는 부채란 의미다. 2010년까지 국가재무제표에서 빠져 있던 연금충당부채는 그해 10월 정부의 회계처리 방식이 바뀌며 국가부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가채무와 연금충당부채, 국공채 발행잔액을 합친 국가부채는 전년 대비 126조9000억원(8.2%) 늘어난 1682조7000억원이다. 국가부채가 늘고 있지만, 전체적인 나라 살림살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일반특별회계에 사회보장기금의 수입과 지출을 더한 통합재정수지는 31조2000억원 흑자로, 흑자 규모가 전년 대비 7조1000억원 늘었다. 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도 적자폭이 7조9000억원 줄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국가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 채무를 합친 일반정부부채도 OECD 평균(2017년 기준 110.9%)보다 낮은 42.5%다. 김성봉 한성대 교수(경제학과)는 “현재 재정 상황만을 보면 나쁜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과거 재정위기를 겪었던 국가와 비교해 우리는 괜찮다는 인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수 호황 끝나...부채비율 40% 육박 기재부가 예상하는 올해 국가채무는 작년 대비 51조1000억원(7.5%) 증가한 731조8000억원이다. 6조7000억원의 추경에서 절반인 3조6000억원을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기로 하면서 증가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졌다. 정부가 빚을 내 추경을 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 사태를 앞세웠던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국가채무비율도 지난해 38.2%에서 올해 39.5%로 1.3%포인트 뛰게 된다. 국가채무비율이 증가하는 것 역시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재정 건전성은 더 나빠질 수 있다. GDP 증가율이 1분기 마이너스(-0.3%)를 기록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채무비율을 계산할 때 분모가 되는 경상GDP는 GDP(실질)에 소비자물가, 수출입물가 등 가격 요소를 더한 것으로, 두 지표는 비례하는 특징이 있다.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가운데 경상GDP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자연히 국가채무비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img4 홍남기 부총리는 연초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2.6~2.7%로 정했는데, 2.7%보다는 2.6%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경기가 막 꺾이던 시점으로, 경제 사령탑이 올해 우리 경제의 미래가 밝지 않음을 일찌감치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GDP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수출과 투자 부진이 이어지며 2.6% 경제성장률 달성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호황을 누리던 세수 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올 1~3월 국세수입은 7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0.8%) 감소했다. 법인세는 전년 동기 대비 1조4000억원 더 걷혔지만 부가가치세(-5000억원), 교통세(-4000억원), 관세(-4000억원) 등 대부분의 세목이 1년 전보다 줄었다. 3월 누계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도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15조6000억원, 14조7000억원 증가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경제학과)는 “좋았던 세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추경을 한 번 더 편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넘거나 근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채무비율 40%는 그동안 정부가 건전 재정의 기준으로 삼아 온 수치다. @img6 핵폭탄 국민연금...“씀씀이부터 고쳐라” 내년 이후가 더 걱정이다. 정부의 2018~2022년 재정운용계획을 보면 2020년 지출 증가율은 7.3%로, 이를 대입하면 515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나온다. 2017년 400조원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500조원을 넘어서는 재정 인플레다. 그 와중에 정부의 지출 장부에는 조 단위 항목이 새로 쌓여가고 있다.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 실업자에게 월 50만원씩을 6개월간 주는 한국형 실업부조, 올해 시작된 고교 무상교육, 기초연금 인상 등으로,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img5 국회 예산정책처는 재정 건전성을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국가채무비율이 2030년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향후 국가재정의 또 다른 시한폭탄은 국민연금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 지급보장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연금 기금은 현재 27세 청년이 수급자가 되는 2057년 기금이 완전 소진(124조원 적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이 완전 소진된 상태에서 지급해야 할 금액은 2088년 기준 782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제4차 재정추계에서 ‘2015~2065년 인구추계’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5년’을 대입하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은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인구성장률은 2029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경제활동참가인구(15~64세) 100명당 부양해야 할 노령인구는 2017년 18.8명에서 2067년 102.4명으로 5.5배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근로자 1명당 부양해야 할 가족이 1명을 넘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경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참가인구 감소로 최악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2041~2050년 0.7%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준 KDI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로 인해 퇴장하는 노동자는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생산가능인구의 절대 규모는 감소하기 때문에 성장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경제·사회적 현실에서 국가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씀씀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상봉 교수는 “한번 늘어난 예산을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안 쓸 수도 없다”며 “국가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수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증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법인세나 소득세 인상 모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어렵다”면서 “무엇보다 정부가 씀씀이를 줄이고 선심성 대책을 최소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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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 더욱 커지고 있다

앞날 예측 어려운 미·중 무역갈등 이란 - 북한 핵문제는 원점 회귀 고수익에 눈멀어 리스크 경시하는 글로벌 유동성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40년 이상 유지되던 자유무역주의에 대해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이 앞장서서 허물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은 5월 이후 이란과 북한 핵 문제,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욱 휘둘리는 모습이다. 이란 원유 수출 봉쇄와 베네수엘라 정변으로 국제유가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가 원점에서 다시 논의돼야 할 정도로 그간에 진전되던 협상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핵 프로그램 재개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항공모함과 B-52 폭격기 대규모 배치 등 이란 위기의 고조는 국제유가의 주요 변수다. 여기에 우리의 현실인 북핵 문제도 한창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진행되다 갑작스레 멈춰섰다.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는 자산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행동에 충격을 준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자산가격을 과도하게 끌어올려 밸류에이션에서 자신감을 잃게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염성은 대단히 높다. 현재 가장 취약한 고리는 미국부터 신흥국까지 봇물을 이룬 회사채와 고수익률을 제공하는 정크본드 시장이다. 저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데다 벼랑 끝 경제 위기에 대한 공포가 한풀 꺾인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지난해 이머징마켓 전반에 패닉을 일으켰던 아르헨티나와 터키를 생각해 보면 정치권 리스크와 실물경기 악화가 맞물리게 될 때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은 가늠하기 힘들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난해와 같은 신흥국 금융시장에 리스크가 전염될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실물경제에서 가장 큰 이슈인 미·중 무역갈등도 일단 봉합됐다고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중국은 미국이 원하는 경제 시스템의 변경을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고, 무역갈등에 어느 정도 내성을 기른 상태다. 실제 올 들어 미·중의 수출입 규모가 전년 대비 급감하면서 양국의 무역협상은 향후 방향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지난 4월 기준 실적을 보면,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13.1%)과 일본(-16.3%)의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또 유럽(6.5%), 아세안(0.7%)에 대한 수출증가율도 전월 두 자릿수에서 크게 둔화됐다. 전체적으로는 달러 기준 전년 대비 2.7% 감소하며 예상치보다 큰 감소폭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장기 발전의 근간은 ‘중국제조2025’다. 현재 짜여진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확보, 글로벌 리더로 올라서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를 포기하고 무역을 취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국가 간, 특히 강대국 간의 밀고 당기는 역학관계는 여지가 많기 때문에 일방적인 포기나 성취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중국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는 완전한 문제 해소를 통해 이전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물경제가 위기 수준은 아니더라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은 선진국들의 금융 정책에서 드러났다. 정상화(긴축)로 선회한다던 금융 정책이 모두 기존의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성장 동력이 떨어진 글로벌 경제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된다면, 금융시장은 불가피하게 또 크게 흔들릴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5월 들어 더욱 도드라진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베네수엘라 정변이 어떻게 해결과 안정으로 가닥을 잡을지 온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달러 강세 지속, 다만 하반기에 꺾일 가능성 있어 연초 쏟아진 달러 약세 전망 속에서도 달러화는 계속 강해졌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4월 말 97.52까지 오른 후 최근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경제가 유로존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에 비해 강하다는 게 이 같은 달러 강세의 주요 배경이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비네이 판데 트레이딩 헤드는 미국 외 다른 나라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달러화가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 전까지는 달러화가 호주 달러와 영국 파운드, 한국 원화 대비 강해질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데 헤드는 “달러는 여건이 변화하기 전까지 계속 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 강세 기조 속에서 한국 원화는 대표적인 약세 통화로 떠올랐다. 5월 들어 달러/원 환율은 1170원대까지 오르며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도이체방크의 최경진 채권·통화본부장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성장 우려와 추가경정예산 규모에 대한 실망감으로 달러/원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판데 헤드는 미국 외 경제 개선세가 확인될 때까지 호주 달러와 영국 파운드, 한국 원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밸류 우려에 주식투자자 자신감은 ‘뚝’ 지난 4월 MSCI 전세계 지수 기준으로 본 글로벌 증시는 선진국의 강세에 힘입어 3.2%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기대, 1분기 기업 실적의 예상 밖 호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 등이 호재가 됐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월간으로 2.6% 올랐고,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4월 마지막 거래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월간으로 각각 3.9%, 4.9% 상승했다. 3대 지수 모두 연초 4개월을 기준으로 약 9년 만에 최고 성과를 냈다. 신흥국 증시도 2% 상승하며 랠리를 펼쳤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만 소폭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전문지 배런스의 설문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가 상당히 비싸다고 응답한 비율은 70%로 5년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 모간뎀프시 캐피탈매니지먼트의 마크 디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런스에 “순익이 감소하거나 둔화하는 상황에서 밸류에이션이 확대되는 시장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로존과 미국 경기의 경기지표가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긴 하지만 증시 랠리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는 것이다. 정치 리스크의 금융시장 전염 우려 높아 지난 3월 미 연준의 양적긴축(QT) 중단이 촉발했던 경기 침체 공포가 일정 부분 진정됐지만 월가의 트레이더들과 정책당국 내에서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이 끊이지 않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이른바 ‘서브 제로’를 오가는 양상이다. 투자자들은 연준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저조한 인플레이션에 손발이 묶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발행시장과 하이일드본드는 활황을 연출했다. 미국부터 신흥국까지 기업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룬 한편 상대적인 고수익률을 제공하는 정크본드가 주식시장과 함께 동반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 이후 글로벌 회사채 발행액이 747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17년 같은 기간 세운 최고치 7340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유로존 주변국 채권에 공격적인 베팅이 이뤄졌고,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정책 및 중국의 경기 회복이 고위험-고수익률 채권으로 자금을 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연히 지난해 이머징마켓 전반에 패닉을 일으켰던 아르헨티나와 터키 사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정치권 리스크와 실물경기 악화가 맞물리면서 달러화 표시 채권을 중심으로 수익률과 신용부도스왑(CDS)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신흥국 금융시장에 리스크가 전염될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확실성 증대로 유가 상하 진폭 크게 확대 4월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4개월 연속 상승세다.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월 말 대비 6.3% 상승해 지난 4월 30일 배럴당 63.91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베네수엘라·리비아의 생산 차질, 미국의 이란 제재 예외국 연장 종료 등으로 배럴당 66달러까지 상승,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차질로 상승 압력이 지속되겠지만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의 적절한 증산이 있으면 유가가 안정세로 회복할 가능성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에는 패닉 바잉 소지가 있다. 현재 사우디 등의 증산 여력은 이란의 공급 차질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중론이다. 반면 베네수엘라, 리비아 등의 공급 차질도 있어 사우디 등의 대응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으면 유가는 단기적으로 10% 이상 추가 상승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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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눈덩이 적자’ 미국·일본은 걱정 안 한다 “돈 더 찍어 경기 부양하자”

현대화폐이론(MMT) “정부가 돈 찍어 경기부양을” 눈덩이 재정적자 괜찮다?...美 민주당서도 확산 “MMT 잘못됐다” 비판 목소리도 높아 | 민지현 기자 jihyeonmin@newspim.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재정 지출 확대로 미국 연방정부의 올해 연간 재정적자가 89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2022년에 1조1160억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0~2029년 연평균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0년간 연평균 2.9%를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28년까지의 누적 재정적자는 33조달러로 GDP의 96%에 이를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괜찮다” 돈 찍어 경기부양 더 하자 하지만 미국의 눈덩이 재정적자에 대해 미국 정·재계에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재정적자 규모에 얽매이지 않고 화폐를 더 찍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자국 통화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국가는 재정지출만큼 화폐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를 핵심 전제로 하는 현대화폐이론(MMT, Modern Monetary Theory)은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없다면 경기 부양을 위해 국가가 마음껏 화폐를 발행해도 괜찮으며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MMT는 정부의 재정적자를 일정 수준 이하로 묶어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론이다. 이를 두고 논란은 학계를 넘어 정치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일부 민주당 유력 후보들이 MMT를 언급하면서다. 지난 2016년 MMT의 창시자 스테파니 켈톤 스토니브룩대학 경제학 교수가 2020년 미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경제 자문을 맡으면서 미국 정치권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재조명받았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이 ‘모두를 위한 의료보험제도(Medicare for all)’와 10년 내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6조6000억달러가 소요되는 ‘그린 뉴딜’ 등을 주장하면서 재정 마련 대책으로 MMT를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민주당 진보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MMT에 대한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적인 상황이 변했다. 이제는 공화·민주당 모두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무시하는 이론을 알고 있다”며 재정 수문이 활짝 열렸다고 표현했다. MMT 옹호론자들은 균형 재정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며 재정적자 규모에 얽매이지 않고 화폐를 찍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류 경제학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다. 물론 MMT 적용이 가능한 국가들은 정부가 자국 통화로 빚을 지는 것이 가능한 기축통화국에 한정된다. 미국뿐 아니라 기축통화국 중 하나인 일본에서도 MMT 논쟁이 나오는 이유다. 스테파니 켈톤 교수는 일본을 사례로 들며 자신의 MMT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켈톤 교수는 “일본의 GDP 대비 공적채무는 미국의 3배가 넘는데도 초인플레이션이나 금리 급등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자국 통화로 발행한 채무 불이행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장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빚은 갚아야 하는 것, 신뢰 문제 ‘빚은 갚아야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쪽도 만만찮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MMT가 반드시 모순되지 않게 체계화된 이론이라고 할 수 없다. 재정적자와 채무 잔고를 고려하지 않은 생각은 극단적인 주장”이라며 “정부가 중·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대해 시장에 확실한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많은 주류 경제학자들은 MMT에 회의적이다. 이들은 정부 지출의 무분별한 확대는 인플레이션 급등과 같은 문제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 이론에 대해 “그냥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으며,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MMT가 공짜 점심(free lunch)이라는 잘못된 전제를 하고 있다며 “부두 경제학(voodoo economics)”이라고 비난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는 MMT는 “쓰레기”라고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존 르웰린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MMT 지지자들은 거의 메시아적으로 말하지만, 설명이 다소 모호하다”며 “MMT는 완전 고용과 동떨어져 있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두드러지고, 금리가 제로인 예외적인 경제 상황에서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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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외면받던 변액보험 ELS 만나더니 ‘달라졌네’

장기투자 ‘변액보험’과 중위험·중수익 ‘ELS’ 장점 결합 기대수익 UP 변동성 DOWN...장기 고수익 가능 | 김승동 기자 0l087094891@newspim.com 과거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줬던 변액보험이 달라졌다. ELS(주가연계증권)를 만나면서다. 기대수익률은 은행 이자의 2~3배 수준이고 리스크는 낮아졌다. 업계 보험전문가들은 ELS 등 파생결합증권을 품은 변액보험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에 ‘신뢰 떨어져’ 지난 2005년에서 2008년, 코스피지수는 1000포인트 선에서 2000선으로 퀀텀점프했다. 이 과정에서 변액보험이 장기투자 최적의 상품으로 부상했다. 당시 보험사들은 ‘변액보험에 10년 이상 투자 시 고수익과 함께 보험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마케팅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쇄적으로 붕괴됐다. 변액보험도 수익률이 꺾이면서 소비자들이 불신하기 시작했다. 막상 10년 시점에 기대에 미치지도 못했다. 고수익은커녕 원금에도 미치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변액보험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는 무너졌다. 당시 ‘10년 이상 장기투자 시 고수익에 비과세’가 가능하다던 보험사 홍보가 공염불이 된 이유는 △저성장·저금리로 예상수익률을 밑도는 실제수익률 △변액보험의 높은 사업비 등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변액보험 활성화 시기였던 2007년 공시이율은 4~5%대다. 이에 상품설계서의 수익률 시뮬레이션 적용 수익률은 공시이율의 2배 수준인 연 8~10%를 예시로 들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주가지수는 반토막 수준인 1000포인트 이하로 떨어졌다가 제자리를 찾았지만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지루한 박스권이 이어져 왔다. 즉 변액보험으로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사업비를 초기에 집중적으로 차감하는 상품 구조도 문제였다. 초기에 매월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이 중 사업비로 20만원 내외를 제하다 보니 실제 펀드에 투입되는 돈은 8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투자 원금으로 들어가는 돈 자체가 적다 보니 장기투자에도 원금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변액보험을 외면했다. 이에 기존 가입자는 유지해도 신규 가입자는 크게 줄었다. 장기투자의 변액보험과 중위험·중수익 ELS 결합 하지만 보험사들은 고객들이 외면한 변액보험을 버릴 수 없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영향 때문. 보험사 입장에서 일반 저축성보험 수익성이 극도로 낮아진 반면 변액보험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다. 가입자도 저금리 탓에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상품보다 변액보험의 기대수익이 더 높다. 이에 보험사들은 실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고, 찾았다. 이 중 하나가 변액보험에 파생결합증권인 ELS를 접목한 ELS변액보험. 변액보험은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되돌려주는 상품이다. ELS는 원금의 대부분을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일부를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이를 통해 원금은 지키면서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이런 구조로 중위험·중수익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변액보험을 통해 ELS에 투자하면 각각 가지고 있던 단점은 가려지는 대신 장점은 부각됐다. 변액보험은 변동성이 줄어들었고, 만기가 짧아 단기투자를 반복해야 했던 ELS는 장기투자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ELS 쿠폰(ELS의 수익률) 또한 높일 수 있었다. “ELS와 만난 변액보험, 메리트 생겼다” 현재 ELS변액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KB생명, 하나생명, 카디프생명 등 3곳이다. 삼성생명이 관련 상품을 내놨지만 판매량 부족으로 철수했다. 그런데 이들 3사의 ELS변액보험 수탁고가 갈수록 늘고 있다. ELS변액보험이 투자자들에게 점차 알려지면서다. 변액보험 덕에 통상 3년 이내로 투자하던 ELS를 길게 운용할 수 있어서다. 운용사 입장에서 만기가 길면 그만큼 안정적으로 ELS를 운용할 수 있다. 이에 높은 쿠폰을 제시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여기에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특정 종목 대신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에만 투자한다. 종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6개월마다 조기상환이 가능하며 낮은 배리어(통상 90-90-85-80-75-60)를 적용한다. 아울러 노녹인(NO-Knock In) 구조다. 만기에만 주가지수가 40% 이상 폭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한다는 의미. 이에 ELS변액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3사의 평균수익률은 모두 6% 내외다. 이는 은행 이자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조기상환되거나 만기로 수익률을 챙기면, 비슷한 ELS에 반복 재투자한다. 고객은 변액보험 관리를 위해 펀드변경권 등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 보험사 관계자는 “3~4년 전부터 ELS 등 파생결합증권을 품은 변액보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변액보험 중에서 ELS변액보험이 가장 활성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변액보험으로 투자한 ELS는 지금까지 6% 내외의 쿠폰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며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있지 않으면 변액보험에서 투자하는 ELS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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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애널리스트 육류담보대출 P2P 회사 차리다

3년전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서 기회 발견, 제2의 인생 도전 즉시매각·평판조회 등 안전장치 마련…설립 6개월부터 흑자 “중소기업에 도움 주고, 투자자엔 적절한 수익 안기는 게 목표” |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 | 이한결 사진기자 alwaysame@newspim.com # 불과 2년 전만 해도 하얀 셔츠에 타이트한 넥타이, 각 잡힌 슈트를 입고 서울 중심가 고층빌딩으로 출근하던 나홍석 씨. 지금은 캐주얼 셔츠에 면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1주일에 몇 번씩 축산시장의 메카 ‘마장동’을 헤집고 다닌다. “형님 요즘 수입육 시세가 어때요?” 반가운 얼굴의 한 상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요즘 kg당 소가 ○원, 돼지가 ●원.” 나홍석 씨의 손이 수첩 위로 바삐 움직인다. 육류담보대출 전문 P2P 회사 모자이크펀딩을 운영하는 나홍석(46) 대표 이야기다. 나 대표는 국내외 증권사를 두루 거친 잘나가는 애널리스트였다.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던 그는 맥쿼리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를 끝으로 월급쟁이에서 벗어났다. 20년을 애널리스트로 일했지만 사실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과감하게 회사 생활을 접었다. “위기가 곧 기회”...창업 아이템 낙점 처음엔 나 대표도 대부분 애널리스트가 그렇듯 자산운용사를 하나 창업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1년에 70~80개사가 신설되는 레드오션. 뚜렷한 킬러아이템 없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뉴스에 나오는 ‘육류담보대출’ 단어가 나 대표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 당시 동양생명, HK저축은행 등 국내 2금융사들은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하다 6000억원 규모의 사기를 당했다. 나 대표는 “이전에는 육류담보대출 분야를 전혀 몰랐다”며 “이론만 놓고 보면 육류담보대출은 동산이지만 부동산 성격이 강하고 위험도가 크지도 않다”고 했다. 육류담보대출은 창고에 넣어둔 축산물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통상 22~23톤짜리 컨테이너 하나에 1억원어치 삼겹살이 담겨 있다. 똑같은 값이면 예컨대 도둑 입장에서 조그마한 다이아몬드 1개가, 삼겹살이 가득 담긴 컨테이너 1개보다 훔치기 쉽다는 것이 나 대표의 생각이다. 또 시장이 매년 성장해 창고 안의 고기가 팔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를 일도 없다. 그럼에도 2금융사가 대규모 사기를 당한 것은 ‘미흡한 확인 절차’ 때문이라고 봤다. 나 대표는 “육류담보대출 관련 담당자가 회사별로 한 명뿐이었다”며 “서울에 있는 담당자 한 명이 하루 종일 자리를 비우고 경기도 용인, 광주 등지에 있는 창고를 실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업자들도 이를 알고 없는 물건을 있다고 사기를 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출 담당자가 수입육 시세를 정확히 알지 못해 중개인에 의존하는 구조도 위험도를 높인다. 수입육 시세는 공시가 되지 않아 발품을 팔며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나 대표는 “중개인을 통하면 담보에 대한 감정평가가 얼마나 제대로 될지 확신할 수 없다”며 “또 정확한 시세를 알지 못하면 중개인에게 줘야 하는 수수료도 제대로 책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실사태’ 재연?...“걱정은 넣어둬” 나 대표는 육류담보대출의 성공을 확신했다. 대신 2금융사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위험을 방지하는 장치를 여럿 뒀다. 가장 먼저 ‘철저한 창고 실사’다. 나 대표를 포함해 4명의 임직원은 서류심사 과정에서 담보물이 실제 있는지, 규모가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1주일에 몇 번씩 전국 곳곳의 창고를 찾는다. 박스를 열어 직접 눈으로 육류의 존재 여부와 상태를 확인하고 양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 나 대표는 “무작위로 몇 곳을 정해 한 달에 한 번 갑자기 방문하기도 한다”며 “ ‘오버’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라고 웃는다. 믿을 만한 회사인지, 대표인지 평판 조회를 하는 일에도 나 대표는 공을 들인다. 서류만으로는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20년간 축적해 놓은 나 대표의 ‘분석’ 능력이 십분 발휘된다. 그는 “좋은 업체여도 담보물 품목이 어떤지, 시황이 어떻게 변할지 등을 살피도록 분석 툴을 짜놨다”며 “예컨대 요즘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하반기엔 돼지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엔 LTV를 다른 때보다 여유 있게 잡는다”고 설명했다. 대출자가 대출금을 갚지 않거나, 담보물 시세가 15% 이상 하락하면 바로 담보물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는 장치도 뒀다. 이를 위해 모자이크펀딩은 계약 체결 시 대출자로부터 담보물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넘겨받아 둔다. 투자자는 돈을 떼일 걱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높은 가치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되도록 담보물의 유통기간은 최소 1년이 남도록 한다. 통상 수입육 유통기간이 2년인데, 나온 지 1년이 넘은 고기는 수요처가 줄어 가치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출자가 계약을 연장하고 싶다고 해도 새로운 담보를 갖고 오도록 한다. 이러한 디테일한 노력이 더해져 모자이크펀딩은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았다. 법인, 기관을 중심으로 투자를 안정적으로 유치했고 대출금 상환은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5월 초까지 249개 상품을 선보여 약 828억원의 누적 대출액을 기록했다. 연평균 수익률은 11.63%, 연체율(약정된 상환이 30일 이상 경과)은 0%다. 설립 6개월째부터 흑자를 기록 중이다. 나 대표는 “금융의 본질은 돈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돈을 투입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투자자에게는 적절한 투자수익을 배분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지금은 수치화한 목표보단 금융의 본질에 집중해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좋은 중소기업들에는 건실하게 터를 잡도록 해주고, 투자자에는 적절한 수익률을 안겨주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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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680조 vs 1700조 진실은

연금충당부채 포함 여부에 따라 차이 커 미확정 부채지만 미래 지급 의무 “국가보전금 등에 대한 논의 있어야” | 최온정 기자 onjunge02@newspim.com 직접 상환 의무만 부채 vs 잠재적 채무도 나랏빚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가채무(Government Debt)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직접적인 상환 의무를 부담하는 확정채무를 의미한다. 확정채무는 갚아야 할 시기와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공기업 부채나 4대 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부족액, 민자사업 손실보전액 등 정부가 보증을 선 금액은 국가채무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나랏빚이 680조7000억원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국가재무제표상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지난해 국가부채 규모는 1700조원에 육박한다.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전·현직 공무원 및 군인에게 향후 77년간 지급해야 하는 총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추정한 잠재적 채무를 의미한다. 지난해 연금충당부채는 940조원으로, 이를 포함하면 국가부채 규모는 1682조7000억원이 된다. 할인율에 따라 연금충당부채 고무줄 연금충당부채 전부를 국가가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줘야 할 돈만 계산하기 때문에 공무원, 군인이 매월 납입하는 금액과 사용자(국가) 부담금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공무원연금의 경우 작년 11조4000억원가량 수입이 발생했지만 이 금액이 연금충당부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연금운용수익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실제 국가가 납입할 금액은 연금충당부채보다 작다. 또 연금충당부채를 계산할 때는 미래 지급할 금액의 현재가치를 계산하기 위해 할인율(국채 10년물 이자율)이 사용되는데, 할인율 추정치가 하락하거나 부채의 지급기한이 다가올수록 부채의 현재가치가 더 커지는 속성이 있다. 즉, 연금충당부채는 할인율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금액이 증가하게 된다. 정부는 이처럼 연금충당부채가 국가가 온전히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아니라는 점, 할인율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미확정채무’라는 점을 근거로 연금충당부채를 국가채무에서 제외하고 있다. 고령화·공무원 증가로 연금충당부채 부담 커져 고령화로 인해 급격한 연금충당부채의 증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공무원연금이 도입된 1960년의 평균수명은 52.4세였지만 2017년에는 82.7세로 늘었다. 57년 만에 20년이 더 늘어나면서 연금을 줘야 하는 기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처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공무원 및 군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충당부채가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중 공무원을 17만4000명 늘리겠다고 공언한 점도 이러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재직기간 증가로 늘어난 연금충당부채는 94조1000억원이며, 이 중 85%인 79조9000억원은 할인율 인하로 발생했다. 나머지 15%만이 실질적인 요인으로 발생했다. 공무원과 군인이 납부한 기여금 외에 정부가 사용자로서 지급하는 연금 부족분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부는 매년 부족분 3조7000억원가량을 연금 부족분으로 납부하고 있다. 보전금은 국민이 감당하는 금액인 만큼 보전금의 변화 추이를 세밀히 살펴야 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연금충당부채와 국가채무를 구분해야 한다”면서도 “연금충당부채 규모 자체만을 문제 삼기보다는 국가 보전금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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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648조 국가채권 누가 갖고 있을까

은행·보험·연기금·증권·투자신탁사 순 ‘큰손’으로 떠오른 보험사...10년간 투자 5배↑ 외국인, 국고채 15.2% 보유...자본 유출 부메랑 될라 |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1950년 1월. 대한민국 정부는 처음으로 국채를 발행했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로 나라 살림이 가난해지자 빚을 낼 수밖에 없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100억원(당시 1억환). 정부가 ‘건국국채’라는 이름을 붙여 처음으로 발행한 국채 규모다. 정부는 100억원 중 40억원을 국민에게 할당했다. 일반 공모 방식을 취했지만 강제적이었다. 정부는 국채소화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각 시·도에 국채 소화 물량도 배분했다. 당시 재무부 장관은 국민 의무를 다하려면 국채를 사야 한다고 종용했다. 정부는 금융기관에도 30억원을 떠넘겼다. 금융기관이 건국국채를 재판매할 때 한국은행이 우선 인수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정부는 우여곡절 끝에 국채 할당 물량을 차질 없이 발행했다. 첫 국채 발행 이후 69년이 지났다. 정부는 이 기간 국채 관련 제도를 손질했다. 특히 국채 발행 방식을 뜯어고쳤다. 국채 강제 인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1994년에는 국채인수단도 꾸렸다. 은행과 증권사, 투자금융회사 등 약 100개 금융기관이 국채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정부는 국채인수단 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국채를 발행한다. 이후 건국국채처럼 정부가 강제로 민간에 국채 물량을 떠넘기는 사례는 사라졌다. ‘큰손’으로 떠오른 보험사...금융위기 후 투자 늘려 중앙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는 2018년 말 기준 651조8000억원이다. 이 중 648조4000억원이 국채다. 국채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과 국민주택채권, 국고채권으로 나뉜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해외 채권시장에서 외평채를 발행한다. 또 국민주택 건설 재원을 마련하려고 국민주택채권을 발행한다. 국민주택채권은 건설사 및 국민이 갖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외평채와 국민주택채권은 각각 8조원, 73조3000억원이다. 국채 648조4000억원 중 나머지 567조원이 전부 국고채권이다. 국채 87.4%가 국고채권이다. 채권시장에서 발행·유통되는 국채 대부분이 국고채인 셈이다. 국고채는 정부가 조세 수입을 보전하려고 발행하는 채권이다. 외평채와 국민주택채권이 특수 목적을 달성하려고 발행하는 채권이라면, 국고채는 정부 지출에 필요한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돈을 빌려주는 대표적인 금융회사는 은행이다. 예나 지금이나 은행은 국고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2018 국채’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으로 은행이 전체 국고채의 38.4%(229조1000억원)를 쥐고 있다. 은행 다음으로 보험사 30.5%(182조2000억원), 연기금 16.7%(99조8000억원), 증권사 10.1%(60조2000억원), 투자신탁회사 3.0%(17조8000억원) 순이다. 개인이 보유한 국고채는 미미하다. 국고채 발행 입찰에 국고채 전문 딜러만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다. 기재부는 “국채 투자는 주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아직 개인투자자 비중은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는 국채시장에서 새로 떠오른 ‘큰손’이다. 보험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며 국고채 투자를 급격히 늘렸다.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자 보험사는 국고채로 눈을 돌렸다. 보험사가 보유한 국고채는 2008년 37조원에서 2018년 182조2000억원으로 10년 사이에 4.9배 늘었다. 전체 국고채에서 보험사가 보유한 비중도 10년 동안 15.5%에서 30.5%로 껑충 뛰었다. 이 기간 보험사 전체 자산 규모는 354조7000억원에서 1155조원으로 약 3.3배 증가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국채시장에서 기관투자자로서 보험회사의 영향력이 커졌다”며 “자산 증가로 인해 보험회사의 국채 보유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국고채 15.2% 보유...외환위기 후 급증 외국인도 한국 국고채 주요 투자자다. 2018년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고채는 86조3000억원이다. 전체 국고채의 15.2%에 해당한다. 1997년 터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외국인은 본격적으로 국내 국채시장에 들어왔다. 정부는 당시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유치하려고 채권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이전까지 외국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채권은 회사채에 불과했다. 국채시장을 개방했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외국인의 국채 투자액은 적었다. 국내 채권 유통 시장이 안착하지 못했던 탓이다. 2007년. 외국인이 국채시장에 밀물처럼 들어온 시기다. 국내외 금리 차이에 따른 거래차익을 기대한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으로 몰렸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고채는 2006년 4조2000억원에서 2007년 25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1년 동안 6배 증가했다. 2016년에는 70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 86조원대에 도달했다. 2006년 이후 12년 사이에 외국인이 보유한 국고채는 20.5배 늘었다.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액이 늘었다는 점은 한국 국고채가 그만큼 투자처로서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이를 뒤집어서 생각하면 자본시장 및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외국인이 국고채를 팔고 국채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 이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다. 정부도 급격한 자본 유출을 우려한다. 기재부는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증대될 우려가 있다”며 “외국인 채권 투자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자본 유출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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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나랏빚 3가지 과제

정부 재정지출 축소 아니면 증세 불가피 증세 여건 어려워...꼼꼼한 지출이 우선 선심성 공약 줄이고 정부 씀씀이 줄여야 |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지난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친 국가채무는 총 680조7000억원이다. 2017년 인구추계(5136만명) 기준으로 국민 1인당 1325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8.2%이며, 중앙정부 채무(651조8000억원)만 놓고 보면 36.6%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매년 급증하는 국가부채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불안한 게 사실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 연금충당부채(934조원)까지 포함하면 국가부채는 1682조7000억원에 달한다. 연금충당부채를 국가 빚으로 보는 데는 논란이 있지만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다. 매년 급증하는 국가부채에 대한 처방은 재정지출을 줄이거나 세수를 늘리는 등 크게 두 가지다. 우리 가정 살림살이와 마찬가지로 씀씀이를 줄이거나 더 벌거나(세금을 더 걷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 말은 쉽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 재정지출 개혁 한계...선심성 정책 남발 안 돼 우선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재정지출 개혁’이다. 정책 효과를 꼼꼼히 따져 불필요한 정부 보조금이나 지원금을 삭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 특성상 한번 편성하면 줄이기가 쉽지 않다. ‘줬다 뺏는’ 정책은 늘 고통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실제로 정부가 보조사업 전반에 걸쳐 손질했지만 연간 3000억원을 아끼는 데 그쳤다. 기획재정부가 올 4월 보조금관리위원회를 열고 35개 부처 449개 보조사업(예산 11조5000억원)을 평가해 294개 사업을 정비한 결과인데 예산 대비 2.6% 수준이다. 정부는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이기 위해 재정 혁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차관은 “보조사업은 규모가 크고 한번 편성하면 지속적인 지출 소요가 발생하는 만큼 재정 건전성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며 “관계 부처가 솔선수범해 보조사업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정책 수립 단계부터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선거 때마다 대통령이나 정치권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고 공약이라는 명분하에 정부 지출을 강요하는 관행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김학수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채무를 줄이는 방법은 정부 스스로 불필요한 지출과 씀씀이를 줄이는 게 최우선”이라며 “올해 세수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고 증세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심성 정책은 지양해야 하고 재정확대 정책도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년 수조원 적자...연금개혁 불가피 정부의 재정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매년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공적 연금을 손질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 차례 손질한 공무원연금과 달리 ‘성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군인연금이 대상이다. 정부는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매년 수조원을 보전해 주고 있다. 2016년 기준 정부가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에 준 보전금은 각각 1조3665억원, 2조3189억원이다. 4조원 가까운 혈세를 공무원과 군인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연금 개혁이 늦어질수록 혈세로 메워야 하는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미래 세대의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특히 군인연금은 공무원연금에 비해 구조적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수급자의 적립금 대비 수급액 비율인 수익비는 2.15배다. 적립액 대비 두 배 이상 받는 셈인데, 이는 공무원연금(1.48배)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연금 수급 연령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65세가 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군인은 20년 이상 복무하면 은퇴 시기와 상관없이 40대에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한 적자는 오로지 국민의 몫이다. 군인연금법에 따라 적자를 보전해 주는 정부보전금이 1973년 3억원 수준에서 1조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2045년에는 연간 보전금이 2조786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 7% 수준인 수급자(군인) 기여금 비율을 최소한 공무원연금(8.25%)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면세자 줄이고 증세 검토...사회적 공론화 필요 또 다른 대안으로는 ‘증세’를 꼽을 수 있다. 세 부담이 커지는 것을 좋아할 국민은 없겠지만 세 부담을 늘리지 않고 혜택을 늘릴 수는 없다. 정부는 일단 증세보다는 지하경제 양성화와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고소득자 및 자산가들의 탈세와 편법 증여에 대해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는 등의 대책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세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국세청이 고소득사업자 총 1789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여 1조3678억원을 추징했다. 지난해 올린 최대 성과가 6959억원으로 연간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의 세수 증대 효과도 연간 1조원을 넘기지는 못할 전망이다. 결국 지속적인 세수 확보를 위해서는 세원을 보다 넓히고 필요하다면 증세를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면세자 비중은 48.1%로 미국(35.0%)이나 호주(23.1%), 독일(19.8%), 일본(15.8%)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각종 소득공제를 확대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남발한 결과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인위적인 세제 개편보다는 소득 증대를 통해 면세자 비중을 점차 낮춰 가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행 세제를 유지해도 향후 몇 년 뒤에는 면세자 비중이 30%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라면서 “인위적으로 세제 개편을 추진할 필요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면세자 범위 축소로도 세수가 부족할 경우에는 결국 증세 카드를 염두에 둬야 한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법인세 인상도 쉽지 않고 추가적인 소득세 인상도 만만치 않다. 부가세 인상도 하나의 방법이나 역진성 논란이 있는 만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증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법인세나 소득세 인상 모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어렵다”면서 “무엇보다 정부가 씀씀이를 줄이고 선심성 대책을 최소화하는 게 우선책”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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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고?” 잘 고르면 20%로 노후 든든

퇴직연금 200조 시대...실적배당형 9.7% 그쳐 수익률 20% 초과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 관심 “해외 주식 95%...IT 등 저평가 종목 발굴” |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 1.01%.”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6년 147조원에서 2년 새 190조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연간 수익률은 같은 기간 1.58%에서 1.01%로 하락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예금·적금·보험 등 원리금보장형(90.3%) 위주의 자산 운용으로 수익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펀드를 포함한 실적배당형 운용은 전체의 9.7%에 그쳤다. 이 때문에 수익률 높은 퇴직연금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퇴직연금펀드는 피델리티자산운용에서 2017년 9월 설정한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이다. 수익률은 무려 23.23%에 달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 2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퇴직연금펀드는 총 401개다. 전체 설정액은 14조5945억원으로 올 들어 평균 수익률 4.98%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평균 수익률은 -0.47%였다. 퇴직연금펀드에는 올해 7643억원이 유입되는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1년) 성적은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증권자투자신탁 23.23%, 피델리티유럽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17.65%,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15.84% 순이다. 하나UBS글로벌인프라증권자투자신탁[주식] 13.69%, 삼성픽테로보틱스증권자투자신탁H[주식-재간접형] 12.90%,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12.24% 등이 뒤를 이었다.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재, 유통, 금융 등 기술 변화와 진화의 혜택을 받는 기업들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피델리티의 글로벌 기술주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테크놀로지 섹터 펀드에 속한다. 특히 장기 성장 가능성이 현재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종목에 초점을 맞춘다. 회복 잠재력이 충분함에도 과도하게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한다. 현재 설정액은 3142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 구성은 해외주식 95.83%, 유동자산 및 기타 4.17% 등이다. 대부분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국가별 자산 배분은 미국 61.66%, 한국 7.6%, 일본 6.53%, 독일 6.41%, 중국 4.78% 등이다. 주식 보유 종목은 애플 6.48%, 삼성전자 5.49%, 알파벳 4.78%, 인텔 4.27%, IBM 4.12%, 마이크로소프트 3.77%, SAP 3.55% 등의 순이다. 또 다른 퇴직연금펀드인 피델리티유럽증권자투자신탁 역시 재간접형 펀드다. 외국 집합투자기구인 피델리티 펀드-유럽 다이내믹 그로스 펀드에 주로 투자한다. 수익률은 최근 6개월 15.92%, 연초 이후 22.15%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퇴직연금 외에 일반 가입도 가능하다. 전체 설정액 중 퇴직연금을 통해 들어온 금액은 230억원 정도다. 피델리티 관계자는 “올 들어 해외 반도체 관련 분야의 주식이 높게 평가되면서 고수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1분기 실적 호조를 나타냈고, 투자하고 있는 우버 역시 뉴욕 증시 상장이 알려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투자 펀드인데 국내 투자자들에 맞춰 들어와 있으며, 영국 모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라면서 “지난 3월 기준 총 61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트폴리오는 장기 성장 수혜가 예상되는 성장 주식과 경기 순환에 따른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순환 주식, 그리고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 저평가 상태 주식 등 각기 다른 위험 모델과 수익 모델을 가졌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현행법상 퇴직연금은 해외 주식이나 파생상품, 부동산, 채권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규제하고 있다. 주식의 경우 전체 퇴직연금 자산 중 최대 7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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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타바이오, 기술특례로 직행 “2020년까지 기술이전 5건”

패션그룹형지 론칭 까스텔바작, 골프웨어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도약 마이크로디지탈, 차세대 정밀진단 솔루션 개발...체외진단 시장 공략 박차 |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햇볕이 본격 뜨거워지는 6월, 여의도 증권가는 투자자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핫(Hot)한 기업의 상장이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6월 상장 예정인 기업으론 현재(5월 8일) 압타바이오와 까스텔바작 그리고 마이크로디지탈이 있다. 모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항암치료제·당뇨합병증치료제 개발, 압타바이오 먼저 2009년 설립된 압타바이오는 압타머를 활용한 난치성 항암치료제 2종과 NOX저해제 발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당뇨합병증 5종 치료제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2020년까지 5건의 라이선스아웃(Licence-out, 지식재산권이 들어간 제품의 생산을 타사에 허가) 성공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 중이다. 기술특례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JW중외제약 신약연구실장 출신 이수진 대표이사를 필두로 20년 이상 업계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그동안의 노하우와 경험을 토대로 이미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 3건의 라이선스아웃을 완료했으며, 순탄한 임상 진입 단계를 밟고 있다. 압타바이오는 현재 총 7개의 혁신신약(First-In-Class)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항암치료제 ‘압타-DC’는 항체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압타머에 표적항암제를 결합한 압타바이오의 독창적인 치료제다. 압타-12(췌장암)와 압타-16(혈액암)은 개발 초기 이미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 당뇨합병증치료제의 경우, 활성산소 생성에 관여하는 NOX 효소를 저해해 산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망막병증, 동맥경화 등 여러 가지 당뇨합병증에 활용 중이다. 압타바이오는 독자적인 치료제 개발 기술과 20년 경력의 우수한 인력을 기반으로 2020년까지 기술 이전 5건을 목표로 활발히 연구 중이다. 당뇨병성 신증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올해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난치성 항암제 압타-16(혈액암)은 2018년 비임상을 완료하고 올해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수진 압타바이오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난치성 항암제와 당뇨합병증치료제의 개발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압타바이오는 주당 공모 희망가 밴드 2만1000~2만5000원에 총 218만주를 공모, 457억~545억원을 조달한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으로 상장 주관을 맡았다. 비욘세도 입은 ‘까스텔바작’ 인수, 패션그룹형지 까스텔바작은 프랑스 오리지널 브랜드 기반 패션 기업으로 2016년 설립됐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쟝 샤를 드 까스텔바작이 직접 론칭한 브랜드로서 교황 바오로 2세부터 비욘세, 레이디가가, 마돈나 등이 착용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패션그룹형지가 2015년 국내 상표권을 인수한 후 1차적으로 골프웨어를 론칭했다. 2016년 물적 분할을 통해 까스텔바작 별도 법인을 설립했고, 같은 해 프랑스 까스텔바작 본사를 인수해 글로벌 토탈 패션 브랜드로 전개하고 있다. 백배순 까스텔바작 대표는 “오리지널 헤리티지 브랜드라는 강점을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 캐주얼, 펫의류, 키즈 등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골프웨어의 성공을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까스텔바작은 설립 3년째인 2018년 매출 923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달성했다. 2016년부터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5.7%다. 2019년 1분기 매출은 182억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5%, 40.2% 증가했다. 공모주식 수는 236만2500주(구주 매출 168만7500주, 신주 모집 67만5000주),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6000~1만90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총 378억~448억원을 조달한다. 5월 27~28일 수요예측과 30~31일 청약을 거쳐 6월 초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백배순 대표는 “상장 후 골프웨어 성공 경험을 발판으로 스포츠 캐주얼, 라이프스타일 등으로 카테고리를 본격 확대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해외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정밀진단 시스템 개발∙공급, 마이크로디지탈 마이크로디지탈은 바이오·메디칼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정밀진단 시스템을 개발∙공급하는 기술기업으로 2002년 설립됐다. 국내 최고 수준의 광학 기술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분석 시스템과 메디칼 분석 시스템을 자체 설계해 제조·판매 중이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미량 흡광분석 시스템(Nabi), 전자동 면역분석 시스템(Diamond) 등 주력 제품은 현재 3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유일 화학발광, 형광, 흡광 광학 기술력과 바이오, 메디칼 시스템 사업의 성장성을 인정받았다”면서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차세대 정밀진단 솔루션을 개발해 현장진단(POCT)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상장 후 100여 가지 질환 표지자를 30분 이내에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정밀진단 솔루션을 개발해 체외 진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희망가 밴드 2만~2만3000원에 총 70만주를 공모한다. 하나금융투자가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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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문 닫힌’ 거래 ‘답답한’ 증산 국제유가 어디로?

산유국 정정불안에 생산량 급감 vs 사우디 등 OPEC, 증산 소극적 5월 미국에너지정보청, ‘44만배럴 초과→ 25만배럴 부족’ 전망 바꿔 “미국 - 이란 갈등 속 ‘호르무즈해협’ 봉쇄시 245달러 가능” 분석도 |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국제유가 상승세가 거침없다. 주요 산유국들이 불안한 정치 상황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에 소극적이다. 미국과 이란은 강 대 강 국면으로 대치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는 최대 245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제유가는 연초 45.41달러에서 5월 8일 현재 61.15달러까지 약 36% 급등했다. 이 기간 원유생산량도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 4월 생산량이 전월 대비 9만배럴 감소한 3023만배럴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2015년 4월 이래 최저치다. 정정불안으로 생산 차질...OPEC, 증산에 ‘소극적’ 정정불안을 겪고 있는 상당수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이 급감 추세다. 이란은 원유 수출 길이 완전히 막혔다. 미국은 5월부터 한시적으로 면제해 오던 석유 부문 제재를 재개하기로 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란 원유 수출이 하루 90만배럴 이상 축소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2월 이란의 일일 원유 수출은 131만배럴 규모다. 리비아는 내전 심화로 원유 생산 및 수출 차질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리비아 생산량은 3월 하루 100만~110만배럴이었으나 수개월 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내전 격화 시기에 하루 생산량이 21만배럴까지 줄어든 경우도 있다. 알제리는 대통령 퇴진 이후에도 11주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원유 생산에 이상징후가 감지된다. 베네수엘라는 두 명(?)의 대통령이 대치하는 촌극이 빚어지며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이 2월 일일 114만배럴에서 3월 87만배럴로 급감했고, 이후 더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증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란 제재 직후 사우디와 UAE에 유가 안정을 위해 증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칼라드 안 팔리흐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 제재로 인한 이란산 석유 감소분을 보충하기 위해 서둘러 증산하진 않을 것”이라며 “OPEC 감산협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증산 압박을 외면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사우디의 적절한 증산이 뒤따르면 유가는 안정세를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반대의 경우 패닉 바잉(Panic buying)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사우디는 증산에 소극적인 입장”이라며 “사우디 대응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유가는 단기적으로 10% 이상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OPEC은 감산 정책을 통해 유가를 계속 높이려 한다”며 “사우디와 UAE가 실제 공급을 확대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감산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미국은 작년 5월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 후 사우디에 증산을 요청했다. 이에 사우디는 하루 100만배럴 생산으로 화답했으나 공급과잉에 따른 유가 급락으로 재정이 악화됐다. 같은 상황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정세에 석유 수급 전망도 바뀌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5월 올해 전 세계 석유 수급 전망을 25만배럴 수요초과로 변경했다. 이는 지난 2월 44만배럴 공급초과에서 크게 물러선 것이다. ‘블랙스완’ 터지면 유가 245달러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예외 없이 경제 제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 길목이다. 전 세계 원유 해상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란은 지난 5월 7일 핵개발 프로그램을 재개한다고 발표해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터키, 인도 등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를 반대하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터키 역시 외무부 장관이 “석유수입처의 급격한 다변화는 어렵다”며 미국 제재를 거부했다. 인도 외무부 장관의 경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없는지를 문의했다. 김희진 연구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은 ‘블랙 스완’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현실화되면 엄청난 충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하루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기름은 1800만배럴, 즉 세계 공급량의 약 20%에 해당된다. 원유 공급을 10% 줄이면 유가가 250% 급등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는 배럴당 175달러에서 24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일반인들의 원유 관련 투자는 주로 펀드를 통해 이뤄진다. 국내 원유펀드는 총 6종류로, 이 중 4개는 유가선물(WTI)과 연동된다. 나머지 2개는 유가 하락에 수익이 발생하는 ‘인버스’ 펀드다. 6개 중 5개가 ETF로 주식처럼 쉽게 거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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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美 연준 U턴 글로벌 자금 종착역이 궁금하다

연준, 다음 행보는 금리 인상 아닌 ‘인하’ 자금 채권행 자극하는 ‘R의 공포’, 지나친 비관은 경계해야 단골 투자처 북미 vs 신흥국 ‘희비 교차’ | 시드니=권지언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꾸준한 경기지표 부진에도 ‘괜찮다’며 인내심을 가지라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달라졌다. 지난 3월 초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했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같은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양대 긴축카드’를 모두 거둬들였다. 점 도표(dot plot)를 통해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했고, 시중의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는 이른바 ‘양적 긴축’(QT)도 오는 9월 말까지만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입장 변화는 ‘R(recession, 경기 침체)의 공포’로 이어졌다. 뉴욕채권시장에서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 침체 전조로 읽히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독일 10년물 국채도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U턴’,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 등이 어우러지며 경기 후퇴 공포는 확산됐다. 글로벌 자금 시장에서는 채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강해지면서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불붙은 ‘R의 공포’와 금리 ‘인하’ 가능성 주요 국제금융기구들이 내놓은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치도 점차 아래를 향하고 있다.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5%로 예상, 종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인하했다. 경기 하방 리스크로 무역 긴장 상존, ‘노딜(No Deal)’ 브렉시트, 예상 이상의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금융시장 심리 악화, 중동과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위험 등을 꼽았다. 세계은행(WB) 역시 늘어난 하방 요인 속에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작년 6월 제시했던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은 2.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WB는 국제무역과 제조업 활동이 약화되고 무역 갈등이 고조됐으며, 일부 신흥국들은 금융시장 불안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입장을 확인하면서 불붙은 R의 공포에 대해 연준 관계자들은 지나친 비관은 자제해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수익률 커브 역전이 경기 침체 경고가 아닌 금리 인하 신호임을 강조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역전이 일부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며 낮아진 성장 추세와 실질금리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여건에서는 수익률 곡선이 역사적으로 그랬던 것보다 더 평평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 역시 경기 둔화는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침체 전조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다음 대선이 예정된 2020년 이전에 침체가 온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점도 침체 가능성을 줄이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저금리 장기화에 베팅했다. CME페드워치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따르면 연준의 다음 조치는 금리 인하라는 것이 대세다. 여기에 지난 3월 27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 시기를 대폭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지명한 ‘파월 저격수’ 스티븐 무어가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점도 금리 인하 쪽으로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자금시장 ‘채권행’ 대세 작년 초 양호한 펀더멘탈 기대에 주식시장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은 하반기 들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고,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전망과 미국 금리 인상, 기업실적 악화 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가 올해에는 더 뚜렷해져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밀물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경기 둔화 등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선진국 중심으로도 글로벌 자금의 순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은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형 펀드보다는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유럽도 ‘노딜 브렉시트’ 우려와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등 정치 리스크가 커지며 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 4월 3일까지 1주일 동안 글로벌 채권 펀드로 114억달러가 유입,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주간 유입액을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글로벌 채권 자금은 총 13주간 순유입을 기록하게 됐다. 채권별로는 미국 채권 펀드가 이 기간 가장 많은 87억달러를 흡수했고, 이 중 상당 부분은 회사채로 흘러들었다. 투자등급 채권 펀드로는 58억달러가 유입돼 2007년 초 이후 주간 단위로는 네 번째로 많은 유입액을 기록했다. 또 하이일드 채권으로는 16억달러가 들어왔다. 중국과 일본,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까지 실물경기 하강이 두드러진 데 이어 대규모 세금 인하 효과로 독주했던 미국 역시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리스크-오프’가 금융시장을 장악했다. 올해 연준의 U턴으로 채권 강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img4 북미 vs 신흥국 ‘명암’ 주시 한편 신흥국은 올 들어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신흥국 채권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뜨거운 랠리를 연출했다. T. 로우 프라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IB)들도 앞으로 속도가 다소 더뎌질지는 몰라도 이러한 신흥국 채권 랠리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매수를 권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분기 신흥국 달러 채권 수익률은 5.4%로 2012년 이후 최고의 분기 성적을 기록했다. 리라화 급락으로 터키발 시장 위기 확산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미 연준 입장과 중국 경기 회복 신호가 호재로 작용했다. 또 신흥국 통화가치 안정도 신흥국 채권의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또 금리 인하 분위기와 펀드자금 순유출 속에서도 북미 주식시장은 랠리를 이어가 전문가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리퍼와 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 1분기 S&P500지수는 14% 올랐는데 이 기간 미 증시 관련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는 391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투자전략가 제러드 우드워드는 주가가 오르는 동안 주식펀드 자금이 유출을 기록하는 현상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나, 올해 나타나고 있는 자금 유출 규모와 주가 상승 속도는 어느 때보다 가파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한 배경은 아마도 자사주 바이백과 옵션 거래가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흥국과 북미 증시의 전망을 두고서는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신흥국의 경우 올해 달러 강세 기대가 후퇴하면서 대부분의 투자은행이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의 부양 정책과 함께 MSCI지수 A주 편입이라는 호재가 있는 중국 주식시장은 단골 추천 대상으로 부상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 정책 및 경기 저점 기대감 등이 증시를 떠받칠 것이란 분석이다. 모간스탠리는 3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과 주가 활황 등으로 MSCI 신흥시장(EM) 지수가 올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8% 상승을 점쳤다.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라질 증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산운용사 슈로더 펀드매니저 앵거스 후이는 인도네시아 루피아 안정세가 회사채 시장에 호재이며, 멕시코 기업 밸류에이션이 오르고 아르헨티나 등에도 대선으로 인한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이 역시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4월 초 실시된 블룸버그 서베이에서 주요 IB들은 주식과 외환의 경우 신흥국 랠리가 한풀 꺾일 수 있으나 신흥국 채권 인기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북미 증시는 조만간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BAML은 2분기 중 S&P500지수가 고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내다봤으며, INTL FC스톤 미국 주식투자 담당 유세프 압바시는 “거래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근 주가 랠리가 나타난 점, 주식 펀드 자금이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지금의 불마켓 수명이 거의 다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로이터통신 조사에서는 앞으로 1년 동안 미 증시 성적을 두고 전망치가 최대 25% 상승에서부터 10% 하락까지 광범위하게 제시되는 등 컨센서스의 부재가 드러나기도 했다. @img5 기타 유동성 종착역과 숨은 뇌관은? 경기 침체 공포와 맞물려 연준 ‘서프라이즈’가 위험자산의 상승 모멘텀을 살려내지 못한 가운데 현금을 손에 쥔 투자자들은 고금리를 제공하는 예금 상품과 부동산 펀드, 리츠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 배당수익률이 3.7%에 이르는 뱅가드 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와 그 밖에 고수익률이 보장된 리츠가 장기간 저금리 여건에서 괜찮은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 통신 섹터를 중심으로 뉴욕증시의 배당주도 투자자들 사이에 대안으로 꼽히는 금융자산이다. 한편 채권시장과 신흥국이 이처럼 시장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지만, 뜨거운 인기만큼 숨은 리스크를 잘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좌절돼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주요국 경기 한파가 신흥국을 강타할 수도 있다. 신흥국 채권의 경우 거시경제 한파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비우량 채권 발행과 매수 열기가 지나치게 달아올라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 건설업계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연초 이후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227억달러에 달하며, 특히 정크본드 발행이 봇물을 이뤘기 때문. 이와 함께 예기치 못한 연준 정책 리스크가 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 기조를 변경하거나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일 경우 신흥국 채권시장의 과열에 따른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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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글로벌 시장, 경기침체 우려로 소용돌이 직면

선진국 경기부진에 무역전쟁까지 중국 성장시대 종료로 이머징도 기대 난망 강세일로였던 미 달러 약세로 전환된다 | 이영기 기자·경제학 박사 007@newspim.com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3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건수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2만1000건 많은 19만6000건을 기록했다. 비록 3만3000건으로 수정됐지만 지난 2월은 2만건으로 발표돼 시장을 긴장시켰던 지표다.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신규고용 건수가 18만건으로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지난해의 23만3000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2월의 충격에서는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일부 나오지만 시장은 별로 반응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에서 미 국채 ‘수익률곡선’은 오히려 더 평평해졌다. 고용 수치와 동반돼야 할 임금 인상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3월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4센트(0.14%) 증가한 27.70달러로, 증가폭이 예상(0.3%)보다 작았다. 2월 기록은 0.4% 증가였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부진이 여전하다는 우려에 근거를 주는 수치다. 이에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3월 고용지표가 나온 직후 2.544%로 올라섰다가 상승분을 몽땅 반납하고 오히려 전일보다 0.009bp 낮은 2.5007%로 내려앉았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차는 2주 만에 최저 수준인 12.7bp로 좁혀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최근 금리선물은 연준이 올해 25bp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70%로 반영해 거래되고 있다. 재니몽고메리스콧의 가이 르바스 수석 채권전략가는 “고용지표의 헤드라인은 좋았지만 세부 내용은 좋지 않았다”며 “이것이 시장 예상의 기본 전제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면, 이미 다음 경기침체기에 대한 초읽기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물 수익률을 밑돌면서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물론 수익률곡선 그 자체의 경기 예측력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일부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수익률곡선을 왜곡하는 시장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보인다.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인 모하마드 엘 에리안은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수익률곡선의 신호는 예전 같지 않다”고 우려의 시선을 거둬들인다. 반면 과거 뉴욕 연준 총재와 재무부 장관을 지내고 글로벌 투자회사 블랙록의 수석 고문을 지냈던 피터 피셔 다트머스대학 터크경영대학원 교수는 수익률곡선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피셔 교수는 연준과 시장이 경기 위험 요인들에 대해서 무사안일주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수익률곡선은 그 자체로는 정확히 반복되지 않지만 리듬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 연준 모형이 예측한 ‘미국이 1년 안에 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29%로 2007년 초 이후 가장 높다.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이 확률은 과거 발생했던 7차례 경기 침체의 1년 앞서 측정된 침체 가능성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과 실제 경기 침체 사이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이다. 평균적으로 5분기라고 하니 1년은 더 걸리는 셈이다. 그렇지만 지난 1957년의 경우 1분기가 채 걸리지 않았다. 언제 닥칠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 그렇다면 과연 이 문제가 미국 경제에 국한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전 세계 주요국 경제가 동반 둔화세에 접어들었으며 올해 이러한 추세가 바뀌기도 어렵다는 전망이 이미 나와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경제회복추적지수(TIGER, Tracking Indices for the Global Economic Recovery)’를 통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남긴 상흔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기준 타이거 종합지수(composite index)는 1.8785로 전월(3.3855)에 비해 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선진국 지수는 4.7144에서 3.2331로, 신흥국 지수는 1.3141에서 -0.4574로 추락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16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당시 종합지수는 -2.3665, 선진국 지수는 0.1500, 신흥국 지수는 -6.1361이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 회복을 추적하는 이 지수는 지난해 말 급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가장 나빴던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선진국 경기기대지수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고점에서 하락한 수준이고, 신흥국의 경우 중국의 고속 성장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공포에 경기기대감이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교수는 특히 유럽의 성장 지표들이 실망스럽다며, 전 세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막대한 공공부채를 떠안고 있는 데다 수년간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으로 정책금리가 이미 제로 수준인 선진국들은 추가 경기 부양 여력마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무역 긴장에 따른 리스크가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7%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이 어디 전망대로 움직이던가. 그 점이 오히려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경각심을 높이는 쪽으로 시각을 바짝 좁혔다. 과거 10년간 늘어난 유동성이 되돌림 없이 금융시장에서 수익을 좇아 몸부림치는 지금 실물경제의 부진은 특히 더 이상 정책 여지가 없는 상태에서 어떤 위기로 치달을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소용돌이를 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킹은 킹’ 미국 달러 약세로 전환될 전망 지난 1분기에도 미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미 연준(Fed)이 2019년이 되자마자 비둘기 본색을 확인했지만 달러화는 약해지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상대적 낙관과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쉽사리 달러화의 약세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과대평가된 달러화 가치가 이제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모간스탠리는 미 달러화가 연말까지 6%가량 절하될 것으로 예상하며 “미 달러화가 이번 순환 주기에서 정점을 찍었고, 시장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절하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IMF에 따르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까지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3분기 연속 달러 보유 비중을 줄였다. 채권 투자는 수익률 vs 리스크 균형조정 미국 연준의 3월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글로벌 채권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사실상 금리 인상 중단과 9월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를 골자로 한 정책 결정에 미국과 독일 국채를 중심으로 채권 금리가 일제히 아래로 가라앉았다. 주요국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도 여기에 부채질을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당분간 주요국 실물경기 후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익과 리스크의 균형 조정을 통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의 자금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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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1만원 채권 투자, 비대면으로 가능해요”

거래가 1만원 안팎 형성...주식처럼 HTS로 거래 가능 “안정성·수익성 높아, 안전자산으로 관심 급증” |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 “1만원으로 채권 투자가 가능하다?” 최근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제 상황에서 ‘전통적 안전자산’인 채권이 소액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초보 투자자도 1만원 전후로 손쉽게 투자할 수 있어 투자 방법이나 관심 종목, 유의점 등에 이목이 쏠린다. 주식보다 멀게 느껴지는 채권 투자의 기초를 알아봤다. 채권 매매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증권 계좌만 있으면 누구나 거래가 가능하다. 먼저 지인의 추천을 받아 모바일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비대면계좌 개설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활용이 잦아지면서 굳이 오프라인 지점을 찾지 않아도 손쉽게 계좌를 틀 수 있다. 앱에서 간단한 개인정보와 본인 인증을 마치면 별도 공인인증서 없이 첫 계좌가 열린다. 채권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 계좌로 10만원을 송금했다. 앱 첫 화면에 뜨는 총자산은 10만원이다. 전체 메뉴로 들어가면 국내외 주식부터 펀드,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기타파생결합증권(DLS), 채권,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금융상품 거래가 가능하다. 채권 창을 누르자 장내채권 현재가, 장내채권매매, 장외채권매매 등 3개 창이 떴다. 장내채권은 말 그대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일반 채권시장을 의미한다. 장외채권시장은 거래소 밖에서 메신저 등으로 거래되는 시장이다. 장내채권은 소액으로도 매매할 수 있어 유리하다. 이제 투자 종목을 찾아야 한다. 검색창에 추천 받았거나 매수 결정한 종목을 검색한다. 곧바로 해당 종목의 현재가와 표면이율, 만기일, 발행일 등 정보가 떴다. 이 창에서 바로 매수, 매도가 가능하다. 매수 단가와 수량을 입력하고 매수를 누르면 거래 완료. 다만 채권 거래에서 수량은 주식과 다르다. 주식은 1만원에 수량 100주를 매수하면 100만원 거래하는 것이지만, 채권의 경우 단가 1만원에 수량 10만을 입력하면 10만원어치 산다는 뜻이다. 계좌 개설에서 채권 매수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4월 8일 기준 채권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웅진에너지4CB다. 웅진에너지는 감사 ‘의견 거절’을 받은 보고서를 제출해 3월 28일부터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따라 상장 채권은 11일 폐지된다. 이날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그다음 한화건설100, 두산중공업48, 물가01500-2106(11-4), 케이디비생명보험7(후), 한화건설85EB, 흥국화재18, SK건설157, 아이에스동서33CB, 두산인프라코어31 등의 순이었다. 가격은 모두 1만원대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이날 매수한 두산인프라코어31(회사채) 현재가는 1만483.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 10.50원 오른 셈이다. 4월 3일 이후 종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률은 4.848%, 거래량은 6억8962만원이었다. 이 채권의 발행일은 2017년 8월 1일, 만기일은 5년 후인 2022년 8월 1일이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이기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 유통수익률 하락으로 채권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중국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채권은 원금과 일정한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금액과 시기가 확정돼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금융 상품으로 꼽힌다. 종류도 국고채, 지방채, 금융채, 회사채 등 주체에 따른 분류부터 단기채, 중기채, 장기채 등 만기 기간에 따른 분류까지 다양하다. 채권 투자의 장점은 수익성, 안정성, 유동성 등이다. 특히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주식보다 변제 우선순위가 앞서기 때문에 채권 발행회사의 파산 시에도 원금 회수 가능성이 높다. 기대수익도 높은 편이다. 투자 시 살펴보게 되는 기업신용등급은 AAA부터 BBB 등급까지 투자 적격 등급으로 분류하고, BB부터 D등급까지는 투자 부적격(투기) 등급으로 나눈다. 다만 주식과 마찬가지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채권은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대신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에 돈이 필요한 투자자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면서 “너무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은 위험성을 동반하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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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달러, 힘 빠지며 약세전환 내년엔 더 하락

언제 약해질까?...달러화 약세 논쟁 | 뉴욕=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미 달러화는 강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원하고 있으나 달러화는 강해지고 있다. 호황기에는 호황기라는 이유로, 침체가 우려될 때는 안전자산이라는 빌미로 달러는 강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중립 범위 하단에 있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은 그의 비둘기파적 모습을 확인하게 하면서 올해 달러화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불렀지만, 연초 달러화는 강하게 지지됐다. 연초 연준이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밝힌 데 이어 3월에는 연내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해 이번 경기순환 주기에서 사실상 긴축은 끝났다는 진단이 지배적이었지만 3월 중 달러화는 약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상대적 낙관과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달러화의 약세를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다고 본다. 과대평가된 달러화 가치가 이제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월가의 지배적인 진단과 대놓고 “금리를 내리고 양적완화를 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속에서도 강해진 달러화는 언제부터 약해지기 시작할까. ‘왕이로소이다’...달러 쉽게 약해지지 않는 이유 지난 1분기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22% 상승했다. 이 같은 달러 강세는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2%대로 둔화했다는 사실과 앞으로 미국 경제가 성장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진행됐다는 점에서 많은 전문가의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결국 달러화가 약해지지 않은 이유는 미국 자산의 매력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시들하고 중국은 비틀거리는데 자금을 투자할 곳이 그래도 잠재성장률 이상의 확장을 거듭해 온 미국밖에 더 있냐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달러화를 지지한 것이다. 금리 인상을 3년간 이어온 연준이 ‘겨우’ 브레이크를 밟은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미리부터 추가 완화의 판을 깔았다. 지난 3월 통화정책회의 후 ECB는 최소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1.1%로 비교적 크게 낮췄다. 부양책 중 하나로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의 시행도 발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더 늦출 수도 있다고 했다. 상황은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3월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낮춰 잡았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둔화한 경제 활동을 반영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외부 여건과 장기간 지속한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에게 달러 자산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지난 4월 2일까지 한 주간 달러화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3230억달러로 직전 주 2975억달러보다 크게 증가하며 지난해 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랜트 새뮤얼의 스티븐 밀러 자문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유럽과 같은 주요 지역이 약한데 어디에 돈을 투자할 것이냐”면서 “투자할 곳이 많지 않고 이는 달러에 대한 매수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QIC의 스튜어트 시먼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했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약한 성장세로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클로디오 피론 전략가는 “외환시장의 퍼즐이 달러가 약하지 않은 이유”라며 “유로/달러는 7%가량 평가절하됐지만 약한 유로존 지표가 계속 유로화 강세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달러를 위한 두 가지 조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달러 강세 흐름이 종료되고 이제 달러화가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본다. 이들이 제시한 달러 약세 전망의 근거는 무엇일까. 두 가지로 요약하면 현재 비둘기 몸통에 매의 탈을 쓰고 있는 연준이 비둘기라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는 판단과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경기순환 주기에서 긴축을 완료했다고 본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준 총재 등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금리 인하 검토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고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봤지만, 금융시장 일부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반영했다. 이 가운데 계속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얼마나 연준을 움직일지도 변수다. 정부의 입김에 연준의 정책이 변화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당연시해 온 미국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지난해 계속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이어 올해 총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연준이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리 단순하게 생각할 것도 아니다. 2020년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50bp(1bp=0.01%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인물을 차기 연준 이사로 지명할 계획을 시사했고 자신도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에 대한 선호를 밝히며 노골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이 같은 이유로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6%가량 절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의 전략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는 미 달러화가 이번 순환 주기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보며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절하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간스탠리는 “미국보다 다른 지역의 주식 전망이 나아 보인다는 점 역시 최근 달러를 지지해 온 미국 투자자들의 자금 본국 송환을 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와 웨스턴자산운용 역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실제 달러화 약세를 보기 위해서는 미국 지표가 외부 경제지표보다 강하지 않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먼스 매니저는 “다른 지역의 경제지표가 회복한다면 우리는 달러 약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약세 조짐은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에서도 포착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까지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3분기 연속 달러 보유 비중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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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 건보 적용 ‘추나요법’이 뭐길래...

건강보험서 추나요법 보상 결정 연 20회 제한조치 두고 보험 vs 한방계 ‘대립’ “車보험료 인상요인 억제” vs “환자 치료권 박탈” | 김승동 기자 0l087094891@newspim.com 국민건강보험(건보)이 추나요법에 대해 사고 한 건당 20회에 한해 보험을 적용키로 한 가운데 보험업계와 한방계 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추나요법 보험 적용을 두고 과잉진료 우려와 함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우려하는 반면, 한방계에선 도수치료와 달리 추나요법에 대해 최대 20회로 제한한 것을 두고 ‘환자 치료권 박탈’이라고 주장한다. 추나요법 건보 적용을 둘러싼 논란, 과연 어느 쪽 주장에 더 설득력이 있을까. 보건복지부는 오랜 논의 끝에 추나요법을 건보에서 보장해 주기로 했다. 다만 과잉진료 예방을 위해 추나요법 본인부담률을 50~80%로 정했다. 가령 추나치료를 1회 받는 비용이 10만원이면 환자 본인이 5만~8만원을 부담하고 국가가 나머지 2만~5만원을 부담하는 식이다. 추나요법이란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이 직접 손으로 근육이나 인대 등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하고 뒤틀린 뼈를 바로잡는 치료다. 양방에서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물리치료법인 도수치료와 비슷하다. 다만 도수치료는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반면, 추나요법은 교육을 받은 한의사만 할 수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추나요법 건보 적용의 최대 피해자는 사실상 자동차보험이다. 요즘 교통사고 발생 시 치료비 부담을 느끼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자동차보험 덕이다. 특히 과실비율 ‘100:0’ 사고 피해자의 경우 더 그렇다. 가해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사가 자동차 수리비는 물론 치료비까지 대인·대물 피해를 모두 보상하기 때문.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종결된 대물사고 가운데 ‘100:0’ 사고는 무려 77.0%에 달한다. 블랙박스, CCTV 등 사고 현장을 촬영하는 기기 덕분에 이 비중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일방적인 피해자는 자동차보험료 할증 부담도 없다. 때문에 법에서 정한 기준 내에서 과잉진료를 받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보험업계 판단이다. 더욱이 추나요법은 단순추나, 복잡추나, 특수추나로 구분되며 상위 추나요법으로 갈수록 의사의 전문성과 함께 의료수가도 올라간다. 올해 건보에서 보장하는 추나요법의 의료수가는 단순추나의 경우 2만원 초반이지만 복잡추나는 3만원 후반, 특수추나는 5만원 후반이다. 때문에 치료비 부담이 없거나 적은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의사들이 단순추나보다 복잡추나 혹은 특수추나를 권할 확률이 높다. 실제 2017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15개 한방병원에서 실시한 건보 추나요법 시범사업(자동차보험 가입자 대상) 결과를 보면 추나요법 청구 건수는 총 5만6119건이다. 이 가운데 단순추나는 1만3242건에 불과한 반면 복잡추나는 4만2877건으로 3.2배나 많았다. 같은 기간 시범사업에 속하지 않은 50개 한의원에서 청구된 추나요법 건수는 총 12만3777건. 이 중 단순추나와 복잡추나는 각각 2만1614건, 10만2163건에 달한다. 즉 환자 본인이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지 않을 경우 꼭 필요하지 않아도 추나요법을 받는 것은 물론 고비용임에도 효과가 더 좋은 치료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교통사고 시 추나요법을 과잉으로 받게 되면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인상한다. 이에 정부와 업계가 중지를 모아 사고 한 건당 최대 20회까지만 추나요법을 받을 수 있도록 결론을 냈다. 이러자 이번에는 한방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환자 치료권이 박탈됐다’는 주장이다. 양방에서 받는 도수치료는 몇 번이든 상관이 없는데 한방의 추나요법에 대해서만 세부 기준을 정한 데 대한 불만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추나요법이 제한 없이 보장되면 치료비 부담이 전혀 없는 교통사고 환자들은 과잉진료를 받을 개연성이 높다”며 “결국 일부 환자에 대한 혜택이 전체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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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그래도 안전통화는 ‘달러’

브렉시트, 미·중 무역전쟁, R의 공포까지...불확실성 지속 “이르면 하반기부터 경기둔화 심화...안전자산 쥐어라” |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경기 침체(Recession)가 오지는 않겠지만 항상 나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와 내년은 아니겠지만 2022년께 경기 침체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이 지난 4월 4일 주주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라(must-read)고 한 주주 서한의 일부다. ‘2019 가즈아!’에서...‘잘 모르겠는데?’ 급선회 연초 글로벌 주가지수가 반등하면서 1~2월까지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4월 5일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30.1%, 미국 나스닥지수는 19.6%, 코스피지수는 8.2%포인트 올랐다. 위안화를 비롯해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올 한 해는 신흥국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아졌다. 달러 약세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고, 이견은 없었다. 그러던 상황은 두 달여 만에 바뀌어 다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연준(Fed)은 3월 연내 기준금리 동결 의사를 밝혔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3%에서 2.1%로 내렸다. 독일 성장률 전망치는1.9%에서 0.8%로 절반 이상 부러졌고 영국, 일본, 한국 등 주요국 전망치도 낮아지는 추세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 전망을 3.7%에서 2.6%까지 끌어내렸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한번 일어나게 되면 큰 충격을 가져오는 테일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브렉시트, 트럼프 재선, 미·중 무역전쟁 등 정치적·지정학적 이벤트는 앞으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하면서 ‘R의 공포’도 나온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3월 들어 2.38%까지 하락하면서 3개월물 금리보다 낮아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2006년 말에 발생했던 일로, 2007년 금융위기 발생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 등이 “경기 침체 신호는 아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보냈으나 시장 불안감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유로도 엔도 ‘불확실’...안전자산은 역시 ‘달러’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달러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달러 약세를 점치면서도 안전자산인 달러를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HSBC, BOE 등 일부 글로벌 기관들은 기존 달러 약세 전망을 강세로 되돌리기도 했다. 독일, 중국 등의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경기 침체 우려로 달러값이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이지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향후 몇 년간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달러 분산투자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예전에는 7~8년을 주기로 달러인덱스가 큰 굴곡을 보여왔는데, 최근엔 그 주기가 1년 반 정도로 짧아지고 있다”며 “경기 둔화와 맞물리면서 달러 강세를 보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달러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초 96에서 4월 초 97.2까지 높아지며 강세 움직임을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2016년 12월 102대를 돌파한 뒤 2018년 1월 89까지 내려갔고, 올해 다시 오름세다. 중국이 시행 중인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중국이 레버리지를 확대해 세계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으나, 그만큼 금융 개혁도 지연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주전신(朱振鑫) 중국 루스(如是)금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올해 1분기 중국 회사채 발행 물량이 전년 동기비 2.5배 가까이 늘었다”며 “지난해 추진해 오던 좀비기업 퇴출이 늦어지는 데다 지방정부 부채가 중앙정부로 이전되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가속화하면서 중국 수출 부진 및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2018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미국의 감세정책 효과가 하반기부터는 약해질 것”이라며 “올해 미·중 무역분쟁 합의는 어렵지 않겠지만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양국 갈등이 다시 심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안전자산 투자 대안으로 달러 말고 다른 자산은 없을까.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리스크 요인이 있다면 달러 자산만큼 좋은 분산투자는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브렉시트 등으로 유로존이 무너진 데다 엔화의 경우 시장 규모도 작아졌고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투자하기 어렵다. 달러와 금 외에는 뾰족한 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투자 방법으로 △달러 예금 △달러 선물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미 채권 △미 주식 등을 꼽았다. 이 중 달러 예금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어 가장 안전하지만 상대적으로 금리는 낮아 환차익에 집중해야 한다. 달러 RP의 경우 증권사들이 연 3%대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어 인기지만 보통 3개월 이하로 만기가 짧아 중장기 투자에는 번거로울 수 있다. 미국 주식은 비록 위험성은 크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증시가 하락할 경우 달러 가격은 오히려 오르면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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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러시아 채권, 지금이 투자 적기"

러시아 중앙은행 긴축사이클 종료...금리인하 기대 “러시아 재정 건전성 및 외화유동성 대비 높은 금리+저평가” 환율·유가도 안정적 관측 지배적 |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지금이 러시아 채권 투자 적기다.” 크레딧 시장에선 루블화와 유가 안정 속 금리 인하 기대 확산으로 러시아 국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본다. 여기에 러시아가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서 벗어나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4월 9일 기준 러시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8.350%다. 지난해 10월 9일 9.240%에 비하면 거의 1%포인트가량 내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지난 2월 러시아 신용등급을 기존 ‘Bb1’에서 ‘Baa3’로 1등급 올리면서 러시아 채권은 ‘투자 부적격’에서 ‘투자 적격’으로 올라섰다. 러시아 중앙은행 ‘긴축사이클’ 종료 우선 러시아 물가는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4월 9일 현재 러시아 정책금리는 7.75%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금리 인상이 유력했지만 동결로 결정됐다. 당초 올해 부가가치세 인상(18%→20%)으로 물가가 큰 폭 오를 것으로 우려됐지만 실제 상승폭(0.6~0.7%p)은 미미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 동결과 함께 올해 물가 전망치를 기존 5.25%에서 4.95%로 낮추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앞선 2월 통화정책회의에선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에서 ‘중립’으로 돌린 바 있다. 사실상 금리 인상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됐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 스캔들’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뮬러 특검이 지난 3월 23일 큰 성과 없이 수사를 종료했다는 점도 호재다. 뮬러 특검은 수사 종료 후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추가 기소를 권고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금융가에선 러시아 자산의 위험이 커진다고 판단해 러시아 국채를 팔거나 투자를 회수해 왔다. 작년 4월 미국의 러시아 추가 제재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 재무부의 달러화표시채권 30억달러와 유로본드 7억5000만유로 발행 입찰에서 예상을 초과하는 응찰물량이 유입됐다. 미국, 영국 등 해외 투자자들의 응찰 물량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센터장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긴축 사이클 종료가 러시아 채권 강세에 우호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면서 “러시아 스캔들로 인한 러시아 채권시장의 부정적인 영향도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유가 오름세 지속...루블 환율 ‘안정’ 러시아 경제를 지탱하는 에너지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며 러시아 채권을 지지하고 있다. 1년 전 러시아 경제 제재로 휘청였던 환율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김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유가 불확실성 감소 역시 러시아 채권 투자 매력을 부각시키는 요인”이라면서 “유가 하락 방어에 대해 주요 산유국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유가와 가장 큰 상관관계를 갖는 루블화 환율은 소폭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OPEC)들은 올해 상반기 동안 작년 10월과 비교해 하루 평균 120만배럴(bpd) 감산하는 데 합의했다. 이후 국제유가는 연일 상승세를 거듭하며 올해만 30% 넘게 올랐다. 지난 4월 9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63.39달러로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9월 달러당 70.560루블로 치솟았던 루블화는 64.86루블까지 떨어지며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채권, 여타 국가 대비 저평가 러시아(Baa3)는 비슷한 신용등급 국가들 가운데 펀더멘탈이 우수하다. 반면 채권 가격은 가장 저평가됐다는 평가다. 김혜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중 러시아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다”면서 “러시아는 회복세를 이어가며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있다. GDP 대비 부채 수준도 높지 않고 외환보유고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의 양호한 재정 건전성과 외화 유동성 대비 러시아 채권 금리가 가장 높아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붙였다. 러시아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도 2017년 말 기준 13.5%다. 남아공(Baa3) 53.1%, 인도(Baa2) 68.7%, 인도네시아(Baa3) 29.3% 등과의 격차가 크다. 러시아의 재정수지는 흑자지만 나머지 세 국가는 모두 적자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4826억달러(올해 3월 기준, IMF)로 세계 5위에 올라 이들 국가(인도 4024억달러, 남아공 506억달러, 인도네시아 1232억달러)를 압도한다. 그럼에도 러시아 국채 금리는 인도 국채(10년물) 7.38%와 인도네시아 국채(10년물) 7.64%보다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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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역발상투자, 리스크 프리미엄을 좇아라

| 뉴욕=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긴축(QT) 브레이크를 계기로 주판알을 튕기는 머니 매니저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졌다. 사실상 금리 인상 중단과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를 골자로 한 3월 통화정책회의 결과의 ‘서프라이즈’에 금리 인하 전망이 맞물리면서 유동성 흐름에 새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연준의 QT 종료가 본격적인 경기 한파를 예고하는 신호라는 진단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10년 만에 발생한 3개월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 역전에 한층 더 지지를 얻었고, 이른바 R(Recession, 경기 침체)의 공포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향해 잰걸음을 했다. 미국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이른바 ‘서브 제로’ 영역에 재진입한 것이나 스위스 프랑화가 상승 탄력을 받은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조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하이일드 본드를 포함한 위험자산으로 뭉칫돈이 밀려든 것. 연준의 3월 회의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섰고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힌트를 제시하자 저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결과다. 이와 함께 연준 정책자들이 2008년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이후 목표치를 밑도는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금융자산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3월 연준의 ‘서프라이즈’ 이후 시중 유동성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금융자산 버블, 새로운 파도를 타라 월가의 큰손들 사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001년과 2009년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된 자산 버블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3월 회의를 마친 뒤 파월 의장은 가라앉은 인플레이션을 거시경제의 가장 커다란 걸림돌로 지목하며 ‘인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고, 이후 연준 정책자들 역시 추가 금리 인상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을 용인할 뜻을 밝혔다. 정책자들이 언급한 대로 인플레이션 상승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투기 거래자들을 필두로 극심한 ‘리스크-온’ 베팅이 과열될 여지가 높고, 이 때문에 닷컴주와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시장에서 발생했던 것과 흡사한 자산 버블이 재연될 수 있다는 데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자문관을 포함한 투자가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1~2분기 성장률을 포함한 거시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는데도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자산 인플레이션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준의 3월 통화정책 결정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며 서브 제로 채권 물량이 10조달러 선을 회복한 동시에 정크 등급의 중국 건설업계 회사채와 그 밖의 신흥국 자산이 상승 모멘텀을 받은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리스크를 즐겨라’ 월가에 확산되는 역발상 월가에서 반세기를 살아남은 노장들도 최근 상황이 혼란스럽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경과 무역 마찰, 침체 신호로 통하는 일드커브 역전에 엇박자를 내는 금융시장 지표까지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질 만하다는 얘기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구루들의 위험자산 베팅이다. 지난 4월 2일 기준으로 하이일드 본드와 투자 등급 채권은 각각 7.5%와 4.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운용사들은 고위험 채권 물량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미국 투자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가 신흥국 외화표시채권을 포함해 리스크가 높은 금융자산을 사들이고 있고, 에이건 애셋 매니지먼트는 투기 등급에 해당하는 B+와 B-에 이어 CCC 등급 회사채 비중을 늘리는 움직임이다. 침체 우려 속에 신흥국 금융자산과 국제유가에 ‘사자’가 몰리는 것도 역발상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앙은행이 자산 버블에 불을 댕길 것이라는 관측 외에 일드커브가 오작동하고 있다는 주장도 위험 자산 상승의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도 투자자들에게 ‘믿는 구석’이라는 지적이다. 독립성이 보장된 중앙은행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실물경기를 부양해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속셈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행위의 정당성을 떠나 경기 회복에도 연준의 금리 인상을 막아주리라는 기대가 ‘리스크-오프’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블룸버그는 ‘중앙은행과 싸우지 말라’는 월가의 오랜 격언이 ‘백악관과 싸우지 말라’는 문구로 교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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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신흥국 랠리 믿어도 될까...경기둔화 우려에 '반신반의'

신흥국 ‘쏠림현상’ 우려...‘비둘기’ 연준·ECB, 오히려 경기 우려 부각 세계 경제, 2016년 이후 최저 수준...美 경제도 동력 상실 올해 신흥국 실적 성장, 선진국 압도 예상...일부 낙관론도 |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올해 1분기 신흥국 증시(MSCI 신흥시장 지수)가 9% 넘는 상승세를 기록하자 지난해 ‘악몽’을 꿨던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흥국 증시에 마침내 ‘볕’이 든 것인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슈퍼 비둘기’로 돌아서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기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약 17% 떨어지며 세계 증시(MSCI 전세계지수)의 낙폭을 앞질렀던 신흥국 증시는 올해 1분기 9.6% 상승했다. 언뜻 보면 큰 폭의 반등을 연출한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기간 세계 증시의 상승폭 11.7%에는 미치지 못했다. 더군다나 1~2월 사이 상승폭이 9%에 달했으나 3월 들어서는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1분기만 놓고 보면 신흥국 증시 랠리의 ‘질’ 은 썩 좋지 못했던 것이다. 신흥국 ‘쏠림 현상’ 경고...착시효과 가능성 일각에서는 지난해 신흥국 증시를 둘러쌌던 악재들이 일단락됐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 초반 상승만으로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올해 1분기 신흥국 증시를 들어올린 요인은 장기적 전망에 근거한 자금 유입이 아닌, 지난해 과도한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의 성격이 강해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신흥국 증시가 한창 랠리를 펼치던 지난 2월 펀드매니저 대상 설문을 통해 신흥국 증시 투자는 ‘가장 쏠림이 심한 거래’라는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이전의 비트코인과 미국 기술주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처럼 신흥국 증시에 투자했다가는 폭락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3월 말 기사에서 이 같은 요인으로 “투자자들이 신흥국 증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3월 들어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갑작스럽게 초완화적 기조로 전환한 점도 오히려 신흥국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9월 말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을 중단키로 했고, ECB는 같은 달부터 부양책인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시행키로 했다. 통상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글로벌 유동성을 풍부하게 한다는 점에서 신흥국 증시에 호재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만연했던 시점에 방향 전환을 한 것이어서 오히려 불안 요소가 되는 양상이다.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달러화 약세 전망을 내놨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짙은 현 시점에서 달러 약세가 신흥국에 호재가 될지는 불분명하다. 세계 경제, 2016년 이후 최저 수준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 집계하는 ‘세계경제회복추적지수(TIGER, 타이거지수)’는 작년 말 급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가장 나빴던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타이거지수는 실물경제 활동 지표, 금융시장, 투자자 신뢰도 등을 역대 전 세계 평균 및 개별 국가 수치와 비교해 산정된다. FT는 실물경제가 악화된 가운데 이탈리아가 경기 침체에 빠졌고, 독일은 침체를 가까스로 피했으며, 미국 경제도 감세 정책의 효과가 사라진 후 동력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의 맏형인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정부의 부양책 등에 힘입어 지난 3월 4개월 만에 확장 국면으로 들어서는 등 개선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컨설팅업체 CEBM의 종정셩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안정됐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터키가 총선을 앞두고 외환시장 규제에 나서 리라화가 급락하고, 브라질 증시를 주도했던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정부와 의회 간 갈등으로 좌초 위기에 빠지는 등 주요 신흥국의 정치적 리스크는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올해 신흥국 실적 성장, 선진국 압도 예상 일부 전문가는 올해 신흥국 기업의 순익 성장세가 미국 등 선진국을 크게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저렴한 밸류에이션 등을 근거로 신흥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MSCI 신흥시장지수 기업의 순익은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율이 작년 9월 12%보다 감소했지만 올해 미국 등 선진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흥시장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반면 주가수익배율(PER, 향후 12개월 예상 순익 기준)은 11.6배로 미국 대표 주가지수 S&P500보다 30% 저렴하다. 르네상스캐피털의 찰스 로버트슨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신흥시장 대비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꽤 확장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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